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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 2주년’ 이집트 폭력시위 혼란

    이집트 시민혁명 2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이집트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위대가 진압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자 이에 경찰이 최루탄으로 맞서는 등 격렬히 충돌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까만 연기와 가스로 가득 차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이스마일리아의 한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세속주의 성향의 야권 단체들은 이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이들은 2년 전 혁명의 구호였던 “빵, 자유, 사회 정의”를 다시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범야권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혁명의 목적을 끝내 달성하기 위해 광장에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무슬림형제단은 공식적으로 집회를 열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으나 대신 시민혁명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함께 이집트를 건설하자’라는 구호 아래 나무 100만 그루를 심는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무르시 대통령도 전날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탄생 기념 연설에서 “혁명 기념일을 평화롭고 교양 있게 축하하자”고 촉구했다. 2011년 1월 25일부터 18일 동안 진행된 시민혁명으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했으나 이후 정권을 잡은 무르시 대통령 역시 지난해 11월 대통령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새 헌법을 발표하면서 ‘현대판 파라오’라는 비난을 받는 등 이집트 정국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찰 아들 가슴에 묻은 지 벌써 4년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도 이해합니다…이젠 서로 양보해 풀었으면 해요

    경찰 아들 가슴에 묻은 지 벌써 4년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도 이해합니다…이젠 서로 양보해 풀었으면 해요

    “희생된 경찰과 철거민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감정적인 말을 거두고 조금씩 양보했으면 좋겠습니다.” 김권찬(66)씨는 17일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옛 남일당 건물을 찾아 주차장으로 변한 터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경찰특공대원이었던 아들 고(故) 김남훈(당시 31세) 경사가 2009년 1월 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함께 숨진 곳이다. 7살 된 딸을 남기고 떠난 자식을 가슴에 묻은 지 4년이 흘렀지만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여태까지 용산참사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을 원망하지 않았다. “없이 살아봐서 알지만 보상 한푼 못 받고 상가에서 나가라고 한다면 나라도 죽을 각오로 농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당시 숨진 철거민들의 빈소를 찾고 참사 1년 뒤에는 철거민 희생자인 고(故) 이상림(당시 72세)씨의 아내 전재숙(70)씨와 만나 가족 잃은 슬픔을 서로 달래기도 했다. 하지만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과잉 진압을 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남일당 건물 앞 대로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데 (망루 위 철거민들이) 그곳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상황에서 진압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본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철거민 가족들이 ‘한가지 주장’만 철회한다면 구속된 철거민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압 경찰을 처벌하라’는 요구다. 김씨는 “서른을 갓 넘긴 아들이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죽었는데 힘든 마음으로 치면 철거민 분들보다 못하겠느냐”면서 “경찰을 구속하라고 하면서 철거민은 풀어달라고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시간이 흐른 만큼 조금씩 양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만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 ‘두개의 문’을 보니 현장에서 진압을 지휘한 과정에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찰특공대의 진압 지휘 과정에 대한 진실 규명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4주기인 오는 20일 경찰특공대원 40여명과 함께 아들이 있는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을 예정이다. 김씨는 “이유를 막론하고 용산 참사는 결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6명이나 희생된 대가가 고작 주차장입니까

    6명이나 희생된 대가가 고작 주차장입니까

    서울시 한강로2가 224-1번지.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2번 출입구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이곳에는 4년 전만 해도 낡은 누런색 4층짜리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5만 3066㎡에 이르는 이 일대가 용산 재개발 4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건물 1층에는 남일당이란 상호의 금은방이 있었다. 위로는 사무실, 의원, 탁구장, 호프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2009년 1월 20일 통틀 무렵 이 건물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옥상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40여명은 경찰 특공대원 10여명이 컨테이너박스를 타고 4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오자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경찰 진압 40분 만에 망루에 불길이 치솟았고 이내 옥상 전체로 번졌다. 결국 철거민 5명은 이날 검은 주검으로 내려왔다. 진압에 나섰던 경찰 특공대원 1명도 숨졌다. TV 뉴스 화면으로 생중계되며 국민의 마음을 시커멓게 태워버린 사건, 바로 ‘용산 참사’였다. 용산 참사 4주기를 앞둔 17일, 옛 남일당 건물 일대를 다시 찾았다. 4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5동이 들어설 예정이라던 용산 재개발 4구역은 현재 42층은커녕 1층짜리 건물도 지어지지 못한 상태다. 재개발이 중단돼 주차장과 공터로 변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이럴 거면 왜 성급하게 철거부터 했느냐”, “경찰이 사람 목숨 6명을 앗아가며 강제진압을 한 이유가 고작 주차장 하나 만들려고 그런 것이냐”며 울분을 토하는 이유다. 텅빈 공터 주변에는 2m 높이의 철제 펜스가 둘러처져 있었다. 펜스에는 용산 참사를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안쪽에는 각목과 녹슨 철근 등 건축자재 잔해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나머지 공간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주차관리인 오모(60)씨는 “지난해 7월부터 재건축 조합에 위임받아 운영 중”이라고 했다. 주차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용산 재개발 4구역에 대해 “도심 속 페허”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주차장을 볼 때마다 속이 터진다”면서 “철거 예정이던 건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밀려나 결국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인근으로 이주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대출이자만 200만원을 내야 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가장 속상한 건 근처에서 고깃집을 15년간 운영하던 칠순의 어르신이 살고 싶다고, 대화하고 싶다고 남일당 망루에 올라갔다 돌아가신 거야. 재개발이 결정된 뒤 아무런 대책 없이 철거부터 무리하게 추진하더니 결국….” 갑자기 감정이 복받친 김씨가 말끝을 흐린다. 남일당 부지에서 용산 참사로 남편 양회성(당시 56세)씨를 잃은 김영덕(58)씨는 “지금까지도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거였다면 왜 그렇게 세입자들을 몰아세웠는지 모르겠다”면서 “주차장 운영도 용역 깡패들이 하는 것으로 안다. 현장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며 가슴을 쳤다.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 왜 폐허 같은 주차장이 만들어진 걸까. 철거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이 현재 전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사비 증액과 일반분양 수익 감소에 따른 추가 분담금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 컨소시엄 간 계약이 2011년 8월 해지됐다. 이후 조합에서 새로운 시공사 계약을 위해 재입찰 공고를 냈지만, 금융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현재까지 성사시키지 못했다. 유족들은 한목소리로 차기 정부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49세로 숨진 윤용헌씨의 아내 유영숙(52)씨는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한 국민대통합을 말하려면 용산 참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과하는 시늉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고 이성수(당시 51세)씨의 부인 권명숙(51)씨도 “바로 앞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 당선인의 정부에는 기대할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아빠 수감에 우울증 빠진 딸, 만화편지로 치료”

    “아빠 수감에 우울증 빠진 딸, 만화편지로 치료”

