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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에너지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창조경제/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기고] 에너지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창조경제/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미국의 언론인이자 경제학자인 대니얼 예긴은 1992년 퓰리처 수상작인 ‘황금의 샘’에서 20세기를 ‘석유의 세기’로 정의하며 석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의 역사를 극명하게 조명했다. 석탄이 산업을 지배하던 150여년 전, 석유의 첫 발견은 인류문명사에서 이처럼 일대 혁명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인 석유의 출현은 국제 정치·경제사는 물론 사회구조를 급격히 재편해 나갔다. 제조업은 제품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대량 소비시대를 열게 했다. 다국적 석유기업은 어마어마한 부(富)를 소유하게 됐다. 또한 석유가 세계경제의 지형마저 흔들면서 이를 둘러싼 석유 주도권 쟁탈전도 지난하게 이어졌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부각되는 등 환경오염의 우려를 낳은 것은 또 다른 일면이다. 지금은 원자력과 함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원으로 자리하면서 에너지원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21세기는 모든 산업에 ‘융합’(convergence)이 경제성장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에너지분야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줄이고, 효율적인 소비 시스템을 갖추는 이른바 미래형 에너지산업의 발굴이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1차 산업혁명(석탄 기반의 증기기관)과 2차 산업혁명(석유 기반의 내연기관)에 이어,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하는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예견했다. 정부는 이런 추세에 맞춰 각종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며, 또한 괄목할 만한 성과들도 내놓고 있다. 몇년 전에는 연료전지를 융합해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 자동차를 상용화했고, 건축분야에서는 태양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을 융합해 ‘제로(0) 에너지 하우스’를 구현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인 스티브 추는 한국의 앞선 ICT가 에너지기술과 결합하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스마트 에너지시대를 구현할 것이란 조언을 한 바 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기존의 에너지 인프라에 첨단 IT산업이 융합되면 머지않아 개인도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요긴한 시간대에 나눠서 쓰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를테면 빌딩 등 미래의 모든 건물은 미니발전소의 기능을 갖게 돼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남은 에너지는 저장장치에 보관해 두고 되팔 수 있다. 이 같은 스마트 전력망의 일반화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도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형 에너지산업은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이 산업이 활성화됐을 땐 수천개의 비즈니스 모델과 신수종 사업이 만들어지고,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스마트 전력산업을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으로 삼고 신수종 사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대구에서는 ‘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란 주제로 ‘세계에너지총회’가 열리고 있다. 이 국제행사가 미래 에너지의 트렌드를 찾고 에너지를 향후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 난방비 안드는 집 나온다

    난방비 안드는 집 나온다

    “에너지 복지시대가 열린다.” 노원구에 전국 최초로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주택 실증단지(조감도)’가 들어선다. 제로 에너지 주택 입주민들은 난방비 걱정 없이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콘센트 에너지 비용으로 월평균 1만 2500원(연간 15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서울시와 노원구, 명지대학교 컨소시엄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공모한 연구개발(R&D) 사업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연구개발비 240억원을 지원받아 2016년까지 하계동 251-9에 제로에너지주택 122가구를 건립한다고 14일 밝혔다. 단지는 공동주택 3개 동 106가구, 단독주택 2개 동 2가구, 합벽(合壁)주택 2개 동 4가구, 3층 연립주택 1개 동 9가구, 목업주택 1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제로 에너지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초에너지절약기술(패시브기술)을 통해 겨울철 난방 에너지의 90%를 절감하고, 단지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의 50%를 줄이는 것이다. 나머지 필요한 에너지의 50%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충당 방안을 ‘태양광+지열+열병합 발전’과 ‘태양광+펠릿보일러 발전’을 검토 중이다. 또 삼중 유리, 외부 차양, 폐열 회수 환기장치 등을 설치해 외부 냉·열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나쁜 공기는 내보내고 신선한 외부 공기는 실내로 공급할 계획이다. 제로 에너지 주택 모든 가구는 남향으로 배치된다. 동 간 거리는 건축법 규정보다 1.2배 넓게 둘 예정이다. 난방 에너지 절감을 특징으로 하는 제로 에너지 주택의 혜택은 고스란히 입주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입주자는 국민임대주택(59㎡ 기준) 연간 총에너지비(78만 7000원) 대비 81% 절감된 연간 1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냉방, 급탕, 조명, 환기 에너지 비용은 전혀 내지 않지만, 사용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변화 폭이 큰 가전제품 사용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은 월평균 1만 2500원 이내를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로에너지주택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교통 접근성과 친환경적 입지 조건이다. 하계동 건립부지 주변에 창동역, 봉화산역, 상계역, 중계역, 하계역 등 지하철 1, 4, 6, 7호선이 자리잡고 있고, 인근에 불암산과 골마을 공원이 있어 녹지환경도 상당하다. 학원 밀집지역인 은행사거리와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노원구는 신혼부부, 대학생, 1∼2인 직장인 가구 등 도시 근로자를 우선 입주시킬 계획이다. 해당 주택은 국민임대주택형태로 최장 6년 거주할 수 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제로에너지주택단지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주택단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조성한다”면서 “이를 통해 에너지절약이 대중화될 수 있길 바라며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새로운 주거 모형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에너지믹스 정책 현실성 있게 개편해야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13~2035년)의 윤곽이 드러났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민관워킹그룹이 제시한 초안은 에너지 정책의 틀을 공급 관리에서 수요 관리 위주로 바꾸라고 권고한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믹스에서 원자력발전소의 비중을 대폭 줄일 것을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원자력발전소 증설 및 공급 확대 중심 에너지 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현실성 있는 안으로 수용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2차 에너지계획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밀양 송전탑 건설에 따른 갈등과 여론의 추이를 대폭 고려한 것 같다. 워킹그룹은 원전의 비중은 2035년까지 20%대를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원전 비중(26.4%)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 때의 1차 에너지계획에서는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41%로 높이는 방안이 제시돼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1년에 원전 2기 이상을 지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 까닭이다. 셰일가스·오일샌드 등 비(非)전통적 화석연료의 등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재조정 목소리가 높다. 탄소배출 절감에 역행할 여지는 있지만 사회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관건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여하히 담보하느냐 여부다. 워킹그룹은 수요 관리를 통해 2035년에 전력 수요의 15% 이상을 감축하고, 전체 발전량의 15%를 집단에너지 등 분산형 발전 시스템으로 충당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전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고,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비전기 가격은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를 웃돈다.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제조업 비중은 5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에너지 소비 증가와 전력난 가중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온당하다. 그러나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재계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한다. 다음 달 전력요금 체계 개편 때 인상 폭이 주목된다. ‘OECD 환경전망’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를 80% 더 사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6%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는 중요한 과제다. 2차 에너지계획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1차 계획과 같은 11%를 유지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확보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 [원전비리 근절법 만든다] 23基 35년간 672차례 ‘스톱’… “비중 줄여야”

