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화염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외화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미망인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목욕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해차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18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찬 서리가 새벽 산봉우리 구름에 걸리더니 어느새 빨간 화염(火焰)들이 두륜산을 하나 둘씩 점령해나가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설악대청을 넘어 이곳 두륜산에 도착한 것이다. 그 하얀 무서리 위로 하얀 차꽃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그 차꽃사이로 노란 꽃술을 잔뜩 묻힌 벌들이 윙윙거리며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다. 온갖 만물이 풍성하고 바쁜 계절들을 뒤로하고 서서히 생을 마감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쯤 차인들은 자신의 차 곳간이 비어가고 있음에 벌써 초조해진다. 이때부터 차인들의 ‘차 인심’은 각박해진다. 봄은 아직 멀리있기 때문이다. 보관하고 있는 차 역시 마찬가지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햇차맛은 사라지고 묵은 차 밭이 시작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차와 아닌 차가 감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차는 그 성질이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차를 고르고 보관하는 법 역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만든 지 한 두 달이 된 햇차는 대부분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색과 향 그리고 맛이 좋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맛 향 색이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다신전)에서 “차에는 스스로 진향(眞香), 진색(眞色), 진미(眞味)가 있으니 한번 한점이라도 물들게 되면 곧 참다움을 잃게 된다. 예컨대 물에 소금기가 있는 것과 차에 다른 물질이 있는 것과 다완에 생강이 있으면 모두 참됨을 잃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차의 보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차를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고, 보관할 때에는 건조한 곳에 두어야 하며, 탕을 끓일 때는 청결하게 하여야 한다. 정성을 다하고 건조하게 보관하고 청결하게 끓이게 되면 다도를 극진히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차의 보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차 보관법은 그런 점에서 매우 특이했다고 보여진다. 초의스님은 먼저 차를 청결한 병에 담아 대나무로 만든 피편(皮編)으로 눌렀다. 그리고 몇 차례 종이와 죽순 껍질로 빈틈없이 차통을 봉해버렸다. 그리고 예쁜 기와를 얹어 다실에 두었다. 명나라때 다서인 (다소)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다소)에서는 “차를 자기 항아리에 넣고 죽순껍질로 누르고 죽피를 채워 봉한 후 상끈으로 매어 새로 구운 곱돌을 그위에 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의스님이 다성인 이유를 우리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봉지의 차를 보관하기 위해 손수 만든 차통을 밀봉한 후 그 차의 올곧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다실까지 만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차를 직접 제다했던 다인으로 차 한잎에도 늘 그 가치를 부여했다. 송나라 채양의 (다록)에도 차의 성질에 대해 논하고 있다.(다록)에는 “차는 대껍질과 상화하고 향이나 약 냄새를 싫어한다. 또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축축한 곳을 꺼린다.”고 되어 있다. 옛날 우리 다인들은 차를 대나무로 만든 상자나 죽통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한 오동나무통에 넣어 끈으로 묶어서 처마 밑에 걸어두었다. 그것은 땅의 단열성과 흡수성으로 온 습도가 자연적으로 조절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자연식 김치냉장고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바로 먹을 차의 용기는 한지같은 종이재료를 사용했고, 오래 두고먹을 차는 옹기같은 흙을 재료로한 것을 많이 이용했다. 과거 우리 차인들은 이렇게 차를 저장하는 집을 따로 마련,‘찻집’이라고 불렀고 차를 보관하는 방을 ‘다실’ 또는 ‘차실’이라고 불렀다. 자연을 이용해 그 사물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우리선조들의 지혜가 경이로울 뿐이다. 먼저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맛과 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차는 먼저 햇볕을 피해야 한다. 차가 햇빛에 직접 닿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쉽게 산화될 뿐만 아니라 온도가 높으면 차의 엽록소가 쉽게 분해되어 찻잎이 누렇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차는 또한 섭씨 5도 가량 저온에 저장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그래서 요즘 어떤 차인중엔 김치냉장고 같은 냉장고를 차 전용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약 여러 음식과 함께있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면 흡착성이 매우 강한 차의 성질을 막아내기 위해 철저하게 밀봉하여 넣어두는 것이 좋다. 차는 가능한 한 차통에 보관해야 한다. 요즘 차를 보관하는 차통은 상품에 따라 다양한 재료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통은 자기나 토기 금속 유리 종이 등이다. 그중 가장 무난한 것은 바로 자기나 토기로 된 차통이다. 금속 중에서는 주석통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차중에서도 녹차나 말차는 그 보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황차나 홍차등 발효차에 비해 공기중에 노출되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차가 공기중에 노출되면 습기를 흡수해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차가 수분에 의해 용해되면 재빨리 변질되어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는 자체 변질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오룡차나 반야병차처럼 발효시켜 만든 차는 오래 저장할수록 그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만 생잎을 가지고 만든 덖음차나 녹차는 아무리 잘 보관하더라도 일년이 지나면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를 개봉해서 마시며 보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봉한 차는 늘 사람의 손보다는 찻숟가락 같은 도구를 이용해 마실 양을 꺼내야 한다. 사람의 손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도구들을 사용하면 그 냄새를 차가 흡수해 좋은 차맛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 보관에 못지 않게 좋은 차를 고르는 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차는 먼저 어떤 곳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등 사용하는 곳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여러사람들이 차를 마셔야 한다면 값싸고 가볍게 마실수 있는 중작 정도의 차나 발효차가 무난하다. 특별히 격식을 갖추지 않고 여러사람이 두루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정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차를 원한다면 가장 최고의 차로 꼽히는 첫물차 즉 우전 같은 차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품질이 뛰어난 첫물차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 시기별로 고르는 차의 종류는 보통 차를 처음 대하는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차를 감별하는 방법은 색·향·미다. 차는 초의스님이 말했듯이 진미, 진향, 진색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차는 그 발효정도에 따라 고유한 맛과 향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차는 신선한 자연의 풋냄새와 열처리에 의한 깊은 향이 제맛이다. 차를 끓였을때 찻물은 맑고 신선한 것이 매우 좋으며 색이 어둡고 잡티가 섞인 것 같은 것은 좋지 않은 차에 속한다. 찻잎은 가늘고 말려진 상태가 균일한 것이 좋은 차다. 찻잎이 고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을 완상(玩賞)이라고 한다. 완상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쥐고 왼손으로 가볍게 받쳐서 가슴까지 가져간 후 눈으로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이다. 이때 차의 빛깔은 봄날 갓 돋아난 여린 잎에서만 볼 수 있는 맑은 취색(翠色)을 으뜸으로 친다. 다음은 차의 향이다. 차의 향에서는 사향 즉 네가지의 향이 있다. 진향 난향 청향 순향을 말하는데 겉과 속이 똑같이 순수한 것을 순향, 설익지도 타지도 않은 것을 난향, 싱그러운 냄새를 갖춘 것을 진향이라고 한다. 차맛을 감미할때는 먼저 차 한모금을 입에물고 입안에서 한바퀴 굴려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차가 가진 색·향·미의 감미로움과 상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에 대해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차 한잎은 마치 참새의 혓바닥처럼 작고 가늘다. 그 참새의 혀같은 차를 한통 채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그 차를 법제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진기가 소모되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차는 탄생에서 소비까지 모든 인간의 순수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정심한 것이다. 과거 우리 차인들이 차방을 만들고 다실을 만드는 행위가 자칫 지배계층의 유희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한가지 음식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연과 합일된 생명사상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차를 마시기 위해 투여된 중생들의 뜨거운 눈물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발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설의 미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정약용의 걸명소 차는 사람의 마음속에 차분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을 때 비로소 차가 된다. 차는 그 어떤 것보다 신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묘함이란 것은 우리가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신비스러움이 아니다.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는 청정한 그 자리에 차는 있다는 것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도 마찬가지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지 않고 오염이 된다면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평생을 치욕속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지도층의 추문은 그같은 삶의 또다른 반영이다. 한잎의 차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것은 바로 그속에 생멸의 윤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일상에서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상과 현실속에서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삶의 비밀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는 또하나의 반영체로 자리잡을때 비로소 살아 숨쉬는 것이 된다. 차가 우리시대에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의 삶에서 거칠게 부대끼는 중생들의 삶속에 여유와 평안함을 줄수 있는 간절한 힘이 바로 차속에 충만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같은 예는 조선시대 최대의 실학자요, 당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정약용의 (걸명소)에서 확인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소외된 자의 마음을 달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차의 마음을 정약용이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 차의 마음속에 깃든 힘을 통해 그는 새롭게 시대를 관통해내는 살아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산이 초의스님에게 보낸 차를 구하는 마음은 그같은 철학적 현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요새 차에 걸신이 들려 차를 약으로 하고 있다오, 다서 중에 중요한 것은 육우의 (다경)3편에 능통해야 하고 병든 주제에 꿀떡꿀떡 노동의 일곱잔을 다 마시고 있소, 비록 정력이 가라앉고 기력이 없어진다는 기 모경의 말을 잊지 않고 소화를 돕고 기미가 없어진다고 해서 이찬황의 버릇만 생겼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떴을 때,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시냇가에 떠있을 때, 한잔의 차가 목마르다오. 바람 부는 산, 등잔 밑 따끈한 차 한잔은 자순의 향이요, 물을 긷고 불을 지펴 마당에서 달인 차는 백토의 맛이지요. 화자 홍옥잔의 사치는 부호 노공에 미칠 수 없고, 돌솥에 푸른연기 지피는 검소는 한비자를 따를 수 없소, 게 눈이니 고기 눈이니 하는 옛 사람들의 완호는 부질없고, 궁궐의 용단봉단은 너무 심한 사치라오. 땔감나무조차 하지 못할 깊은 병이 들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차를 얻고자 할 뿐이오. 살짝 훔쳐듣건대, 고해의 다리를 건너는 데는 스님들의 보시가 제일이고, 명산의 고액인 서초의 우두머리인 차를 살짝 베풀어 주시는 것이라 했소, 목마르게 바라노니, 부디 그 은혜를 아끼지 마옵소서” 한사람의 생활인으로 차인으로서 간절한 마음은 시공을 초월해 있다. 난마같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듯 다산은 차의 모든 것을 일거에 관통해내고 있다. 그리고 또한 차를 법제하고 보내는 그마음이 바다보다 넓은 은혜임을 일깨우고 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차인의 마음자리인 것이다. 차 한잎에 깃든 우주의 생멸을 깨닫는 것이…
  • 사법부 ‘과거사 청산’ 착수

