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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소송전, 끝까지 간다…LG화학 “SK, 훔친 기술로 특허낸 뒤 다시 소송”

    배터리 소송전, 끝까지 간다…LG화학 “SK, 훔친 기술로 특허낸 뒤 다시 소송”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다음달 최종 결론을 앞둔 가운데 양사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에서 탈취한 기술로 낸 특허로 되려 LG화학에게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고 비난했다. LG화학은 4일 양사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이미 개발한 기술을 가져간 데 이어 특허로 등록했다”면서 “이것으로 모자라 오히려 특허침해 소송까지 제기한 뒤 이를 감추기 위해 증거인멸도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이노베이션은 ITC에 “LG화학이 ‘994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994특허는 자동차전지 파우치형 배터리셀 구조 관련 특허다. 앞서 지난해 4월 LG가 SK에 대해 ‘영업기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에 맞고소를 한 것이다. 그러나 LG화학은 994특허가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출원하기 전부터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낸 것이 2015년 6월인데, LG화학은 이미 이 기술을 탑재한 A7배터리셀을 완성차업체인 크라이슬러에 여러 차례 판매한 바 있다는 것이다. 994특허가 LG화학 제품에서 고안한 기술이라는 것에 대한 증거로 LG화학은 ①특허 발명자가 LG화학에서 전직한 인물로, 선행기술 배터리 관련 재료, 무게, 용량, 사이즈, 밀도 등 세부 정보가 담긴 문서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 ②LG화학의 선행기술 배터리 및 994특허에 직결되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한 프레젠테이션 파일이 삭제됐다가 포렌식을 통해 복원됐는데, 이 파일이 크라이슬러가 LG화학의 A7배터리를 선택하고 며칠 뒤인 2013년 5월 29일에 작성됐다는 점 등을 들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훔친 기술 등으로 미국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위로 ITC에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한 손’(Unclean hands)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부정한 손 원칙이란 영미 형평법상 원칙으로 원고가 현재 주장하는 권리를 획득하는 데 부정한 수단을 사용했으므로, 구제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예비판결 나왔지만, 양사 합의는 난망 한편, ITC는 올해 2월 두 회사의 소송전에서 예비판결을 통해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이의가 받아들여지면서 재심의에 들어갔고 다음달 5일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 결정인 나오면 미국 앨라배마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최종 재판이 열리고, 여기서도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 소재 수출이 금지된다. 예비판결에 대해 LG화학은 “최종 판결에서 결과가 뒤집힌 적 없다”고, SK이노베이션은 “이의제기가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면서 저마다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 양사가 합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배상금 규모를 놓고 LG화학은 수조원대를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해도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을 거부하면 SK는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증설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지금껏 ITC 결정을 거부한 사례는 없다. 그럼에도 SK에게 수출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미국 내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포드 등의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가 물건너가는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열린세상]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 ‘생태계 서비스’/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인간과 자연의 연결고리 ‘생태계 서비스’/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온과 습도에 쉽게 지치는 나는 2018년 여름을 힘겹게 보냈다. 2018년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2018. 8. 1. 서울 39.6℃) 및 최다 폭염일수(서울 31일)를 기록한 해이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2020년 여름 우리는 54일이라는 기록적인 장마를 우울한 마음으로 버텨 냈다. 이제 폭염, 홍수, 가뭄 등은 10년에 한 번, 2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재난 안내문자 수신이 일상이 된 오늘이다. 도대체 우리는 지구에 무슨 짓을 한 걸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자연생태계는 다양한 기능으로 사회·경제계를 지원해 왔다. 자연은 경제활동에 필요한 원료를 제공하고, 경제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해 주며 폐기물을 처리한다. 그뿐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동식물에게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질과 대기질을 관리하고, 기후를 조절하며, 자연재해를 완충시켜 준다. 지친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기도 하고, 숨막히게 아름다운 경관으로 우리를 감탄시키기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많은 혜택을 자연으로부터 누리고 있다. 그런데 내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생태계 기능은 대부분 나의 생활에 간접적인 경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으면 그 중요성을 인지하기 어렵다.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가치가 부여되지 않고 국가 정책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자연생태계의 내재적 가치와는 다른 이야기다. 글로벌, 지역,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생물다양성·생태계 파괴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엔환경계획(UNEP)이 2005년 새천년생태계평가(MA)를 통해 ‘생태계 기능’을 인간 중심의 개념인 ‘생태계 서비스’로 대체하고, 생태계와 인간 간의 연결 고리를 부각시킨 것은 영리하고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내용적으로는 유사하다 할지라도 ‘기능’ 대신 ‘서비스’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으로부터 얻는 혜택을 개인의 행복감과 직접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새천년생태계평가를 시작으로 생물다양성경제학(TEEBㆍ2010)의 발간과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ㆍ2016)의 출범을 거치면서 생태계 서비스 개념은 관련 정책에 주류화(main streaming)됐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아이치 목표14(Aichi Target 14)를 통해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를 국가 계획에 반영하도록 권고했고, 정부는 제3차 지속가능발전기본계획(2016~2035), 제4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19~2023)에 생태계 복원을 통한 생태계 서비스 증진을 주요 전략으로 명시했다. 정책의 판은 깔렸다. 다음 문제는 생태계 서비스 증진 사업이 환경 부문의 다른 이슈, 예를 들면 기후변화, 대기질, 수질, 쓰레기, 화학물질과의 우선순위 경쟁에서 살아남아 추진력을 가지고 이행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무엇도 상상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시대에, 경제활동 위축으로 많은 국민이 힘든 이 시기에 생태계 서비스 개선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는 언제나 두렵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한 해답을 구하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환경 부문의 기후변화 대응, 미세먼지 저감, 수질 개선,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에는 생태계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해결 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부문별 정책과 함께 생태계 서비스 특히 수질정화, 대기질 관리, 기후조절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이 맞물려 진행된다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국민은 자연재해의 위험을 나의 위험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이 되는 자연자산의 지속가능한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내가 숨 쉬는 공기가 맑지 않고, 내가 마시는 물이 깨끗하지 않으며, 아침마다 가면무도회에 가는 사람처럼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獨 “나발니는 노비촉에 중독”… 푸틴 배후 심증 굳히는 서방국가