    정부가 10일 원전 비리 근절 대책을 내놓았으나 사후약방문식 대책보다는 근본적으로 원전의 비중을 줄이면서 안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명을 다한 원전 설비를 안전하게 해체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과제로 떠오른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특별위 소속 강동원(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78년 국내 원전이 처음 가동된 후 총 23기에서 발생한 가동중단 사례는 672건으로 한 기당 평균 29건에 이르렀다. 특히 30년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 1호기는 지금까지 129차례나 고장이 났으며, 2007년 수명연장 이후에 네 차례나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별로는 ▲고리 1∼4호기 286건 ▲영광 1∼6호기 154건 ▲울진 1∼6호기 117건 ▲월성 1∼4호기 100건 ▲신고리 1∼2호기 11건 ▲신월성 1호기 4건 등이다. 강 의원은 “이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의심받을 만하다”면서 “폐로(廢爐)를 3년 앞둔 고리 1호기는 폐로 관련 대책을 조기에 수립하고 부품 전수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산하 사회공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전 시장의 왜곡된 구조와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이 비리는 물론 위험성도 키웠다고 주장했다. 즉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등 공기업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민간 건설·플랜트·부품사들이 독점적인 사슬구조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안전성과 상충되는 경제성만 내세워 원전의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렸다고 했다. 한수원은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경영 압박을 받으며 설계·시공·유지·보수에서 단가 절감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의 상용화가 이뤄질 때까지 원전을 대체할 발전으로 복합화력발전을 꼽고 있다. 석유나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시세에 따라 교대로 조달하면서 첨단 설비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발전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설비이기 때문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미래 에너지를 찾아서… 에너지 올림픽 열린다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미래 에너지를 찾아서… 에너지 올림픽 열린다

    에너지 분야의 올림픽으로 3년마다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이번 총회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 중 가장 큰 행사이다. 대구시는 2008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에너지협의회 집행이사회에서 올해 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올해 총회는 ‘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라는 주제 아래 화석연료에서부터 신재생, 원자력, 셰일가스 등 지속 가능한 미래의 에너지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 ▲미래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 ▲기후 변화로 대변되는 환경 문제 등 전 세계가 직면한 3대 난제를 진단한다.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4일부터 나흘 동안 본 프로그램이 열린다.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북미 등 42개국 54명의 에너지 관련 장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에너지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문제, 셰일가스 대규모 개발 등 시의성 있는 주제들도 다뤄진다. 92개국에서 100여명의 에너지 분야에 종사하는 차세대 리더들이 에너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미래 에너지 리더 프로그램’과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과 에너지산업 발전사를 개발도상국 참석자들과 공유하는 ‘개발도상국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번 총회에는 113개국 6000여명이 온라인으로 참가등록했으며 현장등록을 포함하면 참가자는 7000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0 몬트리올 총회의 사전등록인원 4000여명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인들의 참여가 가능한 전시회의 관람자도 2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인간이 만들어낸 ‘죽음의 먼지’에 위협 받는 아이들

    인간이 만들어낸 ‘죽음의 먼지’에 위협 받는 아이들

    서울시는 이달부터 ‘미세먼지 경보제’를 시행하고 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분의1에 불과해 코털이나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는 미세먼지가 시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당 85㎍ 이상이면 ‘주의보’를, ㎥당 120㎍ 이상이면 ‘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는 지난달 미세 오염물질의 비율을 나타낸 세계지도를 공개했다. 예상대로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인접국인 우리나라 역시 이들 국가의 공업단지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NASA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가 세계적으로 연간 2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EBS는 7일 밤 10시 40분 특집 다큐멘터리 ‘미세먼지의 습격, 아이들이 위험하다’를 방영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죽음의 먼지’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미세먼지는 단순한 먼지가 아니다. 직경 2.5㎛로, 머리카락 한 올 굵기의 30분의1에서 200분의1에 이른다.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각종 알레르기 증상과 폐·심장·뇌 질환을 불러온다. 미세먼지는 도심지역에선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주로 생긴다. 황산염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이온성분과 금속·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뤄진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도 미세먼지의 배출 주범이다. 194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도노라에서 20여명이 사망한 대기오염 사고나 1952년 4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런던스모그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은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는 체계적인 정책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혼스가탄 도로에선 아스팔트를 부식시켜 도심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스노타이어 장착이 금지돼 있다. 스웨덴의 청소기 업체에선 흡입성능뿐 아니라 미세먼지 배출량까지 꼼꼼히 따진다. 미국에선 스쿨버스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시동을 꺼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두 배가량 높다. 이마저도 성인 기준이다. 임산부, 노인,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프로그램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물청소와 하루 30분 이상 2회 환기 등의 간단한 생활수칙을 제시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그린 에너지는 차세대 산업혁명-한화의 태양광 도전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그린 에너지는 차세대 산업혁명-한화의 태양광 도전

