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화폐가치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8
  • [사설] G7의 7배 물가상승률 대책 세워라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선진 7개국(G7)보다 무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지난 1월 우리나라는 3.7% 오른 데 비해 G7 국가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OECD 30개 회원국의 물가상승률은 1.3%에 불과했다. 경기침체 상황에는 약간의 디플레이션을 보이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경기가 나쁜데도 우리만 유독 고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정책 기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물가가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강세인 데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오를 때는 빠르게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느리게 찔끔 내리는 게 우리나라 물가이다 보니 한번 오른 물가는 좀처럼 내리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경기부양에 온 힘을 집중하느라 물가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MB물가지수’란 것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물가구조를 왜곡시키는 역효과만 초래했다. 지금 서민들은 자산가치 하락과 고물가의 이중고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재정지출과 추가경정예산 등이 집행되면서 단기간에 통화량이 늘어날 경우 화폐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물가가 폭등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외환시장마저 흔들리면 최악의 경우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맞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경기부양을 겨냥한 각종 감세정책과 통화정책,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신 서민들을 위해 효율적인 물가대책 마련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지나친 물가상승은 경기부양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씨줄날줄] 블러드 골드/함혜리 논설위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다이아몬드로 인해 아프리카인들이 떠안아야 하는 고통, 어린이들을 살인병기로 내몬 아프리카 내전의 참상, 아프리카에서 자행되는 학살과 테러, 혼란의 와중에 사리사욕을 채우는 다이아몬드 사업자들의 비도덕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담아냈다. 인간의 탐욕과 잔인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영원’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아프리카인들의 피와 희생의 결과물임을 깨우치게 한다. 귀금속 가운데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꼽히는 것이 금이다. 금은 희귀한 데다 보관과 운반이 쉬워 어떤 경우에도 그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전쟁 등 유사시에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과는 반대로 일정한 가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훌륭한 화폐 대체재로 예로부터 각광받아 왔다. 금값이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표시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안정되면 금값이 적당한 선에서 머물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금값은 거침없이 오른다. 달러화의 대체재로서 금값은 달러 가치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달러 가격이 오르면 싸지고 달러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오른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금값이 연일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선 금값이 올해 안에 200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전자산’인 금에 미리 투자하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금 생산지는 아프리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금광에서 전 세계 금 생산량의 16%가 생산된다. 콩고민주공화국도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금 생산국이다. 콩고에서는 기계의 도움 없이 작은 구덩이를 파고 금을 캐내거나 강에서 사금을 건져 내는 원시적 형태의 채굴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광부들의 힘든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블러드 골드’. 그 혜택을 그들은 누리지 못한다.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정부군과 반군이 10여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부끄럽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석과불식 자세로 희망의 새싹 키워내자”

    “석과불식 자세로 희망의 새싹 키워내자”

    그가 던진 2009년의 화두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이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9일 희망제작소에서 ‘성찰과 희망’을 주제로 신년특별강연을 했다. 참가예정인원인 100명을 훌쩍 넘는 사람들이 신 교수의 강연을 들으러 왔다. ●금융위기 근본원인은 ‘인간적 가치의 부재´ 가지 끝에 마지막 남은 과실을 석과, 씨과실이라고 한다. 석과는 먹지 않고 땅에 묻어 이듬해 봄의 새싹이 된다. 이렇게 씨과실을 먹지 않고 새싹으로 키워내는 ‘석과불식’이란 단어가 신 교수가 전파하는 희망의 언어다. “삭풍 속에 남아 있는 가지 끝의 마지막 과실은 고난의 상징입니다. 우리의 몫은 이러한 고난의 상황에서 희망을 일구어 내는 것입니다.” 신 교수가 말하는 ‘석과’는 바로 인간이다. 그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생각해봅시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는 신용담보를 확인해 빌려준 채권으로 파생상품을 만들어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매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인간적 거래라고는 하나도 없었지요. 정반대 사례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의 그라민 은행입니다. 담보나 신용평가점수는 필요없는 곳이지요. 인간적인 교감만으로 거래를 했는데도 파산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신 교수가 지적하는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인간적 가치의 부재’다. 사람 사이의 만남과 관계가 황폐화되다 보니 사회성이 붕괴된다. 사회성이 붕괴되면 올바른 사회적 목표를 공유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가 도시를 만들어 효율성을 따졌고, 도시 속에서 사람들은 얼굴 없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되어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상품이 화폐가치로 환원되면서 인간 본연의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인간 정체성마저도 희미해져버린 상황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서로 연대해야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 교수가 내놓은 대안은 ‘하방연대(下方連帶)’.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사람도 낮은 곳으로 찾아들어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항상 낮은 곳에 자신을 둡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에 허물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도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남성은 여성과 연대해야 합니다.” 이번 강연을 시작으로 희망제작소는 2009년 한국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특별 강연을 매주 주최한다. 16일에는 도법 스님이 전하는 ‘길에서 만난 생명과 평화’, 22일은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장의 ‘한국 경제 전망과 희망의 조건들’, 29일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의 ‘한국 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에 대한 강연이 예정돼 있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재테크 칼럼] 소득 있는 곳 세금 있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당연한 명제로 들리지만 부동산을 팔면 양도차익에 소득세를 내는 반면 주식을 팔면 왜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세법의 논리를 쉽게 설명하긴 어렵다. 모두 자산의 매매에 따른 이익임에도 어떤 대상은 과세로, 다른 대상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소득세의 과세방식을 눈여겨봐야 한다. 세금은 크게 소득 수익 재산 행위 거래 등에 부과된다. 소득이란 개인·법인 등 경제 주체가 일정한 기간에 걸쳐 노동·토지·자본 등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재화나 용역을 화폐가치로 표시한 임금·지대·이자·이윤 등을 말한다. 같은 소득이라도 개인, 법인 등 주체를 따져 다른 과세 기준을 적용한다. 개인은 소득원천설에 따라 법전에 소득으로 열거된 소득만 과세대상으로 하지만 법인은 포괄적으로 분기 초의 순자산과 분기 말의 순자산을 비교하여 증가된 경제력을 소득으로 파악한다. 개인은 소득에 대한 원천별로 과세가 이루어지면서 과세 대상을 파악하는 게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복잡한 소득형태가 나타나면서 모든 소득을 원천별로 파악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개인의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있는 소득세는 소득원천설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현실생활에서 이익이나 소득이 발생한 경우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행 소득세는 과세소득을 종합 퇴직 양도 산림소득으로 나누고, 종합소득을 다시 이자 배당 부동산임대 사업 일시재산 근로 연금 기타소득으로 구분하여 원천별 열거방식을 취하고 있다. 과세소득 원천 범위에서 제외된 상장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이익 작물재배업 등은 소득을 얻어도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없게 된다. 9월 초 발표된 2009년 세법개정안에 개인의 서화 골동품 등 미술품에 대한 양도차익을 과세대상으로 보고 과세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서화 골동품을 둘러싼 과세는 10년을 넘는 해묵은 논쟁이다. 1995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부유층의 재산은닉이나 서화 등의 양도로 인한 막대한 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면서 조세공평의 실현을 이유로 과세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시행시기를 2001년으로 미뤘다. 그러나 2001년에 다시 2004년으로 연기했다가 미술계의 반발과 문화산업 위축 등의 우려로 아예 삭제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부활했다. 물론 미술품을 둘러싼 과세 논쟁뿐만 아니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유무는 각 나라의 경제상황과 문화 등을 반영한 세법의 모습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과세대상의 경계를 가르고 있는 세법의 규정도 영원불멸한 대상이 아니다. 법안 제정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이 추구하는 이념, 예를 들면 형평과 효율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극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그리고 현재 실용정부 등 각각의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가 다른 만큼, 그에 따라 실제 과세되는 기준 등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
  • [재테크 칼럼] 채권·연금보험 등 유동성자산 늘려라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시장참여자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의 경기 둔화에는 모두 동감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유가마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국내 소비자 물가 오름폭도 커져 얼마전 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5%에서 0.25% 올려 물가불안에 의한 기대인플레이션 심리를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순환 사이클상 현재 정점에서 내리막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면 어떻게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까. 인플레이션이 심할 때는 화폐가치 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금과 같은 실물투자가 유망하다. 하지만 최근 모든 경제요소들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금가격도 최근 1년 사이에 많이 올라 섣불리 투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렇게 경기 정점후의 내리막, 인플레이션 심화, 금리상승에는 모든 자산의 값어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금비중을 늘려 유동성자산을 늘렸다가 향후 경기동향을 보아가며 대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우선은 가격이 크게 떨어진 채권 매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절대금리 수준도 매력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가 내리막에 접어들면 채권투자의 매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압력도 떨어지고, 고금리와 경기둔화 영향으로 자금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확정이자의 예금과 연금보험(비과세)이다. 최근 금리가 많이 올라 확정이자를 주는 은행정기예금이 늘었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1년 만기 상품의 경우 연 6.5%이상이다. 불과 2년 전 3%대의 금리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많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연금보험상품의 금리도 높아졌다. 정기예금은 만기 연장할 때마다 금리를 주의해야 하지만 연금보험상품은 10년 이상 장기라서 금융자산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 놓고 편안히 지내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하다. 연금보험은 비과세도 되기 때문에 절세 효과까지 생각하면 실제수익률은 더 올라간다. 세번째로는 주식에 대한 접근이다. 최근처럼 경기가 둔화할 때는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큰 상승모멘텀을 갖기 어렵지만 경기방어주나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을 주는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주식에 많이 편입해 놓은 분들은 포트폴리오 재편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을 감안해서 접근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보통 경기를 3∼6개월 정도 선반영하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기 전이 주식 매수 타이밍이다. 따라서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지금이 주식을 서서히 분할 매수하기에는 좋은 타이밍이다. 시장은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동치면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 냈다가 없애고를 반복한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다. 경기의 부침에 따라 자산의 부침을 바라보는 자산가들에게는 심각한 얘기이겠지만. 그런 속에서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맹성렬 KB잠실롯데 PB센터팀장
  • 한국물가 상승률 5.5%… OECD 평균보다 높아

