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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성근 합성사진 제작·유포’ 국정원 직원 “피해자에 사죄”

    ‘문성근 합성사진 제작·유포’ 국정원 직원 “피해자에 사죄”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사진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직원이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14일 사과했다.국정원 직원 유모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상사의 부적절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이를 실행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야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피고인석에서 일어난 유씨는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구속된 이후 매일 깊은 반성과 함께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30년 공직생활이 한순간에 무너져 정말 참담한 마음”이라고 울먹이며 “지난 30년이 국가를 위한 충성의 삶이었다면 앞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유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도 모두 동의했다. 그는 합성사진 제작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상급자 4명의 지시였다는 검찰의 공소 사실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합성사진을 법정에서 실물화상기로 살펴본 뒤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다만 “피고인이 그동안 검찰 수사에 많이 협조해줬는데 향후에도 협조해줄 부분이 있다. 판결 선고가 되면 계속 수사받기가 어렵고 추가 기소될 여지도 있어서 선고는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유씨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뤄지는 점 등을 고려해 구형 의견도 이날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추후 서면으로 재판부에 구형 의견을 내기로 했다. 유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본건 범행은 국정원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서 약간 불가피성이 있는 만큼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다음 달 14일 오전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유씨는 지난 2011년 5월 배우 문씨와 김씨가 마치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 보수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명예훼손)를 받는다. 검찰은 문씨가 2010년 8월 무렵부터 야권 통합 운동을 전개하자 2012년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국정원이 문씨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정치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합성사진을 제작·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을 비롯한 상급자들의 지시에 따라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맛 없어. 돈 못내” vs “끓는 기름맛 좀 봐” …인도 식당 황당 사건

    “맛 없어. 돈 못내” vs “끓는 기름맛 좀 봐” …인도 식당 황당 사건

    ‘손님은 왕’이란 말도 이젠 옛말이다. 인도에서 한 요리사가 손님에게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인도 서남부 마하라시트라주(州) 타네의 한 노점에서 음식값 지불을 놓고 손님과 직원간에 실랑이를 하던 중 주방장이 뜨거운 기름을 투척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비키 엠해스케는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중국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식사를 끝낸 엠해스케는 계산서를 건네받았지만 음식이 형편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식사비 전액 지불을 거부했다. 그러나 직원은 말도 안된다며 그와 말다툼을 벌였다. 처음에 혼자였던 비키는 형 디팍 엠해스케를 불러 도움을 요청했고, 가벼웠던 논쟁은 큰 싸움으로 번졌다. 엠해스케 형제는 직원들에게 물건을 던지며 위협했고, 두려움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요리사 중 한 명이 결심을 한듯 플라스틱 물병을 잡아 달궈진 기름을 펐다. 그리곤 기름을 뿌리며 형제의 난에 응수했다. 둘은 뜨거운 기름이 날아들자 급히 도망갔지만 얼굴을 비롯해 몸 여기저기에 이미 심한 부상을 입었다. 디팍을 도와주러 온 친구 또한 배에 화상을 입었다. 그들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감시 카메라를 통해 기름을 부은 남성의 신원을 파악중이며, 사건을 대대적으로 공개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포토] 김태리, 눈부신 청순 미모

    [포토] 김태리, 눈부신 청순 미모

    배우 김태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서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년도 수상자인 이병헌, 박소담, 박정민, 김태리 4명의 배우가 참석해 열렸으며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25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천 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과 학술 콘텐츠 교류

     과천 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과 학술 콘텐츠 교류

    추사 김정희가 꽃피웠던 학문과 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관한 두 기관이 학술과 콘텐츠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구축한다. 경기 과천시 추사박물관은 이를 위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산하 제주추사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추사 공동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 전시·교육·체험 프로그램 교류 및 정보의 공유, 학술출판물 등 콘텐츠 개발과 행사에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추사 김정희(1786~1856년)는 추사체로 상징되는 조선말 글씨의 명인이다. 또한 청나라 고증학을 기반으로 한 금석학자이기도 하다. 추사는 현종 때 풍양 조씨가 득세하자 다시 반격을 가한 안동 김씨가 10년 만에 윤상도의 옥사를 다시 거론, 유배를 가게 되면서 제주와 첫 인연을 맺는다. 인생의 첫 좌절, 9년 유배생활 동안 생애 최고의 명작 ‘날이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는 세한도(국보 180호)를 그리고, 추사체를 제주에서 완성했다.과천과 인연은 1851년 당시 영의정이던 친구 권돈의 일에 연루돼 또다시 북청으로 유배됐다 풀려난 뒤 과천에 자리 잡으면서 시작됐다. 추사는 유배로 삭탈관작된 생부 김노경의 복원을 위해 한양에서 가까운 과천의 주암동에 묘역을 모시고, 아버지가 조성한 과지초당에 기거했다. 과천에 4년 동안 거주하면서 말년의 완숙인 불이선란도, 판전, 대팽고회 대련 등 작품을 남겼다. 과천에서 봉은사를 오가던 그는 71세의 나이로 죽었다.  이런 추사와의 인연으로 두 지자체에 세워진 추사 박물관은 ‘세한도, 또 다른 자화상’, ‘추사 가문의 글씨’ 등 특별기획전에 소장유물을 서로 대여해 주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과천 추사박물관은 2013년 6월 3일, 추사 김정희의 음력생일에 맞춰 개관했다. 추사의 학문과 예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전시하고 있다. 2016년에는 ‘자하 신위 전’을 통해 학술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경기도 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주추사관은 서귀포 대정의 추사 유배지에 2010년 재개관했으며, 현재 제주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연간 7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상기 과천시 추사박물관장은 “제주추사관과의 협약을 통해 관람객에게 더 다양한 양질의 문화콘텐츠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문 대통령 ‘한-아세안,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언론에 직접 기고

