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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자의 창] ‘머피’처럼, 최악에 대비해야 하는 재난관리

    [공직자의 창] ‘머피’처럼, 최악에 대비해야 하는 재난관리

    1949년 미국인 엔지니어 에드워드 머피는 항공기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었다. 머피는 그의 조수가 실험용 측정 센서를 잘못 부착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결국 조수는 실수했고 실험은 실패했다. 잘못될 것을 가정하면 반드시 잘못된다고 알려진 ‘머피의 법칙’의 유래이다.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봄철 대형산불,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가을·겨울철 대형 화재가 되풀이되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는 ‘머피의 법칙’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머피의 사례가 전하는 본래의 의미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재난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복합 재난 상황에 다양한 각도로 대비하고 평상시 몸이 기억하는 반복 훈련이 이뤄진다면 예측하지 못한 재난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2024년 재난 대비 훈련 기본계획에 최근 발생했던 재난 현상을 반영해 재난관리 책임기관의 훈련 추진 방향과 중점사항을 제시했다.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의 경우 극한 호우 등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후 위기를 대비해 5월 한 달 동안 풍수해 대응훈련에 집중한다. 최근 5년간 호우 피해를 겪으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방자치단체 116곳이 참여 대상이다. 1차 대응 기관인 기초자치단체의 초동대응과 현장 총괄·조정 역할을 중점 점검하고 행안부 내 지진·화재 등 재난유형별 담당 부서가 훈련기관의 추진 계획과 시나리오를 검토해 훈련의 품질을 높이고자 한다. 잠재 위험 대비를 위해 새로 도입한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은 첫해 두 번 실시됐고 올해는 네 차례 추진한다. 이 훈련은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재난 발생을 가정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관련기관이 총동원된다. 노후화된 산업단지에서의 유해화학물질 누출, 최근 자주 발생하는 활주로 항공기 사고 대응력을 각 회차 훈련 중에 점검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재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행안부와 교육부 협업으로 진행하는 ‘어린이 재난안전훈련’ 참여학교도 올해 대폭 확대한다.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필수 기본훈련과 체험을 강화한 심화 훈련으로 방식을 다양화하고 희망할 경우 확장현실(XR) 기반 훈련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지방행정의 지침을 제시한 ‘목민심서’의 제8부 병전에선 ‘군사는 훈련하지 않으면 군마가 있어도 달릴 수 없고 군량이 있어도 허비할 뿐이다’라고 가르친다. 재난관리도 이와 같다. 2024년 재난대비훈련 기본계획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이 따라야 하는 지침서이다. 모든 참여기관은 기본계획을 토대로 실제 상황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나름의 훈련을 기획하고 자주 시행해야 한다. 부디 재난 발생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재난대비훈련에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동물 가죽으로 만든 표지, 사람 피로 쓴 글… 현실 속 기괴한 책

    동물 가죽으로 만든 표지, 사람 피로 쓴 글… 현실 속 기괴한 책

    후세인, 자신 피 27ℓ로 코란 제작1600~1800년대 사형수 인피제본 영화 ‘해리 포터’에는 이빨 달린 책이 등장한다. 책을 펼치려는 손을 공격하는 괴물 같은 책이다. 책장을 펼치면 소리 지르는 책도 나온다. 이처럼 상상 속에만 존재할 법한 기괴한 책들이 현실에도 있다면 어떨까.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은 이런 궁금증에 시원하게 답하는 책이다. 너무 기이해 정전(正傳)의 역사에서 배제된 온갖 희귀 서적들을 잔뜩 모아 소개한다. 혈서는 그나마 덜 해괴한 축에 속한다. 예컨대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은 1997년 60세 생일에 한 서예가를 불러 자기 피로 코란을 필사할 것을 명했다. 이 서예가는 2년여간 후세인의 몸에서 뽑은 27ℓ의 혈액과 기타 화학물질을 화합해 605쪽 분량의 코란을 만들었다. 후세인이 자기 피로 책을 만든 건 무병장수와 알라신의 은총에 대한 바람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생애의 끝에 사형 판결을 받고 교수형을 당했는데 죽기 직전까지 이 코란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고 한다. 기괴한 장정(裝幀)의 책도 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스컹크 가죽으로 만들었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보아뱀 가죽, 멜빌의 ‘모비 딕’은 고래 가죽으로 제작됐다. 사람 가죽으로 만든 책도 있다. 가장 이른 인피제본서는 13세기 한 여자의 피부로 만든 라틴어 성경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피제본서는 대부분 1600~1800년대 후반에 제작됐다. 그중엔 사형수의 시체로 만든 의학서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의학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과 사형수는 죽어서도 처벌당해 마땅하다는 인식에서 이런 일이 자행됐다. 저자는 거짓말만 늘어놓는 책, 급할 때 변기로 쓸 수 있는 책, 입고 먹을 수 있는 책, 너무 작거나 큰 책, 악마를 소환하는 책, 유령이 쓴 책, 비인간 생물들과 소통한 기록을 모은 책 등 다채로운 책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외에도 기괴하고 이상한 책이 더 많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책들이 진정한 이야기를 전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 (영상)이 고양이 보면 신고해야…‘1급 발암물질’ 뒤집어 쓴 길냥이에 발칵[여기는 일본]

