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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바꾸는 열두가지 바보 리더십

    바보는 ‘밥보’란 말에서 나왔다. 밥만 축내는 아둔한 사람이라는 뜻이니 이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바보가 긍정적인 의미로 재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바보 자화상’이 대표적이다. 요즘 젊은층에선 바보를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보고 싶은 사람’ 혹은 ‘바라보는 힘이 있는 사람’의 줄임말로 쓴다고 한다. ‘바보 zone’(차동엽 지음, 여백 펴냄)은 21세기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바보 철학에 대한 예찬서다. 베스트셀러 ‘무지개 원리’의 저자인 차동엽 신부(인천 가톨릭대 교수)는 바보 안에 숨겨진 가능성에 주목하고, 역사 속 세상을 바꾼 바보들의 이야기와 우리 안에 내재한 무한 에너지를 일깨울 열 두가지 실천적 바보 철학을 소개한다.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은 하나같이 바보였다. 세계적 기업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 축사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배고프고, 계속 바보스러워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지난해 방한한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고 경영자는 바보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고(故) 장기려 박사는 생전 제자들에게 “바보 소리 들으면 성공한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는 얕은 지혜와 지식을 발판으로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대신 우직하고 순수한 성품으로 창조적인 세계를 개척하는 바보의 속성과 리더십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가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바보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단언한다. 내 안의 바보 지대, 즉 바보 존(zone)을 찾는 일은 신대륙을 발견하는 것 만큼이나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열 두가지 바보 블루칩을 제시한다. 1만 2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새해 트렌드 먼저 보세요

    새해 트렌드 먼저 보세요

    2011년에는 어떤 트렌드와 산업이 유행하게 될까. 내년 한국 사회를 전망한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트렌드정보기업 PFIN는 ‘핫트렌드 2011’(리더스북 펴냄)에서 내년 트렌드 키워드로 ‘공진화(共進化)’를 제시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미래산업전망대’에서 그린·스마트·바이오를 미래 산업 3대 화두로 꼽았다. ●디지털과 손잡고 ‘공진화’하라 ‘공진화’는 상호연관성이 있는 두 종이 서로 생존이나 번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하는 현상을 일컫는 생태학 용어를 뜻한다. ‘핫트렌드 2011’이 언급한 공진화는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기존에 있던 사업의 방법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책은 디지털 1기가 디지털이 인간의 삶에 도입되는 단계였다면, 2기는 디지털이 인간의 삶 깊숙이 침투하는 성숙단계로서 디지털이 일과 놀이, 관계와 감각의 매 순간을 인간과 함께 맹렬히 진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디지털과 손잡고 영리한 공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7가지 방법(표 참조)도 제안한다. 일상과 맞닿은 기부 문화에 관한 내용을 다룬 이지 오블리주 편에 소개된 ‘마더앤드차일드백’이라는 이름의 장바구니는 엄마가 잡는 손잡이 외에 가방 옆에 손잡이 하나를 더 만들었다. 시장에서 아이가 길을 잃지 않으려면 이 손잡이를 잡으면 된다. 아이디어 상품인 이 가방을 사면 보육단체에 자동으로 기부도 된다. 깜찍한 아이디어 상품을 쓰면서 기부도 하고, 아이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스마팅 편에 소개된 미국 LA의 매쿼리 모바일 사무실은 직원들이 매일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공간 배치를 획기적으로 꾸몄다. 일과 분위기에 따라 컴퓨터를 포함한 사무기기를 가지고 원하는 공간에 가서 일하도록 변화를 시도했다. 혼혈감각 편에서는 일본 도쿄대에서 만든 증강현실 헤드셋과 향기공급시스템을 합친 ‘메타쿠키’를 소개한다. 헤드셋에 달린 향기 공급 시스템이 서로 다른 일곱 가지 향을 적절하게 섞어서 배출하면, 같은 쿠키를 먹으면서도 일곱 가지 맛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PC,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속도가 관건이던 디지털 1기와 달리 디지털 2기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의 성공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공유와 개방’이라는 방향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속도경쟁에서 앞섰지만, 디지털 2기를 견인하는 모바일 라이프와 스마트폰의 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디지털 혁명의 중심부가 옮겨가는 변화를 실감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만 5000원. ●유망산업 3대 키워드는 그린·스마트·바이오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미래산업전망대’는 세계 산업계가 일대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현재를 대표하는 많은 비즈니스가 사라지고 신산업이 속속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상력과 인간의 욕구가 만나 기술을 탄생시켰고, 기술은 다시 거대한 신산업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신산업의 첫번째 키워드로 그린을 제시했다. 탄소 저감, 친환경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녹색성장 분야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를 위해 진동·압력 등 비에너지 제품의 에너지원화가 가속화되며 모든 수질에서 재배할 수 있는 녹조류가 한국의 차세대 바이오 연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산업의 생존 키워드로는 ‘신(신흥국 부상)-환(친환경 기술)-저(낮은 가격)-양(규모의 경제)’이 제시됐다. 정보통신, 전기전자, 건설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이 네가지 요소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두번째로는 스마트폰 열풍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을 꼽았다. 사진을 찍어 거리에서 바로 메일로 보내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 됐다. 책은 스마트 혁명이 더 무서운 속도로 사회와 개인의 삶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냅킨처럼 뽑아 쓰는 컴퓨터의 등장, 점점 진화되는 위치측정 서비스, 전자종이 확산 등 맞춤형 콘텐츠와 첨단 기술 개발의 융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세번째로 인구 고령화 현상은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질병을 치료하는 ‘레드 바이오’에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그린 바이오’로의 이동을 점쳤다. 수술하는 로봇, 클릭 하나로 가능한 건강관리, 머리가 좋아지는 기술 등 상상을 뛰어넘는 제품들도 소개했다.책은 신산업에 대한 예측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의 개념과 역사를 소개하고 개발 현황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미래 기술 입문서로서도 유용하다. 1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마음껏 먹고도 S라인 ‘다이어트 비법’ 찾았다