    최근 1년간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4일 OECD의 ‘회원국 연간 물가상승률’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중 30개 회원국의 전년 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4.4%였다. 이 중 한국은 5.5%로 전체 평균과 1.1%포인트 격차를 보이며 6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12.8%), 터키(10.6%), 체코(6.7%), 헝가리(6.7%), 벨기에(5.8%)였다. 우리나라는 멕시코(5.3%), 그리스(4.9%), 슬로바키아(4.6%), 폴란드(4.5%) 등 경제력이 비슷하거나 못한 나라들보다도 물가상승률이 높았다. 선진국인 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등 G7 국가의 평균 상승률은 4.1%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대부분 국가의 달러화 대비 화폐가치가 높아지면서(평가절상) 유가상승 충격을 흡수했지만 원화는 반대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팔아 ‘대박’ 났네!

    돈 팔아 ‘대박’ 났네!

    ‘돈’이라는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돈다는 데서 나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박제가 된 돈’들도 있다. 화폐 수집상과 화폐 수집인들 사이에 유통되는 돈들이다. 이들은 지폐와 동전에 지문이 묻지 않도록 지폐는 코팅을 하거나 비닐을 씌우고, 동전은 투명한 동전 홀더에 잘 모셔둔다. 또 ‘제대로 된’ 수집상이나 수집가를 만나면 액면가 5원 동전이 30만원으로 6만 배가 껑충 뛰기도 하고,500원 동전도 80만원으로 1600 배가 부풀기도 한다. 돈을 액면가로만 평가하는 한국은행과 전혀 다른 요지경 속에서 사는 화폐 수집가들의 세계가 따로 있다. # 동전을 사랑해 ‘동전 모으기’의 묘미는 발행연도 맞추기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동전의 양에 따라 한국은행은 그때그때 조폐공사에 주문하는 양을 달리하는데, 그러다보니 공급량이 적은 희귀한 동전이 나타나게 된다. 최고가의 동전으로 손꼽히는 것은 1966년에 발행된 1원,5원,10원짜리. 각각 쌀 때는 10만원, 가격이 좀 나갈 때는 30만원에 팔린다.70년에 주조된 10원 적동화는 100만원에 팔리고 있다. 매년 700만∼750만개의 동전을 주조했는데 미 사용품으로 남아 있는 것이 적은 탓이다. 대한제국 시대에 통용되던 주화는 가격이 상상 이상이다. 화동양행에 따르면 당시 사용되던 주화 3종(5원,10원,20원)이 3억∼5억원에 거래된다. 1998년에 주조된 500원짜리는 2004년 무렵 8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약 50만원 선에 거래된다.95년에 만들어진 5원짜리도 4만∼5만원에 거래된다. 물론 단 한번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것들이어야 한다. 한은은 ‘1998년 현용 주화세트’가 해외 선물용으로만 공급됐기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고 국내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것. 결국 화폐가치를 결정하는 3대 요소인 희소도, 인기도, 보존상태 등이 모두 적용돼 액면가의 1600배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잘 안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국은행은 현재 돈으로 통용되지 않는 1원,5원짜리를 매년 주조한다. 선물용 현용 주화세트 때문이다. 구성은 500원 1개,100원 1개,50원 1개,5원,1원 등 5종의 액면가는 666원에 불과하지만 판매가격은 6500원. 서울 회현동 ‘화폐천국’의 권순모 사장은 “최근 연도의 주화세트 내의 1원,5원 짜리도 1만∼2만원에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수집가들 사이에서 더 비싸게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용 주화세트는 2001년부터 한은 화폐박물관을 통해 국내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2001년 2만 5000개,2002년 2만 3500개,2003년 1만 7000개,2004년 2만 2000개,2005년 3만 5000개,2006년부터는 2년간은 5만개씩 판매하고 있다. 최근 화폐수집의 트렌드는 동전보다는 지폐라고 한다. 디자인의 미려함 등을 이유로 들기도 하지만, 실제 가격도 지폐가 동전보다 비싸게 취급되기 때문에 투자가들이 더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디자인의 1만원과 1000원 신권이 나오던 지난해 1월 22일에는 한국은행이 통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폐수집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 인기 있는 지폐들 수집상들 사이에 인기있는 지폐 3종이 있다. 첫째가 조선은행이 발행한 ‘을권 100원’이다. 지폐의 상태에 따라 최고 수천만원대를 호가한다. 평균적으로 1000만원에 거래된다. 두번째는 1962년 화폐개혁 전의 한국은행 환권으로 ‘황색지 100원’. 역시 1000만원에 거래된다. 세번째는 한국은행 현용권으로 1962년에 영국 데라루사에서 인쇄한 지폐 시리즈 중 액면가 50원짜리가 100만원에 거래된다. 현재 사용하는 1만원권 지폐를 모아놓은 28종 세트도 인기다. 액면가가 20만원에 못 미치지만 컬렉션은 약 300만원에 거래된다. 최근 지폐 수집의 경향은 지폐에 있는 고유번호들에 관심을 갖고 모으는 것이다. 과거에는 빠른 번호, 앞번호를 선호했지만 외국의 지폐수집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수집뱅크코리아’ 김정식 사장이 제안하는 이른바 ‘대박 번호’는 남다르다.‘7777777’과 같이 똑같은 숫자가 연속으로 나오는 ‘솔리드 노트’,‘2000000’과 같은 앞자리 수를 제외하고 ‘0’인 ‘밀리언 노트’가 있다.‘1234567’과 같은 오름차순, 또는 반대로 7654321과 같은 내림차순으로 된 ‘디센딩·어센딩 노트’ 같은 번호도 관심사다. 중앙을 기준으로 같이 번호가 움직이는 ‘레이더 노트’, 즉 7435347와 같은 것은 1000장에 1장 정도 나오기 때문에 희소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앞·뒤에 붙는 영문기호가 같을 때, 이를테면 AA7777777A와 같은 형태일 때는 더욱 비싸게 평가된다. 우리은행 출신인 김 사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선 환금성도 있고, 가치도 있는 화폐수집이 주요한 취미로 부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발권정책팀 이승윤 팀장은 “최근 아는 사람이 첫 만원권이 발행됐던 1973년에 발행된 1만원권 100장 다발을 화폐상에 내놓았는데 35년의 가치를 350만원으로 계산해 회수했다.”면서 “은행에 넣어두었다면 이자율 6%만 계산해도 1000만원이 넘었을 돈”이라고 화폐수집의 실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팀장은 “돈을 상품과의 교환 가치로 이용해야지, 돈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면 사회적 손해”라고 지적했다. 돈을 액면가로만 환산하는 한은으로서는 제조 원가를 야박하게 따지겠지만,‘박제된 돈’을 사랑하는 화폐 수집상들의 지극한 마음은 오늘도 희귀한 화폐를 찾아 헤매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뛰는 환율·원자재값…물가 직격탄

