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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하듯 살상…살인 로봇, 생화학무기처럼 금지해야”

    “게임하듯 살상…살인 로봇, 생화학무기처럼 금지해야”

    윤리적·법적 문제 새롭게 야기 무기 최종 통제권은 ‘인간의 몫’HRW “금지 국제협약 준비해야” #1.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살인 로봇은 일말의 주저 없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양심의 가책도 신체적 고통도 느끼지 못하기에 기계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영화 속에서 살인 로봇에게 목숨을 잃는 사람은 타깃이 된 대상만이 아니다. 임무 수행에 방해가 되는 존재라면 경찰이나 노인, 아이를 가리지 않고 마치 게임을 즐기듯 살상이 이뤄진다. #2. 지난해 6월 독일 폭스바겐 공장에선 ‘로봇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생산라인을 점검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거대한 로봇 팔에 떠밀려 타박상을 입고 사망했다. 현지 검찰은 고민에 빠졌다. 기초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로봇 팔이 일으킨 사고를 놓고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가 논란이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로봇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면 통제가 가능할지에 대해 두려움을 불러온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살인 로봇의 출현이 임박하면서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살인 로봇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 윤리적 문제로 다가온 것이다. 16쪽에 이르는 보고서는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하는 유엔 무기회담(CCW)에 앞서 공개됐다. 올해 3회째를 맞는 회담에서 인공지능을 장착한 살인 로봇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3년 전 시작된 연례 회담에는 현재 122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도 무기에 대한 최종 통제권은 인간이 가져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누구를 죽이고 살릴 것이냐의 중요한 판단은 인간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니 도허티 HRW 수석연구원은 “인공지능 로봇에게 인류의 생사 여탈권을 맡긴다면 기술과 보안적 측면뿐 아니라 윤리적, 법적 문제를 새롭게 야기할 것”이라며 “생화학무기처럼 이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현재 60곳 이상의 비정부기구(NGO)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HRW가 서둘러 조약을 마련하자고 외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미국과 러시아, 영국, 중국, 한국 등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투무기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살인할 수 있도록 고안된 로봇과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 발사하는 탱크 등이다. 이들 국가는 살인 로봇이 전투에서 군인과 민간인 등의 인명 살상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무기들이 수년 내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군은 이라크와 예멘 등에서 살인 로봇에 버금가는 무인기를 운용 중이다. 2010년 12월에는 미군 무인기의 오인사격으로 사망한 예멘인의 가족들이 미국 법원에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법무부도 최근 무인기를 활용한 공격이 테러행위나 다름없다는 법적 판단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1000여명의 유명 인사들이 “자율 무기가 미래의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될 것”이라는 경고 서한을 냈다. 위기감을 반영한 이 서한에는 우주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과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손톱밑 가시 제거’ 민관 유공자 25건 포상

    ‘손톱밑 가시 제거’ 민관 유공자 25건 포상

    정부가 규제개혁에 기여한 민관 유공자에게 훈격이 높은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함으로써 국가 핵심 과제에 대한 개혁 의지를 다졌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 미래성장동력 확충 및 국민 생활 불편 해소에 공이 큰 개인 20명과 5개 단체를 포상했다. 포상 내역은 홍조근정훈장 등 훈장 2건, 포장 4건, 대통령 표창 9건, 국무총리 표창 1건 등 25건이다.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총리실 산하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의 한상원 부단장은 각종 규제 완화 대책이 기업·생활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방문 간담회 등을 통해 ‘손톱 밑 가시’의 제거에 힘썼다. 지난해 30차례 현장 간담회와 대한상공회의소에 설치한 ‘오픈오피스’의 수시 접수를 통해 201건의 틈새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밀화학의 업종별 규제 등 109건은 후속 조치까지 완료했다.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김영섭 대한상의 전무이사는 외국인 투자환경 및 규제지도를 정밀하게 작성해 전국에 걸쳐 외국인 투자와 기업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행정 만족도, 규제·지원 제도 등을 기준으로 해마다 기업하기 좋은 지역의 순위를 매기고 색깔 표시로 구분하고 있다. 정부도 지역별 규제 상황을 이 규제지도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기업 지원에 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를 따로 소개하기도 했다. 규제에 관한 계량적인 영향 분석, 규제비용의 편익성, 규제비용 총량제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 소장, 서성아 한국행정연구원 전문연구원에 대해서는 각각 국민포장과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다. 단체 포상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 여주시청이 대통령 표창을, 국가기술표준원과 ㈜퓨렉소프트가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특히 여주시청은 지자체로선 유일하게 관할 지역의 규제지도를 제작해 기업에 배포함으로써 민원서류 하나 없이 찾아온 기업인에 대해 상담·협업·적극 행정 등을 펼쳐 투자 활성화를 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범부처 차원의 규제신문고와 민관합동 추진단의 규제 개선 성과와 노력이 마무리되고 있는 단계”라며 “올해는 상시 근로자 10명 이하 등 영세·중소기업을 상대로 진입 장벽 완화, 창업 투자 유도, 일자리 창출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가짜 석유 판 경찰에 실형 선고

    대구지법 제5형사단독 최은정 부장판사는 12일 주유소를 운영하며 가짜 석유를 대량 판매한 전직 경위급 경찰관 A(49)씨에게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 위반죄를 적용, 징역 1년에 추징금 3억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짜석유 제품을 자동차 연료로 판매하는 것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석유제품 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하는 범죄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더구나 피고인이 경찰 공무원 신분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관 신분으로 대구 달서구와 동구에 주유소를 차려놓고 2014년 10월 16일부터 이듬해 8월 13일까지 화물차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5억 2000여만원어치의 가짜 석유제품 67만 9000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정상 석유제품에 석유화학 제품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가짜 석유를 만들었다. 주유소는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관리하도록 했다. 제보에 의한 단속을 피하고자 업무상 알게 된 주요 제보자 정보를 동업자에게 누설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파면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국내 유일 학생 영화제 뜬다

