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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행복한 시간과 공간/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모히토(Mojito)’는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말년을 보내며 즐겨 마시던 칵테일이다. 헤밍웨이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근교의 언덕에 ‘핑카 비히아(전망 좋은 농장)’라는 멋진 집을 짓고 살았다.‘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집의 거실에서 헤밍웨이는 서랍장 위에 타자기를 올려놓고 몇 시간이고 선 채로 소설을 썼다. 긴장감을 흐트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헤밍웨이는 오후에는 매일 집 근처의 카페 ‘라 테레자’에 가 구석 자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글을 썼다. 이 카페는 방파제 위에 자리잡고 있어 삼면으로 탁 트인 유리창 아래로 바로 바닷물이 들이친다. 라 테레자는 허름하면서도 고풍스럽고, 아름다우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이다. 아틀란틱해의 물결이 가득 밀려오는 라 테레자에서 나는 84일의 사투 끝에 뼈만 남은 고기를 배에 매단 채 귀항하는 백발의 노인을 상상하며, 헤밍웨이가 그랬던 것처럼 모히토를 마셨다. 녹색 민트잎의 향기가 잊을 수 없을 농도로 입안에 스몄다. 더없이 평온하고 황홀한 여름날의 오후였다. 시인 최승호 선생은 열두 번째 시집 ‘고비’(2007)에 실린 시들을 양재천이 보이는 작은 노천카페에 앉아 썼다고 한다. 나는 우연히 그 카페에 가본 적이 있는데, 베고니아 화분들이 꽃다발처럼 창밖에 걸려 있는 그 집은 ‘도회적 낭만’이라고 칭할 묘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시집 ‘고비’의 공간이 사막인 것을 생각하면, 대조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사막에 관해 100편이 넘는 시를 쓰기 위해서는 꽃과 나무와 물(술도 포함해)이 있는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곳에서 나는 뜨거운 사막을 건너다 지쳤을 무렵 푸른 나무로 둘러싸인 오아시스에 도착한 기분이 되었다. 사실, 나에게도 이런 공간이 있었다. 이십대 때 나는 서울 아현동에 살았는데, 산꼭대기에 있는 시립도서관에 어디론가 떠나는 심정으로 자주 드나들곤 했다. 입관료 100원을 내고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열람실에서 나는 노란색 딱딱한 책상에 앉아 문학과 철학에 관한 책들을 철없이 기쁘게 읽었다. 낡은 도서관 건물 앞에는 라일락 나무가 있었는데, 그 밑에 쪼그리고 앉아 나는 진한 자판기 커피를 하루에도 몇 잔씩 마셨다. 장담하건대, 그 맛은 세계적인 작가 헤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토에 버금가는 등급이었다. 이제는 10년이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일들은 행복한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시간과 공간들에 등급을 매긴다면, 우리가 속한 지금 여기는 어떤 등급에 해당할까.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가고 싶다.’고 간절히 열망하지만, 정작 ‘그곳’은 어디에도 없는 곳(nowhere)일 가능성이 짙다.‘그곳’은 장소의 차원이 아니라, 마음의 차원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그 장소를 발견하는 열쇠이고, 그 장소는 우리 주변의 도처에 있는 것이다. 라 테레자, 양재천, 시립도서관처럼. 여기에 이어질 목록은 무한하다. 내 생각은 이렇다. 더불어 행복한 사람을 갖는 것이 삶의 첫 번째 등급이고, 더불어 행복한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이 삶의 두 번째 등급이다. 첫 번째 등급이 혼자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이를테면 운명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면, 두 번째 등급은 혼자서도 충분히 혹은 더 충만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자발적인 항목의 것이다. 그러나 삶의 첫 번째 등급과 두 번째 등급의 차이는 크지 않다. 혼자서도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 존재하지 않거나, 자기 자신일 수도 있는. 그 시간과 장소가 행복한 것은 우리가 그곳에 결정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이토록 강렬하게 남아 있는 향기와 기억이 그 증거다. 김수이 문학평론가·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HAPPY KOREA] 해외편 일본(하) 오이타현 유후인