    뛰는 환율·원자재값…물가 직격탄

    달러당 1000원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환율 급등이 수출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국내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은 그만큼 커진다. 또 오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추가로 연방기금금리를 최소 0.5% 포인트 인하하면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원·달러 환율은 국제적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 결국 국내 물가는 환율상승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라는 이중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늘로 치솟는 국제 원자재 가격 달러 약세로 연일 국제유가와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1달러까지 치솟으며 110.33달러로 마감됐다. 사상 최고치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90%나 급등한 상태다. 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국제금값도 신용시장 혼란과 달러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이날 처음으로 장중 온스당 1001.5달러를 기록하면서 금값 1000달러 시대를 열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1유로화의 가치는 1.5624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도 달러당 100엔 시대로 3년 만에 복귀했다. 이같은 달러 약세는 이달 초부터 옥수수 가격을 지난 연말 455.5센트에서 560센트까지 22.9% 밀어올렸다. 소맥은 연말 885센트에서 1280센트로 44.6% 올랐다. 구리 가격도 t당 6641달러에서 8775달러까지 32.1% 올랐다. 알루미늄도 t당 2358.25달러에서 3189.25달러로 35.2% 상승했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허용하면서 전세계에 인플레이션을 확산시키며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6% 성장하려면 우선 물가를 잡아야 반면 원화는 달러에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 930.76원에서 14일 현재 997.30원으로 7.14%나 가치가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는데 화폐가치가 더 하락했으니 그만큼 더 물가상승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현 정부가 성장을 제1의 목표로 세웠다면 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물가상승 압력을 낮춰야 한다.”면서 “따라서 환율상승을 통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것보다 환율하락을 통해 물가를 잡는 쪽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자산의 가치하락 등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권 수석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미국 금융권의 부실 규모가 확정되고 미국 주택가격 하락이 멈추는 시점에 멈출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 전환은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작년 실질성장률 4.9%

    작년 실질성장률 4.9%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실질 경제성장률이 4.9%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한 4.8%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4분기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그러나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크게 밑돌아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에 비해 1.5%, 전년 동기에 비해 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2008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4분기의 경우 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훌쩍 뛰어 넘었다. 실질 GDP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돈 것은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분기 수출이 7.3% 성장해 4분기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면서 “올해도 지금까지 통계로는 수출이 굉장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제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크게 오른 것은 추석 연휴가 전년과 달리 3분기에 포함되면서 4분기 영업일 수가 전년보다 3일가량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건설업 역시 도로 등 토목건설이 증가하면서 전분기 -0.2%에서 4분기에 0.4% 성장으로 반전됐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생산이 전분기 대비 3.7% 감소한 영향으로 3분기 1.8%에서 4분기에 0.5%로 증가율이 둔화했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견인했다. 민간소비는 TV, 휴대전화 등 내구재와 주류, 의약품 등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전기에 비해 1.1% 증가했다. 최 국장은 “민간소비 증가율이 3분기에 전분기 대비 1.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4분기도 1.1%로 높기 때문에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일반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분기 6.3% 감소에서 4.4% 증가로 돌아섰으며 재화수출도 전기 대비 7.3% 늘어났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GDP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한 나라에 있는 가계·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GDI ‘국내총소득(Gross Domestic Income)’.GDP에서 실질무역손익(환율이나 교역조건)을 고려한 것. 즉 원유 등 원자재가격이 상승해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반도체 등 우리의 수출품목의 수출가격이 하락하면 GDI는 낮아진다.
  • 개미 “사자”… 코스피 1940선 회복

