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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구경도 식후경… 대구 명소·별미

    경기 구경도 식후경… 대구 명소·별미

    대구에는 별로 둘러볼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보고 가야 “대구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팔공산을 가야 한다. 불교문화의 성지다.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동화사 경내엔 대웅전을 비롯해 봉황새를 상징하는 누각과 영상전, 심검당 등 건물, 높이 17m의 통일약사여래대불 등이 있다. 동화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입장권을 가진 방문객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또 팔공산에는 은해사·부인사·파계사 등 고찰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보물 431호로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 준다.’는 속설을 가진 ‘관봉 석조여래좌상’(왼쪽·속칭 갓바위)은 1년 내내 전국에서 몰려든 기도객으로 붐벼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곳이다. 달성군 가창면의 ‘녹동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순한 김충선을 위해 지어졌다. 대구읍성의 4개 정문 중 하나인 ‘영남제일관’은 금호강과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멋이 일품이다.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중구 동인동의 ‘국채보상공원’과 달서구 두류동에 위치한 유럽식 도시공원 ‘이월드’(옛 우방타워랜드)도 있다. 대구 음식은 대체로 간이 세고 매운 편이다. 그래서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매운 갈비찜’(오른쪽)이다. 냄비에 담겨져 나오는 이 갈비찜은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로 맛을 내 입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 대표적 안주인 ‘막창구이’는 누린내가 없고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찍어 먹는 된장소스가 독특하다. ‘따로국밥’은 곰국과 육개장을 절충한 음식으로 밥과 국이 따로 나와 붙여진 이름이다. 사골과 사태를 밤새도록 고아 우려낸 육수에 대파와 무를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내놓는다. ‘납작만두’는 얇은 만두피에 당면과 채소가 얇게 들어간 간식거리. 육회는 달구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구의 별미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클래식부터 사격까지 육상 보고 문화체험도

    “달구벌의 대표 문화행사 여기에 다 있다 아입니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대구는 문화·체험 행사가 펼쳐지는 무대다. 먼저 도심공연예술축제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다. 28~31일. 클래식과 뮤지컬 오페라 등 품격 높은 무대다. 거리예술축제도 2·28중앙공원과 중앙파출소, 동성로에서 28일~9월3일 열린다. 마임극과 퓨전기악 연주, 마당극, 풍물놀이, 인형극 등 다소 가볍긴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전문적인 예술 기교를 엿볼 수 있는 공연들이다. ‘육상과 함께, 문화와 함께’를 주제로 ‘컬러풀 대구페스티벌’도 열린다. 동화사 등에서는 1박 2일과 반나절 일정으로 공양, 예불, 명상, 다도, 연등 만들기 등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도 열린다. 동화사와 팔공산 일대에서는 9월 1일부터 5일 동안 산중전통장터가 열린다. 고승들의 물품을 경매하고 물물교환하는 승시와 불교 관련 전시, 전통체험, 공연 등이 육상대회 손님을 맞이한다. 한방문화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또 불로동고분군과 방짜유기박물관, 동화사를 둘러보는 문화유적체험과 사격·승마체험도 진행된다. 특히 대회 기간에는 선수촌과 호텔을 연계한 주간·야간 시티투어가 운영된다. 계명대 행소박물관에서는 9월 8일까지 대구에 있는 18개 박물관의 특색 있고 귀중한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고] 마약없는 건강한 사회 위해 함께 걸어요

    서울신문사는 오는 9월 2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2011 마약퇴치기원 걷기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행사는 날로 증대되는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계심을 고취하고자 마련하였습니다. 마약 없는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위한 여러분의 힘찬 발걸음을 부탁드립니다. ■ 일 시 2011년 9월 24일(토) 09:30~13:00 ■ 장 소 서울 월드컵경기장 남측광장 ■ 구 간 난지 순환길 산책로 5.8㎞(1시간 30분 소요) ■ 참 가 비 무료 ■ 모집인원 선착순 3,000명 ■ 참가신청 www.seoulwalk.co.kr ■ 문 의 서울신문 문화사업부(02-2000-9752~5) ■ 후 원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청, 대검찰청, 경찰청 ■ 협 찬 한국수력원자력(주)
  • 호남 정자 문화의 메카 전남 담양 ‘명옥헌 원림’

    호남 정자 문화의 메카 전남 담양 ‘명옥헌 원림’

