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화재 대책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 김건하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 충북지사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 로드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 출국금지
    2026-04-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41
  • [Zoom in 서울] 1만여명 쪽방·비닐하우스 산다

    [Zoom in 서울] 1만여명 쪽방·비닐하우스 산다

    쪽방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이번 겨울을 넘겨야 하는 서울 시민이 1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27일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김흥식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올해 상반기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의 쪽방은 352개 동(棟) 3883개. 사람이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1193동을 넘어서면서 거주자 수는 1만명을 넘었다. ●1평 쪽방에만 4000명 거주 쪽방은 수십개의 단칸방이 한 건물에 붙어 있는 방을 말한다. 벌집방이라고도 불린다.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아 대낮에도 불을 켜놔야 한다. 공동화장실을 주로 이용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1∼2평의 공간에서 숙식을 함께 해결한다. 월세는 20만원 안쪽.7000원 정도만 내면 하루를 기거할 수도 있다. 주로 일용직 노동자나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이 쪽방에서 힘겨운 삶을 버텨 나가고 있다. 쪽방이 몰려 있는 곳은 종로·용산·영등포·중구 등 전통 주거지역이다. 쪽방이 가장 많은 자치구는 종로구. 돈의동·창신동을 중심으로 147개 동 1225개나 있다. 중구는 남대문로 5가 일대에 69개 동 1193개의 쪽방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산구는 동자동과 갈월동에 39개 동 937개, 영등포구는 영등포1·2동과 문래1동을 중심으로 107개 동 528개의 쪽방이 있다. 쪽방 1개에 보통 한 명이 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000여명이 쪽방 거주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2000년 2769개였던 서울시내 쪽방은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에 따라 2003년 4247개까지 늘었다. 재건축 바람을 타고 올해 다소 줄었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여전하다. ●비닐하우스 강남 지역 몰려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사는 시민은 6298명에 달한다. 주로 강남지역에 몰려 있다. 비닐하우스 거주자 1위 자치구는 서초구.350개 동에 960가구 2840명이 살고 있다. 이어 ▲강남구 471개 동 562가구 1389명 ▲송파구 107개 동 437가구 1405명 ▲강동구 227동 227가구 567명 등의 순이다. 강남 밀집현상은 이곳의 화훼단지에 설치된 비닐하우스에 저소득층이 몰려와 거주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쪽방이나 비닐하우스는 거주환경이 열악한 데다 화재위험 등도 높다.”면서 “자치구에서 이들을 위한 마땅한 주거대책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제의 미소’ 41년만에 햇빛

    보호각에 참모습이 가려져 있던 ‘백제의 미소’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이 41년 만에 그 자태를 드러낸다. 22일 서산시에 따르면 최근 문화재청이 마애삼존불 보호각 개방 등을 골자로 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신청을 승인함에 따라 오는 29일 철거업체를 선정해 올해 말까지 보호각의 전면 창과 벽과 창문으로 구성된 벽면, 불상앞 마루 등을 철거할 계획이다.239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나머지 지붕, 기둥, 뒤쪽 벽면 일부는 불상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한 후 철거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높이 2.8m의 본존입상과 1.7m의 보살입상,1.66m의 반가상이 새겨진 마애삼존불은 햇빛의 각도에 따라서 시시각각으로 모습이 달라져 ‘백제의 미소’로 불리고 있으나 보호각 때문에 이를 볼 수 없었다. 보호각은 풍화와 인위적 훼손을 막기위해 1965년 설치됐다. 시 관계자는 “벽과 창문이 헐리면 햇빛이 들어와 이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창문과 벽이 없어지면서 발생하기 쉬운 불상도난 등을 예방하기 위해 첨단 감시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서산시는 마애삼존불에 대한 한국건설안전기술원의 진동측정, 내시경 검사, 지질검사, 낙반안전도 평가 등 정밀 구조진단이 내년 6월까지 끝나면 보존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저소득층 가구당 46만원씩 지원

    서울시는 15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4개월을 겨울철 시민생활불편 종합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분야별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지원에 857억 투입 저소득 틈새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857억 2500만원의 예산을 투입,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18만 1192명에 대해 생계 및 주거급여와 설 명절 위문품 등을 지원한다. 수급자와 저소득 보훈대상자들에게는 월동대책비로 1인당 5만원씩의 양곡구입비가 추가로 지급된다. 불의의 사고·질병·사업실패 등으로 생활여건이 갑자기 나빠진 가구를 대상으로 3개월 이내에서 4인 가구 기준으로 매달 45만 7000원을 지원한다. 수급자로 보호받지 못하거나 조건부 수급만 가능한 사람들은 특별 취로·근로나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해 하루 2만원 이내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시는 또 수도계량기 동파, 단수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도시가스·석유·연탄 등 생활연료와 김장 배추 등 농수산물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자치구·관계기관 등과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제설 대책 업그레이드 우선 시는 이 기간동안 종합방재센터 상황실에 제설대책본부를 설치,24시간 운영한다. 지난해에 비해 제설 차량과 염화칼슘 살포기 등 제설 장비 73대를 추가로 구입해 제설능력을 높였다. 제설 작업시 발생되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올겨울에는 염화칼슘용액과 소금을 섞어 뿌리는 ‘습염식’ 제설법을 도입, 시범 실시한다. 문산·강화·인천기상대에 설치된 강설경보시스템과 주요간선도로에 설치된 경찰청 CCTV 화상정보를 이용, 초동 제설작업을 강화한다. 특히 시민제설 자율참여봉사단을 구성, 자기 집 앞이나 점포 앞에 쌓인 눈을 자발적으로 치우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적설량이 5㎝를 넘어 대설주의보 또는 대설경보가 내려지면 지하철과 노선버스의 운행시간도 평소보다 30∼60분 연장된다. ●화재 예방에도 만전 병원·공장·복합영화상영관·시장·백화점 등 대형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1287곳을 대상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특별 합동안전 소방점검을 실시한다. 일부 저소득 계층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비닐하우스 1193동과 쪽방 352개에 대해서는 내년 1∼2월 특별점검반을 구성,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산불 방지를 위해 북한산·안산 등 서울의 주요 산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입산통제 및 등산로 폐쇄 조치가 실시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국새 소재 파악후 문화재 등록을”

    감사원이 최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등의 특별감사에 앞서 벌인 예비조사에서 조선시대 국가권력의 상징인 국새(國璽) 13개의 행방이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자 (본보 8일자 8면참조) 문화재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이라도 국새의 소재를 파악해 국보 등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서울대 고고미술학과 교수)은 8일 “국가기관의 관리책임자가 있었을 텐데 허술하게 관리돼 소재 파악도 안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관리현황을 점검한 뒤 정부 차원에서 소재를 파악해 박물관에 보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일제약탈·6·25때 상당수 유실그는 이어 8일 “국새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은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정문화재 추진을 시사했다. 현재 국새는 자료가 없어 국보·보물 등 문화재로 지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국새는 광복 전에 없어진 것이 상당수이며, 정부의 관리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일본에 약탈되거나 전쟁 등으로 유출된 것들이 많다.”면서 “일부는 이씨 왕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설득하고 대우해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개인소장품 국가서 매입해야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지난 8월 고궁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어보는 320개를 소장하게 됐지만 국새는 한개도 없다.”면서 “어보도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국새 3개는 중앙박물관·전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 관장은 “앞으로 3∼4년에 걸쳐 국새와 어보에 대한 소재 파악과 연구, 복원을 통해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소장기관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정책적 문화재(국보) 지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개인이 국새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일천했던 국새 연구와 복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화풀이형 방화 는다

