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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민사소송부담 비상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소송에서 패소해 지급하는 보상액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으며,청구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행정심판 인용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9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8075건의 지자체 관련 민사소송이 법원에 접수돼 확정판결을 받은 4816건 중 22.4%에 이르는 1081건이 지자체의 패소로 확정돼 모두 733억 9000만원을 민원인들에게 보상했다. 지자체들은 2000년 577건(패소율 23.0%)의 패소 판결을 받아 199억 7000여만원을 보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431건(22.4%) 423억 3000여만원,올해 7월까지는 73건(18.6%) 110억 9000여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3년간 접수된 민사소송 가운데 현재까지 60%만이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보상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패소에 따른 건당 보상액도 갈수록 크게 늘어 2000년 3500만원에서 지난해 9800만원,올해에는 1억 5000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지난 3년간 4배 이상 불어났다. 지역별 보상금은 전남지역 지자체들이 238억여원으로 가장많았고,서울지역 193억여원,경기 133억여원,부산 27억여원 순이었다. 행정소송도 지난 3년간 모두 1만 1502건이 접수됐고,확정판결을 받은 7593건 중 14.4%에 이르는 1093건이 지자체의 패소판결로 확정됐다.또한 올들어 7월 말까지 광역자치단체를 상대로 제기된 행정심판 청구건수는 207건으로 이 가운데 153건이 확정됐으며,청구인의 인용률은 2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접수 647건,확정 616건,인용 33건,인용률 5.3%와 2000년 접수 286건,확정 258건,인용 16건,인용률 6.2%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지난해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접수된 청구건수는 5065건으로 이중 1660건이 인용돼 인용률이 32%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00년 30.4%,99년 33%를 기록,광역 자치단체에 비해 인용률이 높았다. 행자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행정기관에 요구하는 수준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행정기관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들어 행정처분에 대한 주민들의 이의제기가 심해지고 법원도 행정의 책임을 강조한 판결을 내리는 추세여서 지자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사법시험 출제·채점 시스템 개선 보람”

    “3년 6개월이나 끌어온 재판이 힘들었지만 사법시험 출제 시스템과 채점방식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99년 제41회 사법시험 1차에 응시했다가 0.5점 차이로 낙방한 뒤 불합격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김규식(34)씨는 지난 8일 대법원으로부터 사실상 승소판결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대법원은 1차시험 문제 가운데 4개 문항에 대해 복수 정답을 인정하는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아직 최종 확정 판결이 나지는 않았지만 김씨와 함께 소송을 낸 20여명을 포함해 상당수의 응시자들에게 구제의 길이 열렸다. 원고 대표를 맡았던 김씨는 ‘시험에 떨어졌으면 부끄러운 줄 알고 공부나 해야지 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느냐.’는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를 비롯한 응시생들의 문제 제기로 정부는 2000년 제42회 시험부터 정답가안을 발표하고 이의제기를 받는 절차를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했다.김씨는 “이번 경험을 교훈삼아 사회의 약자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행동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항소심과 상고심의 무료변론을 맡은 이영준(李英俊) 변호사는 “인생에서 1,2년 늦은 것에 주눅들지 말고 공부에 전념해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법무부는 대법원의 판결로 복수 정답이 확정된 민법 35번 문제에 대해서는 곧 다시 채점을 하기로 했다.대법원이 복수 정답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파기 환송한 헌법 2번과 민법 2번,민법 25번 등 3문제는 확정판결이 내려지는 대로 재채점을 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 뿐 아니라 이들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수험생들의 답안을 재채점을 한 뒤 채점 결과 합격점을 넘은 수험생은 2003년과 2004년 2차 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줄 방침”이라면서 “파기 환송된 3문제까지 모두 복수 정답이 확정된다면 100여명 정도가 합격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
  • 의문사委가 밝힌 인혁당 재건위 사건 조작 전모/ 유신 ‘공작살인’ 국가서 첫 인정

