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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병역특례’에 尹정부 신중론…병무청장 “공정·형평성 고려해야”

    ‘BTS 병역특례’에 尹정부 신중론…병무청장 “공정·형평성 고려해야”

    이기식 병무청장은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병역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이 청장은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병역자원이 ‘절벽’에 부딪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화두가 공정성, 형평성”이라고 설명했다. BTS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줄 경우, 청년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공정성, 형평성 문제와 사회적인 의견수렴 등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서 병역특례 제도가 적합한 지를 이제 현시점에서 한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보충역 복무제도를 그대로 할 것인지 등”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점차 축소됐는데, 이번에 BTS 문제로 또 이게 화두가 됐다”며 “여기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제도를 검토해서 앞으로 병역 자원이 부족한 것을 가장 큰 관점으로 해서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BTS과 같은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해선 자격 기준이 없다. 이와 관련해 황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BTS에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일명 ‘BTS법’이라고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을 촉구했다. 그는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 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 의무 이행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이라고 했다.
  • 美 공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ARRW가 뭐길래

    美 공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ARRW가 뭐길래

    미 공군이 극초음속 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지난 14일 캘리포니아 주 남부 해안에서 전략폭격기 B-52H가 'AGM-183A 공중발사 신속대응 무기'(Air-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 hypersonic missile·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측은 성명을 통해 "이날 항공기에서 분리된 ARRW의 부스터가 예상대로 점화되고 연소돼 음속보다 5배 빠른 극초음속 속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성공적으로 발사된 ARRW는 미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 체계로 미국의 대표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했다. 부스터에서 분리된 탄두가 극초음속으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데 이 과정에서 속도가 음속의 20배까지 빨라진다. 앞서 ARRW는 세차례나 시험발사에 실패한 바 있어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에 뒤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추적과 파괴가 어려운 무기 체계로 평가된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세계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킨잘은 마하10 속도로 날아가 지상과 해상을 타격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2000㎞에 달한다. 또한 중국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난해 10월 중국 외교부는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앞서 미 의회는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상당수의 극초음속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탄두 탑재 가능성이 있는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를 실전 배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극초음속 미사일 강대국의 화두로 등장한 것은 기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한 '게임체인저'로 통하기 때문이다. 지구상 어느 곳이든 1~2시간 이내 타격이 가능하며 현재의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는 탐지 및 요격이 어렵다.   
  • 대구서 글로벌 LNG 기업들 탄소중립 해법 찾는다

    액화천연가스(LNG)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대구에 모여 천연가스 세계 시장의 내일을 준비한다. 대구시는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WGC2022)에 셸, 셰브론, 오만 LNG, 베이징가스 등 LNG 업계 글로벌 기업들이 참석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LNG 가격 급등과 공급 다각화에 대해 논의한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의 저명한 연구원이자 천연가스 연구 프로그램의 설립자인 조너선 스턴 교수가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투자에 대한 글로벌 LNG 플레이어들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연설한다. 또 ‘글로벌 LNG 시장의 불확실성 탐색’, ‘글로벌 LNG 거래 시장의 성쇠’라는 주제로 현안에 대해 토론한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석탄과 같은 저비용 에너지를 찾는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논의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탄소중립을 향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라는 주제로 모두 연설을 한다. 반 전 사무총장의 연설에는 에너지 시스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게 될 탄소중립 목표와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탄소중립 달성을 효과적으로 촉진하기 위한 정책, 참가자 간 협력을 통한 성공적 탄소중립 달성 방법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천연가스가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법’, ‘탄소중립이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현안 토론이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천연가스가 중요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는 때에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세계가스총회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 尹 용산 집무실 앞마당서 中企행사… 5대 그룹 총수 다 부른다

    尹 용산 집무실 앞마당서 中企행사… 5대 그룹 총수 다 부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오는 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경제단체 모임을 대통령의 새 집무실이 있는 용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도 참석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앙회는 이달 25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 앞 운동장(옛 국방부 연병장)에서 중소기업인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참석 인원은 조율 중이지만 500~600명 선으로 전해졌다. 행사가 예정대로 열리면 윤 대통령 취임 후 집무실 앞에서 개최하는 첫 경제단체 행사가 된다. 이번 중소기업인대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수장도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경제단체 행사인 만큼 총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과 2012년에도 중소기업인대회가 청와대에서 열렸다. 2019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 차례 참석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주간에 열리는 주요 행사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것은 처음”이라며 “올해 양극화 해소가 화두인 만큼 대·중소기업이 상생을 다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인대회는 매년 중소기업인에게 유공 포상을 수여하는 중소기업계 최대 규모 행사다. 모범 중소기업인에게 금탑·은탑·동탑 산업훈장 등을 수여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기본법이 규정한 5월 셋째주 ‘중소기업주간’에 열리지만 올해는 윤 대통령 일정에 맞춰 행사 시기가 조정됐다.
  • 尹·바이든, 주말 첫 만남… 최대 화두는 ‘대북공조·경제안보’

