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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탈퇴 불매 확산’…쿠팡 “유가족 평생 지원·김동식 장학기금 만들겠다”

    #쿠팡 탈퇴 불매 확산’…쿠팡 “유가족 평생 지원·김동식 장학기금 만들겠다”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덕평물류센터 화재 진화 작업이 20일 나흘째 계속된 가운데 ‘쿠팡 불매·탈퇴’를 외치는 소비자가 속출하고 있다. 쿠팡의 안이한 사고 대처와 쿠팡 파트너(배달원)의 과로사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것이다. 쿠팡은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김범석 창업주가 순직한 김동식(52) 구조대장 빈소를 찾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쿠팡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과 함께 대책 마련을 통해 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도 내놨다.쿠팡은 화재 발생 4일 만인 이날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김 구조대장 유가족이 평생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강 대표 명의로 냈다.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를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화재로 일터를 잃은 덕평물류센터 직원에게는 급여를 보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쿠팡의 이런 노력에도 소비자의 분노가 진화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위터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쿠팡을 탈퇴했다는 내용의 인증 글이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혁신을 빙자해 노동자 목숨을 착취하는 기업의 이윤에 십 원 한 장 보태 주고 싶지 않다”, “쿠팡에서 쇼핑하는 게 인생의 낙이었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일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고, 멤버십 탈퇴 방법과 대안 업체를 정리한 사진도 나왔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쿠팡탈퇴’가 올라오는 등 관련 글만 17만여건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쿠팡의 첫 사과가 화재 발생 32시간이 지난 18일 오후에 나왔다는 점을 비판했다. 강 대표가 “피해를 입은 많은 분께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공식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쿠팡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진 김 창업주는 지난 19일 김 구조대장을 조문해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으나 여론을 돌리진 못했다. 김 창업주는 국내 법인을 100% 지배하는 미국 상장사 쿠팡Inc의 최고경영자 겸 의장으로 의결권 76%를 장악하고 있지만 앞서 일어난 9건의 노동자 사망 사고에 직접 사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김 창업주는 공교롭게도 화재 발생 5시간 뒤 국내 법인 의장과 등기이사 자리에서 사임한다고 밝히면서 ‘책임 회피’ 논란을 더욱 키웠다. 쿠팡 측은 “화재와 전혀 무관하게 지난달 말 확정된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가 돌연 사임한 것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사업주가 안전 확보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에게 형사처벌까지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김 창업주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강 대표는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에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화재가 난 이번 물류센터는 4000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피해 조사에서 건물, 재고자산 등이 모두 불에 손실된 것으로 확인되면 쿠팡은 손해액의 10%를 제외한 3600억원가량을 보험금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우리 사회 지켜낸 영웅”...송영길, 순직 소방대장 빈소 조문

    “우리 사회 지켜낸 영웅”...송영길, 순직 소방대장 빈소 조문

    여야 대표가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상에서 순직한 고(故) 김동식(52) 119구조대 구조대장의 넋을 기렸다. 19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 비서실장 김영호 의원과 경기 하남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조문 후 송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켜낸 영웅,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김 대장이 남겨준 숙제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송 대표는 “죄송하다는, 더 안전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눈물 앞에서 자꾸만 미끄러졌다”며 “홀로 사투를 벌였을 고인을 생각하면 목 안이 뜨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형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건축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화재에 매우 취약한 우레탄폼과 샌드위치 패널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화재 안전대책 법안이 아직도 국회 행안위에서 심사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장처럼 앞서간 이들의 죽음에서 배워야 한다. 정치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이토록 죄스러운 일이 반복되는 걸 막아야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장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 대표는 “스프링클러 등 초기 진화설비가 기준에 맞게 동작했는지 등이 밝혀지면, 가연성 포장재가 많고 진화를 위한 소방 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물류창고 등에 대해 새로운 화재 설비 기준이 필요한지를 고민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20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빈소를 찾을 계획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개 숙인 쿠팡, 여야 정치권 애도 물결…“대책 마련 최선”(종합)

    고개 숙인 쿠팡, 여야 정치권 애도 물결…“대책 마련 최선”(종합)