    의문사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발표 내용을 수사부터 재판까지 부문별로 간추린다. ◆조직결성의 증거 유·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차 인혁당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결성과 관련한 증거가 없다.트랜지스터 라디오,공식 출판 서적,학생들 선언문,민주수호국민협의회 관련 자료 등이 있을 뿐 강령,규약,조직문서,감청 기록 등 지하당 결성과 관련된 물증이 없다.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가한 고문의 실상- 중정 수사관들과 중정에 파견된 경북도경 등의 경찰관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타,몽둥이(야전침대봉 등)찜질,통닭구이고문,물고문,전기고문 등의 고문을 자행했다고 당시 서울구치소 교도관들은 증언했다. 서울시경 소속 경찰 전○○는 국방색의 야전용 전화기로 피의자를 전기고문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경북도경 경찰 이○○은 물고문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지하 보일러실은 고문을 하는 장소라고 진술했다. ◆각본에 의한 수사-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중정에서 갑작스럽게 조사했다.당시에 중정간부가 1차 인혁당 관련 기록을 보고 있었으며 중정에서 짜놓은 각본에 맞춰 조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팀장인 윤○○이 수사관들에게 “물건(조직사건)을 만들라.”고 지시한 일도 있다고 진술했다. ◆고문을 통한 피의자 자백 강요- 수사관 이○○,신○○는 중정의 지시가 사실관계 및 상식과 어긋나는 것이 많이 있었지만 윤○○이 지시하면 무조건 조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피의자들이 처음에는 혐의사실을 부인하더라도 중정 수사팀이 고문을 한차례 하면 그 다음에는 별다른 저항 없이 시인조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관 조사 때 중정 수사관이 참여- 피의자들을 고문 당시 수사관들,검찰서기,피의자들은 검찰관 조사 과정에 중정의 수사관들이 수시로 입회하였으며 “혐의를 부인하면 6국 지하보일러실로 끌려나가 고문을 당하였고 검사가 물으면 예라고 답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서울시경 소속 경찰 나○○은 “대구팀이 중정에서 검찰관과 같이 조사를 한 것은 중정에 있었던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고,그 목적은 혐의사실을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공판조서 허위 작성- 재판을 지켜본 변호사들 교도관들,피고인의 가족들은 공판기록에 나타난 허위기재 사실은 크게 두 가지라고 입을 모은다.첫째는 부인한 혐의 사실을 정반대로 기록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법적인 고문 수사에 항의하는 발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것이다. ◆위법한 재판과정- 변호인들이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결정적인 증언을 해줄 증언자를 재판부에 신청을 해도 재판부에서 받아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더구나 피고인들이 고문당한 사실을 증언하면 재판부에서 막는 경우도 있었다.임구호 피고인의 경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난 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 검찰관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하기까지 했다.피고인 가족도 방청이 한 피고당 1인으로 제한됐으며 기자들도 방청이 제한되어 보도하지 못했다. ◆전격적인 사형집행-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형수들의 형 집행은 1975년 4월8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다음 날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의해서 새벽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최소한 몇개월,길면 2∼3년 지난뒤 집행된다. ◆유언의 허위작성- 사형수들은 사형장에서 최후진술을 할 수 있고 사형집행명령부 비고란에 기록된다.그런데 사형집행명령부에는 도예종이 “조국이 하루 속히 적화통일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고 기록돼 있고 8명의 비고란 가장 아래에는 모두 종교의식을 거부한다고 기록돼 있다.그러나 당시에 사형 장면을 목격했던 교도관 김○○은 도예종이 “통일을 못 보고 죽는 것이 억울하다.”는 단 한마디만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과정 이모저모/ 18개월간 400명 진술받아 조작 관여자 “시키는 대로”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지난 75년 옥중에서 병을 얻어 사망한 장석구씨 사건을 직권 조사하기로 지난해 3월 결정한 뒤 1년6개월에 걸쳐 수사와 재판에 관여했던 400여명의 진술을 들었다.이 가운데 120여명은 정식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이 현직에서 퇴직한 상태였으며 치매로 조사가 어려운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인들은 고문과 사건 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규명위측이 유족과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추궁을 하자 조금씩 사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규명위 조사관들은 당시 중앙정보부에 파견돼 수사에 나섰던 경북도경 소속 경찰관들은 대체로 고문과 강압수사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정 직원과 간부들은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거나 “중정은 경찰 수사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파견 경찰관과 중정 직원간의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규명위 관계자는 “경찰관 중에는 ‘공은 중정이 가로채고 나중에 문제될 일은 경찰에 떠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한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심지어 중정 간부들이 헌병을 동원해 반발하는 경찰관을 감금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검찰 관계자들도 책임을 부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규명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검찰 수사관들이 ‘우리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상부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뺌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빨리 사건을 끝내주는 것이 피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사형 당할 수 있는 중대한 혐의사실도 너무 쉽게 시인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당시 재판부 판사들은 현재 해외에 체류중이거나 소재 파악이 안 돼 규명위로서도 접촉이 쉽지 않았다. 규명위 관계자는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진술을 요청해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거나 ‘협조는 하겠으나 조서에는 남기지 말아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 ■재심 어떻게 - 최초 판결 법원 다시 재판 시작 재심은 법원에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서 사실 오인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원심의 판결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거나 새로운 사유가 생겼을 때 구제받는 비상절차로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법 판단의 안정을 위해 그 요건을 엄격히 한정하고 있다. 재심청구 신청서가 제출되면 재심 사유가 있는 심급의 법원이 심리에 착수,사건 관련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1974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 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4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다음날 곧바로 사형이 집행된 제2차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자 8명의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최초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부터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1심인 보통군사법원을 거쳐 2심인 고등군사법원과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형이 집행된 만큼 재심 판단은 군사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인혁당 조종받는 민청학련 정부전복기도””/사형선고 20시간만에 핵심8명 전격 형집행 유신시절인 1974년 정부가 발표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제2차 인혁당사건으로도 불린다. 도예종씨 등 23명이 인혁당 재건위를 결성한 뒤 북한의 지령을 받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을 배후 조종,정부 전복을 기도했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 내용이었다.당시 구속기소된 23명 가운데 75년 4월 대법원에서 8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20시간 만에 가족들도 모르게 형이 집행됐다.나머지 15명도 무기징역에서 징역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일부는 수사 도중 구속정지 등으로 풀려났으며,구속기소된 인사 가운데 현재 9명이 생존해 있다. 민청학련 사건은 73년 8월 김대중(金大中) 납치사건을 계기로 반유신 체제운동이 가속화되자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민주인사와 학생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당시 박 대통령은 “반체제운동을 조사한 결과,민청학련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확증을 포착했다.”고 발표하면서 긴급조치 제4호를 발동,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집단행동을 일체 금지시켰고,위반자를 잡아들였다. 앞서 64년 8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이 사주한 대규모 지하조직에 의해 국가 전복기도가 있었다.”고 발표한 사건이 제1차 인혁당 사건이다.그러나 인권단체에 의해 고문사실이 알려지고 담당 검사들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13명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세영기자
  • [사설] 인혁당 사건 진상 재조사하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 중간 발표 결과를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역사 앞에 엄숙하게 서야 함을 느낀다.역사는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위대한 힘이 있다.그래서 역사가 무서운 것이다.여야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진상규명위 활동을 계속하도록 뒷받침하고 권한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규명위에 따르면 인혁당 사건은 애초부터 실체가 불분명했다.1964년 8월 중앙정보부는 대학생들의 한일회담 반대 데모가 커지자 인민혁명당이 북한 중앙당의 지령을 받아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발표했으나,재판 과정에서 일부에만 실형을 선고했을 뿐이었다. 74년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철저하게 조작됐다.박정희 정권은 유신체제후 긴급조치를 발동해 민청학련 소속 1024명을 검거하는 한편 인혁당 재건위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조종한 것으로 만들었다.이 과정에서 중앙정보부는 각종 고문에 의한 증거 조작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당시 사형을 선고받은 8명이 대법원의 확정판결 뒤 불과 20시간만에 전격적으로 집행된 점에서도 용공조작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그 때문에 국내외로부터 ‘사법살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과거 암울했던 시대에 인혁당 관련자들이 무참하게 인권을 침해당하며 숨지거나 옥살이를 했다는 것은 분명하게 밝혀졌다.그러나 그 진상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다.어찌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74년 이후 28년간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과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어려움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정부는 이제인혁당 사건을 재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그리고 억울하게 숨진 원혼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한다.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들은 진실 규명에 최대한 협조해야 하며,인혁당 사건에 대한 재심의 길도 열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인혁당 사건처럼 공권력에 의한 용공조작 및 심대한 인권침해 사건의 경우,과연 공소시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반인륜적 인권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문제도 공론화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 확정판결 난 사건 또 기소 ‘정신나간 검찰’