    대법원이 사법부의 그릇된 유산을 청산하기 위한 정리작업에 착수했다. 대법원은 29일 권위주의 정부시절의 시국·공안 사건 판결문을 수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주요 법원에 보냈다고 밝혔다.지난 26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하자마자 “권위주의 시대에 국민 위에 군림하던 그릇된 유산을 깨끗이 청산하자.”면서 “과거 판결 경향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잘못된 과거 책임 묻나 대법원은 지난 27일 법원행정처 형사과장 명의로 판결문 수집에 관한 협조공문을 전국 5개 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등 주요 법원에 보냈다. 대법원은 유신이 선포된 1972년부터 89년까지 선고된 긴급조치법, 국가보안법, 집시법, 화염병처벌법 위반 사건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대법원은 일부 소실된 판결문은 원본을 보관하고 있는 관할검찰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적당한 시기에 대국민 사과 대법원은 이번 작업이 “대법원장 취임사에 따른 순수한 실무작업”이라면서 “판결문들을 취합해 판결 경향을 살펴보겠지만 판결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인적 청산 등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 취임식에서 “판결들을 살펴본 뒤 그 결과를 적절한 시기에 언론에 발표하겠다.”고 밝혀 대국민 사과 형식으로 과거사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과거사를 반성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방법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창우 변호사는 “자칫 정치권이나 일부 시민단체의 코드에 과거를 맞추려다 사법부의 독립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장주영 변호사는 “잘못된 판결을 반성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사법부의 독립을 해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씨줄날줄] 닭장차/육철수 논설위원

