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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탄강 주상절리 내년 까지 ‘세계적 명소’ 만든다

    한탄강 주상절리 내년 까지 ‘세계적 명소’ 만든다

    2년 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내년 말까지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한다. 경기도는 610억원을 투입해 연천 포천 철원(강원) 120km 종주길을 완성하고 주요 명소에 전망대와 편의시설을 확충중이라고 30일 밝혔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독특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만큼,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탄강은 기원전 54만~12만 년 전 화산폭발로 용암이 굳어지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 협곡, 폭포 등으로 유명하다. 해안가가 아닌 내륙지방에서 유일하게 관측되는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지질학·자연생태·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7월 국내에서 4번째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경기도는 세계지질공원 명성에 걸맞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기 위해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 보성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예고

    보성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국가등록문화재 지정 예고

    우리나라 온돌문화의 근간이 되는 구들장의 최대 채석지인 보성군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보성군은 문화재청이 지난 25일 오봉산 구들장 채석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약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 이르면 4월 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근대 이후 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과 활용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문화재를 대상으로 한다. 오봉산 구들장은 우리나라 최대 구들장 채석지로 1930년대부터 1980년 초까지 약 50여 년간 채석이 이뤄졌으며 전국 생산량의 70%를 담당했다. 구들장을 채석했던 곳은 주로 오봉산 정상 또는 8부 능선 지점으로 화산 폭발 시 여러 차례에 걸쳐 화산재가 쌓이면서 생긴 층상 절리가 잘 발달해 구들장을 뜨기에 적합한 구조다. 특히 오봉산 구들장은 열에 강한 응회암으로 얇지만 오래도록 불과 연기에 닿아도 터지지 않고, 공극률이 좋아 따뜻한 공기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 채석지는 당시 채석과 운반에 사용되었던 소달구지 길과 각종 도구와 장비가 현재까지 잘 보존돼 있다. 보성군은 우리나라 온돌문화의 근간이 되는 구들장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양한 전문가 인터뷰와 국제학술세미나를 통해 오봉산 구들장의 역사적, 광물학적 우수성을 조명하는 등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왔다. 보성군 관계자는 “국내·외에 보성 오봉산 구들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사라져가는 온돌문화에 대한 역사성을 보존하고 계승해 나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활용 사업들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영화 ‘돈 룩 업’ 현실로?…지구 충돌 몇시간 전 또 발견된 소행성

    영화 ‘돈 룩 업’ 현실로?…지구 충돌 몇시간 전 또 발견된 소행성

    얼마 전 지구와 충돌하기 불과 2시간 전 한 소행성이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례가 공개됐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헝가리 피스케스테퇴 천문대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사르네츠키는 이날 저녁 새로운 지구 근접 천체(NEO) 소행성 'SAR2594'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은 발견된 지 불과 몇시간 후 지구와 불과 8700㎞ 거리를 두고 시속 6만4800㎞의 속도로 지구를 지나쳤다. 이 정도 거리면 약 2만㎞ 상공 위에 떠있는 GPS 위성보다 훨씬 가까워 말 그대로 지구를 스쳐 지나간 셈이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지구 근접 천체(NEO)로 분류되며 '2022 FD1'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약 2~4m 직경으로 매우 작은 천체다. 만약 지구로 떨어졌다면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구가 여전히 수많은 천체들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또다시 증명했다. 이에앞서 지난 11일 천문학자 사르네츠키는 약 2m 크기의 초소형 소행성 '2022 EB5'를 발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하기 불과 2시간 전 관측됐으며 결국 북극해 노르웨이령 화산섬 얀 마이엔 남서쪽 상공 대기권에서 사라졌다. 당시 2022 EB5는 너무 작은 크기 때문에 대기권 충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꽃이나 소음 등은 관측되지 않았다.이처럼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처럼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지구로 날아올 소행성의 덩치가 커 일찌감치 그 존재가 확인됐지만 초소형 천체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8월에는 지름 1.8~5.5m의 소행성 ‘2020 QG’가 지구와 약 3000㎞ 떨어진 거리를 지나쳐 갔지만, 6시간 후에야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또한 2019년에도 지름 57~130m의 커다란 소행성 '2019 OK'가 시속 8만8500㎞의 속도로 불과 7만2500㎞ 거리를 두고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이 소행성도 지구를 찾아오기 불과 며칠 전에서야 발견했다.그러나 초소형 소행성이 충돌 몇시간 전 발견되거나 뒤늦게 알아챈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 긍정적인 면이 크다. 그만큼 희미한 작은 천체도 찾아낼 만큼 관측 기술이 발달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 폴 코다스 소장은 “2022 EB5와 같은 작은 소행성은 무수히 많으며, 10개월에 한 번꼴로 대기권에 충돌한다”면서 “이같은 소행성은 지구에 근접하기 전 매우 희미하고, 관측 시점과 방향까지 맞아떨어져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NASA 측은 향후 100년 안에 영화에서처럼 지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소행성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지만 만만의 준비는 하고있다. 그 대표적인 방안이 '지구 방위대'라 불리는 ‘다트 프로젝트'로 이는 특수 설계된 우주선을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으로 발사해 궤도를 변동시키는 계획이다.    
  • [아하! 우주] 中 달 탐사선 샘플서 ‘화학원소 40개 이상’ 발견

    [아하! 우주] 中 달 탐사선 샘플서 ‘화학원소 40개 이상’ 발견

    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5호’가 지구로 가져온 달 토양 샘플에서 수십 종의 화학원소가 발견됐다. 현지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원자력과학연구원(CIAE)은 중성자 활성화 분석을 통해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채취한 샘플의 화학물질이 지구에서 확인되는 것과는 다른 성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성자 활성화는 중성자 포획반응에 의해 생성된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특정 에너지의 감마선을 방출하는 과정을 말한다.CIAE 핵물리학 연구소의 궈빙 소장은 “원자로를 사용해 달 토양 표본을 연구한 결과, 40개 이상의 화학 원소를 확인했다. 이중 일부는 지구의 화학원소와 성질이 달랐다”면서 “정확도가 높은 중성자 활성화 분석은 달 토양의 성질을 파괴하지 않고도 정확히 어떤 원소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에 있는 원소 대부분은 달에서도 발견된다. 하지만 동위원소 함량에서 차이를 보이며, 달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물질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물과 헬륨-3의 흔적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륨-3는 현재 달 탐사를 진행하는 국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자원이다.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 헬륨-3 1g으로 핵융합을 하면 석탄 40t에 달하는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물질이 태양풍(태양에서 방출된 입자 전하)으로 인해 생성되는 까닭에 대기권이 두터운 지구상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반면 달에는 약 100만t가량의 헬륨-3가 침전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술이 발전해 헬륨-3를 달에서 경제적으로 채취할 수 있고, 헬륨-3를 이용한 핵융합 조건들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면 핵융합에너지 연구방향도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창어5호는 2020년 12월 17일, 달 북서부 ‘폭풍의 바다’에서 채취한 토양과 암석 샘플 약 2㎏을 가지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지난해 2월 최초로 공개한 달의 토양과 암석 샘플 1731g을 담은 사진은 콘크리트와 유사한 짙은 회색빛을 띠는 달 토양과 암석을 볼 수 있으며, 달의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현무암 성분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창어5호가 레이더와 드릴을 이용해 표본을 채취한 ‘폭풍의 바다’는 약 12억 1000만 년 전 토양과 암석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는 지구에서 다세포 생물이 진화하기 시작한 12억년전부터 있었던 비교적 젊은 달 토양이다. 앞서 미국이 달에서 가져왔던 샘플은 31억~44억년 사이에 형성된 비교적 오래된 토양과 암석이다. 과학자들은 새로 채취한 토양이 태양과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중국은 지난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년 사이 세 번째 우주 탐사 계획에 나서며 우주굴기를 이어가고 있다.
  • 콘비협, ‘차기 정부 문화정책 전망과 현안’ 세미나…문재인 정부·새 정부 공약 점검

