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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위안화, 세계 10대 화폐 진입

    중국 화폐인 위안화가 사상 처음으로 가장 많이 거래된 통화 10위권에 진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3년마다 실시하는 외환거래 조사 결과 위안화가 가장 많이 거래된 통화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안화의 외환거래 순위는 2010년 17위에 그쳤으나 3년 만에 9위로 뛰어올랐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2010년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에 머물렀으나 올해 1200억 달러 규모로 급증했다. BIS는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화가 국제 외환거래 시장에서 3년 사이에 점유율을 두 배 정도 늘리면서 스웨덴 크로나와 홍콩달러를 10위권 밖으로 밀어냈다고 밝혔다. 거래 통화별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미국의 달러화(87%)로, 1위를 차지했다. 미 달러화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4조 6500억 달러(약 510조원)로 조사됐다. 이어 유로화(33.4%), 일본 엔화(23%), 영국 파운드화(11.8%), 호주 달러화(8.6%) 등이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화, 뉴질랜드 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국 위안화의 통화 비중은 2.2%였다. 한국 원화의 거래 비중은 1.2%로 17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그룹의 데릭 새먼 외환거래 매니저는 “신흥국 시장에서 국제화를 위한 경제 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거래가 늘어나고 외환거래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2009년 홍콩을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 역외 거래 센터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 내 모든 기업이 위안화로 무역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본격 허용하면서 위안화 무역 결제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부채’ 빌린 사람은 있는데 갚을 사람은 없다네

