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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연설에 14차례 박수갈채(김대통령 방미여로)

    ◎클린턴 참석 “민주주의에 공헌” 찬사/명예박사학위수영식 “김영삼” 연호 북한핵문제에 관련,국제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김영삼대통령은 23일 상오(이하 현지시간)백악관에서 클린턴 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확고히 다졌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22일 하오 미민주당 국제문제연구소(NDI)가 수여하는 「해리먼 민주주의 상」을 수상하고 아메리칸대에서 명예국제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해리먼 민주주의상수상◁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22일 저녁 열린 NDI의 「해리먼 민주주의 상」시상식은 본행사에 앞선 리셉션과 만찬을 겸한 본행사,남성 5중창단 공연 등으로 나뉘어 2시간50분 동안 진행. 김대통령과 손명순여사는 예정보다 10여분 빨리 행사장에 도착해 윌럭 NDI회장의 안내로 리셉션장을 돌며 공동수상자인 미첼 상원의원,로널드 브라운 미상무장관등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가벼운 환담. ○중간박수 12차례 ○…김대통령이 이날 「해리먼 민주주의상」을 수상한 만찬 행사의하이라이트는 역시 김대통령 연설. 김대통령은 얼브라이트 주유엔미국대사로부터 해리먼 민주주의상의 상징인 크리스털 지구의를 받은뒤 단상으로 올라가 25분동안 자신의 정치역정과 한국의 민주화,그리고 개혁과 변화에 대해 설명. 김대통령이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신장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할때마다 참석자들은 박수를 쳐 모두 12차례의 중간박수가 나왔으며 김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때와 마칠 때는 전원이 기립박수. ○일부 참석자 눈물 김대통령이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고통스러운 편이지만 국민의 편에 서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다』고 말하자 큰 박수가 터졌으며 『한국에는 국민을 위한,국민에 의한,국민의 정부가 마침내 수립된 것』이라고 역설하자 다시 박수가 가득. 김대통령이 초산테러와 국회의원직 제명,3년간의 연금,23일간의 단식등 민주화 투쟁과정을 설명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손수건으로 눈을 훔쳤으며 김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일부 참석자들은 엄지 손가락을 세워 『최고』라고 칭찬. ○…김대통령이 수상 연설을 하기전 클린턴대통령은 만찬장에 입장,김대통령과 악수를 나눈뒤 단상에 올라가 연설을 하고 다시 김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퇴장.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이 세계의 민주주의에 공헌을 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다』면서 『김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의 가치를 이루었다』고 김대통령에게 찬사. 클린턴대통령은 미첼원내총무의 업적을 소개하다가 다시 김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인물』이라고 평가. ▷아메리칸대 명박학위수여식◁ ○…미아메리칸대 벤더 아리나 강당에서 22일 하오 열린 김대통령에 대한 명예국제정치학박사 학위수여식은 대학관계자들을 비롯,한국 유학생및 학생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엄한 분위기속에 1시간20분동안 진행. ○2천여명 참석 성황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태극기와 아메리칸대교기를 앞세워 교직원들이 입장했고 학위수여복으로 갈아 입은 김대통령은 참석자들의 기립박수와 한국유학생들이 『김영삼』을 연호하는 가운데 만면에 웃음을 띤채 참석자들의 환영에 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착석. 이어 식순에 따라 진행된 수여식에서 큐리목사는 기도를 통해 『김대통령은 용기있는 리더십으로 한국에 인권및 자유 신장을 가져왔다』고 높이 평가했고 밀스타인총장은 학위수여 제안사에서 『김대통령은 단식투쟁등 민주화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이루어냈으며 앞으로 국제평화 유지에 기여할 인물』이라고 찬사. ○…이어 김대통령은 25분여에 걸쳐 「평화와 번영의 아태시대로」라는 제목의 학위수여식 연설을 통해 아태시대의 개막에 따른 한·미 양국관계의 중요성및 한국의개혁작업에 대해 설명.
  • 중기인력난 더 심해져/3D기피에 외국근로자 추방 겹쳐

    ◎30인미만업체 단순직 부족률 11% 중소 제조업체에 인력비상이 걸렸다. ○연말까지 출국 실물경제의 불황과 산업전반의 고실업속에서도 이른바 3D(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기피증으로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가뭄은 여전하다.그나마 부족인력을 채웠던 외국인 불법취업자들도 연말까지는 모두 나가게 돼있어 중소업체의 인력난이 극심해질 조짐이다. 종업원 30인 미만인 중소 제조업체의 미숙련 및 반숙련 기능인력의 부족률은 지난해 10.7%(부족 근로자/현재 근로자)에서 올해 11.4%로 악화됐다.30∼1백인 미만업체도 10%에서 12.2%로 부족률이 높아졌다. 경기둔화로 노동력 수요가 줄었음에도 인력난이 심해진 것은 외국 인력이 줄어든데 일부 원인이 있다.지난 연말 6만5천5백28명이던 외국인 불법취업자는 최근 5만6천명으로 줄었다.이들의 70%가 제조업쪽에 고용돼 3D업종의 인력난 해소를 도운 게 사실이다. ○국내인력 고임금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국내 인력의 취업기피와 근로환경의 열악함,저임금,대기업 선호경향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상공자원부가 36개 3D업종의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산자동화가 숙련공의 인력수요를 줄여줬지만 기계조작을 보조할 단순기능공,작업준비와 마무리를 하는 단순작업공(재료투입,포장,운반 등)의 수요는 오히려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파트타임이나 여성,고령자 등 유휴인력도 생산성이 낮고 임금이 비싸 기대만큼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임금이 싸고 생산성이 높은 외국인력에 눈을 돌려왔다.산업연구원(KIET)의 조사(3백인 미만 2천3백4개 제조업체)에서도 외국인력을 고용하는 이유로 「국내 인력을 구할수 없기 때문」이 64%로 가장 높았다.다음이 「임금이 싸기 때문」(23.4%),「휴일 또는 야간근무자를 구할 수 없어서」(5.4%),「국내 근로자의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5.4%),「노사분규 우려가 없어서」(1.8%) 등이었다.업체들은 불법취업자 출국후 대처방안으로 국내 근로자의 연장근무,자동화 투자,유휴인력 활용을 들지만 인력가뭄이 쉽게 해갈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용허가제 도입 송병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유휴인력의 직업훈련을 늘리고 자동화투자를 위한 금융지원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며 『외국인력 활용을 위한 기술연수 제도의 확대와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황 민자총장,TK진무행보/대구·경북 당직자 오찬서 강조

    ◎“고속전철 지상건설 재검토 될수도”/“김 대통령 신세 꼭 갚는분” 기대 당부 『경부고속전철의 서울∼대구구간은 98년이후에나 개통된다.지금으로부터 5년뒤의 일이다.그동안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또 여러가지 경제적 사정과 기술적 문제등으로 지상건설이 재검토될 수 있다』 23일 대구에 내려온 민자당의 황명수사무총장이 대구­경북지역 기간당직자들과의 오찬석상에서 한 말이다. 최근 고속전철의 지상통과문제로 설상가상의 국면에 처해있다는 「TK정서」진무작업에 민주계인 황총장이 나선 것이다.그의 사자후는 이어졌다. 황총장은 『지상건설을 반대하는 대구시민의 열의와 타당성을 검토,최소한 국가적 차원에서 납득이 되고 대구정서에 맞게끔 되지 않겠느냐』고 달랬다.황총장은 이어 자연스레 지난 87년 민주화투쟁 때의 대구얘기를 꺼냈다.그는 『대구시민의 엄청난 지원덕에 당시 민주화세력들은 큰 힘을 얻었다』며 『그때를 회고하면 진실로 고맙고 그래선지 이곳은 내고향이나 마찬가지』라고 자신과 대구의 「공통분모」를 찾으려애썼다.그러면서 그는 김영삼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에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이곳 정서를 의식,『김대통령은 신의와 의리가 두터운 분으로 신세를 지면 반드시 갚는다』며 『그분은 지금도 대구­경북을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신정부가 출범한지 아직 8개월밖에 안돼 대구시민 기대에 못미치는 점이 있겠지만 멀리 내다보며 믿고 기대해주면 꼭 보답할 것』이라고 장기적 안목을 주문했다. 하지만 황총장의 계속되는 열변에 일부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무반응」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TK정서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관심거리일 수 밖에 없다.
  • 추석놀이/가족끼리 오손도손/레크레이션단체가 권장하는 한가위놀이방법