    |유후인(일본 오이타현) 글 임창용특파원|‘연 400만명이 이 평범한 작은 마을을 찾아온다고?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자리잡은 유후인(由布院) 거리를 처음 걷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갖기 쉽다. 하지만 인구 1만 2000여명의 농촌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유후인 관광종합사무소 요네다 세이지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오래전 잊고 살았던 정을 되돌려 주는 곳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마을 만들기’ 정도로 정의될 수 있는 일본의 전통적 주민자치운동인 ‘마치 쓰쿠리’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유후인을 찾아보았다.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 뽑혀 유후인은 구마모토현 아소에서 벳푸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지인 벳푸가 지나치게 도시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벳푸와 다른 조용한 휴양지’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주민들이 주도하는 ‘공생공존형’ 지역개발로 자리잡게 됐다. 이곳은 유적이나 신사 등 전통적 소재보다는 농촌과 온천, 문화예술 등이 어우러져 누구나 기분 좋게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따라서 잘 정리된 깨끗한 거리와 안내 표지판, 화분이 내걸린 상가,20여곳의 미술관과 갤러리, 독특한 모양의 공예품점, 쾌적하게 정리된 하천, 단아한 집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일본에서 연인들이 가장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네다는 “사람들이 1∼2시간 허둥지둥 둘러보고 기념품이나 사가는 ‘방문형’ 마을이 아닌 하루·이틀 푹 쉬며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마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400만명 중 100만명 정도는 하루 이상 숙박을 한다고 했다. ●‘소 잡아먹고 소리지르기 대회´ 독특한 행사로 또 단순히 머무는 차원을 넘어 본인 취향에 따라 마을과 깊은 인연을 맺도록 했다. 매년 7월과 8월에 열리는 음악제와 영화제, 전통축제가 그 역할을 한다. 이 행사들은 단순히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벤트가 아니다. 영화제든, 음악제든 행사가 시작되면 전국에서 마니아들이 오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순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어린이 음악제, 다큐영화제 등 파생행사도 점차 늘고 있다. 70년대 말 시작된 ‘소 잡아먹고 소리 지르기’대회는 도시와 농촌의 성공적 공생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도시인이 구입한 소를 5년간 키워서 잡아주고, 그 대가로 송아지 한 마리를 받는데, 행사기간 중 도시인들은 소리지르기 시합을 한다. 이때 전국의 유명 요리사를 초청해 다양한 쇠고기 요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 행사는 일본 전역에 안전한 음식, 최고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와 유후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80%가 관광업 종사… 젊은이들 돌아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유후인은 농촌마을임에도 1차산업 비중이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음식 숙박 서비스업 등 관광업이 80%를 차지한다. 이곳 업소들은 모두 주민들을 고용하고, 필요한 농축산물도 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쓰도록 마을 자치단체가 정해 놓고 있다. 외부인이 투자한 업소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의 고용창출과 농가 소득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도시로 나가기만 하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있다. 요네다는 “70·80년대만 해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젊은이들은 물론 장년층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등록 시라카와 ‘합장촌’ |시라카와 합장촌(기후현) 임창용특파원|기후현과 도야마현 경계 산악지역에 자리한 마을들을 지나다 보면 독특한 모양의 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을 반쯤 펴서 세워 놓은 듯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이곳에선 ‘합장’(合掌)가옥이라 한다. 불교에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합장’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붕은 억새를 엮어 덮었다. 합장촌이 발달한 것은 이곳의 기후 때문이다. 마을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기후현 북쪽이 바다와 가까워 눈이 엄청 많이 내린다. 마을을 방문했을 때가 4월 하순인 데도, 산 중턱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삼림이 마을의 93%를 차지해, 농경지가 절대 부족한 이곳 주민들을 먹여살리는 것은 순전히 이 합장가옥들이다.1995년 시라카와, 오기마치, 스기누마 등 3개 합장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후 이곳 주민들에겐 ‘보전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100여년 전 1800여채에 달하던 합장가옥들이 인근 강의 댐 건설과 산업화로 급감,70년대 초반 300여채로 줄어들었던 것. 하지만 이후 주민들의 노력으로 더 이상 줄지 않고 있다. 시라카와 합장촌 교육위원회 사무국 히사요시 곤도 계장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보존회를 만들고, 조례까지 만들어 가옥은 물론 주변 수림, 돌담 등 자연경관을 철저히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전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팔지 않는다’‘빌려주지 않는다’‘부수지 않는다’ 등 3대 원칙. 건물 신축이나 개·보수시 주민보존회가 이같은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권유를 따르지 않고 억지를 부리자 보존회가 나서 새 건축물을 부숴버린 적이 있을 정도다. 신축건물은 반드시 보존지구 밖에 세우도록 하고,‘차량통행금지 지역’을 만들어 마을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붕 올리기 등 합장가옥 보수 비용, 화재 방지를 위한 첨단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 등 보전에 필요한 비용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sdragon@seoul.co.kr ■주민들 하나되어 ‘자연과 공생하기’ |유후인 임창용특파원|유후인의 성공은 순전히 마을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주민들은 70년대 이후 유후인을 자연과 공생하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70년대 고원지대에 조성되던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운동을 계기로 구성된 ‘유후인의 자연을 지키는 모임’과 ‘내일을 생각하는 모임’ 등이 무분별한 개발을 철저히 막았고,‘자연환경 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주민들은 폭넓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마을 만들기를 함께 추진할 수 있었다. 댐 건설 계획으로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집단으로 댐과 리조트 반대운동을 펼쳐 정부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윤택한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주민들이 자발적인 개발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유후인에서 일정 규모 이상 개발사업은 사전 환경조사 및 사업계획 30일간 공개설명회, 마을만들기 심의회의 심의, 공청회 개최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유후인 마을을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중심은 마을만들기(마치 쓰쿠리)심의회다. 주민들이 협의를 통해 뽑은 2명의 리더가 심의회를 이끌어간다. 유후인이 지금처럼 발전하는 데 이 리더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주민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유후인도 한 가지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정부의 시·정·촌 합병 정책으로 인해 마을의 개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 것이다. 자칫 ‘평범한 마을’로 되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이타현의 경우 이 합병정책으로 총 56개 시·정·촌이 18개로 줄어들었다. 유후인도 인근 쇼나이정과 하지마정 2개 마을과 합쳐 최근 행정구역상으론 3만 3000여명의 소도시가 됐다. 두 마을은 1차산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유후인 주민들은 “마을 이미지와 경제수준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유후인은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합병된 이웃마을과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후인에서 생산되지 않는 1차산업 부산물들을 두 마을이 제공하게 함으로써 마을 전체의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dragon@seoul.co.kr
  • [Metro] 강남구, 우수화장실에 인센티브

    서울 강남구는 1일 화장실을 단순히 용무를 보는 곳에서 휴게공간으로 개선하기 위해 우수 화장실을 선정, 화장실 운영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강남구에는 일반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화장실이 455곳에 달하지만 일부 화장실은 노약자 등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상태다. 지정 후에는 분기별로 24시간 개방화장실은 월 6만원, 그 외에는 4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년 중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공공시설, 아파트 상가, 종합상가, 빌딩 등의 화장실을 대상으로 우수 화장실을 선정, 시상하기로 했다. 올 10월 민·관 합동실사를 거쳐 15개 화장실을 선정한다. 심사에서는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을 개방하고 화장지 등 편의용품, 벽걸이 액자, 미니 화분 등을 갖춘 화장실을 우수개방 화장실으로 지정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1) 단원의 ‘포의풍류도’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1) 단원의 ‘포의풍류도’

