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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욕심/이순녀 논설위원

    지난주 출근길이었다. 은행 직원들이 판촉 행사로 작은 화분을 나눠주고 있었다. 멀쩡하던 화분도 내 손에 들어오면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흑역사’를 잘 알기에 마땅히 사양했어야 했는데 그날따라 봄날 같은 아침 햇살에 마음이 부풀었는지 냉큼 받아 들고 말았다.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매일 물을 주며 정성을 기울이길 며칠. ‘이번엔 잘 키워 보리라’ 다짐했건만 아니나 다를까 이파리들은 하루가 다르게 시들었다. 그 와중에 꽃봉오리 두세 개가 망울을 터트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소중한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게 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변명할 여지 없이 내 탓이었다. 살다 보면 능력 밖의 일인 줄 알면서도 욕심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의미에선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으로 볼 수 있지만 상당수는 무모한 오기로 판명 난다. 예전엔 부딪쳐 보기 전에 포기하는 걸 비겁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더 나은 내가 되겠다는 과욕에 빠지지 않는 것,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 보곤 한다. 화분 하나에 생각이 많아졌다.
  • 경찰 따돌리려…가상화폐로 마약 거래한 유학생들

    해외에서 밀반입한 시가 8억원 상당의 마약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받고 되판 유학생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김모(29)씨 등 1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 등 3명은 2016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미국과 인도에서 대마와 해시시 등 마약 8㎏가량을 구매해 여행용 가방, 국제 우편 등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학생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이로 서울 강남의 클럽 등에서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해외에서 들여온 마약을 판매총책인 서모(34)씨에게 전달했다. 서씨는 지인 10명과 함께 일반적인 방식으로 검색·접속할 수 없는 비밀 인터넷 ‘딥웹’(Deep Web) 사이트에 광고 글을 올려 마약을 판매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마약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송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은 당일 비트코인 시세에 따라 1g당 10만∼12만원 선에 판매했다. 마약을 전달할 때에는 속칭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주택가에 마약을 숨겨 놓은 뒤 그 위치를 구매자에게 알려줘 스스로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서울 강남·서초·마포구 등지의 주택 우편함이나 화단, 화분 아래에 마약을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 마약을 구매한 김모(35)씨 등 66명도 덜미가 잡혔다. 이 가운데 마약 전과가 있거나 대량으로 마약을 사들인 10명은 구속수감됐다. 경찰은 대마와 해시시 약 700g과 필로폰 130g을 압수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서울 만리동광장에 ‘손기정 선수 동판’

    서울 만리동광장에 ‘손기정 선수 동판’

    서울 만리동광장에 설치된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0.5㎡ 크기의 동판. 동판에는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에서 우승해 시상대에 올라 나무 화분으로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린 이야기와 그의 두 발이 새겨 있다. 동판 제막식은 21일 광장에서 열린다. 서울시 제공
  • 편백, 피톤치드 많대서 심었더니 ‘꽃가루 주범’

    편백, 피톤치드 많대서 심었더니 ‘꽃가루 주범’

