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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佛 등 A급 국가들 신용 위기… 한국 저평가는 편견”

    “美·佛 등 A급 국가들 신용 위기… 한국 저평가는 편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프랑스와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설을 한신정평가는 과연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신정평가는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브라질 등 국가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곳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한신정평가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희(61)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무디스, 피치, S&P 등 3대 국제 신평사의 횡포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신용등급 하락 문제는 모두 A급 국가에서 생겼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우려하는 B급 신흥국들은 오히려 안전했다.”면서 “이제 선진국에 편향된 시각을 바꿔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국제 신평사들이 경제·금융 시스템에서 정치적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 이유로 ‘복지 포퓰리즘’을 꼽았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경우 복지 포퓰리즘의 결과로 재정 위기가 왔기 때문에 정치권 외에 해결할 수 있는 집단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복지 포퓰리즘’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으면 향후 미국과 유럽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부회장은 신흥국을 편견 없이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 안정성이 높음에도 북한 리스크가 과도하게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S&P가 지난 5일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해 금융불안이 초래되자 3대 국제 신평사의 전횡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동의하는지. -국가신용등급을 매기기 위해 6개 국가에 실사를 나갔던 경험으로 보면 국제 신평사의 편견이 분명 있다. 한국 외에 브라질,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흥국 정부들은 국제 신평사가 선진국 위주의 시각을 갖고 있어 경제현황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했다. 사실 국제 신평사는 신흥국에 대한 편견이 꽤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그들이 A급을 주던 국가가 문제의 불씨였다. 이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국제 신평사의 우리나라 평가에도 편견이 들어 있나. -그렇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재정상황이 가장 건실한 편이다.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하는 선진국들은 ‘AAA’를 매기고 우리나라는 부채 규모가 GDP의 33.5%에 불과한데 5단계나 낮은 ‘A’등급이다. 북한 리스크를 너무 과다하게 평가하고 있다. 사실 북한 리스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언제나 있는 전제다. 한신정평가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로 국제 신평사보다 높게 평가한 이유다. →국제 신평사의 국가신용등급 평가기준은 어떻게 되나. -3대 국제 신평사(무디스, 피치, S&P)와 일본의 R&I와 JCR, 중국의 다궁, 우리나라의 한신정평가 정도가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단, 중국의 다궁은 현장 실사를 하지 않아 신뢰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 어쨌든 평가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거시경제 안정성(물가, 성장잠재력 등) ▲외화유동성(국제 수지, 외화유출입 상황, 외화보유고 등) ▲재정건전성(부채 구조 등)이 3대 요소다. 미국과 유럽, 일본 모두 재정건전성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 밖에 정치적 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노사관계 등은 신평사의 기준에 따라 평가자료로 활용한다. →평가기준의 핵심은 경제시스템이다. 하지만 미국은 정치권의 부채감축노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정치적 문제까지 평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요한 지적이다. 문제는 재정건전성이 경제논리나 경제시스템이 아닌 정치적 결단에 의해 결정되는 시점에 왔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이미 10여년 전에 복지 지출을 늘려 놓았고 이제 재정적자로 돌아왔다. 재정 긴축 기조 전환 등 정치권의 결단 말고는 해법이 없어졌다. 신평사들이 정치적 전망을 평가에 상당부분 반영할 수밖에 없게 됐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논란 중인 ‘복지 포퓰리즘’ 이야기인가. -그렇다. 우리는 이제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 시작 단계다. 국민연금의 경우 선진국은 이미 적자구조이고 우리나라는 2060년 적자구조로 전환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는 셈이다. 재정건전성 문제를 놓친다면 미국과 유럽처럼 신용등급 강등을 감수해야 한다. →3대 국제 신평사가 잘못된 판단으로 ‘신뢰의 위기’를 겪은 적이 상당히 많지만 실제 개혁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적시에 경보를 해도 피평가자 입장에서는 아픈 것이다. 반면 경보를 하지 않는다면 신평사의 존재 이유가 없다. 2008년에 이미 비난을 받지 않았나. 딜레마다. 또 신평사의 평가가 맞는지 10년은 지나야 알 수 있다. 세부적 평가 기준도 업무상 기밀일 수밖에 없다. →신평사가 보는 세계 경제는 어떤가. -미국은 재정적자가 많지만 이미 문제를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하면서 불안함을 이겨 낼 것으로 본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집단체제 때문에 파국으로는 안 가겠지만 정치적 타협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작고 개방된 경제를 운영하지만 건전한 재정상태와 국제수지 등을 볼 때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최근 주식시장 등의 외화 단기 유출입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나홀로 가구/임태순 논설위원

