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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 도박/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사기 도박꾼들에게는 몇가지 미신적 믿음과 금기사항이 있다.우선 카드에다 입김을 부는 사람은 십중팔구 노름판에서 잔뼈가 굵은 중증 도박환자로 본다.입김은 자기의 온힘을 카드속에 불어넣는 일이다.또 다리를 꼬는 일은 ‘안된다’는 뜻의 X를 의미하기 때문에 지극히 꺼려 한다.금요일에는 하오 6시 이전에 노름을 하지 않고 이기게 하려면 상대방의 상의에다 몰래 옷핀을 꽂아준다.모든 미신적인 것과 기발한 발상은 노름판에서 나온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누구나 알듯이 도박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악마의 늪이다.그러나 도박판의 돈맛을 본 사람이라면 돈에 혈안이 되어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을 할 때까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도박의 수법도 다양해져서 하루 판돈 5천만원대의 ‘싸리섰다판’이 있는가 하면 남녀가 한 조를 이루는 듀엣도박,수천만원 수억원대의 판돈이 걸린 기업형 도박과 도박하우스의 식구를 구성해서 상대방을 때려 눕히는 ‘싹쓸이’도박 등이 있다.‘도박의 금단현상’은 결국 불과 몇년전만해도 노름빚으로 인한 자살과 도박장에서의 불륜관계를 미끼로 한 공갈·협박이 도박부수 범죄로 저질러졌으나 이제는 본격적이고도 전문적인 첨단장비를 동원한 신종 도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화투의 옆면에다 형광물질을 칠해서 패를 알 수 있게 특수장치를 해놓고 이를 판독하는 적외선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한후 도박장 옆방의 컴퓨터에다 입력해서 미리 승패를 알아낸뒤 돈을 따는 방법이다.첨단 사기도박으로 농촌지역을 돌면서 수억원을 가로챈 도박꾼들이 있다니 그 치밀함과 노력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하다.지금은 서로가 어렵고 서로가 도울 때다.그렇게 연구하고 노력할 정성과 공들일 자세가 있다면 그런 머리를 좀더 건전하고 건설적인 곳에 사용했어야 옳다.그렇다면 지금쯤은 아마도 어느 한 방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 틀림없다.도박의 한계는 역시 미신적인 것과 일회적인 ‘한탕주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끝일 뿐이다.IMF 시대의 좌절감은 사회의 독버섯인 도박이 성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서로가 경계해야 할 일이다.
  • 불편부당의 어려움/석지명 청계사 주지(시론)

    ○어느 신자의 상담에 당혹 지역감정으로 인해 온갖 오해와 고통을 받아온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오랫동안 불편부당을 외쳐 왔었다.그래서 새 정부 인사에는 여러 측면에서 치우침이 없이 사람을 뽑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먼저 내정된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들을 보고 능력,지역,보혁성향 등이 골고루 참작된 것으로 생각했다.한 수석의 과거 진보 성향에 대해 특정 신문의 염려가 있었지만,그것을 새 당선자의 보좌진 가운데는 특출한 인물들이 많은 징표로 짐작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한 불교신자가 탄식조로 나에게 상담해 왔다.새 정부의 대통령,영부인,총리,여당 총재,대통령 비서실장,경호실장,청와대 수석 모두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여기서 기독교란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를 뜻한다.새 정부의 우두머리에 불교인이나 무종교인이 한 명 없이 모조리 기독교인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역,종교,정치,인맥 등의 인연을 들먹이며 어느 쪽이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속한 인연을우선적으로 생각해서,그 집착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만 머리와 입에 떠올릴 것이다.또 지역적 편향과 종교적 편향 사이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 것도 싱거운 일이다.사람은 자기 입장에서 편리한대로 중요성을 말할 것이다. 지역 패권주의의 분쇄와 지역등권론을 외치던 이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종교적 패권주의로 나가면서도 자기는 이 땅에서 불편부당을 실현하려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나는 물러나고 들어설 두 대통령이 기독교에 치우치고 기독교인의 울타리로만 둘라싸여 있게 된 처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의 민주화 투쟁 인정 저분들은 과거에 민주화투쟁을 해 오면서 개신교와 천주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불교인들이 호국불교라는 믿음 아래 무조건적으로 군사독재자들을 지원하고 있을 때에,기독교인들은 저분들을 보살피고 뒷받침하면서 이 나라의 민주화를 외쳤었다.지금까지 정치생명을 지켜오고 정권을 잡기에 이른데도 기독교인들의 공이 많았다. 이 땅의 안보를 돕는 미국과의 관계도 있다.박정희전 대통령이 미국의 비위를 거스리고 핵개발을 시도하다가 미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말은 공공연히 펴져있다.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정치생명이나 육신의 목숨이 끝장난다.김당선자가 일본으로부터 납치되었을 때,5공정권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또는 여타의 경우에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기독교에는 미국과의 연결망이 있다.불교에는 없다.그래서 5공 때에 불교는 큰 법난을 겪었다.앞으로 경제를 해결하는데도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한다.그러니 김당선자에게는 기독교와 미국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고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시대의 일시적인 현상 특별히 종교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능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을 뽑고 보면 기독교인 뿐일 수도 있다.또 강대국의 문화가 종교와 함께 힘을 쓰고 확산되는 것을 인위적으로 어찌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저 상담자에게 무어라고 대답해야 하나.불교의 이상은 대결의식을 가지거나 속세적인 권력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정권을 잡고 누릴만큼 유능한 기독교인들이 많은 것은 이 시대의 일시적인 현상이다.앞으로 무상법은 어떻게 틀을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또 기독교인들만 청와대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주 관심사는 종교가 아니다.저들의 고민은 나라 경제를 되살리는 일뿐이다. ○국민의 여려 종교 보살펴야 내가 있는 곳의 시장은 골수 기독교인이다.그렇지만 절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고 보살피려 한다.득남을 하고는 작명을 상의하기도한다.청와대의 기독교인들도 저 시장처럼 공평하게 국민의 여러종교를 보살피면 될 것이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다.모든면에서의 불편부당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새정권은 그것을 줄기차게 추구해야한다.“민주”“국민정부”“불편부당”은 같은 맥락의 말이 아니던가.하다못해 청와대 청소부를 뽑는데서라도 종교적 치우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두산·쌍용·한화·극동/대기업 구조조정 급피치