    콘비협, ‘차기 정부 문화정책 전망과 현안’ 세미나…문재인 정부·새 정부 공약 점검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이하 콘비협)는 다음달 1일 ‘차기 정부의 문화정책 전망과 현안들’을 주제로 온라인 ‘팝업 세미나’를 연다고 25일 알렸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디지털 뉴딜 및 문화정책 공약들의 실행 결과를 살펴보고 차기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공약을 점검하는 자리다. 콘비협의 ‘팝업 세미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제와 심층토론을 통해 해당 주제를 분석하고 전망을 모색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차기 정부를 구상하는 과정인 만큼 문화콘텐츠 관련 산업 정책과 교육 공약을 살펴본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다른 후보들이 내놨던 문화콘텐츠 관련 공약도 검토하고,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간 문화정책 공약 실행 결과를 돌아본다. 신정아 한신대 교수의 사회로, 김다인 시사IN 기자가 기조 발제를 맡았고 박찬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 김나윤 김포문화재단 온라인콘텐츠 팀장, 김성태 ‘게임샷’ 편집장, 윤인혁 공연비평가가 종합토론에 참여한다. 임대근 콘비협 회장은 “성숙한 문화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차기 정부의 공약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문화산업과 정책에 관심 있는 회원과 전문가, 일반인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문화콘텐츠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콘비협은 비평 대상과 비평 범주의 확장과 심화, 비평 주체 및 비평 매체의 새로운 공론장 형성 등을 선언하며 2019년 2월 창립됐다. 140여명의 문화콘텐츠산업 종사자와 비평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 영화 한편 1만 5000원…영화관도 OTT도 줄줄이 요금 인상

    영화 한편 1만 5000원…영화관도 OTT도 줄줄이 요금 인상

    멀티플렉스 극장 CGV가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적자가 누적되자 세 번째 인상을 결정했다. 웨이브, 티빙, 시즌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역시 요금을 올리기로 하면서 이용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CGV는 다음 달 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5000원 인상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인 2D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으로 조정된다. IMAX를 비롯한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 특별관은 2000원,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000천원씩 오른다. 무비머니(영화관람권)도 동일하게 인상되지만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인상에서 제외됐다. CGV 측은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누적돼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CGV를 비롯한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팬데믹 1년 차였던 2020년 10∼11월 관람료를 인상했고, 6개월 만인 지난해 4∼6월 다시 인상한 바 있다.이와 함께 국내 OTT 서비스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인앱결제 이용자에 대해서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최근 구글이 외부결제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불허하기로 하면서 콘텐츠제공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웨이브의 경우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이 기존 월 7900원, 1만 900원, 1만 3900원에서 각각 9300원, 1만 2900원, 1만 6500원으로 오른다. 인상 폭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율과 비슷한 15% 수준이라는 게 웨이브 측의 설명이다. 이번 인상은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결제할 경우 요금에만 적용된다. PC 또는 모바일 웹에서 결제하는 고객은 기존 요금에서 변화가 없고, 애플 iOS용 앱으로 결제를 하는 경우도 애플이 받는 수수료가 이미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변동 없다. 티빙도 안드로이드 인앱결제 요금을 인상하며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이 각각 9000원, 1만 2500원, 1만 6000원으로 오른다. 시즌도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적용으로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상품 가격과 콘텐츠 구매 방식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상세한 내용은 상반기 중 추가로 공지할 예정이다. 앞서 구글은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앱에 대해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삭제하는 업데이트를 4월 1일까지 마치도록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6월 1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2020년 공지한 글로벌 정책의 유예기간 18개월이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OTT 앱은 인앱결제 이용 시 구독형 서비스에 적용되는 수수료 15%를 구글에 내게 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이번 정책이 한국에서 이달 15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전기통신사업법(구글 갑질 방지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사실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중이다. 한편 지난해 말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에 대해 요금을 12.5~17.2% 인상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요금을 올린 것은 2016년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 김해 대성동 출토 청동세·청동완 경남유형문화재 지정...국내 최초 출토

    김해 대성동 출토 청동세·청동완 경남유형문화재 지정...국내 최초 출토

    경남 김해시는 금관가야 왕가 무덤 유적인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가야시대 청동용기 2점이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고 24일 밝혔다.이번에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물은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해 대성동 91호분 출토 청동세(靑銅洗·대야)와 청동완( 靑銅?·주발)이다. 최근 경남도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의 최종 지정 심의를 통과해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해 대성동 91호분에서 출토된 청동세와 청동완은 중국 한(漢)~진(晉) 시대 귀족층 이상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유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토됐다. 4세기 전반 동진으로 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신라권역에서 발굴된 중국계 청동 용기들은 5~6세기 시대 것으로 대성동 91호분에서 나온 청동 용기들이 시기적으로 훨씬 앞선다. 4세기 전반 조성 유적으로 조사된 대성동 91호분에서 완전한 보존상태로 발굴돼 출토지가 확실한 청동용기여서 유형문화재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청동세는 낮은 굽이 붙어 있고 바닥의 외면에 4조의 돌대가 돌려져 있다. 중국 낙양 화산로(華山路) CM2349와 요서 라마동ⅡM328호에서 출토된 것과 가장 비슷하다. 청동완은 바닥이 둥글고 동체에 1조의 돌대가 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도 같은 형식의 청동완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동용기가 출토된 대성동 91호분은 중국 5호 16국시대의 전연(前燕)에서 많이 출토되는 금동용문양 말띠꾸미개 등 장식마구(말갖춤새)들이 많이 부장된 무덤으로 금관가야사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해지역  경남도 지정문화재는 유형문화재 32건, 기념물 14건, 무형문화재 3건 등 모두 49건이다. 박치우 김해시 가야사복원과장은 “김해지역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밝히고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의 스타기업 찾습니다

