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사체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속여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1500여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100M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924
  • “시드머니 30억 있어야 VIP”… 돈이 돈 불리는 ‘한 끗’ 정보력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시드머니 30억 있어야 VIP”… 돈이 돈 불리는 ‘한 끗’ 정보력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분야별 전문가가 장단기 전략 만들어주식·채권부터 세금까지 관리해줘 VC투자 최대 3000만원 소득공제3000만원 들고 찾아가니 문전박대“수수료 높은 계좌 만들면 상담 가능”가문형 재산 관리로 ‘부의 대물림’자녀 등 연령별 주식 종목까지 추천가족법인 만들어 절세 방법 알려줘200억 이하 양도세 27.5  → 19% 축소은퇴한 베테랑 PB 모여 투자 자문도투자 성과를 가르는 ‘한 끗’은 정보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정보는 자본을 따라 흐른다.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는 표면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자산 규모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같은 회사, 같은 시장 안에서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에게 더 빠르고 풍부한 정보가 제공되는 구조다. 개인투자자의 반복된 투자 실패가 단순한 판단 미숙이 아니라 구조적인 정보 접근 격차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회사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금융자산 30억원은 돼야 VIP 고객군으로 분류된다. 자산관리(WM) 센터에서는 고객의 투자 성향과 가계 구조, 향후 자금 수요까지 분석해 전체 포트폴리오를 점검한다. 주식·채권 전문가뿐 아니라 부동산, 세무, 상품 담당자가 함께 장단기 전략을 짠다.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손품’과 ‘발품’을 팔며 독학 투자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기도에 사는 40대 병원장 A씨 사례가 이런 단면을 보여준다. 그는 개원 이후 15년째 PB 관리를 받고 있다. 벤처캐피탈(VC) 조합에 3억원을 출자해 5년 만에 배당금을 포함해 약 8억원 수준으로 자산을 불린 경험도 있다. 센터에 맡긴 자산은 약 60억원이다. A씨는 “VC 투자는 최대 30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돼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이런 정보는 PB센터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개미 투자자에게 PB센터의 문턱은 높다. 계좌 개설이나 애플리케이션 사용 안내 등 기본 서비스는 누구나 받을 수 있지만 대면 투자 상담은 사실상 쉽지 않다. 실제 기자가 여윳돈 3000만원을 들고 서울 압구정과 강남 일대 PB센터 여러 곳에 상담을 요청했지만 “고객센터나 앱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되돌려 보내거나 “대면 상담을 받으려면 수수료가 높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부분 비대면 상담을 권했다. 자산이 적을수록 수수료 부담은 수익률을 크게 갉아먹는다. 결국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만 양질의 정보를 먼저 접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시드머니’가 부족한 투자자들은 콜센터나 비대면 채널로 밀려나기 쉽다. 서울 목동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한정우(35·가명)씨는 “지인 추천으로 PB센터를 찾았지만 모아둔 돈이 적다 보니 상담이 이어지지 않았다”며 “결국 유튜브 추천 종목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 국면에서는 이 같은 성과 차가 더 벌어진다. 서울 강남권 한 PB는 “이란 사태로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급등한 만큼 시장 수익률(지난해 코스피 기준 75.6%)을 초과해 배수로 돈을 불린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가족 간 자산 배분까지 포함한 ‘가문형 자산관리’에도 VIP 센터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20대 자녀는 주식 종목을 선택할 때 ‘성장’과 ‘수익’을 중심으로 투자 감각을 키워주고, 50대는 ‘성장’과 ‘방어’를 동시에 추구하는 식이다. 정보에 따른 부가 대물림되는 셈이다. 돈을 불리는 방식뿐 아니라 지키는 방식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요즘 자산가 사이에서는 가족 단위로 ‘기타금융투자 법인’을 설립해 주식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절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기타금융투자업 단독 사업체 수는 8768개로 2020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내 상장주 기준 50억원 이상 대주주는 최대 27.5%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법인을 차리면 과세표준 2억원 이하는 9%,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는 19%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다. 증권사에서 자산가 관리에 주력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같은 인력, 시간으로도 거액의 자산을 굴려 안정적인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위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KB) 점포 현황을 보면 대중적인 일반 지점은 줄어드는 반면, VIP 전담 센터는 거점별로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들 증권사의 초고액 자산가 전용 VIP 점포는 20곳 수준으로, 대부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돈이 돈을 부르는’ 구조는 PB센터를 넘어 사적인 네트워크로 확장된다. 여의도 일대에는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나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미)’가 모여 소수 고액 고객을 상대로 투자 자문을 하는 이른바 ‘부티크’ 사무실이 적지 않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은퇴한 베테랑 PB들의 아지트인 셈이다. 투자자문업 등록에 필요한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1억~2억 5000만원 수준으로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정보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점이다. 충분한 자산이 없는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유튜브 등 값싼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검증되지 않은 투자 자문이나 ‘고급 정보’를 내세운 주식 투자사기 리딩방이 파고드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은 “투자 격차가 벌어지는 건 개인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시드머니’같은 투자 기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실제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일부”라며 “개인은 기관과 전문가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 비축유 2246만 배럴 푼다… 원전 이용률도 60  → 80%로 확대

