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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을 캄보디아 정글에서 ‘잊혀진 전쟁’ 벌인 그 “AK47 대신 가스펠”

    17년을 캄보디아 정글에서 ‘잊혀진 전쟁’ 벌인 그 “AK47 대신 가스펠”

    지금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교회에서 가스펠을 부르며 손뼉을 마주치지만 젊은 시절의 그는 베트남전쟁이 종결된 뒤에도 정글 깊숙이에서 17년을 베트남 공산군 부대와 싸웠다. 늘 AK47 소총을 끼고 살았다. 그가 이끄는 부대원들은 그저 잊혀진 부대였을 뿐이다. 늘 달아나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숨기에 급급했다. 반군이랄 것도 없는 그의 부대는 먹거리를 수집하고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에게 세금을 바치기 위해 호랑이 가죽을 벗겨 팔았다. Y 힌 니에(63)는 부대원들의 자유를 내걸고 협상을 타결지은 1992년까지 그들은 무기를 버리지 않았다. 첫 번째 죽을 고비는 1968년 1월 30일(현지시간) 밤 베트콩의 이른바 신정 대공세 때였다. 중부 고원지대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부온 마 투옷에서 자라난 그는 어릴 적부터 미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자랐다. 부모는 여덟 살의 그를 선교사들에게 맡기고 떠나버렸다. 가난하므로 그가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한다는 이유였다. 그를 떠맡은 대모 캐롤린 그리스올드는 로켓이 떨어졌을 때 잠들어 있었다. 선교사들은 공산군 부대가 집안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캐롤린의 아버지 레온이 즉사했다. 친구 집에서 잠자고 있던 힌 니에가 득달같이 달려와 잔해 속에서 캐롤린을 끄집어냈지만 얼마 뒤 눈을 감았다. “대모도 고통스럽게 죽었다. 하느님이 난 살려놓으셨다.” 힌 니에는 벙커 속에 몸을 숨겼는데 다른 선교사들도 죽거나 붙잡혔다. 그는 혼자 교회를 지키며 그나마 남은 것들로 성경학교를 운영했다. 미국이 지원하는 남베트남군이 와해되고 부온 마 투옷에서 철수했을 때까지도 참전하지 않았다. 포탄이 비처럼 쏟아져도 힌 니에와 32명의 성경학교 학생들은 빠져나와 몇㎞를 걸어서 피난했다. 이 때 압제받는인종 해방 연합전선(FULRO) 전사들과 만났다. 프랑스어로 ‘몬타낭드(Montagnard)’로 불리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 흩어져 사는 소수인종의 자치권을 얻기 위해 싸우는 반군 운동이었다. 이들은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갖은 차별과 박해를 받아 궐기했다.이들은 미국인 선교사들과 인연이 깊은 그의 영어 능력을 이용해 미군과 다시 연결됐으면 하고 바랐다. 미군 부대들은 1973년 이전까지 수만명의 고원 전사들을 전선에 투입해 왔다. 힌 니에는 기독교를 굳게 믿는 이들 전사와 만난 것이 운명처럼 여겨졌다. “다른 선택이 없었다. 가슴에 와 닿았다.” 1975년 3월 10일 그는 그들과 함께 정글로 숨었다. 처음 4년은 베트남 영토 안에 머물렀다. 늘 달아나 숨었다. “쏘고 도망가고, 쏘고 도망갔다. 강한 무기도 없었다.” 그 자신은 교전에 가담하지 않으려 했다. 대신 자위 차원과 사냥을 위해 AK47를 들고 다녔다. 1979년 무렵, 베트남 부대들은 FULRO를 쫓아 작전 범위를 넓혔고, 그의 부대는 캄보디아로 숨어들었다. 더 위험한 적을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주가 국경 일대를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크메르 루주가 집권한 4년 동안 170만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잔존 세력이 이곳으로 숨어들어 베트남 지원 세력에 맞서고 있었다. FULRO가 머무르려면 크메르 루주의 허락이 필요해 힌 니에가 몬둘키리 지방의 정글에서 지역 사령관을 만났다. “내가 ‘우리는 같은 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합의한 유일한 내용이었다. 베트남 공산당이 오면 우리는 그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크메르 루주는 허락했는데 대가로 달마다 “세금”을 내라고 했다. 호랑이와 뱀의 가죽, 사슴 뿔을 바쳐도 좋다고 했다. 그의 부대는 덫을 놓아 호랑이를 잡았다. 호랑이들은 부대원 셋을 해쳤는데 호랑이보다 더 두려운 것이 크메르 루주였다. “그들은 아주 화가 나 있었고, 모든 것을 따졌다. 여러 차례 ‘세금을 내지 않으면 (베트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FULRO는 순찰을 계속 돌며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한 달 이상 머무르지 않았는데 이따금 베트남 부대와 마주쳤다. 동물처럼 돌아다니며 나무 뿌리 등 닥치는대로 먹었다. 코끼리도 총을 쏴 죽였다. 이 때 아내 H 비우와 결혼했는데 같은 부대원이었다. 정글에서 세 자녀를 낳았는데 한 명은 죽었다. 새로운 장소에 이르면 힌 니에가 맨먼저 하는 일은 십자가를 세우는 일이었다. 이어 병사들과 여자들,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성탄절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1982년 어느 날 밤에 캐럴을 부르고 있었는데 크메르 루주에 가담한 현지인 무리가 멀리서 듣고 찾아왔다. 베트남군 병사도 한 명 찾아왔는데 FULRO도 크메르 루주도 쫓지 않았다. 종군 목사이기도 했지만 힌 니에는 수석 연락장교이기도 했다. 매일 아침 단파 라디오를 통해 영국 BBC,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 베트남 라디오 등을 들으며 자신들을 잊어버린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으려 했다. 집권한 지 38년 만에 이달 초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준 훈 센이 왕자와 공동 총리를 맡았을 때인 1991년 캄보디아군은 힌 니에에게 새로운 위협이 됐다. 이 때만 해도 FULRO 부대원들의 옛 지휘관조차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고사하고 살아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했다. 국제사회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듬해 힌 니에가 유엔 관리들과의 협상을 시작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들 놀라워했다. 유엔 관리들은 평화유지 업무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싶어했다.힌 니에는 유엔 관리를 만나 프랑스어로 필담을 나눴다. “우리는 FULRO, 자유와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달 뒤 일단의 유엔 관리들이 그를 찾아왔다. “일주일 정도 조사해 왜 내가 정글에서 살고 있는지 추궁했다. 그들은 내가 크메르 루주인지 알고 싶어했는데 나는 아니라고 했다.” 다른 유엔 모임에서 그는 공산당과 싸우려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청했는데 불가능하다고 했다. “너희는 400명 밖에 안 되는데 베트남 병사는 수백만이다. 우리는 너희가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 그 해 8월 미국 기자 네이트 테이어가 찾아와 세상 밖으로 나온 마지막 FULRO 전사라고 기사를 썼다. 테이어는 그들의 지도자는 17년 전에 이미 크메르 루주에 죽어는데 이들은 그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프놈펜포스트에 썼다. 일부는 그가 죽었다는 소식에 울먹였다. 힌 니에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전쟁이 이미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들은 여전히 미국이 돌아와 도와줄 것이란 비현실적인 희망을 지니고 있었다. 국경에 갇힌 신세였는데도 FULRO 전사들은 조국을 위한 투쟁을 포기하고 난민으로 지내고 싶지 않아했다. 힌 니에는 미국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묻는 테이어의 질문에 “화가 나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이 우리를 잊었다는 것이 아주 슬프다. 미국인들은 우리 맏형 같았는데 형이 우리를 잊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답했다. 이제 전사들은 총을 내려놓는 데 동의했고, 미국으로 망명하고 싶어 했다. 이들은 통상 난민들이 밟는 절차를 생략하고 몇 달 안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테이어가 모든 과정에 함께 했다. 그는 지난 1월에 세상을 떠났고, 힌 니에가 많은 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를 집전했다. 11월에 그들은 미국에 도착했다. 환영 현수막에 “잊혀진 부대”가 들어가 있었다. 힌 니에 부부와 자녀들은 그린스보로에 정착했다. 곧바로 강연에 불려 다니고 미국 의회 증언대에 섰다. 베트남 국영매체들의 타깃이 됐다. 베트남 정부는 힌 니에 같은 인물들이 반란을 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VOV 통신은 “종교 집단을 위장해 베트남 연방국가에 대한 사보타주를 사주하고 지역민들을 선동했다”고 깎아내렸다. BBC는 힌 니에의 긴 인생 얘기를 기사로 19일 내보내며 베트남 정부의 코멘트를 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힌 니에의 몬타낭드 기독교회 예배에는 수백명이 모이곤 한다. 그는 영어와 베트남어, 라데어(Rade)로 설교하고 노래할 때는 중부 고원 지대 사투리도 동원한다. “그들은 나에 대해 역선전을 지금도 늘어놓고 있지만 FULRO도 죽고, 모두가 죽었다. 베트남은 사람들 입을 다물게 하려고 하는데 나 여기 있다.”
  • “여러 명이 만졌다” DJ소다, 일본 성추행범 색출·법적 조치 예고