    “제가 감옥에 갇히고서 우울증을 앓던 딸이 아내에게 그랬대요. 아빠가 우리를 배신하고 떠났다고. 가슴이 미어졌죠.”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 김재호(57)씨는 14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터 사건 현장을 찾았다. 희생자 가족, 시민단체가 진행한 ‘용산참사 4주기 범국민 추모주간’ 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김씨의 손에는 이번 주 발간될 자신의 책이 들려 있었다. ‘꽃피는 용산, 딸에게 보내는 편지’란 제목의 책은 용산참사로 실형을 선고받고 3년 9개월간 복역하며 외동딸 혜연(13)이에게 부친 편지 400여통을 만화 형식으로 묶은 것이다. 그해 초였다. 20년 넘게 장사해 온 가게가 도시 정비사업 대상에 포함돼 철거될 처지에 놓이자 김씨는 다른 철거민들과 함께 망루에 올랐다. 망루에서 그는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 운명의 1월 20일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검찰은 철거민 농성자들의 화염병 때문에 불이 났다며 김씨 등 철거민들만 기소했다. 김씨는 4년형을 선고받고 가족을 떠났다. 교도소에서 딸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딸은 온 종일 울기만 했다. 44세에 어렵게 얻은 딸은 갑작스러운 이별도, 세상의 손가락질도 받아들이지 못해 마음의 병이 생겼다. 아들이 공안사범이 돼 교도소에 갇혔다는 소식에 김씨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청력을 잃었다. 어머니는 치매가 심해져 지난 4년간 무슨 일이 났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상처라는 생각에 그는 자책했다. 펜을 들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였다. 딸과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만화와 글로 썼다. 부인을 처음 만난 이야기, 용산참사를 겪으며 괴로웠던 심정, 딸에 대한 부탁, 50대 가장의 속내를 편지지에 천천히 풀어 갔다. 편지는 가장 좋은 치료제가 됐다. “혜연이가 이제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됐습니다. 적어도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다는 생각은 안 하게 됐죠.” 지난해 10월 가석방된 김씨는 쌍용차 사태, 제주 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갈등 속에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다른 가족들을 걱정했다. “우리가 스쳐 지나가듯 읽는 뉴스의 가운데에 어떤 가족은 울면서 서 있습니다. 그들의 일을 우리 사회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참사로부터 4년. 세상은 제자리걸음이다. 남일당 회견장에서 유족들은 구속자 사면과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민대통합을 하려거든 용산참사와 쌍용차 문제부터 해결 노력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야스쿠니 신사 방화’ 류창, 中 출국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중국인 류창(38)이 4일 고국인 중국으로 출국했다. 류창은 오전 8시 55분 인천공항에서 중국 동방항공편을 타고 상하이 푸둥 공항으로 떠났다. 법무부는 지난 3일 저녁 범죄인 인도법 제32조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류창을 석방했다.<서울신문 1월 4일 자 1면> 류창은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으나 중국이 곧바로 신병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와 이날 자진출국 형식으로 한국을 떠났다. 앞서 3일 류창에 대한 범죄인 인도 재판을 해 온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황한식)는 류창을 정치범으로 판단, 일본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절하고 그의 신병을 중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日특사, 朴당선인 4일 면담… 항의메시지 나오나

    日특사, 朴당선인 4일 면담… 항의메시지 나오나

    법원이 3일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중국인 류창(38)에 대한 일본의 범죄인 인도 요구를 거절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향후 한·중·일 간 외교적 파장이 주목된다. 중국은 류창의 중국 귀환을 대대적으로 전한 반면 일본은 한·일 관계 경색 가능성을 우려하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특히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유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밤 늦게 긴급 성명을 내고 “한국 법원이 류창의 일본 인도 요구를 거부한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높은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하듯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일제히 류창의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연구원 남북한연구센터 뤼차오(呂超) 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과오를 부정하는 데 대해 한국이 정의로운 결정을 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결정에 항의하고 류창의 인도를 재차 요구했다”면서 “(범죄인) 인도를 요구해 온 일본 측의 반발로 한·일 관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4일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이 특사 자격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할 예정이서 이 문제 처리를 놓고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일각에선 법원의 판결이 박 당선인의 취임 전에 내려졌다는 점에서 향후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한정적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에 맞춰 한·일 관계 회복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어 강력한 항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관계국들이 법치주의 원칙과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법원 ‘야스쿠니 방화범’ 中인도 결정

