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화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위안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노선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수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제로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408
  • 강정원씨 새 국민은행장에

    자산 200조원대,직원 2만 9000명의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을 이끌 새 선장에 강정원(姜正元·54) 전 서울은행장이 선정됐다. 국민은행은 8일 이사회를 열고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추천함에 따라 30일 물러나는 김정태 행장 후임 후보로 강 전 행장을 결정했다.강 전 행장은 오는 29일 국민은행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통합 국민은행의 2번째 행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강 전 행장은 행추위에서 ▲조직통합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 ▲주주중심의 신념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 ▲은행 중심의 정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등 5가지 기준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화두는 주주가치 극대화 강 전 행장은 “국민은행은 증시에 상장된 민영기업인 만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행장이 주창한 경영이념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아직 주주총회의 승인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주주에게 충실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성원 통합 등 과제 산적 하지만 강 전 행장의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가계대출 및 카드채권 부실 등으로 크게 떨어진 실적을 개선해야 하고,합병 3년이 지나도록 갈라져 있는 내부화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옛 국민은행,주택은행,국민카드 등 3개 노조가 말해주듯 ‘한지붕 세가족’으로 이뤄진 국민은행의 조직 통합은 강 전 행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이다.김정태 행장도 지난 3년간 경영 관행,영업 관행 등 모든 것을 바꿨지만,조직통합만은 성사시키지 못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합병시너지도 내야 한다.국민은행은 합병 이후 비용시너지보다는 수익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하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었다.김 행장에 이은 ‘2기체제’가 들어서면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파다한 것도 이 때문이다.구 국민은행의 구조조정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경영진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거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제적 이력 돋보이는 해결사 강 행장은 초등학교는 일본,중학교는 한국,고등학교는 홍콩에서 각각 마친 국제적 이력이 이채롭다.미국 다트머스대 출신인 강 전 행장은 미국 플레처대 대학원에서 국제법과 외교학을 전공했다.씨티은행 뉴욕본사와 한국지점,뱅크스트러스트그룹 한국대표,도이체방크 한국대표,옛 서울은행장 등 국내외 금융기관을 두루 거쳤다.또 마지막 서울은행장을 맡아 11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하나은행으로의 매각을 성공시켜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同居異夢?

    언젠가부터 설문조사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혼전동거’입니다.얼마 전에도 한 설문기관에서 30∼50대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군요.남자의 66%,여자의 44%가 “혼전 동거를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밝혔습니다.모든 세대를 대변하는 조사는 아니지만 동거를 화두로 삼는 것조차 꺼렸던 과거에 비해 남녀모두 관대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동거경험을 인정할 수 있냐.’라는 질문에는 극소수의 남녀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자신의 동거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이라면,이후에 동거를 할 가능이 있는 사람일 텐데 이런 모순된 생각을 하는 것이 이해가 잘 안 되더군요. 그래서 주위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친구들,즉 ‘난 동거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경험은 인정 못한다.’는 이들을 찾아 물어봤죠.그들의 대답은 비슷했습니다.자신이 동거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결혼을 전제로 한 것이겠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나의 혼전동거는 신중한 선택을 위한 전 단계지만 상대의 동거는 한마디로 성적 유희를 위한 것이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성적 욕구만을 위해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동거가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 설문조사에는 또 다른 모순이 존재했습니다.남녀 모두 상대방의 과거를 용서할 수 있다고 대답한 것입니다.‘과거’라면 혼전 성관계를 가리키는 것이겠죠.상대방의 성관계는 문제 삼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혼전 동거를 인정할 수 없다?역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왜 동거 경험은 혼전 성관계처럼 과거의 ‘부분집합’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점점 많은 이들이 혼전 동거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그 필요성과 실효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일 텐데 말이죠. 동거는 상대방과 한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상대방,그에 앞서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한 방법입니다.그 과정에서 자신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것이죠.동거기간에 상대방에게서 가능성(꼭 결혼이 아니더라도)을 찾고 삶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또다른 목적이겠죠. 다시 말해 동거를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너무 무겁게 여길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심각하게 여길 것은 내 인생이지 그 일부인 동거 그 자체는 아닌거죠.동거를 서로 동반자가 돼주고 경제적인 도움도 주고 받으며 섹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그리고 무엇보다 날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실험’으로 보면 어떨까요. 동거의 종착역을 꼭 결혼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실험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요.혹 간이역에서 내리면 어떻습니까.새로 발견한 ‘나’와 함께 내린다면 언제든 다른 기차를 탈 수 있지 않을까요.
  • [국감 오늘의 베스트] 우리당 이광철의원

    ●우리당 이광철의원 4일 국정감사가 실시된 문화관광부 기자실.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이 ‘지역언론활성화 방안’을 비롯 ‘예술인 복지제도 도입방안’‘독립문화공공지원 방안’ 등 5가지의 자료집을 한꺼번에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이 의원의 국감 활동은 양만이 아니라 질의 내용에서도 돋보였다.언론개혁 등 민감한 현안보다는 문화예술계를 튼실하게 만들 사안들에 대해 잇따라 질의했다. 먼저 ‘기초예술의 중요성’을 화두로 삼아 예술가들의 열악한 창작활동 여건을 지적한 뒤 고사상태의 기초예술 회생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 추진과 재정 확충,예술인 사회복지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기까지 한국 상징물이 하나도 없는 관광정책의 허점,지역문화의 특화발전 방안 등을 거론하면서 문화예술계의 사각지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화폭에 핀 ‘들꽃 세상’

    “가을날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을 보았다.문득 그 하늘에 코스모스 몇 송이를 그려 넣고 싶어졌다.실오라기처럼 가느다란 몸으로,그러나 온 마음으로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코스모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한국화가 창원(菖園) 노숙자(61)는 이처럼 코스모스를 노래한다.그리고 그 감성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낸다.꽃은 그에게 평생의 화두다.그동안 자연을 찾아다니며 그려온 야생화만 200여종.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스케치만 하면 어엿한 한 폭의 꽃그림이 완성된다.이쯤되면 당당히 ‘들꽃 화가’라 불릴 만하지 않은가. 탤런트 노주현의 누나로 종종 소개되기도 하는 그가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노숙자-꽃의 세상’전을 연다. 노숙자의 꽃그림은 회화적인 기교를 배제한다.그런 바탕에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관조적인 미의식을 보여준다.단순한 외형 묘사에 그치지 않고 꽃의 마음까지 파고들어 내면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꽃이 강렬한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언젠가 이탈리아 여행 때 본 ‘모네의 정원’을 꿈꿨던 작가는 자신의 집 마당에 150여종의 꽃을 심어 직접 가꾸기도 했다.꽃을 사랑하는 것은 이미 그에겐 고황에 든 병.그는 가정에서 그림을 그리려니 꽃그림밖에 없더라는 얘기도 들려준다. 작가는 특히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을 즐겨 그린다.꽃무더기를 그저 막연히 바라만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 거닐고 즐기며 그린다.소요유(逍遙遊)의 세계라고나 할까.이처럼 대상과 하나가 된 그의 그림이 꽃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자운영,개양귀비,산수국,꽃다지,부처꽃,까치밥,참꽃마리,싸리국화,코스모스….그의 꽃그림 밭엔 많기도 많은 꽃이 피었다.(02)549-311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수도이전 반대 관제시위설 공방 점화 ‘강동 불씨’