    “여러 명이 만졌다” DJ소다, 일본 성추행범 색출·법적 조치 예고

    일본 공연 도중 관객에게 성추행당한 DJ소다와, 해당 공연을 주최한 트라이하드재팬이 범인을 특정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19일 공동성명에서 “이 사건은 성폭력, 성범죄”라며 “절대 용서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했다. 이어 “범죄 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형사 고소 등 민형사의 법적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양측은 “다만 DJ소다는 앞으로도 해외 활동을 지속해 나가야 하므로 민형사의 법적 조치 일체에 대해 트라이하드재팬에 위탁하고, 트라이하드재팬은 이를 수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DJ소다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일본 오사카 공연 도중 관객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했다. DJ소다는 여느 때처럼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다가갔다가 다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하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오사카 공연에서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제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당했다”며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한글로 작성한 글을 같은 내용의 일본어로도 게시했다. DJ소다는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며 “10년간 공연 중 이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는 이제 무대 밑이나 앞쪽으로 팬분들한테 쉽게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일각에서는 DJ소다의 노출 의상을 문제 삼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졌다.그러자 DJ소다는 “내가 어떤 옷을 입던 성추행과 성희롱은 결코 정당화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만져달라고 내 몸을 봐달라고 노출 있는 옷을 입는 게 아니다. 나는 내가 어떤 옷을 입을 때 내 자신이 예뻐 보이는지 잘 알고 있고, 그것에 만족함과 동시에 자신감이 생겨서 오로지 자기만족으로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건데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고 그들이 나를 만지거나 성희롱할 권리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자유가 있고, 어느 누구도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라이하드재팬은 “이 사건과 관련해 DJ소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나 DJ소다 국정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소셔셜미디어상에 올라오고 있다”며 “DJ소다 권리 보호를 위해 무분별한 허위 사실을 유포 및 확산하는 이들의 계정을 모니터링 및 추적 중이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 ‘전기차라서 봐줬던’ 것들의 정상화[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차라서 봐줬던’ 것들의 정상화[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팽창이 서서히 멈추고 있다. “중장기 성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에도 시장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그동안 ‘전기차라서 봐줬던’ 요소들이 속속 정상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진정한 대세가 되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 ‘터널’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의 10%’ 안팎에서 허덕이는 전기차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한국수입차협회(KAIDA)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12만 3908대의 신차가 등록되며 전년(7만 1505대)보다 73% 폭증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 그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간 누적 등록된 전기차 신차는 9만 3080대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8만 4610대) 대비 9%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지난달(1만 4614대)만 떼어놓고 보면, 전년 동기(1만 5614대)보다 오히려 1000대 줄었다.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단 판매량 자체는 늘어나고 있으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줄을 잇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이브이세일즈는 전동화와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등극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전년 대비 84%에 이르던 성장률이 올해는 34%로 확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도 지난달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43%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이 “살 사람은 다 산 것 같다”며 한숨짓는 이유다. 그나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강력한 정책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는 미국에서조차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자동차 시장분석기관인 아이씨카는 “미국 내 전기차 비중이 높은 주(州)일수록 판매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마의 10%’를 이야기한다. 전체 차량 중 10%까지는 빠르게 상승하지만, 이 이상 추가로 내연기관차의 점유율을 빼앗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보조금도 없고…소비자는 깐깐해졌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우선 전기차 구매 시 엄청난 매력 요소였던 보조금이 속속 폐지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동안 산업 전환 초창기였던 만큼 막대한 연구개발비 집행으로 전기차의 가격대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높게 책정됐다. 이를 세계 각국 정부가 보전해주고 있던 셈인데,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다양한 모델이 쏟아지면서 더는 보조금을 지급할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했고, 독일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보조금을 없애고 전기차에 지급하던 것도 규모를 축소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최대 700만원에서 올해 680만원으로 낮췄다.제조사들은 당장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선봉에 선 곳은 테슬라다. 세계 각국에서 시시각각 가격을 바꾸며 유연한 정책을 펴는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 모델인 ‘모델Y’의 가격을 인하했다. 테슬라는 2분기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음에도, 하반기 수요 둔화가 우려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접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가격을 낮춰 점유율 하락을 막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바 있다. 가격을 쉽게 낮추기 힘든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저렴한 ‘엔트리급’ 전기차들을 선보이며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볼보자동차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다음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쇼’에서 엔트리급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가 과연 탄소중립의 유일한 대안인지 깐깐하게 들여다보는 시각도 제조사들엔 부담이다. 아예 ‘전기차 친환경 무용론’도 등장해, “자동차 회사들의 주장처럼 전기차가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형 배터리 탓에 무거운 공차중량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싣는 전기모터로 타이어에서 미세먼지 등이 많이 나온다는 불만이 첫 번째다. 전기차 생산과정에서 제조사의 탄소중립 노력을 들여다보는 국제 비정부기구(국제청정교통위원회)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전기가 과연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힘 받는 하이브리드…“판촉보단 인프라 구축” 전기차 개발을 다소 늦춘 대신 기존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의 경쟁력을 앞세웠던 도요타가 최근 새삼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요타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 1209억엔(약 10조 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나 늘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합산한 세계 생산량은 254만대로 같은 기간 20% 상승, 분기 최고를 달성하기도 했다. 경제성은 여전히 의심되지만, 내연기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꿈의 연료 ‘이퓨얼’의 가능성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퓨얼의 경우 칠레에 공장까지 건설한 포르쉐가 가장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가 과거 일부 ‘얼리어답터’의 영역인 시절에는 문제시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대중의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이처럼 ‘전기차 조정기’를 맞는 자동차 회사들이 마의 점유율 10%를 뚫기 위해서는 단순한 판매 촉진 프로모션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브랜드 중 자체적인 충전기를 확충하고 나선 회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BMW, 벤츠 그리고 테슬라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판매에만 급급하다”면서 “판촉을 위한 가격 전쟁보다는 판매 둔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고 넘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 촌뜨기 노래 들어보세요. 미국사회 분열을 심화시킨 ‘우파 찬가’래요

    촌뜨기 노래 들어보세요. 미국사회 분열을 심화시킨 ‘우파 찬가’래요

    어디에서 이런 촌뜨기 가수를 데려왔냐고요? 지난 일주일 남짓 미국 사회, 적어도 우파 진영을 발칵 뒤집어놓은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미국 사회의 분열을 더욱 극단적으로 치닫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해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라디오 방송국 유튜브 계정(RADIOWV)에 아래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그야말로 난리가 났지요. 이틀 동안 유튜브 조회수가 200만회를 넘겼어요. 지금까지 2000만회를 넘겼답니다. 올리버 앤서니의 ‘Rich Men North of Richmond’입니다. 워싱턴과 큰 정부를 비판합니다. 동영상, 한마디로 구립니다. 반려견 세 마리가 방청객의 전부죠. 제손으로 개량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기타를 퉁기며 노래합니다. 억세 보이는 사내죠. 붉은 수염이 온얼굴을 덮고 있어요. 집은 숲속에 있는 것 같아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블루칼라 노동자예요. 가사를 들어볼까요? “나는 영혼을 팔고 있어 온종일 일해/ 초과근무를 해봤자 X같은 돈만 벌어/ 세상이 다 빼앗아가 XX 창피해/ 나같은 사람들 당신같은 사람들(I’ve been sellin‘ my soul, workin’ all day/ Overtime hours for bullshit pay/ It‘s a damn shame what the world’s gotten to/ For people like me and people like you)” 당신 같은 노동자 계급만 주의를 기울인 건 아니었어요. 며칠 안돼 우파 정치인들이 이 노래를 떠받들었어요. 보수 진영이 툭하면 내세웠던 논리, 정부가 너무 많은 세금을 떼내 복지에 쓴다는 것을 이렇게 신랄하고 적실하게 담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어요. 이런 일에 빠지지 않는 연방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잊혀진 미국인들의 찬가”라고 했어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애리조나주 지사로 밀었던 공화당원 카리 레이크도 “미국 역사에 있어 이 순간의 찬가”라고 말했답니다. NBC 뉴스도 웹사이트에 그의 기사를 싣고 “보수파들의 찬가”라고 했어요. 코네티컷주 민주당 상원의원인 크리스 머피는 “진보 진영도 귀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는데 앤서니가 조명한 이슈들은 “우파보다 좌파가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든 문제들”이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앤서니 노래에 어떤 음악적 어필이 숨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한 정치적 메시지 때문에 뉴스와 문화적 현상으로 비화한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는 뮤직비디오를 올리기 전날 다른 동영상을 통해 “난 정치의 중심에 떡하니 앉아 있다”고 말한 것만 봐도 그래요.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다음에는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답니다. BBC 컬처가 코멘트를 요청했는데 응답하지 않았고요.이 노래와 상당히 유사하게 미국 정치 지형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대중문화 현상으로는 제이슨 올딘의 컨트리뮤직 히트송 ‘Try That In A Small Town’을 꼽을 수 있답니다. 그 뮤비에는 폭력 장면과 ‘흑인 목숨도 소중해(Black Lives Matter) 시위 모습들이 담겼어요. 가사는 “착하고 나이든 아이” 미국인들이 스스로 법을 사수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어요. 음악평론가 존 카라마니카는 뉴욕타임스 팟캐스트에서 “호각으로 사냥개 다루기(dog-whistle) 같고, (보수주의) 밑간이 된 붉은 고기”라고 특징을 요약했답니다. 다만 올딘은 그 노래가 인종과 관련있지 않은 것 같다며 그저 작은 마을의 가치관을 찬양한 것이라 비판하는 일은 “메리트가 없을 뿐만아니라 위험하다”고 말했어요. 최근 공개된 영화 ‘Sound of Freedom’도 미국에서 히트할 것 같지 않았는데 큰 인기를 끌었지요. 일부 평론가는 아동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내용 덕이라고 했지만 자유주의자들이 아동학대에 관대하다는 근거 없는 퀴아논 음모론에 부응한 것이라고 봤어요.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데 감독은 자신에게 퀴아논 딱지가 붙여진 것을 보고 가슴아팠다고 털어놓았고요.https://www.youtube.com/watch?v=sqSA-SY5Hro 앤서니의 노래는 시골의, 속아넘어간 백인 노동계급 영웅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대요. 우익 정치인들이 퍼뜨린 내러티브를 그대로 드러내죠. 가사를 더 살펴볼까요? “뚱보 소의 젖 짜내기 복지/ 바라건대 정치인들이 광부들을 잘 살펴봤으면 해/ 어딘가 섬에 있는 미성년자들 말고(the obese milkin‘ welfare/ I wish politicians would look out for miners/ And not just minors on an island somewhere)” 몇몇은 뒷부분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언급하는 것으로 봤어요. 별도의 동영상에서 앤서니는 “그 일이 보통의 일이 되는 것을 보기 시작할 때 어린이 성 착취 문제에 대해 얘기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어요. 올딘의 비디오가 마찬가지 후폭풍에 직면했을 때 그의 부인 브리태니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남편을 비호하며 “아동 인신매매 같은 진짜 얘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어요. 아동학대가 무시되거나 ‘보통이 됐다’는 생각은 일부 비평가들이 지적했듯 공통적이지만 입증되지 않은 퀴아논의 음모론을 다시 떠올리게 하지요. ‘Try That in a Small Town’ 비디오는 컨트리뮤직 텔레비전에서 회수돼 ‘흑인 목숨도 소중해’ 사진 가운데 6초 분량이 잘렸는데 올딘의 레코드사는 저작권 소송을 준비한다고 해요. 그런데 논란만으로 오히려 매출에 도움을 줬어요.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비디오는 두 달 만에 삭제됐는데 노래 수요는 999%나 상승했대요. 논란이 앤서니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는데 이전에 발표한 음주와 일에 대한 노래들도 알려지게 됐대요. 개인적인 동영상에서 그는 음주와 종교에서 위안을 찾는다고 말했지요. 그가 정치를 말하거나 할 때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이 알 수 있게 됐답니다. 이 순간 그의 노래는 문화전쟁에서 하나 이상의 무기를 의미할 수 있게 됐다고 BBC 컬처 기사는 결론 내렸어요.
  • 더 가까워진 한미일 파트너십 새 시대, 태동한 ‘인태지역 협력체’[한미일 정상회의]