    제주의 스타기업 찾습니다

    제주의 스타 기업을 찾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제주 기업육성사업인 제5기 지역 스타기업을 4월 1일까지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지역 스타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 등 지역사회 공헌이 큰, 우수한 중소기업을 지역의 스타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9개사가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지역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당 기업의 성공 모델을 지역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현재 제주에는 39개 스타기업이 선정되어 있다. 2018년 9개 기업을 스타기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해마다 10개 기업을 선정해 최소 3년 길게는 5년간 기술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전담 프로젝트 매니저(PM) 컨설팅 지원과 함께 기업 성장전략 수립, 연구개발 과제기획, 기술사업화 전략 수립 등 기업별 최대 4500만원의 지원금과 기업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한, 스타기업이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연계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연구개발 과제에 선정될 경우 최대 2년간 4억 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게 되므로, 스타기업에 선정된 제주기업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제주 스타기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제주에 본사나 주사업장이 소재한 기업 가운데 청정바이오·스마트관광·그린에너지·화장품 등 지역주력산업 업종에 해당하는 중소법인체여야 한다. 또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25억 원에서 400억 원 미만,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고용 증가율 5% 이상,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 1% 이상 등 2개 이상의 지역특성화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선정되는 스타기업 10개소를 대상으로 기술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각종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신청은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산업정보서비스(jeis.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형석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뛰어난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이 신청해 제주의 산업을 이끌어갈 동력을 확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휴럼과 ㈜한국비엠아이, 주식회사 일해 등 3개 기업이 자격요건을 초과해 ‘스타기업 졸업’ 성과를 거뒀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을 주로 하는 ㈜휴럼은 지난해 7월 증권시장인 코스닥에 상장됐고, 의약품을 제조하는 ㈜한국비엠아이는 최근 3년 연속 400억 원 이상 매출액 달성했으며 음료생산업체인 주식회사 일해는 스타기업보다 높은 단계인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현재 성장단계별로 창업기업 → Post BI(창업기업 시장개척 재지원) → 향토강소기업 → 스타기업 → 글로벌 강소기업 → 월드클래스 300(글로벌 강소기업 300개 육성프로젝트) 등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세계자연유산과 만나다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세계자연유산과 만나다

    안식년제로 인해 출입이 제한된 용눈이오름의 최근 모습이 궁금하신가요? 제주특별자치도와 (재)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자연문화보호구역을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물(공공저작물)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로 개방한다고 21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 만장굴(비공개 구간), 김녕굴, 거문오름, 성산일출봉, 외돌개, 용머리해안, 산방산, 차귀도, 주상절리, 정방폭포, 송악산 등 11개소의 영상물을 촬영한 바 있다. 이후 한라산(사진),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아부오름, 저지리 곶자왈 일대 5개소를 대상으로 추가 촬영하고 있다. 현재 성산일출봉, 한라산, 외돌개, 용눈이오름 등 도내 7곳의 고해상도 영상이 공개됐다. 특히 상업적 목적의 촬영이 제한된 도내 세계자연유산, 천연기념물, 명승 등을 고품질의 공공 영상저작물로 제작해 드라마, 영화, 광고 등에 활용하도록 돕고 있다. 누구나 출처와 저작권자만 표시하면 상업적 목적 등 2차적 창작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산꾼 도시여자들’에선 지난 1월 촬영한 한라산 설경 고해상도 영상이 활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 영상물은 드론으로 찍어 백록담 일대를 360도로 회전하며 보여준다. 드론 영상이 아니면 정상을 보기 힘든 산방산 등 하늘에서 본 관광지의 숨은 비경을 만날 수 있다. 고춘화 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제주의 청정자연이 담긴 고품질 공공 영상저작물로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키우고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촬영이 마무리된 영상물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ofjeju.kr/communication/works.htm)와 공공누리사이트(www.kog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中 시진핑 “버티면 승리”’4차 접종’ 카드 만지작

    中 시진핑 “버티면 승리”’4차 접종’ 카드 만지작

    전국적으로 강도 높은 방역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소리도 없이 퍼져나가는 무증상 감염자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계속된 전수조사와 아파트 폐쇄 등으로 중국인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习近平) 중국 공산당 중앙 군사 위원회 주석이자 국가 주석은 공개 석상에서 현재 중국 코로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 17일 열린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버티는 것이 승리다”를 강조하며 계속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모든 방역 조치는 인민과 생명을 가장 우선시하고 동태적인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라고 각 지역별 방역 책임자에 당부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면서도 사회 경제 발전에도 신경 쓰라고 덧붙였다. 안후이성 마안산시는 18일부터 2차 전수 조사를 시작했고 16개 지역을 폐쇄했다. 중국 대도시 중 가장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상하이도 전수 조사는 아니더라도 거의 전 지역에 대한 PCR 검사로 18일-19일 이틀 동안만 2100만 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이에 PCR 검사 연구실 등의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거의 한계치에 이르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시 주석은 ‘버티기’만을 강조하고 있어 당분간은 기존의 방역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와중에 중국 전염병 의학센터 주임이 4차 백신 접종을 염두에 두는 듯한 발언을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중국 전염병 의학센터 주임이자 상하이 푸단 대학 부속 화산 병원 감염과 장원홍(张文宏)주임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4차 백신 접종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4차 백신 접종 필요성과 관련해서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사례를 주목하면서 4차 접종 방법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 사례를 지켜보면서 4차 접종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주임은 줄곧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사다. 최근 상하이에서 완치 판정을 받은 2266명의 환자 중 대부분이 해외 유입 환자였고 이들 중 94%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 2266명 환자 중 중증 환자는 0.1%에 불과했고 위중증이나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바이러스 독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확진자 중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콩의 경우 사망자 중 89.4%가 백신 접종을 아예 하지 않았거나 1차 접종만 마친 사람들이었다. 80세 이상 사망자 중 91.5%는 미접종자 또는 1차 접종자였다. 장 주임은 홍콩 사망률을 분석하면 1차 접종자나 미접종자의 사망률은 2.03%, 2차 접종자는 0.09%로 약 23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간접적으로 독려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6일을 기준으로 중국에서 백신 접종자 수는 12억 1300만 명으로 접종률 86%를 달성했고 부스터 샷(3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3억 3100만 명으로 23.5%에 달한다. 최근 사흘 동안 중국에서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1만 명 넘게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0명을 유지하고 있어 계속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 철원 DMZ 화산암반수 상품화 된다

    철원 DMZ 화산암반수 상품화 된다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원도 철원 DMZ 일대 ‘화산암반수’가 상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철원 접경지 일대에 화산암반수 생수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입지 조사 및 수익 분석에 들어가 최근 수백억원을 투자하기로 내부 결정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DMZ 인근 화산암반의 수원(水源)에서 물을 끌어와 대규모 생수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복안이다. 생수사업은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이후 주력사업 전환을 추진 중인 강원도개발공사가 1호 신성장 사업으로 ‘철원 화산암반수 생산’에 눈길을 돌리며 구체화 되고 있다. 화산암반수 개발은 국내 대기업의 생수 브랜드를 개발한 업체가 맡아 원천기술은 확보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을 통한 사업성 평가를 이미 마쳤고, 수익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 결과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개발공사는 자금력을 갖춘 대형 투자자들 및 국내 최고 수준의 생수 생산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공동 투자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250억원 가량의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자금투자와 관련해 자본금의 10% 미만을 투자할 경우 강원도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현재 도개발공사는 부채상환계획에 따라 자본금 규모가 유동적이지만 올 2월 알펜시아 매각 대금이 납입되면서 현 상황에서도 약 100억~200억원은 독자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국내 화산암반수 생산이 제주에서만 진행되고 있어 사업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산업기반이 취약한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우주를 보다] 주노 탐사선이 포착한 목성 그리고 갈릴레이 두 위성

