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화폐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시계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 20대
    2026-04-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951
  • 엔씨소프트 리니지서 게임화폐·아이템 복제 오류…악용 게이머도 충격

    엔씨소프트 리니지서 게임화폐·아이템 복제 오류…악용 게이머도 충격

    엔씨소프트가 만든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 게임 내 화폐인 아덴과 아이템이 복제되는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8일 리니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리니지 게임 서버 중 하나인 오크 서버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아이템을 사용하는 행위가 확인되고 있어 조사와 수정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오류를 악용, 아덴과 아이템을 대량으로 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오류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확인해 악용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씨소프트는 “염려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버그는 이미 바로잡았고 아이템 수정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엔씨소프트 리니지 버그 루머 확산…엔씨소프트 “확인되지 않은 정보”

    엔씨소프트 리니지 버그 루머 확산…엔씨소프트 “확인되지 않은 정보”

    엔씨소프트 리니지 버그 루머 확산…엔씨소프트 “확인되지 않은 정보” 엔씨소프트가 제작한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 게임 내 화폐인 아덴과 아이템이 복제되는 오류(버그)가 발생해 엔씨소프트 측이 부당 이익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번 버그로 25억원을 벌었다는 인증글이 올라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리니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박… 오크서버 악용한 사람들의 통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통장 잔고를 캡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장의 사진이 함께 첨부 돼 있다. 사진은 원금과 출금가능금액에 약 25억1700만원이 찍혀힌 화면 캡처다. 계좌번호는 모자이크로 가려져있다. 글을 쓴 네티즌은 “4일동안 총 25억 1700만원가령의 수입을 벌어들였다고 함”이라면서 “더군다나 10검 이벤트 때문에 아덴 수요도 엄청 많고 작업장이고 개인이고 뭐고 총 3명이서 24시간 4일동안 잠도 안자고 판매를 했다고 함”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 작업하는걸로 확인되고 출처는 비밀”이라면서 “아덴만한 게 아니고 고가 아이템 복사해서 인첸트 해가지고 팔고 완전 초대박. 자세한건 노코멘트”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통장은 깨끗하게 세탁돼서 총 25억1700만원이 현금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이 불법 수익을 올린 당사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7일 오후 리니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리니지 게임 서버 중 하나인) 오크 서버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아이템을 사용하는 행위가 확인되고 있어 조사와 수정을 진행 중”이라며 “해당 현상을 악용해 게임 내 아이템에 대한 이득을 취할 경우 끝까지 확인해 악용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 했다. 리니지의 불법 아이템 복사 행위는 지난 5일부터 이뤄졌으며 몇몇 이용자들은 아이템 복사를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흥국 금융 불안 한국도 영향 우려”

    정부가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아르헨티나의 금융 불안이 브라질로 전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신흥국 전반으로 영향이 파급될 경우 우리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긴장감을 갖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치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조치 축소를 결정한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 24일까지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20.3% 하락했고 터키 리라화는 11.9% 내렸다. 우리나라 원화도 2.7% 하락했다. 화폐 가치가 상승한 유로(1.9%), 중국(0.4%), 일본(0%) 등의 강대국들과 대조적이다. 문제는 금융시장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아르헨티나의 외환시장 위기가 주변 지역, 특히 브라질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이번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8일 예정된 미국 FOMC, 일본의 4월 소비세 인상,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엔저 현상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최광숙 논설위원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중국 하얼빈역. 안중근(安重根, 1879~1910년) 의사가 한국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 날은 한민족의 독립의지와 기상을 만천하에 알린 날이다. 안 의사는 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자서전 ‘안응칠 역사’에서 “여러 해 소원하던 목적을 이제야 이루게 되다니, 늙은 도둑이 내 손에 끝나는구나”라고 썼다. 응칠(應七)은 태어날 때부터 가슴과 배에 북두칠성 모양의 7개 점이 있다 하여 붙여진 안 의사의 아명이다. 뤼순 감옥으로 송치된 안 의사는 결국 1910년 3월 26일 “이 옷을 입고 잘 가거라”며 어머니가 손수 지어 보낸 수의를 입고 순국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아들에게 어머니는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떳떳하게 죽는 것이 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고 편지를 적어 보냈다고 한다. 비록 재판 등에 참여했던 일본인들은 각본대로 사형을 언도했지만 안 의사의 꼿꼿한 기상과 인품에 큰 감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토 암살 당시 함께 저격을 받은 다나카 세이지로 만주 철도 이사는 훗날 “지금까지 만난 가장 훌륭한 인물은 안중근”이라고 말했다. 히라이시 우지토 재판장은 “안중근처럼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감옥의 간수로 있던 지바 도오시는 안 의사가 집필할 수 있도록 붓과 종이를 넣어주기도 했다. 이 일본인 간수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쓴 책이 바로 ‘안응칠 역사’와 ‘동양평화론’이다. 동양평화론에서 안 의사는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평화기구를 설립하고 나아가 공동은행, 공동화폐, 공동평화군 등을 제안했다. 한국의 자주독립을 넘어서 동아시아 지역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경제·군사적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안 의사의 선구적 혜안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05년 전에 일찌감치 지금 유럽연합(EU)과 같은 동아시아 공동체론을 제시한 것 아니겠는가. 하얼빈 기차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최근 개관했다.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표지석’ 설치를 요청했는데 그보다 격을 높인 것이다. 중국이 불필요한 외교마찰을 피하면서 안중근 기념관을 통해 과거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연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효창공원에 가면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노력으로 유해를 찾아온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세 분의 묘만 있다. 안 의사 묘는 유해를 찾지 못해 비어 있다. 안 의사의 마지막 유언은 자신의 시신을 고국에 묻어달라는 것이었다. 아직 우리가 할 일이 남아 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경제 신대륙’ 아프리카, 세계 호텔계 격전지로

    ‘경제 신대륙’ 아프리카, 세계 호텔계 격전지로

    세계적인 유명 호텔업체들이 속속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신흥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출장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0%로 전세계 평균(3.6%)보다 2.4% 포인트가량 높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지난달 방한 기자회견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이 메리어트, 힐튼, 스타우드, 인터콘티넨털 등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메리어트호텔은 아프리카 최대 호텔 체인 ‘프로티아’를 올 초 인수하면서 아프리카 7개국에 호텔 116개를 갖게 됐다. 스타우드의 유럽·아프리카·중동지역 책임자인 마이클 웨일은 “아프리카는 (호텔 체인의)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12년 아프리카 방문객은 5000만명을 돌파했고, 2020년에는 8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사람 대다수가 사파리 투어 등을 위한 관광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업 목적의 출장객이라는 점이 다르다. 메리어트호텔의 중동·아프리카 책임자인 알렉스 키리아디스는 “아프리카 내·외부에서 오는 출장객을 잡기 위해 대형 호텔들이 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케냐, 앙골라 등의 수도에는 특히 호텔 수요가 많다. 요하네스버그에 자리한 세계적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은행원 릭 머넬은 “그동안 출장차 아프리카에 온 사람들이 묵을 만한 호텔이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앙골라의 수도인 루안다는 음식값, 교통비, 숙박료 등이 비싸기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도시다. 하룻밤에 500달러(약 53만원) 미만인 호텔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떠오르는 신흥 산유국인 앙골라는 원유, 다이아몬드, 금 등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펼치고 있는 사업의 40%는 천연자원, 60%는 도로·공항·기차역 건설 등 지역 개발이다.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은 개발도상국 어느 곳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2012년 앙골라(6.8%), 나이지리아(6.5%), 케냐(4.6%) 등 아프리카 주요국의 GDP 성장률은 세계 평균(2.3%)을 크게 웃돌았다. 말리, 세네갈 등 서부아프리카경제통화연맹(UEMOA)은 단일 화폐 사용이 정착된 상태다. 2015년에는 나이지리아, 가나도 가입할 예정이다. W호텔의 라고스 지역 책임자인 트레버 워드는 “세계적인 회사들이 모두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국가와 거래를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큰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포인트와 정성으로 기르는 한국판 비트코인 ‘도담’