    법원이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중국인 류창(38)을 정치범으로 인정해 그의 신병을 중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류창의 신병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으나 범죄인 인도 청구를 거절해 외교적 파장이 일고 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황한식)는 3일 “일본의 류창 인도 청구를 거절한다”면서 “정치범인 류창을 일본으로 인도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 질서와 헌법 이념, 대다수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상대적 정치 범죄’로 규정하고 “류창의 범행은 정치적인 대의를 위해 행해진 것으로 범행과 정치적 목적 사이의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범죄인인도법 제32조에는 법원의 인도 거절이 있는 경우 검사는 지체 없이 구속 중인 범죄인을 석방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류창은 이날 즉시 석방됐으며 본인 의사에 따라 중국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자신의 외할머니가 한국인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고 밝힌 류창은 지난해 1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았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2011년 12월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것도 자신이라고 주장했고 일본 정부는 ‘한·일 범죄인 인도협약’에 따라 류창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1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 이집트의 영조(靈鳥) 피닉스는 수명이 다하면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태양의 신전으로 날아가 스스로 불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피닉스는, 이윽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그래서 이 영조는 불사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보르헤스는 불 속에서 파괴되며 재생하는 이 영원한 순환을 묘사한 적이 있다. ‘원형의 폐허들’의 주인공은 ‘불의 신전’에서 한 소년을 만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소년의 폐동맥과 심장, 뼈대, 눈꺼풀, 셀 수 없이 많은 머리카락 등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생생하게 떠올렸다. 정교한 상상 속에서, 소년은 마침내 실체가 되어 현신했다. 그런데 이 창조자는 소년이 언젠가 자신이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라 걱정했다. 불의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결국 불이 될 것이다. 환영은 불에 탈 리가 없으므로, 언젠가 소년은 불에 닿았을 때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고민으로 천일 하고도 하루 동안 노심초사하다가 불타는 신전으로 뛰어들었다. 이 기나긴 고민을 끝내줄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러나 불타는 폐허 안에서, 그는 자신이 불에 타지 않음을, 그러니까 자신도 누군가의 환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소년 또한 먼 훗날 환영을 만들 것이다. 이 과정은 영원히 반복 되리라…. 피닉스와 보르헤스의 환영은 모두 반복을 통해 영원을 성취한다. 그것은 끝없이 뻗어나가는 직선이 아니라, 영구히 되돌아오는 원환이다. 그러니까 끝이 무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반복이다. 끝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끝과 무한(無限). 최근 소설쓰기 자체를 주제로 삼은 일련의 메타픽션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참으로 이렇다. 한유주는 “내가 쓰고 싶었던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 나는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베끼고 또 베낀다”(한유주, ‘농담’,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30쪽)고 말한다. 이때 새로운 글쓰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된다. 대홍수가 인간의 문명을 송두리째 박살낸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창작의 가능성은 이 세상과 함께 종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유주는 끈질기게 자신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한유주는 자기 글쓰기의 한 조건으로 ‘이야기의 끝’을 상정하고 있다. 이미 “이야기는 오래전에 모두 매진되” (한유주, ‘죽음의 푸가’, “달로”, 문학과지성사, 2006, 48쪽)어서 그 어떤 처녀작도 새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최제훈은 끝없는 이야기의 모델을 보여준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충만한 자유를 제공한다. ‘괴물을 위한 변명’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퀴르발 남작의 성’에서는 흡혈귀 전설을, ‘셜록 홈스의 숨겨진 사건’에서는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솜씨 있게 패러디했던 그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에도가와 란포, 오스카 와일드, 스티븐 킹, 로베르트 비네 등을 종횡무진 누빈다. 기성의 작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제훈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한유주에게 제약이었던 것이 그에게는 기회요,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최제훈은 바로 이러한 조건 아래서 “완성되는 순간 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영원한 이야기” (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82쪽)를 상상했다. 2 플롯 없는 소설들 왜 차라리 ‘소설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의 끝’인가.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에서 진실로 끝나버린 것은 바로 플롯이다. 바꿔 말해 시작과 끝을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서사가 부재하고 있다. 한유주의 소설에서 내용이 짐작 가능한 이야기는 드물게 출현한다. 한유주의 소설은 대부분 그녀의 의식을 (불)투명하게 묘사하는 데 진력할 뿐이다. 무엇인가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그 진위는 참으로 모호하다. ‘흑백사진사’에서 ‘아이’는 유괴당한 지 일주일 만에 목이 졸려 살해됐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의 화자는 납치된 지 나흘 째 되는 날 풀려났고 중학생이 되어 사건을 회상하고 있다. 이 의도적인 교란은 화자의 모든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때 이야기는 진술들의 나열일 뿐이지 통일되고 연속적인 흐름을 형성하지 못한다. 심지어 한유주의 소설에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위로서의 사건(event)도 없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한유주는 어떤 행위를 묘사하거나 진술한 다음, 곧바로 그것을 부정한다. 누군가 담배를 피웠는데 “연기는 나지” 않고 “재는 떨어지지”(한유주, ‘재의 수요일’,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208쪽) 않는다는 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소설 속의 내용이 사실 허구(虛構)라는 점을 계속해서 인식시킨다. 이것은 부정문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허구0’에서 한유주 본인으로 짐작되는 화자는 현재진행형 시제의 문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 행동, 계획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허구0’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진술들이, 그러니까 가장 투명하게 작가의 머릿속을 베껴낸 이 문장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암시한다. ‘불가능한 동화’ 역시 같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정문, 혹은 명명(命名)을 통해 이루어졌던 일들이 이제 소설의 형식 자체를 통해 실천된다.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앞에서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소녀의 테러리즘을 다룬다. 이 소녀는 반 급우들의 일기에 “나도 죽여보고 싶다”, “바늘 끝은 뾰족하다”, “불은 뜨겁다” 따위의 문장들을 몰래 적어 넣었다. 선생님은 이 테러의 진의를 알 수 없다. 그는 아이들에게 성을 내지만, 이것이 왜 나쁜 행동인지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다. 이 교실에는 “없어진 것도, 사라진 것도 없”으므로. 그저 “의미도 불분명하고 출처도 없는 문장들이 있을 뿐”이므로(한유주, ‘불가능한 동화’, “문학과 사회” 2011년 겨울호, 165쪽) 이것은 타인의 문장에 가해진 목적이 불분명한 테러인 것이다. ‘불가능한 동화’는 이렇듯 모호한 폭력을 가한 소녀를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발아시킨다. 이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소녀의 정체는 미스터리이다. 그녀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도 알 수 없다. 한편 소녀는 미아라는 급우가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는 미아를 살해하고 도망친다. 이제 우리는 미스터리의 해결(소녀는 누구인가)과 서스펜스의 지속(소녀는 잡힐 것인가)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한유주는 어느 대학의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업 도중 강의실 뒤편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그 아이는 바로 ‘소녀’. 자기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아이는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처럼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왜 자신을 끔찍한 모습으로 창조했는지 따져 묻는다. 이제 한유주는 앞선 이야기가 모두 허구였음을 고백하고, 허구란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한유주 소설의 시그니처와 같은 부정문은 형식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그녀는 말한 다음, 바로 부정한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제시한 다음 그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노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마치 만다라와 같은 작업이다. 형형색색의 모래를 뿌려 만들어지는 이 신성한 그림은, 완성과 동시에 물에 씻겨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유주가 가지고 있는 언어에 대한 회의 때문에 생겨났다. 그녀는 언어가 현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좀처럼 갖지 못한다. 이는 사전에 대한 불신 속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K에게’에서 사전은 “모두 다섯 권이었지만, 첫 번째 사전부터 마지막 사전까지 합친 두께가 손바닥 한 뼘을 넘지 않”는 “무성의한 생일 선물”에 불과하다. 그것은 “조야한 방식으로 선별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펼쳐 놓고, “수수께끼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낼 뿐 아무런 해답도 내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한유주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은 틀린 것”이라고 진술한다(한유주, ‘K에게’,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72~73쪽). 사전이 결코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언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재현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한 바와 같이 문학은 세계를 열등하게 모사한 것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문학에서 삶과 현실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유주는 자신의 글이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을 것이”(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19쪽)라고 선언한다. 언어는 그런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는,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유주의 해답은 바로 메타픽션이다.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언어는 결코 현실을 적절히 재현할 수 없으므로 차라리 언어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에게 ‘이야기의 끝’이란 단순히 모든 이야기가 이미 쓰였다는 인식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가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도대체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의심하는 행위가 된다. 이러한 한유주 소설의 특징은 좀처럼 요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오이디푸스왕’을 오이디푸스에게 일어난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이오스왕의 죽음, 이오카스테와의 결혼, 모호하면서도 분명한 신탁…. 하지만 한유주의 소설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수고롭게 그러한 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녀 소설의 특징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요약할 수 없다는 것은, 최제훈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최제훈이 한유주처럼 사건을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최제훈의 소설에서 사건은 너무 많이 일어난다. 다만 그것들은 좀처럼 결말을 향해 회수되지 않는다.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장편소설’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은 ‘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네 편의 소설이 느슨하게 연결된 연작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 나오는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의 인물들은 뒤의 세 작품 안에서 조금씩 설정과 역할을 달리하여 변주된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의 연우와 ‘π’의 M은 동일인물로 보인다. 연우와 M은 모두 번역가인데, 자기가 번역을 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운명을 바꾼 일이 있다. 비중이 거의 없는 인물을 슬그머니 죽은 것으로 오역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우가 스페인어 번역가인 데 반하여 M은 일본어 소설을 번역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죽음을 맞는다. 연우가 눈이 오는 산장에 고립되어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살해당했다면, M은 소설을 쓰다가 탈진해 쓰러졌다.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는 탐욕스러운 셰헤라자드에게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58쪽). 한 편의 장편소설에서 인물이 복수(複數)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실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고 어떠한 인간도 두 번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죽음은 삶의 의미를 확정하는 사건이다. 발터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 “소설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삶의 의미는 오로지 그들의 죽음에 의해서만 비로소 해명될 수 있다.”(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얘기꾼과 소설가’,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83, 185쪽). 많은 소설들이 등장인물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적과 흑”은 줄리앙 소렐의 죽음으로 끝나며, “레미제라블”은 장 발장의 죽음으로 끝나고, “보바리 부인”은 엠마 보바리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들의 죽음이 삶과 소설의 의미를 확정짓는 것이다. 하지만 최제훈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가고, 복수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삶이 아니라 차라리 연극이다. 예컨대 햄릿의 죽음은 연출가의 각색에 따라 매번 달라지지 않는가. 이러한 최제훈 소설의 특징은 그가 중심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에 의해 촉발되었다. 바로 패스티시다. 한유주 소설이 부정문의 특징을 형식적 차원에까지 확장한 결과라면, 최제훈은 패스티시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활용하여 “일곱개의 고양이 눈”을 쓴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쥐덫’,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을 인용하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서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은 연쇄 살인범의 세계를 탐구하는 ‘실버 해머’라는 인터넷 동호회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어느 겨울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회장의 초대장을 받고 산장에 모였다. 그런데 정작 ‘악마’는 나타나지 않고, 회원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하나씩 하나씩 살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 안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판사, 사업가,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열 명의 사람이 외딴섬에 모인다. 그들은 어느 사업가에게 초대 받았다. 그런데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초대장의 주인은 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의 노랫말에 맞추어 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한편 ‘쥐덫’에서도 사람들은 밀실에 갇혀 있다. 이들은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폭설이 내리는 산장에 고립된 것이다.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에서 ‘붉은 방 클럽’은 ‘실버 해머’처럼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취미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때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인용하고, 수정하는 가운데 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섯번째 꿈’은,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다른 소설을 재현하는 글쓰기이다. 소설의 인물이 두 개의 죽음을 경험하는 이유는, 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제훈의 소설에는 이야기만 있을 뿐 그 이야기가 재현하는 인간의 삶이 없다. 그런 것은 도무지 중요하지가 않다. 이야기가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물들이 선택되는 것이다. 이때 소설에서 인간적 삶의 내용은 사라지고 주인공은 그저 한 기능으로 퇴락한다. 그러니까 “돈키호테”에서 이 우스꽝스러운 기사는 다만 “무관한 일화와 에피소드의 모음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것에 통일을 주기 위해”(프레드릭 제임슨, 윤지관 옮김, “언어의 감옥”, 까치, 1977, 61쪽) 고안되었다는 식이 된다. 소설은 한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 재료들의 짜깁기가 되는 것이다. 3 전문가로서의 작가 그래서 패스티시의 소설은 반인간적이다. 소설 속의 인간에게 고유한 삶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스티시는 소설 바깥의 인간에게서도 존엄성을 빼앗는다. 그러니까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에게서 창조주의 권위를 앗아간다. ‘π’에서 M은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소설가가 아니라 번역가이다. 즉, 그는 타인의 언어를 거쳐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M이 결코 글쓰기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M은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밤마다 M에게 으스스한 이야기를 속삭인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M이 쓰고 있는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M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셰헤라자드이자, M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런데 셰헤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소설이 되기 위해서, M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이는 맵시벌의 다큐멘터리에서 우의적인 방식으로 설명된다. 맵시벌은 거미의 몸에 알을 깐다. 세월이 흘러 다 자란 “유충은 쓸모없어진 거미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숙주의 목숨이 희생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M은 “맵시벌 다큐멘터리를 전에도 본 것 같았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44쪽). 채널을 돌려도 화면에는 계속 맵시벌만 나타났다. 여기서 M은 사실 환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그의 배역은 다름 아닌 거미인데, 이야기가 완성되자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M의 운명은 롤랑 바르트가 ‘저자의 죽음’이라고 지칭했던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바르트가 주장한 바, 근대적 글쓰기는 “수많은 문화의 온상에서 온 인용들의 짜임”(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32쪽)이다. 이때 작가는 작품의 유일하고도 온전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마치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소설을 쓰지 않는다. 그는 다만 다른 소설을 베끼는 필경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죽음은 단지 M의 운명을 통해 우의적으로 표현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문학론은 실제 ‘π’의,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작법(作法)을 통해 실현된다. ‘π’는 그 자체로 “인용들의 짜임”이다. 우선 우리는 “천일야화‘의 이야기꾼인 셰헤라자드의 흔적을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영향을 감지하게 된다. ‘π’의 액자 속 주인공 하루는 어느 터널에 49일이나 갇혀 있었고, 결국 미쳐버렸다. 그는 이제 정신병원에 있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의사, 간호사, 동료 환자들을 상상 속에서 변형시키며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로베르토 비네가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한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박람회에서 칼리가리 박사의 상자를 보게 된다. 그 상자에는 체사레라는 몽유병 환자가 누워 있다. 체사레는 프란시스의 약혼녀인 제인의 죽음을 예언하는데, 칼리가리 박사는 이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상의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다. 비현실적이며 악몽을 닮아 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프란시스가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칼리가리 박사는 정신병원의 원장이며, 체사레는 병원의 직원이다. 제인은 프란시스와 마찬가지로 정신병을 앓는 환자였다. 프란시스는 자신의 망상 속에서 이들 인물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대중문화 안에서 여러 번 변주된 바 있다. 