    쿠팡 “유가족에 모든 노력·지원 다할 것”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구조 작업 중 끝내 순직한 고(故) 김동식(52) 119구조대 구조대장의 비보에 쿠팡 임직원, 여야 정치권의 애도가 이어졌다. 쿠팡은 19일 임직원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고 김동식 구조대장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쿠팡은 “회사는 순직하신 소방관과 슬픔에 잠긴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하겠다”며 “이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지난 18일 화재사고와 관련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 사과한다”며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사고를 수습하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여야 정치권 애도 물결…“대책 마련 최선”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화재현장에서 순직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인에게 예를 표했다. 김 대변인은 “6월 국회에서 (화재 안전대책의 현실화를 위한)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서 더 이상 후진국형 화재 사고로 인해 국민과 소방관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하여 순직하신 구조대장과 유가족에 대한 예우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소방관의 희생이 없도록 근본적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야권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유가족분들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꼭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했던 국민의 바람이 무너져 비통하고 슬프다”고 밝혔다. 황보 대변인은 “화재를 미연에 방지했다면 대장님이 목숨을 잃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철저한 원인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화마와 사투를 벌이며 동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 김 소방경의 사명감을 시민들은 가슴 깊이 기억할 것”이라며 “정의당은 김 소방경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소방관들의 노동환경을 두루 살피고 화재사건의 진상규명과 사후대책 마련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인명 수색을 위해 화마의 현장에 투신한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정부는 돌아가신 김 대장님에 대한 장례를 최대한의 예우로 모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함께 추모”…대권주자들도 순직 애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고 김동식 구조대장님의 숭고한 희생을 국민과 함께 추모한다”며 “국가 예산은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 국민 생명에 관한 예산을 대폭 늘려 안전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평소에도 위험한 상황에는 앞장서서 행동으로 솔선수범하셔서 후배들이 존경하고 따르던 분이라 슬픔과 안타까움이 더 크다”며 “평생 헌신하고 희생해 오신 고 김 대장님이 저세상에서는 평안하게 영면하기를 기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근본 원인을 비켜가는 해결책을 내놓으면 더 많은 문제가 일어날 뿐”이라며 “중대재해 ‘불처벌법’을 강력한 처벌법으로 고쳐야 한다”고 법개정을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안전보다 모두의 안전을 살피며 임무에 온 몸을 던져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분들의 희생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숙연해진다”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더 노력하겠다”고 추모했다.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평소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아 소방행정 유공상 등을 받았으며, 항상 솔선수범하고 모범적인 ‘진짜 대장’이라고 소개하던 동료들의 증언에 더욱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유가족분들과 동료 대원들께도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시민과 동료 구조대원들의 무사 탈출을 돕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불길과 싸우신 김 대장님의 뒷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 죄송하고 억장이 무너진다”며 “화재 전날에도 훈련에 매진하며 동료에게 미소를 보이셨다는 김 대장님이 남긴 삶의 향기를 기억하는 것은 세상에 남아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전했다.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49분쯤 물류센터 지하 2층 입구에서 50m 지점에 숨져 있는 김모 구조대장을 발견했다. 김 대장은 지난 17일 인명수색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고 고립, 실종된 지 47시간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소방경은 1994년 경기도 고양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27년 동안 하남과 양평, 용인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응급구조사2급 자격증, 육상무전통신사, 위험물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도 두루 보유해 남다른 학구열을 가진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한편 소방당국은 오는 21일 오전 9시30분 경기 광주시 시민체육공원에서 경기도청장으로 김 소방경에 대한 영결식을 엄수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문 대통령, 김동식 구조대장 순직에 “기다렸는데 마음 아파”

    문 대통령, 김동식 구조대장 순직에 “기다렸는데 마음 아파”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던 소방관의 순직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의 순직 소식을 듣고 “다른 소방대원들의 안전부터 먼저 챙기며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벌인 구조대장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기다렸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분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포함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39분쯤 화재 당시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김 구조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가 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 실종된 지 47시간 만이다. 김 구조대장은 당시 현장에 들어간 뒤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철수하라는 무전을 받고 맨 뒤에서 동료들의 탈출부터 도왔다. 다른 대원들은 오전 11시 45분쯤 모두 탈출에 성공했으나 김 구조대장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끝내 못돌아온 김동식 구조대장, 입구 50m 거리에 있었다(종합)

    끝내 못돌아온 김동식 구조대장, 입구 50m 거리에 있었다(종합)

    화재현장서 실종 소방관 유해 발견인명 수색 위해 건물 진입했다가 고립48시간만에 끝내 시신으로… 쿠팡 화재현장서 실종된 소방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가 간절히 바랐던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은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지난 17일 불이 났을 때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실종 후 48시간 동안이나 어둠 속에 갇혀 있다 이날 낮 12시 10분쯤 주검이 되어 동료들 품으로 돌아왔다. 김 대장은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난 17일, 큰 불길이 잡히면서 화마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뒤인 오전 11시 20분쯤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 당시 김 대장 등이 지하 2층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에 쌓인 가연물을 비롯한 각종 적재물이 무너져 내리며 불길이 세졌다. 이에 오전 11시 40분쯤 김 대장과 동료들은 지하 2층에 진입할 때와 반대 순서로 탈출을 시도했고, 선두로 진입했던 김 대장은 탈출 대열의 마지막에 있었다. 급박한 상황 속 대원들은 구사일생으로 불길을 뚫고 건물 밖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뒤를 지켰던 김 대장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김 대장의 동료들은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야 김 대장이 못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김 대장은 화재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20분가량 버틸 수 있는 산소통을 메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즉시 구조작업에 돌입했다. 유독가스와 열기로 가득 차 깜깜해진 실내에서 김 대장의 위치를 수색했다. 그러나 불이 건물 전 층으로 확산하면서 김 대장 구조작업은 17일 오후 4시쯤 일시 중단됐다. 불길이 워낙 거센 데다 장시간 화재로 붕괴 위험까지 겹치면서 구조인력이 진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불길은 만 하루가 넘도록 잡히지 않았다. 내부에 인화성 물질이 워낙 많은 탓에 소화 용수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렇게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갔다.47시간만에 수색작업, 실종 소방관 유해 발견 19일 오전 10시 50분. 김 대장이 실종된 지 47시간이 지난후에야 수색작업이 재개됐다. 이어 한 시간 남짓 만에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김 대장의 유해가 발견됐다. 그의 마지막 위치는 실종됐던 건물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으로 5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경기 광주소방서 문흥식 예방대책팀장은 김 대장에 대해 “현장에 가면 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봤다”며 “항상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솔선수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진짜 대장”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 전날 소방서에서 만났을 때도 김 대장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길래 ‘오늘도 열심이시네요’라고 하고 서로 웃어 보였는데 결국 다시 보지 못하게 됐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 동료 소방관은 “김 대장이 구조대장으로서 선두에 서서 건물에 진입했다가 팀원들을 챙기기 위해 마지막으로 탈출하려다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무사히 가족과 동료 품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4년 4월 소방에 입문한 2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경기지역 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소방행정유공상, 경기도지사 표창장 수상 등 각종 상을 받으며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았고 응급구조사 2급, 육상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남다른 학구열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장은 아내와 20대 남매를 슬하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김 대장을 순직 처리하고 장례를 경기도청장으로 거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민주 “물류센터 화재 반복…근본적 예방대책 시급”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반복되는 물류센터 화재를 예방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물류센터의 화재사건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4년 경기 군포시, 2018년 경기 용인시, 2019년 전북 전주시, 2020년 경기 포천시, 군포시, 이천시, 용인시 물류센터 등 크고 작은 물류센터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쿠팡 물류센터의 화재 원인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번 화재도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있는 만큼 물류센터의 화재사고 예방을 위해 근본적 대책마련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 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천178.58㎡에 달하는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처음 불꽃이 이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 총리, 쿠팡화재 상황 점검 “실종 소방관 구조에 최선”