    “그를 만나 수도이전반대 관제데모 폭탄선언에 대해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선수끼리 다 알면서 뭘….’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명박-이부영 대치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수도이전반대 관제데모 지원설을 들고나온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을 겨냥,이렇게 비아냥대듯 말했다. 지난달 21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노원구 상계동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로방문하는 길에서다.이 시장의 말에는 정치적 술책이라는 불쾌함이 생략돼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이같은 언급은 ‘뼈’가 들었다.이 의장이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관제데모’ 운운할 때만 해도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이었다.등 돌린 민심을 되돌려놓기 위한 여권의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최근 이 시장이 “정치를 너무 잘 안다는 저들이어서 이런 행동을 한 것 아니냐.”라며 실소를 금치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도이전반대를 위한 활동도 결국 시민들을 지키자는 뜻이기 때문에,이를 위한 예산을 따로 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초강수를 둔 뒤에도 마찬가지였다.열린우리당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장영달 의원의 말을 그대로 맞받아친 것이다.“(이 시장이) 정치를 몰라 그렇다.”는 말을 듣자 이 시장은 “거꾸로 말한다면 자신들은 정치를 잘 알아서 (관제데모 공작을) 벌인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몇 발짝 더 나아가 “잘못 건드렸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 대응이 만만찮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이부영 의장의 비서가 구청장 선거에서 신동우 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패한 사람인 것으로 안다.”며 “바로 그 사람 머리에서 (관제데모설 폭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이 이처럼 어이없다는 식으로 삐딱하게(?) 말한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숨었다고 볼 수 있다. ●인연과 악연의 연속 서울 지방정가,특히 강동구 쪽 인사들의 물고 물리는 악연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의장이 이우재·김부겸·안영근·김영춘 의원과 한나라당을 동반탈당한 뒤 ‘독수리 5형제’라는 별칭을 들으며 열린우리당 ‘우리’ 안으로 들어가면서부터다. 이 시장이 가리킨 ‘그 사람’이란 이해식(41) 전 서울시의회 의원을 말한다.이 전 의원은 이 의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직후 강동구의회 성임제 의원 등과 열린우리당으로 합류한 ‘BY 직계’ 소장파다.지난 6·5지방보궐선거에서 신동우 현 강동구청장에게 패해 절치부심하고 있다.이 시장은 성 의원이 서울시의 관제데모 지원 폭로에 앞장선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이 의장 또한 4·15총선 강동갑 지역구에서 김충환 전 구청장에게 무릎꿇은 아픔을 갖고 있다. 이 시장과 달리 최근까지도 수도이전 반대에 공개적으로 목청을 높이며 활동을 주도한 서울시의회 임동규 의장 역시 지역구(강동4)가 이 의장 등 관제데모설을 제기한 이들과 같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강동구의회 황병권(상일동) 의장도 관제데모설 이후 초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지난달 24일 시내 구의회 의장단의 기자회견 땐 격앙된 표정으로 “이 시장과 25개 자치구 구청장은 수도이전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 직접 나서라.”고 말했다.같은 배를 탄 한나라당 단체장들과 마치 일전(一戰)이라도 벌이겠다는 태세로 격앙된 분위기를 이끈 것이다.어느 편에 섰든 이들이 관제데모설 폭로와 방어에 올인하는 이면에는 강동구 관내의 크고 작은 정치적 다툼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서 지방정가에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탁발순례 도법스님 ‘부처를 만나면‘ 출간

    “탁발을 하면서 온갖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넉넉해 보이는 부유층조차도 ‘부족해서 못살겠다.’는 타령을 늘어놓는 것이지요.이런 답답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작은 움직임들을 확인한 것이 큰 소득입니다.” ‘생명평화’와 ‘민족화해’를 화두로 전국을 돌며 탁발 순례를 계속하고 있는 도법(55·전 실상사 주지) 스님이 책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아름다운 인연 펴냄) 출간을 계기로 1일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탁발순례에 얽힌 소회를 털어놓았다. ‘부처를 만나면‘은 도법 스님이 1990년 실천수행 불교결사체인 선우도량을 결성해 이끌어오면서 틈틈이 써온 글들을 엮은 신앙고백서로,한국 불교와 스님들의 수행 풍토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을 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제 삶을 그대로 보지 못한 채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고 더 나은 삶을 좇으려는 환상에 매여 있습니다.눈 앞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통과 부자유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지요.탁발을 하면서 이런 모순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겨 나가려는 모습들을 보고 그나마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실의 삶을 도외시한 채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을 좇기는 일반인이나 출가승이나 마찬가지”라는 스님은 “그래서 종단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스님들이 제대로 된 불교를 알고,제대로 된 중 노릇을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책 ‘부처를‘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고 밝혔다. “나와 남이 전혀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관계성을 똑바로 인식할 때 혼란과 모순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는 스님은 “‘생명평화’의 사상이야말로 모든 종교와 대중들이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고 그같은 노력들을 함께 모아보자는 뜻에서 탁발순례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막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안목과 역량의 부족이 탁발순례의 가장 힘든 점”이라는 스님은 “그러나 어렵게 시작한 탁발인 만큼 이 사회의 건전한 목소리와 개혁의 몸짓들을 한 고리로 꿰어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탁발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도법 스님은 지난 3월 실상사 주지직을 내놓고 수경 스님 등과 함께 3년간의 일정으로 탁발순례에 나서 7개월간 고행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지난달 25일부터 10일간 실상사에서 짧은 휴식을 끝내고 오는 4일 경남 밀양으로 다시 탁발을 떠난다. 남원 실상사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미국의 구두쇠 정신 본받자”

    중국 4세대 지도부의 최근 화두는 ‘절약과 검소’로 집약된다.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과소비 풍조가 사회 전반에 흐르고 빈부격차와 상대적 빈곤감이 중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간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때문에 1일 건국 55주년을 맞아 ‘국경절(國慶節)’ 행사의 간소화를 선언했다.‘건국 55주년 국경 영도소조’는 최근 회의를 통해 ‘절약 속에서 내실 있는 행사를 치른다.’는 원칙을 정했다. 베이징은 물론 대륙 전역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대형 경축활동을 자제하고 매년 대규모로 이뤄졌던 인민해방군의 열병 행사도 금지시켰다. 절약정신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달 24일 국무원 4차 학습강좌에서 ‘절약형 사회 건설’을 구체적인 목표로 결정했다.원 총리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위해 자원 절약을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검약주의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인 친민(親民)과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근본으로 함)’의 정신과도 맥이 닿는다. 후 주석은 취임 직후부터 지도급 인사의 외국 방문시 관례로 여겨졌던 대규모 환송행사를 없앴다.지난해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부터 비밀리에 행해졌던 링다오(領導·지도층 인사)들의 베이다이허(北戴河) 휴양지 회의도 폐지했다.불필요한 전시성 행사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사고를 갖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4세대 지도부들의 솔선수범에 따라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구두쇠 정신을 본받자.’는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베이징 청년보는 중국 ‘소황제’들의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지적하면서 “자수성가한 미국의 부자들은 일부러 자식들에게 아르바이트를 시켜 자립심을 기르게 한다.”고 중국의 소비문화를 꼬집었다.이 신문은 ‘부자는 3대를 넘지 못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중국인들은 빈곤선을 넘어서면 즉시 부자들의 과시성 소비를 모방하지만 이는 천박한 ‘빈곤문화’의 연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oilman@seoul.co.kr
  • ‘공부짱’ 형과 ‘싸움꾼’ 동생의 애틋한 형제애…영화 ‘우리형’

    ‘공부짱’ 형과 ‘싸움꾼’ 동생의 애틋한 형제애…영화 ‘우리형’