    한화그룹이 실천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투자와 국가 선도기업, 동반성장으로 집약된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남들이 외면한 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놀라운 성과를 내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해외에서 드높이고, 중소 협력업체들의 기술력 보호와 고용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1년 전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0월 한화그룹이 태양광발전의 핵심 부품인 셀(태양전지)을 생산하는 독일의 큐셀사를 전격 인수했을 때, 국내 재계와 세계 태양광업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태양광의 업황이 지난 몇 년간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에서 큐셀의 2011년 적자가 8억 4600만 유로(약 1조 2241억원)에 달했으니 모두가 한화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큐셀은 한때 셀 생산능력이 세계 1위(2008년)에 올랐지만 중국의 공급 과잉에 밀려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한화가 독배를 마신 것”이라는 독설까지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한화의 선택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을 낳았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20%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셀 판매량을 11㎿에서 108㎿로 10배 가까이 늘렸다. 태양광 부품 및 소재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독일의 첨단 기술을 그대로 물려받아 한국 기업 특유의 관리 효율성을 덧붙이고, 말레이시아의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시킨 덕분이다. 이는 물량 공세에만 의존하던 중국 경쟁업체들에 일격을 가한 쾌거였다. 한화는 독일의 보쉬, 중국의 트리나솔라에 이어 세계 3위 태양광업체로 등극했다. 더구나 한화는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산업의 전 분야를 모두 갖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2014년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제2의 태양광산업 성장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 1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태양광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더 큰 기회로 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면 그린 에너지는 미래의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화는 큐셀의 독일 본사와 공장, 말레이시아 공장, 미국·일본·호주 등 법인 11개를 통째로 헐값에 인수했다. 여기에 들인 돈은 3870만 유로(약 555억원)와 말레이시아 공장의 부채인 8억 5000만 링깃(약 3100억원)을 떠안은 정도. 큐셀은 벤츠, BMW, 헹켈 등과 함께 독일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국 브랜드 ‘톱 50’에 든 기업. 유망 기업이 허무하게 팔린 것에 대해 섭섭함을 금치 못했던 독일 언론들은 “한화가 말레이시아 공장, 브랜드 가치, 작센안할트에 있는 기술센터 등 알짜 매물에만 관심이 있고 독일 공장과 근로자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룰 가능성이 높다”며 비평을 쏟아냈다. 실제로 이에 앞서 독일의 태양광 모듈 업체인 솔론을 인수한 인도의 마이크로솔은 특허와 고객 네트워크만 빼낸 뒤 기업회생을 등한시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큐셀을 승계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지난 7월 독일 연방정부는 한국에 대해 ‘노동허가’ 우대국의 지위를 부여하는 놀라운 결정을 했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취업과 기업활동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력과 경력, 연봉 등에서 유럽인과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준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에 이어 7번째 우대국이 됐다. 이로써 우리의 유학생, 주재원 등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독일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독일 정부에 신청한 노동허가는 총 1093건 가운데 891건만 승인을 받았고, 202건(거부율 18.5%)은 거부당했다. 반면 이 기간의 일본 국민 거부율은 그 3분의1 수준인 6.5%에 그쳤다. 코트라에 따르면 특히 우대국 결정은 16명의 연방주 대표가 표결로 결정하는데, 한국은 단 한 표 차이로 우대국에 합류했다. 이때 큐셀의 본사가 있는 작센안할트주의 총리가 한국의 선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큐셀 인수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화의 모국인 한국을 위해 다른 연방주의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한화가 독일인들의 믿음을 사고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국내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신규 진출을 꾀하는 다른 중소기업들도 한화의 신세를 톡톡히 지게 됐다. 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큐셀 인수 과정에서의 노력과 인수 후 활동이 결실을 맺으면서 작센안할트주의 총리가 한국을 우대 선진국으로 적극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를 내지 못할 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일자리 창출 등 경기부양 효과가 커 선진국들도 정부 지원을 더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따르면 취업유발계수(2010년 기준)는 광업 7.8명, 제조업 9.3명, 서비스업 16.6명인 데 반해 태양광산업은 18.6명에 이른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중 태양광은 고용인원 유발효과가 ㎿당 135.3명으로 풍력(92.3명)이나, 연료전지(13.5명), 지열(1명)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주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고용에서 효과가 두드러진다. 한화가 중소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한화는 이미 발전소 설치 공사의 핵심 구조물을 제작할 때 중소기업들과 함께 신규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의 특허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광주 광산구의 산수배수펌프장 유수지의 태양광 설비(2㎿)를 설치할 때나 전남 장성군 폐도로 태양광 발전소(2.5㎿)를 만들 때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강릉 경포 저류지 완공… “생태관광 오세요”

    강릉 경포 저류지 완공… “생태관광 오세요”

    강원 강릉 ‘경포 저류지’가 완공되면서 경포 일대가 바다·호수·습지·소나무와 각종 문화재가 어우러진 생태·문화·휴양관광지로 새롭게 단장된다. 29일 강릉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국비 120억원과 지방비 8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들여 경포호 상류 죽헌동 지역 25만 3000㎡에 조성한 ‘경포 저류지’가 30일 준공식을 갖고 개방된다. 경포 저류지 준공으로 오죽헌~선교장~해운정~경포대~경포호수를 잇는 문화관광지가 생태와 휴양을 더한 관광지로 기능을 더했다. 하류 농경지 침수 등 상습 재해 방지를 목적으로 조성된 경포 저류지는 주변에 대단위 코스모스 단지를 만들었다. 저류지 제방 2.2㎞에는 자전거도로도 만들었다. 시는 오죽헌∼선교장∼저류지~경포습지∼경포호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망 연결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해 시민·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수변 레저·레저 휴식 공간으로 활성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준공된 경포호 주변에 멸종위기 2급 식물인 ‘가시연꽃’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개화해 장관이다.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이 피고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리를 잡으면서 경포습지에는 생태학습관광을 즐기려는 탐방객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녹색 에너지문화 체험교육장으로 활용될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도 최근 경포호 남측에 건축공사를 마치고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시가 저탄소 녹색시범도시 조성 선도사업으로 추진해온 녹색도시 체험센터는 전국 처음으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적용, 낮에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해 밤에 체험센터 연수시설에 공급하는 등 화석연료 제로화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경포호 일대에 속속 조성된 저류지와 습지 등 녹색 생태자원들이 주변의 각종 문화재와 함께 새로운 휴식장소 및 관광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는 에너지의 주인일까? 노예일까?

    우리는 에너지의 주인일까? 노예일까?

