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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류허 무역전쟁 논의… 2월말 북미·미중 연쇄회담 가능성

    트럼프·류허 무역전쟁 논의… 2월말 북미·미중 연쇄회담 가능성

    “류허, 베트남 인근 하이난서 회담 제안”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주목 G2 정상, 무역·北문제 원샷 담판할 수도 美, 셧다운 여파에 무역협상 성과 절실 中, 관세폭탄 현실화 우려에 확전 꺼려 트럼프 “시진핑 만나야 협상 마무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월말쯤 중국 휴양지 하이난(海南)성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0일 시한부’로 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3월 1일)뿐만 아니라, 2월 말로 예상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도 맞물린 시점이어서 북미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지 주목된다. 하이난은 북미정상회담의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베트남과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복수의 미 당국자들은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미·중 당국자들이 2월 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중은 30일에 이어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이어 가면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이 불공정 무역관행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그에 대한 이행·점검장치 마련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협상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진행되고 있으나 시진핑주석과 조만간 만나기 전까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미·중 협상단은 30일 오전부터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담판을 벌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온종일 이어진 협상에서도 핵심 의제를 두고 양국은 평행선을 달렸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고 전했다. 31일에도 이어진 이번 회담은 시한부 휴전 중인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경제적 피해를 본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도 경제성장률 하향 등 미국의 관세폭탄 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무역전쟁 확전을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 둘째 날인 31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 부총리를 만나는 만큼 중국의 통 큰 양보가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 신경보는 이날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번 회담을 중시하고 있으며 30일 첫 협상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구조적 해결책 마련에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다. 중국은 미국 제품 수입 확대 등 무역흑자 축소, 위안화 절상 등에는 적극적이지만 구조적 문제 해결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협상에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참여한 가운데 인민은행은 오는 13일 홍콩 채권시장에서 200억 위안(약 3조 3000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위안화 문제가 협상 의제에 포함된 만큼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유도 조치에 나선 것이다. 미 의회 양당 의원들은 30일 외국산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대통령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제자 “2015년 H교수, 강제 입맞춤·사과” 폭로하 교수 즉각 명예훼손 맞고소… 여과없이 보도커뮤니티·댓글선 피해자 겨냥 “꽃뱀” 마녀사냥인권위 “교수 지위 이용해 강제추행” 수사 의뢰檢 9개월 만에 기소… 학교측 ‘직위해제’ 처분만피해자, 무료 법률지원 다 소진… 소송비용 걱정첫 재판 앞둬… “지난한 싸움 했는데 이제 시작”“정의가 승리했다.” 지난 23일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징역 2년형 선고 소식을 듣고 내놓은 일성이다. 그는 수년 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음을 지난해 1월 29일 검찰 게시판을 통해 폭로했다.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법조계와 학계·문화계·종교계 등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고발자 대부분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도 시들해졌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3월 ‘H’가 하일지라는 유명 소설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뿐. 학생들은 유명인이자 교수인 피고인과의 법적 공방은 물론 2차 가해와도 싸우고 있다. 이들이 버텨낸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질까, 학내에서조차 잊힐까, 앞으로 기사로 다뤄줄까… 이 모든 게 사실 두려워요.” ‘동덕여대 H교수 제자 성추행 사건’은 2018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공방은 핑퐁 게임처럼 전개되며 매일 생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잇단 고소로 확전된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약 9개월 만인 지난달에야 경찰·검찰의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고 이제 겨우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피해자와 함께해 온 사람들은 학생 10여명으로 꾸려진 연대체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문아영 공동의장은 지난 시간이 “힘겨운 공방이 오간 지난한 싸움이었다”면서도 “그런데도 이제야 시작이라는 게 참…”이라며 한숨지었다. ●10여명 연대체 꾸려 대응… “관심 없어질까 불안” 사건의 단초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두고 벌어진 설전이었다. 지난해 3월 14일 동덕여대 익명 게시판에는 고발성 글이 하나 게시됐다. 이날 문예창작학과 수업에서 하 교수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씨와 관련해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면서 “피해자가 알고 보니 이혼녀더라.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소설)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인데 얘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하 교수의 말도 언급됐다. 하 교수의 발언은 교내에서 ‘미투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폭로는 이튿날 터져 나왔다. 이 대학 학생인 A씨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2015년 12월 H교수가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서 사과했다’며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A씨의 용기에 대한 지지가 잇따랐다. 교수의 대응은 빨랐다. 4일 만인 같은 달 19일 기자회견에 나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 자행되고 있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리고 피해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상습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여론은 변했다. 대중은 직접 카메라 앞에 서 제자와 주고받은 애정 어린 이메일을 공개한 하 교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당하니 고소까지 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언론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문 공동의장은 “피해자를 공격하는 가해자의 말을 여과 없이 받아 적은 데다 심지어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피해자에게 묻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취재 시도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때부터 A씨는 교수를 갈취하려 한 ‘꽃뱀’이 됐다. 비인격적 표현이 피해자와 그와 연대하는 학생들에게 쏟아졌다. 댓글창과 커뮤니티는 마녀사냥의 장이 됐다. 4월 20일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당국과 인권위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7월 가해 교수가 피해자를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도 지난 12월 피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7월 검찰총장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신문이 비대위를 통해 입수한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대학교수라는 업무관계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인 진정인에게 육체적, 성적 언동을 한 행위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피진정인의 키스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13일 하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한 반발에 피해자 숨기도… 일상 다 바쳐야 하는 싸움” 그러나 이 같은 진행 상황을 아는 사람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억은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과 고소, 그 어딘가에 멈춰 있었다. 학교도 적극적이지 않다. 해당 교수가 사임 의사를 표했지만 학교는 “사법당국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직위해제에서 처분을 멈췄다. 그 사이 가해는 계속됐다. 피해자를 꽃뱀으로 규정한 프레임 속에서 피해자는 고소당한 ‘가짜 미투자’로 낙인찍혔다. 한 시인은 공개적으로 하 교수를 ‘가짜 미투’의 피해자라고 옹호하며 피해자의 얼굴과 실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어려운 싸움 끝에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기소 처분을 받아냈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도 벗었다. 문 공동의장은 “그나마 이 사건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대학가의 다른 사건은 상황이 너무 어렵더라”면서 “미투 운동 때 나온 피해자가 분명 다수였는데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적었고, 소송을 행동에 옮긴 사람은 더 소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가 미투가 잊혀지고 있다. 여러 대학은 가해 교수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정직 3개월’은 대학본부가 학내 성폭력에 대응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였다. 강력한 백래시(반발)에 피해자가 다시 수면 아래로 숨어버리기도 했다. 문 공동의장은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지만 백래시가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피해자가 사실을 말하고 당사자를 고소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보복성 고소와 여론전까지 더해지면 정말 견딜 수 없어진다”면서 “피해자가 온 일상을 다 바쳐야 하는 게 이 싸움”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은 대학가만 겪는 일이 아니다. 한때 뜨거웠던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은 야속할 만큼 식어버렸다. 안희정·이윤택 사건 등 유명인 사건 정도만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유명세가 덜한 가해자들은 하나둘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또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익명 폭로가 상당수였기 때문에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일지 성폭력 사건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사건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심을 거쳐 3심까지 가며 기나긴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고, 피해자를 겨냥한 또 다른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 A씨는 이미 국가로부터 받는 무료법률지원도 제한된 횟수만큼 다 써버려 소송 비용도 걱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실이 언젠가 명명백백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문 공동의장은 “전엔 ‘나마저 꽃뱀으로 여겨질까’ 우려해 목소리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이젠 ‘네가 꽃뱀이라고 말하는 행위는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그러드는 관심에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당하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틴다”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손혜원 탈당 기자회견 일문일답 “출마하지 않겠다”