    비축유 2246만 배럴 푼다… 원전 이용률도 60  → 80%로 확대

    정부, 이달 말까지 추경안 국회 제출여수 석화산단 ‘특별대응지역’ 검토석유 최고가격 1회 위반해도 ‘아웃’사재기 중요 제보 땐 최대 5억 보상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향후 3개월간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 이용률을 확대하고 석탄 발전량은 끌어올리는 등 에너지 수급 구조에도 전략적인 변화를 줄 계획이다. 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이날 당정회의 직후 “이번 주 중 산업통상부에서 상황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한다”며 “동시에 비축유 방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원유 비축량은 208일분, 액화천연가스(LNG)는 9일분이다. 다만 LNG의 경우 오는 12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을 해외에서 확보한 상태라고 안 의원은 전했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향후 3개월간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동시에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에서 생산한 원유 335만 배럴을 도입해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불안을 덜기 위해 현재 60% 후반대에 형성된 원전 가동률을 오는 5월 중순까지 80%로 끌어올리고,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한 석탄 발전량 상한제는 이날부로 해제한다. 상대적으로 비축량이 적은 LNG의 발전 비율을 줄여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또 당정은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는 당초 규정 3회 위반 시 면허 취소했던 것을 1회만 위반해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환율 안정 3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환율 안정 3법은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으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을 처분해 국내 자본시장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유가 상승 국면을 악용한 사재기 등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요 제보에 대해선 최대 5억원의 특별 검거 보상금도 내걸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담화문에서 “유가 관련 불법행위는 민생 경제를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매점매석, 사재기 등 시장 교란 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왜 나 안 봐?” 헬스장서 남성들 저격한 인플루언서…‘조롱 폭발’ [핫이슈]

    “왜 나 안 봐?” 헬스장서 남성들 저격한 인플루언서…‘조롱 폭발’ [핫이슈]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여성이 “남성들이 일부러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오히려 온라인에서 조롱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출신 피트니스 인플루언서이자 피트니스 트레이너인 다니카 케네디는 인도네시아 발리 창구의 한 헬스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케네디가 발끝으로 서는 독특한 방식의 운동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바로 뒤에서 운동하던 남성 세 명은 각자 운동에 집중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케네디는 이 장면을 두고 “헬스장 남성들이 일부러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상에 ‘당황함’(flabbergasted), ‘곁눈질’(side eyes) 등의 자막을 넣으며 남성들의 반응을 비꼬듯 표현했다. 그러나 영상이 확산하자 많은 이용자는 “남성들이 그녀를 쳐다보는 장면 자체가 없다”며 케네디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 “왜 아무도 안 보냐” 주장에 역풍 케네디는 댓글에서도 “그게 바로 요점이다. 너무 티 나게 안 보려고 애쓰고 있었다”며 “어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창구에서 나가고 싶다. 여기 남자들은 너무 까칠하다”며 불만을 이어갔다. 하지만 영상이 퍼지면서 반응은 오히려 싸늘했다. 일부 이용자는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 같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유명 틱톡커 조이 스월도 영상을 비판했다. 그는 “이건 완전히 말이 안 된다”며 “이 여성은 남성들이 자신을 쳐다봐서 화난 게 아니라 오히려 쳐다보지 않아서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 영상 속 남성 “그냥 내 운동 했을 뿐” 영상에 등장한 남성 중 한 명인 호주 출신 맨몸 운동 코치 맷 버터워스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그냥 내 운동에 집중하고 있었을 뿐인데 내 얼굴이 확대된 영상이 올라온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아래를 보며 운동하고 있었을 뿐인데 내가 일부러 곁눈질하며 쳐다보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고 설명했다. 버터워스는 “특이한 방식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냥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라며 “관심 없어 보였다면 미안하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 “SNS 영상은 알고리즘용” 지적 케네디는 이후에도 “분위기가 매우 이상했다”며 “내가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헬스장을 떠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웃으며 인사하고 싶었지만 그는 일부러 내 쪽을 보지 않았다”며 “여성들은 이런 분위기를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나 버터워스는 “이건 지나친 해석”이라며 “온라인 영상 상당수는 조회수와 알고리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알아야 할 건 하나다. 헬스장에서는 아무도 남에게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모두 자기 운동에 집중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엔비디아 회의 최태원 회장 참석젠슨 황과 HBM4 최적화 조율리사 수 AMD CEO 이례적 방한이재용 회장과 HBM 공급 논의테슬라, 자체 생산 구상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 1·2위인 빅테크 수장들과 각각 회동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간의 눈길이 쏠린다. 이재용 회장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혈맹’ 관계를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 수성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의 협력도 강화하며 고객사 확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6’에 참석한다. 시장의 관심은 황 CEO가 오는 18일 기조연설 등에서 공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쏠린다. 최 회장도 GTC 2026에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지난달 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치맥 회동’ 이후 한 달 만이다. 두 CEO 간 회동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전 모델인 HBM3(4세대)와 HBM3E(5세대)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했지만,HBM4 시장에는 삼성전자도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엔비디아와 HBM4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리사 수 AMD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 회장은 오는 18일 방한하는 수 CEO와 만나 HBM 공급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 CEO는 이 회장에게 HBM 공급 확대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AMD의 AI 가속기 ‘MI350’에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AMD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입지 확대와 파운드리 사업 회복을 동시에 노리고, AMD 역시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해 안정적인 HBM 공급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움직임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AI 반도체 공급망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율주행과 AI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 자체 생산 구상을 본격화했다. 머스크 CEO는 엑스(X)에 “테라팹 프로젝트가 7일 내로 시작된다”고 썼다. 테라팹은 웨이퍼를 월 10만개 이상 생산하는 기가팹보다 더 큰 초대형 생산 공장을 의미한다. 즉, 테라팹을 통해 반도체 자체 개발에서 더 나아가 자체 생산 체계까지 구축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이음으로 연결하고 채움으로 완성”… 동대문형 통합돌봄 선포