    화풀이형 방화 는다

    일부러 불을 지르는 ‘방화(放火)’ 사건이 국민생활의 심각한 위협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10건의 화재 중 1건 꼴로 방화사건이 발생하고, 방화로 인한 사망자도 전체 화재 사망자의 30%에 이를 정도다. 특히 개인의 불만을 해소하려고 방화하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방화 사건은 모두 3291건이다. 전체 3만 2737건의 화재 건수 중 10.1%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144명이 숨지고,352명이 부상을 입었다. 재산 피해만도 108억 5900만원에 이른다. 이는 2000년의 2559건에 비해 무려 28.6%(732건)나 증가했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1∼8월의 화재를 분석한 결과 전체 2만 1295건 가운데 10%인 2136건이 방화로 비롯됐다. 지난 9월30일 대구 북구 칠성동 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2명이 숨지고 128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같은 날 서울 중랑구 면목2동 주택에서도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나 1명이 숨지고 38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보다 앞서 2003년 2월에는 대구 지하철 방화로 192명이 숨지는 등 340명의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다. 방화사건은 2001년 2709건,2002년 2778건,2003년 3219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체 화재 중 방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7.3%,2001년 7.5%,2002년 8.4%,2003년 10.3%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이와 관련,“지난 5년간 추세를 분석한 결과 방화사건이 연평균 6.3%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재산피해도 100억여원(소방방재청 추산)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을 파악해본 결과 ‘불만해소’ 목적으로 불을 내는 경우가 제일 많고, 가정불화, 정신이상 순이었다. 지난해 발생한 3291건 가운데 불만해소가 13%(425건), 가정불화 8.1%(267건), 정신이상 4.4%(145건) 등의 순이었다.2003년에도 불만해소가 15.5%(499건), 가정불화 9.4%(301건), 정신이상 4.6%(150건)를 각각 차지했다. 방화장소로는 아파트 등 집에서 불을 내는 것도 29.2%나 돼 차량(31.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파리 교외 저소득층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이래 계속되고 있는 소요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요사태가 독일, 벨기에 등 이민자가 많은 인근 유럽 지역으로까지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태는 주로 북아프리카계 무슬림이 몰려 사는 대도시 교외 저소득층 지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새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청소년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된 이유가 단순히 검문을 피하던 소년들의 죽음과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우범지역 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뿌리깊은 소외의식이 극단적 방식의 분노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방화가 차량 뿐 아니라 학교, 탁아소, 체육관, 상업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인명 피해마저 발생하면서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제 폭력은 그만”을 외치며 하루빨리 일상의 평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클리시수부아 함혜리특파원|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교외에 있는 올네수부아의 부아욤 고등학교 앞 광장.40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흑인, 혹은 북아프리카 계열의 유색인들이다. 아직 학교가 끝날 시간이 아닌데도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몇몇 눈에 띈다. 청소년들의 야간 소요사태로 유리가 깨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다.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와 모든 학생들이 대피했다는 것이다. 이 여학생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근처의 3개 학교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지 않는 한 소요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최소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감전사 사고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르코지(내무장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막 도착한 버스에 뛰어 올랐다. 올네수부아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클리시수부아. 지난달 27일 경찰의 검문을 피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하면서 프랑스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소요사태의 진원지가 된 곳이다. 밤마다 차별과 소외에 대한 무슬림 청소년들의 분노와 방화로 점철됐던 것과 달리 이곳의 오후 풍경은 평화스러웠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장을 보러가는 무슬림 여성, 길 모퉁이에 삼삼오오 몰려있는 흑인 청소년들…. 대부분이 흑인이거나 아랍인들이다. 클리시수부아의 주민 2만 8000여명 중 이방인은 70%가 넘는다. 파리의 고색창연한 주거건물들과는 달리 노후한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눈에도 슬럼가임을 알 수 있다. 아기를 안고 가는 한 주민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20여년 전 터키에서 이민 왔다는 칸(35·전기공)은 “청소년들의 폭력은 물론 나쁘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의 50% 정도가 실업자라고 소개한 칸은 “부가 세습되는 것처럼 가난도 대를 물린다. 그들이 현재 상황에서 탈피하도록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조금 벗어나자 왼쪽으로 거의 불에 탄 채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6일 새벽 5시쯤 방화로 불에 탄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다.1997년 준공된 이곳은 바로 옆에 있는 루이즈 미셸 중학교 학생들이 체육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태권도, 유도 등 여가시간을 이용해 체육활동을 하는 장소였다. 루이즈 미셸 중학교에 다닌다는 사디(12)는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체육관을 불태웠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분별없는 폭력에 분노보다는 차라리 슬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사디의 학급은 모두 23명. 이 중 순수한 프랑스인은 단 한명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5시 30분 클리시수부아 시청 앞에서는 자녀들을 대동한 학부모들과 주민들이 모여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 화재사건과 지난달 27일 이후 끊이지 않는 일련의 폭력사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클리시수부아 출신의 육상선수 이름을 딴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은 우리들의 자랑거리였고, 청소년들이 유일하게 체육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였다.”고 토로한 뒤 25년이 걸려 건설된 체육관을 불과 몇분만에 잿덩이로 변하게 만든 방화범들에게 분노를 나타냈다. 주민 포리셰는 “30년째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다른 지역에서도 학교와 탁아소 등 공공시설물에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는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 불에 탄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포함,200여명에 이르는 태권도 동호회 회원들과 태권도를 배우는 어린이들의 학부모들이다. 등에 ‘태권도’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박힌 흰색도복을 입은 아들 야쿱(4)의 손을 잡고 시청 앞에 나온 베니나는 “우리 아이가 9월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이제 어디에 가서 태권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이민 가정의 청소년들과 클리시수부아 시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하나시 목데드(28)는 “이곳 청소년들의 삶은 깊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학교생활 실패, 가족과의 갈등, 실업문제는 이곳 청소년들을 끝없는 분노로 치닫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인 상황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들은 분명 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lotus@seoul.co.kr 유럽 각국은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폭력사태가 남 얘기 같지가 않다.9·11 테러 이후 유럽에서 무슬림과 비(非)무슬림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무슬림의 불만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리 사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벨기에와 독일 등 일부 주변국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이주민들간에 유혈충돌이 발생, 인명피해를 낳았다. 앞서 지난 7월 7일에는 런던 지하철과 버스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5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현장에서 즉사한 영국 국적의 파키스탄계 4명이 지목됐다. 2004년 11월 2일에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수 성향의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모로코계 이민 노동자 2세인 부예리에 의해 살해됐다. 같은 해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역에서 열차 연쇄 폭발로 191명이 숨지고 1800여명이 다쳤다.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땅에서 무슬림과 관련된 공격이 잇따르면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그에 비례해 무슬림들의 소외감과 반발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현재 유럽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1500만∼2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 인구의 4∼5%다. 높은 출산율과 이주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오는 2025년에는 그 수가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유럽 이민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2차대전 이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이번 소요사태의 중심층은 생활고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이민 1세대가 아닌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대. 스스로 ‘유럽인’이라 여기며 성장한 이들은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뿌리 깊은 차별대우에 직면하면서 ‘2등 유럽 시민’이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린다. 주류사회 편입 실패와 가난의 대물림, 사회적 편견, 문화적 소외 등으로 유럽 무슬림들의 인내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9·11 테러 이후 잇단 테러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 제한책을 선택했던 유럽 각국은 뒤늦게 다문화통합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런 점에서 5년 이상만 거주하면 국적을 주고, 언어를 배워 현지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웨덴식 이민지원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프랑스 소요사태 일지 ▲10월27일 파리 북동쪽 클리시수부아에서 경찰 피해 달아나던 북아프리카계 소년 2명 감전사. 분노한 청년들 수백명 차량 23대 불태우고 경찰과 투석전. ▲10월28일 클리시수부아에서 청년 수백명 경찰과 충돌. 일부 경찰 향해 사격. ▲10월29일 주민 500명 침묵시위, 야간에 폭력사태 재발. ▲10월30일 경찰 최루탄이 이슬람사원에 발사돼 무슬림 분노 증폭 ▲10월31일 폭력사태 인근 교외지역 확산. ▲11월2일 드 빌팽 총리와 사르코지 내무장관 해외 방문 일정 취소. 파리 주변의 22개 소도시로 소요 확산. ▲11월3∼4일 디종, 마르세유, 루앙 등 전국으로 소요사태 확산 ▲11월5일 파리 중심가서 방화 사건 발생 ▲11월6일 시라크 대통령, 폭력행위 엄벌 천명 ▲11월7일 파리 교외서 첫 사망자 발생. 베를린·브뤼셀서 모방 방화 사건 발생 ▲11월8일 정부, 지역 도지사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권 승인
  •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네모난 건물을 세모난 소방법에 억지로 끼워 맞추라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단속공무원이 봐도 심하다면 말 다한 거죠.” 서울시내 한 소방서에 근무하는 이모(35) 소방관은 내년 5월 발효되는 개정 소방법과 관련해 현장지도를 나갈 때마다 곤혹스럽다. 학원,PC방, 식당을 찾아다니며 비상구 등 화재대피 시설을 새 법령에 따라 고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이 소방관 스스로 바뀐 규정이 억지스럽다고 느낀다.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가 났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뜻으로 만들어진 개정 소방법이 시행을 여섯달 남짓 앞두고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업주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상당수 소방공무원들도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람 목숨이 최우선”이라며 반박한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비디오방을 운영하는 장모(48)씨는 비상구 확장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가로 65㎝, 세로 130㎝인 지금의 비상구를 가로 75㎝, 세로 150㎝로 넓혀야 하지만 비상구 옆에 커다란 기둥이 자리하고 있다. 공사를 하려면 기둥을 없애든지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건물주인은 “건물의 안전성을 해쳐 가면서까지 세를 줄 수는 없으니 차라리 가게를 비우라.”고 요구했다. 소방법에는 학원(수강생 100명 이상), 노래방, 찜질방, 고시원, 비디오방, 산후조리원, 전화방, 일반음식점 등이 다중이용업소로 규정돼 있다. 개정법에 따라 이런 업소가 입주한 건물은 지하와 지상 5층 이상 층에 기존 비상통로 외에 추가로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어야 한다. 지상 4층 이하라도 발코니 등을 통한 피난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이후 유예기간을 넘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업소들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상당수 건물들이 건축법이 규정한 최소 여유공간(대지경계로부터 50㎝)만 남겨놓고 세워져 있어 외부 계단을 설치할 공간 마련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개정 소방법에서 규정하는 계단의 폭은 75㎝. 외부계단을 만들 경우 건축법을 어기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땅까지도 침범하게 될 소지가 있다. 특히 인접건물에서도 비상계단을 만든다면 물리적으로 계단 2개분의 공간이 나올 수가 없다. 건물 5·6층에서 입시학원을 하는 김모(35·경기도 시흥)씨도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는 “공사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사처벌을 당하든지 소방법에 맞는 건물로 이사를 가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건물 안에 공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업주들은 주장한다. 기둥·벽 등으로 여유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미 완공된 건물의 벽이나 바닥을 뚫는 대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람이 건물주가 아니라 업주여서 업주가 세입자일 경우 건물주의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관련, 소방방재청 소방제도운영팀 이윤근(46)씨는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나 경기 예지학원 등 비상구나 피난로의 미비로 인명피해가 커지는 사례가 많아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미 부처별 회의를 거친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예외를 둘 경우 다수를 보호한다는 입법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학원연합회 등 일부 다중이용업소 업주협회 등은 단체마다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관련 규정을 없애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전국학원총연합회 조영환(50) 대책위원장은 “화재를 통한 인명피해를 막겠다는 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고려치 않고 책상에 앉아 만들어진 법을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새 소방법은 법률불소급 원칙에도 위반되는 만큼 행정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유종기자 whoami@seoul.co.kr
  • 초등 논술지도 세미나 개최