    해마다 많게는 수백만 그루씩 심어“편백 꽃가루가 알레르기 유발” 지적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 취급을 받는 편백이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하게 심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최기룡 울산대학교 생물공학부 교수는 19일 “편백은 삼나무와 함께 국제적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인 화분증을 유발하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일본에서는 봄철만 되면 편백과 삼나무 꽃가루의 배출량을 방송으로 알리며 주의를 환기하고, 조림사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편백의 꽃가루는 천식, 눈 가려움, 콧물 등을 유발한다”면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꽃가루 알레르기의 폐해를 검증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편백을 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식목일마다 앞다투어 수십만 그루의 편백을 심고 있다. 피톤치드(나무가 스스로를 지키려고 뿜는 살균물질)가 항바이러스, 살충, 항곰팡이, 새집 증후군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제공하는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편백은 해마다 많게는 수백만 그루까지 조림되고 있다. ‘수종별 조림실적’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편백은 1100만여 본이 심겨 있다. 이는 2012년 398만 본, 2014년 861만 본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해 급격하게 증가한 추세다. 또한 이는 단일 수종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나무 5204만 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나무(1207만 본)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최 교수는 “경제적 가치가 있고 피톤치드 많이 배출된다는 이유로 편백을 앞다투어 심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피톤치드는 모든 식물에 다 있으며 경제적 가치보다는 널리 알려진 편백의 화분증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며, 제주도는 이미 삼나무 꽃가루의 폐해에 노출됐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식물은 그들만의 생태 특성이 있는데 편백은 자생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이라면서 “식물들의 자연적인 변화를 인간이 앞장서서 바꾸면 문제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미디어와 백세시대(유현재 지음,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펴냄) 스마트폰 중독증, 성형 광고, 건강 프로그램 등 각종 미디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건강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고 건강한 백세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226쪽. 1만 5000원.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1~3권(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용호 외 7명 옮김, 민음사 펴냄) ‘20세기의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의 지식과 사유의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산문 전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그의 육성이 살아 있는 강연록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민족적 전통과 기원을 찾는 비평, 수사법·번역·소설의 형식에 대한 고민이 담긴 글을 모았다. 각 권 308~520쪽. 각 권 1만 8000~1만 9000원.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이영훈 지음, 백년동안 펴냄) 한국인에게 두루 존경받는 인물인 세종이 재위 중 노예제 확대, 기생제 확충, 사대주의 강화 등을 한 것을 근거로 그의 앞에 ‘성군’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244쪽. 1만 2000원.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오경아 지음, 궁리 펴냄) 가든디자이너인 저자가 정원 만들기를 위한 준비물부터 가드닝 노하우, 나무 심기와 옮기기 방법, 뿌리 나누기, 씨앗 거두기, 화분 관리법 등 정원 생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노하우를 그림과 함께 안내한다. 264쪽. 2만원.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소수의 해인 13년, 17년을 주기로 매미가 왜 대량 발생하는지, 1401자리 소수가 재판에 왜 회부되었는지 등 소수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았다. 220쪽. 1만 4500원.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조지 오웰 지음, 김영진 엮고 옮김, 한빛비즈 펴냄)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저널리스트로서 작성한 방대한 기사와 칼럼, 기고문 중에서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글 57편을 선별했다. 대부분 국내 초역이다. 288쪽. 1만 7000원.
  •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봄맞이 잔여세대 업그레이드 분양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봄맞이 잔여세대 업그레이드 분양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가 2018년 새봄을 맞이하여 고객감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17과 18일에는, 주말 가족단위 대상 윷놀이 대회 등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로 더욱 이목을 끌었다. 또한 나만의 정원 꾸미기 이벤트 진행된다.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봄꽃미니화분, 다육이를 증정함으로써 봄기운을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 모델하우스에서 먼저 느끼게 해준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고객의 행복과 함께하는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는 일부 남은 세대를 업그레이드하여 특별분양 중에 있다. 단지는 128㎡와 148㎡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다. 128㎡ 주택형은 94.5030㎡의 서비스 면적으로 마치 222㎡로 넓혀 사는 프리미엄과 생활에 여유를 더해주는 앞마당 정원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48㎡ 주택형의 경우는 133.1473㎡이라는 놀라운 서비스 면적으로 281㎡처럼 넓게 살며 환상적인 루프탑 가든을 누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강릉 유천 더 테라스 아리스타’는 2018년 동계올림픽 선수촌이 있던 유천택지개발지구와 바로 인접하여 편리한 도시의 모든 생활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으며, 단지 전체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앞으로 강릉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강릉을 연결하는 경강선 KTX 개통으로 기차로 5시간 이상 걸리던 서울~강릉간 거리가 86분으로 단축되어 강릉시만이 아닌 수도권에서도 큰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하우스는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에 위치해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송지효, 원래 내 며느리였다” 김종국 母 폭탄 발언

    “송지효, 원래 내 며느리였다” 김종국 母 폭탄 발언

    ‘미운우리새끼’ 어머니들이 배우 송지효를 놓고 전쟁을 펼친다.배우 송지효는 오는 18일 방송되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특별출연한다.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송지효는 “내가 살림을 잘한다”라고 말해 어머니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급기야 어머니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그런가 하면 김종국 어머니는 “송지효가 원래 내 며느리였다”라며 폭탄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MC들은 이런 어머니들의 불꽃 튀는 전쟁을 말릴 수 없었다. 이어 송지효가 충격적인 습관을 공개해 스튜디오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어머니들은 “100점 만점”이라고 송지효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한편 이날 녹화분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 중계로 인해 평소보다 1시간가량 지연된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전글로벌게임센터, 2018 대전게임기업 워크숍 개최