    “이음으로 연결하고 채움으로 완성”… 동대문형 통합돌봄 선포

    “동대문구의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강점을 하나로 연결해 주민에게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지난 5일 전농동 아르코 L65 카멜리아홀에서 ‘이음으로 연결하고 채움으로 완성하는, 통합돌봄 발대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구청장은 “통합돌봄의 핵심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파편화되어 있던 기존 서비스들을 수요자 중심으로 촘촘하게 엮어내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복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통합 지원 체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발대식에는 구의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동대문지사, 보건의료단체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동대문형 통합돌봄 실행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어 의료(동부병원), 건강(보건소 건강장수센터), 돌봄(재가노인복지기관) 각 기관 소속 직원의 돌봄 실현 사례 발표 시간을 가졌다. 12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통합돌봄 관련 법령은 이달 27일 본격 시행된다. 어르신이나 장애인이 시설 대신 살던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구는 기반 마련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9월 돌봄 제공기관을 한자리에 모아 시범사업 설명회를 열고 민관 협력의 물꼬를 텄다. 11월에는 관내 5대 의료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의료 연계 틀을 넓혔다. 지난달 26일에는 돌봄매니저와 의료계 등이 참여한 간담회를 통해 대상자 발굴 기준과 기관 간 역할 분담, 현장 공백 지점 등을 점검하며 실무 준비를 마쳤다.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연계’다. 병원 치료 후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병원·가정·지역’으로 이어지는 방문의료 지원을 강화한다. 이미 운영 중인 ‘방문형’ 모델도 큰 축이다. 권역별 건강장수센터의 의사·간호사·영양사 등 다학제팀이 가정을 찾아가 맞춤형 케어플랜을 제공해 왔으며, 지난해에만 207명에게 2453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구는 앞으로 퇴원 환자 연계와 방문의료 지원, 민관 협력 강화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건·요양·주거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동대문형 통합지원체계’를 단계적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통합돌봄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체계”라며 “대상자 발굴 시스템을 고도화해, 돌봄이 필요한 모든 주민들이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이란에 결국 핵무기 쓸까…‘벼랑 끝’ 최악의 선택 가능성 [송현서의 디테일+]

    트럼프, 이란에 결국 핵무기 쓸까…‘벼랑 끝’ 최악의 선택 가능성 [송현서의 디테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보름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미사일 재고 부족으로 이란을 향해 더욱 강경한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인터넷 매체 세마포르는 14일 “이스라엘이 탄도탄 요격 미사일의 심각한 부족 상태를 미국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해 6월 이란과의 ‘12일 전쟁’ 당시 요격 미사일을 대량 발사하며 재고가 줄어든 상태에서 이번 전쟁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등 여러 방어 수단과 단거리 공격을 막아내는 아이언돔 시스템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거리 공격에는 요격 미사일이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상황에 대해 미 당국자는 “몇 개월 전부터 이스라엘의 요격 능력이 낮아져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현재 요격 미사일 부족 상황은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는 이스라엘처럼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매체는 “미국이 자체 요격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제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요격 미사일을 제공한다면 미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화살이 아닌 궁수를 쏘려면 필요한 것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영원히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이미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등 아시아·태평양 방공 체계 일부가 중동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는 현재 미국이 가성비를 앞세운 이란의 샤헤드 드론 등의 물량 공세를 막기가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더불어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보복이 거세질수록, 동맹국 방어망까지 책임져야 하는 미국의 전략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미 국방부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맞추기보다는 미사일이 발사되는 기지를 초토화하는 ‘공세적 방어’ 전략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화살 대신 궁수를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아끼는 신형 미사일을 아예 발사할 수 없도록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 후에는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다각적인 조치를 검토해 왔다. 모든 옵션에 대해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전쟁의 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미국이 이란 본토의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한다면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부설을 늘리거나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을 동원한 더욱 거센 총반격에 나설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란의 핵 시설 제거를 위해서라면 지난해 6월 사용한 강력한 벙커버스터 폭탄뿐 아니라 저위력 전술핵 카드까지 검토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6월 뉴스위크는 익명의 미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깊은 산 속에 있는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하려면 전술 핵무기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면서 “따라서 포르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파괴하는 데 벙커버스터만으로 충분한지, 전술 핵무기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논쟁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전쟁 비용 급상승·중간선거 코앞, ‘빠른 종전’ 원한다면?전쟁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 역시 미국 행정부가 저위력의 전술 핵무기 카드를 검토할 만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 국방부는 상원의원들에게 이란 공습 개시 이후 첫 엿새 동안에만 약 113억 달러(약 16조 7000억원)를 썼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비용은 미사일과 각종 무기 사용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저렴한 샤헤드 드론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 등 값비싼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 상황이 미군에게 특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 가격은 대당 3만 달러 수준인 반면, 이를 요격하는 패트리엇이나 사드 미사일은 한 발당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미 국방부가 최대 500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추가 군사비 지출을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의 재정 보수파마저 대규모 군사 지출에 반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강한 무기로 빠르게 종전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급증하는 전쟁 비용과 요동치는 국제 유가, 등 돌리는 지지층, 빠르게 줄어드는 미사일 재고 등의 상황을 고려해 핵무기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호반건설·포스코이앤씨 ‘맞손’…층간소음 저감 통합기술 개발

    호반건설·포스코이앤씨 ‘맞손’…층간소음 저감 통합기술 개발

    호반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선다. 호반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호반그룹 본사에서 ‘공동주택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층간소음 통합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문갑 호반그룹 경영부문대표, 최종문 포스코이앤씨 R&D(연구·개발)센터장 등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공동주택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시행 등 관련 제도의 변화에 대응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두 기업은 ‘특화 바닥구조’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층간소음 알림 기술’을 연계한 통합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공동 대응을 위한 기술 협의체 운영, 특화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의 성능 고도화와 현장 적용 확대, 방진모듈판 기반 IoT 연계 ‘층간알리미’ 기술 개발 등에 협력한다. 호반건설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바닥구조 개선과 공법 고도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관련 성능인정서를 확보하는 등 자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포스코이앤씨는 특화 바닥구조 기술을 바탕으로 성능 고도화 및 적용 확산에 협력하며 현장 실증 데이터 분석과 검증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설계부터 시공, 성능 검증까지 이어지는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센서 기반 모니터링과 입주민 안내 기능을 결합한 층간소음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문갑 호반건설 경영부문대표는 “층간소음을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입주민이 보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천만영화 특수 누리자”… ‘왕사남’ 열풍에 뜨거운 도시들

