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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만화가 이현세 “필화사건 겪으며 더 겸손해져 인터넷 웹툰은 그리지 않을 것”

    그는 초록색과 빨간색이 같이 있으면 구분하기 어려운 적록색약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즐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다. 이현세(57)씨가 세계사 학습 만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녹색지팡이 펴냄)를 전체 15권으로 완간하고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났다. “‘천국의 신화’ 때문에 6년을 재판하고 나머지를 그리느라 4년을 고생했더니 어린이와 멀어져서 사인회에 가면 내 이름도 모른다. 다른 만화가들 앞에는 줄이 쫙 있는데 내 앞에는 몇 명 오지도 않고, 와서는 둘리를 그려 달라고 하더라.” 그가 어린이를 위한 학습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다. 한국의 상고사를 복원하고자 했던 대작 만화 ‘천국의 신화’는 음란물 배포 혐의로 기소됐지만 결국 무죄로 끝났다. 이씨는 “역사를 보는 눈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게 됐다. 필화 사건을 겪으며 내 만화는 독이었나 아니면 세상에 작은 빛이라도 되었나 돌아보게 됐다. 잃어버린 세월 10년 때문에 겸손해졌고 덕분에 아이들을 위한 학습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고 지난 사건을 돌이켰다. 학습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에 이어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까지 끝내자 그에게는 다시 어린이 팬이 생겨났다. 요즘 아이들과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고 자란 부모가 함께 까치, 엄지, 두산, 동탁 등 그가 창조한 캐릭터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작가에게는 무척 행복한 일이다. 이번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를 그리면서 이씨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리카, 중동, 남미, 동남아의 역사였다. 과거 식민지의 아픔을 겪었던 나라들은 왜 국경선이 직선인가, 북미는 거대한 두 제국인데 남미는 왜 갈라졌나 등의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권력보다 백성들의 삶 생생히 묘사 특히 권력의 이동보다는 백성의 삶을 생생하게 살피고자 애썼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을 그릴 때도 권력에 눈이 먼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라, 정복한 나라의 백성에게 자유란 개념을 찾아줘서 환대를 받았다는 식의 재미있는 접근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만화가는 외과의사와 비슷하다.”란 지론을 폈다. “안 보이고 손 떨리면 안 된다는 것과 작업은 본인이 하고 돈은 사모님이 쓴다.”는 게 같단다. 담배는 끊었지만 여전히 술은 많이 마신다는 이씨는 고혈압, 당뇨 같은 지병보다 눈과 손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삼국지’다. 삼국지는 많은 작가가 재해석에 도전한 고전. 만화로는 고(故) 고우영의 삼국지가 유명하다. 이씨는 “삼국지에 수많은 영웅이 있는데 왜 유비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가로 접근할 것이다. 유비는 의로움으로, 관우는 신의로, 장비는 의리로 그릴 생각이다. 유비가 얼마나 어진 사람이었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작품은 ‘만화 삼국지’ 맥주, 금융회사 등의 광고 모델을 하기도 했던 이씨는 최근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의 광고를 촬영했다.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라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뱃살을 빼고 오라는 조건을 받아들여 힘들게 사진을 찍었다며 껄껄 웃었다. 만화가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면 인터넷에 올라가는 웹툰은 그리지 않는다는 것. 세종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씨는 “지금만큼 한국 만화 시장이 좋은 때는 없다. 나는 젊었을 때 내 책을 내 이름으로 내고 싶은 갈증을 겪었지만 요즘은 뜻이 있다면 누구나 자기 만화를 발표할 수 있다.”며 웹툰의 장점부터 먼저 꺼냈다. 하지만 인터넷의 특성상 한 작가에게 부와 명예가 쏠리는 현상이 있고, 작가들이 지나치게 소모된다는 단점도 들었다. 200~300명의 작가가 웹툰을 연재하지만 10~20명에게만 고액의 원고료가 지급된다는 것. 그리고 포털 사이트는 출판사처럼 작가의 내공을 키우는 게 아니라 작가의 감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만화가 드라마, 영화 등의 원천 소재로만 이용되는 듯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은 70대가 되면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를 그리는 것이다. 남은 60대는 아직 파도치는 바다 위에 던져두었단다. ‘아마겟돈’으로 뼈아픈 실패를 맛본 애니메이션에 다시 도전할 생각도 있고 게임이나 창작 만화를 해 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마감 뒤에도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열변을 토하는 이씨는 여전히 ‘젊은 작가’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물리학 선생인 브렌든(조엘 에저튼·오른쪽)은 정직을 당한다. 선생 신분으로 무허가 격투기에 나선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아픈 딸의 치료를 위해 돈이 필요한데, 집을 저당 잡은 은행은 그를 빚쟁이로 몬다. 그의 동생 토미(톰 하디·왼쪽)는 중동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돌아와 아버지를 찾아간다. 14년 만에 만난 아버지에게 지난날의 울분을 토한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하던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서 토미는 깊은 상처를 품고 살았던 것. 분노의 탈출구가 절실한 토미는 우연히 격투기 챔피언십 리그를 접하고 출전을 결심한다. 이어 브렌든도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소원하던 형제는 링 위에서 재회한다. ‘워리어’는 그룹 ‘더 내셔널’의 노래를 짧게 삽입하며 시작한다. ‘복서’ 앨범에 수록된 ‘전쟁을 시작하다’라는 영화의 주제를 잘 요약한다. 기대했던 미래가 오지 않았을 때, 문제를 회피하면 전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 형제가 꿈꾼 미래는 현재와 달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초래한 비극은 죄 없던 형제를 서먹서먹한 관계로 만들었고, 형의 허무한 손짓은 성난 동생을 위로하지 못한다. ‘워리어’의 마지막 경기를 보노라면 누구의 편을 들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슬픔으로 무장한 형제가 피 터지게 싸우는 광경이 가슴을 적신다. 브렌든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가장이다. 초라한 아파트에 살다 돈을 모아 예쁜 집을 장만한 것까지는 좋았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그에게 다시 하층민의 삶을 떠안긴다. 