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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탄해진 현대차-SK, 느슨해진 현대차-LG ‘배터리 동맹’

    탄탄해진 현대차-SK, 느슨해진 현대차-LG ‘배터리 동맹’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동맹’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친환경’을 화두로 밀월 관계를 형성한 것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차와 LG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지는 분위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기아의 전용플랫폼(E-GMP) 전기차 배터리 3차 발주 물량 가운데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이오닉 7 물량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지만 현대차는 LG 대신 SK를 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차 발주에서 10조원 규모의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배터리를 수주한 데 이어 3차 발주에서도 9조원치를 확보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원 규모의 2차 발주 물량을 중국 CATL과 공동 수주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립에 나서며 ‘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액 1조 3000억원, 연 생산규모 10GWh(기가와트시)’가 국내 1위 완성차·배터리 기업의 합작공장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합작공장 두 곳의 총 투자액(5조원) 및 연 생산규모(70GWh)와 비교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대차와 LG의 협력관계가 느슨해졌음을 보여주는 장면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정 회장이 주도해 최근 발족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하지 않았다. 5대 그룹 가운데 미참여 기업은 LG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LG 측은 “GS, LS 등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지면서 수소사업을 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현대차와 LG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기공식에 정 회장의 카운터파트로 구 회장이 아닌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참석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통상 기업 간 협약식이나 행사에선 대표자끼리 직급의 격을 맞추는 것이 관례인데, ‘회장-사장’ 구도가 되면서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LG의 동맹에 균열이 생긴 원인으로는 전기차 화재에 따른 배터리 리콜 문제가 지목된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코나 일렉트릭 리콜 비용 1조 4000억원을 현대차 30%, LG에너지솔루션 70%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다.
  • 文, 中 참여시켜 종전선언 ‘심폐소생’… 北미사일 언급은 없었다

    文, 中 참여시켜 종전선언 ‘심폐소생’… 北미사일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협력의 새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면서다. 북미 대화 및 남북 교류 재개가 요원하고 차기 대선이 5개월여 남았기에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필요성과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화두를 다시 꺼내 “남북·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지난 1월 신년회견이 마지막이었다.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이자 문 대통령 주도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검토됐지만, 결국 벽에 부딪혔다. 평양은 체제 보장의 유의미한 시발점으로 여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역사적 세리머니에 관심을 뒀지만 핵시설 검증·사찰 전에 ‘선(先)보상’이 불가하다는 미측 기조가 유지된 탓이다. 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불과 1주일 전 비난 담화를 쏟아낸 상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주체로 ‘남북미중’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그다음달 2차 남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을 얘기했지만, 선언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심폐소생’하려면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대북 승부수가 생명력을 지닐지는 워싱턴에 달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보다 조금 앞선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을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면서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 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되 적극적 노력보다는 북의 고강도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전환점을 만들고 (2018년 남북이 합의했음에도) 단추를 꿰지 못한 문제를 다시 꺼내 해결하고, 다음은 차기 정부에 넘기겠다는 의도”라면서 “미국 반응이 중요한데 ‘적극 고려하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오면 북한도 미국에 대한 불신을 씻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3년 전과 달리 북측에 종전선언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종전선언 제안은)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증명 같은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구체적 제안이 나온 게 없기에 평양은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종전선언 자체는 판문점선언에 담겼기 때문에 북도 부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종전선언을 위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하며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시설 재가동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북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발’에 대한 언급과 경고 없이 종전선언을 말하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文, 中 참여시켜 종전선언 ‘심폐소생’… 北미사일 언급은 없었다

    文, 中 참여시켜 종전선언 ‘심폐소생’… 北미사일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협력의 새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면서다. 북미 대화 및 남북 교류 재개가 요원하고 차기 대선이 5개월여 남았기에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필요성과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화두를 다시 꺼내 “남북·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지난 1월 신년회견이 마지막이었다.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이자 문 대통령 주도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검토됐지만, 결국 벽에 부딪혔다. 평양은 체제 보장의 유의미한 시발점으로 여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역사적 세리머니에 관심을 뒀지만 핵시설 검증·사찰 전에 ‘선(先)보상’이 불가하다는 미측 기조가 유지된 탓이다. 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불과 1주일 전 비난 담화를 쏟아낸 상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주체로 ‘남북미중’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그다음달 2차 남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을 얘기했지만, 선언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심폐소생’하려면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의 마지막 대북 승부수가 생명력을 지닐지는 워싱턴에 달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보다 조금 앞선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을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면서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 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되 적극적 노력보다는 북의 고강도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전환점을 만들고 (2018년 남북이 합의했음에도) 단추를 꿰지 못한 문제를 다시 꺼내 해결하고, 다음은 차기 정부에 넘기겠다는 의도”라면서 “미국 반응이 중요한데 ‘적극 고려하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오면 북한도 미국에 대한 불신을 씻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3년 전과 달리 북측에 종전선언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종전선언 제안은)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증명 같은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구체적 제안이 나온 게 없기에 평양은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종전선언 자체는 판문점선언에 담겼기 때문에 북도 부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종전선언을 위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하며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시설 재가동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북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발’에 대한 언급과 경고 없이 종전선언을 말하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종전선언’ 다시 꺼낸 文… 바이든 “한반도 비핵화 외교 모색”

    ‘종전선언’ 다시 꺼낸 文… 바이든 “한반도 비핵화 외교 모색”

    실효적 선언하려면 中 포함 필요 판단北 부정 않지만 대화 복귀 가능성 희박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협력의 새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면서다. 북미 대화 및 남북 교류 재개가 요원하고 차기 대선이 5개월여 남았기에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필요성과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화두를 다시 꺼내 “남북·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지난 1월 신년회견이 마지막이었다.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이자 문 대통령 주도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검토됐지만, 결국 벽에 부딪혔다. 평양은 체제 보장의 유의미한 시발점으로 여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역사적 세리머니에 관심을 뒀지만 핵시설 검증·사찰 전에 ‘선(先)보상’이 불가하다는 미측 기조가 유지된 탓이다. 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불과 1주일 전 비난 담화를 쏟아낸 상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주체로 ‘남북미중’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그다음달 2차 남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을 얘기했지만, 선언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심폐소생’하려면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대북 승부수가 생명력을 지닐지는 워싱턴에 달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보다 조금 앞선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을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면서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 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되 적극적 노력보다는 북의 고강도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전환점을 만들고 (2018년 남북이 합의했음에도) 단추를 꿰지 못한 문제를 다시 꺼내 해결하고, 다음은 차기 정부에 넘기겠다는 의도”라면서 “미국 반응이 중요한데 ‘적극 고려하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오면 북한도 미국에 대한 불신을 씻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3년 전과 달리 북측에 종전선언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종전선언 제안은)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증명 같은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구체적 제안이 나온 게 없기에 평양은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종전선언 자체는 판문점선언에 담겼기 때문에 북도 부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종전선언을 위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하며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사일 발사나 핵시설 재가동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북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발’에 대한 언급과 경고 없이 종전선언을 말하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해설]4·27서 돌파구 찾으려는 文의 ‘종전선언 승부수’

