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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애틀 관광명소 ‘껌벽’ 24년 만에 사라져

    시애틀 관광명소 ‘껌벽’ 24년 만에 사라져

    미국 시애틀의 관광 명소의 하나인 '파이크플레이스마켓(Pike Place Market)'에 관광객들이 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해 만들어진 유명한 '껌벽(Gum Wall)'이 24년 만에 결국 사라지게 되었다고 미 언론들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파이크플레이스마켓'은 약 108년 전인 1907년에 개설된 마켓으로 시애틀 관광의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여러 가지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그런데 1991년께 이곳에 위치한 한 마켓 영화관에 관광객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누군가가 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해 지금의 유명한 '껌벽'이 만들어졌다. 초장기에는 동전을 벽에 붙이기 위해 껌을 이용했으나, 껌만 벽에 붙이는 것으로 변모했고 초창기 극장 직원들이 나서서 여러 차례 제거를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해, 오늘날의 껌벽이 만들어졌다. 약 100만 개가 넘는 껌들로 이뤄진 이 벽 장식은 각종 메시지와 함께 여러가지 모양의 형상을 포함하고 있어 커플들이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오히려 유명한 장소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마켓 관리 당국은 이 껌 벽이 원래 마켓의 역사적 상징물이 아니며 오히려 역사적 건물의 중요성을 해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결국 철거를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껌이 설탕이나 화학물질을 포함한 성분으로 되어 있고 벽에 붙어 있는 것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철거 결정 이유를 밝혔다. 철거 작업은 오는 10일부터 시작해 3일 동안 이뤄질 것이며, 약 138도에 달하는 스팀을 벽에 분사해 껌이 녹아 흘려서 땅바닥을 떨어지게 한 다음 이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유명한 시애틀의 '껌벽'은 한때 여행전문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가 발표한 지구상에서 가장 균이 득실거리는 관광명소 리스트에서 아일랜드의 블래니 스톤(Blarney Stone)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불결한 관광지라는 별명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시애틀의 관광 명소로 등극한 이 껌벽이 철거된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을 비롯한 이곳을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이 껌벽의 생성 원인을 제공했던 극장주는 "이곳은 정말 관광객들이 스스로 만든 매력적인 장소였다"며 "그것이 사라지더라도 곧 돌아올 것"이라고 밝혀 껌이 철거된 후에도 다시 관광객들이 벽에다가 껌을 붙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미 시애틀의 유명 관광명소가 된 '껌벽'의 모습 (현지 언론, 트위터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상생 협력’ 동성화학·고려아연 올 노사문화 대상

    고용노동부는 올해 ‘노사문화 대상’ 대통령상 수상 기업으로 동성화학과 고려아연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1996년부터 시행된 노사문화 대상은 노사 간 상생과 협력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기업을 포상하는 제도다. 올해 대통령상을 받은 두 기업은 노사 간 협력은 물론 원·하청 관계에서도 모범을 보였다. 1989년 노동조합 설립 이후 지금까지 26년간 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는 동성화학은 폴리우레탄 수지 등을 만드는 기업이다. 동성화학은 하청업체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고충을 수용해 복지수준을 개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1999년부터 협력업체 납품대급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원·하청 성과공유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사무실 및 휴게실을 제공하고,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 파견직이었던 여성 노동자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외에도 동후, 풍산홀딩스 부산사업장, 경남은행, 하나마이크론 등 4곳은 국무총리상을, 동화기업, 일화, 한국고용정보 등 8곳은 고용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신비의 천연물질’로 불리는 무어를 아시나요?

    ‘신비의 천연물질’로 불리는 무어를 아시나요?

    ‘무어’가 신비의 치유 물질이라 불리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어는 빙하기 알프스산 대지각 운동에 의해 해발 350~500미터에 서식하던 350여 가지의 허브, 꽃, 나무 뿌리들이 1만 2천년 이상 땅 속에 묻혀 있으면서 태양의 복사열과 지열에 의해 천연물질로 변한 것을 말한다. 특히 무어는 오스트리아산을 최고로 꼽는다. 지질학적, 생물학적 요소가 정확히 일치할 때만 형성되는 매우 희귀한 물질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그 조건에 최적화된 곳이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일부이기 때문. 주변 자연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무어의 유효 성분들이 빙하기 퇴적의 형태 그대로 보존되고, 오염과 파괴로부터 안전하다. 오스트리아 무어 전문 기업 소넨무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 오스트리아산 무어를 1972년부터 생산해오고 있는 곳으로, 인공 향이나 맛, 색 또는 보존제 등을 첨가하지 않은 고품질 무어 제품만을 선보인다. 대표 제품인 ‘트링크 무어(드링크 무어)’는 유기물질 98.81%, 무기물질 1.19%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휴믹산 21.3%가 함유되어 있다. 무어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오토 스토버 교수, 워머 교수 등이 트링크 무어의 물리화학적 성분 분석 및 기대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정도로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소넨무어사 무어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레벤스브룬 관계자는 “무어의 우수성은 아직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무어는 유럽의 자연의학인 동종요법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는 자연 치유 처방으로, 동종요법 의사들이 증상에 따라 무어 처방을 하면 약국에서 구입해 복용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어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휴믹산, 각종 미네랄, 미량원소 등 풍부한 천연물질의 작용으로 현대인의 건강하고 활기찬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넨무어의 트링크 무어 제품 구입은 레벤스브룬 홈페이지(www.lebensbrunn.co.kr)를 통해 가능하며, 제품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전화(02-792-0766)로 확인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이아몬드, 알고보니 흔한 보석?…“생성과정 간단” (美연구)

    다이아몬드, 알고보니 흔한 보석?…“생성과정 간단” (美연구)

    희소가치가 높은 보석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가 사실은 ‘흔한 보석’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은 다이아몬드의 형성과정을 자세하게 분석한 결과, 예상보다 지구상에 매장돼 있는 다이아몬드의 양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다이아몬드의 상당량이 지구 표면에서 145~193㎞되는 지하층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점의 온도는 899~1093℃에 달한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다이아몬드가 이 지점에 묻혀 있지만, 현재의 시추 기술로는 지하 13㎞에서 최대 지하 15㎞까지밖에 내려갈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희귀한 보석’으로 불린다는 것. 연구를 이끈 존스홉킨스대학의 지구화학과 디리트리 세르젠스키 박사는 “다이아몬드는 지구의 매우 깊숙한 지하에서 만들어진다.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흔한’ 형성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전문가들이 다이아몬드가 생성되기까지 매우 복잡하고 희귀한 자연재료와 과정이 필요하다고 여겨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일종의 산화환원반응만으로도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세르젠스키 박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는 물과 암석 사이에서 물질이 서로 반응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성분 중 하나인 산성(酸性) 성분이 더해지면 다이아몬드가 더 잘 형성된다. 즉 주변의 물이나 지하 토양의 산성이 강할수록, 산성 정도를 나타내는 PH의 수치가 낮을수록 다이아몬드가 더욱 쉽게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특정 암석이나 돌이 다른 성질의 것으로 변화할 때 더 많은 산(酸)을 부어주면 변화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이아몬드의 생성과정에 의문을 품어왔던 지난 수 십 년간, 전문가들의 의문을 한번에 풀어줄 만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르젠스키 박사는 “지구 표면으로부터 낮은 지하와 깊은 지하 사이에 흐르는 유동체(액체)의 성분이 다이아몬드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의 기술로는 생각보다 많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다이아몬드를 캐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국사 석가탑 원형 복원… 되살아난 ‘신라의 미’