    “천만영화 특수 누리자”… ‘왕사남’ 열풍에 뜨거운 도시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자 영화 속 주인공인 단종과 엄흥도 등을 활용한 관광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다.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하다가 숨을 거둔 강원 영월에서부터 엄흥도와 금성대군의 흔적이 남은 대구 군위군, 경북 영주시까지 특수를 누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영월문화관광재단은 다음 달 24~26일 개최하는 단종문화제에서 단종과 정순왕후 송씨의 못다 한 인연을 기리는 국혼과 단종이 유배지인 청령포로 들어가는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단종문화제 개막 첫날 왕사남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을 초청해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창작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단종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특강을 연다. 단종문화제는 1967년 시작한 영월의 대표 축제다. 재단은 구름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주요 관광지와 영월역, 시외버스터미널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동강 둔치 전역을 임시주차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성진 재단 관광축제부장은 “단종의 생애와 그를 지킨 충신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월에 있는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는 이달 말까지 장릉(단종의 묘), 청령포 입장권이나 왕사남 관람 티켓을 제시한 투숙객에게 바비큐 1인분을 무료 제공한다. 영화 속에서 영월 백성들이 단종에게 수라상을 올리는 장면에서 착안해 출시한 ‘영월 반상 2인 패키지’도 다음 달 말까지 선보인다. 태백시는 장릉, 청령포 입장권을 소지한 관광객에게 365세이프타운 케이블카, 가상현실(VR) 체험시설 이용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365세이프타운 2층에는 ‘단종의 육신은 영월 장릉에 머물고 있지만 영혼은 태백산 산신이 됐다’는 설화를 소개하는 스토리보드와 포토존도 설치된다. 군위군은 다음 달부터 시티투어 코스에 유배 생활을 하는 단종 곁을 지킨 엄흥도의 묘(산성면 화본리)를 포함한다. 군은 10여년 전부터 엄흥도 묘 일대를 정비하고 진입로 데크 및 안내 팻말을 설치하는 등 관광 자원화 사업을 벌였다. 엄흥도는 단종의 주검을 수습한 후 화를 피해 둘째 아들과 군위에 숨어 살다 1474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영주시는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순절한 금성대군의 발자취가 남은 유적지를 ‘반띵 관광택시’를 타고 돌아보는 관광상품을 내놨다. 복위 운동에 가담한 백성들이 학살당한 피끝마을과 금성대군 신단(추모 제단), 소수서원, 부석사를 코스로 한다. 택시 요금 절반은 시가 지원한다.
  •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소크라테스·니체’가 구글서 일한다… 다시 뜨는 철학

    서울대 학과 중 수시 최고 경쟁률 생성형 AI 의 답변 정교해질수록‘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중요해져자율차 사고 판단 등 윤리적 공백빅테크들 철학자 채용… 방향 찾아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이 “철학과에 가겠다”라고 하면 대뜸 ‘철학관 차릴거냐’, ‘굶어 죽고 싶냐’는 반응이 나오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한다. 인공지능(AI)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 문해력이 갈수록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학과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집단은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이들의 선택을 보면 현재 학생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서울대를 기준으로 보면 2026학년도 인문대학 수시모집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철학과(15.56대 1)였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자유전공학부(10.35대 1)는 물론 공과대 경쟁률 1위인 원자핵공학과(11.73대 1), 자연과학대 최고 경쟁률을 보인 물리·천문학부 천문학 전공(10.17대 1)을 웃돌았다. 서울대 철학과의 수시 입학 경쟁률은 2021학년도 11.33대 1로 처음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점점 더 빨리, 점점 더 정교한 답을 내놓게 되면서 이제는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입력값(프롬프트)을 설계 작성하고 최적화하는 것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고품질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논리학적 구조와 체계적 사고를 통해 맥락과 지시사항을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철학의 논리학에서 다루는 개념의 명확화, 범주 설정, 추론 과정의 오류 제거 기술이야말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이에 미국 AI 기업들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 코딩 실력보다 비판적 사고와 복잡한 개념을 언어로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며 철학 등 인문학이나 문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판단이나 채용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같이 AI 결정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도 철학의 윤리학이 소환되고 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상주 철학자를 채용해 윤리적, 철학적 관점에서 기업의 방향성과 가치 정립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군사 AI 사용 확대에 반대하면서 미국 정부 기관들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AI 빅테크 ‘앤트로픽’은 AI에게 유엔 세계인권선언, 헌법 등을 학습시키고 규범 윤리학을 코딩 핵심축으로 삼아 ‘헌법적 AI’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간이 일일이 유해 콘텐츠를 검수하는 대신 AI가 스스로 ‘헌법에 어긋나는가’를 자문하게 하고, 문제가 될 경우 답변을 수정하도록 훈련했다. AI가 예술, 창작, 추론 등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기술적 편리함보다 기계보다 못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인간 소외에 대한 공포,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이 주목받으면서 철학에 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학 소설 ‘소피의 세계’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는 최근 발간한 한국어판 30주년 서문에서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한 지식, 그 이상의 정보까지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고, 이 새로운 전지의 세계에 최근 추가된 존재가 바로 AI”라면서 “우리는 과연 더 현명해졌을까? 오늘날의 세상에는 어쩌면 더 많은 지능보다 더 깊은 지혜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철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철학이란 본디 지혜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지혜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덧붙였다.
  •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법학교수회 “독점 제도 전면 개혁”비싼 로스쿨 학비에 법조인 좁은 문변협 “현 제도 보완·유지가 최우선”재학생 17.8% 전액 장학금 반박도 사법시험 부활 보도가 나오면서 법조계의 해묵은 찬반 논쟁이 재점화했다. 법조계에선 “강남 출신 과점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나오지만 “법조 인력 양성 시스템의 대혼란을 가져오고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크다. 변호사 수 조정, 변호사 시험제도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다. 대한법학교수회는 12일 사법시험 부활 찬성 성명서를 내고 “법조인 선발 제도를 다원화해 독점적인 한국식 로스쿨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교수, 변호사 등 법조계 전체가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사시 부활에 찬성하는 쪽은 한 해 15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는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 졸업생만 법조인의 관문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또 변호사 시험에서 5번 불합격해 최종 탈락한 로스쿨 졸업생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서울대 로스쿨을 중심으로 스펙, 학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도입 당시의 취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도 “사법시험을 통해 선발한 법조인을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교육하고 판검사로 선출하면 선발 기준의 모호성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 단체는 부정적이다. 변호사시험이 유일한 법조인 통로가 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았고, 이에 현 제도를 보완·유지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매년 배출되는 약 1700명의 변호사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철 변협 공보이사는 “현 시스템에 대한 고찰 없이 단편적으로 다뤄져 아쉽다”고 전했다. 로스쿨 학비가 비싸다는 지적에는 사회적 배려자 특별 전형과 장학금 제도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의 17.8%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았고, 49.0%는 장학금으로 등록금 일부를 충당했다. 법조계에서는 판례 암기 위주로 운영되는 변호사시험을 개혁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대식 법전원협의회 이사장(서강대 교수)은 “사법시험 부활 등 소모적인 논쟁에 머무르기보다 AI의 발전, 사법 제도의 변화 등에 맞는 법학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데스크 시각] 가벼운 전쟁