    [우주를 보다] 주노 탐사선이 포착한 목성 그리고 갈릴레이 두 위성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주노(Juno)가 목성은 물론 주위 갈릴레이 위성들의 모습까지 포착했다. 최근 NASA는 목성탐사선 주노가 목성를 근접비행하며 촬영한 목성과 두 위성인 이오(Io), 유로파(Europa)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1월 12일 주노가 목성을 39번째 근접 비행하며 촬영한 것으로 당시 목성의 상층부 구름과 탐사선과의 거리는 약 6만1000㎞다. NASA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목성은 남반구 모습이 훤히 드러나며 특히 그 오른쪽으로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작은 두 위성이 보인다. 사진 왼쪽에 위치한 위성은 이오, 오른쪽은 유로파로 이들은 1610년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최초 발견한 갈릴레이 위성이다. 당시 갈릴레이는 4개의 위성을 발견했는데 각각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다.지름이 3642㎞에 달하는 이오는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천체로 약 400개에 달하는 활화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유황불 지옥'이라고도 부린다. 이에반해 지름이 3100㎞에 달하는 유로파는 표면이 갈라진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얼음 왕국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얼음 지각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숨겨져있다는 사실과 함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1년 8월에 장도에 올라 2016년 7월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는 거대한 가스 행성인 목성에 관해 수많은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 주노의 목표는 거대 가스 행성의 구조와 조성, 자기장과 중력장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이는 목성의 생성과 그 진화, 더 나아가 태양계의 생성 비밀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이게 된다. 주노는 현재 목성을 긴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 목성에 최근접하는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약 53.5일로, 이 근접비행 때 주요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최근 김수복 시인은 시집 ‘고요공장’을 출간했다. ‘슬픔이 환해지다’(2018) 이후 펴낸 열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 대부분은 양재천 산책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네팔 포카라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시인은 이 작품들이 황폐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성찰과 신생을 열망했던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이번 시집에는 지나온 삶의 고백과 고해(告解)를 통한 존재론적 성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40년 가까이 해 온 대학 정년을 앞두고 제 삶을 성찰하고 고백해 보자는 의미였지요.” 그 점에서 이번 시집은 새로운 존재의 자유로 나아가는 출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게 새로운 차원을 향해 출발한 그는 “가을바람이 숨이 멎었나/적막이 선듯하다/어디쯤 그의 배는 가고 있을까”(‘이슬’)라며 자신의 시 쓰기가 적막의 자유로 나아가기를 희원하면서도 더러 그 “작은 배들이 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어떤 배는 돌아오지 못했고/어떤 배는 돌아와 잠들었다”(‘모항’)면서 엄연한 인생의 파고(波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펼치기도 했다. 고해와 성찰은 그렇게 시작됐다.●문학에 빠져, 가녀린 열망이 낭보로 시인은 1953년 10월 경남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외가인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구로 거처를 옮겨 지낸 청소년기는 그로 하여금 문학에 눈을 뜨게 해 준 결정적 시기였다. 대륜중 2학년 때 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독파하던 중 ‘소년 김수복’은 강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오영수 작가의 ‘메아리’라는 작품을 읽는 순간 경험한 충격이었다. “소설의 무대가 제가 어릴 때 땔감 구하러 오르내리던 필봉산 화전터였어요. 유년의 장소가 소설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도서관 2층에서 줄곧 문학 전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륜고로 진학한 그는 문예반장, 학생회장, 대구 소재 고등학교 연합동인 ‘회귀선’ 회장 등 열정적인 고교문사 시절을 보낸다. 이곳 문예반은 이상화, 이육사의 시정신을 자랑삼아 전국 고교 문단을 주도한 문청들의 산실이었다. ‘회귀선’은 고문으로 시인 이호우, 김춘수, 아동문학가 이응창 선생이, 지도교사로는 이성수, 여영택 시인이 있었다. 학교를 순회하면서 작품 합평회를 열었는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단국대 재학 시절은 대부분 ‘단대신문’과 함께한 여정이었다고 시인은 술회한다. 1학년 수습기자로 시작해 기자, 편집장으로, 졸업 후에는 편집주임, 편집국장으로, 교수 부임 후에는 주간, 편집인으로, 지금은 총장으로 발행인이 됐으니 단연 그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 김수복’은 단국대 행정학과 2학년 때인 1975년 3월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는데, 이때 월간 ‘한국문학’은 김동리 선생이 주간이었고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이었다. 김현승, 박재삼 시인이 시 부문 신인상 심사를 맡았다. “당시 김현승 선생께서는 병상에서 심사하셨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엔가 작고하셔서 생전에 뵙지를 못했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제게 시인으로서 사표가 돼 주셨지요.” 김수복의 첫 시집 서문에서 박재삼 선생은 “자연에 펼친 경개를 인간의 정한과 병렬시켜 바라보는 그 지혜로운 눈을 가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갓 등단한 시인에게 평생의 시적 지침을 주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천왕봉 왕산 아래 고향 산청에 내려가 있을 때 눈발이 퍼붓는 날 한꺼번에 쓰여진 작품들로 그는 시인으로 출발하게 됐는데, ‘겨울 숲에서’, ‘청동그릇’, ‘저물 무렵’ 등 다섯 편의 시가 그 주인공이었다. 화개장터 금서우체국에서 차갑게 굳은 손으로 투고했던 그 가녀린 열망이 평생의 낭보로 돌아온 것이다. 등단 후에 시인은 당시 장충식 총장의 각별한 배려로 학기 중에 국문과로 전과를 하게 되는데, 특별 전액장학생으로 졸업 때까지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이른 등단이 그의 인생 전체를 돌려놓았던 셈이다.●공감적 교육과 단정한 서정의 총장 대학원에 진학한 시인은 1980년 ‘윤동주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90년 김소월과 윤동주 시를 다룬 ‘한국 현대시의 상징유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윤동주 관련 선행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은 이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다룬 평전 ‘어두운 시대의 시인의 길’(1984),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1988), ‘별의 노래’(1995) 등으로 개정 속간되는 역사를 이어 간다. “윤동주와의 만남은 제게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행복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해 줬습니다. 윤동주의 시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숙명이 됐지요.” 아닌 게 아니라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시들에 대한 대(對)시집 ‘밤하늘이 시를 쓰다’(2017)는 그 실존적 보답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문학의 외연을 풍부하게 개척한 연구자 및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펀딩을 해 한국문학 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실용화 방안을 연구했고,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단국대에 문예창작과를 창설했고 이듬해 한국문예창작학회를 설립해 문예창작의 학문적 범주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국제적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조성해 국제문예창작센터를 설립했고 세계작가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여 사이사이로 ‘시인 김수복’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에 대해 “바다에 빠진 해야,/엄마, 엄마, 불러다오/바다에 빠진 달아,/아빠, 아빠, 불러다오”(‘사월이 오면’)라는 애도의 마음을 남겼고 “오늘은 날이 쾌청하여/우리 남해의 먼동을 들쳐서 업고/압록강 너머 요동으로 가서/우리 노을이나 한 점 지고 올까나”(‘한반도’)라며 민족 현실에 대한 단정한 서정을 남기기도 했다. 이래저래 그의 저 깊은 존재론적 수원(水源)은 ‘시’였다.대학 총장과 시인이라는 두 가지 일이 혹시 충돌을 빚지는 않을까? “시인과 총장의 일이 상호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시 쓰기와 조직 경영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 쓰기가 관성적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로움을 발견해야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듯이 대학 경영도 특성화를 통해 조직 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관성으로부터 새로운 대학으로 혁신할 때 사회적,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 쓰기 역시 변화와 혁신의 전환이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총장-시인’은 설명해 준다. 다만 충돌이라면 시 쓰기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실존적 자유가 선행되지만, 대학 경영은 조직 구성원의 상호 인식을 전제로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경영에서 공감적 교육과 행정, 소통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의 시심(詩心)이 공감적 교육으로 피어나리라는 예감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시, 아날로그·디지털 만나 확장 시단의 중진으로서 그는 최근의 한국 시에 대해 긍정의 믿음을 표한다. 한국 시가 지녀 온 자율성, 역사성, 내적 외적 동력을 이합집산하며 그 나름대로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진전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아날로그적 상상력에서 디지털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행하면서 시의 본질과 외연을 심화, 확장해 나가리라 봅니다. 다만 예술의 본질에는 들뢰즈가 말한 바 있는 ‘탈영토화 운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시인은 그들의 관념, 감성, 심리 등이 유한한 순간성에서 무한한 영원성으로 존재 전환해 가는 예술의 보편적 지향과 접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여정을 밟아 온 수범 사례가 아니겠는가. 다시 ‘고요공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해와 성찰이라는 정신적 전환을 통해 훨씬 자유로워지는 선험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낯설고 외로운 세계로 나아가야겠지요. 무한한 우주로의 존재론적 탐험을 시작할까 합니다. 더욱더 육체적, 정신적 ‘트레킹’을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일상을 낯설게 해 영원성, 신성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이제 ‘재영토화 상상력’이 환기하는 저녁의 언어에서 ‘탈영토화 상상력’이 요청하는 새벽의 언어로 자신만의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한 우주로의 탐험까지 가닿을 그의 시적 여정이 한없이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을 뚫고 따뜻한 기운이 지상에 어김없이 젖어들던 초봄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인사]

