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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수상자 27명 푸틴 反동성애법 항의 서한

    역대 노벨상 수상자 27명이 러시아가 지난해 채택한 반(反)동성애법의 폐지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인디펜던트가 14일 전했다. 서한에는 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존 쿠체,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에릭 코넬, 1996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영국인 해럴드 크로토 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서명했다. 수상자들은 “국제 학술계 유력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의 반동성애 정책에 불만을 제기한 정치인, 예술가, 체육인 등에게 연대를 표하기 위해 서한을 보낸다”며 “러시아의 새 법률에 반대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힘들게 쟁취한 인도주의적, 정치적, 민주적 원칙들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선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이를 어기면 최소 4000루블(약 13만원)에서 최대 100만 루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를 둘러싸고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이 일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올해를 빛낸 외국인 교수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올 초에 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하면서 특별한 인사를 초빙했다. 세계미래학연맹(WFSF) 의장을 지낸 미래학의 ‘대부’ 제임스 데이터(80) 하와이대 교수다. 3년 계약 겸직교수로 학교에서 머물 곳과 식사, 항공료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보수는 다른 전임 교수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교수는 대학원에서 지난 1년간 학생들에게 ‘미래학 개론’ 과목을 가르쳤다. 수업 만족도는 최고를 기록했고, 각종 정부 행사에도 여러 차례 초청됐다. 미래학을 처음 시작한 KAIST로서는 데이터 교수 영입이 ‘최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은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자 미래학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교수를 영입했다”면서 “데이터 교수 덕분에 미래학의 첫 발을 무사히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은 내년에 미래전략연구소까지 설립한다. 성균관대는 세계적인 핵천문학자인 카르스텐 로트(38) 교수를 영입했다. 성대는 지난해 물리학과에서 주최한 국제 워크숍의 기조연설을 로트 교수에게 맡겼는데 이주열 물리학과 학과장이 이 자리에서 “서너 달 정도 학교에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로트 교수는 “아예 전임교수로 불러 달라”며 예상외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도쿄대에서 로트 교수를 초청하려다 기금 조성에 실패했고, 그러던 중 성대가 3억원의 정착자금을 주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세계적인 연구 그룹인 ‘아이스큐브’에 속한 로트 교수는 아이스큐브 검출기에서 발견한 외계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증거 연구로 11월 사이언스지의 표지 논문을 썼다. 이 학과장은 “로트 교수 영입으로 성대 물리학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형 국책 과제 등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연구성과를 쌓아 유명해진 외국인 교수도 있다. 지난달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수호(찰스 라슈어·40)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나수호’(那秀昊)라는 한국식 이름을 갖고 있을 만큼 ‘지한파’인 그는 올해 장편소설 ‘검은꽃’을 영어로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나 교수는 “우리 대학이 기술 번역 외에 문학 번역도 뛰어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 성과 중 하나”라면서 “언론 인터뷰가 늘었고, 학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995년 한국을 방문한 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2008년 한국외대에 임용됐다. 현재 염상섭의 ‘만세전’의 번역을 완료하고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나 교수는 “문학 번역은 또 하나의 문학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흥미롭다. 번역 작업을 강의와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브래들리 넬슨(53) 겸임교수는 올해 8월 인체 내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줄기세포와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세계 공과대학 순위 10위권에 있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에서 기계 및 공정 공학과장을 2005년부터 3년간 맡았을 정도로 로봇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2010년 처음 초빙돼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의 임용에는 DGIST 석좌교수였던 조형석 KAIST 교수가 큰 역할을 했다. 조 교수는 “로봇공학과를 특성화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접근 방식이 달라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분을 찾게 됐다”면서 “네 번 정도 따로 만나 강의기간 등 세부적인 항목을 조정하고 모셔 오게 됐다”고 말했다. 넬슨 교수 영입으로 두 대학은 현재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학생 교류, 공동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새해를 빛낼 외국인 교수들 내년에도 스타 교수의 발길은 이어진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66) 교수와 아브람 헤르슈코(76) 테크니온 공대 교수를 지난달 초빙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이들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탔다. 내년부터는 의대에 부임해 연구활동을 하며 특강도 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한 해 적어도 1학기 이상 서울대에 머무는 조건이다. 이들의 영입은 서울대가 2012년부터 시행한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 유치 사업’에 따른 것이다. 신찬수 의대 부학장은 “치에하노베르 교수가 의대의 권용태 교수 멘토이신데, 그 인연이 닿아 서울대에 모시게 됐다”며 “해당 교수들이 서울대의 연구 풍토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들과 손잡고 내년에는 연구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신 부학장은 “노벨상 수상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는 데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내년도에 의대 쪽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는 내년 마이클 푸엣(49) 미국 하버드대 중국사학과 교수를 맞는다. 