    포인트와 정성으로 기르는 한국판 비트코인 ‘도담’

    최근 온라인 가상화폐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의 시장이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며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온라인 가상화폐로, 발행기관의 통제 없이 P2P를 통해 거래된다. 가상화폐라는 개념으로는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비슷하지만 발행기관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은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어 ‘채굴’하면 얻을 수 있다. 채굴량이 향후 100년 동안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정해져 있어 최근 비트코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3년 반이 지난 지금 1만 비트코인의 가치는 우리 돈으로 130억 원에 육박한다. 이에 ㈜띠앗이 한국형 비트코인을 표방하는 ‘도담’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며 주목 받고 있다. 띠앗(www.thiat.com)은 국내 200여 업체들과 제휴 파트너를 맺고 상호 포인트 및 마일리지 교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도담은 순 우리말로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으로, 제휴 포인트나 마일리지 서비스와는 달리 포인트와 정성을 투자하여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채굴’ 개념을 선택한 비트코인과는 달리, 도담은 심고 가꿔서 수확하는 ‘농사’ 개념을 채택했다. 도담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먼저 땅과 튼싹을 구매해야 한다. 땅은 월 1,000원, 튼싹은 1개당 10,000원이며 한 평당 최대 10개의 튼싹을 심을 수 있다. 즉, 땅 1평과 10개의 튼싹을 구입해 1년 동안 키운다면, 총 112,000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심은 튼싹이 소멸되지 않고 잘 자란다면 튼싹 1개당 100도담을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한 도담은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1도담 당 150 띠앗포인트로 전환 가능하다. 이때 초기비용 112,000원을 투자해 튼싹 10개로 띠앗 150,000을 얻기에 최대34%에 달하는 수익률을 달한다. 도담의 가치가 상승할수록 수익률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띠앗 측의 설명이다. 띠앗의 남윤오 대표는 “최근 이슈인 비트코인을 보면서 한국에서는 교환과 사용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보고 ‘좀 더 사용이 쉽고 많은 수익을 줄 수 있는 한국형 비트코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도담이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띠앗은 앞으로 도담 거래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기간에 따른 보유 총액 및 수확량에 제한을 두어 도담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가 인적교류 활성화·성공사례 보급 등 나서야”

    “정부가 인적교류 활성화·성공사례 보급 등 나서야”

    “한국과 인도가 2010년부터 경제, 통상, 무역을 뛰어넘어 안보까지 포함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외교적 수사뿐이다. 기업인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게 문제다. 정부가 나서야 할 때가 됐다.”(김중근) “일본은 2007년부터 인도와 연례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우리도 대통령 5년 임기 중에 두 차례 정도 정상회담을 해야 각종 현안을 풀 수 있다.”(최정일) “인도에서 한국 전자제품은 품목별로 40~60%의 점유율을 보인다. 자동차는 20%를 차지한다. 민간 부문에서 대단한 성과를 보였지만 정부는 뭘 했는지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다.”(이종무). 이종무(72), 최정일(62), 김중근(61) 전 주인도 한국 대사 3명은 13일 인도연구원이 주최한 ‘바람직한 한·인도 관계 전망’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15~18일)에 맞춰 한국과 인도의 관계를 한층 돈독하게 하는 방안으로 유학생 교환 등의 인적 교류 활성화, 새마을운동과 같은 성공 사례 보급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항공협정 체결이나 서비스 인력 개방, 비자 발급 문제 등은 한국이 반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가 환경 규제와 인건비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국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김 전 대사는 “2020년 인도의 젊은 노동력은 전체 인구의 10%인 1억 3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16개 언어가 화폐에 인쇄된 나라는 인도뿐이고,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포용하는 것이 인도의 힘”이라고 답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다양성 속에서 나온다고 장담했다. 최 전 대사는 “인도를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중국이 2009년 미국을 추월해 1위이고 인도는 2008년 영국을 제치고 3위”라며 징검다리로서 인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 대사는 인도의 그림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치인의 포퓰리즘, 만연한 부정부패, 관료주의와 정치 불안정, 열악한 인프라 같은 부정적인 면은 모두 노출됐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 반면 중국은 중앙정부의 일사불란했던 장악력이 지방정부로 내려갈수록 느슨해지는 문제점이 최근 나오고 있다.” 외교 안보 관점에서 인도 카드가 무게감이 있느냐에 대해 김 전 대사는 “중국이 인도에 신경 쓰는 만큼의 무게를 가질 것”이라며 “중국은 인도 견제책으로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과 진주목걸이(중동~남중국해를 따라 개발된 거점 항구도시)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인도도 중국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로서 한국이 필요하다. 일본이 좋겠지만 완벽주의와 느린 의사결정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 전 대사는 “인도가 한때 비동맹 국가로서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 외교를 했지만 이제 북한과의 관계는 명목적일 뿐”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각축이 심화될수록 인도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지긋지긋한 빚의 전쟁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지긋지긋한 빚의 전쟁

    화폐의 전망/필립 코건 지음/윤영호 옮김/세종연구원/436쪽/2만 2000원 흔히 돈이라 불리는 화폐. 이 화폐는 경제의 논리가 생성된 이후로 줄곧 핵심 요소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화폐 없는 경제는 있을 수 없으며 현대경제는 화폐가 가진 순·역기능의 조절과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혹자는 지금 글로벌 위기의 본질을 화폐정책의 실수에서 찾기도 한다. ‘화폐의 전망’은 바로 그 화폐의 본질을 꿰뚫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 혼란을 해부해 눈길을 끈다. 책 제목만 볼 때 그저 단순한 화폐 관련 총서로 비쳐진다. 하지만 돈의 맥락에서 금융의 역사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튼실한 대안을 제시한 역저다. 조개껍질 같은 초기의 화폐 형태에서 지폐, 전자화폐까지 온갖 형태로 변화해 온 화폐사의 추적이 책의 기본 바탕이다. 그러면서 화폐의 변천사와 맞물린 부채며 신용의 사례를 들춰 위기의 본질을 보게 만드는 구성이 흥미롭다. ‘금융업은 국가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두 집단으로 분리하고, 두 집단을 서로에 대한 증오로 가득 채운다.’ 19세기 초반 미국 사상가 존 테일러가 일찍이 간파한 돈의 해악이다. 저자는 이 말을 들어 현재의 금융 위기야말로 돈의 본질과 깊이 연관돼 있음을 들춰낸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갈등은 사실상 돈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됐고 경제사도 채권자와 채무자 간의 투쟁사라는 것이다.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부채의 총 가치는 연간 경제 생산가치의 3∼4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 시각에서 돈과 부채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어떻게 변해 왔고 변할 것인지를 더듬는다. ‘돈은 부채이고 부채는 돈이다.’ 돈과 부채의 연관성을 현대경제의 필수요소라는 신용으로 연결하는 대목도 독특하다. 2011년 8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채무국의 지위를 의미하는 AAA 등급을 상실했다. 요컨대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데 필요한 신용이 감소한 것이다. 책은 그 결과로 야기된 혼란에 주목해 지금 경제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 준다. 신용은 금융거래에 사용될 수 있지만 투기조장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해악의 사례들이 그런 측면에서 곁들여진다.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 누적된 엄청난 부채는 단번에 상환될 수도 없고 상환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채무국들은 공식적인 디폴트를 선언하든 정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든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란 진단이다. G2로 불리는 미·중 관계의 언급도 흥미롭다. “채무·채권국의 관계를 포함해 좀 더 강력하고 긴밀한 협력을 취하겠지만 단시일 내에 중국의 위안화가 현재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대치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고광식