    경기도는 학생들의 영화축제인 ‘경기필름스쿨페스티벌’(GFSF 2016)이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메가박스 수원 영통점에서 열린다고 11일 밝혔다. 이 페스티벌은 학생영화인 양성을 위해 경기도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것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경기영화학교연합이 공동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학생영화축제다. 도내 대학 영화관련 학과 교수들이 다양성영화지원사업을 하는 경기도에 “학생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들이 만든 실험적인 영화를 소개하고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성격이 강하다. 올해에는 경희대와 단국대 등 지역 9개 대학 영화과와 경기예고·계원예고·안양예고·한국애니고 등 4개 고교 영화과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 27편, 지난해 제작 지원을 받은 12편 등 모두 총 39편이 7개 섹션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14일에는 기획 단계 작품을 발표하면 교수들이 멘토링한 뒤 22개 작품을 선정해 4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행사와 개막식, 개막작(‘모비딕’·‘원초적 본능’) 상영 순으로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작품은 15일부터 이틀간 메가박스 영통점 2개 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무료로 상영된다. 영화전공 학생들과 영화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을 위한 영상기술특강, 다큐멘터리특강이 영통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열리고, 영화제 기간에 주어진 주제로 5분 내외 영화를 만들어 폐막식에서 상영하는 ‘48시간 영화만들기’가 수원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수당상에 조봉래·박수영·정기준 교수

    수당상에 조봉래·박수영·정기준 교수

    수당재단이 ‘제25회 수당상’ 수상자 3명을 선정, 다음달 10일 시상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초과학부문에 조봉래(왼쪽·67) 대진대 유기화학부 석좌교수, 응용과학부문에 박수영(가운데·59)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인문사회부문에 정기준(오른쪽·75)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조 교수는 이광자 표지자를 최초로 개발,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뇌 등의 조직 내부를 비절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이광자 현미경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이 분야 개척자로 꼽힌다. 박 교수는 새로운 유기 광전자 재료를 개발, 용액·기체 상태의 형광물질이 일정 농도 이상이 될 때 형광 수율이 낮아지는 농도소광 현상을 극복할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미시경제학 분야의 선구자로 세계 계량경제학계에 학술적 영향을 미쳤다.
  •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휘경여고

    [주목받는 일반고] 서울 휘경여고

    2010년부터 과학 중점학교 지정 과학 중점과정 학생 대학 진학률 교내 인문계 학생보다 2배 높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자리한 휘경여고의 주변 여건은 좋다고 볼 수 없다.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른바 ‘혐오시설’로 불리는 서울보호관찰소가 있어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이전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휘경여고는 동대문구 일대에서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꼽힌다. 지난해 휘경여고 신입생 중에는 이곳에서 제법 먼 성북구의 월곡중이나 석관중 출신 학생들도 있었다. 통학 시간이 30분이 넘는 지역에서까지 휘경여고에 지원하는 것은 이곳이 창의적인 여성 과학인 육성을 주도하는 과학 중점학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과학 중점학교는 보통 일반고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 수업 단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일반적인 30%보다 높은 학교를 말한다. 서울시내에만 21개가 있는데, 연간 50시간 이상의 과학 체험 활동을 해야 하고 수학과 과학을 일주일에 5~10시간 가르친다. 휘경여고가 과학 중점학교의 길을 택한 것은 2007년 쓰라린 경험을 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당시 휘경여고는 외고와 특목고가 휩쓸던 명문대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한 명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과학 중점과정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학력이 신장돼 입시 결과도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휘경여고는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급당 35명 내외의 과학 중점학급 2개 반을 개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2학년 때부터 ‘과학 중점과정’과 ‘일반과정’으로 구분해 과목들을 편성했다. 과학 중점과정은 1학년 때는 차이가 없다. 일반과정과 마찬가지로 물리Ⅰ, 과학교양 과정을 배운다. 2학년이 되면 과학 중점과정에서는 화학Ⅰ과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과학융합 등을 배운다. 반면 일반과정은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만 배운다. 3학년에 올라가서도 과학 중점과정은 물리Ⅱ와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경제 등을 공부하지만 일반과정 학생은 물리Ⅱ, 화학Ⅱ중 한 과목을 선택하고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를 이수하게 된다. 학교는 과학에 중점을 둔 교육과정 편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창의력 및 과학적 재능을 갖춘 엔지니어나 연구원 등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휘경여고에서는 올해 6명의 서울대 합격생 중 3명이 기계공학과 지구환경과학, 건설환경공학부에 들어갔다. 연세대 역시 19명의 합격생 중 이과계열이 9명에 이른다. 카이스트와 포스텍에도 꾸준히 합격생을 내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과학 중점과정 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인문계보다 두 배가량 높다는 점이다. 3학년 진학 담당 이수진 교사는 11일 “과학 중점과정을 거치는 학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0%에 이른 반도 있다”며 “예를 들어 문과 1학급에서 15명 정도가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간다고 볼 때 과학 중점과정 학급은 30명가량이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진학률이 높다는 소문이 나니 자연스럽게 과학 중점과정을 지망하는 학생이 몰린다. 이 때문에 휘경여고는 당초 2개 학급이던 과학 중점과정을 현재 2학년 학생부터는 3개로 늘렸다. 최근 휘경여고는 과학영재학급, 과학캠프, 탐구학습, 비교과 체험 활동 등 과학 중점학교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5년마다 이뤄지는 교육부 평가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1~2학년 20명씩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요탐구학습반을 개설해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과학 현상을 이해하는 공부를 강화했다. 수요 과학탐구 학습반의 경우 1~2학년 과학 중점과정 희망 학생에게 테마별로 과학탐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학년 김미승(17)양은 “과학은 물론 수학을 좋아해 친구들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전국 100개 여행지의 최단거리를 구하는 방법을 놓고 확률이 아닌 빅데이터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양은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라며 “기계적인 역할 외에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산업공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가 개설한 다양한 비교과 체험 활동은 대학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황윤식 교감은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과목의 학습 기회 제공과 비교과 체험 활동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대학에서 한때 심층면접을 중요시할 때 우리 졸업생이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80개에 이르는 자율동아리 중에서도 ‘과학과 수학의 매미들’, ‘물화일체’ 등 다양한 과학 관련 자율동아리가 학술발표회까지 개최했다.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니 이런 것이 자기소개서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앞둔 3학년 이유경(18)양은 “자율동아리에서 항산화물질 관련 연구를 친구들과 함께했다”며 “이때 소논문 쓰기 등을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진 교사는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을 높이면 아무래도 재수생보다 재학생의 진학률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학교는 과학 중점이라는 분야의 틈새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해당 기관 줄줄이 반대 “조기 이전” → “계획 없다” 이전 부작용 지적도 빗발