최근에는 리들리 스콧의 ‘토탈 리콜’(1990)이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1997),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마틴 스코세이지의 ‘셔터 아일랜드’(2010)에서 활용되었다. 요컨대 이미 널리 알려진 수법이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최제훈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인정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작가의 역할은 사실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 독창적인 트릭을 고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트릭에 의존한다. 다만 그 트릭을 끊임없이 변주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붉은 방’을…. 이때 최제훈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창조자라 할 수는 없다. 그는 저자가 아니다. 자기 작품의 “유일하고 동일한 목소리”(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28쪽)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언어와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자기 작품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우스꽝스러운 사건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인 것처럼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묶음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이제 소설의 인물과 작가는 모두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최제훈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마 창조는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조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노동일까? 그는 문화산업의 많은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하고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불가사리’(1962)가 ‘고질라’(1956)를 참조하고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지상 최후의 사나이’(1964)를 차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다만 진귀한 구경거리(spectacle)를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 반쯤은 옳다. 그는 창조하기보다 생산한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할만한 것이다. 아마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아버린 M의 모습은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어느 현대 노동자의 비유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하지 않는가. 하지만 최제훈은 뒤샹이 예술가인 만큼은 예술가이다. 레디메이드를 활용하더라도 그것을 조합하는 방식은 자유에 맡겨진다. 아무리 풍부한 재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그것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뉴욕의 어느 배관공이 ‘샘’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정말이지 없다. 뒤샹 스스로 인정했듯이, “당신의 가능성은 나의 가능성과 같지 않은 것이다”(“Your chance is not the same as my chance.” (Calvin Tomkins, The Bride and the Bachelors: Five Masters of the Avant-Garde, Penguin, 1968, p.33)). 여기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전문가(specialist)로서의 작가이다. 무엇인가 짜깁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재료를 많이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짜깁기의 예술은 풍성해질 수 있다. 이것은 규칙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최제훈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완전히 소외된 노동자로 볼 수 없다. 자기가 조작하는 이야기의 관습을 썩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점을 좀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한유주는 ‘저자의 죽음’을 자신에게 주어진 문학적 조건으로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이미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심지어 미리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적을 때도 그것은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유주는 “모든 사물들은, 혹은 모든 사물화 된 문장들은, 일종의 자연사 박물관에 귀속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르면 도서관의 어느 서가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일종의 “전시된 죽음들”이며, “검은 플라스틱판에, 흰 글씨로 이름을” 새겨 넣은 명패가 달린 박제이다(한유주, ‘자연사 박물관’,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87쪽). 한유주는 이러한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녀가 누구를 참조하고 있는지, 도대체 누구를 ‘베끼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허구0’이라는 제목은 “픽션들”이라고 하는 보르헤스의 단편집 표제를, 그리고 “얼음의 책”이라고 하는 표제는 ‘모래의 책’이라고 하는 보르헤스 단편의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허구의 영점(零點)과 허구의 복수형은 분명한 대비를 형성한다. 거기에 만들어지자마자 모두 녹아 사라지는 얼음의 책과, 영원히 모래처럼 변화하며 두 번 다시 같은 페이지를 펼칠 수 없는 모래의 책은 모두 의미가 고정되지 않거나, 아예 사라지는 책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추측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는 주의 깊게도 단서를 남겨놓지 않았다. 이것은 한유주 스스로 어떤 작품을 베끼고 있다고 주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상의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오히려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와 달라지려 하는 한유주의 부단한 노력이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는 연극에 대해 논문을 쓰려는 한 사내가 어느 광인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이 광인은 자신이 22년 전에 살해한 여성의 옷과 구두를 몸에 걸치고 있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짤막한 이야기의 틈을 헤집고 억지로 자신의 언어를 밀어 넣는다. 한유주는 이 사내와 광인을 각각 트리스탄과 햄릿이라 명명하고, 그들의 조우에 복잡한 운명을 부여한다. 그런데 아마 한유주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의 흔적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이란 시간을 물어보는 행위, 다리 위에서의 대화 등 몇몇 지점에서 눈치채기 어려운 방식으로만 나타난다. 아무리 주의 깊은 독자라도 이 정도의 단서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흔적을 알아채는 것은 훨씬 어려워진다. 주인공 하령은 대재앙이 닥쳐 대륙의 절반이 물에 잠기고, 인구의 절반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그녀는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껴서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를 쓰려 한다. 하지만 그녀가 베끼려고 하는 소설은 책장에 없거나, 아니면 물에 젖어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베끼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189쪽). 하령은 무엇인가 참조할 때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결말과는 다른” 페이지들을 마주하게 된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3쪽). 그래서 하령의 베끼기는 계속해서 원작과 달라진다. 이것은 굉장히 수고로운 작업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야기와 언어의 관습들을 익혀야 한다. 이미 모든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으므로, 잠깐의 방심은 ‘베끼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모든 멜로디를 검토하는 작곡가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기존의 특허를 검토하는 기술자의 태도에 비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자신의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유주는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는데, “언어는 진화하지 않고, 문학은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베끼는 와중에 조금씩 변화할 뿐이다. 그것은 진화의 개념이 사라진 돌연변이와 같다. 대재앙 이후의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가미를 발달시켰다. 물에 잠긴 세계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이 “진화인가 퇴화인가” 말할 수 없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1쪽). 한유주의 소설 역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된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제시된다. 그녀의 ‘베끼기’가 박제를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문학을 ‘진보’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이 다만 돌연변이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친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끝’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은 인류와 함께 절멸했다. 이 ‘끝’에서 문학은, 그리고 글쓰기는 과거의 박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창조의 엿새는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으므로. 4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이야기의 끝’이거나 ‘끝없는 이야기’이거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새로움’의 쇠퇴이다. 이제 작가는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만든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으며, 다만 기왕의 설계도를 다소 변형시키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유주와 최제훈의 작품이 새롭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이 타자의 언어를 베끼고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들의 작품은 전에 없이 독특하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펼친 페이지에서도 한유주의 문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부정문을 사용하는 방식은 참으로 고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제훈은 기성의 관습들을 짜깁기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마치 괴물처럼 낯설다. 이것은 개인의 창조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들이 역설적인 방식으로 창조적이라는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존 케이지는 문자 그대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음으로써 ‘4분33초’를 만들었으며,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 속의 이미지를 조합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예술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파천황의 것이며 예술의 경계를 도전적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은 공허한 것이다. 마치 ‘4분33초’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하지만 그 다음은? ‘4분33초’는 결코 녹음되거나 재연(再演)될 수 없다.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의미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앤디 워홀의 작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워홀의 유명한 병뚜껑, 혹은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이것이 어째서 예술인지 질문하고, 대체 예술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이 새로움은 우리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는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공허함을 다음과 같이 간파했다. “앤디 워홀의 ‘다이아몬드 가루 신발’은 반 고흐의 신발이 가진 직접성을 전적으로 결여한 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말도 걸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프레드릭 제임슨, 강내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 ― 후기자본주의 문화논리’, 정정호·강내희 편, “포스트모더니즘론”, 문화과학사, 1989, 150쪽)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분명 새롭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설이란 무엇인지, 소설쓰기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설은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19쪽)기 때문이다. 이때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모든 책무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용한 형식이 된다. 즉, 자족적인 동시에 자기폐쇄적인 형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와 최제훈 소설의 공간들이 감옥을 닮았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자연사 박물관은 모든 생명들이 박제되어 진열된 공간이며,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사람들은 온통 물에 잠겨버린 건물에서 고립되어 살아간다. ‘불가능한 동화’에서 선생님은 마치 취조실의 형사처럼 아이들을 겁주고 추궁한다. 최제훈을 살펴보면, M은 맵시벌의 둥지에 갇혔고, 하루는 동굴 속에 갇혔으며, 영수는 산장 안에 갇혔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액자 속의 미미는 스토커에게 납치당해 갇혔고, 액자 바깥의 ‘나’는 망막박리에 걸려 눈이 먼 채 병실에 갇혔다. 모두가 갇혀 있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메타픽션이며, 이들은 모두 알레고리 속의 인물이다. 이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은 사실 상징적인 방식으로 글쓰기 자체를 가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이것은 바로 언어의 감옥이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글쓰기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타인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마치 모든 발화가 랑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소설 역시 글쓰기의 관습이나 전통 바깥으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타인을 흉내 내며 말을 배운다. 소설이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에 있는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소설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폐쇄적인 형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때 언어는 자기를 가리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동어반복과 다름없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하는 것이며, 작가란 발언을 하는 사람(parleur)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요구하기 위해, 혹은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심지어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쓴다(장 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1998, 27쪽).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말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책무가 다만 다른 소설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 되었을 때, 글쓰기는 베끼기가 된다. 이때 독서란 소설 안에 존재하는 다른 소설의 흔적을 찾는 놀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라는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78쪽). 오직 언어로 이루어진 곳을 헤매는 것이 독서라면, 그것은 언어로 이루어진 테마파크를 유람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언어의 감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지나야 그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 그러니까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까?”(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179쪽).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파우스트는 평생에 걸쳐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연구”한 끝에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탄식했다. 그가 마술의 세계에 몸을 맡기기로 결심했던 것은, 정통한 지식들이 세계에 대해 조금도 알려주지 않는 “부질없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31~33쪽). 그가 악마와 계약하여 처녀를 희롱하고, 신화 속의 전쟁에 뛰어들고, 바다를 메우는 개간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태초에 말이 있었다’는 세계관을 거부하고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선언한 후였다. 가장 열심히 말의 세계를 믿었던 자가, 행동의 세계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아마 파우스트와 같은 모험이 필요할 것이다. 파우스트가 자신의 서재를 벗어나 시공을 뒤집는 모험에 나섰던 것처럼, 한유주와 최제훈도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라는 감옥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때 소설 역시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당선소감 책은 끝없는 미로… 내 모든 단어 빚지고 있어 아직 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은데 덜컥 당선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듬더듬 잘 모르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문득 어지럽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길은 앞이 명확했던 적이 없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세상은 그만큼 분명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 권의 책을 숙제로 남겼다. 그러니까 이 길은 목적지가 분명한 대로가 아니라,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미로이다. 이 미로를 열심히 헤매고 싶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다. 사실 나는 그들이 전해준 것을 비로소 적었을 뿐이다. 나는 모든 단어들을 빚지고 있다. 그래서 당선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 우선 나는 박광현 선생님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배웠다. 내가 지키고 있는 규칙들은 전부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다. 황종연 선생님은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주셨다. 한만수 선생님은 어떻게 학문이 정의로워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김춘식 선생님께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배웠다.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책읽기의 즐거움’의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허병식 선생님, 복도훈 선생님, 서희원 선생님, 조형래 선배, 김민선, 박진솔, 임세화, 전호성, 한정현, 홍덕구 등 모두들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이들에게 동의하거나, 혹은 반박하면서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내 글을 가장 먼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즐겁게 읽어준 경연에게 감사한다. 너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다. 고집 센 아들의 선택을 지금까지 지지해주신 부모님께는 가장 큰 감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약력 ▲1983년생 ▲ 2002년 동국대 국문과 입학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심사평 균형적 함의 도출 … 평론가로서의 앞날 기대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17편이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이들 작품을 통독하고 그 가운데 최종 논의 대상으로 4편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를 정독한 후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당선작을 확정하였다. 심사기준으로는 응모 평론이 기본적으로 작품의 가치를 잘 부각시키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에 두었으며, 글의 전체적인 통일성과 비평적 견식을 담보할 수 있는 문장력도 면밀히 살펴보았다. 대체로 올해의 평론 응모작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성향에 있어서도 여전히 세부적 탐색과 분석에 치중하고 동시대 사회 속에서 해당 작품이 가진 의미를 구명하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평론이 단순하게 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배태하고 산출한 환경과 문학사적 친연성 등을 두루 고찰하고 있을 때 객관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터이다.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4편의 평론 가운데 이은이의 ‘희미해져가는 인간다움에 대하여’는 유연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이 뛰어났다. 하지만 보다 정치한 시각과 정론적 방식으로 대상 작품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정영의 ‘비린내, 혼종의 정체성에 저항하는 존재성’은 후각적 관점을 중심으로 작품을 규정하는 독창성이 참신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독창적 사유가 총괄적 해석력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고 비린내와 혼종성의 상관관계도, 좀 더 명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영의 ‘유령의 서사, 열림의 정치’는 시종일관 무난하고 균형성 있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분석 대상이 된 두 작품의 저변을 보다 치열하게 드러내고 그 상관성에 대해서도 입체적 조명이 있었으면 하는 후감이 있었다. 당선작이 된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는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이 가진 문학적 함의를 비교적 정확하고 균형성 있게 도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에 있어서도 폭넓은 공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는 또한 평론가로서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분들께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음 기회의 분발을 바라마지 않는다.
  • 이집트 새 헌법 1차 국민투표 종료… 무르시 찬반 세력, 승패 분석 엇갈려