    세계적으로 성장축이 다양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행동반경이 넓어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 중동지역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의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우증권 이원선 수석연구위원은 23일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가 계속 올라가면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미국 중심 수출이 다국적 수출로 변하고 있다. 시가 상위 기업중 수출 비중이 높은 20개사의 지역별 수출비중은 아시아, 미국, 유럽, 중동으로 나눴을 경우 각각 50%,20%,20%,10%씩 차지한다. 둘째 국가간 화폐가치를 비교해보면 원화가치가 절상되는 추세는 미국, 홍콩, 인도네시아 등 몇몇 국가에 국한돼 있다.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주요국들에 대해서는 절하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2%(44.17포인트) 오른 1947.98에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는 2.61%(20.10포인트) 상승한 789.00을 기록했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5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인 40년 변천사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국인 40년 변천사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초고속 압축성장의 가도를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과 한국인.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시대에 적응하며 오늘에 이르렀을까. 그리고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었을까.1967년~1987년~현재로 이어지는 40년 성상의 사회와 생활상 변화를 통계, 설문, 이슈분석 등을 통해 알아본다. 지난 40년간을 20년 단위로 끊어 한국과 한국인을 구성하는 각종 통계 및 지표들을 종합, 분석했다. 통계청 등 국가기관 보유통계를 주축으로 민간기관 보유통계들도 일부 인용했다.67년~87년~현재의 통계치 비교를 원칙으로 삼았으나 통계조사가 취약했던 67년의 수치는 없는 것들이 많아 앞뒤로 가까운 시점의 통계를 취했다. 현 시점의 통계는 발표특성상 대부분 2005,2006년치가 쓰였다. ●소득과 지출 67년 도시근로자가 한 달에 버는 돈은 1만 8180원이었다. 정확히 지금의 화폐가치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올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6(2005년=100)으로 67년 4.3의 24배가 됐음을 감안해 얼추 실제 구매력을 계산해 보면 지금의 45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 87년에는 월 55만 3099원으로 20년 새 명목금액 기준으로 30.4배가 됐다. 지난해에는 344만 3399원으로 다시 20년새 6.2배가 됐다.67년에는 월평균 가계지출이 1만 8670원으로 소득보다 많았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은 ‘적자인생´에 수많은 가장들이 한숨지어야 했던 이유다. 생활패턴의 변화 등으로 소비지출 구성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85년에는 식료품비와 주거비의 비중이 42.5%에 달했지만 2005년에는 29.8%로 줄었다. 대신에 교육비 비중이 7.8%에서 11.8%로, 교통비가 0.4%에서 8.1%로, 통신비가 1.9%에서 6.4%로 급상승했다. ●진학과 교육환경 초등학교 취학률은 87년 97.2%, 지난해 98.8%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87년 고등학생 취학률은 연합고사에서 떨어지면 중학교→고등학교 진학을 못했기 때문에 65.3%에 그쳤다. 또래들 3명 중 1명은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고등학교 취학률은 93.1%였다. 고등학교→대학교 진학률은 같은 기간 36.7%에서 82.1%로 급등했다. 학력고사를 통해 고교생 3명 중 1명 정도만 대학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87년에 비해 대학 들어가기가 얼마나 쉬워졌는지 알수 있다. 하지만 ‘명문대´에 대한 집착은 여전해서 입시지옥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87년에는 초등학교 한 반에서 평균 42.6명이 수업을 받았다. 중학교는 57.1명, 고등학교는 56.8명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치로 서울 등 대도시 과밀학급 사정은 이보다 훨씬 심각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30.9명, 중학교 35.3명, 고등학교 33.7명으로 각각 72.5%,61.8%,59.3%로 줄었다. ●인구구조와 수명 남성들 수명은 지난 40년간 무려 15년 6개월 가량이 늘었다.67년 한국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환갑 정도에 생을 마감했다. 당시 평균수명이 고작 59.7세였다. 그러나 87년에는 65.8세로 20년 만에 6년이 연장됐고 2005년에는 75.1세로 다시 9년 넘게 늘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수명이 연장됐다.67년 64.1세에서 87년 74.0세로,2005년에는 다시 81.9세가 되면서 40년동안 얼추 18년이 늘었다. 남녀간 수명차이는 67년 5.6세에서 87년 8.3세로 확대됐다가 2005년에는 6.8세로 다소 좁혀졌다. 60∼65년에는 여성 한 명이 낳는 아기의 수가 평균 5.99명(합계출산율)이나 됐다. 그러나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60년대)‘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70년대) 등 가족계획 표어가 말해주는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87년에 이미 1.55명으로 급락한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저수준인 1.13명이었다. 가족 수도 급감해 평균 가구원이 66년 5.49명에서 2005년 2.9명으로 줄었다. 이러다 보니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14세 이하 인구(유소년 부양인구비)는 66년 81.8명에서 지난해에는 25.9명으로 줄었다. 국가의 미래 생산능력에 그만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얘기다. 역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노년 부양인구비)는 70년 5.7명에서 지난해 13.2명으로 증가했다. 67년에는 전체 남한인구 3013만명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나이(중위연령)가 18.3세로 고등학생 연령이었다. 이것이 87년(4162만명) 25.4세로 뛰더니 지난해(4830만명)에는 35.4세로 40년 동안 2배 수준이 됐다. 65년과 87년에는 각각 인구 1000명 중 18명(9쌍)이 한해 동안 결혼을 해 새 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2005년에는 13명(6.5쌍)에 그쳤다. 반면 1000명당 이혼은 67년 0.3건에서 2005년 2.6건으로 9배가 됐다. 재혼은 87년 1만 6845건에서 2005년 4만 6400건으로 20년 만에 3배가 됐다. 남성 초혼연령은 통계가 처음 잡힌 90년만 해도 27.8세였으나 2005년에는 30.9세로 세 살 이상 늦어졌다. 여성도 같은 기간 24.8세에서 27.7세로 역시 세 살가량이 늘었다. 평균 이혼연령은 같은 기간 남성은 36.8세에서 42.1세, 여성은 32.7세에서 38.6세로 늦어졌다. 첫 아이를 낳을 때 여성들의 평균연령도 25.3세에서 29.1세가 됐다. 8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의 사망원인으로 남녀 모두 뇌혈관질환(주로 뇌졸중)이 1위였다. 그러나 2005년에는 남녀 모두 암이 1위였다. ●주거와 문화 주택 보급률은 85년 71.7%에서 지난해 107.1%로 상승했다. 하지만 투기와 선호지역 편중 등으로 부동산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 5월 현재 1615만 6000대로 87년의 161만 1000대에 비해 20년 새 딱 10배가 됐다. 가구당 자가용 승용차 보유대수는 0.05대에서 지금은 0.9대로 늘었다. 상수도 보급률은 67년 24.7%에서 87년 71.0%,2005년 90.7%로 상승했다. 67년 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는 185편이고 외국영화는 85편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한국영화 108편, 외국영화 237편으로 역전됐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재테크 칼럼] 변액보험의 오해와 진실

    변액보험은 지난 2001년 국내에 소개됐지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1∼2년간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증시 부진으로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쳐 원금손실을 우려해 조기 해약을 고민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변액보험은 말 그대로 ‘보험금 액수가 변하는’ 보험이다.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제외한 적립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투자결과가 좋으면 원금 이상의 보험금을 받지만 반대로 원금을 까먹을 위험도 있다. 투자형 상품이라 예금자보호법(5000만원 한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 보험이라 조기 해약하면 큰 손실을 입는다. 그런데도 왜 전문가들이 변액보험을 추천할까. 사망·특약보장 등으로 위험보장을 받으면서 운용실적에 따라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10∼20년 뒤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할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보험금-보험료)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는다. 매년 납입한 특약보험료(일부 상품)에 대해 최고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려는 고객에게 맞은 상품이다. 단기적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변액보험과 적립식펀드를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위험보장 기능이 있는 보험과 투자목적의 적립식펀드를 단순비교 하는 것은 무리다. 변액보험은 일반적으로 7∼10년간 15∼20%의 사업비를 뗀다. 이 기간에는 적립식펀드보다 적립금액이 적고, 조기 해약시 환급금은 더욱 적다. 이 기간이 지나면 납입보험료 거의 전액이 투자된다. 장기 투자시는 투자 수익금의 복리 효과와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을 동시에 누린다. 반면 적립식펀드는 적립금에 비례해 수수료가 부과되는 구조라 수익률이 좋을수록, 적립기간이 지날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 만기나 환매 때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가입 10년 뒤에는 사업비를 빼면 변액보험 운용수수료는 0.8∼1%, 적립식펀드는 2.5% 수준이다.10년 미만의 단기 투자를 원한다면 적립식펀드가 유리할 수 있다. 장기투자시는 소득공제, 비과세, 다양한 투자옵션 제도가 있는 변액보험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중도인출 기능이 있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자녀가 성장해 학자금이나 결혼자금이 필요하거나 가족들 사고로 인해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해약환급금의 50%내에서 미리 활용할 수 있다. 변액보험은 채권형과 주식 편입 비중이 50% 미만인 혼합형, 주식편입 비중이 50% 이상인 주식형 등이 있다. 가입자가 투자 성향과 시장 전망에 따라 펀드 형태를 고를 수 있다. 주가상승이 예상되면 주식형이나 혼합형에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채권형으로 옮기면 된다.1년에 12번까지 펀드를 바꿀 수 있으므로, 주가와 금리 등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체크하면서 펀드 변경에 신경을 쓰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변액보험은 장기상품인 만큼 상품내용은 물론 보험사의 자산건정성과 안정성도 꼭 따져야 한다. 보험사 재무구조는 튼튼한지, 자산운용능력은 우수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변액보험판매사 자격증이 있고 투자상품에 대해 충분한 경험이 있는, 장기적으로 펀드를 관리해 줄 수 있는 보험설계사를 선택해야 한다. 권형주 알리안츠생명 재무설계사 상무
  •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상)] 열차개통 이후 변화상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상)] 열차개통 이후 변화상