    ■법무부 ◇부이사관(3급) 승진 △수원출입국·외국인청장 박상욱 ◇서기관(4급) 승진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장 임선봉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전보 △국립국어원 기획연수부장 박위진 ■기상청 ◇3급 전보 △국가태풍센터장 함동주 ◇3급 승진 △총괄예보관 박경희△지진화산정책과장 유승협△기상레이더센터장 허복행 ◇4급 전보 △수치모델링센터 수치예보활용팀장 백선균 ◇4급 승진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김충기△기상서비스진흥국 기상서비스정책과 임병철
  • ‘제로 코로나’ 영화관 줄폐쇄 “최대 규모”…中 영화계 빨간불

    ‘제로 코로나’ 영화관 줄폐쇄 “최대 규모”…中 영화계 빨간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에서 영화관들이 줄줄이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강력 방역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약 30개 지역에 퍼지면서 당국은 방역 조치를 대폭 확대한 데에 따른 것이다. 19일 대만 중앙통신은 다수의 중국 매체를 인용해 신문은 16일 기준으로 중국 내 운영 중인 영화관이 60%로 떨어졌으며 이는 약 5000개 극장이 영업을 중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부터 중국 본토의 영화관 영업률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6일까지 영업 중인 영화관은 7169곳으로 전날에 비해 318곳이 줄어들었다. 영업율은 59.7%에 불과했다. 중국에는 1만2천여 극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로 보면, 상하이(上海), 지린(吉林)의 경우, 모든 극장이 영업을 중단했다. 랴오닝(遼寧), 산시(陝西), 장쑤(江蘇) 등에 있는 극장의 영업률은 20% 이하였다. 선전(深圳), 칭다오(青島), 둥관(東莞), 장춘(長春)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극장 관계자는 지난 2020년 7월 극장 업무 재개 이후 최대 규모의 극장 폐쇄 조치”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앞으로 중국 영화관의 폐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영화국은 18일 공문을 통해 “일부 지역의 전염병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사회적 확산 및 파급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당중앙위원회의 방역 결정과 전개를 단호히 관철하고 영화산업의 방역사업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중고위험지역 내의 영화관 일률 폐쇄를 비롯해 저위험 지역 내 방역 규정 준수 및 임시 폐쇄 명령 시 즉각 이행할 것을 강조했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4130명으로 급증한 뒤, 18일 3870명, 19일 3833명으로 집계됐다. 
  • 경기 동부권역 문화창조허브 여주에 내년 2월 개소

    경기 동부권역 문화창조허브 여주에 내년 2월 개소

    경기도가 콘텐츠 융·복합 분야 창작·창업 지원을 전담하는 ‘경기문화창조허브’의 동부 거점을 내년 2월 여주시에 조성한다. 도는 동부권역 8개 시·군을 대상으로 경기문화창조허브 설립 공모를 한 결과 여주시가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지역특화산업을 활용한 융·복합콘텐츠 발굴 등 창업생태계 구축 및 운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도가 설립한 대표적 문화콘텐츠 창작·창업지원 플랫폼으로, 성남판교(2014년), 의정부·수원광교(2015년), 시흥(2018년), 고양·광명(2019년)에 이어 여주가 7번째다. 여주 허브는 여주산림조합 1층 389㎡에 내년 2월 개소할 예정이다. 도는 여주시,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협의체를 조직해 구체적인 공간구성 및 사전 프로그램 등 세부 계획을 마련한다. 여주시에는 연간 도비 10억원이 지원되고, 특히 도내 6차산업(농업,제조,관광 결합) 인증기업의 41%가 동부권역에 위치한 만큼 농촌과 휴양 융·복합콘텐츠 특화 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는 운영권을 각 시로 이관한 시흥·고양·광명 허브와 문화기술사업 및 XR(확장현실)센터로 기능을 전환한 광교 허브를 제외한 여주(동부)·판교(남부)·의정부(북부)·부천(서부·경기콘텐츠진흥원 메이커스페이스 활용) 허브를 4개 권역 거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도는 2014년 이후 6개 경기문화창조허브 운영을 통해 신규 창업 2369건, 일자리 창출 7200개, 창업기업 지원 5만5575건, 이용자 62만7106명, 입주·졸업 107개 창업기업 553억원 투자유치 등의 성과를 냈다. 도 관계자는 “동서남북 4개 권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기 동부권역을 촘촘하게 지원할 전진기지 역할 수행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새 대통령의 팔길이/홍지민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새 대통령의 팔길이/홍지민 문화부장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라는 게 있다. 정부가 지원은 하되 거리를 두고 그 운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여러 공공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데, 특히 문화예술 육성과 관련한 주요 원칙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합쳐 말하면 정부가 문화예술 활동은 지원하지만 이를 이유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1940년대 영국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영국이 예술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예술위원회(Arts Council)를 설립하면서 확립됐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치 권력으로부터 예술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초대 위원장이었던 경제학자 존 케인스 등이 예술위원회의 전신인 음악예술진흥위원회(Council for the Encouragement of Music and the Arts) 시절부터 주창했다고 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문화예술을 선전 선동에 동원한 독일 나치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았을까 싶다. 국내에서 팔길이 원칙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소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취임사에서부터 문화 정책, 특히 21세기 성장 동력으로서의 문화산업을 강조한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역대 정부 처음으로 문화 관련 예산을 전체 예산의 1%로 확대했다. 20여년이 지난 이번 20대 대선에서 “문화 예산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려 전체 예산의 2.5%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나온 사실에 견주면 김대중 정부 당시 문화 정책은 매우 파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검열과 규제 철폐에서 진척을 이루며 표현의 자유가 증진됐다. 영화진흥공사가 민간 자율의 영화진흥위원회로 바뀐 것도 이때다. 우리 문화 콘텐츠의 전환점이 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도 이때 이뤄졌다. 여하튼 이러한 흐름의 밑바탕에는 팔길이 원칙이 깔려 있었다는 거다. 물론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겠지만. 문화예술 정책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철 지난 유행어처럼 사용되던 팔길이 원칙이 우리에게 뼈저리게 각인된 것은 5~6년 전이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세월호 참사 즈음부터 여당을 비판하고 야당을 지지한 문화예술인 명단이 작성되고 각종 지원 사업에서 차별적으로 정부 보조금이 지급됐다. 내 편이 아니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에서 팔길이 원칙을 소환하며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는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팔길이 원칙이 으레 거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문화예술 관련 공약을 꺼내 놓으며 당연히 언급했다. 그런데 윤 당선인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시선은 못 미더운 분위기다. 선거 과정에서 좌우를 가르는 발언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거니와 여기에 얹어 국민의힘이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겠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예술계 쪽에 좌파들이 많은데, 특정 세력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아닌 진정한 실력과 열정으로 검증받는 문화예술계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영상 발언과 글을 남겼다.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 트라우마를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21세기 들어 대중문화 강국으로 전 세계적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원을 해서 키운 것이지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간섭을 해서 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왼쪽, 오른쪽을 따져서 ‘기생충’이, 방탄소년단(BTS)이, ‘오징어 게임’이 나왔을까 싶다. 새 대통령의 팔길이는 어떻게 될까. 기우는 기우로 그치게 하길 바란다.
  • 들어와 봄 황홀한 섬