    1 ‘소유’라는 욕구 모든 주체들, 즉 소유욕에서 자신의 삶을 출발시켰던 세상의 ‘나’는 본질적으로 ‘타자’를 찾아 방랑하는 보헤미안(bohemian)이다. 소유의 주체는 타자를 만나면서 비로소 기쁨과 쾌락의 감정을 깊이 내면화한다. 그러므로 타자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온전한 ‘나’가 세상에 드러나며, 타자에 대한 주체의 접촉은 자연스럽게 목적 자체가 된다. 소유욕에 있어서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2007)’의 시는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의 몸짓으로 타자를 포착하기도 하고, 대상과의 합일하는 행위로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시적 주체는 “달과 지구의/포개진 다리 아래 // 그대의 다음 세상 첫 울음 놓일 자리까지 / 이미 보아버린 자여”(‘월식 파티-처용, Shall we love?’)처럼 달과 지구가 포개진 파티를 보게 된다. 대상과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서로 하나가 되어버린 달과 지구를 보며 ‘나’는 춤을 춘다. 달빛 아래 춤을 추고, 다리 아래 춤을 춘다. 춤은 소유욕에 대한 이해이며 환상이다. 때로 소유욕은 “이글거리는 불덩이, 굶주린 호랑이의 둥그렇게 벌린 입속으로 무릎걸음으로 기어들면서야 알았네”(‘여러 겹의 허기 속에 죽은 달이 나를 깨워’)와 같이 두려움의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현시한다. 이때 시적 주체는 “살거나 죽었거나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살린 것들 다 이렇게 두려웠겠구나”라고 타자에게 심리적 상태를 투사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자옥이 피어오르는 화염을 내려다보며 연꽃을 먹는 사람들이 산다는 어느 평화로운 부족의 마을을 떠올린 적이 있다”(‘주홍 글씨’)고 메타인지(metacognition)적 연민에 빠진다. 자아가 타자를 소유했는지, 타자가 자아를 소유했는지의 불가해성 상태는 “수통 속의 물 부어진/내 몸이 수통인지/수통인 내 몸이/내가 들고 마신 수통인지”(‘水桶’)에 이르러 서로 교차하며 접합되는 휴지 상태가 된다. 반면에 강정(‘키스(2008)’)의 시는 소유하는 과정을 섹슈얼리티하게 그려내어,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하기보다는 파토스(pathos)적인 행위로 체현하려 든다.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적 주체는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인 입을 최대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닿는 곳, 타자의 내재성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소유욕은 말라붙은 창공 속에서도, 불탄 돌들이 四海의 포말로 부서져 날릴 때에도 타자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때로는 허공 한가운데 거대한 물고기의 아가미로 고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유로 가고자 하는 욕구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태양이 죽은 자리에서/통째로 바스러진/하얀 밤을 들이마시고”(‘죽은 몸에 白夜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발현된다. 시적 주체는 소유욕에 대한 세상의 순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하혈하는 어머니, 젖은 땅 위에서 “시인이 울 때, 여자는 시인의 눈물을 받아 마신다”(‘영화’)고 감정의 감염을 토로한다. 보드리야르에 의해 그 자체로 현실을 대체한다고 지적된 원본 없는 이미지가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입은 끊임없이 시뮬라크르를 생성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육감적이다. 입은 이처럼 타자를 소유하기 위한 도구이며 통로이다. 여자의 총총걸음을 따라 시적 주체는 “꽃들이 오랫동안 빨판 같은 주둥이를 벌려/내 몸을 나눠 받았다”(‘나비 떼가 떠 있는 방’)고 타자인 꽃들의 소유욕을 적시한다. 자신의 존재 안에 타자를 가두려 하는 욕구는 꽃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꽃내음에 취하고 꽃의 모습에 현혹되는 순간 꽃은 언제든지 주둥이를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다. 강정의 시적 주체는 “이 오래된 바람의 내력엔 서로 피를 나눠 먹던 종족의 역사가 흐른다”(‘死後의 바람’)고 구명하여 그의 시가 소유욕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선우의 시는 호모루덴스의 몸짓으로 춤을 추며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고, 강정의 시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하는 방식이나, 현란한 시뮬라크르로 타자를 소유하는 방식 모두 타자와 하나 되기를 꿈꾼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의를 지닌다. 2 타자와 하나 되기-김선우의 시 존 로크는 오크나무 아래에서 주운 도토리와 숲속의 나무에서 따 온 사과를 먹고사는 사람은 확실히 그런 것들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소유라는 것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즉 도토리를 줍는 노동과 사과를 따는 노동에서 당위성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타자인 도토리와 사과는 인간에게 희생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것은 도토리, 사과가 타자와 하나 되기를 원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식물은 동물과 하나가 되었을 때 자기 자손을 널리 퍼트리고, 동물은 그 식물과 하나 돼야 생존할 수 있다. 알수록 무서운 소유욕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밥이어야 한다. 식물은 동물의 밥이 되고, 동물은 결국 식물의 밥이 된다. 이왕 밥이 돼야 한다면, 멜랑콜리(melancholy)한 감정이나 연민을 벗어버리고 따뜻한 밥이 돼야 할 것이다. 때로는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그대와 나 동시에 입을 벌릴 수 있지만, 타자라는 밥상 앞에서 나는 내 몸속의 부드러움이나 딱딱함을 점검해야 한다. 내 몸속에서 그대가 아주 편안히 누워 있을 것에 대한 걱정이다. 내 몸속은 아주 아늑하고 부드럽다. 타자와 하나 되기 위해 준비된 몸이다. 그래서인가 내 몸속에 받아야 할 타자가 이 별에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나는 그들이 소름 끼치게 그립다. ‘나’는 아, 대상과의 합일을 위해 입을 벌리고 사뭇 괴로운 시늉만 한다. 그러므로 김선우에게 있어서 소유 행위는 타자와 하나 되는 호모루덴스적인 동일시의 몸짓이다. 내 몸속 어디에서 내가 나를 향해 아, 입 벌리네 자기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면서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 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네 공기 속에 살내음 가득해 아아, 입 벌리고 폭풍 속에서 비리디 비린 바람의 울혈을 받아먹네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네 -‘그 많은 밥의 비유’ 부분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는 것인데, 일테면 만년 전의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고(시장에도 없고)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없고(상품과 화폐만 있고) 사뭇 괴로운 포즈만 남았다는 것. -‘깨끗한 식사’ 부분 시적 주체인 ‘나’는 나를 향해 내 몸속 어디에서 아, 입 벌려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영속성으로 드러나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소유라는 욕구는 불쌍하고 가련하다. 해골을 갈아서 만든, 피리를 부는 전경화로 ‘나’를 투사하는 모습이 연민을 부른다. 말하자면 유전자 속에 배어 있는 소유욕이 주체의 참된 실체다. ‘자기 해골’이라는 피리는 ‘나’도 한때는 타자의 소유였다는 감각적 지각인 아이스테시스(aisthesis)이다. 이러한 전체성을 바탕으로 주체인 ‘나’는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는”다고 진술한다. 입을 벌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자궁처럼 활짝 열고 간절히 드러내는 주체의 욕구는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는” 환각적인 상태가 된다. 이것은 타자와 하나가 되기 위한 눈물겨운 호모루덴스적인 소유의 방식이다. 타자와 하나가 되는 방식은 그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자아 성찰의 모습으로 지평을 확장한다. ‘깨끗한 식사’의 시적 주체는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고 ‘나’의 퍼스낼리티를 규명한 후,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 작용인 노에시스(noesis) 속으로 잠입한다. 따라서 시적 주체는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음”을 골똘히 생각한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하나 되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한 조각이 되는 역동성이다. 그 두렵고도 미안한 감정은 타자의 죽음이 상품으로 쌓여 있는 시장에도 없음을 확인하고 시적 주체는 빤히 ‘나’를 쳐다보기 일쑤이다. 천 년 전이나 만 년 전이나 한결같았던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나’에게 없어 괴롭다. 즉 시장은 타자와 내가 마주 쳐다보며 꿈틀거리던 욕망이, 고마움이, 두려움이 ‘상품과 화폐’로 거래되는 공간이다. 이런 성찰로 인해 주체는 타자를 현재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을 경계한다. 이렇게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의식을 정치하게 드러내는 것은, 타자와 하나 되기의 당위성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타자에 대한 메타인지적 연민 때문이다. 또한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나와 타자가 즉자와 대자의 모습으로 고정되게 놓아두지 않는다. 이것은 누가 먼저 소유를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유동적인 관계이다. 내 밥상 위 “육중한 접시가 언제쯤 깨끗하게 비워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처럼 나도 타자(식물)의 밥상 위에 언젠가는 얹힐 것이다. 시인은 양가적 고민에 빠져 소리친다. “이 무거운, 토막 난 몸을 끌고 어디까지!”라고. 잊고 지난 세월 동안 홀로 된 종이 쓸쓸해서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철사 줄 묶여 어금니 깨물며 오래 아팠던 나무가 팔짱 끼듯 자기의 겨드랑 살 같은 곳을 잠가버린 것인지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나무가 삼킨 종 이야기’ 부분 어린 새끼를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를 보았다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 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이빨!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그곳에 이빨!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나 입속의 호랑이나 어떤 서늘한 갈등이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지나갔다 -‘카르마, 동물의 왕국’ 전문 입이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까. 입이 있는 동물들이야 타자를 입에 넣고 강한 이빨로 저작한 다음 위장에 넣고 소화하면 타자와 ‘나’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다. 입이 없는 나무가 타자를 소유하려는 방법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적 주체를 아프게 한다. 주체는 입이 없는 나무와 종이 하나가 된 기사를 아침에 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자신의 몸속이 아픈 것을 자각하느라 괴롭다. 입이 없는 것들은 둘이 하나 되는 관계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를 꿈꾸는 데 열중이다. 자신의 몸에 철사줄로 매단 종을 잊었다는 듯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아니면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둘은 하나가 돼 있다. 이렇게 둘은 나에게 네가 없으면 내가 없다는 관계를 형성해서 한 천 년을 견디려는 모습을 취한다. 둘의 존재가 하나로 보완 관계가 돼 특별해졌기 때문이다. 입이 존재하는 동물들은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밀착과 얼룩이라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적 행위를 사용한다. 나의 입을 타자에 밀착시킴으로써 소유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고, 이는 현실 속에서 때때로 부자연스럽고 흉측한 의미체가 되어 시적 주체는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마는 상태에 빠진다. 이처럼 타자와의 관계에서 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의 입이 밥이라는 타자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통로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호랑이’의 입은 어린 새끼를 입에 물어 자신과 하나라는 것을 체현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내’가 ‘너’에게로 다가가든지, ‘네’가 ‘나’에게로 다가오든지간에 ‘입’이 차지하는 위치는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나와 타자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입은 중요한 상징체이며 동시에 실제적 기능을 하는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고 있는 시적 주체는 하얗게 드러나는 입속의 ‘이빨!’을 보며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하는 입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사유한다. 이때 주체에게 다가오는 서늘한 갈등은 나와 타자의 관계성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에서 올 수 있다는 대등적 관계의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을 할 수 있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전문 꽃이 핀다. 봄에도 꽃이 피고, 여름에도 꽃이 피고, 가을에도 꽃이 핀다. 이처럼 꽃들은 시기를 달리하여 경쟁하지 않고 차례대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 시적 주체는 꽃이 피는 것을 보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그대가 피는 것인데/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라고 의아해한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너’의 행위가 나를 떨게 하는 이유가 못내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꽃으로 꽃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꽃이 나이고, 내가 꽃 같은 상태에서 나는 아득하다. 부버가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나’는 ‘너’라는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함으로써 충만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김선우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 대한 물음의 끝에는 타자인 ‘꽃’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 있는 것들의 진정한 삶은 대상과의 합일인 소유이고, 소유는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만 온전하게 성취될 수 있다.