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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유기농 식품과 유병언/문소영 논설위원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 인구증가로 대규모 식량부족에 직면했던 개발도상국들이 1950~60년대 급격한 농업 증산을 이룬 각종 개혁을 표현하는 단어다. 미국 농학자 노먼 볼로그는 녹색혁명의 선도자였던 덕분에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다수확 품종인 멕시코 밀을 육성해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 여러 가지 개혁은 일단 다수확 신품종을 개발해 심고, 대량의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고자 다량의 비싼 농약을 살포하며, 대규모 관개설비(灌漑設備)를 갖추는 등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근대적 농업기술의 도입이다. 미국 록펠러재단과 포드재단은 1962년에 필리핀에 국제벼연구소(IRRI)를 설립하고, 1966년에 IR-8을 개발했는데 이른바 ‘기적의 볍씨’로 불렸다. 한국 정부는 이 품종을 도입해 ‘통일벼’란 이름의 신품종을 개발, 1974년부터 주력보급 품종으로 지정했다. 60대 이후의 노인들은 ‘통일벼’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미곡 증산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밥맛이 떨어지고 병충해에 취약해 농약을 대량으로 살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 탓에 1970년대 사회문제 중 하나가 ‘농약 잔류 쌀’이었다. 또 대량으로 투입하는 화학비료라는 것은 나트륨, 칼륨, 칼슘, 질소, 인산 등 무기화학물질을 말하는데, 이 역시 지구의 유한한 광물자원 등에서 추출해 자원고갈의 우려가 있다. 다시 말해 ‘녹색혁명’이란 당초의 생명력의 이미지와 달리 자원고갈이나 환경오염 등을 걱정하게 하는 농법이다. 1830년쯤 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리비히가 밝힌, 식물 성장은 부족한 영양소가 성장을 제한한다는 ‘최소량의 법칙’을 고려하면 대량 투입된 화학비료 역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최근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퇴비로 키운 농산물이 인기다. 이 유기농작물이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씨를 추적하는 단서가 됐다. 유씨의 순천 은신처에 생수와 유기농 마른 과일을 배달하던 사람을 미행한 덕분이다. 그가 검찰의 추적이라는 위험에도 유기농 식습관을 못 바꾼 것이다. 도망치는 유씨와 검거하려는 검찰과의 숨바꼭질은 마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을 보는 것 같다. 유씨를 비호하고 있는 구원파 측은 금수원에 붙어 있던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와 같은 현수막을 검찰에서 떼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폭로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한 의혹을 자아내려 했다. 현상금 5억원의 세금도 절약할 겸 유씨는 어서 자수해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길 바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누가 우리를 ‘밥상 속의 독’에 빠지게 하나

    누가 우리를 ‘밥상 속의 독’에 빠지게 하나

    죽음의 식탁/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권지현 옮김/판미동/640쪽/2만 8000원 2008년 초 프랑스의 다큐멘터리 제작자 마리 모니크 로뱅이 다국적 기업 몬산토의 실체를 파헤친 책과 다큐멘터리가 유럽 전역을 강타했다. 폴리염화비페닐(PCB), 다이옥신,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주수입원으로 삼던 화학기업이 식량위기의 해결사로 둔갑하고, 유전자변형식품(GMO) 특허권의 90%를 휘두르며 제3세계 농민들을 어떻게 사지로 몰아넣는지 낱낱이 드러냈다. 글과 영상은 GMO 이슈화와 몬산토 반대운동을 전 유럽으로 퍼뜨렸다. 2년 후 로뱅은 논의를 확장시켰다. 우리 환경과 식탁을 점령한 합성 화학물질이 어떻게 관리되고 규제되는지 쫓아 ‘우리 일상 속의 독’(Notre Poison Quotidien)에 담아냈다. ‘죽음의 식탁’은 그 책의 번역본이다.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독성 물질은 농약부터 합성 감미료까지 수두룩하다.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고, 위험을 따져야 할 과학자들은 기업의 필요에 따라 사실을 감춘다. 규제를 해야 할 보건 당국은 대기업의 지원군이 되면서 우리 입에 독성 물질을 넣고 있다. 단맛을 내는 아스파르탐이 무설탕 음료, 껌, 요구르트 등으로 전 세계 2억명의 입에 들어가게 된 과정은 그 현상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1965년 미국 제약회사 GD설의 화학자는 위궤양 약을 개발하다가 아스파르탐을 발견했다. 아스파르탐산과 페닐알라닌, 메탄올로 구성된 이 물질은 열량이 없고 사카린 같은 쓴맛도 남기지 않는 완벽한 감미료였다. 문제는 메탄올은 에탄올과 중화하지 않으면 간에서 포름알데히드로 변하고, 아스파르탐산과 페닐알라닌은 물에 닿거나 30도 이상이 되면 독성 물질인 DKP로 분해된다는 점이었다. 이런 위험 요소에도 기업의 전략과 은밀한 과학, 정치적 상황이 맞물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을 따냈다. 기업은 DKP가 건조식품에서는 안정적이라는 것을 내세웠고, 과학은 일부러 허술한 연구로 위험성을 가릴 연구 결과를 거두었다. ‘공화당의 JFK’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도널드 럼즈펠드가 GD설의 CEO로 취임해 정부를 압박했고, 때마침 ‘규제 완화의 사도’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결국 1981년 아스파르탐이 허용되고, 일일 섭취 허용량은 50㎎/㎏로 결정됐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모인 이탈리아 라마치니 연구소가 아스파르탐이 백혈병, 신장암, 두개골 신경 종양 등을 일으킨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FDA와 유럽 식품안전청은 무시하고 있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활용해 비스페놀A, 다이옥신, 벤젠 등 일상에 넘쳐나는 독성 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경로를 들추면서 화학물질 유해성의 기준이 되는 일일 섭취 허용량, 잔류농약 최대 허용량은 ‘독살자의 신성동맹’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위험에 대항하는 시민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니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 하지만 안심하자. ‘합리적인’ 사람들인 ‘과학자들’이 어련히 잘 알아서 하고 있을까.” 저자는 “탄탄한 논리로 무장해서 능력껏 행동하고 더 나아가 우리 건강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 FDA 승인’을 안전의 척도로 여기는 한국이 이 책의 경고를 그냥 넘길 수 있을까.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거미 게놈 해독 성공…거미줄 등 비밀 밝힌다