    절경을 두고 굳이 탐승의 적기를 따지는 것이 부질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배롱나무꽃 흐드러진 전남 담양의 명옥헌 앞에서라면 누구라도 늦여름날의 선경에 마음 뺏기지 않을 재간이 없겠습니다. 담양은 지금 연분홍으로 빛납니다. 나락 익는 길가, 절집 뜰, 그리고 옛 선비의 고졸한 정원에 배롱나무꽃이 무시로 피었습니다. 이 꽃이 세 번 피고 지면 가을이라지요. 처서가 지났으니 이제 여름도 막바지입니다. 배롱나무 붉은 꽃비 맞으며 가을을 맞는 건 어떨지요. ●피고 지길 세 번…이 꽃 지면 가을 담양의 대표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대나무다. 여기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엇비슷한 무게감을 갖는다. 하지만 한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맘때라면 대나무도, 메타세쿼이아도 배롱나무에 한 수 접어줘야 한다. 연분홍 배롱나무꽃이 담양 전체를 더없이 화사하게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배롱나무꽃 핀 풍경이 장하기로는 단연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이 꼽힌다. 명옥헌은 정자의 이름, 원림은 정자에 딸린 정원을 뜻한다. 정자 오른쪽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이 옥구슬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명옥헌 원림은 예쁘다. 첫 눈길에 정신을 쏙 빼놓는다. 좁은 고샅길을 올라가다 느닷없이 골목 어귀에서 튀어 나오는데, 명옥헌은 보이지 않고, 불그레한 꽃잎과 이를 담담하게 비춰내고 있는 연못이 장관을 이룬다. 명옥헌은 인조반정의 주역 오희도(1583~1623)의 집터 위에 넷째 아들 오이정(1619∼1655)이 아버지를 기리며 지은 정자다. 정자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적송, 배롱나무 등을 심고 가꿨다. 각진 연못 안엔 원형의 섬을 만들어뒀다. 대지는 네모, 하늘은 둥글다는 당시의 우주관이 반영된 공간이다. 명옥헌 ‘원림’의 한자를 정원의 일반적인 표현인 ‘園林’으로 쓰지 않고 굳이 ‘苑林’이라 표현한 것엔 까닭이 있다. 윤재득 담양군 문화재담당은 “둘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담장의 유무”라며 “바깥 공간과 구분짓는 담장이 있으면 ‘園林’, 담장 없이 바깥과 소통하고 있으면 ‘苑林’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명옥헌 원림엔 담장이 없다. ‘숲은 그대로 두고, 주변에 정자를 적절하게 배치한’, 이른바 차경(借景) 형태의 자연순응적인 정원양식이다. 차경은 자연을 경관 구성 재료의 일부로 빌려왔다는 뜻이다. 숲 위쪽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정자를 세웠다. 가운데 방을 들이고 사방엔 마루를 깔았다. 마루에 앉으면 눈앞에 펼쳐진 정원과 배롱나무꽃의 절창을 그윽하게 굽어볼 수 있다. 배롱나무는 100일 붉은 꽃, 백일홍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발음 나는 대로 백일홍, 배기롱 등으로 불리다 배롱나무로 굳어졌다. 독특하고 애처로운 사연이 깃든 다른 이름도 많다. 세 번을 피었다 지면 쌀밥 먹을 때가 됐다고 해서 쌀밥나무, 줄기를 긁으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는 것처럼 흔들려서 간지럼나무 등으로 불린다. 자줏빛 ‘자’(紫)에 장미 ‘미’(薇)를 써 자미나무라고도 한다. 이름만큼 평가도 엇갈렸다. 송명숙 문화관광해설사는 “매끈하고 붉은빛을 띤 줄기에서 여인의 몸이 연상된다거나, 꽃이 너무 붉어 집 안에 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며 “귀신을 잘 쫓는다고 해서 묘지나 사당 주변에도 흔히 심었다.”고 했다. 반대로 청렴과 무욕을 상징하기도 했다. 스님들은 100일 동안 매일 번갈아 가며 돋아나는 꽃에서 용맹정진을 배웠고, 선비들은 껍질을 벗은 줄기에서 무욕의 청빈한 삶을 보았다. 배롱나무꽃은 보통 한 가지에서 피고 지기를 세 번 거듭한다. 송 해설사는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8월 초와 하순께 두 번 절정을 이룬 뒤 9월 초~중순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운다.”고 설명했다. 명옥헌 주변엔 40여 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다. 80~150년 된 노거수(巨樹)가 30여 그루, 2002년 해체 보수 당시 심은 후계수들이 10여 그루 된다. 늙은 몸이건, 젊은 몸이건, 하나같이 연분홍 꽃술을 우박처럼 매달고 있다. 꽃은 지고 난 뒤에도 진한 흔적을 남긴다. 동백처럼 꽃송이째 뚝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줄기에 매달린 꽃이나 바닥에 떨어진 꽃이나, 주변을 연분홍으로 물들이긴 마찬가지. 필경 꽃은 분홍빛 카펫을 깔아 함께 붉었던 여름을 배웅하려는 게다. ●자연 위에 흔적 없이 얹은 인공미 명옥헌의 ‘연관 검색어’로 꼭 찾아봐야 할 곳이 소쇄원 등 정자들이다. 영남을 대표하는 정자의 메카가 경남 함양이라면, 담양은 호남 정자 문화의 보고라 불린다. 그만큼 풍치 좋은 정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 중 소쇄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조선 중종 때 양산보가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가 세상을 뜨자 자연에 숨어 살겠다며 꾸민 곳이다. 초록빛 대나무숲과 배롱나무들이 둘러친 계곡 안쪽에 광풍각이 있고, 그 뒤로 제월당이 내려다 보고 있다. 송강 정철이 노닐던 식영정과 송강정도 소쇄원에 버금갈망정 뒤지지는 않는다. 특히 소쇄원과 이웃한 식영정은 ‘그림자도 쉬어가는 정자’라는 뜻의 이름만큼이나 운치가 넘친다. 정철의 대표작인 ‘성산별곡’이 탄생한 곳으로, 아름드리 노송과 배롱나무, 연못 위 정자 부용당 등이 어우러져 그림과 같은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길 모퉁이에 있어 스쳐가기 쉬운데, 꼼꼼하게 짚어보는 게 좋다. 봉산면 제월리의 면앙정은 송순의 체취가 묻어 있는 곳. 1533년(중종 28년) 건립됐다. 강호가도(江湖歌道)의 선구자로 꼽히는 송순이 퇴계 이황 등과 학문을 논하고 후학들을 길러내던 곳이다. ●느릿한 발걸음에 풍경 걸리고 창평면 삼지내 마을은 장흥군 유치면,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등 우리나라에 있는 총 4곳의 슬로시티(Slow City) 가운데 한 곳이다. 16세기 초에 형성된 전통마을로, 옛 멋을 그대로 간직한 한옥과 아름다운 돌담길 사이로 ‘싸목싸목’ 걷는 맛이 각별하다. 마을 내에는 자연을 차용해 건축미가 빼어난 ‘고재선 가옥’ 등 여러 채의 전통 한옥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돌과 흙을 사용한 토석담도 정겹다. 최근엔 복개됐던 월봉천과 운암천, 유천 등 삼지천(三支川)을 원래 모습대로 되돌려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먹거리도 많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다던 창평 쌀엿과 한과는 물론, 막걸리, 약초 등을 직접 만들거나 맛볼 수 있다. 한과(강정) 체험은 1만원을 받는다. 체험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막걸리는 2시간에 2만원이다. 발효 등의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려 자신이 만든 술을 직접 맛볼 수는 없고, 앞서 다른 체험자가 만든 1ℓ를 선물로 받는다. 쌀엿은 1㎏에 1만 5000원이다. 최근 포장도로를 걷어 내고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 간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걸어볼 만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중 약 1.2㎞ 구간의 아스콘을 벗겨내고 흙길로 ‘리모델링’했다. 차들이 쌩쌩 내달리던 가로수길 바로 위 88고속도로 또한 멀찌감치 이전시켰다. 담양군은 이 구간에 대해 차와 자전거의 통행을 일절 금지하고 보행자 통행만 허용할 방침이다. 글 사진 담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창평나들목을 나와 60번 지방도를 따라 고서 방향으로 달리면 왼쪽에 명옥헌(380-3150) 이정표가 나온다. 차는 후산마을 주차장에 두는 게 좋다.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을 먼저 보려면 88고속도로 담양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담양 시티투어버스 이용은 군 홈페이지(tour.damyang.go.kr) 참조. ▲맛집 삼지내 마을 초입 전통시장 주변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창평시장국밥(383-4424)이 그 중 유명하다. 머리고기·내장·선지 국밥 6000원. 대나무에 밥을 지은 대통밥은 읍내 박물관앞집(381-1990)이 잘한다. 1만 2000원. ▲잘 곳 삼지내 마을에서 한옥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창에 ‘남도민박’을 치면 민박집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한옥에서’, ‘매화나무집’, ‘명가혜’ 등이 알려졌다. 주말 4인 가족 기준 10만원 선.
  • 국립대 총장 직선 폐지·학장 공모제 도입