    “50년 전 티베트 인민을 위해 길을 닦아준 18군(軍)을 떠올렸다.” 72세 티베트인 둬지츠단(多吉次旦)의 칭짱철도 시승 소감. 그는 “당시 우리를 위해 도로를 닦다가 다치고 숨진 많은 18군 병사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 침공 직후 군 부대를 동원, 칭짱고원 위에 도로를 낸 뒤 티베트 지배를 공고히 다지기 시작했다. 그에게 칭짱철도는 무엇일까. 둬지츠단은 “우리에게 풍요와 행복을 더 가져다 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해외에 망명했다가 전향하고 귀국한 이른바 ‘장포(藏胞)’. 티베트에선 1959년 대규모 민족 봉기가 일어난 뒤 이어진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으로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포함,10만명이 넘는 망명자가 생겨났다. 이후 중국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망한 뒤, 티베트족에 대한 갖가지 ‘유화 정책’을 내놓으며 장족 귀환을 유도해 왔다. 1998년에야 고향에 돌아온 그는 “종교만이 유일한 것인 줄 알았지만 뒤돌아보니 살아남는 것이 제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우리를 부유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종교가 사람의 생각을 구속하는 바람에 티베트 정부는 도로도 만들지 못했고 주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어떠한 일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의 망명 생활이 인생 낭비였다.”는 일흔 노인의 압축된 ‘전향사(轉向辭)’에는 결국 풍요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묻어난다. 앞으로 칭짱철도가 티베트인에게 실어나를 것이 무엇이고, 그 대가는 무엇일지를 짐작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여느 공항 청사보다 큰 라싸역 규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하루 유동인구는 2000명도 안되지만, 역장은 “50년 뒤를 내다보고 지었다.”고 했다. 티베트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태도를 가늠케 하는 수치인 동시에, 철도가 실어나를 풍요의 분량을 점칠 수 있게 한다. 사실 중앙 정부는 이미 엄청난 물량 공세를 통해 티베트에 풍요를 전파해 왔다. 그 본격적인 출발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시짱자치구 서기로 재직하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후 서기는 그해 봄 발생한 독립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뒤, 당 중앙에 ‘티베트 발전 지원을 위한 10개 건의’를 제출한다. 그 건의가 받아들여지자 티베트는 1994∼2004년 800억위안, 현재 화폐가치로 매년 1조원이 훌쩍 넘는 액수를 중앙 재정으로 지원받게 된다. 도로·공항·발전소 건설 등 사회 인프라를 다지기 시작한 이 시기를, 니마츠런(尼瑪次仁) 시짱자치구 인민정부 부주석은 “티베트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 위에 놓인 칭짱철도는 티베트인의 풍요에 관한 결정판인 셈이다. 니마츠런 부주석은 “향후 1t의 화물을 1㎞씩 수송하는 데 드는 물류 비용이 현재의 5.6마오에서 1마오까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칭짱철도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몇년 안으로 티베트 서부 르카저(日喀則)까지 철도를 연장, 인도 등 서남아시아 진출을 겨냥한 통로로 활용될 계획이기 때문이다. 철도가 높이 5072m의 산을 넘고 960㎞의 동토(凍土)를 지나 4000㎞를 넘게 달리는 이유를 헤아리기란, 실로 쉽지 않다. 글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관광가이드 야세르 포르투온도(50)는 쿠바혁명 직전 태어난 세대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바티스타체제가 붕괴되기 3년 전인 지난 1956년 쿠바섬의 남동쪽 ‘올긴’에서 1녀1남의 둘째로 태어났다. 카스트로의 고향 ‘비란’과 멀지 않은 곳이다. 아버지가 소작농이었던 까닭에 집안은 몹시 궁핍했다. 혁명 직후 농지개혁법이 발표된 뒤 대지주의 토지와 미국계 기업의 대농원 등이 몰수됐다고는 하지만 ‘혁명의 혜택’은 수백㎞ 떨어진 시골구석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혁명과 거의 동갑내기에 가까운 그의 이후 삶은 혁명 47년에 걸친 굴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수도 아바나로의 ‘상경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0년대 초반에 그는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아바나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1986년 졸업 뒤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과의 미사일 분쟁에 이어진 경제봉쇄조치로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옛 소련과의 ‘경제적인 연대’는 남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정을 꾸렸다. 살림은 비록 ‘배급 티켓’에 의존했지만 그들에겐 무상으로 제공받는 의료와 교육 혜택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소련 연방의 해체는 쿠바 경제는 물론, 그의 가정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질 좋은 설탕과 맞바꾸던 옛 소련의 석유 공급은 연방 해체와 동시에 끊겼다.“1993년은 쿠바 최악의 해였다.”고 그는 기억을 더듬는다. 소련이 사라지면서 휘발유도 사라졌다. 앞마당에 세워둔 54년식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녹은 더 두꺼워졌고, 국가 전력이 바닥나 하루에 16시간씩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13년 뒤, 그는 현재 관광가이드로 일하면서 그런 대로 ‘사람다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아내 역시 이제는 사탕수수를 대신해 국가 제1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두 자녀도 대학을 졸업한 뒤 돈벌이에 나섰다. 지난해 신층 주택가인 ‘베다도’ 지역으로 집을 옮기는 등 살림이 핀 건 외국관광객이 바꿔다 준 CUC(Cuban Conertible Peso·쿠바 태환화폐) 덕분이다. ●CUC, 쿠바경제의 인공심장 쿠바는 이중화폐 제도를 갖고 있다.CUC와 내국인용 페소(Peso)다. 그러나 현재 쿠바의 경제를 지탱하며 큰 틀을 잡고 있는 것은 CUC다. 지난 90년대 초반 미국의 기나긴 경제봉쇄조치에 대항해 탄생한 CUC는 당초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화폐’였다.“미국 달러화의 덕은 보지만 언젠간 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른바 ‘갱생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포스트 카스트로’의 윤곽을 점치게 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CUC는 이후 약 10년간 미국 달러와 함께 쓰여졌지만 쿠바정부는 지난 2004년 아예 공식적으로 사용을 금지시켰다. 공항이나 시내의 ‘카데카(환전소)’에서 미국 달러는 CUC보다 10%가량 가치가 떨어진다. 여기에 약 8%의 환전수수료까지 뗄 경우 미국 달러의 화폐가치는 더 떨어진다. 비록 쿠바 밖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화폐로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지만 CUC는 분명 지구에서 5개밖에 남지 않은 사회주의국가 가운데 하나인 쿠바의 허약한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인공심장’이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내국인용 화폐인 쿠바 페소보다 25배 가까이 가치가 높은 CUC를 벌어들이는 포르투온도는 “쿠바는 CUC 덕분에 지금의 나 만큼이나 나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한다.“그러나 CUC가 없다면 쿠바경제는 상당히 숨쉬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CUC의 사용은 그와 같은 ‘특수 계층’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바나시 절반 이상의 일반인들에까지 확산돼 가는 추세다. 생수나 신문, 하잘 것 없는 기념품 따위를 살 때에도 ‘페소’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드아바나의 명동격인 ‘오비스포’거리는 물론,‘베다도’ 구역 슈퍼마켓 물건의 가격표에도 모조리 CUC가 박혀 있다. 미국의 ‘자본무기’에 대항해 탄생한 CUC가 도리어 퇴색한 사회주의의 옷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과장일까.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 격차 CUC 사용의 확산과 함께 변화하는 쿠바의 모습은 옛 시가지의 재건축 바람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의 아바나시는 20년전 일본 관광객이 처음 발을 들인 그 때의 모습이 아니다. 방파제를 차고 넘는 파도 아래로 달려가는 클래식 카의 뒷모습과 줄지어 선 낡은 식민지풍 건물들의 흑백사진 풍경은 앞으로는 흔하지 않을 듯싶다. 말레콘을 따라 줄지어 있는 센트로지역의 건물들은 요즘 새 단장이 한창이다. 물론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흉물스럽던 겉모습을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일이다. 포르투온도는 “지난해부터 쿠바정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15만가구의 집을 더 짓도록 했고, 이와 함께 기존의 옛 건물들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바나의 진정한 변화는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의 격차다. 생활 수준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뚜렷하게 나눠지는 아바나시는 자본없이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사회주의의 무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본이다. 빨랫물이 줄줄 떨어지는 올드아바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다. 반면 베다도 구역의 나이트클럽에서는 젊은 ‘아바노’들이 쿵쿵거리는 80년대 팝송을 즐기고 일반 노동자 임금의 몇 배에 이르는 고급 럼주를 마시며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말끔한 ‘윤다이(현대)’차를 모는 귀족들이 있는가 하면, 시 외곽 정류장에선 2시간 만에 도착한 버스를 타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풍경이 다반사다. 공장에서 빼돌린 고급 시가를 권하는 남자 ‘삐끼´들과 유럽의 신랑감을 구하기 위해 끈적한 눈짓을 던지는 ‘히네테라(창녀)’들을 아바나 거리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모습은 가난에 묶인 쿠바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상징돼 왔다. 사회주의 혁명 47년째를 보내고 있는 쿠바. 그리고 또 다시 침묵에 들어간 피델 카스트로의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지금 아바나는 언제나처럼 같은 모습이지만 관광가이드 포르투온도의 요동친 삶처럼 치열한 ‘삶의 투쟁’이,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욕구가 속에서 꿈틀대는 것처럼 보인다. 말레콘 방파제 밖 카리브해는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젠가 ‘변화의 태풍’이 휘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남은 질문은 과연 그때가 언제일까하는 것뿐이다. cbk91065@seoul.co.kr ■ 시장경제 활성화 가능성 한국제품 인기도 치솟아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이 이끄는 쿠바 체제에서 한국과 쿠바간의 교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형 피델에 비해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그가 경제정책을 지휘할 경우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우리 기업인들의 표정도 긍정적이다.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민간 부문에선 시장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도 한국 제품은 빠르게 쿠바 사회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LG 가전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쿠바인의 평가는 후하다. 현지 신차의 20%가량이 한국산이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의 수출 및 수주액을 기록했다. 쿠바는 이웃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속에서도 꾸준히 ‘개혁 정책’을 펴왔다. 게다가 피델 카스트로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피력한 점도 쿠바 진출에는 보약이다. 그는 지난달 권력이양 직전 아바나의 현대중공업 공사장을 찾아 한국인의 부지런함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현대중공업이 7억 50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기 544대를 수주할 당시 일본을 제친 데는 오직 피델의 한마디,“한국인의 추진력을 믿는다.”였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북한보다 낫다는 지론이다. 코트라(KOTRA)가 지난해 9월 아바나에 무역관을 설치한 이후 쿠바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5월 쿠바 국영기업 20여곳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쿠바 수출은 4387만달러, 쿠바로부터의 수입은 100만달러였다. 제3국 생산 제품과 3국 경유 간접수출까지 합치면 쿠바 수출은 연간 1억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쿠바 수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4억달러는 훌쩍 넘어선다. 지금까지 수출된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에어컨, 건설용 중장비, 의료용 살균기 등이다. 쿠바의 에너지혁명 정책에 따라 앞으로 각종 전력생산 설비와 절전용 기자재, 의료기기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쿠바의 한국 수출은 백신 및 생명공학 기술협력을 비롯해 럼주, 과일주스, 수산물 등이 가능성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짐바브웨 ‘돈 마구 찍다’