    ◎두산­주류 3사 합병 등 계열사 12개로 축소/쌍용­미 호텔·시멘트 공장 4억달러에 매각/한화­NSK정밀 일본정공과 매각 협상 매듭/극동­동서증권 경영권 포기… 지분 양도 대그룹들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12일 OB맥주 두산경월 두산백화 등 주류 3사를 합병하는 내용의 ‘제2단계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쌍용그룹은 쌍용자동차 쌍용제지에 이어 해외 호텔과 시멘트공장을 팔아 2천7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한화그룹도 한화기계와 일본의 일본정공(NSK)이 합작 설립한 한화NSK정밀의 한화측 지분 50%를 NSK에 2백억원에 팔았고 부도난 동서증권의 대주주인 극동건설은 동서증권의 경영권을 포기했다. 두산그룹은 OB맥주 등 주류 3개사의 영업과 관리조직을 통합하는 데 이어 병유리 제조업체인 두산유리와 캔제조업체인 두산제관,두산상사와 두산건설,두산기계와 두산전자,두산씨그램과 세계양주를 각각 합병하고 세왕화학 등 5∼6개 계열사도 관련 업체에 흡수합병시키거나 매각하기로 했다.두산그룹의 2단계 구조조정은 2년간추진되며 계열사는 12개사로 줄게 된다. 두산그룹은 전 계열사에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유상증자와 외자도입으로 내년말까지 그룹 부채비율을 현재 500%에서 200%로 줄일 계획이다. 쌍용그룹도 쌍용건설이 미국 샌디에이고와 새크라멘토에 있는 매리엇 레지던스 인 호텔 2곳을 최근 미국 투자신탁회사인 선스톤 호텔 인베스터사에 3천50만달러에 매각했다고 이날 발표했다.또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에 있는 해외 시멘트공장 현지법인인 리버사이드 시멘트사를 텍사스 인더스트리사에 1억2천만달러에 매각했다.쌍용은 이를 통해 2천7백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대우그룹에 매각한 쌍용자동차 부채의 원리금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쌍용은 용평리조트와 그룹 사옥 건립 예정지였던 삼각지 민정학원 부지도 매물로 내놓았다. 한화그룹도 일본 NSK와 이달 중 매각대금의 입금을 끝내기로 하고 한화NSK정밀 창원공장의 전 직원을 해고없이 승계하기로 합의했다.이번 매각으로 한화그룹 계열사는 29개사로 줄게 됐다.87년에 설립된 한화NSK정밀은 한화기계와 NSK가 절반씩 지분출자한 회사로 창원 공장에서 VTR 헤드드럼과 소형 모터,전동공구 등에 사용되는 초정밀 베어링을 생산해 왔다. 한화는 이에 앞서 지난 12월 한화바스프우레탄을 독일 바스프사에 1천2백억원에 매각했으며 해외 석유메이저사 3∼4개사를 대상으로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프라자의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지난 6일에는 미국 최대 투자신탁회사인 얼라이언스 캐피털에 한화투자신탁의 지분 20%를 60억원에 매각했다. 한편 극동건설은 보유중이던 동서증권 주식 6백만주(지분비율 18%)를 동서증권에 위임하는 ‘경영권 포기 및 처분권 위임각서’를 제출,대주주로서의 경영권과 의결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동서증권의 김관종 사장이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박효식 전무와 최정식 상무가 후임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했다.동서증권은 극동건설에 대한 대여금 1천5백억원에 대해 총 1천8백억원의 담보도 확보했다.동서증권 경영정상화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로써 극동건설과의 관계가 대부분 청산됐다”며 “전 직원이 단결해 회사의 재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00년만에 다시오는 외국인 고문

    ◎미 외화투자 조건 정책투명성 담보 요구/볼커 전 미 FRB 의장 등 중립적 인사 물망 외국인 ‘경제 자문관’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비상경제대책위는 10일 외국인 경제고문관을 중앙은행에 파견키로 의견을 모았다. 자문관은 IMF와의 협약과 향후 신정부 경제정책의 입안 과정에서 ‘조언자’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측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식이라 미국 국적의 인물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이때문에 구한말 일본의 강요에 의해 외국인 고문을 영입했던 ‘역사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않다. 10일 김용환 김당선자측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이해관계가 없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인을 모시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대통령 또는 중앙은행 고문 등의 여러 방향이 있지만 중앙은행 고문으로 검토해서 김대중 당선자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가 자문관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은 미국 금융계를 순방했던 정인용 국제금융대사의 귀국 직후인 지난 8일부터라는 후문이다.정대사는 “미국정부측이 추후 외화투자에 대한 조건으로 경제자문관을 임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이에대해 김대표는 “미국이나 IMF측과의 요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정대사의 입을 통해 드러난 미 금융계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한국 정부가 경제정책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는 한 민간투자가 어렵다”는 판단이다.따라서 김당선자의 의지표명에도 불구,IMF 협약이행을 확실하게 담보할 인물이 한국의 금융정책,나아가 경제정책에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됐다는 분석이다.비대위도 국민 감정을 고려,대통령 고문보다는 중앙은행 고문으로 영입해 미국 금융계에 가시적인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현재 경제자문관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은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현재 원펀스 인터내셔날 자문회사을 이끌며 포철의 자문에 응하는 인물이다.김만제 포철회장이 강력히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대표는 “사적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 태 외환거래 규제 강화

    【방콕 연합】 태국 중앙은행인 태국은행(BOT)은 9일 시중은행들의 소매 외환거래규정을 강화,투기 거래자들에 대해서는 외환거래 면허를 취소키로했다. 이같은 조치는 통화투기 억제를 위해 취해졌다. 10일 이곳 신문들에 따르면 BOT는 성명에서 시중은행들로 5천달러 이상 뿐아니라 모든 달러 거래에 대해 세부 내용을 낱낱이 기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 사면과 정권이양의 ‘화음’(사설)