    [해설]4·27서 돌파구 찾으려는 文의 ‘종전선언 승부수’

    바이든 “한반도 비핵화 구체적 진전 추구”… 상황관리 무게 北, 종전선언 큰 매력 못 느끼지만, 美 반응따라 호응 가능성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협력의 새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면서다. 북미 대화 및 남북 교류 재개가 요원하고 차기 대선이 5개월여 남았기에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필요성과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던 관측과는 달리 문 대통령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 종전선언 화두를 다시 꺼내 “남북·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며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비핵화 과정에 있어서나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나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고, 바이든 정부가 취임하게 되면 우리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 마지막이었다.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3-③남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함)이자 문 대통령 주도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검토됐지만, 결국 벽에 부딪혔다. 당시 평양은 체제 보장의 유의미한 시발점으로 여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역사적 세리머니에 관심을 뒀지만 핵시설 검증·사찰 전에 ‘선(先)보상’이 불가하다는 미측 기조가 완강했던 탓이다. 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데다 북측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불과 1주일 전 비난 담화를 쏟아낸 상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동시에 4·27 판문점선언의 합의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대북 메시지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주체로 ‘남북미중’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4·27 판문점선언에는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그다음달 2차 남북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을 얘기했지만, 선언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심폐소생’하려면 북의 혈맹인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대북 승부수가 생명력을 지닐지는 워싱턴에 달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보다 조금 앞선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을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모색한다”면서 “구체적 진전을 추구한다”고 했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되 적극적 노력보다는 북의 고강도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를 중시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기 중 마지막으로 전환점을 만들고 (2018년 남북이 합의했음에도) 단추를 꿰지 못한 문제를 다시 꺼내 해결하고, 다음은 차기 정부에 넘기겠다는 의도”라면서 “미국 반응이 중요한데 ‘적극 고려하겠다’는 식의 메시지가 나오면 북한도 미국에 대한 불신을 씻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나 백악관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3년 전과 달리 북측에 종전선언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선언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종전선언 제안은)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증명 같은 것”이라면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구체적 제안이 나온 게 없기에 평양은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종전선언 자체는 판문점선언에 담겼기 때문에 북도 부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종전선언을 위해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하며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추진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등에서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공동대응 등을 제안한 뒤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나 핵시설 재가동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북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발’에 대한 언급과 경고 없이 종전선언을 말하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댓글 논란서 골목상권 침해 비판까지...빅테크 ‘국감 잔혹사’

    댓글 논란서 골목상권 침해 비판까지...빅테크 ‘국감 잔혹사’

    정부·여당의 ‘빅테크·플랫폼 길들이기’가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된다. 정보통신(IT) 기업들이 국감 시즌의 주요 타깃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포털의 여론 조작 논란 정도가 이슈였지만, 최근에는 빅테크들이 사회에 미치는 전방위적인 영향력에 초점이 맞춰지며 더욱 다양한 문제들이 국감장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선마다 국감 불려온 포털들 20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강한승 쿠팡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한 것을 비롯해, 환경노동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등도 IT 기업인들을 증인 명단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감은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상임위들까지 IT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빅테크를 향한 공세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은 모습이다. 정치권의 최근 빅테크 때리기는 내년 대선을 앞둔 선거 전략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처럼 대선과 같은 중요 선거를 앞두고 IT·인터넷 업계가 정치권의 타깃이 된 사례는 예전부터 있었다. 특히 과거 대선에서는 뉴스 편집과 댓글 기능을 가진 포털이 정치권의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담당 부사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의 호된 질타를 받았고, 2012년 대선을 앞둔 국감에서는 당시 김상헌 NHN 대표와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나와 의원들로부터 “포털이 불리하게 뉴스를 편집한다”며 집중 포격을 맞았다. 이후에도 댓글 조작 논란 등 포털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정치권의 의구심은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2014년 국감에서는 국민메시저 ‘카카오톡’이 국감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른바 ‘카톡 검열’ 논란으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이사가 법제사법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등 여야 의원들이 관련 문제를 놓고 충돌하며 그해 가을 국회를 뜨겁게 달궜다. 이 대표이사는 IT 기업인으로서는 흔치않게 이듬해에도 연속으로 국감에 불려나온 뒤 결국 회사까지 떠나야 했다. ●골목상권 문제 등 이슈 부각 IT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며 국회는 이들을 더욱 경쟁적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2015년에는 공정거래위 국감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대검찰청 국감 등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름이 불렸다. 특히 카카오는 감청 논란, 카카오택시 시장 지배력 남용 의혹, 음란물 유통 방치 등 각종 이슈로 당시 국감 내내 도마 위에 올라야 했다. 또 쿠팡과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들의 사업행태도 같은 해 국감에서 비판을 받았다. 최근 공정위로부터 2000억원대 ‘과징금 철퇴’를 맞는 등 한국 시장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구글은 2016년 국감에서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총괄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의 사업 행태를 두고 의원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해진·김범수 다시 국감 나올까 주목할 점은 최근 4~5년사이 이들 기업의 최고위급 경영자들이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에 하나둘 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글로벌투자책임)는 2017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듬해인 2018년 국감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네이버·카카오 신화’를 만든 당사자인 이들에게 당시 국감장에서는 질문 세례가 경쟁적으로 쏟아졌다.올해 각 상임위들이 이 GIO와 김 의장 등을 다시 국감장에 소환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과연 이들이 다시 국감에 출석할지도 초미의 관심이다. 이밖에도 여야는 배달앱, 숙박앱 등도 부를 것으로 알려져 올해 국감장에서는 이들 플랫폼 관련 기업인이 나란히 선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여야 대선주자 ‘빅2’의 부동산 공약, 과연 현실성은 있나