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할 때의 ‘나’는 자연의 한 조각으로 모자이크돼 생명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타자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본능적 행위이다. 나와 너의 관계는 언제나 주체와 객체가 바뀔 수 있는 관계이다. ‘너’를 소유할 때의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나’지만 그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된 전혀 다른 내적으로 충만한 ‘나’이다. 타자를 소유한 나는 존재 속에 존재자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꽃 피는 것이 내 일임을 이제 알겠다. 3 ‘시뮬라시옹’(simulation)하는 느낌-강정의 시 맥루언에 따르면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가 무엇인가에 따라 인간의 ‘감각비’(sense ratio)가 달라지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예로 들면, 각종 노마딕(nomadic) 기기들로 인해 인간의 감각비는 시각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정의 시적 주체가 ‘입’을 섹슈얼리티하게 사용하여 ‘시뮬라크르 하기’인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타자를 소유하는 것도, 인간은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보드리야르가 맥루언의 영향을 받아 시뮬라시옹이라는 이론을 만들었듯이, 강정은 시적 주체들로 하여금 이전과 달라진 감각비를 사용하여 지금-이곳의 타자를 시뮬라시옹하고 있다. 너는 문을 닫고 키스한다/ 문은 작지만 문 안의 세상은 넓다/ 너의 문으로 들어간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을 낳는다/ 내가 인류의 다음 체형에 대해 숙고하는 동안 비는 점점 푸른빛과 노란빛을 섞는다/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미래는 시간의 이동에 의한 게 아니라 시간의 소멸에 의한 잠정적 결론, 나의 문 안에서 나는 모든 사랑이 체험하는 종말의 예언을 저작한다/ 너는 내 혀에서 음악과 시의 법칙을 섭취하려 든다/ 나는 네게서 아름다운 유방의 원형과 심리적 근친상간의 전형성을 확인하려 든다/ 그러니까 이 키스는 약물중독과 무관한 고도의 유희와 엄밀성의 접촉이다 -‘키스(1)’ 부분 나는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는다/ 내 안으로 들어온 너는 사뭇 여장부스러운 근골과 큰 키를 과시한다/ 뒷굽이 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한다/ 몸 밖으로 빠져나온 네 혀가 나라는 한 세상을 뒤집어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너는 무용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러나 나는 건축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리하여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된다/ 내 혀는 너의 동선을 따라하며 네 가족들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한다/ 이 키스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다 -‘키스(2)’ 부분 입은 너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통로이다. 단단한 이를 사용하여 타자를 힘으로 소유할 수도, 부드럽고 달콤한 혀를 사용하여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너’는 주체가 되어 타자인 ‘나’를 소유하기 위한 의식인 ‘키스’를 실행한다. 외부의 문은 이 의식을 치르기 위해 닫혀 있지만, 너로 가는 내부의 문은 아주 넓게 열려 있다. 네 안의 세상에서 나와 너는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인 카오스의 세계를 경험한다. 우리는 모두 주체가 되어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인 것처럼 너를 지각하고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를 보고 있는 순간 너도 나를 보고 있으며 우리 과거의 시간은 소멸해 간다. 이렇듯 달콤한 키스는 뼛속을 파고드는 이빨에 의한 강제적 소유의 확인이 아닌 스스로 충만해 오는 파토스로 서로에게 투사되어 나타나는 현실감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키스는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이미지인 허상을 소유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것(‘키스(1)’)은 입을 접촉하므로 생성되는 생존의 뜨거운 법칙이다. ‘너’에게만 뜨거운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세상의 주체인 대자 존재가 되어 세상의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을 깊게 바라보며 몸과 정신을 하나로 통일하여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하는 너를 내가 이룩해낸 견고한 프레임 안에 가두는 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하나였던 아주 오래전의 공간으로 돌아가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나와 너의 경계는 무너지고 무화되어 얽힌 혀로 세상의 맛을 음미하는 존재로 우리 둘은 거듭난다. 이를 통해 세상의 존재자는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경계를 허문 자리에서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되고, 나는 “너의 동선을 따라 하며 네 가족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하는 존재가 된다. 키스는 폭력으로 타자를 굴복시켜 만들어내는 일체가 아니라, 그것(‘키스(2)’)은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인 느낌의 시뮬라시옹인 것이다. 실제로 타자에 대한 소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열려 있는 교감 속에서 정신적인 소유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보드리야르식으로 말한다면 현실은 키스라는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된다. 나와 너는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탕진”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므로. 하늘에서 번쩍 갈라진 번개의 크기는 원근법과 아무 상관없다 내가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진다 또 이가 가렵다 최초거나 최후거나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 내 턱이 지구의 문지방에서 깊게, 출혈 중이다 -‘번개를 깨물고’ 부분 시적 주체는 하늘에서 번쩍 갈라지는 번개가 너무 크고 강렬해 원근법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지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보게 된다. 이는 주체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이때 시적 주체의 이가 가렵다. ‘나’는 번쩍 갈라진 번개를 보고 있었을 뿐인데, “또 이가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소유욕이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의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도끼날처럼 강인한 ‘이’로 번개를 깨물고 저작하고자 하는 불가해성의 소유욕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시적 주체가 번개를 자기 몸속으로 받아들이며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라고 한 진술은 한순간 우리를 지배한 시뮬라크르다. ‘나’는 그렇게 이미지에 지배당하여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을 감각적으로 인식하고 번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상처입은 “내 턱”을 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녀의 일부를 내 안에 결박해야 한다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 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은 만 명의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에서 온몸을 친친 감고 나는 그녀의 바깥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녀라는 커다란 숨구멍, 혹은 시선의 감옥’ 부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흘렀다 여자는 일그러진 내 얼굴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라는 평상에 톡톡 금이 가고 있었다 발라낸 고등어 뼈를 냄새 맡던 고양이와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었다 -‘고등어 연인’ 부분 첫 번째 시에서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한 ‘나’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소중한 것은 ‘내’가 그녀를 소유할 가능성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다른 무수한 타자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그녀’는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닌 상태에 있다. 그녀는 내 앞에 있는 즉자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자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녀를 ‘내’가 소유하기 위해선 무수한 경쟁자를 물리친 뒤에,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 모호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에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만 명 중의 한 명일 뿐이고, 나는 그녀의 몸 위에서 태어나는 만 명의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다. 그녀의 커다란 숨구멍 안에서 내 혀가 가장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온몸을 친친 감고 있던 내 혀는 그녀에 의해 몸 밖으로 던져지고 말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혀에 남아 있던 약간의 침방울을 그리워하며 되새김질하다가 아포리아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열중할지 모른다.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나’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반응은 두 번째로 인용한 시에 나타난다. 서로에게 영원한 미지의 소유물로 남을 것 같은 순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는 것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너와 내가 껴안은 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빛이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 흐르는 순간을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이때 시각적으로 잡히는 지구 밖의 모든 미장센은 심장박동 소리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결과적으로 ‘여자’의 웃는 모습은 소유로써 완벽해지는 인간의 진정한 삶이다. 이는 타자를 소유하는 데 있어서 ‘힘’에 의한 폭력이 아닌 ‘혀’의 달콤함으로도 얼마든지 상대 속에 잠입하여 소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을 사용한다면 한순간에 끝낼 수 있지만, 입속의 ‘이’가 아닌 ‘혀’를 사용한다면 서로가 마주한 밥상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 이처럼 강정의 ‘키스’는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달콤한 욕구로 이미지화한다. 그것은 주체와 객체가 바뀌어 전개될 수 있는 역동적인 의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존재자는 유전자 속에 잠재되어 꿈틀대는 자기 안의 소유욕에 대한 내밀한 외침을 들을 것이며, 소유의 과정은 키스로 시작되어 시뮬라크르인 키스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소유 이후, 주(객)체들 세상의 주체인 ‘나’는 오랫동안 격정적인 파토스로 활동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세상에 널려 있는 객체인 ‘너’와 하나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밀착의 행위를 통해 ‘너’를 ‘나’로 동일시하고 죄를 짓고, 몸을 탐하고, 참회하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를 약속하는 동의를 얻어낸다. ‘나’는 밀착 행위가 미치는 객체인 ‘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너’를 소유하고, 그때마다 나와 너는 암수 구별이 없는 생물처럼 접합되는 바람에 애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김선우의 경우, 소유가 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방식 또는 행위라는 결과가 진정한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다. 나와 너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나’는 입을 벌려 살 내음 가득한 너를 내 몸속으로 받아들여 하나가 되는 행위를 한다. 그때,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입은 너를 온전한 나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김선우 시의 주체는 객체인 ‘너’ 앞에서 촉각적 감각에 의지해 피리와 노래를 부른다. 식사하는 순간은 아이온의 공간과 시간이 ‘나’에게 열려 있었으므로, 타자의 괴로운 표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한 주체는 내 행위의 대상인 객체에게 입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유의 과정을 정당화한다. 그러므로 김선우 시의 주체에게 소유 행위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다. 하지만 강정의 경우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로 객체인 ‘너’를 ‘나’로 동일시하는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를 포기하고, 객체를 시뮬라시옹하는 정신적 소유를 지향한다. 이런 소유의 행위도 ‘소유’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미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소유의 방식이 된다. 직접적인 소유로 인한 포만감보다는 새로운 감각비로 대상을 달콤하게 시뮬라시옹함으로써 객체인 ‘너’를 ‘나’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실 속에 드러난다. 대상을 소유하기 위해 객체를 낱낱이 분해하고 동일시하는 것보다는 문을 닫고 키스하는 섹슈얼리티한 행위로 소유를 실재화한 것이므로 강정이 소유하는 방식은 쾌락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주체는 타자를 소유하는 각기 다른 방식대로 접합된 상태에서 소멸의 법칙을 견딘다. 바라보는 대상인 객체를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했거나, 아니면 쾌락적으로 소유했거나 모두 동일하게 주체와 객체는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을 밟는다. 존재자의 위치에 따라 빠르고, 느리고, 돌발적이고, 순간적으로 다양한 몸짓을 하며 소멸한다. 마음을 찌르는 푼크툼(punctum)을 통해서 아주 완벽하게.
  • “봉사하면 이웃돕기 돈이 쌓여요”