    민주화투쟁의 오랜 동지이자 경쟁자이기도 했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20일 청와대 첫 대좌는 우리 헌정사의 새 장이 펼쳐지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두 지도자가 오랜 애증의 앙금을 털고 어려워진 국운의 새로운 개척을 위해 사심없는 협력을 다짐함으로써 순조로운 정권이양과 새 정부 출범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김대통령이 결자해지 입장에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과 복권 조치의 단행 의향을 밝히고 김당선자가 이에 동의함으로써 국민 대화합을 바탕으로 한 새 시대의 개막을 천명하는 자리가 된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이는 권위주의 정권의 피해자였던 두 지도자가구 시대의 불행한 유산을 함께 청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새 정부에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는 현직 대통령의 김당선자에 대 한배려라고도 볼 수 있다.3당 합당을 통해 여당 후보로 당선된 김대통령이 문민시대로의 개혁작업을 개시했다면 김당선자는 순수 야당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룩함으로써 구 시대,구 세력으로부터의 제약없이 개혁의 시행착오를 바로잡아 민주화를 완성하고 국가를 일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입장이 됐다고 하겠다.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는 향후 2개월여 진행될 정권이양 작업 절차에 관한 구체적 내용 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난국에 대처할 방안들도 빈틈없이 마련됐다.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긴급한 상황을 감안하여 정부와 당선자 양측이 동수로 ‘경제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처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지원 아래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 극복 작업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상황이다.자칫 정부와 당선자측 이견으로 차질이 빚어질 경우 경제가 더욱 어려운 국면에 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따라서 정권인수위원회와 별도로 경제공동대책위를 가동,양측이 긴밀한 협의아래 장·단기 경제시책을 추진키로 한 것은 과도기적 혼란과 정책 차질을 예방하는 적절한 시도로 평가된다. 이제 새 정부로의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고 본다.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장래를 위해서나 현직 대통령의 유시유종을 위해서도 정권이양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 ‘시청자끌기’ KBS 압도적 우세/개표방송

    ◎MBC­여론조사 발표로 얻은 초반우세 유지못해/SBS­방송3사간 합의 지킨 페어플레이에 만족 ‘KBS의 압도적인 KO승’ 제15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은 결국 사전 여론조사 및 투표 당일 전화투표자조사 결과 발표로 기선을 제압한 MBC가 초반의 우세를 유지하지 못한채 개표방송 중간 이후 KBS에 밀리면서 판세가 뒤집힘으로써 ‘죽쒀서 남 준’꼴이 됐다.MBC는 개표방송 초반부터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후보간 예측지지율을 보도,기세좋게 치고 나갔다.그러나 개표율이 10∼20%정도 진행된 이날 하오 9∼10시 사이 초반의 발표내용과 개표상황이 크게 차이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개표결과는 MBC의 발표대로 후보간 근소한 차이.그러나 시청률 선점을 위해 방송3사간 합의를 깨뜨리면서까지 사전 여론조사결과와 투표 당일전화투표자조사 결과를 터뜨린 성과도 없이 오히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의뢰에 따라 검찰수사를 받을지도 모를 처지까지 몰리게 됐다.더구나 예측방송에 자신감을 가졌던 MBC로서는 중반 이후 채널선택권마저 완전히 빼앗기는 형편이 되자 망연자실한 표정.결국 오차범위도 벗어나지 못하는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무리한 발표를 감행한 MBC로서는 상당 기간동안 적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KBS가 초반의 약세를 뒤집은 데는 개표방송 중간 이후 화면 하단에 내보낸 자막.매 1초마다 바뀌는 전국의 득표상황을 리얼타임으로 보여줌으로써 시시각각 달라지는 1·2위간 득표수와 득표율을 생동감있게 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이는 KBS 기술연구소가 3년여전부터 자체개발한 ‘프리즘 젬’(Prism Gem)덕분으로 이번 대선을 앞두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비밀병기이기도 하다. ‘프리즘 젬’은 ‘이 시각 총집계’라는 제목으로 1·2위간 득표수와 득표율 차이를 표시하는 동시에 득표율이 달라질 때마다 세로막대의 색깔이 바뀌도록 해놓아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매는데 성공했다.특히 하오 8시30분에서 10시 사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선두를 뺏고 뺏기는 시소게임을 벌이면서 운용상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리즘 젬’은 지난해 미국방송전시회(NAB)에도 출품돼 최종결선에 오른 10개 상품에 들었으며 현재 국내 특허청에도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한편 KBS나 MBC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SBS로서는 여론조사결과를 내보내지 않기로 한 방송3사간 합의를 지킨 것으로 만족하게 됐다.
  •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 개표보도

    ◎20초단위 집계 그래프로 알기쉽게 전달 서울신문사는 SBS와 전용회선을 연결,폭발적 인기속에 5백만 힛트를 넘어선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 서비스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개표상황을 상세히 알릴 계획이다.이를 위해 전국 303개 개표소로부터 들어오는 개표현황이 집계되는 대로 20초 단위로 후보별 득표현황을 갱신해 보도할 예정. 또 사전 여론조사결과는 물론 투표 당일 이루어지는 전화투표자조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전국 및 시·도별,개표소별 집계상황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게 된다.이와 함께 집계상황을 그래프로 표시,전체적인 개표상황 및 후보별 득표상황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이미 두달여전부터 자체적으로 준비해온 각 주요 후보별 프로필과 정치행적·약력·활동내용·공약사항 등을 개표진행과 더불어 서비스하게 되며,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된 뒤에는 이를 집중적으로 알리게 된다.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뉴스넷 주소는 http://www.seoul.co.kr/이다.
  • 내일밤 9시 첫 당선자 예측방송/D­1:TV 개표방송 준비