    민주항쟁이 막바지에 이른 1987년 6월26일 오후 6시쯤. 당시 김영삼(YS) 통일민주당 총재는 서울 무교동 평창빌딩의 민추협 사무실에서 ‘대행진식’을 가졌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원 200여명은 사복경찰 100여명의 저지선을 뚫고 서울시청 앞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대형 태극기와 ‘민주헌법쟁취’ 플래카드를 앞세운 YS 일행은 50여m를 거침없이 나아갔다. 경찰은 YS의 부상이 염려돼 최루탄을 함부로 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기습적으로 행진대열의 후미에 최루가스를 뿌려 선두그룹을 격리시킨 뒤 순식간에 YS를 경찰버스(일명 닭장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워낙 전광석화처럼 벌어진 일이라 당간부 K씨만 YS와 함께 닭장차에 갇혔다.YS를 태운 닭장차는 1시간동안 김포 등지를 배회하다가 상도동 자택에서 그를 풀어 주었다. 시위를 벌이다 닭장차를 경험한 전직 대통령은 아마 YS가 유일할 것이다. 엄혹했던 유신독재 시절,“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쳤던 YS가 닭장차에 강제로 갇히던 날, 그 날의 빛바랜 현장 사진에서는 민주화의 역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과거 민주인사나 각종 시위에 참여했던 대학생과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닭장차에 태워져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과 인권유린의 현장을 체험했을 터이다. 그래서 70∼80년대 대학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요즘도 닭장차를 보면 굴욕적인 추억에 시달린다고 한다. 전투경찰 기동대 버스는 시위대로부터 돌이나 화염병 공격을 막으려고 유리창에 철망을 두르는데, 이게 닭장과 닮았다고 해서 비꼬는 투의 닭장차란 별명이 붙었다. 닭장차는 ‘최루탄’ ‘백골단(헬멧과 청바지를 착용한 전투경찰)’과 함께 험난했던 시절의 3대 키워드였다고나 할까. 최루탄과 백골단은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고, 이제 닭장차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모양이다. 경찰은 과격 시위가 급감했기 때문에 기동대 버스 1131대의 철망을 모두 걷어내고, 대신 친근한 색깔을 입혀 국민에게 다가가겠다고 한다. 국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도심의 흉물처럼 비쳐졌던 닭장차의 퇴장과 함께 우리의 시위문화도 한층 더 점잖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가자지구 평화 다시 흔들