    대전글로벌게임센터, 2018 대전게임기업 워크숍 개최

    대전광역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오는 3월 14일 게임산업 관계자 100여 명이 모이는 네트워킹 행사인 ‘2018 대전게임기업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지난 2016년부터 대전글로벌게임센터를 중심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지역 게임생태계 조성에 힘써왔다. 그 결과 14개에 불과했던 게임기업이 현재 70개로 400% 급증했으며 최근 2년 간 지역 내 200여명 일자리 창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대전은 VR·AR 게임과 시뮬레이터 기반 게임을 집중 육성한 결과 국내 최초 스크린 배드민턴 게임장 ‘스매싱존’을 오픈한 ㈜티엘인더스트리, 서울, 경기, 대구, 거제 등 전국 VR방에 시뮬레이터 ‘Povi’를 공급하는 ㈜플레이솔루션 등 우수 게임기업을 발굴하며 차세대 게임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대전 기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지오아이티는 IoT 게임 자전거 Z-BIKE를 중국에 17만불 규모로, ㈜지에프테크놀로지는 4D 스크린사격 게임을 몽골에 21만불 규모로 수출했으며 ㈜비햅틱스는 홍콩, 일본 등에 Tact Suit를 판매하는 등 대전에서 개발한 게임들이 해외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2회차를 맞은 ‘대전게임기업 워크숍’은 지역 기업은 물론 대전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수도권 게임산업 관계자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성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 협업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다. 이날 국내 최대 VR 테마파크인 ‘판타 VR’을 이끌고 있는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김동현 회장, 중국 의 VR 유저 플랫폼 87870.com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란앤파트너스 안준한 대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의 김성수 솔루션즈아키텍트가 연사로 참여해 게임산업의 최신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세미나 연사와 게임기업 임직원, 수도권 게임개발·유통·퍼블리싱·투자 분야 관계자까지 100여 명이 교류하는 Biz Party가 열린다. Biz Party에는 대전에서 개발한 30개 게임의 영상을 송출하는 게임홍보존을 마련해 개발성과를 알리고 활발한 비즈니스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대전글로벌게임센터 이정근 센터장은 “이번 워크숍이 대전 특화분야인 VR·AR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신 흐름을 느끼는 장이 됐으면 한다”며 “지역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소통함으로써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전글로벌게임센터를 구축하고 게임 개발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전략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개발게임의 퍼블리싱과 마케팅 지원을 강화해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대전을 대표하는 선도 게임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일 만나는 건축물…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매일 만나는 건축물…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김광현 지음/뜨인돌/708쪽/3만 5000원 35년 전 어느 날이었다. 아버지는 “우리 가족이 살 집은 내가 설계한다”고 하셨다. 설계에 맞춰 살고 있던 1층 집을 부수고 3층짜리 새집을 올렸다. 아버지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3층에서 옥상으로 이어지는 모서리 쪽이었다.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온 뒤 철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문까지 20여m 정도 외부 복도를 두었는데, 윗부분 모서리를 사선으로 깎아내 10개의 대형 여닫이 창문을 달았다.복도에는 100여개 화분을 줄지어 놔뒀다. 비가 오면 아버지는 옥상으로 올라가 창문을 모두 여셨다. 그러면 창문으로 떨어지는 비가 그대로 화분에 내려앉았다. 참으로 황홀한 풍경이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창을 열어 두면, 복도로 계절마다 다른 바람이 들어왔다.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은 외부 복도 끝까지만 그림자를 드리웠다. 아버지는 복도로 나 있는 창에서 햇빛 속에서 노는 우리 남매를 즐겁게 지켜보시곤 했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집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아버지를 증명하고 있다.우리는 무수한 건축물 안에서 살아간다. 집이라는 건축물 안에서 먹고 잔다. 회사라는 건축물 안에서 일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물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얼마나 되는가. 42년 동안 서울시립대와 서울대에서 강의하고 지난달 정년 퇴임한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가 낸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은 건축물에 대해 별생각 없이 살아온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답으로 채워졌다. 건축은 건축가의 생각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 작품과 비슷하지만, 사람이 직접 거주하고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건축은 예술적으로 잘 짓는 것보다 사람의 생활과 맞닿도록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이런 사례를 ‘건축사에 손꼽히는 걸작’으로 평가받는 르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에서 찾는다. 김 교수는 감탄하며 눈으로만 둘러봤던 두 번의 방문에 이어 세 번째 방문에서 직접 미사를 해 보고 나서 다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제대 위에 빛이 제대로 들지 않고, 소음처럼 엉키며 감도는 어수선한 소리를 들었다”며 “‘작품’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두고 ‘걸작’이라고 말해 왔는지 커다란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면서 “건축가만이 공간을 창조한다고 믿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김 교수는 원시주거지부터 현대의 첨단건물,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들을 직접 돌아보고 이를 나름의 잣대로 살펴보고 여전히 변하지 않는 건축의 정신과 가치를 찾았다. 7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여정의 끝에서 그는 “시에서, 골목에서, 오래된 집과 마을에서, 여행하며 우연히 머물게 된 어떤 호텔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이 지은 불후의 명작에서 나는 건축을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짓는가만이 아니라 어떻게 건축을 존중하고 가꾸는가, 건축을 설계하고 짓는 이들의 노력이 얼마나 귀한 것이며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풍부하게 해 주는가를, 학교가 아닌 곳에서 건축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고 결론짓는다. 건축가는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설계한 집은 어린 시절의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을까 되돌아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생활의 달인 수원 탕수육, 미식가 홀린 비법이 감자?