푸엣 교수는 올해 5월 하버드대가 5년에 한 번씩 교수 5명에게 주는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다. 경희대의 ‘인터내셔널 스칼라’(IS) 제도에 따라 전임교수 대우를 받는다. 앞으로 경희대가 여름에 진행하는 국제서머스쿨(여름계절학기)에서 강의를 하고 경희사이버대가 푸엣 교수의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활용하게 된다. 신은희 경희대 국제교류처장은 “서양인으로서 동서양 비교문명, 종교문명 등에 관심이 많고 나이가 젊어 융합연구 분야의 적임자라고 생각해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학 외국인 교수인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48) 교수가 적극 나섰다. 이 교수가 박사과정을 할 때 푸엣 교수가 해당 학교의 조교였다. 하버드대에서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던 만큼, 경희대는 푸엣 교수에게서 교수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국대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자기 홀극 발견 프로젝트(MoEDAL) 책임자인 제임스 핀폴드(63)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를 내년에 영입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핀폴드 교수는 올해 노벨상을 받은, 힉스 입자를 발견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의 힉스 입자 검출기를 만든 이로도 유명하다. 건국대는 핀폴드 교수를 영입해 ‘조-마이슨 자기홀극’을 제안한 조용민 석학교수와 함께 팀을 이뤄 물리학 분야를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건국대는 얼마 전 핀폴드 교수를 단장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에 지원했으며, 내년 3월 발표 여부에 따라 핀폴드 교수가 단장이 되면 건국대 교수로 부를 계획이다. 조 교수는 “10년 동안 건대에서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핀폴드 교수가 건국대에 온다면 조-마이슨 자기홀극 연구에 따른 노벨상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저명한 외국인 교수의 영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홍보팀은 이름 있는 교수가 오면 자연스럽게 학교 홍보가 되니 좋아하지만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교무팀은 업무량이 늘어나고 번거로운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나갈 때에는 학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70) 교수를 2011년 영입했다가 올해 1년 계약을 만료하면서 연장계약을 하지 못했다. 또 한 대학 교수는 “스타급 교수에게 들어간 비용이 알려지면 다른 교수들의 심리적 반발감이 생긴다. 그래서 영입을 추진한 교수와 일부 보직 교수, 총장만이 정확한 보수를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오늘의 눈] 노벨상은 ‘과거’다/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노벨상은 ‘과거’다/박건형 사회부 기자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진행된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설에서 “내 이론이 입증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증명되기 위해서는 우주 탄생 직후의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은 늘어났고, 슈퍼컴퓨터와 가속기가 개발되자 130억년 전 우주를 볼 수 있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등장했다. 힉스가 논문을 쓴 지 50여년 만인 올해 노벨상을 받은 것은 황당한 아이디어를 이어서 발전시켜준 후배들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카메라에 널리 쓰이는 고체촬상소자(CCD)를 발명한 윌러드 보일은 200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설에서 “내 발명품이 나를 가장 감동시킨 순간은 CCD를 장착한 화성 탐사선이 찍은 화성 표면을 봤을 때”라고 밝혔다. 보일이 CCD를 발명한 것은 45년 전이니 자신의 연구가 화성 탐사에 사용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2000년 물리학상 수상자 잭 킬비가 집적회로(IC)를 발명한 것은 1958년이었고, 2007년 화학상을 받은 게르하르트 에르틀이 하드디스크의 원리인 ‘거대자기저항’을 발견한 것은 1980년대였다. 190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76명(두 차례 받은 사람을 제외하면 847명)의 노벨 수상자가 배출됐다. 노벨상은 백발의 노학자에게 ‘앞으로 잘하라’고 주는 상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상이다. 그가 한 일이 인류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했는지, 얼마나 많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였는지에 대한 보상이다. 수상자들의 연구는 대부분 당시 학계의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 대부분의 수상자가 최소한 20년에서 5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후에야 수상하는 것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수상 업적을 내고 10년 이내에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DNA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과 로버트 크릭, 그래핀을 발견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앙드레 가임 정도에 불과하다. 노벨상을 염원하는 한국의 꿈은 최소한 향후 10년 내, 아니 20년 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특정 분야를 주도하는 한국인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도, 대학도 ‘노벨상’ 노래를 부르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노벨상은 좀 더 잘 만들거나 개선하는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텔레비전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텔레비전이고, 반도체는 아무리 고성능화해도 반도체다. 그건 산업경쟁력이지 노벨상의 과학은 아니다. ‘획기적인 전환점’은 정형화된 시스템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잘나가는 분야에서 연구를 잘하는 사람보다 괴짜나 황당한 학생이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은 훨씬 높다. 물론 어려운 얘기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아무도 내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였다. 그래도 그들은 연구를 할 수 있었고 노벨상을 받았다. 스톡홀름 kitsch@seoul.co.kr
  • 세계 56개국 중계… 화려한 참석자 면면에 서구 사교계 ‘최고 행사’