    평화가 감돌던 가자지구가 다시 총성과 화염으로 휩싸였다. 싹터오르던 중동평화 희망이 흔들리며 7개월째 이어져온 휴전도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24·25일 이틀 동안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38년 만에 완전 철수한 뒤 2주도 채 못되어서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가자시티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타고 가던 차량 2대를 향해 헬기에서 미사일을 쏘아 하마스 대원 등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새벽엔 하마스의 무기제조 장소로 추정되는 가자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도 헬기 공습을 가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테러리스트와 테러조직을 응징하는 수단에는 제한이 없다.”고 말해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스라엘 군의 공습이 있기 수시간 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로켓 40발을 이스라엘 마을인 스데로트 쪽으로 발사, 이스라엘인 6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하마스는 자발리야 난민촌 집회장에서 발생한 23일의 폭발사고가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보복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어린이 3명 등 17명이 사망하고,14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또 요르단강 서안에서 대대적인 팔레스타인 수배자 검거에 나서 하마스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유수프를 비롯해 207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무력 강경 대응은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와 샤론 총리 간의 권력싸움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스라엘 하레츠지의 설문조사 결과 예비선거를 조기 실시하자는 집권 리쿠드당 내 여론이 높아지자 샤론 총리가 네타냐후 지지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로 무력 대응을 택했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가자지구 철수를 샤론 총리의 ‘실수’로 몰아 세우면서 그를 몰아내기 위해 제안한 당내 예비선거 조기 실시안은 26일 당 위원 투표로 결정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돋보인 ‘1면 편집’의 다양화/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신문의 1면은 그 신문의 얼굴이다. 그날그날의 가장 비중 있는 기사와 사진이 1면에 실린다. 레이아웃(지면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편집 관계자 모두가 애쓴다. 일반적으로 1면에서는 정치·경제 관련 주요 기사나 이슈, 그리고 관심 있는 외신을 다룬다. 그러다 보니 자칫 지면이 너무 무거울 수 있다. 신문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면 편집’의 다양화를 모색해 왔다. 서울신문은 이러한 지면변화에 앞장서 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주 서울신문 1면에는 추석을 앞두어서인지 미담성 기사 몇 개가 눈길을 끌었다. 또 화젯거리 기사를 과감하게 1면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9월16일자의 “내 찐빵은 희망의 보름달” 기사는 내용도 흐뭇했지만 제목이 참 좋았다. 동그란 찐빵과 둥그런 보름달이 멋있게 어울리는 제목이었다.10여년간 신용불량자라는 올가미를 쓰고 살아온 40대 가장이 찐빵장수로 재기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부부가 환하게 웃는 사진까지 곁들인 이날의 1면 톱기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찐빵’을 선물해주었다. “박물관이 왔어요”를 머리기사로 다룬 9월14일자 1면 역시 색다른 감동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년여의 준비 끝에 완성한 ‘찾아가는 민속박물관 전시버스’가 처음 운행하여 방문한 곳은 경기 가평군 북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목동초등교였다. 본교생 135명과 명지분교생 15명, 교사 1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에서 온 이동박물관 구경과 함께 봉산탈춤 공연, 한지 공예품 체험행사를 즐겼다.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서울에서 박물관 버스가 자주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즐거워하는 산골의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구경거리가 찾아갔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기사였다. 지난 4월의 강원도 양양 산불로부터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서울신문 9월12일자 1면은 현지의 복구현장을 담았다. 당시 피해주택 163채 중 108채가 복구되고, 산림의 식생도 빨리 회복되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다. 피해주택의 34%(55채)는 아직도 복구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양양군민의 노력도 한창이다. 이들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송이축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산불당시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는 모습이 보도된 뒤 낙산사를 찾는 발길은 오히려 더 늘었다고 한다. 특히 그 일대 30여만평이 소실됐는데도 서까래 하나 그슬리지 않은 바닷가 절벽 위 홍련암은 “부처님의 능력을 보여준 것” 이라는 입소문으로 복원성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9월13일자 1면 왼쪽 머리기사 ‘안동환 기자의 현장 플러스’는 ‘집행관 통해본 압류인생들’을 소개하고 있다. 상보를 사회면(8면)에 게재한 장문의 현장기사였다. 빚에 몰려 집을 내놓아야 하고, 세간을 압류당하는 채무자들의 실상을 르포로 보여준 이 기사는 우리를 매우 우울하게 한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눈물겹다.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 거기에 담겨있다. 민사법원의 집행관을 전엔 ‘집달리’라 불렀다. 공무를 수행하는 입장이면서도 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명칭을 ‘집행관’으로 바꿨지만 그전의 이미지가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안동환 기자가 이틀간 이들 집행관과 동행 취재한 이 기사는 채무자들의 실상 못지않게 집행관들의 애환도 잘 전해주고 있다. 잊혀질 만하면 재발하는 방송사고에 대한 기사가 9월15일자 1면에 실렸다. 방송·연예면이나 사회면에서 보는 것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를 서울신문은 과감히 1면으로 빼냈다. 최근 개그우먼 정정아씨가 KBS 2TV ‘도전 지구탐험대’의 콜롬비아 야르보 부족 체험촬영중 대형 뱀 아나콘다에게 물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사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문제가 되자 이를 1면 톱으로 보도한 것이다. 1999년 탤런트 김성찬씨의 말라리아 감염 사망, 지난해 성우 장정진씨의 떡 질식사 등 KBS의 연이은 안전사고에 대해 경종을 울린 셈이다. 서울신문의 1면이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길 기대한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 북아일랜드 신교도 폭력사태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서 신교도들의 폭력 시위가 사흘째 계속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12일 밤(현지시간) 벨파스트 전역에서는 로켓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가운데 실탄이 발사되고 한 경찰서에선 폭발물이 터졌다. 벨파스트에는 약 1000명의 군 병력과 1000명의 경찰관들이 배치됐지만 치안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폭력사태”라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0일 벨파스트의 신교도들이 구교도 지역에서 행진하려는 것을 경찰이 막으면서 촉발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월 구교도측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이 무장해제를 선언하고 영국 정부가 북아일랜드 주둔 병력을 줄이기 시작하자 신교도들은 ‘아직 IRA의 무장해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영국 정부가 성급하게 움직였다.’는 불만을 터트려왔다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양양 낙산사 화재 5개월…복구현장 가보니

