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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이 원조] (16) 보육원

    [인천이 원조] (16) 보육원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있는 인하대학교 후문 건너편 골목길로 오르면 아담하고 예쁜 벽돌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보육원인 해성보육원이다. 1893년 인천시 중구 답동 답동성당의 수녀원이 완공되자 프랑스 샤르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에서는 2명의 수녀를 파견해 보육사업과 무료 진료사업을 실시했다. 답동성당은 1889년 인천에 처음으로 세워진 성당이다. 당시는 보릿고개가 심하고 먹고살기 힘들어 길거리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수녀들은 이들을 보살폈다.1894년 가을에 각각 4살과 12살 된 여자아이를, 이듬해 4월 2살된 남자아이가 들어오면서 답동성당내에 해성보육원을 설립했다.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자 1896년에 120평 규모의 보육원 건물을 새로 지었다. 보육원 초창기에 수녀들은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폈다.“보육원은 수녀들의 훈련원 역할을 했다. 선교사로 파견되기 전에 한번씩 들렀는데 외부의 도움없이 수녀들이 직접 일을 하고, 식량이 부족해서 보리밥에 소금이 전부였다. 그래서 수녀들이 폐병에 걸리거나 굶어죽는 일까지 벌어졌다.” 방 마리아(해성보육원 16대 원장) 수녀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1920년 보육원에 있는 40여명의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데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자 인천의 유지 박창환, 정치국, 강석우 등이 2044원을 모아 본당에 전달했다. 또 답동성당 4대 주임신부인 드뇌신부는 사재를 털어 해성보육원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부친이 프랑스의 부유한 은행가였던 드뇌신부는 아동교육을 위해 박문초등학교도 설립했다. 광복 이후 사회불안으로 고아의 수가 급격히 늘자 해성보육원은 1948년 용현동에 분원을 설치했다.6·25전쟁은 보육원에 큰 시련기였다. 신부와 수녀들은 200여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송도와 덕적도 등으로 피란을 다녀야만 했다.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으며 마땅한 수용시설이 없이 주민들에게 사정해 창고 등을 숙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보육원을 재정비하고 1958년에는 용현동 분원을 확장했다. 그리고 1975년에는 아예 보육원 자체를 용현동 분원으로 이전하고 1983년 지금과 같은 신축 건물을 지었다. 해성보육원은 생겨난 지 113년 동안 무려 1만 2000여명의 아동이 이곳을 거쳐갔다. 해성보육원은 아동복지의 암흑기에 한줄기 구원의 빛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천이 원조] (16) 보육원

    [인천이 원조] (16) 보육원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있는 인하대학교 후문 건너편 골목길로 오르면 아담하고 예쁜 벽돌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보육원인 해성보육원이다. 1893년 인천시 중구 답동 답동성당의 수녀원이 완공되자 프랑스 샤르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에서는 2명의 수녀를 파견해 보육사업과 무료 진료사업을 실시했다. 답동성당은 1889년 인천에 처음으로 세워진 성당이다. 당시는 보릿고개가 심하고 먹고살기 힘들어 길거리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수녀들은 이들을 보살폈다.1894년 가을에 각각 4살과 12살 된 여자아이를, 이듬해 4월 2살된 남자아이가 들어오면서 답동성당내에 해성보육원을 설립했다.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자 1896년에 120평 규모의 보육원 건물을 새로 지었다. 보육원 초창기에 수녀들은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폈다.“보육원은 수녀들의 훈련원 역할을 했다. 선교사로 파견되기 전에 한번씩 들렀는데 외부의 도움없이 수녀들이 직접 일을 하고, 식량이 부족해서 보리밥에 소금이 전부였다. 그래서 수녀들이 폐병에 걸리거나 굶어죽는 일까지 벌어졌다.” 방 마리아(해성보육원 16대 원장) 수녀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1920년 보육원에 있는 40여명의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데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자 인천의 유지 박창환, 정치국, 강석우 등이 2044원을 모아 본당에 전달했다. 또 답동성당 4대 주임신부인 드뇌신부는 사재를 털어 해성보육원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부친이 프랑스의 부유한 은행가였던 드뇌신부는 아동교육을 위해 박문초등학교도 설립했다. 광복 이후 사회불안으로 고아의 수가 급격히 늘자 해성보육원은 1948년 용현동에 분원을 설치했다.6·25전쟁은 보육원에 큰 시련기였다. 신부와 수녀들은 200여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송도와 덕적도 등으로 피란을 다녀야만 했다.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으며 마땅한 수용시설이 없이 주민들에게 사정해 창고 등을 숙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보육원을 재정비하고 1958년에는 용현동 분원을 확장했다. 그리고 1975년에는 아예 보육원 자체를 용현동 분원으로 이전하고 1983년 지금과 같은 신축 건물을 지었다. 해성보육원은 생겨난 지 113년 동안 무려 1만 2000여명의 아동이 이곳을 거쳐갔다. 해성보육원은 아동복지의 암흑기에 한줄기 구원의 빛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출총제 논란 조속히 매듭지어야

    열린우리당과 정부의 경제살리기 행보와 맞물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및 대안 마련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출총제를 폐지하더라도 순환출자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순환출자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은 출총제의 조건 없는 폐지를 요구하는 재계의 목소리에 다소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이러다 보니 주요 경제정책이 엇박자를 나타내면서 도리어 경제불안을 가중시킨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출총제 등 재벌 규제는 재벌 스스로가 초래한 업보임을 지적한 바 있다. 외환위기 직후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출총제를 폐지했다가 순환출자를 통한 문어발식 확장이 위험수위에 도달해 출총제의 부활을 자초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재계의 항변이 아직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기업의 투자는 먼저 지분을 확보(출자)한 뒤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최근 대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70% 정도로 떨어져 외환위기 때와 같은 연쇄도산의 우려가 크게 해소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재벌비리사건에서 보듯 재벌기업들은 주주보다는 쥐꼬리만 한 지분을 지닌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출총제를 폐지하더라도 순환출자의 폐해를 막는 장치는 강구돼야 한다. 다만 출총제 대안이 기업에 출총제 이상의 부담을 줘선 안 된다. 이러한 원칙 아래 출총제의 소모적인 논란을 하루속히 마무리지을 접합점을 도출해내기 바란다.
  • KDI ‘사실상 경기하강’ 시사

    KDI ‘사실상 경기하강’ 시사

    경기정점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상승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재고 증가세가 확연히 늘어나면서 생산 증가세도 둔화된다고 지적, 생산·재고 순환지표로 본 경기는 이미 하강국면에 들어갔거나 정점에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KDI는 지난달에는 수출호조와 설비투자 회복이 경기의 확장국면을 이끌고 있는 만큼 경기 급락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으나 이번에는 경기둔화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KDI는 6일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유가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기마저 둔화 조짐이 보여 경기상승 속도의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1·4분기 5.6% 성장했으나 2·4분기에는 2.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어 “소비지표는 준(準)내구재와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설비투자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건설투자의 부진으로 성장 속도가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생산자 제품의 재고 증가세가 2월부터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생산재고지수는 1년전을 기준으로 4월 3.5%에서 5월 4.9%,6월 7.6%로 계속 높아졌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재고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져 4월 16.8%에서 5월 29.1%,6월 40.9%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분야의 재고율(재고지수/출하지수)은 연초 90% 안팎에서 96.3%로 높아졌다. 제품이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이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경기순환을 판별하는 데 주요한 척도로 활용되는 생산·재고 순환표는 ‘생산은 줄면서 재고는 증가하는’ 상황으로 나타나 경기가 ‘꼭짓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7월 중 경기선행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했고, 기업경기조사(BSI)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는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대응으로 극복할 수 있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에서 반응하는 체감경기와는 아주 다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경기 지표상으로는 상승국면이 이어지고 있으나 실물을 반영하는 생산·재고 순환표를 보면 사실상 하강국면에 진입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호주 국립대(ANU)