    불국사 석가탑 원형 복원… 되살아난 ‘신라의 미’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이 다음달 3년 4개월간의 전면 해체·보수 작업을 마무리짓고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4일 불국사 석가탑 보수 현장에서 보수 추진 경과 설명회를 열고 3층 옥개석(屋蓋石·지붕처럼 덮은 돌)을 설치했다. 연구소는 이달 안에 상륜부까지 조립을 완료하고 12월 중 가설덧집을 철거한 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석가탑은 742년(경덕왕 원년) 불국사 창건 때 조성됐다. 백제 석공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이 담겨 있는 석가탑은 간결하면서 비례와 균형이 완벽해 통일신라 조형예술의 백미로 꼽힌다. 2010년 12월 정기 안전점검에서 상층 기단 갑석이 깨져 있는 게 발견됐다. 길이 1320㎜, 폭 5㎜ 정도의 균열로, 기단 내부의 적심(積心·20여t에 이르는 탑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채운 흙더미)이 비바람 등으로 유실된 게 원인이었다. 곧장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수정비사업단이 꾸려졌고 2012년 9월 전면 해체 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해체한 석가탑은 가설덧집에 보관하면서 지의류·균류, 철산화물, 염류 등 탑 표면 오염물 세척 작업을 했다.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대나무 스틱으로 긁어내거나 스팀을 분사해 씻어냈다. 부식된 철제 은장은 열팽창과 열전도율이 낮고 내부식성과 연성이 뛰어난 티타늄 은장으로 대체했다.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간 부분은 티타늄 핀 3~5개를 박아 고정시켜 붙이거나 에폭시수지로 틈새를 메웠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이번 해체 수리의 특징은 원형 보존과 역사적 진정성 확보, 과학 기술에 근거한 구조 보강과 보존 처리, 자료 제작과 기술 보급”이라면서 “과거와 현재 기술을 융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석가탑은 1966년 도굴 미수 사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부분 해체·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해체 당시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해 사리장엄구(사리함과 사리병을 비롯해 사리를 봉안하는 일체의 장치), 사리를 담은 금동제외합과 은제내합, 중수문서 등 유물 45건 88점이 수습됐다. 석가탑은 고려 현종 15년(1024) 해체 수리, 정종 2년(1036)과 4년(1038) 지진 피해 보수, 조선 선조 20년(1596) 우레로 탑 꼭대기의 뾰족한 부분인 상륜부 파손(이때 파손된 상륜부는 1972년 복원)에 따른 보수 등 여러 차례 보수를 한 적이 있지만 석탑 기단까지 전부 들어냈다 다시 세우는 전면 해체는 창건 이래 처음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란인들 한국 신뢰…교류 늘면 양국 큰 도움 될 것”

    “이란인들 한국 신뢰…교류 늘면 양국 큰 도움 될 것”

    “한국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졌고 이란은 풍부한 자원을 보유했습니다. 양국 교류가 활성화되면 한국과 이란 모두 큰 도움을 얻을 겁니다.”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지난 2일부터 서울·제주 등에서 진행 중인 제18차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참석차 방한한 킴야 그란마예(36) 이란 누보레시사(社) 상무이사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이란 관계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누보레시는 레이저를 이용해 철강을 절단하는 기술 등을 갖춘 중장비 서비스업 회사다. 전 세계 차세대 한인 리더 90여명이 모인 이 대회에서 그는 유일한 이란인 참가자다. 이란은 지난 7월 핵 협상 타결 이후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으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오는 7일 외교장관으로서는 14년 만에 이란을 방문한다. 1977년 서울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이름이 붙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오랫동안 한국 정부는 이란을 찾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란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도 그리 좋지 않지만 사실 이란은 한국만큼 전통이 있는 나라”라며 “이란인은 중국·일본보다 한국을 더 신뢰한다. 그만큼 한국도 이란에 신뢰를 보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란마예 이사는 독일계 이란인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독일, 이란의 영향을 모두 받았지만 그는 한국이 가장 친숙하다고 했다. 한국 방문은 5살 때 어머니를 따라온 기억이 전부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계 친구들과 주로 어울렸고 한글학교에서 꾸준히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익혔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에서도 유행하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케이뷰티 등의 영향도 컸다. 스스로 정체성을 ‘한국계 이란인’이라고 정의한 그의 꿈은 한국과 이란을 잇는 ‘다리’ 역할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우선 자기 분야에서부터 한·이란 간 이해를 넓혀 가자는 취지로 석 달 전부터는 SK네트웍스 현지 지사에서 석유화학 관련 일도 하고 있다. 그란마예 이사는 핵 협상 타결에 대해 “발목을 잡던 정치적 문제가 해결됐으니 한·이란 간 교류는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 같은 한국계 이란인이나 이란계 한국인들이 두 나라를 이어 가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동정] 박원순시장, 김동은교수, 전혜정총장

    [동정] 박원순시장, 김동은교수, 전혜정총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씬라봉 쿳파이톤 비엔티엔시장은 5일 오후 4시50분 서울시청에서 ‘서울-비엔티엔시 우호협력 협정서’를 체결한다. ‘은둔의 나라’로 불려온 라오스는 최근 매년 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시민에게는 여행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시와 경제, 교통, 환경, 문화관광, 도시계획 등 우수 정책을 공유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김동은 건국대학교 생명특성화대학 교수(특성화 학부, 생화학)가 최근 대한화학회가 선정하는 ‘이대실 젊은 생명화학자상’을 수상했다. 생명화학 분야 연구 활성화와 신진 우수 연구자 격려를 위해 생명공학연구소 이대실 박사의 이름을 따 올해 제정된 이 상은 만 45세 이하의 연구자 가운데, 연구업적이 탁월하고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본인만의 연구 분야를 개척한 생명화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김 교수는 2007년 건국대에 부임한 뒤 SCI급 저널에 논문 90여편을 게재하고 10여개의 특허를 출연한 바 있으며, 최근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백혈병 신속 진단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한-불 고등교육포럼’에 참석해 ‘한-프랑스 대학간 학생이동 전략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전 총장은 ‘한-프랑스 고등교육의 국제화 전략’ 세션에서 쟝 상바즈 피에르 마리퀴리대 총장과 함께 양국간 대학교류 협력에 관해 발표했다. 한국에서 프랑스 유학생은 2008년 213명에서 2014년 887명으로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지만 양국간 학제의 차이, 언어장벽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김장쓰레기, 돈이 되다