    문 대통령 ‘한-아세안,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언론에 직접 기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에 직접 기고를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언론에 직접 기고를 한 것은 처음이다.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신디케이트(https://www.project-syndicate.org)라는 곳에 기고를 했고, 필리핀과 캄보디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 유력 신문사들이 문 대통령의 기고문을 13일자 신문에 실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신디케이트는 기사를 회원 언론사와 공유하는 곳이다. 아세안 창설 50주년 축하로 기고문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처음 밝힌 ‘신남방정책’의 주요 뼈대인 ‘3피(3P·Peaple, Peace, Prosperity) 구상’을 설명한 뒤 내년에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3피 구상은’, 1998년 ‘아세안+3’ 정상회의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돼 이듬해 채택된 ‘동아시아비전그룹’의 최종보고서인 ‘평화·번영·발전(3P:Peace, Prosperity and Progress)을 추구하는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발전(Progress) 대신 사람(People)을 앞세운 점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세안 10개국(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의 저명 인사·기업인·학자 등 500여명이 참석하는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Summit)에 참석해 이른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통해 문 대통령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춰 아세안과의 미래 관계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한국 국회에서 내년도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사람중심 경제’와 맥을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사람 지향의 공동체’가 “나의 오랜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와 같다”면서 사람에 대한 중시는 한국과 아세안의 “공통 철학”이며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 외교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을 추진하겠다고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아래는 문 대통령의 기고문 전문이다.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 아세안 창설 50주년을 축하합니다. 아세안 정상들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지난 50년간 한국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크게 변모했습니다. 아세안은 아시아 지역 경제의 역동성을 발휘하고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세안은 한국에게 있어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친구입니다. 작년 한 해에만 600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들이 아세안을 방문하였습니다. 약 50만 명의 아세안 국민들이 한국에, 약 30만 명의 한국 국민이 아세안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의 관계를 넘어,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촘촘히 이어져 있습니다. 당연하고 예견된 일입니다. ‘아세안 2025 공동체 출범 성명’은 ‘사람 중심의, 사람 지향의 공동체’를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세안은 사람들의 민생, 복지와 행복을 증진하며 따뜻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 나의 오랜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와 같습니다. 1년 전 한국의 겨울을 뜨겁게 밝혔던 촛불 혁명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비전입니다. ‘사람’에 대한 중시는 한국과 아세안의 공통 철학입니다. 한국과 아세안의 이정표입니다. 2010년 이래 한국과 아세안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은 정치, 안보, 경제 협력을 중심에 두었고 정부 중심의 협력이라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나는 무엇보다 ‘사람’, 즉 한국 국민과 아세안 국민들을 중심에 두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비전 실현을 위해, 첫째,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외교”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과 아세안 간의 협력은 양측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은 아세안 창설 50주년이기도 한 올해를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교류와 인적교류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9월에는 한국 부산에 ‘아세안 문화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세안 대화상대국 가운데 최초입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 쌍방향적 문화·인적 교류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각계각층의 국민들, 특히 한국과 아세안 관계의 미래를 짊어져나갈 청년들 간의 교류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함께 테러, 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공격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물론 아세안 국가의 국민들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정부는 아세안 각국 정부와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협력하고 이러한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내겠습니다. 셋째,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입니다. 사람 중심 협력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와 국민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 간, 지역 간 장벽을 낮추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이동해야 공동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아세안 회원국과 상호 연계를 증진하기 위해 아세안이 추구하고 있는 ‘아세안 연계성 종합계획 2025’ 및 ‘제3차 아세안 통합 이니셔티브 작업계획’의 이행을 적극 지지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한-아세안 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도 더욱 속도를 내어, 보다 자유롭고 포용적인 성장의 길을 닦겠습니다. 올해, 한국은 또 한 번의 뜨거운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화해와 평화, 소통과 협력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창에서 평화롭고 흥겨운 한국의 겨울을 만나십시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국과 아세안을 느끼십시오. 둘 사이의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공유하시는 기회를 누리십시오. 아세안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을 기쁘게 초대합니다. 2017년 11월 10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In&Out] 바둑, 한·중 관계 복원 앞장선다/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In&Out] 바둑, 한·중 관계 복원 앞장선다/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지난 주말 경기 화성 동탄여울공원에서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가 열렸다.이창호·이세돌·박정환 9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출동해 바둑 팬 5000여명과 얼굴을 마주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정상 대결과 인공지능(AI) 바둑 열전, 한·중 아마추어 교류전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 바둑 한마당 잔치였다. 행사의 백미는 한·중 주재 대사가 한·중 바둑의 전설로 통하는 이창호·창하오 9단과 짝을 이뤄 ‘수담’(手談)을 나눈 것이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 창하오 9단은 베이징에서,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와 이창호 9단은 화성에서 각각 화상으로 연결된 화면을 보면서 페어 대국으로 ‘반상 외교’를 펼쳤다. 지난달 10일 정식 부임한 노 대사는 2013년 한국기원에서 아마 5단을 인정받은 바둑 애호가다. 17∼19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회기우회 소속으로 한·중 의원 친선 바둑 교류전에 참석하기도 했다. 2014년 2월 부임한 추 대사는 중국 외교부 바둑대회에서 준우승해 중국기원으로부터 아마 5단을 받았고, 외교부 내 바둑 클럽 부회장을 맡는 등 바둑계 사정에 정통하다. 지난해 한국기원에서 아마 5단 증서를 수여받은 추 대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도 바둑 애호가”라면서 “바둑이 한·중 교류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중 관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바둑계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전부터 교류가 워낙 활발했기 때문에 바둑대회가 완전히 중단되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존 대회가 아닌 신규 창설 교섭 창구는 완전히 막혀 버린 상황이었다. 한국기원의 파트너인 중국기원도 국가체육총국 소속이어서 협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눈앞에서 국제대회와 민간 교류의 무산을 지켜본 것이 한 두 건이 아니었다. 최근 시 주석 2기 지도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조금씩 해빙 무드를 맞고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연이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의 공통 취미는 바둑이다. 지난해 7월 한국기원을 방문해 강연을 했던 문 대통령은 “중학교 때 바둑을 처음 배웠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에는 ‘강한 1급’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배 후 바둑으로 지친 마음을 다스리며 재기를 다질 정도로 바둑을 가까이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시 주석도 중국 기성(棋聖)인 녜웨이핑 9단과 ‘문화대혁명’ 시절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 친구였고 바둑을 장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로 42㎝, 세로 45㎝에 불과한 19줄 바둑판 위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소통과 화합이 가능하다는 게 바둑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말이 필요 없어 ‘수담’으로 불리는 바둑을 한·중 정상이 취미로 가진 것은 바둑계로서는 행운이다. 한국과 중국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바둑을 통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페어 대결을 펼친 이창호 9단과 창 9단도 바둑계에서 알아주는 친구 사이다. 바둑 한 판을 두려면 언제나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고, 전체를 봐야 한다. 국지전에 연연하지 않고, 늘 반면 전체를 보면서 대세를 살펴야 좋은 결과가 수반된다.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골프 회동으로 친목을 다졌다는 보도를 봤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바둑 회동을 가진 후 정상 회담에 나선다면 한·중 관계도 훨씬 공고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바둑인만의 꿈일까.
  • 교황 “핵무기 완전 폐기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은 “근시안적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도서 국가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 지도자들의 예방을 받고 “작은 섬 나라들을 위협하는 해수면 상승과 점점 악화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또 10일부터 이틀간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유엔·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 저명한 핵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핵무기 없는 세상과 완전한 군축을 향한 전망’이라는 제목의 국제 회의를 열었다. 교황은 바티칸 사도궁을 방문한 핵폐기·군축 관련 국제회의 참석자들에게 국제사회가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북한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세계가 불안과 갈등,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며 “무기 개발과 현대화에 쏟아붓는 돈을 빈자들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측에서는 정종휴 교황청대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중 대사 - 바둑전설, 환상의 ‘반상외교’