    노원구 공릉동 미래노인요양병원에서 3년째 봉사활동을 하며 노인들의 거동 등을 돕는 안숙희(67·공릉1동 거주)씨가 최근 요양원에서 봉사한 2712시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구청에서 곧 시행할 자원봉사 마일리지 기부 사업을 통해서다. 자원봉사 마일리지 기부 사업은 일정 시간 이상 자원봉사 실적을 기록한 사람의 마일리지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봉사자의 마일리지 시스템에 적립된 자원봉사 시간을 노원구 지역 봉사 화폐단위인 ‘품’으로 교환해 적립된 봉사 화폐를 노원두레푸드마켓에 내놓는다. 안씨는 “혼자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기 어려운 노인들의 휠체어를 미는 봉사를 해 왔는데 제가 쌓은 마일리지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는 게 옳다고 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원봉사 화폐는 51시간 이후 봉사활동 1시간마다 100품씩 적립된다. 기부는 1000품(60시간 이상)부터 가능하다. 품은 원과 같은 가치로 통한다. 기부 절차는 자원봉사자가 지정기탁서를 작성해 구에 제출하면 구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자 마일리지를 조회해 이상이 없으면 노원두레푸드마켓에 금액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노원두레푸드마켓에 후원된 마일리지로 구는 쌀, 라면 등의 생필품을 사들여 생활이 어려운 복지 대상자들에게 나눠 준다. 지원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회복지협의회는 마일리지를 기부한 이들에게 기부 영수증을 발급하고 구 자원봉사센터는 다시 개별적으로 마일리지를 차감하는 체계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커버스토리] 여의도의 ‘씨받이 책’