    尹·바이든, 주말 첫 만남… 최대 화두는 ‘대북공조·경제안보’

    오는 21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 대응과 경제안보 협력 방안, 국제 현안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15일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준비 과정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최소 2년 6개월 또는 그 이상의 임기를 같이하게 될 정상으로, 두 정상 간 신뢰관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한미동맹을 원궤도에 복귀시키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는 2025년 1월까지로, 재선에 성공하면 윤 대통령은 5년 임기를 바이든과 함께하게 된다. 코로나19가 확산세인 북한이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미사일 도발을 단행한 가운데 양국의 최우선 의제는 대북공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해서 동맹을 정상화하고 북한발 정세불안을 불식시키는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코로나19 백신 지원이 의제가 될 수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백신과 의약품 지원 방침을 세웠고,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제안보를 중심으로 공급망, 신흥기술 등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현안과 관련해 우리가 어떻게 기여할지, 양국 간 조율할 부분이 있으면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국제 기여가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지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한 미국의 ‘대러 제재’ 공조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산시대’ 개막과 함께 열리는 이번 한미 회담에서는 정상 간 회담과 기자회견 등 주요 일정이 모두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다. 정상회담 관련 부대행사는 각 행사의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정상 간의 만찬 장소는 청사 앞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력한 가운데 인근의 국방컨벤션센터나 전쟁기념관 등도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기간 머물 숙소로는 청사 인근 호텔인 그랜드하얏트서울이 거론된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형식이 공식방문(Official Visit)이라고 설명했다. 공식방문은 최고 예우를 하는 국빈방문보다는 낮지만 실무방문보다는 높은 의전 등급에 해당한다.
  • 탄소중립 ‘화두’ 속 저탄소 에너지 기술 개발 ‘뒷걸음’

    탄소중립 ‘화두’ 속 저탄소 에너지 기술 개발 ‘뒷걸음’

    ‘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로 대두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실현수단인 저탄소 에너지 기술 관련 특허 출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12일 특허선진 5개국(IP5)에 출원된 저탄소 에너지 기술 특허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출원건수는 약 220만건, 등록건수는 약 100만건에 달하는 등 기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출원건수는 21만건으로 5개국(한국·미국·중국·일본·유럽) 중 4번째를 기록했다. 미국·중국·유럽의 특허 등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2011~2015년까지 출원이 증가하다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다만 수소·연료전지, 스마트 그리드(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 특허 출원이 증가하면서 등록건수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소 에너지 공급에서 한국은 태양 기술 관련 개발이 활발했고, 에너지 전환 및 활성화기술에서는 스마트 그리드 분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최종 에너지 기술로는 친환경 자동차 기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농업·소비재 등의 특허 출원이 늘어난 가운데 우리나라는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다. 보고서는 미국 등록특허 분석을 통해 한국 출원인의 특허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너지 전환 및 활성화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세부 기술로는 배터리·스마트 그리드·컴퓨터 에너지 효율·친환경 자동차·태양 에너지와 기타 재생에너지(지열·수력·해양 등)와 원자력 기술 등에서 한국 출원인의 특허 평가가 우수했다. 반면 저탄소 에너지 공급분야는 평가가 가장 낮았다. 정찬식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풍력과 바이오 에너지 부분 특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최근 관심이 높은 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CCUS)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허 관점에서 전 세계의 저탄소 에너지 기술의 흐름과 우리 기업들의 특허 역량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반지성주의/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지성주의/문소영 논설위원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는 지성이나 지식 등을 적대하거나 불신하는 태도 등을 말한다. ‘문송하다’(문과라서 죄송하다)는 자조적인 문장이 그렇다. 대학에서 사학,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을 전공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현실을 자조하고 조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을 기초로 사고력을 다지지 못한 사회는 창의적 도약이 어렵다. 지성주의는 자칫 엘리트주의로 환원된다. 그러나 엘리트주의는 소수의 엘리트가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소수의 이익만을 반영하고 다수를 배제한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때문에 상향식 민주주의가 고안됐다. 인류의 역사는 반지성주의와 벌인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중세 암흑기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를 연 것이다. 중세 암흑기에는 기독교 권위를 내세운 신학이 자연과학과 경험을 무시하며 마녀사냥식으로 인권을 탄압했다. 그러나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잃은 흑사병으로 권위를 잃은 신학은 뒤로 빠진다.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서구는 18세기까지 과학혁명으로 계몽의 시대를 이끌었다. 이 시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제창했고, 갈릴레오가 관성의법칙을, 뉴턴이 만유인력 등을 발견했다. 세계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70여년 넘게 평화를 구가하고 있다. 이 역시 반지성주의와의 투쟁 덕분이다. 인종주의를 내세운 독일의 파시즘을 극복하고 전쟁을 회피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물이 유럽연합(EU)이고, 2001년 중국도 가입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란 화두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못 하는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절대다수를 내세운 입법 폭주를 염두에 둔 듯하다. 윤 대통령은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자유’를 35번 언급할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협치’나 ‘통합’의 조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배제의 조건으로 둔갑할 수도 있다. 그러니 “능력만 봤다”는 장관 인선 원칙이 논란을 빚듯이 반지성주의의 정체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 [서울광장] 국민들 행복 측정할 수 있다/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들 행복 측정할 수 있다/임병선 논설위원