    역대 어느 정권보다 관료 장악력이 세다는 아베 신조 정부도 지방 이전과 관련해 막강한 관료 반대를 쉽게 넘지 못하고 있다. 조기 이전을 유력하게 검토해 오던 특허청, 중소기업청, 기상청, 관광청 등 4개 기관에 대해 “현재 이전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높아진 수입 물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작용으로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의 요람인 오사카에 대한 선심 쓰기에조차 실패했다. 오사카는 ‘특허청 서(西)일본 심사 거점’ 기능과 중소기업청 이전을 요구해 왔다. “이전이 이뤄지면 300명 이상의 중앙공무원들이 일하게 돼 여러 부수 기능이 오게 된다”며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이전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왔다. 그러나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없고, 인재 확보가 곤란하다”는 관료 조직의 반대로 일단 물 건너갔다. 중소기업청과 관광청 등은 “(이전이 이뤄지면) 전국의 관점에서 기획·입안 업무 기능의 유지,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반대했고 기상청은 지진, 해일과 같은 기상재해 등에 대비해 “위기 대응을 위해 도쿄에 있어야 한다”는 관료들의 목소리를 역시 넘지 못했다. 관광청은 효고현과 홋카이도가, 미에현은 기상청 이전을 요구해 왔다. 정부 산하 연구·연수기관 등 독립행정법인 이전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유치를 신청한 해당 지자체에 “지역 대학 및 관련 기관 시설을 활용한 연수 확대 및 활성화”라는 당근을 내밀면서 이전을 피해 가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이화학연구소 같은 연구기관이나 삼림기술종합연수소 같은 연수기관 등도 여전히 “일부 이전” 수준의 검토만 진행 중이다. 기후현은 우주·항공 연구개발기구(JAXA)의 항공우주센터와 사가미하라연구소의 이전을 제안했지만 관료들은 “JAXA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기후현 과학관 등과의 연계 체제 구축을 강화하겠다”면서 “이전은 긴 안목으로 검토한다”며 지연책을 썼다. 국제협력기구의 개발도상국 관계자 전용 연수 기능 이전을 요구한 시마네현에 대해 국제협력기구 역시 “현지 대학과 연계한 연수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소극적인 반응이다. 국제협력기구 측은 “기획과 입안 능력을 가진 인재 이주가 어렵다”고 엄살을 떨었다. 오이타현은 국제교류기금의 일본어국제센터 유치, 오카야마현 등은 자위대 체육학교 이전을 요구했지만 두 기관 역시 “지역 기존 시설을 활용해 합숙을 많이 보내겠다”며 발을 뺐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이 애드벌룬만 올렸지 의지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정부는 지자체와 현지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 시설을 활용한 연수 확대 등을 약속하며 달래고 있다. 관료들은 “국회 대응이 어렵고 다른 부처와의 연계가 어려워진다. 부처 간 조정 기능도 약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중앙정부의 기능 이전 바람 속에 부작용 지적도 빗발친다. 경제산업성 등은 이전 대신 일부 기능 및 기관 파견 강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행정 비대화를 초래하고 지방 분권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행정조직 비대화를 비롯해 예산 급증, 관료 나태 및 감독 저하, 업무 효율 저하 등 이전에 따른 한국의 부작용 사례가 내부적으로 상당히 참고가 되고 있다”고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해양오염 대응 민관협력체계 강화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10㎞에서 홍콩 유조선이 해상 크레인을 들이받아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 그런데 방제는커녕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조차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책임을 둘러싼 논란 탓이다. 해양오염 사고 대부분을 기름 유출이 차지한다. 2005~2014년 물질별 해양오염 사고 2873건 가운데 2644건이나 된다. 선박에서 생기는 쓰레기, 분뇨, 잔류화물 및 육상에서 흘러드는 폐수 등을 아우르는 폐기물이 201건, 선박으로 운송되거나 해양시설에 저장하는 강산, 알칼리, 석유계 화학물질 등을 포함한 유해물질이 28건이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오염 원인자 책임’ 원칙을 확립하고 기름 유출 사고를 조기에 효과적으로 수습할 수 있도록 대형 기름저장시설 협업 및 해경 장비 공동 활용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해경은 먼저 원유, 벙커C유 등 중질유를 1만㎘ 이상 저장한 해양시설과 간담회를 갖고 공동 대응 시스템을 점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LG화학 여수공장, 지역 고교 환경동아리 지원 나서