    [커버스토리] 여의도의 ‘씨받이 책’

    국회의원에게 책은 화폐나 마찬가지다. 찍어 내는 순간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액면가’는 없다. 책의 직접적 ‘수요자’가 때와 상황에 따라 교환가치를 매긴다. 책 자체의 정가(定價)는 무의미하지만, 시장 가격은 있다. 권당 최저가는 보통 10만원. 때론 20만~30만원, 200만~300만원까지 치솟는다. 가치가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채권 같은 유가증권의 성격도 띤다. 돈을 아무 때나 찍어 냈다가는 나라가 망하듯 국회의원의 책도 그렇다.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시기’와 ’위치’가 맞아떨어지면 ‘십수억원’이 만들어진다. 선거가 없는 해 모금할 수 있는 정치자금의 한도액이 1억 5000만원이니 10년짜리 행사를 한몫에 하는 셈이다. 게다가 모두 현찰이고 선관위의 감시도 받지 않는다. 프로스포츠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7~10년의 장기계약을 맺어 ‘대박’을 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행사 개최 여부와 시기를 정하는 의원들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가을 이후 열린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는 40여 차례. 19대 국회 개원 이후 80차례 정도다. 그만큼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 초청장은 계절을 알리는 ‘전령’과도 같다. 초청장이 돌면 선거철이나 국정감사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책의 실질 수요자인 피감기관, 즉 정부기관이나 산하단체, 기업들에는 번거롭게 초청장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모두들 알고 찾아와 최소한의 흥행을 보장해 준다. 출판기념회장은 ‘세’(勢)가 드러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저자’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밀려드는 검은색 대형 세단과 늘어선 화환,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겹줄을 보고 나면 ‘실세’(實勢)라는 말의 의미가 피부로 느껴진다. 국회의원이 다 같은 국회의원이 아님을 절감하게 되는 장소이다. 그래서 출판기념회는 정치 이벤트다. 의원들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차지하려고 예약 사이트가 열리는 이른 아침부터 컴퓨터 앞에서 예약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올 한 해 출판기념회는 주로 현직 의원들의 판이었지만 해가 바뀌면 3월까지는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선거 출정식’이다. 예비후보들은 출판기념회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후원회로 조직할 수도 있고 이들이 낸 책값으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정치인들의 책이 쏟아지는데도 출판계는 대체로 시큰둥하다. 아이러니다. 책은 정가도 없고, 서점 서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거래도 되지 않는 이상한 것들인 데다 결정적으로 독자가 없는 유령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진짜 저자가 누군지도 불확실하다. 여의도에 책이 넘쳐나면 이름도, 얼굴도 없는 ‘대필작가’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1000만~2000만원에 한 권의 책이 태어나고, 초판만 있을 뿐 재판 인쇄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한 구조다. 그래서 출판계는 정치인들의 책을 대리모(대필작가)가 생산한 ‘씨받이 책’이라고 부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김정은式 공포정치 서막… 당분간 北관리들 맹목적 충성 바칠 듯