    국립대 총장 직선 폐지·학장 공모제 도입

    국립대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총장에게 대학운영성과 목표제가 적용된다. 또 직선 총장의 인사전횡을 막기 위해 학장 공모제도 도입된다. 하지만 직선제 폐지에 대해 교수들의 반대가 만만찮아 구조조정 실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시안)’ 전체회의에서 이 같이 심의했다. 방안은 국립대의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 달 확정된다. 방안의 핵심은 총장 직선제 폐지로 모아지고 있다. 폐지는 대학 규모와 총장의 임기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직선제를 폐지한 국립대에는 재정지원과 교수 정원 배정에서 혜택을 줄 방침이다. 국립대 총장 직선제는 지난 1991년부터 모든 대학이 시행하고 있다. 총장 직선제를 없애는 대신 대학 안팎의 능력 있는 인물이 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 산하에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선발위원회를 마련, 후보를 찾도록 했다. 대학운영 성과목표제도 도입된다. 방송통신대와 전문대 2곳을 제외한 전국 37개 국립대 총장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성과계약을 맺고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서울대와 울산과기대는 법인화법에 따라 총장의 성과가 관리된다. 4년 단위의 성과목표를 세운 뒤 1년 단위의 성과계획서로 평가받는다. 성과계획서에는 구체적인 목표치가 제시돼야 한다. 실적을 평가해 좋은 등급을 받은 대학은 예산과 교원정원을 우선 배정한다. 또 직선 총장의 논공행상을 줄이기 위한 단과대 학장·학과(부)장 임용 공모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학장은 지난 2월부터 직선제에서 총장 지명방식으로 바꿨다. 올 6월 단과대가 있는 28개 국립대의 237개 단과대 학장 가운데 27%인 63명은 선거 없이 총장이 직접 지명했다. 국립대 통폐합 등 구조개혁을 위해 교대를 일반대와 합치는 교대 구조개혁과 인근의 국립대 3개 이상이 교육과정 공동운영, 교차복수전공 등 교육·연구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연합대학 운영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국립대의 학부단계 교양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과나 학부 구분 없이 학생을 모집해 1학년 때는 모든 학문 영역에 걸친 기초교양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2학년 때부터 전공교육을 실시하는 이른바 ‘학부제’ 도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국립대의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평가해 5개 안팎의 하위 15% 대학은 특별관리하고 경영컨설팅을 한다. 경영컨설팅 결과에 따라 선정된 핵심이행과제를 1년 내외에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정원을 감축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계획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선진화 방안의 핵심인 총장 직선제 폐지에 대한 교수들의 반대가 많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직선제 폐지는 교과부와 정부가 국립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홍승용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도 “민주화의 성과인 총장직선제에 대해 교수사회가 쉽게 변화에 수긍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총장직선제로 인한 대학행정마비 등을 더이상 방치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광주시, 폐기물자원화 졸속 추진”

    광주시가 추진 중인 폐기물 자원화사업(RDF)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시의회 김보현 의원은 23일 “폐기물 자원화 사업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는데도 시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최근 상무소각장을 폐쇄하는 대신 올해부터 2014년까지 모두 1400여억원을 들여 남구 양과동에 생활폐기물 가운데 가연성 쓰레기를 선별, 고형연료를 생산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사업이 환경성과 경제성, 효율성 측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경실련 등도 자치단체의 폐기물 자원화사업의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경기 부천시의 RDF 사업을 분석한 결과 운영 효율성이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경실련도 “우리나라 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고형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과도한 화석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잦은 기계 고장, 화재 발생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생산된 고형연료의 효율이 낮아 자원화 시설의 예상 운영비가 2배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각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00원짜리 RDF 제조에 10만원을 투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 달 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타당성 용역과 함께 전문가·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여는 등 의견을 수렴한 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제16회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장에 홍콩 욘판 감독

    제16회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장에 홍콩 욘판 감독

    오는 10월 6일부터 9일간 열리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으로 세계적 영화인인 욘판 감독 등을 위촉했다. 뉴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욘판 감독은 연출자이자 각본가이며, 프로덕션 디자인과 때로는 연기도 맡아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는 홍콩 출신 영화인이다. 1999년 베를린영화제 정식 초청작인 ‘미소년지련’으로 명성을 얻은 욘판 감독은 2009년 자신이 연출,각본,미술을 맡아 호평을 받은 ‘눈물의 왕자’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바 있다. 더불어 자국 영화는 물론 다양한 해외활동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도 올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에서 이나영과 함께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데 이어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에서도 장동건과 호흡을 맞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만큼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2009년부터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올리비에 페르, ‘패왕별희’ 등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중국의 대표 여배우 ‘지앙 웬리’도 뉴커런츠 부문의 심사를 담당한다. 국내에서는 영화 ‘정사’,‘반칙왕’,‘스캔들’,‘달콤한 인생’,‘너는 내운명’등 국내 유수의 영화들의 기획과 제작, 마케팅을 담당해 온 영화사 봄의 오정완 제작총괄이사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전 세계 영화인과 영화팬들의 축제가 될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사진=욘판 감독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구벌 이모저모]