    ◎전화조사·사전여론조사 바탕/새벽 2시경엔 ‘당선 확실’ 발표 18일 하오 6시.제15대 대통령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KBS·MBC·SBS 등 공중파TV 방송3사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개표방송이 시작되는시각이다. 그렇다면 이날 TV를 시청하는 유권자들은 몇시쯤이나 돼야 당선자를 알 수 있을까.방송사 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벽 2시 정도는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유례없이 선거 막판까지 후보간 우열이 드러나지 않아 그 결과를 쉽게 점칠수 없는 상황.이에 따라 각 방송사들도 선거결과 예측보도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건 준비작업에 한창이다.또 후보간 우열이 극히 미미하게 나타고 있는 것 외에도 원칙적으로 ‘출구조사’가 금지돼 있어 예측보도 시점을 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이를 위해 각 방송사가 공을 들이는 부분은 투표 당일의 ‘전화투표자조사’.방송3사는 투표 당일 상오 7시쯤부터 하오 6시 마감시각 직전까지 투표자 전화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중요한 것은 ‘경합’‘우세’‘유력’‘확실’‘당선확정’등 판세보도 시점.이를 위해 각 방송사는 자체적으로 판단위원회를 설치,사전조사 지지율 추이·후보간 득표율차·개표율 등을 감안,보도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나 워낙 박빙의 승부가 예측돼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이에 따라 18일 하오 6시직후 개표방송 초기에는 그동안의 지지율 조사자료를 이용한 예측보도만 내보낼 예정이다.즉 “수차례의 여론조사결과 ○○○후보가 ○%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정도의 톤을 유지한다는 것.이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후보간 득표율 차이를 고려,‘경합’‘우세’‘유력’ 등의 보도시점을 정한다는 입장이다.예를 들어 개표율 10% 이내일 경우 1∼2위 표차가3% 이하면 ‘경합’,3∼5%이면 ‘우세’,5% 이상이면 ‘유력’이라고 보도한다는 것. 과거의 경우 개표율은 하오 10시40분 무렵에 10%대,자정 무렵에 20%대 정도.따라서 선두 1∼2위권 후보의 다툼이 치열한 이번 선거의 경우 개표율이 30%대를 넘는 새벽 2시가 지나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김 대통령 “경제 직접 점검”/청와대 대책회의 대화록

    ◎임 부총리­IMF지원 통상차원 벗어난 대규모/이 한은총재­흑자도산 막게 구조조정 조기 추진/유종하 외무­국제사회서 한국 신인도제고 노력 김영삼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김대통령은 “IMF관련 사항은 경제대책회의를 수시로 열어 직접 점검하겠다”고 선언했다.첫 경제대책위는 예정을 넘겨가면서 1시간 이상 계속됐다. 다음은 신우재 청와대변인이 전한 회의 대화록 요지. ▲임창렬 경제부총리=IMF의 이번 지원은 통상적 지원을 벗어난 대규모이며 최단시일 협상타결의 기록을 세웠다. ▲이경식 한은총재=금리자율화의 테두리안에서 짧은 기간내에 IMF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대폭 올리기위해서는 한은여신을 줄이는 방안밖에 없으므로 어려운 금융사정이 연말까지 가중될 것이다.흑자기업의 도산을 막기위해 구조조정계획이 조기에,분명히 세워져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또 종금사에서만 다루던 융통어음을 일반은행에서도 다룰수 있도록 하고 자금모니터링제도를 더욱 강화,불의의 도산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을 늘리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기업이 한 은행에서 어음부도를 내면 자동적으로 모든 은행의 당좌거래가 중단되는 현행제도의 문제점을 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유종하 외무장관=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적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유보적 태도를 만들어내고 있다.신인도를 제고하기 위한 홍보노력과 함께 한국정부가 IMF와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국제금융계의 한국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오인환 공보처장관=IMF자금지원과 관련해 국민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국내홍보와 함께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 신인도를 높이는 해외홍보방안을 집중 추진하겠다. ▲종합토론(발언자는 익명)=신용위기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용과 실업에 대한 불안으로 근로자와 공직자 사회가 동요하고 있으며 여기에 불순세력의 교란이 가세하여 ‘경제식민지’ 운운 등 악선전을 하고 한미관계를 이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현재 60%로 묶어놓고 있는 수출착수금 영수제한조치를 풀어야 한다.외형위주의 대형투자는 자제해야 하나 생산성 증진을 위한 합리화투자는 늘려야 한다.
  • 대기업 구조조정 서둘러야(사설)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조직축소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세계 일류기업을 지향해온 재벌그룹의 대대적인 ‘감량계획’은 국내 다른 기업의 구조조정에 큰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한국기업의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등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임직원 30%,한라중공업이 임직원 50%를 각각 감원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삼성그룹이 조직을 30% 축소함으로써 대기업그룹은 물론 국내모든 기업에 감량의 회오리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한국 기업사에 최대 오점으로 기록될 삼성그룹의 이번 ‘그룹축소’는 빚에 의존해서 무모하게 확장경영을 한 기업의 귀착점이 어디인가를 일깨워 준다. 국내 재벌은 그동안 정경유착과 차입자금을 무기로 공격적인 영토확장에 몰두한 채 국제경쟁력 강화는 소홀히 한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산더미같은 빚’에 몰리면서도 재벌그룹은 백화점식 경영을 지속해 왔다.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무모하게 ‘영토확장’을 해오던 대기업그룹이 올들어 연쇄도산하면서 금융위기가초래되었다.최근에는 ‘금융공황’과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자 국내 최대 재벌그룹도 견디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삼성그룹의 ‘감량계획’은 국내 기업 모두가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적 상황에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재벌그룹은 ‘망하지 않는다’는 부도신화는 이제 깨졌다. 국내 기업은 비록 재벌기업이라도 구조조정이 없이는 생존할 수가 없다.뒤늦기는 했지만 대기업은 서둘러 구조조정에 착수해야할 것이다.국내 대기업이 무엇보다 먼저 해야할 일은 한계기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일이다.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30대 대기업그룹이 올해 계열기업수를 무려 150개나 늘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지금이라도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통합하거나 폐업을 할 것을 촉구한다.더구나 사양사업이나 한계사업은 미련없이 정리하는 것이 기업집단을 살리는 길이다. 한계기업의 신속한 정리와 병행해서 중기 사업구조조정계획(리스트럭처링)을 수립,조직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고 경영혁신을 추구해야할 것이다.특히 자금조달계획이 불투명한 기업은 경영전략을 철저한 다운사이징(축소경영)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모든 대기업은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의 경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신규투자는 기술개발과 합리화투자로 한정하되 비록 이 분야 투자라 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자본비용(금리)보다 낮다면 투자해서는 곤란하다.임금체계도 성과급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대기업은 기존의 경영성과지수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업 전체의 경제적 수익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EVA)방식의 평가지수를 도입할 것을 제의한다.이 지수(세후 순이익­투자자본×자본비용)는 80년대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것으로 자본의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대기업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기업이 재무제표를 정확하게 작성하고 외부감사제도를 강화하여 재무상황에 대한 대내외적인 불신을 시정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기업의 신인도 회복은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전자고스톱(외언내언)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셋만 모이면 화투장에 손댈만큼 병폐가 심각하다.짓고땡 섰다 월남뽕 나이롱뽕 민화투 육백 삼봉 등에서도 규정이 다양하고 바가지를 듬뿍 씌우는 고스톱이 단연 인기다.80년대 이후 우리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반영한 고스톱은 당시에는 ‘싹쓸이’했을때 ‘자신에게 유리한 패를 마음대로 가져올 수 있는 5공 고스톱’이 있었고 화투패중 난초 공산 비 매조의 열끗패를 모두 먹으면 보너스점수를 인정해주는 ‘6공 고스톱’이 있었다.모두가 정치상황에 빗댄 시리즈다.그러나 ‘풍’석장을 내보이면 상대방은 패를 던져 무너지는 시늉을 하고 기본점수에 해당하는 돈을 물어야하며 패를 돌린 사람은 부실공사의 책임을 지고 다른 사람에게 기본점수만큼 벌금을 무는 ‘삼풍고스톱’,그리고 요즘은 선거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을 풍자하는 고스톱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3점을 낸뒤 앞뒤 재지않고 ‘못먹어도 고’를 하거나 옆사람의 패를 가져다 셈을 하는 방식,또는 ‘실전’에는 들어가지 않고 ‘광’만 팔거나 고스톱에 지고도 돈을 내지않고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서 자리를 뜨는 사람 등을 빗댄 새로운 스타일이다. 전에는 직장인들이 퇴근후 목욕탕이나 여관에 몰려가서 ‘고스톱’을 즐겼으나 이제는 사무실에 앉아서 버젓이 놀음판을 벌인다.3∼4명씩 미리 조를 짜서 일정액을 거둬놓고 회사내 근거리통신망(LAN)을 이용해서 LAN에 접속하는 전자 고스톱이 그것이다.만약 게임도중 상사가 다가와도 ‘키’하나만 누르면 배경화면이 서류양식이나 설계도면으로 간단히 바뀌기때문에 언제라도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일수가 있다.물론 ‘재미삼아’ ‘심심해서’ ‘친목’으로 즐긴다고는 하지만 여론조사전문 ‘뉴스컴‘에 의하면 이들의 도박습관은 10명중 7명은 심각하고 4명중 1명은 적금을 해지한 예가 있다고 나타난다. 더구나 도박에서의 방법과 규정은 특정인물이나 사회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켜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있다.망국적인 고스톱열풍에 시간과 돈과 정열을 낭비하기전에 자신의 일을 책임질줄 아는 건강한 직장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문득 명심해볼 때다.
  • 한총련은 북 노동당 세력(사설)