    세계 56개국 중계… 화려한 참석자 면면에 서구 사교계 ‘최고 행사’

    세계 최대의 가구기업 이케아, 통신장비의 명가 에릭손, 비행기 엔진에서 시작해 자동차 업계에 큰 획을 그은 볼보와 사브. 인구 900만명에 불과한 스웨덴은 인구 대비 글로벌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다. 성냥, 지퍼, 몽키스패너, 종이 위에 필름을 덮은 우유팩도 스웨덴이 자랑하는 발명품이다. 잉그리드 버그먼과 그레타 가르보 같은 세계적인 배우, 팝의 전설인 아바 역시 스웨덴 출신이다. 하지만 스웨덴 사람들에게 ‘스웨덴 최고의 브랜드’를 물어보면 대부분 ‘노벨상’을 첫손에 꼽는다. 노벨 시상식과 만찬에 초대받았다고 하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초청자들에게는 아낌없는 편의가 제공된다. 특히 노벨재단의 주최로 열리는 노벨 만찬은 호화로움과 참석자들의 면면 덕분에 스웨덴은 물론 서구 사교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행사다. 많은 언론이 노벨 만찬의 메뉴를 놓고 예상기사를 내보내고, 노벨 만찬을 주관한 요리사는 평생이 보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준만큼 재단의 콧대도 높다. 주최측인 노벨재단 관계자들과 수상자들을 제외하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초청을 받고도 만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저녁 한끼에 1인당 2500크로나(약 40만원) 수준.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는 남성은 연미복과 보우타이,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다. 만찬장 앞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마치 영화제를 연상케 한다. 10일(현지시간) 진행된 시상식과 노벨 만찬은 스웨덴 국영 SVT와 로이터통신 주관 아래 전세계 56개국에 생중계됐다. 오후 7시.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 부부를 시작으로 스웨덴 왕족들과 올해 노벨상 수상자 부부들이 파이프오르간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의 메인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만찬이 열렸다. 1901년 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첫 노벨 만찬 참석자는 113명. 올해 노벨 만찬에 초청된 사람이 1250명이라는 점만 봐도 노벨상의 명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만찬이 열리는 블루홀은 실제로는 붉은색 벽돌로 덮여 있다.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라그나 오스트베리가 당초 푸른색으로 구상했지만, 붉은 벽돌색에 반해 생각을 고쳐먹고 이름만 남겨뒀기 때문이다. 행사 참석자들의 가이드와 연사 소개는 스웨덴 대학생들이 맡았다. 스웨덴 외교부의 마들렌 브로넨은 “학생들이 꿈과 목표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주기 위한 오래된 전통”이라며 “평범한 학생들 중에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은 국왕 부처와 수상자들이 앉는 메인 테이블을 비롯해 모두 62개의 테이블로 꾸며졌다. 워낙 많은 사람이 참석하다 보니 요리사 43명, 서빙을 담당하는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270명이 동원됐다. 이날 행사에 사용된 접시는 7000여개, 잔은 5000여개, 식기는 1만벌에 이른다. 노벨 만찬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스웨덴 문화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전 세계에 자랑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노벨재단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마다 각 나라가 자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애쓰지만, 스웨덴 입장에서는 매년 기회가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만찬 행사는 3명의 소프라노로 구성된 오페라 그룹 ‘디바인’이 주도했다. 디바인은 19세기 실존했던 스웨덴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제니 린드(1820~1887)를 기리는 창작뮤지컬 ‘나이팅게일’을 3막에 걸쳐 공연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만찬 메뉴는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최고’를 지향하는 노벨 만찬은 원래 두 개의 전식과 두 개의 메인요리, 디저트 등 다섯 가지 코스로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하지만 참석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줄어 이제는 전식, 메인, 디저트 등 세 가지로 진행된다. 올해 전식은 ‘당근으로 장식한 꾀꼬리버섯과 송로버섯 모자이크’, 메인요리는 ‘노르웨이산 랍스터와 가자미, 크림치즈와 시금치로 장식한 랍스터, 아몬드와 감자 퓨레’, 디저트는 ‘노벨 얼굴을 그린 초콜릿과 산자나무’ 등이 준비됐다. 와인은 프랑스산 샴페인 및 레드와인, 이탈리아산 디저트와인이 제공됐다. 만찬이 끝나자 수상자들의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노벨 시상식은 수상만 한 뒤 만찬이 끝난 뒤에 소감을 말하는 특징이 있다. 물리학상은 피터 힉스 교수, 화학상은 마이클 레빗 교수, 생리의학상은 랜디 셰크먼 교수, 경제학상은 유진 파마 교수가 각각 공동수상자들을 대표해 단상에 올랐다. 힉스 교수가 조용히 감사의 말만 전한 데 반해 레빗 교수는 유창한 스웨덴어로 감사인사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가 소감 발표를 위해 스웨덴어를 한 것은 이 나이에도 내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셰크먼 교수는 수상소감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과학연구 지원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3시간 30분이 넘게 진행된 만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전체가 금박으로 장식된 시청사 2층의 ‘골든 홀’로 자리를 옮겨 무도회를 밤늦게까지 이어갔다. 수상자들을 비롯해 백발이 성성한 참석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젊은 과학자는 실패를 배우라 ” “스승은 학생의 질문을 고민하라”

    북유럽의 수도를 자처하는 스웨덴 스톡홀름은 ‘파티’와 ‘행사’의 도시다. 스톡홀름의 도심 주요 건물 앞에서는 1년 내내 레드카펫을 떠올릴 법한 연미복과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중의 백미는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을 전후해 열리는 ‘노벨 주간’이다. 서울신문은 5일(현지시간) 시작된 올해 노벨 주간에 국내 언론 사상 처음으로 노벨재단의 공식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기자회견과 수상자 대중강연, 노벨 콘서트, 시상식, 만찬 등 다채로운 노벨 주간의 모습을 현지에서 소개한다. 7일 오전 9시. 스톡홀름 왕립 과학 아카데미 홀에 2013년 노벨 수상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함께한 수상자들은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대 교수(물리학상), 마르틴 카르플루스 하버드대 교수·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아리에 와르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화학상), 유진 파마·라스 피터 핸슨 시카고대 교수·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경제학상) 등 8명이다. 관례에 따라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6일 카롤린스카 의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화상의 경우 수상자 선정·발표부터 시상식까지 모든 일정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은 단연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 쏠려 있었다. 이들이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논문을 발표한 것은 1960년대. 지난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의 검출을 공식화하면서 무려 50여년의 기다림 끝에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게 된 셈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CERN이 힉스 입자 관련 발표를 계속 내놓으며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자회견에서도 두 사람은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다. 힉스 교수는 “일각에서는 힉스 입자의 발견이 현대물리학의 완성이라고 평가하지만 물리학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현재 물리학계는 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를 뛰어넘는 새로운 가속기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펼쳐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앙글레르 교수는 10조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 LHC를 비롯한 현대물리학의 초대형 사업들이 과학계의 예산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초과학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은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비판”이라며 “기초과학은 모든 것들의 기본이 된다는 원칙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이 많이 쓰인다는 점에만 집중해서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돈이 어떻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상자들은 정작 카메라 세례와 질문에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레빗 교수는 단상에 앉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자들을 계속해서 찍어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란히 앉은 세 명의 경제학상 수상자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이성을 강조하는 파마 교수와 시장의 변수를 중시하는 실러 교수는 ‘앙숙’이라고 불릴 만큼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극단에 서 있다. 이들의 공동수상을 두고 경제학계에서는 노벨위원회의 무리수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세 사람은 최근 실러 교수가 언급한 ‘미국 경제의 버블’을 두고 논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날 자리에서는 말을 아꼈다. 파마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말했고 핸슨 교수는 “경제상황이 점차 복잡해져 가고 있어 뭔가 의견을 내놓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만 짤막하게 밝혔다. 레빗 교수는 “난 20세에 대학에 자리 잡은 이후 단 한 번도 멈춰 본 적이 없고, 40세가 돼서야 내 분야에서 무언가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40년간 과학을 하면서 배운 것은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1960년대 미국 정부가 컴퓨터 산업에 막대한 돈을 투입할 때 모두가 비웃고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새로운 세대는 그 결과물 위에서 성장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와르셸 교수는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업적들은 대부분 ‘학생의 아이디어’였다”면서 “젊은 학자들이 이 같은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스승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늘날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각종 기술의 병목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며 “어떻게 질문하는지,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는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진행된 생리의학상 기자회견에서도 수상자들은 “젊은 과학자들은 실패를 배우라”고 입을 모았다. 제임스 로스먼 예일대 교수는 “성공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를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스스로 알아채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과학은 인과관계가 분명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바라는 결과는 얻어지지 않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대한 과학자는 99% 실패하고, 행운이 따르지 않는 과학자는 99.9% 실패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토마스 쥐트호프 스탠퍼드대 교수는 “내 고등학교 시절은 아주 지루했고, 그 당시 장난감 현미경만이 즐거움을 주는 유일한 벗이었다”면서 “현미경을 노벨박물관에 기증하기 위해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노벨상 횟수만 32번… 美 작은 공과대학 칼텍의 저력