    역대 사상 첫 선수촌 공식 개촌 역대 세계육상대회 사상 처음 운영되는 선수촌이 지난 20일 공식 개촌했다. 2011 대구세계육상조직위원회는 동구 율하동에 조성된 선수촌에서 본격적인 선수 맞이에 나섰다.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대회를 여는 데 최고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칭찬했다. 아파트 9개동에 528가구(2032실) 규모로 최대 3500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선수촌은 경기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에서 자동차로 6분 거리에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 참가자들에 인기 템플스테이가 대회 참가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동화사에는 하루 10명 남짓의 선수와 선수단 관계자들이 찾아와 템플라이프를 체험하고 있다 템플라이프는 절에서 하룻밤 이상 숙박하는 템플스테이와 달리 당일 코스로 사찰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동화사는 선수들에게 다도, 스님과의 차담, 연꽃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관객들 ‘관전 명당 찾기’ 혈안 입장권 예매율이 93%를 넘어선 가운데 종목별 ‘명당자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구 스타디움(6만 6000여명 수용)에서 인간 탄환들의 9초대 100m 질주를 보려면 본부석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조직위는 100m 레이스 시작선을 기준으로 본부석 1·2층에 프리미어 S석을, 결승선에 F석을 배치했다. 육상경기 특성상 여러 경기를 관전할 좋은 자리가 바로 본부석 맞은편. 2코너와 3코너 사이인 이 자리에서는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중장거리 달리기 등을 관전할 수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인구감소의 해법과 예측 가능한 사회/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인구감소의 해법과 예측 가능한 사회/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산부인과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 의원의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전공의 충원도 쉽지 않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출산율 감소가 가장 눈길을 끈다.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의사로서 산부인과의 어려움이 크게 와 닿지만 사실 이 문제는 국가의 문제이자 위기다. 출산 감소는 곧바로 인구 감소로 연결되고 인구 감소는 잘 알려진 대로 고령화사회와 경제 활력의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가 되면 필자와 같은 신경과 의사들은 할 일이 많아져 괜찮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출산율이 지금과 같이 유지되면 40년 후에는 노동인구의 3분의1이 사라진다고 한다. 급격히 고령화사회로 진행하는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인구가 적고 노령화된 유럽의 발전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것을 보면 이런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 인구가 최소 1억은 되어야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언제 될지도 모르고 엄청난 경제적 뒷받침도 요구된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당연히 출산을 늘리는 것이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데는 나름대로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육문제다. 아이 하나 낳아서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자식이 즐거운 시간을 갖기는 고사하고 대학으로 돌진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공부시키고 키우는 것이 옳은지도 알 수가 없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예측이 안 되니 대학으로 올인한다. 지금과 같이 교육과정이 힘들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지 못하며 예측이 안 되는 사회에서 누가 선뜻 다출산을 하겠는가. 아이 낳았다고 돈 몇 푼 보태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교육제도를 바꿔 누구나 쉽게 대학을 가게 하라는 뜻도 아니다. 투명한 제도와 노력에 따라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필요하다. 인구를 늘리는 두 번째 방법은 이미 여러 사람이 지적한 바 있는 이민의 활성화다. 우리는 과거부터 순혈주의를 강조하고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이러한 사상은 구한말 쇄국주의 정책으로 연결되며 세계화를 더디게 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활약을 하면 뿌듯하게 생각한다. 외국인은 배척하고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은 좋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가장 대비되는 나라가 미국이다. 물론 시작부터가 이민의 역사이자 세계의 역사가 된 미국과 우리를 비교할 수는 없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갖는 많은 장점이 사람을 끌어 모은 것이겠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와 꿈의 실현이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온 소수가 없지는 않겠으나 대부분은 정당한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새롭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왔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압축성장으로 주위의 관심을 받는 나라가 되었고, 이제 한류와 세계 1등 상품 등으로 주변의 선망을 받는 나라가 돼 가고 있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기회다.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무역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 나라가 이민에 인색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본에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 주변 국가들이 일본 문화를 즐기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선망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급속한 인구 감소와 노령화만이 일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민을 확대하는 데에도 여러 문제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인구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며 단순 노동력의 유입뿐 아니라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도록 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과거 못살던 시절에 우리의 훌륭한 인재들이 얼마나 많이 이민을 갔는지를 생각해 보면 주변 국가의 인재들을 못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사회의 존재가 기본이다. 예측 가능한 사회가 꿈을 키우고 이룰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구 감소의 해법인 출산 장려와 건전 이민의 활성화는 모두 예측 가능한 사회를 기본으로 한다.
  • “값싼 고급 원룸” 대학생 낚는 임대사이트

    “값싼 고급 원룸” 대학생 낚는 임대사이트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살 집을 찾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과장·허위 ‘원룸 임대 중개 사이트’들이 난립,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중개업체는 잘 꾸민 원룸 사진에 값싼 임대료로 대학생들을 꾄 뒤 광고와는 크게 다른 비싼 원룸을 권하는 상술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송모(22·여)씨는 한 달에 30만원짜리 고시원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룸을 찾다가 모 중개업체 사이트에서 서울 구로구의 저렴한 원룸을 발견했다. 전자레인지·세탁기·옷장 등이 갖춰진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방이었다. 사진도 핑크빛으로 화사했다. 그러나 중개업자는 송씨가 직접 방문, 문의하자 “그 가격대에 맞는 것은 없다.”며 낡은 다세대주택의 간이 화장실이 있는 허름한 방을 보여 줬다. 송씨가 “광고와 다르지 않냐.”고 따지자 중개업자는 “원하는 집은 그 가격대의 2~3배는 줘야 구할 수 있다.”며 딴전을 부렸다. 송씨는 결국 고시원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과장 광고로 대학생들을 현혹하는 원룸 사이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이트들이 실제 사진을 쓰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펜션, 견본 주택, 비싼 원룸 등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게다가 전철역과의 거리, 세부 옵션, 낮은 가격 등을 표기해 사진상 원룸이 실제 거래되는 원룸인 것처럼 속이는 곳도 적잖다. 심지어 한 업체는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내세워 ‘국내 1위, 실사진’이라며 허위 광고까지 했다. 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며 변명만 늘어놓았다. “집주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실사진을 올릴 수 없다.”, “실사진을 올려놓으면 문의 전화가 거의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룸 중개 임대 업체의 치졸한 수법은 명백한 표시광고법 위반이다. 허위·과장 광고를 한 임대 사업자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공정위 측은 “실제 계약을 하지 않는 등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더라도 허위 광고 사례 등을 캡처해 공정위에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개업자에 대한 제재는 미약한 실정이다.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에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사이트를 만들어 허위로 광고할 경우 영업을 금지하거나 자격을 취소시키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들을 직접 처벌하려면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다만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 공정위를 통해 형사처벌되면 등록 취소나 3년간의 자격 정지 조치를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독도는 조용하게… 동해는 시끄럽게 ‘투트랙 외교’로 간다