    마음껏 먹고도 S라인 ‘다이어트 비법’ 찾았다

    원푸드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 등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은 때와 장소에 불문한 여성들의 주요 화두다. 벌레 다이어트까지 등장한 최근 세계 최대 다이어트 연구단체가 가장 쉽고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공개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을 중심으로 유럽의 다이어트 관련연구단체 8곳이 동시 연구를 통해 공개한 비법은 “먹고 싶은만큼 먹고 절대 칼로리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연구단체는 성인 938명, 어린이 827명을 상대로 6개월간 ▲고단백·저GI 식이요법 ▲저단백·고GI 식이요법 ▲저단백저·저GI 식이요법 ▲고단백, 고저GI 식이요법 ▲아무 지시도 받지 않은 식단 등 5가지 식단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GI(Glycemic Index)는 섭취한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빨리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을 높이는지를 점수화 한 수치를 뜻하는 ‘당지수’로 통밀빵이나 현미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일수록 당지수가 낮다. 8주간의 실험결과 고단백·저GI 식이요법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자신이 먹고싶은 만큼 마음껏 먹고도 평균 11㎏을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 총 책임자인 아르넵 에스트룹 박사는 “유럽인들은 약 20년 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칼로리를 계산하고 살을 빼고 있었다.”면서 “날씬함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음식을 양껏 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밝힌 올바른 음식이란 고단백·저GI 음식으로, 콩과 지방없는 살코기, 생선, 계란, 땅콩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음식은 혈당량을 적절하게 유지시키고 오랫동안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특별히 칼로리를 계산하지 않고 배부를 때까지 먹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에스트룹 박사는 이 연구가 비만 수수께끼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고단백·저GI 법칙만 적용하다면 당신은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창용 요미우리행 사실상 ‘물거품’

    임창용 요미우리행 사실상 ‘물거품’