    더 가까워진 한미일 파트너십 새 시대, 태동한 ‘인태지역 협력체’[한미일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석 달 만에 한 자리에 모인 한미일 정상들이 3국 간 협력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그동안 북핵 위협 등 안보에 주로 치중했던 3국 간 공조를 안보, 경제와 우주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범위를 넓힌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 정상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 문건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3국 비전이,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에는 위협에 대한 3국의 대응방안이 담겼다. 이날 회의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 공조 확대 뿐 아니라 경제 안보, 공급망,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정상회의를 비롯해 외교장관, 국방장관, 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 간 협의를 연 1회 이상개최하기로 했다. 차관보급 ‘한미일 인도태평양대화’, ‘개발정책대화’, ‘경제안보대화’,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 등 협의체를 신설해 3국 간 협력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도 확실히 했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대북 공조를 공고화하기로 했다. 한미일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실시, 안정적인 안보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메커니즘을 가동할 계획이다.이와 더불어 북한 사이버활동 대응 실무그룹을 신설하고, 북한 인권 관련 협력 강화, 납치자·억류자·미송환 국군 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한미일은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선진경제·기술선도국으로서 3국의 공동 번영, 성장에 기여하는 경제안보·첨단기술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한 정책 공조를 위한 조기경보시스템 시범사업을 출범한다. 공급망 교란 정보를 공유해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술안보 및 표준,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안보 등 경제안보 핵심분야, 바이오기술, 핵심광물, 제약,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서 3국 간 협력을 공고화하기로 했다. 3국 협력은 암 정복, 우주 안보까지 확장된다. 우주 영역 위협, 국가 우주전략, 우주의 책임있는 이용 등 관련 3자 대화를 강화해 우주 안보 공조에 나선다. 암 관련 협력을 암 역학 데이터 공유, 교류 프로그램부터 임상시험, 규제, 최신 암 치료법 개발까지 대폭 확대하기 위한 암 정책대화를 개최한다. 특히 한미일 정상은 3국 공조를 역내 가장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로 전환시키겠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한미일이 구심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는 뜻을 국제사회에 밝힌 것이다. 이를 위해 ‘인도·태평양 대화’(차관보급·국장급)를 출범해 인태지역에서 협력을 촉진하고, 신규 협력 분야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한미일은 중국에 대한 견제에도 나섰다.‘캠프 데이비드 정신’ 문건을 통해 “인도태영퍙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며 “특히, 매립지역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명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는 양안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인식하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자 회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억압적 방법을 사용한 바 있다”며 “앞으로 3국은 보다 평화롭고 번영하는 인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에 이은 새로운 인태지역 협의체가 신설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쿼드와 오커스가 안보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미일 협력은 더욱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인태지역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 “하나 될 때 더욱 강해” 한미일 지속적 공조체계…中 직접 거명 압박

    “하나 될 때 더욱 강해” 한미일 지속적 공조체계…中 직접 거명 압박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3국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자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이번 회의를 통해 3국의 지속적인 공조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아울러 역내외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공약’을 채택함으로써 사실상 동맹에 가까운 협력 관계로 향하는 첫발을 뗐다. ◇ 3국 협력 핵심 골격 완성 세 나라 정상은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결과 문서를 채택하고 ‘공동의 지역적 도전과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 조율을 위한 신속한 협의’에 합의했다. 5개 문장에 불과한 문서이지만, 한미일 협력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일이 그 동안 집중해 왔던 대북 공조를 넘어, 역내외 여러 위협에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다. 미중 패권 대결이 고조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의 핵심 골격을 갖췄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으로 명명된 공동성명에서 정상뿐 아니라 외교장관, 국방장관, 상무·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 협의를 매년 한 차례 이상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미일은 ‘동맹’과 견주는 해석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안보를 중심으로 초밀착하는 모습이다. 3국 협력 지침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대한민국, 미국, 일본이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협력체가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오스트레일리아)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등 역내 미 주도의 다른 소다자 협력체보다 더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北 사이버범죄’ 대응 공고화…中 압박 한미일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대북 공조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의 ‘북한 사이버 실무그룹’ 출범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꼽히는 사이버 범죄에 대한 고삐를 한층 더 죄겠다는 데 동의했다. 북의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의 훈련뿐만 아니라 연간 계획에 따라 ‘3자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시스템의 연내 가동에도 합의했다. 윤석열 정부가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북한 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한미일 고위급 차원의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한 것도 눈에 띈다. 세 정상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강한 어조로 압박했다.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곧바로 중국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 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미중 고위급 대화를 본격 재개, 정면충돌을 막기 위한 관리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관련 언급에 수위 조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결과 문서에) 중국을 직접적으로 명시해 한미일이 (중국을) 적대시한다든지 중국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든지 표현은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 출범 및 연례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출범’ 등 각종 합의 사항은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읽힌다. 한미일은 이 밖에 공급망, 첨단기술, 국제표준 , 금융 등 경제안보와 관련해 다방면에서 협력과 공조를 지속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프놈펜 성명을 토대로 출범한 한미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를 더욱 내실있게 운용한다는 뜻이다. 내년 초 ‘한미일 글로벌 리더십 청년 서밋’ 한국 개최 등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인적교류 강화에도 뜻을 함께 했다.
  • [전문]캠프 데이비드 정신