    [명문대 교육혁명] 호주 국립대(ANU)

    |캔버라 윤창수특파원|“호주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계를 확장하고 강화한다.” 1921년 계획도시로 세워져 한국의 참여정부 공무원들이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즐겨 찾는 호주의 수도 캔버라.1946년 이곳에 들어선 호주국립대(ANU)는 호주를 벗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뻗어나가려는 호주인들의 여망이 담긴 연구 중심 대학으로 처음부터 설계됐다. 이 대학의 아시아 중시는 1973년 영국이 유럽연합(EU)의 전신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면서 호주 원자재에도 관세를 매기자 더욱 강화됐다. 영국을 통해 유럽으로 원자재를 수출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누려온 호주로선 새로운 활로를 아시아에서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호주 국민들은 2차 세계대전 때 자국군인들이 연합군 ‘총알받이’ 노릇을 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어 이것도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데 작용했다. 이 대학 일본연구센터의 이덕용 교수는 “설립 초기부터 대학원이 먼저 들어서고 학부가 나중에 생기는 등 연구 중심 대학으로 ANU가 세워졌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연구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매우 뜨겁다.”고 소개했다. 아시아·태평양학 대학원생들은 의무적으로 지역 현장 연구를 해야 한다. 외국에서 1년 공부하는 데 대학으로부터 7000∼1만 2000 호주달러(520만∼870만원)를 지급받는다. ●한국학 수업 참관해 보니… 러시아 출신 한국학 전문가 타티아나 가브로센코 박사가 주도하는 ‘현대 한국 사회’ 학부 강의에 들어가 봤다. 마침 이날 강의 주제는 18년간 통치한 박정희 정권의 공과였다. 가브로센코 박사는 “농촌과 공장을 오가며 현장 순시를 하는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은 인민복을 입고 현장지도를 하는 김정일 위원장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빔 프로젝터로 각종 사진과 도표 등을 제시하며 박 정권의 특징을 빠른 속도로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중요하게 소개된 인물은 박태준 전 포항제철(현 포스코) 회장이었다. 박 전 회장의 “일이 곧 취미이고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한다.”는 말도 언급됐다. 가브로센코 박사는 박 전 회장처럼 모든 한국인이 열심히 일했기에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현대 한국 사회’는 학부생을 위한 6학점짜리 교양강좌지만 튜토리얼(개인지도) 수업에서 좀더 심도있는 토론 기회를 갖는다. 주 3∼4시간 수업 중 1시간씩 주어지는 튜토리얼은 튜터가 10∼15명의 학생을 모아 토론하고 실습, 실험하는 시간으로 영국 옥스퍼드에서의 오랜 전통이다.2학기에는 ‘북한 사회’란 강좌가 개설된다.‘현대 한국 사회’ 수강생인 사브리나 크랜베리는 “읽을거리가 많긴 하지만 몰랐던 아시아 역사를 알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ANU에서 한국 관련 강좌의 인기는 한류의 영향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계 입양아나 혼혈아도 있지만 한국과의 교역에 종사하고자 하는 호주인들도 한국어를 배운다.“아니메(애니메이션) 때문에 일본어를 배웠다면 한국어는 드라마 때문에 배운다.”고 한국어 강의를 맡고 있는 로알드 말리양카이 교수는 설명했다.IMF 전에는 한국어 수강생이 35∼40명이었지만 10명 미만으로 줄었다가 최근 3∼4년새 25명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이 가운데 70%가 호주인이다.ANU에서 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한 이들은 5번째로 많다. 한국인 유학생은 80여명으로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10번째다. ●졸업생 절반 이상 대학원 진학 ANU 학생의 절반 이상은 ‘복수 전공’을 택한다. 대학에서는 부전공으로 언어학 학위를 권장한다. 회계학에 한국어, 법학에 아시아 전공을 겸하는 식이다. 호주 정부는 2004년까지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어를 주요 4대 언어로 정하고 이를 가르치는 대학에 재정 지원을 했다. 졸업생의 54%는 곧바로 석·박사 과정에 진학한다. 이 숫자는 호주 전체 학부 졸업생의 평균 대학원 진학 비율 23.4%보다 훨씬 높다.ANU가 연구 중심 대학임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그것도 졸업생의 85%가 ANU 대학원에서 공부한다. 인문·사회전공 학부 과정은 3년에 끝난다. 교양과정 없이 바로 전공부터 듣기 때문에 학생들의 시간표는 고등학생처럼 빡빡하다. 튜토리얼을 포함해 5∼6시간의 강의를 들어야 하는 과목을 한 학기에 4개씩 듣는다. 교수진 3180명 가운데 44%인 1200여명은 강의를 전혀 하지 않고 연구만 한다. 이들의 숫자는 호주의 다른 대학 교수들의 3배가 넘는다. 호주정부 연구위원회(ARC)가 지원하는 연구비의 3분의1을 ANU 연구교수들이 받고 있을 정도다. 교수들은 매년 학부장과 면담에서 올해는 어떤 연구를 하겠으며, 어떤 성취를 해내겠다는 계획을 문서로 써서 약속한다. 지키지 못할 경우 특별한 제재는 없지만 연구 업적이 없으면 승진이 되지 않고, 연봉도 오르지 않는다.‘논문을 안 쓰는 교수는 창피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의 불문율로 ANU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한 토대가 됐다. 면학 분위기를 진작하기 위한 대학 지원도 세심하기 그지없다. 건물의 층마다 문방구가 있어 스테이플러, 공책, 필기도구, 포스트잇 등을 공짜로 가져다 쓸 수 있다. 도서관에서 드는 복사비는 영수증만 가져오면 학과 사무실에서 처리해 준다. 식비를 빼고 학업에 드는 비용은 모두 학교가 부담하는 셈이다. geo@seoul.co.kr ■ 이안 찹 총장 인터뷰 |캔버라 윤창수특파원|“대학이 나를 고용했지, 정부가 나를 고용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안 찹(63) ANU 총장은 자신의 임명권은 대학이 갖고 있지만, 선임 과정에 정부 입김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항상 공적 재산을 관리해야 하므로 대학에 제한을 가하지만,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국립대학에선 선거에 의해 총장을 뽑는다고 기자가 소개하자 좋은 제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선거를 통해 임명되면 대학을 경영하기 힘들고, 총장직은 매우 복잡하고 지속적인 일이므로 임명제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물론 그에게 한국의 대학 총장 직선제가 민주화의 산물이란 점을 이해시킬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ANU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호주 정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한 국가의 존립 근거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된 호주는 이웃한 아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힘쓰게 된다.ANU는 호주의 국가 이념이 ‘백호주의’에서 ‘다문화주의’로 바뀌면서 그에 따른 문화사상적인 ‘싱크 탱크’로써 역할하게 된 것이라고 찹 총장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연구면에서 ANU는 세계 최고의 학문적 깊이를 자랑하고 있다. 대학 예산의 40%는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된다. 물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대학안의 연구회사를 통한 수익, 학생 등록금, 자문비 등으로 나머지 예산이 충당된다. 찹 총장은 현재 ANU와 정부의 호흡은 일할 정도로 잘 맞다고 밝혔다. 독일에선 교수 및 총장 임명에 정부가 직접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호주 정부는 대학에 견딜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학이 곤경에 처했을 때 정부나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총장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총장의 대학내 자주권은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ANU의 현재 유학생 비율은 22%. 앞으로는 25%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호주 명문 8개 대학 연합체인 ‘G8’의 회장이기도 하다.ANU는 연간 4000억원이 넘는 대학 예산의 69.7%를 연구비로 쓰고 있는데 이는 G8 국가 가운데 최고다. geo@seoul.co.kr ■ 김형아 교수 인터뷰 |캔버라 윤창수특파원|“아시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데 있어 호주가 갖는 교육 경쟁력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학자를 길러내야 합니다.” 아시아·태평양학 대학원 정치사회변동학과의 김형아 교수는 현재 ANU의 유일한 한국인 교수다.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 한국인 교수로는 ANU 설립 이후 처음이다. ANU가 아시아 태평양 연구로 유명하다고 하지만 한국학은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연구에 비하면 실적이나 규모에서 한참 처진다. 중국학 교수는 40명이 넘는데 한국학 교수는 고작 4명이다. 호주의 4위 교역 상대국인 한국의 호주 유학생 수는 2만 2000여명으로 중국에는 뒤진다. 중국에서는 대규모 군부대를 보내듯 연간 100∼200명의 박사과정 유학생을 ANU에 보내지만, 한국인은 15명뿐이다. ANU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은 아시아·태평양학의 권위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학 대학원에는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만 하는 교수가 100명 이상이며 대학원생은 430명이다. 김 교수는 “중국연구센터나 일본연구센터처럼 버젓한 한국연구센터를 ANU에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geo@seoul.co.kr ■ 김솔지 교환학생 인터뷰 |캔버라 윤창수특파원|고려대 유전공학과에 재학 중으로 1년간 ANU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김솔지(20)씨는 “강의 수준이 고려대보다 뛰어난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시스템이 월등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슬라 홀 기숙사에 머무르고 있는 김씨는 유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지원과 배려가 넘치는 ANU의 교육 환경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마이크를 켠 채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강의가 끝나자마자 녹음된 내용이 인터넷에 그대로 다 오른다. 아직 영어가 부족해 수업을 다 알아듣지 못하지만, 인터넷에 녹음 파일이 올라 충분히 복습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실험기구도 부족해 교수가 실험하는 모습을 쳐다보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ANU에서는 모든 학생이 실험에 참여한다. 시험을 중간중간에 보고, 튜토리얼 강의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벼락치기 공부는 하려야 할 수 없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geo@seoul.co.kr
  • “인위적 경기부양 불필요”