    쿠웨이트에 파병돼 있던 미국 여군 니콜 아모르는 이번 작전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엄마로서 어린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대이란 전쟁의 첫 미군 희생자 6명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차가운 시신이 돼 고국으로 돌아왔다. 어느 외신 홈페이지에는 아모르를 비롯해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희생된 미군들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다. 전역하면 무술 도장을 여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과 아홉살 딸을 둔 어머니, 창창한 미래를 기다리던 스무살 청년. 이들은 군인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7일이었다.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있었던 대이란 전쟁 전사자 6명에 대한 영결식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에 큼지막하게 ‘USA’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흰색 야구 모자를 쓴 채 영결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가 대이란 전쟁을 전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힌 영상 연설에서도 썼던 바로 그 모자였다. 장례식장에서는 조금만 밝은 옷을 입어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은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물며 전사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온 대통령이라니. 정치권에서는 “당장 그 모자를 벗으라”는 비판이, 외신 독자들 사이에서는 “전사자 유족에게 기념품 모자를 팔려고 하는 것이냐”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실제 이 모자는 트럼프 관련 온라인 매장에서 5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한 자릿수 미군의 희생을 이미 1000명 이상이 사망한 이란과 비교할 수는 없겠다. 열흘 넘게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가슴 한 켠을 가장 무겁게 했던 장면은 사진으로 올라온 숨진 이란 소녀들의 무덤이었다. 대이란 공습 첫날이었던 지난달 28일 170여명의 초등학생 소녀들이 수업 중 학교에 오폭으로 떨어진 폭탄으로 인해 모두 숨졌다. 현지에서 올린 소녀들의 무덤 사진을 보며 수년 전 가족이 있는 납골당을 찾았다가 어린 딸의 영전 앞에서 ‘반쯤 실성한’ 채로 동화책을 읽어 주던 한 여성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이란에는 그런 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설계했다는 이 전쟁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이런 전쟁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아니 ‘전쟁부’ 장관은 화려한 수사로 브리핑한다. 한국시간으로 밤 9~10시쯤 열리는 전직 폭스뉴스 앵커 출신 장관의 ‘전쟁 브리핑’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한편의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것 같다. 최근 백악관은 영화 예고편 같은 전쟁 홍보 영상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의 한 장면을 시작으로 ‘브레이브 하트’, ‘탑건’, ‘슈퍼맨’, ‘트랜스포머’, ‘데드풀’ 등 할리우드 영화를 짜깁기한 영상의 제목은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였다. 해당 영상에도 헤그세스가 ‘깜짝’ 등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전쟁을 정말 할리우드 영화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못다 핀 꽃 한 송이같이 세상을 떠난 이란의 소녀들도, 전장에서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검이 된 미군도 모두 이 전쟁이 낳은 비극이다. 독재를 종식하고 핵 위협을 없애겠다는 등 전쟁의 어떤 명분도 이들의 희생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들이 저 멀리 중동에서 매일 들려 오는데, 대통령은 전사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야구 모자를 쓰고 나오고 국방부 장관은 허세 가득한 호전적 목소리로 전쟁을 브리핑한다. 트럼프의 전쟁은 너무나 가볍다. 그 가벼운 전쟁이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오늘 하루도 바라 본다. 안석 국제부장
  • 서울 ‘청년주택’ 7만 4000가구 2030년까지 공급

    서울 ‘청년주택’ 7만 4000가구 2030년까지 공급

    청년이 집 걱정 없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서울시가 공유주택 등 청년주택 7만 4000가구를 2030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2만 5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고 주거비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청년 주거정책 박람회 ‘청년 홈앤(&)잡 페어’에서 이러한 내용의 청년 주거 안정 통합 브랜드 ‘더드림집+’를 선포했다. 오 시장은 “청년들이 집 걱정이 아니라 미래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주거 공급과 주거비 완화, 주거 안전망 강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2만 5000가구를 단계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대학가 인근에는 신입생을 위한 ‘서울형 새싹원룸’ 1만가구와 공유주택 6000가구를 추진한다. 자산 형성을 돕는 ‘희망두배 청년통장’과 연계한 ‘디딤돌 청년주택’, 3종 ‘청년특화단지’ 등 사회 초년생을 위한 3700가구 공급도 예정돼 있다.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서울형 공공 자가 모델 ‘바로내집’(가칭)을 신규 도입해 2030년까지 600가구를 공급한다. 사업자에 최장 14년간 2.4% 고정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민간임대주택 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월세와 보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3종 패키지 지원도 가동한다. 전월세 가격을 동결한 임대인에게 중개수수료를 최대 20만원 지원하는 등 ‘청년동행 임대인 사업’을 시범 도입한다. 청년 월세 지원 대상에 전세사기 피해자, 무자녀 청년 신혼부부 등을 추가한다.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기준은 본인 소득 연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한다. 주거 안전망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전세사기 위험분석 보고서’ 지원을 연간 1000건에서 3000건으로 확대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사업도 기존 1만 3000명에서 올해 2만명으로 늘린다. 시는 올해 말까지 4800억원 등 총 74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 이 풍경의 길 끝에 뭐가 있을까