    [전문]캠프 데이비드 정신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회의 주요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 채택됐다.다음은 대통령실이 배포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 번역문 전문. 우리 대한민국, 미합중국, 일본국 정상들은 3국 간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출범시키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 모였다. 우리는 우리 3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한 전례 없는 기회의 시기에, 그리고 지정학적 경쟁,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그리고 핵 도발이 우리를 시험하는 역사적 기로에서 만나게 되었다. 진정한 파트너들 간 연대와 조율된 행동을 요구하는 순간이자, 우리가 함께 만나고자 하는 순간이다. 한미일은 우리 공동의 노력을 조율해 나가고자 하며, 이는 우리 3국 간 파트너십이 모든 우리 국민들과 지역, 그리고 세계 안보와 번영을 증진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신 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변화시킨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용기 있는 리더십을 평가하였다. 새롭게 다져진 우정의 연대와 함께,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이어진 우리 각각의 양자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우리의 3자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이 역사적 계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모든 영역과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걸쳐 3국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의 목표를 새로운 지평으로 높이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경제를 강화하고, 회복력과 번영을 제공하며, 법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지하고, 특히 현재 그리고 차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지역 및 글로벌 평화와 안보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우리가 이 새로운 시대에 함께 접어듦에 따라,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는 길잡이가 될 것이며, 한미일의 5억 명 국민들이 안전하고 번영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 우리의 공동의 목표가 될 것이다. 오늘, 우리는 우리가 함께 사는 지역을 강화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있어 단합한다는 점을 공개 선언한다. 우리가 부여받은 책무는 인도-태평양이 번영하고, 연결되며, 회복력있고, 안정적이고, 안전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공동의 역량을 이끌어 내면서 한미일이 목표와 행동에 있어 공조하도록 하는 데 있다. 한미일 협력은 단지 우리 국민들만을 위해 구축된 파트너십이 아닌, 인도-태평양 전체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서로 신속하게 협의한다는 3국 정부의 공약을 발표한다. 이러한 협의를 통해,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고, 메시지를 동조화하며, 대응 조치를 조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기적이고 시기적절한 3국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정상급을 포함한 소통 메커니즘을 개선할 것이다. 우리는 최소한 연례적으로 3국 정상, 외교장관, 국방장관 및 국가안보보좌관 간 협의를 가질 것이며, 이를 통해 기존의 외교 및 국방장관 간 각각 가져왔던 3국 협의를 보완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첫 3국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이며, 상무․산업 장관 간 연례적으로 만나는 협의를 새롭게 출범시킬 것이다. 우리는 또한 3국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접근법의 이행을 조율하고 협력이 가능한 새로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연례 3자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할 것이다. 해외 정보 조작과 감시 기술의 오용이 제기하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인식하면서 우리는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노력을 조율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다. 우리는 개발 정책 공조를 심화하기 위한 구체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10월로 예정된 3국간 개발정책대화를 환영한다. 우리는 지역 안보를 수호하고,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며, 공동의 번영을 증진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 우리는 아세안 중심성 및 결속과 함께,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지지를 전적으로 재확인한다. 우리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의 탄탄한 이행과 주류화를 지원하기 위해 아세안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메콩강 유역의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지원하고 수자원 안보 및 기후 회복력을 증진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태평양도서국들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하며, 개별 국가 및 태평양 지역을 강화하는 ‘태평양 방식’에 부합하고, 투명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태평양 지역과 진정한 파트너십 아래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우리는 사이버안보 및 건전한 금융질서 분야에서 역량 구축 노력과 새로이 출범한 한미일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 등을 통해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 대상 지역 역량 강화 노력들이 상호 보완적이며,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 국가들에게 최대한 이로울 수 있도록 동 역량 강화 노력들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 특히, 우리는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 아울러, 우리는 불법․비신고․비규제 조업을 우려한다. 우리는 유엔해양법협약에 반영된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하여 국제법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다. 2016년 7월의 남중국해 중재재판소 판결은 절차 당사국 간 해양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법적 토대를 제시한다. 우리는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 우리의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반도 그리고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야기하는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전례 없는 횟수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재래식 군사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으로 사용되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우리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사이버 활동을 통한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포함, 3국간 협력을 추진해 나가고자 3자 실무그룹 신설을 발표한다. 한미일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재개한다는 입장을 지속 견지한다. 우리는 북한내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납북자, 억류자 및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철통같으며, 모든 범주의 미국의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분명히 재확인한다. 오늘 우리 3국은 우리의 조율된 역량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하여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하여,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하고자 함을 발표한다. 우리 3국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는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8월 중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한 해상 탄도미사일방어 경보 점검을 실시하였다. 우리는 2022년 11월 프놈펜 성명상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2023년 말까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도록 하고자 하며,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에 필요한 우리의 기술적 역량을 시험하기 위해 초기 조치들을 시행하여 왔다. 우리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증강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할 것이다.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 달성이 국제 사회의 공통의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안보 파트너십을 심화하는 동시에 각 국가가 가진 고유한 역량을 활용하여 경제 안보와 기술 분야에서 굳건한 협력을 구축하는 데에도 계속 초점을 둘 것이다. 프놈펜 성명 상 우리의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우리의 국가안보팀들은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로 두 차례 만났다. 우리는 현재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를 포함한 공급망 회복력, 기술 안보 및 표준,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안보, 바이오기술, 핵심광물, 제약,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과학 연구에 있어 3국간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국가들은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잠재적인 국제 공급망 교란에 대한 정책 공조를 제고하며 경제적 강압에 맞서고 이를 극복하는 데 더 잘 대비해나가기 위해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시범사업을 출범코자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개발도상국들이 청정에너지 제품의 공급망 내에서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회복력 있고 포용적인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개발한 첨단 기술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거나 탈취되지 않도록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혁신기술타격대 그리고 일본 및 대한민국의 상응 기관 간 첫 교류를 실시하여 집행기관 간 정보 공유와 공조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군사 또는 이중용도 역량에 우리 기술이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통제에 대한 3국 협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다.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협력과 동시에, 우리는 3국 국립연구소 간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고 특히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STEM) 분야에서 3국 간 공동 연구·개발 및 인력 교류 확대하는 등을 통해 연합되고 공동의 과학·기술 혁신을 강화할 것이다. 이에 더해 우리는 개방형 무선접속망(RAN)과 관련된 3국 간 협력을 확대하고, 특히 우주 영역에서의 위협, 국가 우주 전략, 우주의 책임 있는 이용 등을 포함한 우주 안보 협력에 관한 3국 간 대화를 한층 더 증진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전환적 기술로서 AI의 중대한 역할을 인정한다.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가치에 합치하며, 프론티어 AI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기초로서 AI 국제 거버넌스 형성 및 안전성, 보안성, 신뢰성을 갖춘 AI 보장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 각자의 노력을 확인한다.우리는 경제적 참여를 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여성과 소외계층을 포함하여 우리의 모든 국민들이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하고, 접근 가능하며, 포용적인 경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매진하고 있다. 우리는 청년과 학생들을 포함한 3국 간 인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향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올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 수임을 환영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 사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보여준 강력하고 원칙 있는 리더십을 평가한다. 우리는 함께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개발금융기관 간 3자 협력과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 등을 통해 양질의 인프라와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며,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 그리고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시장을 촉진해 나가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다자개발은행들이 공동의 지구적 도전 과제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시키기 위한 야심찬 의제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 정상들은 다가오는 양허성 프레임워크에 맞추어 글로벌 도전 과제들에 대응함으로써 세계은행그룹의 새로운 양허성 재원과 빈곤퇴치 여력을 마련하고, 위기 대응을 포함하여 최빈국들을 위한 재원 확대를 모색하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있어 단합한다. 우리는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해 조율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경감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이 재앙과도 같은 침략전쟁으로부터 얻을 오랫동안 지속될 교훈은 영토보전, 주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수호하고자 하는 국제 사회의 변함없는 의지여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어디에서든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들이 거부된다면 우리 지역에 대해서도 위협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이러한 언어도단의 행위가 다시는 자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에 있어 단결한다. 우리는 미래를 위한 공동의 의지와 낙관을 갖고 캠프 데이비드를 떠난다. 우리 앞에 놓여진 기회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기회를 붙잡은 것이다. 한미일 국민과 인도-태평양 지역 국민들에게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보다 자주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각자가 치열하게 지켜온 의지의 산물이다. 오늘, 우리는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 우리는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 시대의 가장 어려운 도전 앞에 흔들림 없으며, 무엇보다도 한미일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 그러한 도전들에 함께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함께 한다.
  • 한미일, 공급망·핵심기술 연대 강화