    얼마 전 한 포털 사이트가 ‘감정 스티커’를 ‘추천 스티커’로 개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화나요’, ‘슬퍼요’ 등 감정을 표출할 장치가 없어졌다며 정말로 화를 내고 슬퍼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악플도 하나의 의견”, “긍정과 부정의 비중을 균형 있게 했어야” 등의 목소리도 나온다.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난 오래전부터 이런 스티커가 국민들의 화나 슬픔을 부채질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해서 이번 개편이 우리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지난달 한 모임에서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의 화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국민들의 행복감도 측정해 비교할 수 있고, 이를 늘리려는 국가의 노력이 국민 모두와 공유됐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들이 행복의 구성 요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여다보고, 이 요건들을 개선하는 데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가 있다는 지적에 100% 공감했다. 해마다 3월이면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가 공표된다. 최 교수의 말마따나 우리는 순위를 확인하는 데 급급할 뿐 구성 항목, 절댓값을 꼼꼼히 살피지 않는다. 아울러 행복의 기준 등을 놓고 섣부른 오해나 편견이 뿌리 깊다. 예를 들어 부자일수록 불행할 수 있고, 심지어 불행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1970년대 ‘이스털린의 역설’도 같은 맥락이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핏이 “행복보다 만족감, 마음의 평화가 더 현실적”이라고 갈파한 것도 마찬가지다. 보기 싫은 사람들 안 보고 살겠다며 깊은 산속에 들어 앉은, 이른바 자연인들이 진정 행복할 것인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사회가 진보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측정할지 연구해 보자고 만든 위원회의 수장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에게 맡긴 이유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고, 불평등을 극복할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으며, 사람들이 자유를 보장받으면서도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갈등을 해소하는 장치들이 잘 갖춰져 있다고 느끼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사회일 것이다. 영국 정부가 2018년 외로움 전담 부처를 만들었다는 소식에 무릎을 쳤다. 사회신경과학자 존 카치오포는 환경이 치명률에 미치는 영향이 5%라면 외로움이 치명률에 미치는 영향은 25%라고 지적했다. 노인뿐만 아니라 2030의 극단적 선택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 총리이던 2013년 국제독일포럼을 개최하면서 잡은 주제가 ‘성장과 진보,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가’이다. 개인의 마음 관리까지 사회와 정부의 책임으로 넓히자는 의도일 것이다. 영국 정부가 국민행복 측정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복을 개인 문제임을 넘어 사회나 정부, 국가의 책임으로 바라본 영향일 것이다. 설문 항목은 네 가지다. ‘전반적으로 당신 삶에 만족하느냐’, ‘얼마나 가치(의미) 있는 일을 하느냐’, ‘어제 얼마나 행복한 감정을 느꼈느냐’, ‘어제 하루 얼마나 많이 걱정했느냐’. 2년여를 끈 코로나19 팬데믹, 이념으로 갈린 진영 다툼으로 국민들의 심리적 피로가 상당히 쌓여 있지만 차기 정부에서 해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3월 발표된 한국의 행복지수 5.5는 결코 낮지 않은데, 우리 국민 가운데 행복하다고 느끼는 층과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층의 간격이 심각하게 벌어지는 것이 문제다. 평균을 올리는 것보다 ‘행복 빈곤층’을 줄이는 게 현실적인 우리의 목표가 됐으면 한다. 오늘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앞에 버거운 난제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가닥이 잡히는 대로 국민들 마음까지 헤아려 주기적으로 국민 행복도를 측정하는 노력을 펼쳤으면 한다. 이를 올리려는 정부 부처의 고민과 노력도 유기적이었으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
  • [마감 후] 한국 과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유용하 사회정책부 차장