    ◎화투·포커는 “이제그만”/쟁반에 젓가락으로 알밤 옮기기/세계지도 따라 윷놀이 “교육효과”/속담 맞추기 통해 우리말 사랑을… 추석 연휴기간은 그동안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도 함께 모이는 모처럼의 기회이다.그러나 어른들끼리만 몰려앉아 화투·포커 등으로 만남을 헛되이 낭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럴때 아이들을 포함해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간단한 놀이를 즐기면 교육상 좋을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우애를 도모하는데도 그만이다. 추석기간중 간단히 즐길수 있는 건전한 가족놀이 몇가지를 레크리에이션단체의 도움으로 소개한다. ◇알밤 옮기기=알밤을 가득 담은 쟁반과 빈 쟁반을 준비하여 1∼2m 정도 띄어놓고 각 팀대표가 나와 정해진 시간동안 젓가락으로 옮기는 놀이.중간에 떨어진 알밤은 다시 주울수 없고 쟁반에서 쟁반으로만 옮길수 있다. ◇가을은 말이 살찌는 계절=팀에서 다리가 가장 날씬한 어린이를 대표로 뽑아 부녀자들이 일할때 입는 몸뻬옷을 입히고 몸뻬 안에 풍선을 여러개 불어넣어 살찐 말처럼 뚱뚱하게 만든다.이 뚱뚱해진 어린이를 춤추게 하고 어른들에게 절하게 하며 재롱을 즐긴다. ◇그림맞추기=가족단위로 멋진 그림을 그려서 가위로 8등분한 다음 서로 바꿔갖는다.제한시간 안에 그림을 빨리 맞추는 가족이 이긴다.그림을 섞어서 똑같은 갯수로 나눠가진 다음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팀이 상대팀으로부터 그림 한조각씩을 빼앗아 그림을 맞춰나가는 응용놀이도 있다. ◇누가누가 잘하나=민속경기의 하나인 투호놀이에서 본뜬 놀이.빈 항아리나 그릇으로부터 약 5m거리에 선을 긋고 그 지점에서 나무젓가락이나 성냥을 가장 많이 던져넣는 사람이 승리한다.여자나 어린이는 거리를 3∼4m로 줄여주어도 좋다. ◇투윷놀이=될수록 큼직한 전국지도나 세계지도를 구해 여행코스를 만들어 넣는다.가족들끼리 상의해 함정 또는 「앞으로 다섯말」「뒤로 세말」등 규칙을 정한다.주사위 두개를 던져 합친 수만큼 진행해 말들이 먼저 들어온 편이 이긴다. ◇산가지놀이=옛날에 갯수를 파악할때 쓰던 산가지 대신 나무젓가락이나 금속젓가락을 30여개 준비해 방석 위에 모아놓는다.각 팀대표 한명씩 나와서 한개씩만 가져가는데 다른것을 건드리지 않고 가져가야지 건드릴 경우 빈손으로 들어가야 한다.많이 가져간 팀이 승리. ◇속담찾아 삼만리=두팀으로 나눠 한쪽 팀에서 속담을 하나만 말한다.그러면 반대편에선 그 속담과 비슷한 속담을 찾아 말하거나 반대되는 속담을 말하는 놀이.한사람이 진행자가 되어 미리 준비한 속담책을 보고 문제를 내도 좋다. ◇박씨네 시조놀이=문학평론가 박덕규씨 3형제가 전래의 민속시조놀이를 새롭게 부활해 보급하는 놀이.놀이를 진행하는 낭송자가 시조의 전문이 실려있는 「읽는 패」를 들고 시조의 초·중장을 읽어나가는동안 시조의 종장이 적힌 「깔패」를 상대방보다 먼저 찾아내는 사람이 이긴다.놀이에 앞서 서울시내 서점에서 놀이기구를 구입해야 한다.
  • 새로운 시민윤리 세울때다/홍기삼 동국대교수(정경문화포럼)

    ◎물질 추구속 전통규범 급속히 붕괴/「총체적 무규범」 막을 문화정책 시급 조선조 평양에 황고집이라는 사람이 살았다.그는 한양에 일이 있어 왔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참에 친구의 친상소식을 들었다.그는 매우 두터운 우정을 나누고 지낸 친구의 집을 지나쳐 황급히 평양으로 되돌아갔다.그리고 다시 한양으로 와서 친구의 집을 찾아 문상을 했다고 한다. 황고집은 다른 목적으로 한양에 왔다가 문상을 한다는 것이 예의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래서 평양으로 되돌아 갔다가 서울로 찾아온 것이다.그 당시로 보더라도 그의 고집은 예사로운 편은 아니였던 모양이다.이런 얘기가 전해지는 것 자체가 그것을 증명한다.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황고집 얘기는 한낱 우스갯소리 이상은 못될 것이다.세상도 풍습도 바뀌다보니 문상하는 방식도 물론 바뀌었다.불그죽죽하거나 얼룩덜룩한 옷을 걸치고 초상집을 찾아간 문상객은 상제에게 한두마디 인사를 건네고는 이내 친구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가서 화투를 시작한다.핏발이 선 눈으로 밤을 새워가며 싹쓸이니,고도리니,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문상을 핑계대고 우정에 더없이 충실한 척하면서 기실 노름으로 밤을 새우는 것이다.망자에 대한 신성모독이며 야만적인 풍속의 천민화 경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다만 문상의례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 전면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가령 관혼상제(이때 관이란 성년식을 의미한다)와 같은 통과의례의 경우 혼란을 겪지않는 것은 없다.신성하고 엄숙하기는 커녕 시장판처럼 어수선한 결혼식장의 풍속이며 고지서로 전락한 청첩장도 그렇거니와 돈뜯는 데만 혈안이 된 함팔기,인신매매 같은 호화혼수등은 그 극치를 이룬다.제사를 지내는 문제 역시 뒤죽박죽이다.제사를 지내야 되는 이유,축문의 뜻은 알지못하고 몇대까지 봉사해야 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초종장례를 치르는 절차도 가지각색이고 돈만 있으면 호화분묘를 만든다. 뿐만 아니다.가족이나 친족에 대한 호칭이 파괴된지도 오래다.구습타파의 차원이 아니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상대의 아들을 정중히부른답시고 『댁의 돈아가…』라는 사람도 있고 점잖게 말하려고 자신의 아버지를 『내 춘부장께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대통령부부를 「대통령내외」라고 하니 이 역시 어이가 없다.아무개내외란 아랫사람의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부모나 윗사람에게 그 아랫사람 얘기를 하면서 꼬박꼬박 『하셨습니다』라고 하는 어법은 이제 일상화되었다.편지의 내용은 고사하고 겉봉조차 제대로 쓰는 경우는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다.삶의 기본을 이루는 의식주 세가지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규범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어느 것 하나 온전하게 전통적 규범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 무규범 현상의 책임이 정부나 특정계층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사회변동의 속도가 이처럼 빠른 시대에 전통적 풍습과 예절이 단절되거나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불가피한 것이다.그러나 전통적 규범이 파괴되면서 바람직한 새로운 규범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극도의 혼란만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더구나 개개인의 실천적 윤리규범의 파탄은 사회 곳곳에 실로 어이없는 부작용을 만들어냈다.일구난설인 교통질서,조급하고 난폭한 운전자들,택시·버스기사와 음식점 종업원들의 방자한 태도,공직자들의 저 엄청난 재산과 그에대한 궤변,외제와 외국인에 대한 끊임없고 철저한 사대주의 근성,장소와 때에 상관없이 아이에게 동물적으로 퍼붓는 요즈음 부모들의 보호와 사랑,이 모두는 긍지도 자존심도 이성적 규범에 의해 절제되지도 못한 시대의 산물이며 슬픈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피폐해지고 황폐해진 우리들의 심성을 반성적으로 표현한다면 학력은 높아지고 민도는 후퇴했다고 할만하다.전통적 규범을 상실한 대신 새로운 시민윤리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앞장서고 시민단체들이 주관해서 각분야의 시민윤리규범을 만들어야 할 때다.이것은 단지 윤리의 차원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한 민족의 문화적 수준을 증진시키는 일이다.물질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정신의 가치를 바로잡아 문화시민 문화민족을 만드는 일,그것이 문화정책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그리고 묘목을 심듯 우리의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새로운 시민윤리규범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 신발업계 재기의 길/“고유상표 수출을 늘려라”(업계는 지금…)

    ◎국제상사·화승 등 6사 안간힘/올 수출의 8%차지 예상… 해외마케팅 강화 필요 신발업계가 깊은 「불황의 잠」에 빠져 있다.바이어 이탈로 수출이 격감하고 내수마저 개도국의 값싼제품에 밀리고 있다.한때 수출한국의 첨병이 존폐의 기로에 선 것이다.신발업체의 이익단체인 한국신발산업협회는 최근 신발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협회소식지 「신발」의 발행부수를 1천3백부에서 2백부로 줄였다.정부와 유관단체에 보내던 부수를 줄이고 회원용으로만 찍고 있다. 회비로 충당되는 2백만원내외의 발행비용조차 벅차기 때문이다.문을 닫는 회원사가 늘고 회비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업체가 적지 않아 협회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엄습했다.작지만 업계의 현실을 웅변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90년이후 불황 허덕 신발산업은 생산품의 3분의 2이상을 내다파는 대표적인 수출산업이다.지난해 3억7천만켤레를 생산,이중 2억5천만켤레가 수출됐다. 국내 신발산업은 62년 고무장화를 처녀수출한 뒤 중저가제품 위주로 성장,70년대 들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체제가 갖춰졌다.80년대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주요수출업종으로 성장해 90년엔 43억달러를 수출,단일품목수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90년이후 급격한 임금상승과 중국·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도국의 추격,생산시설의 노후화로 한계에 부닥치게 됐다.리복·나이키 등 빅 바이어들이 수입선을 개도국으로 돌리면서 주문이 격감,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대부분이 고유상표가 아닌 OEM수출이었던 게 수출격감을 촉진시킨 요인이었다. ○바이어들 발길 돌려 수출격감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휴폐업업체가 증가,90년 3백2개이던 업체는 91년 2백92개,현재 2백66개로 줄었다.생산라인도 90년 한때 6백61개에 달했으나 지금은 4백17개로 2백개이상이 줄었다. 수출도 91년 38억3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1%가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17%가 또 감소,31억8천만달러로 곤두박질했다.올들어서도 상반기까지의 수출은 12억4천만달러로 무려 24.5%나 감소했다. 바이어의 일방적 주문에 매달려 생산량이 결정되는 실정에서 생산성향상을 위한 시설투자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다.때문에 제품의 설계나 해외판매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돼 구조적인 불황이 더욱 깊어졌다. 정부가 뒤늦게 경쟁력회복을 위해 산업합리화업종으로 지정했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인건비절감을 위해 노후시설을 바꾸고 자동화투자를 해야 하나 생산주문이 불투명해 선뜻 시설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실낱 같지만 고유상표수출의 활로가 보인다.아직 비중은 미미하지만 잘만하면 고유상표수출을 통한 기사회생도 기대된다. 고유상표의 수출을 추진하는 업체는 화승·국제상사·아그네스·화인 등이다.고유상표수출은 지난 90년 8천8백만달러로 전체신발수출의 2.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억5천만달러로 2년전보다 79%나 늘면서 비중이 5%로 높아졌다. ○기술 등 잠재력 충분 르까프상표로 수출하는 화승이 자사 전체수출의 15.4%인 6천2백만달러를 자사상표로 내보내 90년보다 물량으로 5.2배,비중은 6.7배가 늘었다.올해에도 전체수출의 23%인 7천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스펙스와 아티스 2개의상표로 수출하는 국제상사는 지난해 전체수출의 59.4%인 4천8백만달러를 고유상표로 수출한데 이어 올해에는 전체수출의 62%인 5천만달러로 늘릴 계획이다.이밖에 코오롱상사·아그네스·한국티바스무역상사 등도 고유상표수출을 늘리고 있다. 고유상표수출은 올해 전체수출의 8%인 2억5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산 신발은 품질이 세계최고수준이며 혁제운동화류는 아직도 세계최대수출국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원부자재산업도 고루 발달돼 있어 잠재력은 충분하다.신발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고유상표수출,이를 위한 해외마케팅강화 등 제도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공직자 재산공개를 말한다/긴급좌담