    노벨상 횟수만 32번… 美 작은 공과대학 칼텍의 저력

    미국의 한 작은 단과대학이 무려 32차례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칼텍(캘리포니아 공대)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화학상 수상자인 마르틴 카르플루스 하버드대 교수도 이 대학 출신이다. MIT의 20분의1밖에 되지 않는 대학에서 서른명이 넘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그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1891년 개교한 칼텍은 원래 한 해에 10여명의 공학도를 배출하는 작은 공과 대학으로 출발했다. 이후 120여년이 지난 지금은 35개의 세계적인 연구소를 갖춘 명문 공과 대학으로 거듭났다. 21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되는 ‘KBS 파노라마’에서 칼텍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본다. 최근 칼텍에서는 또 한 사람의 노벨상 후보감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 박사다. 8년 전 그는 평생 뒤져온 우주 한가운데서 열 번째 행성을 발견해 세계 천문학계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 브라운 박사를 말없이 10년 넘게 지원해준 것은 칼텍이었다. 기초과학에 집중하는 칼텍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수정예 영재교육도 칼텍이 승승장구하는 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른 유명 공과 대학과는 달리 칼텍은 한 해에 300명만 뽑는다. 이들의 대부분은 고등학교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우수한 인재들이다. 칼텍은 이들에게 엄격하고 수준 높은 기초교육을 실시한다. 교수들은 해마다 변화하는 과학계의 이론이나 학설 등을 고려해 새롭게 교안을 짜기 때문에 교과서도 따로 없다. 개방적인 연구 분위기와 전폭적인 재정 지원도 오늘날 칼텍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칼텍은 세계의 명문 공대들이 종합 대학으로 탈바꿈할 때도 규모를 키우지 않았다. 그 대신 우수한 연구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멜러니 부총장보는 칼텍의 전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어떤 연구를 진행할 때 이 연구는 실패했다고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칼텍은 그 연구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간주합니다. 칼텍에서 어떤 연구를 한다는 것은 그 위험부담도 같이 안고 가겠다는 뜻입니다.” 칼텍의 성공 기준은 세상의 기준과 다르다. 이들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연구성과가 아닌, 과학 그 자체에 순수하게 몰두한다. 제작진은 “칼텍을 통해 본 노벨상은 명예라기보다는 과학계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정표였다”고 말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우린 서로를 통해 봤습니다, 과학의 미래를

    우린 서로를 통해 봤습니다, 과학의 미래를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고려대에서 한국의 과학 영재들을 만났다. 고려대는 28일부터 이틀간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리에 와르셸(73) 미국 남가주대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4명을 포함한 세계적 석학 12명을 초청해 ‘12인의 사이언스 히어로와 함께하는 미래과학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우리나라 과학을 이끌어 나갈 고등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박유현 싱가포르 난양공대 박사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이 좋은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과학기술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청소년들이 창의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커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의 혁신 역량을 이끌어낼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젊은 과학도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역시 와르셸 교수였다.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 “노벨상을 받게 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면서 “과학계 최고의 상일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이어서 더욱 그랬다”고 밝혔다. 와르셸 교수는 생체 기능의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으로 분석하는 ‘다중척도 모델링’ 연구법을 개발해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29일에는 와르셸 교수 등을 포함한 과학 권위자들의 강연이 본격 시작된다. 또 여성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아다 요나트, 1993년과 2006년 각각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버츠와 앤드루 파이어 교수도 참여한다. 노벨상의 강력한 후보인 로버트 랭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와 CNR 라오 인도 네루 국제 화학발전기구 부사장도 강연에 나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노벨화학상에 화학반응 컴퓨터 분석이론 만든 美 3인방