    대교문화재단(이사장 강영중)은 1일 오후 1시 30분 코스모타워 3층 아트홀에서 초등 논술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초등 논술지도 세미나’를 개최한다.
  • 신임 총무원장 지관스님 “종단화합 위해 노력하겠다”

    31일 대한불교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지관(73) 스님은 당선 기자회견을 갖고 “경륜과 원력을 바탕으로 안으로는 승가의 질서를 확립하고, 밖으로는 국민의 정신을 향도해 도덕과 가치관을 이끌겠다.”면서 “사회적 자비행을 적극 실천함으로써 2000만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종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선 소감과 각오는.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기대하는 종도들의 뜻과 의지가 모였다고 생각한다. 법장 대종사의 모든 사업을 이어받아 아름다운 결과를 맺도록 노력하겠다. ▶종단의 안정과 화합 방안은. -지난 1962년 통합종단 출범이후 2차례 분규로 징계를 받은 스님들에 대해 종정의 뜻을 받들어 풀어드리는 절차를 밟겠다.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간곡히 간청을 드려 이해를 구할 것이다. ▶입적한 법장 스님의 시신기증 등 생명나눔실천운동에 대한 입장은. -아직 개인적으로 기증서약은 하지 않았지만 고려하고 있다. 시신·장기기증이 불교의 전통장례식인 ‘다비’와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교 전통장례식도 화장·기장 등 다양하다. 시신기증은 어려운 사람을 위한 가장 훌륭한 보시행위라고 생각한다. 스님들이 스스로의 뜻에 따라 생명나눔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 ▶대중의 수행 욕구 및 불교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종단 대책은. -과거에 비해 종단의 사회복지사업이 늘었지만 아직도 외형적·물질적인 불사가 많다. 그동안 절을 짓고 확충한 것에 비해 내면적인 분야, 즉 수행이나 불교문화재 알리기 등 정신적인 불사를 위한 부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템플 스테이’ 등을 통해 청소년의 참선·명상 등을 활성화하겠다. 지금보다 외형적 불사를 줄이고, 이 부분을 조금 더 확충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풀과 나무의 미덕은 그지없다. 곤충과 새, 여러 야생동물들의 근원적 삶터 그 자체이면서 사람들에게도 더없는 혜택을 베푼다. 빗물을 걸러 맑은 물을 선사하는가 하면 뿌리로 흙을 붙들어매 산사태나 홍수 피해도 줄여준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들이켬으로써 요즘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방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익점의 목화씨는 헐벗은 민족의 몸을 감싸주는 의복혁명까지 불러오지 않았는가. ●녹색연합, 법정보호종 파괴지 30곳 조사 이런 산야의 초목들이, 그것도 야생식물의 보고로 불리는 백두대간의 야생식물들이 사람들의 마구잡이 개발과 홀대, 무관심으로 신음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이니, 희귀·특산종이니 하는 법정보호종들도 가뜩이나 가녀린 목숨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최근 ‘백두대간 야생식물 실태조사’ 보고서를 펴내고 개발바람에 휩쓸려 스러져가고 있는 야생식물의 실상을 전하면서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보고서엔 백두대간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야생식물의 훼손현황이 자세히 담겨 있다. 녹색연합 백두대간보전팀 남경숙 간사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이뤄진 개발사업 가운데 30곳을 골라 환경영향평가 조사보고서 등 문헌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했다.”면서 “서울면적의 20%가량 되는 121㎢의 야생식물 서식지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서식지 훼손은 모든 개발사업 현장에서 고루 나타났지만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야생식물 이식 등 보전대책 마련이 요구된 사업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법정보호종들이 부실한 사후관리에다 이식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말라죽거나, 옮겨심도록 지정된 종(種)과 다른 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심어 생태계 교란을 부추기는 사태도 빚어졌다. 녹색연합은 30곳의 조사대상 사업지 가운데 ▲강원 양양군 양수발전소 ▲강원 정선군 자병산의 옥계 석회석 광산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 ▲무주군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사업 등 4곳을 이식사업 실패 사례로 꼽았다. ●왜래종 마구 심어 생태계 교란까지 무주리조트가 들어선 덕유산국립공원내 향적봉 일대는 300∼500년 된 주목(朱木)과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진 원시림 지역이다. 고급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는 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세 곳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이고,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희귀종이다. 리조트 건설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10여년 전 이들 나무의 이식이 이뤄졌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녹색연합 조사 결과, 리조트 내 스키 슬로프 외곽에 심겨진 구상나무 113그루는 모두 고사(枯死)해 버렸고, 주목(253그루) 역시 44%가 말라죽어 142그루만 겨우 살아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나무의 수령과 크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수목을 이식하는 바람에 생육조건이 나빠져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나무는 한정된 서식환경에서 생존하는데, 이식 시기와 방법 등이 불충분하게 검토됐다.”고 지적했다. 자병산의 석회석 광산과 무주군 양수발전소의 경우 생태계 교란 현상이 빚어졌다. 자병산 광산의 경우 훼손지 복원공사를 하면서 끈끈이대나물·루드베키아·족제비싸리 등 외래종이나, 현지에 서식하지 않는 해송 등을 대거 옮겨심은 것으로 조사됐다. 덕유산국립공원내 양수발전소 일대에도 환경부가 협의해준 종과는 다른 야생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개발이 끝난 후 북미산 족제비싸리와 일본산 홍단풍과 겹철쭉, 중국단풍 등 12만여 그루의 외래식물이 이식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형 그대로의 자연이 보존된 곳”으로 평가돼 온 양양군 점봉산과 인제군 진동계곡의 경우 대형 양수발전소가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인데,“댐 주변 9곳에 이식지를 조성했다고 보고돼 있으나 사업주체측은 이식지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아울러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솜다리와 한계령풀·털개불알꽃 등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이 확인됐지만, 그럼에도 이들 종은 사업시행 과정에서 제대로 이식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지금까지 법정보호종 등의 이식조치가 개발사업의 부작용을 줄이는 최선의 대안으로 여겨져왔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고 비판했다. ●“야생식물 보호시스템 일원화해야”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1만㏊가 넘는 산림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산불이나 도벌 등 인위적·자연적 요인을 빼더라도 6000㏊ 안팎의 산림이 도로나 공장·대지조성 등 용도로 자취를 감춘다. 백두대간의 훼손면적도 날로 커지면서 야생식물의 종(種)다양성 보존조치가 절실한 형편이다. 백두대간엔 4000종 남짓한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33%가 살고 있고, 특산식물도 전체의 27%가량인 108종이 서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야생식물 훼손실태와 원인 등을 짚으면서 몇가지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먼저 야생식물 보호시스템의 체계적 구축을 위해 현재 환경부와 산림청, 문화재청 등으로 분산된 야생식물 보호 담당부처의 기능적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각 멸종위기종(환경부), 희귀특산식물(산림청), 희귀식물(국립수목원), 천연기념물(문화재청) 등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는데,“기관마다 식물종과 서식처를 관리하는 보전목표 등이 달라 보호정책도 상이한데, 이제는 일관성있는 통합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야생식물을 그저 이식하도록 조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식된 식물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연구 ▲이식 후 철저한 사후관리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남경숙 간사는 “우선 환경부가 이식할 야생식물의 선정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하고, 해당 개발사업체에 대해 이식후 사후관리 지침과 모니터링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부여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다시는 볼 수 없는 한국특산식물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사설] 용산시대 연 중앙박물관에 바란다