    거미 게놈 해독 성공…거미줄 등 비밀 밝힌다

    거미를 대표하는 두 종의 게놈을 처음으로 해독했다는 연구논문이 6일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로써 앞으로 고성능 살충제와 인공 거미줄 등의 개발에 기대를 모으게 됐다고 AFP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트리네 빌데 교수가 이끄는 생물학 연구팀이 거미의 주요 2부류를 대표하는 각각의 거미에 대한 DNA 서열을 해독했다. 이번 게놈 해독에 쓰인 두 거미는 땅 위를 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원실젖거미아목에 속하는 타란툴라 일종인 브라질의 ‘자이언트 화이트니’와, 지상과 떨어진 나무 등에 살며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른바 거미줄을 만들어 포식 활동을 하는 주홍거미과에 속하는 아프리카의 ‘소셜 벨벳 스파이더’(학명: Stegodyphus mimosarum)라고 한다. 생물학자들은 그동안 거미의 높은 생존 능력에 매료돼왔다. 거미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자기 몸집보다 7배나 큰 먹이를 포식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화학자들은 다른 측면에서 거미에 관심을 보이는데, 그것은 바로 거미줄. 이 거미줄을 구성하는 복합 단백질은 강철이나 케블라 섬유보다 몇 배나 강도가 높은 장점이 있어 과학자들은 이를 복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 거미의 신경성 독은 특정 곤충만 죽이므로 기존보다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농약 개발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참여한 제스퍼 벡스가드는 “이번 해독은 해충과 같은 특정 대상에 쓰이는 등 다양성을 지닌 거미 독의 단백질과 세균 세포 내에 거미줄을 배양해 무력화시키는 등 다양한 연구에 필요한 거미줄 단백질의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라면보다 7000배 매운 ‘괴물 칠리버거’ 등장

    라면보다 7000배 매운 ‘괴물 칠리버거’ 등장

    얼마나 매우면… 최근 영국에서 5명에게 병원신세를 지게 한 ‘XXX 핫 칠리버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이 10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가장 매운 버거’라는 별명을 가진 이것은 석세스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음식의 ‘특성’상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절대 맛볼 수 없다. 이 햄버거 소스는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스케일(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최초로 개발해 어떤 고추가 매운지를 판단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쓰이며, 스코빌 척도라고도 부른다)로 무려 920만 SHU(단위)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맵다’고 느끼는 핫소스의 수치는 500SHU,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매운 맛’이라 부르는 라면은 1320SHU인 것을 감안하면 7000배 가량 매운 셈이다. 이를 개발한 레스토랑 주인인 닉 갬바델라(55)는 ‘XXX 칠리버거’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버거를 먹은 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각서에 사인을 한 뒤 과감하게 도전한 사람 중 5명이 곧장 병원에 실려 갔지만 어떤 법적 소송도 제기하지 않았다. 닉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 버거를 찾아온다”면서 “이것을 만든 나조차도 너무 매워서 감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는 햄버거의 아주 작은 조각을 삼켰을 뿐인데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위장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면서 “사람들에게 (매운 햄버거를) 주의하라고 경고하지만 그저 유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초강력 칠리 버거’의 가격은 불과 3.9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7000원이다. 지금까지 이 버거에 도전한 사람은 3000명이지만, ‘무사히’ 한 그릇을 모두 비운 사람은 59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라면보다 7000배 매운 ‘괴물 칠리버거’ 등장

    라면보다 7000배 매운 ‘괴물 칠리버거’ 등장

    얼마나 매우면… 최근 영국에서 5명에게 병원신세를 지게 한 ‘XXX 핫 칠리버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이 10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가장 매운 버거’라는 별명을 가진 이것은 석세스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음식의 ‘특성’상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절대 맛볼 수 없다. 이 햄버거 소스는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스케일(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최초로 개발해 어떤 고추가 매운지를 판단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쓰이며, 스코빌 척도라고도 부른다)로 무려 920만 SHU(단위)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맵다’고 느끼는 핫소스의 수치는 500SHU,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매운 맛’이라 부르는 라면은 1320SHU인 것을 감안하면 7000배 가량 매운 셈이다. 이를 개발한 레스토랑 주인인 닉 갬바델라(55)는 ‘XXX 칠리버거’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버거를 먹은 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각서에 사인을 한 뒤 과감하게 도전한 사람 중 5명이 곧장 병원에 실려 갔지만 어떤 법적 소송도 제기하지 않았다. 닉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 버거를 찾아온다”면서 “이것을 만든 나조차도 너무 매워서 감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는 햄버거의 아주 작은 조각을 삼켰을 뿐인데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위장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면서 “사람들에게 (매운 햄버거를) 주의하라고 경고하지만 그저 유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초강력 칠리 버거’의 가격은 불과 3.9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7000원이다. 지금까지 이 버거에 도전한 사람은 3000명이지만, ‘무사히’ 한 그릇을 모두 비운 사람은 59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 초기 비밀 품은 ‘44억살 최고(最古) 암석’ 발견