    이 풍경의 길 끝에 뭐가 있을까

    지중해성 기후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감의 꽃들과 이글대는 형상으로 하늘로 뻗은 사이프러스. 그 사이로 난 길의 끝은 하늘에 닿는다. 흐드러지고 흔들리는 꽃과 나무는 길과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지우며 어우러진다. 가수 겸 화가 권지안(솔비·42)이 서울 강남구 갤러리 위 청담에서 풍경을 담은 30여점의 작품으로 개인전 ‘허밍 로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 가운데 다수의 작품에서 길이 등장한다. 그는 이 길이 특정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경로라기보다 삶의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권지안은 10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단순히 풍경을 재연하는 게 아니라 풍경과 함께 있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어느새 마흔을 넘었고 그림을 그린 지도 15년이 됐는데, 여전히 막연하다. 길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자 앞으로 펼쳐 나갈 길에 대한 다짐”이라고 소개했다. ●붓 대신 손으로 그리는 그림 추구 앞서 그는 ‘사과는 그릴 줄 아느냐’라는 비아냥에서 시작된 ‘애플’ 시리즈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놓인 ‘허밍 레터’ 시리즈 등을 2012년부터 꾸준히 선보여 왔다. 붓 대신 손가락을 사용하며 물감을 직접 얹고 밀어내는 신체적 행위를 중시하는 게 권지안 작품의 특징이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며 지난해 빈센트 반 고흐의 숨결이 살아있는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로 향했다. 그 영향인지 작품의 색감이 기존에 비해 훨씬 밝아졌다. 고흐의 작품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이프러스도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이프러스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나무이자 죽음과 애도를 상징하는 나무다. 작가에게는 사이프러스가 또 다른 길인 셈이다. ●글자로 옮긴 ‘허밍’ 소리는 또 다른 언어 길과 맞닿는 부분에 적힌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들은 작가가 꾸준히 작품에 담아온 ‘허밍’이다. 흥얼거리던 소리는 작품 속에서 흘린 글씨 모습으로 남았다. 권지안은 “나의 허밍은 떠나보낸 아버지를 향한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내게 허밍은 기억과 감정을 잇는 통로가 됐고 점차 다양한 세계로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혼란함이 마음을 지배할 때 그는 자연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제안한다. “우리는 때론 길 위에서 멈칫하며 방향을 잃기도 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그때 자연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허밍에 다시 걸어갈 동력을 얻길 바랍니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 주한미군 패트리엇 이어 사드 나갔나… 李 ‘자주국방’ 재강조

    주한미군 패트리엇 이어 사드 나갔나… 李 ‘자주국방’ 재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주한미군 일부 자산의 중동 지역 반출을 공개 인정하고 불가피성을 직접 설명한 것은 관련 논란으로 인해 국민들의 우려와 혼란이 불필요하게 커지는 상황을 미리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조치로 풀이된다. 또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미국 측이 요구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발맞춰 한미 양국이 논의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도 힘을 더 싣겠다는 의도까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중동 주변국에 있는 미군기지 등을 반격하면서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반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찍부터 나왔다. 특히 최근 경기 평택 오산기지에서 C-5와 C-17 등 미군 대형 수송기가 수차례 이착륙하면서 패트리엇(PAC-3) 방공 포대가 중동으로 반출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주한미군 전력 운용과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양국은 긴밀히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등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원론에 가까운 입장만 내 왔다. 이에 논란이 퍼지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이 대통령이 직접 관련 사실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우리나라의 군사력과 전비 태세를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전력 반출을 막기 어려운 현실 속에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자주국방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혹여라도 외부적 지원이 없을 경우에 어떻게 할 거냐를 언제나 생각해야 된다”며 “우리는 자체적으로 방위할 수 있는 소위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된다”고 했다. 여기에는 이번 중동전쟁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비슷한 상황이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면 주한미군 전력 차출이 빈번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 국방부가 지난 1월 새 국방전략(NDS)을 통해 ‘동맹국이 자국 방어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략적 유연성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은 자국의 국익 수호를 최우선에 두고, 동맹국에는 자국 방위 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전력의 유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주한미군 전력 반출로 전작권 전환 작업은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다. 다만 안보 전문가들은 실제 안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요격미사일 L-SAM 등 대체 전력을 계속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 센터장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자위 역량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전작권 전환 속도를 강조하기보다는 이에 따른 대비책이 한미 간에 긴밀히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탈출각’ 재는 트럼프?…“전쟁 곧 종료” 발언, 의미 알고보니 [송현서의 디테일+]

    ‘탈출각’ 재는 트럼프?…“전쟁 곧 종료” 발언, 의미 알고보니 [송현서의 디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지상군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던 며칠 전과 극명한 온도 차를 보여준다. 미국·이스라엘에 의해 제거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고 주변 걸프 지역을 향해 무차별 공습을 퍼붓는 등 여전히 거세게 반격 중인 이란과도 사뭇 다른 태도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전쟁 종료’ 발언이 참모진의 ‘출구 전략 모색’ 조언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 중 일부가 전쟁을 마무리할 ‘출구 계획’을 모색해야 한다고 비공개로 조언했다”면서 “일부 참모진은 미국이 전쟁에서 발을 뺄 계획을 수립하고 미군이 전쟁 목표를 대체로 달성했다고 정당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최근 며칠간 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중 일부는 유가가 치솟아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기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면서 “일부 공화당원들로부터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전망을 우려하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명분 약하고 경제 악화시키는 전쟁, 여론도 반대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적인 경제 불안은 미국 국민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 내 소매 휘발윳값은 2024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이에 따른 가계 부담과 물가 상승 압박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6~9일 미국인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7%가 향후 1년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난을 받아들이고 감내할 만한 명분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군사 개입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4%였다. 이란 공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반하는 이번 전쟁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도 분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클 수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차츰 떨어져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조기 전쟁 종료’를 언급하고 이를 실현한다면 미국이 아직 고려 중인 지상전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공중전에 투입되는 전쟁 지출을 중단함으로써 단단히 뿔이 나 있는 국내 유권자들을 달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미군 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란의 공습을 받는 중동 국가들의 피해도 단번에 멈출 수 있는 방식이지만, 반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승리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전쟁은 언제 끝나나…미국·이스라엘·이란의 각기 다른 종전 시점트럼프 대통령이 9일 CBS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거의 완료됐다”고 표현했다. 이날 오후 공화당 행사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며 “이 위협을 단번에 종식시킬 것이다. 초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혀 다른 계획을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강경 태세를 고수했다. 10일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대변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전 당사국 모두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만이 몇 시간 또는 며칠에 한 번씩 말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조기 종료를 언급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고, 기자회견 과정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이번 주 안에 끝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 부동산 업계 뒤흔든 ‘집단 성폭행’ 사건…“피해 여성 60명 이상” 美 발칵 [핫이슈]