    ◎“권력이 바로 돈·명예이던 시대 끝났다”/직전에 사퇴한 사람도 조사해야/실사는 보복차원 안되도록 공정히/공무원평가도 업적위주로 전환을 ▷참석자◁ 손봉호 정사협회장 박동제 행정쇄신위장 금융실명제에서 재산공개로 이어지는 개혁의 파고가 드높다.7일 단행된 공직자 재산공개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순.「권력=돈」,그리고 「권력=명예」라는 광복이래 우리 사회를 줄곧 지배해온 왜곡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고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평가에 이의가 없다.이번 재산공개는 공직이 치부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지극히 초보적인,그러나 타성에 젖어 어느 누구도 선뜻 인정하려 하지 않는 사실을 확고하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손봉호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시민운동단체연합(약칭 정사협)」회장(서울대 철학과교수)과 박동서 행정쇄신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의 대담을 통해 재산공개의 의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문제점및 보완책등을 진단한다.. ▲손교수=공직자 재산공개는 대단한 의미가 있습니다.지금까지 김영삼정부가 단행한 제도적 개혁가운데 금융실명제와 더불어 양대 축입니다.권력과 돈,명예가 일체화되다시피한 상황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만족스럽지 못한 면이 없지 않지만 획기적인 조치입니다. ▲박교수=정치와 행정,국가발전 전체를 놓고 볼 때 권력과 연결된 불로소득은 암적인 요소입니다.일소해야 한다는 비판은 늘 있었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쳐왔습니다.이번 재산공개는 김영삼정부가 획기적인 전환을 이룩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국민반발로 불가피 여기에는 향상된 국민의식과 87년 6월항쟁 이후 급진전된 민주화,김영삼씨의 대통령 당선이 커다란 원인을 제공했다고 봅니다.과거 야당에서 오랫동안 민주화투쟁에 앞장섰고 또 정치자금을 썼겠지만 개인적으로 치부를 하지 않은 김대통령의 경력상의 특징이 이같은 과감한 조치를 가능케 했다고 생각합니다.뚜렷한 소신과 투쟁경력·가치관·행동양식이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언론에 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얼핏 보면 지나친 면이 없지 않지만 과거 권력을 통한 부패가 시정되지 않은데 대한 국민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손교수=지방의회의원들의 반발이 있고 은폐의 여지를 많이 남겼으며 부정이 있는 공직자가 이미 대거 사표를 낸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과거의 잘못이 모두 드러나기는 어렵습니다.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사전에 공직에서 물러난 사람도 조사해야 합니다.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빠져나갔을 수 있습니다. ○부정인상 씻는 조치 국민들이 공직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당분간은 부정적일 겁니다.그들의 재산이 국민 평균보다 많아 도덕적으로 「시원찮은 사람들」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입니다.이번 재산공개는 그러한 공직사회의 부정적인 인상을 씻기 위한 불가피한 과도조치입니다.또 거치지 않을 수 없는 필연입니다.그러나 이번 조치로 공직자들이 떳떳하게 본래 가져야 할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입니다.조선시대 후기부터 몸에 밴 법적인 힘과 도덕적인 힘을 동일시하지 않는 습성이 사라지리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재산공개를 보고 개인적으로받은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아직 물갈이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새정부 출범후 숙정이 많이 된 군의 평균이 낮고 사법부와 외무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또 노른자위자리를 거친 사람의 재산이 많습니다.따라서 개혁이 형식 뿐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겁니다.변호사가 돈많이 생기는 자리라는 것 또한 새삼스럽습니다. ○물갈이 아직 불충분 ▲박교수=실명제와 겹쳐 시행됐기 때문에 현공직자는 물론 앞으로 공직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오랜 관습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권력을 통한 축재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권력을 가진 사람은 권력 자체에 만족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고의 시발점이 될 겁니다. ▲손교수=앞으로 윤리위는 국민감정을 고려해 고액자부터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상속및 부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도 조사해야 하고 탈세여부도 추적해야 합니다.「그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는 선을 넘어서는비도덕적인 부분은 철저히 파헤쳐야 합니다.부모의 재산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자녀명의의 재산은 조사해 탈세의혹을 밝혀내야 합니다. ○소명기회도 주어야 ▲박교수=그러나 재산이 많다고해서 무조건 의심해서는 안됩니다.등록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관이 비밀리에 예금과 부동산을 추적하는 일은 인권침해에 속합니다.또 생활비 보완을 위해 상가등을 구입한 경우등을 규탄해서는 안됩니다. 경제가 불안했던 시절 은행에 예금만 하고 애국자라 생각하며 가만히 참고만 있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위축된 공무원을 모두 범죄자로 보는 것 또한 잘못입니다.재산이 많다고 매스컴이 도둑질한 듯한 인상을 주도록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당사자들이 어필할 수 있는 구제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교수=보복적 차원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실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모든 잘못을 밝혀내려면 끝이 없습니다.한도를 정해 국민정서에 편파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선에서 끝내야 합니다.그 시대에 으레 할 수 있었던 일까지 지적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러나 지난 재산공개 때의 여론재판은 불가피했다고 생각합니다.여론재판의 형식을 빌리지 않았으면 이번 재산공개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국회의원들은 결코 그런 법을 통과시킬 사람들이 아닙니다. ▲박교수=김대통령의 정치지도력 덕분입니다.5공때 국회 내무위에 재산을 공개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거절당했습니다.그러나 이번에는 「인치」「인민재판」등 별 소리를 다 들어가면서도 김대통령이 선도한 탓에 분위기가 조성돼 국회에서도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앞으로 남은 것은 정치관계법령입니다.내년 상반기중에 통과되기만 해도 대성공입니다. ▲손교수=재산공개가 햇빛을 보기까지에는 여론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정치관계법령도 마찬가지입니다.그러나 국민들은 아직 정치관계법령의 필요를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국회처럼 개혁이 불가능한 집단이 없습니다.여론이 보다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재산공개결과를 보고 느낀 점 가운데 또하나는재산세를 올려야 한다는 겁니다.세제가 잘못돼 자꾸 부동산에 투자합니다.경실련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재산세는 미국의 30분의1에 지나지 않습니다.수억원짜리 땅에 부과되는 세금이 자동차 한 대에 매겨지는 세금보다 적습니다.상속세도 마찬가지입니다.우리나라처럼 상속세가 적은 나라가 없습니다. 이번 재산공개는 진정한 질서회복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공직사회의 매력이 떨어져 엘리트들이 공직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까 조금 두렵습니다. ▲박교수=재산형성과정에 문제가 있는 공직자는 교체돼야 합니다.공직에 몸담고 있는 기간동안 재산이 늘었다면 당연히 물러나야 합니다.권력을 이용해 얻은 정보를 돈과 맞바꾸는 사례는 일체 없어져야 합니다.전별금·떡값·전관예우등 평상시에 갖다주는 돈도 근절돼야 합니다.이번 재산공개는 민과 관의 관계가 대등하게 바뀌는 구조적 개편의 출발점이 돼야 합니다. ▲손교수=관료사회가 경직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그렇게 되면 공직자들이 무사안일에 젖거나 까다로워져국민들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정실개입 차단 중요 ▲박교수=차제에 말을 꺼내자면 공무원에 대한 평가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현재 공무원평가에는 성실성·청렴성등 상사들의 정실이 개입될 소지가 많습니다.일반 비즈니스맨처럼 업적에 근거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행정쇄신위에서는 올해안에 새로운 평가방법의 골격을 확정해 반드시 관철하려고 합니다. ▲손교수=정사협에서는 앞으로 재산공개에 따른 제보를 받는 문제를 검토할 계획입니다.이와함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촌지추방운동에 대한 국민적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 예를 들어 정직하게 운영되는 기업에는 「정직마크」같은 것을 나눠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혁에 있어 절호의 기회입니다.김영삼씨와 같은 대통령이 나오기는 역사적으로 어렵습니다.이런 개혁의지를 가진 사람이 지난해 대선같은 엉터리상황에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 윷/자치기/14명주사위/전통 놀이기구 대량 보급