    지구 초기 비밀 품은 ‘44억살 최고(最古) 암석’ 발견

    추정 나이가 44억년에 달하는 지구 최고(最古) 암석 조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위스콘신대학교 메디슨 캠퍼스 지질학 연구팀이 호주 서부 잭 힐스 지역 석영섬록암(quartz diorite)에서 해당 조각을 발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 조각을 10만배 확대가 가능한 특수 광학 현미경으로 조사해 원자 단위의 지르콘(Zircon, 황동석과 결정구조가 같은 정방정계 광물) 파편을 추출해냈다. 이후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 결과 밝혀진 해당 지르콘 파편의 초기 형성 시기는 무려 44억년으로 지구와 엇비슷한 나이였다. 사실 지난 2007년에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이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지르콘 결정 속에서 ‘43억 년 된 다이아몬드’를 발견해 학계의 이목을 끈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정밀 분석 결과 이 다이아몬드는 실험 중 잘못 유입된 연마제가 변형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발견된 암석 중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캐나다 아카스타 지역의 40억년 된 바위가 유일했기에 이번 암석 조각 발견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해당 조각이 지구 초기 생태계에 대한 기존 이론을 반박하기 때문이다. 44억 년 전은 지구 형성 초기 시대로 지질학자 대부분은 이때는 지구 표면이 딱딱하지 않고 용암이 부글부글 끓는 형태였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44억 년 된 지르콘 조각이 있다는 것은 당시 지구에 상당히 두터운 지각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발견이 사실로 증명될 경우 기존 지질학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연구를 주도한 존 벨리 박사는 “우리는 지르콘 파편을 수없이 화학 조사하는 과정에서 형성 연대가 44억 년 전이라는 것을 증명할 통계 수치를 가지게 됐다”며 “지르콘은 매우 강한 물질로 인위적으로 손상하지 않는 한 무구한 시간을 견뎌낸다. 이 속에 지구 초기 모델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IT대 지구화학자 사무엘 보링 박사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파편 조각의 크기가 원자형태로 너무 작다는 것이 문제”라며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이질적 물질이 침투한 것은 아닌지 정밀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온라인 판에 2월 23일 게재됐다. 사진=John Valley, University of Wisconsin/라이브사이언스 닷컴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부고] 영국 좌파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

    [부고] 영국 좌파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가 취임하기 전 ‘대처리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신랄하게 비판했던 좌파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이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10일(현지시간) 홀의 죽음을 일제히 보도했다. 대부분의 좌파 지식인이 대처를 깔보는 가운데 그는 총리 취임 4개월 전에 대처의 등장과 새 시대로의 진입을 알아봤다. 그의 대처리즘은 좌파 사회의 사고를 재구성하며 훗날 신노동당 탄생의 토대가 됐다. 1932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홀은 1951년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본토의 차별로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정치, 문화를 연구한 그는 ‘다문화주의’가 영국 정치의 주류에 편입되는 데 기여했다. 1960년 역사학자 E P 톰슨, 문화학자 레이먼드 윌리엄스와 함께 신좌파를 대표하는 잡지 ‘신좌파 리뷰’의 창간 편집자로 활동하며 영국 사회에 이민과 정체성 등에 관한 다양한 논쟁이 일어나게 했다. 1964년부터는 영국 최초의 문화연구소인 버밍엄대 현대문화연구소에서 활동했다. 홀은 1979년부터 오픈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를 계속했고 1997년 은퇴한 뒤로는 대중 앞에 드러나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홀은 2년 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독립적인 분석도 아이디어도 없어진 좌파가 곤경에 빠졌다”면서 “사람들의 관점을 바꿀 정치적 감각을 잃어버린 좌파는 그저 시류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50대 교수직 버리고 새 삶 찾은 인문학자 김경집 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50대 교수직 버리고 새 삶 찾은 인문학자 김경집 씨