    미국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이 지금처럼 남들과 어울려 사는 것에 무능했던 시대는 아마 인류 역사상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진국 도시인구의 절반이 혼자 살고 있고 치솟은 이혼율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을 그 예로 든다. 실제 2009년 기준 세계 각국 도시의 1인 가구 비율은 뉴욕 48%, 도쿄 42.5%, 유럽이 40%대에 이른다. 미국의 이혼율은 51%, 스웨덴은 48.1%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순 없다. 서울시가 엊그제 발표한 ‘2010 서울가구구조 변화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는 85만 4606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4.4%로 가장 높았다. 그동안 선두를 독주해 오던 4인 가구는 80만 7836가구(23.1%)로 2위로 물러앉았다. 2인 가구와 3인 가구의 비율이 각각 22.3%, 22.5%로 턱밑까지 치고왔으니 2위자리마저도 위태위태해졌다. 서울도 세계적 도시의 ‘1인가구 추세’에 동참하게 된 셈이다. 핵가족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1인가구시대라니, 가족제도의 빠른 진화에 새삼 놀라게 된다. 1인가구는 미혼, 배우자의 사별, 이혼, 기러기아빠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혼 기피 풍조가 가장 클 것이다. 서울의 1인가구를 혼인형태별로 보면 역시 미혼이 60.1%로 가장 많았고, 사별 17.4%, 이혼 12.6%였다. 1인가구가 도시의 대표적 가구로 자리잡음에 따라 독신족을 위한 ‘싱글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1~2인용 전기밥솥에 미니세탁기, 미니생수기가 나오는가 하면 1인용 햇반에 1인용 반찬까지 나와 탄탄한 매출고를 자랑하고 있다. 식당에서는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인용 좌석을 마련하고 있을 정도다. 젊은 층은 혼자 사는 것이 편할 것이다. 남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장되니 이보다 좋은 일도 없다. 부모님으로부터 잔소리 들을 일도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로움에 봉착하게 된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면 외롭고 자신의 고민이나 고충을 털어놓을 기회도 적어져 사회와 고립되게 된다. 기러기아빠들이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가족과의 유대감이 끊어진 데 따른 무력감 때문이다. 개, 고양이 등 애완산업이 번창하는 것도 1인가구의 고독과 무관치 않다. 인간은 공동체와 관계를 맺으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 바보, 천치를 뜻하는 영어 ‘이디엇’(idiot)은 혼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바보, 천치가 아니라면 1인가구보다는 최소한 동반자가 있는 2인가구를 권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12세 데뷔 英섹시모델, 15세에 임신 ‘발칵’

    영국 최연소 섹시모델을 표방해 12세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한 소녀가 3년 만에 때 이른 임신 소식을 알려와 영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영국 클리블랜드에 사는 어린이 모델 소야 키베니(15)가 임신 12주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대중지 더 선이 전했다. 키베니는 3년 전 비키니 화보를 촬영해 어린이 모델의 성 상품화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주인공이었다. 당시 키베니는 “장차 섹시 여가수 셰릴 콜처럼 되고 싶다.”면서 매일 강도 높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매관리를 한다는 사실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많은 이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소녀가 섹시 콘셉트의 화보를 촬영하고 연예계 활동을 위해 무리한 관리를 받는 건 문제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3년 만에 다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키베니는 불룩한 배를 드러낸 사진과 함께 17세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당당히’ 공개했다. 임신과 출산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임신사실을 알고 마냥 기뻤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어린 나이의 딸을 섹시 모델로 데뷔시키고 임신까지 방치한 것에 대한 비난은 소녀의 홀어머니 제니스(48)에 향했다. 더욱이 제니스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임신사실이 놀랍긴 했지만 축하할 일 아닌가. 우리 가족은 덕분에 더 큰 임대주택을 얻게 됐다.”는 비상식적인 말을 해 비난여론을 더욱 자극했다. 키베니는 남자친구가 경제적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머물며 출산을 할 계획이다. 또 당분간 육아에만 전념하다가 다시 모델 일을 시작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新 골드러시] 한은, 한달새 4000억 벌었다

    [新 골드러시] 한은, 한달새 4000억 벌었다

    한국은행이 금 25t을 사들였다고 지난 2일 발표하자 금값이 오를 만큼 오른 뒤의 때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은 12일 국제 금 거래업계 전문가 2명의 도움을 받아 한은의 금 매입 이후 가격변동을 계산해 봤다. 한은은 금 매입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금 변동 시세를 감안해 한은의 금 매입 시점을 7월 초·중순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금 시세가 온스(7.55g)당 1485.05달러였던 지난달 1일부터 1606.2달러였던 같은 달 18일까지 한국은행이 25t의 금을 분할 매입한 것으로 국제금시장에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기준 금 시세는 1777.8달러로 7월 1일보다 19.7%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당시보다 30원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1조 3000억~1조 3500억원에 구입한 25t의 금 가치는 1조 7000억원 선까지 상승했다. 3500억~4000억원의 수익을 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은 폭등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이중 이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뒤늦은 금 매입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전문가들은 “한은의 매입 시점은 얄미울 정도로 적절했다.”고 말한다. 전문가는 “지난 6월 온스당 1556.9달러까지 금 가격이 급등한 후 잠시 1400달러대를 기록할 때 한국은행이 금 매입에 나섰다.”면서 “한국은행이 아주 적절한 시점에 금을 매입했으며 이후 국제 금 가격은 16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물론 금값은 11일(현지시간) 전날 종가보다 32.80달러(1.8%) 하락했듯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 금값 하락은 한은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계열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1년 안에 2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점상 금 매입이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난 11년간 오른 금 시세는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면서 “금을 매입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향후에도 매입하는 한편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외화보유고의 구성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에 사들인 금 규모는 한 돈짜리 돌반지 667만개에 해당하고 1㎏ 금괴 2만 5000개에 해당한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2.5㎞에 이른다. 구매한 금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에 보관한다. 금 거래가 활발한 영국에 두는 것이 긴급할 때 유동화하기 유리한 까닭이다. 그래서 한은 금고에는 금이 없다. 이번 금 구입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금 모으기 운동으로 모은 금을 수출하고 남은 물량 3t을 마지막으로 매입한 지 13년 만이다. 한국은행은 총 39.4t의 금을 보유해 세계 순위가 45위로 11단계 뛰었다. 하지만 외화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평균 비율인 10.1%에 훨씬 못 미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은의 금 매입이 늦어진 것은 2004년 이전에는 외화보유고가 1000억 달러대여서 금을 확대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2년간은 한국은행 수지가 적자였다.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은 3110억 3000만 달러로 유가증권(88.5%), 예치금(9.2%),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1.2%), 국제통화기금 포지션(0.7%), 금(0.4%)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은 장기 매입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매입 필요성과 매입 여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성인 뺨치는 어린이 비키니 모델대회 中서 논란