    손혜원 탈당 기자회견 일문일답 “출마하지 않겠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한 뒤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신 같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당 지도부에는) 당에 더 이상 부담 주지 않고, 제 인생과 관련한 문제라서 제가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손 의원은 또 ‘탈당 후 명예회복 후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출마하지 않는다. 이미 100번은 얘기했다”며 “제 지역구 주민을 위해 지금 의원을 사퇴할 순 없는 것이다. 도시재생, 지역문화 발전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며 다시 국회의원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의혹 보도를 최초로 한 SBS에 대해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제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겠다”며 “국회의원 직위를 모두 걸고 개인 명예를 위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이뤄진 일문일답. =지금까지 보도된 것이 사실인가. -아니다. =당 지도부에서 탈당을 만류했나. -아주 심하게 만류했다. 며칠째 계속 모든 지도부와 의원들까지도 만류했다. 할 수만 있다면 저와 함께 광야로 나가겠다는 의원까지 있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탈당 결심을 언제 했나. -SBS 보도가 확전될 때다. 제가 당 대표에게 당을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 하니 안된다고 했다. 1차로 ‘손혜원은 결백하다’는 당의 논의결과가 나왔을 때다. 저는 그때쯤이면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그 이후 다른 언론까지 나서 더 확대되는 것을 보고 확실하게 그때 마음을 정했다. 아무리 반대해도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당에 강력히 요청했다. =18일 최고위원회 때도 탈당 의사를 밝혔나. -‘탈당하겠다’보다는 지금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제가 나가서 홀로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니, ‘우리는 손혜원을 믿습니다’, ‘그런 말 꺼내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그 뒤 제가 당에 더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지원 의원에 강한 유감을 가져서 이런 결정을 했나. -아니다. 그분이 제 편을 들 때도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박 의원과, 목포의 바닷가 최고의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분들과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것인가. -안나간다. 그러나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그런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 재생에 뜻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 제가 (선거에) 나갈 일은 없지만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그분을 돕겠다. 그래서 목포를 좀 더 바르고, 아름답고, 제대로 도시 재생이 되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 =탈당 후 명예회복을 한 뒤 출마할 가능성은 없는가.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 출마하지 않는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치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 들어온 것이다.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제 역할은 끝났다.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지금 의원직을 사퇴할 수는 없으니 제가 잘 아는 문화·예술 부분, 도시재생과 지역 문화 발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저는 다시 국회의원(선거)에 나오지 않는다. =문화계에 끼치는 영향력과 관련,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영향력을 끼쳤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을 것이다. =문체위 간사인데 지인들이 지역 건물을 매입한 것이 이익 충돌 금지라는 지적이 있다. -문체위나 문화재청은 제가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목포시는 더하다. 전 박홍률 목포시장 인터뷰를 해보라. 목포와 순천, 그리고 기타 도시가 몇 개 더 있다. 전직 시장과 현직 시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말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문체위나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어떤 사실관계들이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해 밝혀지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여러분은 제 이야기를 지금도 믿지 않지 않는가. 당적을 내려놓는 이 순간에도 저를 안 믿는 분들이 여기에 반이 넘지 않는가. 그래서 나왔다. 스스로 밝히고 검찰을 통해 밝히겠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탈당 손혜원 “박지원 물리칠 정치인 있다면 돕겠다”

