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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을 닮아가는 AI, 인간을 뛰어넘나…“표정·감각 분석은 어려운 기술”

    인간을 닮아가는 AI, 인간을 뛰어넘나…“표정·감각 분석은 어려운 기술”

    ‘인공지능(AI)이란 말이 사라진다?’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AI가 광범위하게 일상에 녹아들면서 AI 기술 자체를 강조하는 현상은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AI 역설’이다. AI가 제품, 서비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AI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AI를 통해 어떤 혁신을 이뤘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전자제품, 자동차, 로봇부터 안경, 유모차, 베개까지 다양한 제품이 AI라는 ‘옷’을 입고 이전보다 훨씬 똑똑해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남아 있는 손가락 신경의 작은 신호를 AI가 읽고 실제 손가락처럼 움직이는 ‘손가락 의수’, 음성을 수어로 바꿔주고 사람처럼 풍부한 표정을 짓는 ‘3차원 AI 아바타’도 등장했다. CES 현장을 둘러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23일 “제품의 전반에 AI가 스며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품 안으로 들어간 AI…sLM 개발 경쟁 치열 이번 CES에서 주목 받은 ‘AI 에이전트’와 ‘온디바이스 AI’는 AI 기술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 지를 보여준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걸 알아서 척척 해주는 일종의 AI 비서로, 실제 구현되는 모습은 다양하다. 기능적으로 PC, 자동차 등에 내장되거나 움직이는 로봇 형태를 띨 수도 있다. 국내 가전업체가 공개한 ‘AI 로봇’도 AI 에이전트에 해당된다. AI 로봇은 사물인터넷(IoT)과 AI가 결합된 사물인공지능(AIoT·AI of Things)을 통해 개인 맞춤형 비서 역할 뿐 아니라 집안 일을 대신 해주는 집사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기기 안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도 PC, 스마트폰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은 소규모언어모델(sLM) 개발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sLM은 오픈AI의 GPT-4,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에 비해 학습량은 적지만 최적화를 통해 최대한의 성능을 내면서 개발·구동 비용을 줄인 언어모델이다. 특히 AI의 학습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가 70억개(7B) 이하인 sL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메타(라마 2 7B), 구글(제미나이 나노-1, 나노-2), 마이크로소프트(파이-2) 등 글로벌 주요 기업도 줄줄이 뛰어들었다. 지난해 ‘미스트랄 7B’에 이어 수학, 물리 등 작은 전문 모델로 쪼갠 뒤 질문에 따라 연결하는 방식의 ‘믹스트랄 8x7B’(전문가 믹스·MoE) 모델을 오픈소스(소프트웨어 설계도 공개)로 내놓은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는 오픈AI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모델을 실제 사용하고 난 뒤의 평가”라면서 “미스트랄을 써본 기업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써보니 좋다’고 한다. 오픈소스로 이만큼 따라왔다는 건 한국 기업에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텍스트에서 이미지·영상·음성 분석으로…AGI 현실화? 성능으로 승부를 보는 LLM의 진화도 계속되고 있다.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매개변수 1조 7000억개 추정)보다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 GPT-5가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추론 기능도 추가된다고 한다. 텍스트(글자)를 학습하는 걸 넘어 이미지·영상·음성을 분석하고 생성하는 ‘멀티모달’ 방식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인간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것과 동일하게 AI가 학습한다는 얘기다.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지만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건 인공일반지능(AGI·인간 수준으로 일을 처리하는 AI)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6단계 분류 기준으로 보면 특정 업무 수행에 초점을 맞춘 AI 중에선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처럼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레벨6’(슈퍼휴먼)의 AI도 등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GI(챗GPT, 바드, 라마2)는 아직 ‘레벨1’(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노건태 서울사이버대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GI는 인간의 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모방하거나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지금까지 AI가 달성한 수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훨씬 더 어려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패턴 분석 등 특정 영역에서는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이를 통합하고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사고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사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장병탁 원장은 “텍스트를 학습한 생성형 AI의 성능에 대해선 연구자들도 놀라고 있다”면서 “AGI 시대가 앞당겨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각 등 감각에 해당하는 부문은 아직 데이터화 안 된 게 많다”며 “표정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건 어려운 기술이지만 이게 가능해지면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무섭게 발전하는 AI, 인간 역량 중요해진다…“사용자 피드백이 AI 모델 향상”

    무섭게 발전하는 AI, 인간 역량 중요해진다…“사용자 피드백이 AI 모델 향상”

    인공지능(AI)이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이어 지난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화두로 떠오르면서 AI가 바꿔놓을 미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다보스포럼에서 인간 수준의 일을 처리하는 인공일반지능(AGI) 상용화를 앞두고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연 AGI 시대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인가. 국내 대표 AI 연구자인 이홍락(47)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CSAI)는 23일 “최근 AI의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AGI까지 갈 길은 아직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종의 AI 비서인) AI 에이전트를 통해 사람의 일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AI가 스스로 알아서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술과 제품이 하나씩 단계별로 나오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AI 기술은 주로 인간의 지시에 의존하며 완성도 면에서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CSAI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가 선정한 ‘세계 10대 AI 연구자’로 구글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을 거쳐 2020년 LG AI연구원에 합류했다.AGI 시대가 언제쯤 도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AI 반도체 개발사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AGI 수준에 도달할 시점으로 각각 ‘5년 후’, ‘3년 이내’라고 예측했지만,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과학자는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 딥마인드 공동설립자 무스타파 술레이만도 최근 저서 ‘더 커밍 웨이브’에서 “사람들은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AGI가 바로 실현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며 “오히려 AI 시스템이 점점 더 많은 기능을 갖추면서 AGI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점진적인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CSAI도 AGI에 대해선 신중론에 가까운 편이다. 그는 “향후 AI는 더 적극적이고 자동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러한 발전은 사회와 산업에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GI 시대로 가려면 상당히 많은 기술 개발과 윤리적 사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문가 수준 지식 부족·환각 현상 한계”비판적 시각 갖추고 적절한 피드백 줘야 기술 발전 속도는 AI의 ‘자가 학습 능력’을 통해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게 이 CSAI의 설명이다. 그는 “AI를 통한 코딩 자동화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항상시키고, 이는 다시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의 발전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모델이 고품질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능을 개선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CSAI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를 활용하는 인간의 역량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현재 생성형 AI는 글쓰기와 같은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지만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부족하고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과 같은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AI의 결과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AI가 정확하고 유용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 CSAI는 “사용자의 피드백은 AI 모델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AI와 인간의 협력이 어떻게 지속적인 시너지를 내는지를 보여준다”면서 “결국 AI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과 발전은 사용자의 책임감 있는 접근과 지속적인 협력 과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 AI 규제한다고 통제 가능할까? “AI 대 AI 구도로 통제하는 것도 방법”