    국립 중앙박물관이 드디어 오늘 용산의 새 터전에서 문을 연다. 용산 중앙박물관은 부지 9만 2900평에 연건평 4만평이나 되는, 규모면에서 세계 여섯번째 박물관이라고 한다. 그곳에 구석기 시대부터 최근세사까지를 망라한 민족 문화유산의 정수 15만점이 숨 쉬고 있다. 광복 60년이자 국립 중앙박물관 출범 60년만에 우리는 문화 전통과 국력에 걸맞은 박물관을 비로소 갖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국가적 경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용산 시대’를 맞은 새 국립 중앙박물관에 무한한 기대를 가지면서 몇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먼저 국민에게 사랑받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물관의 기능 가운데서도 국민 일반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뛰어남과 아름다움을 교육하는 일은 실로 중요한 과제이다. 새 중앙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을 별도로 설치하고 관람코스도 소요시간별로 12가지를 마련하는 등 착실한 준비를 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관람객의 발길을 끄는 것은 결국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행사이다.‘용산 중앙박물관은 들를 때마다 매번 새롭다.’는 말을 듣게끔 참신한 기획으로 끊임없는 변신을 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는, 차제에 해외로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반환받거나 구입하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본다. 새 중앙박물관 개관과 관련해 일각에서 전시물의 상대적인 부족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격랑의 현대사 속에 주요 문화재를 다량 잃어버린 현실에서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중앙박물관 측에만 맡길 일이 아닌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중장기 대책을 강구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 21세기가 문화의 시대임을 우리는 아시아를 휩쓴 한류 열풍 등으로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의 우리문화는 당연히 전통의 축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족 문화유산의 보고인 용산 중앙박물관을 국민 모두는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관람질서 유지는 기본이며 그 위에 우리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 [발언대] 발코니는 생명선… 확장 신중히/정정기 소방방재청 대응본부장

    가을은 다른 계절에 비해 사고 발생이 많은 계절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생활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사고에 대한 기억들은 뒷전이 되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고 불감증은 잘 치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아파트 발코니의 확장을 합법화한다는 소식은 국민들에게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안전이다. 주거공간은 무엇보다도 안전해야 한다. 생활의 대부분을 그 안에서 지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가족간의 사랑이 형성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높은 지가로 주거용 건물의 고층화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아파트는 안전관리상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주거공간의 안전을 위한 아파트의 발코니도 이런 관점에 있어서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이다. 아파트의 발코니가 건축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공간이라고 하여 이를 단순히 보너스 공간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발코니는 화재시 피난장소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상층으로의 연소 확대를 방지하거나 지연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발코니가 나와 이웃의 안전을 위한 생명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거 편의를 위해 확장한다면 안전상으로는 심각한 위협요인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화재는 다른 건축물과는 달리 화재층보다는 바로 직상층에서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화재층에서의 사망자가 31.9%인 반면 직상층에서의 사망자가 48.7%이었다.2003년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층부 6가구에 연소가 확대되어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대형사고는 이를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발코니를 함부로 개조하거나 주거부분으로 사용하는 것은 생명선을 없애는 것과 같다. 특히 발코니가 개조되지 않아도 종이박스와 같은 불에 잘타는 물건만 쌓아 놓아도 화재시 10분안에 발코니 내부의 온도가 900℃이상이 되고 15분 정도면 직상층으로 연소가 확대된다는 국내에서의 실제 화재실험 결과도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1996년 히로시마의 20층 아파트 9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과 19분 만에 최상층인 20층까지 확대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발코니를 거실로 개조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였다. 발코니를 실제 주거 공간으로 활용토록 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안전시설의 설치가 필수적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발코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화염 차단벽(스팬드럴)과 화재차단 기능을 가진 돌출바닥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소화시설의 보강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기존건축물은 예전의 소방법령이 적용되어 화재안전측면에서 신축건물보다 더욱 취약하므로 다른 각도에서의 검토도 필요하다. 이제는 주택을 단순히 비를 피하고 바람을 막으며 잠을 자기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아니다. 생활편의성과 더불어 예술성도 강조되고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에 우선해야 할 것이 안전이다. 특히 고층 공동주택의 특성상 화재안전의 확보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대책이 필요한 분야이다. 일반인의 식견으로 이런 세세한 측면까지 고려하기란 쉽지 않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 합법화, 그 제목이 주는 설렘만큼이나 안전한 공간확보는 더욱 강조돼야 한다. 안전은 대충 확보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정기 소방방재청 대응본부장
  • 소나무 재선충 확산 방지 안간힘

    ‘소나무 재선충으로부터 백두대간을 수호하라.’ 태백준령의 일부인 강원도 강릉지역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이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산림당국은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지인 성산면 일대 소나무 반출 금지 조치와 함께 벌채 소각 등의 강도높은 방제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21일 강원도와 동부지방산림관리청 등에 따르면 전날 강릉시청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긴급 방제 대책회의’를 열고 백두대간의 중심지인 도내 송림으로 재선충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방제 대책에 총력전을 기울이기로 했다. 도는 재선충의 경우 초기 발견이 방제의 첩경이라는 판단아래 도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확산시키기 위해 ‘강원도 소나무 지키기 범 도(시·군)민 협의회’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해 가동키로 했다. 또 그동안 방제 저지선이었던 경북 안동 임하(지난 6월 발병)에서 110㎞나 떨어진 강릉지역에서 재선충병이 발견 됨에 따라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고 보고 도내 전역으로 산림 예찰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제재소, 찜질방 등 목재사용 업체에 대한 지도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강원도내 일선 시·군은 기존 예찰방법에서 벗어나 1차적으로 산림접근 주요도로 및 문화재, 사적지 등 가시권내 고사목을 전량 시료 채취해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한편 산불유급감시원의 예찰활동 등을 병행 실시키로 했다.강릉 조한종기자bell21@seoul.co.kr
  • ‘후진국형 공연시스템’ 개선방안은