    짐바브웨 ‘돈 마구 찍다’

    두루마리 화장지 ‘한 칸’이 현지 화폐로 무려 417달러인 나라가 있다.1롤의 가격은 14만 5700달러(미국 달러기준으로는 약 69센트). 아프리카 동남부의 내륙국 짐바브웨 얘기다. 이 나라에서 현금은 무조건 사용하고 보는 게 낫다. 자고 나면 화폐가치가 5%씩 떨어지기 때문이다. 짐바브웨의 물가상승률은 가히 ‘살인적’이다.1년새 914%가 뛰었다. 전시(戰時)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초인플레’다. 그러나 이 나라의 국경은 평온하다. 내전도 없다. 현지 언론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초현실주의’가 일상이 되고 있다.”고 꼬집는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수도 하라레의 현실은 무정부상태에 가깝다. 전기는 들어오는 날보다 끊기는 날이 많다. 수도는 오염과 악취로 수개월째 식수이용이 불가능하다. 쓰레기 수거가 이뤄지지 않아 거리마다 오물더미가 산을 이룬다. 해가 떨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도시는 암흑에 휩싸이고 어둠을 틈타 시민들은 가족의 시신을 동네 공터에 묻는다. 한때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경제 모범국이었던 짐바브웨는 10년 넘게 이어진 경기침체와 재정적자, 정부의 무분별한 화폐증발로 세계 최악의 인플레 국가로 전락했다. 지난 1일 미국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발표한 ‘위태로운 국가’ 순위에서 이라크에 이어 5위에 올랐을 정도다. 결정적인 악수(惡手)는 2004년 민간 농장 2000여곳에 대한 압류조치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폐업하는 공장들이 늘어났다. 소비재 생산이 위축됐고 부족한 생필품을 수입하느라 외환보유고는 곧 바닥이 났다. 정부는 외화 마련을 위해 수조달러(짐바브웨 화폐단위)를 무분별하게 찍어냈다. 결국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400%나 됐지만 올해에는 1000%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6년째 권좌를 차지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연말까지 인플레를 200%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장기적 경기침체를 끝낼 비책을 갖고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꿈 같은 얘기’라고 일축한다. 한 경제학자는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더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의 유일한 선택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돈을 더 찍어내는 것뿐”이라면서 “짐바브웨 국민들은 더 극심한 인플레를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현금이 휴지조각이 되기 전 곡물가루와 설탕처럼 돈이 되는 생필품을 사 모으는 게 일상이 됐다. 외국에 나가 있는 친인척의 송금액에 생계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들도 수백만명에 이른다. 뉴욕 타임스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살고 있는 짐바브웨인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하는 돈은 한 달에 약 5000만달러(미화)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짐바브웨 국내총생산(GDP)의 17%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동물(루시 믹클레스웨이트 글·그림, 허은미 옮김, 토마토하우스 펴냄) 처음으로 미술을 접하게 되는 유아용 그림책. 앤디 워홀, 마쓰모토 호지 등 18개 명화에 등장하는 개성 뚜렷한 동물 그림이 미술적 감식안을 키워준다. 보티첼리, 모네, 고흐 등의 그림을 통해 기본색의 개념을 일러주는 ‘색깔’이 함께 나왔다.4세까지.8000원. ●수학 너 재미있구나(그렉 탱 글, 해리 브릭스 그림, 신한샘 옮김, 달리 펴냄) 미국 하버대 출신 수학자가 쓴 어린이 수학개념서. 구구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림책처럼 대담하고 화려한 그림들에 눈이 즐겁다.7∼10세.9000원. |초등·청소년| ●재미있는 물질 이야기(박용기 글, 임근선 그림, 고래실 펴냄) ‘아빠가 들려주는 과학사 편지’시리즈 세번째. 딱딱한 과학적 사실들을 인물 위주로 풀어내, 흥미진진하게 호기심을 풀어준다. 바다는 왜 출렁일까, 높은 산의 바위는 무엇으로 이뤄졌을까 등 자연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초등3년 이상.8800원. ●단추와 단춧구멍(한상남 글, 김병남·신유미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한상남의 창작동화집. 단추를 미워하던 단춧구멍이 단추가 떨어져나간 뒤에야 비로소 더불어 사는 가치를 깨닫는 표제작을 비롯해 9편의 단편이 묶였다. 깨진 화분, 찌그러진 밀짚모자, 운동화 등 일상적 소재들이 정겹다. 초등생.8000원. |실용| ●신경섭, 곰같은 사나이 미국고시 3관왕 되다(신경섭 지음, 새로운사람들 펴냄)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변호사,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 시험에 차례로 합격,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법무법인 발해 대표 변호사)가 들려주는 아메리칸 드림의 겉과 속. 대학(고려대)에 입학하고 얼마후 미국으로 건너간 저자는 세탁소, 모텔, 흑인 마을의 옷가게 점원, 택시 운전 등 닥치는대로 막일을 하며 꿈을 이뤄간다. 책에는 스스로 곰이라 여기며 매사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임해 마침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저자의 체험적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9000원. ●행복한 돈 만들기(데이비드 보일 지음, 손정숙 옮김, 디오네 펴냄) 행복한 삶을 위한 대안 화폐시스템 구축 방안을 살폈다. 책은 ‘행복한’ 돈을 만들기 위해서는 ‘테라’와 같은 화폐가치와 실물가치가 연동하는 새로운 통화를 창출하거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같은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등과 같은 대안 화폐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채소화폐, 레츠, 아워즈, 타임뱅크, 타임달러 등 다양한 지역화폐운동들이 그 지역 사회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일러준다.9800원. ●위대한 리더들 잠든 시대를 깨우다(존 어데어 지음, 이윤성 옮김, 미래의 창 펴냄) 넬슨 만델라는 참혹했던 고난을 겪으면서도 백인사회를 단 한번도 비난하지 않았다. 심지어 수십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게 한 재판에서 그를 기소한 페르시 유타 검사를 훗날 만나서도 이젠 모든 일들이 과거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관용의 리더십 사례다. 책은 지식형 리더(소크라테스), 봉사하는 리더(노자, 예수), 신사형 리더(워싱턴), 카리스마형 리더(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으로 나눠 리더십의 본질을 설명한다.1만 3000원.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김홍신 지음, 해냄 펴냄) ‘난향천리(蘭香千里) 인덕만리(人德萬里)’ 난향은 아무리 그윽해도 천리를 가기 어려우나 사람이 베푼 공덕은 만리 밖에서까지 칭송하고 후대에까지 기억된다는 뜻이다. 자식에겐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세상에 내보내고 부모의 삶이 자식에게 공덕이 되도록 해야 한다.1981년 ‘인간시장’으로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지혜의 한 토막이다. 책에는 이같은 삶의 경구들이 실렸다.9000원. ●위대한 선택(대니얼 카스트로 지음, 변용란 옮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만들어간다. 역사의 위인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어떤 위대한 선택을 했을까. 책은 몇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한발 물러서서 전체 그림을 보라,‘지도’에 얽매이지 말고 끊임없이 ‘지형’을 관찰하라.‘닭의 30㎝ 시야’를 버리고 ‘독수리의 3㎞ 시야’를 가져라.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꼭 보아야 할 것을 보라.‘리허설 없는’ 인생에 방향타가 될 만한 책.9500원.
  • [재테크 칼럼] 적립식펀드로 노후자금 준비를

