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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고맙다, 초록아/김균미 대기자

    6월인데 벌써 한여름이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폭염주의보도 내려졌다. 코로나19 때문에 봄이 언제 왔다 갔는지 계절에 무감했던 게 엊그제인데,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간다. 마스크를 쓰고 다닌 지 넉 달이 지났다. 그래서 생긴 버릇이 있다. 마스크 위로 빼꼼히 드러낸 두 눈은 두리번거리지도, 먼 곳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앞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부딪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선은 종종 2~3m 앞바닥을 향한다. 출근길 우연히 발아래 보도블록 사이로 초록색의 풀 한 포기가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저런 곳에 뿌리를 내렸을까 싶어 둘러보니 초록색 풀이 몇 군데 더 피어 있다. 도보 위에 줄지어 놓인 화분에 심어 놓은 나무들의 초록색에 순간 눈이 정화된다.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투명한 초록색 나뭇잎을 보자 마음이 개운하다.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해 본다. 초록색에는 흥분을 진정시키고 피곤한 심신을 쉬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가로수의 초록이 유독 진해 보인다. 덕수궁 주변의 녹음과 서울시청 앞 광장의 초록색 잔디가 새삼스럽다. 마스크는 벗지 못해도 초록이 주는 편안함에 잠시 몸을 맡겨 본다.
  • 주택 옥상서 양귀비 350여주 기른 60대 여성 적발

    주택 옥상서 양귀비 350여주 기른 60대 여성 적발

    주택 옥상에서 100개가 넘는 화분을 놓고 양귀비 350여주를 기른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62·여)씨를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4월 중순부터 지난달 17일까지 광주 동구 자신의 연립주택 옥상에서 양귀비 350여주를 기른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해당 양귀비는 관상용이 아닌 마약 원료로 재배가 금지된 품종이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A씨는 옥상에 스티로폼 화분 150개를 깔아놓았고, 이 중 130개에서 양귀비가 자라고 있었다. 옥상을 텃밭으로 가꾼 A씨는 양귀비뿐만 아니라 상추 등 다른 채소도 함께 기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바람에 씨앗이 날아와 싹이 텄을 뿐, 일부러 기른 것이 아니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 동구에서는 지난달 20일에도 사람이 떠난 빈 집 마당에 양귀비 90여주가 발견됐는데, A씨와의 관련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주택은 사람이 살지 않은 상태로 수년간 방치된 폐가인데 양귀비는 잘 관리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 양귀비를 기른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그 밖에 광주에서는 최근 집 마당에서 양귀비를 재배한 70대, 60대 남성이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다. 60대 남성 역시 A씨와 마찬가지로 “씨앗이 바람에 날아와 싹이 튼 것이지 일부러 키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귀비는 4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가 개화기인데 이 시기 밀경작이 활발하다고 알려졌다. 마약 원료로 쓰이는 양귀비를 몰래 키우다가 적발되면 5년 이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재배가 금지된 품종의 양귀비의 경우 기르는 것은 물론 자생하는 양귀비를 방치해도 처벌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나래 집, 또 이사…“발리 로망” 셀프 인테리어의 현실(종합)

    박나래 집, 또 이사…“발리 로망” 셀프 인테리어의 현실(종합)

    개그우먼 박나래가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집 꾸미기 도전기로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박나래는 지난 2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최근 이사한 새 보금자리를 공개했다. ‘나 혼자 산다’ 촬영 중 네 번째 이사를 가게 된 박나래. 낭만 가득한 휴양지 발리를 콘셉트로 셀프 인테리어에 나섰다. 먼저 박나래는 인테리어에 앞서 매실 한 박스로 청 담그기에 도전했다. 그녀는 한 알 한 알 꼭지를 따던 중 “꼭지 돌아버리겠네”라며 화를 참지 못하는 등 ‘망손’ 실력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본격적으로 집 꾸미기에 나선 박나래는 낭만적인 휴양지 발리 콘셉트로 확 바뀔 나래하우스에 한껏 들뜬 마음을 내비쳤지만, 초대형 화분이 배달되자 “화면으로 볼 땐 이렇게 크지 않았는데”라며 넋이 나갔다. 커다란 택배박스까지 줄지어 등장하자 “내가 그때 뭐 씌었나?”라며 당황해 하며 심상치 않은 인테리어의 시작을 알렸다.박스 속에서 이국적인 조각상부터 발리의 낭만적인 석양을 연상케 하는 조명까지 독특한 아이템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모빌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라탄 거울을 달지 못해 고군분투하다 “발리고 나발이고”라며 조용히 화를 삭이기도. 한 순간도 순탄치 않은 현실적인 인테리어 과정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박나래는 자신의 몸집만한 택배를 마치 거북이 같은 모습으로 등에 지고 등장, 대형 그네 ‘발리 스윙’ 제작까지 돌입하기도. 그러나 끝없는 포장지에 헛웃음을 짓는가 하면, 퀭해진 모습으로 “이래서 술 먹고 쇼핑하면 안 돼”라고 읊조리며 또 다시 고난을 겪는 모습이 이어졌다. 결국 발리 스윙마저 완성에 실패, 바닥에 놓인 그네에 앉아 “좌식이라고 이 좌식아”라며 초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박나래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유쾌함으로 물들였다. 우여곡절 끝에 인테리어를 끝마친 박나래는 휴양지 룩까지 차려 입고 발리 감성의 한상차림을 선보였다. 바나나 잎으로 장식을 한 그릇에 밥과 새우칩, 컵라면을 곁들인 반전 가득한 조합은 예기치 못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손수 완성한 휴양지 분위기의 나래하우스에 만족도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미소 짓게 했다. 이처럼 박나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집 꾸미기 도전기로 놓칠 수 없는 재미를 전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셀프 인테리어의 현실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까지 이끌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 혼자 산다’ 박나래, 뉴 나래바 공개 “휴양지 콘셉트”

    ‘나 혼자 산다’ 박나래, 뉴 나래바 공개 “휴양지 콘셉트”