    구소련 발명 독극물… 러시아식 암살법서방, 러 규탄… 안보리 조사 요구 가능성러 “진상규명 협력”… 한편에선 반발도독일에서 혼수상태로 치료 중인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러시아와 서방세계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비촉은 냉전시대 말기 구소련이 발명한 이후 러시아에서만 제조돼 온 데다 ‘독극물 수법’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암살법이라는 점에서 ‘푸틴이 배후’라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사건 규명을 둘러싸고 대립이 심화되면 국제사회가 러시아 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독일 정부는 2일(현지시간)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자국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를 ‘살인미수 희생자’로 규정한 뒤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다”며 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주독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철저한 규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독일은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조사 결과를 전달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사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방국들은 잇달아 규탄 성명을 내며 러시아 압박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치명적인 결과”라며 비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이다. 범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미국은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낸 성명에서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책임지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악의적 활동에 대한 자금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진상 규명을 위해 독일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국들이) 미리 사전 연습을 한 것처럼 달려들었다”며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독극물 중독이 의심돼 독일 시민단체에 의해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노비촉은 일본 지하철 테러 당시 사린가스, 북한 김정남 암살에 쓰인 VX 등 여타 신경작용제를 능가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졌다. 신체 노출 시 4분 안에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한다. 러시아가 그동안 반체제 인사 암살에 방사능 물질, 총기 등과 더불어 노비촉을 단골 무기로 사용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미수 사건 때는 집 현관문 손잡이에 노비촉이 묻어 있었다. 앞서 2006년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런던 호텔에서 방사능 물질 폴로늄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크렘린이 노골적인 노비촉의 사용으로 ‘반푸틴’ 인사들은 물론 서방권을 향해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하는 한편 ‘경고’를 띄운 것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이 야당이 무력한 가운데 무소불위의 FSB를 앞세워 슬라브 민족주의 확장을 꾀하고 있지만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들로 자신의 힘을 과시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신재철 영남대 교수, 한국진공학회 ‘보호진공과학상’ 수상

    신재철 영남대 교수, 한국진공학회 ‘보호진공과학상’ 수상

    신재철(44) 영남대 물리학과 교수가 한국진공학회 ‘보호진공과학상’을 수상했다. ‘보호진공과학상’은 한국진공학회 초대회장인 보호 박동수 박사의 학술기금기부에 의해 마련됐으며, 한국진공학회 학술지에 최근 3년 이내에 발표된 우수논문 중 선정해 시상한다. 신 교수는 ‘표면처리 된 갈륨비소 나노와이어의 전기적 특성 연구’ 논문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8월 20일 소노캄제주에서 열린 제59회 한국진공학회 하계정기학술대회에서 보호진공과학상을 수상했다. 신 교수는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광전소자 제작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123편의 관련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화학기상증착장치를 이용한 중적외선대역 양자폭포레이저, 나노와이어 및 이차원소재 성장 등에 대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신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 한국광기술원에서 선임연구원을 거쳐 2014년부터 영남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재료조직학회 조직이사, 한국진공학회 반도체 및 박막분과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기후변화 탓에 해저 ‘불타는 얼음’서 온실가스 새어나와 (연구)

    기후변화 탓에 해저 ‘불타는 얼음’서 온실가스 새어나와 (연구)

    기후변화 탓에 해저 퇴적토에 주로 묻혀있는 차세대 연료 가스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가스가 새어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수온을 높여 지구온난화를 더욱더 가속할 수 있다는 것. 스웨덴 린네대는 2일(현지시간) 마르셀로 케처 생물환경학과 교수팀이 프랑스, 브라질 연구팀과 협력한 최신 연구를 통해 전례 없는 기후변화 때문에 남반구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해리 현상(원자 또는 분자가 분해되는 현상)으로 인한 메탄가스의 누출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가스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해 형성한 고체 에너지다. 해저의 고압·저온 상태에서 물분자 간의 수소 결합으로 형성되는 3차원 격자 구조로 형성돼 있으며, 격자 구조 내의 빈 공간에 메탄, 에탄, 프로판, 이산화탄소 등 작은 가스 분자가 화학 결합이 아닌 물리적으로 결합한 것이다. 불이 붙으면 기체가 타면서 강한 불꽃을 만들어 ‘불타는 얼음’으로도 불린다. 그 속에 갇힌 기체가 메탄일 경우 메탄하이드레이트라고도 하며, 메탄 함유량이 많을수록 상업성이 높다. 하지만 메탄은 이산화탄소의 25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지닌 기체이므로, 누출되면 기후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연구논문의 주저자이기도 한 케처 교수는 “메탄하이드레이트의 해리로 인한 메탄가스의 누출은 몇 세기에 걸친 장기적인 과정으로 기후변화에 큰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해수를 산성화하는 등 해양 환경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케처 교수는 메탄하이드레이트 속에서는 모든 화석연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유기탄소가 메탄 형태로 들어있다고 추정한다. 이에 대해 케처 교수는 “메탄가스의 누출은 수온 상승이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녹여 해저에서 물속으로 메탄가스를 다시 새어나오게 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따뜻해질수록 메탄은 더 많이 새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지구의 오랜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이들 연구자는 생각한다.이들은 가스하이드레이트 시추 장치와 원격조종형 무인잠수정(ROV)을 사용해 2011년과 2013년 그리고 2014년 세 차례에 걸쳐 남대서양 해저 탐사에서 채집한 표본들을 연구해 왔다.그리고 마침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해리와 메탄가스의 대량 누출을 확인한 뒤 그 흐름을 컴퓨터 모형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케처 교수는 또 “메탄하이드레이트의 해리와 메탄가스의 대량 누출로 인한 해양 온난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얻은 자료와 결과를 토대로 조사 지역에서 메탄가스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분해해 물속에 메탄가스를 누출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7월 29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태풍 마이삭 휩쓸고 간 울산, 3만 가구·97개 학교 정전 ‘블랙아웃’