    탈당 손혜원 “박지원 물리칠 정치인 있다면 돕겠다”

    목포 건물 매입 의혹에 탈당 의사를 밝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손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앞에서 “목포에 (총선) 후보로 나올 생각 없는지 궁금하지 않느냐”며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겠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손 의원은 “박지원 의원과 목포 바닷가에서 최고 자리에 고층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 있는 분들과 함께 검찰조사를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포 직접 출마설을 부인하면서도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내가 직접 나가진 않겠지만 국민들이 더이상 보고 싶어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칠 방법이 있다면, 역사에 기반한 도시재생을 추진할 후보가 있다면 그 분의 유세차에 타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박지원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그분을 돕겠다”며 “그래서 목포를 좀 더 바르고 아릅답고 제대로 도시재생이 되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목포는 물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에서도 출마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치하려는 게 아니라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였다”며 “차기 총선에 국회의원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이미 공개적으로 100번도 넘게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탈당은 오롯이 자신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포 건물 매입 의혹을 제기한) SBS 기사가 확전될 때 탈당 결심을 굳혔다”며 “이해찬 당 대표 등 모든 지도부와 의원들이 심하게 만류하셨다. 하지만 내가 당에 있으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직도 내려놓고 다른 상임위로 이동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탈당계를 이날 바로 제출하고 2~3일 이내로 SBS를 비롯한 200여건의 언론 기사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화웨이 전방위 압박… 이번엔 ‘기술 탈취’ 혐의로 기소 예정

    반도체 등 부품 中공급 금지 법안도 발의 미국이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에 대한 기술 탈취 의혹 조사와 부품 판매 금지 법안 추진에 나섰다. 미국의 대이란 무역 제재 위반 혐의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이어 화웨이 사태가 2라운드로 접어든 셈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국제법을 무시하는 중국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중국에 재차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적재산권 보호·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30~3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 정부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화웨이의 기술 탈취 혐의에 대한 미 법무부 수사가 진전돼 있으며 조만간 기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미 이동통신업계 3위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태피’ 기밀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시애틀 연방배심원단이 2017년 화웨이에 T모바일 로봇 ‘태피’ 기술 유출 책임으로 480만 달러(약 53억 7744만원)를 배상하라는 민사소송 결정과 별개로, 미 법무부가 화웨이의 기술 탈취 혐의에 대해 형사 처벌 절차에 들어갔다”면서 “중국이 이달 말 미·중 무역협상에서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화웨이 사태 2라운드 확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이날 미 기업이 화웨이 등 중국의 모든 통신장비기업에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해 8월 화웨이와 ZTE가 미국에 통신장비를 팔지 못하도록 한 조치에서 더 나아가 미 반도체와 부품 공급을 끊어 통신장비 생산에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도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한 연설에서 “최근 수년간 중국은 국제법과 규범을 무시하는 길을 택했다”며 “중국이 구조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미국을 위해 효과적인 무역협정을 할 때까지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캐나다인 3번째 체포로 도마에 오른 ‘중국 보복 정책’

    캐나다인 3번째 체포로 도마에 오른 ‘중국 보복 정책’