    양양 낙산사 화재 5개월…복구현장 가보니

    천년의 고찰 낙산사를 태운 지난 4월의 강원도 양양 산불로부터 5개월.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인간의 집념으로 화마(火魔)가 낸 상처는 어느덧 아물어 가고 있었다. 잿더미를 뚫고 올라온 나무와 풀이 허리춤까지 올라왔는가 하면, 형체를 잃은 낙산사도 새 단장에 분주했다. 남은 태풍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양양 산불 복구현장을 한가위를 일주일 앞둔 11일 둘러봤다. ●적은 비 덕분에 복구 가속 불이 마을 뒤쪽 대나무밭을 타고 삽시간에 번지는 통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용호리. 주저 앉았던 집들이 상당부분 복구돼 있었고 뒷산에는 잡목이 허리까지 자라 있다.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산사태의 가능성도 크게 줄었다. 용호리 토박이 이모(72)씨는 “지난번 장마와 태풍때 비가 적게 온 덕에 공사가 빨리 이뤄졌다.”면서 “특히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때 통나무 등으로 산 곳곳에 지지대를 만들어 놓았던 게 산사태를 막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들어 양양군의 강수량은 580㎜로 평년(연 평균 1200∼1300㎜)보다 적다. 이달 초 태풍 ‘나비’가 왔을 때에도 강수량이 99㎜에 그쳤다. 좋은 토질 덕분에 풀과 나무 등 식생이 빨리 회복된 것도 약해진 지반을 강하게 만들어줬다. 현재 양양군 전체 피해주택 163채 중 66%인 108채의 복구가 끝났다. 나머지도 이달 말까지 복구를 마칠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추석을 컨테이너 박스에서 보낼 가능성도 있다. ●“태풍 1~2개 더” 소식에 긴장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송이축제’에는 지난해(1400명)의 2배가 넘는 30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용준(욘사마)이 주연한 영화 ‘외출’의 촬영지 삼척을 둘러보는 일본 여행사의 ‘욘사마 패키지 투어’에 송이축제 관람이 포함됐다. 군청 문화관광과 박상민 과장은 “산불 뒤 송이축제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송이산지에는 피해가 없어 올해에도 평년수확량인 40t을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풍이 더 올 수 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아직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고 있는 용호리 주민 김모(36·여)씨는 “복구공사가 끝나지 않아 중요한 물건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들에게 맡겨놨다.”고 걱정했다. 낙산해수욕장 근처 음식점들도 해변의 포장을 모두 걷어놓은 상태였다. ●“낙산사 원형 복원 전화위복 기회” 걸음을 돌려 접어든 낙산사에서는 고고학과 고건축 전문가 등 10여명으로 ‘복원 추진위원회’가 꾸려져 발굴조사가 한창이었다. 녹아 내린 보물 479호 동종 역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위해 자문위원단을 구성, 성분과 3차원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 복원되더라도 문화적 가치가 없는 ‘모조품’에 불과하겠지만 이곳에 다시 가져와 시련과 부활의 상징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산불 당시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는 모습이 보도된 뒤 낙산사를 찾는 불자들의 발길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일대 산림을 포함,30여만평이 소실됐는데도 서까래 하나 그을리지 않은 바닷가 절벽 위 홍련암이 “부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소문이 확산돼 복원성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글 사진 양양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美,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권

    美,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권

    |워싱턴·뉴올리언스 이도운특파원 외신종합|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사상 최악의 재앙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에 2일 새벽 방화로 의심되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화학공장에서 터진 폭발은 시 전역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약탈과 방화, 총격전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사실상 시 전체가 무정부 상태에 빠진 가운데 먹을 물과 식량,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재민 구호와 대피 작업도 신속히 이행되지 않아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원인과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이날 폭발은 새벽 4시35분(현지시간)쯤 우범지역인 프렌치쿼터 지구에서 수㎞ 떨어진 미시시피강 동쪽 강변에서 하늘에 붉은색과 오렌지색 화염을 내뿜으며 시민들을 잠에서 깨웠다. 미 정부는 전날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 권한을 부여하는 등 초강경 태세에 들어갔다. 일부 시민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고 구호작전을 벌이는 군·경과 병원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폭동 조짐마저 보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병력 4만명을 요청했다. 텍사스주 휴스턴 애스트로돔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운집한 이재민 5만여명 중에는 한인 교포들도 다수 포함됐다고 휴스턴 총영사관측이 밝혔다. 뉴올리언스 한인 밀집지역인 매터리와 케너에는 최고 2.5m까지 찼던 물이 대부분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휴회 중이던 미 의회는 이날 밤 비상회의를 소집해 105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자금을 구두 투표로 승인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피해 교민들을 위해 휴스턴 총영사관에 12명의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2명은 전날 뉴올리언스 현지로 급파했다. 외교부는 인명 및 재산 피해 현황을 영사콜센터(02-3210-0404)로 적극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dawn@seoul.co.kr
  • [월드이슈] 8월은 항공사고 최악의 달