    [北 장성택 전격 처형] 김정은式 공포정치 서막… 당분간 北관리들 맹목적 충성 바칠 듯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원에게 뒷덜미를 제압당한 채 포승줄에 묶여 특별군사재판장에 끌려 들어가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마지막 모습은 권력의 야심을 한번이라도 품어봤던 북한 간부라면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처참했다. 북한은 13일 오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사위이자 북한 정권의 실세였던 장성택의 처형 사실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조선중앙TV에 특별방송을 편성, 세 차례 반복 보도했다. 광복 이후 북한 정권 수립 이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가문의 친·인척 중에서 사형 사실이 공개된 인물은 장성택이 유일무이하다. 장성택의 공개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죽음을 앞둔 수치스러운 모습이 만천하에 생중계되다시피 하면서 그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마저 말살당했다. 북한 주민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성택 처형 당시 기관총으로 사살한 뒤 그의 시신을 화염방사기로 태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1일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은하수관현악단의 포르노 제작 혐의와 관련, 소속 예술인들을 4신 기관총(총신이 4개인 소구경 기관총)으로 처형한 뒤 화염방사기로 재를 만들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라면 누구라도 비참한 최후를 맞게 한다는, 잔인하고 극단적인 ‘김정은식(式) 철권공포정치’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장성택 세력이 완전히 뿌리 뽑히고 자신의 유일 지배체제가 확립됐다고 여겨질 때까지 공포정치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숙청 범위는 당과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장성택과 연계된 군부의 전직 고위인사들에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성택을 처단한 칼끝이 누구에게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분간 북한의 관리들은 김 제1위원장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바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1일부터 노동신문에는 리만건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김평해 당 간부부장, 전승훈 내각부총리, 렴철성 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 북한의 주요 간부들이 작성한 ‘충성의 글’이 경쟁적으로 실리면서 여론몰이용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단적 공포정치가 단기적으로는 김 제1위원장의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공포심만으로 국가를 지탱할 인재를 키우고 충성스러운 부하를 얻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권력 구조에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소장은 “단기적으로는 권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유능한 간부들을 내치면서 체제의 효율성은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키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 ‘눈치보기’가 간부사회에 팽배해져 결국 김 제1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외화벌이와 경제관리 개선조치 등 국가 정책의 추동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포정치 자체가 북한 붕괴의 시작점”이라며 체제 내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에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화폐개혁 등의 정책 실패를 장성택에게 뒤집어씌우는 거짓 선전이 예전처럼 먹히지 않아 민심 이반 현상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화폐 개혁·평양 재건 실패 책임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자신이 주도했던 2009년 화폐개혁 실패와 평양 주택 10만호 건설 중단 책임까지 뒤집어씌웠다. 후계자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경제 조치들이 오히려 북한 경제에 혼란만 가져와 통치행위에 오점을 남기자 장성택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장성택과 그 세력을 처단해 반란의 싹을 제거하고 유일 지배체제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완전무결’한 상태에서 김정은 시대의 2막을 열어젖히려는 다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2009년 만고역적 박남기를 부추겨 수천억원의 우리 돈을 남발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혼란이 일어나게 하고, 민심을 어지럽히도록 배후 조종한 장본인이 바로 장성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화폐개혁이 사회 및 경제 전반에 불안만 초래하자 2009년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에게 책임을 물어 총살했다. 박남기에 이어 장성택까지 줄줄이 김 제1위원장의 독배를 대신 마시게 된 셈이다. 북한이 평양시 수도건설 사업을 장성택이 방해했다고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추진했던 평양 주택 10만호 건설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사업 역시 자금난·자재난으로 큰 차질을 빚으며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끝나 김정은의 리더십에 손상을 입혔다. 화폐개혁과 주택건설은 모두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사업이란 점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가장 먼저 뛰어넘어야 할 걸림돌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속보]北 장성택 사형 판결 뒤 즉시 집행…40년만에 ‘2인자’ 삶 마무리

    [속보]北 장성택 사형 판결 뒤 즉시 집행…40년만에 ‘2인자’ 삶 마무리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북한이 전날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한 뒤 즉시 집행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월 12일에 진행됐다”면서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은 즉시에 집행됐다”고 밝혔다. 북한 형법 제60조는 국가전복음모행위에 대한 규정으로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장성택은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종파행위자’로 지목돼 끌려나간 지 나흘 만에 생을 마감했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시절인 1970년대부터 시작된 장성택의 ‘2인자 삶’은 40여 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통신은 “특별군사재판에 기소된 장성택의 일체 범행은 심리과정에 100% 입증되고 피소자에 의해 전적으로 시인됐다”면서 “특별군사재판소는 피소자 장성택이 우리 공화국의 인민주권을 뒤집을 목적으로 감행한 국가전복음모행위가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해당하는 범죄를 구성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성택은) 혁명의 대가 바뀌는 역사적 전환의 시기에 와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서 “영도의 계승문제를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는 천추에 용납 못 할 대역죄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장성택은 정권야욕에 미쳐 분별을 잃고 군대를 동원하면 정변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타산(계산)하면서 인민군대에까지 마수를 뻗치려고 집요하게 책동했다”고 밝혔다. 또 장성택이 자신에 대한 환상 조성과 우상화를 꾀하면서 “당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는 중대 사건을 발생시켜 쫓겨갔던 측근들과 아첨군들”을 당 중앙위 부서와 산하기관에 규합하고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군림”하며 자신이 있던 부서를 “소왕국”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한 뒤 “나라의 중요 경제부문들을 다 걷어쥐어 내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을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가려고 획책했다”라고 밝혔다. 통신은 장성택이 직권을 악용해 중요 건설단위를 심복들에게 넘겨 돈벌이하도록 하면서 평양시 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한편 석탄 등 지하자원을 무단으로 매각하고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넘기는 ‘매국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와 함께 장성택을 2010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당 부장의 배후조종자로 지목했다. 이밖에 “각종 명목으로 돈벌이를 장려하고 부정부패를 일삼으면서 안일해이하고 무규율적 독소를 퍼뜨리는 데 앞장”섰으며, 은행에서 무단으로 “거액의 자금을 빼내 귀금속을 사들여 국가 재정관리체계에 커다란 혼란을 조성”하고, “자본주의 날라리 풍이 우리 내부에 들어오도록 선도했다”라고 통신은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비트코인의 운명/안미현 논설위원

    인터넷 가상화폐라는 비트코인(Bitcoin)에 흥미가 생긴 것은 다소 엉뚱한 이유에서였다.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35%가 중국에서 일어난다는 보도를 보고서였다. 의심 많기로 정평난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실체도 없는 가상화폐를 덜컥 믿고 사용하는 것일까. 비트코인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 이유를 ‘규제’와 ‘사람 수’에서 찾았다. 중국은 개인의 해외 송금액을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무제한 송금이 가능하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 데다 인구 수까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는 설명이었다. 또 하나의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수학과 인터넷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우리나라는 왜 비트코인에 시큰둥할까. 지난 4월 우리나라에 첫 비트코인 거래소를 선보인 김진화 ‘코빗’ 이사는 “우리나라 사람은 기본적으로 낯선 것에 경계감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출발은 늦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곧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받는 가게(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가 얼마 전 처음 등장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고급 아파트를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고 키프로스에서는 대학 등록금도 비트코인으로 낸다고 한다. 독일은 비트코인에 세금(자본이득세)을 매기는 방안도 저울질 중이다. 비트코인은 엄밀히 말하면 프로그램 코드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사람이 2008년 처음 고안했다. 이름 때문에 일본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일본 사람인지, 개인인지, 집단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정확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2145년까지 2100만개만 ‘발행’되도록 설계됐는데 지금까지 1200만개가 나왔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캐내는(Mining) 방식이다보니 여럿이 모여 집단으로 풀거나 전문 기계(채굴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단다. 우리나라는 가정용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 네티즌들이 집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하는 통에 비트코인이 덜 발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때 12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 주 들어 600달러대로 반 토막 났다. 중국 인민은행이 비트코인 위험을 경고한 데 이어 최대 포털인 바이두마저 비트코인 서비스를 중단한 게 결정타가 됐다. 그래도 비트코인의 운명 예측은 여전히 엇갈린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지급수단이 될 것”이라며 현금·카드에 이은 제3 대안화폐 가능성을 언급했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통화로서의 본질적인 가치가 의심스럽다”며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누구 말이 맞을 것인가.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2개월새 8배 폭등… 하루만에 25% 폭락

    지난 2개월간 8배 이상 폭등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25%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가 지난 6일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1100달러(약 116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830달러(약 88만원)로 하락했다. 도쿄의 세계 최대 규모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틴곡스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7일 한때 500달러대로 떨어졌다. 바이두는 이날 “사용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며 “최근 가격의 큰 변동으로 결제 승인을 중단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지난 10월 14일 바이두가 사이트 내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5일 “비트코인은 진정한 통화가 아니며 동일한 법적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비트코인 금지령을 내리자 바이두 역시 중국 정부의 조치를 따라 정책을 바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통편집당한 장성택… 실각 사실로