    가을 김장철이 되면 항상 무, 배추, 옥수수 껍질, 파 뿌리 등 생(生)쓰레기가 골칫거리로 등장한다. 김장을 하는 가정이 줄었다지만 이때 나오는 생쓰레기양은 무시를 못할 정도다. 특히 무게에 비해 부피가 큰 탓에 처리가 더욱 힘들다. “오래되면 악취가 나서 더욱 골치”라고 자치구 관계자조차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존재다. 양천구가 생쓰레기 문제의 해법을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천구는 생쓰레기들을 퇴비화해 지역의 텃밭에 재활용하는 생쓰레기 퇴비화 프로젝트 ‘쓰레기, 꽃이 되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4일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쓰레기를 낙엽과 혼합한 뒤 천연발효시키면 유기농 거름으로 탈바꿈된다”면서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많이 생겨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쓰레기, 꽃이 되다’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남서여성민우회, 신정텃밭농장 등과 손을 잡았다. 참여 아파트의 선정과 주민교육, 사업 홍보 등은 서울남서여성민우회가 맡고, 생쓰레기의 활용에 대한 부분은 신정텃밭농장이 전담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하니 훨씬 더 사업이 빨리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수거된 양천구의 생쓰레기양은 144t에 이른다. 구는 여기에 공원의 낙엽 70t을 더해 유기농비료로 활용했다. 올해는 10개의 공동주택 단지, 9800여 가구가 참여해 10월 말을 기준으로 216t의 생쓰레기가 주말농장 유기농거름으로 활용됐다. 구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처리비가 4300만원 절감됐고, 주민들의 봉투구입비도 2400만원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김수영 구청장은 “쓰레기 감량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살게 될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분리수거와 배출쓰레기 물기 제거 등 다양한 생활 속 실천들을 통해 우리 환경을 스스로 지켜내는 길에 주민 모두가 함께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러시아’라는 세 글자가 내 속에서 퍼 올리는 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음습하고 도덕적인 문학적 상념, 아침이면 의례처럼 볼륨을 높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축축한 자조에 딱 들어맞는 ‘안나 게르만’의 로망스, 시적인 위로를 주는 ‘샤갈’의 그림들, 어감마저 차가운 ‘소련’이라는 이름, 저항의 로커 ‘빅토르 최’ 그리고 뜻도 모른 채 외던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과 무자비한 해체의 역사…. 그 거대한 땅덩이의 체취를 맡고서야 알았다. 러시아의 실체는 도표화된 관념보다 몽롱하고, 드물게 아름답다는 것을. 편협한 인식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심장 뛰는 일인지를.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러시아 “‘스파시바спаси?бо’라고 해요!”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사인이 떴을 때, ‘고맙습니다’가 러시아어로 무엇이냐고 묻는 타이완 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그녀는 친절하게 ‘시’에 강세를 줘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스파시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를 거쳐 이르쿠츠크를 지나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유일한 러시아어가 되었다. 지도 위에서만큼 러시아연방이 기세등등해 보일 때도 없다. 호주보다 두 배 이상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찾을 때는 손가락 방향을 오른쪽으로 한참 이동시켜야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중심도시다. 분명 이국인데, 거리에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넘치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건 아마 DNA에 박힌 기억 때문일 게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의 시대를 지나고 1900년대 초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도 여기니까.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에서 짐작하듯 작은 변방도시에 불과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가 부여한 의미는 노골적이다. 겨울에도 연안이 심하게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는 1년 내내 항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략적 항구도시와 군항으로는 적격이었다. 극동함대 사령부 등 해군기지가 주둔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옮겨지는 거점이기도 했으며, 극동 지역 외교와 상업의 중심지로도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함정 10여 대를 격침시켰다는 잠수함 C-56(‘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는다. ‘중형급’이라는 표시)은 찬란했던 전장을 회고하는 구소련의 늙은 해군처럼 해양공원 앞 뭍에서 긴 휴식에 들어 있었다. 길이 77m의 이 강철 영웅에겐 엔진을 돌리던 승조원들의 함성은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훈장과 어뢰, 기관총을 자랑하는 게 유일한 일과가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6.5m 좁은 폭, 그 안의 희박한 공기 탓인지 머리가 띵해져 잠수함에서 나왔다. 옆으로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원의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 붉은 카네이션을 놓고 머리를 조아리는데 마침 뒤편 기도소에서 종이 울린다. 1941년과 1945년을 오르내리던 그 소리는 전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평화로웠다. 1891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의 황태자 시절,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웠다는 개선문은 불과 몇 걸음 뒤다. 왜소한 풍채를 화려하게 치장한 그 건축물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천성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척’했다는 황제의 운명과 닮아 보였다. 혁명 후 파괴된 것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해도 원형을 되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제정러시아의 문장이던 쌍두 독수리는 개선문 꼭대기에서 볼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세련되고 번화한 스베트란스카야 거리Svetlanskaya Street. 횡단보도의 초록 불은 바뀌는 순간 이미 9를 세고 있다. 으름장 놓는 선생님 같은 신호등을 째려보며 잰 발길을 놀려야 하는 일이 잦았다. 100년도 넘는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자리한 가로수 길을 걷고 있자니 막연히 ‘여긴,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거만하리만치 딱딱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을 보고 그 생각은 접기로 한다. 유라시아주의를 바탕으로 강대국을 재건한다는 국가의 외교정책에 이바지하듯,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이곳은 오로지 극동 러시아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베트란스카야로부터 두 블록 떨어져 자리한 중앙광장은 소비에트 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만이 생생할 뿐, 혁명전사광장이라는 옛 이름은 의미 없어 보였다. 금요일이면 주말시장이 열리고 신년축제와 기념일 퍼레이드 등 이벤트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지금도 이곳에서 집회는 계속되지만 혁명에서 놀이로 그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설만 남은 영웅들의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신한촌부터 찾았다. 신한촌은 일본에 의해 침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 지식인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던 장소다.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전설의 의병장이었던 홍범도를 비롯해 신채호, 안중근, 안창호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아파트촌 어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신한촌 터라는 것을 눈치 챌 길은 보호 철책에 둘러싸인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전부였다. 한인들이 살길을 찾아 연해주 땅을 처음 밟은 것이 1863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 해군기지로 부상하면서 그들은 군항에서 작업인부로 일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시내 중심부였다. 하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자 시당국은 1893년 서쪽 아무르만 해안가로 한인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한인촌’, 우리말로는 개척리開拓里로 불렀다. 이후 1911년, 또 한 번의 위생 문제로 북쪽 2km 떨어진 라게르 산비탈로 이주한 한인들은 ‘노바야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신한촌’를 형성했고, 이전의 거주지는 구한촌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4년, 신한촌은 3,000명이 거주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 갔지만 1937년, 스탈린이 극동에 살던 한인 17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신한촌의 한인들 역시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송되고 그 자리는 유럽과 러시아 노동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길이가 다른 커다란 세 개의 석조물. 가운데는 한국,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포함한 해외 한민족을 상징한다는 기념탑 앞에서 조국의 미래를 밤새워 고민했을 독립 영웅들의 절절함을 가늠해 보기란 쉽지 않았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이라는 기념탑의 글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애처롭고 속상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독수리 둥지’라는 뜻의 오리노예 그네즈도 산 정상은 214m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다. 계단을 올라서니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만든 아우 키릴로스와 형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이 십자가를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는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루스키섬까지 이어진 금각만 대교가 장쾌했다. 서울 남산에서처럼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맹세하는 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촬영이 한창인 신랑신부가 난간 틈을 비집고 자물쇠를 채우는 동안 신부보다 예쁜 들러리는 뭇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무르만 해변공원까지는 걸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메드베드카곰새우를 주문했다. 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찬 맥주와 묘하게 어울렸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에 네덜란드 맥주를 마시는 청년들, 일본산 오토바이를 타고서 CF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처녀들, 낚시를 즐기는 부부…. 히죽대며 그들의 모습을 훔치는 사이 새우껍데기만 자꾸 쌓여 갔다. ●하바롭스크Khabarovsk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의 하룻밤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열차 출발 시간은 저녁 9시. 서둘러 짐을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는 해에 순종하며 기차역이 차분히 물들고 있었다. 1907년부터 5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기차역은 제정 러시아의 건축양식으로 제법 낭만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9,288km. 플랫폼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로를 달렸다는 증기기관차도 보였다. 출발은 저녁 9시인데 플랫폼의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철도역의 모든 시간표는 모스크바가 기준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난민처럼 바닥에다 가방을 열어 젖히고 주섬주섬 필요한 물건만 미리 챙겼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승무원은 여권과 승차권을 확인하고 탑승을 종용했다. 9번 칸, 객실번호 6호 23번. 4인 1실, 양쪽으로 2층 침대가 놓인 객실 ‘쿠페’는 좁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서서히 열차가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야 시원해질 것이라는 차장의 말처럼 에어컨은 30분이 지나서야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바롭스크 도착은 내일 아침 8시. 무궁화호보다 더 느린 기차를 타고 밤새 11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얀 자작나무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올 법한 눈보라, 잠들지 않는 백야.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엄청난 로망을 품은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들을 상상한다. 러시아에 오기 전,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다는 친구는 말했다. “러시아 애들은 책만 읽고 얘기도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같이 보드카 마시자던 러시아 아저씨 아니었으면 심심해서 아마 미쳐 버렸을 걸!” 모스크바까지 꼬박 달리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열차에서의 하룻밤만으로 그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래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산 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복도를 기웃대다가, 키릴문자가 새겨진 맥주를 마시고 남은 소시지 3개를 승무원에게 내미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다행히 수다 떨 일행들이 있어 시간은 잘 갔다. 잠자리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꺾이는 철로마다 침대가 심하게 덜컹대긴 했다. 하지만 낮에 흘린 땀이나 미처 못 지운 바지의 소스 자국, 떡진 머리도 문제될 게 없는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결에 2층 침대로부터 커튼콜처럼 내려왔다 올라가는 이불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변기가 막힌 줄도 모르고 30분을 화장실 문 앞에서 참던 일만 빼면.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자작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빛을 보고 잠에 빠졌는데, 곧 정차한다는 소리에 허둥지둥 이불을 박차고 객실 문을 열어젖힌다. 