    ‘나 혼자 산다’ 박나래가 휴양지 감성의 새 보금자리를 공개한다. 오는 29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농염함에 더해 휴양지 콘셉트를 완벽하게 갖춘 새 나래바가 공개된다. ‘나 혼자 산다’ 촬영 중 네 번째 이사를 가게 된 박나래. 낭만 가득한 휴양지 발리를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에 도전한다. 새로이 바뀔 나래바를 상상한 박나래는 덩실거리는 춤사위를 선보이는가 하면,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설렘을 표한다.본격적인 집 꾸미기에 앞서 박나래는 매실 청 만들기에 돌입, 한 박스를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매실 양에 혀를 내두른다. 일일이 매실 꼭지를 따는 고된 노동에 “꼭지 돌아버리겠네”라며 힘겨움을 토로하지만, 이내 신나는 노동요와 함께 흥 폭발 청 만들기를 이어간다. 나래하우스를 꾸밀 인테리어 소품들이 포장한 초대형 택배가 줄지어 도착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택배 행렬에 박나래는 “내가 그때 뭐 씌었나?”라며 황당함을 내비친다. 초대형 화분부터 이국적인 조각상까지 독특한 아이템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박나래는 비 오듯 땀을 쏟으며 물건들을 배치하는가 하면, 손수 휴양지 콘셉트 맞춤 아이템 제작에도 도전한다. 그러나 부푼 마음과 달리 끊임없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MBC ‘나 혼자 산다’는 2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소상공인 돕기 총력… 누적보증 30조 첫 돌파”

    “소상공인 돕기 총력… 누적보증 30조 첫 돌파”

    지원금·상담 늘려 코로나 피해 ‘버팀목’ 매출 70조 증대·고용 31만명 창출 효과“코로나19로 경제적 취약계층인 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월세는커녕 생계조차 막막한 자영업자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돕기 위해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습니다.”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 가운데 최초로 누적 보증금액 30조원을 돌파한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이민우 이사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피해 기업과 영세상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라고 밝혔다. 경기신보는 지난달 9일 전국 최초로 보증공급 28조원을 넘어선 지 20여일 만에 2조원을 보증지원하며 역대 최단 기간 보증공급 실적도 달성했다. 재단을 설립한 지 24년 만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월 하루 평균 콜 상담 및 방문 상담 건수는 1600건 정도였는데 확산 시기인 3월 이후 상담 건수는 5배 이상인 1만여건까지 증가하는 등 보증 수요가 폭증했고, 미결도 1월 대비 16배가 넘었습니다.” 이 이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야근이 기본이고 주말까지 출근하기 일쑤였다. 이 이사장은 그런 직원들이 안쓰러워 손편지와 미니 화분을 전달하고 휴일에는 현장을 찾아가 간식을 전달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방역이든 피해 기업 지원 대책이든 선제 조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피해 기업 특별자금 지원을 위한 종합지원 대책을 추진하면서 자금 지원 규모를 4조 300억원으로 확대했다”면서 “253명을 새로 채용하고 신속전담지원반을 구성해 처리 기간 단축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재단의 30조원 누적 보증 지원은 70조 803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 31만 3785명의 고용창출 효과, 1800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유발하며 서민 경제를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이사장은 “신속한 보증 지원과 재정건전성을 위해 코로나19 특례보증의 재보증 비율을 60%에서 80%로 높여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보증부실 해소를 위해 경기도 및 31개 시군과 힘을 모아 출연금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길섶에서] 식물맹(植物盲)/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꽃이나 식물들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식물맹 수준이다. 꽃 이름이나 식물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 부럽다. 올봄에는 가족이 함께 나들이할 곳도 마땅찮고 해서 도심 공원들을 몇 번씩 찾았다. 평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봄꽃이나 식물들에 호기심이 새록새록 생겼다. 창포인가, 수선화인지, 무슨무슨 아이리스라는 학명의 꽃들이 여럿 있어 일일이 물어본 적도 있다. 생김새가 비슷비슷해 정확히 구분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어설프게라도 수선화와 창포꽃을 구별할 수 있게 돼 뿌듯했다. 세상사 마음 가는 것이라야 그것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다. 꽃과 식물, 나무들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말은 핑계일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몇 종류 되지 않는 화초들조차 그 이름을 모르고 살았으니 미안함마저 든다. 사무실 책상 뒤에 놓아둔 난 화분을 수차례 고사시킨 것도 모두 이런 무관심 때문이 아닌가. 이름 모를 잡풀이든, 화초든, 풀벌레든 모든 살아 있는 것에 좀더 애정을 쏟아 보고 싶은 계절이다. yidonggu@seoul.co.kr
  • 택진이형, 첫 등교하는 초등생에 화분 선물 안긴다

    택진이형, 첫 등교하는 초등생에 화분 선물 안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코로나19로 입학식을 하지 못한 창원·마산 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화분 선물을 안긴다. 김 대표는 오는 27일 아이들의 첫 등교일에 맞춰 26개 초등학교, 87개 학급에 공기정화식물 화분을 전달할 예정이다.이번 깜짝 선물은 김 대표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화웨농가를 돕는 ‘플라워 버킷 챌리지’에 동참하면서 이뤄졌다. 화분 역시 모두 창원 지역의 화훼농가에서 사들였다. 야구 팬들에게는 김 대표의 꽃 선물이 이어진다. NC 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도 ‘플라워 버킷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26~28일까지 열리는 홈 경기에 함께하는 ‘소환 응원단’에 꽃 목걸이를 걸어준다. NC 다이노스의 ‘소환 응원단’ 프로젝트는 무관중으로 치르는 NC의 홈경기 때 팬의 사진과 응원 문구가 들어간 입간판을 실제 관람객 대신 좌석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26~28일에는 60여명의 NC 다이노스 미국 팬들이 소환 응원단으로 함께한다. 김 대표는 “첫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며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의 진심을 모아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의 추천으로 캠페인에 참여한 그는 다음 주자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을 추천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선생님은 지금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지금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은 지금 충분히 잘 하고 계십니다” 장석웅 전라남도교육감이 15일 제39회 스승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남 지역 교사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장 교육감은 이날 전남교육청 홈페이지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서한문을 통해 교사들에게 “선생님은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으며, 당신이 늘 옳다”고 고마운 마음을 건넸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특별한 상황을 반영하듯 ‘특별한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라는 제목으로 쓴 이 편지에서 장 교육감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계시는 선생님께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고 위로했다. 이어 “이제 익숙할 만도 하지만 여전히 대면하지 않는 수업은 낯설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며 “텅 빈 교실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고 애틋함을 표현했다. 장 교육감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학교와 교육이 한 걸음씩 위기를 헤쳐가고 있고, 학교 공동체의 눈물겨운 노력이 모아지면서 마음의 별빛도 선명해지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특히 “성큼 다가온 미래를 동료들과 함께 맞이하고 있다”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협력이며, 우리는 함께 웃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끝으로 “비행 중 비상사태 시 산소호흡기는 보호자부터 작용하듯 선생님의 건강과 행복이 교실과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며 건강부터 챙길 것을 당부했다. 전남도내 22개 시·군 교육지원청 교육장들도 이날 각급학교 현장의 교사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영상메시지, 축하화분, 떡 케이크 등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초구, 제2회 한국문화가치대상 ‘대상’ 수상