    ◎문체부,추석절 건전놀이문화 정착겨냥/현대 놀이 정서에 맞게 개조/4천개씩 만들어 무료 공급 추석을 앞두고 신라시대 우리 선조들이 즐겼던「14면 주사위」를 비롯 윷·자치기등 전통 놀이기구 3종류가 현대화돼 대량 보급된다. 문화체육부는 화투놀이등 불건전한 오락문화를 추방하고 가족·직장 단위로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놀이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4면 주사위등 3종의 놀이기구를 4천개씩 만들어 청소년·시민단체,고궁관람객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이 가운데 14면 주사위는 지난 74년 경주 안압지터에서 발굴된 것을 청소년들의 정서와 놀이형태에 알맞게 개조한 작품. 흔히 쓰는 주사위가 6면체인 것과는 달리 이 주사위는 4각형 6면,3각형 8면등 14면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며 각 면에「노래 한곡」「시 한편」「다같이 춤과 노래」등 다양한 지시내용을 담고 있다. 윷은 윷가락·말밭·윷말을 함께 주머니에 넣어,갖고 다니기 편하게 했으며 특히 말밭을 돼지·다람쥐등 동물로 구성해 어린이들도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학교운동장·빈터·강변 잔디밭 등지에서 가족 단위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치기는 어미자 50㎝,새끼자 20㎝로 만들었다. 문화체육부는 이번에 만든 놀이기구들을 연차적으로 더욱 늘려 보급하는 한편 이 놀이에 대한 시연대회도 열기로 했다.
  • 무기력 증시/“하락”“보합”전망 교차/전문가가 말하는 향후 장세

    ◎검은 돈 숨을 곳 없고 실명제 충격 사라져/보합세/추석자금 수요 급증·중기 도산 등 악재로/하락세 지난 주만 해도 다른 금융권과는 달리 실명제의 태풍권에서 비켜갈 것으로 예상됐던 증시도 좌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실명제 충격에서 사흘만에 깨어나 68포인트나 급등하며 증시를 감쌌던 장미빛 안개가 불과 1주일만에 완전히 걷힌 느낌이다. 28일 증시부양책 발표 풍문에 힘입어 폭락의 장세가 멎기는 했으나 1주일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44포인트나 빠졌을 뿐 아니라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전주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대부분의 증시관계자들은 현재의 증시야말로 당초 예견했던 실명제 초기의 참모습으로 진단한다.제도 금융권에서의 자금 이탈,설비투자 기피,향후 경기전망 불투명,자금 회전속도의 둔화 등 주변여건이 악재 투성이인데 증시만 따로 흥청거린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논리이다.실명제 초기 증시 유인책으로 부각됐던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와 3천만원 이상의 주권인출 허용 등도 이같은 여건을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증시가 절망적 국면이라고 속단할 필요는 없지만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올해의 주식장사는 끝났다는 푸념을 터뜨린다.대우증권의 김귀영 세종로지점장은 10월 초 큰 손들의 대규모 연대 자금인출설이 확산되면서 주가에 관계없이 팔고 보자는 고객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현재로서는 이들을 증시에 계속 묶어 놓을 만한 재료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다음 달 초부터 추석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리면서 중소기업의 도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이에 거액의 자금 인출사태까지 가세하면 올 연말에는 금융 대공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증권 자금부의 윤도환차장도 장기성 자금의 수급 불균형과 실명 전환 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10월12일 직전의 매물부담 때문에 기관들도 선뜻 증시에 개입하기를 꺼린다면서 이같은 불안정성 때문에 향후 증시를 쉽게 전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를 반영,지난 주 무서운 속도로 유입되던 고객예탁금도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6백80억원이 빠져 나갔고,실명제 이후 지난 26일까지 증권사 6백35억원,보험사 74억원,투신사 4백58억원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1조5천8백36억원의 보장형 수익증권 중 9월 만기분 3천1백70억원,9월6일까지 상환해야 하는 1천억∼2천억원의 국고 차입금 마련을 위한 투신사의 매물부담도 단기적으로 장세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실명제로 더 이상 검은 돈들이 숨을 곳이 별로 없고 실명제의 충격파는 시간이 갈수록 가시기 때문에 증시는 당분간 급격히 악화되지도,또 급등하지도 않으리라는 전망도 유력하다. 동서증권의 이덕화투자분석부장은 앞으로 돈의 흐름을 정상화시키는 후속 대책에 따라 증시는 항상 변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중소기업의 연쇄 부도사태나 대규모 자금인출 사태만 없다면 종합주가지수 6백90선 전후에서 20 포인트 간격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 북한에 「고스톱」 성행

    ◎90년께 북송 재일교포 등이 들여와 특수계층에 확산… 패가망신 사례도 북한에도 마침내 화투놀이의 일종인 속칭 「고스톱」이 상륙했다.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고스톱」은 90년대 들어 북송 재일동포와 외화벌이 종사자들을 통해 들어갔다. 북한에서 「고스톱」을 즐기는 부류는 전체주민의 10% 내외인데 구체적으로 보면 당·정·군 고위간부나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북송재일동포 및 외화벌이 기관 근무자 등이다. 아직까지 북한에서 「고스톱」은 일부 특수계층에서만 성행하고 있지만 점차 확산돼가는 추세여서 최근들어서는 이로인해 「패가망신」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고스톱」에 필요한 화투의 가격은 정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지만 일반 노동자들로서는 엄두를 내기힘든 가격으로 암거래되고 있는데 「물건이 없어서 못팔」정도로 잘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의 도박은 80년대 중반부터 크게 성행하기 시작했다.식량 및 생활필수품 부족현상으로 야기된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간부들 사이에 조금씩 싹튼 「자본주의 사상」을 일부 돈많은 화교들이 「한탕주의 의식」으로 교묘히 연결시켜 부추긴 데 따른 것이다. 즉 일반 북한주민들이나 당·정간부들에게 접근,『어차피 돈을 잃어봐도 배곯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냐』·『한번 싹쓸이 하면 얼마동안은 돈 걱정없이 지낼 수 있다』는 식으로 부추기면서 도박장소의 제공과 함께 높은 이자를 붙여 노름을 위한 뒷돈까지 빌려 준것이다. 북한에서의 도박은 중국서 건너온 마작과 이것이 변형된 주패가 주류를 이뤄왔으며 북한의 사회안전부에서는 도박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해짐에 따라 도박에 대한 단속강화와 함께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도박을 조장하는 화교들을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처벌치 못한데다 상습적인 도박꾼들 대부분이 당·정간부들이어서인데 북한에서는 현재 규모가 큰 도박을 하다 적발되면 「경제범」으로 취급돼 교화소에 보내지고 있다. 도박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강제노역과 사상교양교육으로 형벌을 대신하고 있다.
  • 제조업체/인건비 부담에 “허덕”/한은,2천여업체 88∼92년 분석

    ◎5년째 생산성증가율 앞질러/경쟁력 악화일로… 공동화 우려 제조업이 과중한 인건비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생산성증가를 앞지른 인건비부담은 결국 제품값에 얹어져 우리 경제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많은 기업인들이 높은 인건비 때문에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일부는 값싼임금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이대로 가면 국내제조업은 수년안에 공동화될 우려마저 있다.과다한 인건비부담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매출액 5억원이상인 전국의 2천1백3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88∼92년의 「인건비(임금·복리후생비·제수당·퇴직금 포함) 및 생산성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종업원 1인당 인건비증가율이 5년 연속 생산성증가율을 앞질렀다. 작년의 경우 국내제조업의 종업원 1인당 생산성은 전년보다 11.5%가 증가했으나 1인당 인건비는 12%가 상승했다.인건비가 생산성증가를 0.5%포인트 앞지른 것이다. 지난 88년에는 생산성증가율이 21.1%인데 비해 인건비증가율은 25.9%,89년에는 각각 19.4% 및 24.9%,90년에는 18.6% 및 19%,91년에는 16.9% 및 18.9%였다.매년 0.4∼5.5%포인트 차이로 인건비상승이 생산성증가를 앞질러왔다. 이에 따라 지난 5년동안 종업원 1인당 생산성은 2.2배가 됐지만 1인당 인건비는 2.5배로 더 많이 올랐다.임금은 토끼뜀인데 생산성증가는 거북이걸음인 상황이다. 제조업의 인건비증가율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훨씬 높다.지난해 대기업의 1인당 인건비는 10.5%가 오른데 비해 중소기업은 15.4%가 올랐다.대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자동화투자확대와 인력절감 등의 경영합리화를 통해 인건비상승을 생산성증가범위이내로 낮춘 반면,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대임금수준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높지만 임금이 오르는 속도는 중소기업이 훨씬 빨라 인건비부담으로 인한 경영압박이 대기업보다 더 심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제조업의 전체부가가치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8년의 경우 48.9%였으나 89년 51.2%,90년 52.3%,91년 53.3%,92년 53.9% 등으로 연평균 1%포인트씩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의 업종별 1인당 인건비증가율은 섬유·의복이 16%로 가장 높았으며 비금속광물(14.3%),제재·가구(14.1%),석유화학(12.7%) 등도 제조업평균치(12%)를 넘어섰다.반면 조립금속·기계(11%),음식료품(9.2%),종이·인쇄(6.3%)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업종별 1인당 생산성증가율도 섬유·의복이 13.6%로 가장 높았고,조립금속·기계(12.8%),비금속광물(12.4%),석유화학(12%) 등도 평균치(11.5%)를 웃돌았다.음식료품(10.4%),제재·가구(7.2%),종이·인쇄(2.9%) 등은 평균치보다 낮았다.
  • 기업투자 위축 부르는 7대원인/재무부 경제현황 분석