    LG화학 여수공장, 지역 고교 환경동아리 지원 나서

    LG화학 여수공장이 ‘그린케미’ 프로그램으로 여수지역 6개 고교 환경동아리 지원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환경동아리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LG화학의 청소년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이다. ‘화학’, ‘재활용’, ‘에너지 절약’이란 주제 아래 다양한 학습 게임과 에코(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운영한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원래 모습과 전혀 다른 새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봉사단은 또 결연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고교 환경동아리 학생들에게 재능을 나누고 또래 학습을 통해 학습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여수공장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학습 게임을 통해 화학에 대한 관심과 학습 의욕을 높이고 다양한 에코 제품을 직접 만드는 등 환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지역의 미래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울산 1분기 7000억 투자유치 지역경기 회복 기대

    울산시가 주력산업인 화학과 새로운 먹거리인 서비스,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7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7조 7000억원에 달하는 7개 대형사업도 추진돼 지역경기 회복이 기대된다. 울산시는 올해 1분기 29개 업체에서 총 6942억원 투자를 확정해 664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올해 투자 유치 목표를 지난해보다 23% 많은 3조 2600억원으로 잡았고, 1분기에만 올해 목표액 대비 21.3%의 성과를 냈다. 기업별로는 한화케미칼이 올해부터 2년간 400억원을 투입해 후염소화 폴리염화비닐(CPVC) 생산설비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유니드는 올해 700억원을 투입해 가성 칼륨 생산공장을 울산에 새운다. 또 쿠웨이트 국영회사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는 올해 초 SK어드밴스드사에 9700만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울산 향토기업 ㈜SIS도 올해부터 내년까지 11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을 신설한다. 3D프린터 제조업체 센트럴은 올해부터 3년간 120억원을 들여 울산으로 본사를 옮긴다. 서비스 산업 및 신성장 산업 투자도 활발하다. 현대리바트가 100억원을 들여 가구와 생활 소품 중심의 복합 쇼핑센터를 올해 초 문을 열었다. 일본 비즈니스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토요코인도 ㈜승현과 공동으로 164억원을 투자해 삼산동에 28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효성 폴리케톤 공장 신설, S-OIL의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 등 총 사업비 7조 7000억원에 달하는 7개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고]

    ●서상윤(자영업)상렬(전 서울적십자병원장·서상렬내과 원장)씨 모친상 곽영숙(제주대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씨 시모상 9일 서울적십자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2002-8477 ●이종석(CJ제일제당 대리)주영(삼성물산 차장)씨 부친상 조강수(중앙일보 사회2부장)씨 장인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3410-6903 ●윤명남(전 연합뉴스 사진부장·출판부국장)씨 별세 형조(sk이노베이션 전략팀장)씨 부친상 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2227-7500 ●정연희(한세사이버보안고 교사)옥희(덕원중 교사)지택(중국 거주·사업)씨 부친상 이택희(중앙디자인웍스 대표)이의경(광주고검 검사)씨 장인상 9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70-7816-0235 ●전태순(해륙트랜스 대표)걸순(일동제약 OTC/HC부문장 상무이사)씨 모친상 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31)787-1503 ●변응주(전 태평양화학 고문이사)씨 별세 종호(뉴욕주립대 교수)씨 부친상 노창섭(치과 의사)씨 장인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4 ●오기철(오성 회장)씨 별세 승환(경성대 교수)승훈(미국 거주)씨 부친상 10일 부산 좋은강안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1)610-9672 ●전영옥(애드백 대표)씨 모친상 9일 경남 고성 영락원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8시 30분 (055)672-4444 ●신호철(유니엔스 회장)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294
  • [부동산 플러스] ‘청주 우미린’ 1020가구 공급

    우미건설이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 A5블록에서 ‘청주 테크노폴리스 우미린’을 분양한다고 10일 밝혔다. 지하 1층~지상 최고 27층, 13개 동, 총 1020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4㎡의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테크노폴리스 내 입주기업에서 5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곳에 위치했고, 생활 패턴에 따라 6개의 주택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약 152만여㎡의 첨단복합산업단지로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LG전자, LG화학, LS산전 등의 기업이 들어섰다. 모델하우스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공항로 279에 마련되며, 입주는 2018년 7월 예정이다. (043)212-1880.
  • 머스크 선박 명명식 연 성동조선, 부활 신호탄 쏘나

    머스크 선박 명명식 연 성동조선, 부활 신호탄 쏘나

      성동조선해양이 지난 8일 경남 통영에서 머스크가 발주한 5만t급 정유 및 화학운반석 2척의 동시 명명식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김철년 성동조선 대표와 크리스티안 마이클 잉거슬레브 머스크 COO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명명식에서 이 선박들은 각각 ‘머스크 티즈포트’호와 ‘머스크 톈진’호로 명명됐다.  성동조선이 머스크로부터 2013년 수주한 이 선박은 총 길이 183m, 폭 32.2m, 높이 19.1m의 규모를 자랑한다. 새로 개발된 선형과 프로펠러, G타입 엔진 등이 장착돼 동일 선종 대비 연비가 가장 높다. 선박 평형수 정화장치와 선박 수리와 폐선 시 위험물질을 사전에 인지하는 장치(IHM)도 적용됐다.  지난해 머스크에 인도한 ‘머스크 타코마’호는 이번 선박과 동종 시리즈로 세계 3대 조선·해운 전문지로부터 ‘올해의 최우수 선박’에 선정됐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일련의 경사스런 행사가 부활의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철갑탄도 막는 ‘금속 스펀지’ …방탄복 경량화 예상