    들어와 봄 황홀한 섬

    지금껏 세 번 정도 겨눴던 것 같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과 악천후로 발길을 돌려세웠던 섬이 있다. 남녘의 절해고도 관매도(觀梅島)다. 전남 진도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섬으로 꼽힌다는 곳이다. 파도가 일군 기암괴석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 100년은 족히 넘겼을 솔숲이 해학적인 전설들과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했고, 국립공원 명품마을 제1호 등 이력도 화려하다. 장판 같은 바다 위로 봄바람이 살랑대던 어느 날, 네 번째 시도 만에 관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관매(觀梅)는 ‘매화를 본다’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는 누구나 섬에 매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 십상이다. 한데 이 섬과 매화는 별 관계가 없다. 볼매(볼뫼)도, 관호도 등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관매도로 바꿨다고 한다. ‘볼뫼’는 산을 본다는 뜻이고, ‘관호’는 호수처럼 잔잔한 앞바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섬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독특한 지형을 만나는 것이다. 관매도 역시 거대한 해안지형과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이런 웅장한 해안 경관들을 우리 선조들은 ‘뫼’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볼뫼’라는 낯선 단어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관매도 여행의 절정은 4~5월과 가을이다. 특히 봄에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물들 때 많이들 찾는다. 그런데 왜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얼추 2㎞에 달하는 해변을 혼자 걸어 본 기억이 있다면, 혹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해식동굴에서 혼자 파도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터다. 세상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귀에 가득 찬다. 그 장관이라는 유채꽃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붐비지 않는 한적함과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첫 배로 관매도에 들어왔다가 오후 배로 이웃 섬 조도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려면 관매도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3시간 정도다. 섬의 일부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일타쌍피는 해야 본전치기’라는 생각에서 이런 여정을 짜는 것일 텐데, 단언컨대 ‘본전’은 관매도에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들, 고요 속에 잠들고 어선 발동 소리에 잠이 깨는 낯선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관매도 가는 배는 진도항에서 탄다. 진도항의 옛 이름은 팽목항이다. 2014년 4월 이후, 대한민국 모든 이의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이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파서 발걸음하지 못한 사이 시간은 벌써 8년이 흘렀다.현지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다른 듯하다. ‘세월호 팽목 기억관’의 진도항 존치 여부를 두고 유족, 시민단체 측과 진도군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도항에서 1㎞쯤 떨어진 곳엔 국민해양안전관이 들어서고 있다. 세월호 추모, 해양 안전 의식 고취 등 여러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간인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5월 준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문을 연 뒤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다. 진도군과 국가가 운영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래저래 아이들 볼 면목이 없다. 오전 9시 50분 배를 탔다. 관매도로 가는 첫 배다. 조도와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등을 거쳐 관매도까지 간다. 거리는 진도항에서 24㎞ 정도. 원래 1시간 20분 거리지만 완행버스처럼 가다 보니 2시간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섬들을 줄줄이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관매도의 볼거리들은 섬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하루를 묵어도 다 돌아보려면 빠듯할 정도다. 대표적 경관은 ‘관매8경’으로 요약된다. 1경인 관매해변과 해송숲, 2경 방아섬(남근바위), 3경 돌묘와 꽁돌, 4경 할미중드랭이굴, 5경 하늘다리, 6경 서들바굴폭포, 7경 다리여, 8경 하늘담 등이다. 이 가운데 서들바굴폭포와 할미중드랭이굴, 다리여, 하늘담 등은 배를 타야 제 모습을 볼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길은 둘로 갈라진다. 왼쪽은 관매마을, 오른쪽은 관호마을이다. 관매마을 앞에 해변이 있다. 길이가 얼추 2㎞에 달하는 긴 해변이다.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는 바닷물이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깊이 차이가 별로 없다. 예전에는 관매도를 관호도라고 불렀다.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그랬다. 그 이름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해변이다. 해 질 무렵이면 장판 같은 바다 위로 해가 지는 서정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도 밀가루처럼 곱고 단단하다. 경운기가 오가도 끄떡없을 정도다. 해변 뒤는 해송숲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방풍림에 견줘 나무들의 둥치가 엄청 굵다. 솔숲 옆엔 거대한 후박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관매도의 성황림으로, 해마다 정초에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 동제를 지낸다. 해변 옆엔 거대한 층암절벽이 늘어서 있다. 멀리서도 시선을 끌던 곳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위용이 더 대단하다. 이쯤에서 관매8경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 층암절벽을 포함해 관매9경이라 불러야 했다. 실제 절벽의 모양이 채석강과 매우 흡사하다. 얇은 암석 절리들이 두꺼운 책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옆으로 펼쳐진 규모는 오히려 채석강보다 넓다. 이런 지형에선 해식동굴이 다양하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절벽이 들고 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구랍’이라 부른다. ‘동굴 앞’에 있다는 뜻이다. 구랍 일대의 명소는 ‘독립문바위’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데 내려가기가 매우 위험하다. 워낙 급경사여서 국립공원 측에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사실 독립문바위 정도의 층암절벽은 관매해변 옆에서 얼마든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인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힘들여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낙조 풍경 역시 관매해변 쪽이 훨씬 서정적이다.관매해변과 장산편마을 사이엔 평탄하고 너른 들이 있다. 이 들녘은 관광객을 위해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밭으로 활용된다. 3월 말쯤이면 너른 들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일 테다. 독립문바위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방아섬이 있다. 섬 꼭대기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절구공이를 닮은 이 바위 덕에 섬 이름도 방아섬이 됐을 것이다. 한데 주민들은 굳이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방아섬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선녀들은 많은 곳을 두고 왜 하필 남근바위에서 방아를 찧고 놀았을까. 참 얄궂은 상상이 가미된 전설이다.이처럼 관매도의 대표 경관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해학과 풍경이 적당히 얽혔다. 관호마을 쪽의 돌묘와 꽁돌, 하늘다리 등도 비슷하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둥근 돌이었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갖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옥황상제는 하늘장사를 보내 꽁돌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데 지상에서 선녀와 맞닥뜨린 게 화근이었다. 선녀들은 방아섬에서 방아찧기 놀이를 하다가 지루하면 하늘다리로 날아올라 잠자리 같은 선녀 옷을 벗고 놀았다지. 하늘장사가 선녀들의 미색에 ‘멘털이 털려’ 함흥차사가 되자 옥황상제는 또 다른 사자들을 내려보냈다. 한데 이들마저 하늘장사의 전철을 밟았다. 화가 치솟은 상제는 꽁돌 옆에 묘를 만들어 이들을 묻어 버렸다. 그게 바로 돌묘란다. 무미건조하더라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남근바위 등은 사암류(화산쇄설성응회암)에 속한다.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남근바위는 절벽 꼭대기에 남은 응회암, 꽁돌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응회암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이 이어졌고, 그 덕에 현재의 형태를 이루게 됐다. 꽁돌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전설은 하늘장사의 손바닥 형상이라 보지만, 학술은 타포니라고 말한다.선녀들이 옷을 벗고 놀았다는 하늘다리 쌍바위섬은 응회암 그 자체의 절벽지대다. 주민들은 베락밧(벼락바위)이라고 부른다. 벼락을 맞아 둘로 갈라졌다는 건데, 학술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갈라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절벽 양쪽으로 작은 다리가 놓여 오갈 수 있다. 폭은 3m 정도지만, 발아래 절벽의 높이는 50m에 달한다.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예전 주민들은 여기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고 한다. 하늘다리에 서면 멀리 동·서거차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 세월호를 삼킨 바다가 있다. 옷자락을 여밀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리여와 하늘담은 관호마을 끝자락에서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한다. 가는 길이 꽤 멀어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여행수첩 →오전 9시 50분, 낮 12시 10분 하루 두 차례 배가 오간다. 차량도 싣고 갈 수 있다. 여러 섬을 들르는 1항차는 2시간 5분, 조도만 들르는 2항차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성수기엔 운항 횟수가 는다. 새섬두레호 (061)544-5353, 한림페리호 544-0833. →섬에선 민박이나 캠핑을 해야 한다. 식당은 있지만 비수기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집에서 식사까지 해결해야 한다. 민박집은 꽤 많다. →섬에서 낚시는 금지다.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없다. 성수기엔 자전거 대여점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람선이 없어 섬 일주를 하려면 어민들의 배를 빌려야 한다. 값은 15만원 선이다. 관광객들끼리 돈을 추렴해 빌리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 내려다 봄 짜릿한 섬