    “인위적 경기부양 불필요”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 후보자는 19일 경기부양 가능성과 관련,“올 하반기에 책정된 재정운용 규모를 보면 이미 경기 확장적 수준”이라면서 “다른 인위적인 조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올해 잠재성장률 5% 수준의 성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지도록 거시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예산과 관련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재정당국으로서는 가급적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재해복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피해 규모가 워낙 크게 되면 다른 재정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재해 예방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지방교부세를 내려보낼 때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장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자료에서 대북지원 예산과 관련,“대북지원 사업의 추진 방향은 외교·안보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관계부처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처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올해까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사업 예산은 모두 7조 2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북협력기금을 통한 경수로사업,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지원 등 민족공동체 회복 지원이 6조 4894억원을 차지했다. 인적왕래 지원과 사회문화교류지원 등 남북교류 협력지원은 6502억원, 통일부 일반회계상의 통일촉진 및 남북회담 관련 예산은 1268억원이었다. 연도별 남북사업 예산은 ▲98년 2117억원 ▲99년 3855억원 ▲2000년 6661억원 ▲2001년 1조 39억원 ▲2002년 1조 3136억원 ▲2003년 8454억원 ▲2004년 7350억원 ▲2005년 8281억원 ▲2006년 1조 2771억원 등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로에 선 국책은행] (1) 길 잃은 3대은행

    [기로에 선 국책은행] (1) 길 잃은 3대은행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총사’가 기로에 섰다. 과거 개발시대, 경제 발전의 심장 역할을 했던 국책은행들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반은행의 업무영역까지 파고 드는 ‘공룡’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이달 중 방만한 경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편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도 역할 조정 방안을 내놓는다. 국책은행의 난맥상과 고민, 발전 방향을 3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 장면1 “LG카드 매각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 공개매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공개매수 대상인 LG카드의 매각을 정반대인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해온 데 대해 사과했다. 인수 후보들과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국내 M&A 주선 실적 1위라는 산업은행이 M&A의 기초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 장면2 “산업은행이 ‘올코트프레싱(전면강압수비)’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지난달 9일 경영전략회의에서 산업은행의 업무 영역 확장을 경계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이에 대해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국책은행의 난맥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직 비대화… 서로 업무 중복 산업·수출입·기업은행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여 있다. 법으로 정해진 고유 업무가 사라지면서 민간영역에서 시중은행들과 사사건건 충돌한다. 비대해진 조직과 임직원들의 높은 연봉도 계속 도마에 오른다. 산업은행은 최근 김 총재의 ‘베이징 구상’을 통해 자원·에너지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아시아·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수출입은행의 고유 영역이어서 두 은행간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산업銀 경영실패 책임진 적 없다” 산업은행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민간영역에서 국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부자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경영 실패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당했지만 산업은행은 경영 실패에 대해 한번도 책임진 적이 없다.”면서 “자본이 바닥나면 세금으로 꼬박꼬박 메워 주니 당연히 방만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하면서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고, 이들 회사의 상층부는 산은 출신으로 채워졌다.2000년 이후 퇴직한 부총재와 이사 16명 중 14명이 자회사, 출자회사, 거래회사의 임원이 됐다. 경쟁 은행은 물론 고객인 거래 기업들조차 산업은행의 우월적 지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다. ●수출입, 기업은행도 고민 수출입은행이 당장 민영화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선박금융, 플랜트사업, 해외자원개발 등 산업은행과 중첩되는 업무가 많다. 수출보험공사와의 구분도 애매해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보호 아래 조직 자체가 베일에 가려진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산업은행총재와 기업은행장은 때마다 국회에 불려가지만 수출입은행장은 국정감사에서조차 ‘열외’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시중에서는 산업은행을 ‘신이 내린 직장’, 수출입은행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신도 모르는 직장, 신이 다니고 싶어하는 직장’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기업은행은 범정부 지분이 66.7%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15.7%를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낙하산 인사’”라면서 “3년마다 경제관료 출신이 수장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직원들은 고객보다는 당연히 정부의 ‘의중’과 연줄에 의한 승진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경기부양 반대한 권오규 내정자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기부양론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안정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유가가 안정되면 국민들의 체감경기도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게 반대논거다. 그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잠재성장률을 벗어나면 그 다음에는 잠재성장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확장적 거시정책 운용’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과거 상사였던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의 경기부양론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셈이다. 우리는 이미 권 내정자에게 당 주도의 확장적 재정운용은 대선 등 선거일정을 감안할 때 성장잠재력 확충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복지 위주의 선심성 예산집행에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럴 경우 권 내정자가 우려한 것처럼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권고한 대로 새롭게 사업을 펼치기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치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불안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여당의 내수경기 부양론에 반대하지 않았던가. 권 내정자는 ‘동반성장 전략의 기본은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환경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방향타를 바로잡았다고 본다. 이 한은 총재의 지적처럼 현재 대기업들은 현금만 잔뜩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빚을 내 재정으로 성장률을 부추기려 할 게 아니라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게 애로요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그러기 위해선 당의 압력에 경제정책이 흔들려선 안된다. 권 내정자의 공언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보겠다.
  • 아파트 분양가 인상 요인 ‘줄줄이’

    아파트 분양가 인상 요인 ‘줄줄이’