부동산 평가액이 은행 차입금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와 아내는 밤낮으로 돈벌이에 매달린다. 동생 토미는 평생 하층민의 삶 속에서 허덕인 남자다. 군인이 되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나눈 기쁨도 잠시, 전쟁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명예심마저 앗아버린다. 격투기 리그를 개최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헤지펀드로 갑부가 된 자다. 우승 상금은 그에겐 최소단위 투자액에 불과한데, 하층민의 양산을 가져온 인간이 내민 알량한 미끼를 희생자들이 덥석 문 형국이다. 하층민 선수의 이야기란 점에서 ‘워리어’는 작년에 좋은 평가를 받은 ‘파이터’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야수 같은 남자들의 격투가 빚는 진한 드라마는 멀리 월터 힐의 ‘투쟁의 그늘’부터 가까이로는 데이비드 마멧의 ‘레드 벨트’의 영향 아래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연출을 맡은 개빈 오코너는 10여년 전 ‘텀블위즈’로 소개된 감독이다. 모녀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그는 표정을 완전히 바꾸어 거친 형제와 부자의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워리어’는 여러 빈틈을 지녔으나 주먹이 매서운 격투기 선수를 닮은 작품이다. 첨언할 사실은, 영화의 허술한 면이 수입사의 삭제 탓이라는 거다. 원본에서 20분 가까운 장면이 사라졌으니 영화가 구멍을 드러내는 건 당연하다. 요즘 인도영화를 사들인 몇몇 회사를 필두로 일부 영화사들이 자진해서 상영시간을 줄여 극장에 내걸고 있다. 그들은 대중성을 감안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상영 행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상영이 늘어나면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열악한 화질로 상영되는 일도 빈번한 실정이다. 두 가지 문제점은 지적해 마땅하다. 영상 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실수들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문화마당] 소설 ‘디데이’와 영화 ‘마이웨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소설 ‘디데이’와 영화 ‘마이웨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오는 11월 중순에 발간되는 소설 ‘디데이’(D-DAY)의 작가 김병인과 오랜만에 조우했다. 책이 나오기까지 10년. 질곡으로 점철된 김 작가의 운명적 시간들은 소설만큼이나 감동적이었다. 이 소설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연말 개봉을 앞둔 대작 영화 ‘마이웨이’의 시나리오 원작 소설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탄생은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관한 책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독일 군복을 입은 채 미군에게 생포되는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보았다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발단이었다. 김 작가는 세계대전의 끔찍한 참화 속에서, 또 일본 제국주의의 무자비한 압제 속에서 어떻게 왜소한 체구의 한국인이 그 머나먼 이국땅, 그것도 아군이라 할 수 없는 독일군의 옷을 입은 채 발견되었는지 커다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김 작가는 책상머리에 앉아 자료만 뒤적이면서는 도저히 글이 써지지가 않아 서울에서 만주를 거쳐 러시아의 볼고그라드, 프랑스의 노르망디를 직접 답습했다. 실존하는 그곳의 풍광은 어떤지, 낯선 환경 속에 떨어진 주인공들의 심정은 어땠을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였다. 귀국 후 곧장 ‘디데이’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시나리오 구상 단계에서부터 일본 최고의 광고회사인 ‘덴쓰’가 소재만 전해듣고도 선뜻 투자금을 보내 올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제작사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스즈키 도시오 사장 등 각계각층의 조언을 수렴하고, 다년간에 걸친 자료 조사와 답사, 그리고 고통스러운 퇴고 작업을 거쳐 ‘디데이’의 시나리오 초고가 탄생됐다. 이 시나리오가 할리우드 최대 영화사인 워너 브러더스로 흘러들어가면서 더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워너 브러더스의 가장 아래 단계부터 읽히기 시작한 시나리오가 사장인 리처드 폭스의 테이블에까지 올라갔고, 곧바로 투자가 결정된 것이다. 유명 감독이나 배우의 지원도 없는 무명작가의 처녀작이 이런 과정을 거쳐 영화화가 결정된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워너 브러더스는 김 작가의 동의를 얻어 당시 공상과학영화로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하느라 미국에 체류 중이던 강제규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하며 대본을 건넸다. 고심 끝에 제안에 응한 강 감독은 2007년 8월, 워너 사장의 초대로 김 작가와 워너 본사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한국과 일본 양 시장을 목표로, 한국의 작가와 감독, 한국과 미국의 자본, 워너 브러더스의 세계배급망, 한국과 일본의 배우, 뉴질랜드 특수효과팀이라는 글로벌한 판이 짜여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프로젝트는 해체되고 말았다. 지난해 5월 6일 자로 워너가 투자 철회를 공식통보했다. 투자 철회의 이유는 강 감독이 수정한 대본이 김 작가의 원작 대본과 현격히 달라 수익성이 심각하게 결여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었다. 통지문에 적시하진 않았지만, 김 작가는 워너 측에서 일본 대중이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 예측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원작을 각색해 온 강 감독의 수정방향에 김 작가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강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영화에서 배우를 제외한 모든 글로벌한 요소들이 배제되었고, 그 공백을 한국 회사들이 채웠다. 한국과 일본의 대중 모두를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김 작가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김 작가는 강 감독의 역량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쉬리’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고,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시대의 도래를 이끌었다. 연출한 작품마다 영화산업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힌, 영화계의 거목이라는 점에서 식견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소설 ‘디데이’는 사진 한 장을 포착한 작가의 10년 여정이 담긴 작품이자 반백년이 넘게 묵었던 기존의 한·일 관계를 동반자적 관점에서 전혀 새롭게 재조명했다. 원작과 각색을 거듭한 영화의 관점을 올해 안에 동시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그 문화적 유희가 은근히 기대되는 이유다.
  • 한·러 “남-북-러 가스관 현실화 협력”