    지긋지긋해서 떼어버리고 싶어도 언젠가는 감싸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 가족이다.세상이 팍팍해진 탓일까.요즘들어 다양한 가족관계의 초상을 그리며 다시금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새달 8일 개봉하는 ‘우리형’(제작 진인사필름) 역시 가족을 화두로 내세운 영화.부자(‘돈텔파파’),부녀(‘가족’)에 이어 이번엔 형제다. 언청이로 태어난 한없이 착한 ‘공부짱’ 성현(신하균)과 훤칠한 외모에 걸핏하면 싸움질인 ‘싸움짱’ 종현(원빈).둘은 연년생 형제로 홀어머니(김해숙) 밑에서 컸다.늘 “우리 성현이 성현이”한다며 불만투성이이던 종현은,성현에게 그 흔한 “형” 한번 불러본 적이 없다. 특정한 큰 사건을 뼈대로 삼지 않고 두 대립적인 캐릭터로부터 다양한 가지치기로 뻗어가는 영화.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지만 어쩔 수 없이 이끌리는 혈육의 정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족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에 승부수를 뒀다. 이런 의도가 잘 표현된 장면 중 하나.종현이 한 친구로부터 흠씬 두들겨맞자 싸움 한번 안 해본 성현이 참다못해 끼어들어 대신 피멍이 들도록 맞는다.상황을 정리한 뒤 종현이 하는 말. “니는 뭐한다고 낑가드노.” 서로에게는 욕을 할 수 있어도 남이 흉을 보거나 때리면 못 참는 게 바로 가족관계의 본질이다. 옆 학교 ‘퀸카’인 미령(이보영)을 두고 형제가 첫사랑에 빠지는 장면도 마찬가지다.종현은 성현이 쓴 글을 몰래 훔쳐 미령의 맘을 얻는 데 성공하고,성현에게 “니,주제파악해라.”라는 말로 상처를 주지만 뒤돌아서선 죄책감에 괴로워한다.가족이기에 더 쉽게 말을 내뱉지만,가족이기에 그 말의 무게를 떨쳐버리기가 힘든 게 우리들의 모습 아닌가. 영화는 이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관계의 심지 속을 서서히 파고들면서 관객의 마음을 울리지만,TV드라마 시리즈물이 묶인 것처럼 작은 사건들을 얼기설기 엮다보니,뒤로 갈수록 다소 지루해진다.게다가 뻔하면서도 현실에서 좀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결말은,가족신화에 기대어 가족의 원형만 강조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원빈이 연기한 종현의 캐릭터가 빛난다.“이 ×새끼들아.”라며 첫 대사부터 대뜸 욕을 내뱉는 강렬한 캐릭터인데다 속으로는 여린 마음을 품고 있어,다소 맥이 없는 성현과 달리 다양한 감정선을 건드린다.여성 관객이라면 원빈의 새로운 연기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싶다. 부산을 배경으로 걸쭉한 사투리와 욕설이 남발하고,갈등관계를 폭력으로 풀어가는 것 등은 영화 ‘친구’의 재탕처럼 느껴지기도.‘친구’의 연출부 출신인 안권태 감독의 데뷔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보고싶은 그대] 오색맵시 김태희

    [보고싶은 그대] 오색맵시 김태희

    “서울신문 독자 여러분!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늘 건강하세요!” 김태희가 본지 독자들을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환한 미소로 한가위 인사를 올렸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보름달만큼 큰 행운이 언제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는 그녀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다.모처럼 맞는 여유란다.그녀는 지난해 6월 SBS 드라마 ‘스크린’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이후 치솟는 인기와 함께 연달아 4개의 드라마에 출연,단 하루도 제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진 적이 없었다.게다가 얼마전 종영한 ‘구미호외전’ 촬영중 입은 부상으로 새끼손가락 손톱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등 몸도 정상이 아닌 상태다.“이번 추석 연휴 동안 친척집에 가 차례도 지내고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어르신들에게 인사도 드릴 거예요.물론 송편도 많이 먹어야죠(웃음)” ■또다른 변신 김태희 신세대 스타 김태희(24)를 보고 있자면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그도 그럴 것이 ‘완벽한’얼굴과 몸매에 일류 학벌(서울대 의류학과)이란 든든한 배경,최근엔 물오른 연기력까지….오죽하면 질투심을 느끼는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김태희 단점 찾기’가 화두가 되고 있을까. 하지만 정작 그녀는 그같은 ‘찬사 아닌 찬사’에 우쭐해하지 않는다.연기자는 오로지 연기로 승부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잘 알기에 스스로를 ‘부족한’연기자라며 채찍질한다.데뷔후 출연하는 드라마 마다 이미지 변신을 거듭한 것도 그녀 이름 앞에 붙은 부담스러운 ‘꼬리표’들을 떼어내기 위한 일종의 도전이었다.이제 그녀는 또 다른 색깔로 변신을 시도한다. #‘꿋꿋녀’로 변신 SBS ‘천국의 계단’에서는 악녀,얼마전 종영한 KBS 2TV ‘구미호 외전’에서 강인한 구미호족 여전사 역을 소화한 그녀가 이번엔 ‘꿋꿋녀’로 변신한다.그녀는 SBS ‘장길산’후속으로 오는 11월 중순 방영 예정인 국내 최초 해외 올로케이션 미니시리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하버드대 의대생인 여주인공 수인역을 맡았다.같은 학교 로스쿨에 다니는 현우(김래원),정민(이정진)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는 가난한 교포 의대생이예요.학비를 벌기 위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꿋꿋하게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순박하고도 당찬 여자죠.”그녀는 이번 역할이 “가장 김태희스럽다.”며 미소 짓는다. 배역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서일까.10월 초 드라마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그녀는 매일 영어 과외를 받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버드대학이 배경이라 대사 가운데 상당부분이 영어에요.현지인에 걸맞는 영어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매일 1∼2시간을 미국 원어민 발음을 익히는데 할애하죠.” #“지금은 연기가 우선” 겉보기에는 까다로운 ‘공주과’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실제 성격은 털털하다.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미래에 닥칠 일을 앞서 걱정하거나 생각없이 미리 재단하지 않는단다.“연기는 언젠가부터 제게 있어 학업보다 더 중요한 삶의 목표가 됐어요.먼 훗날 마지막 인생의 목표는 어떤 것이 될지 모르지만,지금 이 순간은 연기에만 몰두할래요.” 그녀에게도 고비는 있었다.지난 2000년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돼 은행과 화장품 등 대형 CF에 출연하며 승승장구했지만,연기자의 길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고민의 시간들이었어요.당시 시트콤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었지만,반신반의했죠.‘과연 내가 제대로 된 연기자로 커나갈 수 있나.’하고요.”반년 동안 쉬면서 결심했단다.“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해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송강호 같이 리얼한 연기를 하는 배우로 커나가고 싶다.”는 그녀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연기자로서의 강점과 약점을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강점은…별로….카메라 앞에서 자신감과 융통성이 좀더 있었으면 해요.작품 전체를 보는 안목이 조금 부족한 것도 그렇고요.과거 시간날 때 영화 많이 보고 관련서적도 좀 읽어둘 것 그랬어요.하긴 그때는 제가 연기자가 될 줄 누가 알았나요.(웃음)”그녀의 강점이 뭔지 알 것 같다. 이영표기자 tomcat@ seoul.co.kr
  • 먹느냐 먹히느냐…포털업계 시장재편 전운