    생활의 달인 수원 탕수육, 미식가 홀린 비법이 감자?

    SBS <생활의 달인>을 통해 주목을 받았던 수원 탕수육 달인이 4일 재방송으로 다시 화제가 됐다. ‘생활의 달인’에서 수원 탕수육과 함께 문어볶음, 바게트와 크로와상의 달인을 소개했다.60년째 사랑받고 있다는 이 집의 주메뉴는 바로 탕수육으로 달인의 탕수육은 보통의 탕수육과는 다른 비주얼이면서도 고급 중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찹쌀 탕수육 맛을 내기로 유명하다. 또한, 달인 탕수육의 비밀은 바로 감자 가루로 튀김옷을 입힌 탕수육을 총 3번에 걸쳐 튀겨내, 그 바삭함이 일품이다. 이어 달인은 비교적 저렴하다고 인식되는 돼지 엉덩이 살을 일일이 지방을 제거한 후 3일 숙성해 만든다. `생활의달인` 탕수육집은 ‘중화분식’으로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5번길 26에 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바게트·크루아상의 달인 전성익(36), 김우영(35) 달인의 비법도 공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광덕 의원 친형 흉기 찔린 채 사망…연락두절된 아들 행방 찾는 중

    주광덕 의원 친형 흉기 찔린 채 사망…연락두절된 아들 행방 찾는 중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친형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연락이 두절된 아들의 행방을 찾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구리시 수택동 한 아파트에서 주모(62)씨가 숨져 있는 것을 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주씨의 머리 뒷부분에는 구타 흔적이, 등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주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분과 흉기를 현장에서 확보했다. 용의자 확보를 위해 증거물에 남은 지문이 있는지 감식하고 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이틀 전에 근처 PC방에 숨진 주씨의 아들(40·무직)이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다만 평소에도 이 아들은 주씨 집에 가끔씩 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 주씨의 아들이 연락두절된 상태로, 거주지도 일정치 않다고 경찰은 밝혔다. 혼자 사는 주씨가 연락이 갑자기 되지 않자, 주광덕 의원의 다른 형제들이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주씨를 발견했다. 숨진 주씨는 주광덕 의원의 4남1녀 남매 중 셋째이며, 주광덕 의원이 넷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광덕 의원 둘째형 피살… 경찰, 연락두절 아들 추적

    자유한국당 주광덕 국회의원의 둘째형 주모(62)씨가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틀 전 근처 PC방에 숨진 주씨의 아들(40·무직)이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27일 오전 9시 30분쯤 구리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씨가 숨져 있는 것을 큰형과 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숨진 주씨의 머리에는 구타 흔적이, 등에서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분과 흉기를 현장에서 수거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증거물에 남은 지문이 있는지 감식 등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집 주변 CCTV를 분석해 이틀 전 근처 PC방에 숨진 주씨의 아들이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소재를 찾고 있으나 연락 두절 상태다. 주씨 아들은 가끔 집에 들렀으나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주광덕 의원 친형 자택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경찰 CCTV 확보, 용의자 추적

    주광덕 의원 친형 자택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경찰 CCTV 확보, 용의자 추적

    자유한국당 주광덕 국회의원의 둘째형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모(62)씨가 숨져 있는 것을 큰형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주씨의 머리 뒷부분에는 구타 흔적이, 등에는 여러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분과 흉기를 확보했다. 숨진 주씨는 연락이 갑자기 되자 않자, 집을 방문한 형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찾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주광덕 의원 친형, 흉기에 찔려 숨진 채 자택서 발견

    주광덕 의원 친형, 흉기에 찔려 숨진 채 자택서 발견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친형이 경기도 구리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2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모(62)씨가 숨져 있는 것을 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주씨의 머리 뒷부분에는 구타 흔적이, 등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검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분과 흉기를 확보했다. 이혼 이후 홀로 거주해 온 주씨가 연락이 갑자기 되지 않자 막냇동생이 집을 찾았다가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주씨는 주광덕 의원 형제(4남1녀) 중 둘째형이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찾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머리 좋은 아들 공부시키려 했는데…부모 떠올린 수상 소감에 감동”