    김 총리, 쿠팡화재 상황 점검 “실종 소방관 구조에 최선”

    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현장 소방관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실종 소방관 구조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이상규 경기소방재난본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화재 진압 상황을 점검한 뒤 이같이 당부했다. 이어 김 총리는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상황을 언급하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대도시권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선도사업 후보지 중 하나인 서울 도봉구 쌍문역 서측 구역을 찾아 신속한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쌍문역 서측 지역은 도봉구 내에서 노후화됐으나 정비되지 못했던 곳으로, 도봉구의 제안과 국토교통부의 사업성 검토를 거쳐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김 총리는 “그동안 발표된 공급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최근 이 사업과 관련한 세제지원 방안이 발표된 것을 언급, “3080+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께는 규제 개선 등의 인센티브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쿠팡물류센터 노조, 이천 화재 책임규명·재발방지 촉구

    쿠팡물류센터 노조, 이천 화재 책임규명·재발방지 촉구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의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물류센터에는 수많은 전기장치가 설치된 데다 먼지까지 쌓여 화재 위험이 높은데도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이 없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이들은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꺼 둔 스프링클러 작동이 늦어지고,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정도 일찍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가 있었지만 쿠팡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한 탓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며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쿠팡이 ▲연 최소 2회 이상 물류센터 전 직원 화재대응 훈련 실시 ▲재난안전 대비 인원 증원 ▲ 전체 물류센터 안전 점검 등의 대책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화재 조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023년부터 건설업 적정임금제 도입

    2023년부터 건설업 적정임금제 도입

    -다단계 하도급에 따른 임금삭감 방지 -공공공사 우선 적용 후 민간공사 확대 2023년 1월부터 건설현장 근로자에게 적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게 하는 적정임금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일자리위원회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공사 적정임금제 도입방안’을 18일 발표했다. 적정임금제는 발주처가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건설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 건설업 특성상 원도급사→하도급사→현장 팀·반장 등으로 이어지면서 현장 근로자가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12월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을 통해 도입 방침을 밝혔었다.정부는 2023년 1월부터 건설공사 적정임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발주한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된다. 민간공사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 공사비 중 직접노무비를 지급받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적용한다.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문화재수리 공사의 근로자도 대상에 포함된다. 직접노무비 지급 대상은 아니어도 측량조사, 설치 조건부 물품구매 등 실제 현장 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에 대해서도 추후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적정임금은 건설기술연구원과 근로자공제회 등 근로자 임금과 관련된 제3의 전문기관들이 임금 직접지급제, 전자카드제 등을 통해 그간 수집된 건설 근로자 임금 정보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근로자 다수가 지급받는 임금 수준인 ‘최빈값’을 직종별로 도출하고 이를 적정임금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적정임금을 도입함에 따라 드는 추가 공사비를 반영하도록 종합심사낙찰제 동점자처리기준 등을 개선한다. 건설사들이 적정임금을 제대로 지급했는지 확인하도록 전자카드시스템과 임금 직접지급제 시스템도 개선된다. 문자나 쪽지창 등을 통해 근로자가 적정임금 이상을 지급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피드백 시스템’도 도입된다. 적정임금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있다. 적정임금제 시행 전 사전준비 등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 국가철도공단이 15건 내외의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김근오 국토부 건설정책과장은 “적정임금제가 도입됨에 따라 다단계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건설 근로자 임금삭감의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며 “이 제도로 건설현장에 청년이 돌아오고 중장기적으로 건설산업 일자리 환경이 개선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공사 품질도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쿠팡물류센터 화재 ‘50분 산소통’ 고립 소방관 구조 일시중단…“하루 이상 걸릴 듯”(종합)

    쿠팡물류센터 화재 ‘50분 산소통’ 고립 소방관 구조 일시중단…“하루 이상 걸릴 듯”(종합)