    한·러 “남-북-러 가스관 현실화 협력”

    한국과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에서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가 현실화하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러시아 북캅카스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데 합의하고, 양국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하기로 했다. 한·러 양국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1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장관급)를 열고 이 같은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재정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의 담당국장 등 40여명이, 러시아에서는 빅토르 바사르긴 지역개발부 장관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은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해 지난 9월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이 서명한 ‘러시아 PNG 로드맵’에 따라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가 현실화되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전력 분야에서는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이 러시아 북캅카스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사업에 참여하는 현대중공업과 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벌이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한국의 에너지관리공단과 러시아 에너지청이 오는 12월 모스크바에서 ‘한·러 에너지 효율화 포럼’을 열고 이후 ‘한·러 에너지 효율혁신센터’를 설립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 부문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교역과 투자 부문에서는 최근 러시아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 추진하는 국영기업 민영화에 한국 기업이 지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러시아 측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러시아 하바롭스크 공항 현대화와 이르쿠츠크 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고, 러시아는 인천공항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국내 관련 제도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초단체장 당선자 인터뷰] “주민 중심의 행정실현 명품 도시로”

    [기초단체장 당선자 인터뷰] “주민 중심의 행정실현 명품 도시로”

    추재엽 서울 양천구청장 당선자는 26일 “저를 믿고 뽑아주신 주민들의 바람과 뜻을 잊지 않고 헌신적으로 봉사하겠다.”면서 “으뜸 양천,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차례의 구청장 경험을 바탕으로 참주민자치와 주민중심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양천구청장 재선거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을 뽑는 선거인 데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가늠할 수 있는 전략 지역인 탓에 거물급 인사들이 지원에 나서는 등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특히 3·4기 양천구청장을 지낸 추 후보의 ‘세 번째 도전’과 추 후보의 제소로 당선 무효형을 받아 물러난 이제학 전 구청장의 아내인 김수영 민주당 후보의 ‘명예회복’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선 소감은. -이번 당선은 양천구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정체된 양천을 다시 일으켜 달라는 50만 구민의 요구로, 어깨가 무겁다. 지난 1년간 행정 경험이 없는 구청장이 중단했던 구정사업을 다시 해 나가겠다. 그것이 주민들이 행정 경험이 풍부한 양천 일꾼인 저를 선택해 준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박원순 돌풍 속에서 어려운 승부를 펼쳤는데 승리 요인은. -구청장은 중앙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뛰는 자리다. 양천 발전을 가장 잘 이끌 인물이 누구인지를 구민들이 선택한 것이다. 저는 그러한 현명한 양천 구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선거 기간에 어렵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열했는데. -기본적으로 네거티브 선거는 구태 정치다. 올해 재선거가 치러진 것은 지난해 네거티브 선거로 인한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전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고 정책 선거로 승부했다. 현명한 주민들이 제 말을 믿어주었다. →앞으로 구정 계획은. -양천의 잃어버린 일년을 되찾기 위해 내일 아침부터 구정을 챙기겠다. 제가 두 차례 구청장을 하면서 수백 가지 사업을 했고 100대 사업을 준비했다. 1500명의 직원과 함께 으뜸 양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계속 진행해 나가겠다. 특히 장기과제로 중단됐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사업과 경전철사업, 목동아파트 재건축 등을 계속 이행해 나갈 것이다. ▲충남 보령(56) ▲서울공고 ▲한양대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국회사무처 정책연구원(2급)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민선 3·4기 양천구청장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존재감과 행복한 노후/석영중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존재감과 행복한 노후/석영중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

    어머니는 연세가 여든 여섯이다. 몇 년 전에 심장수술을 하셨고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동년배 친구분들에 비하면 건강한 편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며, 보청기 없이 대화가 가능하고, 갈비도 1인분 정도는 너끈히 소화하시며, 기억 등의 인지능력 역시 정상이다. 어머니의 노후생활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지난 이십년간 끊임없이 불평을 해 오셨다. “우두커니 앉아 있기 싫다.”는 것이다. 그것은 “삭신이 쑤신다.”거나 “외롭다.”거나 아니면 “용돈이 모자란다.”는 상식적인 불평보다 훨씬 일관되게 지속되어 왔다.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언제나 무슨 일인가를 하셨다. 고령의 나이에도 손주를 돌보고 옛날 옷을 꺼내 고치고 하다못해 가구의 위치를 바꾸기라도 했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도 요리를 하실 때도 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왜 그러시나 의아했다. 어머니 성격 탓이려니 했다.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매일매일 일을 하고 싶어하시는 어머니가 야속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어머니의 불평이 존재감 상실의 두려움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안다. “우두커니 앉아 있기 싫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는 소망의 다른 표현이다. “나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전언의 다른 표현이다. 존재감이란 말은 요즘 우리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다. 국어사전은 존재감을 사람이나 사물이 실재로 있다는 느낌이라고 정의하지만 통상 그것은 자아감이나 자존감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존재감이란 것은 사실상 인간 본성의 일부이다. 그 근원은 플라톤의 ‘국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영혼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그리스어의 티모스(thymos)를 언급한다. 혈기, 생명력, 원기, 기개, 등으로 번역되는 티모스를 사회심리학자들은 타인한테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근원이라 간주한다. 인간은 물질에 대한 욕구와 동일한 정도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갖는다. 노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아니 노인들이야말로 존재감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이라 할 수 있다. 건강도, 경제적 여유도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존재감에 신경을 쓴다. 흔히 노인들을 괴롭히는 세 가지 요인으로 질병, 빈곤, 고독을 손꼽는다. 그동안 고령화사회와 관련하여 쏟아져 나온 무수한 연구와 정책들 대부분이 노인 질병관리와 경제적 자립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도 이 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건강과 돈은 행복의 수동적인 조건이다. 수동적인 조건들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능동적인 조건, 즉 존재감 확보가 충족되지 않으면 행복한 노후는 완성되기 어렵다. 노년층이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은 일자리다. 할 일이 있는 노인은 행복하다. 자신이 무언가에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노인들의 행복감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사실 노인 고용은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되어온 문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인 고용 증진과 고령자친화형 일자리 창출, 노인 창업기회 확대 등이 논의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노인 고용이 소외계층에 대한 선심성 일자리 제공처럼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동기 부여와 목표 설정, 적절한 보상과 성취감 같은 것들이 노인일자리의 수와 종류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로 고려되어야 한다. 노인들의 재취업은 평생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래야 존재감과 행복감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는 542만 5000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55세부터 79세까지의 노인 중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은 거의 60%에 육박한다. 이 수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제 각계의 지혜를 모아 고령자들이 경제적으로 자립도 하고 존재감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고령자 취업문화에 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10월은 경로의 달이다. 노인을 존경하고 우대하는 방법 중 가장 으뜸인 것은 아마도 그의 존재감을 인정해주는 것이리라.
  • 관악 “영어마을서 세계문화체험을”