    부동산 업계 뒤흔든 ‘집단 성폭행’ 사건…“피해 여성 60명 이상” 美 발칵 [핫이슈]

    미국 뉴욕 부동산 업계를 뒤흔든 ‘부동산 재벌 삼형제’ 성폭행 사건에서 법원이 결국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AP 통신 등 외신은 1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중개업자로 알려진 알렉산더 형제가 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뉴욕 부동산 업계의 유명 인사인 알렉산더 형제(알론, 오렌, 탈)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명의 여성을 반복적으로 마약에 취하게 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 삼형제는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방식으로 여성들을 유인한 뒤 성폭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값비싼 여행과 숙박 등의 유혹을 미끼로 삼았다. 여성들이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알렉산더 형제를 포함한 여러 남성이 피해 여성들을 강제로 성폭행했다. 그들은 사전에 성폭행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기 위해 미리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성들은 데이팅 앱이나 SNS를 통해 직접 연락을 받거나 파티 기획자를 통해 중개됐다. 알렉산더 형제와 관련한 기소장에는 “이들이 여성들을 강압적으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피해자들이 ‘멈춰 달라고 절규하는 등 명백한 요청’을 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범행을 이어갔다”고 명시됐다. 재판 과정에서 증언한 피해 여성들은 “알렉산더 형제의 성 관련 부적절한 행위는 뉴욕 부동산 업계에서 수년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면서 “형제가 건넨 술을 마신 뒤 약물에 취한 느낌이 들었고 이후 성폭행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변호인 측 “의뢰인의 재산 노린 거짓 주장”알렉산더 형제 측 변호인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이번 소송을 통해 돈을 벌려 한다. 일부 고소인들은 잘못된 기억을 주장한다”면서 “의뢰인들이 여러 여성을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모든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변호인단의 주장을 반박하며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고소인 모두 부유한 사람들이다. 돈을 바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증인으로 나선 한 여성 A씨는 자신이 17세였던 2017년 당시 삼형제 중 한 명인 알론 알렉산더에게 강간당했다고 밝히며 “나는 억만장자의 딸이다. 그들의 돈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그들이 그 돈을 갖지 못하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40세인 또 다른 여성은 “그들의 돈은 전혀 필요 없다. 알렉산더 형제가 나를 돈만 밝히는 여자, 협박꾼, 사기꾼이라고 부르는 것에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가장 큰 엘리트 성범죄 스캔들”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60명 이상, 재판에서 직접 증언에 나선 여성은 11명에 달한다. 증언에 나선 A씨 등 일부는 미성년자 시절 피해를 입었으며 삼형제의 범죄는 10년 이상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이번 판결은 부동산 업계의 거물인 더글러스 앨리먼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다 2022년 자신들의 부동산 회사인 ‘오피셜’을 차린 알렉산더 형제의 엄청난 몰락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알렉산더 형제의 성폭행·성매매 조직 사건은 이들이 체포된 2024년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엘리트 성범죄 스캔들로 평가된다. 알렉산더 형제는 마이애미 출신의 부유한 가족으로, 이 중 탈과 오렌은 유명 셀럽과 부유층을 상대로 뉴욕의 초고가 부동산 중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또 다른 형제인 알론은 가족 보안 회사 임원으로 일했다. 이들은 뉴욕과 마이애미 상류층 파티 문화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와 같은 존재였다. 미 법무부는 이들 형제 사건을 언급하며 “부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착취했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더 형제 사건과 관련한 최종 판결은 오는 8월 예정돼 있다. 현지 언론은 이들 형제가 최소 15년,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노명우의 알고리즘 밖에서]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지금 당장 네 이름을 말하라!”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던 중 포로로 잡힌 오디세우스에게 거인 폴리페모스가 이렇게 물었다. 꾀 많은 오디세우스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폴리페모스에게 자신을 ‘우데이스’(아무도 아닌 사람)라 소개했다. 술에 취하기를 기다렸다가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꼬챙이로 그의 외눈을 찌르자 폴리페모스가 소리쳤다. “아무도 아닌 사람이 나를 찔렀다.” 언어의 트릭을 알지 못하는 폴리페모스의 동족은 그의 말을 자구 그대로 해석했기에 위험에 빠진 동료를 돕지 않았고 오디세우스는 탈출에 성공했다. 서사시(Epic)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서양 문명의 역사에서 ‘꾀돌이’의 원형으로 데뷔하는 역사적 순간의 에피소드다. 꾀돌이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간사한 인간’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10년에 걸친 전쟁을 치렀고 귀향에 나선 지 10년이나 되었건만 고향에 도착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딱한 사정과 절실함이 그를 간사한 인간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한다. 폴리페모스는 힘이 센 거인이나 오디세우스는 물리적 힘이 미약한 다비드에 가까운 처지라는 점이 그를 꾀돌이로 판정하게 한다. 반면 강자가 정당성이 없는 목적에 도달하려는 속셈으로 말장난을 친다면 그건 간교한 술수라 불러야 한다. 조지 오웰은 에세이 ‘정치와 영어’에서 강자가 구사하는 ‘정치-영어’라는 언어의 꼼수를 폭로한다. 정치-영어가 완곡어법을 빌려 ‘평화 정착’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는 사태는 민간인 마을이 폭격당하고, 주민이 외곽으로 쫓겨나고, 가축은 기관총으로 난사되고, 오두막은 방화탄으로 불태워진 참극이다. 수백만 명의 농부가 농장을 강탈당하고 무일푼으로 고향을 떠나 떠도는 상황을 강자의 정치-영어는 그저 ‘인구 이동’이라고 표현한다. 오웰은 독자에게 부탁한다. 일부러 흐릿하게 표현해 진상을 언어의 안개 속에 숨겨 버리는 술책에 속지 말아 달라고. 오웰은 요구한다. 사태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어법과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라고. 최강국 미국과 그의 동맹자 이스라엘이 이란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은 정치-영어의 오래된 언어 트릭을 존중하듯 그 기습 공격에 ‘역사에 남을 혹은 장대한 분노’(Epic Fury)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이 전쟁이 계속될수록 우리는 현란한 ‘MADE IN USA 정치-영어’화된 단어를 듣게 될 것이다. 펜타곤은 국제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습 공격을 ‘선제적 자구책’이라 부른다. 또한 미국이 개입한 전쟁에서 발생한 인명 손실을 ‘부수적 피해’라 불러 진상 파악을 방해했던 유구한 전통을 지킬 것이며, 민간인 사상자를 ‘비(非)교전 사상자’라 부르는 언어 기만도 반복할 것이다. 언어의 간계를 사용한다고 해서 미국이 약자 오디세우스가 아님은 누구나 안다. 우리는 오웰이 돼 완곡어법으로 사태 직시를 교란시키는 정치-영어 구사자에게 요구해야 한다. “지금 당장 네 이름을 사실대로 말하라!” 노명우 아주대 경제정치사회융합학부 교수
  • [기고] 관악이 쏘아올린 상향식 창업 혁명