    전력예비율 5.91%. ‘마(魔)의 3일’ 동안 전력위기와 사투를 벌인 이 땅의 시민들은 과연 석유·석탄·원자력과 같은 에너지를 지배하는 주인일까, 아니면 노예일까. 저자는 해답을 위해 2009년 4개의 침실이 딸린 영국의 한 가정에서 이뤄진 별난 실험을 제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 구성원 4명은 어느 일요일 언제나처럼 전원 스위치를 올린다. 순간, 바로 옆집에 마련된 ‘인간 발전소’가 가동된다. 100명의 지원자들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 것이다. BBC 방송팀은 하루가 저물 무렵, 온종일 페달을 밟느라 지쳐버린 ‘에너지 노예들’을 무심히 전기를 소비한 가족 구성원들에게 소개했다. 토스트 2장을 굽기 위해 한꺼번에 11명이 페달을 밟았고, 오븐이 열을 내도록 24명이 구슬땀을 쏟았다.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 중 몇 명은 며칠간 걷지도 못했다.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류가 1900년 이전 1000년간 사용했던 에너지의 10배를 20세기에 써버릴 만큼 에너지 과소비에 흠뻑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몸무게 50㎏의 여성이 불과 500g짜리 다이어트 음료를 사기 위해 500㎏의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현실이 그렇다. 그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벼락과 헬리오스의 태양광을 에너지의 근원으로, 신들의 대장간에서 불(에너지)을 훔쳐 인간에게 건네준 프로메테우스를 에너지의 시조로 각각 꼽는다. 하지만 인류는 화석연료를 통한 기계문명을 누리며 위기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에너지를 노예에 비유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노예제를 불가피한 임시변통으로 생각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들도 화석연료 사용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마치 17세기 영국의 노예상인들처럼…. 인류는 인권이 부각되면서 노예제의 굴레를 벗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필요로 했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화석연료다. 연료를 소비하는 기계 노예는 생태계를 파괴했고, 사회 시스템이 에너지에 종속되는 모순을 불러 왔다. 해법으로 6세기경 로마 외곽에서 시작된 베네딕트 수도회의 공동체 운동을 조망했다. 수도회는 신분의 높낮음을 떠나 소규모 단체 생활을 지향하며 육체노동을 통한 자급자족을 추구했다. 저자는 “분수에 넘치는 에너지는 생명력을 약화시킨다”며 ‘에너지 노예 해방운동’을 촉구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현대건설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원가 절감 및 친환경 기술개발로 창조경제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국제적 기후변화 정책 및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건설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 확보 비전인 ‘2020 글로벌 그린원 파이오니어’를 설정했다. 물산업, 원자력, 해양 석유·가스 채취사업, 신재생에너지, 그린홈·그린빌딩, 복합발전, GTL(가스액화)·CTL(석탄액화) 등 향후 성장 유망 산업이 현대건설의 집중 투자 대상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신산업이라는 점에서 창조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물론 이를 위한 인력 유치와 연구개발본부·사업본부 간의 긴밀한 협업체제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내세운 창조경제의 지름길인 녹색경영 3대 전략은 ▲녹색 신성장동력 창출 ▲녹색경영 추진체계 정립 ▲녹색 현장·사업장 구현이다. 구체적으로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기 위해 모든 현장에서 배출량을 산정, 관리하고 있다. 현장 운행 차량은 매연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하는 등 친환경 차량 운송 가이드라인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되는 폐기물, 폐자재, 대기·수질 오염 물질, 비산먼지 등 환경유해요소 관리 및 인근 생태계 보존 등 각종 환경 위험 및 성과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또 2020년에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하우스’ 기술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추진 중인 전기자동차 사업은 자동차 산업에서 창조경제를 실증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사례다. 전기자동차는 전통적인 기계산업인 자동차에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이 융합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에 장착되고 있는 전자제어기(ECU)는 모듈마다 엔진 제어기, 보디 제어기, 계기판 제어기 등이 각각 따로 설치돼 있지만 전기차는 주 제어기 하나와 여러 개의 종속 제어기로 구성된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는 과도한 엔진 제어 부담 때문에 주종 관계의 제어 구성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엔진 제어 부담이 적다. 컴퓨터(PC) 제어 등에 쓰이는 주종 제어 방식을 도입하면 비싼 전자 제어기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또 전기자동차 제어 소프트웨어는 PC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내연기관의 폐쇄형 프로그래밍에서 개방형 전기차 프로그래밍으로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벤처 개발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의 경우 온라인 접속 개념을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다. 전기차가 충전기에 접속되는 순간부터 충전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정비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원격 진단이 가능하고 인터넷 차계부도 쓸 수 있다. 르노삼성은 오는 10월부터 부산 공장에서 ‘SM3 ZE’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초기 자본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량 생산 체제를 신속하게 갖출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음…, 글쎄요.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주부 김모(55·여)씨는 비가 오는 날 중소형 유통매장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우산 비닐 포장기를 마주한다. 하지만 쓰고 난 우산 비닐 포장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씨는 “언제부턴가 비 올 때마다 우산 비닐 포장을 자연스럽게 쓰다 보니 낭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한 번 쓰고 휴지통에 버려진 비닐 포장은 수거해서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제는 음식점이나 영화관, 미술관, 백화점, 도서관 등 웬만한 공공 장소에는 비가 내릴 때 우산을 넣을 수 있는 비닐 포장기가 설치돼 있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은 바닥 물기를 제거하느라 비상이 걸린다. 바닥에 물기가 많으면 미끄러져 손님들이 낙상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열 판매되는 제품들도 손님들이 갖고 온 우산의 물기가 떨어지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직원들은 긴장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비 오는 날이면 대형 건물이나 공공장소 입구에 우산 비닐 포장기 비치는 필수가 됐다. 설치된 비닐함에 우산을 꽂아 당기기만 하면 될 만큼 포장기 성능과 사용 방법도 편리하다. 문제는 사용한 비닐 포장이 훌륭한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데 그냥 버려진다는 점이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한 장소에서 쓴 비닐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새로운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또 다른 비닐 포장을 소비한다. 일회용품처럼 쓰이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서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용한 우산 비닐은 수거함에 모아서 일반 쓰레기처럼 버린다”면서 “버린 비닐 포장을 펴서 정리하려면 인건비가 더 들어가고 미관상 좋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리는 우산 비닐 포장의 재활용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조차 없다.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식탁보, 물건을 담을 때 주로 쓰는 검은 비닐은 ‘일회용품’ 규제 목록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우산에 씌우는 비닐은 따로 규정이 없다. 규제 대상 일회용품 품목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산자가 의무적으로 수거해서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적용 대상 품목도 아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라면, 과자봉지와 같은 포장재나 일회용 봉투를 제조하는 업체 가운데 연간 매출이 10억원 이상이고 연간 출고량이 4t 이상 되는 곳이 재활용 의무 생산자”라면서 “우산 비닐을 제조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산 비닐을 규제 대상에 넣으려면 법규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산 비닐은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도 제각각이다.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 필름류를 만드는 업체 중 재활용 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폐기물 부담금’을 내야 한다. 폐기물 부담금을 낸 제품은 재활용이 되지 않고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된다. 그런데 우산 비닐 생산업체 대부분은 연간 매출액이 적어 폐기물 부담금마저 일부 감면받는다. 업체 차원의 재활용 처리 부담이 적다 보니, 우산 비닐은 일반 폐기물처럼 매립지에 그대로 버려지는 형편이다.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은 환경부와 제조업체가 ‘자발적 협약’을 맺는다. 