    철갑탄도 막는 ‘금속 스펀지’ …방탄복 경량화 예상

    미국의 과학자들이 스펀지처럼 내부에 구멍이 가득한 다공성 금속 구조물로 관통력이 강력한 철갑탄을 막아내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아프사네 라비에이 교수가 ‘CMF’(composite metal foam·합성 금속 폼)라는 특수 금속소재의 강력한 방탄 능력을 최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CMF는 과거 라비에이 교수가 군사 분야 등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폼 메탈’(foam metal) 소재의 일종으로,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얼개 형태의 구조물 사이에 속이 빈 강철구(球)가 끼워 넣어진 형태로 구성돼있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다른 금속재질에 비해 열이나 화염에 잘 견딜 수 있으며 X선, 감마선, 중성자 방사선을 차단하는 기능 또한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존 연구에서 증명했던 바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해당 소재가 방탄복에도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5m 거리에서 M80탄환과 M2 철갑탄(armor-piercing round)을 발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철갑탄이란 본래 차량이나 장갑차의 얇은 장갑을 뚫는데 사용되는 탄환이다. 미국 법무부에서는 방탄 성능에 따라 방탄조끼의 종류를 분류하고 있는데, 7.62㎜소총탄을 막을 수 있는 레벨Ⅲ이나 철갑탄을 막을 수 있는 레벨Ⅳ 이상의 제품들은 일반적 방탄섬유만으로는 관통력을 감당할 수 없어 그 뒤에 금속으로 된 두꺼운 방탄판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한편 CMF는 1인치(2.54㎝) 이하의 두께로도 철갑탄을 막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라비에이 교수는 “이때 피격된 부위 뒷면의 돌출은 8㎜에 불과했다. 이는 미 법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에서 규정하는 방탄복의 최소 요건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CMF를 다른 소재와 함께 사용했을 때의 효과 또한 알아보았다. 이들은 CMF의 전면에 세라믹 전면판(face plate)을 붙여 실험해 본 결과, 총구속도 3057㎞/h로 발사된 철갑탄의 전체부피 중 약 65%가 격돌 순간 조각나 소실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케블라(Kevlar, 방탄용 화학섬유의 일종) 또는 알루미늄으로 된 후면판(backplate)을 부착해 실험해 본 결과 충격에너지가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 경우 더 큰 경량화가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CMF를 사용하면 방탄판이 사용되는 방탄복 제품들을 상당히 경량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방탄복과 비교해 20% 더 적은 중량으로도 똑같은 방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위)/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의 황금 만들어낸 ‘중성자별의 충돌’

    [아하! 우주] 지구의 황금 만들어낸 ‘중성자별의 충돌’

    과학자들은 오랜 세월 무거운 원소들이 어디서 기원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우주가 생성되었을 초기에는 주로 수소와 헬륨밖에 없었지만, 현재 우주에는 다양한 원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는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생성됩니다. 철 이상의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 폭발 같은 더 극적인 환경에서 생성되었지만 금처럼 매우 무거운 원소의 생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렸습니다. 일부 과학자는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이 그 기원이라고 주장했고 일부에는 중성자별의 충돌 같은 더 격렬한 상황에서 주로 생성되었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두 반응 모두 가능하나 어디서 주로 생성되었느냐의 문제였죠. 그런데 최근 중성자별의 충돌이 더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중성자별은 초신성 폭발 후 별의 남은 잔해가 강한 중력으로 뭉쳐서 생성됩니다. 극도로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어 태양보다 질량이 크지만, 그 지름은 수십km 이내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쌍성계를 이룬 중성자별은 드물기는 하지만, 서로 충돌할 경우 매우 격렬한 폭발을 일으킵니다. 초고밀도로 뭉친 두 개의 천체가 충돌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성자별 충돌 시에는 상당량의 물질이 광속의 10~50% 정도의 속도로 사방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때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는 무거운 원소를 합성하는데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의 알렉산더 지 박사과정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의 과학자들은 오래된 왜소은하의 화학적 구성을 연구해 중성자별 충돌이 원인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내용을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은하와의 충돌 없이 보존된 왜소은하에서 정확한 원소비율을 측정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연구가 옳다면 우리가 끼는 금반지의 금은 중성자별이 그 기원인 셈입니다. 이는 놀라운 사실 같지만, 사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소와 헬륨보다 더 무거운 원소는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이죠. 따라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 중 수소를 제외한 원자 역시 별의 중심부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가 사는 지구는 사실 ‘별 중심에서 온 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일부는 중상자별에서 기원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진=NASA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The Best 시티] 빗장 풀린 금단의 땅, ‘서울의 허파’ 꿈꾸다’

    [The Best 시티] 빗장 풀린 금단의 땅, ‘서울의 허파’ 꿈꾸다’