    (영상)이 고양이 보면 신고해야…‘1급 발암물질’ 뒤집어 쓴 길냥이에 발칵[여기는 일본]

    일본 후쿠시마 전역이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비상에 걸렸다. 해당 고양이가 1급 발암물질로 불류되는 화학물질 수조에 빠졌다 나온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후쿠시마의 한 도금 공장 관계자들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공장 내 ‘6가 크롬’ 수조에 빠졌다가 공장 밖으로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6가 크롬은 만지거나 흡입할 경우 호흡기 점막‧피부점막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일반적으로 간장과 신장, 골수 등에 축적되며, 실명과 폐암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경 출근한 직원은 공장 인근에서 고양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을 확인했다. 또 6가 크롬 수조를 덮고 있던 시트가 뒤집어져 있는 것을 본 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전날 오후 9시경 발자국을 남기며 공장 밖으로 나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양이가 빠졌다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수조는 폭이 약 2m, 높이는 3.4m 정도이며, 수조 내에는 6가 크롬 용액이 약 70% 채워져 있었다. 후쿠시마 당국과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따뜻한 수조 위에 올라갔다가 빠졌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1급 발암물질이 가득 든 수조에 빠졌다 나온 고양이가 이미 죽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상한 외형이나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를 발견할 경우 절대 만지지 말고 시청이나 경찰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현지 주민들은 1급 발암물질 수조 관리를 엉터리로 한 공장 측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반면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공장이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에 죄 없는 고양이가 발암물질에 노출돼 죽임을 당했다며 역시 공장 측을 비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해당 공장 측 대변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이 몰래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피해를 입은 주민의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도, 화성 수질오염사고 이후 사후환경영향조사 추진

    경기도, 화성 수질오염사고 이후 사후환경영향조사 추진

    경기도가 화성시 관리천 수질오염사고가 주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사후환경영향조사를 12일 시작한다. 조사는 3월부터 9월까지 약 7개월간 진행되며, 대상은 사고지점 합류부 상류부터 9㎞의 관리천과 관리천 합류부 하류인 진위천 3.5㎞다. 조사 분야는 ▲수질 ▲수생태 ▲하천 퇴적물 ▲지하수 등 4개로 진행되며, 경기도수자원본부가 주관하고 도 보건환경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안전원, 화성시, 평택시 등 5개 기관이 참여한다. 도는 관리천의 상태와 진위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오염 영향이 있을 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영향조사와 함께 도는 관리천 수질오염사고처럼 화학물질사고가 수질오염사고로 이어지는 복합사고를 대비해 실시간 사고전파체계 구축 매뉴얼 개정을 환경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복합사고 대응을 위해 사고 상황공유 어플리케이션의 사용 권한을 수질오염 담당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윤덕희 경기도수자원본부장은 “수질오염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수질오염사고 방제 훈련과 시군 담당자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사고 대비와 대응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화성시 관리천 수질오염사고는 지난 1월 9일 화성시 양감면 소재 화학물질 보관시설 화재로 인해 보관 중이던 화학물질이 소방용수와 함께 인근 하천인 관리천으로 유입돼 수질까지 오염된 사고다. 경기도는 환경부, 화성시, 평택시, 한국환경공단 등 8개 기관과 함께 방제작업, 오염수 회수작업 등을 진행했으며 관리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기고] 화학물질 규제 혁신, 이제 시작이다