    단원 김홍도의 ‘포의풍류도’. 조선 후기 서화와 골동품 수집 붐 속에 단원 역시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매화 화분 하나를 큰 병풍 두 개 값에 해당하는 2000전(錢)에 선뜻 사들일 만큼 호사취미를 갖고 있었다. 그림값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얼마전 미술품 경매에서는 박수근과 김환기의 유화가 수십억원씩에 낙찰되기도 했지요. 그림 수집 열기는 그러나 요즘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닙니다.18∼19세기 조선시대에도 서화와 골동품의 수집 붐은 상상을 뛰어넘었다고 합니다. ‘완물상지(玩物喪志)’라는 말이 있지요.‘서경(書經)’에 나온다고 하는데,‘물건에 집착하면 큰 뜻을 잃는다.’는 뜻입니다. 문인(文人)은 서화나 골동을 도덕적 자기수양을 위한 방편으로만 써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명나라 말기에 시작된 수집 열기는 조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조선 후기 청나라와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종로거리에는 베이징의 골동품시장인 류리창(琉璃廠)에서 들여온 호사스런 물건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다고 하지요. 서화와 골동 수집에 광적으로 탐닉하여 재산을 탕진한 인물도 여럿이 나타났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서화와 골동을 ‘투자대상’으로 분명하게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요즘의 그림 수집 열기와 다른 점이겠지요. 실제로 상고당(尙古堂) 김광수(金光遂·1696∼?)는 장안에서 으뜸가는 감식안을 자랑했지만, 노경에 이르러 물건을 내놓았을 때 산 값에 팔린 것은 열에 두셋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수집 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림으로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의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가 지목된 것은 뜻밖입니다.‘흙벽에 종이로 창을 내고 몸이 다할 때까지 시나 읊조리련다.’는 화제(畵題)가 담긴 이 작품은 세속의 명리를 초탈한 문인의 일상을 그렸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었으니까요. 미술사학자인 장진성 서울대 교수는 ‘포의풍류도’가 ‘고동서화(古董書畵) 수집에 몰두해 있는 인물의 호사취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인물의 이미지는 ‘완물상지’를 유념하면서 아취 있는 문인생활을 즐기는 감상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집한 골동품이나 서화로 끝없이 정서적 기쁨을 만끽하는 호사가의 모습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지요. 그림 속에는 쌓아올린 서책과 다발로 묶여진 두루마리, 중국자기로 보이는 귀가 둘 달린 병, 벼루와 먹, 붓과 파초잎, 악기인 생황과 칼, 그리고 호리병 등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당시에는 여간한 사람이 소장하기 어려운 진귀한 재보(財寶)였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파초잎 옆에 놓인 나팔꽃 봉오리 모양의 고()는 기원전 11∼12세기 중국 상나라의 청동제기로 매우 비싼 값에 팔렸다고 하지요. 값이 치솟자 가짜가 나돌기 시작한 것은 요즘의 그림시장 상황과 비슷합니다. 서화나 골동을 수집하는 데 재산을 탕진하고도 진귀한 물건을 갖고 있는 데 스스로 만족하는 그림 속 인물의 모습은 당시 문인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풍속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포의풍류도’가 문인의 초탈한 심사를 가장했다고 하더라도, 조선 후기의 사회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서화나 골동품 수집열기는 물질문화를 긍정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만큼 근대적 소비사회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지요. dcsuh@seoul.co.kr
  • 제 2회 봄맞이 범국민 안전기원 걷기대회

    ‘안전, 문화, 건강’을 주제로 안전한 생활과 안전 한국을 기원하는 ‘제2회 봄맞이 범국민 안전기원 걷기대회’가 주말인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소방방재청이 주최하고 서울신문사·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가 주관한 행사에는 시민과 안전관련 단체 회원 등 3000여명이 참가했다.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과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김준목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상임대표, 김찬오 소방방재청 안전문화분과위원회 위원장, 정동남(탤런트) 한국구조연합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노 사장은 개회사에서 “국민 각계 각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고 자발적인 안전의식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소방방재청장은 환영사에서 “걷기대회를 통해 안전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재난이 없는 올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개그맨 배동성씨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화이트팀의 난타공연과 해병대 의장시범, 풍물패공연 등 볼거리와 페이스페인팅과 헬륨풍선 나눠 주기, 즉석 사진촬영 등 즐길거리, 무료혈당·고혈압체크, 체지방검사, 응급처치시범, 손씻기 운동, 재난안전 사진전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서울소방방재본부가 마련한 이동체험안전차량에서는 아이들이 화재 탈출 체험 등 소방·안전 체험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온 가족이 함께 완연한 봄 정취를 즐기며 평화의광장을 출발해 하늘공원, 난지천공원을 따라 이어지는 난지 순환길 산책로 6.7㎞ 구간을 걸었다. 행사는 오후 4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으로 T셔츠가 제공됐다. 추첨을 통해 가정용 소화기 200대를 비롯해 자전거, 화재감지기, 가방, 항균용품 세트, 생활용품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됐다.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김금희(38·용산구 이촌2동)씨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안전 지식과 정보를 배웠고, 또 아이들과 함께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서진(13·서울 한강초등 5년)양은 “인공호흡 체험장에서 인형으로 직접 실습을 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3명의 자녀와 참가한 회사원 위지환(40)씨도 “흥미로운 안전체험 이벤트에 참가해 아이들이 재밌게 생활속의 안전을 체험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즐거워했다. 글=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영상=손진호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허브 방향제로 집안을 향기롭게…팔·방·미·향

    허브 방향제로 집안을 향기롭게…팔·방·미·향

    집안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 보고 싶지만 소파·침대·책상 등 이것저것 옮기고 치우고 버릴 일을 생각하면 당최 엄두가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시간과 수고도 그렇지만 적잖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집안의 향(香)을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상큼하고 은은한 향기가 기분을 전환시켜 줄 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 심리적 안정, 불면증 예방 등 다양한 효능도 기대할 수 있다. 후각은 사람의 오감(五感) 중에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느껴지기 때문에 작은 노력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관에는 오렌지, 유자, 귤, 레몬 등을 말려 줄에 꿰어 걸어 두면 은은한 과일향이 드나들 때마다 기분을 상큼하게 해 준다. 신발장에는 방취 효과가 있는 세이지나 페로니열 등을 넣어둔다. 가족이 편히 쉬고 대화하는 장소인 거실에는 과일계열 향을 고르면 평온함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레몬버베나 등 달콤한 향이 나는 허브가 좋다. 침실에는 숲이나 꽃처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진정효과가 있는 라벤더를 말린 상태로 꽃병에 꽂아 둔다. 잘 말린 라벤더나 로즈 가루를 향낭에 담아 베개 속에 넣으면 불면증에 효과가 좋다. 아이들 공부방은 집중력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는 솔잎향과 냄새가 비슷한 로즈메리나 머리를 맑게 해주는 레몬밤 생화 화분을 놓으면 효과적이다. 주방은 자연의 풋풋함과 상쾌함이 묻어나는 꽃이나 허브 느낌의 향이 좋다. 천연 허브가 번거로우면 시중에 나와 있는 자연 향의 프리미엄 방향제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프리미엄 방향제들은 기존 제품의 약점이었던 ‘인공적인 향’을 대폭 개선해 거부감을 크게 줄였다. 한국존슨의 ‘그레이드 인퓨전(작은 사진)’은 방향성분 외에 탈취성분까지 있어 실내 향기를 산뜻하게 유지해 준다.‘촉촉한 새벽이슬’ ‘상쾌한 봄’ ‘싱그러운 여름’ ‘정원의 휴식’ 등 4종으로 구성돼 있어 안방·거실·공부방 등 공간특성별로 선택할 수 있다.S라인 스프레이 용기가 유선형으로 돼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LG생활건강 ‘파르텔 아유르베다’는 인도의 생명과학시스템인 아유르베다를 적용한 최초의 방향제다.5000년 역사의 생활의학 비법으로 이뤄진 천연 허브 에센셜 오일이 담겨 있어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건강에 좋다고 한다. P&G의 ‘페브리즈 에어’는 3단계 냄새제거 시스템을 통해 향으로 냄새를 덮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냄새를 근원적으로 제거한다.‘비내린 초원’ ‘바람속의 꽃향기’ ‘봄의 소생’ ‘오렌지빛 햇살’ 등 4가지 향이 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에어윅 공기탈취 원터치’는 터치식 스프레이 제품으로 냄새 제거가 필요할 때 간편하게 한번씩만 눌러주면 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참여정부 정보공개 실태