    태풍 마이삭 휩쓸고 간 울산, 3만 가구·97개 학교 정전 ‘블랙아웃’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역대급 강풍으로 울산을 휩쓸며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해 많은 시민의 일상이 마비됐다. 3일 울산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마이삭으로 인해 지역별 순간 최대 풍속은 동구 미포 해안지역인 이덕서에서 오전 4시∼5시 초속 46m를 기록했다. 최대 풍속 역시 이덕서가 초속 33.8m를 나타내는 등 강력한 바람이 지역을 휩쓸었다. 강수량은 최대 300∼400㎜까지 예보됐지만, 44.1㎜에 그쳤고, 최고 강수량 역시 두서 95㎜, 삼동 65㎜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폭우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고 강풍이 전신주를 쓰러뜨리고 고압선을 절단하면서 정전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울산시 재난대책본부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파악한 지역 태풍 피해를 보면 인명피해 없고 시설 피해가 360건이다. 이중 정전 피해만 81건(22.5%)으로 주택 정전이 25건, 교통 신호기 정전이 55건 신고됐다. 다만, 주택 정전 신고 건수는 전기 공급 지역 단위로 집계된 것으로, 가구 수로 따지면 울산 전역 3만 가구가 정전을 겪은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전체 정전 피해 3만 가구 중 2천 가구 정도만 복구된 것으로 시는 파악했으며 나머지는 복구 완료 시기를 기약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한전 측도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과 복구 시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공서도 정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울주군이 오전에 정전됐고, 중부경찰서와 동부경찰서는 오전 1∼2시간 정전돼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정수시설인 정수장 2곳도 한때 정전됐다가 전원 공급이 재개됐고, 배수지 7곳과 가압장 1곳은 복구 중이다. 혁신도시 내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정전돼 오전 업무가 일부 원활하지 못했다.학교도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33곳, 초등학교 34곳, 중학교 12곳, 고등학교 17곳, 특수학교 1곳 등 학교 97곳이 이날 정전 피해를 봤다. 이 가운데 학교 운영 차질이 불가피한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8곳 등 10곳은 이날 하루 휴업했다. 일부 기업에서도 정전 피해가 났다. 롯데정밀화학은 오전 2시 30분 정전이 발생한 뒤 곧바로 비상 발전기를 돌려 큰 피해는 없지만, 단위 공정 2개는 복구가 필요해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정상 가동했다. 현대차는 시내 곳곳 신호등이 정전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전 6시 50분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지각해 한때 공장 곳곳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울산 공단 내 일부 기업이 밤사이 정전으로 인한 감압이 순간적으로 발생했지만, 자체 발전기를 돌려 피해를 막았다. 북구와 남구 일부 중소기업들은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나 사무실 업무를 중단한 채 직원들을 퇴근시키기도 했다. 또한 태풍이 강타하면서 도심 교차로 곳곳의 교통신호기 꺼져 차량 흐름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교차로 교통 신호기 1443개 가운데 133개가 정전으로 꺼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오후 들어 일부 복구됐으나 여전히 80개 정도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수신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이날 중 정전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전이 발생한 곳이 워낙 많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양자컴퓨터 보편화 시대 오나…구글, 화학반응 시뮬레이션 세계 첫 성공

    양자컴퓨터 보편화 시대 오나…구글, 화학반응 시뮬레이션 세계 첫 성공

    구글의 연구자들이 양자컴퓨터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이하 모의실험)하는 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사실 이번 모의실험 자체는 매우 단순한 것이지만, 양자컴퓨터를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8월 28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번 모의실험에는 이른바 ‘시커모어’라고 부르는 54큐비트(양자비트. 양자컴퓨터의 정보 최소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사용됐다. 시커모어는 지난해 10월 당시 최고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3분 20초) 만에 해결함으로써 ‘양자 우월성’(양자 우위)을 입증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지금까지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많은 화학반응 모의실험이 이뤄졌다. 하지만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원자나 분자가 늘어날 때마다 계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진다. 게다가 이런 컴퓨터로는 복잡성의 폭발적인 증가를 따라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양자컴퓨터에 있어 이런 계산량 증가는 그리 걱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큐비트를 1개 늘릴 때마다 처리능력은 2배가 되므로 적절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계산능력 역시 폭발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쓰인 시커모어는 54큐비트를 구동하므로, 2의 54승에 달하는 경우의 수(약 1경 8000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참고로 이번 연구에서 모의실험 대상이 된 화학반응은 극히 간단한 화합물로 2개의 질소 원자와 2개의 수소 원자로 구성된 ‘디이미드’(N₂H₂) 분자다. 이 디이미드 분자에는 수소 원자의 위치가 논문에 첨부된 이미지처럼 같은 방향에 있는 패턴(cis)과 다른 방향에 있는 패턴(trans)이라는 2가지 상태가 알려졌다. 모의실험에서는 이 디이미드 분자가 2가지 상태로 바뀌는 과정이 계산됐다. 그 결과, 화학반응을 양자컴퓨터로 모의실험한 값은 기존 슈퍼컴퓨터에 의한 계산 값은 물론 현실 세계의 측정값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실 이번 모의실험에 이용된 화학반응은 매우 간단한 것이어서 일반적인 노트북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첫걸음이 계산화학 분야에서는 매우 큰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늘리거나 간단한 알고리즘(계산 방법 또는 계산 순서)의 변화만으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의 연구자들은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화학물질을 양자컴퓨터의 계산만으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따끔한 바늘 걱정 없이 반창고처럼 붙여서 혈당 측정

    [달콤한 사이언스] 따끔한 바늘 걱정 없이 반창고처럼 붙여서 혈당 측정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매일 알콜로 소독한 후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채혈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연구진이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땀이나 침으로도 혈당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당뇨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침, 땀, 눈물 같은 미량의 체액만으로도 혈당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고선태적 글루코스 압전센서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기존에도 주사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땀이나 눈물 같은 체액만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구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침이나 땀 속에는 글루코스 농도가 혈액 속 글루코스 농도에 비해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측정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은 나노와이어가 코팅된 전도성 마이크로입자를 만들고 혈당 측정핵심 물질인 글루코스와만 결합해 반응하는 보론산이라는 물질을 배열했다. 글루코스가 보론산과 결합하면 은 나노와이어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글루코스 농도가 높을수록 은 나노와이어 연결도 많아져 순간적으로 전류가 증가하도록 해 미량의 체액만으로도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게 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가로, 세로 각각 0.6㎝ 크기로 만들 수 있고 한 방울 정도에 해당하는 100㎕ 수준의 적은 체액만으로도 채혈로 글루코스 농도를 검사하는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반창고처럼 피부 부착형 패치로도 만들 수 있다. 김진웅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도 저농도의 글루코스를 고감도로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라며 “센서 메커니즘을 확장하면 글루코스 이외에 단백질, 호르몬 등 생체분자들도 측정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꿀벌 독으로 악성 유방암 세포만 100% 죽여…신약 개발 열쇠 될까