    최근 중국 저장성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선발대회가 열린 가운데, 이 대회에 나선 어린이들이 짙은 화장과 가면,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참가 어린이 대부분이 10대 전후반인 만큼 연령층이 매우 낮았지만, 대회장 분위기는 성인모델콘테스트를 방불케 했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가면을 쓴 채 퍼(Fur)를 두른 아이들은 성인 모델들이 취하는 포즈를 자연스럽게 따라하며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다. 일부 참가 어린이는 성인 못지않은 짙은 화장과 몸짓으로 심사위원과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대회장 사진이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맹목적인 어른 따라잡기’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후난성의 한 네티즌은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잘못된 성적 상식을 가지게 될까 염려된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비키니 입은 10세 전후의 아이들을 평가하는 어른들이 가장 이해되지 않는다.”고 올렸다. 이밖에도 “어른들의 화려한 모습만 따라하려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는커녕, 어른과 똑같이 꾸미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잘못된 일”,“아이들을 대회에 내보낸 부모들의 의도가 궁금하다.”등의 반발이 빗발쳤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최근 세계적인 잡지 ‘보그’ 프랑스판에 섹시코드를 입힌 10세 모델이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짧은 원피스와 짙은 화장, 높은 하이힐을 신고 선정적인 포즈를 취하는 등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친 ‘섹시미’를 강조한 화보를 실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에일리언 비키니’

    2010년 프랑스 칸영화제의 마켓에 나온 ‘로드 투 노웨어’와 감독주간에 출품된 ‘광란의 타이어’는 각기 동일한 주장을 펼쳤다. 양측은 자기 영화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찍은 첫 장편영화라고 우겼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것은 한국에서 이미 스틸 카메라로 촬영한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라는 작품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이 초래한 변화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어서 어느덧 영화를 만드는 자와 배급하는 자, 관람하는 자 중 누구도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위에 언급한 모 회사의 DSLR 카메라가 저예산 영화 촬영의 대세로 평가받는 요즘, 이 카메라로 찍은 또 한 편의 영화가 등장했다. 지난해 ‘이웃집 좀비’로 호평을 얻은 영화창작집단 ‘키노망고스틴’이 두 번째로 제작한 ‘에일리언 비키니’다. 영건은 ‘바른 생활’을 신조로 살아가는 30대 남자다. ‘도시 지킴이’를 자처하는 그의 직업은 봉사활동이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봐 넘기지 못하고, 위험에 처한 여자를 돕지 않고는 못 배기며, 음주와 금연 캠페인을 열심히 한 그다. 언제나 도시의 밤 풍경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도시와 지구를 어떻게 지킬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남자들에게 쫓기던 여자를 구해 집으로 데려온다. 모니카라는 이름의 그녀는 얌전을 떨다 점점 야성적으로 변한다. 외계인의 정체를 숨긴 그녀가 갑작스럽게 키스하자 그의 순정은 흔들린다. 순결 서약을 지키려는 지구 남자와 종족 번식을 위해 지구로 잠입한 외계인의 하룻밤 결투는 그렇게 시작된다. ‘에일리언 비키니’의 만듦새가 빈곤하다고 생각한다면 1950년대 전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B급 공상과학(SF) 영화를 기억할 일이다. ‘짧은 상영 시간, 조악한 세트, 과장된 연기, 엉성한 플롯, 세세한 것에는 관심 없다는 투의 뻔뻔함’이 특징인 B급 SF 영화는 생각보다 긴 생명력을 지녔다. 폭넓은 지지를 구하진 못했으나 세계 곳곳에서 잊힐 만하면 한 번씩 흥미로운 작품이 등장하곤 한다. 그 계보에 놓일 ‘에일리언 비키니’는 가까이에 두 편의 선배 작품을 두었다. B급 영화 특유의 발칙한 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에선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 자장 아래 있으며, 제작 여건의 한계를 치열한 노력으로 돌파한 방식은 이응일 감독의 ‘불청객’(2010)과 궤를 같이한다. 제도권 영화보다 외양은 초라할지 모르지만 획일화된 영화 사이에서 엉뚱하게 상상하고 과감하게 시도한 영화는 오히려 빛난다. ‘이웃집 좀비’에서 오영두 감독은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간소한 인물이 등장하는 두 개의 에피소드를 담당한 바 있다. 그런 특성은 ‘에일리언 비키니’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영화 대부분의 장면은 남자의 궁색한 방에서 두 인물이 옥신각신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자칫 1980년대 에로영화를 밀실 SF 영화로 변신시켰다고 착각할 법하다. ‘불청객’에 비해 주제는 빈약하고 기상천외한 재미도 부족하다. 반면 ‘에일리언 비키니’는 SF 호러라는 장르에 순수한 태도로 임한다. 시시한 교훈 따위는 팽개친 채, 할 수 있는 한 장르적 표현에 매진한다. 드라마, 코미디, SF, 호러의 단계에 맞춰 차례로 탈바꿈하는 영화를 따라가노라면 장르적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태도와 마음이다. 25일 개봉. 영화평론가
  • ‘레이싱걸 섹시화보’ 보게 해 36억 챙긴 3명 영장