    대통령의 권한을 초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아 ‘파라오 헌법’이라고 불리며 논란을 일으킨 이집트 새 헌법 초안에 대한 1차 국민투표가 15일(현지시간) 치러졌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비공식 집계 결과 근소한 차이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민투표는 이날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2580만여명을 대상으로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포함한 10개 선거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1차 투표에 이어 오는 22일 나머지 17개 선거구에서 2차 투표가 시행된다. 이집트 국민투표는 판사가 감독하도록 돼 있지만 앞서 다수의 판사들이 감독을 거부한 데 따른 인력 부족으로 투표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게 됐다. 무슬림형제단은 10개 선거구 내 투표소 대부분에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투표소 99% 이상에서 득표수를 집계한 결과 “56.5%의 유권자가 새 헌법 초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16일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 연합체인 ‘구국전선’ 측은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 가운데 60~65%가 새 헌법 초안에 반대했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최종 결과는 2차 투표 이후 공식 발표된다. 새 헌법 제정을 강행한 무르시 대통령의 찬반 세력 사이에 유혈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민투표일을 전후해 크고 작은 충돌은 이어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투표가 종료된 뒤 이슬람주의자들이 카이로에 있는 야당 와프드당 본부 옆의 당 기관지 건물에 침입해 화염병을 던져 주변에 있는 차량 10여대가 파손되고 2명이 다쳤다. 또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곳곳에서 발생한 시위로 무슬림형제단이 설립한 자유정의당 소속의 건물 여러 채가 불에 타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주간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이슬람주의 세력과 범야권 단체 사이의 폭력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군은 이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각 투표소에 경찰 13만명, 군인 12만명 및 장갑차 6000여대를 배치했다. 한편 국민투표 결과 새 헌법 초안이 부결되면 3개월 내에 제헌의회를 새로 구성해 헌법 초안을 다시 작성하게 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노태우를 단죄하며…” 생가 방화 추정 불…경찰 수사