    [재테크 칼럼] 적립식펀드로 노후자금 준비를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후 준비를 위해 과연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까? 부부가 60세부터 평균수명(85세로 가정)까지 매월 100만원씩 지출한다면 현재가치 기준으로 2억 4000만원,300만원씩 지출한다면 7억 2000만원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화폐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므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금액은 더 늘어나 중산층 이하 소득자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럽다. 따라서 노후자금 마련은 빨리 시작할수록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급여생활자의 경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목적부 금융상품을 이용해 노후자금 마련은 물론 소득공제 혜택과 안정적인 고수익을 추구함으로써 ‘일거삼득’의 효과를 기대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런 상품으로는 연금보험이나 연금신탁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급여생활자가 가입할 경우 매년 불입액중 24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돼 적게는 21만원에서 많게는 92만원까지 연말정산을 통해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이자수익까지 포함해 계산할 경우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에 가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연금보험은 종신 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연금신탁은 정해진 기간동안만 연금을 지급하되 연금보험보다는 실질수익률이 평균 2% 이상 높다. 둘째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상품은 제한된 소득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목돈을 만드는 방법으로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그러나 적립식 펀드도 높은 수익과 투자손실이라는 양면을 지닌 금융상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적립식 펀드의 효과적인 이용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주식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며 일정한 사이클을 보이기 때문에 단기적 예측은 어렵지만 중·장기적 예측은 가능하다. 따라서 3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월 꾸준히 투자해 나간다면 수익실현 기회는 주어진다. 따라서 목돈 마련 기간을 2∼3년 이상으로 세워야 할 것이다.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오르면 오른 대로, 하락하면 하락한 대로 투자가치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주가가 가장 낮을 때 가입해 가장 높을 때 찾으면 더 없이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투자시기를 알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우선 가입한 뒤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면 투자금액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하락세로 돌아서면 투자금액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립식 펀드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일 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미 가입한 경우라면 투자금액을 늘려나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건강과 사고의 위험을 대비하는 것도 노후 대비의 필수조건이다. 적정 위험관리비용은 수입의 5∼8% 범위가 가장 효과적이다. 보험은 저축 수단이 아니라 위험을 담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만기에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순수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차라리 적립식 펀드 등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김인응 우리銀 포스코점 로열코너 팀장
  • 해외 석학들이 보는 한국경제

    해외 석학들이 보는 한국경제

    한국 경제가 침체를 딛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다시 일궈내려면 우리 정부와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막한 ‘산업혁신포럼 2005’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제프리 페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으로부터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한국의 잠재력은 작은 사이즈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경제의 자산을 이같이 꼽았다. 토플러는 최근 자신이 산 자동차에 딸린 계기판 단추가 49개, 매뉴얼 책자는 700쪽이나 됐다면서 이를 ‘잉여복잡성’ 또는 ‘초복잡성’으로 정의했다. 그는 “이 때문에 머지않아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저항할 것”이라면서 “기업들이 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화가 아닌 탈세계화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경제 및 산업 구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한국의 잠재 저력은 작은 사이즈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국가 규모가 클수록 좋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유럽 25개 국가 가운데 잘 하는 국가는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와 같은 작은 국가들이다.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리라 본다. 우리는 산업화 시기와는 차원이 다른 ‘혁명경제’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는 다르고 각각의 국가는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국은 일본의 산업 정책을 많이 쫓아온 것 같고, 어떤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도 일본처럼 버블 경제라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또 소수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 중소기업들을 더 진흥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혁신가’를 키워야 한다. 특히 혁명경제기에 부를 창출할 원동력은 교육이다. 현재 공교육은 공장과도 같다. 동질성이 아닌 이질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학생을 개인으로서 대우해야 혁신성과 창조성을 키울 수 있다. 학교가 산업훈련기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미래 경제는 공장 근로자가 아닌 혁신가들이 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사이즈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국가의 부가 국가의 면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닌 도시 국가에 불과하지만 올바른 선택과 미래 지향적인 선택으로 성공했다. 정치 분권화를 통해서도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미래에 주시해야 하는 경쟁상대는 큰 국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작은 국가들이 특정한 기술이나 자산을 활용해 한국의 미래 경쟁국가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다만 중국은 좀 다르다. 중국은 산업화 시기를 겪고 있어 큰 규모가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지나치게 높은 수출 의존도를 문제로 지적했는데 이같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은. -비수출 활동을 증가시켜야 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비롯, 아직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 분야의 창업을 늘려나가야 한다. 내수와 수출간에 조화를 찾아야 한다. 과거의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수출을 줄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래에 닥칠 위험을 인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안을 준비하려면 젊고 혁신적인 기업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느 산업에 집중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수출의 경우 제조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지식을 수출해야 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전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이 부족해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이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 여기서 우리는 큰 시장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디지털에 이어 생명공학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 선구자적인 견해를 가지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같은 자세가 유지돼야 한다. 경제적인 돌파구는 하나의 분야에서 하나의 기술이 아닌 여러 분야의 여러 기술을 통합해야 찾을 수 있다. 또 영화 수출을 많이 해야 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한국 영화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주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소비자 저항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모두가 컴퓨터의 윈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윈도에 깔려 있는 기능 가운데 사용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가지 기능들을 하나로 엮어 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진정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들은 빠져 있다. 최적화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에 있어 복잡성은 필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진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은 복잡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기능을 없애는 데 신경써야 한다. 대량 생산이 아니라 ‘개인의 맞춤화’가 필요한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제프리 페퍼 美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한국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직구조에서 벗어나고 권한과 의사결정을 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퍼 교수는 한국의 취약점으로는 적대적 노사관계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적대적 노사관계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지적 자본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직원이 있으면 경쟁에서 뒤진다. 자본과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또 한국이 너무 중국에 집착하는 것 같다. 법 체계와 노사관계, 금융시장 등 내부 문제를 해결하면 일본이나 중국과의 경쟁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한국 기업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한국은 자동차나 전자 등은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생산 시스템이나 품질 개선, 제품 혁신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도 있었다. 반면 한국 기업은 지나치게 수직 구조를 갖고 있다. 중앙 통제가 심하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것은 혁신 및 지식기반기업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권한이나 의사결정을 분산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의 노사관계와 해법은. -특히 한국의 대기업은 노사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노사문제를 잘 푸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틀을 갖추고 그 안에서 파트너십을 갖고 있어 성공한다. 노동이나 자본이나 같이 망하고 같이 성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노사 양측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갖고 많은 접촉을 해야 한다. ▶2015년 미래 환경변화와 기업의 대응 전략은. -공공부문에서 할 일은 다양한 종류의 씨가 뿌리를 내려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건은 인프라 투자다. 그리고 법치주의나 계약 중시, 독점 방지 등 사회적 인프라도 구축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위용딩 中 사회과학원 경제정치硏 소장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은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8% 이상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한·중·일 3국의 경제공동체 설립 등 ‘개방된 지역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위 박사는 중국 인민은행 금융통화정책위원으로도 활동,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 킬러’로 불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아시아 경제통합 가능성은. -한·중·일 3국의 경제협력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 동아시아는 유럽을 배워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개방된 지역주의를 제안한다.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국가간 공동의 경제이익이 있어야 한다. 한·중 양국은 경제통합 수준이 높고 정치적인 문제가 없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고속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되고 위안화 절상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자신한다. 중국 금융체계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문제를 차츰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경제성장 전략을 좀더 다듬어야 하며, 위안화 문제는 여러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위안화 평가절상 및 달러화 폭락 가능성은. -현재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불균형이다. 미국의 저축률이 낮고 재정적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이 빚이 많은 것은 적절치 못하다.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올해에는 미국 경상수지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달러화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경상수지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다른 나라 화폐가치의 절상을 요구하거나 미국에 대한 수출을 줄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중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역할은. -중국은 지난 20년간 노력해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했다. 민간기업들의 GDP 기여도는 국영기업의 기여도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법적·제도적 보장을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亞경제 고유가로 양극화”