    관악구가 오는 30일 ‘2011 관악 잉글리시 페스티벌’을 인적 인프라를 갖춘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에서 연다. ‘관악 에듀밸리 교육특구’ 특화사업의 일환이다. 영어마을에 테마별 거리를 조성해 ‘세계문화체험’을 주제로 장기거리,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등 4개 분야 38종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장기거리’에서는 지하 1층 강당에서 관내 초등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 130여명이 영어퀴즈대회를 통해 골든벨의 주인공을 가리는 ‘도전! 영어 골든벨’과 특기공연을 통해 숨겨진 끼와 재능을 선보이는 ‘탤런트 쇼’가 진행된다. ‘볼거리’에서는 마술과 치어리딩 공연, 세계의 전통춤을 감상할 수 있고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지역의 문화와 관련된 도서를 전시한다. ‘먹거리’를 통해 일본 센베이, 프랑스 마카롱과 같은 세계의 간식을 즐길 수 있다. ‘놀거리’에서는 페이스페인팅, 미니 다트, 트위스트 게임 등의 체험부스와 필리핀의 밤부댄스, 핼러윈 공포체험 등 다양한 세계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논술, 공교육서 대비 가능케 본고사처럼 어렵게 출제말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는 24일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에 대해 “사실상 지필고사의 본고사처럼 너무 어렵게 출제하지 말고 고교 교육과정을 고려해 출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최근 전형에 따른 수시 1차 논술고사를 실시한 일부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고난도 논술문제를 출제, 공교육 영역에서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대교협의 권장 사항은 다음 달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치를 수시 2차 논술고사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교협은 “논술고사는 수험생 부담과 사교육비 증가 우려를 감안하고, 고교 교육과정을 충분히 고려해 공교육 내에서 준비 가능하도록 난이도를 조정, 출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대학에 논술 출제 유형과 취지·문항수·시험시간·난이도·예시문항 등을 가능한 빨리 공개하도록 주문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을 통한 특강 등 논술학습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쉬운 수능’이 예고되면서 대학 재학생들까지 대거 수시모집에 지원한 데다 대학들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앞다퉈 논술고사의 난도를 높이는 경향이 뚜렷했다. 예컨대 최근 실시된 수시 1차 인문계 논술에서는 지문이 너무 길거나 학술논문처럼 수준이 높은 경우, 영어 단어가 지나치게 어려웠던 사례 등이 있었다. 자연계 논술에서는 ‘적분이나 면적 값을 구하라’는 등 증명 과정이나 창의적 문제해결력 파악보다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나왔다. 이화여대 논술고사에서는 미국 학술전문지에 실린 논문이 등장했다. 교과부는 논술 지침을 없애면서 일선 대학에 논술 비중 축소를 유도해 왔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논술 비중을 제한적으로 축소했으나 대신 변별력 등을 내세워 난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에 공교육연계지표와 전형간소화 지표가 이미 들어가 있다.”면서 “내년부터 이 지표의 반영률을 더 높여 대학들이 논술을 너무 어렵게 내지 못하도록 간접적으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급차 67대 불지른 20대 남성…왜?

    독일에서 지난 수개월간 고급차를 포함한 각종 차량에 불을 지른 상습 방화범이 붙잡혔다고 23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주 범죄수사국(LKA·이하 경찰)이 지난 5개월간 고급차 67대를 포함한 차량 100대 이상에 불을 지른 20대 무직 남성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용의자는 지난 6월 이후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고급 명차 67대에 불을 질렀으며, 자택 주변에 주차됐던 차량 35대에도 방화했다고 진술했다. 이들 외신에 따르면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는 차량 방화가 급증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치러진 지방선거를 겨냥한 일부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체포된 용의자는 부자에 대한 질투와 좌절감에 따른 행동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는 범행 동기로 “빚을 안고 있는 자신의 인생이 비참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좋은 차를 가진 사람들이 행복해 미웠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베를린 차량 방화사건은 470건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모방 범죄나 다른 이유를 가진 추가 용의자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한편 독일 경찰당국은 연방 기관에 원조를 요청하고 첨단 장비와 열 감지 카메라를 탑재한 헬기를 도입해 수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인사]

    ■국무총리실 △안전지원과장 백승일△정부합동안전점검단과장 이종협△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파견 이병우 ■방위사업청 △감사관실 사업감사담당관 강환석△획득기획국 기술기획과장 원호준△원가회계검증단 가격분석팀장 서홍철△원가회계검증단 함정항공원가분석〃 조광섭△국제계약부 국제장비계약〃 최영만△표준관리부 표준기획팀장 강영현 ■광주일보 △논설위원 김우성△문화사업국장 기현호△여론매체부장(종합편성채널 부장 겸임) 김일환 ■조선영상비전 △전문위원 이재은 민대식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부장 △리스크관리 신진호△리테일심사 송민호△알프스사업 우희준
  • 춘천 미군부대 땅 내년부터 주민품에