    서울신문이 한국국가기록연구원 전진한 선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정부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만든 열린정부, 공공기관 알리오, 해외출장정보, 정책연구정보서비스 등을 분석한 결과,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전 연구원은 “각종 정보공개 시스템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지만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벤트처럼 개통만 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순방보고서만 충실 지난해 1월 개설된 외교통상부 해외출장정보 사이트(www.visit.go.kr)는 행정·입법·사법부, 지방자치단체의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국외 공무 출장 등에 대해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상당수가 형식적인 보고에 그쳤다. 보고서를 사이트에 등록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2003년 5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55건의 외국 방문 기록을 방문 목적 및 주요 활동, 주요 성과, 연설문, 보도자료 등을 첨부파일로 상세하게 올린 것과는 큰 대조를 보였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3월 멕시코를 방문한 뒤 보고서에서 ‘멕시코 지역 동포여성간담회’라는 단 한줄로 끝냈고,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다녀온 중국 출장 정보에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이라는 글만 올렸다. 지난달 23일부터 5일 동안 미국을 방문한 이택순 경찰청장은 아무런 정보도 올리지 않았다. 지난 3∼4월에 등록돼 있는 안광찬 비상기획위원장, 성해용 국가청렴위원, 김문수 경기지사, 김신일 교육부장관,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방문 목적, 상세 정보, 참고자료도 형식적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이다. 이 기간 동안 국회의원 등의 외국방문 현황은 아예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공개를 위한 공개’ 불필요한 정보만 가득 지난해 4월 개통된 정보공개 포털사이트 열린정부(www.open.go.kr)에는 5600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글이 넘치지만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평가 기능이 없어 불필요한 정보가 넘쳐난다. 지난 14일 현재 커피 구입, 직원 휴가, 축의금, 조의금 등 불필요한 정보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휴가신청이 4만 5728건, 직원휴가 5만 6805건, 축의금 9313건, 조의금 6017건이었다. 방향제 2724건, 화분 8173건, 커피 구입도 4816건이나 됐다. 특히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대통령 직속 11개 자문위원회, 국가정보원, 국가안전보장회의, 경찰청, 국가인권위, 방송위원회 등은 단 1건도 정보목록을 등록하지 않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안’ 알리오 301개 공공기관의 경영 정보를 볼 수 있는 공공기관 ‘알리오(www.alio.go.kr)’에는 한국특허정보원 등 34개 기관이 2005년 12월 개설된 이래 아무런 정보도 입력하지 않았다. 직원평균임금액, 기관장업무추진비, 장단기차입금현황 등을 공개하게 돼 있지만 업무추진비 같은 민감한 사안들은 대부분 총액만 공개했다. 대한체육회는 기관장 급여는 공개하지 않았다.2004년 업무추진비 자료를 2005년과 2006년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도 등록했다.2004년 집행 내역도 돈을 쓴 목적은 없고 식당과 호텔 이름만 나열했다. ●알맹이 빠진 정책연구정보 정부부처가 수행하는 정책연구용역 결과물 전문을 공개한 정책연구정보서비스(www.prism.go.kr)도 크게 부실했다. 2006년 1월 이후 정책용역보고서 등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관이 연구용역 제목만 올리고 결과물의 원문 파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는 5건 중 0건, 통일부 3건 중 0건, 환경부 12건 중 3건, 재정경제부 19건 중 5건, 국방부 14건 중 4건만 원문 파일을 공개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전·현직 교원 18명 ‘제1회 으뜸교사상’

    퇴직한 뒤에도 교육에 봉사하는 선생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새벽 공부를 돕는 선생님, 아이들 공부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포기하는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온 선생님들이 상을 받는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제26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제1회 으뜸교사상’ 수상자로 현직 교사 14명과 퇴직 교원 4명 등 18명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으뜸교사상은 평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 현장에서 수업지도 및 학생지도에 우수한 공적을 보인 모범 교사와, 퇴직 후에도 훌륭한 교원으로 추앙받는 퇴직 교원을 발굴해 주는 상으로 올해 처음 제정됐다. 이숙희(72) 전 광주초등학교 교장은 44년 동안 근무했던 교단을 떠나 8년 전부터 문맹 노인들과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있다. 류해수(44) 태화중 교사는 과외 공부를 할 수 없는 시골 학생들을 위해 1996년 ‘류해수의 중학수학’(www.haesoo.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 접속 횟수가 100만건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 우제환(50) 대전 전민고 교사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자료를 개발한 ‘공부 벌레’다. 다양한 수학 학습 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학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수준별 학습자료’를 시작으로, 수준별 수학 학습자료, 수학 특기적성교육 자료, 보충학습 활용 교재 등 다양한 자료를 직접 개발해 활용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들에게 으뜸 교사 인증서를 수여하고 해외 여행과 장학 요원·강사로 활동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이들을 포함한 모범 교원 7310명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 등 정부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다음은 으뜸 교사 수상자 명단. ▲일산 은행초 강기룡 ▲인천 예일고 이임구 ▲대구 보명학교 김상선 ▲대전 전민고 우제환 ▲심원초 강해정 ▲태화중 류해수 ▲창평중 이해숙 ▲부산공업고 제준모 ▲서울사대부설초 박은수 ▲웅산초 이혁선 ▲계촌중 이용수 ▲농암초 청화분교장 김혜숙 ▲광주 운암초 배록현 ▲금산초 황영란 ▲이종원 전 대구과학고 교사 ▲이숙희 전 광주초 교장 ▲최진성 전 연성초 교장 ▲임좌빈 전 수촌초 교장.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수파’시인 박철 연시집 ‘사랑을 쓰다’

    ‘우수파’시인 박철 연시집 ‘사랑을 쓰다’