    여야 대선주자 ‘빅2’의 부동산 공약, 과연 현실성은 있나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선이 불과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당내 경선이 한창 진행중인데, 유권자들은 후보 간 이전투구에 묻혀 정작 판단의 근거가 될 정책과 공약들은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석 연휴를 맞아 밥상머리에 오를 화두는 정책보다는 각 주자들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각 주자들의 정책 가운데서도 내년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부동산 정책들을 비교해보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이재명 경기지사, 기본주택 100만호 공급은 재원과 택지확보가 관건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1위 주자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자.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은 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본 시리즈‘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 공약으로는 ‘기본주택’을 내놓았다. 임기 내 총 250만 가구를 공급하되 이 중 100만호를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주택의 개념은 중산층을 포함해 무주택자라면 누구든지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있는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주택의 5%가 안 되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토지임대부 분양분(주택은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임대료를 내고 빌리는 방식)까지 포함해 10%까지 끌어올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재원조달과 택지확보 방안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 지사는 보유세를 도입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지만, 100만호의 기본주택을 짓기 위해 역세권에 10억원 내외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건설원가로 3억원 책정 시 300조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주택자가 역세권 30평형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내는 월세를 60만원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구상 역시 현 시세보다 절반에 불과한데 결국은 증세를 해 메우겠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100만호를 어디에 지을 것인가다.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지을 땅이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동산 분야의 한 전문가는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제수용 밖에 없는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이에 대해 이 지사는 택지확보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많은 비판에 직면해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표 기본 주택은 지을 장소도 없을 뿐더러 건물에 묶인 50년 장기임대 보증금을 되돌려준다는 면에서 사기다. 건물 가치는 매년 깎인다”고 맹비난했다.●이낙연 전 대표, 토지독점규제 3법으로 토지공개념 실현에 우려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택지 확보 방안에 있어 이 지사보다는 구체적이다. 이 전 대표의 대표공약은 토지독점규제 3법이다. 토지독점규제3법은 토지공개념 실현을 위한 택지소유상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안 등을 말한다. 이 전 대표의 택지소유상한법은 개인이 1320㎡(약 400평)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하면 2000㎡(약 605평)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면적을 최대 3배까지 넓혔다. 이 전 대표는 실제로 7월 15일 이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법안에 대한 반발은 거세다. 이미 1989년에 개인이 일률적으로 660㎡(200평)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택지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이 있었으나 위헌 결정으로 사라진 법이다. 이 전 대표는 위헌 요소를 없앴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적지 않다. 법인이 택지를 가질 수 없으면 남에게 강제로 팔아야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오히려 택지소유 면적에 제한을 두면 매물이 나와 공급이 충분할 것이고 국가가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 공공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라면서 “부동산 가격을 하늘 높이까지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합법적인 토지 구매’까지도 제한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4일에는 공급 부지확보를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김포공항 등으로 이전하고 그 곳에 ‘스마트 신도시’를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서울공항 부지에는 주택 약 3만호를 짓겠다고 햇다. 공항이 이전하면 인근 지역의 고도제한이 해제돼 약 4만호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공약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대중 정부 이후 이명박 정부까지 서울공항 이전을 검토했지만, 모두 대체부지 확보 대안이 없어 실패했기 때문이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가주택·역세권 첫 집 공약도 택지부족과 재원조달 논란 국민의힘 1위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1호 정책 공약으로 수도권 130만 가구를 포함해 5년간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와 ‘역세권 첫 집 주택’ 5년 내 20만 가구다. 청년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 가구가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고,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하면 차익의 70%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청년과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세권 첫 집 주택은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높여주되, 이 중 50%를 기부로 채납받아 공공 분양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활용도가 낮은 국공유지인 차량 정비창, 유수지 등을 지하화하거나 상부 데크화하는 입체 복합 개발도 고려한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청년 원가주택 역시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분양원가 공개는 현재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 정부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서 용적률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익 배분 문제로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역세권 첫 집 역시 공급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설득력 있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가주택은 엄청난 국가 재정이 필요한 비현실적 공약으로 허황된 포퓰리즘”이라며 “윤 전 총장이 금과옥조처럼 여긴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시장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나올 수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홍준표 의원, ‘쿼터 아파트’는 재개발 규모에 의문 최근 들어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으로 불리며 윤 전 총장과 양강구도로 올라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부동산 공약은 ‘쿼터아파트’ 도입이 핵심이다. 여기에 도심 고밀도 개발, 강북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도 내놓았다. 쿼터 아파트는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재개발 지역 일부에 대한 기부채납을 통해 10억원이 넘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을 4분의 1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북의 재개발을 공영개발로 진행해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먼저 지역 주민에게 완전한 분양 아파트를 제공하고, 고밀도 개발로 추가 물량이 발생하면 토지 임대부로 무주택자들에게 분양한다는 것이다. 10년 간 전매를 금지해 투기수요도 차단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재개발 규모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로또 아파트’를 양산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강북 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토지 임대부 아파트가 얼마나 공급될지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있고, 그로 인한 물량 공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대규모 재개발이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사업 진척 속도가 지지부진한 일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임기 내 실현가능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 송재혁 서울시의원, 교육부 지원 ‘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 운영위원 위촉

    송재혁 서울시의원, 교육부 지원 ‘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 운영위원 위촉

    서울시의회 송재혁 시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6)은 지난 1일 교육부 지원 대학중점연구소 광운대학교 ‘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PBRC:Plasma Bioscience Research Center)’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광운대학교의 ‘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는 플라즈마 환경 바이오 융합 기술의 대학중점 연구, 캠퍼스 타운 지역사회의 청년창업 및 경제특화 거점 조성을 통한 전문 인력의 양성, 플라즈마 환경 바이오 융합과학 관련 기업체의 참여 및 기술이전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송재혁 의원은 “대기, 수질, 토양, 에너지 등 환경분야의 플라즈마바이오 적용을 통해 시대의 화두인 기후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플라즈마바이오과학연구소가 환경연구분야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 제1의 연구소로 발돋음하기를 응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플라즈마는 기체 상태의 물질에 계속 열을 가해 만들어지는 이온핵과 자유전자로 이루어진 집합체로, 양이온과 음이온의 총 전하수가 같아 전기적 중성 상태를 띄는 물질이다. 물질의 세 가지 형태인 고체, 액체, 기체와 더불어 ‘제4의 물질 상태’로 불리며, 산업 전반 및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대된다.
  • 한국美 근원 재조명…한발 떨어져서 보면 더 와닿는 아름다움