    운동권 출신 여성 2명이 일본 어학연수중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북한 노동당에 입당하고 재학중인 후배들을 다시 포섭해 역시 노동당에 입당시킨 부산 동아대 자주대오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이로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연)은 북한의 지시를 직접 받아 적화투쟁을 해온 명백한 이적단체라는 사실이 또 한번 확인됐다.그동안 학원가 이적성 시비는 공안당국과 학생들간의 해묵은 공방정도로 생각해왔으나 북한은 어느새 학생들 사이에 깊숙히 파고들어 한총련을 노동당의 전위부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더구나 저들의 공작금으로 총학생회장에 당선되고 상부조직인 한총련의 핵심간부로 선출됐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배윤주와 지은주는 대학재학때부터 이적단체 조직원으로 주체사상을 신봉하면서 각종 집회와 시위에 적극 가담했다고 한다.졸업 후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간 뒤에도 친북성향을 감추지 못하고 이념적인 문제를 스스로 노출함으로써 북한 공작원의 포섭을 유인했다는 것이다.대학시절의 편향된 사고와 활동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 실례라 하겠다. 북한의 지령과 공작금을 받아 귀국한 뒤 재학중인 후배들 포섭활동에 나선 이들에게 후배들도 쉽게 넘어갔다고 한다.이번에 적발된 학생들은 또 일본으로 함께 건너가 조총련이 주최하는 북한 노동당 입당식에서 김일성 사진에 절까지 하고 충성맹세를 했다니 더욱 한심한 노릇이다.지금이 어느 때라고 낡아빠진 주체사상의 함정에 빠져 무너져 내리는 ‘김일성 왕조’의 신하가 된단 말인가. 이들의 행태로 봐 학원가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붉은 마수에 걸려들었을 것으로 보여진다.당국은 불온세력들을 모두 가려내 엄단함으로써 선량한 대다수의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더이상 저들의 포섭에 넘어가지 않고 건전하게 학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둘러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 룰 어긴 정치인 준엄한 심판을/어수영 이화여대 교수(시론)