     서울 서초구는 사단법인 한국문화가치연구협회 주관 제 2회 한국문화가치대상에서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수 문화정책을 발굴해 확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한 한국문화가치대상은 한국문화가치연구협회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와 226개 기초지자체 단체장의 민선7기 공약사업 문화분야를 대상으로 정책 개발과 이행 사항에 대해 평가해 최종 33개의 우수 지자체를 선정했다. 조직역량, 사업성격, 사업성과 등 3개 항목에 대해 1차 해당 분야 전문가 심사와 2차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쳤다. 시상식은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초구는 수준 높은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인프라가 결집된 전국 최초 음악문화지구를 지정했다. 1권역 1도서관 건립 추진, 신개념 어르신 문화공간인 느티나무쉼터 조성, AR·무빙라이트를 이용해 일상 속 체험공간을 제공하는 어번캔버스 등 동네 곳곳 가까이에서 주민들이 고품격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왔다.  또한 문화 생활에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전국 최초 1인가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싱글싱글 문화교실 등 7가지 서비스를 추진했다. 어르신들이 IT를 통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스마트 IT 체험관 설치 및 키오스크 교육을 시행해 스마트시니어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 내 특별한 문화정책을 기획했다. 작은 동네서점 살리기 일환으로 서점에서 구매한 도서를 3주 내 반납할 경우 구매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북페이백 서비스도 지자체 최초로 도입해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이밖에도 한국형 에든버러 축제인 ‘서리풀 페스티벌’, 아이들에게 문화 DNA를 심어주는 ‘1인 1악기 사업’, 청년예술인들이 꿈을 이룰 기회를 주는 ‘청년문화사업 육성지원’ 등 다양한 문화예술지원정책도 챙겼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디지털 문명의 21세기는 기술이 아니라 예술의 세기”라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도시 서초의 품격에 걸맞는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쳐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매력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화분 하나, 풀 한 포기가 행복감 높일 수 있을까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화분 하나, 풀 한 포기가 행복감 높일 수 있을까

    “이 즈음의 신록에는 우리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영문학자 이양하 선생이 1948년 발표한 수필 ‘신록예찬’의 한 구절이다. 바쁜 일상에 찌들어 있는 현대인들이 자연을 보고 깊은 상념에 빠지기 쉽지는 않지만 초록으로 가득한 나무와 숲을 만나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바깥 나들이가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초록물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자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엑서터대 의대 부설 유럽환경·보건연구센터, 왕립원예학회, 환경보호공사(Natural England) 공동연구팀은 집 근처 가까운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집 안에 작은 정원을 들이는 것이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좋은 집이나 부유한 지역에서 사는 것보다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더 높여 준다는 연구 결과를 환경 및 건축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조경과 도시계획’ 최신호(5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환경보호공사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영국인 7814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역, 소득수준,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 실내 정원 가꾸기 여부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신체적 건강, 심리적 행복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숲이나 공원이 없는 경우 실내에 식물을 들여 작은 정원처럼 꾸미고 가꾸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 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좋은 집이나 부유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샨 드벨 엑서터대 교수(환경의학)는 “이번 연구는 정원이나 실내 조경의 건강상 이점과 공공의료 자원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도심개발에 있어서 주거지역과 가까운 곳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소공원을 많이 조성하는 것은 도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대 환경산림과학부 중심으로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독일, 중국, 캐나다 등 7개국 31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도시 개발을 할 때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도시민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도시 개발을 할 때 일반적으로 건물을 지은 뒤 자투리땅에 녹지나 공원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연을 우선에 두고 지역개발을 하는 것이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와 도시민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녹지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건축 분야뿐만 아니라 뇌신경과학 쪽에서도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1984년 미국 델라웨어대 로저 울리히 교수(지리학)는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담낭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46명을 관찰한 결과 창으로 작은 숲이 내다보이는 곳에 입원했던 환자 23명은 담벼락만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보다 빨리 치유돼 입원 기간이 짧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수록 병은 가까워진다”는 말을 남겼다.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요즘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럴 때 가까운 마트나 화원에 가서 평소 기르고 싶었던 식물을 사서 실내에 들여 정성껏 가꿔 보는 것도 코로나 블루를 날리는 한 방법이 아닐까.
  • 피고 지는 것이 우리 인생, 웃음꽃 필 날 기다리며…