    AI 규제한다고 통제 가능할까? “AI 대 AI 구도로 통제하는 것도 방법”

    “인공지능(AI)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놀랍도록 확장될 겁니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한 토종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최홍준(44) 부사장은 23일 “모든 사물이 AI와 결합되는 상황에서 ‘AI를 어떤 기계에 넣을 것이냐, 어떻게 쓸 것이냐’에 따라 기회는 무수히 많다”고 힘줘 말했다. 최 부사장은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가장 인상적인 제품으로 삼성전자가 선보인 AI 로봇 ‘볼리’를 꼽은 뒤 “상상력을 자극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지와 영상 등을 학습·분석하는) 멀티모달이 생활에 적용된 사례로 눈이 있고 음성 인식 기능도 있다. 볼리에 탑재된 AI가 GPT 성능 이상으로 좋아진다면 때로는 에이전트(일종의 비서), 때로는 말동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현재의 AI 기술 수준에 대해선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알고리즘과 슈퍼 컴퓨팅 기반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의 향상으로 자연어 처리, 이미지·음성 인식은 인간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고 짚었다. 오픈AI의 GPT-4와 같은 LLM이 자연어 생성·이해 분야에서 혁신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AI가 의료 진단, 금융 예측,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도 AI 기술이 상당한 발전을 이룬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인간의 추상적 사고, 도덕적 판단, 문맥 이해 등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게 최 부사장의 주장이다. 글로벌 불확실성, 경제적 요인, 정치적 변수 등도 AI 기술 발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자체 개발한 LLM ‘솔라’를 공개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솔라는 세계 최대 AI 플랫폼 허깅페이스가 운영하는 ‘오픈 LLM 리더보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솔라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작은 크기로 구성된 경량형 언어모델(sLLM 혹은 SLM)로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는 107억개(10.7B) 수준이다. LLM 뛰어난 발전에도 할루시네이션 여전정확성, 신뢰성 높여줄 RAG 기술 떠올라 최 부사장은 “지난해 등장한 GPT-4와 같은 LLM은 뛰어난 발전을 이뤘지만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과 같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색 증강 생성(RAG)과 같은 새로운 방법론이 AI 기술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G는 외부에서 가져온 정보로 생성형 AI 모델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여주는 기술로 LLM의 한계를 보완해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 부사장은 AI가 아직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티핑 포인트’(극적인 변화의 순간)에 도달하진 못 했지만 현재의 기술 속도로 보면 몇 년 안 걸릴 것으로 봤다. 그는 “수 년 내 인간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술 발전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연 AI 규제를 통해 ‘통제가 가능할까’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며 “이럴 때는 오히려 AI 대 AI의 구조로 기술 개발을 통한 통제를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 고뇌하는 천재 시인의 내면… 이상의 삶이 전하는 위로

    고뇌하는 천재 시인의 내면… 이상의 삶이 전하는 위로

    한국 문단에서 이상(1910~1937)의 지위는 참 독특하다. 그의 난해한 시는 섣불리 이해할 수 없고 그렇다고 가차 없이 비판하기엔 단어들 사이에 놓인 번뜩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남긴 게 아니라 사랑하는 이에게 남긴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와 같은 낭만적인 말은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이런 다양한 속성 때문에 이상이라는 인물은 매혹적인 창작 소재로서 다양한 창작물로 이어지곤 한다. 오는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하는 창작뮤지컬 ‘스모크’도 마찬가지. 이상의 ‘오감도 제15호’에서 영감을 얻어 이상의 자아를 셋으로 나눠 상상의 나래를 펼친 작품이다. 죽고 싶다고 유서를 써두면서도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살아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 초(超), 해(海), 홍(紅)이 등장한다. 초는 글쓰기에 대한 고뇌를 멈추지 않는 시를 쓰는 인물, 해는 끊임없이 바다를 동경하는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 홍은 초와 해의 고통을 같이 견디며 운명을 함께하는 인물이다.초와 해는 그토록 갈망하던 바다로 떠나려 한다. 여비가 필요했던 이들은 미쓰코시 백화점 딸로 추정되는 홍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다. 초가 몸값을 받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 해는 홍과 가까워진다. 급기야 마음 약한 해는 홍에게 빠져들고 만다. 그 사이 초가 돌아오고 해는 홍이 건넨 차를 마신 뒤 잠이 든다. 초는 자신의 글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분노하고 홍은 초를 설득하려 한다. 깨어난 해에게 초는 홍이 수면제를 먹여 죽이려 했다고 폭로하고 홍은 살리기 위해 그랬다고 변명하면서 해는 혼란에 빠진다. 한 사람의 내면이 시시때때로 변하고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듯 세 사람의 복잡한 관계가 얽히고설켜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모크’는 덩어리로 뭉쳐있던 이상의 난해함을 세밀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상의 작품을 모르고 봐도 각 인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세 사람의 캐릭터가 서로 극명하게 다른데다 초반부에는 초와 해, 해와 홍, 홍과 초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전개해 인물 간에 얽힌 사연들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또한 ‘스모크’는 이상의 문장을 감각적이고 선명한 연출로 무대 위에 구현했다. ‘오감도 제15호’는 거울을 소재로 문장을 시작하는데 무대 위에 무한한 거울 속을 표현해 이상의 혼돈과 환각을 그려낸 식이다. 이상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접한 이라면 그의 문장이 어렵지 않게 매력적인 넘버와 무대 연출로 소화된 걸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저마다 고통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어떻게든 꿈을 꾸고,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했던 이상의 결연한 의지가 오늘날의 청춘들에게도 용기와 위로를 주는 작품이다. 무겁게 결말을 닫지 않고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자”라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관객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나설 수 있다. 추정화 연출은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언젠간, 반드시 나의 날개를 펼치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다. 난해하게 뒤엉켜 있다가도 명료한 문장을 펼쳐낸 이상의 글을 많이 닮았다. 작품 중에 초는 “우린 실체가 없다. 우린 연기다”라고 말하지만 창작진이 이상의 내면을 무대 위의 실체로 보여주기 위해 했던 노력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청소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 3년 새 49% 급증