    ‘후진국형 공연시스템’ 개선방안은

    소득 수준 향상과 주5일제 근무 정착으로 공연장을 찾는 일은 중요한 여가생활이 됐다. 클래식 공연이건, 대중 가요 콘서트이건, 지역 축제행사이건 우리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공연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문화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100석 이상의 공연장 수만도 전국적으로 400개가 넘는다. 공연장은 이제 더이상 큰 맘 먹고 가는 곳이 아니다. 이토록 공연 문화의 외형은 급팽창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부끄럽기 이를데 없다. 후진국형 공연장 안전 사고가 되풀이되고, 대형 공연이 취소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질적으로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관객들은 잠재적 사고자이자 피해자”라는 푸념까지 나올 정도다. 공연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국내 공연(장)의 문제점을 짚고 개선방안을 찾아 본다. ●한탕주의·부실기획이 화 불러 최근 발생한 ‘상주 참사’나, 수많은 관객을 우롱한 엔리오 모리코네 등 대형공연 취소 사건은 모두 ‘한탕주의’를 노리는 공연 기획사와 그로 인한 부실 기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지역 행사를 기획한 K공연기획사 박모씨는 공연장이 안전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신의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일단 따놓고 보자’는 식으로 덤핑 수주를 했는데, 방송사가 요구하는 ‘스팟 광고비’‘무대 설치비’ 등 비용 1억여원을 지불하고 나니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면서 “안전·진행 요원의 인건비 부터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현금 순환이 비교적 빠른 공연 사업의 특성으로 인해 경험은 물론 밑천도 전무한 업자들이 일단 공연을 진행해 놓고는 나중에 비용을 마련하려다가 일을 그르치는 사례도 빈번하다. 통상 공연진행 비용을 마련하고 그 규모에 맞춰 공연을 진행하는 것과는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S공연기획사 이모씨는 “인터넷 티켓 판매 사이트 등에 ‘투자하면 티켓 판매 독점권을 주겠다.’고 하거나, 투자자들에게 ‘공연 판매가 시작되면 곧바로 이자 쳐서 갚겠다.’며 거액의 돈을 빌려 해외 유명 뮤지션의 섭외비 등 공연 진행 비용을 마련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돈을 빌리지 못할 경우 결국 공연이 무산되는 사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 공연기획인력 양성·정부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공연 기획부터 공연장 안전관리에 이르기까지 선진화된 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공연 현장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교육해 공연기획 인력을 배출하는 공연기획자 전문양성교육기관이 대폭 늘어나야 하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공연예술학교 전성환 교수부장은 “몇몇 사설 기관과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체계적으로 공연 기획 인력을 양성하는 창구가 없다 보니, 공연 현장에 비전문 공연기획자들이 넘쳐나고 부실공연 기획이 남발한다.”고 진단한 뒤 “공인된 ‘라이선스’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며, 특히 정부 지원의 공연아카데미 등 교육기관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의 시대에 뒤떨어진 지원체계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한 연구원은 “공연 분야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발돋움했음에도 문화부내 ‘기초예술진흥과’와 ‘콘텐츠진흥과’로 이원화해 지원·관리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위해 통합 관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공연장내 경비 시스템의 철처한 관리·감독도 요구된다. 현재 지방경찰청의 허가를 받은 경비업체는 2418개. 이 가운데 시설경비가 아닌 이른바 ‘보디가드’로 불리는 신변보호 전문 회사는 301개이며, 인원은 5047명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안전관리학과 김두현 교수는 “‘보디가드’들이 공연장내 시설과 관객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꼬집은 뒤 “수천명의 관객이 모이는 대형 야외공연의 경우 단순 경비업법 수준이 아닌 재난 및 안전관리법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연법 개정 추진 지병문의원 “사고가 생길 때만 경각심을 가질 게 아니라, 확고한 안전 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상주참사 이후 당정 협의를 통해 공연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는 지병문 열린우리당 의원. 그는 “(이번 개정안이)공연 활성화와 안전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충돌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공연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상주참사 이후 2주일이 지났다. -안전 불감증이 고스란히 드러난 비극이다.21세기에 OECD 국가에서 그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챙길 것을 챙겼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정안의 골자는 무엇인가. -현행법상 등록되지 않은 공연장 외 시설에서 공연할 경우 종전 3000명 규모일 때 신고하던 기준을 1000명 이상으로 강화하고, 안전요원 확보를 의무 규정으로 할 것이다. 이를 어겼을 때 처벌도 상향된다. 안전과 관련된 주체들이 각각 따로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인데, 앞으로 주최측, 지자체, 경찰, 소방방재청 등이 사전 안전점검을 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신고제라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공연 주최측이 재해대책계획서를 만들어 소방방재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연을 못하게 하는 강제권 발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제권 발동의 경우 공연의 자유를 해친다는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 -고민이 큰 부분 가운데 하나다. 공연 활성화 등 예술의 자유와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토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국내에 제대로 된 경비회사나 안전요원 숫자가 적어 이를 확보하려 해도 어렵다고 하는데. -규정 강화로 인해 안전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등록을 마친 기존 공연장 시설에도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미 등록이 된 기존 공연장에 있어서도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고, 안전을 철저하게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 ▶공연법 개정과 관련된 향후 일정은. -문화관광부에서 관련기관과 협의를 하고, 공청회 등으로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자세한 내용을 마련할 것이다. 이번 회기 내에 처리토록 하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우송공업대학 건축설비과 유재우 교수 공연문화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반면 그에 뒤따르는 시설과 투입되는 인원들의 안전관리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선진국에서는 오페라나 뮤지컬 등 대형 공연시설을 최고의 안전설비가 필요한 클래스 5등급으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공연시설에서의 사고는 곧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공연장 시설 면에서 우선 안전 기준이 미약하다. 문화관광부에 고시돼 있는 무대시설 안전진단 기준은 한정된 공연장과 그 시설의 기초적인 것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일례로 방화막 시설을 살펴보면 정확한 기준이 없다. 방화막이란 각종 위험시설(각종 전기장치, 조명시설의 전원 선, 폭죽 같은 화기사용 등)로 가득찬 무대 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객석과 무대를 신속히 차단하여 관객이 차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설비다. 또한 무대에서 대형 공연이 이루어질 경우 많게는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이때 30∼150대 정도의 하중 높은 시설물들이 공연에 맞추어 움직이는데 이것이 추락할 경우 또 다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에서 지켜질 수 있는 것들이 시설의 안전도이다. 각종 안전장치로 무장되어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최악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공연시설을 운영하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의 측면에서도 인력관리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인력의 활용면도 부족한 편이다. 현행 공연장으로 등록된 시설에는 강제조항으로 무대예술 전문인이 상주하도록 되어 있지만 많은 공연장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더욱이 소공연장이나 가설 공연시설의 경우 안전교육을 이수한 인력구성이란 꿈도 꾸기 어렵다. 공연장으로 등록된 시설들은 그나마 안전진단을 의무화하여 안전점검을 받고 있지만 이것도 3년에서 5년마다 받도록 돼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 소극장이나 가설시설의 경우에는 시설물에 대한 안전진단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더러 공인된 안전진단 기관에서의 지도 감독이나 상주도 이루어지지 않아 항상 사고의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주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언제든지 또다시 재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공연과 관련된 인원들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관리될 필요성이 있다. 공연 관리자는 연출가나 배우가 혼신의 노력으로 예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연시설을 보장해야 하며 관객과 시민들이 높은 품질의 공연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적은 예산, 노후화되거나 기준 미달 시설, 전문화되지 않은 인력구성과 체계적이지 못한 인력관리 등이 공연선진화를 막는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을 공연 관계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 [지금 대구에선] 東西 29㎞ 안전망 촘촘히… ‘安全鐵’ 달린다