    “그래도 힘이 있을 때 말을 갈아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모든 것을 다 누린 뒤 새롭게 변신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김경집(55) 전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 교수는 충남 서산 해미면 일락골길 15 아담아파트 4층에 산다. 집 앞에 성벽으로 둘러쳐진 해미읍성이 있으니 월스트리트에 사는 셈이다. 뉴욕 월가의 사람들처럼 돈은 많지 않지만 마음만은 부자다. 2013년 1월 이곳으로 내려왔으니 어언 1년이 된다. 26㎡(8평) 원룸에는 책이 가득하고 책상과 의자, 식기 등 가재도구는 단출하다.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 관리비는 5만원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해미읍성을 끼고 도는 둘레길 아라뫼길을 산책한다.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챙겨 먹고 책을 읽거나 원고를 쓴다. 점심과 저녁을 먹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산책 뒤 독서와 집필이다. 밤 12시쯤 잠자리에 든다. 가끔 개심사로 넘어가는 뒷길을 거닐기도 한다. 산책을 할 때에는 반드시 수첩을 챙긴다. 머리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을 적기 위해서다. 그가 해미에 둥지를 튼 것은 25년은 배우고 25년은 가르치고 25년은 글을 쓰면서 살겠다고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던 30대 초반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40대 중·후반 다시 떠올랐다. 미국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도 30대 때 5년 동안 오두막에서 책만 읽지 않았던가. “선배 교수들을 보니 정년 퇴직하고 나면 금방 늙더군요. 60~70 인생이면 모르겠는데 요즘은 수명이 주책없이 길어져 100세까지 사는 세상 아닙니까. 긴 노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전환점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2년 2월 가르치던 대학에 사표를 냈다. 인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삶을 4단계로 나눈다. 베다 등의 고전을 배우는 범행기(梵行期), 집에서 머무는 가주기(家住期), 산에서 지내는 임서기(林棲期),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 유행기(遊行期)이다. 범행기가 사회에서 활용할 지식을 습득하는 기간이라면 가주기는 배운 지식으로 가정을 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시간이다. 임서기는 집을 나와 숲속에서 명상을 하며 자아를 찾는 시기이며 유행기는 세상을 주유하며 깨달은 것을 전파하는 시기이다. 이에 대입하면 대학에서 인간학과 영성을 가르쳐 온 인문학자 김경집은 임서기를 살고 있는 셈이다. 그에겐 40대가 없었다. 아내가 위암에 걸려 7~8년 투병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병수발에 두 아들 뒤치다꺼리에 경황이 없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아파트가 외환위기로 반토막이 났다. 이마저도 치료비를 대느라 전세로 살게 됐다. 한창때 개인적 삶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다. 아내는 다행히 병에서 회복됐다. “빚을 내 아내 치료비를 마련하고 간호를 할 때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이것도 살 만한 인생이구나, 나름대로 괜찮은 삶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내 할 일은 다했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위안이 들었다. “평탄하고 순탄한 삶을 살았으면 대학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닥까지 내려가 봤으니 더 이상 두려움이나 겁이 나지 않았습니다.” 2011년 가족들에게 이젠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털어놓았다. 큰아들은 ‘아버지 원하는 대로 하세요’라고 했고, 둘째 아들은 ‘대학은 마쳐야 하지 않나요’라고 했다. 아내는 흔쾌히는 아니었지만 ‘원하면 하라’고 ‘암묵적’ 동의를 했다. ‘설마 그렇게 할까’라는 미심쩍은 생각과 함께 병수발을 들어준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대학시절 영문학도로서의 문학에 대한 열망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갈까 궁리하다 해미가 떠올랐다. 힘들 때 해미를 가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닐 때 온화한 미소가 일품인 마애석불을 보러 간 기억도 났다. 나머지는 일사천리였다. 해미에 아파트를 구하고 책을 옮겼다. “책 읽고 원고 쓰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해미에 오니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강의나 채점 등 방해받거나 간섭받는 일이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벌써 책을 세 권이나 냈습니다. 집중력도 높아졌습니다.” 그는 해미생활에 대만족이다. “제 연배의 동료들은 이제 하나 둘 현업을 떠나고 있습니다. 남들이 그만둘 때 저는 새로운 분야에서 힘차게 시동을 걸고 있으니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힘이 부치기 시작하는 50대 중반이지만 해미에 온 뒤 세상을 보는 안목과 폭은 오히려 넓어진 느낌입니다.”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40대 때의 경험으로 아침 저녁 등 끼니를 때우는 것은 혼자서도 거뜬히 해결한다. 그러나 얼마 전 급체로 5분 거리의 병원을 진땀을 흘리며 30분 동안 가야 했을 때는 조금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이러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함께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산책을 하면서 명상을 해서인지 번쩍이는 생각도 많다. 해미에서 할 일이 20~30가지는 된다. 해미읍성의 솔밭숲에서 달빛을 밟으며 시낭송회를 열면 환상적일 것 같다. 해미읍성에선 민속놀이만 하고 있는데 관악기 축제도 해봄 직하다. 대학에 있을 때 한 음대생이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해 학교를 다니다 돈이 떨어지면 휴학을 하는 등 힘들게 공부하는 것을 봤다. 재주 있는 학생들을 불러 기업의 협찬을 받아 연주회를 개최하면 문화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어려운 음대생들의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다. 또 음대생들이 재능을 기부하면 이 곳 학생들은 큰돈 들이지 않고도 악기를 배울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교화를 위한 음악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 방식이 떠오른다.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구스타브 두다멜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됐다. 불모지인 해미에 문화의 씨앗을 뿌리고 대중 인문학을 전파하겠다는 그의 꿈이 영글고 있는 것이다. 해미생활은 예상보다 빨리 연착륙하고 있다. 책을 쓰고 인문학 강의도 다닌다. 처음에는 수입이 교수시절의 5분의1로 줄었으나 지금은 절반 정도로 좁혀졌다. 올해 말이 되면 3분의2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5년 정도 걸려야 안정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다. 해미로 오면서 가훈을 바꿨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각자도생(各者圖生)으로 정했다. 이제 아빠의 인생을 살 테니 자식들도 자신들의 삶을 살라고 한 것이다. 혹시 책이 잘 팔려 인세를 많이 받으면 모르겠지만 물려줄 것도 없다고 했다. 물질적 도움은 줄 수 없지만 아이들이 세상을 살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밑돌이나 발판은 될 수 있다. 평소 인문학 강의를 하면서 주부들에게 직업이 없어도 명함을 만들라고 권했다. 명함은 자존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교수직에서 은퇴한 뒤 명함을 만들지 못했다. 이름 뒤에 들어갈 마땅한 직책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내려놓았다고 생각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름과 함께 작업실·이메일 주소, 휴대전화번호를 적은 명함을 만들었다. 평소 갖고 싶었던 당호(堂號)도 지었다. 나무처럼 살고 싶어 수연재(樹然齊)라고 했다. 명함 뒤에는 ‘뜻은 높게 생각은 깊게 영혼은 맑게 삶은 소박하게’라는 글이 적혀 있다. 처음에는 해미에서 10일, 서울에서 20일을 지냈다. 여름이 되자 해미와 서울이 절반씩 균형을 이루다 가을이 되자 해미 20일, 서울 10일로 역전됐다. 아들이 한두 번 다녀가고 친구들도 찾아온다. 생활은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된다. 강연, 취재, 출판사 업무 등은 서울에 머물 때로 몰고 서울에 없을 때에는 경조사도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한다. 친구 모임 등도 서울에 있을 때로 조정한다. 그러다 보니 만남의 밀도도 훨씬 높아진다. 해미에는 아직 친구가 없다. 도서관 사서, 교육공동체 회원과 이를 후원하는 의사들과 교분이 있는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 주민들과의 만남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tslim@seoul.co.kr
  • 빌 게이츠 자선재단, 신개념 콘돔 아이디어 공모 당선작 선정