    ‘레이싱걸 섹시화보’ 보게 해 36억 챙긴 3명 영장

    전남 여수경찰서는 잘못 걸린 휴대전화 번호로 ‘레이싱 섹시화보’를 보게 만들어 접속자들로부터 35억원을 받아 챙긴 김모(45·모바일콘텐츠사업자)씨 등 일당 3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2008년 1월부터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의 유료 콘텐츠물(레이싱걸 섹시화보)을 보도록 만들어 접속 건당 2990원이 자동결제되는 수법으로 정보이용료로 총 3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에 콘텐츠 공급업체 7개사를 운영하면서 모바일 도메인 930여개를 등록한 후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단축번호나 전화번호를 잘못 누를 경우 레이싱걸 섹시화보에 자동 접속되도록 하는 수법을 써왔다. 경찰은 이들이 콘텐츠 공급업자와 결제대행사를 수시로 변경하며 범행을 해온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6) 피살 20대女,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이름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6) 피살 20대女,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이름이…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러운 한 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 친구 A(당시 24세)씨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 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에 이뤄졌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 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였다. 주로 아프리카 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려 있었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 과정에서 곤란한 점이 적지 않다. 우선 한국 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 자동검색 시스템(AFIS)을 이용할 수 없다. 불법 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 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한 장이 비는데요. 5일 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는지, 필기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음, 그다음 장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 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셋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에는 자연스럽게 글자 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 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수가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 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아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 지역을 탐문 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 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 여권 속 가명이었다. 범인은 불안한 듯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 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 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 이용 유형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 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 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신을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온 큰 손님에 반가워하며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 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패션잡지’ 보그, 10세 섹시모델 세웠다가 ‘뭇매’

    ‘패션잡지’ 보그, 10세 섹시모델 세웠다가 ‘뭇매’

    세계 패션계에서 깡마른 몸매의 모델 뿐 아니라 미성년 모델들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가 10세 모델을 관능적 분위기의 화보에 출연시켰다가 여론의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프랑스판 보그는 최신호 성인의류 화보에 미성년 모델 틸란 루브리 블론두(10)를 메인으로 세웠다. 그녀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성인모델들. 블라두는 나이답지 않은 조숙한 표정과 과감한 포즈로 화보를 장식했다. 문제는 이 화보가 지나치게 관능적인 분위기라는 점. 붉은색 립스틱의 진한 화장도 문제지만 앞가슴을 상당히 노출하거나 몸에 달라붙는 의상은 10세 어린이가 소화하기에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체로 “10살밖에 안된 소녀가 유혹하듯이 카메라를 매섭게 쏘아보고 관능적인 포즈를 짓는 게 어색해 보인다.”고 비판했지만 무엇보다 성인패션계가 새로운 소비욕구를 창출하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성상품화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심리학 전문가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비단 조숙한 활동을 하는 어린모델의 문제 뿐이 아니라는 것.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폴 밀러 교수 등은 “패션산업이 어린이에 어른의 이미지를 투영한 건 아직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들에게 그릇된 미적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화보 주인공인 블론두는 프랑스 전 축구 대표선수 패트릭 블론두와 연예인 출신 디자이너 베로니카 루브리의 외동딸이다. 유명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패션쇼로 5세 때 데뷔한 블라두는 나이답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로 패션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함소원 리무진 사진…중국 공주 vs 현대 미녀

    함소원 리무진 사진…중국 공주 vs 현대 미녀

    함소원이 리무진 퇴근 사진을 공개해 화제다. 지난 2일 배우 함소원은 리무진을 타고 퇴근하는 사진과 함께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 휴식”이라는 글을 자신의 중문 블로그에 올렸다. 함소원은 호화로운 사무실을 연상 시키는 넓은 리무진 안에서 초미니 원피스 차림으로 앉아 우월한 기럭지의 하체를 드러내 보였다. 함소원은 또 귀걸이 등 중국식 장신구를 갖춘 중국 전통복 차림의 단아한 셀카 사진을 공개해 현대와 전통문화에 다 어울리는 자신의 매력을 한껏 과시했다. 함소원 리무진 퇴근 사진에 네티즌들은 “중국의상도 잘 어울린다”, “예쁜 중국 공주 같네”, “함소원 일상이 화보”, “저 넓은 리무진, 집이 필요 없겠네” 등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소원은 지난해 9월에도 부동산 재벌 2세 장웨이와의 베이징 데이트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함소원은 현재 드라마 ‘공주출산’ 주인공역을 맡아 촬영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 함소원 중문 블로그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옥주현 사업실패 후 힘든 과거…이젠 뿌리깊은 나무

    옥주현 사업실패 후 힘든 과거…이젠 뿌리깊은 나무

    옥주현이 사업실패 후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가수 옥주현은 최근 패션잡지 ‘싱글즈’ 8월호 화보를 촬영하며 요가 사업에 실패한 이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옥주현은 요가 비디오와 책이 성공하자 2005년 요가 스튜디오 사업에 나섰으나 동업자의 사기와 배임 등 분쟁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절을 빠져 나온 이후로는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게 됐다”고 밝혀 그 시기가 더욱 단단한 옥주현을 만드는 계기가 됐음을 시사했다. 하얀 민소매 상의에 블랙 가죽치마 차림으로 풋풋한 발랄함을 선보인 옥주현은 최근 MBC’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 루머에 대해 “나를 잘 모르면서도 그러려니 단정짓는 것이 속 상했다”면서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면 내가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루머가 마냥 싫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사진 = 싱글즈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환율 하락 가속… 연내 1弗 =1000원 붕괴?