    우리 땅이지만 100년 넘게 온전히 우리 것일 수 없던 터. 한국 근현대사의 상흔을 고스란히 껴안은 곳. 200년 된 느티나무 군락지와 사라진 한강의 지천이 원형대로 있는 땅. 무질서한 개발 탓에 맥이 끊겨버린 서울의 녹지축을 다시 이어줄 마지막 고리…. 서울 용산구 면적의 9분의 1(242만 6748㎡)을 차지한 주한미군기지 터는 우리에게 셈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 군이 주둔지로 택한 이후 일본군, 미군 등 외국군이 군복만 갈아입으며 점해온 금단의 땅이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이 터는 내년부터 주한미군이 경기 평택으로 모두 옮겨가면 자연생태와 역사를 품은 ‘용산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용산구는 용산공원 조성을 발판 삼아 녹색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다. 폐철로를 걷어낸 자리에 만든 경의선 숲길공원, 용산역 앞 널찍이 자리잡을 리틀링크, 용산참사 터에 들어설 용산파크웨이 공원 등이 효창공원과 용산가족공원, 응봉공원 등 기존 공원들과 어우러져 ‘서울의 허파’가 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미군기지 때문에 구민들은 건축물 고도 제한, 개발 배제 등 피해를 봐왔다”면서 “이 터를 살아 숨쉬는 생태 환경으로 복원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녹색 비전의 핵심은 당연히 용산공원 조성이다. 현재 용산구의 시민 1명당 누릴 수 있는 공원 면적은 7.2㎡(약 2.2평)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6번째로 적다. 도봉과 은평, 노원 등과 달리 도심이라 남산 일부 외에는 마땅한 산이 없기 때문이다. ●시민 1인당 공원면적 2배로 늘린다 성 구청장은 “242만㎡인 용산공원이 만들어지면 인구 1인당 공원 면적이 16.89㎡(약 5.1평)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 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84%나 되고 서울숲(115만㎡)보다 2배가 넘는다. 특히 산에 있는 서울의 주요 공원·녹지와 달리 평지에 자리잡는 까닭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리게 된다. 뉴욕 중심부에 자리한 센트럴파크에 비견되는 이유다. 공원 조성 공사는 2019년 첫 삽을 뜨고서 9년간 이어진다. 청계천 복원 공사 기간(2년 3개월)보다 4배 길다. 공원을 다 지으려면 앞으로 10년 이상 남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공사가 모두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각 단계 때마다 공원을 조금씩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르면 2019년부터 초대형 도심 공원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2019년부터 3년간 진행될 1단계 공사 때는 기름 등 화학물질로 오염된 토지를 정화하고 미군이 쓰던 시설 중 야구장 등 체육시설과 녹지 등 고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임시 개방한다. 2단계(2022~2024년) 공사 때는 본격적인 공원 조성에 들어가 미군기지 터의 생태를 복원한다. 용산기지 안에는 서울의 옛 도심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200여년 된 느티나무 20여 그루 등 식물 군락지와 한강 지천인 만초천 등이 제대로 된 꼴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 3단계 공사 때는 한미연합사령부 등 용산에서 이전하지 않는 시설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주변지역과 공원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마무리 공사한다. 공원 조성 때 생태 복원만큼 중앙정부와 용산구가 심혈을 기울이는 작업이 역사성 살리기다. 용산구 향토사학자인 김천수(39)씨는 “용산기지 안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명과 암을 보여주는 건축물이 130여개나 있다”고 말했다. 1908년 지어져 일본군 장교 숙소로 쓰이다 해방 뒤에는 소련군 숙소, 국군 본부 등으로 활용됐던 현 주한미군 합동군사업무단 건물, 일제의 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를 재활용해 만든 한국전 전사자 추모비, 의병대장 강기동부터 장군의 아들 김두한, 시인 김수영, 백범 김구의 암살범 안두희까지 수많은 이들이 거쳐 간 위수감옥 등이 대표적이다. 성 구청장은 “공원 안에는 새 건물은 거의 짓지 않고 기존 역사 유적들의 가치를 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용산공원 주변으로는 새 도심형 공원들이 들어선다. 2009년 1월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용산 4구역에는 용산파크웨이가 생기고 용산역 앞을 빼곡히 메웠던 자리에는 리틀링크가 만들어진다. 성 구청장은 “이 공원들이 용산역부터 용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까지 녹지로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 크기의 용산파크웨이(1만 7615㎡)에는 만남의 광장과 소규모 공연장, 정원 등이 들어차는데 2020년 완공된다. 공원 앞으로는 지상 31~4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5개 동이 들어선다. 용산역 앞 공유토지 1만 2000㎡(3630평)에 2020년까지 조성되는 리틀링크는 대규모 공원 또는 광장이 자리잡을 지상층과 지하광장이 조성되는 지하층으로 이뤄진다. ●무차별 ‘개발’보단 ‘삶의 질’ 택하다 용산공원과 주변부 공원이 생기면 그동안 허리가 잘렸던 서울의 남북 녹지축이 복원된다. 최윤종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장은 “북한산부터 북악산, 남산을 거쳐 한강, 관악산까지 이어져야 할 녹지축이 빌딩숲이 된 용산 등 도심에 가로막혀 왔다”면서 “녹지축이 살아나면 서울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 북서지역(가좌~홍대~대흥~공덕~효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경의선 숲길공원 6.3㎞ 중 용산 구간 약1㎞의 조성이 오는 5월 끝난다. 한편에서는 용산에 공원 조성보다는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등 더 많은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지역 개발 공약이 쏟아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용산과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는 공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의 김인수 소장은 “미국 뉴욕에서 1850년대 센트럴파크를 만들 당시 ‘비싼 땅에 무슨 공원을 짓느냐’는 반대가 들끓었지만 이후 뉴욕을 명품도시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면서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100년 뒤 그만한 크기에 정신병원이 들어섰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시민들의 삶과 휴식에 공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영등포공원이나 서울숲 조성 이후 주변 부동산 가격이 높아졌던 사례를 보면 시민들이 삶의 쾌적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2004년 미군으로부터 아리랑택시 부지를 돌려받았을 때처럼 행정가적 역량을 발휘해 공원 조성 때 구민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삼양로 캠퍼스에서 만난 이원복(70) 덕성여대 총장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주인공을 닮아 있었다. 깔끔한 인상이 그랬고, 빠르고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화법이 또 그랬다. 그는 50년 이상 만화를 그려 왔지만, 정해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첫 어린이 신문 연재로부터 55년째를 맞은 그의 만화와 인생 얘기를 들어 봤다. -“원복이라고 했지? 네가 만화를 그렇게 잘 그린다며? 어디 실력 좀 한 번 볼까?” 친구 아버지가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셨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찾아간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소년한국일보 편집국. 1962년 당시 나는 경기고 1학년이었고, 친구 아버지는 그 어린이 신문의 주간이셨다. 아들로부터 ‘교내 학보에 만화 그리는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분은 내가 즉석에서 그린 만화를 보시더니 꽤 만족해하셨다. “우리 신문에 만화 연재해 볼 생각 없니?”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나에게 다른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조풍연(1914∼1991) 선생이셨다. 조 선생은 한국일보에서 문화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내고 이태 전 소년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초대 주간으로 왔다. -그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만화를 그렸다. 솔직히 만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와 돌아다니던 명작만화들을 ‘베끼는’ 일이었다. 원본 만화 위에 습자지를 대고 그 아래 비치는 그림의 선을 따라 본을 뜨는 게 나의 일이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영어 번역자가 만화 속 말풍선에 한글 대사를 집어넣었다. 나의 첫 연재물은 월터 스콧의 소설을 만화로 만든 ‘아이반호’였다. 이어 ‘엉클 톰스 캐빈’, ‘마르코 폴로’ 등을 차례로 그렸다. -아무리 베낀 그림이라고는 해도 나의 손끝을 떠난 그림들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실린다는 건 고1 학생에겐 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기쁘게 했던 건 찢어지게 가난한 고등학생의 손에 쥐여진 노란 봉투였다. 처음 받은 돈이 3000원이었는데, 그 돈은 온전히 내 마음대로 처분했다. 1000원을 떼어 형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영한사전 한 권 사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벤허’를 봤다. 그랬는데도 몇백원이 남았다. 만화가 내 생계수단이 된 출발점이었다. -내가 다섯 살 때 6·25가 터졌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대전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다. 아버지가 고무신 공장을 운영하면서 시내에 큰 여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그것들은 모두 폐허가 돼 있었다. 아버지는 이것저것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서울에 가면 좀 나아질까 해서 7남내 중 막내인 내가 열 살 되던 1955년 가족을 데리고 마포에 정착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코딱지만한 월세방에 부모님과 4형제가 누우면 몸을 뒤집기도 버거웠다. 우리 7남매 중에 큰누나가 결혼해 부산에서 형을 데리고 살고, 둘째 누나가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있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한데에서 잠을 자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되는 일 없기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옷수선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대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 갑작스럽게 고생을 만난 탓인지 서울에 올라오고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셨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는 몇 년 뒤 낙향하셨고, 내가 스무 살 되던 해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7남매에게 물려주신 게 없었지만, 약간의 재능은 주셨다. 