    우리나라 사람들중 2∼3년전에 있었던 정당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정치적 관심이 있는 사람들조차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 수도 없이 생성되었다가 없어지곤 한다. 전두환정권 7년동안 새로 결성되었거나 사라진 정당수는 무려 24개이고,노태우정부 5년동안은 22개이며,문민정부 4년반동안은 18개나 된다.해방 이후 우리 사회에 등장한 정당수는 무려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까? 이러한 현상의 근본원인은 우리나라 정당이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 공당이라기보다 개인 보스중심의 (사당)이기 때문이다.특정 보스휘하에 모여있는 추종인물들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이합집산이 가능하다. 과거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모았던 정당들은 당권경쟁에 패하면 자기 휘하 추종자들을 데리고 딴살림을 차린 예가 우리 정당사에 수도 없이 많다.4·19 이후 정권을 잡은 민주당이 당권과 정권경쟁으로 민주당과 신민당으로 갈라섰으며,1965년 한일협상 무효화 투쟁과정에서 당권경쟁으로 야당인 민중당은 출범 9개월만에 또 분열되어 신한당을 낳게 되었다.전두환정권 말기 민주화투쟁세력은 또 다시 분열해 김대중의 평민당과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보스 중심의 사당만 난무 이러한 분파현상은 과거에는 야당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 들어와서는 집권여당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집권여당인 민자당에서 김종필씨는 자기 추종세력을 이끌고 자민련이라는 딴 살림을 차렸으며,더욱 최근에는 이인제씨가 여당사상 최초의 자유경선에 불복하고 자기 추종자를 이끌고 또 딴살림을 차리려는 사태가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정당정치의 후진성이며,우리 정치인의 병폐이다.정당정치가 발달된 선진국 영국이나 미국에서 정당의 이름이 과거 수십년동안 바뀐 적이 없으며,하나의 정당아래 여러 정파가 자유경쟁을 하여 정권을 재창출하고 있다.당권경쟁에서 졌다고 딴 살림을 차린 예를 볼 수 없으며,대통령후보지명에 패했다고 뛰쳐나가 딴 살림을 차린 예를 찾아볼 수가 없다.당권경쟁 후보경쟁에서 패배했으면 차기를 기약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여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너무 관대한 국민과 언론 정당정치가 발달한 사회에서 분당이나 탈당 이합집산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국민들이 무섭기 때문이다.후보경쟁에서 패배한 정치인이 딴 살림을 차리는 경우는 그 정치인은 정치를 할 생각을 그만 두어야 한다.국민들이 준엄하게 심판하여 정치에서 물러나게 하기 때문에 당의 규칙을 지키고,정치인들끼리의 약속을 지키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다르다.국민과 언론이 너무나 관대하다.제도와 관행,약속을 안지켜도 우리 국민이 표로 심판하지 않는다.정치는 항상 그래온 것인양 약속을 안지켜도,법을 어겨도,관행을 파괴해도 표로 심판하지 않는다.전파매체도 이런면에서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당위적이고,정론적인 측면에서 이합집산을 다루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보도한다는 측면에서 어쩌면 더 부추겨서 흥미유발적인 기사로 대중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있는 지도 모른다. ○이제는 표로써 보여줄 때 우리 정당의 이합집산이 이처럼 자유스러운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사회가 보수편향적인 이데올로기로 정당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다.어느 정당이든 반공이데올로기,민주화,경제발전지상주의와 같은 비슷한 정책과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누구와 합쳐도 이념과 정책적인 측면에서 크게 갈등과 모순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곳,당권이 있는 곳을 향하여 헤어졌다,합쳤다 자유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이합집산,딴 살림차리는 현상,정치가끼리 한 약속을 파기하는 행동은 결국 국민이 표로 막을수 밖에 없으며,언론의 큰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 한국 상품,한국 문화/임영숙 논설위원(서울논단)

    지금부터 500년전 포르투갈의 항해사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찾아 리스본 항구를 떠났다.1년후 그는 인도에 도착했고 그의 인도 항로 발견은 서양국가들의 동양 식민지 개척으로 이어진다.천동설에 묶인 세계관에 변화를 가져오고 문명의 중심이동까지 초래한다. 포르투갈은 해양개척 500주년 기념행사를 몇년전부터 대대적으로 마련해 오고 있다.‘대양’이라는 주제로 내년 리스본에서 열릴 ‘엑스포 98’은 그 대표적 행사.지난 94년엔 리스본이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되기도 했다. ○포르투갈에서 배울 것 지난 93년부터 한국과 유럽연합(EU)회원국에서 번갈아 열려 온 한­EU 언론인 세미나가 이달 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렸다.포르투갈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500년전 세계사를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가난한 나라로 뒤처진 포르투갈은 EU 가입 이후 경제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그 도약에 날개를 달기 위한 노력이 ‘엑스포 98’이고 그 엑스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언론인 세미나를 유치한 듯했다. 그러나 바스코 다 가마의 후예가 보여준 동양 인식은 착잡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세미나 주제 발표자의 한 사람으로 나선 포르투갈 지식인이 동양문화의 핵심을 일본 문화로 보았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는 “메이지유신 이전 일본이 아시아에서 문자해독률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서양문명을 받아들일수 있었다”는 식으로까지 강변했다. 서양인의 동양 이해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그들이 아는 동양은 중국,일본,그리고 인도 정도에 그친다.또 포르투갈과 일본은 사실 특별한 관계다.1543년 포르투갈인이 일본에 처음 상륙함으로써 오늘의 일본 역사가 시작됐다고 할 수도 있다.당시 일본은 서양과의 접촉을 거부하던 중국·한국과 달리 포르투갈 상인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포르투갈이 그때 일본에 전해준 총포는 나중 일본의 아시아 지배의 지렛대가 된다.그리고 일본은 세계적 경제대국이 됐다.포르투갈인들이 일본에 친밀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먼저 출발한 자는 남이 뛰어넘기 힘든 이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침이마르도록 일본을 찬양하는 포르투갈 지식인을 바라보는것은 곤혹스러웠다.그 곤혹스러움은 우리가 준비해 간 영문판 한국사 책 20권이 순식간에 동이 났을때도 마찬가지로 다가왔다.이 세미나에 참가한 EU 언론인 10여명은 대부분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고 소속 신문사나 방송국의 아시아 담당 데스크들이다.그럼에도 그들의 책상에 한국사 책 한권 비치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괴로웠다. ○한국에 대한 무지에 충격 한국에 대한 이같은 무관심과 무지가 그들만의 탓일까.아니 우리 자신이 책임져야할 부분도 많다고 본다.그동안 우리가 세계에 한국을 알리기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반성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국내 최대 규모 서점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도서 코너는 1평 남짓밖에 안된다.비치된 책도 빈약하다.같은 서점의 외국도서 코너가 300평에 이르고 비치도서가 다양한 것에 비하면 너무 대조적이다.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30여만명에 이르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1년에 2백만명 정도인데도 한국에서 한국을 알리는 노력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세계 12위국가에 든다.국내에서 잘 실감되지 않는 이 사실은 외국에 나가 보면 알 수 있다.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KOTRA)의 해외주재원이 “외국인들이 ‘한국’은 몰라도 ‘삼성’‘현대’‘대우’등 한국 기업이름은 안다”고 말할 정도다.특히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이 ‘대우 자동차 왕국’으로 나타나고 있는 동구권에서는 우리 기업인들의 진취성과 노고에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징기스칸 이래 처음으로 동양인이 서양인을 부린다”는 자부심의 표현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문화를 팔아야 그럼에도 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 상품은 세계 100대 브랜드에 끼지 못하는 상황이다.우리가 가야 할 길이 그만큼 멀다는 이야기다.그 길에 우리는 한국문화의 인프라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국제사회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문화투자는 필수적인 것이다.한 재벌 그룹 총수는 “문화적 특성이 강한 나라의 기업은 든든한 부모를 가진것과 같다.기업활동이 세계화되면 될수록오히려 문화적 차이와 색깔은 점점 더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지금까지 우리가 상품을 파는데만 주력해왔다면 이제는 우리 문화를 팔아야 할 때다.
  • 최형우 고문 병상정치 할까