    [지금 대구에선] 東西 29㎞ 안전망 촘촘히… ‘安全鐵’ 달린다

    대구지하철 2호선이 오는 18일 개통된다. 서울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다. 대구도 복수 지하철시대를 맞이한 것이다.2호선은 지난 1997년 1월 첫삽을 뜬 이후 8년9개월의 긴 공사기간동안 사업비 2조 3330억원, 연인원 692만명이 투입된 대공사의 결실이다. 달성군 다사(문양역)에서 수성구 고산(사월역)까지 29㎞구간을 동서로 잇는 대구 지하철 2호선은 앞으로 대구 시민들의 발이 될 전망이다.2호선은 최상의 안전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지하철로 1호선에 비해 안전성을 높이고, 이용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했다. ●안전 강화 200여명이 숨진 1호선 중앙로역 화재 참사를 계기로 2호선은 무엇보다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동차 차체는 스테인리스 스틸 강재로 제작했고 전동차내 바닥재와 단열재, 차량연결 통로막 등은 모두 불연성 또는 극난연성 재질로 바꾸었다. 또 전동차 1량에 2개의 화재감지기를 갖춰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비상방송과 함께 운전실, 종합사령실에 경보를 울려 즉각 대응토록 했다. 특히 1호선 중앙로역 화재 참사 당시 화재발생후 반대편에서 나중에 들어온 전동차로 인해 인명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따라 기관사가 승강장 진입 300m 앞에서 승강장 상황을 볼수 있는 폐쇄회로 TV(CCTV)가 역사마다 설치됐다. 또 서울지하철 7호선 화재시 기관사와 역무원, 종합사령실간의 다자간 통화시스템이 미비, 신속대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따라 사령실-기관사, 기관사-역무원, 기관사-기관사, 사령실-역무원간 통화가 가능하도록 무선통신장치를 대폭 보완했다. 승강장 선로에 승객이 추락 또는 위험물이 떨어지는 사고발생에 대비, 승강장당 10개의 비상정지 버튼을 설치, 승객과 역무원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전동차를 비상 정지시킬 수도 있다. 승강장내 벽, 바닥, 천장 등 마감재료도 불연재로 모두 바꾸었고 전 구간 승강장에 추락방지 안전펜스를, 다사와 대실역에는 전국 최초로 스크린도어를 각각 설치했다. ●편의시설 확충 2호선은 1호선에 비해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대폭 확충됐다.26개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외부 인도에서부터 설치, 장애인과 노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역사 출입구에 음향유도기가 설치됐고, 장애인용 승차권 발매기도 선을 보인다. 여성들을 위해 역사마다 여성용 화장실을 남성화장실과 동일하거나 더 많이 설치했고, 모든 여성화장실에는 에티켓 벨(물 흐르는 소리 음향장치)과 비상호출 버튼을 갖추었다. 용산·두류·범어·대공원역에는 전시장과 공연장을 갖추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대형 조형예술품을 설치, 문화공간으로 활용토록 했다. 또 두류·반월당·봉산역에는 민자유치를 통해 상가와 휴게시설, 주차장 등이 들어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쇼핑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문양·용산·신매역에는 승객용 주차장이, 전 역사에는 자전거보관소가 설치돼 있다. ●개통 효과 2호선의 개통으로 현재 하루 14만명선인 대구 지하철 이용객수는 43만여명으로 늘어나고 수송분담률도 3.4%에서 9.7%로 높아진다. 우선 시민들의 출·퇴근시 이동시간도 크게 줄게 된다. 수성구 신매역에서 도심인 중구 반월당까지 승용차로 31분이 걸리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면 18분이면 된다. 또 달서구 계명대에서 반월당까지도 승용차로 34분이 걸리던 것이 2호선을 이용하면 17분으로 단축된다. 대학이 밀집한 경북 경산지역으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의 교통편의와 함께 경북 성주지역 주민들의 대구시 접근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2호선 개통의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만도 연간 30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구나 2호선이 지나는 수성구 시지지역과 달서구 용산, 달성군 다사지역은 2호선 개통으로 역세권 개발에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흡´ 지적도 지하철 2호선은 당초 9월말 개통 예정이었으나 시험운전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대구시가 개통시기를 늦췄다. 실제 개통후 운행과 같은 방식을 통한 ‘영업시 운전’ 과정에서 전동차 출입문을 모두 8012회 여닫는 과정에서 10여차례나 열리지 않았다. 또 전동차가 역에서 25초 정차토록 돼 있지만 일부는 4∼5초 일찍 출발하는가 하면 출발시 안내방송이 제때 나오지 않아 시스템 오류를 바로잡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영업시 운전이 한창이던 최근에는 2호선 대실역 부근 터널안 배전반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구시가 부랴부랴 터널내 CCTV와 연기감지기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한동수 대구지하철건설본부 본부장은 “영업시 운전은 기관사가 필요없는 ‘자동’방식을 기준으로 운행하고 있으나 실제 운행 때는 기관사가 수동으로 문을 열고 정차시간도 맞추기 때문에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동수 지하철건설 본부장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지하철이 될 것입니다.” 한동수 대구지하철건설본부 본부장은 “대구 지하철 2호선은 2003년 1호선 중앙로역 화재사고 이후 건설교통부가 수립한 ‘도시철도 종합안전대책’을 100% 반영한 가장 안전한 지하철로 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호선 중앙로 화재참사 당시 문제가 됐던 전동차의 바닥재와 차량 연결통로막, 의자 등은 모두 불연성 또는 극난연성 재질로 개선했다.”면서 “시험기준도 연기밀도, 화염전파, 연소가스 유해성 등의 항목을 추가해 미국·영국·프랑스 등의 선진국 규격을 엄격히 적용했다.”고 말했다. 개통시기 연기와 관련, 한 본부장은 “영업시 운전 과정에서 드러난 전동차 출입문 개폐와 정차시간 등의 문제는 시설물의 결함이 아닌 프로그램상의 기술적인 문제”라며 “시스템 안정화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어 개통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터널구간에서도 화재 등 사고발생시 승객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해 40m 간격으로 비상조명등을 설치했고 승강장내 유도등도 비상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켜지도록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한 본부장은 “지하철 2호선은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 외에도 시민들의 문화, 쇼핑 공간으로 꾸몄다.”면서 “반월당·두류·봉산역의 지하 문화쇼핑 시설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지하철 문화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호선 조기건설에 대해서는 “3호선은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와도 관련이 있다.”면서 “3호선이 조기에 건설돼야만 건설경기 회복 등 대구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3호선 2008년 첫 삽 대구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3호선 조기건설과 2호선 연장사업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호선은 북구 칠곡에서 수성구 범물간 23.95㎞을 잇게 되며 사업비는 1조 2000여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올 2월 3호선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용역을 마치고 기본설계비 30억원을 내년에 국비 지원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해 둔 상태다. 시는 2007년까지 기본설계를 실시하고 2008년 공사에 착공, 북구 칠곡∼중구 건들바위 구간을 2013년 개통할 예정이다. 이어 건들바위 네거리∼수성구 범물구간은 2018년까지 나눠 시공해서 2019년 완전 개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3호선이 개통되면 수송분담률이 현재 3.2%에서 16%로 높아지는 등 지하철이 대구 대중교통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동수 대구시 지하철건설본부 본부장은 “칠곡∼범물 구간의 3호선이 조기 건설돼야만 기존 1,2호선과 연계한 도시철도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호선의 종점인 수성구 사월동에서 경북 경산시 대동(영남대)까지 3개역 3.32㎞ 연장사업은 2007년 상반기 착공,2012년 완공될 전망이다. 2호선 경산 연장사업은 최근 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실시설계를 앞두고 있다. 사업비 2054억원은 중앙정부 60%와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 부담 40%로 조달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서울이야기(24)] 문화로 청계천 읽기