    꿀벌 독으로 악성 유방암 세포만 100% 죽여…신약 개발 열쇠 될까

    꿀벌의 독이 유방암 세포만을 표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호주 ABC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서호주대 등 국제연구진은 양봉꿀벌(학명 Apis mellifera)에서 추출한 독이 악성 유방암으로 널리 알려진 삼중음성 유방암의 세포를 빠르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전체 유방암의 10~15%를 차지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현 시점에서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가 없다고 알려져있다. 연구를 주도한 시애라 더피 박사(서호주대)는 “꿀벌의 독이 정상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는 농도에서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 중 일부를 죽이는 데 현저하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이 독을 특정 농도로 주입하면 1시간 안에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양성 유방암의 세포를 100% 죽이지만,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20%를 차지하지만 치료 예후가 가장 좋은 유형으로 알려졌다.더피 박사는 “퍼스에 있는 서호주대 안에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벌집에 있는 꿀벌을 포획해 독을 채취했으며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도 벌 독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퍼스에 사는 꿀벌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건강한 벌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 연구자는 이들 꿀벌을 일단 이산화탄소로 잠재운 뒤 얼음판 위에 놓고 나서 독을 추출했다. 그러고나서 추출한 독을 유방암 세포에 주입해 그 효과를 시험했다는 것이다.더피 박사와 동료들은 꿀벌 독의 주성분인 멜리틴에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들 연구자는 멜리틴을 화학적으로 합성해서 재현했는 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멜리틴 역시 꿀벌 독의 항암 효과 대부분을 모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피 박사는 “멜리틴이 하는 일은 실제로 암세포 표면이나 세포막으로 침투해 구멍을 만들어 그 세포가 죽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멜리틴은 또 다른 강력한 능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분은 20분 안에 삼중음성 유방암과 HER2 양성 유방암의 성장과 복제를 촉진하는 신호를 방해했다. 이는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것. 이번 연구에서는 또 멜리틴을 기존 화학 치료제와 함께 사용했을 때 쥐의 종양 성장을 줄이는 데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자는 기존 치료제인 도세탁셀과 멜리틴을 조합해 유방암 종양이 있는 쥐들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멜리틴은 암세포에 구멍을 냄으로써 도세탁셀 성분이 세포 안까지 침투하게 해 종양의 증식을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더피 박사는 “이 연구는 단지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꿀벌의 독을 체내에서 전달하는 방법이나 안전한 최대 허용량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NPG)에서 발행하는 ‘네이처 파트너저널 정밀 종양학’(npj Precision Oncology) 최신호(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 공격에 당해” 메르켈 “러시아 답해야”

    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 공격에 당해” 메르켈 “러시아 답해야”

    독일 정부는 2주째 혼수 상태에 빠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 공격에 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따졌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일 성명을 내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며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비촉은 냉전 말기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서방 무기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만 제조돼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물질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영국과 러시아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미국과 EU는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경제제재 조치를 취했지만 러시아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시베리아의 톰스크를 출발한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국내선 여객기는 옴스크에 비상 착륙한 뒤 그는 곧바로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옴스크 병원에서 독성 물질 검사를 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사건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나발니 독살 시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화학전 요원이 관여돼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독일과 정보 교환 및 완전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RIA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나발니에 대한 검진 결과를 공유하자는 요청에 독일 병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독일이 러시아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도 전달했고, EU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비열하고 비겁한 사건”이라고 비판했고,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우리는 독일의 조사를 돕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온난화로 바이러스 강해지지만… 사람 면역계도 진화한다

    온난화로 바이러스 강해지지만… 사람 면역계도 진화한다

    스위스 연구팀, 바이러스에 열 노출 실험고온 적응 마치자 소독제로도 제거 안돼 美선 사람 콧속 세포 면역력 입증 연구도“뇌 침투 차단 위해 항바이러스 능력 진화”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것이 벌써 9개월에 접어들었다. 많은 연구자가 코로나19를 정복하고자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분위기다. 러시아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선언했지만,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러시아산 백신을 쓰겠다는 나라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임상 3상 시험이 끝나기 전에 개발 중인 백신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건축토목환경학부, 바젤대 열대·공중보건연구소, 스위스 연방 수질과학기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바이러스의 진화를 촉진시키고 바이러스가 따뜻한 기후에 적응하게 되면 각종 항바이러스제에 저항성을 가져 정복은 더 어려워진다는 연구 결과를 환경분야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 9월 2일자에 발표했다. 매년 봄과 여름에 영유아 장염과 수족구,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는 물론 많은 병원성 바이러스는 열과 햇빛에 취약하다.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린 환자가 있으면 식기를 펄펄 끓는 뜨거운 물에 담가 소독하거나 칫솔을 자외선으로 살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날씨가 더워지면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장 바이러스라고도 알려진 엔테로바이러스 4종을 플라스크에 넣고 열과 햇빛에 서서히 적응시킨 뒤 항바이러스제와 소독제로 많이 사용되는 염소(Cl)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따뜻한 온도와 빛에 적응한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와 소독제로도 쉽게 제거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안나 카라탈라 EPFL 박사(환경화학)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할 경우 바이러스도 함께 진화해 현재 쓰이는 항바이러스제나 바이러스 제거제로는 없앨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 “따뜻한 기온에 적응한 바이러스는 본래보다 독성은 약해지더라도 전염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만 사람을 공격하기 쉽게 진화할까. 과학자들은 사람도 적응력이 빠른 동물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응해 진화하게 될 것이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대응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 의대 분자유전학·미생물학과, 면역학과, 듀크 인간백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콧속 냄새를 감지하는 세포가 독감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9월 1일자에 제시했다. 연구팀은 생후 6~12주 된 암컷과 수컷 생쥐를 ‘B형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뒤 몸 각 부분에서 세포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RNA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상기도(입, 목)와 하기도(폐) 세포에서는 바이러스가 쉽게 번식하고 바이러스양이 많아졌지만 같은 상기도인 콧속, 특히 후각신경 세포는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니컬러스 히턴 듀크대 의대 교수(분자바이러스학)는 “후각신경 세포가 다른 인체 세포들보다 더 우수한 항바이러스 능력을 갖추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바이러스가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BTS 빌보드 1위, 서양문화 우위 흐름 바꿨다”

    “BTS 빌보드 1위, 서양문화 우위 흐름 바꿨다”