    18시간째 화재 진화… “탈 것 다 타야할 듯”철골 약화 건물 붕괴 우려…소방관 생사 불투명소방관 50분짜리 공기호흡기 “기적 있어야”소방 “전기콘센트서 불꽃 튀어” CCTV 확인종이박스 등 인화성 물질 많아 진화 어려움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17일 새벽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며 오후 11시 현재 18시간이 넘도록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 인명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11시간째 불이 난 건물에 고립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아 건물 내부 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방당국은 수색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화재 확산세를 막는 데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종된 소방관은 50분짜리 공기 호흡기를 메고 있었지만 고립된지 많은 시간이 흘러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 박스와 비닐, 스티커류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소방관의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창고서 연기 나” 새벽 5시 36분지하 2층 근무 직원이 첫 화재 신고 이날 화재는 오전 5시 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 7178.58㎡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지하 2층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이는 장면이 창고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최초 신고자인 지하 2층 근무자는 10여 분 뒤인 오전 5시 36분쯤 창고 밖으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보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 분만에 관할 소방서와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 장비 60여대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분 만인 오전 8시 19분쯤 큰 불길이 잡히면서 다소 기세가 누그러졌고, 이에 따라 당국은 잔불 정리작업을 하면서 앞서 발령한 경보령을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초기 진화 작업 후 오전 11시 50분쯤 내부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은 뒤 건물 내부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들도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야외로 대피했다.실종 구조대장, 인명 구조 위해 동료들과지하 2층 진입했다가 홀로 못 빠져나와 이 과정에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 김모 소방경(52)이 다른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홀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소방경 주변에 있던 선반 위에 놓인 가연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며 화염과 연기가 발생해 오전 11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 고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께 진입한 나머지 3명은 대피했으며 1명은 탈진된 상태로 빠져나와 병원에 이송됐다. 김 대장은 50분 정도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기 호흡기를 메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의 동료들은 뿌연 연기에 휩싸인 건물을 지켜보며 김 대장의 생사를 걱정했다. 문흥식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장은 “화재 현장에서 늘 앞장섰던 소방관”이라면서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4년 소방관이 돼 27년째 근무하고 있다. 20대 아들과 딸 남매를 두고 있다.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여러 우수상을 받을 만큼 내부적으로 신망이 두터웠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2층의 경우 진화 과정에서 쏘아댄 물이 건물 내부에 가득 고여 있는 데다, 내부가 칠흑처럼 어두워 소방대원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점 추정지는 진입구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건물 붕괴가 우려돼 소방대원들이 적극적으로 내부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진화 대신 불길이 자연적으로 가라앉기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창고 안에 있는 탈 것들이 모두 없어져야 불길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불에 타기 쉬운 물건 많아 완전히 끄는데 하루 이상 걸릴 듯” 당국은 오후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를 다시 발령한 뒤 장비 140여 대와 인력 45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과 김 대장에 대한 구조작업을 이어갔지만, 화재 발생 18시간이 지난 현재도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천시는 주민들에게 화재로 발생하고 있는 연기에 대비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소방당국은 연소가 더 진행될 경우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수포를 이용한 무인 원거리 진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불이 인근 물류창고로 번질 것을 대비해 창고간 인접지점에 펌프차 등을 여러 대 배치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이 거세 건물 내부 진입이 어려운데다 건물 안에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이 많아서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는 하루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처음 불이 났을 당시 이곳에서는 직원 248명이 근무 중이었고 모두 대피해 직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신고자가 연기를 보고 재빨리 신고했고 교대근무 시간과 맞물려 대피가 신속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은 진화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해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이재명, 경남 일정 취소 후 경기도 복귀 경남을 방문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는 18일 예정됐던 고성군과의 교류 협약식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수습과 지휘를 위해 이날 밤 경기도로 복귀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반제품을 취급하는 센터다. 쿠팡의 물류센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배송 지연 등 물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쿠팡 관계자는 “불이 난 센터를 당장 운영할 수는 없는 만큼 고객 상품 배송에 어느 정도 차질이 예상되지만, 다른 센터에서 배송을 나눠맡아 배송 지연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부동산 실거래가 시스템에 직거래·중개인 소재지 공개

    이르면 연말부터 직거래 가격 확인소비자, 정상 거래가와 비교해 판단원정투기 ‘떴다방’ 정황도 드러날 듯 이르면 연말부터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직거래 여부와 부동산중개업자의 사업장 소재지가 공개된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15일 데이터 특별위원회를 열고 공공정보 공개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실거래가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는 거래 가격의 합리성이 의심되는 낮은 가격에 거래된 물건을 구분하지 않고 정상 실거래가와 동일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상 거래 자료를 공개해 시장 참여자들이 실거래가 정보를 더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친족 간 거래나 특수 이해관계인 간 직거래는 비정상적인 거래 가격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지만, 구분되지 않고 공개돼 소비자들이 시장가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직거래 여부가 추가로 공개되면 소비자들은 비정상적 거래가와 정상 거래가를 비교 판단해 부동산 구매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부동산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소재지를 시군구 단위로 공개해 특이 거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투기꾼들이 특정 지역을 골라 단기간에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가격을 올린 뒤 되팔고 나오는 원정투기 ‘떴다방’ 정황도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4차위 데이터 특위에서는 문화재 디지털 대전환 계획도 논의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축적·통합·관리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웹툰이나 게임 등 문화산업 원천 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어린이, 청소년, 이주 외국인 등 다양한 방문자의 눈높이에 맞춤형으로 문화재를 설명하는 문화재 안내 인공지능(AI) ‘닥터 헤리’(가칭)도 개발한다. 공공에서 민간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활용할 때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를 지원하는 ‘공공분야 민간 데이터 구매 촉진 대책’도 논의됐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호수 위 ‘레고 천국’… 춘천, 年200만명 찾는 환상의 관광 메카로