    [마감 후] 한국 과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유용하 사회정책부 차장

    일을 막 시작하려고 할 때 옆에서 감 놔라, 배 놔라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하고 싶던 일도 내팽개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선에 선 사람에게는 마음에 없더라도 격려와 덕담으로 출발을 독려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종국엔 우스꽝스러운 옷매무새로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인 것처럼 일에서도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잘못되면 한참 지난 뒤 ‘이 산이 아닌가’라며 머리를 쥐어뜯는 상황을 맞게 된다. ‘축적의 시간’이란 화두로 유명한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과학기술의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최초의 질문’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잘못된 문제의식은 예상치 못한 파국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 막 출발한 새 정부 과학기술 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방정맞게도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참을 수 없다. 새 정부는 대선 기간부터 과학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얼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개한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도 과학기술 분야는 이전 정부들 정책의 문패만 바꿔 단 수준이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항공우주청 설립’뿐이지만 이마저도 엄밀히 따지면 과학기술 정책이 아닌 지역 발전 공약이다. 우주청 설립이 진정으로 한국 우주과학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가 모델로 삼고 있는 우주 선진국들처럼 본부는 수도에 설치하고 산하 연구소들을 특성에 맞춰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도 본부는 워싱턴DC에 두고 20개 산하 연구기관을 각 지역에 설치해 우주과학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유럽 우주청은 프랑스 파리, 러시아 연방우주국은 모스크바, 중국 국가항천국은 베이징, 일본 항공우주개발기구는 도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지역 불균형이 문제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야지 새로운 기관을 신설하거나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혁신도시들의 실패 사례에서 배우지 못한 것인가. 과학계도 이런 상황에서 면책될 수 없다. 우주청 설립 논의 과정에서 과학계는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나 설립 후 운영 방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자체들의 우주청 유치에 대한 논리나 제공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퇴화하는 기억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과학기자로 활동한 18년 동안 한국 과학계가 과학 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을 얼마나 진심으로 고민하고 제안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과학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경제발전 수단이나 정치인들의 허울 좋은 구호로만 활용되는 한국에서 매년 노벨상을 기대하고 과학 선진국을 말하는 모습은 헛웃음만 나게 한다. 우리 사회는 겉으로는 ‘게임 체인저’, ‘추월자’ 마인드를 외치면서 여전히 선진국을 뒤쫓는 ‘추격자’ 마인드가 만연해 있다. 굳이 과학에 관심 있는 척하느니 이참에 존재감 없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해체해 재조직하고, 과학 선진국들처럼 ‘지원하지만 간섭하지 않는’ 방향으로 과학정책을 대전환하는 것은 어떨지 새 정부에 제안하고 싶다.
  •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vs 웨이드’ 판례 이후 반세기가 흘렀어도 여전히 미국인들의 견해가 갈리는 화두가 바로 이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 답을 종교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간 USA 투데이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인의 생각을 지배하는 세 주요 종교가 낙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기독교는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가톨릭과 남부 침례교 역시 낙태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산모의 목숨을 우선해 낙태에 찬동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여름에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해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하고 있는 다수 의견서 초안이 2일 언론에 유출돼 낙태권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반세기 넘게 낙태 반대 운동에 불을 지펴온 것이 기독교 지도자들임은 물론이다.  미국인들의 여론은 어떻게 나뉠까? 지난 2019년 퓨 리서치 센터가 수행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트들은 63%가 낙태권을 반대해 주류 개신교도(33%)의 곱절 가까이 됐다. 여호와의 증인은 4명 중 3명이 낙태 허용에 반대하고, 모르몬교 역시 70% 가까이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인 유대인의 83%와 무슬림의 55%는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인 가톨릭 신자는 팽팽하게 갈라져 있다. 56%는 낙태 합법화에 찬동하는 반면, 42%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USA 투데이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낙태는 “합법이어야 하며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에도 불교 신자가 제법 있겠지만 비중이 적어서인지 빠져 있다. 불교 역시 살생을 엄히 금하니 당연히 낙태에 반대하는 것이 옳지만 다른 종교처럼 일관적이고 명확한 원칙이나 해결 방법을 따로 제시하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종파는 영가 천도를 권하고, 일부 종파는 태아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생각 자체를 부정하며 영가 천도를 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낙태를 여성이나 가족이 좋지 않은 업(카르마)을 쌓는다고 보고 “다만 쌓인 업이 있으니 선행을 통해 좋은 업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 서울 시정 전반 ESG 도입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도 시정 전반에 ESG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3개 본부·국에 시범 도입한 ‘기후예산제’를 올해부터 시정 전 분야로 확대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다. 기후예산제는 사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영향을 분석해 온실가스 감축이 예상되는 사업은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되는 사업은 축소하거나 배출 상쇄 방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시는 또 매년 시행하는 26개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도 ESG 관련 환경 지표를 신설한다.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등을 평가 지표로 설정하고 평가 결과를 기관장과 직원 급여에 반영한다. 공공기관은 에너지·자원 투입과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녹색제품 의무 구매도 확대한다. 시는 녹색제품 구매심사 기준을 현행 70만원 이상에서 50만원 이상으로 강화한다. 또 시 녹색제품 구매액의 71%를 차지하는 건설·토목 분야는 녹색제품 의무 구매 비율을 지난해 32.6%에서 2026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데스크 시각] 부메랑이 된 새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순녀 수석부국장