협약을 맺은 업체는 부과된 재활용 의무량을 채울 경우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하지만 우산 비닐 생산자 가운데 이 협약에 응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우산 비닐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든다. 전문가들은 “지하 상하수도용 파이프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는 HDPE는 고농축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자연상태에서 자외선을 받거나 산소, 미생물 등과 결합해도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우산 비닐이 그대로 자연에 버려진다면 토양오염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산 비닐 처리량도 정확히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김두형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은 “폐기물 중에서 ‘플라스틱류’라는 항목은 있는데 비닐류만을 따로 나눠서 폐기물 처리 현황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과 비닐은 똑같이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따로 항목을 나눠 집계한다고 해서 특별히 의미가 있거나 실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산 비닐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음식점, 관공서 등은 비오는 날 우산보관함을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적어 우산 비닐 포장기를 선호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현재 총 9개의 우산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 보관함 1개당 우산 30개를 보관할 수 있다. 보관함 1개의 구입 비용은 약 37만원. 반면 우산 비닐 포장기 가격은 그보다 저렴한 24만원 정도다. 비닐값은 1장에 20원꼴이다. 포장기를 한 번 구입한 다음에는 한동안 비닐만 새로 구입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특별 전시전을 열 때 기존 우산 보관함과 물품 보관함만으로는 많은 관람객의 우산을 보관할 수 없어 우산 비닐도 함께 사용한다”면서 “비닐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별도 구입 시 예산상의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한 백화점은 점포 확장과 함께 우산 비닐 구입량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에는 155만장이었는데 지난해 460만장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기술적으로 모든 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비닐의 경우 발열량이 좋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가연성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비닐은 화력발전소, 시멘트 회사, 제지 회사 등에서 고형연료 제품(SRF)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형연료 제품은 생활 폐기물, 폐고무, 폐타이어, 폐합성수지류 등을 선별, 성형해 고체 상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폐비닐로 만든 연료는 발열량이 kg당 6500~8000kcal로 무연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열량(4000~5000kcal/kg)보다 높다. 양경연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서기관은 “고형연료 제품이 화석연료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약 10년 전부터 산업용 연료로 쓰이고 있다”면서 “어차피 매립, 소각해야 하는 폐기물을 열원으로 재활용하면 그만큼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처리량 못지않게 생산량과 사용량도 가늠할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우산 비닐이 연간 1억여장이 소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규제 대상이 아니다 보니 공식적인 통계로 생산량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원택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회사 약 1만 2000곳 중 필름류를 만드는 회사는 4000개 정도에 달한다”며 “이 가운데 우산 비닐을 만드는 업체 수를 추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생산량도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로서는 우산 비닐이 소비만 될 뿐 사후 재활용이나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기획팀장은 “우산 비닐 등이 플라스틱류로 제대로 분리 배출된다면 훌륭한 재생 제품이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규정을 바꿔서라도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로선 우산 비닐처럼 아까운 자원이 버려져 땅에 묻히거나 불로 태워도 법 테두리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업체도 부담금만 낼 뿐 실질적으로 재활용 처리 책임은 없으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가 ‘창조경제’라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은 ‘녹색성장’이었다.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2000년 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언급한 뒤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녹색성장은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녹색성장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에서의 녹색성장의 명운과 별개로 녹색성장 개념 자체에 반기를 든 이들이 있다. 가장 급진적인 환경주의를 표방한 생태사회주의 그룹 ‘그린 레프트’(green left)다. 이들은 녹색과 자본주의적 성장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산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생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2006년 녹색당 안에 그린 레프트를 발족시킨 저자는 이렇게 진단한다. “자본주의가 비록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가율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한다면, 현재의 경제 체제는 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 위기를 겪는 핵심적인 이유다.”(27쪽) 생태사회주의는 계몽을 통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환경 운동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생태마저 상품화하는 녹색성장론의 문제점을 모두 비판한다. “생태사회주의와 많은 전통적인 생태학적, 사회주의적 정책 수립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확장을 옹호해왔으며 파괴적 개발의 잠재 비용을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색당들은 때때로 탄소 거래처럼 결함 있는 시장 기반 해법을 수용했다.” (77쪽)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진단 없이 추진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같은 처방은 환경을 위해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은행의 배만 불릴 뿐이다. 또한 탄소 상쇄는 배출 가스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사용될 뿐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성장 신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석유회사들은 자신들의 반환경적인 행동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고, 환경 분야 NGO들을 후원해왔다. 친환경적 대안 연료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도 실상은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기후 파괴를 일으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경우 바이오연료 재배를 위한 토지 대부분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강탈함으로써 인권유린마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까지도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며,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통틀어 ‘기후변화 사기극’이라고 명명했다.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따라서 명쾌하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는 낭비 없는 번영이 사회의 목표가 되는 생태사회주의적 경제를 필요로 한다.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영원히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현재의 경제는 폭식과 비만에 기초하고 있다. 만족함(enough)이 더 많이(more)를 대체해야 한다.” (73쪽)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없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무가치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기원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 출발해 영국의 생태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미국의 아나키스트 머레이 북친, 미국 생태주의자 조엘 코벨, 케냐의 위대한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까지 이어지는 긴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책은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린 레프트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생태환경 보존 활동을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개인의 재산권 대신 공유재에 기반한 생태사회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6월에도 한여름 더위를 느끼는 요즘, 생태사회주의가 제기한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볍게 넘겨버려선 안 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김창호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7년 10개월 6일’ 최단기간 신기록