    노벨화학상에 화학반응 컴퓨터 분석이론 만든 美 3인방

    올해 노벨화학상은 컴퓨터로 복잡한 분자의 화학반응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마르틴 카르플루스(83)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레빗(66) 스탠퍼드대 교수, 아리에 와르셸(73)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 등 세 명을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이전까지 화학자들은 플라스틱 공과 막대를 이용해 화학분자 모델을 분석했으나 1970년대에 이들이 개발한 컴퓨터 모델 덕분에 이제는 컴퓨터로 화학작용을 예측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이들 세 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분자 단위에서는 화학반응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화학자들은 화학반응을 단계별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카르플루스와 레빗, 와르셸은 이런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과 분자조합을 계산·예측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해 자연계의 화학반응을 반영한 다층적 분석모델을 고안했다. 이들이 개발한 분석방법을 활용하면 식물의 광합성작용이나 촉매를 이용한 배기가스 정화 등 복잡한 화학반응까지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고 왕립과학원은 덧붙였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이 개발한 연구법은 미시 세계를 다루는 양자물리와 거시 세계를 다루는 고전물리를 아우르는 범용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와르셸은 수상 발표 직후 전화연결에서 “매우 기분이 좋다”면서 자신들의 성과를 “마치 시계를 보고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레빗도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세 잔을 들이킨 것처럼 심장이 뛴다”면서 “스톨홀름에서 (수상소식을 알리는) 전화가 왔을 때 잘못 걸려온 줄 알았다”고 흥분을 드러냈다. AFP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긴 연구에 대해 “박사 후 과정에 들어가기 전 스무 살 때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라 회상하며 “내가 그때 프로그램을 꽤 잘 만든 것 같다”며 웃었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창시한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부문별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 크로나(약 13억 3000만원)가 주어진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쥐트호프

    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쥐트호프

    113주년을 맞은 노벨 생리의학상은 사람의 세포들이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물질을 정확하게 움직이는지를 밝혀낸 세 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의 생체활동의 가장 밑바닥을 형성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세포 내의 자루 모양 구조인 ‘소포’(小胞)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 스톡홀름 노벨포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제임스 로스먼(63) 미 예일대 교수와 랜디 셰크먼(65)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토마스 쥐트호프(58) 스탠퍼드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 사람의 연구는 효모 같은 미생물부터 사람과 같은 고등동물에 걸쳐 동일하게 이뤄지는 현상을 규명했기 때문에 기초과학에서 산업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안면마비 및 미용에 사용되는 보톡스가 이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셰크먼 교수는 1980년대 초반 효모에서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단백질을 찾아냈다. 로스먼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세포 내에서 물질이 전달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스네어’ 단백질을 찾아냈다. 신경생물학자인 쥐트호프 교수는 쥐 실험을 통해 실제 동물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이 같은 원리로 분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의 연구가 발표된 후 자폐증, 당뇨병 등 다양한 난치·불치병과 관련해 새로운 치료제와 임상실험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진 것도 이들의 공로를 우회적으로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고란 한슨 카롤린스카의대 교수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들의 연구는 신경질환과 면역질환, 당뇨 등 수많은 질병과 관련한 치료제들을 개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사람의 생체활동이 원활하려면 특정 호르몬이나 물질이 체내 특정 장소에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면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는 선적한 화물의 목표지와 내릴 분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세포에서는 소포가 이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쥐트호프 교수의 제자인 고재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는 “세 사람의 연구는 생명 유지나 질병과 관련된 세포 내 단백질 전달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밝혀내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상은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4일) 등의 순서로 발표된다. 스톡홀름(스웨덴)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탈레반 피격 소녀 ‘노벨상 꽃’으로 피어날까

    [위클리 포커스] 탈레반 피격 소녀 ‘노벨상 꽃’으로 피어날까

    올해로 112회를 맞는 노벨상 시즌이 막을 올린다. 지난 한 해 인류의 복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동시에 안겨주는 명실상부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노벨상은 수상 당사자도 발표 30분 전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정보는 철저한 보안에 부쳐진다. 하지만 호사가들은 벌써 분야별 주요 후보를 정해놓고 베팅(도박)을 하면서 노벨상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노벨상은 7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순서로 발표된다. 문학상은 관례대로 일정이 별도로 공개된다. ‘노벨상의 꽃’이라 불리는 평화상에는 올해 총 259명의 후보가 등록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최연소 후보 기록을 갈아치운 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의 수상 여부가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머리에 총격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유사프자이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으며, 지난 7월에는 유엔 총회에서 기념 연설도 했다. 지난해 중국 모옌(莫言)의 수상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노벨 문학상 후보 1순위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세계 최대 베팅업체로부터 유력 후보로 꼽힌 하루키가 문학상을 받으면 첫 2년 연속 아시아권 수상자를 내게 된다. 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는 한국 고은 시인은 올해 이 분야 4위를 기록 중이다. 경제학상에는 ‘펠츠만 효과’(자동차 안전장치가 오히려 사고를 늘린다는 이론)로 유명한 샘 펠츠만과 법경제학자인 리처드 포스너 미 시카고대 교수가 손꼽힌다. 경제학상은 1969년 첫 제정 이후 수상자 70%가 미국에서 나왔다. 물리학상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해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의 존재를 예언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피터 힉스 교수가 유력하다고 학술 정보 업체 톰슨 로이터가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화학상에서는 ‘클릭 화학’(두 분자 간의 특정 결합 반응)을 개발한 미국의 과학자 MG 핀과 발레리 포킨, 배리 샤플리스의 이름이 올랐다. 생리의학상에서는 ‘DNA 메틸화’ 과정을 연구한 영국의 에이드리언 버드와 이스라엘의 하워드 시더와 함께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교수와 미즈시마 노보루 도쿄대 교수도 후보로 올라 일본의 이 분야 2연속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베르나르도 노벨(1833~1896)이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작됐다. 전통에 따라 물리·화학·경제는 스웨덴 학술원, 의학은 스웨덴 카롤린의학연구소, 문학은 스웨덴 예술원에서 각각 선정하며,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직접 맡는다.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기금 부족으로 상금은 1000만 크로나에서 800만 크로나(약 13억 4700만원)로 줄었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에 개최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 10년 내 노벨과학상 수상 어렵다”