    호수 위 ‘레고 천국’… 춘천, 年200만명 찾는 환상의 관광 메카로

    수도권 배후 최고 관광지로 강원 춘천이 부상할 전망이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이달 말 준공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 어린이들까지 춘천으로 몰려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연간 최소 200만명 이상 찾는 명소가 될 전망이라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게다가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에 이어 제2경춘국도가 곧 뚫리고 서울~춘천~속초를 잇는 고속철길이 개통된다. 의암호 일대에 들어설 삼악산 케이블카와 마리나 시설도 관광지 춘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전망이다. 영국 멀린사가 강원도에 직접 투자를 제시한 지 꼭 12년 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테마파크사업이 일단락됐다. 그랜드 오픈까지 1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안전점검, 시운전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3~5월) 문 열 예정이다. 전 세계 10번째, 동아시아권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호수 위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세계 처음이다.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은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강원도 소유의 춘천 의암호 내 하중도 땅을 50년 무상 임대로 제공하고 멀린사가 사업비를 투자하는 조건에 강원도민들의 반발이 컸다. 어려움을 겪는 제2의 알펜시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선사유적지가 발견되면서 또 발목이 잡혔다. 유적지 발굴조사에만 5년이 걸렸다. 당초 계획에 없던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건립도 새로 넣었다. 14일 완공을 앞둔 의암호 하중도의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찾아 둘러봤다. “어린이들이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펴고 즐길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춘천 시민들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준공을 반긴다. 조용한 ‘호수의 고장’ 춘천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어린이들의 조잘거림으로 가득할 날도 머지않았기 때이다.●남은 1년간 전문가 안전점검·시운전 등 거쳐 사방이 푸른 산으로 둘러싸이고 맑은 의암호 속에 떠 있는 아름다운 섬 하중도에서 즐기는 테마파크 체험이 어린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주요 고객층이 2~12세인 레고랜드의 마케팅 특성을 살리면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춘천이 가진 애니메이션, 인형극, 마임, 연극 등 문화예술상품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어린이 도시’라는 특화된 도시 브랜드 이미지도 더 선명해질 것으로 시민들은 기대한다.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의암호에 고구마처럼 줄줄이 떠 있는 섬 가운데 하나인 하중도에 만들었다. 강원도 소유와 개인 소유가 절반씩 섞여 있는 섬이다. 개발 전에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유원지로 이용됐다. 사유지는 대부분 농토로 사용됐다. 교량이 없어 배를 이용하거나 인접한 소규모 섬을 이어 놓은 임시 교량을 통해서만 섬으로 오갈 수 있었다.12년 전 레고랜드가 추진되면서 섬은 춘천을 변화시키는 중심이 됐다. 내년 봄 개장하면 세계적인 테마파크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해마다 20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장 5년 뒤에는 250만명까지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 회계법인은 내다본다. 코로나19 이후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이 좋은 춘천이 더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로는 덴마크, 영국, 독일, 미국(3곳), 두바이, 말레이시아, 일본에 이어 춘천이 열 번째가 된다. 동아시아권에서는 2017년 일본 나고야에 처음 문을 연 뒤 두 번째다. 이어 중국 쓰촨, 선전, 상하이 등 3곳에 수년 내 문을 열 계획이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레고랜드 개장을 계기로 춘천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계사업을 추진한다.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서는 하중도에 별도의 테마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섬에서 발견된 대규모 선사유적지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유적 공원과 유물전시박물관이 들어선다. 또 강원국제전시컨벤션 센터가 만들어지고 고급형 호텔과 대단위 휴양리조트가 건립된다. 섬은 의암호수변을 중심으로 호수, 빛이 어우러진 자연 친화형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장훈철 강원도 레고랜드지원과 기획담당은 “춘천역에서 하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잇는 길이 1058m의 왕복 4차로 춘천대교는 섬과 춘천 중심지를 연계하는 동맥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이어서 섬 반대편인 서면 애니메이션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서면대교 건설도 추진하고 있어 의암호 일대가 상전벽해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삼천동 수변에서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악산 7부 능선까지 연결하는 국내 최장(3.6㎞) 삼악산 케이블카 운행이 올 추석을 전후해 개통된다. 레고랜드 초입의 춘천역 주변에는 넓은 수목원이 조성된다. 옛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를 활용해 조성된다.레고랜드 개장에 맞춰 강원도와 춘천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손쉽게 춘천을 방문할 수 있도록 레고 상징물 설치, 레고 셔틀버스 운행, 트램 운행 등 효율적인 안내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입장객과 고용 인력의 출입을 감안하면 연간 190만명이 차량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춘천시 신호체계 재구축 등 도시 전체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특화된 도시 이미지를 살려 산업으로 연계하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기점으로 완구·장난감 관련 클러스터 조성, 디지털 코딩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산업 창출, 레고와 연계한 창작 스톱모션 연구, 고급형 완구 및 첨단완구 디자인 산업 등을 활성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어린이로 특화된 춘천이 관련 산업으로 이어져 관광과 더불어 제2의 도약을 맞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토이 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스마트토이는 전통 완구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신제품으로, 최근 비대면 교육 환경이 보편화됨에 따라 차세대 장난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장 오는 25일 춘천시 서면 창작개발센터에서 ‘스마트토이 비즈센터 개소식’과 ‘스마트토이 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다. 2017년 대통령 100대 국정과제로 지정된 레고랜드 연계 스마트토이 도시 조성 사업의 하나이다. 춘천 지역에 차세대 첨단 정보통신기술 융합 제품인 스마트토이 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까지 총사업비 160억원이 투입된다. 안권용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스마트토이 비즈센터 개소식을 계기로 레고랜드 코리아 등 스마트토이 관련 10개 기관과도 업무협약을 한다”며 “내년 본격 개장을 앞둔 레고랜드와 연계해 새로운 첨단 산업으로 스마트토이 산업 생태계 조성은 물론 관련 기업 육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역대학과 연계해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력 채용은 최대한 강원도 내 대학생 및 지역민을 적극 채용할 예정이다. 지역 농수산품 구매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연간 식자재 구매액은 5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역 농가와 연계해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는 안정된 품질의 농수산품 구입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생산 농가에는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추진 과정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사업비 8825억원 가운데 멀린사가 1차 2200억원, 2차 2270억원 등 모두 4470억원을 부담하지만 강원도가 소유한 28만여㎡의 땅을 50년간 무상임대한다는 조건에 강원도민들의 반대가 컸다. 평창 감자원종장을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에 사용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를 들며 제2의 알펜시아를 우려했다. 강원도가 출자한 강원도중도개발공사의 하중도 관광지 기반시설 공사도 조성 뒤 매각으로 수익을 내야 하지만 유적지 박물관 등으로 매각 대상이 줄어 수익이 발생할지 의문이다. ●멸종위기 맹꽁이 발견… ‘과제’는 현재진행형 섬의 지표조사에서 대규모 선사유적지 발견도 추진에 걸림돌이 됐다. 7개 문화재 전문 발굴기관이 참여한 발굴조사에만 5년이 걸렸다. 당초 계획에 없던 유적공원과 유물박물관 건립이 추진된 이유다. 해결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개장을 앞두고 멸종위기종 2급에 해당하는 맹꽁이가 섬에서 발견되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박광용 도 레고랜드지원과장은 “빠른 시일 내 모니터링해 원주지방환경청의 승인을 받겠다”며 “이후에 맹꽁이 이주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준공되면 멀린사의 기술전문가들이 6개월에 걸쳐 정밀 안전진단과 함께 시운전에 들어간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가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로 몰려올 공산이 크다”며 “이를 계기로 강원 지역 관광이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종로, 폭염 종합대책 추진…무더위 피해 최소화