     강원 춘천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에 대한 고엽제·방사능 관련 의혹이 해소되면서 개발계획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춘천시는 20일 캠프페이지 공동조사단이 그동안 제기됐던 고엽제·방사능 오염물질 의혹을 해소함에 따라 부지 내 토양오염 복원사업과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시민토론회 등이 연내에 완료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부지매입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부지 67만여㎡ 가운데 오염된 4만 8000여㎡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환경오염정화사업은 현재 95%가량의 공정률 보이고 있어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캠프페이지 개발계획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토론회도 본격 진행된다.  시는 오는 25일 오후 3시 후평동 하이테크벤처타운에서 캠프페이지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2차 시민토론회를 개최한다. 시민단체 등은 지난 6월 열린 1차 토론회 때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돼 중단을 요구했으나 이번 공동조사결과 의혹이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열리는 시민토론회는 원만히 진행될 전망이다.  캠프페이지 개발 비용은 부지매입비 1750억원, 조성공사비 9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현재 시는 27%(18만㎡)의 부지를 매입했으며 나머지 부지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분할상환 계약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심규호 춘천시 건설국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계획 수립을 연내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토지매입 절차에 착수하는 등 캠프페이지 개발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개화산에도 명품 둘레길 만든다

    강서구 개화산 일대에 산책하기에 알맞은 둘레길이 조성된다. 구는 2013년까지 예산 15억원을 들여 개화산과 치현산, 서남물재생센터, 강서한강공원, 한강습지공원을 잇는 11.44㎞ 코스의 ‘강서둘레길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주민들이 산책을 하며 지역의 생태와 역사문화, 경관자원 등을 볼 수 있도록 코스를 꾸민다. 지난 7월 주민설명회를 거쳐 주민들이 원하는 구간과 시설물을 설계에 반영했다. 조성 사업은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로 예산 5억원을 들여 방화근린공원에서 개화산 약사사와 정상을 지나 호국충혼비까지 이어지는 2.1㎞ 코스를 연말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어 2단계로 7억원을 들여 개화산과 치현산, 서남물재생센터까지 5.03㎞ 코스를 만들고, 마지막 3단계로 3억원을 들여 강서한강공원 4.31㎞ 코스를 만드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둘레길에는 습지공원 탐방로와 조류전망대, 자연관찰로가 한강변을 따라 들어선다. 사람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테마로 꾸며진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경사가 급한 산책로에 목재 데크를 설치하고, 전망이 좋은 곳에는 편안하게 쉬면서 확 트인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 데크와 전망대를 만든다. 둘레길에 설치되는 의자와 배수로, 경계목, 원주목 포장 등에 사용되는 자재는 태풍 피해목이나 가로수 고사목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둘레길에서는 고려시대 사찰인 개화사와 석불, 3층 석탑을 만날 수 있다. 해맞이 명소로 사람들이 자주 찾는 정상부에 이르면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또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는 조선시대 공신 가문인 풍산 심씨 묘역 50여개도 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공원녹지과(2600-4183)로 문의하면 된다. 노현송 구청장은 “누구나 건강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도록 사람과 자연, 역사와 문화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스토리가 있는 둘레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카메론 감독 “아바타 속편에 판도라외 행성 등장”

    2014년과 2015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각각 개봉되는 영화 ‘아바타2·3’ 스토리에 대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입을 열었다. 카메론 감독은 지난주 미국 ABC의 토크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아바타 속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카메론 감독은 “현재 2편과 3편의 시나리오를 함께 쓰고 있다.” 며 “속편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장대한 판도라의 바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환경에 관한 메시지를 축으로 액션과 모험을 담고 있으며 이번에는 판도라의 바다를 주무대로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자리에서 감독은 속편의 새로운 구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카메론 감독은 “속편은 판도라에 머무르지 않는다. 판도라외에 다른 행성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현재까지 아바타 속편의 구체적인 제작 일정은 미정이나 영화와 관련된 윤곽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바타’에서 그레이스 박사 역으로 출연했던 시고니 위버는 지난 9월 미국의 한 영화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난 죽지않았다. 아바타 속편에 출연할 예정”이라며 “카메론 감독에게 속편에 대한 계획을 들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고] 제3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서울신문사는 대한민국 현대도예의 산실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국내에서 가장 전통 있고 권위 있는 도예공모전으로, 우리나라 대표 도예가들이 이 공모전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한국 도예계의 새 장을 열어갈 도예인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공모분야 현대도예 부문 / 세라믹디자인 부문 ●접수기간 2011년 11월 29일(화) ~ 12월 3일(토) ●접수방법 www.seoul.co.kr 에서 출품신청서 작성 후 작품 개별 접수 ●접수처 드림갤러리(북서울꿈의숲 소재) ●출품료 1점당 5만원(규격:실내전시 작품) ●시상 -대상(1명) 상패 및 상금 1,000만원(매입상금) -우수상(2명) 상패 및 상금 각 300만원(매입상금) -특선(10명) 상패 및 상금 각 50만원 -입선 상장 ●심사발표 2011년 12월 9일(금) 서울신문 홈페이지 ●전시 2011년 12월 6일(화) ~ 12월 18일(일) 드림갤러리 ●문의 서울신문 문화사업부 02)2000-9752~5 ●주최 서울신문 ●후원 신한은행, 하나금융그룹, 한국장학재단, 한국도자기
  • [열린세상] 유전자의 흐름과 효도 교육/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열린세상] 유전자의 흐름과 효도 교육/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리처드 도킨즈의 ‘이기적 유전자’를 보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담고 후세로 전달하는 매개체고, 생물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대부분의 신호는 이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유전자 보호를 위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으므로 ‘이기적인’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생물들은 마치 험악한 시카고 뒷골목의 갱들 간 전쟁처럼 서로 유전자를 남기고 보호하기 위해서 투쟁한다. 그래서 수백만년에 걸쳐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유전자 보호를 위해 진화해 온 것이 현재의 생물 형태라는 것이다. 다윈주의의 관점에서, 아주 사소한 변화라고 하여도 만일 그것이 생물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면 오랜 세월에 걸쳐 점차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이론으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주의에 대한 설명이 쉽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집단 선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타적인 희생이 결국 그 집단 전체 유전자의 보존에 도움이 되므로 이러한 행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도킨즈의 주장은 과격한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충분히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이는 도덕적인 관점과는 상관없이 순전히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소견이다. 그러나 생물들 중에서 사람만이 유일하게 문화를 만들고 이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도덕과 문화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바로 우리 자신들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므로 거꾸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리사랑이 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이유 하나를 대자면 자신이 남긴 유전자에 대한 보호 본능일 것이다. 자기가 남기고 지켜야 하는 유전자에 대하여는 정성을 쏟지만 이미 유전자를 받은 자식들은 부모에 대해서 그만큼의 사랑과 정성을 쏟기는 힘들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의 흐름이 항상 다음 세대를 향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거스르는 것보다는 그 흐름에 맞는 사랑과 정성이 더 지극해질 수밖에 없다. 또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사랑에 비하여 어머니의 사랑이 더 큰 이유는, 어머니는 자신의 자식에 대하여 100%의 확신이 있지만 원시시대의 집단 거주를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에 대해서 그만큼의 확신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여성이 폐경이 오는 이유를 그 나이에 새로이 자식을 생산해서 유전자를 남기고 이를 보호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유전자를 4분의1이라도 갖고 있는 손자, 손녀를 잘 돌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유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최근에 노인 학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도 노인을 향해 막말을 해대는 젊은이들에 대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노인을 능력을 다 소진한 사회의 짐으로 생각하는 풍조도 늘어나고 있다.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고령화사회로 연금, 의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식의 보도로 은연중에 노인들 때문에 사회가 불안해지고 나라살림이 거덜나는 것처럼 노인들을 매도한다. 이러다가 현대판 고려장이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부모에 대한 효, 어른에 대한 공경이 유교를 비롯한 여러 문화에서 강조된 이유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흐름상 어른들이 자식이나 손자, 손녀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미 유전자를 건네 버린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필자도 자식 생각은 매일 하면서도 부모님에게는 자주 연락도 못 드리고 있다. 그러나 노인은 우리에게 단순히 유전자를 건넨 소모성 존재가 아니다. 만일 이렇게 인간을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해 지배받는 단순한 전달도구로만 생각한다면 발달한 우리의 뇌가 아깝다. 우리가 전해야 할 유전자를 주신 분들도 그 어른들이고 현재 우리 사회를 만드신 분들도 바로 그 어른들이다.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교육밖에 없어 보인다. 갑자기 고리타분하게 노인 공경을 꺼내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고령화사회에서 이를 방치하면 결국 사회의 갈등과 불안 요인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사기 완역 김원중 교수