    “지난 30년간 노벨과학상을 받은 연구는 대부분 ‘패러다임 전환형’이었으며,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은 요원해 보인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이 적어도 10년 이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보고서가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최근 발간한 ‘패러다임 전환형 과학 연구와 노벨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가 적고 이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과학강국들에 비해 부족했다.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란 새로운 이론을 창안하거나 새로운 실험 방법을 고안하는 연구, 새로운 측정 방법이나 새로운 측정 도구 등을 고안하는 연구를 말한다. 이런 연구는 기존 패러다임과 모순되는 면이 있어 연구비 지원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많다.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안했다. ▲고위험·고보상 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 수단 개발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다학제적, 기구적 성격의 연구 지원 ▲유연하고 지속적인 연구 지원 체제 도입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이다. 보고서를 쓴 서울대 홍성욱·이두갑 교수는 6일 “1990년대 이후 한국이 순수과학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만 이제는 창의적인 연구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과학 지원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역대 수상자는 연구 업적을 내는 데 최소한 5~10년이 걸리고, 연구가 검증돼 수상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렸다”며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군에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한 한국은 10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두려워 말고 매일 실패하라, 그리고 매일 도전하라”

    “두려워 말고 매일 실패하라, 그리고 매일 도전하라”

    “끈질기게 노력하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자신의 길을 추구하라.”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저 콘버그(미 스탠퍼드대 교수) 건국대 초빙 석학교수가 대학문을 나서는 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콘버그 교수는 22일 건국대에서 열린 2013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우선 사랑하는 직업이나 일을 찾고, 목표를 높이 세우라”고 말했다. 인생의 중반에 성취할 수 있는 보통의 목표가 아니라 최고의 높은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굳게 믿으라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겪을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게 연설의 핵심이었다. 콘버그 교수는 특히 실패로 점철됐던 자신의 대학원생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1000여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스승님께서 정말 중요한 충고를 해줬다. ‘너는 매일 실패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매일 실패하라’는 조언이었다”면서 “스승의 충고에 따라 매 실험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3년 넘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인간의 모든 유전자 발현이 대부분 조절되는 생물·의학적 과정인 전사(轉寫)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밝혀내고 전사 관련 단백질 집합체의 구조를 원자 단위까지 규명해 노벨화학상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박수가 쏟아졌다. 한편 이날 건국대 학위수여식에서는 서울캠퍼스와 글로컬(GLOCAL)캠퍼스 박사 105명, 석사 658명, 학사 1492명 등 모두 2255명이 학위를 받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9일부터 호암포럼 개최

    호암재단(이사장 이현재 전 국무총리)과 삼성의료원(원장 송재훈), 삼성종합기술원(원장 권오현)은 29∼30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남산홀에서 제1회 호암포럼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호암포럼은 노벨상, 호암상 수상자 등 국내외 주요 연구자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포럼은 의학과 공학 부문으로 나뉘어 이틀간 개최된다. 첫날인 29일에는 ‘바이러스와 암’을 주제로 세계적 석학인 하랄트 추어하우젠 박사(2008년 노벨생리·의학상) 등 7명의 국내외 석학이 최신 동향과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30일에는 ‘나노’를 주제로 댄 셰흐트만 박사(2011년 노벨화학상 수상) 등 6명이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 창의성 천재들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보고서

    요즘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TV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프랑스 고등학교 3학년생의 일상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공부 현장은 학교가 아닌 파리의 노천카페였다. 그 카페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철학적 주제로 토론을 나누는 모습이 독특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학시험을 본다. 따라서 고3 수험생들에게 철학적 사유와 토론은 필수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학생들은 매일 저녁 반드시 정장을 입고 함께 밥을 먹는다. 대화와 토론을 중시하는 전통과 학풍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카페가 아닌 학원이거나 고시원에서 ‘선생님’의 말을 노트에 받아적으며 코피 나도록(?) 밤늦게까지 암기한다. 입시철이 되면 큰 강당의 설명회 장소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워진다. 과연 행복할까. 흔히 ‘2%가 부족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듣기가 걸쩍지근하다. 특히 승패를 가르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2% 부족하다’는 말만큼 치명적인 표현도 없다. 이기고 싶은 것은 본능이자 근원적인 욕망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렇기만 할까? 돌려서 생각해보면 ‘2% 부족’은 위대함을 만드는 매직넘버라고 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독서’를 생각해보자.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링컨, 워싱턴, 제퍼슨, 루스벨트, 아이젠하워, 케네디 등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케네디는 특히 ‘뉴욕타임스’ 등 신문을 즐겨 읽었다. 하버드대학 졸업논문을 ‘영국은 왜 잠을 자는가’로 썼다. 이 논문으로 케네디는 일약 전국적인 인물이 됐다. 케네디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명 대통령들은 ‘2% 부족’을 대부분 독서로 메웠다. 전염병의 위험에서 인류를 구원한 파스퇴르는 2% 포인트를 채우기 위해 ‘끈기 있는 실험’을 지속했다. 신간 ‘최고의 공부’(켄 베인 지음, 이영아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는 부제로 ‘창의성의 천재들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보고서’라고 내세웠지만 2% 부족을 위한 공부법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사실 공부라는 것은 방법과 시간을 할애하는 측면에서 누구나 비슷하다. 그러나 ‘2% 부족’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입학과 취업 등 눈앞의 목표에만 급급한 젊은이들에게 궁극적인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법을 설명한다. 교수법 분야 세계 최고의 석학인 저자는 ‘좋은 점수만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흥미와 자신감을 가지고 평생 배움을 계속해 나가지 못한다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198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더들리 허슈바흐, 2012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유명 코미디언 스티븐 콜버트 등 100명의 창의적 리더들과 나눈 인터뷰와 30년 이상 연구를 바탕으로 2% 부족을 채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씨줄날줄] 손자 보는 할머니/임태순 논설위원