    종로, 폭염 종합대책 추진…무더위 피해 최소화

    서울 종로구는 지난 5월 20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무더위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름철 폭염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폭염대책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실시간 폭염 상황 관리 및 3단계 대응체계 구축 ▲취약계층 특별 보호 ▲야외근로자를 위한 안전대책 마련에 주안점을 뒀다. 가장 먼저 폭염 정도에 따라 3단계(평시·특보·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평시에는 3개 실무반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해 기상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특보 발령 시에는 종합상황실 운영과 더불어 재난문자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안부 확인 등에 나선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 등 비상상황이 생기면 종로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한다. 또 관내 경로당, 복지관, 동주민센터 등 총 68개소를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한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주시하며 지속적인 시설 점검과 방역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여부 등을 점검한다. 통장, 자율방재단, 방문간호사로 구성된 590명의 재난도우미는 홀몸 어르신부터 거동 불편자 등 주민 약 6400여명에게 안부 전화·방문, 폭염 행동요령 홍보를 한다. 취약계층 노인 200여명에 대해선 안전·건강관리 솔루션을 활용, 특별보호에 나선다. 움직임을 통한 활동 여부와 온도, 습도, 조도 및 화재·가스 안전감지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시간 안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는 거리노숙인과 쪽방촌 주민을 위해서는 특별상담반과 더불어 돈의동 쪽방상담소와 창신동 쪽방상담소 2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주7일 상시 운영한다. 종로구는 도시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서도 노력한다. 관내 주요 간선도로의 횡단보도 주변 및 교통섬 등 47개소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주요 간선도로에 물 뿌리기 작업을 실시한다. 가로녹지대 폭염피해 방지를 위해 녹지대 급수전담반을 편성·운영하며, 폭발 위험이 있는 가스석유시설물에 지속적인 안전점검도 진행한다. 한편 구는 법정 저소득층과 주거취약계층의 코로나19 예방과 온열질환 대비를 위해 ‘에어컨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구는 지난해에도 폭염 취약계층 가구를 선정해 에어컨 180여대를 지원한 바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여름철 자연재해 및 안전사고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체계를 구축해 대비하고자 한다”면서 “구민들이 안전하게 올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남양주 다산 화재 피해 주민들에 최고 300만원씩 지원

    경기도가 지난 4월 발생한 남양주 다산동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의 생계안정을 위해 가구당 150~300만원씩 총 9억2400여만 원을 지원한다. 경기도는 최근 재난안전대책본부 심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피해 상가 169개소에 대해서는 점포당 200만원을 지원하고, 주택 내부 복구를 해도 당장 입주가 어려운 30가구에는 각 300만원씩 지원한다. 또 분진 제거 및 보수 후 입주가 가능한 331가구에는 각각 1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주민 지원은 예비비를 활용하며 경기도와 남양주시에서 각각 절반씩 분담한다. 경기도는 사회재난은 원인 제공자가 재난 수습·복구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생계안정자금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소방합동조사단이 감식을 진행 중이지만 원인 규명이 늦어지고 있다.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는 지난 4월 10일 발생했다. 화재로 전체 입주상가의 41%가 피해를 입어 휴업 중이다. 아파트 361가구는 시설 내부 복구를 해도 빠른 입주가 어려울 정도로 피해가 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런던 시장은 지난 3월 모든 사회 필수인력에게 시장가보다 싸게 주택을 구입·임대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단독] 근무·거주지 일치 소방관 15%뿐… 英은 도심 공공주택 제공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부모와 함께 사는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런던 시장은 지난 3월 모든 사회 필수인력에게 시장가보다 싸게 주택을 구입·임대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 소방관 근무 방식 서울 소방관들은 ‘21주기’로 주간(5일 연속), 비번(주말), 야간·비번(6일 연속), 당번·비번, 야간·비번(4일 연속), 당번·비번 순으로 교대가 이뤄진다. 주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재해·재난 상황에 대한 소방 비상대응 단계는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소속 인력 전체가 출동하고 2단계 발령 때는 사고 발생지점 인근 소방서의 소방 인력과 장비가 모두 동원된다. 3단계는 전국 여러 시도의 소방력이 총동원된다.
  •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단독] 서울 소방관 44% 서울 밖에 삽니다… 비번날 비상소집 걸리면 2시간 지각