    한국美 근원 재조명…한발 떨어져서 보면 더 와닿는 아름다움

    올 추석 연휴에도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명품 전시가 즐비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티켓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이건희 컬렉션’ 말고도 놓치기 아까운 전시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호모사피엔스: 진화∞ 관계& 미래?’(9월 26일까지)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하는 전시다. 다섯 차례 대멸종 등 혹독한 적응기를 거쳐 온 인류의 진화 과정을 화석 유물, 고고학 자료 등 전시품 700여점과 실감형 영상 등으로 풀어냈다.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왔던 환경을 컴퓨터 기술로 구현하고, 매머드와 동굴곰 등 멸종 동물 화석의 3차원 프린팅 모형을 한 공간에 배치한 ‘함께하는 여정’은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10월 10일까지)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미’의 근원을 재조명하는 전시다. 성(聖), 아(雅), 속(俗), 화(和) 등 네 개 키워드로 나눠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을 함께 소개한다. 국보 기마인물형토기 주인상, 보물 서봉총 신라금관을 포함한 문화재 35점, 근현대미술 130여점 등이 나왔다.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도상봉, 이중섭, 박영선의 작품 4점을 만날 수 있는 건 덤이다.국립고궁박물관의 기획전 ‘안녕, 모란’(10월 31일까지)은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모란 문양이 조선 왕실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모란도 병풍, 혼례복, 그릇, 가구 등 120여점의 유물을 펼쳤다. 전시장 옆 별도 공간을 모란이 핀 정원으로 꾸미고, 전시를 위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채집한 모란 향기로 제작한 향수를 분사해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한 점이 흥미롭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선 지난 8일 개막한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11월 21일까지)가 한창이다. ‘하루하루 탈출한다’를 주제로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을 예술과 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연결해 살펴본다. 사회적 화두인 인종주의, 젠더, 계급, 정체성, 이주와 환경 문제 등을 다룬 국내외 작가 41팀의 작품 58점이 출품됐다.지난 7월 문을 연 서울공예박물관도 풍성한 볼거리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전통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와 분야에 걸친 소장품 2만 2000여점 중에서 엄선한 작품들이 총 8개 상설전과 기획전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가장 오래된 자수 유물인 고려 말기의 자수사계분경도, 조선 왕비 대례복의 어깨·가슴·등을 장식한 ‘오조룡왕비보’ 등 국가지정문화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른 현장 관람 인원 제한과 온라인 사전 예약 등은 각 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세상을 바꾸는 신약, 그 존재의 이유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세상을 바꾸는 신약, 그 존재의 이유

    신약의 탄생/윤태진 지음/바다출판사/256쪽/1만 7500원 주사 한 방이면 낫는 희귀 난치병이 있다.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척수근위축증. 그러나 환자들은 주사를 맞지 못한다. 가격 때문이다. 지난 5월 허가를 받은 ‘졸겐스마’는 일명 ‘원샷 치료제’이지만, 가격이 25억원에 달한다.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는 5억원, 심근병증 치료제 빈다맥스는 2억 5000만원에 달한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 때문에 당국은 쉽사리 보험 급여 적용을 결정하지 못한다. 신약 연구자 윤태진은 ‘신약의 탄생’에서 신약 개발이 ‘화학, 생물학, 의학, 분석과학 등 현대과학의 모든 정수가 녹아 있는 자연과학의 종합예술’이라 말한다. 여러 분야의 협업으로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 치료의 돌파구를 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암은 곧 죽음이라는 인식이 강할 정도로 공포의 질병이었다. 각국 정부와 제약사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암 정복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치료제, 즉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이 상상보다 길고 더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약물에 대한 기초 연구가 시작되고서도 치료제가 정식 유통되기까지 보통 20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전 세계가 지금 그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치료제와 안전한 백신 탄생을 고대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항암제는 물론 알츠하이머, 자가면역질환 등의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개발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최근 신약 개발의 동향까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신약을 포함한 현대 의학의 중요한 목표는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화는 현대 의학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의학이 발전하고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이 등장하면,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해도 젊고 건장한 몸을 유지할 수 없다면, 그 자체로 저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노화가 ‘세포의 손상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세포들이 쉽게 제거되지 못한 채 비정상적인 활동을 계속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 정의하면서, 요즘 많이 회자되는 항노화 물질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아울러 자동차 키, 침대, 칫솔, 변기 등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사물들이 인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도 보여 준다. 신약 개발에 천문학적 연구가 들어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신약을 개발하는 진짜 이유가 생명을 살리려는 것이라면, 그 쓰임새를 넓힐 수 있도록 다각도의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분석]文대통령의 마지막 유엔… ‘5년의 고민’ 어떻게 담을까

    [분석]文대통령의 마지막 유엔… ‘5년의 고민’ 어떻게 담을까

    #1. “휴전 후 지난 35년간 엄청난 군사력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맞서 왔다. 이 대결 구도를 종식하는 것은 서로 가르는 벽을 허물어 서로 개방하고 교류·협력해 믿음을 심는 길밖에 없다. 북한이 당장 문을 열고 개방을 하는 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면 휴전선 안 비무장지대 안에 ‘평화시(市)’를 건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 “지금 우리는 세계질서가 어디로 가게 될지 확신을 못하고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명확하다. 세계 여러 분야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적 사고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하고, 일부에서 나타나는 강대국 중심주의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중 파격을 꼽자면 #1과 #2가 첫손에 꼽힌다. 특히 #1의 주인공이 전두환 군사정권의 2인자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란 사실을, 그것도 한반도가 냉전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1988년이란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흥미롭다. #1에 담긴 아이디어는 31년 뒤인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핵심키워드인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의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가 국제사회 협력을 전제로 한 제안이라면, 노 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평화도시 건설’은 민족공동체 차원에서 남북이 적극적으로 교환·교류·교역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북방외교’를 앞세워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성사시킨 노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이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가장 많이 했다. 유엔 가입 전인 1988년을 시작으로 1991년과 1992년 등 3차례나 연설했다. 선진국과 거리가 멀던 시절, 지금처럼 국격이 높지도 않던 2005년에 뿌리깊은 강대국 중심주의에 대한 경고와 함께 유엔의 개혁 필요성, 국제질서의 나아갈 방향을 과감하게 언급한 #2의 파격과 반향도 못지 않다. 예상했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기에 가능했던 고민과 성찰, 연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물론 한국 대통령으로 유일하게 5년 연속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그것도 남북관계의 진폭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컸던 터라 문 대통령의 고민 또한 상상 이상일 터. 6차 핵실험(9월 3일)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전운마저 감돌았던 2017년 9월 21일 유엔총회에서의 첫 연설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 이틀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하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개짖는 소리”라며 말폭탄을 주고받았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6차 핵실험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두고 ‘나이브한 제안’이란 평가가 우세했지만, 거짓말처럼 ‘한반도의 봄’으로 결실을 맺었다. 역사적인 9·19 평양 공동선언 직후 열린 2018년 총회에서는 1차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협상 중재를 위해 종전선언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이 꽉 막혀 있던 2019년에는 한반도 문제 3원칙(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을 재확인하면서 평화경제 구상을 펼쳐보였다.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통한 체제 안전보장 기반 위에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추진하고, 평화경제 실현을 제시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상(녹화)으로 진행된 지난해에는 종전선언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는 한편, ‘인간안보’ 개념과 함께 북한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동참을 호소했다. 하지만 21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의 컨셉트와 접근법은 이전과 사뭇 다를 것이라는게 청와대 복수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 기후변화에 맞서는 포용적 회복 비전,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진 만큼 이에 부응해 우리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다소 철학적인 접근이 될 수도 있는데 국제정치, 사회의 변화와 맞물린 유엔의 역할과 존재 의미에 대한 고민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담아 화두를 던지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올해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이란 점에서 새로운 대북 제안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구체적 제안들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간 청와대는 미국, 중국과 전방위 외교를 통해 북측을 비핵화 협상테이블로 견인하려고 했지만, ‘평양’은 요지부동이다. 게다가 지난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기점으로 최근 북측의 연이은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남측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상호 비판 수위가 점증하는 등 한반도 긴장수위가 고조된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유엔의 위상 및 역할 변화라는 화두 속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법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맥베스가 알려 주는 대선 감상법/북유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맥베스가 알려 주는 대선 감상법/북유튜버