    [기고] 화학물질 규제 혁신, 이제 시작이다

    경제성장만큼이나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 규제 또한 점차 강화되고 있다. 그중 화학물질 규제는 수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경 규제로 손꼽힌다. 대표적인 화학물질 규제로 기업이 제조·수입하는 화학물질을 환경부에 등록하도록 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이 있다. 문제는 유럽에서는 신규 화학물질을 1t 이상일 때부터 등록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 이상일 때부터 등록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화학물질을 등록할 여력이 없는 영세한 중소기업은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기도 했다. 또한 수개월이 소요되는 등록기간 때문에 공정 기술이 빠르게 변화해 새로운 화학물질을 적기에 도입해야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산업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었다. 기업들은 화평법 개정을 지속 요구했으나 규제 완화에 따른 화학물질 관리 사각지대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과거에는 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다행히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규제 혁신 기조에 따라 화평법이 제1호 킬러규제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선제적으로 정부·산업계·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화학안전정책포럼을 구성해 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그 결과 신규 화학물질 등록기준을 유럽과 같이 1t으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평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법 개정은 사회적으로 합의되기 어려웠던 사안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다만 법 개정만으로는 기업들이 규제 혁신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하위법령과 고시에 실제 규제를 이행해야 하는 기업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등록에서 제외되는 1t 미만의 신규 화학물질을 신고하는 제도가 복잡해지거나 정부가 방대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순간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 화학물질 규제의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화학물질의 명칭과 안전사용설명을 담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기업이 정부에 제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한 화학물질 관리에 대해 환경부 이외에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것도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이렇듯 혁신이 필요한 화학물질 규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 약속했다. 정부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갈라파고스적 규제,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제들이 과감하게 개선되길 기대한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
  • 중국 연구진, 가장 쉬운 ‘미세 플라스틱 제거 방법’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중국 연구진, 가장 쉬운 ‘미세 플라스틱 제거 방법’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산모와 태아를 연결해주는 태반부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북극 한복판까지,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의 공습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까지 제거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공개됐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지난대 연구진은 석회질로 불리는 탄산칼슘(CaCO₃) 성분이 0~300㎎/ℓ 포함된 수돗물을 채취한 뒤 폴리스티렌(PS)·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섞어 5분간 끓이고 식힌 다음 나노·미세 플라스틱 양 변화를 측정했다. 일반 적으로 미네랄 함유량이 많은 경수를 끓이면 탄산칼슘 등의 성분이 뭉치면서 하얀색 물질이 만들어진다. 실험 결과, 물을 끓여 수온이 높아지면 탄산칼슘이 나노‧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둘러싸면서 결정 구조를 만들어 응집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일명 ‘캡슐화 효과’는 탄산칼슘 함량이 높은 경수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탄산칼슘 함량이 300㎎/ℓ인 물에서는 끓인 후 최대 90%가, 탄산칼슘 함량이 60㎎/ℓ 미만인 연수에서는 약 25%의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제거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곧 수돗물의 경우 끓이는 단순하고 쉬운 방법만으로도 최대 90%의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다.연구진은 “시간이 지나면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탄산칼슘이 일반 석회질처럼 쌓인다”면서 “이 물질은 닦아내 제거할 수 있고 물에 남아 있는 불순물은 커피 필터 같은 간단한 필터에 부어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물을 끓이는 간단한 방법이 수돗물 속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제거, 물을 통한 나노·미세 플라스틱 섭취 위험을 줄여줄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물을 끓여서 화학물질 등 몸에 해로운 것을 제거하고 마시는 일부 아시아 국가의 전통 방식에서 해당 연구를 착안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방법이 수돗물에서도 유의미한 효과를 낸 만큼, 물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 최신호(29일자)에 실렸다. 에베레스트부터 산모의 태반까지...없는 곳이 없는 미세 플라스틱 한편, 인류와 동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21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은 피레네 산맥의 해발 2877m 지점에서 공기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모든 표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대류권에 속하는 해발 수천 m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다닌다는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당시 연구진은 기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내포한 공기 덩어리가 멀게는 북미와 남미 대륙에서부터 불어온 것으로 파악했다.2020년에는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진이 에베레스트와 주변 고지대 19곳에서 채취한 표본을 분석한 결과, 에베레스트 해발 8000m 지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의 흔적이 발견됐다. 대체로 등산용 의류에 사용되는 리에스터(폴리에스테르)와 아크릴 및 나일론 등에서 부서져 나온 것이었다.최근에는 미국 뉴멕시코대학 연구진은 태반 조직 62개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모든 샘플에서 크기가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샘플에서 발견된 가장 흔한 플라스틱은 비닐봉지와 병에 사용되는 것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건설현장에서 주로 확인되는 것과 나일론은 10%를 차지했다. 연구를 이끈 뉴멕시코대학의 매튜 캠펜 박사는 “만약 미세플라스틱이 태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 생명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우리 환겨이 있는 모든 플라스틱이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농도가 증가한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불타버린 차량, 사라진 운전자…‘이곳’에서 발견됐다

    불타버린 차량, 사라진 운전자…‘이곳’에서 발견됐다

    불길에 휩싸인 승용차를 놓고 행적이 묘연했던 20대 운전자가 10시간 만에 발견됐다. 앞서 28일 오후 4시 15분쯤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도로에서 “달리던 차량에 불이 났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차량에는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이들이 인명 구조를 위해 차량을 살펴봤지만 이상하게도 운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15명의 인력과 장비 5대를 투입해 14분 만에 차량에 난 불을 완전히 껐다. 차량은 완전히 탔으며 주변에서는 부탄가스 여러 개가 발견됐다.경찰은 승용차 운전자가 화재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났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해 운전자 추적에 나섰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결국 29일 오전 2시 15분쯤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운전자 A(20대·남)씨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차량에 부탄가스를 싣고 이동하다가 불이 나게 한 혐의다. 경찰은 A씨가 달리는 차량에서 가스를 흡입하다가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심야에 체포가 이뤄져 아직 피의자 조사를 하지 못한 상태”라며 “일단 차량 내부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울긋불긋 근질근질… 내 몸 병들게 한 패션의 배신