    먹느냐 먹히느냐…포털업계 시장재편 전운

    국내 포털업계에 중국 삼국시대의 ‘적벽대전(赤壁大戰)’ 같은 시장 재편 전운이 감돌고 있다.다음커뮤니케이션즈·NHN 등 기존 대형 포털들의 해외시장 진출 등의 사업확장에 SK커뮤니케이션즈·KTH 등 대기업 계열사의 외형 및 콘텐츠 불리기 공세가 만만찮다.두 쪽의 신경전에 중위권 업체인 드림위즈,엠파스 등은 좁아지는 영토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가지식정보 검색사업’에 다음 등 기존 포털을 제치고 ‘중위권 연합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장 판도 변화도 점쳐진다. ●메이저 아성에 마이너 대반격 KTH(파란)-야후코리아(야후)-지식발전소(엠파스) 컨소시엄은 최근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이 추진 중인 ‘국가지식정보통합검색시스템 민간포털 연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굴지의 3대 포털로 연합한 다음커뮤니케이션즈(다음),NHN(네이버),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 팀은 이번 패배에 대해,심사의 투명성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지만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그러나 ‘국가공인 검색포털’이란 타이틀을 업고 마이너가 지각 변동을 꾀할 수 있는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식발전소측은 “기존 웹 페이지 검색 DB량이 6억 5000만건인데 이번 수주를 통해 1억 9000여건의 DB가 새로 추가되는 만큼 독보적인 검색 사이트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면서 “호기인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야후코리아측도 “이번 수주로 사이트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게 됐다.”면서 “국가공인 검색기관이란 타이틀을 홍보에 활용,광고와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탈락 컨소시엄의 한 담당자는 “수익에 연계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면서 “아직 우선협상대상이 발표된 것인 만큼 최종 결과까지 변수가 또 나올 수 있다.”며 긴장했다.다음은 탈락 발표와 함께 사이트 개편 단행 등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美·日 네트워크 접목… 글로벌화 M&A 움직임이 있는 업체는 다음,NHN,KTH,SK커뮤니케이션즈,야후코리아 등 자금력을 확보한 업체다. 국내 M&A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를 인수해 다음과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공하면서 불을 지폈다.최근 하이텔,한미르를 전격 통합해 오픈한 KTH도 영역확대를 위한 중하위 업체들과의 인수협상을 벌이거나 나설 태세다.엠파스,드림위즈 등 중위권 포털은 콘텐츠 확대 등을 꾀하고 있지만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과 NHN은 앞다퉈 사업 시너지를 얻기 위한 사업 다양화에 시동을 걸었다.다음은 정부의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에 사업영역을 넓혔고,NHN도 최근 연구소와 연수원을 강원도 춘천에 이전하기로 하고 강원도와 협약식을 가졌다. 올 들어 선두 포털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시도도 강화되고 있다.다음은 일본 최대 커뮤니티 ‘카페스타’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검색포털업체인 ‘테라라이코스’도 인수,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최초의 한국 포털기업이 됐다.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은 없지만 라이코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것이다. NHN도 지난 6월 중국의 하이훙그룹으로부터 중국 최대 게임포털 아워게임의 공동 경영권을 확보했다.한·중·일 3국을 연계한 동아시아 최대 포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콘텐츠 업그레이드 영역싸움 치열 업계는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사업 규모를 키우려는 분야에서 M&A가 이뤄질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따라서 ‘정글법칙’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콘텐츠 업그레이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최근 지역검색 서비스인 ‘거기’를 만들어 영역싸움에 대응하고 있다.드림위즈는 커뮤니티 포털인 인티즌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을 인수해 커뮤니티 포털로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지식발전소도 최근 ‘엠파스 쇼핑’의 전면 개편을 통해 상품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 비교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했다. 다음,NHN,네오위즈 등 주요 포털업체들이 올해 들어 태동단계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먼저 잡기 위한 행보도 이같은 약육강식의 시장을 감안한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 조사업체인 메트릭스의 김경원 과장은 “아직 시장재편 정도는 아니지만 상하위 사이트간의 차이가 커져 ‘부익부 빈익빈’ 구도로 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면서 “올 하반기 포털시장은 KTH 등 덩치가 큰 업체들의 중소업체 인수합병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홍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놀이터와 장터/주병철 경제부 차장

    얼마전 알고 지내던 한 이코노미스트를 만났다.늘 그렇듯이 화두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느냐는 것이었다.그는 최근 청와대 고위 인사들을 만난 얘기를 들려줬다.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했다는 단서를 달면서.시장에서 왜 불안해 하느냐고 묻기에 정책이 불확실하다며 이것저것 얘기해줬는데,아주 듣기 거북해 하더라는 것이다.당시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참고 넘어갔던 ‘솔직한 얘기’를 이렇게 털어놨다. “참여정부의 시장정책은 술파는 가게(시장)앞에서 음주단속(질서 바로잡기)하는 것과 흡사하다.술파는 가게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면 손님이 끊겨 주인으로서는 장사하는 의욕을 잃기 마련이다.그런데 시장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단속이 꼭 필요하고,그래서 가게앞에 지키고 서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 식으로 반격을 하니….” 그는 “시장개혁의 초점이 재벌 오너들의 불법·편법 상속 차단에 맞춰졌다면,이 정부 들어 만들어 놓은 ‘포괄적 상속·증여세법’이란 그물망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기업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출자총액제한제 등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비슷한 얘기지만,잘 나가던 공직생활을 접고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한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얼마전 후배(공무원)들을 만났는데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코드가 맞지 않아 고민이라고 하더라.”며 “자리가 없느냐.”고 농반진반으로 물었을때 내심 놀랐다고 했다. 우연히 청와대에 파견나가 있는 한 관료를 만났더니 “시장에서는 청와대의 특정 인사를 분배주의자,좌파성향의 인물로 몰아세우는데,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시장이 지레 겁을 먹고,실체를 잘못 인식하고 있을 뿐 그분(?)은 분명 시장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그룹의 임원에게 이런 얘기를 건넸더니 “참여정부가 시장경제를 너무 모른다.”고 대뜸 열을 받았다.그는 “대기업들이 수십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이 만한 돈이면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그러고는 “기업들의 먹을거리는 해외에 있다.기업들이 해외에서 죽기살기로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데,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그것도 모자라 뒷다리만 잡으려 한다.이런데 누가 투자하려 들겠는가.”라고 되받았다. 듣고 보면 어느쪽 하나 틀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서로 다른 입장에서 보면 모순덩어리다.자기 주장은 옳고,상대방 주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다.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2월 취임하면서 “시장은 놀이터가 아니다.”며 시장참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시장은 경제주체,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 세력들에 의해 유린되고 왜곡되고 있다.시장은 놀이터도 아니지만,누군가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개혁의 대상도 아니다.더구나 시장에는 좌(左)도,우(右)도 없다.그저 생존논리만 통할 뿐이다.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시장의 파이(크기)를 키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그래서 훼방놓고,장난질이 난무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생기가 도는 ‘장터’로 만들어야 한다.장터에 힘찬 기운이 돌아야 생산자도,소비자도,정부도 모두 산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印尼대선 결선투표 이모저모

    20일 끝난 인도네시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의 ‘화두’는 시종일관 ‘개혁’이었다. 지난달 1차투표에서 33.57%를 얻어 선두를 달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5) 전 정치·안보장관은 이번에도 ‘경제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쥘 것이 확실시된다. 1차투표에서 26.61%의 득표로 체면을 구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57)현 대통령은 야당인 골카르와 연합해 막판 추격전을 펼쳤으나 빈곤층으로부터 외면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 직전의 여론조사에서도 군 장성 출신인 유도요노가 20%포인트 이상 앞서 그의 승리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사상 첫 직선제 대통령 탄생 선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인도네시아 전역의 1만 3000여개 섬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시차 때문에 동부의 파푸아 섬에선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1차투표 때처럼 선거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투표용지를 개표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선관위측은 밝혔다. 유도요노는 오전 7시를 갓 넘어 자카르타 남쪽 자신의 지역구인 시케아스에서 투표한 뒤 “개표과정에서의 부정만 없다면 내가 승리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자신의 득표율을 55∼60%로 예상했다. 반면 마감 직전 가족들과 함께 자카르타 내 시골지역인 케바구산에서 투표한 메가와티 대통령은 유도요노의 승리를 묻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패배 성명을 발표하는 것보다 결과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녀는 투표 전날 국민들에게 누가 이기든지 결과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주의에 쏠린 감시의 눈 투표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19만명의 경찰과 3만 7000명의 군 병력이 배치됐다. 민방위 요원 120만명도 투·개표과정을 지켜봤으며 인도네시아 대학총장협의회(FRI)는 대학생 1만여명을 선거 감시팀으로 전국 투표소에 보냈다. 토비 무티스 트리삭티대학 총장은 “대선 감시팀을 보낸 것은 민주주의의 축제를 맞아 고등 교육기관의 사회통제 기능과 도덕적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감시활동에 필요한 2억루피아는 총장협의회에 참여하는 10개 국립 및 사립대학이 분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리더십이 승패의 분수령 현지 분석가들은 육군 대장 출신의 유도요노가 2002년 발리와 2003년 매리어트호텔 테러 사건을 처리하면서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으로 본다. 지난 9일 호주대사관 주변 테러도 반(反)테러에 적극적인 유도요노의 입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가와티 대통령은 2001년 7월 압두라흐만 왈리드 전 대통령의 부패와 무능으로 집권했으면서도 폭증하는 실업률과 부패 만연, 이슬람 무장세력의 위협 등을 치유하지 못했다. 메가와티측은 ‘미완의 개혁’을 완수하게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으나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각료들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스타일로는 유권자들의 신임을 받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결선투표 직전 메가와티와 손 잡은 골카르당은 유도요노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회 55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한 원내 1당인 골카르가 야당으로 남을 것을 자처, 인도네시아는 여소야대 정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1998년 민중봉기로 권좌에서 물러난 수하르토 전 대통령도 지팡이에 의지해 자카르타 교외의 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비의 배반/박성순 지음