열차가 멈춘 곳. 하바롭스크였다. 조금 더 머물고 싶던 도시 하바롭스크는 1991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개방되기 전까지 극동지역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그 영광을 물려줬지만 하바롭스크는 마치 권세를 내려놓은 자가 여유를 즐기듯 유유자적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레닌광장 북쪽에 자리한 청동 레닌상이다. 레닌이 사망한 이듬해인 1925년에 세워졌다는데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된 데 반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이곳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레닌이 굽어보고 있는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행정 중심지다. 동쪽으로 하바롭스크주 정부청사가 보였다. 아침을 맞은 광장에는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둘기가 사람보다 많았다. 레닌광장 아래로 아무르스키 거리를 쭉 따라가면 길은 아무르 강변의 콤소몰 광장까지 잇닿는다. 콤소몰은 구소련 시절 공산주의 청년 정치조직의 이름이다. 광장에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이 조각된 오벨리스크가 굳건하고, 꼭대기에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위 우스벤스키 성당이다. 성모승천성당으로 불리는 그곳은 소비에트 시절 파괴된 후 2001년 다시 동화 같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아무르강이 눈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했다. 총 길이만 2,800여 킬로미터. 몽골에서 발원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은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르는 그 강이다. 전망대 앞에는 강에 이름을 제공한 시베리아 초대 총독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아무르라는 이름들은 죄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향토박물관은 잠시 비를 피하기에는 맞춤이었다. 연해주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박물관으로 본래 이름은 ‘그라제코프 주립 자연사박물관’. 이 역시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2년의 전통이 축적된 내부에는 시베리아 메머드, 아무르 호랑이,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족의 생활모습 등 하바롭스크주의 역사와 자연, 민속 등 자료 15만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구관에는 소비에트 시절과 관련한 물품들만 전시되어 있는데, 포스터부터 장신구까지 세월의 때가 묻은 낯설고 이색적인 소소함이 눈길을 끌었다. 강을 따라 북쪽에 다다르니 또 다른 아름다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자리했다.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황금색 돔과 새하얀 성당이 질서정연했고 내부는 황홀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리스도와 네 명의 사도, 정면 6층 제단의 성모와 성인들의 모습을 새긴 이콘(성상화)은 다른 세상의 것인 듯 신비롭고 이질적이었다. 이콘에 향했던 눈길은 머리를 가리고 촛불을 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참을 머물렀다. 진지하고 경건했다. 그 경배의 몸짓 뒤에서 할 것이라고는 숨소리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9,288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1891년에 착공해 1916년에 완공됐다. 90여 개의 도시를 거치는 동안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지나는 역만 60여 개다. 급행열차를 타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간은 모스크바가 기준이다. 열차의 객실 등급은 1등석인 2인 1실의 ‘룩스Lyux’, 2등석 4인 1실의 ‘쿠페Kupe’, 3등석 6인실의 ‘플라츠카르타Pratskartny’와 지정 번호가 없는 8인 좌석의 ‘옵스치Obschy’로 나뉜다. 룩스와 쿠페는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3등석은 객실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콘센트가 있는 것은 1등석 객실뿐이다. 2등석은 객실 내부 말고 복도에 네 개, 화장실 밖과 안에 각 한 개씩 있다. 멀티 탭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열차 칸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라면이나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열차 한 칸당 두 명의 승무원이 교대근무하며 객실을 살피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술과 담배는 규정상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오른다. 러시아 철도청 www.rzd.ru 러시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는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비잔티움의 동방정교를 받아들여 민족신앙과 결합한 종교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양파 모양의 돔 ‘루꼬비짜’다.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에서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흰색과 황금색은 러시아정교회 초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로 흰색은 평화와 순결, 황금색은 신성을 상징한다. 예배는 사제는 있지만 설교는 하지 않고, 의자 없이 서서 참여한다. 또 악기의 반주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가를 부른다. 러시아정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고르바초프에 의해 1990년 소련 최고회의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후부터다. ●이르쿠츠크Irkutsk 아! 바이칼 비행기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한 관문. 둘러 볼 겨를 없이 아침이면 또 길을 떠나야 한다. 설렘과 염려를 교차시키느라 잠은 쉬 들지 못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의 들머리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반. 부리야트족 자치구인 우스찌아르다를 스치는 동안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스텝짧은 풀로 뒤덮인 초원이 길게 이어졌다. 어렴풋이 호수가 시야에 들어올 무렵 버스가 멈춘 곳은 사휴르따 선착장이다. 목적지인 알혼섬을 가기 위해 철부선에 올랐다. 배는 물살을 가른 지 30분도 되지 않아 사람들과 자동차를 섬에 부려놓았고, 세상사 다 겪은 아이처럼 옹골찬 ‘우아직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이 벌써 마중 나와 있었다. 운전기사 안톤은 숙소가 있는 후지르 마을까지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며 돌투성이 길을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요란한 진동 모터 위에 앉은 듯 엉덩이는 시종 덜덜거렸다. 바이칼 호수가 품은 22개의 섬 중 알혼은 가장 크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거제도의 두 배쯤 되는데, 다섯 개 마을의 주민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후지르 마을에 모여 산다. ‘알혼’은 부리야트 원주민어로 ‘태양이 비추는 땅’이라는 뜻이다. 연 강수량이 200mm에 불과해 스텝과 사막 그리고 화강암과 침엽수림이 전부다. 그 황량함을 심장처럼 품은 바이칼호수를 향해 원주민들은 ‘바이칼은 서 있는 불. 아직도 그 불은 식지 않고 있다’며 경외심과 두려움을 표현해 왔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부르한Burkhan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13개의 세르게 신목. 조상신들이 모이는 곳을 지나니 검푸른 호수 앞으로 정좌한 두 개의 지엄한 바위가 보였다.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진 바로 그 자리다. 주위에는 히말라야에서 방금 내려온 성자 같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손을 맞잡고 명상에 잠겨 있었고, 가부좌를 튼 채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도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건지 모르겠지만 초자연적 존재와의 교류도, 북방 몽골인종의 시원이 서린 곳이라는 학설도, 부리야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칭기즈칸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도,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이칼 호 자체보다 신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아직은 섬의 가장 북쪽 하보이곶으로 달렸다. 날카로운 송곳니 모양을 한 절벽. 그곳에서 보는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 그것도 대양이었다. 경계도 모른 채 펼쳐진 호수는 텅 빈 채 근원에 닿을 듯 아스라해서, 차라리 공허했다. 그날 밤, 호숫가에 앉아 마신, 수심 200m의 바이칼호 물로 만들었다는 보드카는 파도소리와 함께 목젖을 뜨겁게 타고 흘렀다. 떠나기 전 호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새벽 5시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기척 없는 마을을 두리번대며 방향을 가늠하고는 그 언덕에 다시 올랐다. 부르한 바위 앞, 잠이 덜 깬 호수는 몸을 뒤척였고 바람은 초연했다. 그리고…. 영원한 작별인 양 호수에 건넨 말은 이것뿐이었다. “스파시바… 바이칼.”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이르쿠츠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출발편은 매일 인천에서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시50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오후 2시50분에 출발해 오전 7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이르쿠츠크 노선은 12월25일부터 1월15일까지 동계노선을 주 2회(월·금요일)씩 총 6회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은 저녁 8시50분 인천에서 출발, 밤 12시5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새벽 2시30분 출발, 오전 7시1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10분, 이르쿠츠크까지는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SHOPPING알까기 인형 ‘마트료시카’19세기 말에 탄생한 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으로 엄마를 뜻하는 러시아어 ‘마티’에서 유래했다. 일본 전통인형인 ‘다루마’에서 영감을 얻어 1891년 러시아 민속공예화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처음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둥근 몸통 안에는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일본정부에 선물하려고 만든 1세트 72개가 들어있는 대형 마트료시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시대에 따라 외형도 변해서 만화영화의 캐릭터나 대중음악가,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의 얼굴을 담은 마트료시카도 볼 수 있다. 가격은 싼 것은 대개 400~700루블 정도이지만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FOOD국민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음식은 슬라브 전통에 서유럽과 몽골,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지역의 영향을 받아 대개 짜고 달고 신, 자극적이고 복합적인 맛이다. 대표적인 슬라브 전통음식인 ‘보르쉬’는 감자, 당근, 양배추에 비트와 토마토로 색을 낸 스프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이름보다는 맛 ‘오물‘오물은 바이칼호에서만 서식하는 토착 물고기다. 생긴 것은 우리의 청어와 닮았다. 회나 탕,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자작나무에 훈제한 오물이 가장 인기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 리스트비얀카에는 오물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있다. 가시가 적고 비리지 않아 담백하다. 39°도 41°도 아닌 40° ‘러시안 보드카’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Vodka는 러시아어 ‘물voda’에서 유래되었다. 감자나 옥수수, 보리 등을 원료로 한 증류수로 무색, 무취, 무미다. 러시아 속담에 ‘4,000km는 길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가 아니면 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후반,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가장 입맛에 잘 맞고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제일 잘 걸러지는 최상의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을 발견했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도수 15% 이상의 주류 판매도 금하고 있다. MUSEUM연해주의 모든 것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1890년 개관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1906년 구시베리아 상업은행 건물로 옮겨졌는데, 아르세니예프는 연해지방을 서방에 알린 탐험가의 이름이다. 3층 건물 안에 연해주의 자연과 지리, 민속학, 고고학 사료들과 동식물 표본집, 화폐 등 약 20만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딱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한국관에서는 지역에서 발굴된 발해의 유물을 볼 수 있다.20 Svetlanskaya Str. Vladivostok +7 4232 414 082 100루블평일 09:00~18:00, 토·일요일 09:00~17:30 HOTEL바이칼호 바로 옆 ‘바이칼로프 오스트록’알혼섬의 후지르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로 된 시베리아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다. 2013년 문을 열었는데 114개의 객실에 250명을 수용할 정도로 알혼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 특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해서 객실과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보이고 새벽에도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는데다, 부르한 바위까지도 도보로 20분 거리다. 7, 8월 성수기 스탠다드 트윈룸의 경우, 아침식사 포함 1박에 4,500루블(약 8만원),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 3개가 있는 한 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욕실용품은 비치되어 있지 않다.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그릴과 장작, 숯 등 일체의 도구도 대여해 준다. 666137, Russia, Irkutsk Region, Olkhonskyi District, Village Khuzir, Street Pribreznaya, 3+7 3952 404 202 www.baikalovostrog.ru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참좋은여행 www.verygoodtour.com
  • [와우! 과학] 어류 ‘수은’ 걱정 끝?...물속에서 흡수·제거하는 신소재 개발