    빌 게이츠 자선재단, 신개념 콘돔 아이디어 공모 당선작 선정

    ‘사람의 온기에 닿으면 수축하는 콘돔’, ‘소 힘줄로 만든 콘돔’…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가 세운 자선재단이 새로운 콘돔 개발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 등에 따르면 ‘빌&멜린다’ 재단은 차세대 콘돔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11개 아이디어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소의 힘줄로 만든 콘돔이다. 소 힘줄로 만든 콘돔은 사람의 피부와 비슷해 착용감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사람의 온기에 닿으면 수축되는 특성을 지닌 물질로 콘돔을 만들면 최적의 착용감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선정작에 포함됐다. 또 주로 어두운 밤에 사용함에 따라 착용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콘돔 포장을 양쪽으로 뜯어내면서 동시에 착용이 가능한 콘돔도 차세대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어두운 밤에 콘돔을 수습하느라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을 높게 산 것이다. 게이츠 재단은 이들 11개 선정작에 우선 각각 10만 달러(1억 1000만원)를 지원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람들은 앞으로 18개월 내에 상용화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 및 임상 목적의 실험 단계에까지 이르면 1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 이번 콘돔 아이디어 공모에는 인도의 유명 콘돔 제작업체를 비롯해 미국의 화학자, 영국의 진공청소기 관련 업체 등으로부터 모두 812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게이츠 재단이 차세대 콘돔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섹스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동시에 불필요한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콘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차세대 콘돔을 개발해 콘돔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 에이즈 등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번 차세대 콘돔 개발 공모는 ‘얼핏 보면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를 지닌 과학자를 지원한다는 게이츠 재단의 ‘대도전과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소를 만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다

    산소를 만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다

    원소의 세계사/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김정혜 옮김/알에이치코리아/544쪽/2만원 ‘원소기호 O, 원자번호 8’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지겹도록 외웠던 ‘원소 주기율표’ 속 산소의 실체다. 현실 세계에서 산소는 생명이자 활기다. 한 광고문구에서 보듯 ‘산소 같은 여자’는 건강하고 상큼한 여성의 대명사이고, 너른 숲에서 다량의 공기를 내뿜는 강원도는 한국의 ‘산소통’이다.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다. 이웃 일본과 중국에선 돈을 내고 산소를 사는 ‘산소 바’(oxygen bar)도 성업 중이다. 한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산소와 실제 산소는 많이 다르다. 예컨대 산소는 반응성이 크다. 거의 모든 원소와 반응해 산화물을 만든다. 산화는 혼란과 쇠퇴의 다른 이름이다. 산소와 접한 원소는 곧 혹은 서서히 파괴된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잠 잘때마다 사용했던 산소텐트가 되레 수명을 가속시키고 죽음을 앞당겼을 거라는 주장은 그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먼저 생명을 주고 곧이어 죽음에 바짝 다가서게 만드는 이중적인 원소. 그 탓에 산소는 ‘간교한 요부’라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주기율표에 갇힌 원소들은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이력을 갖고 있다. ‘원소의 세계사’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원소들의 어제와 오늘을 하나하나 추적한 뒤 우리가 엿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사 혹은 문화사를 끄집어낸다. 저자는 이를 위해 기존의 서술 방식을 버렸다. 원소들을 주기율표대로 열거하거나 각각의 성질과 용도를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가 밝혔듯 책이 “(화학자가 아닌) 인류학자가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주기율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는 ‘문화적’ 주제에 따라 원소를 분류했다. 힘, 불, 기술, 아름다움, 흙 등 다섯 가지다. ‘힘’에서는 부의 상징이자 통제의 근간으로 활용됐던 원소들을 다룬다. 첫 장은 ‘당연히’ 금(Au, 79)이 연다. 로마시대 작가 플리니우스가 ‘불에 타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유일한 금속’이라 상찬했던 물질이다. 이어 금의 윗자리를 노리는 플래티넘(Pt, 78), 은(Ag, 47) 등이 뒤를 잇는다. ‘불’에선 ‘기적의 빛’이라 불리는 인(P, 15) 등 타면서 빛을 내거나 부식 작용이 두드러지는 원소들이 등장한다. ‘기술’에선 쉽게 늘어나거나 잘라지는 등의 특성 덕에 수천년 동안 장인(匠人)들의 재료로 이용됐던 원소들이 나온다. ‘아름다움’에선 원소가 세상을 어떻게 채색하는지, ‘흙’에선 수많은 원소가 왜 특정한 장소에서 발견되는지 살핀다. 책엔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플루토늄의 원소기호인 Pu는 소변을 뜻하는 ‘peee-euggh’에서 따왔다. 더 극적인 건 이름을 얻게 된 경위다. 플루토늄의 모티브는 명왕성(플루토)이다. 미국의 화학자 글렌 시보그는 1942년 발견 당시 플루토늄을 언젠가 금의 지위를 대체할 탁월한 물질로 여겼다. 하지만 불행히도 플루토늄이 가진 힘은 지나치게 파괴적이었다. 소량으로도 강력한 핵폭탄을 만들 수 있었다. 타고 남은 재(핵 폐기물)조차 몇만년 동안 반감기를 거치며 두고두고 인간의 생명을 노린다. 로마 신화에서 지하세계와 죽음을 관장하는 신 ‘플루토’(그리스 신화의 하데스)처럼 인류에게 ‘죽음의 사신’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제 한 몸 불살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탄소(C, 6), 화가들의 붓을 통해 화단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카드뮴(Cd, 48)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 주인공 사망