    [기고] 관악이 쏘아올린 상향식 창업 혁명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벗어나면 익숙한 고시촌 풍경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 동네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5개의 혁신상을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학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와 천재적인 혁신가들이 매년 쏟아진다. 이들이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의 판교로 떠나지 않고 관악이라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거둔 쾌거이기에 더욱 뜻깊다.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 탱크를 품고도 수십 년간 정체됐던 동네 상권이 치열한 글로벌 혁신의 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가장 생생한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혁신의 흐름에 더 큰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창업 육성만 전담하기 위해 출범했다. 진흥원은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창업가들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기관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는 주로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예산과 거점 공간을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하향식(톱다운) 정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맹렬한 속도를 획일화된 행정으로 쫓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 조직은 순환 보직도 잦다.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 수년간 치열하게 버텨야 하는 죽음의 계곡인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끝까지 동행하기에는 제약이 뚜렷했던 셈이다. 그런데 관악구는 중소벤처진흥원의 설립으로 이 낡은 공식을 과감히 깼다. 관공서 중심의 안일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상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기업의 생사고락을 함께할 민간 대기업의 스타트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 창업 전문가들을 현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이는 단순한 산하기관의 신설을 넘어선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경제 생태계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지방분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현장에서 시작되는 상향식(보텀업) 창업 혁명의 선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악의 도발적인 실험은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내세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기조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해 낼 방안이다. 현장에서 잠재력이 높은 딥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킬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정한 지역 균형 발전은 중앙정부의 예산 교부에만 기대는 수동적인 지방자치에서 나오지 않는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우수한 기술을 발굴해 초기 투자를 연계하고 혁신 기업을 키워 내 양질의 일자리와 독자적인 세수를 창출하는 자생적인 로컬 경제 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공공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온정주의적이고 나열식인 보여주기식 지원은 이제 끝났다.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의 초대 원장으로서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관악구가 서울대와 협력해 조성한 창업·혁신 생태계 허브인 관악S밸리를 치열한 생존과 투자 스케일업, 그리고 글로벌 진출을 향한 진짜 무대로 만드는 것이다. 광역 단위의 획일적 지원을 넘어 지역 현장에서 숨 쉬며 자생적인 벤처 생태계를 일궈 내는 상향식 창업도시 관악. 그 거친 혁신의 전장으로 전국의 벤처 창업가들을 초대한다. 김준학 관악중소벤처진흥원장
  • 일자리 정책은 영등포가 ‘서울 최고’

    일자리 정책은 영등포가 ‘서울 최고’

    1만 5642명 취업… 목표 112% 달성청년 고용은 3위서 2위로 상승세자격증·재취업 등 지원 역량 강화 서울 영등포구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전체 고용률과 여성 고용률 모두 서울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해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고 9일 밝혔다. 구는 경기 침체와 민생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일자리 정책을 늘려왔다. 지난해 1만 4000개 일자리 연계 및 창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어르신, 중장년, 경력 단절 여성, 노숙인 등 총 1만 564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는 목표 대비 112%를 달성한 수치다. 청년 고용률(15~29세)도 전년도 3위에서 2위로 올라 전 연령대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일자리 지원 정책을 강화한 결과다. 구는 취업박람회를 연 1회에서 연 2회로 확대 개최해 기업과 구직자의 만남을 늘렸으며, 통합일자리지원센터도 확대 개소해 상담부터 취업 연계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또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양성 과정 등 4차 산업 분야 교육을 운영해 청년들의 취·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구는 ‘202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2년 연속 우수상(장관상)을 받으며 대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는 올해도 1만 4107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일자리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요양보호사, 병원 동행 매니저 등 돌봄 분야의 역량 강화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전기기능사와 조경기능사 자격 취득 과정 등 수요가 높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를 넓힌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성과는 ‘일자리로 활력 넘치는 영등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구직자, 기업 모두의 덕분”이라며 “구민의 삶과 직결되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