    [와우! 과학] 어류 ‘수은’ 걱정 끝?...물속에서 흡수·제거하는 신소재 개발

    산업혁명 이후 해수로 방출되는 양이 3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수은. 이를 물에서 꺼낼 수 있는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 플린더스대 저스틴 챌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산업 폐기물로 나오는 유황과 리모넨을 사용해 검붉은 색상을 띠는 신소재를 만들어냈다. 부드러운 고무 같은 이 붉은 소재는 물속에 수은을 흡수하며 밝은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원래 이런 산업 폐기물로부터 새로운 플라스틱이나 폴리머를 생산해내려고 했다가 우연히 이 놀라운 소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 있는 수은의 절반은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해 확산돼 왔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우리 인간의 활동으로 생성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 있는 산업 현장에서는 화석 연료와 광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수은이 자연으로 방출되고 있다. 이런 수은이 해수로 흘러들어 가게 되고 이를 물고기가 먹고 또 이 물고기를 인간이 다시 섭취하게 되면서 그 피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진이 개발한 신소재 ‘설파-리모넨 폴리설파이드’(sulphur-limonene polysulfide)는 물에서부터 수은을 추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재 자체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챌커 박사는 “이 소재의 가장 뛰어난 점은 많은 양의 폐기물로부터 제조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황은 석유 산업의 부산물로 매년 7000만 톤 이상이 생성되고 있으며 감귤류 껍질에서 나오는 리모넨은 연간 7만 톤 이상이 생산되고 있다고 챌커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신소재의 유효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환경 파괴의 심각한 주범 가운데 하나인 수은 오염으로부터 인류는 물론 동식물 등 자연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융합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수은 제거 신소재’를 확인하고 있는 연구진(플린더스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늘의 눈] 일본이 노벨상 강국이 된 진짜 이유/유용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일본이 노벨상 강국이 된 진짜 이유/유용하 사회부 기자