    “그대를 골목 끝 어둠 속으로 보내고/내가 지금까지 살아온/삶의 의롭지 못한 만큼을 걷다가/기쁘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울다가/슬프지 아니한 시간만큼을 취하여/흔들거리며 가는 김포행 막차에는/손님이 없습니다/멀리 비행장 수은등만이 벌판 바람을 몰고 와/이렇게 얘기합니다/먼 훗날 아직도/그대 진정 사람이 그리웁거든/어둠 속 벌판을 달리는/김포행 막차의 운전수 양반/흔들리는 뒷모습을 생각하라고”(‘김포행 막차’ 전문) 곁에 아무도 없으면 불안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해 주지 않으면 미치도록 고독해지는 사람들이다. 곁에 누군가 있다면 그 ‘누군가’에게 쏟는 이들의 정성은 각별하다 못해 유별나기까지 하다.‘치댄다’는 표현이 적확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마저도 사랑이라고 부른다. 박철(47) 시인은 그런 ‘사랑 중독증’ 환자이다. “그동안 해온 일은 사랑이 전부였다.”고 스스럼 없이 말할 정도로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지내왔다. 시인은 동인이라야 달랑 자기 혼자뿐인 ‘우수(憂愁)파’를 자처한다. 모처럼 출간된 연시(戀詩)집 ‘사랑을 쓰다’(박철 지음, 열음사 펴냄)에는 이런 우수파 시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76편이 담겨 있다.1987년 등단 이후 20여년간 써온 사랑시들인 만큼 한 시절 두루 걸치는 사랑이 있다. “우리가 사랑을 퍼다가/산을 만들고/그 위에 집을 짓고 산다면/그대, 신림동이나 봉천동/꼭대기쯤에 살겠네//(‘산’ 가운데) 사랑을 퍼다가 산동네를 만들겠다니, 도대체 지금 이 땅에 사랑이 그렇게 지천에 널려있다고 믿는 시인의 마음이 궁금해진다. 시인은 “흔들리는 그네의 몸짓 하나, 한밤의 클랙슨 소리, 국밥집의 불빛조차도 오늘로서 영원히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아니 사랑하고 배기지 못하겠다.”고 토로한다. 연시집에는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온갖 사랑이 다 담겨 있다. 특히 시인의 사랑시에는 돌아오길 기다리는 말이 많다. 시인은 “사랑은 기다림이며 기다림은 희망이며 희망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전부”라고 말한다. 슬픔에서 희망의 메아리를 듣는 역설을 담아 ‘슬프므로 슬프지 않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를 찾아가다가 한번은 맥주를 마시고, 한번은 재스민 화분을 사들고 온 일상을 노래한 대표작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를 통해 힘든 일상을 따뜻하게 위로해 줬던 시인은 이번에도 찌든 일상에 안개 같은 아련함을 선물하고 있다. 1990년대말 없어진 서울 탑골공원 뒤편 ‘탑골’에서 시인은 멋들어지게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곤 했다. 그러면 소설가 현기영 선생 등이 나와 노래를 부르던 모습은 이제 영 볼 수 없게 됐지만 아직도 문인들에게는 시인의 음악적 재능(?)이 종종 화젯거리로 등장하곤 한다. 97년 ‘현대문학’을 통해 소설가로도 등단한 시인은 지금까지 시집 6권과 각각 한권씩의 소설집과 콩트집을 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 권욱현 서울대 교수