    “머리 좋은 아들 공부시키려 했는데…부모 떠올린 수상 소감에 감동”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차민규(25·동두천시청)에게 운동을 시키겠느냐고 묻자 어머니 최옥경(55)씨는 곧장 “아니요”란다. 지난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아들이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며 ‘차세대 빙속 스타’로 입지를 굳혔지만 최씨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유를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힘들고, 다치고, 고생하는 것을 봐 와서 그렇다”고 답했다. 메달을 따 기쁘지만 아들 건강이 우선이었다.최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핑 테스트를 끝내고 강릉선수촌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어제 잠깐 만났다. 아들이 ‘엄마~ 내가 해냈다’며 웃더라. 잘했다고 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메달 수상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부모님이라고 하던데 지금 생각해도 닭살 돋듯 소름이 올라온다”며 “고마워 그렇다. 자기도 고생했는데 서로 알아주니까 감동스러웠다”고 덧붙였다.최씨는 아들이 선수로 뛰는 것을 말리려 했다. 세 살 때 가족끼리 여름휴가를 갔다가 언덕에서 굴러 바닥에 있던 화분 조각에 얼굴을 크게 다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무려 70바늘을 꿰매 아직 자국이 남아 있다. 신경 일부를 다쳐 웃을 때 입꼬리가 제대로 안 올라가 비웃는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최씨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경기 안양시 집 근처에 실내빙상장이 있었다. 아들이 자꾸 타고 싶다고 해 스케이팅 특강을 보냈는데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훈련이 힘들어서 토하거나 코피를 쏟으면서도 무척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머리가 좋아 공부를 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중학교와 고교 진학을 앞두고 여기까지만 하고 공부하자고 했더니 민규가 싫다고 난리를 치더라”며 웃어 보였다. 늘 걱정이 앞선 최씨지만 뒷바라지에는 열심이었다. 안양 집에서 서울 송파구 오륜동 한국체대 훈련장까지 매번 승용차에 태워 데려다줬다. 더욱이 차민규는 4년 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도중 큰 부상을 당했다. 오른쪽 발목 인대 두 개가 끊긴 것이다.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큰 부상이었다. 최씨는 “ 내색 없이 열심히 재활해 결국 극복해 내더라”고 대견해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만물의 봄을 되살릴 수 있다면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만물의 봄을 되살릴 수 있다면

    구면의 TV 작가가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중에도 매화를 좋아했냐고 물었다. ‘추사유배길’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은데 매화 이야기를 곁들였으면 한다는 것이다. 요즘이 매화가 만개할 때이기도 하고 추사유배길 근처에 커다란 매화공원이 조성돼 있어서 더욱 그랬던 모양이었다. 물론 추사는 제주 유배 중에도 매화를 좋아했다. 매화는 이른 봄, 눈 속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라고 하여 설중매(雪中梅)라고도 불린다. 매화는 추위가 덜 가신 초봄에 꽃이 피기 시작하므로 봄소식을 알려 주는 나무로 아낌을 받았다.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를 상징하기에 추사만이 아니라 모든 선비들이 좋아했던 대표적인 꽃이었다. 추사가 제주에서 남긴 시 가운데 ‘우리 집 매화나무가 옛 다리 동쪽에 있었는데(我家金鯽舊橋東), 붉은 꽃 피자 흰 꽃도 따라서 피었네(紅者開兼白者同)’라는 구절이 있다. 이 시를 보면 추사가 유배 생활을 하던 제주도 대정에는 흰 매화와 분홍 매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매화나무는 흰 꽃이 피는 것을 기본형으로 삼고 있으나 분홍 꽃이 피는 것과 구별하기 위해 흰 매화, 분홍 매화로 구분을 한다. 매화가 추위를 견디고 한 점 꽃향기로 만물의 봄을 되살리듯이 선비들은 어려운 형편에 처해서도 절의를 세우고자 애썼다. 오늘 우리 현실도 그러길 바라지만 최근 밝혀지고 있는 공직자들의 국정 농단 문제를 지켜보고 있자면 착잡할 뿐이다. 시대가 변하니 사람도 변했는가? 그럼에도 꽃만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큰 감동으로 매화꽃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날 친구가 매형을 보러 가자기에 당연히 막걸리를 잘 사주시는 그의 매형(妹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술 생각으로 입맛을 다시며 따라 나섰는데 막상 가 보니 이게 누구인가. 매화가 아니던가. 친구는 곱게 핀 매화꽃이 형 같다며 매형(梅兄)이라 부르며 해맑게 웃었다. 마치 ‘초가삼간이라 그대에게 줄 좋은 것은 없지만(茅屋本無留客物) 자네, 이곳에 와서 매화를 보지 않겠는가(請君來此看梅花).’ 선조 때 이순인 같았다. 그런 친구가 하도 멋져서 필자가 막걸리를 대신 샀고 그날 우리는 매화와 대취했다. 이렇게 설중매를 즐기는 술자리를 매화음(梅花飮)이라 했다. 겨울이 되면 친구를 불러 활짝 핀 매화 화분 곁에 앉아 화로에 고기를 구우며 술을 즐기던 매화음은 조선의 선비들이 즐기던 겨울 풍류였다. 화가 김홍도는 그림을 팔아 3000전을 벌고 나서 매화를 2000전에 사고, 800전으로 술을 살 정도로 매화음을 즐겼다. 술과 안주 외에는 아무것도 즐길 줄 모르는 우리네 술자리에 비하면 얼마나 운치 있는 자리인가. 그러나 매화음 자리가 단순히 운치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혹독한 겨울 추위 속에 핀 매화에게 제대로 배워 어떤 형편에 처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절의를 세우고자 했던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꽃에게도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던 선비들을 이해한다면 최근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이나 반사회적 채용비리 등 공직자들의 국정 농단 문제에 대해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다. 오죽하면 서울을 서베리아라고 하겠는가. 제주 역시 눈폭풍으로 동토의 왕국이 됐다고 난리였다. 그러나 이 혹독한 엄동설한의 추위 속에서도 우리도 모르는 어느새 매화가 곱게 피었다. 이제 매화를 보며 새삼 불의에 맞서 선비들이 끝내 지키고자 했던 절개와 의리를 배울 수 있다면, 그래서 만물의 봄을 되살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이웃이 살기 좋은 우리 동네] 상권 살리고 소외이웃 선물주는 성북