    김창호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7년 10개월 6일’ 최단기간 신기록

    산악인 김창호(44·몽벨) 대장이 신기록을 세우며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다. 대한산악연맹은 김 대장이 20일 오전 9시쯤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해 8000m 이상 히말라야 14개 봉우리에 모두 올랐다고 밝혔다. 김 대장은 2005년 7월 14일 낭가파르바트(8126m) 등정을 시작으로 7년 10개월 6일 만에 14좌를 완등해 폴란드 산악인 예지쿠쿠츠카의 세계 최단기간 완등기록 7년 11개월 14일을 1개월 8일 앞당기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김 대장은 엄홍길, 고 박영석, 한왕용, 오은선, 김재수 대장에 이어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14좌를 완등한 산악인이 됐다. 거짓 논란이 제기돼 산악연맹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오은선 대장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31번째 완등자다. 김 대장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는 14번째로 14좌를 모두 산소통에 의존하지 않고 올랐다. 친환경 등반을 위해 해발 0m 해안에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까지 화석연료를 일절 쓰지 않고 카약과 자전거, 도보, 트레킹으로만 이동했다. 서울시립대 산악부 출신인 김 대장은 졸업 직후 히말라야의 무명봉들을 섭렵하며 산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네팔의 가장 높은 미등정봉 ‘힘중’을 세계 최초로 등반해 클라이밍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피켈상 아시아상’을 수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197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회의 ‘로마클럽’에서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됐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낮아져 빙하기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던 터라 이 주장은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특히 지구는 수백 년을 주기로 온도가 1~2도가량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기상학계의 정설이었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의한 온실효과가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구성됐다. 199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태풍은 점차 커졌고, 비정상적인 시기에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떤 곳에선 수년간 가뭄이 이어졌고, 다른 곳에선 폭우가 그치지 않았다. 1997년에는 일본 교토에서 각국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담은 ‘교토의정서’가 채택됐고, 2005년 발효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난화와 기상이변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나 ‘선진국들의 배부른 소리’로 여겼다.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것은 2006년 개봉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주도한 것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였다. 그는 기상이변이 얼마나 심각하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경고하고,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역시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불편한 진실’은 다음 해 고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 줬고, 인간에게는 막대한 과제를 남겼다. 매년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수천 편의 연구 논문과 관측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했고,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는 ‘고갈’과 별개로 사라져야 할 존재가 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들은 이 같은 심각성을 더욱 섬뜩하게 경고하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레이철 워런 교수가 주도한 국제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 상태로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2080년이면 주변 식물의 57%, 동물의 34%가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면 2100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구 기온이 3.6도 이상 오르면 생물 종의 20%가 멸종된다”는 2007년 IPCC 보고서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4만 8786종의 동식물 서식지가 기후변화로 인해 어떻게 변해 갈지를 추적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워런 교수는 “우선적으로 사라지는 생물은 물과 대기의 정화, 홍수 조절, 양분 순환 등에 중요한 존재로 이들이 사라지면서 생물종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 중부 아메리카, 아마존 지역, 호주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온실가스 증가율이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예상되는 종 상실의 60%를 막을 수 있고, 2030년부터 줄어든다면 40% 정도는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지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미 지구물리학회 연례총회’에서 “지난 50년간 에베레스트산의 빙하 13%가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성사진을 이용해 에베레스트산과 그 주변 국립공원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1960년 이후 빙하 분포 지역은 43%나 줄었고, 1992년 이후 네팔의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오르면서 이 같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35년에는 빙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변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사병 등 기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22%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열사병 사망이 여름철 평균 37.7도 이상인 기온이 일주일가량 계속될 때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82명이 여름철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지나치며, 과장된 위험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와 미항공우주국(나사) 공동연구진은 지난 19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의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진영에서 제기한 것보다 훨씬 더디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이 IPCC 예상치의 20% 정도만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 보고서는 오는 9월 발표될 IPCC 보고서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호주 퀸즐랜드대 존 쿡 교수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4000편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전체 논문의 97.1%가 “인간 활동에 의해 기후 변화가 초래됐다”는 데 동의했다. 기후 변화가 인간 활동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은 83편으로 0.7%에 불과했고, 2.2%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시각은 이보다 훨씬 유보적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대부분은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42%만이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고 답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나오미 오레스케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조치는 대부분 산업계의 생산성이나 이익을 감소시키는 조치로 이어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방해 공작을 받게 된다”면서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과학적 연구 결과를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봄의 실종/임태순 논설위원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은 서사시 ‘황무지’에서 1차 세계대전을 통해 현대문명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인간을 지켜보면서 봄은 잔인하다고 했다. 그는 ‘잘 잊게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내준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면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문명의 모순에 실망한 시인은 역설적으로 봄 대신 겨울을 찬미했지만 봄만큼 인간의 감성을 풍성하게 하는 것도 없다. 모든 게 죽어 움직이지 않던 대지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니 감탄과 찬사를 보내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상춘곡’이니 ‘신록예찬’이니 하면서 봄을 노래했다. 문학과 거리가 멀 듯한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1980년대 어느 날 봄 서울신문에 보낸 기고문에서 봄은 가난한 사람부터 찾아온다며 멋을 부렸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에게 겨울은 죽음과 절망의 상징이었지만 봄은 희망과 부활의 계절이었다. 지구온난화로 봄이 짧아지는 추세지만 특히 올해는 저온현상이 이어지면서 봄이 실종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4월에는 서울에 19년 만에 눈이 올 정도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봄다운 봄이 없었다. 5월에 접어들어서는 8일 강원 화천·양양, 경북 영천의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한여름 더위가 찾아와 봄을 느낄 새가 없었다. 9~10일 비가 내리면서 반짝 무더위는 가셨지만 비가 그치면서 다시 기온이 올라간다고 하니 계절의 여왕인 봄은 곧장 여름으로 달려갈 모양이다. 빠듯한 전력사정에 갑자기 닥친 이상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 때이른 전력난도 우려된다.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등 양극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기상에도 이 같은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폭우나 폭설이 잦아지고 혹서와 혹한이 길어지는 등 날씨가 점점 ‘포악’해지고 있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환경 파괴가 날로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은 환경도서의 고전 ‘봄의 침묵’에서 ‘우리는 이제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숲과 바다에는 죽음의 정적만이 깔려 있을 뿐이다’면서 환경재앙에 경종을 울렸다. 봄이 여름에 흡수돼 사계절이 겨울, 여름 두 계절로 양분되는 것은 우울한 일이다. 희망의 찬가와 생명의 환희가 넘실대는 봄이 사라지면 우리네 감성도 황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질도 그렇지만 계절 역시 한쪽으로 편중되는 것은 좋지 않다. 간밤에 소리 없이 내린 봄비가 새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하) 에너지시장 정상화 대안은