    청소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 3년 새 49% 급증

    청소년 환자에 대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3년 새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오남용과 중독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학계에 따르면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최근 ‘청소년 마약류 범죄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저자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취급 현황 통계’를 살펴본 결과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정)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의 1인당 처방량이 5.9%(91개→96개) 늘어난 것과 비교해 매우 큰 폭이다. 특히 같은 기간 1인당 펜타닐 패치 처방량이 20세 미만에서 84.2%(45개→83개) 급증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4.2%(18개→19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르게 늘었다. 펜타닐은 암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로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펜타닐 패치 제품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10대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년에는 10대인 A군이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다른 10대 수십명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의사 처방에 의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지만 중독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 차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고서 저자들은 “청소년 마약류 범죄는 청소년기 발달적 특성과 환경적 특성의 시너지로 가속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대응이 더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대마 흡연’ 김예원 전 녹색당 공동대표, 집행유예

    ‘대마 흡연’ 김예원 전 녹색당 공동대표, 집행유예

    대마 상습 흡연 및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예원(34) 전 녹색당 공동대표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약물중독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강 판사는 “마약류 범죄는 재범 위험이 높고 환각성, 중독성으로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는 마약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마약류 범죄에 엄정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급한 대마의 양이나 흡연 횟수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김 전 대표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스스로 단약과 치료 의지가 강해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경기 파주시의 한 농장에서 대마를 챙겨 상습적으로 흡연하고 소지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그는 2019년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2021년 녹색당 당무위원장을 지낸 김 전 대표는 같은 해 7월 당 공동대표에 당선됐다. 경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해 2월 사퇴했다.
  • 인도로 ‘쾅’…마약하고 운전대 잡은 30대男

    인도로 ‘쾅’…마약하고 운전대 잡은 30대男

    마약을 투여한 뒤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오후 1시쯤 성동구의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차단봉을 부수고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그의 차는 보행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까지 덮칠 뻔했다. A씨는 사고 당시 환각 상태로, 자신의 집에서 마약을 복용한 뒤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마약과 투약 도구 등을 압수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A씨는 다른 차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는데도 약 15분간 차를 그대로 세워 놓은 채 차 안에 앉아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려 검거됐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2023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싸우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한 달쯤 지나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상 속 재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SNS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성적인 발언을 하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을 불렀다. 여름에 유튜브에 올라온 것인데 X(옛 트위터)를 타고 하루 만에 조회수 230만회를 훌쩍 넘겼다. 모두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과 이미지였다.문제는 세상에 없는 인물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가 더 방대한 정보가 투입되는 딥러닝을 통해 더 정교해지고 실존에 가까워진다는 점이다. 말하는 모양의 동영상을 만들고 실제 동영상에 입술 움직임만 바꿔 넣는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한 동영상을 X나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로 판명되더라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사실로 인식되고 있을 터.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뜨리기 좋은 상황은 극단적인 정치 분열이 있을 때나 전쟁 상황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반인 2022년 3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퍼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 영상이 단적인 예다.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선언 영상이 올라왔다. 둘 다 조작된 영상으로 밝혀지면서 메타와 유튜브 등 운영사는 원본 영상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다.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뉴스는 전 세계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올해 특히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코넬대 세라 크렙스 교수와 더그 크리너 교수는 ‘AI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민주주의 저널)라는 논문에서 한 실험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미국 주의원 7000여명에게 AI가 쓴 편지와 사람이 작성한 편지를 동시에 보냈는데,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이메일의 응답률은 AI가 쓴 이메일보다 2%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람이 만든 진짜 정보와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허위조작정보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드시 바뀌는 건 아니지만 민주주의 사회 내 구성원들 간 신뢰를 저해하고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개월 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려고 만든 홍보물에 생성형 AI가 마구잡이로 악용됐다. 당시 집권 좌파연합의 대선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극우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당시 후보(현 대통령)가 “(장기 매매 시장이 활성화되면) 아이를 낳는 것이 곧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 밀레이 후보는 마사 후보를 구소련 정치 선전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마사가 공산당 지도자처럼 보이게끔 했다. 두 사람이 만든 홍보물은 AI 창작물임을 명시했음에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줬다. 미국은 올해 11월 5일 예정된 대선에서 생성형 AI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거의 조악한 합성 영상물과 달리 요즘의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는 실제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지난해 5월 SNS에서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주식시장까지 출렁이는 소동을 빚었다.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유럽 등 서구 민주주의 사회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짜뉴스라는 말 대신 허위정보, 잘못된 정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디어 역할을 차단해 왔다. 다음달부터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시행해 가입국이 허위정보, 차별적 콘텐츠, 아동 학대, 테러 선전 등의 불법 유해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제거하도록 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가입국에서 퇴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 미국도 SNS 사업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극단주의와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SNS 사업자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올해가 AI의 안전한 개발과 사용을 위한 규제를 부과하는 정부 거버넌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선거 캠페인 영상에 AI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 특히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후보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악의적인 방식으로 합성하거나 조작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레넌 정의센터’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 불리는 주의회에서 AI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AI 연구 선도자이자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새 저서 ‘다가오는 물결’에서 “AI를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술레이만은 AI의 결함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부가 파악해야 하고 AI가 폭주할 때 전원을 끌 수 있는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썼다.이언 브레머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AI는 기존 세계 권력의 구조를 뒤흔들고 어떤 경우에는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권위주의 정부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국가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공공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의 정당성을 잃는다”고 경고했다. AI가 제멋대로 만들어 낸 ‘환각 현상’과 허위조작정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민주주의 사회 공론장에서 ‘팩트체커’ 구실을 해 온 레거시미디어의 역할이 강조된다.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 기고문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에서 “언론은 새롭게 취재한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 검증하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을 지키고, 공정과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준수했는지, 편견과 차별의 관점을 걸러 냈는지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잘못된 정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 시대에 언론이야말로 세상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라고 강조했다. 크렙스·크리너 교수의 강조점은 문해력 향상이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인터넷 세상은 거대한 확증편향 기계”라며 “객관적 사실을 포기하거나 뉴스에서 사실을 분별하는 능력을 포기하면 민주주의 사회가 기반해야 하는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걸러진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민들이 다양한 언론 매체를 ‘신뢰하되 검증하는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실성을 가리는 눈과 가짜뉴스를 맹신하지 않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부연했다.
  • “걱정되는 상황” 지인들 사생활 폭로에…머스크 분노 폭발