    전주지검이 서울지검에 이송한 도로교통법 위반혐의 사건을 뒤늦게 다시 기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전주지법 형사3단독 박형준 판사는 지난 12일 김모(35·고물상·전주시 서신동)씨에 대한 도로교통법위반혐의의 선고공판에서 면소판결을 내렸다. 박 판사는 “김씨가 지난해 11월 이미 서울지법에서 도로교통법위반과 폭력혐의로 징역 2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은 점이 인정된 만큼 도로교통법위반 혐의에 대한 별도의 소를 각하했다.”고 판시했다. 발단은 지난해 7월 전북 임실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 적발된 김씨 수사를 맡은 전주지검이 김씨가 때마침 서울지검에서 폭력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건을 서울지검의 폭행사건과 병합시켜 재판받도록 하면서 비롯됐다.김씨는 서울지법으로부터 같은해 11월 징역 2개월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전주지검은 김씨 사건을 서울지검에 이송하고서도 이같은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김씨를 추가로 전주지법에 기소했다.이 사실을 안 김씨는 법정에 이의를 제기,이같은 면소판결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사내부부 사직강요 부당”대법 판결…유사소송 잇따를듯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 경영난으로 회사가 사내(社內)부부 가운데 한 명에게 사직을 강요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첫 확정판결이 나와 유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柳志潭 대법관)는 30일 김모(34·여)씨 등 A보험사 전직직원 4명이 ‘회사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사표를 썼다.’며 회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청구소송에서 피고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의 중간 관리자들이 원고들에게 반복적으로 퇴직을 권유하거나 종용함에 따라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의원면직의 외형만 갖추고 있을 뿐 실제로는 회사에 의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이어 “원고들에 대해 정당한 해고 사유나 징계 절차가 없었고,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도 못했으므로 부당해고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법원 관계자는 “사내부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첫 사례지만 이 회사의 해고 회피 노력과 해고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부당해고라고 판단한것일 뿐 원고들이 사내부부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30년만에 ‘뿌리’ 찾은 라이따이한

    “아버지가 지어주신 한국 이름을 이제야 호적에 올릴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산업연수생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을 찾은 레반탄렌(31·한국명 이남섭)은 26일 한국인 아버지의 친생자임을 인정해 달라며 국내 법원에 낸 소송에서 승소,아버지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서울가정법원 가사4단독 김필곤(金泌坤) 판사는 이날 레반탄렌이 아버지 이모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 인지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레반탄렌은 지난 72년 베트남 호치민에서 자동차수리사로 일하던 아버지 이모(당시 38세)씨와 베트남 어머니(당시 24세)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따이한(베트남 한인 2세)’이다.지난 74년 월남이 패망하면서 아버지는 가족을 남겨두고 호주로 떠났다.레반탄렌은 지난 98년 자신과 어머니를 찾아나선 아버지 이씨와 처음으로 상봉했다.그는 올해 1월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을 방문했고,소송에서 이겨 한국 이름 ‘이남섭’을 되찾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됐다. 레반탄렌과 같이 최근 뿌리를 찾으려는 ‘라이따이한’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현재라이따이한은 모두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지난해 처음으로 친생자 소송을 제기,인천지법 항소심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김모씨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투표권도 행사하고 있다. 레반탄렌은 “재산상속이나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아버지의 나라에서 한국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장갑차사건과 SOFA/기고/SOFA개정 발등의 불