    [이웃이 살기 좋은 우리 동네] 상권 살리고 소외이웃 선물주는 성북

    서울 성북구는 직원들이 승진 등으로 받은 화분 100여개를 밸런타인데이와 설 명절을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선물했다고 13일 밝혔다.지난 1일 구는 직원게시판에 소외 이웃에게 승진으로 받은 화분을 나누는 일명 ‘동행’(同幸) 화분 동참 안내문을 올렸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난, 금전수, 고무나무 등 100여개의 화분이 기증됐다. 성북구 한 직원은 “화분 안 주고 안 받기를 하다 보니 지역의 꽃집 등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폐업까지 한 경우도 있어, 평소 소박한 화분으로 선물을 주고받았다”며 “소외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지역상권도 살리는 멋진 제안인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화분을 선물 받은 김막례(79) 할머니는 “가족이 없어 더욱 외로운 명절인데 정을 쏟으며 기를 수 있는 화분을 선물 받게 돼 마음도 싱싱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행사는 단출했지만… 北 ICBM급 화성 14ㆍ15형 실물 공개

    행사는 단출했지만… 北 ICBM급 화성 14ㆍ15형 실물 공개

    북한이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실시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내부용으로 지난해 대비 규모가 크게 축소됐지만, 보여 줄 건 다 보여 준 행사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 실물을 공개했다. 지난해 4월 15일 실시된 김일성 105주년 생일(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는 두 ICBM의 발사관만 공개했지만 이후 두 차례씩의 시험발사로 성능을 검증하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열병식에서는 이 밖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군사분계선(MDL)에서 쏘면 계룡대까지 사정권인 300㎜ 방사포 등 대미 전략자산과 대남 위협무기 등을 모두 보여 줬다.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로키’(low-key)로 평가된다. 우선 행사 시간이 대폭 줄었다. 열병식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북한시간 11시)부터 1시간 40분여 진행됐다. 2시간 50여분간 진행된 지난해 열병식보다 1시간 이상 줄어든 것이다. 2월 열병식은 북한으로서도 처음이라 강추위를 의식한 시간 단축으로도 볼 수 있다. 동원 장병 및 주민들 입에서는 쉴 새 없이 짙은 입김이 나왔고, 주석단에 자리잡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열병식을 관람했다.김정은 연설도 ‘내부’에 집중했다. ‘핵단추’ 등 미국을 자극할 만한 표현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김정은은 대신 “세계적인 군사강국으로 발전된 강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상을 과시하게 됐다”는 등 건군절 의미 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외신과 외빈들을 대거 초청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문을 걸어잠근 채 내부 행사로만 치른 점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또 이례적으로 생중계가 아닌 편집녹화분을 6시간 만에 방영했다. 북한이 이처럼 로키로 방향을 잡은 것은 김정은이 여동생인 김여정을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로 파견하는 등 북한이 취하는 대대적인 평화 공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전 세계 이목이 열병식에 쏠리면 자신들의 평화 제스처라든가 진정성 자체가 불신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대화 등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 나아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북한으로서는 대대적인 열병식으로 미국을 자극하는 것에 부담을 가졌을 수도 있다.군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미 전략폭격기가 원산 인근까지 비행했을 때 북한 지도층 내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가시화되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부인인 리설주가 열병식에 처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리설주 여사’라고 호칭했다. 주석단의 변화도 눈에 띈다. 최근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김정각이 김정은 오른쪽 옆자리를 차지한 채 사회를 봤다. 원래 황병서가 지켰던 자리다. 황병서는 현재 사상교육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설주와 9일 방남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은 별도로 마련된 특별석에 자리잡았다. 김여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석단 뒤에서 긴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또다시 포착됐다. 