    [데스크 시각] 부메랑이 된 새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순녀 수석부국장

    공정과 상식. 닷새 뒤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이끈 핵심 키워드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정조준한 시대적 화두는 힘이 셌다. 현란한 문구 뒤에서 지난 5년간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버젓이 행해졌다는 사실에 분노한 국민 다수가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검찰총장 출신 야당 대선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줬다. 그런데 대선 승리 이후 행보를 보면 윤 당선인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먼저 상식의 측면에서 따지자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광화문 집무실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윤 당선인 측은 대선 열흘 만에 용산 국방부 청사를 새 집무실로 낙점했다. ‘신혼부부도 이사하는 데 수개월은 걸린다’는 세간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도 리모델링 비용 예산까지 배정받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불과 취임 보름여를 앞두고 외교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 “구중궁궐 청와대를 시민의 품에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의 굳건한 의지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이처럼 급박하게 서두를 일인가에 대해선 여전히 의아하다. 1기 내각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불거진 부실 검증 논란은 공정과 상식의 잣대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게 한다. 윤 당선인은 내각 인선 발표 때 “지역, 성별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고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 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고 밝혔다. 전문성과 능력을 최우선에 둔 인선임을 강조했는데, 그에 앞서 후보자들의 업적과 도덕성이 공정과 상식의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지 마땅히 살펴봤어야 했다. 하지만 총리와 장관 후보자 19명 중 상당수가 전관 예우, 이해충돌, 위장전입, 탈세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불공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던 ‘조국 사태’를 겪고도 ‘아빠 찬스’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후보자가 한둘이 아니다. 가족 장학금 특혜, 업무 추진비 횡령,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자진 사퇴했지만 그보다 훨씬 논란이 많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요지부동이다. 그는 청문회 답변에서 자신이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재직 중일 때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당당히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딸도 고교생일 때 ‘아빠 찬스’로 로펌, 국회의원실 등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사 검증팀이 이런 논란거리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어도 문제지만, 알고도 걸러내지 않았다면 더 큰 걱정이다. 공정과 상식을 앞세운 정부인 만큼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검증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지 상향된 국민의 눈높이를 탓해선 안 된다. 하물며 능력주의 미명 아래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소홀히 다뤘다간 역풍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보기에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인선을 피하기 위해선 인재 풀을 넓혀야 한다. 정치학자 브라이언 클라스는 저서 ‘권력의 심리학’에서 더 나은 사람이 권력을 얻도록 하려면 첫째, 충분한 지원자를 확보하고 둘째, 권력을 주고 싶은 유형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며 셋째, 자기 선택으로 권좌에 오르려는, 부패했거나 부패할 사람을 거르는 데 충분한 자원을 투입하라고 썼다. 내각에 이어 대통령실 인선도 서육남(서울대·60대·남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는 새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 [김균미 칼럼] 루스벨트 ‘첫 100일’의 교훈/편집인

    [김균미 칼럼] 루스벨트 ‘첫 100일’의 교훈/편집인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지난 3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제20대 대통령 당선 인사 연설은 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자신을 선택한 48.56%의 국민에게 감사하는 자리였지만, 경쟁 후보들을 지지한 다른 절반의 국민도 염두에 뒀으리라 생각한다. 새 정부 출범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 실용이라는 화두 말고 ‘윤석열 정부’가 어떤 정책들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변에 많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윤 당선인 공약을 바탕으로 국정 과제 110개를 최종 발표했지만 지난 50여일간 인수위가 내놓은 국정 과제 중 기억에 남는 게 딱히 없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폭주가 모든 관심과 어젠다를 뒤덮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의적인 정책도 거의 없지 않았나 싶다. 신구 권력 충돌에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 갈등까지 원활한 인수인계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3~6개월 이어지던 야당과의 허니문도 물건너갔다. 집권 첫 단계인 인수위 존재감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으로서 ‘첫 100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취임 100일 안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새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정책의 우선순위, 공약 실행력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첫 100일’은 집권 초기 성패를 좌우한다. 대통령의 ‘첫 100일’은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에서 시작됐다. 1933년 대공황 와중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취임과 동시에 ‘첫 100일’ 계획을 추진해 뉴딜 정책을 성공시켰다. 의회 특별회기 3개월 동안 긴급구제와 일자리 창출, 경제재건 등을 위한 76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철저한 준비와 신속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첫날 17개의 행정명령과 포고에 서명했다. 이후 100일간 코로나, 경제, 이민, 다양성, 기후변화 등 7개 의제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반복해 강조하며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했다. 루스벨트와 바이든의 ‘첫 100일’은 윤 당선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대공황과 코로나 팬데믹에 견줘 한국의 현 상황이 덜 급박해 보일지 몰라도 윤 당선인에게 좌고우면할 여유는 없다. 한국 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검수완박 정국에서 보듯 171석의 거대 야당은 2년 뒤 총선까지 윤 당선인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상수다. 0.73% 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윤 당선인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5년간 직무를 잘할 것이라는 전망이 5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이 80%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낮다. 당선인으로서 현재 직무 수행 긍정 평가도 40%대 초반에 그친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취임과 동시에 내각이 완전체로 출범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첫 100일’의 성공 여부는 윤 당선인에게 달렸다. 경제와 민생 안정 등 집권 초반기에 집중할 어젠다를 추려 윤 당선인이 직접 국민에게 반복해 설명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어떤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국민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겠으나 일관된 메시지로 국민 신뢰와 지지를 끌어내는 것밖에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뾰족한 답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윤 당선인의 방향은 맞다. 단 자신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모든 국민을 보고 갈 때에만 국민은 윤 당선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 “청년고용난 ESG가 해법 확신… 중소기업 도입 토대 만들 것” [경제人 라운지]