    ·美,스트리밍에 수많은 음악 있음 깨달아·음악산업 통제력 약화로 영어거품 탈피 ·한국에서 오는 창조적 콘텐츠 강점 있어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미국에서 연일 화제다. 외신들은 BTS가 올해 그래미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까지 점쳤다. 이에 미국 내 한국 대중문화 전문가로 통하는 시더바우 새지(49) 인디애나주립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객원조교수에게 미국 내 ‘BTS 신드롬’의 배경에 대해 1일(현지시간) 이메일로 물었다. 새지 교수는 ‘한국산 창조 콘텐츠의 힘’, ‘미국 음악산업 통제력의 약화’, ‘영어 거품의 붕괴’를 BTS 신드롬을 도운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K팝 혁명과 미국 정치에서 의미하는 바’(6월 24일·워싱턴포스트) 등을 포함해 한류에 대한 다수의 논문과 기사를 써왔다. 새지 교수는 우선 BTS의 정상 등극에 대해 “서양에서 나머지 지역으로 흘러가던 전통적 문화의 흐름이 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거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인터넷,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을 통한 음악 서비스를 통해 미국인들도 이제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라디오와 (CD·테이프 같은) 물리적 레코드 배급자들에 의해 음악산업이 통제될 때 영어 안에 갇혀 있던 미국인들이 ‘영어 거품’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행으로 인해 음악산업의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다양한 음악들이 인기를 끌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미국의 신세대들이 다양한 언어로 음악을 즐기게 됐다는 의미다. 한국의 BTS가 미국 10·20대의 우상이 될 수 있었던 사회적 변화 중 하나인 셈이다. 새지 교수는 BTS 뿐 아니라 보아, 싸이, 블랙핑크 등 많은 한국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나오는 창조적인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고도 평가했다. 또 “싸이는 재미있었지만 BTS의 인기는 완전히 다르다. 모두가 웃는 대신 7명의 맴버를 우상화하고 있다”고 차이점을 언급했다. 다만 미국 라디오 산업에 대해서는 “기존에 BTS의 곡을 틀지 않는다는 팬들의 비난에 라디오 방송국은 그 책임을 언어에 돌렸다. 하지만 (실상은) 미국의 주류문화 생산자를 보호하고 싶어했던 것이고, 외국어 콘텐츠(의 미국 시장 잠식)을 두려워했던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보수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에는 차트 1위 곡이 한국어는 아니지만 다음에는 BTS의 한국어 곡도 같은 위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인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급 전보 △비서실장 남철기△과학기술안전기반팀장 강호원△디지털콘텐츠과장 이주식△생명기초조정과장 조현숙△기초연구진흥과장 김보열△융합기술과장 이주원△지역과학기술진흥과장 홍순정 ■문화재청 ◇3급 승진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장 박희웅△문화재활용국 활용정책과장 김종승 ◇4급 승진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문영철△문화재활용국 문화유산교육팀 김용구△코로나19미래대응반 박정섭△문화재정책국 안전기준과 이명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승진 △책임행정원 김미경△선임사무원 박일란△전문사무원 김란미△전문사무원 연정화△전문사무원 이남순△전문사무원 이대한△전문사무원 이승진 ◇보직 △해운·물류연구본부장 연구위원 김태일 ■고려대 △대학원혁신본부장 정재원 ■국민대 △경영대학원장 조윤호 ■서울여대 △대학원장 겸 교육대학원장 겸 휴먼서비스대학원장 겸 특수치료전문대학원장 승현우(정보보호학과 교수)△자연과학대학장 겸 자연과학연구소장 겸 연구실안전관리센터장 노동윤(화학전공 교수)△미래산업융합대학장 겸 미래산업융합연구소장 박남춘(산업디자인학과 교수)△교양대학장 겸 교양교육부장 겸 교직지원센터장 겸 인터넷윤리센터장 이병걸(정보보호학과 교수)△바롬인성교육부장 배선영(화학전공 교수)△아동연구원장 조은진(아동학과 교수)△인권센터장 송미경(교육심리학과 교수)△교육혁신단장 겸 교수·학습센터장 겸 이러닝·MOOC센터장 이재성(국어국문학과 교수)△도서관장 한승희(문헌정보학과 교수)△독어독문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독어독문학과장 신현숙(독어독문학과 교수)△사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사학과장 양희영(사학과 교수)△기독교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기독교학과장 겸 휴먼서비스대학원 기독교학과장 김유기(기독교학과 교수)△경제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경제학과장 문외솔(경제학과 교수)△식품응용시스템학부장 이경은(식품영양학전공 교수)△경영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경영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장 김정진(경영학과 교수)△패션산업학과장 겸 일반대학원 의류학과장 권하진(패션산업학과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과장 김명주(정보보호학과 교수)△현대미술전공주임 겸 일반대학원 조형학과장 겸 도시환경예술디자인전공주임 이영화(현대미술전공 교수)△국제학전공주임 최균호(독어독문학과 교수)△글로벌문화산업·MICE전공주임 이영주(영어영문학과 교수)△교무처 학사지원팀장 이종일△기획처 대외협력팀장 박현선△교육혁신단 교수·학습센터 팀장 겸 SI교육센터 팀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 팀장 겸 소프트웨어 교육혁신센터 팀장 이지연△교양대학 교학팀장 겸 교직지원센터 팀장 김지훈△교양대학 교학팀 실장 신희분 ■이화여대 △물리학과장 김정리△대학원포스트휴먼융합인문학협동과정 주임교수 신상규△통역번역대학원통역번역학과장 허지운△사회복지대학원부원장 정익중△대학원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부장 박상수△대학원트랜스포메이션디자인협동과정 주임교수 이혜선△생화학교실주임교수 안정혁△이화리더십개발원장 이명선△보구녀관장 김영주△시뮬레이션 기반 융복합 콘텐츠 연구센터소장 김영준△염증-암 미세환경 연구센터소장 이지희△이화정치연구소장 최은봉△이화백신효능연구센터소장 김경효△글로벌 AI 신약개발 연구센터소장 최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직 발령 △사업조정본부 생명기초사업센터장 홍미영△평가분석본부 제도혁신센터장 최대승△재정투자분석본부 예비타당성조사3센터장 안상진△경영기획본부 시설운영실장 김기락△혁신전략연구소 혁신네트워크실장 이동욱
  • 멀어진 거리만큼… 국악도 멀어졌네

    멀어진 거리만큼… 국악도 멀어졌네

    코로나19로 올해 국악계는 많은 관객을 잃었다. 주로 국공립시설이나 단체에서 주어진 공연 기회들이 막히면서다. 그런데 관객뿐 아니라 국악에 새롭게 흥미를 느끼고 경험하길 원하는 소중한 관심들마저 놓치게 될까 더 애가 탄다. “씨앗이 자라고 싶어 하는데 물을 못 주고 있다”는 한숨도 나온다. 주요 국공립단체에서 공연만큼 중요한 사업으로 운영해 온 교육·체험 프로그램들이 올해 줄줄이 취소됐다. ‘미스트롯’ 송가인의 ‘진도아리랑’, ‘팬텀싱어3’ 고영열의 ‘사랑가’처럼 TV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국악을 자주 접하며 친숙해지고 직접 배우려는 사람도 많아지는데, 정작 이 관심들과 닿을 기회도 코로나19에 막힌 것이다. 국립극장은 2016년부터 시작한 인기 프로그램인 ‘관객음악학교’를 결국 열지 못했다. 음악학교 과정 중 하나인 ‘아마추어 관현악단’은 동호회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이 활발한 클래식과 달리 활동 공간이 부족한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비전공자)들을 위한 자리다. 매년 40~50명을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2대1에 육박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에게 7개월간 해금을 집중적으로 배우도록 구성한 ‘악기 포커스’는 대구와 부산에서도 수강자가 올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관객음악학교 수료자들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발표회를 하며 무대에 서는 짜릿함도 경험할 수 있었다. 관객음악학교 참가자 선정 및 발표까지 마쳤는데, 지난달 중순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올해는 두 과정을 모두 취소됐다. 국립극장은 일반인들에게 판소리와 무용 등을 경험하도록 하는 ‘전통예술아카데미’도 올해 진행하지 못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도 매년 진행하던 ‘문화학교’에 올해 1300여명이 접수했지만 결국 문을 닫았다. 판소리, 가야금, 피리, 해금,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기초부터 수준별로 배울 수 있는 교육들로 꾸렸지만 상반기부터 개강을 미루다가 취소됐다. 1년간 명인들에게 국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데다 공연의 기회도 주어져 매년 높은 호응을 받은 주요 사업이었지만 거듭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국립국악원의 ‘국악기 아카데미’는 매년 여름방학의 꽃이었지만 올해는 일찍 져야 했다. 4명의 학생과 보호자 1명으로 팀을 꾸려 단소를 직접 만들고 연주해 보는 시간으로 10팀을 대상으로 하는데 올해 94팀(470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달 두 팀만 체험하고 아예 프로그램을 접게 됐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우리 앙상블’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국립극장, 국립국악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국악 이론과 악기 소개 등 ‘랜선’ 교육을 하고 있지만 직접 체험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립국악원의 한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져 공연을 할 수 있는 국악인들의 무대만큼 아마추어 국악인과 일반인에게 국악을 더욱 친숙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데 올해는 그 기회들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수액서 ‘니켈’ 나오는 식물, 인니서 발견…미래 광업 급변할까