    울긋불긋 근질근질… 내 몸 병들게 한 패션의 배신

    새 옷에 포함된 독성물질 ‘경고’인체에 미치는 악영향 낱낱이 밝혀새 유니폼 입고 응급실 간 승무원유아복 입고 발진 일으킨 아이들구체적 사례로 연구 결과 뒷받침지속 가능한 패션 실천 방법은패스트패션 지양, 윤리 기업 찾고인증 라벨·천연 소재 사용 등 확인새 옷 샀을 땐 세탁하고 착용해야 인터넷에서 “새 옷을 사서 바로 입느냐, 한 번 빨아 입느냐”에 대해 논쟁이 일었던 적이 있다. 새 옷을 빨면 헌 옷이지 새 옷이냐는 주장과 새 옷에는 각종 화학물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빨아 입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어린 시절 새 옷에서 나는 냄새는 친구들에게 옷을 새로 샀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징표였다. 이상하게도 석유 비슷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 새 옷을 입고 하루 종일 놀다 들어오면 항상 피부가 울긋불긋하고 가려웠다. 새 옷에 여러 화학 처리가 이뤄져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뒤였다.저자는 ‘지속 가능한 패션’ 전문가이자 탐사 저널리스트로 안전한 옷을 선택하는 방법과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에코 컬트’ 운영자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새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처리되는 화학물질들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낱낱이 밝히고 있다. 사실 환경 관련 책들은 근거 없이 막연한 두려움을 조장한다는 의혹의 눈길을 받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최신 연구 결과와 구체적 사례들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어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먹고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기 시작한 뒤부터 옷은 24시간 우리 몸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가 제시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2016~2017년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항공사 승무원들은 새 유니폼을 받아 입은 뒤부터 발진과 천식, 급성 피로, 탈모, 편두통, 안과 질환을 겪었다. 어떤 승무원은 새 유니폼을 착용하고 일한 지 며칠 만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 갔고, 또 다른 승무원은 너무 아파서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승무원들이 입는 유니폼은 방수와 오염 방지, 구김 방지, 곰팡이 방지, 냄새 방지 기능을 갖췄으며 밝고 채도가 높은 색상으로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각종 화학물질과 공정이 유니폼 한 벌에 모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유아복을 입은 아이들이 심한 발진을 일으키고, 고급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만든 브래지어를 착용한 여성들에게 발진으로 인해 영구적인 흉터가 생기는 일도 있었다.저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최소 4만 가지 화학물질이 상업적으로 사용되지만 인간과 동물에게 안전하다고 확인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심지어 옷 한 벌에 5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새 옷을 입고 난 뒤 가렵거나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옷 때문이라는 말이다. 옷에 있는 화학물질 때문에 소비자가 피해를 봐도 제조사가 이를 인정해 리콜하거나 손해배상을 한 적은 없다. 제조사들이 이렇게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옷에 사용된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밝혀진 게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관련 규제가 거의 없고, 화학물질 사용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유럽연합(EU)에서도 규정을 무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패션 업계에서 사용하는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고 자기 몸을 보호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울트라 패스트패션 브랜드 피하기 ▲신뢰할 수 있는 회사 찾기 ▲제삼자 인증 라벨 확인 ▲기능성 소재 옷 피하고, 천연 소재 옷 찾기 ▲옷을 산 뒤 세탁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속 목소리를 냄으로써 패션 업계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바위를 뚫는 것처럼 말이다.
  • 협력사와의 안전 상생… 산재사고 사망 줄였다

    협력사와의 안전 상생… 산재사고 사망 줄였다

    모기업이 안전 컨설팅·설비 제공정부, 안전감독 일부 면제 등 혜택모기업 329개·협력업체 3844개사업 참여 2년 새 사망 9명→3명 “청소할 때 사용하는 세제가 다양해서 독성이 강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일한 적이 많아요. 지금은 새로 생긴 키오스크 덕분에 조심히 다뤄야 할 물건은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어서 마음놓고 일하고 있어요.”(안병은씨) “시설관리 반장이라 동료들 안전사고에 더욱 민감해요. 청소용품마다 화학 성분이 제각각이라 안전교육할 때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지난해 10월부터 전산장비가 생겨서 직원 모두 안전에 유의할 수 있게 됐어요.”(김광남씨) 19일 오후 1시 수서고속철도(SRT)의 시설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코레일테크 직원들은 여느 때처럼 업무 시작 전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키오스크 앞에서 작업별 체크리스트를 확인했다. 창고를 정리할 때 주의점은 무엇인지, 화학용품이 신체에 닿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서로 알려 줬다. 방충용품을 꺼내던 시설관리 반장 김씨는 “키오스크 설명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항상 안전을 먼저 생각하자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MSDS 키오스크가 설치된 뒤부터 코레일테크 직원들에게 생긴 변화다. 이처럼 사소한 안전까지 중시하는 문화는 SRT 운영사인 SR이 민관 협력으로 중소 협력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기업 스스로 위험 요인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이행)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에 참여하면서 뿌리 내리고 있다. 100인 이상 모기업(건설업 제외)이 협력사에 컨설팅과 교육, 안전설비 설치 등을 투자하면 정부는 소요 비용의 절반(최대 4억원)을 지원한다. SR은 약 1100만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코레일테크를 대상으로 각종 안전진단과 컨설팅, MSDS 키오스크 설치 등을 했다. 사업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기업 329개와 협력업체 3844개가 사업에 참여했는데 협력업체 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총 3명으로 사업 참여 전인 2021년(9명), 2022년(6명)에 비해 감소했다. 협력업체 723개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종합 만족도 점수가 평균 89.76점으로 집계됐다. 협력사 안전 수준을 높여 준 모기업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면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 감독 일부를 면제받고 우수 기업으로 선정될 경우 정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가점을 부여받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지원 한도 상향 등 간접적 재정 지원도 받는다. SR과 코레일테크 직원들 모두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강병진 SR 안전본부장은 “연령대가 높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지하층 청소를 도맡아 하다 보니 안전·보건 분야에 특히 신경 썼다”면서 “정부 사업에 참여한 덕분에 추진력을 얻어 협력사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수 코레일테크 SR 사업소장은 “우리는 협력업체라 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키오스크가 생기고 안전교육과 간담회까지 진행하면서 달라졌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전뿐만 아니라 전체 근무 환경이 좋아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시행으로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기업으로 법 적용이 확대됐다. 하지만 중소 협력업체는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도 안전에 대한 투자와 여력이 부족해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생협력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시행되는 이유다. 정부는 해당 사업 외에도 전국 83만개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대진단에 참여하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다.
  • [책꽂이]