    “청년고용난 ESG가 해법 확신… 중소기업 도입 토대 만들 것” [경제人 라운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면 보통 안마사를 생각할 겁니다. 안마사로 쓰면 고용 창출이라는 성과를 당장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자책을 만들어 시각장애인을 교육시키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육성하면 어떨까요? 바로 고용 창출로 이어지진 않지만 시각장애인의 숨은 잠재력을 이끌어 내 고부가가치 산업 일꾼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게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입니다.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이런 개념입니다.” 유웅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ESG의 개념과 효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인텔에서 10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에서 임원을 지낸 유 위원은 반도체와 ESG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인수위 출범과 동시에 합류해 윤석열 정부의 ESG 혁신성장 방안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원래 미국으로 건너가려 했어요. 출국 날짜도 4월 11일로 잡아 놨고, 이삿짐도 미리 다 보냈습니다. 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10년간 청년 일자리 10만개를 우리나라에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때 인수위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인수위에 제 미력한 힘을 보태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응했습니다.” 유 위원이 인수위에 합류한 과정은 5년 전의 일을 떠올리게 한다. 2017년 2월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캠프는 인재 영입을 위해 유 위원에게 구애를 보냈다. 유 위원은 미 시민권자였는데 이를 버리고 한국 국적을 회복하며 캠프에 합류해 화제가 됐다.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게 미 국적을 포기한 이유였다. “네덜란드는 대학 진학률이 2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80%입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는 강소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고 청년들이 취업 걱정을 하지 않는 곳입니다. 우리나라는 청년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물론 이를 타개할 해법조차 없습니다. 뭐가 잘못된 걸까요? 사람이 죽으면 원인을 알기 위해 검시를 하듯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ESG에 그 길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유 위원과 인수위가 마련한 ‘새 정부 ESG 혁신성장 로드맵’은 이렇다. 먼저 의료·보건·교통 등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 윤석열 정부는 5년간 총 60조원을 ESG 관련 사업에 투입한다. 민간과 공공의 ESG 금융공급도 2030년까지 310조원(2021년 59조원)으로 늘린다. 이 같은 마중물을 통해 ▲초격차 기술 5개 ▲초일류기업 5개 ▲벤처·스타트업 1000개 ▲신규 일자리 100만개를 만든다는 목표다. 유 위원은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가 만든 산식에 정부 투입분 60조원을 대입하면 92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온다”며 “금융공급(310조원)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ESG 경영에 나설 의지와 여력이 충분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합니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세, 미국은 기후변화정보공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환경이 ESG를 추구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중소기업에도 ESG가 확산되도록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환경이 갖춰지는 만큼 지속가능한 경영이 무엇인지 우리 기업인들이 다시 한번 되돌아보기를 바랍니다.”
  • “아시아인·로봇도 사랑하면 진짜 가족”… 영화로 던진 화두

    “아시아인·로봇도 사랑하면 진짜 가족”… 영화로 던진 화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전주에 오게 돼 무척 기쁩니다. 오랜만에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어 정말 뜻깊었어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의 주연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민(32)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그는 오랜만의 축제 분위기에 들뜬 표정이었다. 3년 만에 정상화된 영화제에서는 관객들이 객석에 빼곡히 들어차 봄날의 축제를 만끽했다. ‘애프터 양’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가족과 함께 살던 로봇 ‘양’(저스틴 민)이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백인 아버지 제이크(콜린 패럴)와 흑인 어머니 카이라(조디 터너 스미스)는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를 위해 중고 로봇 양을 구매하고 가족처럼 지낸다. 저스틴 민은 로봇과 가족의 관계를 다룬 대본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미카의 오빠이자 베이비시터이기도 한 양은 마치 하인 같은 존재인데, 늘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에서 부모님 세대를 떠올렸어요. 저희 어머니도 미국에서 평생 세탁소를 운영하셨는데 힘든 과정 속에서도 늘 기쁘게 생활하셨거든요.” 양은 미카에게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가르치면서 뿌리 의식을 심어 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는 양의 부재로 슬퍼하는 가족을 통해 ‘진짜’ 가족의 의미와 아시아인의 뿌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저도 어린 시절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집에서 늘 한국어로 대화하는 부모님 덕에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는 내가 완벽한 한국인일 수 있을까 혼란이 컸죠.” 이 작품은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코고나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저스틴 민은 “사실 ‘파친코’에 출연할 뻔했다. 스케줄이 맞지 않아 불발돼 아쉬웠다”면서 “코고나다 감독과는 특별한 공감대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 감독님은 디렉션을 최소화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해 줬죠.” 그는 “영화 ‘버닝’과 드라마 ‘스타트업’을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요즘 해외에서 김치보다 ‘오징어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 것 같아요. 한국 콘텐츠는 항상 수준이 뛰어났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접근성이 더 좋아졌습니다. 저도 한국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꼭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안철수 “26년 전 안랩 만들 때 사회적책임에 관심…ESG 지원 약속”