    |파리 함혜리특파원|올 8월은 전세계에서 5건의 민간 항공기 사고가 발생,33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돼 433명이 숨진 2002년 5월 이후 3년여 만에 항공사고 최악의 달로 기록됐다. 지난 2일 파리발 에어프랑스 에어버스 A340기가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공항에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화염에 휩싸여 43명의 부상자를 냈으나 승객과 승무원 등 309명이 신속하게 대피한 덕분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 6일엔 승객과 승무원 39명을 태운 튀니지 전세여객기가 이탈리아 남단 시칠리아 팔레르모 앞바다에 떨어져 1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14일에는 키프로스 보잉 737 여객기가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추락해 탑승자 121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틀 뒤인 16일에는 콜롬비아 웨스트 캐리비언 항공 소속 맥도널 더글러스 MD-82기가 베네수엘라에서 추락해 탑승객 160명 전원이 사망했으며 23일에도 페루 정부 소유 탄스항공사 소속 보잉 737-200 여객기가 페루 북동부 정글 지대에서 추락해 40명이 숨졌다. 이처럼 8월 한달에만 대형사고가 잇따른 탓에 올 들어 항공기 사고로 숨진 사람 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를 추월했다고 제네바에 본부를 둔 항공사고자료사무소(BAAA)는 밝혔다.BAAA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탑승자 6명 이상 항공기의 사고는 120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8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의 경우 사고건수는 160건에 사망자는 766명으로 지난 1945년 이후 가장 안전했던 해로 기록됐다고 BAAA의 로난 허버트 소장은 덧붙였다. 한편 20세기 이후 가장 많은 민항기 사고 희생자를 낸 해는 3200명이 숨진 1972년이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단일 항공사고는 77년 3월27일 카나리제도에서 발생한 2대의 보잉 747기 충돌사고로 모두 583명이 숨졌다.lotus@seoul.co.kr
  • “비상구는 미리 봐두고 기체 멈추면 곧장 탈출”

    2일 에어 프랑스 여객기가 착륙 사고로 화염에 휩싸였으면서도 탑승자 309명 모두 무사히 탈출한 것을 언론들은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ABC방송 인터넷판은 3일 정부 통계를 인용,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비슷한 사고를 당한 승객 20명 가운데 사망자는 1명꼴에 그쳤다며, 비상행동 요령만 숙지하면 이런 기적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9년 아칸소주 리틀록 공항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는 불기둥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145명 중 134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생존자들은 제트유(油)에 흠뻑 젖은 상태에서 아주 작은 틈새로 기체를 빠져나와 4m 아래로 몸을 내던져 목숨을 구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승무원들이 사고 후 90초 안에 승객들을 탈출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황금시간’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승객들이 비행기에 오를 때 자기 좌석과 비상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꼭 기억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욱한 연기 때문에 눈을 감고 선반에서 떨어진 수화물들을 치우며 복도를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반드시 이 거리를 기억해야 한다. 위험한 착륙이 시도될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등을 좌석에 기대지 말고 앞좌석에 손을 올린 채 머리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 기체가 멈추면 연기와 독성 가스가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출구 쪽으로 움직여야 하고 빠져나온 뒤에는 기체에서 가급적 멀리 벗어나야 한다. 에어 프랑스 승객들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을 세워 타고 기체 주변으로부터 멀리 달아났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국제플러스] 바그다드 폭탄테러 22명 사망

    |바그다드 연합|24일 바그다드의 한 경찰서에 차량폭탄공격으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폭탄을 실은 트럭 한 대가 바그다드 동쪽 라사드 경찰서로 돌진, 경찰서를 둘러싼 콘크리트 장벽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으로 경찰차량 2대를 포함,6대의 차량이 화염에 휩싸였고 인근 가게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폭발지역에 사체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경찰이 전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이라크의 경찰 및 보안군을 주된 목표로 테러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 서울 2호선 전동차 ‘신형’ 교체

    국제 표준화 기준에 적합한 신형 전동차가 서울 지하철을 달린다.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는 5일 법정 수명인 25년이 지나 10월 말까지 신형으로 교체될 2호선 전동차 54량 가운데 10량을 우선적으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후 전동차 의자 등 편의시설을 불연재 등으로 바꾼 경우는 있어도 이처럼 차량 전체를 항목별로 국제기준에 따라 제작한 전동차가 운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새 전동차는 산소 발생, 화염 절연, 연기 독성을 포함한 각 안전항목에 대해 국제표준화기구(ISO)등 규정에 따라 마련된 새 건설교통부령의 ‘도시철도 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의 기준을 맞춘 것들이다. 공사 안천헌 차량 팀장은 “화재 안전성은 물론 냉난방 자동조절 및 이산화탄소 자동감지 기능 등을 갖췄으며, 기존 전동차의 열발산 문제를 해소해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지난달 제작을 마친 이 10량에 대해 성능 시험과 시운전을 마치고 이날 전동차 1편성으로 운행에 투입했으며,10월 말까지 올해로 법정수명을 넘기는 나머지 44량의 노후 전동차도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공사는 1∼4호선 전동차 가운데 법정 사용내구연한을 넘어선 전동차를 단계적으로 신형 전동차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 구간에서 운행 중인 전체 1944량 가운데 올해로 20년 되는 차량은 106량이며 10년 이하 된 차량은 22량이다.1974년 개통한 1호선의 경우 89년 이후 전량 교체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보도사진전/이용원 논설위원