    ‘높은 학식과 대쪽 같은 기개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청렴결백의 상징’.일반적으로 조선 선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감히 올려다 보기 힘든 고고한 인품을 갖춘 성인군자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섣불리 이의를 달지 않았다.소장 역사학자인 박성순 단국대 겸임교수가 쓴 ‘선비의 배반’은 그런 점에서 대단히 전복적이고,모험적이다. ●성리학은 사대부 위한 정치적 무기 저자의 문제의식은 의외로 단순한 지점에서 출발한다.‘조선이란 나라는 그토록 자기 수양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이 사회지도층을 형성하고 있었는데,궁극적으로 나라의 운명은 왜 그리됐을까.’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실마리로 조선 선비들이 절대적으로 신봉했던 ‘성리학’에 주목한다. 성리학이 순정 성리학자를 자임했던 사림파들에 의해 ‘선비들의 심신을 수양하는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왕권을 억압하는 한편 아래로는 민에 대해 일방적으로 군림하는 사대부 독존의 사회체제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무기’였다고 규정한 것. 저자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사림파 성리학자들이 ‘심경’을 경연 과목으로 정착시키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였던 사례를 내세운다.성리학의 발원지인 중국에선 그다지 중요시되지 않던 성리학 경전 ‘심경’이 조선 중기 이후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에는 민생과 관계없이 임금을 훈도하고 권력을 장악하고자 했던 사림파들의 정치적 야욕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마침내 효종대에 ‘심경’이 정식 경연과목으로 채택된 이후 왕권과 사림파 성리학자들의 충돌은 격화된다. 저자는 이같은 갈등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효종과 송시열간의 북벌논쟁을 든다.송시열은 당시 새롭게 정계에 진출한 산당세력의 입지확보를 위해 효종의 북벌대의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을 뿐 현실적인 사업전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한다.즉 도덕적,내적 수양을 강조한 ‘심경’의 추종자들인 사림파 선비들은 고매한 학문적 이상과는 별개로 현실에선 백성이나 국가보다 가문과 당파의 안녕을 더 염려했고,이같은 사족 지배체제의 강화가 궁극적으로 조선의 멸망을 불러들인 근원이라고 지적한다. ●정치인의 이중적인 태도 오늘날도 비슷 조선 선비를 박제된 성인군자에서 기득권 수호를 위해 표리부동했던 인간의 모습으로 재조명한 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요즘 정치 현실에 대한 우려와 맞닿아 있다.저자는 후기에서 개혁을 화두로 내세운 현 참여정부의 인물들이 대의명분과 달리 속으로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함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배반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충고한다.1만 1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프로농구 용병 다루기 고민

    다음 달 30일 04∼05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화합’의 화두를 붙잡고 용맹정진하고 있다.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새 외국인 선수들을 어떻게 하면 팀에 융화시킬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 그동안 토종 선수들과 화합하지 못한 용병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친 팀이 한둘이 아니다.더구나 이번 시즌부터는 자유계약을 통해 용병을 데려왔기 때문에 감독들은 선수 선발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애가 타는 감독들은 “실력은 모자라도 좋다.팀과 어울리는 선수가 돼라.”며 용병들을 구슬린다. 우여곡절을 가장 많이 겪은 팀은 모비스.애초 미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USBL 펜실베이니아에서 함께 뛰며 ‘궁합’을 과시한 제이슨 웰스(197㎝)와 프란츠 루이스(199㎝)를 뽑았다.루이스의 실력이 미심쩍었지만 고교시절부터 친구인 웰스가 “꼭 함께 뛰고 싶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화합’ 차원에서 영입했다.그러나 루이스는 국내 선수들과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아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서 뛴 ‘성실맨’ 바비 레이저(207㎝)로 전격 교체됐다. SK도 리 벤슨을 영입했다가 하루 만에 돌려 보냈다.마약 소지혐의로 미국에서 옥살이를 한 벤슨이 한국에 적응하기 힘든 성격이었기 때문.고민 끝에 크리스 랭(205㎝)을 뽑았다.다행히 랭은 붙임성이 좋아 이상윤 감독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KTF의 게이브 미나케(198㎝)는 벌써 전라도 사투리를 흉내내는 등 팀에 잘 적응해 추일승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17일 보름 일정의 일본 전지훈련을 떠나는 LG는 NBA에서 두 시즌 동안 풀타임 출장한 경험이 있는 제럴드 허니켓(199㎝)에 대해 “NBA 경력보다는 성실성을 먼저 봤다.”고 말했다.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TG는 ‘대들보’ 김주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용병을 고른 끝에 자밀 왓킨스(204㎝)를 선택했다.TG는 브루나이국제대회(18일∼10월2일)에서 왓킨스와 김주성의 ‘궁합’을 점검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양평의 강변길