    한·중 대사 - 바둑전설, 환상의 ‘반상외교’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양국의 전설적인 바둑 기사들과 짝을 이뤄 대국을 펼치는 ‘바둑 외교’를 선보였다.추 대사는 ‘돌부처’ 이창호 9단과 한 팀을 이루었고, 노 대사는 이창호 9단의 영원한 라이벌인 창하오 9단과 짝을 이뤘다. 이창호·추궈훙 조는 경기 화성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 야외무대에 자리를 잡았고, 창하오·노영민 조는 베이징에 있는 대사공관에서 대국을 치렀다. 대국은 각자가 번갈아 가며 두는 페어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 9단과 창 9단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대회에서 맞수로 우정을 쌓은 한·중 바둑의 전설이고 노 대사와 추 대사는 모두 아마 단증을 보유한 바둑애호가다. 페어 바둑은 파트너의 의중을 파악하고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호흡이 잘 맞는 팀이 이긴다. 대국 결과는 이창호·추궈훙 조가 262수 만에 백 반집 패를 당했다. 하지만 추 대사는 “모두가 이겼다”고 말했다. 한국 규칙으로는 이창호·추궈홍 조가 반집 패를 당했지만, 중국 규칙을 적용하면 반집 승이 된다는 것이다. 노 대사는 “‘반집의 사나이’ 이 9단 팀을 반집으로 이겨 기쁘다”면서 “한·중은 공통 문화가 많은데 그중 으뜸은 바둑”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민주·국민의당 “정치보복? 적반하장”…한국·바른정당 “文정부 폭주 멈춰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는) 정치보복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한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부가 폭주를 멈춰야 한다”고 두둔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집권 기간 불법을 기획하도록 지시하고 탈법을 자행하도록 사주한 전직 대통령으로 양심도 없이 정치보복 운운하고 있다”며 “귀국 후 검찰에 출두해 진실을 밝히고 사실 관계에 따라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이 전 대통령의 출국금지를 요구하는 국민의 청원이 7만명을 넘어섰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정치보복이 아닌 진정한 적폐청산임을 주장하는 국민들의 외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법적 책임이 없다는 해명과 책임회피로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유명인 블랙리스트 의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공작 의혹에 대해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지금까지 당이 이야기해 온 것과 같아 이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부연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며 “정부가 자행하는 적폐청산의 목적은 불분명하고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만든 기구의 위법성에 대한 문제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정권은 유한해도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며 “이성 잃은 적폐놀이에 초가삼간마저 태워 먹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미옥’ 김혜수, 올해도 청룡영화상 빛낸다...남자 진행자는 누구?