    ●문화로 가득찬 청계천 “눈부신 햇살이 아름다운 거리에/오고가는 사람들 흥겹게 노래한다./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모여 웃음꽃 피우네./푸른 가로수 길가에는 그대 희망찬 발걸음이/불빛 가득찬 청계천에 우리의 소망이 피었네.” 조용필이 부른 ‘청계천’의 모습이다. 눈부신 햇살과 불빛, 푸른 물과 가로수,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청계천, 그곳엔 흥겹게 노래하고 웃음꽃 피우며, 꿈과 희망과 소망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사랑과 기쁨과 미소가 충만해 있다. 청계천은 아름다운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다리에 얽힌 역사가 있고, 미소와 기쁨을 자아내는 예술이 있으며, 꿈을 일구고 흥겹게 즐기는 사람들의 삶이 있다. 이러한 청계천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든 사유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 만들고 또 만들어가는 공공공간이다. 그래서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참여’의 문화적 키워드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이다. ●청계천은 역사다 ‘하천’시대(조선시대∼1950년대),‘복개’시대(1960∼1990년대),‘복원’시대(2000년대)의 역사적 숨결이 담겨있는 청계천. 우선, 자연하천이자 서민의 생활터전이었던 하천시대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 다리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스며 있다. 상류층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는 사회계층들의 삶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도성 최대의 다리로서 어가와 사신의 행렬이 지나가는 교통로이자, 정월대보름이면 수천명의 민초들이 다리밟기를 행하던 ‘광통교’, 중인과 상인계층들의 삶터로서 수심을 측정했던 수표와 보물 제838호 수표교의 옛터이자 겨울이면 서민들의 연날리기 명소였던 ‘수표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사연과 역사가 담겨 있다. 물론, 하천시대의 역사는 아직 온전히 복원되지 못했다. 광통교는 원위치에 자리잡지 못했고, 정조가 수원화성에 행차하는 모습을 담은 길이 192m의 세계최대 도자벽화 ‘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나 그곳의 자취를 연상해 볼 수 있다. 수표교도 복원되지 못한 채 그 터만 남아 있다. 서민들의 생활터전으로서 청계천의 모습 또한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의 ‘청계빨래터’와 징검다리 속에서만 더듬어 볼 수 있다. 수표교 근처 ‘준천사터’등 천변 곳곳에 위치한 유적 기념비들과 함께, 앞으로 더 복원해야 할 하천시대 청계천의 역사를 성찰하고 그 모습을 꿈꿔보는 것, 그 자체도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가 아닐까. 다음으로, 산업화·근대화의 엔진이자 도심산업문화의 정점이었던 복개시대의 역사를 만나 보자. 복개시대의 대표적 상징물인 ‘삼일고가’,‘삼일빌딩’,‘삼일아파트’를 우선 들 수 있다. 삼일고가는 무학교 아래에 세 개의 ‘존치교각’으로 남아 있다. 건축당시 서울의 최고층 빌딩이었던 삼일빌딩은 삼일교 앞에 건재하고, 다산교에서 황학교 사이에 포진한 역시 건립당시 최고의 아파트였을 삼일아파트는 위층이 모두 헐린 채 2층의 영업공간으로 남아 있다. 복개시대의 역사는 무엇보다 여전히 청계천을 지키고 있는 도심산업문화의 자취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수표교 부근의 공구, 세운교 부근의 전자·조명, 배오개다리 부근의 시계귀금속, 오간수교 부근의 신발도매, 맑은내다리 앞 관상어 상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예전과 달리 깔끔한 디자인으로 통일된 간판들의 모습에서 새롭게 태어나려는 상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새벽다리를 사이에 둔 한국 최초의 근대시장 광장시장과 건자재 종합시장 방산시장, 마전교에서 다산교 사이의 평화시장들, 영도교 앞 황학동 도깨비시장, 고산자교 부근의 마장동 축산시장 등 상인과 서민들의 삶터이자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었던 시장들도 여전히 복개시대 청계천의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러한 도심산업문화를 창출한 역사의 기저에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평화시장 앞에 생을 바쳤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다. 그의 분신장소 앞에는 과거의 낡고 초라한 표석 대신 늠름한 모습의 동상이 건립되었고, 동상이 위치한 버들다리는 전태일 다리로, 부근의 패션의 거리는 전태일 거리로 다시 태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복개시대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부 상권이 옮겨지고, 주변지역이 개발되고, 시장이 타운으로 변모하고, 허름한 간판과 골목이 새로운 이미지 통합(CI)과 더불어 정비되고는 있지만, 청계천은 여전히 생태공원이나 여가공간의 차원을 넘어선 상인들과 노동자들의 생계공간이자 삶터다. 생태환경 복원에 이어 삶의 공간으로서 문화복원이 이루어지도록 복개시대의 자취들을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젠 문화도시 서울을 견인할 복원시대의 역사를 체험해보자. 복원공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사건과 자료와 꿈들, 청계천의 과거·현재·미래를 이제는 마장동 두물다리 앞에 위치한 1728평의 복합문화공간인 ‘청계천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청계천 시점부에 조성된 2100여평의 ‘청계광장’은 서울광장과 연계해 광장 문화의 새 역사를 선언하고 있다. 삼일교 앞에 조성된 ‘베를린 광장’ 역시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의 임무를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공사기간에 영업이 어려운 황학동 벼룩시장 노점상들의 생계공간으로 마련된 ‘동대문 풍물벼룩시장’은 이제 동대문의 명물이 되었다. 청계천이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곳에 위치한 35만평의 ‘서울숲’은 복원시대를 상징하는 핵심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다. 복원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만큼 복원시대의 역사는 앞으로 청계천에서 우리 모두가 만들어내는 문화를 통해 겹겹이 쌓여갈 것이다. ●청계천은 예술이다 청계천에서는 예술적 혼과 정신의 편린들을 만날 수 있다. 광통교와 수표교, 오간수문의 건축양식에서는 그 시대의 장인정신을,‘정조대왕능행반차도’에서는 김홍도를 비롯한 정조시대 최고의 화가들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을 형상화한 마전교의 ‘옥류천’,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오간수교의 ‘문화의 벽’, 청계미니어처와 프로그램분수, 만남과 화합을 상징하는 8도석이 마련된 청계광장, 물과 어우러진 다양한 조각품과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장통교 앞 관철동의 젊음의 거리는 ‘피아노 거리’로 변모해 건반 모양의 돌벤치에 앉아 거리아티스트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청계천의 삶이 예술과 결합되는 다양한 축제들 또한 만날 수 있다. 무교·다동 음식문화축제와 동대문패션축제 등 상권활성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지역축제를 비롯, 다리밟기를 현대화한 답교 퍼레이드 등 다양한 천변 민속축제들이 펼쳐질 것이다. 이제 막 복원된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은 아직은 협소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청계천에는 다양한 예술적 사건들이 흐를 것이다. 정서와 감수성을 풍요롭게 해주는 삶과 사람과 예술을 청계천에서 만들어 보자. ●청계천은 삶이다 청계천은 그속에서 생계를 꾸리고 인생을 가꾸는 상인과 기업들의 삶터다. 또한 청계천은 그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놀이터다. 따라서 청계천의 삶과 사람, 그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들 그 자체가 청계천의 문화다. 준설사업을 시행했던 암행어사 박문수, 천변에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던 남이장군, 수표교 밑에서 그림을 그렸던 천재화가 장승업을 만날 수 있다. 복개시대 이 곳의 주인이었던 광장시장 거리의 악사 백연화, 청계천 설치미술가 설승순, 황학동 만물시장의 시인 홍이종, 청계천 하구에서 빈민운동을 했던 제정구,4단밥상 배달 아줌마 박호순, 전태일의 동료였던 재단사 배강일 등도 이곳의 살아 있는 역사다. 영도교 앞 20년 전통 멸치국수 포장마차와 곱창골목의 상인들, 광장시장에 있는 삼류 ‘바다극장’과 오간수교 부근의 ‘뉴서울카바레’에서도 청계천 상인들의 멋과 낭만이 배어 있다. 이제 새롭게 복원된 청계천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둥지를 틀고 삶을 일구어갈까. 어떤 사람들이 이 곳에서 새로운 추억과 사건들과 이야기들을 만들어갈까. 그 삶들을 함께 지켜 보자. ●청계천은 참여다 청계천은 함께 만들었다. 청계천을 만든 ‘7인’ 혹은 ‘20인’ 등 언론에서는 특정인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열린 물길을 접하러 그곳을 찾은 수백만의 시민들, 그들의 문화적 욕망이 청계천 복원의 실질적 힘이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50m 길이로 조성된 ‘소망의 벽’에는 2만여 명의 소망과 염원이 담겨 있다. 버들다리 위의 전태일 동상과 4000개의 기념동판에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를 외치며 수년간 싸워온 청계천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와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는 시민들의 성금이 녹아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청계천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매주 문화달리기를 통해 얻은 기금과 시민들의 청계천 문화의 다리 성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청아람’ 등의 자원봉사단도 청계천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심부름꾼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초기부터 생존권 수호를 외쳤던 청계천상권수호대책위원회,‘청계천은 차별천’이라 외치는 장애인이동권쟁취시민연대, 청계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 폭력없는 사회를 외치는 ‘청소년 맑은물 축제’ 참석자들, 그들의 목소리는 청계천을 인권천이자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요한 참여의 소리가 될 것이다. 인근의 기업들도 ‘오천팔백미터 사람, 자연, 문화의 어울림, 희망이 흐릅니다’ 등 다양한 플래카드를 내걸며 청계천 복원에 참여하고 있다.01번 청계천 순환버스, 지하철과 함께 하는 청계천 나들이,2개 코스의 도보관광 등 공공기관도 청계천 문화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청계천은 미래고 꿈이다 청계천 문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기에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 갓 물리적으로 복원된 청계천에서 역사와 예술과 삶을 감동으로 조우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와 문화기획들이 산재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문화복원과 문화창출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청계천에서 어떠한 문화를 발견하고, 어떠한 문화를 심을 것인가. 서울시에서는 주변의 문화벨트(북촌, 대학로, 정동, 남촌, 장충, 돈화문길, 서울숲)와 연계해 ‘청계천문화벨트’를 조성한다고 한다. 또한, 청계천 브랜드 개발, 문화공간 및 시설 조성, 관광상품 개발, 축제이벤트 전략 등을 골자로 하는 ‘청계천 장소마케팅 전략’도 구상 중이다. 전태일기념관건립추진위에서는 ‘전태일 광장과 기념관’을 추진하고 있고, 구보학회에서는 ‘박태원 천변테마파크’를 구상하고 있다. 장애인인권단체에서는 장애인이동권을 찾고자 하고,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청계천포럼을 만들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천변에 초고층 빌딩을 기획하고 있다. 청계천은 역사·예술·삶이 있는 도심의 문화갯벌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청계천을 탐색하고, 즐기고, 성찰하고, 싸우고, 만들어 보자. 청계천엔 문화가 흐르고 미래가 흐를 테니까. 이무용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부연구위원
  •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 개통 D-1] 이명박 서울시장 인터뷰