    세계적으로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어서 발전용과 산업용 연료로 역할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등에서 값싼 셰일가스의 개발과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가스 수요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가스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빨리 없애고 천연가스 수입 경쟁체제 구축과 수입선 다변화 등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은 물론 파이프라인, 저장기지 등 가스 관련 시설 운영과 가스 수입을 분리해야 한다. 즉 A 민간 항공사가 공공시설인 인천국제공항을 독점 운영한다면 다른 민간 항공사는 A 항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관련 정보의 공유도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스공사가 가스 수입과 관련 시설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이나 유럽보다 싼 가정용 가스요금이 비싼 전기요금과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에너지 시장은 가스공사의 독점 공급으로 인해 심각하게 왜곡됐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없는 수입 가격뿐 아니라 가스공사가 다른 국가에 비해 턱없이 비싼 산업·발전용 가스요금을 받으면서 전기생산 원가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가스공사는 가정용 가스요금을 싸게 공급해 일반 소비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싼 발전·산업용 가스요금→전기요금 인상과 산업 경쟁력 약화→국민부담 가중으로 이어져 가스공사의 ‘눈속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원가가 싼 발전·산업용 요금을 비싸게 받으면서 가정용 요금을 낮추는 교차보조 구조를 빨리 벗어나야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경쟁 공급체제를 갖추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경쟁이 도입된다고 해도 일부 정치권과 가스공사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업이 가스공사보다 더 큰 이윤을 챙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일반 가정용 가스요금은 올라가도 발전용 요금이 내려가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하로 서민경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의 가스 관련 시설 독과점도 문제점이란 지적이다. 이는 파이프라인의 규격과 거리에 따른 오픈 프라이스(미리 정해진 가격)가 아니라 ‘협상조건’에 따른 고무줄 가격이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에 밉보인 민간업체는 다른 업체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내라고 요구해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파이프와 가스 저장시설 사용 요금 등을 정확하게 명시하고 장기적으로 가스공사를 공급과 설비회사로 분리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야만 가스 운송망과 저장시설 운영이 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수입과 국내 공급망을 동시에 갖는 ‘슈퍼 갑’”이라며 “어떤 가스 민간 기업도 가스공사에 반기를 들거나 불평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스공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에너지 안보와 가정용 가스요금 폭등, 민간 기업 폭리 등 경쟁체제의 폐해가 크다면 우리나라를 뺀 일본과 미국 등 이미 경쟁체제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은 가스수급 중단 등 위기를 맞았어야 한다”면서 “가스산업의 독과점 폐해보다 경쟁 도입의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민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원시, 지구의 날 기념 21일 ‘차 없는 세상’… 이색자전거 30여종과 산책 즐겨요