최근 6년간 실시된 북한의 열병식은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 2013년 7월 27일 전승절 60주년과 같은 해 9월 9일 정권수립 65주년,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그리고 지난해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에 이어 이번 건군절 70주년까지 6차례나 된다. 주요 기념일이 많아 5년, 10년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가 매년 돌아오고 있어 열병식 또한 거의 매년 하고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 굴욕 이별 3종 세트 “신이 버린 사나이”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 굴욕 이별 3종 세트 “신이 버린 사나이”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의 온몸을 던진 파격 연기 변신이 빈틈없는 빅꿀잼을 선사했다.5일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연출 이창민, 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제작 씨제스프로덕션 드라마하우스)에서 짠내 제대로 풍기는 동구(김정현 분)의 이별기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는 수도세를 내지 못해 물까지 끊기며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와이키키에 불시착한 아기까지 돌보느라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됐다. 동구는 초긍정 준기(이이경 분), 두식(손승원 분) 대신 홀로 걱정과 독박육아에 시달리며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했다. 때마침 걸려온 여자친구 수아(이주우 분)의 연락에 한 줄기 빛을 본 듯 촬영장으로 달려갔지만 수아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줄줄 읊으며 동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자존심이 상한 동구는 “나같이 찌질한 놈 만나주느라 진짜 눈물 나게 고마웠다”며 커플링을 던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동구는 이별의 충격에 아파할 틈도 없었다. 준기와 두식은 커플링을 팔면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 사나이 자존심을 지키려던 동구였지만 전기세까지 못 내 게스트하우스 영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이르자 촬영장을 다시 찾아갔다. 촬영장을 뒤지다 수아에게 발각된 동구는 “사드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까?”라는 말도 안 되는 질문으로 상황을 모면하고 화분 속 커플링을 찾는데 성공했다. 가까스로 금은방까지 오는 데 성공했지만, 수아에게 커플링 매매 현장을 들켜 진퇴양난의 위기를 맞았다. 수아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한 동구는 우연히 수아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용서를 빌려는 찰나 수아의 새 남자친구 윤석(설정환 분)이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동구는 급히 길바닥에 엎드려 얼굴을 숨겼다. 이를 이상히 여긴 수아와 윤석이 도무지 일어나지 못하는 동구를 도우려 구급차를 부르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결국 동구는 티셔츠를 뒤집어쓰고 제대로 앞도 보지 못한 채 이리저리 부딪치며 도망쳤다. 웃프고 짠내 나는 이별을 겪는 동구였다. 운빨 1도 없는 ‘신이 버린 사나이’ 동구의 상상 초월 이별담은 첫 회부터 웃음을 선사했다. 동구는 뭐라 반박하지도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이별 이유 팩트 폭격을 당하는가 하면 커플링을 팔다 발각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릎까지 꿇었지만 이조차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굴욕 이별 3종 세트를 완성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동구의 시한폭탄 같은 행보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지질한 이별의 기억을 소환하며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불운의 아이콘’ 동구의 수난기를 절묘한 웃음으로 살린 김정현의 연기 변신도 빛났다.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김정현은 안방극장 흥행작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세길을 차근차근 걸어왔다. 탄탄한 연기와 엣지 넘치는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정현은 멋짐을 버리고 공감을 제대로 입었다. 시니컬한 매력에 아기를 향한 책임감, 연인에 대한 애틋함을 녹여내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이내믹한 표정 연기와 차진 대사로 표현하며 웃음을 빚어냈다.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한 김정현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한편, 망해가는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 싱글맘 윤아와 아기 솔이가 본격 정착하면서 청춘군단의 예측 불가 고군분투가 펼쳐질 예정. 첫 방송부터 배우들의 연기 변신과 차진 케미, 웃음과 공감을 황금비율로 버무린 에피소드로 신개념 청춘 드라마의 탄생을 알린 ‘으라차차 와이키키’ 2회는 오늘(6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슈퍼 식물’을 원하는 시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슈퍼 식물’을 원하는 시대