    한미일, 공급망·핵심기술 연대 강화

    공급망 조기경보 연계…글로벌 주도권 의지국립 연구기관 참여…핵심기술 초기단계부터 협력신흥기술 보호 위한 3국 공조체계 마련 한미일 3국이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연계하고, 핵심신흥기술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출범하는 등 경제 분야 협력 수준을 격상시킨다. 대통령실은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로 핵심광물, 2차전지를 포함한 핵심품목 공급망 리스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3자 간 조기경보시스템 협력 체계 구축하고 3국 국립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핵심신흥기술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은 현재 각자 운영중인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해 핵심품목에 대한 정보교환, 공급망 교란시 공조 방안 등을 정례적으로 협의하게 된다. 특히 3국간 공급망 연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탈(脫)중국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자유진영 국가들이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미일은 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공조 의지도 확인했다. IPEF는 5월 특정 품목 공급망 위기 발생 시 공동 대처 등을 골자로 하는데, 3국은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향후 출범하는 핵심신흥기술 공동개발 프로젝트을 통해 한미일 3국은 인공지능(AI), 우주, 양자 등 미래의 핵심신흥기술에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하게된다. 3국간 우선 공동연구 분야로는 첨단컴퓨팅, AI, 신소재, 기후·지진 모델링 등이 거론된다. 이밖에 신흥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혁신기술 기동타격단’에 우리의 산업부와 법무부가 참여하는 등 3국간 공조 체계가 구축된다. 국제표준 경쟁을 위한 3국 정부 표준화기관 간 협력이 강화되고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3국 논의가 심화된다. 3국은 또 한미일 국립암전문기관 간 고위급 ‘암 정책대화’ 개최에 합의하고 항암 기술 데이터 공유, 연구, 교류프로그램, 임상시험, 학술, 최신 암치료법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최신종(범행 당시 31세)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2002년 소년체전 경장급(40㎏ 이하) 금메달 등 전국 씨름대회에서 소장급(45㎏ 이하), 청장급(50㎏ 이하)까지 3체급을 석권했다.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해 자기 학교에 우승 깃발을 안겼다. 최신종은 그해 전북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씨름선수로 활동했지만 고교 진학 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어른이 된 그는 연쇄살인범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씨름선수의 ‘괴력’을 약자인 두 여성을 죽이는데 쓴 것이다. 전국소년체전 등 제패한 씨름 유망주 둘 살해하고 얻은 건 금팔찌, 63만원 최신종은 2020년 4월 14일 밤 자기 아내가 ‘언니’라고 부르는 지인 A(당시 34세)씨를 “부탁할 일이 있다”고 불러냈다. 그는 A씨를 차에 태운 뒤 “빚이 9000만원 있는데 갚아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씨는 “도박하지 말라”고 했다. 최씨는 화를 내면서 15일 0시쯤 전북 완주군 이서면 한 교량 밑으로 A씨를 데려가 주먹으로 폭행했다. 반항하는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또 금팔찌 1개를 빼앗은 뒤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같은날 전북 임실군 관촌면의 한 교량 밑에 A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최씨는 같은달 19일 오전 1시쯤 전주시 대성동 한 주유소에 세워놓은 자신의 차 안에서 B(당시 29세·여)씨를 살해했다. A씨 살해 후 나흘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B씨는 랜덤 채팅앱을 통해 최씨를 알았고, 전날 밤 부산에서 전주로 왔다 처음 본 남자에게 변을 당했다. 최씨는 B씨에게 현금 15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B씨의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했다.19일 서울신문의 취재와 재판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최신종은 전주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하면서 결혼해 자식까지 낳았으나 고위험 투자로 빚을 지면서 파산상태에 몰리자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가 두 여성을 살해하고 얻은 것은 고작 금팔찌 1개와 현금 63만원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설명자료에서 “A씨는 어릴 때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오빠·동생과 함께 자랐다. 오빠는 고교 1학년 때 생활비를 버느라 아버지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오빠에게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A씨는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여동생이고, 동생에겐 ‘친엄마와 같은’ 누나였다”고 적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6세 때 부모 이혼 후 홀아버지 밑에서 외동딸로 초등 2학년 때부터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전단을 뿌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살해되기 5일 전 아버지에게 울음을 터뜨리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라고 고단한 삶을 호소했다”고 썼다. 재판부는 “A·B씨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럽게 가족을 지켜왔고, 더 나은 미래와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치열하게 세상과 마주했지만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어려운 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레 산 여성들” 최씨가 씨름을 그만둔 것은 난폭한 성격 탓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지인은 “10대 때부터 싸움을 잘해 전주에서 ‘짱’으로 불렸다”면서 “사람 때릴 때는 무자비하고 잔인했다. 미친놈처럼 동생, 친구, 선배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2012년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협박하고 강간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마트에서 금품을 훔쳐 징역 6개월을 사는 등 끝내 범죄자의 길로 갔다. 결혼한 그는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며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FX마진거래’(유사해외통화선물)에 빠져들었다. 리스크가 큰 도박 같은 투자로 최씨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본사로 보낼 돈마저 날리자 아내의 지인인 A씨에게까지 버젓이 돈을 요구하고 잇따라 살인까지 저질렀다. 최씨는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두 여성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전주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A씨는 나를 훈계해서, B씨는 ‘이상한 사람’ 취급해 순간적으로 욱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전북경찰청은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 재발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라며 최신종의 신상을 공개했다. 무기징역재판장 “가석방 없길 바란다” 최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2021년 7월 기각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2심을 진행한 광주고법 전주제1-1형사부(당시 재판장 김성주)는 2021년 4월 최씨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씨 살해 후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처음 만난 B씨를 태연히 살해했다. 두 여성은 죽임을 당한 뒤에도 수풀과 나무 밑에 버려져 최소한의 존중도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최씨는 자신의 억울함만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 또 형벌을 면하기 위해 진술을 수시로 번복하고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동안 살인, 강간 등 강력범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가석방돼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을 다수 접했다”면서 “최씨에게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재판장은 “사실상 사형이 폐지된 상황에서 국민이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입법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법무부 등 정부는 최근 ‘묻지마 범죄’가 판치자 결국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최신종 “언제 20년 원했냐” 검사 노려봐유족에 욕설 내뱉다 법정서 끌려 나가 최씨는 재판에서 “아내의 우울증 약을 먹고 취해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잡히고 나서야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한지 알았다” “살인과 사체 유기는 인정하지만 A씨와 성관계는 합의로 이뤄졌다. 금팔찌도 A씨 스스로 줬다. 강도·강간은 인정할 수 없다” 등 변명과 함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A씨 유족은 “A의 금팔찌는 남자친구와 함께 산 것으로 애지중지해 남에게 줄 리가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최씨는 B씨의 몸 위에 올라가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면서 “이때 B씨가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으나 살인을 멈추지 않았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최씨가 첫 조사 때 징역 20년만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자 검사를 노려보며 “내가 언제 20년을 원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에 “신상공개를 막아달라”는 요구도 했다. 그는 “나를 사이코패스, 미친놈처럼 보지 말라”면서 “하지도 않은 A씨 강도·강간 때문에 내 아들과 아내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죄는 내가 지었지, 가족이 지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최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에 그치자 유족들은 “사형시켜라. 죽은 애 살려내라”고 울음 섞인 고성을 질렀고, 최씨가 욕설을 내뱉자 법정 경위들이 재판정 밖으로 끌어냈다. 정신과 관련 전문의들은 “방화·절도·폭행 등을 일삼는 ‘품행장애’ 청소년의 20~30%가 성인 때까지 이어진다”면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면 조기에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 2만명 탈출하라는데 도로도 막히고 하늘도 막히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2만명 탈출하라는데 도로도 막히고 하늘도 막히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하나뿐인 고속도로도 꽉 막히고 항공편 예약과 이용도 여의치 않자 성난 주민들이 발길을 돌렸다. 캐나다 북서부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 옐로나이프의 모든 주민 2만명에게 대피령이 17일(현지시간) 내려져 전날부터 이어진 피난민 차량 행렬이 이 도시를 들고나는 유일한 통로인 3번 고속도로를 가득 메웠다. 주유소마다 미리 연료를 가득 채워 출발하려는 차량들이 몰리는 바람에 1㎞ 긴 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당국은 육로 탈출이 여의치 않은 교통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고교 앞마당에 항공편 예약 센터를 마련했는데 워낙 많은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다. 당국이 400명 밖에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며 화를 냈다. 다음날 또 이곳에 줄을 서야 긴급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으니 화를 낼 법도 했다. 에어 캐나다와 웨스트 젯 두 항공사가 긴급 편성된 항공편의 요금을 올려 받아야겠으며 돌아오는 편의 시간을 변경하면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배짱을 부린 것도 주민들의 화를 돋웠다. 이날은 치솟는 연기 때문에 투입하기로 했던 편수가 줄어든 탓도 있었다. 에어 캐나다는 통상 편도 항공편은 요금이 치솟기 마련이며 통상 이 도시로 운행하는 편수를 곱절로 늘려야 해 어려움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웨스트 젯은 돌아오는 편의 변경 수수료를 앞으로 닷새 동안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리들은 이날 저녁 브리핑을 통해 다음날에는 22대의 비행기를 마련해 1800명이 오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항공사 외에 다른 항공사 항공기들을 투입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관리들은 항공편을 이용해 옐로나이프를 떠나야 하는 사람이 5000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당국은 당초 18일 정오까지 모든 주민에게 이 도시를 떠나라고 했다가 나중에 19일까지 떠나라고 변경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날 현재 불길은 이 도시에서 15㎞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는데 당국은 19일이면 도시 외곽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옐로나이프 산불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올해 일어난 236건의 산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준주는 지난 15일 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캐롤라인 코크레인 노스웨스트 준주 수상은 기자들에게 “사람들이 전례 없다는 말을 듣는 것에 지쳤다는 것은 알지만 이 상황을 설명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산불 피해 면적은 210만 헥타르에 이른다. 지난 50년 동안 이 지역 연간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의 4배에 해당한다. 북극권에 맞닿은 노스웨스트 준주에는 냉대림이 펼쳐져 있으며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삼림 지대로 분류된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노스웨스트 준주의 산불에 대처하기 위해 보안 당국자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총리 대변인이 전했다. 군이 대대적인 주민 수송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100건 가까이 되며, 지금까지 17만명이 대피했다. 1034만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돼 10년 동안 연간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의 7배에 해당하는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캐나다의 거의 모든 지역이 영향을 받았고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국 중북부와 오대호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이 지역 대기질이 급격히 악화해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환경학자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가뭄 등 극단적 기상이 발생하면서 산불과 같은 재해의 빈도와 심각성이 커진다고 본다. 과학자들과 소방관들은 캐나다 산림이 적당한 조건이 갖춰지면 폭발할 수 있는 불쏘시개로 변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캐나다 산불 시즌은 통상 4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 “칼을 든 남자가 괴성을 질러요”…한밤중 다급한 112 신고

    “칼을 든 남자가 괴성을 질러요”…한밤중 다급한 112 신고

    서울 도심에서 흉기를 들고 괴성을 지르며 돌아다닌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17일 A씨를 폭력행위처벌법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9시 25분쯤 길이 20㎝ 넘는 회칼을 들고 종로구 성균어학원 별관 인근 도로를 돌아다닌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를 받는다. “칼을 든 남자가 괴성을 지른다”는 112 신고가 3건이 접수됐고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의 동선을 추적했다. 이후 1시간 만인 오후 10시 25분쯤 종로구 집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집에서 동영상을 보는데 밖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 홧김에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흉기로 위협하거나 해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A씨의 흉기 소지가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범죄처벌법이 아닌 폭력행위처벌법을 적용했다.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흉기 소지 의심자에 대해선 불심검문을 하는 등 특별치안활동을 하고 있지만 화가 난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흉기를 꺼내든 이들이 계속 적발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지하철역 근처에서 중학생들을 흉기로 위협한 3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지난 13일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에서 중학생들에게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걸터앉지 말라고 했다가 항의를 받자 흉기로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경찰은 강동구 집에서 B씨를 체포해 조사한 뒤 전날 석방했다.
  • ‘추석 물가’·‘중국인 관광객’ 잡아라···정부, 민생 안정·경기 활성화 논의

    ‘추석 물가’·‘중국인 관광객’ 잡아라···정부, 민생 안정·경기 활성화 논의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하반기 소비자 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물가 ‘고삐 당기기’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의 주재로 관계부처들과 함께 제29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 안건에는 추석 민생안정 대책 추진계획과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 수소버스 보급 확대 추진계획 등이 담겼다. 우선 민생 물가 안정 대책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16일 발표한 바 있는 유류세 2개월 연장 방침과 닭고기 신규 할당관세 도입 계획이 논의됐다. 방차관은 “폭염과 호우로 가격이 올랐던 배추·무·상추 등 채소류는 비축 물량 방출과 조기 출하 지원 등을 통한 공급 확대로 최근 도매가격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가격 강세가 지속 중인 닭고기에 대해 9월 1일부터 신규 할당관세 3만톤을 실시해 신속히 국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석 성수품 수급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유통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할인행사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동행세일을 개최하고 명절자금을 지원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10일 중국이 6년 5개월만에 자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행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데 이은 중국인 관광객 활성화 대책도 논의됐다. 코로나19 이전 중국은 방한객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세계 최대의 방한 관광 국가로,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경우 여행 수지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 명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0.08% 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방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한·중 항공편을 증편하고 중국 내에 비자신청센터를 베이징·선양에 추가 개소하는 등 입국 편의를 제고하겠다”며 “중국 국경절 연휴인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기간에 맞춰 국내 관광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현지 관광 홍보를 확대하고 국내 소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석 명절 기간 특별교통대책 등이 포함된 추석 민생안정 방안과 중국인 관광객 방한 관광 활성화 세부 방안 등은 이날 논의를 거쳐 9월 초 발표된다. 방 차관은 “최근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는 등 우리 경제의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중국 부동산 불안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민생안정과 함께 경기 반등을 위한 내수·수출·투자 활성화 정책 대응 노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 ‘흑사병’…中서 다시 발생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 ‘흑사병’…中서 다시 발생했다