    요즘 대학에서 영어 원어 강의는 흔한 풍경이 됐지만,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당시 전공 필수였던 무기화학을 처음으로 원어 강의로 듣게 됐다. 한국인 교수님이 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대충 알아듣기는 했지만 수업 전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대부분 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영어가 짧은 제자들 때문에 교수님은 결국 한 달 만에 영어 강의를 포기하셨다. 지난달 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일본은 21번째, 중국은 본토 첫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한국은 없었다. 매년 그랬듯 ‘혹시나’ 했던 기대감은 ‘역시나’란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왜 우리나라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못하나’란 질문은 필부들의 술자리 안줏거리가 됐다. 정부는 지난달 말 ‘파격적’이라며 기초과학 육성책을 내놨다. 하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등장했던 기존 대책들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노벨상 강국에서는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과학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다양한 관심사들이 연구되면서 노벨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핵심 요소는 ‘언어’다. 과학이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말과 과학의 용어가 최대한 비슷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과학책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단어와 문장으로 과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본은 1869년 메이지 유신 초부터 외국 선진 학문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연구 전통을 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때 주목한 것이 ‘언어’였다. 국가 차원에서 각종 학문 용어를 일본어로 바꾸고 서양 서적들의 번역 사업을 추진했다. 우리가 지금 당연히 쓰는 ‘과학’이란 단어도 당시 서양의 ‘natural science’를 일본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고전이나 학술적 성과의 대중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일본 첫 문고본 ‘이와나미 신서’나 대중 과학서 시리즈인 ‘현대과학 신서’, ‘블루백스’ 등은 번역 사업의 성과라 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정부의 노력 덕분에 일본인들은 외국에서 출간된 최신 서적과 연구 성과를 거의 시차 없이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 중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지방대 출신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학술 번역 문화는 척박하고, 전문용어를 ‘국산화’하려는 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외국어를 못 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생활은 한국어로, 학문 연구는 외국어로 해야 하는 연구자들의 이중생활이 계속된다면 ‘21대0’이라는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지 모른다. 과학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은 보여 주기식 반짝 지원보다는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하는’ 노력이다. edmondy@seoul.co.kr
  • 전경련,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초청 경제인 오찬 간담

    전경련,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초청 경제인 오찬 간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4일 한국 재계 총수들과 만나 한국과 프랑스 기업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올랑드 대통령을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CJ 손경식 회장, 삼양그룹 김윤 회장, 풍산그룹 류진 회장, KT 황창규 회장,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SPC 허영인 회장, LG화학 박진수 부회장, 현대기아차 이형근 부회장,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 등 우리 기업인 15명이 참석했다. 프랑스 측에서는 올랑드 대통령과 세골렌 루아얄 환경지속성장개발부 장관, 로랑 파비우스 외교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 문화통신부 장관, 미셸 샤팽 재정예산결산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 11명이 나왔다.  간담회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이 한국의 주요 기업인을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과 한·불 기업 간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전경련 측은 “올랑드 대통령이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에게 한국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신흥시장 진출 방법, 한국 대기업이 바라보는 프랑스 시장 등에 대해 질문했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삼성정밀화학 노조 새 상생 모델 제시

    삼성정밀화학 노조 새 상생 모델 제시

    삼성과 롯데의 빅딜에 따라 롯데로 주인이 바뀐 삼성정밀화학 노사가 3일 매각에 반대하기보다는 롯데 측에 고용과 처우 보장을 요구해 새로운 상생 문화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빅딜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의 생존을 확보하고 모두의 공멸을 피하기 위한 삼성의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이해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롯데케미칼의 지분 인수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의 비약적 성장과 발전을 이끈 신동빈 회장이 보여 준 탁월한 경영 리더십에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면서 “신 회장이 회사를 방문해 롯데의 새 식구가 될 임직원들을 만나 미래 비전을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고용과 처우에 대한 명확한 보장도 요구했다. 롯데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아낌없는 지원도 요청했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성인희 사장과 이동훈 노조위원장이 맡았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정밀화학 지분 31.5%(삼성BP화학 지분 49% 포함)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의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정밀화학의 이번 성명은 빅딜 이후 노사 양측 간 윈·윈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말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은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 온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간 직후 노조를 설립하고 강력한 노조 활동으로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1인당 550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으나 이 회사 울산공장 노조는 지난달 중순부터 올해 임금 단체협상 결렬을 이유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이 지난달 말 직장폐쇄로 대응하면서 이날 현재까지도 공장이 멈춰선 상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시리아 난민 문제’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 화제