    안철수 “26년 전 안랩 만들 때 사회적책임에 관심…ESG 지원 약속”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을 만나 새 정부에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형희 SK SV위원장, 조현일 한화 사장 등 국내 10대 그룹 사장단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금융권 대표가 참석했다.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서 “제가 처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6년 전 ‘안랩’이라는 조그만 회사를 만들 때였다”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를 만들어 일반에는 공익적으로 무료로 보급하고, 기업엔 대가를 받아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댔다”고 소개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개념이 널리 퍼졌다”라면서 “그걸 보면서 ‘아, 내가 하려고 했던 것이 이 일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또 “ESG는 과거 CSR과 비교해 성과를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ESG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회사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수익에 도움이 되고, 투자자에게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툴”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직도 발전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인수위에서도 많은 관심 가지고 있다”며 “제도적인 뒷받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주시면 인수위가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 정부에서 제대로 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최 회장은 “과거에는 수출을 많이 하고 세금을 많이 내는 ‘사업보국’이 곧 좋은 기업이었고 그것에 충실하면 된다고 살아왔지만, 시대변화에 맞춰 기업의 역할도 변화했다”라면서 “그것이 ESG라는 화두”라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ESG를 ‘숙제가 되는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 만들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한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올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인들은 비공개 자유토론 시간을 통해 규제 중심의 ESG 정책이 아닌 제도적 지원과 인센티브 중심의 ESG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세정 지원 확대와 중소 협력사 ESG 경영지원 확대, 민관합동 상시 소통 채널 구축, 글로벌 ESG 공시기준 국내 적용시 기업 의견 반영 등의 현장 목소리가 안 위원장에게 쏟아졌다.
  • 박범계, “검수완박 검찰 반발 ‘장관은 유폐’…검찰개혁은 진행형”

    박범계, “검수완박 검찰 반발 ‘장관은 유폐’…검찰개혁은 진행형”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9일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이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법무부 장관이 유폐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주간 매일같이 회의하고 보고를 받으면서 ‘내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나름대로 궁리도 하고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했지만 결국 (유폐된) 그런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현 사태의 책임이 검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검찰을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이라는 화두가 힘을 받는 것”이라며 “여야가 검수완박 법안에 합의했던 것도 이구동성으로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국회 본회의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가 있었고 이후 여야의 강고한 합의가 있었다”며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 역시 민주당의 일방적인 안이라고 볼 수 없는데 국민에게 솔직해지려면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검찰개혁의 본질은 자율적인 수사 공정성 담보 방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 하루도 쉴 날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검사들과 대화하고 검찰국 외의 다른 실·국·본부의 일을 활성화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며 “소외됐던 법무부의 기능들이 지금은 다 정상화·활성화했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 尹이 던진 ‘검수완박 국민투표’ 화두…법조계도 “된다”vs“안 된다”