    [책꽂이]

    경제머리가 필요한 순간(한진수 지음, 청림출판) 현실에서 자주 접하는 경제 관련 주제들을 문답으로 풀어냈다. ‘돈은 왜 돌고 도는 걸까’, ‘은행은 왜 복리예금을 내놓지 않을까’, ‘주가지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와 같은 알쏭달쏭 질문을 비롯해 가격과 물가, 시장과 금융, 증권과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꼭 알아야 할 질문 56개를 추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경제의 큰 그림은 물론이고 바람직한 경제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팁까지 얻을 수 있겠다. 352쪽. 1만 8000원.옥시토신 이야기(전용관 지음, 피톤치드) 산모의 출산을 돕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옥시토신은 면역과 치료 효과를 올리고 통증과 우울감은 낮추는 천연 화학물질로 인정받는다. 저자는 최근의 여러 연구를 바탕으로 옥시토신의 다양한 이점과 역할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몸이 아픈 사람은 통증이 줄고 마음이 아픈 사람은 위로받을 수 있는 옥시토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옥시토신 분비를 자극할 수 있는 처방까지 제시한다. 272쪽. 1만 8500원.삶을 위한 혁명(에바 폰 레데커 지음, 임보라 옮김, 민음사)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운동에서부터 여성들의 파업, 미투 운동과 퀴어 퍼레이드, 기후정의 행진까지 최근 10년 동안 전 지구적으로 펼쳐진 사회운동을 가리켜 저자는 ‘죽음의 체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를 담아 ‘삶을 위한 혁명’이라 부른다. 지금 시대 혁명은 시대착오적인지, 역사 속 혁명과 지금 사회운동이 어떻게 다른지, 왜 공동체를 지향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한나 아렌트와 카를 마르크스를 두 축으로 삼아 사유한다. 340쪽. 1만 9000원.알고 보면 반할 매화(이종묵 지음, 태학사) 매화는 조선시대 꽃과 나무의 문화사에서 가장 중심에 자리했다. 사군자에서 첫 번째로 언급되는 데다 엄동설한을 뚫고 꽃을 피우며 특유의 매력적인 향도 내뿜어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매화를 키우는 다양한 방법, 한겨울 매화꽃을 감상하는 매화음, 매화를 벗으로 삼은 이, 단속사의 ‘정당매’와 사명대사의 ‘정릉매’ 등 조선 5대 매화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조선 선비들의 시와 글에 운치 있는 매화 그림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360쪽. 2만 2000원.
  • [씨줄날줄] 가습기 살균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습기 살균제/전경하 논설위원

    ‘소리 없는 암살자’였던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 11월 처음 나왔다. ‘가습기 메이트’란 이름으로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이 제품을 내놓은 뒤 SK케미칼, 옥시PB, 애경산업 등이 참여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어떤 기업도 상품 출시 당시 화학물질 원료의 흡입 독성에 대해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늦어도 2000년부터 기업과 정부에 제품 원료에 대해 묻고 기침 등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기업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정부기관들은 관리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2011년 2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임산부 6명이 급성 호흡기 증상으로 입원하고 나서야 역학조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 그해 8월 사용 자제 권고와 제품 수거 명령이 내려졌다. 지난달 31일 기준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람은 7901명, 피해구제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5667명이다. 이 중 사망자가 1261명이다. 서울고법 민사9부는 그제 피해자와 가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2심에서 국가가 원고 3명에게 각 300만~5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이 7년여 만에 뒤집힌 것으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그동안 제조사와 판매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만 있었다. 재판부는 정부가 해당 물질을 심사한 뒤 서둘러 “유해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공표했고, 그 이후 10년간 추가 심사하지 않고 방치한 부분을 “정당성·타당성·합리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불완전한 고시와 불충분한 심사로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규모 건강피해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물때나 세균을 닦는 세정제를 증기로 흡입하는 상황이 17년이나 방치됐다. 환경부가 상고하지 않고 이번 판결을 수용하는 게 맞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화학물질등록평가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이 2015년 시행됐다. 세계적 기준보다 과하다는 지적에 등록 기준 완화 등을 담은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완화된 규제가 다시 강화되지 않으려면 ‘안전하지 않으면 시장에 유통할 수 없다’는 원칙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물론 기업도 적극 나설 일이다.
  • “가습기살균제 국가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국가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나 유족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환경부 등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의 유해성 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안전한 것처럼 고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법원은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은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른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백숙종·유동균)는 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명에게 각각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부 장관 등이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에 대해 불충분하게 유해성 심사를 했음에도 그 결과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했다”고 지적했다. ‘흡입독성’ 등 위험요인을 보다 심도 있게 확인해야 했다고 질타한 것이다. 이어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공표 단계에서 공무원 과실이 있는지를 면밀히 본 결과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며 “결과적으로 국가 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불충분한 유해성 심사와 고시에 따른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유통은 국민의 건강·생명·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고 직접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상을 인정한 3명에 대해 이미 지급받은 지원금과 구제급여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은 구제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그 액수를 빼고 배상액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상을 인정하지 않은 2명에 대해선 이미 상당한 금액을 구제급여로 받았기에 추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환경부는 “판결문 검토 및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대법원 상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대리인 송기호 변호사는 “국가는 상고하지 말고 판결을 수용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법원 판결은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어 큰 의미가 있지만 배상 대상을 일부 피해자로 한정했고 배상액도 소액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0명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6년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후 원고 10명 중 5명이 국가를 상대로 패소한 부분만 항소해 2심이 진행됐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유통된 가습기살균제를 쓴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처음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영유아와 임산부 등 569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262명이다.
  •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나 유족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환경부 등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의 유해성 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안전한 것처럼 고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법원은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은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른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백숙종·유동균)는 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명에게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부 장관 등이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에 대해 불충분하게 유해성 심사를 했음에도 그 결과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공표 단계에서 공무원 과실이 있는지를 면밀히 본 결과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며 “결과적으로 국가 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불충분한 유해성 심사와 고시에 따른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유통은 국민의 건강·생명·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고 직접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상을 인정한 3명에 대해 이미 지급받은 지원금과 구제급여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은 구제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그 액수를 빼고 배상액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원고 2명에 대해선 이미 상당한 금액을 구제급여로 받았기에 추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환경부는 “판결문 검토 및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상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대리인 송기호 변호사는 “국가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말고 판결을 수용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법원 판결은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어 큰 의미가 있지만 배상 대상을 일부 피해자로 한정했고 배상액도 소액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0명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6년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후 원고 10명 중 5명이 국가를 상대로 패소한 부분만 항소해 2심이 진행됐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유통된 가습기살균제를 쓴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처음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영유아와 임산부 등 569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262명이다.
  • 가습기살균제 국가 손해배상 책임 첫 인정…정부 “상고 검토”