    ‘미옥’ 김혜수, 올해도 청룡영화상 빛낸다...남자 진행자는 누구?

    ‘청룡의 여인’ 김혜수가 올해 시상식에서도 진행을 맡게 됐다.12일 청룡영화상 사무국 측에 따르면 이달 25일 열리는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진행자로 배우 김혜수와 이선균이 발탁됐다. 이로써 김혜수는 지난 1994년부터 올해로 24년째 영화상 진행자로 나선다. 또 최근 개봉한 영화 ‘미옥’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 이선균과 동반 진행을 맡아, 이번 시상식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번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25일 오후 8시 45분부터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다. SBS 방송을 통해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사진=청룡영화상 공식 홈페이지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국민의당 “정치보복? MB가 적반하장”

    국민의당 “정치보복? MB가 적반하장”

    천정배 “MB 가야할 곳은 바레인 아닌 검찰”…박지원 “MB, 구속 대상”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여권의 적폐청산 활동에 대해 “감정풀이, 정치보복”이라고 12일 밝힌 데 대해 국민의당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인 이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이 바레인 출국 전 ‘정치보복’과 ‘감정풀이’를 운운하며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지시를 부인하는 해명을 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전직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재임 기간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책임질 일은 책임진다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 앞에 옳은 태도”라면서 “이 전 대통령은 법적 책임이 없다는 해명과 책임회피로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유명인 블랙리스트 의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공작 의혹 등에 대해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민주주의의 원칙과 근간이 무너져내렸다는 것이 온 세상에 밝혀지고 있다”면서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에 임해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통령이 갈 곳은 바레인이 아니라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국기문란 범죄의 몸통이라는 의혹에 대해 수사받아야 할 당사자가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이라고 동문서답을 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MB(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금지 요청에 한 표 서명했다”면서 “적폐청산 대상 2호인 MB는 구속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쓸신잡2’ 유시민, 목포의 눈물... 김대중 그리고 세월호