    최근 중국에서 3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7일 흑사병 확진자가 최초 보고됐으며 지난 12일 동거인 가족 2명이 추가로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자들은 최초 확진자의 남편과 딸로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은 밀접 접촉자들은 격리 및 통제됐고 이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최근 흑사병 환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야생 설치류인 마못 고기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심환자 3명이 추가로 발생한 상태다. 흑사병(페스트)은 14세기(1346~1353년) 유럽에서 최소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 최악의 전염병이다. 혈관 내 응고증으로 괴사 등의 증상이 일어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특성 때문에 흑사병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현재는 의학의 발전과 개인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졌지만, 아시아, 북미, 아프리카 등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흑사병이 보고된 중국 네이멍구는 2019년과 2020년에도 흑사병이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병은 마못·들쥐·토끼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 또는 혈액에 접촉하거나 벼룩에게 물릴 경우 전염될 수 있다. 사람 간에는 폐렴형 혹은 폐렴증형 흑사병 환자의 비말 등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될 경우 2~6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이 나타난다. 호흡곤란, 기침, 가래, 저혈압, 신장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발 장기 부전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사율이 50~90%에 육박하며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감염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법으로는 외출 후 손 씻기 등 철저하게 개인위생을 관리하는 것과 야외 활동 시 긴팔 긴 바지 등을 입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흑사병 발생지를 방문할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며 음식은 익혀서 먹고 야생 설치류는 먹지 말아야 한다.
  • 시간은 느림, 공간은 그림, 행복은 울림

    시간은 느림, 공간은 그림, 행복은 울림

    시간이 더디 흐르는 것 같다. 정말 그렇다. 사람들은 느릿느릿 걷고 엘리베이터도 천천히 오르내린다. 집 벽의 색조는 화사한 파스텔톤이다. 꼭 팀 버턴의 영화 ‘가위손’에 등장하는 마을 같다. 장난스럽고 실재하지 않는 느낌, 그러면서도 현실 속에 있는 ‘마을’(빌라쥬). 그게 요즘 부산 동쪽에서 ‘뜨고’ 있는 리조트, 빌라쥬 드 아난티(불어로 ‘아난티 마을’)다. 꼭 이곳에 묵지 않더라도, 건물도 보고 마을도 구경할 겸 찾아볼 만하다.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엔 사실 이유가 있다. 공간이 넓어서다. 200만t의 흙을 쌓아 얼추 건물 10층 높이(약 38.5m)로 대지를 높였다. 그 밑으로 주차장을 넣었고 위로 리조트 시설을 세웠다. 그 덕에 지상의 공용 공간이 확 늘었다. 주변에 차가 없으니 빠름을 견줄 만한 물체가 없다. 사람과 사람은 멀찍이 떨어져 엇비슷한 속도로 걷는다. 그러니 슬로 모션처럼 느껴질 수밖에. ●펜트하우스·객실·수영장만 88개 건물은 죄다 복층 구조다. 한 층이 사실상 2개 층인 셈이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갈 때 한 층을 지나는 속도가 느리게 느껴지는 건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다. 1층을 2층처럼 올라가니 느려 보이는 거다. 빌라쥬 드 아난티의 첫인상은 이랬다. 리조트의 전체 규모는 16만㎡(약 4만 8400평)다. 278객실의 펜트하우스(매너하우스, 클리퍼, 맨션)와 114객실의 호텔 ‘아난티 앳 부산’으로 이뤄졌다. 펜트하우스는 회원 전용이다. 독채 빌라 형태의 매너하우스(94채), 범선의 돛을 형상화했다는 클리퍼(4개 동), 온천과 수영장을 특화한 맨션 등으로 나뉜다. 이 안에 별도 수영장만 88개다. 외부에도 대형 수영장 등 5개의 수영장을 갖췄다. 공급되는 물은 모두 온천수라고 한다. ●“행복했던 1950~1960년대 표현” 매너하우스 등 독채 빌라들이 몰린 회원 전용 마을은 유난히 밝은 색조를 띠고 있다. 이만규 대표는 이를 “행복했던 1950~1960년대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당시는 과거의 전통이 남아 있으면서도 폭발적 성장을 거듭했던 기간”이다. 우리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인류 전체 역사에선 풍요로웠던 레트로의 시대라는 것이다. 그 시대를 연상하며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색감을 사용한 것이란 설명이다.펜트하우스에 견줘 호텔은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도 객실은 여느 호텔과 다르다. 114개 모든 객실이 스위트룸처럼 느껴진다. 복층 구조라서다. 얼추 7m에 달한다는 거실 통창 너머로 걸개그림 같은 동부산의 풍경이 매달린다. ●편집숍·갤러리 등 복합문화공간 여러모로 고급스러운 숙소지만 없는 것도 있다. TV와 에어컨이다. TV야 여유로운 시간을 위해 없앨 수도 있다지만, 에어컨은 그럴 수 없다. 이미 유엔에서 지구가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가 됐다고 선언했으니 에어컨은 사실상 필수 생존 설비다. 아난티에선 에어컨 없이도 냉난방이 가능하다.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천장과 바닥에 냉온수를 순환시키는 친환경 설비를 들였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설치할 때보다 비용은 곱절 이상 들었지만 탄소 배출량은 확 줄었단다.리조트 중간쯤엔 ‘엘.피. 크리스탈’이 있다. 프런트뿐 아니라 각종 편집숍, 갤러리 등이 몰려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여느 리조트의 로비와 차별화하려는 단단한 의지가 엿보인다.●공용공간 ‘G스퀘어’ 옛 5일장터 건물 밖은 곳곳이 공용 공간, 이른바 ‘G스퀘어’다. 이 대표는 이를 사람과 사람이 오가고 만나는 우리의 옛 5일 장터에 비유했다. 이 공간에도 설치미술작품 ‘서리얼 뉴니스’(surreal newness·초현실적 아름다움), 미로공원 등 볼거리들이 꽤 많다. 개장을 기념해 G스퀘어에선 매주 금요일 밤 라이브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토요일엔 퍼커션 밴드가 타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난티 컬처클럽에선 ‘마음 매트릭스’ 전시가 열린다.●해변열차·시랑대 등 명소 투어도 리조트 앞 송정해변은 요즘 젊은이들이 서핑을 즐기러 많이 찾는 곳이다. 강습하는 곳도 많다. ‘핫플’은 역시 블루라인파크다. 옛 동해남부선 미포~송정 구간(4.8㎞)의 철길을 활용한 관광 시설이다. 송정역까지 운행하는 건 해변열차다. 모든 좌석을 바다 쪽으로 돌리고 전면에 통유리창을 설치했다. 탁 트인 시야를 통해 바다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철로 위에 새로 조성한 공중 레일로 운행하는 스카이캡슐은 미포~청사포 구간(2㎞)만 오간다. 인근 ‘시랑대’는 웅장한 해안 절벽과 시원한 바다 전망이 어우러진 곳이다. 기장 8경 중 한 곳으로 용녀와 미랑 스님의 전설이 얽혀 있다. 기장의 명소인 해동용궁사 바로 옆에 있다. 이 계절에 꼭 찾아야 할 명소 한 곳 덧붙이자. 부산진구 양정동의 배롱나무다. 수령이 900년 가까울 만큼 살아낸 역사가 오래된 데다 자태도 고와 배롱나무 가운데선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지정 당시(1965년) 문화재 명칭은 ‘부산진 배롱나무’였다. 요즘엔 지명을 따 ‘양정동 배롱나무’, ‘화지공원 배롱나무’ 등으로 불린다.●900세 다 된 배롱나무도 꼭 봐야 화지공원은 원래 동래정씨의 선산이었다. 정씨 가문에서 묘역으로 가꾸다 시민들에게 개방하면서 화지공원이라 불리게 됐다. 배롱나무는 동래정씨 2대 조로 알려진 정문도 공의 묘 앞에 있다. 고려 중엽 때 묘 앞 동서 양쪽 방향에 한 그루씩 식재됐는데, 원줄기는 썩고 변두리 부분에서 새 가지가 돋아 현재의 모습으로 자랐다고 한다. 부산진구에 따르면 최근 측량 결과 동쪽 나무는 높이 8.9m, 서쪽 나무는 7.7m 정도다. 올해도 이 늙은 배롱나무는 형형한 붉은 꽃을 틔워 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지만 배롱나무의 꽃은 다소 다르다. 백일 넘게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백일홍 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고르게 펼친 나무의 품이 인상적이다. 부디 추정 수령 900년이 되는 2065년을 넘어 1000세까지 장수하길 빈다.
  • “귀갓길 걱정 마”… 관악 ‘안심 스카우트’ 서비스