    피고 지는 것이 우리 인생, 웃음꽃 필 날 기다리며…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 해 매출이 성수기 환경에 좌우되는 화훼농가는 직격탄을 맞은 시장이다. 졸업식과 입학식, 결혼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되거나 간소하게 치러진 탓이다. 경기 남부 지역의 최대 화훼 재배 지역인 용인시 남사화훼단지를 찾아 농가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이른 아침의 수국농장. 꽃봉오리가 채 올라오지 않은 푸릇한 수국 화분 수백여개가 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본래는 꽃이 핀 분재 형태로 출고됐지만 최근 몇 달간 경매시장에 간 꽃들은 대부분 유찰돼 그대로 반품된 처지다. 그렇게 돌아온 꽃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처리하는 것만도 큰 일. 처치 곤란한 천덕꾸러기로 버려지느니 싼값에라도 조경용으로 대량 판매하는 것이 그나마 해결 방법인 것이다. 일부는 트럭으로 실려 나가지만 농장 곳곳엔 출하도 못한 채 엎어 버린 화분이 군데군데 무덤처럼 쌓여 있었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수입재여서 가격이 만만찮은 용토라도 건져 재활용해 보고 싶은 심산일밖에. 본래 도매만 취급했지만 반품된 수국을 소매로라도 팔아 볼까 싶어 농장 주인은 마른 잎을 정리하고 있었다.인근 카네이션 농장도 가정의 달을 맞아 모처럼 분주해졌다. 비닐하우스 가득 빨갛게 꽃을 피운 카네이션 출하에 한창이다. 일손이 모자라 먼 데서 가까운 데서 지인들이 다 동원됐다. 관광버스업을 하던 홍성덕(58)씨도 함께했다. 코로나19는 국내 관광업에도 큰 해를 끼쳤다. 한동안 일거리가 전혀 없었다는 홍씨는 직원들을 데리고 합류했다. 어차피 일감이 없으니 농장 일이라도 거들겠다는 것이다. 농장 주인은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잠도 못 자고 정성 들여 키운 꽃들이 빛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10여종의 장미를 재배하는 화성시의 한 농장. 농장주 김원일(61)씨는 “장미는 연중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는데도 코로나19 파동을 이길 수 없어 간신히 본전치기”라고 했다. 유동 인구가 줄어 가격이 3분의1 가까이 떨어진 데다 연료비까지 올라 수지가 맞지 않았다. 꽃은 온도, 습도 등의 관리 유지비와 인건비가 한 달에만 수백, 수천만원씩 들어가기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김씨는 “팔면 팔수록 손해여도 피고 지는 것이 꽃의 순리니 그저 시장에 내보낼 도리밖에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1만 1888원이다. 그동안 국내 꽃시장은 기형적으로 발전했다. 전체 꽃 소비의 약 80%가 경조사용. 꽃은 특별한 날에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화훼농가를 돕고자 다양한 곳에서 꽃을 기부하고 나눠 주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런 움직임은 다행스럽지만 행여나 ‘꽃은 받는 것’이라는 편견을 심어 주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화훼유통업을 하는 권영석씨는 “태풍이든 전염병이든 위기는 다시 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위기를 견뎌 내는 실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민간육종가연합회 임육택 회장은 “얼마 전 대형마트에서 만난 손님이 ‘놀러도 못 나가는데 집에서 꽃이라도 봐야지’ 하더라. 맞는 말이다.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꽃만 한 것이 세상에 또 없다”며 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 고단하고 팍팍해진 이 시간. 오늘 문득 나를 위한 꽃 한 다발, 어떨까.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너에게 그만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는 게 계속 일할 의지 계속 살아갈 의지가 없다는 게 슬펐다 그럴 때마다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먹고살 궁리 같은 건 흘려보냈다 어떤 사랑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는 늦은 밤이고 아픈 등을 주무르면 거기 말고 하며 뒤척이는 늦은 밤이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 것은 고작 설거지 따위였다 그사이 곰팡이가 슬었고 주말 동안 개수대에 쌓인 컵과 그릇 등을 씻어 정리했다 멀쩡해 보여도 이 집에는 곰팡이가 떠다녔다 넓은 집에 살면 베란다에 화분도 여러 개 놓고 고양이도 강아지도 키우고 싶다고 그러려면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몇 년은 성실히 일해야 하는데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도 해야 하는데 우리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키스를 하다가도 우리는 이런 생각에 빠졌다 그만할까 새벽이면 윗집에서 세탁기 소리가 났다 온종일 일하니까 빨래할 시간도 없었을 거야 출근할 때 양말이 없으면 곤란하잖아 원통이 빠르게 회전하고 물 흐르고 심장이 조용히 뛰었다 암벽을 오르던 사람도 중간에 맥이 풀어지면 잠깐 쉬기도 한대 붙어만 있으면 괜찮아 우리에겐 구멍이 하나쯤 있고 그 구멍 속으로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다 보면 빛도 가느다란 선처럼 보일 테고 마침내 아무것도 없이 어두워질 거라고 우리는 가만히 누워 손과 발이 따듯해지길 기다렸다■최지인 시인은 1990년 경기 광명 출생. 2013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창작동인 ‘뿔’로 활동 중.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출간. 조영관 문학창작기금 수혜.
  • 자원봉사자 45만명, 땀과 열정이 빚은 ‘K방역’

    자원봉사자 45만명, 땀과 열정이 빚은 ‘K방역’

    농산물 구매·화분 전달 아이디어 확산도 봉사센터에 각국서 사례 공유 요청 쇄도성공적인 코로나19 ‘K방역’ 뒤에는 연인원 45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4일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1월 20일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들은 43만 5107명(연인원 기준)에 이른다. 방역소독에 동참한 이들이 19만여명이었고, 마스크 등 물품 제작에 나선 이들도 11만여명이나 됐다. 약국 지원에 1만 7741명, 자가격리자 지원에 2225명, 심리방역 상담 활동에 5894명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힘을 보탰다. 권미영 봉사센터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월 말까지 통계를 취합하면 45만명이 훌쩍 넘을 것”이라며 “면 마스크 제작과 마스크 양보 캠페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이 빛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자원봉사를 원하는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해 주는 일을 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법인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현장 자원봉사자들의 아이디어가 모범사례로 전국에 확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면 마스크 만들기나 마스크 양보하기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 전북 전주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구매한 열무와 얼갈이로 김치를 담가 전국에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다시 농산물을 구매해 지역 저소득층에게 나눠줬다. 대전 대덕구 자원봉사센터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기부품을 전달받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부산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응원 메시지를 적은 꽃 화분을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안녕, 봄이 배달 왔어요’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심리방역 차원에서 서로 격려를 해주자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벌이고, 자원봉사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온라인 아카이브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국의 성공적 코로나19 대응의 한 요소로 자원봉사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센터에서는 요즘 한국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이 밀려든다. 조만간 세계자원봉사협회 등 외국 자원봉사단체와 화상회의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세계자원봉사협회 니콜 시릴로 회장은 최근 회원단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면 마스크 만들기 등 한국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 센터장은 “한국은 자원봉사기본법을 제정했고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에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한 전 세계에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최근 외국에서 한국의 자원봉사 시스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19 100일 K자원봉사도 빛났다... 41만 5107명 참여

    성공적인 코로나19 ‘K방역’ 뒤에는 연인원 45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4일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1월 20일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들은 43만 5107명(연인원 기준)에 이른다. 방역소독에 동참한 이들이 19만여명이었고, 마스크 등 물품 제작에 나선 이들도 11만여명이나 됐다. 약국 지원에 1만 7741명, 자가격리자 지원에 2225명, 심리방역 상담 활동에 5894명이 참여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힘을 보탰다. 권미영 봉사센터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월 말까지 통계를 취합하면 45만명이 훌쩍 넘을 것”이라며 “면 마스크 제작과 마스크 양보 캠페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이 빛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자원봉사를 원하는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해 주는 일을 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법인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현장 자원봉사자들의 아이디어가 모범사례로 전국에 확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면 마스크 만들기나 마스크 양보하기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 전북 전주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구매한 열무와 얼갈이로 김치를 담가 전국에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다시 농산물을 구매해 지역 저소득층에게 나눠줬다. 대전 대덕구 자원봉사센터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기부품을 전달받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부산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응원 메시지를 적은 꽃 화분을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안녕, 봄이 배달 왔어요’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심리방역 차원에서 서로 격려를 해주자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벌이고, 자원봉사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온라인 아카이브 서비스’도 시작했다. 한국의 성공적 코로나19 대응의 한 요소로 자원봉사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센터에서는 요즘 한국의 경험과 사례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이 밀려든다. 조만간 세계자원봉사협회 등 외국 자원봉사단체와 화상회의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세계자원봉사협회 니콜 시릴로 회장은 최근 회원단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면 마스크 만들기 등 한국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 센터장은 “한국은 자원봉사기본법을 제정했고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에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한 전 세계에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최근 외국에서 한국의 자원봉사 시스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19 화훼농가 돕기… 김현준 국세청장 플라워 버킷 챌린지 동참