    올해 과학의날 기념식에는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비롯한 벤처기업인들이 다수 얼굴을 드러냈다. 은사인 권욱현(64) 서울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학자라면 제자들이 주로 대학 교수지만, 권 교수는 좀 다르다. 석·박사 제자들 중 벤처기업 창업자가 12명이나 된다. 그만큼 이론에 더하여 실용을 강조한 교육과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국제학회와 대학 등에 거액을 기부하여 화제가 되기도 해온 권 교수를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동화연구소에서 만났다. ●과학기술인상으로 받은 상금 사회환원 ▶정년을 1년 앞둔 연세에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았는데, 너무 늦은 게 아닌지요. “상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10년 전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은 것도 선배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죠. 또 공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응용분야입니다. 특정한 연구보다는 축적된 기술 속에서 업적이 나오니까 내 나이 때쯤 받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상식에서 상금 3억원을 부인께 수여하던데 바로 부인께 갔습니까. “그건 증서고 상금은 다음날 온라인으로 오던데요. 사실 아내는 별 감흥이 없었을 겁니다. 모든 상금은 전액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이 돼 있거든요.” 지방 출신인 권 교수는 대학입학 이후 집에서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입학금부터 어느 독지가가 신문사에 내놓은 장학금으로 해결했고, 그후 미국 유학을 마칠 때까지 각종 장학금 덕을 보았다. 기부는 이때 사회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것이다. 사재도 털어넣는데 명예와 함께 덤으로 받는 상금은 당연히 전액 기부다. 젊었을 때 최초로 받은 상금 300만원부터 기부했으니 돈이 많아 기부를 시작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상금도 서울대에 전액 기부할 작정이다. ▶상금이 엄청난 과학상이 많이 생겼지만 과학기술자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사회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저는 공학이 뭔지도 모르고 선택했어요. 당시 분위기가 최고 인재는 공대를 가는 것으로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IMF 이후 평생직업으로서 매력을 잃으면서 달라졌죠. 지금도 국가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렸다고 말은 합니다. 사회적 합의가 그렇다면 우수인력이 많이 올 수 있어야지요. 그런데 지방 의대까지 다 채우고 난 뒤 나머지 인재가 이공계에 온다니, 이 모순을 극복 않곤 안 돼요.” 권 교수는 과학기술자들의 대우와 직업안정성 개선, 과학기술자들의 공직진출 확대, 학생선발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공과대는 개인 연구보다는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지요. “공학은 기초과학을 응용하여 인류에 유익한 것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것은 산업입니다. 따라서 공과대는 산업연관 기초교육을 해야지요. 그런데 공과대 학생들 90%가 장래 희망이 대학교수예요. 교수들도 산업계 경험자가 적고, 산업계 기여를 무시합니다. 사실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괴롭고 귀찮은 일이죠. 그러나 공학에서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에요. 저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는 공부가 아니라 벤처사업가나, 연구원이 되도록 마인드를 바꾸는 데 주력했어요.” ●제자들 벤처기업 12곳… 年매출 1조원 권 교수는 특히 연구팀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팀워크 훈련을 많이 시켰다. 제자들이 만든 벤처기업 12개는 대부분 석·박사과정 연구팀장이 사장이 되고, 팀원이 합류한 형태다. 이들 회사의 연간매출 총액 합계가 1조원쯤 된다. ▶서울 공대가 미국 대학 10위권 수준이라는 자체평가가 있었는데 과연 그렇습니까. “평가기준이 중요하지요. 기업은 돈을 얼마나 벌었냐로 분명하게 평가가 나오지만, 대학은 논문수, 입학성적, 연구비 등 잣대가 다양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 수가 10위권인가, 우수한 외국 학생 유학이 10위권인가, 세계적인 특허가 10위권인가 하면 아니거든요. 솔직히 저는 못믿어요. 또한 국내 1위면 다른 곳 1위와 비교해야지 평균적으로 10위권 수준이라는 것도 의미가 없고요.” ●인재키울 교육혁신 정부역할 막중 ▶그렇다면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 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원칙은 기업과 같습니다. 철저한 평가와 인센티브제 확대, 국제적인 활동을 통한 발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잘하는 사람은 격려해 주고 실적이 나쁘면 탈락시킬 수 있어야지요. 요즘 교수 평가가 까다로워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탈락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문제는 대학 지배구조입니다. 총장직선제로는 과감한 경영을 할 수가 없죠. 하루빨리 이를 폐지해야 합니다.” 한 곳에서 탈락하면 다른 곳에서 채용이 안 되는 사회구조도 문제다. 미국은 가령 MIT에서 탈락하더라도 우수한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 채용이 된다. 권 교수는 “서울대와 KAIST가 시범적으로 30명의 교수를 탈락시켜 다른 곳으로 보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사석에서 있었다.”고 소개했다. ▶요즘 과학기술계는 10년후 뭘로 먹고 살아야 할지,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 게 고민입니다. 로봇 등 자동화분야 전문가로서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그건 우리나라 최고기업 CEO도 모르겠다더군요. 그럼 현재 먹고사는 기술을 10년 전에 알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해요. 그럼 길은 무엇인가, 우수한 인력을 키우는 거라는 거지요. 우수인재는 적응을 잘하며, 적어도 5년은 내다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교육혁신 등 정부역할이 막중합니다. 그리고 연구지원은 무조건 신규 분야만 찾기보다는 기존 분야 중에서 발전 아이디어 찾기를 병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 주도보다는 기업 수요가 중요하고요.” ▶정운찬 총장시절 교수평의원회 의장으로서 통합논술고사 문제로 정부와 맞서기도 했지요. “사회를 리드하는 것은 평균적인 인재가 아니라 최고 우수한 인재입니다. 정 전 총장과 내 생각이 같은데, 수능시험은 과외로 점수 올릴 수 있지만 과학올림피아드는 과외받는다고 아무나 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본고사 도입하면 사교육 극심해지리라는 논리는 수긍이 안 되고, 또 그렇다 하더라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권 교수는 내년 2월이면 은퇴하지만 지금까지 주력해 온 공학연구와 국제활동 등 계획이 많다. 특히 15년 전부터 개발해 온 과학기술소프트웨어 ‘셈툴’을 완성하여, 비 영어권국가 범용 소프트웨어는 국제무대서 성공할 수 없다는 통념을 바꾸겠다고 했다. 천진한 표정이 영낙없는 청년이었다. ■ 그는 누구 1943년 경북 포항 출생. 경기고 서울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77년 서울공대 교수로 부임, 이듬해 계측제어과를 창설했다. 로봇 기술 등에 쓰이는 자동제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5년부터 국제자동제어연맹(IFAC) 회장 직을 맡고 있다. 최적화 문제에서 ‘이동구간제어’ 개념을 최초로 창안하여 특성을 규명하였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술한 영문교과서도 갖고 있다. 실용적인 공학교육을 강조하여 벤처기업인들을 많이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기업 수가 12개나 된다. 개도국 공학자 학술활동지원비로 IFAC에 5억원, 서울대 발전기금 3억원 등 활발한 기부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거쳐 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직도 맡고 있다. 제42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제1회 매경 신지식인상, 미국 브라운대학 최우수 동문상 등을 수상했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아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23일 치러진 야스쿠니신사 춘계대제 기간에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의 명의로 신사에 공물을 바친 사실이 8일 확인됨에 따라 신사참배를 둘러싼 외교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개인 비용으로 춘계대제 때 5만엔 상당의 높이 2m인 비쭈기나무 화분을 신사 측에 보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에서 비쭈기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져 신전에 바쳐지고 있다. 화분은 신사 본당으로 올라가는 목제 계단의 옆에 다른 화분들과 함께 배치됐다. 신사에 대한 공물 제공은 지난 1985년 8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이래 22년 만이다. 신사참배 여부에 애매한 입장을 취해 왔던 아베 총리는 결국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의식, 직접 참배하지 않는 대신 신사측에 마음을 전한 셈이다.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사과를 비롯, 일련의 사죄성 발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아베 총리가 공물을 보낸 것은 역내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 되는 올바른 역사인식 정립에 역행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논평했다. 중국 외무성도 “중·일 관계에 있어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일본 측에 신중한 자세를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에게 경의를 표시하며, 명복을 빈다. 이런 생각을 계속 갖고 싶다.”라며 봉납 사실을 인정했다.한편 민주당을 비롯, 야당들은 아베 총리의 애매한 대응에 “양다리를 걸친 태도”라며 일제히 비판, 정치적 이슈로 삼고 있다.hkpark@seoul.co.kr
  • 통신용어도 통역이 필요해? 장년층 40% 10대용어 절반 몰라

    ‘므흣’ ‘ㅂ2’ ‘출첵’…. 우리나라의 20대 이하 계층이 쓰는 뜻모를 통신용 말들이다. 이를 순서대로 풀이하면 ‘(야하게) 기분좋은’,‘바이(bye)’,‘출석 체크’의 뜻이다. 장·노년층 10명 중 4명은 이같이 20대 이하가 쓰는 통신용어 2개 중 1개를 모르고 있었다. 세대간의 의사소통 단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6일 ‘통신언어에 대한 세대간 격차 및 해소방안’을 담은 ‘정보문화분석 보고서’에서 10∼20대 통신언어에 대한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이해도에 대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632명의 장·노년을 참여시켜 통신언어 20개에 대한 대화체 문장 이해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무려 41.6%(263명)가 20개 중 10개의 뜻을 알지 못했다.1개도 이해하지 못한 경우도 7.9%(50명)에 달해 세대간 통신단절 현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10∼15개를 이해한 경우는 35.7%(226명),16∼19개는 20.3%(128명)였다.20개 전부 이해한 경우는 2.4%(15명)에 불과했다. 통신언어에 대한 세대별 인식조사에서도 10∼20대와 50대 이상 세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10∼60대 49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참신하고 기발한 신조어로 인해 어휘가 풍부해지고 있다.’는 문항에서 10∼20대의 과반수(51.4%)가 ‘그렇다.’고 답했으나,50대 이상에서는 66.8%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10∼20대가 스스로 부적절한 통신언어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과 함께 장·노년층의 온라인 참여율을 높이는 등 건전한 온라인 의사소통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10대 초·중·고생 896명을 대상으로 통신언어 사용빈도 순위를 조사한 결과,‘ㅋㅋ’(ㅋ발음이 들어가는 웃음소리)가 가장 많이 쓰였으며, 다음으로 ‘즐’(남을 빈정거리거나 따돌릴 때 쓰는 말),‘ㅡ ㅡ;/ㅡ ㅡ’(어이없다는 표정)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ㅎㅇ’(‘hi’의 줄임말),‘ㄱㅅ’(‘감사’,‘감사합니다’의 줄임말),‘ㅇㅇ’(‘응’의 줄임말),‘헐’(어이없다는 의미의 한숨소리)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생활의 지혜] 화분 밑거름으로 사용하는 마늘