    “귀갓길 걱정 마”… 관악 ‘안심 스카우트’ 서비스

    서울 관악구가 심야 시간대 구민들의 귀가를 돕는 ‘안심 귀가 스카우트’ 활동을 강화하는 등 안전한 귀갓길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7일 관악구에 따르면 안심 귀가 스카우트는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구민들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신청하면 2인 1조로 구성된 대원들이 집 앞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구는 현재 신대방역, 신림역, 봉천역, 서울대입구역, 낙성대입구역 등을 거점으로 총 10개 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림역은 지난달부터 기존 2개 조에서 3개 조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서울 안심이’ 애플리케이션이나 120 다산콜센터, 관악구 상황실을 통해 사전 신청하거나 순찰 중인 스카우트 대원을 만나 현장에서 신청해도 된다. 이용 시간은 월요일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화~금요일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이 각종 범죄에 대한 구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 도시 관악’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1943년 5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이곳’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구상했다. 1978년 9월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중재로 ‘이곳’에 온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비밀협상 끝에 요르단강 서안의 총성을 멈췄다. 현대사 변곡점마다 물꼬를 튼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머리를 맞댄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주하는 세 정상의 머릿속을 헤아려 봤다. 2년차 대외정책 디테일 채우는 尹한미관계 정상화→한일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북핵 맞설 ‘입체적 안보’ 재편 넘어 경제협력도 강화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동맹 강화→한일 관계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대외정책 구상에 정점을 찍는 ‘빅이벤트’라는 평가가 17일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5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셔틀외교’를 완전히 복원한 뒤 같은 달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으로 3국 협력에 깊이를 더했다. G7 계기 한미일 회담은 “3국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자”는 합의와 함께 5분여 만에 종료됐는데, 3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G7때 풀어내지 못한 ‘디테일’을 채우고 더욱 공고한 협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이토록 한미일 공조 강화와 이번 정상회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남북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려면 지금껏 제한적 정보 공유를 했을 뿐 사실상 별개로 움직여 온 한미·한일 안보 협력을 입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성향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인 ‘가치외교’와 한미일 3각 공조가 역진 불가능하도록 서둘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느껴진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자유 진영 대 전체주의 진영’ 내지는 ‘신냉전 질서’로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 대신 미국, 일본과 확실하게 손을 잡는 쪽을 택한 측면도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와도 무관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 등 서방이나 일본과는 협력을 강화할 유인이 커졌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세 나라는 전 세계 7개뿐인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에 속해 있다. 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의 3분의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유의미한 외교 성과로 평가받는다면 잇따른 국내 정치 악재를 돌파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까지 8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뉴 시프트’ 여는 바이든3국 파트너십 강화로 ‘대중 견제’ 인태 전략 공고화최고 수준 북핵 대응 협의체 만들되, 대화에도 방점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새 시대를 여는 ‘뉴 시프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 수단이었는데, 한미일 파트너십은 이 지역 안보·경제 양자 측면에서 모두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함부로 간섭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층 넓고 깊어진 ‘동맹과 파트너십’을 인태 지역에서 구가할 전망이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지난 몇 달간 한일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지켜봤다”며 “(이번 회의가) 21세기 3국 관계의 본질적 의미를 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정상의 과거사 해결 노력에 대해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유형의 외교”라고 평가했고,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회의 다음날인) 19일과 (전날인) 17일은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언급은 하지 않되 3국 공조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창설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 협의체)와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급변한 인태 지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를 비롯한 전방위 공조를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이날 국무부 외신센터(FPC)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3국 간 공식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미 한국, 일본과 개별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 공동성명에는 인태 질서 구축을 위한 최고 수준 협의체로서 북핵 대응과 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등에 대한 협력 구축이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 테이블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핵미사일 개발이 아닌 외교가 유리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미래에 3국 정상 누구도 국내 정치 사정으로 이런 공조가 후퇴하지 않도록 묶어 놓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커비 조정관은 “3자 협력 증진은 전력 질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흔들림 없는 공조’ 띄우는 기시다회의 정례화로 정권 바뀌어도 ‘한일 관계 안정’ 기대 공식 의제선 빠졌지만 오염수 방류 이해 구할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안보 분야에서 3국의 공조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틀을 만드는 것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오후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중에 과거보다 단단해지고 있는 미국 및 한국과의 관계를 토대로 3국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 및 회의 정례화 등이 한일 관계에 정권 교체라는 변수가 생겨도 변하지 않는 협력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탔지만 4년 후 한국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 지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불안함이 적지 않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 회의 정례화는 정권의 사정에 좌우되지 않는 중층적이고 안정적인 틀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반일 색이 강한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과거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고 3개국의 협력 관계를 더 심화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가장 큰 동맹국인 미국 외에 한국과도 연계를 강화하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방류 계획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로 모처럼의 관계 개선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지만 한국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오염수 관련 한미 정부의 지지를 꾀했지만 우리 정부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결국 최종 의제에서는 빠지게 됐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한일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거론하며 또다시 이해를 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시점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전쟁 장기화, 나토 내부선 “영토 포기하고 회원국 되자”…간보기? [월드뷰]

    전쟁 장기화, 나토 내부선 “영토 포기하고 회원국 되자”…간보기? [월드뷰]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 의지와는 별개로 반격 성과가 뚜렷하지 않고, 서방의 무기고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종전 압박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영토 완전성 회복, 러시아군 완전 철수 등 우크라이나가 고수하는 협상조건 10가지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모양새다. 나토 비서실장은 회원국 지위와 영토를 맞바꾸는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반발로 해당 발언은 ‘실언’ 처리되는 양상이지만, 일각에선 일종의 ‘간보기’ 전략이었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나토 비서실장 “영토 포기하고 나토 가입”우크라 “러시아에 농락당하는 구상” 격분러 “‘고대 루시’ 수도였던 키이우까지 포기해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비서실상 스티안 옌센은 15일 노르웨이 일간 ‘VG’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점령지) 영토를 포기하고 대신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는 것이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그동안 종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 온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러시아 영토 인정 요구를 들어주고, 대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러시아로부터 받아내면서 종전을 성사시키자는 제안이었다. 나토는 지난 7월 중순 리투아니아 빌뉴스 정상회의에서 서방 군사동맹 가입을 간절히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에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장기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했으나, 회원국 지위 획득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의에서도 “영토를 나토 회원국 지위와 맞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옌센 실장은 “이 방안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끝낼 수 있다. 그렇게 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능한 해결책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점령지 포기 방안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할양 문제가 나토에서 이미 제기된 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하지만 언제·어떤 조건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할지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 같은 언급은 즉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쪽에서 격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에 대한 담론 형성에 참여하는 나토 관리들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러시아에 농락당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앞당기고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정식 회원국이 되는 방법을 논의하는 것만이 유럽·대서양 안보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터무니없다”며 “의도적으로 민주주의의 패배를 취하고, 국제범죄를 부추기고, 러시아 체제를 보존하고, 국제법을 훼손하고 다음 세대로 전쟁을 넘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옌센 실장의 구상이 성사되려면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까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흥미로운 구상이지만 문제는 그들(우크라이나)의 모든 영토가 상당 정도 논란의 대상이라는 점”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이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선 ‘고대 루시’의 수도였던 키예프(키이우)까지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루시(882~1240년)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등의 모태가 된 고대 슬라브 국가로 현재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수도로 삼았었다. 러시아 측에선 옌센 실장이 제안한 구상을 받아들여 종전에 합의하면 몇 년 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나 남부 오데사 등에 나토 군사기지가 들어설 것이란 반대 의견도 나왔다. 파문이 일자 옌센 실장은 “실수였다”고 한 발 물러났다. 나토, ‘우크라 영토포기’ 거론 뒤 뒷걸음질비서실장, 제언 하루 만에 “실수였다” 수습나토 수장 “평화협상 결정, 우크라 몫” 진화 옌센 실장은 하루만인 16일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토 포기’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더 광범위한 논의의 일부였다”며 “그걸 그런 식으로 언급해선 안 됐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옌센 실장은 진지한 평화 협상이 시작되면 누가 어떤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지 등 그 시점의 군사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바로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지원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옌센 실장이 이른바 ‘랜드 포 나토’(land-for-Nato) 방안이 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란 생각은 끝내 철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평화협상 조건이 갖춰졌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우크라이나뿐”이라며 참모의 실언 사태 진화에 나섰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7일 노르웨이 아레날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협상 테이블에서 수용 가능한 조건이 무엇인지 정하는 것도 우크라이나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나토 동맹들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비서실장의 메시지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나토의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는 나, 그리고 나토의 주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옌센 실장의 ‘영토 포기 후 회원 가입’ 제언은 평화협상 테이블을 본격적으로 깔기 전 ‘간 보기’ 전략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우크라 언제까지 지원할 수 있나 고심 확산”“평화협상 유도 위한 간보기 전략 가능성”“서방서 종전 요구 커질수록 해당 방안 무게”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전문가는 “전쟁 장기화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뚜렷한 반격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쟁은 식량과 에너지 위기, 그에 따른 세계 물가 상승을 촉발했고 ‘우크라이나를 언제까지 지원할 수 있겠느냐’는 고심 내지는 의문, 반발, 압박이 서구 사회 내부에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F-16 전투기 지원이 늦어지는 것 역시 확전에 대한 우려도 물론 있겠으나 앞서 설명한 상황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참모의 실언으로 수습·진화하고 있으나, 나토 내부자가 공개적으로 ‘영토 포기’ 방안을 거론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반응을 미리 살피는 일종의 ‘간보기 전략’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나토 내부에서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회원 가입 방안이 거론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공개 발언에 나선 ‘스피커’가 나토 비서실장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 사이에서 종전 요구가 확산할수록 나토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방안 쪽으로 의견이 모일 가능성이 크고, 서방 지원의 한계가 노출되면 최종 결정권을 가진 우크라이나도 결국 주체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거라는 관측이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우크라이나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협상 테이블에 끌려나올 가능성, ‘시간은 푸틴 편’일 거라던 전쟁 초기 일부 전문가들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질 거란 분석이다. 우크라이나도 나토 내부자의 발언에 발끈하긴 했으나, 이처럼 달라진 국제 사회 분위기를 감지한 듯 전보다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지난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중국을 비롯한 40여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평화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평화안만을 다시 고집하지 않는 등 ‘톤 조절’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종전 협상 개시 조건으로 내건 러시아군 완전 철수 요구도 강조하지 않았다. 반대로 다른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의 평화공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으면서 간극이 좁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익명의 외교관 2명은 “우크라이나는 이 부분을 압박하지 않았고, 다른 국가들도 이 문제에 도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반려견 품에 안은 채… 3代 4명 같은 차 안에… 노인들 대피 못하고