    ‘화웨이 사태’, 막후 흥정 없으면 중국-캐나다 냉각‘확전 자제’ 캐나다 “멍완저우와 관련없다” 선긋기재판 장기화시 中, 경제보복 주목…FTA 무산 위기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후 3번째 캐나다인이 중국에 구속됐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했던 미중 무역전쟁에서는 꼬리를 내렸다가 미국보다 약한 나라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복 정책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캐나다 외교부의 매건 그래버린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우리 국민 1명이 중국에서 억류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이토록 나서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보기관은 지난 10일 캐나다인인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각각 체포해 안보 위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멍완저우가 체포에 대한 보복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이에 대해 캐나다 정부는 철저히 선을 긋고 있다. 중국과의 확전을 피하고자 하는 까닭이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억류가 멍 부회장의 체포 건과 연관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거나 “이번 건이 최근 중국에서의 캐나다인 억류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앞서 2건의 자국인 체포에 대해서도 수차례에 걸쳐 “멍 부회장 사건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가 중국에 대해 정치적 발언도 자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석방은 됐으나 캐나다에 머물며 재판을 받아야 하는 멍완저우의 재판결과가 나오기까지 계속될 중국 보복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막후 흥정이나 협상이 없이 멍완저우 재판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중국의 캐나다인 체포가 계속되면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얼어붙을 수 밖에 없다.중국의 캐나다 보복이 캐나다인 체포에서 경제보복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실제로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려된 캐나다의 희망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 자국에 ‘밉보인’ 국가에 경제보복을 여지없이 단행한바 있다. 2008년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 프랑스, 2010년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한 일본, 같은해 류샤오보에 노벨평화상을 준 노르웨이, 2016년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 몽골, 같은해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을 벌인 필리핀 등에 ‘연어 수입금지’ ‘바나나 수입 금지’ ‘희토류 수출 금지’ 등의 정책으로 경제 보복을 가했다. 지난해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배치하자 역시 ‘관광 금지’ 등으로 한국에 보복을 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에 대해서는 중국이 유화 제스춰를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를 두고 중화민족 부흥을 꿈꾸는 중국 대외 정책이 ‘강약약강(强弱弱强·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모습) 같은 패권을 추구하는 것이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로 보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中, 캐나다엔 보복… 전직 외교관 이어 대북사업가도 억류

    中, 캐나다엔 보복… 전직 외교관 이어 대북사업가도 억류

    中당국, 스페이버 조사 “안보 위해 혐의” 트뤼도 “트럼프, 화웨이 수사 개입말라”캐나다가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가 된 모양새다. 중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를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미국과는 확전을 피하면서도 ‘제3자’인 캐나다에 대해서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아니다’라며 강공을 퍼붓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일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에 이어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두 캐나다인의 억류는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보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체포해 국가안보 위협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페이버는 앞서 베이징 국가안전국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마이클 코프릭과 같은 날인 10일 중국 정보기관인 랴오닝성 단둥시 국가안전국에 체포됐다.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 대표인 대북 사업가 스페이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대면한 적이 있다. 2014년 1월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했으며 지난해 7월 평양 국제탁구연맹 세계순회경기대회 등 북한에서 열린 여러 행사에 관여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코프릭이 소속된 ICG가 ‘중화인민공화국경외 비정부기구 경내 활동 관리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멍 부회장을 체포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들어줬다가 자국민 2명이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는 화웨이 수사에 개입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불만을 내비쳤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캐나다는 법치 국가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 Zoom in] 무역전쟁 ‘확전 무드’로 번진 화웨이 사태