    누구나 한번쯤 자신한테 물어봤음 직한 얘기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라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면서 자문자답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 누구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했는지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여 잠시 먼 엣날의 편지 한통을 감상해 보자. ‘대체로 문왕(文王)은 갇힌 몸이 되어 주역을 풀이했으며 공자는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고난을 당하여 ‘춘추’를 지었습니다. 또 손자는 발이 잘리고 나서 ‘손자병법’을 지었습니다.(중략)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그것을 명산에 감추어 영원히 전하게 하고 다른 한편은 수도에 두어 후세에 성인군자의 살핌을 기다리기로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전날의 욕됨을 씻고자 하며 이제는 1만번 도륙을 당해도 어찌 후회할 수 있겠습니까.’ 사마천은 궁형(宮刑·거세)을 당한 치욕을 견디며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명작을 저술했다. 그가 대작을 탈고할 무렵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낸 서신 ‘보임서경서’(報任少卿書)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사마천은 임안에게 “하루에도 창자가 아홉번씩 끊어지는 듯하고 집 안에 있으면 갑자기 망연자실하고 집 밖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매번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땀이 등줄기를 흘러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구구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궁형이라는 치욕을 받고 살아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사기’를 지은 목적과 존재의 이유를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 편지는 최근 출간된 ‘사기 서’(민음사 펴냄)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김원중(48·건양대 중문학) 교수는 지난주 ‘사기 서’에 이어 ‘사기 표’를 펴냄으로써 16년 만에 국내 처음으로 ‘사기’ 130편을 완역해 낸 주인공이다. 그는 1995년 ‘사기’ 번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사기 열전’을 시작으로 2005년 ‘사기 본기’, 2010년 ‘사기 세가’ 등에 이어 이번에 ‘사기 서’와 ‘사기 표’를 동시에 출간했다. 말이 ‘표’지 400쪽에 이른다. 모두 합치면 4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서’는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천문학 등에 관한 이론과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표’는 인물과 사건 등을 연대별로 자세하게 정리했다. 특히 ‘서’에는 ‘사람이란 진실로 한번 죽지만 어떤 경우는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경우에는 기러기 터럭보다 가벼우니 그것을 다루는 방향이 다른 까닭입니다. ’ 등 주옥같은 글들과 함께 치욕의 종류 11단계를 열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설의 인물인 황제(黃帝)에서부터 당대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사기’는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완역됐다. 하지만 이때는 공동집필이어서 개인이 완역해 낸 것은 세계에서 김 교수가 유일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표’가 현대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표’의 서문만 번역됐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민음사’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와 지방(건양대)과 서울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으냐고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사기’의 완역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동안 ‘표’는 단 한줄도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완역이라는 말이 있을 수가 없었죠. 단순논리로 보면 ‘표’의 번역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저의 중국 고전번역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의미있는 책이지요. 중국 이십사사(二十四史)의 정수인 ‘삼국지’와 ‘사기’를 20여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모두 완역하는 기나긴 노정 가운데 ‘표’ 번역은 가장 힘겹고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류의 위대한 고전을 완성한 사마천의 고단한 삶, 치열한 창작열을 떠올리며 박차를 가했습니다.” 또한 그는 ‘표’를 번역하면서 ‘사기’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중요하고 중국 상고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에 번역 작업에 채찍을 가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촌철살인의 필치가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역사를 꿰뚫는 사마천의 안목이 응축된 명작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단다. 그만큼 사기 번역에 간단치 않은 열정을 두었음을 의미했다. “사마천이 그토록 고심하고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표’는 사마천보다 90년 뒤에 활동한 역사가인 후한(後漢)의 반고(班固)가 한서(漢書)에서 계승 발전시켰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표’ 부분을 다룬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표라는 방식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연표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어떤 식으로 번역했을까. “16년 동안 매일 밤 10시에 잠들고 새벽 2~3시에 일어나 번역을 했습니다. 주말과 방학은 물론 명절 때도 오후에는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웬만한 약속은 잡지도 않았고요. 그저 ‘사기’에 푹 빠져 지낸 세월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사마천이라는 인물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가장 치욕적인 형벌인 궁형을 당하고 모진 삶을 견뎌내면서 살아 숨쉬는 인간과 권력에 대한 경전인 ‘사기’를 완성했으니 말입니다. ‘사기’ 안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잠재력을 지닌 역사의 주인공들이지요.” 김 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중국 백화문(구어체로 쉽게 쓴 글)으로 쓰여진 책은 참고하지 않았다. 고전 원문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중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창시절 유명한 문학평론가들의 글을 수백편씩 읽어가면서 되도록 쉽고 뜻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중국 역사의 원형이지만 동아시아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기’를 한글세대인 중학교 2학년도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완역을 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해서 나름대로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고생은 했지만 사마천의 치욕과 감정, 문학적 표현과 행간의 의미를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뚜껑을 닫을 때까지 인간을 논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사기’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없습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사기’만 한 인간학적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있다고 하지만 소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사기’에 보면 ‘태산은 한줌의 흙을 사양하지 않고 큰 강과 바다는 세세한 물결을 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큰일을 하려면 작은 인재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이러한 내용들이 담긴 스토리텔링의 보물 창고가 바로 ‘사기’이지요.” 김 교수는 스스로 사마천을 자신의 멘토라고 칭했다. 궁형을 당하면서도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그 마음, 그 정열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까닭이다. 하여 재평가 작업 차원에서 번역 일을 했단다. 사기를 읽는 사람에게 어떤 대목을 권하고 싶은지 물었다. “토끼를 잡고 난 후에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의 고사로 유명한 한신에 대한 묘사에서 사마천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한 고조 유방의 첫 부인으로 다른 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도록 만든 여태후의 본기를 번역할 때 가장 섬뜩했습니다. 여태후는 동양 최초의 여제가 아닙니까.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마천은 어떤 인물일까.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인생을 두배로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역사 속의 인물은 거듭해서 등장하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본 사마천은 냉정한 역사의 잣대로 인물을 재단하거나 서릿발 같은 말로 단죄하는가 하면 때로는 감성적인 언어로 인물을 감싸며 인간 그 자체를 탐색해 나갑니다. 사마천이라는 사성(史聖)을 만나 그의 대작을 한글로 복원하는 일은 저한테는 무한한 행복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 고전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사기’에 이어 노자, 장자 등 주요 고전의 원문을 찾아 번역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자가 할 일이 그런 것 아니냐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김원중 건양대 교수는… 충북 보은에서 출생했다. 충남대 중문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 중문과에서 중국 고전문학 이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중앙연구원 중국문철연구소의 방문 학자와 타이완 사범대학 국문연구소의 방문 교수를 역임한 뒤 현재 충남 논산 건양대에서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 한국중어중문학회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천년의 강의-사마천의 생각경영법’(공저) ‘중국문화사’ ‘중국문학이론의 세계’ ‘통찰력 사전’ ‘중국 문화의 이해’ 등이 있다. 편저서로는 ‘고사성어 백과사전’ ‘허사대사전’ ‘허사소사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사기 본기’ ‘사기 열전’ ‘사기 서’ ‘사기 세가’ ‘정사 삼국지’ ‘당시’ ‘송시’ ‘손자병법’ ‘정관정요’ 등이 있다. ‘위진현학가의 자연관의 사유체계와 문론가에 끼친 영향’ 등 30여편의 학술 논문도 발표했다. 2010년 제1회 건양대 학술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 빌 클린턴 65세 생일파티 입장료 6500弗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할리우드 연예계 인사를 포함한 저명 인사들과 함께 화려한 65세 생일 파티를 치렀다고 현지 방송이 14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금요일인 13일 밤에 이어 토요일까지 이틀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명 배우와 가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일 파티 겸 기금 모금 행사를 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생일은 8월 19일이지만, 클린턴 부부는 생일 파티를 뒤로 미뤘다가 지난 주말 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요란한 생일 파티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로이스홀에서 유명한 자선사업가 고 에디 워시먼 추모식으로 시작됐다. 워시먼은 미 영화계의 거물인 류 워시먼 유니버설영화사 전 회장의 부인으로, 자선 사업가로 명성이 높았다. 그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생일인 지난 8월 19일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할리우드 팔라디엄으로 자리를 옮긴 클린턴 부부는 칵테일 파티와 기금모금 경매 행사, 그리고 만찬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생일상을 받았다. 배우 제인 폰다·펠리시티 허프먼·제시카 알바와 전설적인 복싱 선수 슈거 레이 레너드 등이 눈에 띄었다. 이날 파티의 부부 동반 입장료는 6500달러였다. 토요일 파티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록그룹 U2의 보노·엣지, 가수 어셔·케니 체스니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할리우드에 막강한 인맥을 자랑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번 생일 파티를 통해 ‘빌 클린턴 재단’에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사설] 다문화사회 외치며 피부색 차별은 또 뭔가