    청계천이 다시 흐른다. 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을 앞두고 이를 진두지휘한 이명박 서울시장을 29일 만나 그 애환과 의미를 들어봤다. 이 시장은 “제가 한 일은 전체 공정의 1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90%는 공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과 시민들의 공로”라고 말했다. ▶먼저 성공적인 청계천 복원을 끝낸 소감은. -그동안 강남지역에 중심의 자리를 내줬던 4대문안 도심이 다시 서울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됐다. 지난 40년간 오물과 악취로 죽어 있던 청계천을 생태하천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은 감히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제 능력보다는 ‘저 사람이라면 어렵더라도 해낼 것이다.’라며 지지해준 시민들의 신뢰가 가장 큰 힘이 됐다. ▶청계천 복원사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든다면. -시장 선거기간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조차도 막상 시장이 되니 복원계획만 세우다 말라고 충고할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었다. 교통문제, 복잡한 이해관계 등도 어려웠지만 청계천 주변 22만명의 상인들과 1500명의 노점상들과의 갈등이 가장 어려웠다. 이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지만 보상 없이 구두로 약속할 수밖에 없어 합의도출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무려 4200회 이상 상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했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수상했던 이유가 바로 사업시행 동안의 사회갈등 해소였다. ▶청계천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청계천은 각 구간마다 특색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 구간을 다 돌아보는 것이 좋다. 굳이 몇 곳을 추천하자면 시점부인 청계광장과 모전교·광통교 등의 옛다리, 정조대왕 능행반차도 등을 권하고 싶다. ▶청계천 복원이 대체로 잘 됐다는 평가지만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수표교 등 문화유적 복원이 미흡했던 점이 아쉬운 점이다. 문화재청과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으며 세심하게 준비를 했지만 본의 아니게 문화재가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수표교와 오간수문을 원래 위치에 복원한다는 기본방향을 정했지만 현재 여건상 장애요인이 많아 장기적 추진이 불가피했다. 추후 관계전문가와 문화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후속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강 개발계획이나 또 다른 도심하천 복원 계획도 있는가. -한강 개발은 이를 제한하는 법이 너무 많아 나무를 심거나 편의시설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관련법이 홍수대비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신 기술정보(IT)기법을 활용하면 완벽한 홍수대비를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나 프랑스 센 강변처럼 멋진 한강을 만들어갈 수 있다. 또 불광천 홍제천 등 서울의 건천을 복원하는 계획도 거의 용역이 마무리 단계다. 한강∼청계천∼건천 복원 등을 연계하면 서울을 수변도시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도 늘고 서울의 이미지도 보다 좋아질 것이다. ▶공약했던 역점사업 대부분이 마무리되고 있다. 혹시 새롭게 펼칠 사업이 있다면. -청계천 외에도 뉴타운사업·대중교통체계 개편·서울숲 조성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왔다. 서울을 보다 매력적이고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서울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해 보겠다. 또 잠실 제2 롯데월드와 상암동 DMC 개발을 임기내에 착공해 강·남북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도록 초현대식 건물을 짓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원천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청사 신축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가.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작품들이 주변 건물 및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측면이 있던데. -시청사 건립문제는 지난 80년대 이후 역대 시장들이 반복적으로 검토해오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재 전담팀을 꾸려 관련 업무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주변 건물과 문화재·환경 등과 잘 어울리면서도 역사성·상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10월중 공사를 발주해 내년 4월에 착공, 오는 2008년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를 문화도시로 만들기로 하고 올해를 문화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청사진은. -향후 10년간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서울이 국제도시가 되려면 마지막은 문화도시로 귀착되어야만 한다. 업무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과 그 가족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분위기가 있어야만 동북아 허브가 구축될 수 있다. 현재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정명훈씨를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 영입했지만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조금 늦은 셈이다. 문화적 상징을 만들기 위한 다른 도시들의 움직임이 우리보다 한 걸음 빠른 것이 사실이다. 10월 말쯤 문화도시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야간공연을 활성화하고 청소년들에게 공연관람료를 대폭 할인해준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젊은이들과 청소년이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지 않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국가로 가는 초석을 만들 것이다. 아울러 건전한 야간문화 정착을 위한 ‘절주 캠페인’을 벌이면서 매주 월요일을 ‘절주의 날’로 지정해 건전한 음주문화 만들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갈 계획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부동산 대책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느 특정지역만 규제를 하겠다고 하다 보니 나오는 부작용이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야만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재 주택거래는 거주 목적이라기보다는 투기 목적이 강한 데다 강남의 집값 상승은 강북·강서지역의 교육생활 여건이 낙후함에 따른 반사이익적인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 추가개발 등 공급확대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뉴타운 사업처럼 녹지·문화·교육시설 등 종합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주거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자족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여건을 개선하는 것을 비롯, 강북 지역의 낡은 학교시설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뉴타운 지역에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유치하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새로 신설되는 문화시설도 뉴타운 지역을 비롯한 강북지역에 우선적으로 확충한다.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대권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는데. 향후 일정은 무엇인지. -청계천 복원 자체가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고 성공적인 평가를 받아 그런 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서울시정에만 전념하기도 바쁜 실정이다. 서울시장으로 임기만료일까지 시정에만 충실할 생각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모든 것을 정치논리로만 따지는 경향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이제 경제·문화논리로 변하고 있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라도 대선까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어 임기를 마친 뒤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정치철학과 시정철학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힌다면.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 -세상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후자다.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시대가 원하는 사명을 다하고자 변화를 주도하며 살아왔다.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돕는다는 것이 곧 나의 소신이다. 정치에 대한 생각도 이런 내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는 적어도 국민들에게 일자리와 잠자리는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즉 정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실용주의적 사고와 행동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 대 보수, 민주 대 반민주라는 식의 이분법적·대립적 구도에서 벗어나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에 매진하는 것이 정치가의 임무다. 내수침체·지역갈등·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누가,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빨리 갈등에서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 정리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이명박 시장 프로필 ▲ 1941 경북 포항 출생 ▲ 1960 동지상업고등학교 야간 졸업 ▲ 1964 6·3 시위로 옥고 ▲ 1965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 ▲ 1977∼1992 현대건설·인천제철 등 8개사 대표이사 사장·현대건설 회장 역임 ▲ 1992 제14대 국회의원 ▲ 2002 제32대 서울시장
  • 세계문화유산 경주 남산 2000여기 불법 묘지

    지난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남산에 2000여기의 민묘(民墓)가 불법 조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28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사적 311호이자 국립공원인 남산에 매년 100기의 민묘가 불법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절터·석탑 등 남산의 중요한 유적지 내 위치한 민묘만 1206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대부분의 민묘가 만들어진 것은 광복 전후로 추정되나 세계문화유산 등록 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전체 민묘가 남산 면적의 2%를 차지하는데 계속 방치할 경우 남산이 공동묘지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종수 김상화기자 vielee@seoul.co.kr
  • [논술 길라잡이]시사 키워드/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

    맥아더는 영웅인가, 역적인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놓고 보수·진보 진영이 충돌하고 있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논쟁은 분단 한국을 바라보는 보·혁 양 진영의 시각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보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동상 철거에 반대하자 노 대통령까지 보수파로 몰아세우고 있다. ●철거를 주장하는 이유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미군추방공동대책위원회의 주장은 맥아더가 한반도를 지배하기 위해 민족의 자주성을 짓밟은 장본인이며 한국전쟁 때 대량학살을 지시한 전범이라는 것이다. 맥아더가 ▲‘점령군’으로 들어와 이땅을 일제 식민지에서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시켰고 ▲일제가 약탈해 간 우리 문화재 10만여 점에 대한 반환 요구를 미국에 대한 일본의 감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으며 ▲노근리 양민학살 등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최근 인천에서 열린 ‘한국전쟁의 역사적 재조명과 맥아더의 재평가’라는 토론회에서 주제 발제를 맡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한국전쟁을 통일전쟁이라며 논쟁에 불을 질렀다. 강 교수는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강 교수는 한국전쟁을 한반도에서 외국군대가 철수한 이후 한 나라에서 두 개의 정권이 단독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상대방과 무력행위를 일으킨 ‘내전’이라고 규정하면서 누가 침략자인지 따지는 것은 보편적 역사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작은 전쟁의 연장선인 6·25전쟁은 통일전쟁으로, 분단을 주도한 미국이 원인제공자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한국전쟁에서 최소한 40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맥아더에 대해 ▲2차 대전 종결후 조선분단 집행 ▲식민지 점령 총독 ▲유엔 승인범위를 무시하고 38선을 넘어 북진 감행 등의 이유를 들어 미국에서도 평가가 달라졌듯이 전쟁 영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철거에 반대 보수진영은 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으로 한국을 구출한 은인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가르쳐 온 내용이다. 반대쪽 사람들은 철거하려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김일성 동상을 세우려는 사람들이라고 몰아세운다.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번영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어떻게 볼 것인가 맥아더는 어떤 인물인가, 특히 우리에게는?어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실체에 대한 진실이 하나라도 평가는 두가지 이상이 나오기 마련이다. 맥아더 또한 마찬가지다. 둘 이상의 평가가 나오는 또다른 이유는 어떤 사람이든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맥아더는 2차대전의 영웅이고 인천상륙작전의 이끈 장군이면서도 중국군을 과소 평가하고 원자탄 사용을 주장한 과오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도 맥아더의 실체가 무엇이냐에 대한 평가를 달리 내릴 수 있다. 분단의 주범인가 아니면 한국을 적화에서 구해낸 영웅인가 하는 것이다.2차대전이 끝난 뒤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전승국들의 나눠먹기로 약소국 한국은 분단되고 말았다.6·25는 이념의 대결이 전쟁으로 비화된 것으로 그것을 내전으로 보든 보지 않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입장에서는 미국 등 우방의 도움을 받아 공산화를 저지한 것은 사실이다. 맥아더는 그 과정에서 분단을 주도한 인물도 아니고 혼자서 북한군을 막아낸 사람도 아니다. 다만 군인으로서 지시를 받아, 더러는 자신의 판단 아래 역할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또한 북한을 남한과 동등한 실체로 인정하는 관점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6·25를 내전으로 보고 맥아더가 통일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그런 것이다. 이는 우리의 법체제하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데올로기나 이데올로기에 따른 체제의 대립도 영원할 수는 없다. 6·25에 개입하고 통일을 방해한 중국은 오늘에는 한국과 아주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북한 또한 마찬가지다. 영원히 대립하는 적국이 아니라 통일을 향해 화해하고 함께 걸어야할 동반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맥아더를 신성시하는 것도 문제가 없지 않다. 시대적 변화에 맞춰 맥아더의 실체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행동으로 상대방을 묵살하고 보자는 태도에 앞서 토론과 연구를 통해 실체에 함께 접근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포인트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이 왜 제기됐는지, 극단적인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어떻게 봐야 하며,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정치플러스] 남북 고구려유물 공동조사 추진

    정부는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에 소재한 고구려 유적·유물에 대한 남북한 정부 차원의 공동조사와 교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봉근 소장은 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주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현황과 대책에 관한 공청회’에 출석,“개성공단 개발지역의 남북한 공동발굴을 적극 지원하고, 비무장지대 유적에 대한 공동조사의 단계적 추진안을 마련해 향후 남북 정부간 교류 확대시 적극 반영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