    ‘알쓸신잡2’ 유시민, 목포의 눈물... 김대중 그리고 세월호

    유시민 작가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11일 전날 밤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에서는 잡학박사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 유희열이 전남 목포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장동선 박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유 작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극단의 호불호를 자아내는 정치인”이라며 “첫째는 객관적으로 주어진 호남 출신이라는 요인, 둘째는 김대중 특유의 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 어록을 언급, “어느 분야에서나 성공하려면 서생적 문제의식을 느끼고 상인적인 현실감각으로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정치인으로서 철학을 보여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람들은 서생의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들은 지지한다. 이상주의를 가진 대체로 진보층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 중 일부가 부정적인 감정을 노출했다. 상인의 현실감각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다. 반대로 상인의 현실감각이 중요한 사람들에겐 그분의 서생적 문제의식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받아드릴 준비가 안 됐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이분은 너무 빨리 왔다. 목포에 오면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함께 출연한 건축가 유현준도 “지도자로서 필요한 양면성”이라며 유시민 작가 말에 공감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날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피폐해진 진도민의 삶에 대해서도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유 작가는 “2014년 참사 이후 관광버스가 거의 안 온다. 사람들이 너무 마음이 아프니까 진도를 못 가는 거다. 진도 사람들은 그 얘기를 안 한다”며 얘기를 꺼냈다. 이어 “직접 당한 피해자들이 수백 명, 가족 수천 명이 울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가 끝이 안 났고. 진도가 참 좋은데 사람들이 많이 갔던 곳인데 지금 너무 힘들다. 목포 온 김에 진도에 좋은 게 많고 진도를 안 가는 마음도 이해를 하는데, 계속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진도는 팽목항이 사고 해역에서 제일 가깝단 이유 하나만으로 얽혀 들었다. 진도군 전체가 3년 반 동안 어마어마한 고통을 견뎌왔다. 진도엔 팽목항만 있는 게 아니다. 진도대교를 안 건너는 게 조의를 표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며 사람들이 다시 진도를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상처가 잘 안낫는다구요? 생체시계에 이상이 있네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상처가 잘 안낫는다구요? 생체시계에 이상이 있네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몸에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여느 때보다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체내 호르몬 분비의 변화 뿐만 아니라 흔히 생체리듬이라고 하는 생체시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생체시계의 변화로 인한 후유증은 긴 휴가를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지난달 초 긴 추석 연휴 끝에 연휴 후유증으로 출근과 등교를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기도 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듭니다. 또 일정시간이 되면 배가 고파지는 것도 생체시계의 일종인 소위 ‘배꼽시계’가 작동해 소화효소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들은 지구 자전으로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에 맞춰 24~25시간을 주기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신체리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신체리듬을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부르는데 약 25억년 전 지구에 나타난 시아노박테리아도 24시간 주기의 생체시계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2일 올해 첫 노벨상 수상자 발표인 노벨생리의학상은 초파리를 이용해 일주기 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분리하고 생체 시계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낸 제프리 홀 미국 메인대 교수, 마이클 로스바시 브랜다이스대 교수, 마이클 영 록펠러대 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과학계에서 이들의 발견은 기존 생체시계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꾼 일종의 ‘패러다임 쉬프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들은 생체시계 작동에 필수적인 ‘피리어드’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견하고 빛이 생체시계와 일치하도록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들까지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피리어드 유전자가 만들어 내는 단백질 농도가 24시간 주기로 놀랄만큼 정확하게 변화함으로써 인간의 행동, 호르몬의 혈중농도, 수면, 체온, 대사 등 필수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외부환경과 체내 생체시계가 일시적으로 차이를 보일 때는 시차부적응 현상 같은 단기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계속 문제가 될 경우 면역계의 균형이 무너져 각종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 같은 난치성 만성질환에 시달릴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생체시계 교란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완전히 무너질 경우 만성염증은 물론 심할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8일자(현지시간)에는 영국 분자생물학연구소, 케임브리지대 의대 애든브룩스 병원, 맨체스터대 부속 사우스맨체스터 아너러리 대학병원 공동연구진이 수행한 생체시계와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또 하나 실렸습니다.그동안 생물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은 생체시계가 시각 신호를 전달받고 처리하는 시신경교차상핵이라는 시상하부의 영역에만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신체 다른 각 부위의 세포에도 생체시계 조절기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상처 치유에 필수적인 섬유아세포라는 피부세포를 연구했는데 이 세포들도 생체시계를 갖고 자기조절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섬유아세포를 성장시킨 피부세포를 실험접시에 놓고 8시간 간격으로 상처를 낸 다음 치유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생체시계 작동 시간이 다른 때를 잡아 상처를 내고 치료 속도와 과정을 살핀 것입니다. 그 결과 낮에 입은 상처가 밤에 난 상처보다 빨리 치유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지요. 실험접시의 실험에서 벗어나 실제 생쥐에게 서로 다른 생체시계 시간에 상처를 내고 치유과정을 살펴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상처 치유를 위한 단백질이 낮시간에 더 활발히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상처치유 단백질도 밤 시간에는 잠이 든다는 얘기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국제화상상해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한 결과 야간 화상환자가 낮 화상환자보다 치유기간이 평균 11일 이상 더 오래걸린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존 오닐 분자생물학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상처 발생시간이 치유속도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추가적이고 좀 더 명확히 통제된 임상시험을 해봐야겠지만 이 연구결과 대로라면 개인의 일주기 리듬에 맞춰 수술을 하는 것이 회복기간도 줄이고 회복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를 보고 갑자기 궁금증이 생기네요. 타인에게 입은 마음의 상처도 밤에 받은 것보다 낮에 받은 것이 더 빨리 잊혀지고 치유될까요. edmondy@seoul.co.kr
  • 영화로 만나는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설립된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다. 인종, 종교, 성별, 정치적 성향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거부하며 의료 지원이 부족한 곳, 무력 분쟁이나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구호 활동을 펼친다. 1996년 서울평화상을,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국제 활동가만 3000여명, 현장 스태프까지 합하면 3만 3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는 2012년 사무소가 생겼으며 4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한국에서 영화제를 연다. 다음달 1~3일 서울 서대문구의 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되는 ‘국경없는 영화제 2017’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네 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2010년 제8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던 ‘리빙 인 이머전시’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응급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활동가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당시의 활동을 다룬 ‘어플릭션’과 수년간 무력 분쟁을 겪어 온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콩고 등에서의 활동을 담은 ‘위험한 곳으로 더 가까이’도 상영된다. 두 작품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만들었다. 이 중 ‘위험한 곳으로…’는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2000년 전후 서구의 제약회사들이 아프리카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의약품 공급을 중단해 1000만명의 불필요한 죽음을 야기한 사건을 파헤친 ‘핏속의 혈투’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하는 ‘액세스 캠페인’(필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캠페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딜런 모한 그레이 감독이 직접 한국을 찾아 작품을 소개하고 구호 활동가들과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시네필뿐만 아니라 구호 활동에 관심 있는 시민까지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태블릿PC 첫 공개…崔 “오늘 처음 봤다”