    장면 하나-차 앞유리창을 뚫은 총탄 흔적은 10여개. 공포가 지나쳐서일까. 안에 탄 미군은 얼이 빠져 있다. 장면 둘-굳은 표정으로 관람객을 응시하는 사내. 짙은 눈썹 아래 양눈과, 수염으로 덮인 입술은 철사로 꿰매져 있다. 장면 셋-하늘을 벌겋게 물들인 화염의 기세는 순식간에 초라한 골목을 덮칠 듯하다. 그러나 소녀는 담벼락에 기대어 울고만 있다. 절망은 달아날 마음조차 앗아간 것일까. 첫 장면의 미군은 이라크에 파병된 해병 에릭 에욘 일병이다. 지난해 4월6일 매복공격을 받아 차량에 탄 9명 가운데 그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사흘 뒤 그 역시 같은 장소에서 전사했다. 눈·입을 꿰맨 사내는 이란의 망명자 메흐디 카우보시. 네덜란드 정부가 망명신청을 기각하자 항의 표시로 이같은 일을 벌였지만 강제추방 명령은 취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에 큰 불이 나 누옥 200여채가 불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니 그 소녀는 다시금 고단한 삶을 이어갈 것이다. 서울 태평로1가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2005 세계보도사진전’에 연일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전시된 사진은, 세계보도사진재단(WPP)이 123개국의 출품작 7만점 가운데 수상작으로 가려낸 199점. 지난해 지구상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와 지구촌 가족의 삶, 자연의 신비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먼저 눈길을 끄는 사진은 이라크전·쓰나미 피해 등 전쟁·테러·자연재앙과 관련한 것들이다. 겁에 질린 미군 병사의 사진 곁에는 짐승 우리 같은 철망에 갇힌 이라크 반군 포로의 모습이 나란히 붙어 있다. 하지만 무겁고 어두운 사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페루의 고산지대 마을 부녀자들이 치마를 입고 축구하는 장면, 아테네올림픽 개인탁구 결승전에서 유승민 선수가 강력하게 스매싱을 날리는 장면 등은 절로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 사진은 한 컷만으로 무한한 이야기를 전달한다.‘세계보도사진전’을 한바퀴 둘러보면서 새삼 느낀 사실은 타인의 삶, 다른 문명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그 고통·기쁨을 나눠가짐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점이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미술단신]

    ●손영 개인전 한국화 화가인 손 씨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오브제 같은 느낌의 먹빛 뚜껑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살리면서 현대적 변용을 모색하는 작가의 치열한 작업 면모를 볼 수 있다.(02)736-1020. ●베를린에서 DMZ까지 광복 60주년 기념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전시회.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서울 올림픽미술관에서 열린다.▲평화염원전(국내 유명작가의 베를린 장벽 작품 6점)▲통일염원전(DMZ대북심리전장비 이용한 회화, 조각, 설치미술)▲베를린 장벽전(세계 유명작가의 장벽 작품 30점)▲모자이크전(한마음으로 펼치는 화합의 장) 등 네가지 주제다.(02)733-3961.
  • [사회플러스] 오산 농성 철거민등 24명 구속

    경기도 화성경찰서는 10일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 30명 가운데 대책위원장 김모(40)씨 등 세교지구 주민 5명과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19명 전원 등 24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수원지방법원 영장전담 정형식 부장판사는 “철거민 전원이 경비용역업체 직원 사망과 관련,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부인하고 일부는 묵비권까지 행사하고 있어 정확한 범죄 사실을 가려내기 위한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 오산 철거민농성 54일만에 강제해산

    지난 4월16일 시작된 경기도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 농성이 경찰 진압으로 54일 만에 일단락됐다. 경찰은 8일 오후 1시10분쯤 철거민들이 농성중인 W빌라 옥상에 경찰 특공대 40여명을 투입,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철거민들을 모두 연행했다. 진압작전에 돌입한 지 3시간 만이다. 경찰은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탄 컨테이너 박스를 빌라 101동과 102동 옥상에 투입, 이곳에서 농성중이던 철거민들을 모두 진압했다. 철거민들은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완강히 저항했으나 경찰투입 5분여 만에 완전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철거민 모두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랜 농성에 지쳐 있던 철거민들은 최루액이 섞인 물에 흠뻑 젖어 저항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날 경찰에 연행된 농성 철거민과 관계자들은 30명이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에 앞서 대형 크레인 2대와 소방차 13대를 동원,3시간여 동안 물대포를 쏘며 인화성 물질 등을 사전에 제거했다. 또 농성장 주변에 경찰특공대 50명외에 경비병력 20개 중대 2400여명을 배치했으며 철거민들의 우발적 행동에 대비해 그물 50개, 매트리스 40개, 응급차 등을 대기시켰다. W빌라 철거민들은 지난 4월16일 적절한 보상 등을 요구하며 빌라 5층 옥상에 높이 13m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했으며, 당일 오후 망루를 철거하려던 경비용역업체와 충돌, 용역업체직원 이모(25)씨가 화염병에 맞아 숨지고 한모(21)씨 등 6명이 부상했다. 오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철거민에 새총 쏜 정신 나간 경찰

    경기 오산시 세교택지 개발지구내 한 빌라 건물에서 농성 중인 철거민들에게 경찰이 자체 제작한 대형 새총을 사용해 골프공을 쏘아댄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시민단체의 항의에 따라 경기지방경찰청이 감찰 조사를 한 결과 현장 경찰관들은 쇠파이프로 1m 높이의 새총을 만든 뒤 한밤중에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건물을 향해 골프공을 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새총 제작을 지시한 사람이 현장 책임자인 경비교통과장이라니 정신 나간 짓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세교지구 철거민들의 농성은 지금까지 40일 넘도록 지속되고 있고 그 와중에 지난달 16일에는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시너에 불이 붙은 철거 용역업체 직원 한명이 사망하는 불상사마저 일어났다. 또 대형 새총에 골프공을 담아 상대에게 쏘아댄 것도 철거민들이 먼저 시작한 일이다. 그렇더라도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이 보복이라도 하듯 같은 방법으로 농성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행동이다. 현장 경찰은 “철거민들이 화염병·골프공 등 시위도구를 모두 쓰도록 유인하고자” 새총 공격을 했다고 변명했다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경찰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화성경찰서장을 교체하고 경비교통과장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책이 아니다. 현재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검찰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새총 사건’을 보면 일부 경찰관들의 의식수준은 민주화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던 20∼30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공권력이 물리력을 행사할 때는 그 목적은 물론 과정·수단도 정당해야 함을 경찰은 명심하기 바란다.
  • SK정유탑 농성 무혈진압