    올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당장 오는 12일부터 기반시설부담금이 부과되고, 내년부터 공공아파트 후분양제가 도입된다. 특히 재개발은 8월말부터 시공사 선정 시기가 조합설립 이후로 늦춰지는 등 사업 지연 조치도 이어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재개발, 비용상승 부담 눈덩이 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2일부터 시행되는 기반시설부담금제가 서울 강북지역 뉴타운 등 도심 노후지역 재정비 사업에도 적용된다. 부담금 규모는 가구당 500만∼1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단 재개발되는 전체 가구의 17% 규모인 임대주택부분은 부담금이 면제다. 또 새달부터 재개발 시공사 선정시기도 기존보다 1∼2년 늦춰져 사업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이 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오는 8월25일부터 시행될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근거한 고시 기준에 따르면 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재개발사업 추진 초기단계인 추진위 인가 단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늦춰진다. ●“후분양 비용 분양가 반영될 것” 내년부터 주택공사 등 공공 아파트에 적용되는 후분양제도 분양가 상승 요인이다. 현행 ‘선분양’ 제도에서는 땅값과 공사비를 일반 분양자에게 받아 충당해 왔지만 후분양을 하면 계약금과 중도금이 1∼2년 가까이 늦게 들어와 그동안의 공사비를 모두 시행 사업주가 대출 등으로 충당해야 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공아파트 분양 시기가 공정률 80% 이후로 완전 전환되면 기존에 소비자로부터 미리 받았던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가의 80%를 다른 방법으로 조달해야 한다.”면서 “공공기관이라도 은행 대출을 하게 되고 여기서 나온 금융비용은 분양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 시기는 2007년 공정률 40%,2009년 60%,2011년 80% 등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이 달 12일부터 건축 연면적 60.5평이 넘는 모든 건축 행위에 부과되는 기반시설부담금도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20평형짜리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가 32평형을 배정받으면 부담금이 1246만원, 이 아파트를 일반분양 받으면 3303만원 정도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같은 비용 증가는 곧바로 분양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주택수요 줄면 사업 포기 불가피” 한 시행사 관계자는 “요지의 땅값은 여전히 강세인데 발코니 확장 허용, 지구단위계획 강화 등 분양가 상승요인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택 구매심리가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결국 공급 위축으로 이어져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광주시 자치구 ‘양극화’

    광주시 5개 자치구 가운데 2개구가 자체 세수로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치구간 재정과 인구 편중 현상이 심화돼 경계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광주시와 각 구에 따르면 지방자치 이후 10여년 동안 대규모 택지개발과 도시 확장 등으로 서구와 광산구는 인구가 날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구 도심권인 동구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공무원의 직급이 하향 조정되고 국 단위의 행정 조직이 과로 격하되기도 했다. 또 북구는 자체 세입으로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수급비 보조와 보육아동 보육료 지원, 의료호보 부담금 등 법정부담금마저 감당하기 힘든 최악의 재정 상태에 놓여 있다. 광주시 5개 자치구의 자체수입 대비 인건비 비율은 서구가 68.9%, 광산구 71.9%, 북구 94.6%인 반면 동구 105.1%, 남구 121.8%이다. 서구와 북구, 광산구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친 자체수입으로 최소한의 경비인 직원들의 급여를 충당할 수 있지만 동구와 남구는 이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구의 경우 서구가 지난 1995년 23만명에서 현재 31만명으로, 광산구는 17만명에서 30만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동구는 15만명에서 11만명으로, 남구는 25만명에서 21만명으로 각각 줄었다. 북구는 지난 199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다 1999년 47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05년 말 현재 45만명이다. 동구의 인구 감소는 15만명의 자치구 하한선이 무너지면서 부이사관급(3급)인 부구청장의 직급이 서기관(4급)으로 하향 조정됐으며 지방의원의 정족수가 9명에 그치면서 의회사무국도 과 단위로 낮춰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별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구역 개편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혼잡도로 개선 50% 국고지원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대도시 혼잡도로 개선 작업에 정부가 공사비의 50%까지 지원한다. 건설교통부는 교통 혼잡이 심각한 부산·경남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대도시권의 주요 간선도로망 정비를 위해 2010년까지 국고 1조 6000억원을 투입하는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 계획을 수립했다고 26일 밝혔다.이에 따라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도로이지만 도시 순환망이나 공항, 항만 등 주요 시설에 연결되는 주요 간선도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재정 지원을 하게 된다. 대도시권 혼잡개선 대책에 따르면 건교부는 대도시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도로 투자 중 도시분 투자 비율을 현재 10%에서 2010년까지 30%로 끌어올리고 대도시 혼잡도로에 공사비의 50%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민자사업의 경우 지자체 건설보조금의 50%를 지원해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건교부는 2024년까지 5개 대도시권 총 21개 구간의 개선 지원을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우선 2010년까지 16개 구간(137㎞)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을 권역별로 보면 부산ㆍ경남권은 산성터널(5.3㎞)과 산성터널 접속도로(5.0㎞), 제2창원터널(20.5㎞), 식만∼사상 도로(7.6㎞) 등이며 울산권에는 옥동∼농소 도로(16.6㎞), 울산국가산업단지 진입로(4.1㎞), 동서도시고속도로(4.4㎞) 등이다. 대구권에는 대구∼포항 고속도로 진입로(7.0㎞), 상인∼범물 도로(9.8㎞), 성서공단∼지천IC 도로(12.9㎞) 등이며, 광주권에은 하남산단 외곽도로(12.0㎞), 북부순환도로(6.4㎞), 일곡∼용정 도로 확장(1.0㎞), 대전권에는 계백로 우회도로(5.2㎞), 유등천 도시고속도로(8.8㎞), 갑천 도시고속도로(10.1㎞) 등이다. 건교부는 우선 올해에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울산국가산업단지 진입로와 대전 유등천 도시고속도로의 설계에 착수하고 부산 산성터널 접속도로, 대구∼포항 고속도로 진입로에 대한 공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자치, 개혁실험이 필요하다/이건영 중부대 총장