    ◎정책혼선/재고조절/경기 불투명/경쟁력 약화/투자패턴 변화/대기업 투자감소/투자위험도 증가/중기 활발… 「회복」엔 한계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재무부는 27일 경제의 구조적인 측면 및 경제외적인 측면으로 나눠 7가지의 요인을 지적했다. 경제외적 요인으로는 신정부 출범을 전후해 신산업정책·신경제계획·주력업종제도·금융실명제·노사정책등 잇따른 정책혼선이 기업의 투자심리를 한껏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경제에서 차지하는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구조적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의 장래를 보는 눈이 밝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망설인다는 것이다.지난해 4·4분기에 2.8%의 낮은 성장률로 바닥을 친 국내경기는 올 하반기에도 뚜렷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성장잠재력도 과거의 고성장시대와 달리 6%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경기마저 최근 원자재값의 상승으로 회복이 불투명하다.이러한 국내외경기의 불투명은 곧바로 기업의 투자패턴에도 영향을 미쳐 과거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투자에서 자동화 및 성력화투자로 바뀌며 투자액이 점차 줄어든다. 특히 모든 산업과 업종에 미치는 연관효과가 큰 대기업의 투자가 감소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투자만으로는 경기를 되살리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 80년대이후 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데 반해 신제품개발에 등한한 결과 투자를 해도 당장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이 별로 없다.국내산업의 경쟁력이 장기간에 걸쳐 떨어지다 보니 회복에도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일반적인 요인 외에 투자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시장개방으로 외국의 대형사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늘고 반도체 1개 라인을 증설하는 데 7천억원이 소요되는 사례처럼 대형사업의 투자실패를 걱정하는 것이다.대형사업을 하면 정부가 자금조달 등의 특혜를 주던 과거의 보호관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80년대 후반 거품경제에 편승,투자 대신 부동산투기로 재미를 봤으나 이제는 그런 재테크의 소지가 사라져 그만큼 투자위험도가 커졌다.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기업은 생산시설을 확대하기보다 기존의 재고를 조절하거나 가동률을높여 공급을 늘릴 뿐 투자는 꺼리고 있다. 최근의 임금정책에서 드러나듯 정부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기업이 장기적인 투자대책을 마련하기에는 미덥지 않은 구석이 남아 있다.사정의 칼날에 언제 다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 역시 투자를 주춤거리게 한다. 정부는 올들어 기업의 투자를 부추기기 위해 시설자금과 통화를 원활히 공급하고 금리안정에 힘을 기울이며 각종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목마른 말을 이미 물가로 데려다준 셈이다.말이 스스로 목을 축이는 일만 남아 있는 것처럼 투자는 이제 기업이 해야 할 일이다.
  • “은행원 없는 은행” 무인점포시대(업계는 지금…)

    ◎통장·현금카드 이용 입­출­송금/연말엔 자동화설비 1백여곳… 연중 무휴 서비스 은행 무인점포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최근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등을 갖춘 은행 무인점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이들 점포에는 명칭 그대로 은행원이 없다.은행원들이 하던 일을 몇대의 첨단자동화기기들이 대신 하기 때문이다.점포면적은 불과 5∼10평정도.보통 1백∼2백평규모에 50명안팎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기존점포들과 비교하면 은행지점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그러나 돈을 맡기거나 찾고,송금하는 기본적인 은행업무를 기존점포보다 더 신속하게 처리해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같은 무인자동화점포가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1백여 곳에 문을 열고 있다.그러나 국내은행들의 자동화투자가 아직은 초보단계여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무인점포라고 하기는 어렵다. ○ATM기 가장 앞서 무인점포에 설치되는 자동화기기의 총아는 ATM이다.예금통장이나 현금카드를 사용,천원·오천원·만원권의 입금및 출금과 송금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금융서비스자판기」라고 할 수 있다.대출과 여신심사 등 사람의 두뇌를 필요로 하는 업무 이외에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창구업무를 취급하는 초미니은행인 셈이다. 무인점포중 ATM설치점은 모두 17개다.신탁은행이 11개로 가장 많고,그 다음은 조흥은행 4개,보람은행 2개 등이다.올해중에 신탁은행이 78대,제일은행이 5대,외환은행이 1대의 ATM을 각각 설치할 예정이어서 연말에는 ATM설치점이 1백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업무의 자동화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는 일본의 경우 도시 시중은행 1개당 수만대씩의 ATM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급중인 ATM은 동전입출금이 안되지만 일본에서 사용중인 ATM은 동전입출금도 가능하다. ATM설치점을 제외한 나머지 무인점포들은 현금자동지급기(CD)와 통장자동정리기(APT)만을 갖추고 있다.CD는 입금이 되지 않으며,기존 유인점포에 설치되는 경우도 많다. 국내은행들이 잇따라 무인점포를 내고 있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인건비등 경비 절감 우선 점포의 무인화·소형화로인건비와 임대료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비용절감은 곧바로 생산성향상과 경쟁력의 강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국내은행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무인점포 설치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둘째로 은행원의 일을 기계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3백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개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지금까지 은행의 개점시간이 상오 9시30분∼하오 4시30분으로 제한돼 있어 고객들이 은행이용에서 겪어온 불편을 쉽게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무인점포개설에 가장 먼저 눈뜬 은행은 조흥은행이다.지난 90년말 서울 명동의 유네스코회관과 명동성당 사이에 「365일자동코너」를 처음으로 연 뒤 서울의 주요지역과 분당·의정부·부천등 수도권으로 확대해 현재 36개의 무인점포를 운영,가동중이다.개점시간은 무인점포개설 초기임을 감안해 평일은 상오 8시∼하오 10시, 토요일과 공휴일은 상오 8시∼하오 8시 사이에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흥은서 최초 개발 외환은행은 「24시간코너」 「365일코너」 등의 자동화코너를 28곳에 가동중이며,연말까지 5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제일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은 각각 개점중인 10개와 13개의 무인점포를 연말까지 40개와 24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밖에 한일은행은 현재 4곳을 개점했고, 오는 8월말까지 6곳을 더 열 예정이며,상업은행은 현재의 2곳 이외에 연말까지 5곳을 추가개점할 계획이다.한편 한국신용정보는 금융기관 공동의 무인점포망설치를 추진중이며 전산망이 더욱 정비되는 내년초에는 다른 은행으로의 이체및 입금업무도 무인점포에서 할 수 있게 될 전망이어서 3백65일, 24시간 언제나 무인점포서비스를 받는 금융서비스의 새 시대가 열리게 됐다.
  • 문예사업에 기업 공개 투자 요청/서울 팝스오케스트라

    ◎음악회·연주회 유치… 이윤 환원/한해 청소년 20만명 관람… 광고효과 커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청소년을 위한 의욕적인 연주계획을 마련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섰다.지금까지 국내 기업의 음악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은 음악문화의 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왔다.그러나 속사정을 살펴보면 그룹 관계자와 악단 리더 사이의 지연이나 혈연 등 이른바 「연줄」이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기업의 악단에 대한 재정지원은 S그룹의 K오케스트라,또다른 S그룹의 S오케스트라,M그룹의 C국악관현악단이 전부로 불행하게도 모두 이 경우에 해당된다. 이같은 실정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음악감독 하성호)가 대기업의 「지원」이 아닌 「투자」를 요청했다는 점은 매우 신선한 느낌을 준다.「지원」이 일방적인 시혜의 차원이라면 「투자」는 이윤이 전제되는 법.따라서 서울팝스에 투자하면 낸 돈 이상의 이익을 약속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서울팝스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수준을 지녔다고는 말할수 없으나 지난해 문화부가 추진한 청소년문예사업에 참여한뒤 중요한 비중을 갖는 단체로 떠올랐다.문예진흥기금 등의 지원을 받는 60여회의 연주회를 통해 고전음악이나 교향악단을 먼 세상 이야기같이 느끼던 중·고생과 직업훈련원생들에게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준 것.그러나 올해 새정부가 들어서고 장관도 바뀌면서 청소년문예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서울팝스는 그러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청소년연주회를 중단할수 없어 독자적으로 새로운 연주계획을 마련했다.28일부터 7월13일까지 서울 류관순기념관과 전주학생회관에서 모두 24회 가질 예정인 이 연주회는 과거 중·고생들이 단체로 영화관람을 하듯 단체로 음악회를 찾도록 한다는 것.그러나 일정액의 입장료를 받을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연주회에는 박인수 윤치호 신영조 등 성악가와 최성수 이선희 장현철 등 대중가수를 함께 참여시켜 클래식에서부터 영화음악,팝송,대중가요까지 연주한다.서울팝스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이같은 마라톤음악회를 전처럼 무료로 열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유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서울팝스는 정기연주회를 갖는 예술의 전당에서 가장 많은 청중을 동원하는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평균 2천5백명 이상이 입장한다.서울팝스는 또 청소년문예사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덕수궁 야외무료음악회를 매달 세번째 주 토요일에 열어 보통 6천∼8천명의 청중을 동원한다.지난 19일에는 9천여명이 몰려들었다. 서울팝스가 올해 예정하고 있는 음악회는 70회 정도.투자하는 기업은 한해에 최소한 20만명을 대상으로 직접광고가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청소년 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투자효과는 더욱 크다.게다가 투자가 이루어지면 연주회도 1백회 이상으로 늘릴수 있어 악단은 음악성 향상을,기업은 더 큰 광고효과를 올리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줄과 관계없는 문화투자에 대한 기업의 이미지 증진효과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투자액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을수 있다는 것이 서울팝스 쪽의 주장이다.
  • 여야일체 개혁과 동참(사설)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민주당대표의 15일 여야영수회담은 국정전반에 걸친 깊이있고 진지한 대화모습과 내용이 돋보인다.이날의 청와대회동은 우선 과거의 통례를 크게 벗어난 실질적인 회동이었다는데 큰 뜻이 있다.역대 정권의 책임자가 영수회담이라는 이름아래 청와대에서 야당대표와 가져오던 대국민과시나 대야무마목적이 아니라 실로 32년만에 맞는 문민시대의 참정치상을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할수 있다.여야수뇌가 함께 국정능률과 국리민복을 위해 고뇌하는 모습이 실로 처음으로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대통령 출범이후의 첫 청와대회동을 놓고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국민적 궁금증은 매우 컸던게 사실이다.과거 민주화투쟁을 함께 벌여왔던 두 투사가 이제 각기 다른 입장에서 장소를 바꿔 첫 대좌한다는 사실도 그러하고 대화의 내용,공감의 폭과 의견차이의 접근과제등 모두가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었다.결과적으로 형식을 벗어나 실질에 충실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청와대영수회담의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평가된다. 이번 회동은사실상 여권단독으로 이끌어 온 개혁정국속의 여야관계를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그 첫번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그동안의 개혁과 사정이 거의 여권독주로 진행돼 왔다는 점을 감안할때 「국회활성화」를 통해 개혁추진이 약속됐다는 것은 여야 동반개혁의 새입지확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이날 대통령은 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동참을 당부했고 이대표는 현재의 개혁추진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함으로써 개혁의 대원칙에 합의했다.특히 국회활성화를 통한 개혁추진의 합의는 의회정치를 신봉하는 김대통령의 개혁의지와 추진노력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입증하고 있다.민주당이 그동안 김대통령의 개혁을 독주와 독단으로 폄하하고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주장해온 점을 감안할때 여야영수의 개혁에 대한 공동이해는 크게 평가해 마땅하다.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국가보안법을 존치시키고 안기부법을 개정하며 도청관계법을 제정한다고 합의한 것은 구체적인 개혁과제에도 상당부분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여야영수가 호양의 정신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낸 것이라 할수 있다. 대통령과 이대표의 국정전반에 걸친 합의와 의견접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간격을 부분확인한데 대해서 크게 우려하는 사람은 없다.여야영수가 우리시대의 당면 과제인 개혁의 당위성과 목표에 인식을 같이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국정의 조율을 위해 이같은 회동이 정례화되는 것도 바람직할것 같다.
  • 6월항쟁 주도인사 청와대오찬 대화록