    수액서 ‘니켈’ 나오는 식물, 인니서 발견…미래 광업 급변할까

    니켈은 주방 수전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는 금속으로 주로 광산에서 니켈 광석을 채굴해 얻는다. 그런데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따둘라코대(UNTAD)의 토양생물학자 아이옌 툐아 박사는 니켈 과축적식물(Nickel hyperaccumulator)에 주목하고 니켈을 얻을 새로운 생산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나무는 토양에서 니켈을 흡수해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어 채굴하지 않아도 니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식물은 몇몇 효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량의 중금속을 토양에서 흡수한다. 이들 금속 중에는 니켈도 있으며 이는 특히 식물의 개화 과정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흡수하는 니켈 양이 조금이라도 많으면 니켈 자체가 독이 돼 오히려 식물을 죽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식물에도 니켈이 있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그런데 니켈 과축적식물로 불리는 일부 식물은 니켈을 세포벽 안에 결합하거나 액포 안에 저장하므로 니켈을 과도하게 흡수해도 죽지 않는다. 이 식물은 자신의 싹과 잎 그리고 수액에 니켈을 저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원산의 ‘알리숨 무랄레’(Alyssum murale)는 마른 잎 1g당 최대 3만㎍의 니켈을 흡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니켈을 좋아하는 식물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50종 정도 기록됐다. 하지만 이들 식물의 대부분은 쿠바와 남유럽, 뉴칼레도니아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니켈 퇴적량이 적은 나라에서 자란다. 따라서 니켈을 대량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있어도 흡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반면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이며, 세계 최대의 니켈 매장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인도네시아의 토양에는 니켈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고, 거기에서 흡수할 수 있는 니켈량도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니켈 과축적식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주로 시간을 투자해 조사해온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툐아 박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서식하는 니켈 과축적식물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이들 식물은 얼핏 보면 일반 식물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맨눈으로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었다.대상이 될만한 식물을 발견했다면 검출지를 잎에 누르는 것으로 간단하고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니켈이 포함돼 있다면 검출지는 분홍색으로 물드므로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한다. 하지만 니켈 농도까지는 판단할 수 없기에 모든 표본을 실험실에서 조사해야 했다. 4년 간의 조사 끝에 툐아 박사는 2종의 니켈 과축적식물 ‘사르코테카 셀레비카’(Sarcotheca celebica)와 ‘니마 마나넨시스’(Knemamatanensis)를 발견했다. 이들 고유 식물에서는 건조 잎 1g당 최대 5000㎍의 니켈을 흡수할 수 있다. 이런 발견 이후에도 니켈 과축적식물을 찾는 조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기를 이용한 탐사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자기를 사용하면 고농도의 니켈밖에 검출되지 않으므로 탐사 과정을 고속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니켈 과축적식물은 정말로 니켈 공급원이 될 수 있을까? 툐아 박사를 포함한 식물학자들은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대 식물학자 앤터니 반데어엔트 박사에 따르면, 니켈 과축적식물 1㏊당 매년 추정 120㎏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식물은 단지 광산을 깎기만 하는 광업과는 달리 심을 수 있다. 니켈 과축적식물을 수확할 뿐만 아니라 계속 심음으로써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니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니켈 과축적식물을 찾고 이런 식물을 심는 활동을 넓혀간다면, 한정된 자원에만 의지하지 않고 니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따라 툐아 박사는 지금도 더 나은 니켈 과축적식물을 찾기 위한 조사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툐아 박사의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지구화학탐사저널’(Journal of Geochemical Exploration) 9월호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탄광속 ‘카나리아’ 역할 하는 스마트폰용 유해가스 감지기술 개발

    탄광속 ‘카나리아’ 역할 하는 스마트폰용 유해가스 감지기술 개발

    지하공간에서 작업을 하다가 유해가스 유출 때문에 작업자들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들의 소식이 종종 들리곤 한다. 국내 연구진이 유해가스 유출을 사전에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연구팀은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나노소재 ‘나노린’이라는 물질을 이용해 초저전력, 소형 유해가스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나노린은 완벽하게 일정하게 정렬된 나노선 다발이 공중에 떠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현재 쓰이는 가스 센서들은 소형화하기 편하고 생산단가가 저렴해 금속산화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가스센서는 수 백도에 이르는 고온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히터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소형화는 가능하지만 실제 소형화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기기에 적용가능한 실시간 감지 가스센서를 만들기도 어렵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나노소재 나노린을 이용해 초저전력 센서를 개발했다. 나노소재는 전기적 화학적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센서에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크기 제어가 쉽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정렬이 어렵다. 그렇지만 나노린은 일반적인 반도체 공정을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산업적 활용 가치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나노린을 이용해 초저전력 나노히터를 만들었다. 나노린으로 만든 나노히터는 기존 마이크로히터와 다르게 매우 작은 부분만 가열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 내장해 작은 전력으로도 열을 가해 항상 가스센서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준보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상시 동작형 초소형 가스센서는 언제 어디서나 유해가스의 위험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속 카나리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스 누출을 사전에 인식해 질식사고를 차단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장 굴뚝과 문화예술의 건강한 공존