    경기 북부에 사는 소방관 황모(44)씨는 호우나 폭설 때는 지각 악몽을 꾼다. 서울 제1권역(서북)에 위치한 소방서까지의 직선거리는 29㎞. 주간 근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1시간 30분 일찍 집을 나서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다. 황씨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곳에 집이 있는 상황 때문에 비상 ‘응소’(긴급출동 소집에 응하는 것)에 늦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대형화재·재난 땐 모든 대원 긴급호출 황씨처럼 서울 밖에서 서울 시내 소방서로 출근하는 소방관은 몇 명일까. 서울신문이 서울시 소방행정과에 청구한 정보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근무 소방관 6612명(4월 현재 기준) 가운데 서울 밖 거주 인원은 2929명으로 전체의 44.3%에 달했다. 서울 외 거주 소방관 비율이 절반이 넘는 서울 소방서는 전체 24곳 중 7곳으로 구로(69.2%), 강서(62.1%), 양천(60.4%), 서초(57.7%), 영등포(56.8%), 은평(55.2%), 마포(52.1%) 순이다. 서울 4개 소방권역 중 제3권역(강서·영등포·구로·관악·양천·동작)이 서울 밖 거주 소방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장거리 통근 소방관의 문제는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필수 인력이 비싼 도시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은 공공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부랴부랴 100㎞ 달려가도 이미 상황 종료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A(34) 소방관은 “비상소집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가던 길에 상황이 종료된 경험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강남 지역 소방서에 근무하는 B(40) 소방관은 출근 거리만 100㎞에 달한다. 그는 “은행 대출 규모에 맞추다 보니 서울 밖 집만 가능했다”며 “주간 근무 때 통근만으로 지치는 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이 취재한 소방관들에 따르면 장거리 통근자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하다. 별도의 대체 인원이 없어 앞 순번 근무자가 연장 근무를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출동 인원도 부족해진다. ●외곽으로 밀려난 필수인력, 공공안전과 직결 강북에서 경기도로 통근하는 C(30) 소방관은 지난 4월 남양주시 다산동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2시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소방 당국은 18분 뒤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차 등 장비 80대와 인력 400명이 투입됐다. 2단계의 경우 인근 소방서 소방인력 전원이 비번에 상관없이 긴급 소집에 따라야 한다. 당일 비번이었던 C 소방관은 오후 4시 50분 집에서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대응 2단계 발령. 즉각 소집’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30㎞ 거리의 소방서로 향했다. 근무 중인 소방관들이 펌프차로 먼저 출동했다. C 소방관은 비번 소방관들이 모여 현장으로 가는 지원 버스도 놓쳤다. 그가 주상복합건물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이미 소속 소방서 근무조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뒤 였다. 통상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산소통은 30분만 지속돼 근무조별로 교대 투입된다. 비상소집에 늦은 팀원이 많아질수록 다른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 투입 횟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C 소방관은 숨 돌릴 새 없이 산소통을 메고 건물 내부로 향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 도착까지 2시간이나 지연돼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혼인 C 소방관은 연고지인 서울이 아닌 경기 소방에 지원해 근무 중이다. 그는 “소방관 월급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고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 처음부터 경기 소방에 지원했다”며 “이제는 경기도 집값도 너무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서울 안에서도 외곽 거주자가 많다. 서울 근무 소방관이 가장 많이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577명), 강동구(318명), 강서구(226명) 순이다. 근무 소방서와 거주 지역이 일치하는 소방관은 전체 6612명 중 1005명(15.2%)이었다. D 소방관은 “서울에서는 근무지 인근에 살기가 어렵다. 동료 소방관 상당수가 왕복 2~3시간 통근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화재·재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장거리 통근 대책으로 ‘근무희망 소방관서 배치’ 제도를 꼽는다. 그러나 현장 소방관들의 얘기는 다르다. B 소방관은 “서울 밖에 살면 그나마 지하철역과 가까운 소방서를 신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소방청 직장협의회 대표인 이기열 소방경은 “경기도 통근자들이 신청하는 관할 지역들이 편중돼 다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1인당 9000만원 한도의 소방공무원 전세자금대출이 2018년부터 운용되지만 한 해 대출 규모는 50여명에 불과하다. 권오범 서울 소방재난본부 경리팀 소방교는 “예산은 한정돼 있고 경쟁률이 높아 신혼부부나 무주택자에게 우선순위를 준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도 소방·치안 등 사회 필수인력의 직주근접 해법 마련에 부심한다. 급여만으로 도심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외곽의 열악한 곳에 거주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집값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은 매년 소방관과 경찰에 제공하는 도심 내 ‘소셜하우징’(공공지원주택) 규모를 확대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의 도쿄도 관할도 워낙 넓고 집값이 비싸 기숙사와 같은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공무원의 특공제도처럼 국민들의 부동산 예민도가 높아 소방관들의 장거리 통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주민 몰래 송·변전소 설치.... 보성군민들 뿔났다