    [월드 Zoom in] 무역전쟁 ‘확전 무드’로 번진 화웨이 사태

    ‘中 vs 美 동맹국’ 대결구도 양상 나타나 각국 불매운동 일자 中선 애국주의 고조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사태를 계기로 더욱 크고 강력하게 분출되고 있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기대감을 높였던 양국의 ‘화해 무드’는 순식간에 ‘확전 무드’로 돌변했다. 이번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발했던 유럽·일본의 정부와 기업들까지 미국과 같은 편에 서면서 미·중 갈등을 넘어 ‘중국 대 미국 동맹국’의 대결구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각국에서 화웨이 불매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 체포 사건이 중국의 ‘애국주의’를 고조하고 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정부 조달 시장에서 화웨이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10일 일본도 정부 통신기기 조달 때 화웨이와 ZTE을 배제하기로 확정했다. 미국의 요청이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1일 일본의 조치에 대해 “일본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중·일 관계 개선에도 중대한 후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한 1차적인 이유는 ‘안전보장상 위험성’이다. 이를테면 화웨이가 미국 정부기관에 설치되는 자사 통신장비에 언제든 네트워크를 타고 몰래 전산망에 진입할 수 있는 ‘뒷문’(백도어) 같은 것을 만들어 놓을 경우 국가안보 등에 치명적 위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변방에서 출발해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로 올라선 화웨이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의도도 강하다.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22%를 차지하며 2위인 노키아(13%)에 크게 앞서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올 2분기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5세대(5G) 네트워크의 핵심기술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공들인 탑이라도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허물어버릴 수 있다는 위력 시범의 성격도 이번 사태에서 빼놓을 수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라디오방송에서 중국의 위협론을 제기하며 “미국은 스스로 방어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중국이 구축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모든 위협에 맞서 미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도자와 역량, 자원을 확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을 향해 영원한 2등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는 ‘애국주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광둥성 선전에 있는 전자제품 제조업체 멍파이는 애플 아이폰을 산 직원들에게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내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미·중 무역전쟁 휴전, 우리 경제체력 다질 기회 삼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일단 보류됐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중 정상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무역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이란 점에서 아쉬움도 있다. 양국이 협상 기간에 추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갈등 국면이 재현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약 2500억 달러(283조원) 규모다. 지난 7~8월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 추가로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를 매겼다. 그리고 내년부터 10%인 관세를 25%로 인상할 방침이었다. 반면 중국은 1100억 달러(123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중의 무역 확전 움직임에 가슴 졸이던 우리로선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양국의 갈등은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경제적인 체력을 쌓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얼마 전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2월 1일자 커버스토리 ‘반도체 전쟁: 중국, 미국 그리고 실리콘 패권’에서 미국 산업의 선도적 입지와 슈퍼파워를 향한 중국의 야심이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이외에는 뚜렷하게 선전하는 수출 업종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쟁탈전’을 벌인다면 그 피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우리 대표 기업들에 돌아갈 것이다. 양국이 휴지기에 들어간 이때 정부와 기업들은 닥쳐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책을 세워 놓기를 바란다.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미·중 무역전쟁 갈림길…전 세계 눈은 트럼트-시진핑 회담에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미·중 무역전쟁 갈림길…전 세계 눈은 트럼트-시진핑 회담에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국과 중국 정상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올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향배가 12월 1일(현지시간) 저녁에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 정상회담에 달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추수감사절 때 자신의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회담을 평생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평생을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휴전이냐’‘확전이냐’, 정상회담 코앞인데 결과는 예측 불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흑자가 불공정 통상 관행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업들을 대거 인수합병하면서 핵심 기술을 통째로 가져가는 식의 방법으로 ‘기술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핵심 기술 유출로 인한 국가안보 위협을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명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를 내세워 중국으로 몰려갔던 미국 제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늘릴 것으로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브에노스아이레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우리가 중국과 (무역합의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도 합의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 당장 수십억 달러의 돈이 관세나 세금 형태로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지금 상황이 좋다”고 말해 무역협상 전망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의 헷갈리는 발언을 놓고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특유의 화법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애초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대중(對中)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미국이 고삐를 바짝 조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의 시 주석은 확전을 피하면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양새를 갖추길 바라고 있다.해외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앉기로 한 것 자체는 양국 간 합의가 도출됐기 때문으로 보면서 회담 결렬과 그로 인한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세계 경제 불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6일 자정을 기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겼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내년 1월 1일자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방식으로 맞대응해왔다. 중국은 연간 13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수입품 가운데 이미 1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10%, 25%의 관세를 매겼다. 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자국 기업들은 물론 안보동맹국들에게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생명공학 등 14개 차세대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정을 마련하는 등 중국의 ‘기술굴기’ 저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얼굴만 쳐다보는 G20 정상들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사업가로 최고의 협상 기술을 자랑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내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고 G2로서 국제적 위상을 굳건히 하려는 노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4월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의 첫 만남 이후 같은 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방문까지 세 차례 회담을 통해 친분을 다져왔다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올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맞대면하는 이번 회담에서 둘 다 웃으면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른 회담 참가국들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그렇지 않아도 내년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데 여기에 부담을 더 얹는 상황이 되지 않길 바라는 것 이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게 지금의 국제적 현실이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휴전이냐 확전이냐… 美·中 무역전쟁 ‘아르헨 담판’

    휴전이냐 확전이냐… 美·中 무역전쟁 ‘아르헨 담판’

    새달 1일 트럼프·시진핑 양자 만찬 회담 美 “공정성·호혜성 충족 땐 타결 가능성 진전 없으면 관세율 10→25%로 상향”오는 30일(현지시간) 13번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막이 오른다. 전 세게 국내총생산(GDP)의 85%, 교역량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이라는 주제를 놓고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최대 이슈인 무역전쟁의 두 당사자인 미·중 정상이 휴전의 실마리를 찾을지도 전 세계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미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27일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노동시장의 미래, 성평등 등 지구촌 이슈뿐 아니라 거시경제정책과 디지털 경제,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금융 규제, 조세와 무역분쟁 등 각국의 핵심적인 경제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G20의 하이라이트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양자 만찬 회담이다. 상호 보복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이후 첫 번째 정상회담이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이달 초 전화 통화를 갖고 대화의 불씨를 살린 데 이어 상호 타협안에 합의할지 기대를 모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꽤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열려 있다”면서 무역전쟁의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합의를 위해서는 “공정함·호혜성과 관련해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현행 10%의 관세율을 25%로 상향하고, 2670억 달러(약 301조원)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한 축은 미·러 정상회담 성사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나포에 대한 국가안보팀의 상세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도 양자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거론되는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이미) 양자회담 일정이 가득 찼다”면서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한·일 ‘파국 피하기’… 위안부재단 해산 확전 자제