    지방선거를 치르던 날, 사전에 후보자들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내 탓이지만, 투표장에서 6장이나 되는 투표용지를 받고 난감하였다. 수많은 후보자 이름이 적힌 용지를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선거를 왜 하나? 이쯤 되면 민주시민 노릇하기도 고역이다. 이렇게, 우리는 민선 4기의 시장을 뽑고, 도지사를 뽑고 의원님들을 뽑았다.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잠자고 있던 주민의식이 일어나고, 소위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고 한다. 반면 안타깝게도 이제 지방행정마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오염되었다. 우리의 정당은 야속하게도 지역정당 구조인데, 이 경향이 이번 선거에서 지방에 그대로 흘러 넘쳤다. 그리고 아이로니컬하게도 당대표를 내세워 지방개혁을 외쳤던 집권당이 참패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지방에 개혁의 바람이 필요한 때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지방개혁의 출발점은 행정구역의 재정비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최근 광역의회로 통합한 제주도특별자치구역은 모두가 지켜보아야 할 실험이 될 것이다. 지방은 기초단체의 자치의식이 강한 반면 대도시는 기초단체의 의미가 별로 없다.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획일적으로 놓은 현재의 시스템은 불합리하다. 중앙과 광역 그리고 기초단체간의 역할분담체계도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도시에건 가장 중요한 일은 중앙부처에서 나온 직할부대들이 하고 있음을 본다. 지방자치단체의 일은 단순 행정서비스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부산시의 항만은 부산시로 이관해야 하지 않을까? 부산에 있는 3개에 이르는 국립대학은 계속 교육부가 관장하는 것이 타당한가? 부산지하철은 건교부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타당한가? 현재 중앙의 특별지방행정기관 수가 무려 수천 개에 이르며 여기 속한 공무원은 전체 공무원 수의 40%에 해당한다. 교육기능, 환경보존, 사회문화, 지역개발 등은 지방정부 중심으로 개성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느 쪽이냐 하면, 나는 중앙 역할의 과감한 지방이양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재정의 합리적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광역단체의 경우 주요 수입원은 취득세, 등록세이고 기초단체의 경우 주요 재원은 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이므로 부동산시장의 파동을 거치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었다. 서울의 강남지역은 재산세를 거꾸로 인하해 주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지방행정체계 역시 새로운 역할의 정립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에서 과감하게 업무를 이양받는 반면 또 민간에게 맡길 것은 넘겨야 한다. 중앙에도 똑같은 말을 해야 하지만, 지방정부도 작은 정부로 개편되어야 한다. 상당 부분은 민간에게 위탁 또는 이양할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지방자치가 되면서 재원을 확충한다면서 또는 기업마인드를 도입한다면서 많은 지방단체가 수익사업에 뛰어들고 결과적으로 기구 확장을 가져온 사례가 많다. 단지를 개발한다거나 하천골재 채취사업과 농산물 직판장을 만든다거나 또는 도자기회사를 운영한다거나 등등 경험 없이 지방자치단체들이 달려들어 손해를 보고 있는 곳도 많다. 민선자치 이후 지방공사나 공단의 설립은 물론 소위 제3섹터식의 관민합작 사업이 활발하였다. 그동안 지방조직도 방만해지고 군살이 붙기도 하였다. 앞으로 지방개발의 거품을 빼고 특색있는 개발로 방향을 바꿔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포퓰리즘이다. 가령 수도권규제완화, 그린벨트 해제 등은 항상 선거와 함께 무책임하게 거론되었다. 지역개발만큼 달콤한 공약은 없다. 또 전시효과적이고 가시적인 것도 없다. 그래서 지방마다 거창한 청사진을 만들고 의욕적으로 불도저를 굴려왔다. 이 중 상당수는 재원이나 전망이 불투명하다. 정치적으로 필요할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다음 달부터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다. 지방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중앙무대에는 신물이 나도 내 고장 내 지방에는 활기가 돌았으면 한다. 이건영 중부대 총장
  •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 & 과제] (7) 여성·노인·장애인 복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공약 & 과제] (7) 여성·노인·장애인 복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복지공약 은 “누구라도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서울을 만들겠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그의 공약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여성과 노인, 장애인 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1동 1개 공공보육시설 건립과 실버 아파트보급, 장애인 수당 50% 인상, 공공임대아파트 10만가구 추가 건설 등을 공약했다. ●여성취업박람회 정례 개최 그는 우선 집 가까이에서 안심하고 저렴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공보육시설 확충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로 보육서비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개동 1개 공공보육시설을 목표로 현재 522개동 가운데 공공보육시설이 없는 68개동에 보육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다가구 주택 175개동,1251가구를 매입해 보육시설로 활용하고 이 것도 여의치 않은 지역에는 시설을 새로 마련한다는 것이 오 당선자의 복안이다. 또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안심보육센터’신설과 공인베이비시터제 도입, 직장내 보육시설 확충, 방과후 아동에 대한 보호 교육 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지역사회 지원형 여성일자리 창출, 여성취업박람회 정례개최 등을 약속했고, 시정 운영에 있어서는 직급별 성별 유지와 각종 여성위원회 여성비율 확대 등을 공약했다. ●중형 평형대 임대주택도 공급 저소득층과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1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10만 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평수도 현행 소형평수(13∼17평) 위주에서 중형 평형대를 혼합할 방침이다. 또 저소득 시민과 신혼부부들에게 전세자금 융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올해에는 1만 6000가구,26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장애인 복지는 우선 수당을 현실화해 현행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50% 확대하고, 장애인 공동생활체를 현행 111곳에서 200곳으로 늘리는 한편, 중증 저소득 장애인에게 장기전세주택 100가구를 제공키로 했다. ●치매전문요양원 대폭 확충 노인 인구비율이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노인들을 위한 노인종합복지관 건립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기존 노인교실 개선·확장, 시설규모와 요건이 양호한 경로당 등의 시설전환을 통해 모두 566곳을 설치할 생각이다. 또 2009년까지 치매 전문요양원을 대폭 확충해 현재 중증치매노인 수용률을 현재 55%에서 100%로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주거, 여가, 레저, 편의시설, 복지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갖춘 실버아파트를 전체 임대 주택의 10%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실버아파트의 복지시설은 시 예산으로 설치, 운영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문가들의 제언 전문가들은 오 당선자의 복지 공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원 조달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강력한 실행의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통원(성균관대 사회복지학 교수) 오 당선자의 복지 분야에 대한 관심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복지정책에서 시급한 것은 노인복지와 아동복지 분야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오 당선자의 공약 내용을 보면 다소 빈약하고 지엽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공공보육시설의 경우 1개동 1개 설치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이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또 실버 아파트의 경우는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시급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애리조나주의 대표적인 실버타운이자 은퇴자들의 이상향인 ‘선시티’(Sun City)와 같이 폭넓은 정책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이원희(한경대 행정학 교수) 복지 예산은 1회성 지출로 끝나는 건설분야 등 다른 예산과 달리 ‘자격 급여’ 형식을 띤다. 한번 정해지면 지속적인 지출이 필요한 예산이다. 따라서 복지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장기적인 재정 충족 문제 등 재원조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복지 재정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오 당선자의 공약은 세원과 세입에 대한 생각은 없고, 세출만이 너무 강조돼 있다. 다시 말하면 전체 예산 중에서 어떤 사업을 줄여 복지·문화 예산에 투입할 것인가에 대한 꼼꼼한 접근이 필요하다.
  • 급부상하는 中내륙 허난성을 가다