    부채 전쟁/홍석만·송명관 지음/나름북스 308쪽/1만 8000원 부채(負債)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서 진 빚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쳤다. 2000년대가 전 세계적인 금융거품으로 부채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2008년 이후에는 부채를 축소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바야흐로 장기불황(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아 부채 처리를 놓고 각자도생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 위기로 발생한 사기업의 부채를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해결하는 ‘손실의 사회화’가 나타났다. 국가 재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족분을 누구의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를 놓고 세금전쟁도 벌어진다. ‘부채 전쟁’도 전쟁이기에 곳곳에서 참상이 벌어진다.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 자살하는 사람,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긴축 체제가 사회 공공성과 복지를 공격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마주한 부채 전쟁은 부채 위기를 해소하면서 벌이는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장기 불황의 시대에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부채 자체를 아예 말소하는 것, 두 가지뿐이다. 부도 상태에 빠진 은행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실 자산을 국가가 인수하는 방법이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감세를 이용해 경기 부양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세금 공백을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메우면 국가 빚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채를 말소하는 방법은 기업이나 개인이 파산할 때 적용된다.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률적으로 강제했던 채무 관계를 소멸시켜 주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갈등이 있다. 복지 재정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즉 적자 재정을 편성하면 한편에서 들고 일어난다. 나중에 그 빚을 메우는 것이 세금인데, 세금 부담을 혐오하는 계층의 이해관계가 여기에 반영되어 있다. 부채 말소를 두고도 갈등이 표출된다. 파산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파산법을 개정해 과다 채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 집단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며 극구 반대한다. 모든 경제 영역은 부채 전쟁의 싸움터가 된다. 세금, 이자, 임금, 이윤 등의 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더 얻고 덜 손해보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빚 없는 사회를 위한 모색으로 부의 축적 수단이자 교환 수단으로서 화폐와 화폐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문화마당] 이자율과 창조경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이자율과 창조경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최근에 이자율의 법정 상한을 낮추자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인류문명을 설명하는 코드는 다양하지만, 서로 빌리고 갚는 거래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폐가 나오기 전에는 현물로 거래했는데, 화폐경제의 발달은 이런 ‘돈놀이’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조선시대 사채는 대개 연 50% 수준의 장리(長利)였다. 춘궁기에 1말을 꾸었으면 추수기에 1말 5되를 갚아야 했다. 봄에 꾸었다가 가을에 갚으니 요즘 계산으로 하면 6개월 이자가 50%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당시는 농업사회였으므로 사실상 연리로 50%였던 셈이다. 오히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50%보다 낮았다. 왜냐하면 미곡가가 가장 비싼 춘궁기에 빌렸다가 가장 낮은 가을에 되갚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대개 춘궁기의 곡물가가 추수기보다 2배 높았으므로, 곡물의 교환가치로 환산해 보면 비록 장리라 해도 실제 이율은 25%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조선 후기 민생경제의 몰락은 이런 장리를 곡물이 아닌 화폐로 거래하면서 시작되었다. 곡물로 거래할 경우, 춘궁기에 쌀 2말을 꾸었다면 추수기에 이자(50%)를 합해 3말을 갚으면 되었다. 그런데 화폐로 거래할 경우, 1냥(2말 가치)을 꾸었다면 추수기에 이자(50%)까지 1.5냥(6말 가치)을 갚아야 하는데, 가난한 농민은 쌀을 화폐로 바꿔 갚아야 했으므로 실제로는 이자율이 200%에 달했던 것이다. 당시에도 꿔주는 자가 갑이고 꾸는 자는 을이었다. 그러니 대부업자가 곡물 대신에 돈으로 빌려가라고 윽박지르면, 서민은 이자율이 폭탄 수준임을 알면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돈으로 꿀 수밖에 없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폐전론(廢錢論)을 편 이유도 바로 화폐가 고리대금을 통해 민생에 끼친 심각한 폐단에 대한 분노였다. 이런 고리대업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민생을 파괴함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국가 공권력이 이 문제에 개입해 사채와 경쟁구도를 구축했다. 조선 초기까지도 의창을 통해 춘궁기에 무이자로 곡식을 빌려주었으며, 자연손실분은 국고에서 채웠다. 이후에 국가재정 문제로 이자를 붙이기 시작했지만, 대개 15% 선을 유지했다. 환곡의 폐단이 극심하던 19세기에 실제 이자율이 50%까지 치솟았지만, 대원군 집권 후에 다시 15% 선으로 돌아왔다. 국가가 대부업에 개입한 대표 사례로는 중국 송나라 때 왕안석(王安石)의 신법을 들 수 있다. 신법은 추가 과세 없이 국가재정을 튼튼히 하는 묘안으로, 국가에서 농민과 중소상인에게 전곡과 물품을 연 20%의 이율로 대여해 주는 게 핵심이었다. 당시 사채 이율이 60%를 넘은 점을 감안하면, 신법은 기득권층이 사회 하위계층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대부업계에 국가가 직접 개입해 저리의 이윤을 취함으로써 국가와 서민이 ‘윈윈’한다는 취지였다. 현재의 기준금리와 경제현실로 볼 때 대부업계의 연리 39%는 건전한 거래라기보다는 경제적 약자들을 상대로 한 일방적 폭력이나 다름없다. 국제기준금리의 영향을 같이 받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높다. 그런데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가 국가이기를 포기하는 꼴이다. 남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움을 창조적으로 선도한다는 창조경제 구호보다는, 이렇게 시비가 분명한 경우에는 선진국 사례를 따르는 편이 백번 옳다.
  •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좋은 호텔은 좋은 여정을 만든다.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이오니아해, 에게해에 자리한 좋은 호텔 세 군데를 소개한다. ●Athens 아테네 올림픽을 기억하는 신의 도시 ▶hotel 고대 도시의 품격을 품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Hotel Grande Bretagne 공항에서 아테네 시내로 접어드는 길은 혼잡하다. 얼키설키 얽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노라면 신들의 도시 아테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은 흐려지고 만다. 로망 이전에 아테네는, 전 세계에서도 매연으로 이름 높은 그리스 제일의 도시인 것이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는 그런 아테네의 심장부에 자리하면서도 혼잡한 도심의 기운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서 있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문을 연 건 1874년. 140년이 넘는 세월은 호텔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 고대 도시 아테네로의 여정을 알린다. 로비의 와이파이 존을 찾아다니며 현실의 끈을 놓지 못하는 현대인은 그래서 그랜드 브르타뉴에서 초라해진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세워진 이래 아테네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이 열렸다.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그것이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두 번의 올림픽 당시 모두 공식 호텔로 지정됐다.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기록이다. 호텔의 유명세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소피아 로렌 등 왕족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도 한몫 했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클래식과 디럭스 타입의 객실을 비롯해 7개 타입의 스위트 객실을 선보인다. 비교적 좁은 편인 낮은 등급의 객실이라도 고풍스럽기는 한결같다. 완벽한 조망을 바란다면 디럭스 스위트가 제격이다. 객실은 디럭스 타입과 동일하지만 아크로폴리스를 조망하는 넓은 발코니를 지녔다. 세세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는데, 객실에는 각각 다른 5종류의 베개가 비치돼 있다. 부대시설로는 인도어 수영장과 아웃도어 수영장, 스파 등이 자리했다. 압권은 레스토랑이다. 멀리 아크로폴리스를 품은 ‘GB 루프 가든’의 풍경은 시간과 빛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곳에서는 한낮에는 태양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어두운 밤에는 조명으로 환하게 물든 아크로폴리스를 맞게 된다. GB 루프 가든에서의 식사는 맛을 음미하고 배를 채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여행의 참맛을 되뇌게 하는 행복한 각성이다. 그랜드 브르타뉴에는 GB 루프 가든을 포함해 7개의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찾아가기 아테네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45분 정도 걸린다.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호텔까지 쉽게 닿을 수 있다. 시내에서 이동한다면 지하철 신타그마역을 이용해도 된다. 호텔의 위치는 호텔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그런 의미에서 그랜드 브르타뉴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이다. 호텔은 국회의사당과 신타그마 광장 바로 옆에 자리했다. 신타그마 광장은 아테네의 트렌드와 미식 중심지인 에르무, 미트로폴레오스 거리와 이어진다. 아크로폴리스, 제우스 신전, 판아테나이코스 근대 올림픽 경기장 등 아테네의 굵직굵직한 볼거리 또한 차로 10분여 거리로 가깝다. 홈페이지 www.grandebretagne.g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Drive 코린토스Corinth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사이에는 코린토스 운하가 흐른다. ‘육지에 파 놓은 물길’이라는 운하의 뜻 그대로 코린토스 운하는 인공적으로 판 물길이다. 1881년에 시작된 공사는 1893년에 끝나 코린토스에서 살로니코스까지 700km 바닷길을 단 6.3km로 줄였다. 운하를 파려는 노력은 기원전부터 있어 왔지만 매번 여러 반대에 부딪쳤다. 신이 막아 놓은 것을 왜 파느냐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고, 살로니코스에 비해 코린토스의 해수면이 높아 살로니코스가 잠기고 말 거라는 비과학적인 이유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었다. 67년, 네로 황제는 포로 6,000명을 동원해 공사에 착수했지만 그들은 모두 수장되고 만다. 