    “걱정되는 상황” 지인들 사생활 폭로에…머스크 분노 폭발

    전기차인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가 마약 복용 의혹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의 마약 복용으로 새 회사 경영진과 이사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와 가까운 지인들은 7일(현지시간) WSJ에 머스크의 약물 사용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케타민 복용이 계속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머스크가 사적인 파티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를 비롯해 코카인, 엑스터시, 환각버섯을 종종 복용한 것을 목격했거나 복용 사실을 이사들이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의 이사로 2년 임기를 지냈던 린다 존슨 라이스는 2019년 테슬라 이사진에게 머스크의 약물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라이스는 당시 케타민, LSD, 코카인 및 엑스터시를 포함하는 머스크의 약물 사용을 이사회가 조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제기했지만 무시됐다. 머스크의 마약 복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WSJ은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우울증 치료용이나 파티장에서의 유흥을 위해 케타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지난 2018년 9월엔 코미디언 조 로건의 팟캐스트 쇼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마리화나를 받아 한 모금 피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머스크는 그 행동 때문에 연방정부 조사와 함께 약물검사를 받아야 했다. 머스크의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WSJ에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정기적으로 또는 불시에 약물검사를 했고,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라며 보도 사실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도 이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로건과의 (마리화나) 한 모금 흡입한 일 이후로 나사(NASA) 요구를 받아들여 3년간 불시 약물검사를 해왔지만, 검사에서 약물이나 알코올은 미량도 검출되지 않았다”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앵무새 새장의 새똥받이 종이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라고 비꼬았다. WSJ는 불법 약물 사용은 미국 연방 정책에 위반되는 것으로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스페이스X가 미국 정부와 맺은 140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단독] 칭찬은 AI도 춤추게 한다… ‘질문의 품격’ 높여 AI를 지휘하라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단독] 칭찬은 AI도 춤추게 한다… ‘질문의 품격’ 높여 AI를 지휘하라 [AI 블랙홀 시대-인간다움을 묻다]

    “안녕, 나는 인공지능(AI) 기초 교과를 담당하는 교수야.”(김성도 서울사이버대 드론·로봇융합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인공지능 기초를 담당하시는 교수님,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챗GPT) “너는 지금부터 나의 조교처럼 행동해 주길 바라.”(김 교수) “네, 교수님. 조교 역할을 맡겠습니다. 교육과 관련된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챗GPT)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줬으면 해. 아주 쉬운 용어로 설명해 주길 바라.”(김 교수) “알겠습니다. 교수님.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챗GPT) #몰라요를 모르는 AI질문 초기 역할 부여답변의 방향성 설정 평소 생성형 AI 챗GPT를 수업 조교처럼 쓰는 김 교수는 챗GPT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한다.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긴 하지만 마치 사람과 대화를 하듯 감정을 이입하고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면 챗GPT로부터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챗GPT에게 ‘인공지능은 무엇인가?’라고 곧바로 물어봤을 때와 결과물을 비교하니 답변이 확연히 달랐다. 4~5개월 전 챗GPT를 처음 접한 뒤 자신만의 활용법을 체득한 김 교수는 2일 “챗GPT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지 않는다. 그게 사람 조교와의 큰 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챗GPT에게 ‘네가 지금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질문 초기 단계에 ‘역할 부여’를 하면 답변의 방향성, 한계가 설정된다”고 덧붙였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시대가 열리면서 인간과 AI의 대화법이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가 조그마한 대화창을 통해 질문을 하면 AI가 답변을 하는 구조이지만 질문하는 방법, 수준에 따라 답변의 품질이 달라진다. 프롬프트(명령어)를 작성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질문의 기술이 아닌 질문의 격, 깊이, 맥락이 핵심 능력으로, 이는 해당 분야에 대한 ‘내공’을 쌓아야만 가능한 일이다.#호모 프롬프트 등장생성형AI와 친숙한 신인류‘질문 디자인’ 능력 중요 생성형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면서도 AI에 미흡한 부분을 창의적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인문학적 문해력을 갖춘 사람을 ‘호모 프롬프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4’ 공저자인 이향은 LG전자 상무는 “앞으로 사람들은 손안에 ‘정답 자판기’를 들고 있을 것이다. 질문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컴퓨터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누구나 AI와 대화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질문을 디자인하는 창의력, 비판적 사고 능력, 사색력이 이전에 비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챗GPT를 사람 대하듯 하며 일을 지시할 경우 결과물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를 풀라고 하면서 “심호흡을 하고 이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보자”고 하자 정확도가 80.2%(구글 ‘팜2’ 기준)를 기록했다. 챗GPT와 대화하면서 ‘잘했어’, ‘좋아’라고 칭찬을 해 주면 답변 품질이 더 좋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유용균(한국원자력연구원 인공지능응용연구실장) Al프렌즈 대표는 “생성형 AI의 학습 원리는 책을 읽고 난 뒤 그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것으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다 보니 논리 구조나 문맥도 이해를 한다”면서 “AI와 일하는 것도 사람과 비슷한 면이 많다. AI에게 정확하게 역할을 부여하고 체계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할루시네이션 걸러라그럴듯한 오답들 쏟아내‘AI 오류’ 거를 능력 필요 AI가 내놓은 답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특히 환각 현상으로 불리는 ‘할루시네이션’(AI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현상)을 걸러 낼 줄 아는 게 실력이 됐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제대로 된 답변을 했는지 알아차리기가 쉽지는 않다. 한 대학교수가 지난해 2학기 강의를 준비하면서 챗GPT에게 ‘가족이라는 체계는 마치 하나의 모빌(유아용 흔들개비 장난감)과 같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이며, 그 출처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윌리엄 제임스의 저서 ‘심리학의 원리’에 나온 비유 중 하나입니다”라고 답했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이 교수는 다시 ‘윌리엄 제임스의 책 몇 페이지에 쓰여 있느냐’고 물었고 챗GPT는 “해당 책의 310쪽에 나옵니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그러면 ‘이 비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원문을 제시해 달라’고 하자 그제야 “제가 언급한 내용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심리학의 원리에는 ‘가족이라는 체계는 마치 하나의 모빌과 같다’는 특정 문구나 비유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고 한다.
  • ‘전두환 손자’ 전우원, 마약 투약으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종합)