    5년마다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의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 한창이다. 당선자는 또다시 본선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 내내 여론조사라는 시험의 연속이다. 종국에는 역사의 시험대에 끝없이 호출되는 것이 권력자의 운명이다. 학교 시험만도 지긋지긋한데 왜 평생 테스트를 받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일까. 삶의 은밀성이 사라지면 괴물이 된다는데 이름이 좋아 공적 검증이지 사실상 사생활 사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권력을 잡으려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장군 맥베스는 반란을 진압한 공로로 덩컨 왕으로부터 작위를 받는다. 하지만 세 마녀에게서 왕이 되리란 예언을 들은 뒤 부인과 짜고 자신의 성을 방문한 왕을 살해했다. 피의 왕좌에 올랐지만 자책감과 공포로 이상행동을 일삼고 다시 운명을 점치러 간다. 여자가 낳은 사람은 누구도 자신을 죽이지 못한다는 장담에 마음을 놓지만 마지막 결투에서 제왕절개로 출생한 적장의 칼에 숨이 끊어졌다. 마녀의 예언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실현된 셈이다.  가장 충성스런 심복이 보스를 죽이는 일은 흔하다. 1인자가 되려는 인간의 야심은 끝없는 배신과 보복의 권력사를 연출했다. 겉으로 복종하되 속으로 흑심을 품은 기회주의자들이 우글거리는 권력현장에서 반역의 유인은 상존한다. 머리통을 깨부수지 않고 머릿수를 세는 선거 민주주의에서도 배반과 복수는 영원한 테마다. 딸들에게 권력을 다 내주는 순간 버림받은 리어왕은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누구나 맥베스처럼 뒤통수를 치지는 않는다. 배은망덕이라는 부실한 토대는 언제든 붕괴할 수 있기에 개인의 생존과 출세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인의 부추김이 맥베스의 시역을 가능하게 했을까. 왕은 맥베스의 친척이기도 하고 집을 방문한 손님이다. 인륜과 관습에 따라 절대로 해치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악의 꾐에 쉽게 넘어가는 그의 성격이 패가망신을 불러왔을 수 있다. 충동질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밑바닥을 보인다. 평소라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간교하고 비열한 공작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권력의 유혹이다. 하지만 후회와 고통은 저지른 자의 몫이다. 맥베스는 유령을 보고 전혀 안식을 취하지 못하면서 죄의 대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했다.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내려찍은 라스콜리니코프가 인류로부터 떨어져 나온 듯한 고립감과 죄책감에 시달린 것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마녀의 예언이다. ‘왕이 되시리라’는 요언에 맥베스의 뇌는 마비됐다. 요즘으로 치면 대선후보 여론조사와 한몫을 노리는 측근들의 쑤석거림에 ‘구국의 결단’으로 출마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신탁은 이중적이다. 마녀들은 선이 악이고 악이 선이라는(Fair is foul, and foul is fair) 화두를 제시한다. 반역자를 베던 충신의 칼이 군주를 해치니 과연 그렇다. 자연분만이 아닌 남자 의사의 손에서 태어난 맥더프는 맥베스를 무찔렀다. 결과적으로 예언이 맞았다기보다는 예언을 대하는 태도가 예언의 자기실현을 가져왔다. 대수롭지 않은 말장난을 실제로 인식한 맥베스는 신하와 영주로서의 자기동일성을 해체하고 자발적으로 왕권을 향한 패역의 길에 나선 것이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필멸의 인간에게 최고의 적은 방심이라고 단언한다. 만물이 무상한 세상에서 문제없다고 자만하는 자신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선과 악, 미와 추는 맥베스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서도 종이 한 장 차이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그러니 참과 거짓을 멋대로 재단하고 함부로 강요하는 흑백 논리의 허망한 선동에 넘어가지 않게 깨어 있어야 한다. 정의를 독점하고 분노를 쏟아내는 번지르르한 언술에 현혹되지 말고 그것이 놓인 맥락을 살펴보라. 그럴 때 사건과 현상은 저절로 속내를 내비치는 법이다.
  • “진짜 아프간 여성 전통의상”…탈레반 거부하는 여성들, SNS서 시위

    “진짜 아프간 여성 전통의상”…탈레반 거부하는 여성들, SNS서 시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아프간 여성 인권이 전 세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아프간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지역에 사는 여성들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SNS로 공개하고 있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 등 SNS에서는 ‘내 옷에 손대지 말라’(#DoNotTouchMyClothes)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화려한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은 수많은 여성의 사진을 볼 수 있다.아프간에 현재 거주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아프간 출신으로 타국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전통의상을 입은 아이들의 사진도 함께 올리고 “부르카와 니캅이 아닌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의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캠페인은 여성뿐만 아니라 아프간 출신의 남성들까지 동참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탈레반이 정상국가를 원한다면서도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여러 정책이 공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탈레반은 여학생의 고등교육을 허가하지만,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공간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불허한다고 밝혔다. 또 여학생과 여성 강사 및 교내 여성 직원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카불에 있는 샤히드 라바니 교육대학교 강의실에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통옷을 입고 탈레반의 깃발을 흔드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아프간 여성들의 화려한 전통의상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아프간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맡아왔던 바하르 잘라리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검은 히잡을 쓴 여학생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아프간 역사상 이런 옷을 입은 여성들은 없었다. 이는 본래 아프간 문화와 비교했을 때 완전히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라며 “(화려한 전통복장을 입은 사진을 올리는 것은) 탈레반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러한 문화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런던에 거주하는 BBC 기자인 산타 사피 역시 전통의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내가 아프간에 있었다면 (이런 전통복장이 아닌) 히잡을 두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를 비난했다. 한편 아프간 교육 당국은 탈레반의 방침에 따라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 ‘아바야’를 입고 눈만 내놓고 전신을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 “풀뿌리의 생각 중앙정부 전달체계 갖춰져… 필수노동자 임금 보상·노동조건 개선해야”