    지난 10일,두 여중생이 미군 궤도차량에 압사당한 사건에 대해 법무부가 주한미군당국에 1차적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했다.1966년 주한미군지위협정이 체결된 이래 처음이다. 그런데 책임자로 고소된 캠프 하우즈 부대장은 이미 출국했고,더구나 미군당국으로부터는 은근히 형사재판권 포기 관례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삼 그간의 형사재판권 포기 관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미군당국은 매년 수백건의 공무외 범죄에 대해 주한미군지위협정상 형사재판권 포기 조항에 따라 한국 정부에 재판권 포기를 요청했고,한국 정부는 이를 호의적으로 고려해 재판권을 포기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의 형사재판관할권 행사율은 1999년에 3.7%이다.이 해에 재판권이 포기된 511건의 처리결과를 보면,한국의 호의적 고려가 미군 범죄자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었는지가 분명하다.교통사범 395명은 입건도 되지 않았고, 폭력,절도범 등은 240명이 견책·주의,14명이 사역·금족,6명이 급료 몰수,2 8명이 강등,4명이 불명예제대 조치됐다. 미군사법원에기소돼 형사처벌된 사건은 단 1건도 없었다.이것이 미군당국이 미군의 규율 유지를 위하여 취한 조치이다.공무외 범죄에 대한 한국의 형사 재판권 포기는 수십년 동안 변함없는 관례였고,미국은 미군범죄자들을 감싸고 도는데 이 조항을 이용해 왔다. 사실 형사재판권을 포기하라는 한국의 요구는,협정을 호혜적으로 적용하자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아니다. 그간 한국이 미군당국에 보여준 호의적 고려의 실상을 상기하면,미군당국은 협정의 형사재판권 포기조항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을 시인하고,이 사건에 대해 마땅히 1차적 형사재판권을 포기해야 한다. 다시 이 사건을 돌아보면 주한미군지위협정의 문제점이 뚜렷하다.미군들은 한국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경찰은 사고 운전병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한국측이 공무중 범죄인지 여부와 그 중요성 등을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서라도,최소한 재판권행사 문제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한국측이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 공무중 사건이라면 무조건 수사할 엄두도 내지 않는 수사기관의 관행도 문제이지만,차제에 미군범죄에 관해 한국측이 즉시 초동수사를 벌이고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 근거규정을 마련하여야 한다. 주한미군지위협정 중 미군범죄자의 신병인도 관련 조항이 2001년 어렵사리 개정됐으나,미군당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어서,한국 정부는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사고 운전병 등을 구금할 수도 없다. 나토 협정이 이러한 제한을 두지 않고 기소시 구금이 가능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협정은 또 미군피고인이 무죄판결을 받거나 항소하지 않을 경우 검사는 항소할 수 없고,미군피고인은 1심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받지 않는다고 정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형사법과 다른 체계를 가진 미국법에 따른 것으로,우리와 법체계가 유사한 독일과 일본 협정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더구나 미국 정부 대표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의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거나 미국 군대의 위신에 합당하는 조건이 아니면 재판을 거부할 수 있다는 등의 불평등한 조항들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은 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의 재개정은 더 이상 미뤄둘 문제가 아니다.열 네살 두 아이들에게 일어난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정희 변호사
  • 주병진씨 무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邊在承 대법관)는 12일 술자리에 합석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기소된 개그맨 주병진(43) 피고인에 대한 상고심에서 1·2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공소기각 확정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강간치상죄 공소사실 가운데 상해죄에 대해서는 무죄가 입증됐고 강간죄에 대해서만 심리하게 되는데,친고죄인 강간은 피해자가 재판 전에 이미 고소를 취하했으므로 검찰의 공소제기는 무효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이 강간죄에 대해 범행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해서는 안되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의 공소를 기각해야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강간치상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고 상해를 가했다는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혀 원심의 무죄판결 내용을 인정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학교상대 4년재판 승소 ‘집념의 父情’ 이동진씨/””왕따 피해 아들 정신병자로 몰아, 사건은폐 학교도 공범””