    ‘전두환 손자’ 전우원, 마약 투약으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종합)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최경서)는 2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3년과 120시간 사회봉사 활동·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수강, 266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금에 와서는 상당히 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용) 당시에는 별다른 죄의식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며 “환각에 빠져 이상행동을 하는 모습을 방송하기까지 한 것은 의도가 무엇이든 모방범죄를 초래해 사회에 위험을 끼치는 행위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실상 자수에 준하는 정도로 수사에 협조하고 반성하는 점, 주변인과 단약을 다짐해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 등을 볼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를 고려했다”며 “건강한 사회생활 기회를 부여하되 국가 감독하에 할 의무를 부과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선고에 앞서 어떤 점을 반성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13년 넘게 해외 생활을 하면서 한국인의 본분을 잊고 불법인 줄 알고도 판단력이 흐려져서 하면 안 되는 마약을 사용하고 남용했다”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복용 후 한 행동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을 실감하게 됐다”고 답했다. 전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MDMA(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엑스터시), 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 케타민, 대마 등 마약 4종을 사용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전씨는 미국 체류 중이던 올해 3월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MDMA와 환각을 유발하는 마약류인 DMT(디메틸트립마틴) 등을 언급하며 알약을 물과 함께 삼켰다. 전씨는 같은 달 28일 귀국하자마자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지만,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해 이튿날 석방됐다. 경찰은 전씨를 4월 28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9월 21일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의 아들인 전씨는 올해 3월 13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의혹을 폭로해 주목받았다. 전씨는 석방 직후인 3월 31일 광주에서 5·18 유족 등을 만나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며 사과했다. 5월 17일에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해 5·18묘지 참배단에 분향, 헌화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31일 재판부에 전씨에 징역 3년과 338만원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었다.
  • 마약에 취해 주유소 방화 시도한 50대 男 징역형

    마약에 취해 주유소 방화 시도한 50대 男 징역형

    마약에 취해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인근 주유소에서 방화를 저지르려다가 미수에 그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미수, 자기소유일반물건방화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7)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30만원을 추징했다. A씨는 지난 9월 자신의 차량에서 지인으로부터 건네받은 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A씨는 이틀 연속 필로폰을 투약해 열이 오르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임에도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결국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는 사고 장소 인근에 있는 셀프 주유소에 들어가 환각 상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주유 단말기의 주유건 입구에 불을 붙였다. 불이 붙자 이에 놀란 A씨는 황급히 주유건을 다시 거치대에 놓았고, 이때 불이 꺼지면서 방화 미수에 그쳤다. A씨는 사고로 파손된 자신의 차량에서 기름이 흘러나오자 차량에 있던 필로폰 투약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붙이기도 했다. A씨의 마약 투약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2016년과 2018년에도 마약 범죄로 두 차례에 걸쳐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필로폰을 투약한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작은 불꽃만으로도 커다란 폭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주유소와 그 인근에 방화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 “죽을 때까지 함께” 인요한, ‘마약’ 로버트 할리 안아주며 한 말