    피부색이 다르다고 목욕탕에서 쫓겨난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화 여성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귀화한 한국인이라며 여권과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까지 보여줬지만 피부색이 다르면 손님들이 싫어한다며 목욕탕 주인이 탕에 들어가는 것을 끝내 거부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그렇다손 쳐도 곧 학교에 들어갈 아이까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인종차별금지 특별법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고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이 여성은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목욕탕 주인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우리는 외국인 130만명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가 4858만명임을 감안하면 37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다문화 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그래서 정부도 수년 전부터 다문화 사회를 표방하고, 관련 예산과 정책을 확충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단일민족 국가라는 자부심에 차 있는 우리 국민의 정서로 볼 때 다문화 사회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산을 늘리고 각종 정책을 편다고 해서 다문화 사회의 모순과 갈등이 하루아침에 봄눈 녹듯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다문화 사회에 대한 배려를 하면 할수록 자국민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려는 하되 신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회에도 일부 의원들이 외국인 인종차별금지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인종차별 시 징역과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법을 만든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법률 제정 이전에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법으로 강제해서가 아니라 히틀러의 ‘집시 청소’에서 보듯 인종차별은 죄악이라는 국민의 자발적인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탈피하고 공존공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다문화 정책의 허와 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보완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
  • 20대 미녀가 며칠 만에 할머니로…의료계도 ‘충격’