    반려견 품에 안은 채… 3代 4명 같은 차 안에… 노인들 대피 못하고

    ●110명 숨졌지만 신원확인 단 5명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희생자가 110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발생 여드레 만인 1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사망자 두 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버디 잔톡(79)과 로버트 딕먼(74)이다. 전날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명에 불과하며, 가족 통보까지 마친 두 사람만 공개했다. 잔톡은 서부 해안 라하이나의 노인 주거 단지인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다가 화를 당했다. 단지 안에는 34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화마를 피한 샌퍼드 힐(72)은 NBC뉴스 인터뷰를 통해 “탈출한 사람은 3명뿐으로 알고 있으며, 전해 들은 소식까지 합해도 행방이 확인된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녀 케샤 알라카이는 잔톡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했으며, 유명 록밴드 산타나와 공연하기도 했다고 전하면서 “연세가 많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언론들은 자체 취재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풀어놓았다.라하이나 마을에 살던 프랭클린 트레조스(68)는 골든리트리버 반려견 ‘샘’을 구하려다 함께 스러졌다. 코스타리카 출신인 그는 지난 8일 화마가 덮치자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자동차로 탈출하려 했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아 화를 입었다. 유해는 12일 차 안에서 발견됐다. 프랭크보다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 있는 점에 비춰 트레조스가 끝까지 샘을 끌어안아 보호하려다 숨을 거둔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와이뉴스 나우 등에 따르면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사례도 있다. 이들의 유해도 지난 10일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가족은 성명에서 “부모님인 파소와 말루이 포누아 톤과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전한다”며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으며, 그들의 기억은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마우이섬에서 36년간 거주했던 캐럴 하틀리(60)의 사연도 언니 도나 가드너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해졌다. 캐럴과 함께 살던 남자친구 찰스는 8일 화염을 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왔지만 검은 연기에 뒤덮이면서 헤어졌다. 찰스는 “뛰어. 캐럴”이라고 외쳤지만 더이상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겨우 탈출한 찰스가 다음날부터 지인들과 수색 그룹을 조직해 하틀리를 찾아다니다 결국 지난 12일 집터에서 유해를 발견했다. 그녀가 차던 시계와 치열교정 틀이 남아 있었다. ●“1년 뒤 은퇴하려고 했는데…” 도나는 “동생 생일이 오는 28일로 곧 61세를 맞을 참이었다”며 “동생은 최근까지도 한 살만 더 먹으면 은퇴할 것이라고 계속 말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앨라배마주 그랜드베이 자택에서 캐럴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항상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고 남들을 도왔다”며 “밝은 성격과 미소, 모험심을 가진 그녀를 모든 사람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5시 30분쯤 업데이트합니다. 당국은 희생자 수를 111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면 제약 때문에 빠진 조 실링에 관한 내용을 더하고, 영국 BBC가 보도한 멜바 벤자민 등 3명에 관한 정보를 보완합니다.조 실링(67)의 유해는 아직도 못 찾았다. 8일 화마가 덮쳤을 때 불길을 헤쳐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유전자(DNA) 샘플을 당국에 제출하고 기다리고 있다. 노인주택단지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던 그는 그 날 오후 친구 코리 블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건너편 오른쪽 집 몇 채가 불타고 있다. 떠날 수도, 볼 수도 없다. 우리는 갇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숨을 내쉬면 폐가 불타는 것 같다. 해서 젖은 수건으로 겨우 숨쉬고 있다. 우리 여섯 명이 한 방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링은 근처 집이 화염에 휩싸이고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을 전송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는데 “도로에 주차한 자동차들이 지금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5년을 마우이섬에서 산 실링은 ‘조 삼촌’으로 통했다. 블러는 ABC 뉴스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몇년 전에 함께 일한 실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았는데 실링이 찾아와 부모나 멘토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다섯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의 작업장 이름 택이 조 삼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모두에게 늘 그곳에 있는 딱 그 남자였기 때문이다.” 실링의 동생 댄은 “조는 옆의 사람들을 혼자 죽게 내버려둘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위대한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당국이 라하이나 주민 멜바 벤저민(72)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기 전에 친구들과 가족들은 소셜미디어에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 사진을 올렸다. 며느리 자넬 벤자민은 시어머니가 손주들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누군가 나를 이 악몽에서 제발 깨어나게 해줄 수 있겠나…여전히 희망의 끈을 잡고 있다”고 적었다. 멜바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집에서 피신하는 모습이었다. 손녀 투팔레이 마쿠아는 지난 15일 오후 당국으로부터 사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친구인 버나데트 가르체스 카이는 “추억들과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라고 적었다.알프레도 갈리나토(79)는 지난 9일 실종 신고됐다. 역시 화마가 라하이나 역사마을을 덮친 다음날이었다. 아들 조슈아 갈리나토는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갈구하며 온라인에 사진들을 올렸다. “우리는 여전히 아버지를 찾고 있으며 그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있다,” 아들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위치는 집이었다. 근처에 탈것도 있었는데 화염에 타버렸다. 가족이 만든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아버지의 유해에 대해 듣게 돼 감사드리지만 우리와 안전한 곳에 함께 하지 못해 슬프다”고 적혀 있다. 다른 아들 존 갈리나토는 17일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영감을 선사한 가족을 위해 했던 모든 일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역시 라하이나 주민 버지니아 도파(90)도 희생됐다. 지난 10일 조나 아라파일스는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해 버지니아 도파 할머니를 본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달라고 사람들에게 청했다. 마우이 카운티와 경찰서는 산불 희생자 중 한 명이라고 확인했다.
  • 민원인 응대하다 쓰러진 세무서 민원실장 끝내 사망

    민원인 응대하다 쓰러진 세무서 민원실장 끝내 사망

    민원인을 상대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기 동화성세무서 A 민원봉사실장이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지 23일 만이다. 빈소는 경기 오산장례문화원에 차려졌고, 발인은 18일이다. 2만여 국세청 직원들은 A 실장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A 실장은 지난달 24일 부동산 관련 서류를 떼러 온 민원인과 대화하던 도중 실신했다. A 실장은 민원인에게 원칙적으로 서류 발급이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으나 민원인이 계속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실장은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를 지닌 모범적인 직원이었고, 심장 질환을 비롯한 지병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무서 측은 당시 고성이 들렸다는 주변 증언을 토대로 민원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검토했으나 악성 민원인임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상태다. 사건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은 음성이 담기지 않는 폐쇄회로(CC)TV 영상뿐이었다.이에 국세청은 지난 3일 전국 133개 세무서 민원봉사실에 근무하는 세무 공무원들에게 민원인 응대 시 사용할 녹음기를 즉각 보급했다.<서울신문 8월 4일 자 5면> 국세청 측은 “악성 민원을 일상처럼 접하는 세무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라면서 “민원인에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대화를 녹음하겠다고 고지한 뒤 녹음을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A 실장 사건을 계기로 민원 응대 요령 및 직원 보호 조치 매뉴얼도 한층 강화했다. 대면 응대 시 민원인이 폭언·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물을 파손하고 흉기 등 위험물을 소지했을 때 비상대응팀이 ‘타 민원인 대피’, ‘피해 직원 응급조치 및 119 신고’, ‘경찰 신고’ 등의 임무를 나눠 동시에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지난 10일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 공무원 한 명 한 명의 납세 서비스와 정당한 법 집행 노력이 뜻하지 않은 상처가 돼 돌아오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면서 “민원 업무 수행과 그 과정에서의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독일서 ‘대마초’ 부분 합법화 됩니다”

    “독일서 ‘대마초’ 부분 합법화 됩니다”

    독일이 연말부터 대마초를 부분 합법화한다. 독일 정부는 17일(한국시간) 내각 회의에서 이 같은 대마초 합법화 관련법안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독일에서 18세 이상 시민은 누구나 1인당 대마초 25g을 보유할 수 있고, 대마초용 대마 3그루를 재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씨앗은 7개, 꺾꽂이한 가지는 5개까지 허용된다. 또 대마초사교클럽(CSC)을 통한 대마초 자급도 가능해진다. 각 클럽에서는 회원들을 위해 대마를 재배할 수 있으며, 클럽 회원만 기호용 대마초를 구매할 수 있다. 클럽은 회원당 대마초를 한 번에 25g, 한 달에 최대 50g까지 판매할 수 있다. 단 18∼21세의 경우 30g으로 제한된다. 1g으로 만들 수 있는 대마초는 약 3대 분량이다. 다만 일부 장소에서는 여전히 대마초 흡연이 금지된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반경 200m 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되고, 보행자 전용 거리에서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흡연할 수 없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대마초 소비 증가와 마약범죄, 암시장 등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통제된 합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는 유감스럽게도 실패한 대마초 정책의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법화되지만, 대마초가 여전히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도 이 법안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정책의 목표가 암시장과 마약범죄를 억제하고, 유독물질 등을 포함한 대마초 거래를 방지하고, 소비인구를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대마초 합법화를 위해 마취제 관련법에서 금지된 물질 중 대마초를 삭제할 계획이다. 관련법은 연방하원과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시행은 연말 무렵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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