    영화 ‘로렌조 오일’ 실제 주인공 사망

    영화 ‘로렌조 오일’의 실제 주인공인 아우구스토 오도네(오른쪽)가 고향 이탈리아 피에드몬트에서 숨졌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80세. 로렌조 오일은 평생 의학과 관련없이 살아온 오도네 부부가 아들 로렌조(왼쪽)를 살리기 위해 의학, 생화학에 매달려 희귀병 치료약을 개발해 낸 실화를 바탕으로 1992년 제작됐다. 로렌조는 여섯살 때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희귀병으로 2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으나 오도네 부부가 개발한 치료약 덕분에 30세까지 살다 2008년 5월 세상을 떠났다. 오도네 부부는 1980년대 초 한 영국 화학자의 도움을 받아 올리브와 평지씨 기름에서 추출한 혼합물로 치료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부부는 치료약을 가족에게 먼저 시험해본 뒤 로렌조에게 투여했고, 아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4600만년 전 ‘쥬라기공원 모기’ 화석 발견…“배에 피 가득”

    4600만년 전 ‘쥬라기공원 모기’ 화석 발견…“배에 피 가득”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공룡 복원의 열쇠가 됐던 것과 유사한 ‘피가 가득 찬 고대 모기’ 화석이 미국에서 발견됐다. 미국 몬태나주의 한 강바닥에서 배에 마른 피가 가득 들어 있는 4600만년 전의 암컷모기 화석을 발견했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은퇴 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생화학자 데일 그린월트는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에 제1 저자로 기고한 글에서 “문제의 화석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이런 종류는 유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이 첨단장비로 모기 배에서 피의 철 성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DNA 검출은 불가능했다. 결국 모기 뱃속에 있는 피가 어떤 생물의 것인지는 확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린월트는 옛날 모기도 날개가 있는 짐승의 피를 좋아했던 만큼 문제가 피가 조류의 것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것은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물론 4600만년 전 모기이기 때문에 모기가 품고 있는 피가 공룡의 피일 리는 없다. 굳이 명명하자면 ‘신생대’ 모기다. 석사 과정에 있는 한 학생이 처음 발견한 이 화석 모기는 길이가 0.5cm에 불과하다. 이 모기는 배가 터지도록 피를 먹고 호수 위를 날다가 식물 진액에 붙잡혀 결국 강바닥으로 빠져 들어가 결국 화석이 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몬태나 주 북서부 화석 지역에서 이제까지 30여개의 모기 화석이 발견됐으나 배에 피가 가득 들어 있는 모기 화석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벨화학상에 화학반응 컴퓨터 분석이론 만든 美 3인방