    가습기살균제 국가 손해배상 책임 첫 인정…정부 “상고 검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는 6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명에게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공표 단계에서 공무원 과실이 있는지를 자세히 본 결과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며 “결과적으로 국가 배상청구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2008~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모를 폐 손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거나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2016년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하지만 원고 10명 중 5명이 국가를 상대로 패소한 부분만 항소해 진행된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애초 지난달 25일을 선고기일로 잡고 재판까지 열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마지막까지 신중히 검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고를 2주 연기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판결문을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 ‘해피벌룬’ 3년간 흡입한 20살 여성…심각한 척수 손상 [여기는 동남아]

    ‘해피벌룬’ 3년간 흡입한 20살 여성…심각한 척수 손상 [여기는 동남아]

    아산화질소로 채워진 ‘해피벌룬’을 3년간 흡입한 20대 여성이 심각한 척수 손상을 입어 팔, 다리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는 최근 하노이에 사는 스무 살 여성이 팔, 다리에 감각을 잃어 병원을 찾았다가 심각한 척수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해피벌룬’ 또는 ‘웃음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의료용 가스다. 이 기체를 마시면 웃음이 나오면서 일시적인 환각 상태에 빠지는 데다 안면 근육을 마비시켜 ‘웃음가스’, ‘해피벌룬’으로도 불린다. 담당 의사는 “환자는 지난 3년 동안 아산화질소가 든 풍선을 흡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아산화질소로 채워진 풍선을 흡입하면 환각을 일으키며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장기간 흡입하면 신경 손상 및 혼수 상태에 빠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의사는 “많은 사람이 아산화질소가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여겨 안전하다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아산화질소 흡입에 의한 신경 손상 환자 중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47%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성은 18세부터 해피벌룬을 흡입해 오다 26세에 다리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그녀는 이미 21살에 다리 통증으로 걷지를 못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의사는 “아산화질소의 영향으로 산소의 체내 순환을 방해해 다리 통증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은 후 또다시 아산화질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밥도 거르면서 일주일에 600박스의 아산화질소를 흡입했다. 결국 26살에 척추 디스크와 다리 신경 손상으로 휠체어의 도움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베트남 보건부는 2019년부터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아산화질소의 사용을 금지했다. 다만 산업 목적으로는 제조가 가능하며,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인체 흡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호찌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의 클럽에서는 해피벌룬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베트남을 찾는 젊은 여행객들에게 ‘이색 문화 체험’이라면서 해피벌룬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이에 호찌민 총영사관은 “해외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하더라도 국내법으로 처벌받는다“면서 “해피 벌룬 흡입이 적발되면 화학물질 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밝힌 바 있다.
  • 설 연휴 환경오염행위 ‘꿈도 꾸지 마’…지난해 130곳 적발