    尹이 던진 ‘검수완박 국민투표’ 화두…법조계도 “된다”vs“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민투표 제안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가능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투표법이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아 투표가 불가능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하는 법학자가 있는 반면 헌법에 보장된 내용이기에 투표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투표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검수완박이 국민투표의 조건인 국가안위 문제와 연관 있느냐는 것이다. 헌법 제72조에서는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도록 해놨다.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8일 “국민 투표는 정책 투표만 가능하고 신임 투표는 안 된다”면서 “법이 이미 통과된 다음에 여기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면 신임투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석의 문제지만 검수완박이 국가안위 문제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보는 신평 전 한국헌법학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수완박 입법은 위헌이자 입법쿠테타로서 검사의 수사주체성에 관한 헌법의 결단을 무시했다”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근본 헌법질서를 문란시켰다는 점에서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쟁점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효력을 어떻게 볼지다. 헌재는 현행 국민투표법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2015년말까지 대체 입법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입법에 나서지 않으면서 해당 법조항은 효력을 잃은 상태다.검수완박의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국민투표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약 국민투표를 강행하게 되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공직선거법에는 재외선거인 투표에 관한 상세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준용해서 진행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위규범인 법률의 미비를 이유로 그보다 최상위법인 헌법의 효력을 무력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수완박 법안 국민투표가 헌법불합치로 인해 불가하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국민투표 불가 해석이) 전체회의를 거쳐 정리된 입장인지 아니면 선관위 내부 특정인의 사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열린세상] 소멸돼 가는 국가의 학문, 국제해양법/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열린세상] 소멸돼 가는 국가의 학문, 국제해양법/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바다의 현대사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국제법이 많다. 평화선, 제7광구, 이어도, 독도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1952년 ‘인접 해양에 대한 주권에 관한 선언’은 평화선 혹은 이승만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1945년 미국 트루먼 전 대통령의 ‘대륙붕의 해저와 하층토 자연자원 정책에 관한 대통령 선언’과 1950년까지 200해리(370㎞) 해양주권을 선언한 17개국 사례를 수용한 결과다. 당시의 국제법을 고려하면 매우 파격적인 주장이었다. 초기 평화선은 일제가 선포한 ‘트롤어업금지구역’을 그대로 수용했다. 독도는 제외된 그림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오판을 우려한 변형태 당시 외무장관의 주장으로 독도가 포함됐다. 평화선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법 집행을 확보하도록 제정한 ‘어업자원보호법’ 역시 이때였다. 대륙붕 광구는 보다 극적이다. 1968년 유엔극동경제위원회(ECAFE)는 동중국해에 대량의 석유가 매장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당시 외교부 권병현 사무관은 1968년 국제 해양질서에 관한 대외비 보고서와 함께 ‘대륙붕법(안)’을 작성했고, 이것은 우리 대륙붕법의 시초가 됐다. 마침 해외 공관에서 전달된 1969년 국제사법재판소의 ‘북해대륙붕사건’ 판결문은 대륙붕이 육지의 자연 연장으로 ‘당연히 원초적으로’ 연안국에 부여된 권리라고 선언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륙붕 주장을 공고히 했다. 그의 시안(試案)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국제 규범과 판례, 국제관습법 흐름을 명료하게 관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과하지 않다. 이후 평화선과 어업 문제, 독도 문제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가능성 등은 1960~70년대를 관통하며 한일 간 국제법을 지배하는 화두였다. 1967년부터는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정식 참여했는데, 15년간의 여정 끝에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이 채택(1994년 발효)됐다. 우리나라 해양 문제가 국제법과 궤를 같이하게 된 전환점이기도 하다. 해양 경계 획정, 대양 탐사, 심해저 광구, 극지 진출,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진출 등이 시작됐다. 해양법 역량은 국제적 수준으로 제고됐다. 그 시대의 질서를 이해하고 끊임없이 구명(究明)하려 했던 선배들과 국제해양법이라는 튼실한 학문이 있어 가능했다. 유엔해양법협약 채택 40년이 지난 지금 국내 국제해양법의 많은 것이 변화되고 있다. 국제해양법 교원은 급격하게 줄었고, 시장 논리에 밀려 선택과목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로스쿨의 여파다. 중국, 일본은 국제법 전문가가 500여명 규모인 데 반해 우리는 100여명이다. 해양법 전문가는 약 20명으로 100~150명 규모의 중국, 일본과 비교할 수 없다. 학문의 붕괴라고 해야 맞다. 대양과 극지, 심해저 등 새로운 규범 논의가 산적해 있고, 주변 해양 문제는 폭발 직전인데 정작 해양법의 지속성은 소멸되고 있다. 공급과 시장의 동반 붕괴다. 국제해양법은 국가 간의 관계를 규율한다. 국제법과 외교, 각국 이해관계를 철저하게 해석하고 대응하는 학문이다. 우리 주변 수역에 뇌관처럼 매복해 있는 해양 이슈는 개략해도 20건 이상이다. 해양 문제가 국제 재판에 회부되는 것도 쉬워졌다. 외교부, 해양수산부, 해군, 해경 등 모든 기관의 실무 대응을 지원할 기반 학문의 재건이 시급히 요구된다. 며칠 전 권병현 전 주중대사를 만났다. 그는 아직도 평화선과 대륙붕 연구를 권고한 고(故) 이한기 선생의 말씀을 토씨 하나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거양거각(擧揚擧覺ㆍ스승이 들어 보이고 배우는 사람이 깨우친다)이란 말이 있다. 1960년대 권병현군과 이한기 선생의 만남은 왜 21세기 우리 시대에 되풀이될 수 없는지.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때다.
  • SME·창작자에게 사업 기회 제공

    SME·창작자에게 사업 기회 제공

    네이버는 올해 중요한 화두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꼽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네이버 밋업에서 “‘프로젝트 꽃’은 계속될 예정이며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는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인 만큼 이들이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2017년 SME와 창작자 성장을 위해 사내 예산으로 분수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이용해 프로젝트 꽃을 실현하는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 분수 펀드는 지난해 990억원을 돌파했다. 앞서 2017년에 609억원을 모은 것을 시작으로 2018년 613억원, 2019년 689억원, 2020년 861억원으로 꾸준히 늘려 나갔다. 지난 5년간 총 3762억원을 집행한 셈이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지원해 주는 ‘스타트 올인원 프로그램’과 ‘파트너스퀘어’를 설립하고 ‘네이버 비즈니스 스쿨’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비즈니스 교육 커리큘럼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한국에서 프로젝트 꽃으로 정착시킨 SME 비즈니스 생태계를 일본, 유럽 등에 접목하며 한국에서 성공한 사업을 해외에 본격적으로 퍼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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