    환율 하락 가속… 연내 1弗 =1000원 붕괴?

    미국의 정부부채 위기를 계기로 달러화 신뢰도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됐다. 중소 수출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저환율로 수입물가의 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폭우로 인한 체감물가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여 ‘저성장·고물가 고착’ 우려까지 제기된다. 31일 외국계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 민간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에는 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가면 2008년 4월 28일 999.6원 이후 처음이 된다. ●증권사·민간硏 등 가능성 제기…노무라증권 “내년 평균 960원”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팀장은 “하반기 평균 환율을 1050원선으로 예측했지만 1020~1030원까지 내려갈 수 있으며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2분기(990원)부터 급격히 하락해 내년 평균 환율이 96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저환율은 중소 수출기업의 수출을 힘들게 하고 현 상황에서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29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채산성 유지를 위한 적정 환율은 평균 1118.6원이었다. 물가 부분에서 저환율은 원자재 등 수입물가를 다소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급등 가능성에다 폭우로 채소 등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채권투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 이는 달러화의 유입으로 이어져 다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수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7월 말 외국인들이 보유한 상장·비상장 채권액은 86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900원대 환율이 지속된다면 저성장·고물가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원·엔 환율은 130원대로 높아 대기업의 수출에 지장이 없는 데다가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내년에도 1000원선을 지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英誌 “한국 빅맥지수 3.50” 원화 14% 낮게 평가된 셈 한국의 빅맥지수가 주요 37개국 가운데 22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환율(달러당 1056원)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의 빅맥 지수는 3.50이었다. 이는 맥도널드의 대표 햄버거 메뉴인 빅맥 1개의 한국 가격(3700원)이 3.5달러였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3.03)보다 15.5% 올랐다. 미국에서 빅맥 1개의 가격이 4.07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원화가 14% 정도 낮게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빅맥 지수를 기준으로 한 원화의 적정환율은 달러당 910원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빅맥 지수가 낮으면 해당 국가의 통화가 달러화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빅맥 지수가 지난해 10월보다 15.5% 오른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의 구매력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조사 대상국 가운데 인도(1.89), 홍콩(1.94), 중국(2,27) 등의 빅맥 지수가 낮은 편에 속했다. 노르웨이(8.31), 스위스(8.06), 스웨덴(7.64) 등은 높은 축이었다. 빅맥 지수는 전세계에 점포가 있는 맥도널드의 대표상품 가격을 통해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환율 수준을 비교 평가하려고 만든 지수로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고 있다. 환율이 각 통화의 구매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설’과 동일한 물건의 가치는 어디에서나 같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바탕으로 시장 환율과 적정 환율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수로 평가받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프로포즈 순간’을 촬영해주는 파파라치 화제

    ‘프로포즈 순간’을 촬영해주는 파파라치 화제

    주로 스타나 유명인의 사생활을 찍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파파라치. 최근 특이한 파파라치 사업이 미국 뉴욕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파파라치 사업의 특징은 사람들의 프로포즈 순간을 몰래 찍는 것. 물론 사전에 프로포즈 하는 의뢰인과 미리 계약을 맺는다.   이 사업은 전직 파파라치 였던 제임스 엠블러의 아이디어. 엠블러는 미국 맨하턴을 근거로 유명인을 쫓아다니던 파파라치로 2년 전 자신의 프로포즈 순간을 사진에 남길 수 없었다는 점을 깨닫고 이같은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엠블러는 “결혼식이나 아기가 태어났을 때 등 인생의 소중한 추억은 사진으로 남기지만 프로포즈 순간 만은 사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업 계기를 밝혔다. 이 일은 의뢰인과의 꼼꼼한 협의로부터 시작된다. 프로포즈 당일의 상세한 동선을 미리 협의하고 프로포즈를 하는 장소와 숨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조사해 ‘최고의 순간’을 촬영하게 된다. 엠블러는 “어떤 연출도 없이 숨어서 촬영하지만 어떤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된다.” 며 “물론 프로포즈시 거절당하는 상황도 자주 나온다.” 며 웃었다. 재미있는 것은 프로포즈 실패 시 엠블러는 요금의 75%를 환불해 준다. 또 의뢰인 위로차 같이 술마시러 가기도 한다고. 이 서비스의 가격은 기본코스(1시간 30분) 450달러(약 47만원)이며 비디오 카메라 등의 옵션을 더하면 750달러(약 78만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부 부처·산하기관 특정업무경비 줄줄 샌다