    학부 시절 식물을 판매하는 대형 식물 상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나의 일은 판매할 식물을 재배하고 소비자들에게 식물에 관해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식물을 보러 온 사람들은 화분의 식물들을 훑어보다 꼭 내게 이렇게 물었다.“이 중에 신경 안 써도 잘 안 죽는 식물 있나요?” “ 이거 물 자주 줘야 돼요? 물 자주 안 줘도 되는 식물 있나요?” “ 이건 어디에 좋아요? 공기 정화가 돼요? 음이온 나와요?”첫 번째 질문에 답을 한다면 안 죽는 식물은 없다. 식물도 우리와 같은 생물이고, 우리가 물과 밥을 먹듯 식물도 어떤 식으로든 수분과 양분을 흡수해야 하고 우리가 도시에서 재배하는 식물들은 모두 우리가 식물에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물론 공기 중의 수분이나 먼지의 양분을 스스로 흡수해 살아가는 식물도 있지만, 도시의 환경에서는 그들의 필요량에 충분하지 않아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물을 줘야 한다. 그러니 두 번째 질문,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식물은? 건조한 사막이 고향인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은 아예 물을 주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육식물이 죽는 대부분의 이유는 수분 과다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식물의 기능성을 묻는 ‘어디에 좋은지’에 대해 답하면, 꽃집에 있는 식물들은 화훼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종들이니 관상용 가치, 그러니까 환경미화라든지 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심리적 안정 등의 효과를 준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못한다. 예쁜 건 물론이고 집안의 공기 정화에 좋거나 혹은 우리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방출하거나, 또 요즘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바로 채취해 음식 재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식용식물인지 등의 기능성을 갖길 원한다. 그래서 내가 가장 많이 받았던 위의 세 질문을 더하면 “식물은 갖고 싶지만 물을 주거나 신경 쓸 겨를이 없고 그래도 집안의 공기 정화와 음이온 방출은 해 주면서 죽지 않을 슈퍼 식물 있나요”라고 해석할 수 있다.왜 사람들은 식물에게 아무것도 해 주려 하지 않으면서 식물은 우리에게 많은 걸 해 주기를 바라는 걸까 이러한 현상은 인류가 생긴 후 식물에 매개하여 약용, 식용 등 늘 얻기만 해 왔던 오랜 역사가 최고조에 다다른 것,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 급격히 식물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물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정보를 얻거나 교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슬프게도 우리의 이런 말도 안 되는 요구에 꼭 맞아떨어지는 식물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죽지 않고 분갈이를 해 줄 필요도, 흙이 방 안에 날리지도 않아 바쁜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공기 정화, 미세먼지 제거 식물, 틸란드시아(Tillandsia) 말이다. 관여식물도 선인장도 더이상 새롭지 않은 우리에게 식물 같지 않은 기이한 형태의 틸란드시아가 나타났다. 우리가 기존에 키우던 분화용 식물들은 이미 우리 눈에 익숙해졌고, 분갈이도 해 줘야 하고, 물도 2주에 한 번은 줘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틸란드시아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롭고 특이한 형태인 데다 흙 없이 공중에 매달아 키우니 때마다 분갈이할 필요도 없고 공기 중의 수분과 양분으로 살 수 있으니 물은 아주 가끔만 줘도 된다. 집안을 아름답게 꾸며 주고 살아 있는 생물과 함께 있다는 느낌은 내지만, 내가 아무것도 해 줄 필요가 없는 틸란드시아의 인기는 현대의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인간이 식물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말해 준다. ‘나는 자연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아도 자연은 내게 많은 걸 해 주길 원하는’ 심리 말이다. 신도시가 생기고 아파트가 한창 건설되던 시기 새집증후군을 없애 준다고 해서 인기가 많아진 관엽식물, 몸과 마음의 건강에 집중한 웰빙이란 단어가 유행하던 시절의 허브식물, 그리고 사람들이 컴퓨터로 일을 하게 되면서 음이온을 방출한다고 인기가 많아진 선인장, 일명 다육이의 시대를 넘어서 사람들은 이제 틸란드시아를 키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몇 없던 틸란드시아 농장은 점점 늘어나고, 실내 어디를 들어가든 틸란드시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인기도 영원하진 않을 것이고, 사람들은 틸란드시아를 넘어 이제 물을 아예 주지 않아도 되는, 물에 넣어 키우는 녹조식물 ‘마리모’를 찾기 시작한다. 앞으로 어떤 식물들이 인기를 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틸란드시아보다 손이 덜 가고, 생명력이 강한, 그리고 우리를 사로잡을 만한 강력한 기능성이 있는 어느 슈퍼 식물이 인기를 끌게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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