    수원시, 지구의 날 기념 21일 ‘차 없는 세상’… 이색자전거 30여종과 산책 즐겨요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오는 21일 경기 수원시에서 ‘차 없는 세상’을 가정한 이색 행사가 마련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18일 “21일 종로사거리∼장안문 정조로(800m)와 화서문로(350m)에서 9월 행궁동 일대에서 펼쳐질 ‘생태교통 페스티벌’ 예비 행사를 겸한 ‘카프리 선데이’(Car-Free Sunday)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카프리 선데이는 자동차 도로로 단절된 건너편의 이웃집을 걸어다니던 기억을 찾아줄 것”이라며 “자동차로 인한 사회적·환경적 비용을 줄이고 사람 중심의 생활환경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6시간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정조로 구간은 남문 방면 하행선 2개 차선의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시민들은 도로에서 자동차 운행을 제외한 모든 놀이를 할 수 있고 자동차에 내줬던 도로를 천천히 산책할 수도 있다. 시는 생태교통 페스티벌 기간에 사용할 이색 자전거 30여종을 선보인다. 곳곳에는 간이 공연장이 설치돼 팬터마임, 연주 등 예술인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버리기 아까워 이웃과 나누고 싶은 물건을 내다 팔 수 있는 벼룩시장도 선다. 도로에 선을 그어 놓고 사방치기를 하거나 고무줄놀이, 줄넘기를 해도 되고 분필로 도로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아스팔트 드로잉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중국 반달부추만두, 인도네시아 마르타박 등 지구별 간식 부스가 설치되고 스트리트 가든에서는 아스팔트에 깐 잔디에서 맨발 체험을 하며 화분 등 텃밭 상자를 살 수 있다. 프로그램은 수원의제21추진협의회, 행궁동레지던시, 자전거시민학교,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환경운동센터, 시장과 사람들, YWCA 등 시민단체가 주관해 시민참여 축제 의미를 더한다. 행사 지역인 행궁동 주민들은 이날 생태교통 국제전문가 그룹과 함께 9월 행사 준비와 관련한 거리회의를 연다. 한편 생태교통 페스티벌은 화석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설정, 자전거 등 비동력과 무탄소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미래도시 모습을 재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9월 한 달간 행궁동 일대에서 개최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세계 지방정부(ICLEI)에 가입한 75개 국가, 1250개 회원 도시 단체장,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하는 세계총회와 각종 국제회의가 이어지는 등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4월이 이처럼 스산하기는 처음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말이 절실하다.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고 4월이 가장 잔인하다던 엘리엇의 시가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마구 쓴 화석연료가 만든 온실가스로 지구가 더워졌다. 기상이변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북극은 녹는다는데 아지랑이 피는 봄날, 한겨울 추위와 폭설이 들이친다. 턱없는 지구종말론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더하여 북한은 핵으로 세상을 겁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건한 시민정신이 반석 같고 사재기나 유언비어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 봄의 모순을 그린 삽화로는 외국 언론들이 ‘전쟁 날랑가’로 왔다가 ‘알랑가 몰라 시건방춤’을 보고 가는 모습이요, 압권이다. 자연의 변덕이나 전쟁 괴담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역정이 나게 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꽃이 피면 같이 웃고···봄날은 간다’처럼 풍류 있고 격조 높은 봄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 태평가 한 가락이 위로가 된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 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 하나….’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필연이라면 어찌하겠나.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거센 폭풍이 몰아친다면 역풍장범(逆風張帆)의 고통이라도 웃으며 즐길 수밖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시간과 공간은 하나이고 애초 시작과 종말은 없으니 현재적 위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아름다운 4월이 오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식목의 계절이라 그런지 내일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고 해도 오늘 나무심기가 떠오른다. 막강한 남북한 화력과 병력의 대치 속에서 60년을 버텨온 비무장지대(DMZ)에 숲을 만들어 생명을 치유하고 평화를 가꾸며, 미래를 창조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뜻 깊고 보람찬 일이다. 그러나 일상의 식목행사는 축제처럼 할 수 있어도 금단의 정전지대에서 지뢰를 치우며 나무를 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전쟁 포기에 준하는 의지와 담력을 요하는 일이며, 복잡한 경우의 수를 읽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이해와 남북 간 대화와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무엇보다 유효한 신뢰 프로세스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숲 만들기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파괴와 살육의 땅이던 비무장지대 DMZ는 평화생명지대 PLZ(Peace Life Zone)로 거듭나게 된다. 식목에 필요한 벙커와 무장의 철거는 남북 군비 축소의 실천적 첫걸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지뢰 제거는 공간 이동의 자유를 제공한다. 우리는 60년 동안 섬 아닌 섬에서 벗어나 반도로 돌아갈 수 있다. 아울러 국내 동식물의 65%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불완전한 자연을 살리는 호기가 된다. 인위적 산불과 같은 군사작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건강한 생태계의 회복은 빨라진다. 2015년 전세계적인 탄소배출권 거래를 앞두고 2013년 2월부터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DMZ 숲 가꾸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소를 만들며, 탄소 상쇄(Carbon Offset)로 수익을 창출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4일 유엔 지뢰의 날에 강원도와 대한적십자사는 정전 60주년, 그리고 청소년적십자 60주년을 맞이하여 DMZ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일에 착수했다. 비무장지대 동쪽 끝 고성 땅 한 모퉁이, 한 발 한 발 지뢰를 제거해온 철책 아래 2018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평화의 숲, 생명의 숲 가꾸기에 나섰다. 3억평 DMZ에 비하면 작은 물결이지만 아름다운 4월을 부르는 장엄한 서곡이다. 평화의 제전 평창올림픽을 기리기 위한 세계평화의 외침이자 환희의 찬가이다. 동쪽에서 시작된 녹색 물결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고, 북한도 동참해서 DMZ 전체가 평화와 생명의 산소공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 [열린세상] 한·미원자력협정에서 얻어야 할 것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미원자력협정에서 얻어야 할 것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1년 앞으로 다가와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고위층을 만날 때마다 “한국의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원자로를 들여오며 원자력 에너지를 만들기 시작한 한국의 원자력 실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4기의 원자로를 수출할 정도로 발전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원자력은 불평등의 세계라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협정을 통하여 이런저런 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의 원천 기술로 제작한 원자로를 수출하지만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한 농축 우라늄은 다른 나라에서 사다가 UAE에 공급해야 하고 원자로를 가동하고 나온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는 미국이 손도 못 대게 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라늄의 농축을 금지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에 우라늄 원료를 집어넣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라늄을 3~5% 저농축하여 사용하는데,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공장과 시설을 건설하는 일은 우라늄 핵폭탄을 제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미국은 반대한다. 두 번째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것이다. 전력 생산을 끝내고 바깥으로 끄집어 내놓은 사용후 핵연료인 폐연료봉은 재처리라는 과정을 통해 화학처리하면 플루토늄을 뽑을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곧 플루토늄 핵폭탄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확보와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는 전기 에너지를 얻기 위한 평화적 이용에도 해당되는 기술이어서 한·미 원자력 협상에서 이 두 가지 문제, 즉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문제를 타결지어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의 길을 터야 한다. 저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본처럼 우라늄 농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우라늄의 저농축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국제 상황이 크게 달라져 우라늄 농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곧 우라늄 폭탄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것과 직결된다고 하여 국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23기의 원자로를 가동해야 하는데, 유사시에 외국으로부터 저농축 우라늄 수입이 끊기게 되면 전력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되고 원자력 플랜트를 수출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경쟁국 일본과 프랑스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우라늄 생산 공장을 인수해 합병운영하든지 아니면 미국이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든지 어떻게든 우라늄 공급 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발전소 내에 쌓여만 가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23기의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발전소 내 물속에 보관하고 있는데, 발전소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2016년부터는 차고 넘치게 된다. 그래서 별도의 지역을 선정하여 중간저장의 이름으로 보관해야 할 형편이다.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이유는 먼 미래에 석유 등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에 대비하여 재활용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과 폐기물량을 줄여 처분면적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웨덴처럼 사용후 연료를 최종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저장 형태로 보관해 놓았다가 첨단기술이 더 향상되면 다시 재활용하여 자원으로 쓰려는 것이다. 파이로 프로세싱(Pyro-Processing)이라는 기술은 일본처럼 사용이 끝난 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뽑는 것이 아니라 여타의 혼합물과 함께 추출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전용될 수 없는 기술이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 협상에서 이 기술의 확대 연구 보장을 요구해야 한다. 한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면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며 오로지 평화적 운영에만 온 힘을 기울여 왔다는 사실은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국가 안보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만큼 평화적 신뢰를 쌓아 온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다. 원자력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을 미국은 신뢰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한·미 동맹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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