이리저리 한눈에 담기는 코린토스 운하는 펠로폰네소스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지나는 길이다. 코린토스 운하만 스쳐 지나기 섭섭하다면 루트라키 해변이나 아크로코린트로 향하는 것도 괜찮다. 한적한 루트라키 해변에는 그리스 대중 음식점인 ‘타베르나’가 줄지어 서 있다. 입맛 당기는 해산물 요리는 시끌벅적하게 그리스 스타일로 즐겨야 그 맛이 배가 된다. 아크로코린트는 아크로폴리스의 3배 높이인 해발 575m에 세운 도시국가다. 코린토스와 살로니코스를 모두 굽어보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해 여러 차례 땅의 주인이 바뀌는 비극을 겪었다.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쌓았던 아크로코린트의 성벽은 길이가 4.6km, 두께가 무려 두께 7m에 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min Drive 아크로폴리스Acropolis 아크로폴리스는 폴리스의 높은 곳이라는 의미다. 각 폴리스에는 아크로폴리스가 존재하지만 오늘날 아크로폴리스는 흔히 아테네를 일컫는다. 아테네는 1,000여 개에 이르는 도시국가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도시국가로는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등이 있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기 전 여행자들은 으레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들른다. 이전에는 파르테논 신전 옆에 자그마하게 자리했지만 지금은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웅장하게 변모했다. 아크로폴리스의 변천사와 출토 유물 등의 전시물도 볼 만하지만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가 참여한 박물관 건물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다. 아크로폴리스는 이름 그대로 높은 언덕에 자리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언덕까지는 걸어야 하고, 그 길 중간에는 음악당인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있다. 닫힌 문 사이로 일부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당은 아크로폴리스에 입장한 후에야 제대로 된 반원형의 모습을 보여 준다. 불레의 문을 통과하면 양쪽으로 선 에레크테이온 신전과 파르테논 신전을 보게 된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남쪽 벽의 여인 조각상 가리아티드로 유명하다. 파르테논은 아크로폴리스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도리아식 기둥의 황금 비율을 선사해 최고의 신전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 늘 그래 온 것처럼 파르테논 신전은 공사 중이다. 입장료┃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5유로 아크로폴리스 전망대 12유로 ●Pylos 필로스 이오니아 해의 숨결 ▶hotel 상상 그 이상의 리조트 코스타 나바리노Costa Navarino 코스타 나바리노는 단순한 리조트가 아니다. 오랜 열정과 땀의 결실이다. 코스타 나바리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는 1987년. 그리스의 해운 선주 바실리스는 펠로폰네소스 남서쪽에 자리한 메시니아 주의 땅을 일부 구입하며 코스타 나바리노의 서막을 올렸다. 코스타 나바리노가 첫 손님을 맞이한 해는 2010년.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리조트에는 1만6,000그루가 넘는 올리브 나무와 8,000그루가 넘는 과실수가 옮겨 심어졌다. 황량했던 황톳빛 땅은 나무가 우거진 푸른 땅으로 변모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는 일대를 더욱 푸르게 꾸민다. 2009년에 선보인 코스타 나바리노의 듄 코스는 푸르름의 결정판이다. 티박스에 서면 골프 코스와 조화를 이룬 바다와 강, 언덕의 푸르름이 한눈에 담긴다. 듄 코스는 US 마스터스 챔피언인 베른하르트 랑거와 골프 매니지먼트 회사인 트룬 골프가 설계했다. 듄 코스 외에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2011년에 완성된 베이 코스가 하나 더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가 특별한 이유는 코스타 나바리노는 골프 리조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하며 내세우지 않은 시설조차 코스타 나바리노에서는 이리도 훌륭하다. 코스타 나바리노는 그 밖에도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수영장은 기본. 리조트 내에는 워터 슬라이드를 갖춘 아쿠아파크까지 자리했다. 정규 테니스 코트에 어린이 전용 테니스 코트까지 갖췄으니 기타 스포츠 시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오니아 해를 마주한 1km 길이의 해변이 자리했지만 리조트에 머물며 해변에 나갈 일은 흔치 않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건물은 돌로 된 성채를 연상케 하는 메시니아의 전통 양식을 따랐다. 건물들이 미로처럼 연결된 까닭에 무심코 길을 나섰다가는 헤매기 일쑤다. 리조트 지도는 필수. 리조트 내 시설은 상상을 초월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18곳에 달하는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그리스 정통 요리에서 아시아 요리까지, 전 세계 맛 기행이 리조트 내에서 이뤄진다. 스시 등 아시아 요리를 선보이는 라운지 바인 ‘인비’와 야외극장과 인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다 루이지’는 특히 인기다. 조식은 뷔페 레스토랑인 ‘모리아스’에서 진행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직접 만드는 신선한 요구르트와 다양한 종류의 꿀과 잼이 특징이다. 객실은 로마노스 리조트에 320개, 웨스틴 코스타 나바리노에 444개가 마련돼 있다. 모든 객실에는 리조트 시설과 바다가 조망되는 넓은 발코니가 딸려 있다. 일부 1층 객실은 전용 인피니티 수영장을 갖췄다. 찾아가기 아테테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45분 거리다. 아테네 공항에서 출발하는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280유로. 국내선을 이용, 칼라마타 공항에서 리조트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칼라마타 공항에서 48km 거리로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70유로다. 홈페이지 www.westincostanavarino.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h 20min Drive 모넴바시아 Monemvasia 육지에서 섬이 됐다가 다시 육지와 연결된 모넴바시아. 필로스에서는 3시간, 칼라마타에서는 2시간 30분 거리다. 아테네에서 모넴바시아로 가려면 무려 5시간이 걸리지만 당일치기로 모넴바시아를 찾는 이들도 꽤 된다. 길에 버리는 시간조차 아깝지 않을 만한 가치가 모넴바시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넴바시아는 펠로폰네소스 남동쪽 라코니아 주에 우뚝 선 섬이다. 본디 반도에 속한 땅이었지만 375년의 대지진을 겪으며 섬으로 분리됐다. 이 섬은 수백 년이 지난 6세기, 다시 육지와 400m 둑으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그리스어 ‘모네Mone’과 ‘엠바시Emvassi’가 합쳐진 말로 ‘하나의 입구’라는 뜻이다. 실제 모넴바시아로 들어가려면 단 하나의 입구를 지나야 한다. 그렇게 닿은 모넴바시아는 식물의 뿌리처럼 뻗은 고샅으로 이어진다. 입구의 고샅은 중앙 광장으로, 또다시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구분된다. 아랫마을을 굽어보며 선 윗마을은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은 아랫마을에는 보수를 거친 800여 채의 옛집과 4곳의 교회가 남아 있다. 중앙 광장에서 바다 쪽 절벽을 굽어보면 절벽에 매달린 집들의 모양새에 모넴바시아는 역시 그리스 섬이구나 싶다. 그러다가 눈을 돌려 고샅을 훑으면 육지의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조금이라도 얻어 먹겠다고 얌전히 테이블 옆을 지키니 여행자들에게 길들여진 ‘섬 고양이’인가 싶다가도 다가서면 흠칫 놀라 몸을 낮춰 피하니 ‘육지 고양이’인가 싶다. 육지 혹은 섬. 풀리지 않는 숙제다. 모넴바시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샅을 훑고 바다를 감상하고,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 일이 전부라면 전부다. 하루 이틀 더 묵어 간다 해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고샅을 품은 그 집, 바다를 안은 저 집의 정취가 모두 달라 며칠 머물며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모넴바시아는 그런 곳이다. 스페체스 섬은 자동차가 없는 곳이다. 천천히 오가는 마차가 이곳의 예스러운 정취를 더해 준다. ●Spetses 스페체스 오토바이가 넘실거리는 섬 ▶hotel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 호텔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The Poseidonion Grand Hotel 정기선이든 전셋배든 수상택시든, 스페체스로 향하는 배들은 크기와 형태를 막론하고 다피아 선착장Dapia Port으로 향한다. 멀리, 배에서 바라보는 스페체스는 늘 바라 온 그리스 섬이다. 에게해를 비추는 햇빛은 청록빛에 물들고, 바다로 쏟아질 듯 섬의 언덕에 다닥다닥 붙어 자리한 집들은 파스텔톤 황톳빛을 머금었다. 선착장에서 내려다본 스페체스의 풍경은 또 다르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1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포세이도니온 호텔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어 스페체스의 전형과는 조금은 다른 스카이라인을 그려 낸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인 코트다쥐르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아테네의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와도 동일한 양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리자면 ‘그리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급히 지은, 외견만 고급스런 호텔이 아니라 제대로 정성을 들여 세운 품격 있는 본격적인 호텔이다.’ 비즈니스 개념의 호텔만이 존재했던 19세기. 포세이도니온은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호텔로 1914년에 문을 열었다. 유럽 각국의 왕족들이 호텔을 다녀갔고 그들의 흔적은 호텔의 옛 장부에 생생하게 남았다. 숙박객들의 이름과 숙박료를 꼼꼼하게 적은 옛 장부는 로비 한 편을 장식하며 호텔의 역사를 말해 준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방과 거실을 분리한 듯한 형태의 로비는 고급스러운 소파와 테이블로 꾸몄다. 로비 천장은 화려한 샹들리에로 장식하고 층과 층은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했다. 포세이도니온은 6층은 됨직한 3층 건물이다. 현대의 실용성만 놓고 본다면 형편없는 건물이겠지만 사치스럽기에 웅장하고 화려할 수 있었다. 다만 1914년에 머물렀다면 호텔은 낡아 버렸을 것이다. 호텔은 2004년부터 5년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시행해 2009년 6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타일, 벽돌 등의 자재는 기존의 것을 유지했기에 웅장하고 화려한 옛것과 깨끗하고 편리한 새것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히스토릭 윙Historic Wing과 포세이도니온 뉴 윙Poseidonion New Wing으로 구분된다. 각 건물에는 슈피리어, 디럭스, 스위트 등급의 객실이 자리한다. 정원, 바다의 조망에 따라 객실 등급은 또다시 세분화된다. 낮은 등급의 객실은 아담한 침실과 욕실이 있는 단출한 시설이지만 편안한 침대와 침구를 갖췄다. 반면 스위트 등급의 객실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중 전용 엘리베이터로 닿을 수 있는 로열스위트는 호텔에서도 단 하나뿐인 객실이다. 3개의 침실에는 각각 욕실이 딸려 있으며, 넓은 거실은 값비싼 가구로 채웠다. 압권은 에게 해를 끌어안은 발코니. ‘발코니의 넓이가 부의 기준’이라는 그리스의 문화를 몸소 깨닫게 하는 장소다.