    “풀뿌리의 생각 중앙정부 전달체계 갖춰져… 필수노동자 임금 보상·노동조건 개선해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3일 제정 1년차를 맞은 ‘필수노동자 지원 조례’가 입법화된 데 대해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착된 지방정부에서 출발한 조례가 법으로 제정이 됐다는 것은 풀뿌리의 생각이 중앙 정부로 전달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시국에서 필수노동자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처음 제시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앙, 광역, 기초의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역할분담 등 체계를 수립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필수노동자 지원 정책을 통해 사회적 가치에 비해 임금이 낮은 노동자의 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가치와 무관하게 지식기반이나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들이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며 “이는 곧 고임금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그렇지 않은 직업은 그것이 창출하는 큰 사회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돼 저임금이 당연시되고 있다”면서 “필수노동자 지원 정책을 통해 노동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평가기준이 변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 구청장은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임금 보상 체계 마련 및 노동조건 개선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는 노동자를 ‘필수노동자’라 명명하면서,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놓아 두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조건에 대한 근본적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의 팬데믹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들의 노동은 여전히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안전수당과 같이 직무 위험성에 대한 임금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항상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각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필수업무종사자법에 규정된 필수노동자 지원 위원회를 구성할 때 광역, 기초 단체장들이 위원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언론중재법과 기사열람차단 청구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언론중재법과 기사열람차단 청구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무엇이 ‘언론중재법’을 공론장의 핵심으로 부각하게 만들었나? 징벌 배상제를 관철하려는 여당의 입법 대응이 표면적 이유다.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를 언론중재법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큰 틀에서 여야가 엇비슷했다. 현재 여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과거의 여당은 ‘문체부 장관의 시정명령과 과태료’로 대응하겠다는 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논란이 벌어질 것을 번연히 알고 있는 입법자들이 언론중재법을 개정하자고 발 벗고 나선 데는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가 매우 낮다. 시민들은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를 생산하는 주체 중 하나로 언론을 꼽고 있다. 언론 보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피해 구제액이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허위나 조작 보도를 하는 언론에 징벌적 손배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높은 비율로 찬성하고 있다. 진단과 대응이 별개일 수 있는 사안을 입법자들은 ‘징벌 배상’이라는 화두로 묶어 냈다. 언론 정보를 소비하는 시장의 시민들로부터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작금의 언론중재법 파동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중재법은 어떤 법인가. 1980년 여름 700여명이나 되는 언론인들이 대량 해직됐다. 신군부가 해직을 요구한 언론인은 336명이었다. 나머지 419명은 눈 밖에 난 언론인을 언론사가 자발적으로 슬그머니 해고한 숫자다. 1980년 11월 15일 ‘언론통폐합안’이 발표됐다. 12월 26일 국가보위입법회의는 ‘언론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반론권’이 처음 도입되고 언론중재위원회가 설치됐다. 1987년 언론기본법이 폐지됐다. 반론권과 언중위는 신문법·방송법에 계수되고 ‘추후보도청구권’까지 신설됐다. 2005년 통합 ‘언론중재법’이 제정됐다. ‘인격권’으로 피해구제의 대상을 확장했다. 인터넷신문을 포함시켰다. ‘정정보도청구권’도 정식으로 도입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손해배상’ 조정도 하게 됐다. 2009년 법 개정에 따라 포털도 언론중재 제도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후 언론중재법은 큰 변화가 없었다. 2012년부터 2020년 봄까지 21개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정치권은 언론 중재의 대상을 기사 댓글, 펌글, 유사 언론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가짜뉴스와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문체부 장관의 ‘시정명령’, 악의적 보도에 대한 3배 이내 징벌 배상, 기사삭제청구, 기사열람차단청구 등이 법률안에 담겼으나 처리되지 못했다. 시민과 시민의 대표자들은 법률안의 새로운 제안들이 언론중재법과 언론중재위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을 수 있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의 자유를 고려하면서 언론 피해의 구제를 도모하는 데 목적을 둔 법이다. 가짜뉴스 잡는 법이 아니다. 2020년 6월 개원한 현행 제21대 국회에 16개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8월 25일 대안을 제시했다. ‘고의나 중과실의 추정’,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5배 이내 징벌배상’ 그리고 ‘열람차단청구권’이 큰 쟁점이다. 법안 처리를 위한 ‘8인 협의체’가 구성됐다. ‘징벌 배상’과 ‘고의·중과실 추정’에 대해 협의체가 건설적인 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언론중재위원회는 ‘기사열람차단청구권’이 실무적으로 정착된 관행이라며 시급히 개정법에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인권센터는 징벌 배상제도를 다듬어 통과시키되 열람차단청구권 도입은 성급하다는 반대 성명을 냈다. ‘기사열람차단’ 쟁점은 이렇게 풀어 보면 어떨까. 정정보도청구권 행사를 규정한 언론중재법 제15조에 항을 하나 신설하는 것이다. “언론사 등은 피해자와 협의한 후 정정보도 이후 또는 정정보도를 갈음하여 해당 기사의 열람을 차단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열람차단청구권’을 신설할 때 야기될 수 있는 폐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현실에서 정정보도 등의 대체 수단으로 활용되는 조정 실무상 조화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만 더. 시민들은 지금의 언론중재법 갈등이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다. 언론중재법 난국을 풀기 위해 언론계가 성찰해 보아야 할 몫이다. 징벌적 손배제 입법을 저지시키는 것만으로 언론계의 궁극적 숙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난 1년짜리 시장 아니다… 부동산 규제 풀어야 서울 집값 잡혀”