    ◎“「6·10」 없었다면 문민정부 불가능”/김 대통령/분배정의 위한 「실명제」 조속 실시를”/“역사적사건 진상규명 꼭 이뤄져야” 김영삼대통령은 6·10항쟁 6주년이 되는 10일 당시 민주화투쟁을 주도했던 국민운동본부 핵심인물들을 청와대로 초청,점심을 함께 하면서 당시를 회고하고 그 정신을 임기중에 완성할 것을 다짐했다.다음은 대화요지다. ▲김영삼대통령=캄캄하고 어두운 시대에 민주화를 위해 어려운 일 해주신 여러분 만나 한없이 기쁘다. 87년 6월의 민주화항쟁은 3·1운동,4·19의거,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서있다.6·10이 없었다면 문민정부의 출범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6·10민주화항쟁은 길이길이 역사에 조명돼야 한다.독재정권은 국민에의해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금영균목사=교통순경들이 아직 돈을 받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아직 바뀌지않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면사무소 들렀을 때 국민들이 피부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해달라. ▲김대통령=아직 1백일밖에 안돼 일선까지 못미친 부분도있다.그러나 직접 민원창구를 가보면 많이 바뀐걸 느끼게 될 것이다. ▲박형규목사=노동문제에 관한한 많이 바뀐 것 같지 않다.현대정공사태가 그런 것 같다. ▲인명진목사=이인제노동장관이 근로자들에게 인기다.그러나 노동현장서는 아직도 절벽 같은 것을 느낀다.근로자들도 대통령의 뜻을 따라 고통분담할 의지가 있는데 실망하는 것 같다. ▲이상수 전의원=원진레이온 자리에 노동보건연구소 같은 것을 세우면 근로자들이 박수칠 것이다.이인제장관 잘하고 있다.부처간에 갈등있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뒷받침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김동완 목사=근로자복직추진위 책임자를 하면서 일부 해고자들이 기업주를 만나로 갔다가 구속되는 것을 봤다.옛날과 달라진게 없다고 느꼈다.이자리에 오지못한 이한열·박종철열사의 부모들도 초청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이한열열사의 추모비를 서울시내에 세워주었으면 한다. ▲금목사=대통령의 당시 뒷모습만 보여주는 TV에 항의하기 위해 시청료거부운동을 벌였었는데 지금 미납분을 납부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다.탕감해 달라(폭소). ▲김대통령=기회는 이때다.수출늘고 수입은 준다.경제회복 기미가 있다.이기회 놓치면 우리는 영원히 낙오하고 만다.모두가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각기 소신에 따라 이편 저편에 설 수 있다.그러나 나라부터 살리고 봐야한다. 얼마전 모재벌사가 보훈성금으로 10억원을 내겠다고 하길래 받지 말라고 했다.명분은 좋지만 다른 기업들이 그렇게 해야하나보다하고 줄줄이 따라 올것 같아서다. ▲오충일목사=85년도에 정부가 정권안보를 위해 학생운동을 간첩사건으로 조작,구속했는데 이번에도 풀려나지 않았다.재심을 하든지 풀어주든지 해주었으면 한다. ▲송월주스님=반민주적 법률개정등 제도적인 개혁 뒷받침이 부족하다.양적인 경제성장도 중요하나 분배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금융실명제는 가능한 빨리 실시돼야한다. ▲김대통령=금융실명제는 절대로 실시한다.시기공개는 적절치 않다.경제정의 실현이 나의 최종목표다. 나는 학생들을 이해해 법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담히 풀어주었다.풀어주고나니까 옛날과 똑 같은문제 일으켰다.평화시위를 약속해놓고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준비했다.엄청난 자금을 썼다.그돈이 어디서 나왔나.그애들이 문제 일으키니 어떡하나.법무부 보기가 참으로 부끄러웠다.그러나 화합차원서 풀만한 사람은 풀도록 여러가지로 검토하겠다. ▲제정구의원=지금까지 잘해 오셨다.6월혁명을 완성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란다.역사적 사건의 진실규명은 올해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매듭지어야한다.제일 뒤떨어진 정치를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유시춘(소설가)=문민정부는 학생·재야인사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졌다.학생들 풀어주니까 문제 일으킨다 하지말고 대담히 풀어봐달라.그뒤에 문제 일으키면 사법처리 하면 되지 않는가. ▲박형규목사=내 여권이 단수여권이다.관료조직이 개혁이 안되고 있다.참신하고 유능한 재야인사 있으면 과감히 기용해 달라. ▲김대통령=제정구의원 같은 젊고 깨끗한 정치인들에게 감명 받고 있다.깨끗한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다.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은 할 것이다.솔직한 이야기들에 감사한다.
  • 망월동과 연희동(김호준/정치평론)

    문민시대에 들어서 처음 맞는 광주민중항쟁의 날,망월동과 연희동의 모습은 정말 대조적이었다.한때 「저주의 땅」이란 원과 한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광주는 「민주성지」로 우뚝 솟았고,대통령을 두명이나 배출한 「현대판 명당」 연희동은 어느새 을씨년스런 「고도」로 변해버린듯 했다. 역사에까지 뻗친 사정과 더불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문민정부의 뿌리로 자리매김 되면서 일어난 변화였다. 13년전의 그날을 되새기는 광주의 표정은 누가 보기에도 과거와 크게 다른 것이었다.항쟁의 거리 금남로에선 화염병과 최루탄이 사라진 가운데 각종 추모행사가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망월동의 5·18희생자 묘역엔 이제 정권의 눈총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과거의 인식으로 볼때 무엇보다도 신기하게 들린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이 보낸 추모화환이 아무런 수난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광주시민들의 고황 깊숙이 맺혔던 한의 응어리가 풀어져 내리면서 화기가 감도는 분위기를 접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날 두 전직대통령이살고 있는 연희동은 마치 중세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두개운 「갑옷」과 방패로 무장한 수천명의 전경이 두 전직대통령의 집에 이르는 골목길들을 가득 메웠고 교통이 차단된 큰 길에선 두 전직대통령을 「체포」하려는 학생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전경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그동안 두 전직대통령 덕분으로 범죄없는 치안을 향유하던 연희동 주민들은 갑자기 온동네를 뒤덮은 최루탄 가스로 문민시대의 매서운 맛을 보아야 했다. 문민시대는 망월동과 연희동의 위상과 그 명암을 바꿔 놓았다.서울의 대학가에선 5·18광주사건과 관련하여 두 전직대통령이 유혈진압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만일 그런 대학생들과 법에 따라 두 전직 국가원수에게 안전을 제공해야 할 전경들간의 대치가 연일 계속된다면 연희동은 6공때의 백담사나 다를바 없게 될 것이라고 현지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현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다고 선언한 대통령의 특별담화가 해묵은 광주문제를 종결짓는 결정적 전기가 되었음은 이번의 광주 표정이 잘 보여주었다.물론 대통령이 제시한 해결방안과 광주시민의 요구가 전적으로 일치한 건 아니다.가장 큰 이견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문제다.이 문제만은 이번에도 해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특별담화에서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미흡한 부분은 역사에 맡기자』고 강조했고 책임자 처벌문제에 대해서도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고 호소했다.대통령은 자신의 말대로 광주민주화운동의 계기가 되었던 「5·17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또한 지난 83년 광주민주화운동 3주년을 맞아선 23일간의 단식을 통해 민주화투쟁을 다시 점화시킨 장본인이었다.그러한 대통령이 「유예」와 「관용」을 호소한 것은 이 나라가 「5·18」의 진상규명에 매달려 구시대의 갈등을 재연할 경우 「신한국」건설의 관건인 개혁이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광주쪽 사람들은 5·18학살의 진상을 밝히지도 않고 가해책임자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면서 누구를 용서하고 누구와 화해하라는 것이냐고 반박한다.일견 대통령의 호소나광주쪽의 주장이나 다같이 충분한 논리적 당위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그러나 「5·18」의 진상에 대해선 이미 대부분의 국민들이 「확신」을 갖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두 주장의 설득력엔 큰 차이가 발견된다. 80년의 봄을 엄동설한으로 돌린 5·18 유혈사태가 무엇때문에 일어났고 그 책임자가 누구인지는 처음부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다만 일방적인 사법처리 때문에 진짜 죄인이 법정에 서지 않았을뿐 정치적·사회적으로는 그 진상이 규명된 상태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진상규명을 주장하는 대학생들이 「체포조」를 결성하여 연희동으로 돌진한 사례야말로 이를 웅변하는 역설적인 반증이 아니겠는가. 미국정부의 견해를 빌릴 필요도 없이 「5·18」은 이른바 신군부의 강압적인 정권장악과정에서 빚어진 유혈사태였다. 당시의 군통수권자는 최규하대통령이었지 보안사령관과 수경사령관은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당초부터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도 실은 그 진상을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를 피로갚지 않고 용서와 화해를 보내는 건 인간만의 미덕이다.그러나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과오가 있는자의 참회와 속죄가 전제될때 가능하다. 만일 광주사건의 가해자들이 진심에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어떻게 될까.망월동의 원혼들은 자비의 미소를 보내고 연희동은 다시 조용한 주택가로 돌아갈 것이다.그리고 개혁은 더욱 힘차게 굴러갈 것이다.
  • 여류명창 김명하씨(이세기의 인물탐구:28)