    [생활의 지혜] 화분 밑거름으로 사용하는 마늘

    화분에 심어 놓은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든지, 시들시들할 때 마늘로 거름을 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컵 정도의 물에 마늘을 반 통 정도 으깨어 타서 조금씩 뿌려 주면 된다.
  • 노원구 폐목활용 목공예품 “하이 서울”

    노원구립 목공예센터에서 만든 목공예품들이 하이서울 페스티벌에 나들이를 나왔다. 1일 노원구에 따르면 노원 목공예센터에서 제작한 14종 160여점의 목공예품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시한다. 전시기간은 1일부터 4일까지.전시품목은 의자, 벤치, 이정표, 나무뿌리를 다듬어 동물 모습으로 가공한 공예품, 다보탑 축소 모형, 화분, 시를 적은 시(詩) 게시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노원구가 산림간벌 등에서 나오는 폐목을 재활용하기 위해 만든 목공예센터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목공예센터를 만들기 전까지만 해도 노원구는 폐목을 처리하는 데 연간 30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른 구청의 폐목을 돈받고 처리해주고 있다. 또 폐목으로 각종 목제품을 만들어 구청에서 사용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는 공공기관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목공예센터 하종연(55) 소장은 “전시된 제품들은 모두 버려질 나무들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초구청 앞마당 꽃잔치 열렸다

    서초구청 앞마당 꽃잔치 열렸다

    서초구청 앞마당에 꽃 잔치가 열렸다. 서초구는 30일 서울 양재동과 내곡동 등 유명 화훼단지에서 생산된 꽃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판매하는 ‘제1회 서초구 화훼전시 및 꽃직거래장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초구 우면동과 내곡동 200여 화훼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분재, 난, 초화, 관엽류 등 화초는 물론 유명작가들의 꽃꽂이 작품도 전시된다. 특히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직접 화분에 꽃을 심으면, 심은 꽃을 무료로 주는 ‘어린이 꽃심기’ 이벤트도 열린다. 행사는 5일까지 이어진다. 장터에선 시중보다 25∼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꽃과 화분을 구입할 수 있다. 나무 높이 약 15㎝, 꽃의 지름이 2㎝ 미만의 귀여운 모습으로 인기만점인 미니장미가 2000원,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향을 가진 제라늄은 2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국내 최대규모인 양재동 꽃시장은 물론 대형 화훼단지가 자리잡은 구의 특징을 살려 화훼산업을 특화하고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최근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에는 활기를, 시민들에게는 꽃향기를 전해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시각] 문화권력 진화할까/박선화 문화부장

    역시 시민의 힘이 정치인보다 낫다. 이번 재·보선 선거결과를 보며 민심의 저변에 서린 결기에 새삼 소스라친다. 즉, 정치든 어떤 분야이든 권력자들의 화법에,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은 결코 휘둘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웅변해 줬다. 공급자 내지 칼자루를 쥔 이들은 시민·유권자·수요자들을 위한다며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지만, 그들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의 판단은 적확하다. 수요자들은 실제 생활인이자 그들의 허실과 속셈을 너무 잘 읽기 때문이다. 일전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한 인사는 그 좋다는 권력을 왜 선뜻 내놓았느냐는 질문에 의외로 담담했다.“할 만큼 했고, 더 이상 할 게 없더라.”였다. 차관 때도 그러지 않았느냐에 대해선 “그랬더니 권력주변 인사가 안분지족하는 걸 보고 장관에 천거했다고 하더라.”며 일관된 톤을 유지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소신과 철학을 지닌 그가 공복으로서 정책 수요자를 위해 참 잘했겠구나 하는 믿음처럼 들렸다. 대선의 해를 맞아 적이 어지러운 즈음에 입증된 재·보선 민심의 본질은 어디에 있을까. 이민(利民)하려는 자보다 위민(爲民)하려는 이를 선택한 것이라면 지나칠까. 단지 정치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권력과 자리를 향한 줄달음은 문화예술계에도 엄존한다. 정책당국과 산하기관, 장르별 문화분야에도 정도의 차이일 뿐 비슷한 양태가 잠복해 있다. 지난 1980년대 이래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을 보자. 이광표 장관을 비롯한 21명 가운데 출신별로는 정치인 9명, 언론인 6명, 학계 2명, 관계 2명, 문화계 인사 2명이다. 그나마 참여정부 들어 문화계 인사 2명이 장관을 지냈을 정도이다. 출신과 개인별로 장·단점이 다르겠지만 최근 내정된 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공교롭게도 관계와 업계를 고루 거쳤다. 20여년에 걸쳐 다양한 인사가 거쳐갔으니 김종민 장관의 내정은 그만큼 정책과 실물의 갭을 최소화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았을 터이다. 이창동 장관과 현 김명곤 장관은 문화예술계 출신이어서 어느 때보다 동종업계의 이해관계를 소상히 정책에 반영하려 노력한 인사로 꼽을 수 있다. 정부가 균형추를 맞추려 노력한 점도 미래의 좌표를 제시해 준다. 또한 곧 있을 서울 예술의전당 사장 공모에서 최종후보 3인 가운데 누가 될지가 인사기준의 한 잣대를 제시해 줄 참이다. 관료의 정책장악력과 문화예술인의 전문성 사이에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문화계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르별로 시장지배력을 가진 메이저와 마이너의 양극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영화산업에선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한 오리온·CJ·롯데가 영화배급을 장악해 순수영화를 고집하는 김기덕 감독은 한때 국내 상영을 포기했을 정도다. 연예인을 키우는 엔터테인먼트사의 우월적 일방주의나 출판쪽의 경우 마케팅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독·과점 현상이 대단하다. 학계와 문단에서조차 벌어지고 있는 ‘권력화의 폐단’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느 대학 어느 학과 출신들이 판치고 다른 이들은 도외시하는 일단을 보노라면 아연 놀라울 따름이다. 문화예술계를 감싸고 있는 권력화 현상을 딱히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만큼 경쟁과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현상이 심할수록 게임의 룰이 흐트러지고 수요자들은 점점 멀리 달아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목하 대선을 앞두고 적잖은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예비후보자 캠프에 몸담고 있다. 본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치더라도 이번 재·보선의 교훈을 겸허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권력에 다가서려 수혜자들을 볼모로 삼지는 않았는지. 각종 문화권력도 수혜자가 없으면 쓸데없듯, 그 자리는 수요자로부터 나온다. 박선화 문화부장 pshnoq@seoul.co.kr
  • 들풀·산꽃 뜯는대로 돈이 된다