    내려다 봄 짜릿한 섬

    지금껏 세 번 정도 겨눴던 것 같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과 악천후로 발길을 돌려세웠던 섬이 있다. 남녘의 절해고도 관매도(觀梅島)다. 전남 진도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섬으로 꼽힌다는 곳이다. 파도가 일군 기암괴석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 100년은 족히 넘겼을 솔숲이 해학적인 전설들과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했고, 국립공원 명품마을 제1호 등 이력도 화려하다. 장판 같은 바다 위로 봄바람이 살랑대던 어느 날, 네 번째 시도 만에 관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관매(觀梅)는 ‘매화를 본다’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는 누구나 섬에 매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 십상이다. 한데 이 섬과 매화는 별 관계가 없다. 볼매(볼뫼)도, 관호도 등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관매도로 바꿨다고 한다. ‘볼뫼’는 산을 본다는 뜻이고, ‘관호’는 호수처럼 잔잔한 앞바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섬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독특한 지형을 만나는 것이다. 관매도 역시 거대한 해안지형과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이런 웅장한 해안 경관들을 우리 선조들은 ‘뫼’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볼뫼’라는 낯선 단어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관매도 여행의 절정은 4~5월과 가을이다. 특히 봄에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물들 때 많이들 찾는다. 그런데 왜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얼추 2㎞에 달하는 해변을 혼자 걸어 본 기억이 있다면, 혹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해식동굴에서 혼자 파도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터다. 세상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귀에 가득 찬다. 그 장관이라는 유채꽃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붐비지 않는 한적함과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첫 배로 관매도에 들어왔다가 오후 배로 이웃 섬 조도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려면 관매도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3시간 정도다. 섬의 일부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일타쌍피는 해야 본전치기’라는 생각에서 이런 여정을 짜는 것일 텐데, 단언컨대 ‘본전’은 관매도에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들, 고요 속에 잠들고 어선 발동 소리에 잠이 깨는 낯선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관매도 가는 배는 진도항에서 탄다. 진도항의 옛 이름은 팽목항이다. 2014년 4월 이후, 대한민국 모든 이의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이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파서 발걸음하지 못한 사이 시간은 벌써 8년이 흘렀다.현지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다른 듯하다. ‘세월호 팽목 기억관’의 진도항 존치 여부를 두고 유족, 시민단체 측과 진도군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도항에서 1㎞쯤 떨어진 곳엔 국민해양안전관이 들어서고 있다. 세월호 추모, 해양 안전 의식 고취 등 여러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간인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5월 준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문을 연 뒤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다. 진도군과 국가가 운영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래저래 아이들 볼 면목이 없다. 오전 9시 50분 배를 탔다. 관매도로 가는 첫 배다. 조도와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등을 거쳐 관매도까지 간다. 거리는 진도항에서 24㎞ 정도. 원래 1시간 20분 거리지만 완행버스처럼 가다 보니 2시간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섬들을 줄줄이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관매도의 볼거리들은 섬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하루를 묵어도 다 돌아보려면 빠듯할 정도다. 대표적 경관은 ‘관매8경’으로 요약된다. 1경인 관매해변과 해송숲, 2경 방아섬(남근바위), 3경 돌묘와 꽁돌, 4경 할미중드랭이굴, 5경 하늘다리, 6경 서들바굴폭포, 7경 다리여, 8경 하늘담 등이다. 이 가운데 서들바굴폭포와 할미중드랭이굴, 다리여, 하늘담 등은 배를 타야 제 모습을 볼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길은 둘로 갈라진다. 왼쪽은 관매마을, 오른쪽은 관호마을이다. 관매마을 앞에 해변이 있다. 길이가 얼추 2㎞에 달하는 긴 해변이다.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는 바닷물이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깊이 차이가 별로 없다. 예전에는 관매도를 관호도라고 불렀다.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그랬다. 그 이름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해변이다. 해 질 무렵이면 장판 같은 바다 위로 해가 지는 서정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도 밀가루처럼 곱고 단단하다. 경운기가 오가도 끄떡없을 정도다. 해변 뒤는 해송숲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방풍림에 견줘 나무들의 둥치가 엄청 굵다. 솔숲 옆엔 거대한 후박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관매도의 성황림으로, 해마다 정초에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 동제를 지낸다. 해변 옆엔 거대한 층암절벽이 늘어서 있다. 멀리서도 시선을 끌던 곳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위용이 더 대단하다. 이쯤에서 관매8경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 층암절벽을 포함해 관매9경이라 불러야 했다. 실제 절벽의 모양이 채석강과 매우 흡사하다. 얇은 암석 절리들이 두꺼운 책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옆으로 펼쳐진 규모는 오히려 채석강보다 넓다.이런 지형에선 해식동굴이 다양하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절벽이 들고 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구랍’이라 부른다. ‘동굴 앞’에 있다는 뜻이다. 구랍 일대의 명소는 ‘독립문바위’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데 내려가기가 매우 위험하다. 워낙 급경사여서 국립공원 측에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사실 독립문바위 정도의 층암절벽은 관매해변 옆에서 얼마든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인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힘들여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낙조 풍경 역시 관매해변 쪽이 훨씬 서정적이다.관매해변과 장산편마을 사이엔 평탄하고 너른 들이 있다. 