    코로나19 화훼농가 돕기… 김현준 국세청장 플라워 버킷 챌린지 동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김현준 국세청장이 1일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다. 국세청은 김 청장이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참여하며 노석환 관세청장에게 ‘꽃바구니를 보냈다고 1일 밝혔다. 이 챌린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릴레이 형식으로 꽃다발을 구매하는 캠페인이다. 앞서 김형연 법제처장으로부터 꽃바구니 선물을 받은 김 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봄을 느낄 기회가 없었는데, 플라워 버킷 챌린지로 봄꽃을 만끽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국세청도 꽃 소비 촉진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세청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본청 직원들을 위해 카네이션 화분들도 구매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 중구, 주민과 함께하는 봄향기 가득, 다산어린이공원 가꾸기

    서울 중구, 주민과 함께하는 봄향기 가득, 다산어린이공원 가꾸기

    서울 중구는 지난 24일 신당5동 주민센터에서 다산어린이공원을 오색꽃으로 새단장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꽃묘 식재 작업에는 신당5동 주민 10여명이 함께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공원 난간에는 웨이브페츄니아를, 입구 화분에는 꽃양귀비, 데모로호세카, 베고니아, 임파첸스 등 약 2400본의 봄꽃을 식재해 공원을 밝혔다. 식재한 꽃들은 오는 5월에 만개해 여름까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꽃묘 식재 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제안해 성사된 사업이다. 지난해 주민총회를 통해 선정된 ‘걷고싶은 우리동네, 어딜~가든(garden) 동네정원’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신당5동은 다산어린이공원뿐만 아니라 신당5동 어린이집, 성동고등학교 통학로, 새마을정원 등 마을의 주요 구간에 꽃묘를 식재해 소담한 동네정원을 곳곳에 조성 중이다. 또한 주민들과 함께 버려진 자투리 공간도 허투루 두지 않고 작은 화단을 조성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침체된 화훼상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움츠러든 주민들에게 시각적 위안을 제공함으로써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식재작업에 참여한 고복순 신당5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공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봄향기를 전하는 꽃들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와 건강한 기운을 가지길 바란다”며 “우리 손으로 직접 꽃을 심어 가꾸니 공원에 더욱 애착이 간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신당5동의 휴식공간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원 가꾸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도봉 노인과 장애인 위한 ‘미니 영상강좌’ 보급

    도봉 노인과 장애인 위한 ‘미니 영상강좌’ 보급

    서울 도봉구는 코로나19로 복지시설 평생교육프로그램이 잠시 중단된 상황에서 문화적 취약계층인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노인·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강의했던 강사들이 ▲파워요가댄스 ▲세라밴드체조 ▲발마사지 등 건강프로그램과 ▲우쿨렐레 ▲민요장구 ▲역사교실 ▲스마트폰 초급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 43개를 미니 영상강좌로 제작해 보급한다. 영상강좌는 1일부터 이용 가능하며 5~10분 정도의 강좌를 녹화해 유튜브, 블로그 등에 업로드 후 이용자에게 링크를 전송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휴대폰, 컴퓨터 등으로 강좌를 볼 수 있다. 또한 영어, 중국어, 성인문해 등 18개 강좌는 주1~2회 정도의 분량으로 학습지를 제공한 후 강사가 비대면으로 점검 및 학습지도를 할 예정이다.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제한된 노인과 장애인들의 정서 안정,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컬러링북을 활용한 미술 활동, 꽃 화분 키우기, 실내텃밭 가꾸기, 걱정근심퇴치 인형 만들기 등의 ‘집콕’ 신규 프로그램을 발굴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이번 비대면 프로그램 사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과 장애인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매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집콕힐링 홈가드닝