    한반도 평화·경제 등 협력 필요 공동인식 김태년 “남북, 위안부 문제 공동조사해야”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화해·치유 재단의 해산결정을 내렸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극한 대립보다 원론적인 입장 발표만 하는 등 확전을 자제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동북아 안보, 경제 분야 등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파국은 피하려는 ‘현실 인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화해·치유 재단의 해산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일본이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의 처리 방법에 대해 그간 실무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0억엔의 국제기구 여성인권운동 지원 가능성에 대해 “여러 방안이 논의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특히 정부는 10억엔 반환을 일본이 위안부 합의 파기로 보는 만큼 반환 의사를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로키’(low-key) 기조다. 재단 직권 취소를 결정한 여성가족부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식브리핑을 열지 않고 말을 아꼈다. 일본 역시 지난달 30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전날 “국제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가와 국가의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며 “한국이 책임 있는 대응을 해 주길 바란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고노 다로 외무상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도발적인 표현을 썼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당시 정부는 “일본 정부 지도자의 발언은 타당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못하다”며 맞대응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사안은 이미 이사가 퇴진한 식물화된 재단으로 위안부 합의를 이행할 수도 없는 데다 역사적 아픔을 외교적 행위로 치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양국이 공히 인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강제적 실종 위원회’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주장에 대해 ‘피해자의 권리를 부인하는 것이며 일본의 배상도 불충분하다’는 최종 견해를 밝혔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아베 총리도 협상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과도한 갈등으로 인한 파국은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화해·치유 재단 해산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해결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며 “다른 국가와의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남북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동 조사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재향군인회 “서해 북방한계선(NLL) 고수해야”

    김진호 재향군인회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면담 김 회장 “NLL, 전작권 환수 신중히 접근해야”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23일 최근 한반도 비핵화 정책 추진과정에서 이뤄진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최근 군사합의에 따른 군의 조치 등 안보현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빈발했던 서해 NLL을 완충지역으로 설정해 근원적으로 우발적 충돌이 재발되지 않도록 합의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다만 향후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 설정 시 NLL 고수를 전제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9·19 군사합의로 향후 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이 되면 NLL 주변 서해 평화수역 조성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NLL에 대해 “서해 NLL지역은 항상 우발적 무력충돌이 잠재해 있고 그간의 발생한 남북 쌍방간에 무력충돌의 빈도로 볼 때 확전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이라며 “지난 2000년을 전후해 발생했던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격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모두 이곳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최근 군이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해서도 국민에게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 정부가 어떤 시기를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기초해 국·내외적 안보상황 등 조건이 성숙됐을 때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이 잘못 알려져 국민이나 미국의 군 관련 주요 인사들까지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김 회장은 “한미동맹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필수조건일 뿐만 아니라 비핵화 달성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유지 및 강화돼야 한다”면서 “한미안보협의회(SCM) 50주년을 맞아 양국 국회에서 통과 예정인 ‘한미동맹 강화 지지결의안’을 포함해 미국 워싱턴에서 실시되는 각종 기념행사의 내용도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무역전쟁에 대만 끌어들인 美… 中 “무기 판매는 주권 침해” 맹비난