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은 ‘베스트 클래식 부티크 호텔Best Classic Boutique Hotel In The World’ 등 2012년에만 호텔 어워드 3관왕을 차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찾아가기 펠로폰네소스 아르골리스 주 남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코스타 항에서 스페체스까지 가는 페리를 매일 4회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15분. 운항 시간은 수시로 바뀌므로 호텔에 문의하는 게 좋다. 수상 택시는 코스타 항을 비롯해 포르토 헬리 등지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24시간 운항하지만 늦은 밤이나 새벽에 타려면 따로 문의해야 한다. 아테네에서 스페체스 섬으로 바로 간다면 피레에프스(피레우스) 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된다. 배의 종류에 따라 2시간 30분~3시간가량 소요된다. 홈페이지 www.poseidonion.com 유의사항 그리스의 2,000여 개의 섬 중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은 200여 개다. 그리스 섬 사람들은 연중 섬에 살지만 11~4월에 여행자들이 섬을 찾기는 힘들다. 이 시기에는 호텔은 물론 카페나 레스토랑 등 여행자 편의시설이 모두 문을 닫는다. 이유는 다름아닌 날씨 때문.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라 그리스의 찬란한 햇빛은 고사하고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다. 포세이도니온 호텔 또한 같은 이유로 이 시기에 문을 닫는다. 1~10min Walk 스페체스Spetses 스페체스 섬에는 차가 없다. 호텔에서 짐을 나르는 데 사용하는 개조 트럭이 존재하지만 일상적으로 운행되는 차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섬이라는 단어는 고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법. 자동차마저 사라져 버린 섬의 정적은 가보지 않고는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스페체스 섬의 실상은 정적과는 거리가 멀다. 섬은 차가 없는 대신 오토바이로 넘쳐난다. 10초에 한두 대의 오토바이는 반드시 보게 되니 하릴없이 섬을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 있음이 분명하다. 여행자에게 오토바이를 빌려 주는 가게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오토바이를 타면 섬 구석구석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겠지만 작은 섬에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천천히 섬을 걷다 보면 섬의 풍경과 일상이 느리지만 여유롭게 눈에 담긴다. 조금 멀리 이동할 일이 있다면 마차를 타면 된다. 섬의 정취에 예스러운 정취를 더하는 아주 멋진 교통수단이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에서 걸어서 1분이면 다피아 선착장이고, 다피아 선착장 인근에는 스페체스 섬의 다운타운이 형성돼 있다. 말이 다운타운이지 걸어서 10분이면 훑을 만한 기념품 가게,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다. 기념품 가게의 단골 메뉴는 마차, 집, 고양이 등 스페체스의 풍경이 새겨져 있는 마그네틱이다. 여기에 영어로 휘갈겨 적은 ‘스페체스’라는 글씨는 기념만 되지 않는다면 지워 버리고 싶을 정도로 조악하다. 신발, 의류, 모자,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많다. 무언가를 사고 말고를 떠나서 모든 가게들은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스페체스의 풍경에 녹아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점심이나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한산하다. 스페체스의 ‘그리스’ 할아버지들은 한산한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나른한 그들의 일상은 여행자들에게 그리스를 말하는 풍경이 된다. 지금은 아니지만 17~18세기의 스페체스는 ‘부富’로 대변되는 섬이었다. 스페체스의 작은 섬에는 범선을 만드는 큰 조선소가 있었고 이곳에서는 화물과 대포를 모두 실을 수 있는 범선을 생산했다. 17세기 이전, 그리스는 해적으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러한 범선이 생산되며 순조로운 무역이 가능해졌다. 스페체스 섬에 부를 가져다준 본거지는 올드하버다. 오늘날 제일 항구의 명예는 다피아 선착장에 내줬지만 당시 올드하버의 영화로운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드하버에는 요트 등 개인 소유의 배들이 즐비하고, 인근에 자리한 부유한 선박 소유주들이 지은 호화로운 집들이 스페체스 특유의 풍경을 만든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 가옥은 그리스에서 가장 비싼 집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드하버는 다피아 선착장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피아 선착장과 가까운 락사리나 부부리나Laksarina Bouboulina의 집도 스페체스 섬이 풍요로웠던 시절에 지어졌다. 부부리나는 1821년 투르크와 맞선 독립전쟁에 전 재산을 내어 놓고 독립군을 이끈 여걸이다. 그리스에서 그녀의 이름을 듣는 건 어렵지 않은 일. 유로를 쓰기 이전 그리스의 화폐인 드라크마에도, 거리 이름에도 부부리나는 살아 있다.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이 부부리나를 존경하는 그리스인들 덕분에 스페체스는 풍요로움과와 더불어 영광의 섬으로 불리게 됐다. 부부리나의 집은 1991년에 부부리나 박물관으로 선보였다. 집 안에 오래된 무기와 책, 도자기, 편지와 문서, 그림, 개인 소장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부부리나의 후손이 40분간 영어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며 6유로의 입장료는 옛 집을 유지, 보수하는 데에만 쓰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15min 에피다브로스Epidaurus 에피다브로스는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병의 치유를 기원하던 장소다. 에피다브로스에 모인 환자들은 일상의 즐거움을 찾았고, 대규모 반원형 극장은 그렇게 탄생했다. 에피다브로스는 그리스, 로마의 오케스트라 극장 가운데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원전 4세기경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음향 시스템 또한 완벽하다. 에피다브로스의 무대에는 당시의 음향 시스템을 시험하고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줄을 선다. 소리를 치는 이들도,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객석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도 소리는 잘 들린다. 소리가 벽을 치고 증폭돼 울리는 것마냥 아주 잘 들린다. 에피다브로스의 반원형 극장은 1만4,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입장료 6유로 1h 30min 나프플리온Nafplion 펠로폰네소스 반도 아르골리우스 주에 자리한 나프플리온. 투르크와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리스 임시정부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나프플리온은 아테네와도 2시간 30분가량 거리로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나프플리온을 기점으로 삼고, 에피다브로스를 함께 돌아보면 된다. 타운 홀이 자리한 신타그마 광장은 나프플리온 여정의 출발점이다. 여유가 된다면 나프플리온이 한눈에 조망되는 아크로 나프플리온과 팔라미디 성채에 올라 본다. 아크로 나프플리온의 언덕 아래로는 바다 혹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이 여러 갈래로 펼쳐진다.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나프플리온의 골목은, 일상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런 일이 늘 그렇게 일어나는 것처럼 골목 사람들은 여유롭다. 나프플리온의 개들도 골목 개 행세를 한다. 원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프플리온의 골목에서는 여행자가 아닌 척, 그들의 생활에 녹아 들어 골목 사람처럼 굴고 싶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꽃보다 화려하게 치장한 기념품 가게에서 꺾이고 만다. 어느 관광지에나 있는 그저 그런 기념품이 아니라 꽤 괜찮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몇 있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골목을 벗어나 바다로 난 길로 향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성채가 보인다. 부르지 섬이다. 베네치아인들의 요새였던 곳으로 19세기에는 사형 집행인들이 은퇴 후 이곳에서 생활했다 한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 ▶travie info 항공 한국에서 그리스로 가는 직항은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인천, 이스탄불, 아테네를 연결하면 빠르고 편리하다. 인천과 이스탄불 구간은 매일 1회, 이스탄불과 그리스 구간은 매일 4회 운항된다. 시차 그리스가 한국보다 6시간 느리다. 화폐 유로를 사용한다. 2013년 7월 기준, 1유로는 1,477원. 전압 220V, 50HZ. 한국의 전기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삼성전자·LG전자·GS홈쇼핑 등 ‘형제의 나라’서 사업 활발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삼성전자·LG전자·GS홈쇼핑 등 ‘형제의 나라’서 사업 활발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 터키의 근원이 튀르크족, 즉 고구려 북방 유목민이던 돌궐족과 이어진다는 인류학적 근거 외에 터키가 6·25 전쟁 당시 참전국으로 한반도에서 피를 흘렸다는 데 대한 고마움이 담긴 표현이다. 반면 터키에서는 다른 것보다 오히려 ‘2002 한·일 월드컵’ 3, 4위전 때 있었던 응원전의 감동으로 한국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12~16일 이스탄불에서 만난 터키인들도 대부분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꺼냈다. 그러나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와는 별개로 10여년 전까지도 국내 기업의 터키 진출은 활발하지 못했다.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 탓에 기업 활동의 제약이 컸기 때문이다. 터키는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소비자물가가 연평균 50%씩 상승하는 지독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이에 2005년 화폐 가치를 100만분의1로 절하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해 올해까지는 대부분 한 자릿수 물가상승률로 선방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터키 진출은 최근 부쩍 늘었다.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를 잇는 이머징 마켓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터키는 인구 8000만명에 육박한 시장으로서는 물론 유럽, 중동 진출의 교두보로서의 매력도 크다. 재터키한국기업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협회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포함해 총 72개 업체가 가입해 있다. 여기에는 SK건설, 삼성전자, LG전자 등 건설·제조업체뿐 아니라 GS홈쇼핑, CJ오쇼핑 등 유통업체도 포함돼 있다. 또 지난 5월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국내 기업들의 터키 진출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터키한국기업협회장인 도중섭 SK터키 지사장은 “터키는 인구 구조, 위치, 천연자원에 강점이 있는 데다 근래에는 성장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까지 강하다”고 평했다. 다만 그는 “과다한 에너지 수입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가 크고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이 시끄러워진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스탄불(터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62년만에 돌아오는 대한제국 지폐 원판