    울산지방경찰청은 18일 새벽 울산석유화학공단안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원들의 천막농성장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오후엔 18일째 고공농성중인 SK㈜ 정유탑에 경찰특공대를 투입, 이모(42)씨 등 건설플랜트 노조원 3명을 10여분 만에 강제진압했다. 경찰은 오전 수색에서 화염병 8개, 쇠파이프 497개, 쇠파이프가 장치된 수레차 2대, 새총 11개, 시너 2통(4ℓ), 볼트 등 새총알 500개, 돌자루 1포대 등을 압수했다. 전날 시위과정에서 노조원들이 경찰로부터 빼앗아 간 무전기·방패·경찰봉·경찰모 등도 회수했다. 경찰은 불법폭력 시위에 가담한 노조원은 모두(수백명으로 예상) 소환해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또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박해욱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 7명에 대해서도 은신처 압수수색 등을 통해 검거에 주력하기로 했다. 경찰은 건설플랜트노조 시위가 갈수록 과격·폭력화되고 극렬해져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 앞으로 집회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국제포경위원회(IWC) 울산 회의가 시작되는 날에 예정돼 있는 전국노동자대회 때는 정예기동대와 살수차를 비롯한 특수진압장비를 동원해 대처할 계획이다. 전날 시위 진압과정에서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 등에 전·의경 44명이 부상(전치 3∼6주)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5시30분쯤 대형 크레인 3대와 탑에 설치돼 있는 사다리를 이용해 특공대 24명을 SK㈜ 정유탑 꼭대기로 투입, 이씨 등을 모두 검거했다. 이들은 검거과정에서 저항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노조원·경찰 120명 부상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이 석유화학공단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 전·의경과 노조원 120명이 상처를 입었다. 파업 중인 건설플랜트 노조원 800여명은 6일 오후 1시40분쯤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내 SK㈜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3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SK공장 안으로 진입하려던 노조원들이 화염병과 보도블록을 던지고 쇠파이프와 각목를 휘두르며 경찰과 충돌했다. 공장 진입에 실패한 노조원들은 울산시청 쪽으로 행진하다 남구 야음동 도로가에 주차된 충남경찰청 기동대 소속 버스 1대도 부쉈다. 오후 5시쯤 남구 삼산동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로 집회 장소를 옮기면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경찰은 “폭력시위를 계속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민노총은 “한 달 동안 플랜트 노조원 19명이 구속됐다.”면서 “앞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젊은이들은 원래 반항적” 獨영화 ‘에주케이터’

    “젊은이들은 원래 반항적” 獨영화 ‘에주케이터’

    ‘세상을 바꾸자’는 젊은 구호는 독일에서도 ‘세대 고정적’인 것인가보다. 우리나라에 ‘386 세대’가 있다면 독일에는 ‘68혁명 세대’가 있다.6일 개봉하는 독일 영화 ‘에주케이터(edukator)’는 청춘시절 품었던 비뚤어진 세상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상실한 오늘날 ‘68혁명 세대’의 현주소를, 새로운 세대의 세 청춘을 통해 풍자한다. 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는 “젊은이들은 본래 반항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당시 그들의 순수한 에너지는 지금 다 어디로 가버렸는가.”라고 질책한다. 부르주아 계급의 ‘교육자’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젊은이가 있다. 피터(스티페 에르켁)와 얀(다니엘 브륄)은 선배 혁명가들과 달리 손에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지 않는다. 비어있는 부잣집에 침입해 가구와 고가품들을 재배치해 마치 설치미술처럼 쌓아놓고는 유유히 사라진다.“풍요의 날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물건은 훔치지 않는 것이 이들의 불문율. 이들은 이같은 ‘혁명 놀이’를 통해 사회내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주위를 환기시킬 뿐이다. 피터가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피터의 여자친구 율(율리아 옌치)은 얀과 함께 이 놀이에 나선다. 이들은 벤츠 자동차를 소유한 하르덴베르크(버그하르트 클로브너)의 고급 빌라에 침입해 이 ‘혁명 놀이’를 하다 그만 휴대전화를 두고 나온다. 다시 이를 찾으러간 두 사람은 경찰에 발각되고, 돌아온 피터와 함께 얼떨결에 하르덴베르크를 납치, 산장으로 도망간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세 사람. 그들이 증오한 전형적인 부르주아 하르덴베르크는 한때 세상 전복을 꿈꾸며 68세대의 선봉에 섰던 인물. 이후 하르덴베르크는 세 젊은이를 통해 순수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세 젊은이들은 순수한 이상을 흔들리게 만드는 미묘한 사랑의 감정에 휩싸인다. 그러나 결국 영화는 발칙한 결말을 선택한다. 젊은이들과 하르덴베르크가 서로를 배신하는 것.“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화면속 메시지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독일 영화 답지 않게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풍자와 경쾌한 유머의 맛깔스러운 조화가 돋보인다.15세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