    통편집당한 장성택… 실각 사실로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이 북한이 방송한 기록영화에서 삭제된 것으로 지난 7일 확인됐다. 또 관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서도 장성택과 관련된 기사가 모두 사라졌다. 중앙통신 웹사이트 검색창에 ‘장성택’을 입력한 결과 과거 기사는 나오지 않고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만 떴다. 북한은 그동안 최고지도자의 통치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을 숙청한 뒤 그가 출연했던 기록영화나 각종 발행물에서 사진을 삭제해 왔다는 점에서 장성택의 실각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0월 7일 첫 방송 이후 같은 달 28일까지 9차례 내보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인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이날 오후 재방송했다. 과거 방영된 영화에서 장성택은 김 제1위원장이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귀엣말을 나눌 때 뒤쪽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과 함께 손뼉을 쳤었다. 그러나 이날 방송된 영화에서는 팔과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보일 뿐 얼굴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과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아예 그의 모습이 편집됐다. 통일부 정세분석국이 8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약 1시간 분량의 재방송분 가운데 모두 17곳의 장면이 대체되거나 자르기, 확대의 방식으로 장성택 등장 부분이 없어졌다. 북한에서 해당 인물의 영상과 사진을 삭제한다는 것은 회생이 어려운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으로,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때 장성택이 등장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김일성 주석의 둘째 부인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대 정적이었던 이복동생 김평일과 김영일의 친모인 김성애와 2010년 실패한 화폐개혁을 책임졌던 박남기 전 노동부장, 2012년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힌 리영호 당시 총참모장 모두 숙청된 뒤 기록영화 및 사진에서 삭제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당 행정부 고위 간부들을 처형하고 이 사실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장성택을 ‘곁가지’ 등으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내려오는 ‘백두혈통’의 사위 지위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비트코인’ 정부 차원 대책 시급

    ‘비트코인’ 정부 차원 대책 시급

    지난 3일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에서 한 남성이 현금이나 카드가 아닌 ‘비트코인’(Bitcoin)으로 커피와 빵을 샀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비트코인이 과연 화폐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 사용량이 늘어나더라도 화폐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지하경제의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고, 가치가 급락할 경우 구매자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일본인 프로그래머가 만든 사이버 머니다. 지폐나 동전은 없고 프로그램 코드로만 존재하는 가상화폐다. ‘비트코인 마이너’(Bitcoin Miner)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수학 문제(암호)를 풀면 얻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말한다.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총 2100만개까지 채굴할 수 있고 현재 약 1200만개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초 1비트코인당 14달러에 그쳤던 시세는 지난달 1200달러까지 급등했다. 지난 7일에는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었던 중국의 최대 포털 사이트가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 시세가 한때 500달러대까지 급락했고 8일 오후에는 7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전 세계적으로 1370여개 상점에서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고,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까지 나왔다.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쓰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자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졌고, 대체 화폐에 대한 관심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상점이 3곳에 불과하지만 점차 거래량과 가맹점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사용량이 늘어나도 당장은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격이 급변하는 비트코인을 산 사람들은 이를 투기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화폐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반인은 한국은행이 발행하지 않은 불안정한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성이 담보되고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트코인은 ‘검은돈’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미국 정부는 연간 1500만~4500만 달러 규모의 마약 등 밀수거래 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독일 정부는 비트코인을 은행법에 따라 거래되는 금융 수단에 포함시키거나 비트코인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과세 방침을 발표했다. 현행 국내 세법으로는 비트코인으로 구입한 제품, 서비스 거래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과세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비트코인으로 물건 값을 받은 사업자가 원화로 환산한 금액을 신고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납부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사용한 거래는 현금영수증 발행 의무가 없고 신용카드 결제처럼 매출액이 잡히질 않는다. 국내 비트코인 가맹 1호점인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에서도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소비자에게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4개 기관은 지난 5일 실무자 회의를 열고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화폐, 투자상품 등 금융수단으로 볼 것인지를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일단은 비트코인 관련 특이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금융실명제도, 자금세탁방지제도, 전자금융거래제도 등 인프라 정비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이 현재 화폐 시스템이나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 지하경제에 악용될 가능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법적, 제도적 대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北 기록영화서 장성택 흔적 삭제…실각설 사실인 듯(종합)

    北 기록영화서 장성택 흔적 삭제…실각설 사실인 듯(종합)

    북한이 기록영화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실각설을 뒷받침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약 1시간 분량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재방송하며 종전에 나왔던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을 모두 없앴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주요 간부를 숙청하고 각종 보도 매체에서 이들의 ‘흔적’을 지우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사실이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역사에서 사진까지 삭제한 인물이 재기한 예가 없다는 점에서 추후 재기도 불가능해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이후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계모인 김성애의 사진을 모든 기록물에서 삭제했다. 또 2010년 3월에는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반혁명분자로 몰아 처형하고 나서 기록영화에서 그의 생전 모습을 모두 없앴다. 이날 방송된 기록영화를 과거 방송분과 비교한 결과 예전에 담겼던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이 모두 13군데나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TV는 지난 10월 7일 이 기록영화를 처음 방송한 뒤 같은 달 28일까지 9차례 내보냈다. 과거 방영된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한 건물 앞에서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귀엣말을 나눌 때 뒤쪽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과 함께 장성택 부위원장이 손뼉을 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방영된 기록영화의 같은 장면에서는 장성택 부위원장의 팔과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등장하고 얼굴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장성택이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아예 장성택 부위원장이 사라졌다.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하기 어려운 장면의 경우 기존에 없던 화면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중앙TV가 이 기록영화를 40일 만에 재방송한 것은 북한 당국의 의도된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선군’ 관련 기록영화가 수십편이나 되는데 장성택의 실각설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장성택의 모습을 삭제해서 내보냈다는 것은 사실상 그의 실각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려고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장성택 부위원장의 핵심측근인 당 행정부의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지난 11월 하순 공개처형됐다며 장성택 부위원장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北 기록영화에서 장성택 지워졌다…장성택 실각 사실인 듯

    [속보]北 기록영화에서 장성택 지워졌다…장성택 실각 사실인 듯

    북한이 기록영화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실각설을 뒷받침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기록영화를 내보냈다. 북한은 이전에도 주요 간부를 숙청한 뒤 각종 보도 매체에서 이들 간부의 ‘흔적’을 지우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은 사실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과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이후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계모인 김성애의 사진을 모든 기록물에서 삭제했다. 또 2010년 3월에는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반혁명분자로 몰아 처형하고 나서 기록영화에서 그의 생전 모습을 모두 없앴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0월 7일 첫 방송 이후 같은 달 28일까지 9차례 내보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기록영화인 ‘위대한 동지 제1부 선군의 한길에서’를 7일 오후에 재방송했다. 이날 방송된 기록영화를 과거 방송분과 비교한 결과, 과거에는 담겼던 장성택 부위원장의 모습이 여러 군데에서 삭제됐다. 과거 방영된 영화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한 건물 앞에서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귀엣말을 나눌 때 뒤쪽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과 함께 장 부위원장이 손뼉을 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방송된 기록영화의 같은 장면에서는 장 부위원장의 팔과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등장하고 얼굴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또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장 부위원장이 아예 사라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