    62년만에 돌아오는 대한제국 지폐 원판

    6·25 전쟁 당시 미군이 불법 반출한 대한제국의 지폐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 인쇄용 원판이 국내로 환수된다. 이는 1960년대 이후 미국으로부터 처음 돌려받는 도난 문화재이자 미국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환수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문화재청과 대검찰청은 다음 달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변영섭 문화재청장과 채동욱 검찰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 김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호조태환권 인쇄 원판을 돌려받을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호조태환권은 1893년 고종이 대한제국의 화폐개혁을 단행하며 찍은 구화폐 회수용 교환권으로 실제 유통되지는 않았다. 상설 조폐기관인 인천전환국이 5냥, 10냥, 20냥, 50냥 등 네 종류의 호조태환권을 찍기 위한 원판을 만들었는데, 그중 덕수궁에 소장됐던 10냥짜리 원판을 6·25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라이오넬 헤이스가 1951년 미국으로 불법 반출했다. 헤이스의 유족은 2010년 미 미시간주의 경매회사를 통해 원판을 재미교포 수집가인 윤모(54)씨에게 3만 5000달러에 판매했다. 미국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올해 초 호조태환권 원판을 경매 처리한 경매회사 대표와 구매자인 윤씨를 긴급 체포했다. 반출된 원판은 가로 15.8㎝, 세로 9.5㎝, 무게 0.56㎏의 청동 재질 판이다. 중앙에는 ‘십냥’이라는 글자, 조선 왕실을 뜻하는 세 발톱의 용 두 마리, 꽃 문양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대한제국이 근대화된 인쇄술로 만든 최초의 지폐류였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적으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은 “미국은 1960년대 이전에도 6·25 전쟁 때 반출한 유물을 반환한 적이 있다”면서 “LA박물관의 문정왕후 어보도 조만간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책꽂이]

    정치와 비전 3(셸던 월린 지음, 강정인·김용찬·박동천·이지윤·장동진·홍태영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미국의 저명한 정치 철학자인 저자의 대표작. 1960년 첫 출간 뒤 760여쪽의 방대한 저술이 3권으로 나뉘어 ‘정치와 비전 1’(2007), ‘정치와 비전 2’(2009)가 먼저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와 비전 3’는 새롭게 추가된 7개의 장을 담았다. 480쪽. 2만 3000원.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표창원 지음, 지식의숲 펴냄) ‘묻지마 살인’에 온 국민이 자주 경악하게 되는 현실에서 범죄 수법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범죄자, 혹은 피해자로 만든 것일까.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가 범죄자의 심리 구조와 방법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회적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280쪽. 1만 3800원. 개마고원(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남북 문제를 다룬 정치 소설이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는 북한 지도자가 비핵화를 고민하고, 남북 정상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을 극비리에 추진하는 세계를 상상했다.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의 배경이 된 개마고원을 무대로 서적 외판원 출신의 주인공 장창덕과 재벌 기업인 윤경복, 한국 근현대사 학자 서연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창덕과 윤경복이 북한의 반체제 세력에 자금 후원을 시도하던 중 이들을 돕던 서연희가 북한 군부에 납치된되면서 장창덕은 서연희를 구하기 위해 개마고원으로 향한다. 406쪽. 1만 2800원. 가보고 싶은 나라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 폴란드(윤형중 지음, 역사공간 펴냄) 통일부 공무원이자 바르샤바대 유학생 출신인 저자가 3년간 폴란드에 머물며 보고 듣고 느낀 폴란드 이야기.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둘러싸여 부침을 겪던 단일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조명했다. 424쪽. 1만 7000원. 메갈로마니아(온다 리쿠 지음, 송수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밤의 피크닉’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등으로 유명한 일본 추리 소설가가 쓴 중남미 여행기. 책 제목은 ‘과대망상’이라는 뜻이다. 여행지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소설 소재가 될 망상을 현실 속 여정에 엮어 여행기로 꾸몄다. 술, 음식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녹였다. 280쪽. 1만 3800원. 대통령 의전의 세계(김효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역대 청와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근무자 가운데 최장 근무 기록을 보유한 저자가 쓴 대통령 의전 이야기. 광복절 경축식 같은 연례행사, G20서울정상회의 등 국제행사, 대통령의 독도·연평도 방문 같은 특별행사 등 다양한 사례와 사진,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360쪽. 2만 5000원. 화폐 이야기(송인창 등 지음, 부키 펴냄) 행정고시 41~46회 출신 기획재정부 공무원 7명이 화폐의 역사, 금융의 명암, 기축 통화 등 화폐 관련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자들은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불가피하지만 화폐 남발을 지속해 위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더 큰 불행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416쪽. 1만 5800원.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유연태 외 4인 지음, 길벗 펴냄) 대한민국의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를 모았다. 여행작가 유연태씨, 여행 관련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전계욱·온석원씨 등 여행광 5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주말이면 ‘어떤 도로를 타고 어디로 갈까’ 하는 고민에 시달려 온 독자에게 그 해답을 속시원히 제시해 주는 책이다. 가족, 연인, 싱글족 등 누구에게나 맞춤한 정보들이 들어 있다. 놓치면 아쉬운 주변 볼거리와 지역의 대표 맛집, 그리고 숙박 정보까지 알차게 담겼다. 496쪽. 1만 7500원.
  • [뉴스 분석] 亞… 휘청거리는 신흥국 ‘9월 위기설’

    [뉴스 분석] 亞… 휘청거리는 신흥국 ‘9월 위기설’

    글로벌 금융시장에 ‘9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진원지는 인도·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풀려난 돈이 회수될 기미를 보이면서 불안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이 나라들이 향후 취약 지역으로 지목된 결과다. 인도 루피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지만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태국 밧화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의 회복이 오히려 신흥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1997~98년 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발생했던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퍼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시장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인도 루피화는 20일 달러당 63.75루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달러당 1만 675루피아로 2009년 5월 이후 최저다. 태국 밧화는 달러당 31.62밧으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이 나라들은 부족한 달러를 외국인 투자로 메꿔 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시장에 풀리는 돈을 줄이면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선진국도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신흥국에서 자금이 밀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 유입된 선진국 자금은 1조 9354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 아시아 국가에 절반가량(52.2%)인 1조 97억 달러(52.2%)가 유입됐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 나타난 통화 가치 및 증시 급락에 따라 한국시장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강도를 격상했다. 외환 당국 고위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들은 방어에 필사적이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60루피가 붕괴된 지난 6월 27일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방어적 조치를 취했다. 이순철 부산외대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는 “루피화의 가치를 방어하려는 RBI의 조치가 은행과 기업의 대출 비용을 올려 인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루피화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근(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아시아금융학회장은 “미국이 2~3년, 유럽과 일본까지 포함할 경우 출구전략이 끝나는 앞으로 3~4년간 지금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불안한 신흥국 금융시장] 한국 현지 기업 반응