    왕따당한 학생의 개인 인적사항을 공표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尹載植 대법관)는 7일 집단 따돌림(일명 ‘왕따’)당한 학생의 일기장과 학생지도기록부 등 자료를 묶어 학부모·언론기관·사회단체등에 배포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대전 대덕고 교사 H씨와 학부모 B씨 등 5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100만∼300만원의 벌금형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교사 등이 피해 학생측의 고소 및 진정 등으로 명예가 실추되고 형사처벌을 받을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게 피해학생이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피해의식을 느껴 ‘왕따’주장을 한 것처럼 자료를 만들고 배포한 것은 명예훼손 행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교내 집단 괴롭힘에 대한 학교당국의 책임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은 아들 문제를 계기로 학교현장의 비인간화·폭력화를 고치겠다는 이동진(54·서울 노원구 중계동)씨의 집념이었다. “정말 그만두고 싶었고 아이 말처럼 이민을 떠나고 싶었던 때도 많았습니다.” 이씨는 그러나 “가해 학생도 따지고 보면 비인간화된 교육현실과 ‘남을 짓밟아야 내가 산다.’는 입시경쟁의 피해자이고,결국 이는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 중도에서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아들의 집단 괴롭힘을 안 것은 98년 8월.이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복잡하고,가족의 삶이 뒤틀어질 것으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대전 대덕단지 내 모 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그는 학교로 찾아가 담임교사에게 아들의 일기장을 전하며 문제해결을 부탁했다.담임교사는 일기장에 나타난 가해학생들로부터 반성문을 받았고,반성문은 일기장의 내용과 거의 같다는 것이 확인됐다.서로 반성과 화해를 하면 끝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며칠 뒤 학교당국이 가해 학생에게 벌을 주는 대신 피해학생을 ‘문제아’‘정신병자’라고 몰고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였다.학교측은 나아가 가해 학생의 부모들을 선동해 “아이들을 벌받게 내버려둘 수 없는 일”이라며 문제를 왜곡했다.학교에서는 일기장·중학교 생활기록카드 등 이군에게 불리한 자료를 배포했고,가해 학생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에게 허위진술서를 쓰게 했다. 학교와 가해 부모들의 폭력은 진저리나도록 집요했다.시민단체를 찾아가 이씨 가족을 돕지 말 것을 요청했고,이를 소재로 한 KBS 드라마 ‘학교’가 방송되자 KBS 사이트와 대덕고 사이트에 실명으로 이씨 가족을 비방하고 욕설과 저주를 올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씨는 사건을 왜곡·날조한 교사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결국 2000년과 2001년,연거푸 대전시교육청 대상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될 정도로 이 사건은 사회적 주목을 받았고 그후 교육현장에는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한 다양한 대책이 나오게 됐다. 그러나 당시 사건 왜곡에 앞장섰던 교장과 교사는 승진했고,훈장까지 받았다. 반면 이씨의 아들은 지난해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했지만 아직도 대인공포증을 앓고 있다.고등학교 시절을연상시키는 일이 있으면 불안증세를 보이며 ‘이민가자.’란 말이 입버릇처럼 나온다.이씨는 아들 때문에 직장도 그만둬야 했고 그후 교통사고를 당해 지팡이로 걸어야 했다. “대부분의 교사는 훌륭하다고 믿습니다.그러나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제자에게 폭력을 가한 당시 교사들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씨는 “아직 학교현장에서 집단 따돌림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교사와 학교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정가 재보선 채비/한나라-민주당

    각 정당은 연말 대선의 전초전격인 8·8재·보궐선거에 대비,24일 당을 본격적 선거체제로 전환했다.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주요 정당은 공천 확정을 앞두고 승부처인 수도권과 취약지역의 재보선 대상 지역구에서 심각한 인물난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 필승후보 ‘모시기' 안간힘 8·8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필승카드’찾기에 부심하고 있다.당 지도부는 6·13지방선거의 여세를 8·8재보선으로 이어 대세론을 굳힌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상대를 확실히 제압할 인물을 쉽사리 찾지 못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24일 8·8재보선이 실시될 10개 선거구 가운데 전북 군산을 제외한 9개 지역의 공천신청자 3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약 4대1의 경쟁률로,경남 마산합포는 무려 14명이,경기 하남은 8명이 몰렸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들 가운데 확실한 ‘승부사’가 없어 고민이다.이에따라 공천신청 마감을 25일까지 이틀이나 연장하며 이름있는 인사들을 적극 물색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재보선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서울 종로에는 박계동(朴啓東) 전 의원과 박진(朴振) 대통령후보특보가 검토되고 있다.이철(李哲) 전 민주당 의원도 강력한 출마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나,신변문제로 공천여부는 미지수다. 서울 영등포을에는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이 검토되고 있고 경기 광명에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전국구인 전재희(全在姬) 의원을 내세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밖에 심재륜 전 대전고검장과 이용호게이트 특별검사를 지낸 차정일(車正一) 변호사,탤런트 유인촌씨 등도 영입이 추진되고 있거나 대상에 올라 있다. 진경호기자 jade@ ■민주당-인물·조직·자금난 ‘가시밭' 민주당은 24일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을 8·8재보선대책 특대위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재보선체제’를 본격 가동했다.하지만 인물난,자금난,조직난이라는 ‘3난(難)’에다 반(反)민주당정서도 여전해 험난한 선거전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내달 22∼23일 후보자 등록을 위해선 늦어도 7월10일까지는 후보자선정이 이뤄져야 한다.김근태 재보선 특별대책기구위원장은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측근은 공천에서 배제키로 노 후보와 합의했다.”며 “외부인사 영입도 중요하지만 신뢰성과 당선가능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공천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선 인물난이 심각하다.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자 이번 재보선의 승패가 걸린 수도권에 당안팎 인사들이 출마를 기피하고 있다.민주당에서 공을 들인 이정우 변호사,손석희 앵커,최열 환경운동연합대표,벤처기업인 안철수씨 등이 고사 의사를 통보했거나 난색을 표하고 있다.이중 손석희씨는 24일 오전 본인이 진행하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특정 정당으로부터 어떤 제의를 받은 적도 없으며 설혹 제의가 온다 하더라도 정치권에 진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조직난도 간단치 않다.특히 수도권 하부조직을 이끌 기초단체장,그리고 광역 및 기초 의원 등이 지방선거에서 초토화돼 짧은 기간내에 조직재건이 어렵다는 관측이다.자금난은 더욱 어려운 상태라고 알려졌다.일부 당직자들에게 봉급을 제대로 못 줄 정도로 각 정당이 총력전을 펼칠 재보선에 지급할 자금이 바닥상태라는 것이다. 이춘규기자 taein@ ■서청원대표의 고민- YS·李 가교 자임 현철 처리 골머리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사진) 대표는 지난 5월10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얼굴’로 나선 이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대조적으로 비쳐지면서 ‘역시 서 대표’라는 찬사와 함께 ‘표정관리 좀 하고 다니라.’는 주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런 서 대표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8·8재보선을 앞두고 대두된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공천(경남 마산·합포)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취임 초만 해도 YS와 이회창(李會昌) 대선 후보간의 가교 역할을 자임했지만 현철씨 출마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이 나빠지면서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서 대표체제의 ‘순항’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 견제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기도 했다.대통령선거대책위 구성과 관련,서 대표 이외에 또 다른 인물을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워 ‘투톱 체제’로 가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그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한화갑대표의 고민- DJ 차별화 ‘총대' 당내 압력에 곤혹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임을 자처하고 있는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사진) 대표가 김 대통령을 공격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당내 쇄신그룹으로부터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 등 DJ와의 차별화에 한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도 한 대표가 ‘총대’를 메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한 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DJ와 차별화’ 주장과 관련,“당원들의 의견을 수렴,월드컵이 끝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공개로 얘기할 게 있고 비공개로 할 게 있지….”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김홍일 의원 탈당은 본인의 문제로 당에서 말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보탬이 안되며,아태재단도 이미 개인재산이 아니라 공익법인인데 사회환원이 말이 되는가.”라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DJ에 대한 직접적 공격보다는 결국 제도적 부패방지책 천명 등 간접적 차별화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그러나 한편에서는 한 대표가 막후에서 김홍일 의원 탈당 등을 종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
  • 한나라, 국회 과반의석 확보