    고유가가 아시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본, 중국, 인도 등 ‘대국’들은 성장세 유지 등 최근의 고유가 현상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충격도 일시적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부 동남아국가들은 인플레 상승, 화폐가치 하락 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멕시코만 정유시설 강타 우려 등으로 아시아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그러나 유가가 80∼90달러선을 안 넘는다면 충격흡수는 어렵지 않다고 진단했다. ING 아시아경제 책임자인 팀 컨던은 “유가 상승, 상승세인 미국의 단기 금리, 성장률 둔화 등으로 신흥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원유수입 증가와 화폐가치 하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동남아국가 중 유일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지만 투자 감소로 원유 생산이 줄어들어 석유 순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외국 투기세력의 루피야 화폐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기에도 급급하다. 태국의 경우 이보다는 타격이 적지만 높은 인플레율로 유가 상승에 민감하다. 말레이시아도 고유가로 석유 보조금 축소를 검토 중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5분 데이트 (1) - 이영임

    5분 데이트 (1) - 이영임

    「멕시컨·모드」가 깜찍히도 어울리는 미스 조흥은(朝興銀) 이영임(李英任) 양 깜찍하게도「멕시컨·모드」가 어울리는 이 아가씨는 하루 2~3천만원의 현찰을 주무르는 행복한 아가씨다. 창구를 지키고 있는 이 아가씨의 이름은 이영임. 1949년 광주산이다. 인천 인화여상을 졸업한 후 지난 7월 1일 면접시험을 거쳐 입행(入行). 160cm의 키에 약간 그을은 듯한 피부색, 도톰한 입술이 무척 이국적이다. 멕시코의 명우(名優)「마리아·펠릭스」를 연상케 하는 크고 검은 눈이 이 아가씨의 미(美)의「포인트」다. 우수(憂愁)에 젖은듯한 눈매가 바로「멕시코」아낙네들을 닮았다. 『첨엔요 많은 돈을 만지니까 즐겁더니 이젠 화폐가치로 보이질 않고 숫자로만 보여요. 틀리면 봉급에서 변상해야 하거든요』 - 만약 아가씨 앞에 복면의「갱」이 나타나 총구를 겨눈다면? 『우선 쌩긋 웃어주죠. 그리곤 수고하십니다-하고 몇 마디 말을 건네다 슬쩍「윙크」를 해주죠. 그럼 얼떨떨할 것 아녜요? 그때 우리 주임님이「갱」뒤에서 몽둥이로 꽝! 하면 …』 월급은 수당까지 합쳐 1만 9천원 정도. 이것저것 제하고 손에 들어오는 건 1만 6천원 가량인데, 시집준비로 10만원짜리 적금을 붓고 나머지는 용돈으로. 모자라지 않느냐는 물음에 자기 나이나 경력에 비해 오히려 좀 많은 것 같단다. - 시집은? 『딸 넷, 아들 하나라서, 아버지 어머니는 2, 3년안으로 보내시겠대요』 취미는 뜨개질. 사실은「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단다.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은 이태리 명우의 이름인「○○○·○○」. 자신도 그 여배우를 제일 좋아한다고. 그러고 보니 짙은 눈매, 육감적인 입술이 무척 닮았다. ※ 뽑히기까지 10월 12일「멕시코·올림픽」이 그 막을 올린다. 그래서 우선 첫 표지는「멕시컨·무드」를 살리기로 했다. 조흥은행 섭외과와 인사과가 주동이 되어 5백여 여행원을 놓고 인기조사결과「미스·朝興銀」후보로 뽑힌 아가씨는 2명. 한 아가씨는 중역진(重役陣)서, 이 아가씨는 평행원(平行員)들이 추천했다. 직접 창구에 앉아 있다는 것과 남성행원들이 모두 이 아가씨를 추천한 것, 그리고 이국적인 이 아가씨의 분위기가「미스·朝興銀」이 되게 했다. ★ 신사가 뽑은 퀸 ★ ※ 공모요령 종업원 백 명 이상의 기업체 또는 집단을 단위로 그 직장에 근무하는 여직원들 중에서 제일 예쁘고 상냥하고 인기 있는 아가씨를 골라 주시면 됩니다. 선발은 미혼 여직원들 중(학력 고졸이상) 10명 안팎의 후보를 내어 전체 남성 직원들의 무기명 비밀투표 득표순위로 3명을 선발해 주시면 됩니다. 본사에 투표결과를 알려주시면 곧 행운의 세 아가씨에「카메라·테스트」를 실사, 그 중 가장「카메라」를 잘 받는 아가씨를「신사가 뽑은 퀸」으로「선데이 서울」표지에 소개하게 됩니다. ※ 일류 디자이너 총동원 <의상> 뽑힌 아가씨의 용모와 계절에 맞추어 본사에서 부탁 드린 일류「디자이너」들이「아이디어」를 총동원, 차례로 새롭고 멋진 의상을 꾸밉니다. <미용> 역시 본사가 지정한 일류 미용실에서 촬영 당일 미용을 담당, 여러분의「신사가 뽑은 퀸」을 더욱 아름답고 돋보이게 매만져드립니다. [ 선데이서울 68년 9/22 제1권 제1호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