    독도는 조용하게… 동해는 시끄럽게 ‘투트랙 외교’로 간다

    “독도는 ‘조용한 외교’를, 동해는 ‘시끄러운 외교’를 펼쳐야 실익이 있습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6일 기자와 만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및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독도와 동해 문제 모두 한·일 간 갈등을 빚고 있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과 국제사회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 이른바 독도와 동해에 대한 ‘투트랙 외교’를 강조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일본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분쟁지역화를 막기 위해 조용하고 차분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면서 “반면 동해 표기 문제는 우리가 열세인 만큼 우리 이름 ‘동해’를 국제사회에 시끄럽게 알려 인지도를 높여야 병기 또는 단독표기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정치인 등의 포퓰리즘적 독도 방문보다 독도 문헌·고지도 연구, 대내외 홍보 등 내실을 갖춰 영유권 강화사업을 차분하게 진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이익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해는 국제수로기구(IHO)에서도 80년 이상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 왔고, 전 세계 지도 70% 이상이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는 만큼 동해를 국제사회에 더 알리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정부가 1992년 유엔에, 1997년 IHO에 동해 명칭을 알렸으니 국제사회가 동해를 알게 된 지 20년 남짓 된 것이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IHO 80개 회원국뿐 아니라 190여개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동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일본이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는 것에 대한 역사적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가서 외쳐야 동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IHO 해양경계 실무그룹 의장은 최근 회원국들에 제시했던 ‘일본해 단독표기 및 동해 부록 포함’안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실무그룹 회원국 상당수가 이 안에 부정적인 데다 표결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며 “병기 관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광모 감독 “세계적 거장들 거마비 대신 情으로 섭외”

    나서는 것도 싫고 왁자지껄한 영화제라면 질색이다. 영화란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인데, 하루에 4~5편씩 ‘때려’ 보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영화제 집행위원장 명함을 갖고 다닌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7~23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리는 제5회 CINDI 영화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광모(50) 감독을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수년 새 부쩍 늘어난 영화제의 홍수 속에 CINDI가 연착륙한 비결이 궁금했다. 17년 동안 예술영화 수입·배급사 백두대간을 이끌어온 그가 생각하는 문화운동의 대안과 차기작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CINDI 심사위원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만 없을 뿐 세계적인 영화제로 손색이 없다. -영화평론가 알랭 베르갈라나 영화학자 이언 크리스티 등 심사위원 면면을 보면 정말 그렇다. 예산이 6억원 정도로 빡빡한 탓에 ‘거마비’는 생각도 못 한다. 항공권도 이코노미다. 일단 모셔 오면 가족처럼 대해 감동시킨다는 주의다(웃음). 베르갈라는 지난해 심사위원을 맡았던 샤를 테송(프랑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의 추천으로 심사위원이 됐다. 거장 반열에 오른 아삐찻뽕 위라세타꿀 감독이 선뜻 영화제 트레일러(홍보영상)를 맡아준 것 역시 정 때문이다(웃음). →홍상수의 ‘북촌방향’이나 김기덕의 ‘아리랑’, 누리 빌게 세일란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등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다른 영화제들과 경쟁이 치열했을 텐데. -CINDI는 신인 발굴에 포커스를 두기 때문에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화제작들을 몇 작품이라도 걸어놔야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영화제란 인식이 생긴다. 리들리 스콧과 케빈 맥도널드가 지난해 7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8만편, 상영 시간 4500시간 분량을 편집해 만든 ‘라이프 인 어 데이’는 국내외 영화제들이 모두 원했던 영화라 정말 치열했다. →다른 영화제와 구별되는 CINDI만의 차별성은. -시작 동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인 발굴이었다. 디지털 영화제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영화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CJ가 영화제 예산을 책임진다.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은 장단점이 있을 텐데. -(전주·부산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영화제와 비교하면 예산은 훨씬 적다. 다른 기업체 후원도 끌어들이기 어렵다. 역으로 예산 때문에 실랑이할 필요는 없다. 또 CJ는 돈을 대지만 간섭하지 않는다. 배는 고픈데 골치는 덜 아프다(웃음). →영문학을 전공(고려대 80학번)했다. 어떻게 영화에 발을 들여놓았나. -시인이 되고 싶었다. T S 엘리엇을 좋아했고, 그를 연구하려고 대학원에 갔다. 엘리엇의 ‘객관적 상관물’ 이론이라는 게 있다. 시인들이 ‘아름다워라’라고 하는 건 무의미한 언어 낭비다. 독자에게 아무것도 전달이 안 된다. 시인이 표현하려는 생각,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적합한 사물을 찾아내 적확하게 묘사할 때 독자에게 똑같은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막상 이론에 맞춰 시를 쓴다는 게 쉽지 않던 터에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면 될 것을 왜 어렵게 조탁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문학 전공으로 유학 준비는 해놓았기 때문에 전공만 바꿔서 1986년에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로 갔다. →감독이 예술영화 수입·배급사는 왜 시작한 건가. -1991년에 귀국해서 ‘아름다운 시절’(1998)의 시나리오를 갖고 영화사를 돌아다녔는데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난해한 영화도 아니고 일상적인 멜로인데, 그 정도도 제작비 조달을 못 한다면 한국 영화계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아트필름 토대가 전무한 현실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95년 영화사 백두대간을 설립해 수입·배급과 시네마테크 운영을 시작했다. 내 영화 제작을 위한 ‘도구’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가 17년을 끌었다(웃음). →2005년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나무그림동화’ 프로젝트는 얼마나 진행됐나. -소설을 먼저 쓰고 이를 토대로 3부작 영화와 16부작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다. 국가 폭력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주인공이 30년 만에 돌아와 배신자들에게 벌이는 복수를 판타지와 신화 형식으로 다룬다. 굉장히 재밌고, 지금껏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다. 2005년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일단 1편을 만들고 2, 3편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는 소설을 마무리하고 1~2년 프리프로덕션을 거쳐 영화로 만들 생각이다. 제작비는 3부작 기준으로 100억~150억원 정도 들 것 같다. →한국에서의 예술영화 전용관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17년 동안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두 번 당한(백두대간은 1996년 동숭시네마테크, 2009년 씨네큐브 운영에서 밀려났다) 뒤에 든 생각은 한국 자본의 천박함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면 존경받을 텐데 지켜보다가 될 성 싶으면 달려든다. (백두대간이 운영 중인)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의 ‘모모 큐레이터’는 한국 문화예술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자부한다. 20~50대 학생·전문직 등 50명 정도의 비상근 큐레이터를 뽑아 같이 기획하고 프로그래밍한다. 그들이 영화관 운영 주체가 된다. 이들이 성숙하면 작은 극장 하나는 운영할 수 있다. 나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족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시론] 의약품 재분류, 대승적 해결을 기대한다/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