    급부상하는 中내륙 허난성을 가다

    최근 한국 정부는 중국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중부 굴기(中部起)’에 대한 투자 타당성 정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동부 연안에 위치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중·서부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임금 상승 등 동부 연안지역에서의 생산활동 환경이 나빠진 데 따른 현상이다. 중부 굴기의 중심을 도모하는 허난성(河南省)을 찾았다. |정저우시·뤄양시·덩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소림사 방문차 허난성을 찾았을 때, 리청위(李成玉) 성장으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들었다.“허난성의 역사를 알면 중국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리 성장은 앙소(仰韶)문명의 본고장이며 중국의 숱한 성씨(姓氏)와 활자가 비롯되는 등 허난성이 중국 문명의 산실이라는 점을 자랑한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다른 지역의 중국인은 ‘허난성’에서 ‘빈곤, 낙후, 농민공, 소매치기, 사기 상술’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외국인에게는 여기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까지 겹쳐진다. 그런 허난성이 지금 새로운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당 중앙이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최종 확정한 ‘중부굴기’를 그 날개로 삼았다. ●외자기업에 특정세금 최대 60% 반환 초여름 따가운 햇살 속에 허난성 성두(省都) 정저우(鄭州)시는 천지개벽 중이었다. 도심 한가운데 철거와 재개발이 한창인 반면, 다른 한편에는 마천루가 세워지고 있었다. 정저우의 상징이자, 허난성의 심벌로 기획된 ‘정둥신(鄭東新)구’는 이미 도시로서의 그 위용을 갖춰가고 있었다. 구(舊)공항을 옮기고 2003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곳이다.150만㎢의 면적에 150만명이 생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둥신구는 호반을 중심으로 유통·물류타운에 대규모 과학·기술단지, 대학타운, 최첨단 비즈니스 센터가 밀집한 꿈의 도시가 될 것으로 허난성은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위치한 ‘국제전람회의센터’는 도시의 상징물이었다.‘기둥 없는’ 건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데 관계자들의 자부심이 작지 않았다. 정저우시 정부는 타이완·일본과 상하이(上海)를 비롯해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상인들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자랑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같은 중부권으로 정저우보다 늘 앞서 있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최근 국내총생산(GDP) 등 몇가지 경제지수에서 앞질렀다.”며 흥분했다. ●정저우시에만 외국투자기업 2800곳 웨쩡푸(岳增浦) 시 상무국장은 “2000년만 해도 800곳이던 외국 투자기업이 2800여개로 늘었다.”면서 “자본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 뤄양(洛陽)시의 한 공장은 수천년 고도(古都), 중국의 ‘단골 수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퉈(一拖) 국제경제무역주식회사는 중국 최고(最古), 제1의 트랙터 공장답게 쉴새 없이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세계 92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북한과 남한에도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외자기업에 대해서 25%에서 상황에 따라 특정 항목 세금의 최대 60%까지를 반환해 주는 등 개발을 위한 뤄양의 노력은 눈물겹다. 정주∼뤄양 중간에 위치한 덩펑(登封)시 역시 도시 정비와 도로 확충으로 중국 5악(岳)의 하나인 숭산(嵩山)과 소림사, 뤄양 용문석굴(龍門石窟) 등을 잇는 관광자원 확충에 집중하고 있었다. ●AIDS만연·빈곤·낙후 상당부분 치유 허난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실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된 점이 많다. 허난성의 인구는 1억에 육박해 중국의 전체 성(省)중에서 가장 많다. 또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1차산업에 종사, 낙후성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개혁·개방 이후 다른 성과의 격차는 커져갔고, 많은 유민(流民)들이 양산됐다. 허난성이 AIDS 촌(村)으로 알려진 것도, 피를 팔아 생활을 연명해야 할 만큼 가난한 촌락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청위 성장은 “38개 현에서 1만 9000명이 발병,4000여명이 숨졌으나 AIDS 사태를 야기한 혈액 채취소는 이미 모두 폐쇄됐다.”면서 “성을 뒤덮은 가난의 상흔이 치유돼 왔다.”고 강조했다. 리 성장은 “베이징∼정저우 구간과 정저우∼우한 구간 고속도로 신설 등 고속도로가 4020㎞까지 연장되면, 정저우를 중심으로 사통팔달 연결된 철도망과 함께 성 발전의 대동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seoul.co.kr ■ 균형발전 바로미터 ‘중부굴기’ 성공할까 |정저우시·뤄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은 지난달 말 통상 교섭차 서울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부굴기’를 잊지 않았다. 요즘 한국의 주요 인사를 만나는 자리면 “중부굴기에 투자해달라.”고 떼를 쓰다시피 하는 그다. 그는 중부굴기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다. 강력한 차세대 영도자급 주자의 하나로 꼽히는 그로서는 반드시 성공의 기틀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는 1992년부터 10년간 다롄(大連)시장 재직 중 연 10% 이상의 고속 성장 속에서도 다롄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냈다. 이후 랴오닝(遼寧) 성장을 지내며 오늘날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중부굴기는 우선 중국의 각종 대개발 공정의 1차적 마침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2000년 무렵 시작된 ‘서부대개발’과 2003년 본격 가동된 ‘동북진흥’에 바로 뒤이은 또 하나의 역사(役事)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 4세대 지도부가 이 프로젝트를 주시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가장 중시하는 ‘균형 발전’의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발전의 바로미터,‘중원(中原)’ 중국의 중부 지역에는 중국 인구의 28.1%인 3억 6100만명이 산다. 이 가운데 농업인구는 2억 4400만명으로 70%에 이른다.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게다가 개발 공정의 시작도 상대적으로 늦다 보니 서부와 동부지역보다 뒤떨어진 측면이 많다. 2001∼2003년 중부 6개성의 경제성장률은 동부와 서부지역보다 각각 1.8%포인트와 0.4%포인트 낮았다. 총생산 격차도 갈수록 벌어졌다. 당 중앙이 공들이는 ‘신농촌 건설’과 ‘균형’이 가장 부합되는 지역은 어찌보면 중부지역인 셈이다. ●“그러나, 추동력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부굴기가 서부대개발이나 동북진흥과 같은 추동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부대개발은 천연가스와 수력전기 등 자원이 풍부하고, 청두(成都)나 시안(西安) 같은 거점 도시가 공정의 주요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북진흥은 과거 중국의 최대 중화학 공업 기지요 중공업 단지로, 다소의 구조조정과 현대화 작업만으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부지역은 산업적 측면에서 이같은 특징이 크게 부족하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관망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선정된 개발 공정”이라는 분석까지 내놓는다. 균형발전이란 명목을 위한 전형적인 ‘끼워넣기식’ 국가 개발사업이라는 얘기다. jj@seoul.co.kr ■ 내수생산의 중심지부상 가능성 |정저우시·뤄양시·덩펑시(허난성) 이지운특파원|중부굴기 프로젝트에는 아직 구체적인 시간표나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서부대개발이나 동북진흥이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산하에 별도의 판공실을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직 전문적인 추진 기구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만큼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공정의 대상이 되는 산시(山西)·허난(河南)·후베이(湖北)·후난(湖南)·안후이(安徽)·장시(江西)성 등 중부 6개성 일대가 대대적인 수출 전략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창(長)강이나 주(珠)강 삼각주 경제지역에서처럼 중심도시가 형성되지 않은 채, 성마다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서부와 같은 재정·금융·투자환경 분야의 관련 우대정책을 제정한다는 문서도 없는 상황은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 지역이 11·5규획 목표에 따라 ‘내수 생산’의 중심지로 가꿔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의 중·소 및 중견 제조업체들의 진출이 적합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지 언론들은 상하이, 홍콩 등에서 임금 인상 가속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기업들이 내륙지방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후광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정·관계를 장악했던 ‘상하이방(上海幇)’에 이어 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안후이방(安徽幇)’이 부상하고 있다는 홍콩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 중부지역은 아세안-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내수와 물류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기업에는 전초기지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정부는 일단 한국 중소기업들이 합작 대상으로 삼는 이 지역 중국 기업들의 신용조사를 정부 재원으로 하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또한 이미 서부지역에서 실시해 효과를 보고 있는 ‘지역별 물류 센터’를 확장, 중부쪽에도 세울 것을 고려하고 있다. jj@seoul.co.kr
  • 中 톈진에 ‘동북아 물류거점’

    中 톈진에 ‘동북아 물류거점’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국무원이 지난 6일 ‘톈진(天津) 빈하이(濱海)신구 개발·개방 추진안’을 정식으로 통과시켰다고 중국 언론들이 7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선전(深)경제특구, 상하이 푸둥(浦東)신구에 이어 중국의 3번째 ‘국가 종합·역점 개발구’가 공식 확정됐다. 발해만에 조성되는 개발구인 만큼 앞으로 ‘동북아의 거점’을 놓고 한국의 도시들과 경쟁하게 됐다. 이 지역은 앞으로 5년간 매년 70억위안(약 8500억원)씩 투입해 연평균 17% 성장을 목표로 하는 ‘공룡급’ 개발지구로, 면적만도 푸둥신구의 4배나 된다. 특히 수도 베이징과 자동차로 1시간30분 남짓 거리에 있어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사회과학원 메이쑹(梅松) 부원장은 “이제 베이징의 기술력을 인접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또한 이 사업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의 최대 경제개발 프로젝트로 간주되는 데다 톈진이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의 고향이어서 정치적 이점도 적지 않게 누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선전은 덩샤오핑(鄧小平)의 2세대 지도부에 의해, 상하이 푸둥은 장쩌민(江澤民)의 3세대 지도부에 의해 각각 개발됐다. 이런 점에서 신구가 처음 개발된 1994년부터 지금까지는 도시발전 전략차원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국가발전 전략차원에서 육성될 것이라고 한국무역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푸둥보다 발전할 것” 톈진시 사회과학원 역시 “푸둥을 모델로 삼지 않을 것이며 푸둥보다 더 맹렬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15년간 푸둥에 쏟아진 것 이상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톈진은 바다와 항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4개 직할시 가운데 하나다. 베이징을 제외하면 중국 화북·동북·서북지역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도시로 꼽힌다. 이미 전자·자동차·화공·제약 등 분야에서 세계 500대 기업 중 152개가 이미 빈해신구에 입주해 있다. ▲재정수입 연평균 20% 성장 ▲2010년 첨단기술산업 비중 50% 이상 ▲단위생산액당 자원소요량 2005년의 50% 수준으로 절감 등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30㎢의 항구를 100㎢까지 확대하고 빈하이국제공항 터미널과 활주로를 확장해 여객수송량과 화물수송량을 각각 2.5배와 6배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이징 수도공항과 함께 동북아 항공허브로의 도약도 꿈꾸고 있다. 한편 무역협회 김용민 수석연구원은 한국 업체의 진출과 관련,“토지는 공장 임대나 부지 임대보다는 토지 사용권을 획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 최소 5∼10년간 집중적인 인프라 건설과 투자가 지속될 것이므로 지가(地價), 물가, 급여 등 각종 비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동집약적인 기업 경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j@seoul.co.kr
  • 공무원 인건비 4년새 21% ↑