    인도 금융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약고로 떠오르자 인도에 투자하거나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투자액이 많지 않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현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인도 투자는 2억 8600만 달러 규모다. 전체 글로벌 투자 금액의 1.2% 정도로, 액수 등으로 따지면 메이저급 투자국은 아니다. 1983년 인도에 처음 투자를 시작한 이후 올 상반기까지 623개 신규 법인이 총 28억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투자국의 금융 위기는 악재다. 특히 내수시장을 보고 투자한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법인은 크게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으로 나뉜다. 현지에서 물건을 생산해 유럽과 동남아 등으로 수출하는 것이 목적인 생산법인의 경우 오히려 인도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호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도 내수시장을 노린 판매법인은 내수 악화로 판로가 막히는 악몽과 맞서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의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달 인도 판매량은 2만 596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월간 판매량이 3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인도 판매량은 지난 1월 3만 4302대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루피화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면 소형차를 중심으로 판매 감소세가 확대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현지 법인은 이미 2~3년 전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인도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이 2010년 이후라 법인마다 수익성을 앞세운 비상경영을 진행 중”이라며 “인도 화폐가치 하락에 맞춰 납품가나 제품 가격 등을 올리고 생산과 고정 비용을 줄여 왔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현지에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모두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느긋한 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영향은 미칠 수 있으나 커다란 타격을 줄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최근 몇 년간 인도 현지 경제가 지속적으로 어려웠던 만큼 계속 예의 주시해 왔다”면서 “법인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인도 합자법인 홈쇼핑 기업인 스타CJ는 주력 제품이 주방용품, 수납용품 등 생필품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금융 위기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오리사주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인 포스코도 초기 단계라 현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집안 골동품 명품일까 진품일까 꽝일까

    중랑구는 19일 고미술품 감정 전문 방송 프로그램인 KBS1 TV ‘TV쇼 진품명품’ 출장 감정 녹화 방송이 다음 달 24일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출장 감정에서는 개그맨 강성범의 진행 아래 감정을 의뢰한 소장 물품인 고서화, 도자기, 민속품 등을 평가한다. 화폐, 우표, 수석은 제외된다. 진동만(그림), 김영복(고서), 이상문(도자기), 양의숙(민속품)씨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감정을 맡는다. 참가 신청은 다음 달 23일까지 구청 문화체육과에서 받는다. 접수하지 못했을 경우 당일 현장에서도 접수할 수 있다. 이날 촬영분은 10월 13일에 방영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화폐 이자에 얽힌 불편한 진실을 꼬집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하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내놓고 시도하는 이런저런 회생과 극복의 방법도 만족할 만한 효과에선 멀다. 부의 편중과 불평등 심화라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해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 비등하지만 궁극의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수의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의 근본적 뒤집기에 방점을 찍는다. ‘화폐를 점령하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당연한 패러다임인 화폐와 이자의 오류를 설득력 있게 꼬집고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화폐는 경제 흥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 베일’이란 인식부터 철저히 바꾸자는 목소리의 강한 대변이다. 화폐는 이제 더 이상 노력이나 능력, 효율성, 혁신에 대한 보상이 아닌 만큼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 이전에 가치를 창조하는 수단이라는 초기의 무해한 상태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의 집약으로 보인다. 저자는 우선 오늘날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화폐 작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판단을 콕 찍어 제시한다. 그 오류의 단적인 예는 화폐 이자에 얽힌 불편한 진실이다. 흔히 대출했을 경우에만 지불하는 비용으로 여겨지는 이자. 하지만 생산자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기계 구입비며 관리비, 서비스 제공에 대한 노동임금을 지불한다. 그 비용에 필요한 대출과 이자 지불은 상품 가격에 당연히 포함된다. 만약 가격에 간접적으로 부과된 이자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노동량을 줄이고도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상위 계층 대부분은 일반 사람들의 이자에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다시 금융 투자를 해 재산을 늘린다. 저자는 이런 금융 시스템이 바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를 벌여 사회 양극화를 불러온 주요 요인으로 지적한다. ‘화폐 점령’이란 그래서 시스템을 왜곡시킨 사회적 합의를 변경해 모두에게 적군이 아닌 아군이 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자는 새 물결의 집약이다. 책에는 무이자은행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JAK협동조합은행’이며 선박회사에서 많이 쓰는 ‘디머리지(Demurrage)’제도, 오스트리아 포르알베르크에서 주정부 지원을 받아 통용되는 ‘시간 화폐’, 독일 키우가무의 ‘지역 화폐’ 같은 대안 화폐와 시스템이 그 새 물결의 예로 적시된다. 장기적으로 화폐 시스템은 복리 이자로 인해 붕괴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저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지금 우리는 탐욕스러운 은행들과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금융 붕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지한 채 위축되어 안락함만 좇는다면 우리 역시 다가오는 금융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베네수엘라 ‘머리카락 강도’ 확산에 여성들 벌벌

    베네수엘라 ‘머리카락 강도’ 확산에 여성들 벌벌

    베네수엘라에서 머리카락 강도사건이 확산돼 여성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외출하는 여성들은 긴 머리카락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올린 뒤 모자를 푹 눌러쓰는 등 바짝 몸을 사리고 있다. 황당한 머리카락 강도사건이 터지기 시작한 곳은 베네수엘라 북서부 술리아 주였다. 쇼핑몰을 방문한 여성들이 머리카락 강도를 만나 긴 머리를 싹둑 잘리는 등 연이어 피해가 발생했다. 술리아 주에서는 머리카락 강도 수법이 고기를 덥썩 물어버리는 육식 물고기 피라냐를 연상케 한다면서 머리카락 강도단을 ‘피라냐’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피라냐’는 이제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베네수엘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유사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카라카스와 발렌시아 등지에서 머리카락을 잘라가는 강도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전국적으로 머리카락 강도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법은 강도사건과 비슷하다. 강도단은 권총으로 피해자를 제압한 뒤 머리를 싹둑 잘라 도주하고 있다. 가위질을 하기 전 쉽게 자르기 위해 말총머리를 하라고 명령하는 강도단까지 등장했다. 강도단은 장물(?) 붙임 머리 재료 등으로 머리카락을 미용실 등에 넘긴다. 현지 언론은 “길이나 무게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강도단이 한번에 3000볼리바레스(베네수엘라의 화폐단위. 약 5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면서 “휴대폰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휴대폰강도들이 머리카락 강도로 전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베네수엘라에서는 휴대폰이 외출할 때 조심해야 할 1급 귀중품이었다. 휴대폰을 빼앗기 위해 살인까지 벌이는 극악 범죄가 심심치않게 발생했다. 특히 블랙베리의 인기가 높아 ”블랙베리를 사용하려면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농담이 돌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에서 살인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1분기 베네수엘라에선 살인사건 340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1만6000건이었다. 사진=과야나신문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벌은 지옥에서 받을게요” 성당 턴 도둑 참회의 글 남겨