    ‘들꽃 산꽃이 벼농사를 대신하는 틈새작목이다.’ 최근 지리산과 섬진강 둔치에서 자라는 우리꽃들이 압화(누름꽃·꽃잎을 눌러 말린 것)의 소재로 나라 안팎에서 인기다. 그래서 압화나 관련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워진 농가의 탈출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돈이 주변에 널려 있다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군에는 ‘압화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다.25개 농가가 참여하고 지난해 일본에 압화 재료로 우리꽃 10만달러(1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엇비슷한 매출을 올렸다. 이갑현(여·53·구례읍 봉서리) 압화연구회 부회장은 “틈틈이 들이나 산에서 압화용 꽃을 따다가 말려서 공동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압화용으로는 까막쌀·공조팝·자운영 꽃이 많다. 회원들은 꽃을 딴 뒤 기계로 말려 하루 만에 압화용 소재로 만든다.A4 복사용지 1장에 꽃잎 100장정도를 붙이는 데 수출 단가는 70달러(6만 7900원)이다. 또 꽃농사 20여년째인 장형태(53·구례군 마산면 광평리)씨는 지난해 야생화와 들풀 판매로 5억원을 벌어들였다. 장씨는 초창기 화분 재배에서 지금은 수질정화용 연이나 꽃창포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구례는 압화의 원조 구례가 국내 압화의 원조가 된 것은 박종산(58) 군 농업기술센터소장 덕택이다.지금 구례군 야생화 재배포장(묘목단지)에는 20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그는 1999년에 소장으로 취임했고 2002년 제 1회 대한민국 압화공모전을 시작으로 올해 6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의 압화 전시관에 16만여명이 다녀갔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야생화는 색의 선명도가 뛰어나 일본에서 압화 소재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압화 동호인은 1000만명으로 관련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국내 동호인은 3만여명이다.10만명으로 불어나면 산업으로써 투자가치가 밝다고 한다.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생활속 안전 체험 안전의식 키워요”

    “생활속 안전 체험 안전의식 키워요”

    ‘안전, 문화, 건강’을 주제로 안전한 생활과 안전 한국을 기원하는 ‘제2회 봄맞이 범국민 안전기원 걷기대회’가 주말인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소방방재청이 주최하고 서울신문사·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가 주관한 행사에는 시민과 안전관련 단체 회원 등 3000여명이 참가했다.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과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김준목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상임대표, 김찬오 소방방재청 안전문화분과위원회 위원장, 정동남(탤런트) 한국구조연합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노 사장은 개회사에서 “국민 각계 각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고 자발적인 안전의식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소방방재청장은 환영사에서 “걷기대회를 통해 안전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재난이 없는 올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개그맨 배동성씨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화이트팀의 난타공연과 해병대 의장시범, 풍물패공연 등 볼거리와 페이스페인팅과 헬륨풍선 나눠 주기, 즉석 사진촬영 등 즐길거리, 무료혈당·고혈압체크, 체지방검사, 응급처치시범, 손씻기 운동, 재난안전 사진전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서울소방방재본부가 마련한 이동체험안전차량에서는 아이들이 화재 탈출 체험 등 소방·안전 체험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온 가족이 함께 완연한 봄 정취를 즐기며 평화의광장을 출발해 하늘공원, 난지천공원을 따라 이어지는 난지 순환길 산책로 6.7㎞ 구간을 걸었다. 행사는 오후 4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으로 T셔츠가 제공됐다. 추첨을 통해 가정용 소화기 200대를 비롯해 자전거, 화재감지기, 가방, 항균용품 세트, 생활용품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됐다.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김금희(38·용산구 이촌2동)씨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안전 지식과 정보를 배웠고, 또 아이들과 함께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서진(13·서울 한강초등 5년)양은 “인공호흡 체험장에서 인형으로 직접 실습을 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3명의 자녀와 참가한 회사원 위지환(40)씨도 “흥미로운 안전체험 이벤트에 참가해 아이들이 재밌게 생활속의 안전을 체험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즐거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초등학생 100명중 26명 알레르기성 비염 앓아

    우리나라 소아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최근 10년 새 평균 1.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가 국제 공인 역학조사 방법인 아이작(ISAAC)을 이용해 서울지역 10개 초등학교 학생 8378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천식이 7.6%, 알레르기성 비염 26.4%, 아토피피부염 29.2%, 식품 알레르기가 6.2%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같은 유병률은 10년 전인 1995년에 비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1.6배, 아토피피부염은 1.5배, 식품 알레르기는 1.3배가 각각 증가한 것이다. 천식은 1995년 8.7%에서 2000년 9.4%,2005년에는 7.6%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이번 조사는 알레르기 질환의 역학 연구에서 세계 학계가 결과를 공유하는 ISAAC 연구 프로토콜을 이용했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역학조사이다. 학회는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 최근 열린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학회는 “소아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율이 높아진 것 외에 환경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구체적으로는 주거환경 등 생활방식의 서구화, 대기오염의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알레르기 질환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회는 정부가 좀 더 실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 제언을 확정, 발표했다. 학회는 정책제언을 통해 ▲우유 알레르기 및 대사장애 환자를 위한 특수분유 의료보험 적용 ▲집먼지 진드기 방지를 위한 침구용품과 폐기능 측정기 등 알레르기 질환자에게 필수적인 용품의 의료보험 적용 ▲계절별 화분 예보제 도입 등 범국가적 캠페인 전개 ▲유·소아와 청소년의 알레르기 질환 상담을 위한 콜센터 운영 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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