대체로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그림에 대한 재능까지 내려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내 그림 실력은 유명했다. 너댓 살 때부터 영화 같은 걸 보고 나면 그것들을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국민학교에 전학했는데, 공부는 늘 1등 아니면 2등이었다. 어렵지 않게 경기중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미술반에 가입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외제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난 그걸 살 돈이 없었다. 얼마 후 미술반을 나왔다. -점심이면 식모 아주머니가 자가용차를 타고 와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가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을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절대빈곤의 시대.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다 우리 집 수준이었다. -고1 때부터 신문에 만화를 연재했으니 학업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전체 석차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내가 경기고 학생이라는 데서 오는 대학입시의 자신감, 이런 것은 좀 있었다. (실제로 우리 경기고 61회 동창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 “내가 만화 그리느라고 시간을 빼앗겨서 그렇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서울대 의대는 충분히 갈수 있을 거야.”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한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는 환자를 보게 됐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바꾼 장래 희망이 건축가였다. 당시 나에게 건축가는 T자와 제도기를 들고 폼 잡고 앉아 ‘언덕 위의 하얀 집’을 그리는 직업이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던 걸까, 대학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재수를 해서 196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세계의 유명한 거장들처럼 나만의 랜드마크를 하나 만들겠다는 야심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업 첫날부터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 미적분이라니….’ 의지가 차츰 꺾이더니 얼마 후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수업 그냥 빠질란다. 대신에 이따가 저녁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갔다.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만화를 그리고 빨리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달디 단 술이 나와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나갈 생각뿐이었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 그 시절, 나와 안 노는 친구는 있었어도, 나를 알면서 내가 사는 술을 안 마신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이 돼서는 나름 나만의 그림체와 스토리를 갖게 됐다. 순수한 나의 창작 만화를 그려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다. 명랑만화, 스포츠만화, 순정만화 등 분야도 다양했다.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사랑의 학교’, ‘자마곰 삼형제’ 같은 작품이 그 시절 내 대표작인데, 신문사에서 편집국 한쪽에 내 자리를 따로 만들어 줬을 정도였다. 사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적당히 인기 있는 원고 넘겨주지, 마감시간 또박또박 잘 지키지, 원고료 많이 줄 필요 없지 나 같은 보물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소년한국일보에 작품 3개를 동시에 싣기도 했는데, 그걸 다 ‘글·그림 이원복’으로 할 수가 없어서 ‘이상권’, ‘성창경’ 같은 친구들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도 했다. 상권이나 창경이는 자기 이름이 공짜로 신문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술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다. -결국 나는 만화가 생활 때문에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 1972년 군대에 들어가 1975년까지 만화만 그렸는데, 그러는 사이 형들은 ‘형제들의 다짐’을 속속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둘째 형을 제외한 우리 형제들은 1966년 첫째 형(이정복·86·전 한양대 교수)이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간 뒤 약속을 한 게 있었다. 우리도 학비가 무료인 독일로 유학을 하되 먼저 간 형이 바로 아래 동생의 초기 정착금을 위해 1년간 돈을 벌자는 거였다. -셋째 형(이창복·80·전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쾰른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러 갔다. 형은 대학 입학을 1년 동안 미루고 식당에서 일해 넷째 형(이정춘·74·전 한국언론학회장)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 주었다. 넷째 형은 독일 뮌스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나중에 중앙대 교수가 됐는데, 나 역시 그 형의 덕을 보았다. 1975년 뮌스터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독일에 도착한 날부터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창작한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새소년’에 6년간 연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전편인 셈이다. 그런데 너무 초기에 그린 만화여서 나중에 보니 오류가 많았다. -여행과 독서는 내 창의력의 밑천이자 큰 자산이었다. 사람들은 내 유학생활이 꽤 어려웠을 것으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유학생들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면 난 100만원을 쓰고 살았다. 한국에 그려 보낸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원고료 덕이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1000달러쯤 주고 사서 1만∼2만㎞ 정도 달리고 버렸다. “내가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이곳저곳 다니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내 인생과 내 청춘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독일 유학 중에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당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끝나 있던 상태였다. 다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자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 1981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5년여에 걸쳐 총 1376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87년 그걸 묶어 책으로 만드니 6권(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이 나왔다. 2012년 전체적으로 새로 그려 재발간을 하고 2013년 스페인편까지 완성했다. -잠시 귀국해 덕성여대 교수 임용을 확정 짓고 1984년 5월에 짐을 싸기 위해 독일에 다시 들어갔는데, 스물세 살의 한국 여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 마을에 와 있었다. 당시 나는 서른 여덟이었다. 3개월간 교제를 했다. 그녀는 유학을 포기하고 15세 연상인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결혼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국내에서만 1700만부가 팔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라는 세계적인 기조의 순풍을 잘 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책의 인기를 높여 주었다. 유럽편의 내용들은 상당 부분 내 삶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 자체다. 그렇지 않은 중국편과 일본편을 위해서는 공부를 위해 각각 20회와 50회 이상 현지를 다녀왔다. 미국은 1999년 방문교수로 가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교수를 하는 동안 외부 활동을 주로 했다. 정작 덕성여대를 위해 기여를 못한 게 아쉬워 지난해 3월 총장직을 맡았다. 선거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세웠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젊어서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독거 노인’이 됐다. 얼마 전 서울 잠실의 우리 집으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요즘 혼자 살다가 변사하는 노인이 많아서 현황 파악을 하겠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왔지만, 내 현실인 걸 어쩌겠나. 내 건강의 비결은 운동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가장 정밀한 기계이기 때문에 아껴 쓸수록 오래 쓴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인데, 최대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교양 만화의 선구자로 불린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글로벌 시대 지구촌 각국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한국인의 국제적 시야를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55년의 만화 경력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독일 뮌스터시·코스펠트시 초청 개인전을 가졌고, 권위 있는 200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전에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1946년 대전 출생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수료), 독일 뮌스터대 서양미술사·시각디자인 석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석좌교수, 제10대 총장 ▲한국 애니메이션 만화학회 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먼나라 이웃나라’, ‘가로세로 세계사’, ‘와인의 세계·세계의 와인’,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세계사 산책’ 등 저서 다수
  • [아하! 우주] 화성의 ‘생명체 거주환경’ 탄생…소행성 충돌 덕분