    지난 2003년 이후 공무원 인건비가 21%가량 증가하는 등 공공부문 확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정부 규제는 1999년 7124건에서 올해 8053건으로 늘어났고, 공무원 인건비 역시 2003년 16조 8000억원에서 올해 20조 4000억원으로 21%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이어 “정부 산하기관의 경우 사업예산은 중앙정부 예산보다 더 크고 인원 면에서도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 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부문은 일단 조직을 만들게 되면 그 역할을 줄이지 않고 자신의 몸집을 늘리려는 유인을 가진다.”면서 “이에 따라 독점적 사업운용과 자원배분의 왜곡, 운영의 비효율성, 경쟁제한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오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한국재정·공공경제학회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할 이같은 내용의 ‘공공부문의 크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한편 박능후 경기대 교수는 ‘사회복지비 규모와 지출구조’ 발제문에서 “조세와 공적이전지출 구조가 불평등도를 적극적으로 완화시키지 못하고 시장소득에서 야기된 소득 불평등을 유지하거나 더 악화시킨다면 재분배를 중시하는 사회복지 관점에서 큰 정부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출구조 및 복지지출 규모’ 발제문에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사회보장 및 복지 지출 비중은 2.4%로 OECD 평균인 16.4%의 7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발언대]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시기 늦춰야/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반시설부담금제는 지난해 말 법률이 제정돼 현재 부담기준과 부담률을 정하는 시행령을 마련중이다. 기반시설부담금제는 모든 건물의 신축·증축 및 개발행위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해 도시 인프라 건설비용에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이익환수제의 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환수율은 지역·용도·면적 등에 따라 차등 부과한다. 정부와 여당은 제도도입의 필요성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도시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기반시설의 설치 또는 확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제도로 마련되었던 개발부담금·학교용지부담금·광역교통시설부담금 등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각종 부담금제도가 위헌판결, 부과대상자의 저항, 기업부담 경감 등의 사유로 부과가 중지되었거나 효과가 미흡하며,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개발이익을 누리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 지자체의 기반시설 설치에 따른 재정부담도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제도의 도입과 중단으로 점철된 과정을 생각할 때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해결돼야 할 문제점이 많다. 첫째,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다. 개발이익환수제의 강화는 지나치게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이로 인해 위헌논쟁과 소송 제기가 뒤따르게 된다. 과거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의 위헌 및 불합치판결에 의한 폐지 사례가 있다. 정부는 기반시설부담금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부과기준의 근거만 명확하다면 제도의 도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둘째, 부담금 부과대상범위, 부담금 산정방식 등 기준의 불명확성 및 투명성 결여로 인한 부과 주체의 자의적 부과 기준과 납부자 저항이다. 셋째, 부담행위 유형에 따라 부담금이 개별법에 규정되어 있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발이익의 명확한 정의와 기반시설부담금을 징수하기 위해 유사 부담금 간의 통합적·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부담구역과 주변지역간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이익을 개발행위로 인한 가치상승분으로 통합적으로 정의하고, 기존의 부담금을 부담한 만큼의 공제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부담금간의 유기적 연계가 확보되는 한편 형평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시행령을 준비 중인 정부는 조세법정주의라는 맥락에서 부담금 부과의 기준 및 금액 산정에는 행정권의 자의성이 철저히 배제되고 담세자 누구에게나 동일한 부과 기준이 적용돼야 법률이 말하는 투명성과 정합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복잡한 항목으로 이뤄진 부담기준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인 것 같다. 개발이익 환수는 조세형평성 제고의 틀 속에서 세금을 통한 과세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면 사회적 판단 및 합의의 문제이므로 사회적 합의도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를 도외시한 채, 몇가지 행정기준에 의한 기반시설부담률에 근거한 부담금 산출은 법원에 의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시행령을 졸속 추진하기보다는 신축되는 건축물이 기반시설에 주는 부담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반정비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기반시설부담을 올바르게 추정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이후로 시행시기도 늦추어야 할 것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서울광장] 범대위와 월드컵/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범대위와 월드컵/임태순 논설위원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운동을 벌여온 사회운동단체들은 자신들을 평택미군기지이전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라고 불렀다. 범대위에는 민주노총, 한총련, 전교조, 전공노 등 각종단체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인원을 보면 범국민대책위원회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쑥스럽다.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14일 일요일 평택집회만 해도 1만∼2만명 정도 참가할 것이라는 경찰의 예상과는 달리 4000명(경찰추산)∼5000명(한겨레신문보도)에 불과했다. 산하 조합원이 80만명인 민주노총은 올 들어 비정규직법 입법 저지 등을 내걸어 모두 8일간 총파업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참여인원은 4만∼6만여명(노동부집계)에 그쳤다. 그나마 현대차, 기아차 등 대규모 사업장이 4시간휴업 등의 형식으로 동참한 것을 포함한 수치이니 실질적인 참여자는 훨씬 적을 것이다. 파업은 노동자의 가장 강력한 쟁의수단이자 최후의 저항권이다. 이를 조자룡 헌칼 쓰듯 마구 휘두르다 보니 총파업도 이젠 엄포용이지 별로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5공,6공 등 권위주의 정부시절에는 운동권단체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언론에서도 대학생이나 재야운동권들의 시위나 집회를 우호적으로 다루었다. 민주화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시위 숫자도 경찰이 발표한 것보다 주최측 주장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50명 아니 20명이 참석한 ‘국민보고대회’도 애교로 받아들였다. 얼마전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 명단이 발표됐다. 많은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TV앞에 몰려들어 귀를 쫑긋했다. 저녁 9시 뉴스에서도 이 소식을 장황하게 전해 개각발표는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신문도 1면 머리기사는 물론 2,3면 등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벌써부터 꼭짓점댄스가 유행하는 등 국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대표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려 있을 정도다. 운동권, 시민단체가 퇴조를 보이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은 사회전반적으로 민주화가 진전됐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극심한 취업난, 웰빙풍조 등도 통일, 반미자주화, 민중민주주의 등 이념에 대한 관심을 멀리하게 했다. 여기에 더해 범대위 등이 평택에서 보인 폭력시위도 국민들의 눈을 돌리게 했다. 세계사에서 폭력없는 혁명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미군기지 평택이전반대가 반드시 폭력까지 동원해 쟁취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독재정권 시절에는 운동권이나 민주화단체가 약간 일탈행위를 하거나 탈선해도 눈감아줬다. 또 ‘진상규명 국민규탄대회’ 등 표현상 ‘오버’를 해도 관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국민들은 그들에게 더욱 엄격한 도덕적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념에 대한 관심이나 열기가 식어가지만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 폐쇄된 것은 아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은 효선·미순이 사건이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태에서 보듯 국민의 공감대만 얻으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전파돼 더욱더 폭발적이고 위력적이 된다. 이제 국민들은 과거처럼 무지하지도 않고 권위주의 정권이 휘두르는 ‘채찍’이 무서워 웅크리고 있지도 않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목소리를 낸다. 범대위가 자신들을 ‘범대위’라고 부르려면 언어의 거품을 빼고 눈높이를 국민들에게 맞춰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은 더이상 범대위라는 명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환경·생명] ‘교통세’ 이름바꿔 목적세로 남는다