    집콕힐링 홈가드닝

    코로나 시대에도 꽃 피는 봄은 왔다. 거리마다 봄꽃의 향연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직 현재진행형. 아쉬움을 달래려는 것일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홈가드닝’ 열풍이 불고 있다. 식물을 활용해 집안을 정원처럼 가꾸는 것을 의미한다. 무턱대고 시작했다간 애꿎은 식물들만 죽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홈가드닝을 위해 마음가짐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지난달 반려식물 키우기 지침서인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책밥)를 출간한 송한나 작가에게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물었다.-홈가드닝을 시작한 계기는. “태교로 시작했어요. 결혼한 뒤 임신하면서 일을 그만뒀지요. 한 번의 유산 이후 가진 아이였기에 그만큼 각별했습니다.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집안일을 끝낸 뒤 밤새 베란다에서 화분을 둘러보는 모습이 기억나요.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제가 어머니를 따라 하고 있네요. 결혼한 뒤 제 집, 나만의 공간, 베란다가 생겨서 그런지 허전한 게 싫었어요. 뭐라도 키우자고 시작한 것이 일이 커졌네요. 집 안을 화사하게 하기 위해 ‘꽃이 피는’ 식물만 찾았어요.” -필요한 정보를 어디서 입수했는지. “공부를 전문적으로 한 것은 아니에요. 경험을 토대로 블로그와 SNS를 참고하면서 터득했죠. 가드닝 6년차 초반에 식물을 많이 들이고 많이 죽였습니다. 의기소침하지 않고 오기로 도전했어요. 죽여서 빈 화분이 쌓인 만큼 그 식물의 특성을 알게 됐죠. 죽을 것처럼 보였던 가지에서 새순이 나왔을 때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최근 홈가드닝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점점 환경이 오염되고 있잖아요. 초록으로 위안을 찾으려는 거겠죠. 최근 몇 년 새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정화 식물이 각광받은 것처럼요. 1인가구가 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으로 플랜테리어가 뜬 것도 한몫했어요. 홈가드닝 열풍이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해요.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도 살아 있는 존재니까요.” -반려식물 기르기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과학적으로는 공기정화에다 포름알데히드, 암모니아 등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저는 ‘친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식물은 계절 변화에 따라 새순을 내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거나 단풍이 져요. 어떤 상황에서도 그저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거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힘을 냅니다. 힘들 때 싹을 내거나 꽃이 핀 식물을 보면 나를 위로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외로우면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하고, 힘들 땐 내가 비뚤어지지 않게 잡아 주는 역할도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요.” -초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며칠에 한 번씩 물을 주라는 대로 줬는데 식물이 자꾸 죽는다’고 말해요. 식물을 재배하는 화원이나 농원에서는 통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규칙은 홈가드닝에선 맞지 않습니다. 집마다 키우는 환경이 달라서 그래요. 일조량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고 건조하거나 습할 수도 있죠. 서로 다른 환경 탓에 화분 속 수분이 빨리 증발되기도 해요. 흙의 상태를 보고 물을 줘야 하는데 식물의 상태를 보고 화원에서 알려 준 규칙대로 물을 줘서 식물을 자꾸 죽이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흙의 물 마름 상태는 육안으로도 구분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가장 좋은 것은 손끝의 촉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손으로 만져 보고 판단하세요. 흙과 친해져 보는 겁니다.”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가장 명심할 것은. “식물에 대한 마음가짐과 잘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에요. 사람도, 반려동물도 성격이 가지각색입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예요. 순한 식물도 있고 대하기 어려운 식물도 있답니다. 식물도 나름대로 ‘행동’을 해요. 목이 마르거나 아프면 우리에게 신호를 주죠.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해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심을 좀 가져 달라는 것이죠. 관심을 주는 만큼 식물은 잘 자라고 예쁘게 큽니다. 식물에게 좋은 공간을 양보해 주세요. 특성에 따라 자라는 환경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햇빛이 잘 비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좋아합니다.” -오피스텔 등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키울 만한 반려식물을 추천해 달라. “‘에어플랜트’를 추천해 드립니다. ‘흙 없이 자라면서 먼지 잡는 식물’로 유명한 틸란드시아, 공중에 걸어서 키우는 ‘립살리스’나 ‘디시디아’ 등 기존에 식물을 키웠던 방법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가진 식물들입니다. 이 식물들은 화분이 필요하지 않아요.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키우기 안성맞춤이죠. 공장에 매달아 키워도 되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아직 식물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알려 달라. “관심의 대상이 생기니 외롭지 않게 돼요. 게으른 사람을 덜 게으르게 해주기도 한답니다. 당연히 책임감도 생기죠. 식물은 관심을 준 만큼 성장하는 모습도 달라져요.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저도 게으른 사람이지만 식물을 돌볼 땐 부지런한 농부가 된 마음으로 식물 하나하나에 눈맞춤을 합니다. 집 안에 꽃이나 나무가 있으면 화사해진다잖아요. 식물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화분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절화(잘라서 유통되는 꽃)로 시작해 보세요. 식물의 초록이 주는 안정은 생각보다 큽니다. 외로우면 식물을 키워 보세요. 식물은 사랑을 준 만큼 보답합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생명을 새기는 삶, 흙과 살어리랏다