    “노태우를 단죄하며…” 생가 방화 추정 불…경찰 수사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2일 오전 4시 5분쯤 노 전 대통령 생가에서 불이 나 목조 마루 4곳과 안방, 작은방 문 일부가 검게 그을린 뒤 자연 진화됐다고 13일 밝혔다. 생가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60, 7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화재 발생 직전 노 전 대통령의 생가에 들어가는 장면과 곧이어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동구청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생가에서 누군가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었다. 화재 현장에는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두 장짜리의 편지가 발견됐다.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노 전 대통령을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의 똘마니”라고 표현하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등 부정 축재를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대통령직을 이용해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도 있다. 경찰은 누군가가 생가 관리인이 밤사이 자리를 비우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와 피해 내역 등을 조사 중이다. 불이 난 생가는 부지 466㎡, 건물 면적 66.45㎡의 1층짜리 목조 건물 3동으로 구성돼 있고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고교 시절까지 살았다. 노 전 대통령의 일가와 종친은 2009년 이 건물을 보수한 뒤 생가 옆에 관리동을 신축해 이듬해 생가와 함께 대구시에 기부채납했다. 현재는 동구청이 대구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생가를 관리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시위대 - 무슬림형제단 충돌… 대통령궁 탱크 배치

    ‘파라오 헌법’ 파문으로 지난 6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악의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대통령 권한을 초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 제정을 강행하려는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반대파들이 수도 카이로 대통령궁 앞에서 충돌해 6일(현지시간) 6명이 숨지고 65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영통신 메나가 보도했다. 사망자들은 총격을 입거나 산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야권 연합이 대규모 시위 재개를 경고한 가운데 대통령궁 앞에 탱크 4대가 배치되고 인근에는 장갑차 3대도 목격되면서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충돌은 무슬림형제단이 지난 4일부터 대통령궁 주변에 텐트를 치고 시위하던 무르시 반대파를 쫓아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양측은 대통령궁 앞에서 서로 화염병과 돌 등을 던지며 대치했다. 또 대통령궁 인근 차량 등에 불을 질러 거리 곳곳이 화염에 휩싸였다. 진압경찰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대통령궁 주변 골목 등에서 충돌은 계속됐다고 AFP는 전했다. 유혈 사태는 전국으로 번졌다. 항구도시 수에즈와 이스마일리아에서는 반(反)무르시 시위대가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에 방화를 저질렀다. 새 헌법 선언문 파문으로 2주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흐무드 메키 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오는 15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내년 새 의회가 선출되면 논란이 되는 헌법 조항을 야권과 합의해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는 남겨놨다. 하지만 같은 날 야권 대표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메키 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무르시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며 “헌법을 취소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고 응수했다. 야권 연합은 무르시가 이날까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보좌관 3명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알래스카에는 ‘불 뿜는 고래’가 있다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알래스카에는 불을 뿜는 고래가 있다. 물론 이는 착시 현상일 뿐이다.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마크 터너(55)는 최근 부친(82)을 모시고 알래스카 피터즈버그로 여행을 떠났다가 운 좋게 환상적인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6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숨을 쉬기 위해 물 위까지 올라온 고래 한 마리가 내뿜는 것은 마치 서양 신화 속 동물인 드래곤이 내뿜는 화염처럼 보인다. 이는 고래가 분수공을 통해 물을 내뿜을 때의 속도와 태양의 위치 때문이다. 즉 공기 중에 확산한 수증기에 태양광이 산란하면서 불을 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마크는 당시 보트 여행 중 전문 사진가인 안내자로부터 불 뿜는 고래 이야기를 듣고 그 모습을 찍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크는 “저녁이 다 돼 닻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탄 배와 알래스카의 아름다운 일몰 사이로 고래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멕시코 새 대통령 취임 날… 곳곳서 反정부 시위