    [뒷골목 맛세상] 양평의 강변길

    가을이다.어느 주말 느닷없이 하늘이 높아져서 푸른 물을 뚝뚝 떨구고 투명한 햇살 속에 둥둥 떠다니는 뭉게구름이 잊었던 그리움마저 아련하게 불러일으킨다면,그리고 그리움의 무게에 비례해 사는 일이 그대를 지치고 허기지게 한다면,차를 지닌 친구라도 불러내어 훌쩍 길을 떠나고 볼 일이다.양평의 빼어난 풍광에는 몇 번이고 더듬어도 질리지 않는 유혹이 있다.더군다나 북한강과 남한강이 함께 어우러지는 두물머리의 강심 위에서 황금빛 햇살이 사금파리처럼 반짝이고 있는 풍광은 차라리 눈이 시리다. 강길의 에도는 굽이굽이 경관 좋은 자리마다 빼곡히 들어앉은 모텔이며 국적불명의 괴이한 건물들,예술보다는 상술을 앞세운 몇몇 갤러리며 화려한 라이브 카페들이 눈엣가시처럼 다가올 터이지만,오래 눈에 담지는 말자.그것은 그것대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어서 생겨나지 않았으랴. ●두물머리 강심은 한폭의 동양화 서울을 떠나 구리를 거쳐 이제 막 팔당댐 부근의 강길을 달려가고 있을 그대에게,나는 맨 먼저 양수리 검문소에서 대성리 쪽으로 빠지는 45번 국도변에서 수종사(水鍾寺)라는 작은 입간판을 찾아보기를 권한다.너무 작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자칫 흘려넘기기 쉽다.어렵게 찾은 수종사의 입간판을 따라 이제 산길을 올라가노라면,채 포장도 하지 않은 길바닥의 흙들이 지난여름의 폭우에 쓸려나가 움푹질푹 요철을 이루고 있을 터이다. 좀 더 수종사의 숨겨진 매혹에 빠질 예정이라면,그쯤에서 한 편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올라가도 좋다.그렇게 걷다 보면 이마에는 땀방울이 돋고 시원한 샘물 한 모금이 간절해질 무렵에 기다렸다는 듯이 절 입구에 있는 약수터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는 약수터의 샘물마저도 무심코 지나치기를 권한다.정히 갈증을 못 견디겠다면 딱 한 모금만 마시기 바란다.그리하여 마침내 절의 경내에 들어서면 그대는 어쩔 수 없이 대웅전이며 산신각 같은 건물보다도 먼저 무료다실이라는 쪽지가 붙은 삼정헌(三鼎軒)에 눈길이 멈출 것이다. 일말의 주저를 무릅쓰고 삼정헌의 문턱을 넘어서면 무엇보다 통유리로 확 트인 전면에 한 폭의 빼어난 수묵화처럼 펼쳐진 두물머리의 전경을 발견할 것이다.바로 두물머리의 전경을 배경으로 친구와 함께 낮은 다탁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라.아름다운 풍광에 먼저 넋이라도 나간 듯 그대의 입부터 벌어지리라. ●잊을 수 없는 수종사의 차와 산채비빔밥 바로 그렇듯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빼앗긴 것은 비단 그대뿐만이 아니다.수종사가 세워진 아득히 먼 세월부터 일찍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인묵객들이 바로 그대가 앉아 있는 삼정헌 어름에 터를 잡고서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하고 또한 붓을 들어 화선지에 옮겼으리라.만일 그대가 알려고만 든다면 삼정헌에 비치된 책자 중에서 쉽게 시인들의 노래를 찾을 수 있으리라.서거정(徐居正),김종직(金宗直),홍언필(洪彦弼),이이(李珥),이덕형(李德馨),정약용(丁若鏞)….이 중에서도 그대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의 시 한편만은 꼭 빼놓지 말고 읊어보기를. 수종사 절집은 아스라한데 이내 속에서도 기와 홈통을 알아보겠네 호남땅 4백여 많은 사찰도 이 누각보다 크다 못 하리 그대가 차를 먹는 예법에 처음일지라도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뭔가 망설이는 눈치라면 어느새 젊고 예쁜 보살님이 나타나 친절하게 차를 울궈내어 음미하기까지 다법의 과정을 일러줄 것이다. 만일 일요일의 낮공양 시간에 수종사에 다다랐다면 무료로 마신 차에 곁들여 역시 무료인 맛깔스러운 산채비빔밥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터이다. 무료다실이나 무료 산채비빔밥은 어쩌면 절을 홍보하기 위한 고등수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절을 홍보한다고 해도 경내에서 가장 경관이 좋은 곳에 터를 잡아 무료다실을 열거나 공양까지 보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적어도 수종사 스님들의 어떤 선의만은 비틀어보지 말자. 기왕에 가을맞이를 나섰으니까 수종사의 차맛에 곁들여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나서자.대성리 쪽의 강변을 거슬러 오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연세중학교 정문 앞에서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91-4632)라는 조금은 무례한 간판을 만나게 될 터이다.간판처럼 죽여줄 정도는 아니지만 4000원짜리 동치미국수며 5000원짜리 김치만두는 확실히 맛이 있다.깔끔한 맛의 김치만두를 먼저 먹고 살얼음이 둥둥 떠있는 동치미국수를 먹는 것이 순서이다.이 ‘죽여주는 동치미국수’는 한 곳만이 아니라 강변도로 곳곳에 있어서 서로 원조임을 내세우는데,맛은 모두 비슷하니까 어디를 찾아도 무방할 듯하다. ●맛은 비슷비슷… 어느집 찾아도 무방 만일 두부전문집을 찾을 요량이라면 그대는 45번 국도의 팔당 방향의 옛 국도를 잠깐 되돌아가서 ‘기와집순두부’(031-576-9009)라는 간판을 발견하기 바란다.옥호 그대로 허름한 옛 기와집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저잣거리처럼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얼마쯤은 황당하기까지 한 광경을 만날 터이다.순두부백반(5000원)이며 콩비지백반(6000원),생두부(6000원),두부김치(8000원) 이외에도 두부제육볶음,파전,녹두전 등 메뉴가 다양한데,어쩌면 이 다양한 메뉴가 이 집의 흠일지도 모른다. 만일 그대가 보다 순수한 두부전문집을 찾을 요량이라면 양수리 읍내에서 서종으로 방향을 틀어 문호리 강변을 지나는 옛날 국도변에 있는 ‘시골손두부전문’이라는 입간판이 걸린 평범한 시골집을 찾기 바란다.‘서종가든’ (031-773-6035)이라는 옥호인데,어디에도 가든은 보이지 않지만,주인 할머니의 손두부 빚는 솜씨만은 오래전부터 호가 난 집이다.손두부전골이며 두부찜,손두부,콩탕이라고 부르는 비지탕이 각각 1인분에 6000원씩인데,그중에서 푸짐한 버섯에다가 돼지고기를 썰어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손두부전골을 빠뜨리지 말자. 서울과 강원도 내륙을 잇는 6번 국도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는 양수콩나물국밥(031-771-5995)이 양수리에서 양평으로 가는 어름의 국수역 앞 국도변에 있다.콩나물국밥과 황태해장국이 4000원씩인데,콩나물에 북어국물을 붓고 배추김치를 썰어넣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콩나물국밥이 역시 시원하다. 투명한 햇살이 내려쌓이는 가을들판을 바라보며 콩나물국밥에 1000원짜리 모주 한 사발을 곁들인다면 몸과 마음을 함께 힘들게 하던 그대의 허기도 어느 정도 가실지 모른다.어차피 모주 한 사발로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하다면 5000원짜리 새우부추전이나 황태구이를 안주로 역시 5000원하는 동동주 한 됫박에 아예 허기를 채워도 좋다.가을들판에 햇살이 저리도 투명한데 누가 그대의 낮술을 탓하랴. 6번 국도에서 벗어나 옥천으로 접어들어 중미산으로 가는 길목에 도토리국수집(031-771-7562)이 있다.도토리 요리 전문답게 도토리묵탕국(5000원),도토리비빔밥(5000원),도토리냉면(5000원),도토리전병(7000원),도토리전(6000원)으로 도토리 일색인데,그중에서도 고기를 삶아낸 육수에 도토리묵과 김치를 채 썰어넣고 밥을 말아먹는 도토리묵탕국이 일품이다.묵탕국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양이지만 어쩐지 부족하게 여겨진다면 도토리전이나 도토리전병을 곁들이자. ●용문산 은행나무축제는 ‘덤’ 가을 양평에서 용문산 ‘은행나무축제’를 빼놓을 수는 없다.용문사 앞마당에 있는 수령 1200년의 은행나무를 기리는 축제인데,‘세계사물놀이겨루기한마당’,산사음악회,영산제,용문산신령제 등이 열린다.용문산의 빼어난 풍광과 더불어 이제 막 가을의 서장을 여는 듯한 은행나무축제까지 만날 수 있다면,예상하지 못했던 가외의 즐거움이 아니랴. 돌아오는 길에 국도변에서 ‘무명화가의 찰옥수수’라는 붓으로 쓴 입간판을 만날지도 모른다.그대는 결코 무심하게 지나치지 말고,아니 지나쳤다가도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되돌아가서 어쩐지 어수룩해 보이는 무명화가에게서 찰옥수수 한 봉지를 사기 바란다. 혹시 누가 알랴,찰옥수수를 주고받는 손길 사이로 찌르르,알 수 없는 어떤 전류가 흘러 그대가 벼락처럼 무언가를 깨닫게 될지를.그리하여 오랫동안 그대를 지치고 허기지게 하던 삶의 화두가 눈앞에서 번쩍,풀려나게 될지를.그럴지도 모른다.깨달음이란 결코 무슨 커다랗고 엄청난 대상에서 오지 않는 법이다. ■ 일부 음식점 ‘미끼상품’ 조심을 양평을 도는 여행길에서 한 가지만 주의하자.주로 정체불명의 괴이쩍고 웅장한 외양을 하고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혹은 갤러리 앞에 내걸린 입간판들에 내걸린 소위 ‘미끼상품’에 대해서다.무슨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점에만 있는 줄 알았던 ‘미끼상품’이 4000,5000원짜리 가격을 내세운 채 양평 일대의 아름다운 강길 여기저기에서도 나부끼고 있다. ‘미끼상품’에 홀려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문을 밀치고 들어선다면,기다렸다는 듯이 정도 이상으로 크고 화려한 가죽 메뉴판이 그대 앞에 놓일 것이다.그런데,이것 봐라. 그대가 입간판에서 보고 들어온 미끼상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대신에 3만∼4만원짜리 비싼 메뉴들만 즐비하게 그대의 눈을 어지럽힐 것이다.미끼상품의 정체를 깨달았다면 그대는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오기 바란다.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한 채 3만,4만원짜리 비싼 메뉴를 시켜도 나중에는 뒷맛이 쓸 것이고,또한 4000∼5000원짜리 미끼메뉴를 우격다짐해도 나중에는 더더욱 뒷맛이 쓸 것이다.
  • [패션 1번지] 유행코드 콕콕 찍어 나만의 멋 코디하다