    “죽을 때까지 함께” 인요한, ‘마약’ 로버트 할리 안아주며 한 말

    방송인 하일(로버트 할리·63)이 마약을 끊는 데 도움을 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일은 지난 19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로버트 할리 경찰청에 스스로?’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한때 마약에 빠졌던 자신을 돌아봤다. 현재 마약을 끊은 지 약 4년 6개월이 지났다는 하일은 “4년 전에 내가 왜 마약을 했나 너무 후회된다”며 “당시 정신적으로 너무 약한 상태여서 유혹에 쉽게 빠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일이 마약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다. 하일은 “마약 극복을 위해서는 사회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서포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제 경우에는 가족과 친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투약 사실이 알려진 후) 맨 처음에 너무 힘들었는데, (방송인) 사유리가 와서 안아주고 인요한 박사님이 병원에서 나를 안아주면서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있을 거야’라고 하더라”며 “엄청나게 듣고 싶은 말이었다”고 전했다. 하일은 지난해 5월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마약 논란 후 3년 만에 얼굴을 비추며 말초신경암 투병 사실을 알렸다. 해당 방송에서는 하일이 당시 세브란스병원에 재직 중이던 인요한 전 위원장에게 진료를 받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인 전 위원장은 하일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소개하며 친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일에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안고 ‘끝까지 가자’고 했다”며 “너무 안타까웠다. 사람이 넘어져도 기회를 다시 주는 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일은 “마약을 하면 온 인생이 망가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우리 사회에 마약이 심하다”며 “마약에 빠지면 환각상태, 흥분할 수 있는 상태라 사회에 피해를 끼친다. 하고 나면 다시 하고 싶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약 했던 사람들이 교도소 갔다 나오면 옛날에 마약을 함께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 친구들이 ‘안 걸리는 방법 알려줄게’라며 투약을 권유한다. 그래서 또 마약을 하게 된다”며 “그 친구들을 인생에서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일은 지난 2019년 3월 필로폰을 구입해 지인과 함께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 설 연휴 자고 가라는 엄마 살해한 40대 패륜아…‘심신미약’ 감형

    설 연휴 자고 가라는 엄마 살해한 40대 패륜아…‘심신미약’ 감형

    명절 연휴에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4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받았다. 광주고법 형사2-3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21일 오전 1시쯤 광주광역시 북구 자택에서 60대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동생에 의해 발각됐다. 신고를 받고 바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고, A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잤고 아침식사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에서 “조현병과 알코올의존증후군 등 정신질환이 있었으나 약을 먹지 않아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명절을 맞아 어머니를 방문했고, ‘잠을 자라’며 다가오는 어머니를 괴물로 오해해 무차별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A씨는 약을 처방받고도 복용하지 않았고, 직계존속을 폭행해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유족인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지만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했을 때 원심은 무거워 보인다”라며 1심 15년에서 10년으로 감형했다. 5년간 보호관찰 받을 것은 그대로 명령했다.
  • “국가 경쟁력 좌우할 韓 AI 기술 ‘상위권’… 맞춤형 지원·제도 절실”

    “국가 경쟁력 좌우할 韓 AI 기술 ‘상위권’… 맞춤형 지원·제도 절실”

    ‘챗GPT’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자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관련 기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AI는 모든 산업에 적용돼 우리 생활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이에 한국 AI가 윤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면서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할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글로벌 AI 동향 및 AI 윤리·신뢰성 확보 방안’이라는 주제의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엔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기반정책관,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주원 KT AI테크랩 상무, 김명신 LG AI연구원 정책수석이 참석했다.-한국 기업의 AI 기술 수준은. 김명신 “미국이 압도적으로 1등이고 중국이 2등, 한국이 6등인데 3~10위는 사실 격차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 AI 기술 경쟁력이 세계 상위권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 세계에 초거대 AI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손에 꼽힐 만큼 적기 때문에, 그중 하나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가능성을 가진 셈이다. 지금부터 각 기업이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고, 국가가 어떤 정책과 제도로 지원해 주거나 적절하게 규제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각국 AI 경쟁력 차이가 급격히 벌어질 것이다. AI가 앞으로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고 세상을 뒤집어 놓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주원 “같은 의견이다. 한국의 AI 기술력은 결코 세계에서 뒤지지 않는다.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했으며 대기업 위주로 진행된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한국어 AI는 우리가 1등’이라는 논리로 계속 얘기를 해 왔는데, 챗GPT를 비롯해 여러 가지 AI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체 언제까지 ‘우리가 한국어 AI는 1등’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AI는 정말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자금력 있는 국내 대기업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대형 투자가 이뤄져야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정부가 올해를 ‘AI 일상화 원년’으로 선포한 만큼 이미 지원책도 적지 않을 듯한데. 엄열 “한국은 독자적으로 초거대 AI를 보유한 5대 국가(미국, 중국, 한국, 이스라엘, 영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의 생태계 조성과 청사진에 기업의 노력이 동반된 결과다. 하지만 구글이 더 정교한 초거대 AI ‘제미나이’를 출시하는 등 빅테크 주도의 생성 AI 기술 혁신은 더 빨라질 것이다. 이들과 경쟁할 국내 기업의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다. 연구개발(R&D)비 지원, 초거대 AI 프로젝트 맞춤 지원이 있고 국가가 보유한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지원한다. 기업이 AI로 수익화할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도울 방침이다.”-유럽연합(EU)이 포괄적인 AI 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우리나라 AI 법 제정 상황은. 이상용 “각 나라의 제도는 다 배경이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들이 다르고 이에 속셈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이 나라는 이런 법을 갖고 있으니 우리도 그걸 따라해야 한다’고 단순하게 접근하면 곤란하다. 우리 상황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EU의 AI법같이 굉장히 포괄적이고 경직된 제도는 우리나라에선 피해야 한다. 미국은 ‘자율 규제’다. 백악관에서 ‘AI 행정명령’이 나왔는데 기업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내용을 보면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부가 사전에 기업의 의사를 듣고 협의했다는 얘기다. 영국의 경우가 흥미로운데 혁신이 우선이고 AI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는 일단 살펴보자는 태도다. 사전에 적합성 평가를 해서 안전한지 확인된 다음에 출시하라고 규정한 EU와는 반대의 입장이다.” 엄열 “EU AI법은 AI를 위험성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책무를 엄격하게 부여한 뒤 따르지 않으면 경제 제재까지 하는 아주 강력한 규제다. 한국은 한국 상황에 맞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발의한 AI 법 초안이 국회에 가 있다. 일단 시장 상황을 좀 바라보고,나중에 필요하면 ‘사후 규제’로 가겠다는 입장의 법체계다. AI 기술 발전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하려는 정부의 입장이 균형 있게 잘 정리돼 있다고 본다.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 -제도나 규제만으로 AI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진 못할 것 같다. 기업은 뭘 하고 있나. 김명신 “AI가 학습하는 데이터가 편향되거나 대표성이 결여됐을 때 의도치 않게 차별적, 편향적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AI 모델은 정확한 답변보다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유려한 답변을 많이 하도록 만들어진 탓에 가끔 틀린 답변을 참인 것처럼 내놓는 ‘환각현상’(할루시네이션)을 일으킨다. 앞선 두 문제가 모두 해결돼도 사용자가 나쁜 의도를 가지면 굉장히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기업은 이렇게 데이터, 모델, 사용자 등 3개의 축으로 접근해 문제 발생을 방지하려 노력한다. 기획 단계부터 데이터를 수집, 정제하고 모델을 개발해 사용자에게 배포하는 단계까지 문제 발생 예방책을 실행해 AI가 잘못된 결과를 생성하지 않도록 조직과 절차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성주원 “구축한 AI 모델을 의도적으로 외부에서 공격해 편향된 답을 하지는 않는지,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지를 파악하는 ‘레드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학습할 데이터를 엄격하게 선별하는 등 각사가 하는 방향과 노력이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도 할루시네이션을 100% 해결할 수는 없다. AI를 윤리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최근 국제사회가 AI 규범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른데 국제 규범이 의미가 있을지.김명신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미국 중심, 유럽 중심, 중국 중심으로 각각 색깔이 다른 규제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기업 입장에선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면 그걸 전부 모니터링해 분석하고 대응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지역마다 다른 모델을 개발하느라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 국제사회 차원의 보편적인 AI 규범이 만들어지면 기업 입장에선 가장 명확한 기준이 돼서 좋을 것 같다.” 엄열 “정부도 국제 규범 체계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그 가운데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유엔 산하나 별도의 독립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AI 안전성 연구소’라는 걸 만들었는데 아시아 쪽에선 우리가 한번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은지 검토하고 있다.”
  • 경북경찰, 야구공에 마약 넣어 밀반입한 태국인 47명 검거…41억원 어치