    설 연휴 환경오염행위 ‘꿈도 꾸지 마’…지난해 130곳 적발

    설 연휴 기간 환경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하다 적발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 130곳이 적발돼 30곳이 고발됐다. 환경부는 31일 설 연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사전 예방을 위해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내달 1~15일까지 특별 감시·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별 단속에는 7개 유역(지방)환경청과 17개 시도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전국 4300곳의 환경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을 점검한다. 고농도 폐수와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공장 밀집지역과 산업단지 내 사업장과 상수원 주변 사업장 등을 중점 관리할 예정이다. 단속에 앞서 내달 1~8일까지는 전국 2만 7000여개 환경 오염물질 배출사업장과 공공 처리시설에 예방 조치 및 취약지역 점검, 주요 환경기초시설 390곳에 대한 현장 확인도 실시한다. 불법행위 의심 업체와 환경오염 취약지역은 이동측정 차량과 무인기(드론) 등 첨단 감시장비를 투입해 조사하고 실제 오염행위가 의심되면 즉시 현장을 방문해 단속할 계획이다. 내달 9~12일은 환경오염행위 신고 창구(128)도 가동하고 하천 등에 대한 순찰도 실시한다. 연휴 이후인 13~15일에는 영세 또는 환경오염에 취약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 오염물질 처리·방지시설 등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한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 2316개 업체 점검에서는 무허가시설 설치와 방지시설을 비정상적으로 가동한 사업장 등 130곳을 적발해 30곳을 고발 조치했다. 한준욱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연휴 기간 오·폐수 무단 방류와 무허가 배출시설 가동, 악취 발생물질 소각, 폐기물 불법 매립 등에 대한 감시·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환경오염행위 신고가 확인돼 행정처분 등 조치가 이뤄지면 최고 3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하수슬러지 잔재물 활용한 악취 흡착제 제조기술 특허 취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하수슬러지 잔재물 활용한 악취 흡착제 제조기술 특허 취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하수슬러지 잔재물을 활용, 악취 흡착제인 제올라이트(Zeolite)를 제조하는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취득한 특허는 하수슬러지 가스화 기술을 통해 건조물을 700~800℃ 이상 열처리한 뒤 수소 등 에너지를 회수하고 남은 고형잔재물을 활용해 악취 흡착제인 합성 제올라이트를 제조하는 기술이다. 상용 제올라이트에 비해 악취 흡착 능력이 1.6~1.9배 높고, 정유사 등에서 주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학물질인 이산화황과 톨루엔을 98% 이상 제거하는 등 흡착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의 하수슬러지 가스화 연구는 잔재물의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폐기물 처리비용이 걸림돌이 되면서 상용화에 긍정적인 평가를 얻지 못했다. 반면, 이번에 취득한 특허는 공사 자원순환기술연구소와 ㈜성광이엔텍이 공동연구를 통해 하수슬러지 잔재물의 활용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하수슬러지 가스화 기술 연구개발에도 일정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염경섭 공사 자원순환기술연구소장은 “이번 특허로 폐자원인 하수슬러지의 순환이용을 촉진하여 국가 순환경제를 가속화하는 기반기술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기술 개발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영세사업자 83만명 예비범법자 만드는 정치

    [사설] 영세사업자 83만명 예비범법자 만드는 정치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법안 처리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당장 내일부터 50인 미만의 83만 7000개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게 된다. 종업원 5명 이상을 둔 동네 소상공인들도 마찬가지다. 자칫 수십만명의 영세기업인과 소상인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여기서 일하는 800만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위태롭게 하는 사태가 생길까 우려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안전보건 담당자를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이다. 지난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지만 경기 불황으로 진 빚을 갚기도 어려운 상황에 언감생심인 게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자칫 중대한 재해가 발생해 사업주가 엄중한 사법 처리를 받게 되면 그 사업장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근로자 실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근로자 안전이 중요하지만 일터가 사라진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터라 중소기업의 94%가 그동안 그토록 유예기간을 좀 연장해 달라고 호소했던 것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산업안전청 설치를 주장하나 이는 얼마든 향후 논의가 가능한 일이다. 국회는 이달 초 본회의에서 화학물질의 등록평가법과 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초 민주당은 국민 건강을 위한 입법 취지를 내세우며 법 개정에 반대했으나 비용 부담 가중 등을 호소하는 영세기업들의 목소리에 개정안 처리에 협조했다. 여야는 화평법 개정안을 처리했듯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을 2월 1일 본회의에서라도 내놓기 바란다.
  • ‘가습기살균제’ 참사 다신 없도록… 화학제품 안전체계 구축

    ‘가습기살균제’ 참사 다신 없도록… 화학제품 안전체계 구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등 사회적 재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4년부터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영유아와 임산부들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가습기살균제는 가습기의 물때나 세균을 닦기 위한 세정제임에도 가습기에 넣고 사용해도 문제없는 것처럼 마케팅을 한 당시 유공바이오텍(SK이노베이션의 전신) 등 화학기업들의 도덕 불감증으로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2023년 말 기준 1258명이 숨지고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만 5667명에 달한 건국 이래 최악의 화학 재해로, 화학물질과 화학제품 관리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화학물질 공포(케미포비아)를 촉발했다. 2012년 9월 경북 구미산단 4단지 내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저장탱크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5명이 유출된 유독가스로 인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초동대응 미숙으로 한 달 뒤 불산이 낙동강으로 유입됐다. 주민 1만 2243명이 건강검진을 받고 농작물(212㏊)과 가축(3943마리) 피해가 잇따르면서 피해 복구에만 554억원이 투입됐다. 두 사건을 계기로 2015년 시행된 화평법과 화관법은 국내 화학물질·제품 관리 체계를 안전 중심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끌어냈다. 화평법은 화학물질 수입·제조업체에 대해 유해성·위해성 심사·평가를 강화해 ‘안전하지 않으면 시장에 유통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화관법은 불산 사고에서 드러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사고 예방 취급관리 미비를 바로잡고 안전대책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어 2019년에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살생 물질과 살충제·방충제 등 살생물 제품의 안전성이 입증돼야 출시할 수 있도록 화학제품안전법이 시행됐다. 물질·시설·제품에 대한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마재정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사회적 아픔을 배경으로 제정된 규제이다 보니 국제 수준보다 강하고 화학물질 생산 및 사용업체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화평법·화관법 개정안은 안전망을 확보한 뒤 불합리한 분야에 대해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으로 개선한 이해조정의 사례”라고 밝혔다.
  • 환경 ‘1호 킬러규제’ 깼다… 1t 미만 화학물질 유해정보 공개