    [패션 1번지] 유행코드 콕콕 찍어 나만의 멋 코디하다

    요즘 청담동 패션거리의 최대 화두는 ‘멀티숍(편집매장)’이다.최근 유행 경향을 알 수 있는 디자인·디테일의 아이템에서부터 전위예술 같은 튀는 의상까지 한자리에 갖춘 곳이다. ‘진짜 멋쟁이들은 이곳에 모인다.’고 할 정도로 개성 넘치는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다.누가 입을까 싶은 옷도 너무 잘 나가서 조금만 게으름 피우면 남의 것이 돼 버릴 만큼 요즘 멀티숍은 쇼핑의 중심지가 됐다. 1990년대 후반 강남을 중심으로 멀티숍이 형성되기 시작한 이때에는 멀티숍이 브랜드의 인지도로 승부를 걸었다면 최근에는 제품의 희소성을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브랜드는 다양하지만 아이템은 소량으로 들여와 먼저 찜하는 사람이 임자일 정도.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충분히 경험한 소비자 가운데 ‘희소성’을 특별히 중요시하는 이들이 주요 소비층이다.멀티숍은 매주 변화한다.분더숍(Boon the Shop)은 매주 금요일마다 새 제품을 들여놓고,무이(Mue)는 일주일만 가지 않아도 매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새로운 아이템을 꾸준히 전시한다.매장에 들렀다고 꼭 사야 하나.갤러리를 찾은 듯 폭넓은 패션 세계를 즐기는 것도 좋다.혹 디자인 좋고,자신에게 꼭 맞으면서,적정 가격의 아이템을 발견했다면 더 좋고.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분더숍(Boon the Shop) 70여개 의류·패션소품·리빙 브랜드가 모여 있는 최대 규모의 멀티숍.무난한 브랜드군과 톡톡 튀는 디자인의 브랜드군이 모두 갖춰져 있어 구매층도 다양하다.시즌마다 독특한 문양의 아이템을 내놓는 ‘마르니’,색다른 절개로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앤 발레리 해쉬’ 등 개성넘치는 브랜드의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올 시즌에는 ‘드리스 반 노튼’의 면소재 랩카디건(29만원),랩재킷(190만원)은 허리 여밈으로 자연스러운 몸매 라인을 만들어내 인기. ‘발렌시아가’ 가방은 전시되자마자 인기를 끌어 단 몇 점만 남았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신세계인터내셔널 신지은씨는 “최근 청담동은 디자이너 브랜드 가방을 선호하고 있다.지난 시즌에는 마크 제이콥스 백이 인기였지만,이번 시즌에는 발렌시아가 가방을 압도적으로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발렌시아가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루엘라’ 가방은 9월 중순 신세계 강남점 분더숍에만 입고될 예정.(542-8006) ●쿤(Koon) 패션잡지가 가장 선호하는 멀티숍으로 떠오르는 곳.그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이 많다.“너무 산만하지도,너무 단순하지도 않는 디자인에 디자이너의 특징과 감성을 잘 살린 디테일의 아이템을 찾는다.”는 조준우MD의 심미안이 돋보인다.전반적으로 캐주얼한 분위기에 자유자재로 섞어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이 구비돼 있다. 얇고 긴 머플러(20만원선)와 함께 코디네이션하는 여성 니트(60만원선)는 가슴부분이 깊게 파이는 클리비지룩을 연출하면서 은근한 섹시함이 풍겨 인기.울과 캐시미어를 혼방한 ‘프린’ 재킷(가격미정)은 짧은 기장,이중깃,다양하게 연출 가능한 여밈 등으로 관심을 모으는 아이템. 어깨부분을 가죽으로 덧댄 ‘디스퀘어’의 남성 반팔니트는 컬렉션에서 선보인 뒤 문의가 끊이지 않는 제품이다.탄성이 좋아 몸에 자연스럽게 달라붙는다.섹시미가 물씬 풍기는 ‘디스퀘어’의 여성복 라인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입고할 예정.(517-4504) ●무이(Mue) 패션그룹 한섬이 7년을 준비해 문을 연 대형 멀티숍.‘클로에’,‘핼무트 랭’,‘알렉산더 맥퀸’ 등 40여개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해 분더숍과 함께 멀티숍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존 갈리아노’의 다리 라인을 따라 붙어 섹시한 핑크 팬슬스커트(99만원선),가을 유행 무늬인 마름모형 아가일체크의 카디건은 단정하면서도 은은한 섹시미를 풍겨 인기품목.‘앨라이아’ 망토(190만원선·검정/크림)는 정장과 캐주얼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려 핫 아이템으로 손꼽힌다.올 시즌에는 일본의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언더커버’가 특히 인기.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곳곳에 주머니 장식을 한 긴 셔츠(65만원선),듬성듬성 거칠게 바느질 처리를 한 트위드재킷(120만원선),하얀색 레이스 모양을 프린트한 청바지 등 유머러스한 아이템이 전위적인 개성미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다.(3446-8074) ●에크루(Ecru) 벨기에,프랑스 등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위주로 제품을 구성했다.‘마틴 마르지엘라’,‘코스믹 원더’ 등 유럽풍 캐주얼이 많은 곳.일부 제품은 전위적인 느낌으로 독특하다.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날씨에 따라 안감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유나이티드 뱀부’의 트렌치코트(112만원),리본으로 앞여밈을 처리한 스웨이드 볼레로 재킷(128만원).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최근 유행스타일인 데다 실용적이라 인기다.카디건,니트,이너웨어 등 3개의 아이템을 하나로 묶은 상의(26만 8000원·남색/회색)는 재주문에 들어간 상태.할리우드 스타 귀네스 펠트로가 좋아하는 ‘노티파이’ 청바지는 짧은 밑위길이를 조금 늘려 한국인 체형에 맞게 제작했다.34만∼38만원으로 백화점보다 싸다.올 겨울 유행을 주도할 ‘마틴 마르지엘라’의 머플러(13만원선·겨자/크림)는 다음주에 들어온다.(545-7780) ●얼빙 플레이스 ‘츠모리 치사토’,‘사카이’,‘옌스 라우게센’ 등 독특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곳.“개성넘치면서도 소화하기 쉬운 디자인,여성스럽지만 너무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템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김민강 사장의 안목이 그대로 녹아 있다. ‘츠모리 치사토’의 마름모형 스웨터(45만원),검은 레이스를 안감으로 처리해 평범한 듯 고급스러운 사카이의 카디건(59만원)은 청바지와 매치하면 멋스러워 핫 아이템으로 꼽힌다. 가죽에 대한 관심도 높다.인기 아이템은 식물추출물로 염색을 한 ‘조지오 브래토’의 가죽 재킷.바이올렛,와인,카키 등 자연스러운 색감의 짧은 가죽재킷은 175만∼180만원선.(511-8921)
  •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