    생명을 새기는 삶, 흙과 살어리랏다

    박달재와 다랫재 사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잔디가 깔려 있는 너른 마당이 있는 걸 빼곤 특별할 것 없는 집이 한 채 있다. 집 안에 들어서면 한국화인 듯 추상화인 듯 싶은 그림을 그려 놓은 한지가 빽빽하게 걸려 있고 벽에는 판화작품으로 만든 예쁘장한 병풍을 펼쳐 놓은 작업실이 나온다. 1987년 가족과 함께 충북 제천시 백운면으로 둥지를 옮긴 이철수(66) 화백은 수십개는 돼 보이는 붓과 조각칼, 목재 그리고 무엇보다 각종 철학책과 종교책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 작업실에서 수십년째 밑그림을 그리고 판화를 새기며 생명과 평화를 설파하는 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농부로서 판화가로서, 어떨 때는 명상가이자 수필가로서 삶을 살고 있는 이 화백이 말하는 건강한 삶의 조건을 들어 봤다.-농사를 지으며 판화를 새기는 삶은 어떤 삶일까 궁금했다. 뭔가 막걸리 한 잔부터 떠오르는 안빈낙도 느낌일 것도 같고 또 한편으론 죽비소리가 귓가를 울리는 면벽수련일 것도 같다. “사람들이 나를 ‘농부’보다는 ‘화백’으로 기억하지만 사실 나는 전업화가처럼 살지는 않는다. 봄부터 가을까진 천상 논과 밭에서 산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농한기가 되면 그제야 작품활동에 몰두한다. 보통 겨우내 밑그림 작업을 해 두고 농번기에는 비가 오거나 해서 일을 쉴 때 틈틈이 판화를 새겨서 작품을 만든다. 개인전을 하고 그림엽서를 보내는 것 말고는 외부활동은 별달리 하지 않는다. 가장 관심을 갖고 사는 게 평화와 생명이다 보니 환경운동연합과 ‘호아빈의 리본’이라는 평화단체 공동대표를 맡아서 도와주는 정도다.” -간결하고 단순한 그림 속에 소소한 일상을 길어 올린 작품이 많다. 선(禪)이라든가 마음을 울리는 철학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작년 가을걷이가 끝난 뒤 줄곧 ‘무문관’(無門關)’이라는 불교 화두모음집에서 모티브를 딴 판화집 작업을 하고 있다. 겨울 내내 밑그림 작업을 했다. 1년은 걸릴 것 같다. 내년쯤 책으로 내고 전시회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원불교 경전인 ‘대종경’을 판화로 표현한 전시회를 하느라 3년간 기운을 다 써 버리느라 예정보다 늦어졌다. 원래 판화 100점을 기획했는데 200점을 했다. ‘대종경’과 ‘무문관’을 마치면 ‘성경’을 내 나름대로 해석한 연작작품집에 착수할 계획이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성경까지 마치고 나면 내가 세상과 약속했던 목표는 다 이루는 셈이다. 그럼 마음의 짐을 덜고 좀더 홀가분해지지 않을까 싶다.” -1980~90년대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 관련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마다 ‘이철수 화풍’으로 표현한 걸개그림을 볼 수 있었다. 특히 1988년 울산 골리앗 투쟁 당시 크레인에 걸렸던 ‘거리에서’는 지금도 그 시대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작품을 보면 날이 서 있다고 할까 분노가 느껴졌다. 지금과는 상당히 결이 달라서 놀라는 사람도 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국어나 고전문학만 성적이 좋았고 대학도 가지 않았다. 글을 쓸까 그림을 그릴까 고민하다 군대에 갔다. 문학은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 많은데 미술은 그런 게 적었다. 제대할 무렵 그럼 나라도 해 보자 결심했다. 80년대는 저항이 당연한 시대였다. 판화를 통한 변혁운동을 했다. 그 시대에 맞는 작업을 했던 것 같다. 80년대 후반부턴 고민이 많아졌다. 강하고 거칠고 날카로운 작품에 사람들이 부담스러운 표정을 짓는 게 점점 더 눈에 보였다. 감성이 달라졌다고 해야 할까. 진보적인 언어가 꼭 저항적이고 완강하고 그런 것만이어야 할까 하는 의문을 스스로 갖게 됐다. 고민 끝에 아주 분명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게 됐다. 내 스스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독일 순회전이었다. 3주 동안 독일을 둘러보면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귀국하고 1년 넘게 작품활동을 전혀 못 했을 정도였다.”-독일에서 순회전을 할 때 마침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고 들었다. “베를린에서 전시회를 마치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들었다. 독일 기자들한테서 소감을 묻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짧은 영어로 독일 통일에 대한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케테 콜비츠라고 유명한 사회참여 예술가가 있는데 그의 작품조차 독일에서 이미 잊혀지고 있는 걸 보았다. 한 시대에 유효했던 예술적 가치가 다음 시대에도 고스란히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독일 전시회를 주선한 한 준비위원이 내 그림에 전체주의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을 때 받은 충격도 엄청났다. 그 자리에선 부정했지만 귀국한 뒤 오랫동안 그 지적을 고민했다. 1년가량 작업도 못 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그 말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놓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 마음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마음 공부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고 작품에도 반영이 됐다. 우리는 옳고 너희는 그르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고 작품 역시 투쟁보다는 생명과 평화, 관조와 성찰로 옮아가게 됐다. 세상의 모순을 이야기하는 건 맞다. 하지만 미움이 앞서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농사를 열심히 짓고 논밭이 공부 도량이라고 생각하며 살게 됐다. 그러다가 정말 가끔 한 번씩 화가로서, 내가 세상 사람에게 건네는 이야기마당 같은 마음으로 판화를 새기고 전시를 한다.” -작품마다 깊은 성찰을 담은 글귀가 인상적이다. 이떤 이들은 ‘그림으로 시를 쓴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산문집도 여러 권 냈는데. “노동 속에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생각의 조각조각을 가지고 그림을 만든다. 일종의 고백이기도 하고 성찰이기도 하고 때로는 청유이기도 한 그림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는 일은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평소에 메모해 둔 게 바탕이 된다. 예전에는 메모를 많이 했다. 요즘은 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예전만큼 메모를 하지 않으려 한다.” -한국에서 교육문제로 힘들어하지 않는 부모가 없을 것 같다. 어떤 이들은 자녀들을 사교육으로 몰고 일부는 그걸 거부하며 대안학교로 보내기도 한다. 귀농하는 삶을 살면서도 정작 자녀 둘을 대안학교가 아니라 일반학교를 보낸 게 얼핏 독특해 보이기도 한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 아이들이 먼저 대안학교 얘기를 꺼냈는데 일반 학교에 가라, 대신 하고 싶은 걸 하고 싫은 건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때로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라 하더라도 동시대의 또래들이 경험하는 것에 같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 사실 대안학교 교장 자리를 제안받은 적도 있는데 내가 거절했다. 대안학교가 좋아지는 건 사실 우리 사회엔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규학교가 좋아지도록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이 제법 있다. 귀농이란 말이 생기기도 전에 귀농을 했던 귀농선배로서 조언을 해 준다면. “1987년 이곳에 정착했다. 당시 ‘샘이 깊은 물’에 ‘탈서울의 변’이라는 기고문도 썼다. 서울을 저주하고 미워하는 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서울에서 도망치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연이 나에게 많은 걸 베풀어 주고,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와 보니 그게 아니더라. 자연이라는 게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에겐 말도 건네지 않고 배려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폭력은 지향해야 할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시골 생활을 통해 ‘언어’를 바꾼 게 내 삶의 방식이 달라진 핵심이었다.” -생명과 평화, 농사와 예술이 조화를 이룬 삶은 많은 이들이 꿈꾸는 ‘건강한 삶’에 꽤 가까이 있지 않나 싶다. ‘건강한 삶’을 위해 조언한다면.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쉼 없이 건강한 삶이란 주제를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애정이 결핍되는 이런 시대에 생명을 좀더 생각해 보는 삶을 권해 주고 싶다. 작게라도 텃밭도 좋고, 여건이 안 되면 베란다 농사나 화분 농사도 좋고, 하여간 흙과 만나는 삶을 권해 주고 싶다. 흙을 만지며 그 속에서 생명을 키우는 자리를 품고 살면 고맙겠다. 별 볼 일 없는 푸성귀 하나도 다 한 생명이다. 돈 주고 사서 홀랑 입에 털어 넣는 게 아니라 사람과 푸성귀가 생명과 생명으로 만나는 관계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제천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농부가 농사짓듯 매일 원고지 3장… 그렇게 글밭 일궜다