    흑인인 케냐인 아버지와 백인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시민으로 성장,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의 힘이 컸다. 던햄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딸을 대신해 오바마를 1971년부터 1979년까지 키웠다. 사고와 감성, 가치관이 형성되는 10~18세 때의 민감한 사춘기 시절이었다. 던햄은 오바마가 편견 없이 자랄 수 있도록 흑인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준 것은 물론 애국과 근면, 이웃 사랑 등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오바마가 2008년 11월 한창 선거전이 치열한데도 하와이로 가 임종을 앞둔 외할머니를 위문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와의 관계는 유별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에게 아끼던 쌈짓돈을 용돈으로 선뜻 내주는 게 조부모들이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주를 잘 가르쳐 번듯한 인물로 키운 경우도 많다.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부인의 딸 이렌을 교육한 사람은 외할아버지 외젠이었다. 그는 손녀에게 빅토르 위고의 책을 읽어주고 식물학, 박물학 등 다양한 학문에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이렌 부부 역시 193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어머니와 딸이 대를 이어 노벨상을 타는 진기록을 남겼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도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할머니 도움으로 독서 습관을 들였다며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토로했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이황이 손자 안도에게 서신을 보내 교육시킨 것도 유명한 일화다. 부모를 건너뛴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 간의 ‘격대(隔代)교육’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것과 달리 조부모들은 한결 여유있고 너그러운 자세로 손주들을 사랑으로 양육하기 때문이다. 대가족시대엔 흔했던 격대교육이 핵가족으로 사라졌다가 고령화 시대와 양육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손주 양육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손자나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47.2시간이었다. 주 5일 근무로 치면 하루 9.44시간이니 노인들에겐 격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손주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린다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부모·자식 관계도 좋지 않게 되고 찰떡 궁합인 조손(祖孫)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황혼 육아의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자식들이 근로조건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잘 키운 손주가 대통령 되는 걸 보지 않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화학계 유엔총회’ 부산서 개최

    화학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 총회가 오는 2015년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30일 시청에서 ‘IUPAC 2015 총회’의 부산개최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3일 갖는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허남식 부산시장, 김명수(서울대) IUPAC-2015 조직위원장, 존 더 페터슨(미국) IUPAC 집행이사회 사무총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2015년 8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 동안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는 10명 내외의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비롯, 70여개국 3000여명의 화학자들이 참석한다. 총회에는 국내에서도 학계 및 산업계에서 4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모두 7000여명이 모인다. 행사 기간 총회와 분과별 회의, 기기전시회 및 현지 문화체험 활동이 전개되며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로슈, 노바티스 등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과 워터스, 에질런트 등 과학분석기기 업체들도 스폰서로 참여한다. IUPAC는 1919년 창립된 이후 70여개 회원국, 160개의 학회, 30만명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의 학술단체다. 이 단체는 화학 국제 표준 지정과 새로운 물질에 대한 원소기호와 명칭 부여 권한을 갖고 있다. 부산 총회는 아시아에서 중국 베이징(2005)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총회는 2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美서 연구하고 포스닥 통해 훈련하면 노벨상 가능성”

    “美서 연구하고 포스닥 통해 훈련하면 노벨상 가능성”

    “나는 99% 실패했고 성공한 건 1%에 불과하다.”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레프코위츠(69)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는 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시에 있는 듀크대에서 한국 언론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세포가 외부 신호에 반응하도록 하는 ‘구아닌 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를 발견한 공로로 지난달 10일 스탠퍼드대 의대 브라이언 코빌카(57) 교수와 공동으로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과학자라는 선입견이 무색하게 이번 인터뷰에서 상당히 문학적인 화법을 구사해 인상적이었다.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엄청난, 그리고 비범한 만족감을 느꼈다. 또 내가 속한 기관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당신의 연구 성과는 인류에 어떤 도움이 되는 건가. -내가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약을 고안하느냐에 대한 중요한 암시를 갖고 있다. 내 연구가 사회에 준 가장 중요한 혜택은 신약 개발에 ‘임팩트’를 가한 것이다. →연구 과정에서 실패한 적은 없나. -내 실험의 99%가 실패였고 성공한 것은 1%밖에 안 된다. 아주 많이 실패하지 않았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실패는 교훈이다. 큰 목표를 갖고 있다면 실패할 준비를 해야 한다.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만약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너무 자주 성공한다면 좋아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목표가 위대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나.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다. 특히 연구 첫해에는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었다. 과학자는 매우 힘든 직업이다. →그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나. -같은 팀 동료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정말로 당신의 목표가 가치 있다고 믿는다면 꿋꿋이 계속 밀고 나가라. 용기를 가져라. →실험 중 GPCR을 처음 발견했을 때 황홀경 같은 희열을 느꼈나. -황홀경? 나는 (마리화나를) 피우지 않는다(웃음). 남들이 모르는 어떤 것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흥분은 분명 유혹적이다. →당신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나. -나는 ‘자기 암시적 예언’을 신봉한다.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으면 실제로 행운이 온다고 나는 믿는다. 결국 운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쯤 은퇴할 생각인가. -은퇴를 상상하는 건 힘든 일이다. 나는 늙은 몸을 가진 어린이다. 나는 살기 위해 일한 적이 없다. 실험실로 ‘놀이’를 하러 온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호기심과 관심, 낙천성, 윤리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한국의 경우 아직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안 나왔는데 한국인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중요한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시도하기를 바란다. 나 같은 노벨상 수상자는 물론 중요한 경력을 갖고 있는 탁월한 과학자와 실험실에서 같이 일하는 것만으로 훈련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들한테는 당신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울 점들이 있다. 성공한 과학자들은 나름의 과학적 감각과 취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엇이 중요한 문제이고 무엇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를 파악하려 노력하는데, 그런 멘토들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접한 한국인 과학자들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흥미롭게도 나는 한국인인 안승걸·김지희 박사 부부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은 정말 탁월하다. 우리 연구팀의 고참 중 한 명인 안 박사는 내 ‘오른팔’(right hand man)이다. →한국인은 언제쯤 노벨상을 수상할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 과학계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노벨상을 꿈꾸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포스닥(박사후 과정)을 통해 훈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런 뒤 한국으로 돌아가라. 글 사진 더럼(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노벨상 수상자와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국가 과학한림원 대표 등 세계적 석학들이 서울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과학한림원 서울포럼’(IASSF)을 개최하고 과학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세계과학한림원 포럼은 과학기술계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선진국 과학한림원 간의 네트워크다. 행사는 2일까지 계속된다. 포럼에서는 역대 노벨 물리·화학·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기조강연자로 나서 최근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과학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내로 미국 UCLA 교수는 “생리의학 분야에서 산화질소의 기능을 규명해 지금까지 없었던 심혈관 질환의 진단·예방·치료를 위한 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과 혈액 흐름에 관여해 심혈관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이그내로 교수는 현재 건국대 석학교수로 국내 연구진과 함께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다.  포럼에는 이 밖에도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와 197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 미국 렌슬러공대 명예교수,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매츠 존슨 스웨덴 고센버그대 교수, 한림원 종신회원인 김성호 미국 UC버클리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정길생 과기한림원장은 “국제적 과학기술행사는 많지만 각국 한림원 대표와 세계적인 석학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자원과 식량 부족, 기후변화 등을 토론하는 미래 지향적인 과학기술 포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올 노벨 화학상 레프코위츠 교수와 10년 동고동락한 한인부부 있었다