    환경 ‘1호 킬러규제’ 깼다… 1t 미만 화학물질 유해정보 공개

    과거 배나 갯바위 등에서 낚시꾼들이 사용했던 납이 들어간 낚시추나 니코틴 1% 이상 액상 담배를 소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상 처벌 대상이었다. 집에서 납땜이나 락스 청소를 할 때에도 법이 정한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만 했다. 적발되면 5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었다.이처럼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경직된 기준 탓에 대표적인 ‘킬러규제’로 꼽혔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관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완화하고 위험도에 따라 시설·검사를 차등화하는 등 10년 만의 전면 개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납 낚시추 사용도 처벌 대상유해성 정도 상관없이 규제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정보 없이 출시 없다’는 원칙에 따라 2015년 화평법과 화관법이 시행됐다. 화학물질 등록과 취급시설 관리 등에 강화된 기준을 정하고 기업에 책임을 부과한 것이다. 업계에선 선진국보다 과도한 규제란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사회 재난을 겪으며 제·개정된 법률은 견고했다. 그럼에도 개정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것이 현실이다. 화학물질은 유익함과 유해함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편리하다는 이유로 해마다 화학물질·화학제품 사용은 늘고 있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화학물질은 3만 1600종, 사용량은 6억 8680만t에 이른다. 2010년(1만 5840종, 4억 3250만t) 대비 사용물질은 2배, 사용량은 58.8%(2억 5430만t) 증가했다. 오는 4월부터 지정되는 유해물질은 총 1210종이나 된다. 화평법은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상징한다. 제정 당시 정부안은 1t 이상 물질만 등록하는 것으로 마련됐는데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 중 모든 신규물질에 적용하는 것으로 강화됐다. 특히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살생물제는 제조·수입량과 상관없이 유해성 정보(95종)가 확인돼야 시판할 수 있는 화학제품안전법이 2019년 시행되면서 등록 기준이 0.1t으로 조정됐다. 다만 0.1~1t의 화학물질에 대해 총 9종의 필수 시험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물질당 7~9종의 시험자료 생산에 4~6개월의 시간과 1000만~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신고제’ 알권리 강화정부, 우려물질 등록대상 지정인체·생태계 영향 등급도 나눠 또 등록된 화학물질이라도 사용업체는 설치·정기 검사 등을 받아야 했다. 유해성이나 사용량에 관계없이 획일적인 기준이 적용됐다. 산업계가 고충을 토로했던 지점이다. 매년 이뤄지는 정기 검사는 일주일간 진행되는데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공장 가동까지 중단할 수 있다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뒤따랐다. 화학 규제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추진하면서 개선 필요성이 확인됐다. 화학물질 등록에 드는 시간과 비용, 규제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초기 소량으로 연구개발하다 증산 요청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신고된 물질을 추가 등록하는 절차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 의지나 역량과 무관한 규제가 경쟁력을 약화하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평법 개정안은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1t 이상으로 조정하되 1t 미만 물질에 대해서는 기업이 유해성 정보를 신고·공개토록 했다. 우려물질은 정부가 유해성 자료를 생산하거나 등록 대상 화학물질로 지정해 기업에 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유독물질에 대해 일률적으로 적용했던 규제도 차등화한다. 짧은 시간 노출로도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체급성유해성물질’, 반복 노출·잠복기를 거쳐 영향을 주는 ‘인체만성유해성물질’, 수생생물에 영향을 주는 ‘생태유해성물질’로 구분·적용키로 했다. 황산과 저농도 납의 관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위험 비례형’으로 전환된다. 극소량 사용 사업장이나 유·누출 우려가 없는 시설은 검사·진단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해화학물질 영업자는 물질별 취급 시설·장비·인력을 갖춰 허가받아야 했던 것을 취급량이 적거나 위험도가 낮으면 신고만으로 가능해진다. 위험도 고려 없이 매년 받던 정기 검사가 위험도에 따라 1~4년으로 확대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1t 미만 신규 화학물질을 등록제로 관리하면 상업화가 지연되고 시장 상황에 대응이 어려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으로서는 비용 절감보다 절차 간소화에 따른 시간 확보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합리화’로 실천 유도산업계·시민·전문가 포럼 개최안전 담보로 규제 유연성 부여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화학 기준 완화가 자칫 기업들의 경각심을 느슨하게 하는 잘못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규 화학물질 관리 부실 및 유해성을 현 시점에서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7일 법 개정 후 처음으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방문해 “개정안은 규제 완화가 아닌 ‘실사구시’ 규제 합리화”라며 “산업계와 시민사회·전문가가 참여한 포럼에서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담보해 규제가 이행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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