    ‘시리아 난민 문제’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 화제

    시리아 난민 문제가 왜 일어났고 각국의 현재 난민 수용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독일 스튜디오 ‘쿠르츠작트’(Kurzgesagt)에서 제작한 것으로, 정치·경제·사회·과학·기술·의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이야기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그리고 쉽고 친근하게 설명해주는 유뷰트 채널 ‘인 어 넛셀 - 쿠르츠작트’(In a Nutshell- Kurzgesagt)에 공개되고 있다. 영상은 2013년부터 한 달에 한편, 편당 4~6분 정도의 애니메이션으로 발표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유튜브에 공개된 이 영상(제목: The European Refugee Crisis and Syria Explained)은 지금까지 743만여 명이 봤으며 이 중 9만 8000명이 찬성을, 2만 6000명이 반대를 누를 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에 나오는 해설은 영어이지만 한국어 자막을 표시할 수 있으니 단 6분 16초만 투자하면 현재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해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영상 자막을 좀 더 쉽고 간결하게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영상을 볼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것만이라도 읽어보자. 2015년 여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 들어왔다. 왜일까? 주원인은 시리아가 세계 최대 난민 발생국이 됐기 때문이다. 중동에 있는 시리아는 고대 곡창지대였으며 1만 년 이상 거주지역이었다. 1960년대 이후 시리아는 알 아사드 가문이 이끌어 왔는데 2011년 일어난 혁명 ‘아랍의 봄’ 이전까지 준독재 통치를 유지했다. 아랍 세계에서 일어난 시위와 갈등의 물결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와 같은) 많은 독재 체제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물러서지 않았고 잔인한 내전이 시작됐다. 다수의 민족과 종교 단체가 합종연횡하며 서로 싸웠는데 군국주의 이슬람 성전 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이 기회를 이용해 전체주의 이슬람 칼리프 정권을 목표로 이 혼란에 뛰어든다. 급속도로 확산한 IS는 지구 상에서 가장 성공한 극단주의 폭력 단체가 됐다. IS는 어느 쪽이든 화학무기, 집단처형, 대규모 고문, 민간인 공격 등 끔찍한 전쟁 범죄를 자행했다. 시리아 국민은 정부군과 반군 그리고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의 갈등 사이에서 갇혀버렸다. 시리아 국민의 3분의 1은 자국을 벗어나야 했고 4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대다수는 이웃나라의 난민 캠프로 왔으며 이는 전체 난민의 95%에 달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페르시아만의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 난민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국제 인권운동 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이를 “매우 부끄럽다”고 평가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 정도 규모의 난민 위기에 대해 준비 돼 있지 않았다. 결국 많은 난민 캠프들은 붐비고 궁핍했으며, 사람들은 추위와 가난,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시리아인들은 머지않아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유럽으로 망명하기로 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유럽연합(EU)은 약 20억 유로(약 2조 4729억원)를 국가방위와 첨단보안기술, 국경순찰대에 투자했지만 난민 유입에 대비해서는 그리 많이 투자하지 않았기에 몰려드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비해서는 준비가 엉망이었다. 유럽연합(EU)에서 난민들은 처음 도착한 국가에 머물러야 하는데 이는 이미 고충을 겪고 있는 국경국가들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대공황 수준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없어서 절망적이고 굶주린 난민들을 관광객들이 가는 섬에 두는 끔찍한 현장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 세계는 힘을 합쳐 국경 없이 대처해야 마땅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더욱 분열되고 말았다. 많은 국가가 난민 수용을 완전히 거부했고 국경 국가들만 힘겹게 버티게 됐다. 2014년 영국은 영향력을 행사해 ‘마레 노스트럼’(Mare Nostrum)이라는 대규모 수색 구조 작전을 중단시킨다. 이 작전은 망명신청자들이 지중해에서 익사하는 것을 막을 목적이었다. 영국은 아마 해상 사망자가 많아지면 망명신청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현실은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이런 시리아 난민 위기에 관한 세계의 인식은 터키 해변에 엎드려 죽어 있는 시리아 소년의 사진이 퍼지면서 급변하게 된다. 독일은 예외 없이 모든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고 2015년 80만 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2014년 유럽연합(EU) 전체가 받아들인 수보다 많다. 하지만 며칠 뒤 임시 국경을 통제해야 했으며 유럽연합(EU)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하게 된다. 서구 전체에서 점점 많은 사람이 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망명신청자들에 관한 이런 지원은 대부분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서방 세계가 두려워하는 바가 있다. 이슬람교, 고출산, 범죄, 그리고 사회 체계의 붕괴 같은 것들이다. 이에 대해서 사실을 짚어 보자. 만약 유럽연합(EU)이 단독으로 400만 명의 전체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100%가 이슬람교도라고 해도 유럽연합(EU)에서 이슬람교도 인구비율은 겨우 4%에서 5%로 오르게 된다. 이는 급격한 변화가 아니며 유럽을 무슬림 대륙으로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이슬람교도 소수민족은 새롭지도 않고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서구 세계의 많은 지역은 출산율이 낮기에 망명 인구가 몇십 년 내에 현재 주민을 대체해 버릴지 모른다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럽에서 이슬람교도 출산율이 높긴 하지만 생활 수준과 교육 수준이 오르면 떨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시리아 난민들은 이미 교육받은 사람들이며 내전 이전 시리아의 출산율은 매우 높지도 않았고 인구는 사실 늘지 않고 줄어들고 있었다. 난민이 범죄율을 높일 거라는 두려움도 오해로 드러났다. 이민을 원하는 난민들은 원래 거주민보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작다. 취업이 허가되면 경제 활동을 시작하고 노동력으로 빠르게 융합돼 사회체계로부터 받아내는 것보다 더 많이 이바지하게 된다. 서구 세계로 오는 시리아인들은 잠재적인 전문 노동자이며 유럽의 고령화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매우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난민들이 스마트폰을 지니고 있는 모습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오해를 불러왔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은 난민 생활에 필수 요소가 돼 있다. GPS는 유럽까지의 장거리 경로를 안내해주며 페이스북 그룹은 실시간으로 장애물에 관한 팁과 정보를 제공한다. 난민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일 뿐이다. 당신이 위험한 여행을 떠나야 한다면 스마트폰을 두고 가겠는가? 유럽연합(EU)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 집단이고 효율적인 사회제도, 사회 인프라, 민주주의 그리고 거대 산업을 가진 조직적인 국가들이다. 원한다면 난민 위기를 다뤄낼 능력이 있다. 모든 서구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자그마한 나라 요르단이 6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는 동안 요르단에 78배에 달하는 GDP를 가지고 있는 영국은 겨우 2만 명의 시리아인을 입국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말이다. 미국은 1만 명을, 호주는 1만 2000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충분히 빠르지 못하다. 우리는 지금 역사를 쓰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는가? 울타리 뒤에 숨은 인종혐오, 부자, 겁쟁이? 우리는 이 사람들이 죽음과 파괴로부터 달아나는 것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들을 우리 국가로 받아들이고 우리 사회로 통합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우리가 이 위기를 무시한다면 분명 잃어버릴 것이 있다. 인류애와 이성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아이의 시신이 해안에 밀려올 것이다. 이를 바로잡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사진=인 어 넛셀 - 쿠르츠작트/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동발전·하동명 교수 등 ‘대한민국 안전대상’ 수상

    ㈔한국안전인증원은 3일 제14회 ‘대한민국 안전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국민안전처가 주최한다. 대통령상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창원공장(제조 분야),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에너지 분야), 한국남동발전 본사(공공 서비스 분야), 하동명 세명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안전문화 공로 분야)가 선정됐다. 국무총리상엔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에너지 분야), LG전자 MC캠퍼스(서비스 분야), 정일스톨트헤븐 울산(운수·창고 분야), 금호석유화학 최종만 부장(안전문화 공로 분야)이 뽑혔다. 또 삼성엔지니어링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등 15개 기업과 단체가 국민안전처 장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손봉세(가천대 소방학과 교수) 위원장을 포함한 심사위원 20명이 100개 업체를 대상으로 5개 분야 59개 항목에 대해 6개월간 점검해 수상자를 엄선했다. 시상식은 오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금호家 박삼구·찬구 형제 경영 결별… 8개사 분리 완료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갈라선 금호가(家)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회장 형제가 서류상으로 결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석화 등 8개 계열사가 제외되며 계열 분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8개사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티엔엘, 금호폴리켐, 금호알에이씨, 금호개발상사, 코리아에너지발전소 등으로 동생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는 ‘4D 작전 개념’ 이행 지침을 승인했다. 또 지난해 10월 합의했던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계획’에 최종 서명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어떤 형태의 북한 침략이나 도발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6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4D 작전은 북한의 핵과 생화학 탄두를 포함한 미사일 위협을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는 포괄적 작전 개념으로 양국은 이 지침이 체계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장관은 한국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게 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 작업을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또 북한 포병전력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이 검증되면 한강 이북에 주둔한 미군의 포병 전력을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SCM의 의제가 아니고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양국은 논란이 된 한국형전투기(KFX)의 주요 기술 이전 문제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외교부와 미국 국방부·국무부가 공동 주관하는 전략적 수준의 ‘방산기술전략·협력체’(DTSCG)를 신설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잘하는 분야에 더 집중” 재계 자발적 M&A 바람