    “벌은 지옥에서 받을게요” 성당 턴 도둑 참회의 글 남겨

    절도행각을 벌인 도둑이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는 듯 참회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진실성이 의심돼 도둑이 비꼬는 장난의 글을 남긴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사건은 남미 볼리비아에서 최근 발생했다.수도 라파스에서 동쪽으로 900km 떨어진 산타크루스라는 도시의 한 성당에 도둑이 들었다.성당에서 도둑은 400볼리비아노스(볼리비아의 화폐단위. 우리나라 돈으로 6만3000원 정도)와 신부의 통상복(평복)을 훔쳤다. 참회의 글은 성당의 벽에서 발견됐다.도둑은 “도둑질을 해 미안하다. 나쁜 짓인 줄 알지만 누구도 일자리를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는 글을 적어놓고 도주했다.그러면서 도둑은 “우리가 저지른 나쁜 짓에 대한 대가는 지옥에서 치르겠다.”고 햇다. 글에는 사인처럼 ‘포켓볼 8번공’이라는 표현이 덧붙여져 있었다. 경찰은 “산타크루스의 라차카리야라는 지역에 ‘포켓볼 8번공’이라는 범죄조직이 있다”면서 “이 조직의 일원이 성당절도사건의 범인일지 모른다”고 밝혔다. 한편 성당 관계자는 “얼마나 형편이 궁했으면 성당에서 도둑질을 했겠는가”라면서 “도둑이 부디 마음을 고쳐먹고 새로운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동독인에게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모든 것의 마지막과 같았습니다. 음식도, 옷도, 화폐도, 심지어 공기와 사랑도 변했어요.” ‘심플 스토리’와 ‘아담과 에블린’ 등으로 국내 독자에게 알려진 독일의 소설가 잉고 슐체(51)가 올해 만해대상 문예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다. 8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통일이 가져오는 변화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면서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변화된 체제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바뀌어 가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슐체는 1962년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자느라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못 봤지만” 20여년간 통일 전후의 독일을 면밀히 지켜봤다. 1998년 발표한 ‘심플 스토리’는 동독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통일 이후 달라진 동독인들의 삶을 그렸다. 그는 “독일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말하는 사람이 두 언어의 체계와 관계를 알 수 있듯 한 체제를 경험하다 다른 체제를 겪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일 이후의 가장 큰 변화로 그는 이데올로기의 해체를 꼽았다.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일은 사라졌고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가 아닌 것”이 되었다. 이념이 떠난 자리에는 시장과 자본주의가 들어섰다. 베를린의 수돗물 민영화를 예로 든 그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성장과 민영화”라고 통독의 현실을 진단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당시에도 “통일 이전에는 공산당 서기장에 대해 입도 뻥긋 못했다면 지금은 사장에 대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슐체가 통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장벽이 무너진 것은 어찌 됐든 큰 행운이었다”면서 “다만 조금 다른 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독에 급하게 편입되면서 동독의 경제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슐체는 설명했다. 그는 “생활 수준이나 교류 여부 등을 보면 북한과 동독은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독일처럼 통일을 서두르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언제부터인가 뇌물을 받거나 주는 데 미국 달러화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쇠고랑을 찬 고관대작들은 공히 뇌물로 거액의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예로 지난달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은 CJ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2002년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SK 측으로부터 여행경비 조로 1만 달러를 받았고, 그후 4년이 흐른 2006년에 정상곤 부산 국세청장은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청장 내정 축하금이라며 1만 달러를 건넸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원세훈은 건설업자에게서 4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법정에 선다. 왜 이렇게 달러 화폐가 뇌물 수단으로 악용될까. 간단하다. 달러는 현금으로 수표와 달리 추적이 불가능하다. 국제기축통화인 달러화는 신권이 아닌 구권(헌 돈)이 널리 유통돼 어느 시점에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 또 환전할 경우 뇌물로 받은 돈인지 아니면 자기 돈인지 증명하기도 어렵다. 추징금 수사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 집안에서 나온 돈 중에는 대통령 집권 시절에 통용되던 1만원짜리 낡은 구권이 대량으로 나왔다는 걸 보면 한국 원화 화폐는 이같이 수수시점 추적이나 추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달러화는 또 원화에 비해 거액 운송이 수월하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30원 내외다. 어림잡아 환산해 보면 100달러짜리 한 장이면 5만원짜리 두 장 이상의 가치다. 007가방 한 개에 5만원짜리를 넣으면 5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니, 100달러짜리는 11억원이 넘게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태우씨는 대통령 시절 기업 총수들로부터 사과 상자나 골프 가방에다 돈을 넣어 전달받았다고 하는데 당시 달러화를 넣었다면 원화 대비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금액이 건네졌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기도 하고 창피스럽기도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의 ‘뇌물 변천사’ 코너에는 교육효과 제고 차원에서 1만원권 지폐를 넣은 사과상자 견본이 진열돼 있기도 하다. 요즘 구속된 비리공직자들이 받은 달러 뇌물에 대해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리공직자들은 한결같이 ‘꾼 돈’ ‘친인척이 준 돈’ ‘경조금’ ‘선물’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해명을 잘해도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근무해 오며 연봉을 1억원 정도 받는 고위공직자가 돈이 없어 직무관련자에게 수만 달러를 꾼다는 것이 말이 될까? 또 어떤 대가성 없이 순수한 의미로 수만 달러의 축하금을 상사에게 갖다 줄 이유가 있을까. 그 돈이 뇌물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대다수 국민들은 부정한 청탁에서 비롯된 금전수수로 믿는다. 이 같은 부정청탁 수수를 근절하겠다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이번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어갔다.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정부 내 의견조율 중에 국민권익위 입법취지보다 훨씬 퇴보한 기형적인 법안이 돼 버렸다. 국회심의 과정에서 당초 입법취지대로 ‘대가성 유무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복원하지 않으면 법 제정은 하나마나다.
  • 키자니아 여름방학 이벤트

    키자니아 여름방학 이벤트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오는 31일까지 ‘키자니아 모험의 신: 숨겨진 황금열쇠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저마다 다른 테마로 구성된 각 존에서 두뇌, 용기, 순발력을 요하는 미션을 완수해 황금열쇠를 획득하는 챌린지 게임 방식의 이벤트다. 황금열쇠 3개를 모두 찾으면 모험의 신으로 등극, 행운의 50키조(키자니아 화폐)를 얻는다. 첫 번째 도전 장소인 ‘무너진 성전’(중앙광장)에서는 망원경을 이용해 시계탑에 숨겨진 숫자를 찾아 암산하고 감독관에게 답을 말하면 주사위를 던질 수 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감독관이 징검다리를 놓으면 참가자가 다리를 건너 성전까지 당도해 열쇠를 획득한다. 두 번째 도전인 ‘바람의 나라’(비스킷 공장)에서는 바람을 뚫고 단어 공을 찾아 암호를 맞추면 황금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 도전은 ‘어둠의 동굴’(하우스 페인팅)에서 대왕거미의 거미줄을 건드리지 않고 동굴 가장 안쪽에 있는 ‘어둠의 벽’에 손을 넣어 열쇠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비밀의 상자-명예의 전당’에서는 획득한 3개의 열쇠로 상자를 열어 미션이 적힌 카드를 고른뒤 미션을 통과하면 모험의 신으로 등극한다. 홈페이지(www.kidzania.co.kr)참조. 1544-5110.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돈 버는 모바일 광고앱

    돈 버는 모바일 광고앱

    이른바 ‘돈 버는 앱’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한 애플리케이션(앱)의 가입자 수가 850만명에 달하는 등 모바일 리워드 광고 앱이 대형 플랫폼으로 떠오르자 최근에는 대형 포털까지 여기에 손을 뻗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광고 앱은 300개가량으로 추산된다. 광고 앱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앱을 깔아두고 여기에 올라온 광고를 보거나 진행되는 각종 이벤트에 참가하면 적립금을 제공해 준다. 적립금으로는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 구매가 가능하고 현금으로도 입금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앱을 따로 실행시키지 않고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광고를 올려 휴대전화만 열어봐도 적립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까지 진화했다. 현재 광고 앱 시장은 1세대 앱으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애드라떼’(위)를 2위 ‘캐시 슬라이드’(아래)가 맹추격하는 양강 구도다. 2011년 8월 출시돼 시장을 선점한 애드라떼는 현재 가입자가 850만명에 달한다. 애드라떼는 기혼자에게는 결혼정보회사 광고를 노출하지 않는 식의 맞춤화 광고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캐시 슬라이드는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선점해 650만명 가입자를 모았다. 최근에는 네이버도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리워드 광고 요소를 포함시켰다. 라인 내 특정 앱을 설치하면 가상화폐인 ‘라인코인’을 지급하는 ‘라인프리코인’ 서비스다. 라인코인으로도 다른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일본, 동남아부터 적용해 차차 확대할 계획이다. 광고 앱의 성장은 TV와 다른 모바일 광고 환경과 관련이 깊다. TV 광고는 소비자들이 광고 메시지로서뿐 아니라 일종의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하지만 모바일 광고는 제한된 화면을 잡아먹어 스마트폰 이용을 저해하는 ‘소음’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환경에서 효과적인 광고를 하려면 어느 정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위 앱인 애드라떼가 2년간 이용자들에게 돌려준 적립금은 180억원이 넘는다. 애드라떼의 지난달 월 매출은 20억원가량이었다. 광고 앱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플랫폼을 이룬 업체들은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더 많은 광고를 끌어오고 또 이를 통해 적립금을 늘리고 이용자를 늘리는 선순환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를 기피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광고는 앞으로도 리워드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대형화된 플랫폼을 게임 등 다른 분야에 활용하는 전략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최다 응시 국가직 9급… “사회, 시간 내 풀기 어려웠다”