    태블릿PC 첫 공개…崔 “오늘 처음 봤다”

    재판부, 檢 제출한 실물 법정 검증 ‘해시값’ 변경 우려해 전원은 안 켜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공개됐다. 재판부가 직접 태블릿PC의 실물을 검증하고, 최씨가 이 태블릿PC를 사용한 게 맞는지를 전문기관에 검증해 달라는 최씨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9일 최씨의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태블릿PC의 실물을 검증했다. 다만 전원을 켜면 저장된 자료의 특성을 암호화한 기록인 ‘해시값’(Hash Value)이 변경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날은 전원을 켜지 않고 외관만 살펴봤다. 태블릿PC가 공개된 것은 JTBC가 지난해 10월 최씨의 소유로 알려진 이 태블릿PC에서 청와대 문건 등 중요 자료가 담겼다고 보도한 지 1년여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등 47건의 비공개 문건이 담겨 있어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로 꼽혔다. 검찰로부터 서류 봉투에 담긴 태블릿PC를 전달받은 재판부는 실무관이 실물화상기에 태블릿PC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외관을 확인했다. 최씨와 변호인들도 가까이 다가가 태블릿PC를 확인했고, 최씨 측이 요청한 웹프로그래머와 IT 기술자 2명도 검증에 참여해 실물 곳곳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최씨 측은 변희재씨도 외부전문가로 입회를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흰색 태블릿PC에는 뒤쪽에 모델 번호 ‘SHVE140S’와 제품 생산 일자로 보이는 날짜 ‘20120322’가 적혀 있었다. 태블릿PC의 뒤쪽에는 흠집이 많이 나 있기도 했다. 최씨는 이경재 변호사와 법정 중앙으로 나와 태블릿PC를 1~2분간 육안으로 확인했다. 최씨는 재판부가 “피고인은 자세히 봤느냐”고 묻자 “저는 오늘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태블릿PC를 쓰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은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태블릿PC를 전혀 보여 주지 않았고, JTBC도 입수 경위를 여러 차례 번복했다”면서 “제가 생각하기엔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님들도 일부 가담했고, JTBC가 기획된 국정농단을 (보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1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현물이 제출돼 이 사건의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하지 않았고, 최씨가 썼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증을 마친 태블릿PC를 다시 봉인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법원도 중립적인 감정기관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우선 서울대 수리정보과학과에 감정을 문의했지만 연구 인력이 부족해 어렵다고 했고, 고려대 포렌식감정센터는 이미 JTBC와 이 태블릿PC 감정을 시행해 또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8.2 부동산 대책에 주택거래 ‘뚝’…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관심↑