    노벨화학상에 화학반응 컴퓨터 분석이론 만든 美 3인방

    올해 노벨화학상은 컴퓨터로 복잡한 분자의 화학반응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마르틴 카르플루스(83)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레빗(66) 스탠퍼드대 교수, 아리에 와르셸(73)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 등 세 명을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이전까지 화학자들은 플라스틱 공과 막대를 이용해 화학분자 모델을 분석했으나 1970년대에 이들이 개발한 컴퓨터 모델 덕분에 이제는 컴퓨터로 화학작용을 예측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이들 세 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분자 단위에서는 화학반응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화학자들은 화학반응을 단계별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카르플루스와 레빗, 와르셸은 이런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과 분자조합을 계산·예측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해 자연계의 화학반응을 반영한 다층적 분석모델을 고안했다. 이들이 개발한 분석방법을 활용하면 식물의 광합성작용이나 촉매를 이용한 배기가스 정화 등 복잡한 화학반응까지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고 왕립과학원은 덧붙였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이 개발한 연구법은 미시 세계를 다루는 양자물리와 거시 세계를 다루는 고전물리를 아우르는 범용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와르셸은 수상 발표 직후 전화연결에서 “매우 기분이 좋다”면서 자신들의 성과를 “마치 시계를 보고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레빗도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세 잔을 들이킨 것처럼 심장이 뛴다”면서 “스톨홀름에서 (수상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을 때 잘못 걸려온 줄 알았다”고 흥분을 드러냈다. AFP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긴 연구에 대해 “박사 후 과정에 들어가기 전 스무 살 때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라 회상하며 “내가 그때 프로그램을 꽤 잘 만든 것 같다”며 웃었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창시한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부문별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 크로나(약 13억 3000만원)가 주어진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공휴일 한글날/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인류 문명의 불평등은 무기와 병균, 금속에서 비롯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의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의과대학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 예찬론자로도 유명하다. 올해 76세인 다이아몬드 교수는 20대로 돌아간다면 첫번째로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을 배우기 쉽고 읽기 쉬운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칭찬하면서 만약 세계의 여러 문자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면 무조건 한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27개 언어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 언어학자들이 공인했으니 한국 사람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런 자화자찬식 대회는 중단해도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한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문자다.”(미국의 언어학자 레드야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영국의 문화학자 존 맨) 그런 한글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유네스코는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에게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한글이 우수한 이유는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를 글자로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자는 8만 7000자나 되지만 소리는 427가지밖에, 일본 문자는 50자로 301가지 소리밖에 내지 못하지만, 이론적으로 한글의 24개 자모로 만들 수 있는 글자는 1만 1172자나 된다. 표음문자인 한글의 장점은 디지털 시대와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표의문자인 한자 입력은 발음에 해당하는 영문 알파벳을 쳐서 맞는 글자를 찾는 이중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본 문자도 비슷하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번갈아 쳐주기만 하면 글자가 척척 만들어진다. 내용이 똑같은 문장을 입력하는 데 한자나 일본 문자는 한글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날을 처음 제정한 때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이다. 조선어연구회가 그해 음력 9월 29일(양력으로 11월 4일)을 ‘가갸날’이라 하고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했다. 그러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되었고 반포일이 10월 9일로 확인돼 기념일을 바꿨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와 함께 한글은 대한민국의 통합과 발전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음에 틀림없다. 공기처럼, 늘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존재들이 있다. 한글도 그렇다. 한글의 소중한 가치를 안다면 인터넷 세대의 한글 파괴는 이젠 좀 멈추었으면 한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유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착수…생산 시설까지 사용 불능 상태로

    유엔 조사단이 6일(현지시간) 시리아의 화학무기와 그 생산 시설에 대한 폐기 작업에 착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의 한 관리는 이날 국제 조사단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소속 전문가들이 시리아 화학무기와 생산 장비에 대한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시리아의 화학무기와 장비 일부가 이날 안에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폐기 대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시리아 전역의 무기고 45곳에는 사린 가스와 겨자 가스를 포함해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 등 1000t 이상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OPCW 전문가와 유엔의 지원 인력으로 구성된 이 조사단은 시리아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조사하고 폐기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도착했다. 조사단은 화학무기 기술자와 화학자, 의료원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내년 6월까지 시리아 내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결의안에 따르면 조사단은 오는 11월 1일까지 모든 공장과 로켓에 신경 가스나 겨자 가스 등을 탑재하는 장비를 해체해야 한다. 시리아 정부는 이미 화학무기 생산 시설과 무기 목록 등을 제출한 상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고] 녹색경제를 창조경제정책으로 육성해야/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기고] 녹색경제를 창조경제정책으로 육성해야/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지구촌 곳곳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에서 날씨 좋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도 이상기온과 대형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즉,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로 구현되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며 고용과 청정에너지 시장의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있는 새크라멘토를 방문했을 때 가로등마다 ‘새크라멘토, 태양의 도시’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18%에서 33%로 확대하면 친환경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대기오염을 줄이고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독립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현재 미국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가 생산되고 있다. 그중 태양에너지 산업이 글자 그대로 활활 타고 있다. 2013년 5월 9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의하면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태양광 및 태양열 관련 고용이 63%, 녹색교통 분야는 152% 각각 증가하였다. 지난해 5월에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 자체 생산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제로 네트 에너지센터’(Zero Net Energy Center)가 설립되었다. 이 센터(연면적 4273㎡)는 재생에너지건설 전기노동자들에 대한 직업훈련 용도로 건설됐으며 기존의 유사 건물 대비 에너지 소비를 75% 감축한 것이 특징이다. 벤처기업의 요람지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캘리포니아 녹색혁신지수’에 따르면 전세계 청정에너지에 대한 벤처자금 투자액이 2012년 65억 달러(약 6조 9850억원)인데 그중 미국이 44억 달러(약 4조 7280억원)이며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진 투자액이 26억 달러(약 2조 7940억원)로 세계 투자액 중 약 40%가 캘리포니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태양광 전지 기업인 솔라리아의 대외협력부사장을 지낸,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에너지 특별보좌관 대빗 호츠차일드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정부가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를 국제기구로 만들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한 점 그리고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점 등을 들어 녹색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인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과 캘리포니아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하였다. 영국의 유명한 기후변화학자이자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이사인 니콜라스 스턴 경은 “기후변화로 인해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이 녹색성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미래 경제력의 핵심인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한 녹색 강국과 창조경제를 통한 선진강국 전략이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 시리아 알아사드 “유엔 결의안 존중”

    시리아 알아사드 “유엔 결의안 존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내년 6월까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유엔의 결의안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공영 RAI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결의안이 통과하기 전에 이미 화학무기 보유와 사용에 반대하는 국제 협정에 가입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우리는 협정안의 모든 조항에 대해 어떠한 거리낌도 없다”면서 “우리가 서명한 모든 조항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화학무기 기술자, 화학자, 의료원 등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현장 조사단은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도착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우선 시리아 정부 관리를 만나 화학무기 해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몇 개 팀으로 나뉘어 화학무기 실험실과 생산 공장, 보관 장소 등을 방문해 정확한 화학무기의 규모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조사단이 선정한 조사 지역은 25곳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공장이 더 이상 화학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생산 불능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유엔 결의안에 따라 조사단은 오는 11월 1일까지 모든 화학무기 공장과 로켓에 사린가스, 겨자가스 등의 화학무기를 탑재하는 장비를 해체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영훈 서울대교수 등 5명 경암학술상