    [시론] 의약품 재분류, 대승적 해결을 기대한다/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

    지난해 말 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코감기 걸리면 슈퍼(마켓)에 가서 항시 사먹는 약을 먹고 끝내곤 했다.’라는 외국 경험을 얘기했다. 필자는 건강보험 재정 적자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요청받고 그 자리에 있었다. 이렇게 촉발된 의약품 슈퍼 판매 논의는 반년 이상의 논란 끝에 이제 막 제1라운드는 마쳤다. 드링크류 액상소화제와 파스 등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어 슈퍼 판매가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 만만찮은 반전이 있었다. 대통령 ‘질타’의 힘은 컸다. 하지만, 아직도 전체 게임이 마무리되기까지는 멀다. 제2라운드는 감기약 등 ‘일부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다. 대통령의 의지로 행정부의 추진력은 생겼지만,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다루게 될 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 상당수가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아예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다수가 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더니, 정부가 받아들이자 일부 급진적인 단체들은 반대로 돌아섰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볼 때 법 통과 자체가 지극히 불투명하다. 제3라운드는 의약품 재분류 문제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경계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 측이 많이 확보하고 싶어한다. 일반의약품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약사 측이 원한다. 이미 2000년 의약분업 전후로 제로섬의 대치가 있었다. 미해결의 상태로 선반 위에 올려 놓았던 핫이슈다. 이제 선반에서 내려와 정책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얼마 전 소비자단체는 의약품 17개 항목에 대한 재분류 심의를 요청했다. 식약청은 엊그제 결과를 발표했다. 인공눈물은 일반의약품으로, 여드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었다. 사후응급피임약은 판단이 유보되어 계속 전문의약품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식약청은 올해 말까지 현재의 4만개 의약품 전체의 재분류 작업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몇 개 품목의 조정에서도 양 업계의 성명전·시위가 난무하는데, 누가 어떻게 이 뜨거운 감자를 처리할 것인가. 첫째, 의약품 재분류를 논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위의 구성을 재조정해야 한다. 의약전문가의 과학적 식견, 약화사고나 부작용에 대한 축적된 정보, 보건의료정책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의 구성은 의료계 4명, 약계 4명, 공익대표 4명이다. 문제는 의약계 위원들이 전문가적 식견 제시보다는 소속 집단의 이익 옹호에 더 충실한 데 있다. 독성과 안전성에 관한 식견을 업계의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임상약리학자를 위원으로 선별해야 한다. 협회의 임원은 각각 1명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업계의 입장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둘째, 재분류 작업을 상시화해야 한다. 변화하는 의약 환경과 안전성 정보를 지속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의약품 재분류가 의료계와 약계의 상황을 배제하고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양쪽의 의견 조정이 어려워 한없이 미루기만 한다면 이는 정부의 직무유기다. 그런데 10년 이상 그랬다. 요즈음 의료를 둘러싼 정책 이슈는 가짓수도 많지만, 이슈마다 목소리도 크다. 의사회, 약사회처럼 자신들의 업권이 걸린 이해관계자만이 아니다. 무상의료 논쟁, 민영화 논의 등에서 보듯이 보건의료 이슈는 정치 논쟁의 핵심에 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먹고 살만 해진 결과일 것이다. 소득의 증가속도보다 의료소비의 증가 속도가 더 큰 것이 선진 각국의 경험이니,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보다 과한 것이 있다.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집단이기주의 성향이다. 전문가 집단에는 이익단체의 역할(syndicate) 외에 회원에 대한 규율 유지의 역할(order)도 있다. 우리 사회 최고 전문가들의 대승적 페어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 [서울플러스]

    예비 할머니·할아버지 육아 교실 구로구(구청장 이성) 9일부터 보건소 9층 강당에서 예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대상으로 ‘육아 서포트 교실’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글로벌 영재학회 소속 전문가들로부터 신생아 관리법, 동화구연 등을 배운다. 지역보건과 860-2421. 5년간 세계 120곳서 정보화사업 견학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최근 5년간 세계 120여개 도시 공무원 1400여명이 원격 화상진료와 1대 1 의료관리시스템을 갖춘 ‘U-헬스케어’ 등 정보화사업을 견학했다고 밝혔다. 공보실 2104-1244. 공동주택 문화 프로그램 지원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의 입주민들이 단지 내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4개월간 강사료를 지원한다. 신청대상 중 3곳을 선정해 1개월에 최대 30만원씩 총 120만원을 보탠다. 오는 26일까지 접수한다. 공보관광과 3153-8292.
  • 지자체 보조금, 종교단체에도 허용