    ◎정계인사 잇단 방문… 정신건강 회복 확인 신한국당 민주계의 좌장 최형우 고문이 과연 이번 대선정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그는 뇌졸중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장기요양중이다. 최근 최고문을 만난 국민회의 박상규 부총재가 간접적 해답을 제시했다.그는 12일 기자들에게 최소한 최고문의 정신건강은 100% 회복됐다는 감을 전했다.아직 거동과 언어기능에는 불편함이 남아 있다는 전제하에서였다. 박부총재는 최고문과 동국대 동문으로 안기부 과장 재직때부터 막역한 사이.그는 10일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친서를 최고문에게 전달했다. 이때 박부총재는 최고문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병상에서 ‘게임(화투 놀이)’를 제의했다고 한다.게임중 일부러 트릭을 쓰자 최고문이 단번에 알아차리고 저지할 정도로 멀쩡한 상태였다는 전언이었다.특히 낮은 액면가로 베팅을 해 게임을 이긴뒤 환한 웃음을 짓는 등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가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인제 지사와 국민회의측 인사들의 줄이은 문병 자체가 최고문의 ‘병상 원격정치’를 부추기고 있다.때문에 DJ의 최고문 쾌유 기원친서도 다자구도 속의 이번 대선에서 예견되는 합종연횡과 정계재편에 대한 고리 걸어두기로 풀이된다.
  • 해외예절(외언내언)

    며칠전 북경을 여행하고 돌아온 한 친지가 전하는 얘기다.명소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중국인에게 밀려 외국인의 중국 관광이 불과 몇해 전보다 엄청나게 고달파졌다는 것이다.생활형편이 나아지며 국내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이 급격히 늘어 명승지를 둘러보려면 지루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라는 것이다.또 시끄러운 대화,아무데서나 벌이는 화투판,더위에 웃통을 벗어젖힌 남자들로 북새통이어서 정신이 없더라고 했다. 그런 소란스런 중국을 방문했던 우리 인천시의 한 구의원 일부가 점잖지 못한 행동거지를 보였다해서 구설수에 올랐다.자매결연 도시 하남성의 허창을 방문한 구의원중 몇몇이 관광버스에서 양말 벗은 발을 뻗어 좌석위에 걸쳐놓고,창밖으로 계속 가래침을 뱉었는가 하면 공식행사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했고 행사도중 크게 기지개를 켜는 등의 추태를 부렸다는 것이 안내를 맡았던 현지교민의 “한국인으로서 매우 부끄러웠다”는 ‘고발’이었다. 공식 방문길의 결례여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하지만 해외에서 이런 세련되지 못한 행동거지를 보이는 것이 비단 이들뿐인가.뉴욕·로스앤젤레스를 비롯,세계 곳곳 공항의 한국항공사 카운터 부근은 대개 시장판처럼 소란하고 무질서한 모습이다.큰 소리로 떠들고 아무데나 주저앉지를 않나,화투판까지 벌어지기도 한다.밤새 피우는 소란과 거친 행동들에 놀란 유럽의 유스호스텔들은 ‘코리안 사절’을 내걸었고 호주·뉴질랜드의 일부 골프장은 큰 고객이지만 시끄럽고 내기 골프에 열 올리는 한국인을 아예 출입금지시켰다. 시끄럽고 서양 기준의 세련된 에티켓과 거리가 먼 점에서는 한국·중국이 확실히 형제 나라인 것 같다.한때 일본인들도 해외에 나가면 국내에서의 예절과 긴장을 훌훌 털어버리고 함부로 행동하는 촌극을 많이 남겼지만 이젠 국제 위상에 걸맞게 점잖아졌다.우리 여행객들은 언제나 촌티를 벗고 세련된 면모를 보일는지….
  • “병역면제 불똥” 정치적 긴장

    ◎대상많은 여 “병역정국 살아날라” 촉각/야,“오익제 파동 돌파구” 공세 고삐죄기/일부선 “보충역인데 면제로 분류” 해명 국회의원 4명 가운데 한명꼴로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정치권은 ‘병역정국’의 증폭에 긴장하고 있다.특히 신한국당은 KAL기 추락 등으로 소강국면에 들어간 이회창 대표의 두 아들 병역파동의 불씨가 되살아 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야당은 ‘오익제 월북파동’으로 전환되는 병역정국을 붙잡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다잡는 분위기다. 신한국당은 공식반응을 자제하는 무대응의 자세를 보였다.이사철 대변인은 “여야 의원들과 의원 자제들의 병역문제에 특별한 논평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병역파동이 정치권으로 확산되어도 유리할 것이 별로 없으며 의원 개인이 아닌 정치권 집합체의 도덕성 시비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다만 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숫자가 많은 것은 원내 의석을 감안할 때 특이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병역 정국을 되살려 ‘오익제 월북파동’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듯 대여공세를 다시 폈다.정동영 대변인은 “신한국당 이대표 주변에는 병역면제를 받은 다수의 민정계 인사가 포진해 있고 민주계 측근들조차 병역면제자가 많다”며 “신한국당은 병역면제자의 집합소”라고 몰아세웠다.이해찬 의원 등은 민주화투쟁으로 수형생활을 하느라 군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꺼리낄게 없다는 입장이다. 자민련은 안택수 대변인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병역문제를 다루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밝혔다.안대변인은 그러나 자신이 병역면제자로 오른데 대해 “심한 평발로 보충역에 편입돼 예비군 복무대상자로 한국일보 예비군 중대에서 7년동안 예비군 복무를 끝냈다”며 병역의무를 성실히 마쳤음을 분명히 했다.
  • 미주에서의 정치이야기(이동화 칼럼)