    “요즘 국내 정보보안업체의 화두는 인수·합병입니다.시만텍 등 선진 다국적기업들은 보안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 계열사인 정보보안업체 시큐아이닷컴 오경수사장은 15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회사의 향후 전략발표 간담회에서 “국내 보안업체는 총 200여곳이 활동하고 있지만 매출 50억원 이상되는 기업은 30곳 정도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활발하게 영업하는 곳은 20여곳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보안업체 인수를 비 보안업체에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주도,보안 기술의 시너지 효과가 없고 결과적으로 업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주요 원인으로 보안업체 시장이 작고 열악하다는 점을 꼽았다.국내 정보보안 시장은 2003년 매출기준 총 5000억원 규모다.이어 “선진국은 전체 정보기술(IT)관련 예산 가운데 평균 8.8%를 정보보안에 할당하지만 우리나라는 2.3%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그나마 중소기업의 경우 보안 설치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정보보안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공공부문 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시큐아이닷컴은 업계 매출(340억원) 1위 기업이다.안철수연구소가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안티 바이러스 보안업체라면 시큐아이닷컴은 기업을 상대로 하는 네트워크 보안업체다. 상품은 방화벽,VPN(가상 사설망),IPS(침입방지 시스템),IDS(침입탐지 시스템) 등이며,주요 고객으로는 30여곳의 삼성 계열사를 비롯,철도청 등 공공기관,한미·외환 등 시중은행,대우 등 증권사,서울대 등 대학교,CJ홈쇼핑 등 대기업 300여곳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과천서 즐기는 ‘연극 파티’

    국내 대표적인 야외극 축제인 ‘2004 과천한마당축제’(예술감독 임수택)가 14∼19일 정부종합청사와 시민회관 등 과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해외 참가작은 폴란드 ‘제8요일극단’ 등 5개국 7개 단체.국내에선 공식참가작 11편을 비롯해 총 22개 단체가 함께한다. 8회째인 올해 개막행사의 주제는 ‘나눔’.독일 출신 연출가 디트마르 렌츠가 전통 설화인 ‘가믄장 아기’를 모티프로 세계 공통의 화두인 나눔의 메시지를 전파한다. 해외 작품으로는 폴란드 제8요일극단의 ‘노아의 방주’가 눈길을 끈다.고향을 잃고 떠돌아다니는 현대인의 모습을 ‘방주’를 타고 방황하는 군상으로 표현했다.올해 콜롬비아 보고타의 이베로 아메리카 페스티벌에서 1만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되기도 했다.스페인 마르케리녜 극단의 ‘나는 원한다’는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를 모티프로,현대인의 타락상을 비판했다.오스트리아의 거리움직임 극단은 사물과 신체의 탄성을 소재로 한 거리무용극 ‘안으로부터’를 선보인다. 국내참가작으로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결성된 극단 꽃의 ‘그림자로부터’(연출 이철성)를 비롯해 수레무대의 ‘이슬람 철학자,이슬람 수학자’(연출 김태용),마리오네트 목성의 ‘신나는 이야기 수레’(연출 정신규),극단 노뜰의 ‘귀환’(연출 원영오) 등이 있다. 극단 여행자는 관악산 입구에서 지난해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 작품상 수상작인 ‘연’을 공연할 예정.‘인도’와 ‘줄타기’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린다. 공연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6000원 이하의 저렴한 티켓으로 관람할 수 있다. 유료 공연 목록은 축제사무국 홈페이지(www.gcfes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02)504-093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인권대회 14일 서울서

    오는 14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국가인권대회’에서는 러시아 북오세티야 인질극 참사와 이라크전 피해 등 분쟁과 테러가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러시아,아프가니스탄,팔레스타인,르완다 등 분쟁과 테러 현장의 인권실태와 대안 마련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국가인권대회의 논의 결과는 전 세계의 인권상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지난 93년 대회의 ‘빈 선언’이 제안한 인권고등판무관과 국제형사재판소,국가인권기구 등이 운영되는 결실을 봤다. 이번 대회에서도 ‘분쟁상황에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분쟁과 대테러,시민·정치적 권리와 법치’등 5개 분과별 회의,전체토론을 거쳐 ‘서울선언’이 채택된다. 대회에는 70여개국의 인권기구 수장과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히나 질라니 유엔 인권옹호 특별보고관,모튼 키애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위원장 등 국제기구 관계자 150여명이 방한한다. 또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이양희 유엔 아동권리위원,정진성 유엔 인권소위원회 위원 등 한국의 여성 인권전문가도 참석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책문 시대의 흐름에 답하라/김태완 지음

    책문(策問)은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이다.왕 앞에서 치르는 최종시험인 전시(殿試)에서 왕이 정치에 관한 계책을 묻고 이에 답하게 하던 과거시험 과목의 하나가 바로 책문이다.전시에서 왕이 제시하는 책문은 단순한 과거시험이 아니었다.그것은 한 시대의 절박한 물음이었다.그 시대에 다뤄야 할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즉 시무책(時務策)이었던 것이다.왕의 물음에 세상에 첫 발을 딛는 젊은 인재들은 목숨을 걸고 당당하게 답했다. ‘책문 시대의 흐름에 답하라’(김태완 지음,소나무 펴냄)는 ‘국가의 비전’이라는 화두를 놓고 왕과 예비 관리들이 나눈 열정의 문답을 들려준다. 책문은 정치적 현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선 건국 초에는 국가의 기강을 확립할 방침을 이야기하는 책문이 많았다.반면 사화를 겪은 후에는 혼란한 사회를 수습하고 사림이 주도하는 이상사회를 건설하자는 내용이 많았고,전란을 겪은 뒤에는 국가체제를 재정비하자는 것이 주를 이뤘다.책문은 과거시험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정치주체로서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책문의 끝 부분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과거에 응시한 인재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진술했다.광해군 때 임숙영이라는 선비는 “나라의 병은 임금에게 있습니다.”라고 왕의 실정을 비판했다가 낙방될 뻔했지만 좌의정 이항복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과에 급제할 수 있었다.이른바 ‘삭과(削科)파동’이 그것이다. 조선 전기의 세 학자 성삼문·신숙주·이석형은 문과 중시(重試)를 볼 때 세종의 책문에 각자 다른 식의 대책문을 남겨 눈길을 끈다.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을 묻는 세종에게 성삼문은 법을 고치기 전에 마음을 바로잡을 것을 권한다.“뜻을 성실하게 하고 앎을 지극하게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그래서 ‘대학’은 마음을 국가와 천하의 기틀로 삼았고,동중서는 마음을 조정 백관의 근본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한편 신숙주는 “법에 폐단이 없을 수 없으니 그것은 마치 오성육률(五聲六律)에도 음탕한 음악이 들어있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법의 속성을 설명하며 언로의 개방이 중요함을 역설한다.이석형 또한 중국 북송의 시인 소식의 말을 인용,깃털처럼 보잘것없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절개의 상징인 성삼문과 변절의 대명사가 된 신숙주의 관리로서의 첫 출발이 어떠했는가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책문 중에는 ‘섣달 그믐밤의 서글픔,그 까닭은 무엇인가’라든가 ‘술의 폐해를 논하라’ 같은 감성적이고 실생활에 밀착된 주제도 있었다.“왕안석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을 시로 탄식했다.소식은 도소주(屠蘇酒)를 나이 순에 따라 젊은이보다 나중에 마시게 된 슬픔을 노래했다.이것들에 대해 상세히 말해보라.” 이같은 광해군의 허를 찌르는 책문에 문신 이명한은 이렇게 답한다.“인생은 부싯돌의 불처럼 짧습니다.…사람이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이지,세월이 사람가는 것을 안타까워하지는 않습니다.세월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일 뿐입니다.” 율곡 책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 책에서 고전번역과 고전 다시쓰기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자칫 딱딱하게 여기기 쉬운 고전을 보다 가깝고 부담없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저자의 이런 글쓰기 방식 때문이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