    엔리케 페냐 니에토(46) 멕시코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당일 도심 곳곳에서 그의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어 향후 6년간 멕시코를 이끌 ‘페냐 니에토’호의 험로가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 국회의사당에서 대통령 선서를 한 뒤 인근 국립궁전으로 자리를 옮겨 취임사를 했다. 그는 “멕시코의 경제 발전을 제한했던 악습과 기존 패러다임을 함께 고쳐야 할 때”라면서 사회기반시설 확충, 공교육 개혁 및 범죄예방 등 새 정부가 추진할 13개 주요 역점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에 국력을 소진했던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과 달리 경제성장 위주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저개발 지역의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국가적 빈곤 탈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서민 경제 활성화 계획과 함께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에 대한 외국자본 투자 활성화 등 에너지 개혁안이 포함됐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또 “새 정부의 첫 번째 목표는 멕시코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마약조직 단속과 함께 범죄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위한 형법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도혁명당(PRI) 소속의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 좌파진영인 민주혁명당(PRD)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71년간 장기 집권하다 2000년 국민행동당(PAN)에 정권을 내 준 PRI는 12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 오게 됐다. 그러나 과거 부패와 탄압을 일삼으며 악명을 떨친 PRI가 재집권함에 따라 독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선서식 장소 안팎에서는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선서식에 앞서 국회의사당에 있던 좌파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불법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고 비판하면서 “과거로의 회귀라는 악몽이 시작됐다.”고 규탄했다. 선서식장 밖에서는 시위대가 “제도혁명당 없는 멕시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화염병과 돌을 던지고 경찰이 최루가스로 맞서는 등 격렬히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76명이 부상을 입고 폭력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92명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야스쿠니 방화범 “위안부 할머니 존엄성 위해 범행”

    “위안부 할머니들과 한국, 중국 국민의 존엄성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중국인 류창(38)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반인륜적 행위에 저항하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9일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황한식) 심리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첫 심문에서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한 것에 화가 나 신사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신사를 다 태우려 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는 “전부 태울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사는 종교법인이라는 일본의 입장에 대해서는 분노한 목소리로 “그렇다면 왜 광복절만 되면 일본 고위급 간부들이 신사 참배를 하느냐.”고 되물었다. 류창의 변호인은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류창의 지위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부가 인도를 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야스쿠니 신사 방화를 처벌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범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타당치 않다.”면서 일본으로의 인도 허가를 요청했다. 앞서 류창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데 격분, 올 1월 8일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진 것도 자신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일본 당국은 지난 5월 류창의 신병을 넘겨 달라며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보냈다. 중국 당국도 류창을 정치범으로 인정해 자국에 송환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중국 측은 류창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인 5명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이집트 혼돈의 ‘파라오 헌법 정국’ 수습되나

    초법적인 권한 확대로 야권과 법조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 중재처럼 정국 수습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무르시 대통령과 최고사법위원회의 회동을 수시간 앞두고 아흐메드 메키 이집트 법무장관이 기자들에게 “해결안이 곧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카이로 행정법원은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문에 대한 소송 사건의 심리를 다음 달 4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 22일 자신이 결정한 법안과 칙령 등은 모두 최종적이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데 대해 법률가과 활동가들이 반대해 제기한 것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전날 논란을 불러일으킨 헌법 선언문이 “일시적인 조치”라고 한발 물러서며 야권과의 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야권 세력의 반정부 시위에 대항해 무르시의 정치기반인 무슬림형제단도 27일 ‘100만인 시위’로 맞불작전에 나설 예정이라 대규모 유혈충돌이 예상된다. 이미 전날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160㎞ 떨어진 다만후르에서는 무슬림형제단 당사 밖에서 무르시 지지자와 반대파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은 웹사이트를 통해 15세 청소년 당원 1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으로 무슬림형제단이 소유하고 있는 일부 사무실이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23~25일 반(反)무르시 시위로 발생한 부상자는 500여명에 이른다. 이집트 전역의 일부 판사, 검사들은 전날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언론인들도 총파업을 결의했다. 최고사법위원회는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며 법조인들의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무르시는 “이번 조치는 새 헌법이 마련되고 선거가 열리기 전까지 적용될 것”이라면서 “권력을 독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헌법 선언문의 전면 철회’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양측의 대립각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암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등 대표 야권 인사들은 지난 24일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문 백지화 없이는 대화도 없다.”고 천명했다. 미 공화당 측은 ‘군사 원조 중단’ 카드까지 꺼내며 이집트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 상원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르시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중재에 감사하지만 미국 납세자들이 이집트에 기대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우리 돈은 (이집트의) 민주주의 진전과 직접적으로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北, 내년 상반기 핵실험·로켓발사 가능성”