    “세대교체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 새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워싱턴 DC의 관광안내업 K씨) “전직대통령들의 축재,현직대통령 아들의 구속 등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이 추락한데 대해 대부분의 교민들은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오랜 부패관행을 차단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법과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뉴욕의 청과상경영 M씨) “이조때 당파싸움처럼 서로 물고뜯는 정치판의 낡은 풍토를 뜯어고치고 통일에 대비하려면 포용과 화합의 인물이 필요합니다”(볼티모어의 의사 K씨) “오랜 민주화투쟁 경력과 아울러 경제적 식견과 통일비전을 두루 갖춘 그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지요”(토론토 중소상인 P씨) “대통령이 되려면 역시 경륜과 국정운영경험이 필요합니다.이에 걸맞은 인물이 있지만 한국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뉴욕의 S지사장) “21세기에 들어가면 남북화해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그때까지는 식량원조에서부터 안보역량강화에 이르기까지 남북문제·북한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겠지요”(워싱턴 DC의 S목사) ○교민들의 정치열기 고조 지난 1주일여동안 미국과 캐나다의 일부지역을 순방하면서 제한된 인원이었지만 일부교민들로부터 들어본 대통령후보 지지발언의 일부다.만나본 대부분의 교민들은 필자를 만나자마자 대통령선거 예상,특히 신한국당의 경선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누가 후보가 될 것인가를 묻기에 바빴다. 대답에 자신이 없어 우물쭈물하거나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그들은 거의 예외없이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거명하면서 모두에 정리한 것처럼 지지이유를 설명하느라 열을 올렸다.각자의 견해도 다양했지만 국내정치에 대한 식견과 지식이 의외로 높아 서울에서 온 필자를 당혹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서 온 열치기 전문가 ‘한국사람들은 국내에서나 외국에서나 왜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가’하고 속으로 혀를 차면서 “어떻게 이렇게 국내사정에 통달해있느냐”고 물었다가 또다시 ‘촌사람’이 되고말았다.일부 국내신문의 주요지면이 위성송신되어 국내와 같은 시간에 현지인쇄·판매되는 이외에 인터넷을 통한 기사와 정보입수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뉴스넷’을 비롯해 서울 일부신문의 전자신문이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입수돼 심지어 그날의 정치 가십까지도 두루 꿰뚫고 있는 상황이었다.이같은 정보의 1일생활권에서 서울을 떠날때의 정보밖에 갖고 있지 않은 필자는 ‘얼치기 전문가’가 되기 십상이었다.이를 깨닫고부터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주력했다.그리고 이 사람이 왜 특정인을 거명하거나 지지하는가를 탐색도 해보았다. ○경제와 남북관계 비전을 그랬더니 그중에는 지연·학연등에 얽매인 부분이 있다는 것도 파악할수 있었다.그러나 이모씨를 지지하면서도 “나이가 젊으냐보다 구태정치에서 얼마나 자유스러우냐가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거나 김모씨를 지지하면서 “한의 정치를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하는 것 등에서 어느정도의 순수성을 읽을수 있었다.또 ‘아무개후보지지모임’ ‘○○○후원회’ 등이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는데 대해 “투표권도 없는 사람들이 놀고 있다”며 빈축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서도 교민일반의 정서를 느낄수 있었다. 이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조국이 잘되는 것이다.조국이 잘 되어야 사기가 올라가고 백인중심사회에서 대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그런 관점에서 특히 경제와 남북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모습들이었다. 서울에 돌아오니 ‘돈선거’ ‘세정치’ 등의 낱말이 무성하니 이는 이들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것들이라 한숨이 나왔다.적어도 대통령후보가 되려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무엇보다도 비전과 정책을 갖고 당당히 나서야 할 것이다.〈주필〉
  • 서 간사장 사퇴파문과 행보/신한국­경선쟁점

    ◎정발협 사분오열/각서조작 시비로 감정대립 극한상황/개인차원 후보지지가 최선카드일듯 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이수성후보 지지문제로 사실상 분열위기에 직면해 있다.서청원 간사장이 7일 “당분간 쉬고싶다”며 정발협을 떠났는가 하면,이인제 후보 지지파들은 지난 6일 정발협 핵심인사 12명의 ‘이수성지지 서명’각서에 대해 조작시비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서로 갈데까지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기류로 볼때 당장 두 지지모임 사이에 패여있는 갈등의 골이 메워질 것 같지는 않다.오히려 감정대립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핵심지도부간의 대립에다 최형우 고문(아호 온산) 지지모임이 최고문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독일로 갔던 노승우 의원 송천영 위원장이 이날 하오 귀국한 것을 계기로 회동을 가졌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이해가 엇갈려 서로 목청만 높이다 흩어졌다. 사실 정발협 지도부건,온산계건 행동통일은 과거 민주화투쟁 시절을 반추한 희망사항일뿐,물건넌지 오래다.최고문을 만나고 귀국한 황학수의원은 ‘온산에게 국내정치 얘기를 꺼내기가 사실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해 후보지지 논의가 기본적으로 불가능함을 시사했다.최고문의 부인 원영일 여사도 “지구당위원장들이 알아서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해 지도부와 마찬가지로 개별약진이 예고된다. 그렇다고 이를 하나로 묶을 유일한 카드인 김심도 온전한 처지가 아니다.이수성,이인제 지지파간의 세력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는 상태여서 개입 여지가 크게 줄어든데다,갈수록 후보간 경쟁이 치열해 그 공간이 줄어들수 밖에 없는 처지다.서청원 간사장의 4일 독대사실이 당내 엄청난 파장을 몰고오듯이 당의 분란만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독자세력으로 남아 경선질주를 다짐하고 있는 김덕룡 의원 지지파와 최고문이 쓰러지면서 남긴 공간을 확보하려는 정발협 지도부간의 정치적 이해 상충도 통합의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한 의원은 “민주계 적자라고 자부하는 김후보가 자존심 때문이라도 다른 후보를 밀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할 정도다. 이제 정발협의 남은 선택은서로 상처를 입히지 않고서 개인차원의 후보지지가 최선의 카드로 보인다.그래야만 정발협의 최종목표인 ‘반이회창 후보’ 진영의 결선후보에게 힘을 몰아 당선시킴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계속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발협 한 회원은 “이제 당내에 더이상 민주계는 없다”고 흥분한다.‘문서조작’ 시비에서 보듯 이미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 어떤 형태의 통합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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