    [환경·생명] ‘교통세’ 이름바꿔 목적세로 남는다

    올해 말 폐지되는 ‘교통세’의 개편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금처럼 ‘한시적 목적세’로 당분간 유지하는 대신 환경 및 에너지세 개념을 강화해 ‘(교통)환경에너지세’로 개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법률 개정작업을 완료한 뒤 늦어도 올 정기국회에는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로써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환경세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도로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해 휘발유·경유에 부과되던 특별소비세를 1994년 교통세로 전환, 지금까지 운용해 오고 있다. 연간 징수액이 10조원을 웃돌아 국세총액의 10% 안팎을 차지할 만큼 재정 기여도가 높다. 당초 10년 동안만 부과할 계획이었으나 3년 더 연장된 뒤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교통세 개편안 윤곽 드러나 교통세 개편 방향에 대한 큰 틀은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과 부처장관들의 ‘국가재원배분계획’ 회의에서 정해진 바 있다. 국가재정기여도를 감안해 세금은 그대로 걷되 ▲현행 목적세를 일반세로 전환(특별소비세로 환원)할지 여부 검토 ▲세금의 명칭 개편 ▲세입금의 사용처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관계부처들은 그동안 각기 물밑 작업을 하다 지난 12일 기획예산처 주재로 최종 결론 도출을 위한 공식회의를 처음으로 가졌다. 재정경제부(세제개편)와 건설교통부(교통부문), 환경부(환경부문), 산업자원부(에너지부문) 등 5개 부처의 과장들이 참석했다. 우선 일반세 전환 여부에 대해선 방침이 사실상 결정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그동안 목적세로 걷어온 교통세를 일반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재경부가 입장을 바꿔 ‘목적세 유지 방침’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목적세의 시한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3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경부 문창용 소비세제과장도 “교통세법 개정 등을 둘러싼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목적세 형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전환은 “일반세로 바꾸면 국가재정운용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기획예산처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일반세 징수액의 19.8%씩을 각각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고 있는데, 교통세가 일반세로 전환되면 해마다 4조원(교통세 징수액 연간 10조원의 39.6%) 남짓한 예산을 지자체로 넘겨야 할 처지였다. ●“환경개선엔 한 푼도 쓰이지 않아” 세 가지 현안 가운데 ‘명칭문제’ 또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교통)환경에너지세’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르면 다음달 중 재경부 방침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입금 사용처 조정’은 이보다 시일이 훨씬 오래 걸릴 전망이다. 무려 10조원이 넘는 규모여서 부처마다 다른 속셈으로 재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유값 인상 등 정부의 ‘2차 에너지세제개편’ 내용을 반영할 경우 “세입금 규모는 올해 14조 5200여억원, 내년엔 16조 5300억원으로 치솟을 것”(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강만옥 박사)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통세는 1994년 도입 당시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교통혼잡비용과 열량비용, 환경비용을 충당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실제 사용실적을 보면 취지와는 딴판이었다.2004년엔 10조 1000억원의 징수액 가운데 8조 7000억원(86%)이 도로확장 등 교통시설에 투입됐다. 정부 관계자는 “교통세가 운용된 지난 13년 동안 환경오염개선과 에너지사업 투자 등에는 한 푼도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환경부와 산업자원부는 ‘(교통)환경에너지세’가 내년에 도입되면 환경·에너지 분야에 대폭적인 예산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관계부처 회의에서 “세입금의 최소 20%는 환경분야에 반영돼야 한다.”며 연간 2조원가량의 예산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4년까지 진행될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대책 시행에만 연간 6000억원이 드는 데다, 대기분야뿐만 아니라 토양 및 지하수 등 부분에서도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비용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역시 “자원절약형 경제체제를 구축하려면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 등 중장기 투자확대가 시급하다.”면서 1조원 안팎의 예산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핀란드 등 환경세제 도입 교통세 개편방향이 가시화하면서 국회 쪽의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회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환경정책연구회’는 지난 18일 정책세미나를 열고 교통세 개편방향과 교통·환경정책의 통합 운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교통시설 개발로 인해 대기오염 심화는 물론 소음, 온실효과, 야생동물의 이동성 단절, 자연경관 훼손 등 환경문제가 조장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KEI 강만옥 박사는 ‘교통세의 문제점과 개편 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좀 더 구체적인 주문을 내놓았다. 강 박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대기환경이 최악의 수준인 데다, 기후변화협약 발효와 오염토양 복원 등 환경예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금까지 교통세수는 이 같은 환경개선 분야에 전혀 투자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교통부문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22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교통세의 당초 과세 명분에 맞도록 이른바 교통환경에너지세를 도입해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웨덴과 핀란드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은 현재 에너지소비세, 환경세, 유황세, 탄소세 등의 이름으로 환경세제를 도입해 환경오염 개선비용으로 쓰거나 공공운송수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재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교통세 이름 놓고 줄다리기 팽팽 13년간 명맥을 이어온 ‘교통세’를 대신할 이름을 놓고 부처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은 그대로 내면서 세금의 명칭만 달라지기 때문에 별다른 관심거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정부부처들의 ‘신경전’은 여간 치열한 게 아니다. 새로운 이름에서 환경(환경부)과 교통(건설교통부), 에너지(산업자원부) 등 어느 분야가 강조되느냐에 따라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정책의 ‘상징성’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획예산처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현안 중의 하나로 거론돼 “부처마다 이견을 보이며 기 싸움을 벌였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먼저 법 개정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교통세를 ‘환경에너지세’ 혹은 ‘에너지환경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시법인 교통세법과 교통시설특별회계가 폐지되는 만큼 “교통이라는 이름을 붙일 당위성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교통세가 애초 10년 한시법으로 출발했다가 다시 3년이 연장됐다는 점에서 더이상 ‘교통’이라는 명칭을 달아 세금을 걷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는 교통세가 폐지되더라도 유류 세금수입금 가운데 일부가 여전히 교통시설 확충 등을 위해 쓰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며 “어떻든 ‘교통’이라는 명칭은 들어가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견해 차도 컸다. 새로운 이름에 들어가는 ‘용어의 순서’가 문제다. 환경부는 ‘교통환경에너지세’ 혹은 ‘환경에너지세’를 주장한 반면 산업자원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 혹은 ‘에너지환경세’를 내세웠다. 서로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들 부처가 제시한 명분도 흥미롭다. 산자부는 “정부부처 직제 순서상 산자부가 환경부보다 앞선다.”는 논리를, 환경부는 “환경분야에 더 많은 재원이 투입되기 때문에 환경이라는 용어가 에너지에 앞서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재경부가 부처간 의견수렴을 따로 벌여 이름을 확정하는 것으로 일단은 잠정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름이 갖는 명분과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각 부처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경기회복 맛도 못봤는데 꼭짓점?

    경기회복 맛도 못봤는데 꼭짓점?

    환율 급락으로 재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경기가 둔화될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기순환 국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생산·재고지수 증가율은 현재 경기가 ‘꼭짓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 성장은 무난하겠지만 내년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선까지 떨어지면 성장률이 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에서의 경고음은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승 속도가 조정되고 있는 조짐이 일부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던 생산제품 재고지수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1년간 지속된 경기상승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직은 생산지수가 증가하고 있어 경기가 정점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재고가 더 쌓일 경우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생산과 재고지수로만 봤을 때 1·4분기의 상황은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한 2004년 2·4분기와 거의 같다. KDI 신석하 박사는 “앞으로 2·4분기의 동향이 경기국면을 판단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모습이 지난해 4·4분기의 양상과는 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계절조정 전기 대비로 1·4분기에 1.3% 성장한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2·4분기나 하반기에 더 내려간다면 경기는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재고가 다시 줄거나 증가세가 완만해 질 수 있지만 현재 경기상승 속도가 조정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성장률 5% 전망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면서 “2·4분기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심리가 3개월째 하락해 100.6으로 내려앉고 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BIS)가 일제히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 성장률이 3월부터 제자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의 여파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지적한다. 씨티그룹은 원·달러 환율이 920원선에서 바닥을 형성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운영계획을 짜면서 연평균 환율을 1010원으로 전제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담당이사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원화 강세로 고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우며 지금까지 잘 버텨온 수출도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증권가는 하반기 경기전망에 낙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반도체 등이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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