    “北, 내년 상반기 핵실험·로켓발사 가능성”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인 ‘은하 3호’ 로켓 발사에 실패한 뒤에도 대형 로켓 엔진 시험과 로켓 발사대 증축 공사를 계속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여파로 북한이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로켓 발사나 핵실험 등 새로운 활동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는 12일(현지시간) 자체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North)’에 올린 분석 글을 통해 최근까지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를 촬영한 상업위성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 4월 이후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장거리 로켓 엔진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성 영상에 따르면 4월 9일에 이어 13일 ‘은하 3호’ 발사 때도 보였던 수십 개의 연료탱크가 9월 17일에는 보이지 않았고, 로켓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이 지나가는 참호에 주황색 얼룩 등이 확인됐다. 이는 4월 13일과 9월 17일 사이 로켓 엔진 시험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9월 28일 영상에는 참호 색깔의 변화와 주변 식물의 고사가 심했고, 로켓 엔진 이동에 사용되는 크레인 한 대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로켓 엔진 시험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로켓 엔진으로 추정되는 3.2m 길이의 하얀색 물체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도 포착됐다. 닉 한센 연구원은 “이는 9월 17일 이후에도 추가로 엔진 시험이 있었음을 시사한다.”며 “이들 엔진 시험은 ‘은하 3호’ 또는 4월 15일 군사 퍼레이드에서 선보인 신형 장거리 미사일(KN08)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9월 28일 영상에서는 대형 로켓용 발사대 상단을 높이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그리스, 긴축안 가까스로 통과

    그리스 의회가 진통 끝에 재정지출 삭감, 세금인상, 고용 유연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인 315억 유로(약 43조원)를 받을 길이 열렸지만, 표결 과정에서 연정 간 불협화음이 커진 데다 반긴축 정서도 고조돼 정치·사회적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그리스 의회는 8일(현지시간) 긴축법안을 상정, 전체 300석 가운데 찬성 153표, 반대 128표로 반수를 가까스로 넘겨 가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는 오늘 중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긴축안 통과를 환영했다. 긴축안은 2014년까지 연금 삭감을 포함해 135억 유로 규모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65세인 퇴직 연령이 2년 늘어나고, 공공 부문 최저임금은 5~25% 삭감된다. 또 연료와 담배에 붙는 세금이 늘어나며 장애인에 대한 복지 혜택도 줄어든다. 그리스 언론들은 이번 긴축법안 통과로 연금 생활자들의 수령액이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표결에서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민주좌파당이 노동부문 개혁 철회를 요구하면서 표결에 불참했고, 또 다른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에서도 다수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연립정부 내 불협화음이 커져 향후 그리스 정부가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의사당 앞에서는 긴축안 통과에 반대하는 8만명의 시위대가 의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충돌을 빚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영국 불꽃축제서 ‘불사조 화염’ 포착 화제

    영국 불꽃축제서 ‘불사조 화염’ 포착 화제

    영국에서 상상속 동물인 불사조 혹은 드래곤을 닮은 화염이 우연히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22년 경력의 사진작가 아담 다 실바(45)가 불꽃 축제에 참여했다가 우연히 모닥불에서 드래곤 형상의 화염이 피어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아담은 지난 5일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를 맞아 세 딸 리아나(17)와 로잘리(15), 그리고 이사벨라와 함께 글로스터셔 페어포드에서 열린 ‘모닥불의 밤’ 축제에 참여했다. 이날은 1605년 영국 국왕인 제임스1세와 그 일가를 폭사시키려고 한 화약음모사건(Gunpowder Plot)의 주동자인 가이 포크스를 기념하는 날로, 영국 전역에서 매년 불꽃축제 행사를 벌인다고 한다. 아담은 “‘가이 포크스’의 불꽃 사진을 찍으려고 했을 때 다른 쪽에 있던 모닥불에서 둥근 무언가를 발견했다.”면서 “약 서너 초 동안 모닥불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고 회상했다. 아담에 따르면 캐논 EOS 7D 디지털카메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으며, 그 화염이 얼마나 명확하게 드래곤과 닮았는지는 집에 돌아왔을 때 알게 됐다. 그는 “막내딸인 이사벨라가 내 다리를 부여잡더니 ‘아빠, 춥지 않나요?’라고 말했다.”면서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불꽃놀이의 소음을 좋아하지 않아 난 찍힌 사진을 볼 틈도 없이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에 돌아와 사진을 봤을 때 막내딸마저 큰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그 드래곤을 매우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日대사관에 화염병’ 중국인 인도 구속

    일본을 향해 잇따라 화염병을 던져 중·일 외교 갈등을 촉발한 중국인에 대해 국내 법원이 일단 ‘인도(引渡) 구속’ 결정을 내렸다. 황한식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는 5일 중국인 류창(38)에 대해 인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 판사는 “범죄에 대한 기본적 소명이 있고 국내에 주거가 일정치 않다.”고 영장 발부 배경을 설명했다. 류창은 지난 1월 8일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으며 6일 만기 출소한다. 류창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화염병을 던져 일본 경찰의 추적을 받아 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류창이 한국 내 형기를 마치는 대로 일본에 넘겨 달라.”고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한·일 범죄인 인도협정’에 따라 지난 2일 서울고등검찰청에 류창에 대한 인도심사청구 명령을 내렸고, 서울고검은 서울고법에 범죄인 인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판사는 “국내 사건의 형 집행 기간이 11월 6일 만료되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심사 결정 때까지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면서 “이것이 류창을 일본으로 보내겠다는 사전적 판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 판사는 2개월 이내에 류창을 일본에 보낼지 결정하게 된다. 중국 당국은 “류창은 정치범이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 조약과 상관이 없다.”면서 자국 송환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류창의 일본 인도 여부가 한·중·일 3국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화염병 투척’ 중국인, 日에 넘길지 재판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투척한 중국인 류창(劉强·38)이 범죄인 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류창은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지른 혐의로 일본 경시청의 추적을 받아 왔다. 법무부는 오는 6일 만기 출소를 앞둔 류창의 신병을 일본으로 넘길지에 대해 서울고법에서 심사토록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고검은 이날 류창에 대한 인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범죄인 인도 재판은 조약상 신병 구속 상태에서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가 결정하고 실제 인도 여부는 구속일로부터 두달 내에 결정된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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