    8.2 부동산 대책에 주택거래 ‘뚝’…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관심↑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정부가 과열된 아파트 투자에 대해 전매제한, 청약규제 등 제재를 강화하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가 총 4만 5172건으로 7월(6만 3172건) 대비 28.5%나 줄었다. 특히 8월 서울 아파트의 계약 건수는 총 5136건으로 전월(1만 4978건) 대비 65.7%나 급감했다.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7월 대비 계약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택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때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였던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과잉에 전매제한 등 규제까지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과열된 아파트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잇단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규제가 덜 할 뿐만 아니라 타 수익형 상품 및 기준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상가에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1.49%, 중대형 상가 1.5%, 집합상가 1.52%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39%로 상가의 수익률이 오피스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수익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가 특성상 배후수요, 유동인구, 대중교통 등 입지 요건을 잘 갖춘 곳에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상가는 점포가 원활하게 운영돼야 공실률이 적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서울 시내에서도 합정 환승역세권 등 입지 요건을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들과 임차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정역 주변에서는 역과 직접 연결되는 ‘딜라이트 스퀘어’ 등이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딜라이트 스퀘어는 축구장 7개 크기인 총 4만 5620㎡의 부지 규모로 마포 한강 1, 2차 푸르지오의 단지(아파트 총 396세대, 오피스텔 448실) 안에 위치한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상가 중에서도 딜라이트 스퀘어처럼 아파트·오피스텔 주민 등 배후수요가 있고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어야 상권이 활성화 된다”고 말했다. 합정역 초역세권 상가 지역의 경우 하루 평균 9만여명이 이용하는 합정 환승역(지하철 2·6호선)과 직접 연결돼 지하철을 이용하는 유동인구 확보에 유리하다. 합정역의 경우 8번 출구 초입에 문화상업시설인 Book Tunnel(북터널)을 시공해 젊은층의 발길도 끌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태블릿PC’ 법정서 처음 공개…최순실 “처음 본다”

    ‘최순실 태블릿PC’ 법정서 처음 공개…최순실 “처음 본다”

    검찰 수사 결과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태블릿PC의 실물이 9일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JTBC가 보도한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의 실물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최씨의 속행공판에서 재판부는 태블릿PC를 검증했다. 재판부는 서류 봉투에 담긴 태블릿PC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법정 내에 있는 실물화상기를 통해 그 실체를 공개했다. 공개된 태블릿PC는 삼성전자에서 만든 흰색 제품으로, 뒤쪽엔 모델 번호 ‘SHVE140S’와 제품 생산 일자로 추정되는 날짜 ‘20120322’가 적혀있다. ‘4G LTE 32GB’라는 제품 특성도 기재돼 있다. 재판부는 최씨와 그의 변호인단, 그리고 최씨 변호인단이 대동한 전문가 두 명에게 태블릿PC를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 직접 접촉은 불허했다. 최씨 쪽에서 데리고 온 전문가들은 태블릿PC의 실물 곳곳을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이를 본 검찰은 “태블릿PC 촬영이 공판 과정에서 이뤄진 만큼 실물 사진을 특정 단체나 언론에 유출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공개 재판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한 만큼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서 공공이익을 해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인이 외부에 유출하지 않기로 한 만큼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법정 내 검증을 마치고 태블릿PC를 봉인했다. 재판부는 태블릿PC를 직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최씨는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기획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왔다”면서 “저는 오늘 이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러나 검찰은 “변호인 측이 계속 조작 주장을 하는데, 국과수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 최씨가 썼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추적을 통해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태블릿PC가 사용한 인터넷망을 추적해 태블릿PC의 이동 경로와 최씨의 동선이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착한 아이디어·삼성 기술력… 더 많은 생명을 구하다

    착한 아이디어·삼성 기술력… 더 많은 생명을 구하다

    “화재 현장에선 검은 연기 때문에 자기 손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손발의 촉감, 즉 동물적 감각으로 인명을 구해야 하니 정말 답답한 일이죠. 우리 소방관들에게 열화상 카메라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입니다.”2014년 4월 가정집 화재로 출동했던 경기 동두천소방서 한경승(36) 소방교는 화재 진압에는 성공했지만 불길과 연기에 집안 상황을 알수 없어 집에 살던 노인은 구하지 못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가볍고 값싼 ‘열화상 카메라’ 개발에 뛰어들었다. 화재 현장에서 발화지점, 구조 대상자의 위치, 지형지물을 확인하려면 꼭 필요한 도구였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는 대당 가격이 2000만원 이상이어서 소방서마다 한두 대밖에 없었고, 무게도 1㎏가 넘었다. 한 소방교는 홀로 인터넷을 뒤지면서 공부를 했다. 2015년 말 블로거로 활동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김윤래 연구원이 이를 우연히 알게 되면서 동참을 하게 됐다. 한국산업기술대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힘을 모은 이들은 지난해 사회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제4회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보급형 열화상 카메라를 출품해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사내 벤처육성 프로그램 ‘C랩’을 연결해 주었다. 직원 5명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했고, 올해 2월부터 연구를 거듭한 끝에 완제품을 만들어냈다. 열화상 카메라의 무게를 단 350g으로 줄이고 목에 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현장테스트를 통해 현직 소방관들의 의견을 반영했고 지난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3대 산업안전전시회 ‘A+A’에 출품돼 독일, 중국, 인도, 일본, 중동 등의 소방관계자에게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소방의 날’인 9일 이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전국 소방서에 기부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작년 450명 사상…11초마다 출동…68% 건강 이상…‘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입니다’