    ‘새로 도입된 고교 선택과목인 사회, 과학은 예시 문제보다 어려웠고 기존 선택과목인 행정학개론과 행정법총론은 예년과 별 차이 없었다.’ 지난 27일 사상 최대 인원인 14만 6926명이 시험을 치른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생과 전문가들의 총평이다. 이번 시험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사회, 과학, 수학이 새로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처음으로 20만명 넘는 사람들이 9급 공무원 시험에 원서를 제출했다. 결시율이 지난해보다 높은 28.2%에 이르긴 했으나 실질 경쟁률은 53.7대1로 지난해 실질 경쟁률 52.5대1보다 약간 상승했다. 고교 선택과목 도입으로 시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많은 인원이 시험에 몰렸고, 제대로 시험 준비를 하지 않은 ‘허수 지원’도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수능 대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고3 수험생이 얼마나 될지도 새로운 선택과목 도입에 따른 관심사인데, 올해 시험 신청자 가운데 18~19세는 3261명으로 전체 시험 신청 인원 20만 4698명 가운데 1.6%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에 지원한 18~19세는 1083명이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31일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선택과목의 응시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합격자 커트라인도 원점수가 아닌 선택과목별 편차를 적용한 조정점수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월 11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면 새로운 선택과목에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는지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조정점수는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를 제외한 선택과목(2과목 선택)에만 적용되며 합격자는 총득점순으로 결정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가장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회는 지난해 공직박람회에서 공개된 예시 문제보다 훨씬 어려워 주어진 시험 시간 안에 풀기 어려웠다는 수험생이 많았다. 수능시험과 비슷하게 자료 분석을 토대로 이해력을 평가하는 고난도 문제들로 구성됐다. 에듀윌의 이종학 강사는 “사회 과목 20문제 가운데 정치 영역 10문제, 경제 영역 6문제, 사회·문화 영역 4문제가 출제됐다. 정부의 외부경제와 외부불경제에 대한 정책을 묻는 문제가 매우 어려웠고, 물가상승률과 실질경제성장률 통계를 해석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도 수험생에게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 과목이 9급 공무원 시험에 다시 도입되면서 수능시험과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된 만큼 앞으로는 수능 기출문제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과학 과목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에서 각각 5문제씩 출제됐다. 윈플스의 최석영 강사는 “지구과학 문제는 고교 1~2학년 수준, 수능 3~4등급 수준으로 평이했으며 해양 영역 문제는 없었고, 천문 영역에서 2문제가 출제됐다”며 “지구과학에서 천문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므로 내년에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은 예시 문제보다 난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계산 문제도 3문제나 출제돼 수험생들은 풀이 시간이 부족했다고 호소했다. 에듀윌의 홍희진 강사는 “화학은 그래프나 화학반응식 문제의 비중이 크고, 물리는 이론에 따른 여러 현상과 예들을 생각하며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모두 비슷한 난이도와 똑같은 비중으로 출제됐기 때문에 내년 시험에는 어떤 영역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재책형 16번(인책형 6번) 다항식의 몫과 나머지를 묻는 문제가 까다로운 편이었으며 기본적인 공식과 개념을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수와 식 4문제, 함수 2문제, 삼각함수 2문제, 극한 2문제 등 전 단원에서 고르게 출제됐고 문제도 쉬운 편이었다. 9급 공무원 시험에서 전통적으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영어 과목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남부고시학원의 이동기 강사는 “전 영역에서 지문의 길이가 길었고 특히 독해 지문에서 각 문장의 길이가 대폭 길어져 올해 합격자 평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휘와 생활영어는 기출 단어를 중심으로 출제돼 수월한 편이었지만 문법은 지문의 길이가 길고 다양한 영역에서 출제돼 정답을 찾기 어려운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국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과목은 예년 수준의 난이도로 쉽게 출제됐다. 국어 과목에 대해 남부고시학원 정채영 강사는 “분야별로 국어생활 11문제, 비문학 7문제, 문학 2문제가 출제돼 지금까지 공무원 시험에서 보여 줬던 출제 영역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며 “전통적으로 한 문제씩 출제됐던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한자어 독음 문제가 올해는 한 문제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공문서 바로 쓰기에 관한 문제가 해마다 중요하게 출제되고 있으니 반드시 익혀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는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개항 이후 근대사를 묻는 문제가 6개 출제됐으나 문제는 쉬운 편이었다. 화폐정리사업, 서간도 지방의 독립운동 단체, 경신참변과 한인애국단,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를 묻는 문제가 근현대사에서 나왔다. 행정법총론 과목은 전문가들이 합격선을 95점으로 전망할 정도로 함정을 파 놓은 문제가 없었다. 행정학개론은 개정된 공무원 연금과 그동안 출제 비중이 작았던 지방행정론에서 3문제가 출제됐다.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설정, 자치구와 시·군의 자치권, 지방공기업법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을 고민하게 했다. 역시 합격선은 원점수 기준 90~95점으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남부고시학원 신용한 강사는 내다봤다. 에듀윌의 조창욱 강사는 “국어, 영어, 한국사처럼 원점수로 채점하는 공통과목은 점수 차이가 100점까지 날 수 있지만 조정점수를 적용하는 선택과목은 20~40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으므로 공통과목에서 반드시 고득점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고] 지식재산, 창조경제를 담는 그릇/김영민 특허청장

    [기고] 지식재산, 창조경제를 담는 그릇/김영민 특허청장

    최초의 건조방식 음식물쓰레기처리기는 평범한 40대 주부가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그녀는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 2년 만에 시제품을 개발했고, 특허와 디자인을 접목해 ‘냄새 안 나고 예쁜’ 음식물쓰레기처리기를 탄생시켰다. 지난 2003년 출시된 이 제품은 100만대가 팔리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제는 신축 아파트 부엌의 기본품목이 됐다. 두 아이를 둔 엄마로 직장과 가사일을 병행하던 30대 여성이 걸레질을 좀 더 편하게 해보고자 떠올린 아이디어는 그 유명한 ‘스팀청소기’의 시작이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스팀청소기 특허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미국·중국 등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정부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에 대해 개념이 모호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두 사례는 어려워 보이는 창조경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생겨나게 함으로써 경제를 튼튼히 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창조경제의 취지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창조경제를 만드는 재료라면, 지식재산은 이를 담는 그릇이다. 창조경제를 처음 주창한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를 위한 유통화폐는 지식재산이며, 지식재산이 없는 창조경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라도 이를 특허나 디자인권과 같은 지식재산권이란 그릇에 담아내지 못하면 그냥 새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창조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연구개발(R&D)·사업화·시장에 이르는 기업의 ‘가치사슬’과 관련된 생태계가 잘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재산 생태계가 이들 생태계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동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허청은 최근 산업계·학계·관련 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견과 목소리를 수렴해 지식재산 기반 창조경제 실현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지식재산 생태계 자체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모든 심사 서비스를 재설계하고, 등록 거절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출원인과 심사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특허를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다. 둘째, 지식재산 생태계와 아이디어·연구개발·사업화·시장 등 타 생태계의 상호 연결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교육 기관과 함께 지식재산에 강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지식재산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혁신할 것이다. 셋째, 지식재산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통해 창조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식재산 정보의 개방·공유 확대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마지막 통찰’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지식재산 기반의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경제를 부흥시킨다면 국민이 행복할 미래가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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