    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장 송금조)은 16일 제9회 경암학술상 5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인문사회 부문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자연과학 부문 장석복 KAIST 화학과 교수, 생명과학 부문 이민구 연세대 약리학교실 교수, 공학 부문 백점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특별상에는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선정됐다. 이영훈 교수는 수량경제학의 방법론을 한국경제사에 적용해 한국사학계가 하지 못했던 장기 수량경제사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뤘고 다양한 사료를 발굴해 한국사 연구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석복 교수는 유기촉매반응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화학자로 저반응성 분자의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분야에 크게 기여했다. 또 이민구 교수는 세포막 수송 분야의 세계 정상급 연구자로, 소화계 및 호흡계 상피세포의 전해액 이동과 세포에서의 물질이동에 관한 연구를 통해 난치성 폐질환의 하나인 섬유성 낭종과 자폐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백점기 교수는 선박·해양플랜트 안전 설계를 위한 핵심 기술인 비선형 구조역학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원천 기술 연구 개발은 물론 산업적 실용화와 관련해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피부 속 깊숙이 침투하는 유효성분, 더멀FX 화장품 출시

    피부 속 깊숙이 침투하는 유효성분, 더멀FX 화장품 출시

    주사바늘 없이도 피부 깊숙이 유효성분을 침투시키는 화장품이라면 모든 여성들이 반길 만하다. 바르는 필러&보톡스 ‘더멀FX’가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소식이다. 트랜스더멀아시아홀딩스는 오는 가을, 홈쇼핑과 백화점 및 온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더멀FX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멀FX는 노화로 인해 꺼진 피부, 고르지 못한 피부 표면에 풍성한 볼륨감과 매끄러운 라인이 만들어지도록 도와준다. 고분자 피부전달기술인 ‘INParT’를 통해 히알루론산을 피부 깊숙이 침투시키는 원리다. INParT는 생화학자 판카이 모디 박사에 의해 개발된 것인데, 피부를 통해 몸속의 특정 장소로 고분자 물질을 나노화시켜 안전하게 도달시키는 획기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2011년 파리 IMCAS에서 신기술로 정식 발표됐고, 세계피부과학회(WDC2011)를 통해 검증 받았다. 현재 이 기술을 통해 트랜스더멀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의 해외 시장으로 활동을 넓혀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트랜스더멀사의 관계자는 “INParT는 그 동안 피부를 통해 침투되지 못해 주사기를 통해 주입시켰던 고분자 원료들을 바르는 타입으로 변화시키는 플랫폼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며 “더멀FX처럼 화장품뿐만 아니라 국소마취제, 여드름 치료제, 무좀약, 화상치료제 등에 인파트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멀FX는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침투시켜 주름 및 보습과 피부통의 개선에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화장품”이라면서 “주사바늘 없이 바르는 필러의 효과를 일정부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 앤 나이트 크림, 페이셜 토너, 넥 앤 바디 크림, 페이스 고마쥬, 클렌저, 아이세럼, 아이 브라이트닝스틱 7종으로 구성된 더멀FX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tdah.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홍세화 등 지음, 황금시간 펴냄) 김용택·이충걸·박찬일·서민·송호창·반이정 등 하는 일, 나이, 취향이 제각각인 명사 7명이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7편씩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냈다. 하나로 엮이는 주제는 없다. 그저 살아오면서 가슴 한쪽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글 쓰고, 책 읽고, 영화 보며 맘대로 사는 지금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나직이 고백하고,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인 서민은 못생긴 외모로 인한 굴욕의 시절을 특유의 유쾌한 어법으로 풀어놓는다. 요리사 박찬일은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미술비평가 반이정은 미술비평의 현실과 자전거 사고 이후 변화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336쪽. 1만 3800원.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고인이 2009년부터 지난해 4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월간지에 연재했던 ‘구본형의 편지’를 엮은 유고집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글귀를 명함에 새겼던 고인은 ‘결혼을 앞둔 J를 위하여’‘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등 14통의 편지를 통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177쪽. 1만 3000원.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장대익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싸이의 춤이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는 막춤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아는 단순한 규칙을 가진 말춤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인문학, 공학과 생물학, 인지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화학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호모 리플리쿠스, 즉 ‘따라하는 인간’이란 특성에서 찾는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과학자와 진화학자의 시선에서 분석해온 저자는 이외에 ‘탐구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신앙하는 인간’ 등 인간의 본성을 5가지로 규정하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263쪽. 1만 3800원. 아듀 데리다(슬라보예 지젝 외 4명 지음, 최용미 옮김, 인간사랑 펴냄) 슬라보예 지젝,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에티엔 발리바르, 드루실라 코넬 등 대표 지성들이 자크 데리다(1930~2004)에게 바치는 추모의 글이다. 데리다가 사망한 2개월 후 런던 대학의 버벡 칼리지 내 인문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아듀 데리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시작했고, 2005년 5월과 6월에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어 책을 냈다. 이들은 데리다가 남긴 유산에 대한 정당한 평가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284쪽.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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