    ◎청류의 음색·유창한 성조… “타고난 소리꾼”/12가사·시조 등 정가 두루 통달… 명인 경지에/장려한 성색·거침없는 음역엔 감탄사 절로/“한의 세월 노래로 용해”… 사재로 문화재단 설립,후학 길러 /모란은 화중왕이요 향일화는 충신이로다.연화는 군자요 행화소인이라,국화는 은일화요 매화한사로다­/ 두 손을 무릎위에 가지런히 얹고 단정하게 노래부르는 월하의 편수대엽은 세파에 시달린 흔적없이 계류처럼 맑고 청아하게 흘러내린다. 특히나 그의 세청은 비단실을 뽑아내는듯한 명가의 격조와 경제특유의 화려하고 힘있는 성색을 지닌것이 특징이다. 처음을 높이 질러부르는 언롱은 쉽사리 달아오르거나 쉽사리 자지러들지 않는다.넘어가고 이어지고 휘어지고 늘어지는 가락마다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굽이굽이 드리우면서도 풍류를 생략하거나 정가특유의 기품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명주 명주 명주 비유 원로국악인 성경린씨는 일찍이 월하의 노래를 일컬어 「무늬없이 짠 치렁치렁한 비단」이란 의미의 명주,또 현란한 구슬을 끝없이 꿴듯한 명주,그 깊고 유창한 성조에 취하지 않고는 배길수 없는 명주에 비유했고 「월하의 정가를 들을수 있는것은 우리로서는 얼마나 경행스러운 일인가」를 찬탄해 마지않았다. 관현악반주에 맞춘 가곡12가사를 비롯,시조·한시·칠언절구에 뛰어나고 양금·거문고 연주솜씨도 수준급이다. 평시조 엇시조·사설시조·지름시조,가곡의 우락·계락등 어느 대목에 이르러도 구구절절 막힘이 없고 중간에서 곡조를 잠깐 변조시켜 질러부르는 계면조(중거)는 시의 참맛을 살려 시절가다운 흥취를 능란하게 펼쳐나간다. 아련한 피리소리 전주에 실린 피리소리 못지않은 그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재능은 과연 타고나는 것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수밖에 없다.만약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면 어떻게 저런 청추의 음조를 끝없이 울릴수 있을 것인가. 집안대대로 소리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어릴때부터 유랑극단을 쫓아 일찍이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아온 다른 국악인들과는 달리 월하의 국악계 입신은 참으로 극적이고 의외의 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의 본명 김덕순대신 여창 김월하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마치 백락천의 비파타는 여인을 연상케하는 참담하고 기구한 사연이 오뇌의 흐느낌처럼 얼룩져있다. 그는 본래 경기도 고양군 한진면 보광리,지금의 이태원부근에서 평범한 가정의 2남3녀중 막내로 태어 났다.그러나 나이 세살때 전국에 창궐하던 호열자에 걸려 어머니와 두 오빠가 죽고 부친 김희문씨가 실성하다시피 집을 뛰쳐나가자 세자매는 뿔뿔이 흩어져 남의 집 양녀로 키워지게 되었다. 그가 양녀로 간집은 종로구 사간동 모녀이대가 사는 전통있는 가문으로 그는 조모와 양모밑에서 절도있는 여성이 갖춰야할 모든 덕목과 예절을 배우며 자라났다. 재동보통학교에 다녔으나 15살때부터 혼인말이 나오더니 16살되던해 경기도 양주출신으로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던 김용복씨와 결혼,부군은 부인을 끔찍히 사랑하여 묘동학원 속성고등과에 보내주는등 자녀는 없었지만 부부의 금실은 유난히 좋았던 추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6·25때 부군이 납북되자 그는 손재봉틀 하나를 들고 부산 피란길에 나섰고 그때부터 이루 말할수 없는 가난과 고초를 겪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낮에는 낙동강 하구 하단에서 푸성귀를 받아다가 동대신동 시장에 나가 팔고 밤에는 삯바느질,착실하게 돈을 모아 집한채를 마련했으나 먹고 자는것 잊어 버린채 건밤샘으로 일거리에 쫓기다보니 영양실조에 걸려 덜컥 몸져 눕게 되었다. ○시조 동호모임 가입 그때 동네노인의 권유로 지금은 없어진 구덕수원지쪽에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고 새벽마다 그곳에서 시조연습을 하던 시조동호인들을 만난 것이 그의 운명을 바꾼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멀찌감치 비켜앉아 그들의 연습을 구경이나 하는 입장이었으나 입속에서 조금씩 따라부른것이 차츰 시조에 빠져들어 그 모임에 자연스럽게 끼어들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모르고 있었고 어디서 노래부른적도 없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부를수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느리고 길게 뽑는 호흡도 그렇지만 노래의 맛을 깊이 알아 우조를 부르고 계면우를 부르는 툭 터진 소리는 「마치 통나무를 끌고 산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화미하면서도 시원하다」하여 당장에 시조하는 사람들의 눈에 띄고 말았다. 마침 동호인의 한사람이던 두봉 이병성이 두세번씩 그의 노래를 따로 청해 듣고는 「성색의 단아함과 장려함」에 무릎을 치며 기뻐해 마지 않았다.두봉은 이왕직 아악부에서 하규일의 지도를 받은 성악의 큰 봉우리로 그는 모처럼 만난 이 재능있는 여성에게 시조와 12가사 완창지도를 자청하고 나섰다.그때 얻은 아호가 달을 지고 있다는 뜻의 월하였다. 그는 장사를 때려치우고 낮에는 두봉 밑에서 배우고 또는 동네유지들을 모아 가르치거나 여기저기 불려나가 가곡을 부르게 되었다. ○소남 이주환에 사사 또 절색의 미모탓에 그를 바라보는 뭇시선이 많았으나 깔끔하고 쌀쌀한 성품은 한눈파는법 없이 오로지 시조에만 매달렸고 밤에는 여전히 삯바느질을 해냈다. 『어릴때 친부모 형제를 잃고 양녀로 키워지던 소년시절과 남편과 행복했던 결혼생활,피란지에서의 가난과 슬픔』을 마감하고 시조수업 3년만 59년 서울 중앙방송국이 주최한 이승만대통령 탄신기념명창대회에서시조부문 1등 수상,당대최고 율객으로 손꼽히던 소남 이주환역시 「정려하나 격발이 없는,이처럼 가곡을 위해 태어난 청류의 음색」은 결코 흔치않음을 심사평에서 지적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피란길 10년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국립국악원에서 본격적인 소남의 가곡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그때 나이가 43세. 일장월취로 시존의 모든 갈래를 꿰뚫었고 한시도 세갈래로 섭렵하여 그의 이름은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고 정부행사나 모든 축하모임에서 당당히 가곡독창자로 출연하는 화려한 월하시대를 개막했다. ○검약실천,저축상받아 국악원과 국악예술고를 비롯,서울대 한양대 추계예술대 정신문화원 강사로 하루 5∼6시간 강의가 있을때도 그는 바느질만은 손에서 놓지 않는다.마포와 낙원동에 각 5층짜리 빌딩 주인에다 저축상을 받기도 한 재산가지만 단칸방에서 손수 밥을 지어먹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다닌다.아무리 배가 고파도 국수한그릇 사먹기위해 혼자서 식당에 들어가본일도 없다.화투짝 한번 만져 본적도 없고 술잔한 담배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그는 찬밥에 물을 말아 내손으로 담근 김치로 식사를 때우고 새벽에 일어나면 그가 사는 낙원동 골목길을 일일이 청소한다. 수없이 길러낸 자녀들의 미국유학도 하고 박사나 교수가 되기도 했지만 공부를 시키고 나면 독립시킬뿐 은혜에 보답받기 위해 그들을 공부시킨 것은 아니다. 지난 90년 50억 재산을 몽땅 털어 월하문화재단을 설립,마포에 있는 연구소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금도 집에는 대학 국악과에 보내고 있는 서너명의 양녀를 데리고 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아녀자에 불과할뿐,다행히 시조를 좋아하여 이 세계에 빠질수 있었고 나의 모든 시름과 외로움을 덮어준것을 늘 감사하고 있다』그래서 특별한 사명감이나 포부때문은 아니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속요와는 달리 김천택의 청구영언 박효관·안치영의 가곡원류 김수장의 해동가요등 바둑판처럼 또렷한 정간보에 의해 비교적 체계있게 전수된 우리의 가곡을 후대까지 잇게하기 위해 국악에 뜻을 둔 젊은이들을 한명이라도 더 가르치고 싶다는 일념이다. 시조강의할때가가장 행복한 그는 그의 소리를 원하는 곳은 부산이든 대전이든 마다않고 달려간다.그리고 어떤 무대에서도 「어전에서 부르던 정갈하고 깔끔한 노래답게 소리에 한도 싣지않고 흥도 치우치지 않게」몸가짐·마음가짐을 흐트리지 않는다.두성과 비음을 다 쓰면서도 잡소리가 섞이지않은 그의 노래가 곧잘 범패에 비유되는 것은 불교신자로서의 그만의 독특한 득도의 경지때문일 것이다./바람은 지동치듯 불고 궂은비는 붓듯이 온다.눈 정에 거른 님은 오늘밤 서로 만나자고 판접쳐서 맹서 받았더니 이 풍우중에 제 어이오리,진실로 오기 곳 오량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이 짧은 우락이 10여분.그는 부군을 잃은대신 「가곡」으로 꽃피운 그의 세월속에서 도무지 오지않을 님을 한시도 기다리지 않은적이 없는듯,그 높고 긴 가락속에 임그리운 여운을 절절히 끌고있다. 웅려 정대한 스케일과 함께 옥쟁반에 쏟아붓는 은구슬 금구슬의 그 현란한 사연은 아마도 「나이나 세월은 사랑을 멈추게 하지않는다」는 단 한마디,그래서 그 끝없는 마음속의 계류는 어쩌면 눈물일지도 모른다. □연보 ▲1917년(양력 19 18년2월8일)경기도 고양군 한진면 보광리 출생(본명 김덕순) ▲1932년 서울재동보통학교졸업 ▲1936년 서울묘동교회 부설 묘동학원 야간부고등과 졸업 ▲6·25 부산피란시절 부산 시조동호인 국립국악원 부산지원 두봉 이병성선생(이왕직아악부출신)사사 ▲1958년 서울중앙방송국주최 이승만대통령 탄신기념 명창대회 시조부문 1등 수상,소남 이주환선생(초대국립국악원장)사사를 비롯,전라도 임석윤·이창배·정운산 선생 사사 ▲1959년 「월하시조」(오아시스레코드 출반) ▲1961년 서울귀환(종로구 낙원동 정착) ▲1968년부터 국악고교 졸업식장서 장학생선발(장학생육성시작) ▲1969년 국악협 시조분과위원장 ▲1970년 전국시우단체 총연합회 발족 초대 회장취임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예능보유자지정 ▲1974∼92년 국립국악원·국악예술고강사 ▲1975∼92년 서울대·한양대·추계예술대강사 ▲1981년부터 해마다 조선일보사주최 국락대공연 참가 ▲1983년 「김월하시조(1집·2집)」(아시아레코드출반) ▲1984년9월 문예진흥원주최 가곡발표회(문예회관대극장) 10월 가곡보존협회주최 가곡발표회(세종문화회관대강당) ▲1986년 「김월하가곡집」(LP3장,문화재보호협서출반) ▲1987년 국립국악원주최 중요무형문화재 발표 해마다 참가 ▲1990년 월하예술단및 월하어린이 예술단창단(KBS­TV출연및 해마다 지방공연) ▲1991년 뮤지컬 「콩쥐팥쥐」(월하 어린이 예술단공연) ▲1991년 재단법인 월하문화재단 발족(월하국악상 제정및 국악경연대회 국악연구발표및 관련단체지원,장학생 선발 등의 사업) ▲1992년 월하문화재단설립1주년기념 전통음악발표회(예술의전당)주한외국인초청 공연(워커힐서)월하예술단공연(세종문화회관대강당)수십차례의 국내공연및 해외공연등 ▲1976년∼현재 법원연수원·서울교육원·정신문화연구원·한국표준공업학회 국립국악원 출강(현재)월하문화재단이사장,월하예술단및 월하어린이예술단대표,국악협회고문 84’국악대상·세종문화대상·88’저축의날 국민목련장
  • 슬롯머신/철저과세·내국인출입억제 필요/문제점·대책을 알아보면