    정부 부처·산하기관 특정업무경비 줄줄 샌다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이 수사·감사·예산 등 특정 업무수행에 쓰이는 실비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사용되는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쌈짓돈 쓰듯 제멋대로 부당·과다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0년 결산중점분석’ 자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헌법재판소, 교육과학기술부 등 주요 부처 및 산하기관이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해외근무수당, 성과급 등 미지급 대상이나 목적 외 용도로 수십억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업무경비는 실비 이상의 경비가 들어가는 것이 명백할 경우 30만원 한도 내에서 월정액으로 쓸 수 있으며 기존 예산을 넘길 경우 기획재정부와 사전 협의토록 돼 있다. 2007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는 특정업무경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6000억원(6058억원 예산 편성)을 돌파, 49개 부처에서 5994억원이 현금으로 쓰여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해외 근무 직원 28명에게 1년간 17억 2500만원을 해외근무수당으로 지급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농수산대 교원 37명에게 교원연구보조비, 교원정액연구비 명목으로 2억 1800만원을 나눠 줬다. 예산처는 “급여성 경비, 교원 연구활동은 지원 대상이 아니며, 다른 국립대는 연구활동을 특정업무경비로 지급하고 있지 않다.”면서 “특히 교원연구보조비는 일종의 성과급으로 성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림청과 환경부는 중앙공무원교육원, 국방대학원 등에 파견된 교육·훈련자에게 각각 매월 59만 6000원, 55만원을 특정업무경비라고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30만원으로 정해진 월정액 상한선을 어긴 것이다. 행안부는 민주화보상운동지원단 위원장에게 매월 80만원씩 총 960만원을 주고, 일본강제동원피해자지원 사업에 월정직책급을 재정부와 협의 없이 자체 조정해 700만원을 더 쓴 것으로 확인됐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운영지원경비라면서 직원 격려품, 선물구입 용도 등으로 5억 800만원을 특정업무경비로 전액 사용했다. 교과부는 업무추진비로 써야 할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의 회의 비용을 특정업무경비로 7000만원을 편성,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민간인 사찰 논란 등으로 담당 공무원이 구속 처리된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특임장관실, 법무부, 외교통상부, 국세청,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특수활동비 사용액 전액에 대한 증빙서류(영수증)를 아예 제출하지 않아 투명성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증명지침에 따르면 집행내용확인서 생략은 사용처를 밝힐 경우 경비집행의 목적 달성에 현저히 지장받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4년내 식·의약 5대 강국” 포부 노연홍 식약청장

    “4년내 식·의약 5대 강국” 포부 노연홍 식약청장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로 옮긴 이래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해 바이오 강국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또 지난달 대법원과 협의해 식품·의약품 범죄 양형 기준을 대폭 강화해 벌금 위주의 관행을 탈피, 실형의 엄중 처벌 수위를 한층 높였다. 노연홍(56) 식약청장은 “2015년까지 식·의약 안전 5대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뿐만 아니라 식·의약 강국으로 나가는 길의 초석을 힘껏 다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노 청장을 식약청에서 만났다. →식약청이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했다. 의미는. -바이오생물의약품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단 하나의 제품도 허가를 받지 못했다. 임상시험이나 인허가와 관련한 기준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그 기준을 만들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사람 키 두 배만큼 쌓인 자료를 분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직원들과 논의한 결과 ‘용기를 갖고 나아가야 되지 않나.’라는 결론을 냈다. 세계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인허가 부분에서 병목현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과학적인 검증을 하는 동시에 신속한 허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당장 절실한 문제를 꼽는다면. -줄기세포 시장은 연간 20%씩 커가는 고성장 산업이다. 추세대로라면 검증 인력을 늘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필요한 분야인 까닭이다. 현재 보유 인력은 한계치에 근접해 있다. 계속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의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속도를 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 짧게는 1~2년, 적어도 3~4년 안에 대대적인 인력 확충이 요구된다. 물론 정부도 신성장 분야에 인력 확충을 약속할 정도로 분위기는 잡혀가고 있다. →안심·안전을 담보하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식의약품 사범의 처벌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는데. -식품사범 양형기준과 관련해 대법원과 1년 동안 논의한 결과, 지난달부터 처벌 수위를 높인 기준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사실 대부분의 식품 사범은 벌금만 내고 실형을 살지 않았다. 때문에 이 부문에 전념했다. 새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식품·보건범죄는 사망사건 등 가중처벌 대상이 되면 살인죄 형량에 버금가는 7~10년의 실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재료나 원산지 등을 허위 표기해 5억원이 넘는 범죄 수익을 올렸을 땐 기본 형량을 징역 1년 6월~3년, 어린이용 식품 등 가중 요소가 있을 경우에는 징역 2년~4년 6월을 선고하도록 했다. ‘블랙 컨슈머’를 근절하기 위해 이물질을 거짓 신고하는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식품위생법을 개정했다. ●“전문·일반·약국외판매약 재분류해야”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핫이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서 보건복지행정관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는데. -2000년 의·약·정 합의로 의약품 재분류를 이뤄냈지만 사실 당시에는 의약품을 과학적으로 분류할 만한 데이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5만여건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특히 당시에 정기적인 재평가 체계를 만들지 않은 탓에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당시와 같은 분류 체계를 유지해 왔다. 앞으로는 전문약과 일반약, 약국외 판매약 등 3가지 분류체계를 갖춰 대대적으로 재분류할 필요가 있다. 또 해야 된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의·약단체의 요구가 없더라도 사회적 필요성이 있을 때 상시적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쌍벌제 시행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리베이트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 개발이나 품질 강화보다는 불필요한 영업 경쟁을 부추겨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동시에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형국이다. 이 조치는 의약품 유통의 투명화 및 공정한 경쟁 확립을 위해서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제약 및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도 내수시장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최근 정부가 광범위한 리베이트를 조사하는 한편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관련 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원천 기술개발과 관련한 연구개발 지원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부터 주류 위생관리… 의식 향상 초점” →올해부터 식약청은 국세청으로부터 주류 위생관리 권한을 넘겨받았다.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둘 방침인지. -우선 주류제조자의 위생관리의식 향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안전한 주류제조는 제조자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소규모 업체 대상 위생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종사자의 위생의식을 향상시키는 데 노력하겠다. 주류안전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류안전종합계획’을 세웠고 현재 전국 순회교육과 위생지도·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제조과정 중 유해물질 생성을 차단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극 기술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식약청의 오송 정착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한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사실과 다르다. 현재 64%, 635명의 직원이 생활 터전을 옮겨왔다. 물론 교육환경이나 대중교통, 의료 및 문화시설이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일단 보건의료행정타운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세종시와 더불어 지역 발전이 가속화되면 정주 여건은 크게 향상될 것 같다. 오송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노연홍 식약청장은…] 행정고시 27회. 한국외국어대 노어과, 영국 요크대 보건경제학 석·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가정복지과·장애인제도 과장, 복지부 장관비서실·참여복지홍보사업단장,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거쳤다.
  • 기럭지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 레게걸로 파격변신!