    민주당 박용호(朴容琥·인천서-강화을) 의원이 지난 2000년 4·13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14일 대법원에서 당선무효 확정판결을 받음에 따라 한나라당이 자동으로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박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국회 재적의석은 총 263석으로 줄었고,이에 따라 소속의원 132명의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앞서 민주당은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김민석(金民錫)·박광태(朴光泰)·강현욱(姜賢旭) 의원의 사퇴로 112석으로 줄었고,한나라당에서는 손학규(孫鶴圭) 의원이 사퇴했다. 이지운기자 jj@
  • 6.13선택/정치권 향후 일정/8·8재보선 10여곳 재충돌

    6·13 지방선거가 끝남에 따라 오는 8월8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재보선이 실시될 지역은 14일 현재 서울 영등포와 금천 등 10곳이지만 현역의원 중 선거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의원이 4명이나 돼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야 후보 누가 뛰나 영등포을의 경우 한나라당은 정병원(丁炳元) 위원장과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일각에서는 심재륜(沈在淪) 변호사 영입설도 제기되고 있으나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민주당은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과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천은 한나라당 이우재(李佑宰) 전 의원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고,민주당에서는 김상현(金相賢) 상임고문과 최영식(崔泳植) 당 법률구조단장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기 광명은 민주당에서 남궁진(南宮鎭) 문화부 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또 안성은 한나라당 이해구(李海龜) 전 의원이 설욕전을 고대하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고(故) 심규섭(沈奎燮) 전 의원의 부인 김선미씨가 조직을 정비하고 있으며,임창열(林昌烈) 경기지사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남은 한나라당에서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사위인 윤상현(尹相炫)씨와 이충범(李忠範)변호사가 거론된다.민주당은 손영채(孫泳彩) 지구당위원장이 지난 2월 하남시장을 사퇴한 뒤 지역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문학진(文學振) 광주지구당위원장도 관심을 두고 있다. 전북 군산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직을 사퇴하며 출사표를 던진 강봉균(康奉均) 전 재경부장관과 엄대우(嚴大羽)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광주 북갑은 지대섭(池大燮) 박석무(朴錫武) 전의원,유종필(柳鍾珌) 노무현 후보공보특보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에서는 이기택(李基澤) 전 의원의 거취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며,민주당에서는 김운환(金^^桓) 전 의원의 옥중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마산 합포의 경우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가 나름대로 뜻을 두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큰 가운데 손주환(孫柱煥) 전 의원과 김우석(金佑錫) 전 건교부장관도 거론된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단체장 5명중 1명 사법처리

    민선 2기 자치단체장 가운데 5명 중 1명이 뇌물수수나 선거법위반 등으로 사법처리가 확정됐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98년 4·13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자치단체장으로 재직중인 248명의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중 이날 현재 51명(20.5%)이 형이 확정됐거나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중 사법처리가 확정된 41명 가운데 광역자치단체장은 1명이며 나머지 40명은 모두 기초자치단체장이었다. 확정판결을 받은 41건의 사법처리 유형으로는 ▲선거법 위반 19건 ▲뇌물수수 17건 ▲정치자금법 위반 2건 ▲배임 1건 ▲뇌물공여 1건 ▲국가보안법 위반 1건 등이다.현재 사법처리가 진행중인 10건을 유형별로 볼 때 ▲뇌물수수 8건 ▲선거법 위반 1건 ▲알선수재 1건 등이다. 김용수기자
  • 院구성 못한채 개원 54주년 기념식, 정치권 움직임