    ◎84년후 급증… 폭력배 끼고 정·검·경 밀착/일부선 “없애버리자” 극약처방 제시도 「슬롯머신업계의 대부」정덕진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슬롯머신 업소가 우리사회에 얼마나 많은 폐해를 끼쳐왔는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특히 이들 업소는 탈세와 탈법운영을 위해 조직폭력배와 손잡고 갖가지 비리를 저질러 왔음은 물론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통해 검은 돈을 뿌리며 그들을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이용한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슬롯머신업소의 실태와 문제점·개선대책등을 알아본다. ▷현황◁ 현재 투전기업소는 서울 79개소등 전국적으로 모두 3백37개소.슬롯머신으로 불리는 투전기업소가 국내 호텔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초.지난63년 서울 성동구 광장동의 워커힐호텔 투전기업소를 효시로 서울 매트로·세종·서린호텔과 전주 관광호텔등 전국에 10여개소밖에 없었다. ○전국 3백19곳 성업 70년대에도 전국적으로 20여개소에 불과했으나 투전기업소가 갑자기 증가하게된 것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전후한 84∼88년도이다. 현재 영업중인 업소의 절반에 가까운 1백39개소가 이때 문을 열어 사회적인 향락풍조와 조직폭력배들의 대형화와 궤를 같이해 급증하게 됐다.또 70년대만 해도 외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업주들이 이때부터는 내국인의 호주머니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검찰과 국세청관계자들은 투전기업자들이 탈세와 투전기조작,변칙적인 시상금제시를 통한 고객유혹등의 방법으로 떼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 국세청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심부의 몇몇 곳에선 한업소가 최고 투전기 한대당 하루 평균 2백만원씩 1달에 20억원가량(40대기준)을 벌어들인다고 한다.또 전국적인 한달 매상 평균치도 1개업소당 6억원을 넘는다는 계산이다. 국세청 간세국의 한 관계자는 『이들 업소가 폭력조직과 연관돼 있는데다 이곳저곳 힘있는 곳에서의 외압때문에 대대적인 조사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투전기업소들이 고객유치의 전형수법중 하나는 법으로 정해진 시상금을 높이는 방법으로 고객들의 기대심리와 사행심을 최대한도로 자극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투전업소에선 법정최고 시상금이 10만원인데도 무려 22배인 2백20여만원까지 올려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김모씨(34·회사원)는 요즈음 가정과 직장에서 「거짓말 하는 가장」「신용없는 사원」으로 낙인 찍혀 버림받고 있다. 2년전 친구와 함께 슬롯머신에 빠져든뒤 빚더미에 올랐기 때문이다. ○죄책감없이 몰두 김씨는 처음에는 월급·상여금을 털어넣다 회사에서 빌린 돈과 처가집에서 변통한 돈까지 모두 슬롯머신에 집어넣었다. 김씨는 『원금만 찾으면 그만두겠다고 달려들다 보니 결국 이 지경이 되고 말았다』면서 『결국 이 일로 아내와는 파경의 위기에까지 몰렸고 직장 동료들로 부터는 빌린 돈을 갚지않는 사람으로 지목돼 기피인물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슬롯머신은 화투 포커와는 달리 기계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박」이라는 죄책감을 잊어 버리고 쉽게 빠져든다』고 말했다. 투전기업소를 담당하는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한경찰관은 수백만원의 목돈을 날리고 기계조작등을 의심·호소하는 피해자들도 간혹 있지만 투전기가 과거처럼 기계식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화돼 있어 구체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책◁ 교통부의 이차환 관광국장은 『투전기업소의 탈세예방과 기기조작방지감시가 이 문제해결의 본질』이라며 『이 업소들이 돈을 잘 벌수 있는 투자대상이 아니라 호텔의 부대시설로서 기능할 수 있는 제도개선책과 내국인 이용억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90년부터 올 4월까지 3년여동안 투전기업소의 불법영업단속에 나서 그동안 57건의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모두 현장적발감독이 가능한 시상금위반과 혼자서 투전기 2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만을 적발했을뿐 기기조작등에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요행심리 추방 절실 경제정의실천시민운동연합 신대균목사는 『투전기와 관련된 각종 비리와 병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과세제도개선과 세정활동강화,경찰의 공정한 단속등이 필요하지만 사행심이 만연돼있고 불로소득·요행을 바라는 사회풍토와 가치관을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달리 아예 없애버리자는 극약처방책을 제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형사정책연구원 이재상부원장은 『슬롯머신은 선용하면 오락도 될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행심이 깃들어 있어 도박』이라면서 『외국인 관광객유치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내국인인 만큼 이번 기회에 업소를 모두 폐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슬롯머신업소를 특정지역에 한해 허용하고 내국인이용을 불허하는 것등을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도적 보완론자와 폐지론자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지만 슬롯머신 이용자가 극히 제한적인 반면 그 폐해는 이번사건에서 처럼 엄청나다는 측면을 고려할때 현명한 처방책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이다.
  • 해외 반체제세력 중국민주당 결성

    【홍콩 연합】 미주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민주화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의 망명 반체제 세력들이 11일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국내외 민주화운동 및 반체제 세력을 결집하여 「중국민주당」이란 정당을 결성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고 홍콩의 명보가 12일 보도했다. 명보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세계인권 및 민주운동단체 연석회의에 참석중인 중국민주운동 지도자들이 11일 중국민주당의 창당 준비를 결정하고 중국의 저명한 망명지식인으로 반체제 문인인 왕고망옹을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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