    기럭지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 레게걸로 파격변신!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 가 제작한 신예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 의 미니 앨범 ‘Back to da future’ 가 공개됐다. 타이틀 곡 ’툭하면’ 은 미디움 템포의 레게 장르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 레게의 자존심 ‘스컬’ 의 강렬한 인트로가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툭하면’ 은 용감한형제가 자신이 프로듀싱한 곡 중에 최고의 곡이라 공언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피처링에 참여한 스컬은 “신인 여성그룹으로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브레이브 걸스는 ‘툭하면’을 자신들의 색깔로 소화, 한국적 정서가 가미된 레게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얼마전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파격적인 앨범화보를 브레이브걸스 공식 트위터(http://twitter.com/BRAVEGIRLS_)를 통해 공개하기도했다. 사진 속 브레이브 걸스의 멤버 은영과 예진 은 타이트한 “비키니룩” 을 입고 볼륨감 있는 몸매와 각선미를 뽐내며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도도한 표정과 포즈로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딸 살해 혐의 ‘파티맘’ 거액 ‘누드모델’ 제안받아

    딸 살해 혐의 ‘파티맘’ 거액 ‘누드모델’ 제안받아

    미국에서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파티맘’ 케이시 앤서니(25)가 누드모델을 제안받았다. 플레이보이와 더불어 미국의 양대 성인잡지인 ‘허슬러’의 창업자 래리 플린트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앤서니에게 누드 화보 촬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플린트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라며 “앤서니에게 50만 달러 이상의 모델료와 수익 10%을 주겠다.”고 밝혔다. 앤서니가 대표적인 성인잡지에까지 표적이 되는 이유는 그녀를 둘러싼 뜨거운 논란과 관심 때문이다.      앤서니는 2008년 두살배기 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증거 부족으로 최근 무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앤서니는 딸이 실종된 후에도 즉각 신고하지 않고 남자 친구들과 파티를 벌여 ‘파티맘’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지난 28일 CBS등 해외언론은 “앤서니가 자신과의 첫 단독인터뷰 대가로 방송사들에게 150만 달러(약 16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감 3년 동안에도 미국인들에게 큰 관심을 받은 만큼 인터뷰, 출간, 영화화 등 각종 ‘수익거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플린트의 누드 모델 제안에 대해 앤서니 측 변호인은 “누드 모델은 말도 안된다.”며 일축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홈런 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해야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제목이 문득 생각난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과 삶을 미학화해서 그린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하루키는 맥주와 두부를 즐겨 먹고, 개미를 무서워하고. 이사하는 걸 좋아하고, 정든 고양이와의 이별을 슬퍼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작지만 확실히 행복할 수 있는 ‘거리’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미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확실하게 대답을 못할 수도 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하고는 다들 대답하게 된다. ‘네 이런 거요.’라고.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좋아하고 즐기는 취미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독서, 장난감 만들기, 만화보기, 영화보기, 인형만들기, 종이접기, 휴대전화로 문자질하기, TV보기 등 아주 다양한 저마다의 취미를 갖고 있다. 좋아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이러한 취미를 한군데 모아 보면 어떨까.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인 ‘하비인월드’가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정식 개장했다. 취미박물관이라는 말 자체가 눈길을 끌었지만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7200㎡(2200여평)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개인과 동호회에서 제공된 2000여점의 취미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라모델(Plastic Model·조립식 장난감), 디오라마(Diorama·어떤 배경위에 모형을 설치해 놓은 것), 밀리터리(Military)모형, 미니어처(Miniature), 캐릭터(Character)인형, 테디베어(Teddy Bear·손바느질로 만든 곰인형), 코스프레(Costume Play·만화 캐릭터 흉내내는 것), 전통공예 등 가지가지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RC(Remote Control Car)트랙을 설치했다. 여기에서 연 9회 정도 국내외 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이 또한 눈길을 모은다. 지난 25일 오후 취미박물관을 직접 가 봤다. 1층 전시관에는 지금 30~40대가 유년시절 한번은 만들어 본 추억이 서린 건담(Gundam) 등 로봇들과 피겨(figure), 디오라마, 미니어처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5m나 되는 국내 최대 크기의 항공모함과 40여대의 전투기(실제의 71분의1 크기), 철도 모형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방공예관에는 조선시대의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으며 닥종이인형관에는 여러 모습의 인형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2층 인형관에는 유니세프 아우인형, 테디베어 스타이프를 만날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3층에는 각종 폐품과 쓰레기 등으로 만든 정크(junk) 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조립식 키트로 불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폐품예술가로 잘 알려진 기병선씨의 작품 수십점도 눈길을 끌었다. 탱크와 전차, 비행기 등 전쟁 스토리로 엮은 40여명의 동호인 작품은 만나 보기 힘든 작품이다. 박물관 대표 엄윤성(46)씨를 만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박사 출신으로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를 기획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이곳은 취미라는 동질성 아래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부정적이든 아니든 취미활동을 양지로 끌어올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물관을 열게 된 동기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취미라는 공통분모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는 소통의 장이며 일반인들에게는 색다른 취미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취미들을 한 공간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전시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벌써 외국에도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개장식 직후 일본의 유명한 모형작가인 시게이토와 노리오 다케무라가 1945년 독일에서 사용했던 탱크와 아라비아 로렌스에 등장했던 영국군 트럭 모형의 작품을 선뜻 기증하기도 했다. 2층 전시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엄 대표에게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물었다. “3년 전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지요. 