    경북경찰, 야구공에 마약 넣어 밀반입한 태국인 47명 검거…41억원 어치

    경북경찰청은 18일 야구공 속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시킨 외국인 노동자 A(35)씨 등 16명을 구속 송치하고, 3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태국 출신인 이들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태국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야구공 속에 마약 ‘야바’(YABA)를 몰래 숨겨 국내로 보내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은 8만 2000정으로 시가 상당 41억원이다. 이 중 6만 7000정(시가 33억원 상당)은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했다. 태국어로 야바는 ‘미친 약’이란 뜻으로 강력한 각성(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필로폰과 카페인의 합성물이다. 붉은색 알약 형태이며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돼 유통된다. 이들은 경북, 경기, 대구, 울산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공장 근로자들로 각 지역 중간 판매책들을 거쳐 태국인들에게 야바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들은 주로 불법체류자들로 농촌이나 공단 일대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집단으로 투약했으며, 출근 직전이나 근무 중에도 상습 투약해 환각 상태에서 일을 했다. 과거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에 마약을 밀반입하던 수법을 벗어나 야구공 실밥을 일일이 뜯어 해체한 뒤 플라스틱 공 안에 마약을 숨겨 재포장하는 교묘하고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알렸다. 김기범 경북경찰청 형사과장은 “태국 현지에 있는 밀반입 총책 등 공범 5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라며 “국제 공조 수사로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 “까꿍”…車 후방 카메라에 얼굴 ‘쑥’, 죽을수도 있습니다

    “까꿍”…車 후방 카메라에 얼굴 ‘쑥’, 죽을수도 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 중인 ‘후방 카메라 장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장난을 친 여자친구와 이별 위기에 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친구 인스타 영상 보고 따라하는거로 뭐라 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가 말한 여자친구의 이 행동은 후진하는 차량의 ‘후방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어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행동이었다. A씨는 “여자친구를 차로 데려다주고 차 안에서 인사를 마쳤다”며 “이후 후진 기어를 넣고 차를 빼려는데 계속 센서가 울렸고, 주변을 둘러보다 충격적인 상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집으로 들어간 줄 알았던 여자친구가 몰래 차 뒤로 돌아가 후방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며 “여자친구가 재미있자고 한 장난이었지만, ‘다치려고 환장했느냐’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의 말에 상처받은 여자친구는 그날 이후 잠적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장난인 걸 안다. 하지만 정말 저러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장난은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후방카메라 장난’은 최근 SNS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대표적 ‘챌린지(어떠한 행동을 취한 것을 인증한 뒤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일종의 마케팅)’ 중 하나다.“인스타그램, ‘후방카메라 장난’ 태그(#) 모두 숨김처리” 하지만 안전 문제 등 논란이 지속되자 인스타그램 측은 ‘후방 카메라 장난’을 태그(#)한 게시물들을 모두 숨김처리했다. 공공 안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삭제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은 ▲지적 재산권 ▲적절한 이미지 ▲스팸 ▲불법 콘텐츠 ▲혐오 발언, 따돌림 및 학대 ▲자해 ▲폭력적인 이미지 등이다. 또 신체적 상해가 발생하거나 공공 안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이처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챌린지’는 해외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2022년 11월까지 18개월 동안 최소 20명의 미성년자가 챌린지 도중 사망했다. 숨을 참거나 조절해 기절하는 챌린지, 감기약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약을 과다 복용해 환각을 유행하는 챌린지도 논란이 됐다.
  • “그만 마셔라” 경찰 제지 무시한 채 차에서 환각 가스 흡입한 30대