    주민 몰래 송·변전소 설치.... 보성군민들 뿔났다

    “16만 볼트 전자파 웬말이냐”, “생존권 보장하라” 24일 오전 11시 보성군 득량면사무소 광장 앞에 주민 70여명이 한국전력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보성·고흥 고압송전선로 및 변전소 건설사업 반대 대책위원회’가 한전의 일방적 사업 추진을 비판하는 대 군민 반대궐기 대회 모습이다. 이들은 한전의 추가적인 변전소 설치와 보성~고흥 간 고압 송전선로 개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들과 보성군에 공식 사과할 것도 요구했다. 송·변전소 반대대책위는 “일부 주민만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설명회를 개최하고 암암리에 사업을 진행했다”며 “임의로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과 변전소 입지선정위원을 구성해 사업을 강행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행정청인 보성군을 배제하고 지역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반대대책위는 “일조권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전라남도에 여의도 크기의 150배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산과 들을 뒤덮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체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보성군을 비롯한 서남해안권을 중심으로 변전소와 송전선로 추가 설치 사업이 진행되는 이유도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운송하기 위함이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특히 “송전선로와 변전소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득량면 일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기수갈고둥 서식지로 보호가 필요한 곳이다”며 “득량 오봉산 구들장 채취 현장은 국가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장소로 지역 현안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져 막대한 피해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득량면은 주거 밀집지역이어서 전자파로 주민의 생존권 침해가 예상된다”며 “농업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통한 관광업을 주요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지역에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줘 재산권을 침해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선천규 대책위원장은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고 주민 건강을 담보로 농촌 지역의 지속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도시 사람들은 전력 생산의 위험성은 책임지지 않고, 전기의 편리함만 누리는 모습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군청도 “끝까지 군민과 함께할 것이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며 “현지 사정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간담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최대한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구제책 없이 툭하면 수업 폐강… “우리는 학교 실험 대상이었나”

    “저희도 구조조정 필요한 거 알고,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그렇다고 구제책은 뒷전인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만 받아들여야 하나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의 경쟁력 후퇴라는 현실에서 학과 통폐합 등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만 강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한 학생들이 갑작스레 폐과를 통보받고, 진로 계획을 다시 고민할 새도 없이 학과가 통합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2021학년도 대입에서 극심한 충원난을 겪은 지방 소재 4년제 대학 20곳이 2023학년도까지 신입생 모집인원을 총 1000명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2022학년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학이 상당수로 집계됐다.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학과 통폐합의 당사자가 된 재학생, 학부모, 교수와 학창 시절 이를 경험한 졸업생 등 총 10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학교가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성원들에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국음악과 학생들은 주말마다 경북 경주 교촌마을에서 공연을 올린다. 학교가 한국음악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과를 없애겠다고 결정하자 학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신입생 모집 중지가 확정됐지만,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다. 이 학과 학생들은 지난 2월 22일 학교 측이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과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학을 일주일 앞둔 신입생들은 ‘사기 입학’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 50호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영산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배울 수 있는 학과이자, 신입생 충원율이 94.7%에 달하는 한국음악과가 왜 없어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낸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해당 학과는 역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폐과에 앞서 공청회 등 충분한 소통을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학교는 학습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믿기 어렵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합주 수업이 불가능해지고,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강사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음악과 학생대표인 박혜빈(23)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학제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저희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학교는 저희를 지원해 주겠다고만 하고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는다. 지금과 똑같은 질의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국대 한국음악과처럼 폐과 통보를 받은 신라대 무용과 재학생 성시영(21·가명)씨는 “지난 3월 학교가 우리 과를 없애겠다고 했다. 실용무용으로 편제 개편할 시간을 달라며 학교에 자구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는 한림성심대의 이명헌(전국교수노동조합 한림성심대지회장) 교수는 “학교가 올해 갑자기 충원율 80% 이하는 폐과 대상이라고 기준을 바꿨다”면서 “이 때문에 여태까지 충원율이 높다가 올해만 유독 충원율이 낮은 학과나 학생 1명이 모자라 기준 미달로 떨어진 학과 등이 갑자기 폐과 대상이 되면서 구성원들이 학교 측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과 통폐합은 비단 지방대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한국외국어대는 독어·불어·중국어교육과를 통합해 외국어교육과로 개편하겠다고 밝혀 일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안도화 한국외대 사범대학 학생회장은 “통폐합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육·운영상의 이점이 있고 피해 보상 대책을 학생들과 논의하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학교는 통폐합의 이점에 대한 학생들의 설명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학제 개편은 학생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김지수(26·가명)씨는 학창 시절 총 두 번의 학제 개편을 겪었다. 김씨가 입학하기 직전 개편된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개편에 영향을 받았다. 김씨는 학창 시절 내내 수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을 겪었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지만 학부 입학 때와 딴판인 학과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인연이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떠나 추천서를 받기조차 어려웠다. 김씨는 “우리는 학교의 실험 대상이었다”고 자조했다. 다니던 학과에 변화가 생기면 구성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 측이 구성원과 면밀히 소통하고 최소한의 구제책을 설명한다면 구성원들도 학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학제 개편을 진행 중인 대구대 재학생 신지훈(21·가명)씨는 “학교에서 기존 학과의 수업 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학생들이 신설 학과로 전과를 원하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지금은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지만 학교 측이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학생 의견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경남대 재학생 정수현(23·가명)씨도 “전과를 유연하게 허용하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통폐합 대상 학생들이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매번 진통을 겪지 않도록 구조조정 기준과 과정을 정리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구조조정의 기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그 과정을 조금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동국대 한국음악과 재학생 학부모인 이경숙(48)씨는 “학과 통폐합 진통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교육부는 학교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손지민·김소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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