취미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사는 게 바빠서 취미를 잊고 있습니다. 그런 기억을 되살리도록 하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엄 대표는 원래 ‘보고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다. 아울러 장난감이나 정크작품에도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통해 취미 동호인들과 꾸준히 접촉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취미박물관을 만들 터이니 작품을 제공해 달라고 일일이 부탁을 했다. ‘한국구체관절인형협회’에도 여러번 찾아가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엄 대표의 진지한 설득에 동호인들은 함께 뜻을 모았고 결국 박물관을 열게 됐다. 사기꾼이 아니냐는 비난도 감수하면서 얻은 결과였다. “취미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제가 어릴 적에는 우표수집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취미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 추억을 느끼게 하고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거든요. 또 취미로 만든 작품도 하나의 예술입니다.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 전시를 하면 작지만 많은 행복을 전달해 주잖아요.” 그러면서 박물관을 열게 된 뜻을 다시 강조한다.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취미들이 존재합니다. 영화, 스포츠, 회화, 조각 등 예술로 불리는 것들도 결국 취미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취미활동의 결과물들이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사회에서는 음지에 묻혀 있습니다. 프라모델 같은 경우 대부분 집에서는 싫어합니다. 밖에서도 ‘오타쿠’라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요. 주눅이 들어 오프라인으로 나오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1년에 하루 정도 장소를 빌려 동호인들끼리 작품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설 전시장을 만들어 취미들을 양지로 끌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물관 수준의 장소에 자신의 결과물이 전시돼 있다면 자랑거리가 되고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새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 대표는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열었던 후배와 친구들을 만나 “앞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전시를 해 보자.”고 제의했고 지난해 11월 함께 ‘동물의 신비’ 전시를 하게 됐다. ‘인체의 속’도 중요하지만 ‘동물의 속’을 제대로 보여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종류는 무궁무진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취미들이 전시대상이지요. 보여 줄 수 있는 것들은 뭐든 다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콘텐츠를 바꿔가며 항상 취미박물관에 가면 새로운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전시물을 꾸밀 계획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흉흉한 뉴스가 많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주고 있지만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있지요. 아이들한테는 꿈을 주고 어른한테는 추억을 제공해 주면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 박물관으로 오세요. 취미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푸는 것입니다.” 박물관의 위치가 장점이라는 것도 강조한다. 서울대공원에 놀러왔다가 한번쯤 들러 과거를 회상하면 나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사진을 찍어 유화로 만드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최초의 상설전시장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동호인들은 원해 왔습니다. 더 넓게 보면 관광자원, 관련 산업 육성이라는 의미도 있지요. 일본에서는 시즈오카 하비쇼를 하는데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글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엄윤성 대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희대 전자계산공학과를 나와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전자계산을 전공했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위촉 연구원(2000),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2001), 한라대학교 경영학부 강의전담 교수(2002) 등을 거쳤다.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가진 후배·친구들과 함께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 총괄을 맡았다. 이어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에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을 개관했다. 주요 연구실적으로는 ‘한국적 그룹의사결정 지원시스템·그룹웨어 개발에 관한 연구’(한국과학재단), ‘단위 그룹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삼성물산) 등을 비롯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설계 및 구현’ ‘의사결정 기술, 컴퓨터 자원, DB 등을 통합 설계하여 경영 제반 회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 등이 있다. 건국대, 단국대, 상명대, 국민대, 성균관대, 연세대, 외국어대, 부천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강의했다.
  • ‘진보한 프런코’ 네 번째 도전 시작된다

    ‘진보한 프런코’ 네 번째 도전 시작된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한다.’ 슈퍼모델 출신 진행자 이소라의 촌철살인 발언이 두고두고 회자됐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의 네 번째 시즌이 제작된다. 패션디자이너 지망생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스타일채널 온스타일은 27일 “오늘부터 도전자 공개 모집을 시작으로 ‘프런코’ 시즌 4의 제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홉 번째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본고장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국가 중 네 번째 시즌까지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시즌 2부터 온스타일이 서울시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통상진흥원과 공동으로 주관했다. 지난 4월 종영된 시즌 3는 목표 시청자층인 20~34세 여성시청률이 최고 2.95%까지 나왔다. 12주 방송 중 9차례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에게 ‘진부한’ 프로그램이 아닌 ‘진보한’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방증인 셈. 지원자격은 만 20세 이상으로 패션에 열정을 갖고, 의상 디자인과 제작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홈페이지(www. lifestyler.co. 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된다. 신청은 새달 21일 밤 12시에 마감된다. 우승자에게는 1억원의 브랜드 착수 지원금과 패션잡지 화보 촬영, 2012 F/W 서울패션위크 파이널 컬렉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또 서울 패션 창작스튜디오의 입주 기회도 준다. 온스타일 김제현 팀장은 “지난 시즌들을 통해 배출된 디자이너들이 현재 국내외 패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시즌 4를 통해 실력 있는 예비 디자이너들이 날개를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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