    “난 1년짜리 시장 아니다… 부동산 규제 풀어야 서울 집값 잡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6월 서울시장직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권 안팎에서 대선과 당권 도전 등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 있겠지만, ‘반쪽짜리 시장’을 1년 하고 서울시민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서울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안전진단 기준 등을 완화하지 않으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서울시 혼자 힘으로 부동산시장에 지속적인 ‘공급’의 시그널(신호)과 확신을 줄 수 없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국민의힘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은 한국 정당사 최초 30대 당대표의 탄생이라는 전환기적 성과를 이어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진 의원들이 젊은 당대표를 중심으로 모이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준규 사회2부장과의 일문일답.-10년 만에 서울을 이끈 지 5개월이 지났다.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지난 5개월은 앞으로 멀리 가기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동여매는 시간이었다. 또 의회 110석 중에 100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과의 ‘신뢰’ 형성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서울 시민들은 신속한 주택 공급에 대해 기대치가 높았다. “알고 있다. 그래서 재개발 6대 규제 완화 등 각종 대책을 내놨다. 또 이달 말 25개 지구지정을 발표하는 등 속도는 낼 예정이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집값이 매일 치솟고 있다. 서울시의 대책이 효과가 없는 것 아닌가. “서울시의 각종 규제 완화 대책만으로 부족하다. 재개발 등의 권한을 가진 중앙정부가 움직여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실패한 부동산정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5개월 민주 의원들과 ‘신뢰’ 형성 공들여 -정책의 실패를 중앙정부로 떠넘기려는 것 아닌가. “아니다. 집값 잡는 원리는 간단하다. 시장에 지속적인 공급이 있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고 실제로 그것이 실행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면 지금의 비정상적인 집값이 안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안전진단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서 공급이 절벽이다. 소비자들이 공급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가격 안정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부지(300만㎡)의 20%인 60만㎡에 주택을 짓겠다고 한 것은 공급 측면에 호재 아닌가. 그런데 반대를 하는 이유가 뭔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해당 부지는 미래 세대와 모든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사회적 합의를 뒤집는 것이다. 당장 착수해도 앞으로 10년 뒤에나 주택이 공급된다. 10년 뒤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80석 거대 여당이 법을 바꿔 가며 아파트를 지으려는 것이다.”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영원한 논쟁거리 -경기도가 전 도민 100%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발권국, 기축통화국이라면 이재명 지사식의 정책 선택이 일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코로나19 국면에 오히려 더 호황을 누리는 업종도 있다. 그런데도 정교하게 정책을 구사하지 않고 똑같은 액수를 동시에 분배하듯 나눠 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는 아마 영원한 논쟁거리일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엔 정부 정책에 따른다. 하지만 정말 타격을 입은 업종과 어려운 시민을 위한 지원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정말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다.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힘 없고 어려운 사람이 더 고통받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완화할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가 절실하다. “그렇다. 계층이동사다리를 설명할 때 편의를 위해 4개로 나눈다. 교육과 복지, 일자리, 주거다. 교육과 복지는 어느정도 변화로 체감하고 있다. 서울런과 안심소득 시범사업 등을 통해 변화가 시작됐다. 주거 사다리 역시 청년월세지원, 재건축·재개발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공정과 상생이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10년 동안 공정과 상생이라는 화두가 실효성 있게 시민생활에 녹아들었나 의문이다. 혹시 특정 시민단체에 편중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최근 ‘오세훈TV’에서 사회주택 업계를 비판한 것인가. “맞다. 사회주택과 태양광사업, 사회투자기업, 마을공동체 사업 등 명분은 좋지만, 시민의 혈세가 지원조직인 사회적기업만 배불린 측면이 있다. 이들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행정·조직관리 비용, 인건비, 임대료 등에 혈세 수천억원이 투입됐다. 이들 조직 존재 자체가 비용 상승의 원인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서울시장으로서 어찌 눈감고 있을 수 있겠나. 이는 전 시장의 성과 지우기가 아니라 서울 시정을 바로 세우고 공정과 상생을 이루는 길이다.” ●SH공사·주민센터 조직 각종 사업 충분히 진행 -대안은 있는가. “임대사업을 위해 SH공사가 있다. 사회주택 등은 모든 과정을 SH공사가 책임지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서울에는 25개 자치구와 425개 주민센터 등이 있다. 사회적기업 참여는 필요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공공기관 조직을 조금만 보완하면 마을공동체 등 각종 사업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정치의 계절이니 정치 이야기를 해 보자. 국민의힘 경선버스가 출발했는데, 국민의 관심은 시들하다. 지난 6월 이준석 대표의 당선 돌풍이 사라졌다. “동감한다. 이준석 대표의 탄생은 한국 정당사 최초 30대 당대표 탄생이라는 전환기적 성과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실패했다. 당대표는 대선후보 경선보다는 당 변화에 집중했어야 했다. 당은 젊은 대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정당 운영체계, 인적 구성, 대선후보들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설정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지금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선 경선이 건전한 경쟁의 장이 돼야지, 골육상쟁의 형태를 띠게 되면 표와 지지를 결집시키는 데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다. 그런 걱정이 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대선 경선 국면으로 돌입하게 되는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경선이 되려면 건전한 정책 경쟁, 노선 투쟁이 돼야 한다.” -오세훈 대권 차출론은 물리적으로 좀 늦은게 아닌가 싶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웃음) 왜 갑자기 당권인가. 전혀 생각이 없다. 저는 지금 반쪽짜리 서울시장이다. 그런 반쪽 시장 노릇을 1년 하고 시민들께 약속을 다 지켰다고 할 수 있겠는가. 대선이든 당권이든 그런 마음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다. 저는 서울시가 다시 뛰길 바란다. 1년 만에 서울시를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 홍준표·이재명 막말 공방에… 다시 떠오른 ‘돼지 흥분제’ 사건

    홍준표·이재명 막말 공방에… 다시 떠오른 ‘돼지 흥분제’ 사건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의 ‘성폭행 모의’ 논란이 일었던 ‘돼지 흥분제’ 사건이 다시 한번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공격하자 이 지사 측이 ‘돼지 흥분제 사건’을 언급하며 역공에 나섰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쌍욕 프레임’하고 ‘막말 프레임’하고 붙으면 쌍욕하는 사람을 뽑겠느냐”면서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이 지사를 먼저 공격했다. 이에 이 지사 측 전용기 대변인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하자 홍 의원은 “이런 작태를 뿌리 뽑기 위해 허위사실 공포로 선거법을 위반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돼지 흥분제’ 사건은 홍 의원이 자신의 자선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스스로 소개한 일화다. 대학시절 하숙집 친구가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고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한 친구에게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돼지)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홍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자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이재명 측 대변인의 허위 성명에 대해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물러섰다. 홍 의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밤새 생각해 보니, 제소하면 당시 하숙생이 다 나와야 한다”며 “당사자가 두 명인데, 그 사람들이 안정된 장년 보내고 있는데 내 오해 하나 풀자고 그 사람들 가정을 흔드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 의원은 2030 여성에게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만큼 돼지 발정제와 같은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의 공격에 홍 의원이 강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논쟁은 ‘이재명 대 홍준표’의 양자구도를 부각시키려는 홍 의원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자, 여권 1위를 겨냥하며 야권 대표주자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이다.
  • ‘플랫폼 정조준’ 일관된 조성욱號 2년…“온플법 등 매듭짓기 관건”

    ‘플랫폼 정조준’ 일관된 조성욱號 2년…“온플법 등 매듭짓기 관건”