    16대 국회 후반기 원(院)을 구성해야 하는 법정시한을 넘기고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와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31일 원 구성 협상을 했지만,기존 입장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다시 협의하기로 했지만,지방선거 전에 원 구성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열린 국회개원 54주년 기념식에서는,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이 기념사를 하는 ‘식물국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이 전 의장은 “법정기일이 지났지만 후반기 원 구성을 못해 국민과 선배 의원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당리당략과 기싸움으로 원 구성을 못한 것은 국회가 스스로 법을 어기는 것으로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구성 협상과는 별개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언제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자민련에서 탈당한 함석재(咸錫宰) 의원이 지난 30일 한나라당에 입당해 한나라당 의석은 132석으로 재적의원 264석중 단 한석만 부족하다.5월말 현재 의석분포는 민주당 112석,자민련 14석,기타 6석이다.민주당과 자민련은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자,비상이 걸려있는 상태다. ‘6·13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이 과반수 확보를 할 수 있느냐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자민련이 충청권 수성(守城)에 실패하면 자민련 의원중 추가로 탈당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벌써부터 자민련을 떠날 가능성이 있는 일부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당의 비호남권 의원들이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의 과반수 확보는 이르면 이달 내에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직후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미니 총선거로 불리는 ‘8·8재·보선’에서 과반수를 노려야 한다.광역단체장에 출마,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서울 영등포을),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경기 광명)후보의 지역구를 포함해 최소한 9곳에서 재·보선이 치러진다.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 이상을 선고받고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5곳 모두 7월초까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재·보선지역은 최대 14곳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는 시간문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지만,민주당과 자민련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팔장만 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지방선거는 연말의 대선과 맞물려 있기도 하지만,이처럼 정계개편과도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곽태헌기자 tiger@
  • ‘청소년 성매매’675명 9월 공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675명의 3차 명단이오는 9월 공개된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23일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1244명에 대한 심사를 벌여 이 가운데 675명의 이름(한자병기)과 나이,생년월일,직업,주소,범죄사실 등을 위원회 인터넷홈페이지(www.youth.go.kr)와 관보,정부중앙청사 및 전국 16개 시·도 게시판 등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2차 신상공개 때의 443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지난해 8월 1차 공개의 6배에 달한다.위원회는 이에 대해 “범죄 발생빈도의 증가도 원인이지만 2차 공개분에서 이월된 사람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차 명단에는 특히 교수,의사,약사,언론인,예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12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공개 대상자들의 범죄유형은 강간과 성매수·강제추행이 84% 이상을 차지했고,연령별로는 30대가 34.8%로 가장 많았으며,직업별로는 무직이 많았다. 위원회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는 범죄예방차원의 다각적인 대책이필요하고 성범죄 피해자의 재활을 돕는 제도적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청소년 성폭력범죄 친고죄적용 배제,청소년 성매매 사실 보호자 통지제도 도입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작업을 올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
  • 前제일銀임원 10억배상 판결

    은행 임원진이 잘못된 판단으로 부실기업에 대출해줘 은행에 손해를 입혔다면 주주와 은행에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趙武濟 대법관)는 24일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줘 손해를 봤다며 제일은행이 이철수(李喆洙) 전 은행장 등 전직 임원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10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은행 이사는 대출을 결정할 때 상대 회사의 신용,회수 가능성,담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함에도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전망이 불투명한 한보철강에 장기간 거액을 대출한 것은 이사의 임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은행은 일반 주식회사와는 달리 예금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금융시장의 안정 및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만큼 은행 이사는 은행의 이같은 공공적 성격을감안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은행 소액주주 56명은 지난 97년 6월 “제일은행측이한보그룹에 대한대출심사를 소홀히 해 은행이 2713억원의 손해를 본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며 400억원의 주주대표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으며,이후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소각되면서 원고로서의 자격이 없어지자 2심에서는 은행측이 배상액을 10억원으로 줄이는 조건으로 원고 공동소송참가인으로 참가,승소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회사 이익을 해친 경영진의 책임을 추궁하는 견제장치로,소송에서 승소하면 배상금이 회사로 귀속되는 공익적인 성격의 소송이다. 장택동기자
  • [정부 이런일도 합니다] 청소년보호위 올 이색예산