    내년부터 종교단체도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단 특정 종교의 교리 전파 목적이 아닌 순수한 문화·복지사업 등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행정안전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영계획 수립기준 등을 담은 행안부 훈령을 개정해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행안부는 그동안 성과평가, 일몰제 등에서 제외됐던 지자체가 지원하는 민간자본보조금과 사회단체보조금에 대해 성과평가 및 3년 일몰제(연속 3년까지만 지원 가능) 실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민간자본보조금의 경우 일회성 지원이 대부분이고 해마다 지원 대상 및 지원 규모가 달라 성과관리에서 제외됐다. 사회단체보조금의 성과 평가 역시 지자체별로 ‘사회단체보조금심의위원회’를 꾸리고 있지만 성과 평가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만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번 부 훈령 개정에 따라 각 지자체는 성과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모든 보조금 지원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를 해야 한다. 행안부는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재정법을 조만간 개정할 예정이다. 한편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의해 지난해부터 지원이 금지된 종교단체에 경상, 민간행사, 사회복지, 민간자본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 점은 논란이 예상된다. ‘교리 전파의 목적인 아닌 순수한 문화·복지사업’이라는 전제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종교단체가 벌이는 거의 대부분 문화행사, 복지사업이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음을 감안하면 종교단체에 사실상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준 셈이다. 앞서 전남도와 진도군이 진도군교회연합회가 매년 개최하는 진도국제씨뮤직페스티벌 행사에 2008년부터 3년간 사회단체·민간행사 보조금 2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되기도 했다. 김연중 예산제도계장은 “불교, 기독교 등 종교단체에서 자신들이 벌이는 복지사업에 대해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한 점은 다른 민간단체와 비교할 때 차별이라면서 개정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됐다.”면서 “특정 종교를 내세우지 않고 이뤄지는 복지사업, 문화사업이 꽤 있다는 판단으로 이같이 훈령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종교 교리를 전파하는 등 종교 행사에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예산편성운영기준을 위반할 경우 교부금 삭감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현충원, 15일까지 무궁화대축제

    국립서울현충원은 ㈔대한무궁화중앙회와 공동 주관으로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동작구 현충원 겨레얼마당에서 제1회 대한민국 무궁화 대축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광복절을 맞아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는 무궁화의 유래와 아름다움을 알려 범국민적으로 무궁화사랑운동을 펼치고 국가의 상징으로서 무궁화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화두를 참구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은 유일하게 한국 불교에 전통이 오롯이 살아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간화선 수행이 다시 살아나고 일본에서도 간화선 수행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그 맥은 일천하기만 하다. 한국의 간화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서방의 많은 선 수행자들이 한국의 간화선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지만 수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세계화의 흐름에선 별 진척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 상황에서 철저하게 간화선의 구조와 원리에 집중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15일부터 23일까지 ‘간화선 그 원리와 구조’를 주제로 여는 학술대회가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의 선불교 학자 22명이 참가해 간화선을 집중 해부하게 된다. 참가자 중에는 당송 시대 선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스미스대학 피터 그레고리 교수, 서장(書狀) 전문가인 미국 테네시대학 미리엄 레버링 명예교수, 서구권에서 한국학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UCLA 로버트 버즈웰 교수, 중국 송대 선어록 전문가인 아이오와대학 모턴 슐터 교수, 일본선 연구가인 일본 하나조노대학 나카지마 시로 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황셴녠 교수도 들어 있다.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 학술발표와 토론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간화선 수행과 실참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15일부터 19일까지 인제 백담사에서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 스님의 지도로 진행하는 간화선 수행엔 외국학자 16명과 국내학자 13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철저히 조사어록에서 설해진 방법에 의한 화두 참구를 진행하며 일상생활과 수행에 방해되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묵언도 감내해야 한다. 매일매일 수행의 과정에선 수불 스님의 소참법문을 통해 지도 점검도 받는다. 22∼23일 선지식과의 대담도 종전엔 볼 수 없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대구 동화사, 김천 직지사를 방문해 각각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과 간화선 수행을 주제로 한 대담도 갖게 된다. 본행사인 주제발표와 토론에선 중국선 7편, 한국선 6편, 일본선 2편 등 모두 15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된다. 간화선 탐구법과 장애, 점검, 인가, 본질, 원리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논문 중 ‘간화선 원리와 구조’와 관련된 것들은 올해 말까지 한국어 판으로 출간된다. 이어 내년 말까지 영어판 논문집으로 발간돼 세계 각국에 배포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 소장인 종호 스님은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의 대표적 수행법이 바로 선수행이고 한국에는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수행 전통이 오롯하게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행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학자들의 간화선 수행 실참은 체험을 통한 학문 연구 차원에서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충무로 연기제왕 누가 될까