    공장 굴뚝과 문화예술의 건강한 공존

    서울과 인천을 잇는 국도를 경인로라고 부른다. 부천 소사로 복숭아를 먹으러 간 기억이 있는 세대에게는 경인가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국토의 대동맥이라면 자연스럽게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르지만 19세기 개항 이후 오랫동안 우리 산업의 대동맥은 경인로였다. 전국 곳곳에 대형 산업단지가 줄지어 들어선 오늘날에도 수도권 서남부지역 일대로 확대된 경인공업지대는 여전히 한국 최대의 산업단지라는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경인로의 서울 쪽 시발점인 영등포 일대는 경인공업지대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경인선 철도는 경인로와 나란히 놓였다. 경부선 철도는 서울역을 출발해 경인선과 같은 선로를 타고 달리다가 영등포역을 지나 구로동에 이르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저 경인선과 경부선의 분기점 노릇만 하던 곳에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이 완공되면서 구로역이 지어졌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4회 ‘문래창작촌’은 구로역 광장에서 출발해 영등포역이 바라보이는 문래동 창작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차산업의 발상지인 경인공업지대가 3차산업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 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산업단지가 클수록 노동자의 희생도 비례해 컸던 만큼 모순을 극복하려 했던 노력의 일단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다.구로라는 땅 이름에선 ‘산업 발전의 메카’ 같은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처절한 생존의 현장’처럼 다소 어두운 이미지가 감도는 것도 사실이다.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로, 구로공단역이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상당 부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구로역은 여전히 구로역이다. 역사는 환승역의 기능에 충실하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개통 당시 청량리에서 인천과 수원과 오가는 두 갈래 노선이었다. 구로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철 환승역이라는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지하철을 타고 구로역에 내리는 순간 이곳에서는 왠지 즐거운 만남보다는 슬픈 이별이 더 많았을 것 같은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여전한 남아 있는 선입견 탓이었다. 하지만 3번 출구로 나서 환하고 깨끗한 광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절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한쪽에서는 아주머니 한 분이 텃밭에서 길렀음 직한 채소를 광주리에 조금씩 담아 팔고 있다. 고구마순이며 애호박이 구매욕을 자극하지만 참는다. 광장 앞 경인로 건너편에는 우리 목적지의 하나인 구로기계공구상가단지가 사거리 좌우로 나뉘어 펼쳐져 있다. 건널목에서 녹색 신호등이 켜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줄지은 초대형 곡물저장고에 CJ제일제당의 로고가 보인다. 이전에는 1960년대 건빵 한 품목으로 당시 7대 기업에 오른 동립산업의 밀가루 공장 라인이었다고 한다. 이 공장 터는 조만간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 길 건너에는 하동환자동차 공장이 있었다. 1954년 창업한 버스 제조 회사로 1966년 베트남과 보르네오에 버스를 수출한 기록을 남겼다. V자 날개 모양 가운데 H자가 새겨진 로고를 달았던 하동환 버스가 기억났다.구로기계공구단지는 일대 산업단지의 지원 공단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했다. 1981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산업용품 유통단지로 5만종 남짓한 기계 관련 부품과 공구가 품목별로 블록을 달리해 배치돼 있다. 4개 블록 24동 건물에 모두 1920개 업체가 들어 있는데, 기계·전기·광산·목공·화공·용접에 소방까지 산업 관련 기자재라면 없는 것이 없다고 큰소리친다. 궂은 날씨에도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을 오가는 화물차며 오토바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불황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상가 입주율은 여전히 100%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기계공구단지를 나서 동쪽 신도림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넓게 뚫린 경인로 양쪽으로 플라타너스가 우람하다. 과거 경인로는 왕복 2차로의 길 양쪽으로 일제강점기에 심은 플라타너스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제 노거수로 자라난 플라타너스는 당시의 흔적이다. 신도림역에 접근해 가면서 오른쪽에 2011년 세워진 디큐브시티가 보인다. 호텔과 백화점, 뮤지컬 공연장, 영화관, 대형서점, 식당가, 일반 주거시설이 밀집한 복합 공간이다. 40~50층의 고층건물이 밀집해 들어선 이곳은 대성연탄 공장 터다. CJ제일제당의 밀가루 공장 터도 아마 이런 방식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연탄 공장이 뮤지컬 전용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것을 극적 변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 삶의 양상 역시 이렇듯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디큐브시티를 지나며 돌아보게 된다. 밀가루 공장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올지 기대하게도 된다. 35만㎡에 이른다는 디큐브시티 곁에는 대성그룹 계열사 간판을 달고 있는 주유소도 보인다. ‘연탄 공장이 엄청나게 넓었던 모양이군’ 하고 혼잣말을 했다. 투어단 일행이 걷고 있는 왼쪽, 곧 디큐브시티 건너의 대우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던 자리다. 주변 조흥화학과 삼영화학 터에는 동아아파트·종근당·동일제강이, 기아특수강 자리에는 대림아파트·롯데아파트·태영아파트가 각각 자리잡았다. 구로구 최대 공장 밀집 지대가 이제는 구로구 최고 주거단지가 됐다.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다고 한다. 도림천을 건너 도림교 사거리에서 경인로를 건넌다. 신도림역이 있는 도림천 서쪽이 대형 공장지대였다면 도림천 동쪽 블록에는 지금도 작은 철공소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경인로 남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층고가 높은 작업장 2층에 반원형 혹은 박공 모양의 삼각형 다락이 딸린 건물이 줄지어 있는 전형적인 ‘영등포식 공장지대’가 시작된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카페는 보이지 않는다. 일대 철공소 종사자가 끼니를 해결하는 식당과 주점은 몇 개 보인다. ‘엄마밥상 호프’가 눈길을 끈다. 옆에서 걷던 일행에게 “된장찌개가 끓는 백반이 떠오르는 엄마밥상과 치맥이 생각나는 호프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 하고 말을 건네니 “점심에는 백반을 하고 저녁에는 치맥을 파나 보지, 뭐”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지 아닌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그럴수록 세련미와는 거리가 있는 이 동네의 레트로 감성이 조금은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문래동사거리에서 도림동성당에 가려면 도림고가차도로 경부선과 경인선 철길을 건너야 한다. 1921년 영등포공소로 출발한 도림동성당은 명동 종현성당과 중림동 약현성당, 혜화동 백동본당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지금의 건물은 1963년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기 전에는 멀리서도 바라보였을 것 같다. 도림동성당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가톨릭노동청년회가 1960년 이 성당을 중심으로 창설됐다고 적고 있다. 공장지대에 자리잡은 성당에서 가톨릭노동운동이 태동한 것은 자연스럽다. 가톨릭노동청년회는 이후 우리 노동운동사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회랑이 아름다운 이 성당은 최근 혼배성사의 명소로 떠올랐다고 한다. 비가 뿌리는 이날도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도림고가차도를 다시 건너 문래동으로 간다. 문래동사거리에서는 우성특수강 건물과 연결된 이웃 우진스텐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볼 일이다. 높지 않은 3층짜리 건물이지만 문래창작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철공소 밀집 지역답게 검붉은 색깔이 주조를 이루는 지붕 사이사이에 창작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예술가들의 작업이 가까이, 또 멀리 보인다. 철공소와 예술가가 공존하는 문래창작촌은 2003년부터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됐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철공소 색채와 예술가들의 원색 작업이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이루면서 특유의 매력을 뽐냈다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원색이 바래면서 또 다른 조화를 이뤄 내고 있다. 문래창작촌은 벌써 문래카페촌이 됐다. 창작촌이 이름을 알리기 날리기 시작하자 홍대 앞과 대학로 등 서울 중심부에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카페와 음식점들이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한 철공소의 빈자리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임대료도 오르면서 이제는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개성 있는 카페와 음식점 거리는 이웃 블록으로 확장되고 있다. 규모는 다르지만 홍대 앞 문화가 망원시장으로 연남동으로 넓어진 현상과 닮은꼴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이번 투어에서는 문래창작촌의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지만, 경인공업지대의 시발점으로 문래동 철공소 동네의 성가도 변치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래창작촌의 의미를 퇴락해 가는 공장지대를 예술과 문화가 대체하는 것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래동 철공소들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고 우리 산업에서 굳건하게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문래동 현상’은 이질적으로 보일 뿐 대표적인 2차산업과 대표적인 3차산업의 건강한 공존으로 해석하고 싶다. 2차산업의 중심이었던 구로공단은 3차산업을 추구하는 가산디지털단지로 발 빠르게 성격을 바꿨지만, ‘문래동의 공존’은 훨씬 더 오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서동철 문화재위원회 위원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제15회 서울풍물시장 ●일시 : 9월 5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총수 일가 지분 3.6%로 그룹 장악… 규제 사각 계열사는 늘어