    “잘하는 분야에 더 집중” 재계 자발적 M&A 바람

    최근 대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자발적으로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집중과 선택으로 잘하는 사업을 더 잘하게끔 역량을 집중시키려는 의도에서다. CJ그룹은 2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고 앞으로 콘텐츠 창작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사업에 두 그룹이 함께 투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CJ·SK 사업협력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CJ그룹에 따르면 이번 M&A는 두 그룹의 사업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진행됐다. 최근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려는 SK텔레콤 측이 CJ그룹에 CJ헬로비전 매각을 요청했고, CJ그룹에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이채욱 CJ㈜ 대표이사(부회장) 주도로 매각이 급물살을 탔다. CJ그룹은 문화 콘텐츠 사업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M&A로 CJ는 콘텐츠 부문에, SK는 플랫폼 부문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CJ그룹 외에도 최근 삼성·롯데그룹, 삼성·한화그룹 사이에 M&A가 이뤄졌다. 과거 기업 간 M&A의 특징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기업이 원하지 않음에도 어쩔 수 없이 계열사를 매각했다는 데 있다. 반면 최근 M&A의 특징은 계열사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음에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경기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정리할 것은 정리해 몸집을 줄이고 잘하는 사업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 자발적 M&A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경기가 악화될수록 이런 자발적 M&A가 앞으로 하나의 기업 생존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방산·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1조 9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달 롯데케미칼에 삼성SDI 케미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화학 부문 3개 계열사를 3조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화학·방산 분야를 완전히 정리하고 전자와 금융, 바이오로 그룹의 성장동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화학 사업의 특성상 롯데그룹과 한화그룹도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를 인수함으로써 주력 사업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사업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유통사업(전체 43%)의 성장이 정체된 대신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하는 석유화학사업(18%)의 비중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 결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튼튼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40만원이면 A+” 양심 팔아 ‘족보’ 사는 대학가

    “족집게 족보만 팝니다.” 높은 학점을 얻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시험에 나왔던 기출문제를 뜻하는 ‘족보’의 금전 거래가 대학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서울 S대 게시판에는 ‘전공 3학점짜리 A+ 보장’을 조건으로 40만원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서울의 C대 경제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는 이모(23)씨는 얼마 전 경제학원론1 중간고사를 마치고 강의실을 빠져나오다 허탈한 경험을 했다. “야! 족보랑 똑같이 나왔네. 진짜 쉽다.” 시험 족보를 공유한 학생들이 지르는 환호성이었다. 시험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던 이씨는 “복수전공자의 경우 기존의 전공 학생들보다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든 데다 아는 선후배도 부족해 족보마저 구하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다음번에는 자신도 어떻게든 족보를 구해야겠다고 고백했다. 학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대학가의 족보 구하기 전쟁도 격화된다. 실제 시험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면 가격도 치솟는다. 서울 S여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김모(22)씨는 “우리 과는 교수님 두 분이 족보대로 문제를 내기로 유명하다”면서 “실제 시험을 보니 70%는 족보와 똑같이 나왔고 나머지 30%로 그나마 변별력을 두는 방식”이었다고 전했다. 족보를 구한 학생끼리 ‘A+’ 학점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 구하지 못한 학생은 낮은 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서울 D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는 백모(24)씨도 “교양, 전공을 불문하고 시험 족보가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심지어 단답식뿐만 아니라 서술형 문제까지도 족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문학이론 기말고사에서 ‘러시아 형식주의’를 묻는 문제가 나왔는데 이미 모범 답안까지 준비해 쉽게 치렀다”고 자랑했다. 족보가 특정 동아리나 학회의 힘을 과시하는 도구로 비치기도 한다. 학과 내 학회 등 소수 그룹이 기출문제를 모아 족보를 만드는 방식이다. 특정 학회 학생들이 고득점을 독차지하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는 이유다. 소수가 담합해 시험을 치르는 족보 카르텔이 학번을 이어 가며 전통으로 굳어지는 셈이다. 족보가 노출될수록 가치가 떨어지게 돼 그들만의 내밀한 정보가 된다. 돈을 주고 족보를 구매한 적이 있는 박모(23)씨는 “5000원은 지인에게 기프티콘을 건네는 수준의 사례지만 아예 모르는 경우에는 2만원, 3만원을 주고 이메일로 파일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정정당당하게 시험공부를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한두 문제로 학점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대평가인 상황에서 족보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 정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인간은 두뇌 10%만 사용?…뇌에 관한 6가지 흔한 오해

    인간은 두뇌 10%만 사용?…뇌에 관한 6가지 흔한 오해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루시’는 ‘인간의 평균 두뇌 사용량은 10%에 불과하다’는 가정을 기본 전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처럼 인간 두뇌에 대한 ‘속설’을 사실로 가정하는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는 2일(현지시간), 많은 이들이 사실로 믿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뇌에 관한 오해’ 몇 가지를 해명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1. 인간은 두뇌의 일부만을 활용할 수 있다.앞서도 언급된 이 유명한 속설의 ‘발단’이 된 사람은 1900년대에 활동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다. 1907년에 그는 “인간은 주어진 정신적·신체적 역량의 극히 일부만을 활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후 한 기자가 이 말을 ‘평범한 인간은 전체 정신 능력의 10%만을 개발할 수 있다’고 와전한 이래 이러한 오해가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러나 현대 의학 장비를 이용해 개인의 두뇌 활동을 조사해보면 인간이 자기 두뇌의 전 영역을 고루 활용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두뇌의 일부분만 손상돼도 전반적 정신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 클래식 음악은 자녀 두뇌 발달에 좋다이러한 믿음은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진행했던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연구팀은 대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모차르트 음악을 듣거나 긴장완화 체조를 실시하거나 침묵 속에서 대기하도록 한 뒤 IQ 테스트를 치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청취한 학생들의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이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 여러 과학자들이 이 실험을 반복해 보았지만 이 중 동일한 연구 결과를 얻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1999년 하버드 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유사 연구 16건을 분석한 뒤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가 거짓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3. 성인이 되면 뇌세포 성장이 중단된다1998년, 스웨덴 과학자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두뇌영역인 ‘해마’에서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최근 2014년에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운동능력 및 자의식에 관여하는 신경조직인 ‘선조체’가 평생에 걸쳐 새로운 뉴런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4. 남녀의 특기가 다른 이유는 두뇌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남녀가 서로 다른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생물학적 이유보다는 사회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를 잘 드러내는 예시로 1999년 워털루대학교 사회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남녀 집단에게 동일한 고난도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다. 이 때 첫 시험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의 성적이 남성들보다 낮았다. 그러나 두 번째 시험에서는 시작 직전 참가자들에게 ‘과거 동일 시험을 진행한 결과 남녀들 사이에 성적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그러자 여성들의 성적이 남성들과 동일해지는 현상이 관찰된 바 있다. 5. 술을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된다.과거 덴마크 바톨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사망한 알코올중독자들의 뇌와 일반인들의 뇌를 서로 비교, 그 뉴런 수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과다하게 복용했을 경우 알코올이 뇌세포를 어느 정도 파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화학물질의 경우도 마찬가지며, 적당량의 음주는 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6. 좌뇌가 우세하면 논리적 사람, 우뇌가 우세하면 창의적 사람이 된다좌·우뇌 중 더 우세한 쪽에 따라 개인의 성향이 논리적, 혹은 창의적으로 굳어진다는 믿음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이를 명확히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부인하는 결과가 종종 발표되는데, 일례로 201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은 창의적 사고에 있어 좌·우 중 어느 한쪽이 아닌 두뇌 전체의 신경계가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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