    충무로 연기제왕 누가 될까

    올 하반기 충무로에 국가대표급 연기파 배우들이 몰려온다. 상반기에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영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 하반기에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남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극장가와 영화 팬들은 이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에 벌써부터 반색하고 있다. 男 송강호 vs 하정우 vs 정재영 남자 배우들의 연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가장 기대감을 모으는 배우 가운데 한명은 송강호다. 영화 ‘푸른 소금’으로 ‘의형제’ 이후 1년 반 만에 충무로에 컴백한다. 올 추석 때 개봉 예정인 이 작품에서 그는 은퇴한 조직폭력배 보스 두헌 역을 맡아 따뜻한 인간미와 거친 남성미를 동시에 선보인다.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두헌은 요리학원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여자 세빈(신세경) 앞에서 한없이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면 날렵한 움직임과 눈빛으로 180도 돌변한다. 송강호는 평범한 남자 두헌의 순박한 모습과 전직 조직폭력배 보스로서의 본능적인 카리스마를 강하게 대비시키며 상반된 매력을 발산한다. 제작사 측은 “송강호가 격렬한 액션 장면과 총격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전보다 훨씬 날렵해진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추격자’ ‘황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하정우도 신작 ‘의뢰인’을 들고 돌아온다. 전작에서 주로 거칠고 강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지적인 변호사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 ‘의뢰인’은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사이에 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반론을 거듭하는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린 법정 스릴러 영화다. 하정우는 결말을 뒤집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려는 변호사 강성희 역을 맡았다. 하정우와 대립각을 세우는 검사 안민호 역에 박희순, 용의자 한철민 역에 장혁이 캐스팅돼 세 배우 간의 팽팽한 연기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글러브’ ‘이끼’ ‘강철중: 공공의 적 1-1’ 등 출연작마다 색다른 면모를 선보인 정재영도 새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관객과 만난다. ‘카운트다운’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거래를 시작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주어진 10일 안에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구해야 하는 냉혹한 채권추심원 태건호 역을 맡았다. 강렬한 눈빛 연기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남자를 연기한 정재영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女 전도연 vs 김선아 vs 정려원 여배우들의 승부도 볼 만하다. 남자 배우들이 스크린 흥행을 주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여배우들도 약진하고 있다. 최근 ‘7광구’에서 하지원이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고, ‘블라인드’의 김하늘도 스릴러 영화에서는 드물게 극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팔색조’ 전도연이 가세한다.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하녀’ 이후 1년여 만에 관객과 만나는 그녀는 차하연 역을 맡아 치명적인 팜므파탈 연기에 도전한다. 차하연은 정·재계와 법조계 유력 인사를 동원해 30분에 170억원을 모으는 미모의 사기 전과범이다. ‘미스 춘향’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접근한 뒤 부동산 투자자들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화랑에서 예술품 거래를 할 정도로 조예가 깊은 것을 무기로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영화사 측은 “전도연이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 연기는 물론 진한 스모키 화장과 짧은 커트 머리에서 긴 생머리까지 다양하고 파격적인 스타일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요즘 SBS 주말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선아도 하반기 스크린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신라의 달밤’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 차기작인 휴먼 코미디 영화 ‘투혼’으로 관객과 만난다. 야구밖에 모르는 철부지 남편 윤도훈(김주혁)을 사랑으로 내조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외유내강 아내 역을 맡았다. 김선아 소속사 측은 “김선아가 기존의 연기 스타일을 벗어나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적과의 동침’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던 정려원은 곽경택 감독의 신작 ‘통증’에서 열연했다. 인기 만화가 강풀이 쓴 원안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정려원은 혈우병에 걸려 작은 통증에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여자 동현 역을 맡았다. 동현은 어린 시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권상우)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주로 선 굵은 남성 드라마를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여주인공의 비중을 남성 캐릭터와 동등하게 높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려원은 “연기가 정말 재미있었고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 매일 천국으로 출근하는 느낌이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영화배급사 NEW 마케팅팀의 박준경 팀장은 “하반기에는 작품 완성도도 높고, 연기 보는 재미도 큰 영화가 많이 대기 하고 있어 영화계의 기대감이 크다.”면서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동시에 가진 배우들의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영화프리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CG만 의지한 허술한 프리퀄

    [영화프리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CG만 의지한 허술한 프리퀄

    1968년 작 ‘혹성탈출’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4편의 속편이 이어지면서 공상과학(SF) 영화의 위상을 바꿔놓았다. 시리즈를 묵혀두기 아까웠던 미국 영화사 20세기폭스는 30년 만인 2001년 팀 버튼에게 원작 리메이크를 맡겼다. 하지만 평단의 반응은 혹독했다. 또 10년이 흘렀다. ‘죽은 자식’을 살려내는 데 맛 들인 할리우드의 ‘프리퀄’(시리즈의 기원을 다루는 얘기) 유행에 20세기폭스가 가세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원숭이 지도자인 ‘시저’가 어떻게 지능을 갖게 됐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좇는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존 카사베츠)의 치료약 개발을 위해 유인원을 이용한 임상시험에 몰두하던 과학자 윌(제임스 프랭코)은 ALZ-112란 시약을 개발한다. 하지만 ALZ-112를 제약회사 이사회에서 발표하던 날, 유인원이 흥분해 날뛴다. 회사는 유인원 안락사와 실험 중단을 지시한다. 그런데 유인원에겐 갓 태어난 새끼 ‘시저’가 있었다. 윌의 집에서 자란 시저는 세 살 때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데…. ‘혹성탈출’이 고전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인간성에 대한 성찰은 물론, 시대의 공포를 끌어와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섬뜩한 경고를 던졌기 때문이다. 1968년 1편에서 인간은 침팬지의 노예가 아니다. ‘짐승’이다. 말하는 법도 잊었다. ‘말할 줄 아는 짐승’ 테일러(찰턴 헤스턴)를 대하는 침팬지의 태도는 ‘인간적’이다. 하등한 테일러의 재주에 호기심을 갖기도 하지만 우리를 탈출한 테일러와 맞닥뜨렸을 때는 공포를 느낀다. 과연 무엇이 ‘인간적’인가. 1970년 ‘혹성탈출2: 지하도시의 공포’는 미국과 옛 소련의 핵 대결을 비웃는다. 오만한 인류의 미래는 결국 종말일 뿐이라는 묵시론적 경고다. ‘혹성탈출’은 장르영화의 공식을 개척했다. 1971년 ‘혹성탈출3: 제3의 인류’는 지구가 핵폭발하기 전 우주선으로 탈출한 원숭이 부부가 다른 시대의 지구에 불시착한다. 미래와 과거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설정은 훗날 ‘터미네이터’ 등 수많은 SF 영화에서 되풀이된다. 하지만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는 문제의식을 담은 은유나 철학을 찾아보기 어렵다. 침팬지가 지능을 갖게 된 과학적 근거도 허술하다. 원숭이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시약이 왜 인간에게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일으키는지 설명이 없다. 윌의 여자 친구 캐롤라인의 입을 빌려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선 안 된다.”는 교과서적인 설명을 되풀이할 뿐이다. 주사로 혈관에 투입하던 시약을 기체 상태에서 호흡기로 들이마신 침팬지의 지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설정도 난센스다. 영화의 장점은 정반대에 있다.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을 탄생시킨 특수효과의 메카 웨타디지털의 기술은 유인원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눈빛까지 잡아낸다. 신체 곳곳에 센서를 부착한 뒤 센서의 위치값을 통해 가상캐릭터가 같은 동작으로 움직이게 하는 모션캡처 기술은 전문 배우와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는 시저로 다시 태어났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펼쳐진 유인원 반란군과 경찰의 전투 장면은 블록버스터다운 스펙터클을 뽐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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