    작년 450명 사상…11초마다 출동…68% 건강 이상…‘나는 대한민국 소방관입니다’

    평균 수명 69세…재직 중 44세 정무직 공무원보다 13세 낮아 정신과 진료 4년 새 10배 급증 소방전문병원 설립은 매번 무산9일 ‘소방의 날’을 맞아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가 이제는 실질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3일 소방의 날 기념사에서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국가가 나서겠다”면서 “소방관의 건강과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19 구급대는 지난 한 해 11.8초에 한 번꼴(출동 횟수 267만 7724회)로 출동하며 국민들을 위험에서 구해냈다. 소방의 날은 1991년 소방법(현 소방기본법) 개정으로 신고번호인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로 정해졌다. 현재 소방공무원들의 업무가 과도하고 이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데에는 사회적으로도 이견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관련 법률안 입법을 비롯해 실질적인 지원 논의는 수년간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순직하는 소방관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강원 강릉 석란정 화재에서도 두 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다. 8일 소방청의 최근 5년간 공상 및 위험직무 순직자 현황에 따르면 2012년 292명, 2013년 294명, 2014년 332명, 2015년 378명, 2016년 450명의 소방관이 크게 다치거나 순직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소방관의 평균 수명은 69세(재직 중 44세)로 공무원 직군 가운데 가장 낮았다. 평균 수명 82세로 가장 오래 사는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과는 13세 차이가 났다. 소방관들의 건강 상태도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소방 인력 4만 840명 가운데 2만 7803명(68.1%)에게서 난청·폐 손상 등 건강 이상 소견이 나왔다. 정신과 진료 건수도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4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다. 소방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현재 이들의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은 아직 한 곳도 지정·운영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소방관의 업무와 질병 간의 연계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이들의 순직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 전문병원 설립 논의는 2002년에 시작됐지만,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 인력은 즉각적인 1차 치료 외에 화상과 트라우마 등 장기적 치료가 필수적인데 이를 전담하는 병원이 없었을 뿐 아니라, 치료비도 소방관 자비로 부담해 왔다”면서 “소방전문병원 설립을 비롯해 소방 인력 지원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방 전문 치료센터 지정·운영안을 담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네팔 엄마의 눈물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네팔 엄마의 눈물

    온몸에 붕대를 감고 엄마 품에 안긴 아이는 상처가 쓰린지 인터뷰 내내 칭얼거렸다. 엄마 아르나(38?가명)는 울음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내려다보며 간간이 한숨을 내쉬었다.아르나 부부는 네팔에서 온 불법체류자 신분의 이주노동자다. 한국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뜨거운 물에 데어 가슴과 팔,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첫날 병원비로만 80만원이 나왔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비 전액을 부담해야 했다. 한 달 수입이 150만원에 불과한 부부에게는 감당 못할 큰 비용이었다. 급한 대로 방 보증금을 빼 병원비를 마련했다. 아이가 사고를 당한 후 아르나는 직장까지 그만뒀다. 병원비가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아이를 돌보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아이가 낫는 대로 네팔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불법체류자가 됐어요. 우리는 이렇게 살아도 아이만은 여기서 잘 자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이에게 아무것도 못해주는 부모가 됐어요. 너무 미안해요.” 아르나는 화상 병동을 바삐 오가는 보호자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병동 복도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2015년 8월의 취재 메모는 여기에서 끝이 난다. 그 후 아르나 부부가 실제로 아이와 함께 네팔로 돌아갔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 땅에 있더라도 삶은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르나의 아들과 같은 아이가 2만명(시민단체 추산)가량 있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존재 자체가 ‘불법’이 돼 버린 미등록 이주아동이다. 보육비, 의료비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국적을 불문하고 18세 미만 아동은 어떤 이유로든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 이 협약을 비준한 우리나라는 26년째 미등록 이주아동의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인 것은 아이의 죄가 아닌데도 말이다. 영국은 부모가 불법체류자이더라도 영국에서 태어나 10년 이상 거주한 아동에게 국적을 주고 있으며, 속지주의를 따르는 미국은 자국 영토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국적을 준다. 우리나라도 불법체류자의 아이를 보호하고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이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그 근저에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깔려 있다. 탈출구 없는 증오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를 향한다. 지금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추방하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한국에 온 뒤로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하루에도 100번씩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살 수 있었어요. 우울증에 걸려 한 달에 한 명씩 이주노동자가 죽어요.” 아르나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은 어찌 돼도 좋으니 아이만이라도 지켜 달라고 했다. 그녀는 우리가 절대 포기해선 안 될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을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이 작은 생명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에서 누군들 소외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병원을 나서며 공존의 가치를 떠올렸다.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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