    中외교·국방부 “하나의 중국 훼손” 반발 오늘 무역협상 취소… 군사 분야로 확전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해 각각 2500억 달러, 11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에 F16 전투기 등 군용기 예비부품 판매를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손상하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DSCA)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에 제안된 판매는 대만의 안보·방어력 증진을 도움으로써 미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지역 내 정치적 안정성, 군사 균형, 경제 진전에 중요한 동력이 돼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래가 이뤄지면 그 규모는 3억 3000만 달러(약 3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이 구매를 요청한 제품은 전투기 F16을 비롯해 F5, 전술수송기 C130, 대만 전투기 경국호(IDF), 기타 군용기의 예비부품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미국을 맹비난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안전, 국가이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 계획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했고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양국 관계를 손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궈창(任國强)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 측의 이런 행동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중·미 양국 군 관계 및 대만해협의 평화를 크게 손상한다”고 반발했다. 미·중 양국은 상대국에서 수입한 각각 2500억 달러, 11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미국 2000억 달러, 중국 6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는 지난 24일부터 발효됐다. 27~28일 예정됐던 미·중 무역협상도 취소됐다. 또 미국이 러시아에서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를 제재하자 중국은 주중 미대사를 초치한 데 이어 해군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는 등 양국의 갈등은 외교·군사 분야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CNN 등은 이날 중국 정부가 다음달 예정된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주재 미영사관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배경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론] 트럼프·시진핑의 전략적 경쟁과 한국/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트럼프·시진핑의 전략적 경쟁과 한국/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시기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의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빌미로 시작됐다. 그러나 실제는 양국이 국제질서 주도권을 놓고 최후의 본격적 결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냉전 2.0시대의 시작이라 칭해도 좋을 듯하다. 미·중이 각기 세계를 어떠한 형태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전쟁의 형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비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류 공동체’ 비전이 충돌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미·중 간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적 분쟁이 아니며, 단기적이기보다 중장기적 지속 기간을 가질 전망이다. 미·중 간 경제력 규모가 거의 비슷해지는 2030년까지 새로운 국제규범과 관계 설정을 위한 지난한 갈등의 시작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냉전 1.0과 같이 전쟁을 전제한 갈등이라기보다 경제가 주전장이 될 개연성이 크다. 그동안 미국의 대중국 헤징(위험분산) 전략은 네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다. 첫째, 중국의 급속한 부상 결과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어 중국은 당분간 국내 문제에 치중하고 대외정책의 연속성이 지속될 것이다. 둘째, 중국의 급속한 경제적 부상은 한계에 도달할 것이며, ‘중진국의 함정’과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중국이 공세적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다. 셋째, 중국은 비록 급속히 군사비를 확장하고 있지만 미·중 간 군사적 격차는 본질적으로 커서 중국은 미국에 군사적으로 노골적 대항을 하지 못할 것이다. 설사 중국이 군사적 도발을 한다고 할지라도 미국의 군사력은 이를 저지할 충분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넷째, 중국은 현 국제 체제의 가장 중요한 수혜자 중 하나라서 당분간 현상 유지 세력으로 남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1년에 제시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역시 본질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헤징 전략의 사고틀 내에서 재구성하는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미 주류 전략가들은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직면한 어려움이나 미국 대중들의 불안 심리에 대한 답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중국은 보란 듯이 미 헤징 전략의 4대 전제가 틀렸음을 보여 줬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중장기 전략경쟁 게임에 더욱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중국의 꿈’이라는 강대국 부상 전략을 공식화했다. 남중국해를 내해로 만들려 하고 있고, 세계적 범위로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는 중국이 주도한 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성공적으로 설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력해진 미국의 대중 전략에 새로운 해법을 들고나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무역역조 시정과 국내 정치적 필요에 입각한 중국 때리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정책 변화가 보다 근원적·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2017년 12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전략 경쟁자’로 규정했고 ‘현 국제질서의 도전자’로 공식화한 데서 잘 드러난다. 이러한 추이를 반영하는 새로운 세부 전략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했다. ‘대만 여행법’을 통과시켰고,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 마찰도 계속 확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동안 미·중 간 협력 대상이었던 북핵 문제도 언제라도 중국에 대한 공격에 활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강한 민족주의와 권위를 기반으로 하는 시 주석은 미국의 압박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야심차게 내세운 국영기업에 기반한 혁신 ‘중국 제조 2025’와 이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경제 운용 관행, 불공정 무역, 기술 탈취 등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 전략이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 권력에 대한 의도적이고 집중된 공격이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상황은 이제 본격화하고 있다. 그 결과 북핵 문제 해결이나 향후 한국의 대외정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미 중간선거 이전에 북핵 문제 해결의 큰 가닥을 잡도록 서둘러야 할 이유다. 해양과 대륙 사이에 끼어 있고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는 엄청난 외교안보적 부담이 다가오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처가 부실하다면 우리는 아마도 북한의 핵공격에 의해 나라가 결딴나는 상황보다는 경제적 난국에 따른 파국이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 태풍·지진 이어… 日, 26년 만에 ‘돼지콜레라’

    태풍·지진 이어… 日, 26년 만에 ‘돼지콜레라’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돼지 농가에 큰 피해를 안기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높은 치사율의 돼지콜레라가 발생해 확산 여부에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본 내 돼지콜레라는 1992년 구마모토현에서 발병한 이후 26년 만이다.일본 농림수산성은 9일 “지난 3일 기후현 기후시의 양돈장에서 돼지 한 마리가 급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역학조사를 한 결과 돼지콜레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성은 “정밀검사 결과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양돈장에서는 지난 8일까지 총 80마리의 돼지가 죽었다. 방역당국은 남은 610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을 명령했다. 기후현 측은 “아직 원인을 파악 중이나 야생 멧돼지나 사료에서 돼지콜레라균이 나왔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돼지콜레라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농림수산성은 자국산 돼지고기 수출을 중단했다. 2007년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얻은 돼지콜레라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돼지콜레라는 감염력이 강하고 치사율도 매우 높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된 돼지고기를 먹더라도 인체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달 3일 랴오닝성에서 ASF 감염이 처음 발견된 중국에서는 이후 13차례 추가 발생하는 등 확전되고 있다. 5일 헤이룽장성에서 9번째 발생이 확인된 후 6일 헤이룽장성과 안후이성에서만 4차례 또 발생했다. 중국 농업부는 “모든 생돼지 및 돼지고기 제품의 반입·반출을 금지해 효과적으로 ASF를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 中·멕시코와 무역협상… ‘쩐의 전쟁’ 출구 찾나