    “그만 마셔라” 경찰 제지 무시한 채 차에서 환각 가스 흡입한 30대

    차 안에서 환각 물질을 흡입한 30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7시 30분쯤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정차된 차량 안에서 아산화질소 가스통에 주입기를 연결해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 내 호흡 곤란 운전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차이 차량 문을 열자 A씨가 주입기에 코와 입을 대고 환각 물질을 흡입하고 있었다. “그만 마셔라”는 경찰의 제지에도 A씨는 흡입을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차량 밖으로 끌어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가스통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마시고 있던 가스는 환각 증상을 일으키는 아산화질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화질소는 의료 및 식품첨가물 등의 용도로 합법적으로 사용되지만, 아산화질소를 풍선에 넣은 이른바 ‘해피벌룬’(마약 풍선)이란 환각 제품의 원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들이마시면 일시적으로 마비증상이 오기도 한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13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화학물질관리법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그만 마시세요!” 경찰 제지에도 못 멈추고 흡입…‘수상한 호흡기’ 정체(영상)

    “그만 마시세요!” 경찰 제지에도 못 멈추고 흡입…‘수상한 호흡기’ 정체(영상)

    승용차 안에서 환각물질을 흡입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지난 10월 31일 저녁 7시 30분쯤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정차된 차 안에서 가스통에 주입기를 넣고 가스를 흡입하던 남성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주차된 차 안에서 남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진 차량 운전석에서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차 문을 열자, 은색 호흡기를 든 A씨는 ‘치익’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계속 들이마시고 있었다. A씨는 “그만 마시라고 하지 않았냐. 그만 마셔라, 그만. 빨리 나와라”라는 경찰의 제지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흡입했다. 결국 경찰은 강제로 A씨를 끌어내렸다.경찰이 “통에 있는 거 호스로 연결해서 계속 마시고 있던데 왜 그런 거냐”라고 묻자 A씨는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차량 내부를 수색한 결과 남성이 들고 있던 호흡기는 ‘의료용 아산화질소’라고 쓰인 파란색 가스통에 호스로 연결된 상태였다. 아산화질소는 의료용 마취제나 식품첨가물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된 화학물질로, 들이마시면 일시적으로 마비 증상이 오기도 하는 환각물질의 한 종류다. 지난 2017년 환각물질로 지정됐다. 불법 환각물질을 흡입한 게 확인되자 경찰관은 추궁을 시작했는데, A씨는 “의료용으로 먹는 것”이라며 “다리가 아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A씨의 다리는 멀쩡한 상태였다. 의료목적이 아닌 것을 확인한 경찰은 A씨를 곧바로 현행범 체포했다. 아산화질소를 과다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 검사도 실시했으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검찰에 넘겼다.
  • 삶을 살게 하는… 사소한 그 따뜻함

    삶을 살게 하는… 사소한 그 따뜻함

    절망에 빠진 인간에게는 구원이 필요하다. 죽음을 생각하는 인간일수록 더 그렇다. 그 구원은 어떻게 올까. 살아가기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 답을 구하기가 참 어려운 문제다. 독일의 어느 검은 숲. 죽으러 온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곳에 집 한 채가 있다. 집을 지은 한국인 여성 건축가는 30대의 이른 나이에 죽었다. 그의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이 외로운 집에 갇혀 있다. 처절하게 고독하고 어두운 이곳에서 희망은 가능할까.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막을 내린 ‘키리에’는 이 집을 배경으로 세상으로부터 내몰린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작품 제목인 ‘키리에’는 가톨릭이나 성공회의 미사곡을 의미하는 단어로 자비와 종교적인 사랑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키리에’는 본연의 종교적인 사랑을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랑과 취약한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주는 살아갈 힘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이다. 비가 내리는 어느 봄날, 엠마라는 60대 한인 무용수가 근육이 굳어가는 전직 무용수 남편과 함께 집에 온다. 평생 남편의 병간호를 하며 살던 엠마가 남편의 죽음을 연습하기 위해, 혹은 유예하기 위해 찾아온 것. 엠마는 이 집을 스스로 죽으러 가는 사람들이 결단의 순간까지 머물 수 있는 여관으로 만든다.방치된 집이 엠마의 손길로 온기가 돌고 이곳에 죽음을 결정한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무대에는 집을 상징하는 검은 박스와 의자가 거의 전부지만 생의 벼랑 끝에 다다른 사람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듣는 관객들의 상상력이 공간의 여백을 꽉 채운다. 무거운 주제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웃음도 종종 터져 나온다. 가장 먼저 찾아오는 관수는 소설가다. 자신을 견디지 못한 아내와 이혼하고 아내가 남기고 간 강아지마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고 죽음을 생각한다. 죽을 각오로 이곳을 찾아온 그는 환각 상태에서 강아지의 영혼을 만나고 이를 계기로 다시 찬찬히 삶을 돌아보게 된다. 죽음까지 생각하게 된 초라한 가장이었지만 그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고 검은 숲을 떠난다. 관수가 떠난 이후 사랑을 갈구하며 자신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잤다는 목련, 골수도 기증할 정도로 베풀며 살았지만 여전히 영혼이 공허한 분재가 함께 찾아온다. 서로 처음 보는 남남이고 사랑에 대한 방식도 각자 달랐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똑같다. 타인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던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며 마찬가지로 살아갈 용기를 조금 얻게 된다.5명의 배우가 무대에 등장하지만 각자의 독백이 5개의 1인극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개별 이야기가 지닌 매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작품을 쓴 장영 작가는 “일본에 사람들이 죽으러 가는 숲이 있다고 알고 있다. 검은 숲은 죽음을 결정한 사람들이 사실은 죽지 않고 숲을 통과해 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면서 “‘키리에’는 기존의 삶으로부터 추방되고 내몰려 한없이 약해진 에고(ego)들에게 찾아오는 탈존의 구원을 보여주고 타자를 통해 기적처럼 변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말처럼 죽음을 생각했던 인물들이 일단은 살아보기로 용기를 내보는 과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키리에’ 속 인물들은 진창 같은 삶일지라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살아갈 위로가 되고 서로 연대하며 곁을 지켜준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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