    조성욱 공정위원장 취임 2주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혁신이 이뤄지는 시장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 등의 부당한 독과점남용행위를 제재해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 2019년 9월 10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사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으로 취임한 조성욱 위원장이 지난 10일부로 2주년을 맞았다. ‘재벌개혁’을 내세웠던 전임 김상조 전 위원장과 달리 교수 출신인 조 위원장은 ‘디지털 공정경제’를 화두로 삼고 지난 2년간 공정위를 전두지휘했다. 조성욱 공정위의 키워드, ‘ICT’와 ‘플랫폼’ 조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포부대로 취임 2개월 만에 시장감시국 내에 ICT 전담팀을 조직해 관련 조사를 집중시켰다. 그 결과 네이버가 자사 쇼핑·동영상·부동산 관련 서비스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자를 쫓아내거나 소비자를 속인 행위를 적발해 2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젠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또 공정위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가맹택시에 ‘콜’(승객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를 대상으로 불공정 약관을 고쳤고, 최근엔 배달의민족 등 코로나19 이후 규모가 급격히 커진 국내 주요 배달앱의 업체와 소비자 대상 약관도 시정했다. 강력한 규제 일변도만은 아니었다. 조 위원장은 동의의결(자진시정) 제도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동의의결제도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과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의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대표적으로 애플코리아는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비 등을 떠넘긴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두 차례에 걸쳐 애플코리아가 마련한 자진시정안을 돌려보냈고, 결국 19개월 만에 1000억원대 상생방안이 담긴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 당시 조 위워장은 브리핑을 통해 “장기간의 소송전을 거치는 것보다 동의의결을 통해 신속하게 거래 질서를 개선하고 피해 구제를 도모하는 것이 소비자나 거래상대방에게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면서 “특히 시장 변화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동의의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적시에 탄력적으로 시장질서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플법’ 9개월째 계류중…내부기강도 약점 이러한 기조에서 조성욱 공정위는 야심차게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추진했다. 40년 전에 제정된 공정거래법만으로 새로운 체계로 등장한 플랫폼 산업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플랫폼 특성에 맞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새로 규정하고, 플랫폼 입점업체가 받는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장치도 새로 마련했다. 동의의결 제도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추진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역시 C2C(소비자 대 소비자) 플랫폼 등을 겨냥해 소비자 보호 취지에 맞게 손질을 했다. 그러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9개월간 공전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밥그릇 싸움’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법안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주무부처로 삼고 있는데, 방통위에서도 적극적으로 온라인플랫폼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권한 다툼이 이어지는 것이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역시 업계 반대에 부딪혀 재차 손을 보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여당이 플랫폼 규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연내 통과도 전망되는 상황이다. 내부기강이 흔들린 점도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최근 국장급 간부가 업무 시간 중 낮술을 마시고 부하 직원과 언쟁을 벌이는 등 소란을 벌이다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업체 임원과 골프를 치고 비용을 업체가 내도록 한 과장급 간부 3명도 징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 위원장이 특정 학교 출신 인사를 우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공정위원장으로 끝까지 갈 것으로 높게 점쳐진다. 결국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통과부터 시작해 불공정 거래행위를 벌인 거대 플랫폼에 대한 규제, 내부기강 다잡기 등 마무리도 조 위원장 손에 달린 셈이다. 한 전직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전임 공정위원장과는 또 다른 행보를 보여온 것이 흥미로운 일”이라며 “본인이 걸어온 길을 남은 6개월 동안 어떻게 매듭지을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성동구,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6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

    성동구,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6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

    서울 성동구가 ‘2021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자리 및 소득불균형 완화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지난 ‘2015년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일자리 창출 분야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6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12회째를 맞이하는 경진대회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우수정책 사례를 발굴, 공유, 학습, 확산하는 대회다. 지방선거가 없는 해에 매년 개최되며, 올해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인천연구원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번 경진대회에서 구는 ‘일자리 및 소득불균형 완화’ 분야에 ‘성동에서 출발해서 1호 법안이 되다, 성동구의 선도적인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정책’사업을 공모했다. 구는 지난해 9월 전국 최초 ‘성동구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필수노동자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 국회, 서울 인권 컨퍼런스 등 각종 정책토론회에 참여했다. 이는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을 이끌어 조례 제정 이후 8개월만인 지난 5월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또 74개 지자체에서 조례가 잇달아 제정되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표준모델이 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대회는 전국 159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총 376개 사례를 응모했다. 1차 심사(서류심사) 결과 209개 우수사례가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는 시민사회, 학계, 언론인 등 지방자치 전문가로 위촉된 심사위원 평가와 경진대회 참여 지자체의 온라인 평가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행정환경을 반영한 차별화된 혁신 정책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포용도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는 도시, 스마트 기술과 지식기반 도시를 만드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용균·태완이·구하라·민식이… 법 이름이 된 ‘약자의 이름’

    김용균·태완이·구하라·민식이… 법 이름이 된 ‘약자의 이름’

    김용균, 태완이, 구하라, 민식이, 임세원, 사랑이, 김관홍. 이 익숙한 일곱 이름의 공통점은 자신의 이름을 법에 내주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의 각종 문제와 모순을 드러낸 개인들은 법의 이름이 되어 같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게 돕거나 세상을 변화시켰다. ‘이름이 법이 될 때’는 법안의 이름으로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법을 하나씩 살펴본다. 기자 출신 변호사인 저자는 평일엔 법정을, 주말에는 유가족을 취재해 각 사건의 개요와 법안 논의 및 통과 과정, 법조문을 짚었다. 유족은 물론 사건을 알리고 법 통과를 위해 노력한 시민들과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도 실었다.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운전원이었던 김용균의 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법을 30년 만에 고쳐 ‘김용균법’을 탄생시켰다. 여섯 살 태완이는 황산 테러를 당해 사망한 뒤,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어지게 했다. 교통사고로 숨진 아홉 살 민식이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에 대한 어른들의 무지를 일깨웠다. 민법에서도 화두를 던진 경우가 많다. 가수 구하라는 자식에 대한 부양의무를 하지 않은 부모가 상속 자격이 있는가를 질문했고,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미혼부 혼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현실은 ‘사랑이’를 통해 알려졌다. 일곱 이름은 사회의 불의를 드러냈지만, 제도화와 법 통과 과정이 늘 합리적이지는 않았다. 정치 논리로 법안이 무뎌진 결과 ‘김용균법’에는 김용균이 없었다. 입법기관의 신중하지 못한 논의도 아이러니를 낳았다. 태완이는 ‘태완이법’을 적용받지 못했고, ‘민식이법’은 졸속으로 심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는 사람 이름을 딴 법안이 공감대 형성에 빨라 상대적으로 쉽게 법개정이 될 수 있지만, 여론의 압박으로 국회가 심사에 소홀하거나 관련된 이들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파헤쳐질 수 있는 부작용을 지적한다. 더불어 법이 된 이름들에 아이를 포함한 약자들이 유독 많다는 점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책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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