이 들녘은 관광객을 위해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밭으로 활용된다. 3월 말쯤이면 너른 들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일 테다. 독립문바위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방아섬이 있다. 섬 꼭대기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절구공이를 닮은 이 바위 덕에 섬 이름도 방아섬이 됐을 것이다. 한데 주민들은 굳이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방아섬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선녀들은 많은 곳을 두고 왜 하필 남근바위에서 방아를 찧고 놀았을까. 참 얄궂은 상상이 가미된 전설이다.이처럼 관매도의 대표 경관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해학과 풍경이 적당히 얽혔다. 관호마을 쪽의 돌묘와 꽁돌, 하늘다리 등도 비슷하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둥근 돌이었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갖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옥황상제는 하늘장사를 보내 꽁돌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데 지상에서 선녀와 맞닥뜨린 게 화근이었다. 선녀들은 방아섬에서 방아찧기 놀이를 하다가 지루하면 하늘다리로 날아올라 잠자리 같은 선녀 옷을 벗고 놀았다지. 하늘장사가 선녀들의 미색에 ‘멘털이 털려’ 함흥차사가 되자 옥황상제는 또 다른 사자들을 내려보냈다. 한데 이들마저 하늘장사의 전철을 밟았다. 화가 치솟은 상제는 꽁돌 옆에 묘를 만들어 이들을 묻어 버렸다. 그게 바로 돌묘란다. 무미건조하더라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남근바위 등은 사암류(화산쇄설성응회암)에 속한다.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남근바위는 절벽 꼭대기에 남은 응회암, 꽁돌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응회암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이 이어졌고, 그 덕에 현재의 형태를 이루게 됐다. 꽁돌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전설은 하늘장사의 손바닥 형상이라 보지만, 학술은 타포니라고 말한다. 선녀들이 옷을 벗고 놀았다는 하늘다리 쌍바위섬은 응회암 그 자체의 절벽지대다. 주민들은 베락밧(벼락바위)이라고 부른다. 벼락을 맞아 둘로 갈라졌다는 건데, 학술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갈라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절벽 양쪽으로 작은 다리가 놓여 오갈 수 있다. 폭은 3m 정도지만, 발아래 절벽의 높이는 50m에 달한다.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예전 주민들은 여기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고 한다. 하늘다리에 서면 멀리 동·서거차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 세월호를 삼킨 바다가 있다. 옷자락을 여밀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리여와 하늘담은 관호마을 끝자락에서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한다. 가는 길이 꽤 멀어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여행수첩 →오전 9시 50분, 낮 12시 10분 하루 두 차례 배가 오간다. 차량도 싣고 갈 수 있다. 여러 섬을 들르는 1항차는 2시간 5분, 조도만 들르는 2항차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성수기엔 운항 횟수가 는다. 새섬두레호 (061)544-5353, 한림페리호 544-0833. →섬에선 민박이나 캠핑을 해야 한다. 식당은 있지만 비수기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집에서 식사까지 해결해야 한다. 민박집은 꽤 많다. →섬에서 낚시는 금지다.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없다. 성수기엔 자전거 대여점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람선이 없어 섬 일주를 하려면 어민들의 배를 빌려야 한다. 값은 15만원 선이다. 관광객들끼리 돈을 추렴해 빌리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 인공 달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인류 멸망 3부작’ 완결편 [영화 리뷰]

    인공 달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인류 멸망 3부작’ 완결편 [영화 리뷰]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 ‘문폴’은 ‘재난영화의 대가’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의 인류 멸망 3부작의 완결편이다. ‘투모로우’(2004)와 ‘2012’(2009)를 통해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인한 재앙을 다뤘던 감독은 이번엔 달과 지구의 충돌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는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이 자연 위성이 아니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달의 기원과 생명을 다룬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에머리히 감독은 “달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고, 만약 이 물체가 지구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전 궤도를 이탈한 달이 지구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지구의 중력과 물리적인 법칙이 붕괴되면서 인류는 거대한 해일과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 등 엄청난 재난을 마주한다. 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하지만, 우주에 대한 지식은 해박한 자칭 ‘박사’ KC(존 브래들리)는 “달은 위성이 아니라 거대 구조물이며, 달의 궤도가 전과 달라졌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KC의 말을 유일하게 믿어 주는 이가 바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이다. 10년 전 우주에서 동료를 잃었던 그는 KC의 주장에 힘을 싣고, 결국 NASA도 3주 이내에 달이 지구와 충돌한다고 예측한다. 정부가 달 착륙에 대한 비밀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NASA 연구원 파울러(할리 베리)는 옛 동료 브라이언과 KC와 함께 박물관에 있던 유인왕복선 인데버호를 타고 달로 향한다. 감독은 우주와 지구의 사투를 번갈아 가며 재난영화의 전형을 보여 준다. 거대한 크기의 달이 부서져 지구로 쏟아지는 모습이나 달 내부의 고리형 구조물, 전 세계 랜드마크들이 파괴되는 장면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을 통해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상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추격전은 긴박감을 더한다. 하지만 감독은 할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해 흥미를 반감시킨다. 특히 가족과 직장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가족 간 갈등과 사랑을 다룬 이야기는 평면적으로 다가온다. 달에 대한 음모론을 소재로 했지만, 개연성이 부족하고 상상력과 스케일만으로 카타르시스를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일각에서 ‘자기 복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후반부에 몰아치는 스펙터클은 인류 멸망이라는 주제 아래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뚝심 있게 고집해 온 감독의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12세 관람가.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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