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에게 드리는 당부(사설)
며칠전 저녁 TV를 보고 있던 많은 시청자는 매우 충격적인 화면을 보았다.진해 거담제로 쓰이는 알약을 한꺼번에 수십알씩 한사람에게 팔고 있는 현장이 비쳐졌기 때문이다.
약국이,시판허락된 약을 파는 것은 이상할게 없다.그러나 이 약은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환각현상을 일으키는 약이다.그래서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것을 환각용으로 복용하는 것이 유행되고 있다.이쯤은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약사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일이다.그것을 청소년 고객이 와서 「몇천원어치」달라니까 돈 액수대로 두말 않고 팔고 있었다.
사러간 그 청소년은 평소에 그 언저리 약국을 상용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끊자고 생각하면서도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고 『몇천원만 있으면 손쉽게 살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좀처럼 결심을 밀고 가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을,그들 환각에 취해 상해가는 청소년들은 하고 있었다.
이런 비행의 젊은이들의 책임은 물론 그들 자신에게 있다.그리고 그들의 부모나 그들이 속한 가정·학교·이웃 같은데 공동의 책임이 있기도 하다.달라는대로 약을 뭉텅뭉텅 파는 약국에는 그런 책임을 물릴 수 없다는 것이 이론일지 모른다.
그러나 약사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책임있는 지도계층에 속한다.그들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고급 전문인이다.단순한 상인이전의 윤리의식을 필요로하는 계층이다.더구나 우리나라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이고 웬만한 약은 증상대로 조제해서 얼마든지 팔고 있는 사회이다.이런 사회이므로 약사에게서 히포크라테스선서정신을 기대하며 신뢰하고자 염원한다.
그런 사명을 지닌 약사들이 뻔히 환각제로 이용되는줄 아는 다양의 진해거담제를 예사로 팔고 있다는 것은 분노를 느끼게 하는 일이다.쥐약도 용도를 묻고 신분을 확인하고 주소를 적어놓고야 판다.문제의 거담진해제가 일반의약품이므로 법으로는 그런 의무가 주어져 있지 않을지 모르지만,이 약이 다양이면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문지식으로 알 수 있는 약사들로서는 「쥐약」에 준하는 법정신을 스스로 살려야 한다.그것이 약사같은 고급 직업인이 다해야 할 직업적정신이고 책임인 것이다.
그런약은독이라는것,젊은이의 생명과 정신을 파괴한다는것,중독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다는것,따위를 교화수준에서 선도하고 노력해 주는일까지 우리는 약사에게 기대한다.
보사당국에도 책임은 많이 있다.규제가 안되는 것이라면 약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주의 환기시키고,당부하고,협조를 호소하는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해야한다.카메라에 비친 젊은 약국주인 남녀가,승복은 커녕 이웃 약국을 가리키며 『저쪽집은 이보다 더 나쁜 것도 판다』며 적의 가득하게 외치던 눈길이 잊히지 않는다.그게 우리 약사중의 지극히 일부이리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