    총수 일가 지분 3.6%로 그룹 장악… 규제 사각 계열사는 늘어

    효성·호반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 최다공정위 “공시 의무화 등 깜깜이 막아야”그룹 총수 일가가 고작 3.6%의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되레 대기업의 우회 출자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열사들이 더 늘었다. 이에 따라 재벌 총수 감시·감독을 위한 제도 개선이 뒷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 기준 64개 기업집단(소속 회사 2292개사)의 내부 지분율은 57.6%로 전년 대비 1.0% 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내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들이 신규 지정되면서 전체 평균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총수가 있는 55개 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419개사로, 평균 지분율은 10.4%였다. 전체 2114개 계열사 대비로 따지면 3.6%에 불과하다. 결국 지분 3.6%를 보유한 총수 일가가 해당 지분을 계열사에 출자하고, 계열사를 통해 다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우회 출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 계열사에 출자한 공익법인은 124개에서 128개로, 해외 계열사는 47개에서 51개로, 금융·보험사는 41개에서 53개로 증가했다.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이 낮아져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빠진 ‘사각지대 회사’도 376개에서 388개로 12개사 늘었다. 효성(32개)과 호반건설(19개)이 가장 많은 사각지대 회사를 보유했고, GS·태영·넷마블도 각각 18개사씩 보유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없으나 사각지대를 보유한 기업집단도 금호석유화학, LG, 동국제강, 한라 등 4개사가 있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회사, 20% 이상인 비상장회사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 과장은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공익법인이나 해외 계열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가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공익법인과 해외 계열사를 통한 우회 출자 등에도 공시 의무를 부과해 ‘깜깜이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50년 된 여수국가산단,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

    50년 된 여수국가산단,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

    50년이 넘은 여수국가산단의 회색빛 이미지가 9월부터 활력 있고 역동적인 아름다운 거리로 바뀐다. 여수시는 여수국가산단이 산자부에서 대개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스마트그린 산단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여수산단은 다음달 부터 1년 동안 총사업비 20억원을 들여 디자인특화거리, 쉼터·녹지 등 밝고 아름다운 거리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시는 우선 핵심 사업지에 해당하는 삼동지구 산단 진입로 400m 거리에 디자인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호대기가 많은 고가도로를 활용해 웰컴 사인물이나 산단 상징물을 설치하고, 화학산단을 상징하는 가로 상징구조물도 만든다. 산단 출퇴근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디자인 그늘막, 아름다운 벤치, 휴게실 등을 세워 앞으로 산단 대개조로 붐을 이룰 근로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한 시설도 설치한다. 산단의 장관을 조망할 수 있는 소형 전망대와 포토존을 설치해 새로운 테마여행 컨텐츠도 제공한다. 이순신대교에서 산단으로 진입하는 진입로에는 웰컴 사인물을 세워 여수를 찾는 관광객 등에게 밝은 여수의 첫인상을 심어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50년이 넘은 어두운 느낌의 여수국가산단을 생산액 전국 2위라는 자긍심을 높이는 시각적 랜드마크로 상징화하도록 하겠다”며 “산업관광 신규 컨텐츠 발굴로 여수산단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은막에서 역사 구현”… 보즈먼 비보에 전세계 애도

    “은막에서 역사 구현”… 보즈먼 비보에 전세계 애도

    마블 영화 ‘블랙 팬서’ 등에 출연한 배우 채드윅 보즈먼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영화팬들은 물론 사회 저명인사들도 일제히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AP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간) 보즈먼이 4년간의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43세. 그동안 보즈먼은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특별히 알리지 않았기에 그의 사망 소식은 더욱 갑작스러웠다. 유족 측은 성명에서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수많은 수술 및 화학치료를 받던 도중 촬영한 작품이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대표 흑인 배우로 생전에 흑인 실존 인물을 많이 연기했던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보즈먼의 사망 소식은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한 사회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미 최초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보즈먼이 스포츠 영화 ‘42’에서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연기했던 것을 계기로 백악관을 방문했던 일을 회상하며 “젊고 재능 있는 흑인이었던 고인은 자신의 능력을 어린이들이 우러러볼 만한 영웅이 되는 데 사용했고, 이 모든 일을 고통 속에서 해냈다”고 적었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은 “그는 여러 세대에 영감을 줬고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고 추모했고,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도 트위터에 “그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생애는 변화를 만들었다”고 적었다. 보즈먼의 생전 마지막 트윗은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지명된 것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도 “은막의 삶에서 역사를 구현한 배우”라고 애도했다. 고인은 가상국가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를 연기했던 영화 ‘블랙 팬서’를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블랙 팬서’는 주연배우는 물론 대다수 출연진으로 흑인이 출연한 최초의 슈퍼히어로 영화로, 유족도 성명에서 “특히 ‘블랙 팬서’에서 티찰라 왕을 연기한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밝힐 만큼 고인에게는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특히 이 영화는 2017년 부산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해 ‘부산 팬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트위터에 “보즈먼은 자신의 생명을 위해 사투를 벌이면서도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이 바로 영웅적인 일”이라고 적었다. 보즈먼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해 420만 달러를 기부했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도 “그는 헌신적이고 호기심 많은 예술가였다”며 “편안히 잠들길, 왕이여”라고 고인을 기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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