    美 증시 사상 최고… 중간선거 호재 “트럼프, 100% 자신이 옳다고 확신” 中 전격적 양보 없인 타결 어려울 듯 멕시코와의 협상은 오늘쯤 합의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멕시코 등과 연이어 무역협상에 나섰다. 무역전쟁의 무작정 확전보다 내실 있는 마무리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국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역적자뿐 아니라 환율, 지적재산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전격적인 양보가 없는 한 출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23일(현지시간)부터 160억 달러(약 17조 8000억원)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22~23일 워싱턴DC에서 4차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지난 5~6월 세 차례 협상이 무위로 끝난 지 80여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은 것이다. 에드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21일 CNBC방송에서 “미·중 협상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 증시도 무역협상 재개 기대감에 S&P500 지수가 21일 한때 장중 사상 최고치인 2873.23까지 올라 지난 1월 26일 최고치 2872.87을 경신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그러나 “미·중 대표들이 무역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타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산 소비재 등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폭탄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 제품에 관세를 물리려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관세폭탄을 거두기 위한 협상을 재개하는 강온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환율문제 등도 걸려 있어 중국이 순순히 양보할지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협상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문제에 100%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면서 세계 무역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기꺼이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22~24일 역시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멕시코의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멕시코 양국이 23일쯤 합의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21일 성명에서 “나프타 재협상에 관련된 합의는 없다”면서 “중요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리는 멕시코와 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며 나프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터키, 트럼프發 관세폭탄 ‘애국심·신앙심’으로 저항

    터키, 트럼프發 관세폭탄 ‘애국심·신앙심’으로 저항

    에르도안 “美때문에 리라화 20% 폭락 달러·금 있다면 은행서 리라로 바꿔달라 미국은 달러가, 우리에겐 알라가 있다” 美와 갈등 큰 이란 “절대로 굴복 말아야” 러 “화폐 추가 제재하면 경제전쟁 선포”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과 제재 시행에 해당국 정상과 국영 언론들은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보복 조치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구촌은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무역전쟁 및 제재로 대결과 갈등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의 불화 속에서 자국 화폐인 리라화가 20%가량 폭락하고,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폭탄을 두들겨 맞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최근 경제 침체는 미국 등이 터키에 대해 벌인 경제전쟁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10일 리라화가 폭락하자 “여러분 베개 밑에 달러나 유로, 또는 금이 있다면 은행에 가서 리라로 바꿔 달라. 미국은 달러가, 우리에게는 국민과 알라가 있다”면서 지지층인 보수 무슬림 등 국민들의 신앙심과 애국심에 호소했다. 보수 무슬림은 그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미국인 브런슨 목사 구금, 시리아 사태 등으로 미국과 반목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도 불구, 이란의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하고,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도입할 것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0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터키 주권을 존중하지 않으면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터키도 대안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 친구와 동맹을 찾아 나설 것”이라면서 “이란, 러시아, 중국 등 대체 시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경제·국방·에너지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이란 종교계는 자국 제재를 재개한 미국을 맹비난하면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10일 열린 금요 대예배 등에서 고위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에마미 켜셔니는 “트럼프는 약속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이며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또 거짓말을 할 것”이라며 “미국 압박에 절대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교했다. 영국 내 화학무기 사용 혐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미국이 은행과 화폐 제재를 추가적으로 도입한다면, 경제전쟁의 선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8일 미국산 원유, 철강 등에 대한 160억 달러 규모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 조치를 관영 언론을 통해 홍보하면서 중·미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의 영도와 13억 인민이 힘을 합치면 넘지 못할 고비가 없다”고 국민들을 독려했다. 중국 중앙(CC)TV는 “중국은 자신의 이익과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충분한 자신감이 있고 미국의 공격에 반격할 수단도 많다”고 역설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미·중 통상마찰의 확전 이유로 미국이 중국을 패권의 최대의 위협으로 보는 우려 때문이라며 국민 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외교관 추방에 항공편 폐쇄까지…캐나다·사우디 ‘인권 갈등’ 확전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항공사의 토론토 직항편을 폐쇄했다. 캐나다 정부의 사우디 인권 탄압 규탄에 반발해 24시간 내 사우디 주재 대사의 출국 및 외교관계 중단, 신규 무역·투자 거래 중단 등을 선언한 데 이은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운동가 체포 등을 놓고 불거진 두 나라의 갈등이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국영 사우디아 항공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캐나다와의 무역 및 투자를 동결하기로 한 왕실 결정에 따라 수도 리야드와 캐나다 토론토 간의 직항편 운영을 오는 13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공세는 캐나다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전방위적으로 높이고 있다. 사우디 교육부는 자국민이 캐나다에서 참여하는 직업훈련, 장학금, 교환 학자 등의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시켰다. 또 캐나다 내 자국 학생 1만 5000여명을 다른 국가로 이주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국영방송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도 ‘인권 수호’를 내세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캐나다는 늘 인권을 옹호할 것이고, 여기에는 전 세계 여성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사우디의 외교·경제 보복 조치 이후 캐나다의 첫 공식 반응이다. 미국은 캐나다 편을 들면서 우회 지원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사우디에 구금된 운동가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며 “사우디 정부가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법률 사건의 진행 상황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갈등은 사우디 당국이 지난주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과정에서 캐나다 시민권자인 여성 운동가 사마르 바다위 등을 체포한 게 발단이 됐다. 바다위는 사우디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2012년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을 수상한 바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지난 3일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모든 평화적 인권운동가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고, 이에 사우디가 “내정 간섭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인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은 후계 구도를 굳힌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불거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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