    올 노벨 화학상 레프코위츠 교수와 10년 동고동락한 한인부부 있었다

    올해로 111회를 맞은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됐다. 여전히 한국 과학자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이웃 일본이 올해 19번째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 마냥 부러운 이유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노벨상 발표를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기지 않는 한국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바로 수상자들의 제자였거나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국내 학자들이다. 노벨상은 ‘학문의 정점’이자 ‘최전선’으로 불린다. 특히 혼자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대 과학에서 교수와 제자의 관계는 각별하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노벨상 공동수상자의 절반은 스승과 제자였고,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레프코위츠 교수와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 2010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도 사제지간이다. 노벨상 수상자 또는 수상이 유력시되는 학자들의 제자나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아무리 큰 실험실이라도 연구진은 20~30명 수준이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기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 노벨상 수상자의 한국인 제자들이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올해 화학상 수상자인 코빌카 교수와 레프코위츠 교수는 한국 학자들과 연관이 깊다. 정가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코빌카 교수 밑에서 지난해까지 박사후과정을 밟았고, 채필석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교수는 코빌카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핵심 장치를 만들었다. 레프코위츠 교수의 듀크대 연구실에는 안승걸 교수와 부인 김지희 박사가 10년 넘게 몸담고 있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유학을 가 훌륭한 학자들에게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자리 잡은 것 같다.”면서 “대학자에게 배웠다는 자부심도 큰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국내 학계의 정점에 선 학자들도 있다. 뇌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강봉균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에릭 캔들(2000년 생리의학상) 교수의 제자이고 대한화학회장인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로알드 호프만(1981년 화학상) 교수를 사사했다. 제원호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올해 물리학상을 수상한 세르주 아로슈 교수에게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 교수는 “지식도 지식이지만 학자로서의 태도와 연구에 대한 열정이 가장 감명 깊었고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 같은 경험이 결국 한국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스승의 노하우를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재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스승인 게르하르트 에르틀(2007년 화학상) 교수의 이름을 딴 ‘에르틀 실용촉매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고, 같은 대학 이광희 교수는 스승 앨런 히거(2000년 화학상) 교수와 함께 연구센터를 열었다. 또 강린우 건국대 신기술융합학과 교수는 자신의 스승 로저 콘버그(2006년 화학상) 교수를 2007년 건대 석학교수로 초빙해 지금까지 함께 연구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뉴스 WHO] 노벨화학상 레프코위츠·코빌카

    [뉴스 WHO] 노벨화학상 레프코위츠·코빌카

    올해 노벨화학상은 호르몬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신호전달물질인 ‘G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밝혀 신약 개발의 새 장을 연 생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로버트 레프코위츠(왼쪽·69) 듀크대 메디컬센터 교수와 브라이언 코빌카(오른쪽·57)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G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의 작동 원리를 밝혀낸 두 사람의 업적은 인체에 대한 지식의 수준을 크게 넓히고 질병 치료에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막단백질인 G단백질은 외부에서 들어온 신호와 결합해 세포 내부로 전달해 주는 일종의 ‘문지기’다. 도파민·아드레날린·인슐린 등의 호르몬이 각기 다른 G단백질과 결합한다. 하지만 G단백질과 작용하는 호르몬 등의 물질은 크기가 너무 커 세포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오랫동안 궁금증으로 남아 있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1968년부터 파장이 아주 짧은 X레이를 세포에 쏘아 반사 또는 굴절되는 모습을 통해 세포 내부를 관찰하는 ‘X레이 회절결정법’을 이용해 G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밝히기 위해 애써왔다. 코빌카 교수는 레프코위츠 교수의 제자다. 두 사람은 세포막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G단백질의 양쪽 끝이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2007년 밝혀냈다. 물질이 G단백질의 바깥쪽 부분에 닿으면 세포 안쪽에 있는 반대쪽 부분이 변형되면서 세포 내부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 같은 G단백질의 작동 시스템을 ‘GPCR’(G-protein ?coupled receptors)로 부른다. GPCR은 심장병치료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등 현재 전 세계 신약개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마약중독 역시 GPCR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코빌카 교수의 제자인 정가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코빌카 교수는 수십년간 GPCR 하나만 연구해 왔고, 연구비가 끊기거나 학생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열정으로 결국 소원을 성취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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