    20대 미녀가 며칠 만에 할머니로…의료계도 ‘충격’

    맑은 피부에 화사한 미소가 매력적이었던 20세 베트남 여성이 단 며칠 만에 얼굴에 깊은 주름이 가득한 70대 할머니로 뒤바뀌는 황당한 증상을 겪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베트남 벤쩨에 사는 주부 누옌 티 푸엉(26)은 3년 전 심한 피부병이 일어나더니 며칠 만에 할머니 외모로 뒤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를 검사한 의학계 역시 전무후무한 증상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밝힌 사연은 이랬다. 푸엉은 2008년 해산물을 먹은 뒤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었다. 안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가렵고 피부가 부어올랐던 것. 푸엉은 치료가 시급했지만 치료비가 없어서 전통약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전통약을 복용한 뒤 가려움은 사라졌지만 푸엉의 얼굴은 몰라보게 변했다. 얼굴에는 깊은 주름살이 가득했고 연약해진 피부는 늘어졌다. 이전의 맑은 피부와 화사한 미소를 짓던 미모는 온데간데없었다. 푸엉은 치아, 시력, 머리숱 등은 평범한 20대인데도 불구하고 70대 할머니처럼 변한 얼굴 때문에 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달초 푸엉의 안타까운 소식은 한 언론매체의 보도로 베트남 전역에 퍼졌다.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는 의료진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푸엉의 증상이 워낙 특이한 나머지 그 어떤 의사도 푸엉의 병에 대해서 확진을 할 순 없었다. 최초로 검사한 의사는 푸엉이 얼굴이 붓고 설사를 하는 것으로 미뤄 비만세포증(mastocytosis)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의사들은 그녀가 장시간 복용한 전통약 성분인 코르티코이드의 부작용이라고 주장하거나 지금까지 학계에 한번도 보고되지 않은 아예 새로운 질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푸엉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검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현재 그녀를 담당하고 있는 호치민 의과대학 후앙 반 민 박사는 “알레르기 치료를 한 뒤 레이저 시술로 이전 피부의 50~70%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동시에 그녀가 다른 질병을 앓는 지에 대한 보다 세밀한 검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엉을 간호하고 있는 남편 투옌(33)은 “하루아침에 극심한 노화를 겪은 아내가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아내의 얼굴을 사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관계는 달라질 게 없다. 다만 아내가 하루빨리 건강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소망을 밝혔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고산족인 아카족 마을의 어느 집 마당에서 조속조속 졸고 있는 빨래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HAILAND CHIANG RAI 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북단의 치앙라이를 다녀왔다. 화사한 정원을 둘러보고 순백의 사원을 방문했으며 구수한 재래시장도 구경했다. 그리고 소수민족인 아카족의 마을에도 잠시 머물렀다. 한나절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2박 3일의 일정 중에 그게 제일 좋았다. 지금도 그곳 사람들의 무구한 표정이 내 코끝에 걸려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1 건물의 외관이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는 일명 화이트 템플로 불리는 왓 롱쿤 2 아카족 마을의 여인들. 악령을 막아 준다는 전통 모자를 쓰고 있다 3 치앙라이 시내를 달리는 자전거 택시와 오토바이들 4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아카족 마을의 아이들 5 도이 퉁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인 마카다미아 6 물 위에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왓 롱쿤 7 아카족 마을의 최고령 할아버지 8 치앙라이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행상 9 먼 길 달려온 손님을 위해 아카족의 한 아주머니가 마련해준 점심상. 누구에게는 소박할 수도 있겠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푸짐한 상차림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Travel to Chiang Lai 1 치앙라이 시내의 불교 사원 2 수안팁 바나 리조트의 객실 내부. 침대 옆에 전통 복장을 한 목각 인형이 놓여 있다 ▶가는 방법 방콕 돈무앙 공항에서 타이항공의 국내선을 이용하면 치앙라이까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자동차로 치앙라이 공항에서 도이 퉁까지는 약 1시간이, 치앙라이 시내에서 아카족 마을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볼거리 왓 프라캐오Wat Phra Kaeo는 방콕의 왓 프라캐오에 있는 그 유명한 에메랄드 불상이 있었던 곳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으나 에메랄드 불상이 발견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옥으로 만든 같은 모양의 불상이 본당에 모셔져 있다. 14세기 지어진 왓 프라싱Wat Phra Sing은 ‘신성한 사자의 사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역시 같은 이름의 사원이 치앙마이에도 존재하는데, 치앙라이에 있던 불상을 옮겨다 놓았다. 산악민족박물관Hilltribe Museum은 고산족의 민예품과 생활 도구 등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호텔 레전드 치앙라이 부티크 리버 리조트 & 스파(www.thelegend-chiangrai.com)는 치앙라이 시내를 적시고 지나가는 매콕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수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수페리어 스튜디오, 디럭스 스튜디오, 그랜드 디럭스, 풀 빌라 등으로 객실의 종류가 나뉜다. 울창한 열대림에 싸여 있는 수안팁 바나 리조트(www.suanthipresort.com)는 자연의 호젓한 기운이 충만한 곳이다. 널찍한 객실에는 개별 테라스가 딸려 있다. 아유르베딕 마사지를 받거나 쿠킹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다. 리조트 뒤편의 강에서 대나무로 만든 뗏목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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