    ‘연기 없고,술 안 먹는 학교 실현’ 국무총리 소속 청소년보호원회는 올해 시책 중 청소년에게 ‘담배와 술은 마약’이란 인식을 심는 사업을 주요 시책으로 정해 추진 중이다. 사회의 개방화가 청소년의 술·담배를 부추기고,이로 인해 건강 손상과 함께 마약·폭력에 노출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금연시책은 지난해에 이은 사업이고,금주시책은 올해 처음 시작했다. [금연 및 금주사업] 모두 3억 92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사업 특성상 대부분이 홍보예산으로 짜였다. 금연시책에는 5400만원이 투입된다.목표는 현재 28.7%에이르는 청소년의 흡연율을 해마다 2%씩 줄여 5년 후 18.7%로 낮추는 것이다.고교생의 경우 지난해 이 시책을 도입한이후 지금까지 3%가 줄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청소년보호위는 이에 따라 올해 청소년이 흡연에 노출된 PC방과 만화방, 노래방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키로 하고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또지난해 지정한 흡연예방 시범학교(101개)를 대상으로 6월과 11월에 흡연 실태를 조사,발표한다. 청소년보호위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주일 신드롬’과함께 불어닥친 금연열풍이 시책을 펴나가는 데 ‘순풍 역할’을 하고 있어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주시책으로는 1억원을 편성,기초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60.2%인 청소년의 음주율을 올해 5% 낮출 계획이다.이를위해 이달부터 음주예방 태스크 포스를 운영 중이고,교재및 자가진단법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홍보예산은 상대적으로 많은 2억 3000만원을 책정해 놓고있다. 금주 및 금연운동의 성공은 청소년들의 의식변화에있기 때문이다.10월 말에는 서울 난지도 생태공원에서 학부모·교사·학생 등 5000명이 참가하는 ‘청소년보호 마라톤대회’를 갖는다.‘음주·흡연예방 사이버 네트워크’도 올해 안에 구축하기로 했다. [성폭력 예방] 지난해 8월에 첫 발표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올해는 두차례 발표한다.19일에는 지난해1∼6월에 형 확정판결을 받은 824명 중 44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연말쯤 신상공개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할 계획을 갖고 있다.또 음란 청소년의선도와 사회복귀를 돕는 ‘성범죄 피해청소년 보호시설’을 시·도에 1∼2개씩 운영할 방침이다. 음란 등 유해 사이트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피해청소년지원센터’(가칭) 운영을 준비 중이고,청소년보호위가 그동안 준비한 ‘청소년사이버문화종합대책(안)’도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추진되고 있어 올해에 법안이마련될 전망이다. 정기홍기자 hong@
  • [세기의 게이트] (2)록히드 뇌물 사건

    [도쿄 황성기특파원] “아,그런가….” 1976년 7월 도쿄지검 특수부 조사실에 체포돼 온 일본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가 고개를 떨구면서 내뱉은 첫 마디다. “전 총리가 총리 시절 비리로 체포되기는 사상 처음”이라는 담당 검사의 말에 거물 정치인은 이 짤막한 한마디로응대했다.일본 전후 최대의 스캔들인 ‘록히드 사건’의서막이었다. 희대의 록히드 사건은 공교롭게도 ‘워터게이트’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물러난지 2년 뒤인 1976년 2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다국적기업 소위의 공청회에서 시작됐다. 미 항공기 제작사인 록히드의 회계담당자가 신형 ‘트라이스타-L1011형’의 판촉을 위해 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에 총액 1600만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관련국이 이 증언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과 동시에도쿄지검 특수부도 경시청,도쿄국세국과 공동으로 수사에들어갔다.일본 검찰은 수사 개시 6개월 만에 다나카 전 총리가 록히드로부터 5억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이는 일본을 주무르던 자민당최대 계파 회장인 거물 정치인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것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다나카 전 총리가 총리 재직 중이던 1972년 자택에서 일본 항공사인 젠니쿠(全日空)가 록히드 비행기를 선정,구입토록 운수상에게 지시했고 그 성공 보수로 현금 5억엔을 약속받았다는 점을 들어 그를 기소했다.이어 다나카 전 총리가 비서를 시켜 4차례에 걸쳐 5억엔을 록히드측으로부터 건네받았다는 점도 기소장에 적시하는 개가를 올렸다. 당시 검찰총장은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수사 개시’를선언했을 만큼 성역없는 수사는 착착 이뤄졌다.결국 정계에서 다나카 전 총리를 비롯해 현역 정치인 3명,마루베니(丸紅)와 젠니쿠 회장 등 대기업 간부 등 16명이 형사소추를 당했다. 다나카 전 총리는 1,2심에서 징역 4년,추징금 5억엔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수사 착수 6개월 만에 전직 총리 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실적을 올린 이 사건의 재판은 무려 19년을 끌었다.1995년 2월에서야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내려져 다나카 전 총리 등 11명에게 유죄가확정됐다.다나카 전 총리는 그러나 상고 중인 93년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일본 검찰은 ‘성역을 모르는 검찰’,‘정치적 중립을 견지하는 검찰’로서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확립하게 됐다.이같은 명성을 얻게 된 일본 검찰은 리크루트 사건(1988년) 등 정경유착의 사건을 파헤치는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다나카 전 총리는 사법적 단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기현상을 보였다.체포 당시 91명이던 자민당 내 다나카 파벌은 10년 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시절에는 140명의 대군단으로 커졌다.뿐만 아니라 재판이 진행 중인 형사피고인이라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파벌 정치의 배후에서 그의 입김에 따라 총리가 결정되는 ‘킹 메이커’ 역할을 지속하는 기묘한 정치적 영향력도 계속됐다. 또 총리를 지낸 정치 실력자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록히드가 일본 정계에 뿌린 로비자금이나 로비 내용의 전모를 밝혀내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건일지. ●1976.2.4 미 상원 외교위 다국적기업소위,록히드사의 일 고위관리들에 대한 뇌물 제공 폭로. ●2.24 일 검·경,수사 돌입●4.11 일 공산당 기관지,다나카 전 총리 관련 폭로. ●7.14 다나카,록히드 관계자 만난 사실 시인●7.27 다나카 구속●1983.10.12 1심서 다나카 유죄 판결. ●1993.12.16 다나카 사망●1996.2 유죄 판결 최종 확정. marry01@
  • 강정구교수 ‘직위해제’ 유보

    동국대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평양축전에서 ‘만경대 방명록’ 파문을 일으켜 구속기소됐던 강정구(姜禎求·56)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를 보류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사회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직위를 해제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라고 판단한것 같다.”면서 “확정판결 이후 강 교수의 거취를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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