    [아하! 우주] 화성의 ‘생명체 거주환경’ 탄생…소행성 충돌 덕분

    지금으로부터 40억 년 전 우주 화성이 소행성 또는 혜성과 강하게 충돌했고, 이 덕분에 화성에는 생명체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이 마련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40억 년 전 화성과 소행성 또는 혜성의 충돌은 화성 표면의 얼음을 녹였고, 얼음이 녹이면서 화성의 춥고 척박했던 환경이 개선되면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화성의 일부 지역에서는 열수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열수작용이란 마그마가 분화작용을 일으켜 마그마 구성성분에 의한 광상(지각 중에서 발견되는 유용한 광물)이 만들어질 때, 광상의 종류를 결정하는 고온의 열수용액의 작용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열수작용을 하는 열수 분출구 주변은 온도가 높고 물이 존재해 생명체가 존재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으며, 콜로라도대학 연구진 역시 이러한 환경이 화성에서 생명체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화성에서 생명체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초기의 화성은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로 인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는 사실을 추측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화성에는 물이 흘렀으며 열수작용이 나타나는 일부 지역은 일시적으로나마 대기압이 급상승해 휴면기에 있던 물의 순환을 ‘재가동’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은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내부 행성 내 생명의 기원이 ‘후기운석대충돌기’(Late Heavy Bombardment)로 알려진 40억~38억 5000만 년 전에 발생한 사건 때문이라는 가설과 일치한다. 학계는 후기운석대충돌기 때 다량의 운성이 지구와 태양계 내부 행성에 쏟아지면서 충돌을 일으켰고, 이 충격으로 발생한 에너지가 다양한 화학반응을 촉발하며 생명 기원의 물질이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행성 과학 회보’(Journal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ISIS “北, 영변서 핵연료재처리 시작했을 가능성 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있는 5㎿급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런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분리 활동과 관련된 징후들을 숨기지 않으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IS는 영변 5㎿급 원자로가 2013년 중반 이후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5∼7㎏의 플루토늄이 생산됐을 수 있고,이는 핵무기 1∼3개 분량”이라며 “만약 북한이 본격적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나선다면 3∼6개월 안에 모든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과 윌리엄 머그포드 연구원도 전날 북한전문매체 ‘38노스’를 통해 영변 재처리시설의 부속 발전소에서 “최근 5주동안 2∼3번 연기 배출이 나타났다”며 북한에서 방사화학실험실로 불리는 재처리시설에서 나타난 이 현상을 “의심스런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처리 시설의 운영자가 건물의 온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연기가 배출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재처리 시설에서 뭔가 중요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거나 조만간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수 주 또는 수 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원자로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한 바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고원배 교수 한국고무학회 논문학술상

    고원배 교수 한국고무학회 논문학술상

    고원배(54) 삼육대 화학과 교수가 5일 한국고무학회 논문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 교수는 국제급 저널에 100여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해 왔다. 시상식은 오는 5월 20일 경기 안산시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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