    농부가 농사짓듯 매일 원고지 3장… 그렇게 글밭 일궜다

    소설가 김호운 선생이 올해부터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국내 최대 소설가 단체의 리더로서 4년 임기를 시작한 선생은, 그동안 선 굵은 서사를 일관되게 보여 준 우리 문단의 중진 작가다. 큰 단체의 장을 맡은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1974년 설립 이후 이번에 최초로 회원 직선제 선거를 치러 이사장을 선출했다는 점에서 외적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내적 변화를 이루어 가야 하는데, 선거에 나서면서 저는 소설이 존경받고 소설가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렵더라도 그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이사장으로서 창작 환경 개선, 소설의 새로운 사회적 기능 확장을 제도권 안에서 모색해 가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생산자인 작가, 유통자인 출판사, 소비자인 독자가 함께 뜻을 모아야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문학단체, 정부, 문화정책 실행기관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학이 홀로 골방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행정’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 방식을 실현한다는 믿음을 내보인 것인데, 한국소설가협회가 선두에 서서 이 역할을 꾸준히 해 보겠다는 것이다.●철도공무원 생활하다 27세에 소설 쓰려 홀연히 사표 김호운 선생은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전장에 나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백일장에서 ‘저녁노을’이라는 동시를 써서 입선했을 때의 기억이 문학적 원체험이 됐다. 그 후로 대본소에서 난독에 가깝게 여러 책을 읽은 것이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크게 키워 줬다고 한다. “당연히 문학을 공부한 적도 없고 문학이 무엇인지도 모를 때였다”는 그는 “형제가 없어서 형 있는 친구가 참 부러웠는데, 흐르는 시냇가에 형과 함께 앉아 얼굴을 비춰 보는 동시를 썼다”고 떠올렸다. 그 후 열심히 책을 읽은 게 문학의 시작이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읽은 명작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었다. 방대하고 낯선 지명과 인명이 혼란스러워 다섯 번 정도 읽었다고 했다. 나중에 이 소설이 ‘장발장’이라는 아이들 이야기의 원작이라는 걸 알았고 다 읽고서는 주인공 장발장보다 자베르에게 더 호감이 갔다. 장발장은 학습에 의해 다듬어진 인간형이고 자베르는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소설을 한번 써 보고 싶었다. 선생은 대학 진학 대신 철도공무원을 택했다. 첫 부임지는 강원도 동해역이었다. 8년 가까이 시골 작은 역을 돌아다니면서 근무하던 중 서울 용산에 철도대학이 생겨 그야말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철도대학 운수과에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대구역에 근무하던 중, 선생은 소설을 쓰기 위해 사표를 내고 홀연히 창작의 길에 들어섰다. 스물일곱 살의 가장이었는데 말이다. 이 막막하고 자유로운 선택에 형태를 부여한 것은 1978년 여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 ‘유리벽 저편’이 당선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소설가가 됐고 선생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때부터 선생은 들짐승 같은 본능을 끌어내는 소설을 쓰려고 했고, 지금까지 표해록을 비롯한 여러 장편을 통해 이러한 인간 존재의 높이와 깊이를 형상화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선생은 단편 ‘아버지의 녹슨 철모’를 들었다. ‘아버지’로 대변되는 가족 서사, ‘철모’로 상징되는 전쟁 역사, ‘녹’으로 환기되는 시간의 흐름이 세 가지 축을 이룬 소설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화자는 들꽃이 소담하게 자라는 화분이 ‘아버지의 녹슨 철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화로→화분’으로의 존재론적 변형이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순간적으로 치유하는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오랜 세월 뜨거운 불덩이를 담고 있다가, 다시 차갑게 식은 채 내버려졌던 녹슨 철모는 이제 따뜻한 손길을 만나 꽃향기를 피우고 있다.” 이 대목은 불덩이를 담고 있던 철모가 따뜻한 손길을 만나 이제 꽃향기를 피우는 장면으로 이어져 감으로써, 오랜 시간의 녹(rust)을 녹(green)으로 바꾸어 가는 존재 전환의 사유를 보여 주었다. 김호운 소설의 무게와 밝은 상상력이 꽃피운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코로나19 이후… 작가란 무엇인가 코로나19 사태를 접하며 인류 전체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선생은 이때 문학 혹은 작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로 위기를 맞고 있지요. 물론 이 고약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행정, 외교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지요. 문학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만 문학은 이를 고립으로 여기지 않고 독서와 창작 환경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쓰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은 이번 사태가 인간의 욕망 과잉과 문명 중심의 사고방식에 큰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번 바이러스는 우리 인류에게 큰 경고를 보내는 게 아닌가 하면서, 이 고비를 넘기면 전 세계가 지향하는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고, 이전 시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소중한 에너지를 ‘관계’라고 했다. “태어날 때 부모와의 관계가 비롯되고 형제, 친구, 사회뿐만 아니라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한 인물이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 한계를 문학을 통해 보완해 가야 합니다.” 선생은 소설이야말로 하나의 ‘작은 세계’이기 때문에 작가는 함부로 작품을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작품을 통해 삶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은 한 그루 나무와 같습니다. 나무가 없으면 지구는 사막이 됩니다. 문학이 없으면 우리 사회는 사막처럼 삭막해집니다.”●여행의 달인… 순수 원형의 자연을 만나다 젊은 후배들의 소설에 대해 말씀을 여쭈었다. “요즘 젊은 분들은 참 똑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게 보면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거고 나쁘게 보면 아날로그를 모른다는 겁니다. 과학과 문명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은 아날로그입니다. 인간이 디지털화되면 로봇으로 바뀝니다. 젊은이들이 그런 인간에 긍정적이라는 건 아직 젊어 그런 것 같아요.” 자신도 젊었을 때는 조급했다는 것, 지금은 한 발짝 느리게 세상을 보려 한다는 것, 문학은 아날로그이니 자동화할 수 없다는 것이 선생의 소신이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바뀌어도 ‘사람’은 안 바뀐다는 믿음도 마찬가지인데, 문학이나 사람이나 모두 아날로그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또 바로 그러한 인간을 위한 작업이니 작가가 아날로그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러한 아날로그 생애의 한 축이 ‘김호운의 소설 쓰기’라면 다른 한 축은 여행일 것이다. 김호운 선생은 여행의 달인이다. 혼자 훌쩍 서너 달 배낭여행하는 것은 보통이다. 이때 여행이란 미지의 길로 자신을 내몲으로써 일상에 길들여진 자신을 성찰하는 방법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글쓰기의 물리적 은유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망이 닿지 않은 순수 원형의 자연이나 풍속의 속살을 만나는 과정이 바로 여행인데 그래서 진정한 여행은 오지를 찾아나서는 열정에 의해 완성된다. 그동안 선생이 찾아다닌 오지에는 훼손되기 이전의 원형과 오래된 흔적이 담겨 있었다. 그곳은 산간벽지 같은 주변부일 수도 있고, 보통사람들이 가닿기 어려운 정신의 극한일 수도 있고, 고단한 삶을 이어 가는 이들이 모인 간이역이기도 하고, 상상 속에서나 갈 수 있는 격절의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 쓰기와 여행은 그렇게 ‘작가 김호운’의 생애를 은유하는 듯하다. ●농부가 농사를 짓듯, 작가는 작품을 수확해야 김호운 선생은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해 공적 노력을 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소설가로서 좋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매일 200자 원고지 세 장을 쓰자고 다짐”하는데, 그 결과 매년 책 한 권 분량의 작품을 쓴다. “많이 써서 좋은 건 아니지만, 농부가 농사를 짓듯 작가는 작품을 계속 써야 한다는 신조 때문입니다. 장편소설 한 편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초고 완성하고 내년 상반기 퇴고로 다듬은 뒤 하반기 출간 예정입니다. 중국 역사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사물이나 관념의 자명성에 회의를 던지는 소설을 쓰면서, 경계의 탐색을 통해 삶의 복합성을 증언하는 소설의 방대한 영역을 꿈꾼다. 그러한 경계에서, 선생은 아름답고 따뜻하고 쓸쓸한 필치로 우리의 사회적, 내면적 현실을 아름답게 보여 주는 거장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한 한국소설가협회의 수장과 작가로서 담당해 갈 1인 2역은 선생의 생애에서 가장 고단하지만 보람으로 가득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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