    오프시즌 ‘최대의 화두’ 임창용의 요미우리행은 사실상 어려워 졌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은 올 시즌까지 마무리 역할을 했던 마크 크룬을 방출하고 그 대안으로 조나단 아발라데호를 영입할 계획이다. 아발라데호는 올 시즌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 A에서 세이브왕(43세이브)을 차지한 선수로 조만간 요미우리 구단과 정식으로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실은 요미우리팀의 기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스포츠호치’의 기사에 실렸다. 덧붙여 2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뉴욕 양키스 담당 기자인 브라이언 호치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이로써 요미우리는 선발투수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데려온 카를로스 토레스, 그리고 마무리 투수 아발라데호까지 영입하며 외국인 투수진 보강을 끝냈다. 이번주 내로 거취문제가 결정될것이라던 임창용으로서는 일단 요미우리행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렇기에 원소속 구단인 야쿠르트에 잔류할것인지 아니면 타팀으로 이적할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것으로 전망된다. 요미우리가 아발라데호를 영입함에 따라 임창용의 행보가 안개속으로 빠질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임창용은 야쿠르트가 제시한 ‘3년 12억엔’을 거절한바 있다. 이것은 FA(자유계약선수)로서 자신의 몸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본야구계의 ‘큰손’ 요미우리와의 협상도 예상에 넣었던 것. 하지만 이적 예상팀들중 요미우리가 빠짐으로써 이젠 임창용의 거취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스토브리그 동안에 행해지는 선수와 팀간의 이적문제, 그리고 연봉협상은 물밑접촉이다. 그렇기에 도장을 찍기 전에는 함부로 제단할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임창용이 꼭 요미우리가 아니더라도 이적할만한 구단은 분명히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메이저리그행을 선언한 코바야시 히로유키(지바 롯데)는 조만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협상할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호시노 감독의 라쿠텐은 전력보강을 위해 투타 모든 포지션에서 문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오카모토 신야는 테스트에 통과하며 라쿠텐 유니폼을 입게 됐고, 김병현은 테스트만 받고 나중을 기약하며 일단 사라진 상태다. 일본내 12구단중 당장 마무리 투수 보강이 필요한 구단은 야쿠르트와 지바 롯데 그리고 라쿠텐으로 좁혀져 있는 상황이다. 센트럴리그의 후지카와 큐지(한신) 야마구치 순(요코하마)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퍼시픽리그의 브라이언 시코스키(세이부) 마하라 타카히로(소프트뱅크) 타케다 히사시(니혼햄)를 제외하면 임창용의 예상몸값을 감당할수 있는 곳은 두팀뿐이다. 물론 라쿠텐은 돈이 많은 구단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꼴찌팀을 물려받은 호시노 감독은 내년시즌 우승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호시노의 추진력이라면 임창용의 라쿠텐행도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만약 코바야시의 메이저리그행이 확정된다면 지바 롯데 역시 마무리 보강이 필요하기에 임창용을 노려볼수도 있다. 한때 야쿠르트와의 재계약이 어려울것으로 보였던 임창용은 이번주내로 잔류냐 이적이냐를 결정할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비록 요미우리행은 물건너 갔지만 임창용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
  • ‘일자리 창출 전도사’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에 듣는다

    ‘일자리 창출 전도사’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에 듣는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과천 내에서 ‘일자리 창출 전도사’로 불린다. 일회적인 고용대책이 아닌 선진고용 시스템 창출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MB(이명박 대통령)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그는 지난 8월 30일 장관 취임 이후 현 정부의 최대 고민인 일자리 문제를 놓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 출범부터 정권 인수위원회를 시작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을 거쳐 최근 고용부의 수장을 맡은 지 80여일이 흘렀다. 최근엔 정권 화두가 된 공정사회의 착근을 뒷받침하는 현장 지휘자로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워크 홀릭’(일중독자)이라는 별명답게 꼼꼼한 일처리로 정평이 난 그는 인터뷰 중에도 자신의 철학과 열정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정 노사관계 기틀 확립 주력 →우리 사회 고용문제의 근본적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지. -상당수 근로자들은 장시간 일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일부 근로자들은 시간제 일자리라도 애타게 찾고 있다. 이런 불공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줄이면 1석 5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자리 증가와 삶의 질 제고, 산재 감소, 노동생산성 증가, 가족 가치의 복원 등이다. 우리가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위해서는 과거 1960~70년대의 개발연대의 고용시스템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탄력적인 선진 고용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따라서 내년에 ‘시간제 근로자 고용촉진법’을 제정해 보다 유연한 고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법과 제도적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 →시간제 근로 활성화 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는 여성은 물론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1955~63년생)들, 학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청년층들도 전일제보다 시간제 근로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임금격차 문제와 노사 간의 부정적 시각 등이 시간제 근로 확산에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파트 타임제도’가 정착된 서구 선진국처럼 우리도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 시간비례 원칙 및 차별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사업장의 준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고용노동정책의 선진화 논의도 적지않은데.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고용노동 분야도 선진화된 제도와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일하고 싶어도 일하기 어려운 청년, 여성, 고령자, 근로빈곤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늘리고 동시에 진정한 일꾼으로 키우는 역할도 한층 강화하겠다. 근로자의 기본권익을 보장해 차별없는 일터를 만드는 한편,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병행하여 상생의 노사관계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도 튼튼하게 하겠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를 위한 고용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87년 체제’를 뛰어넘어 자율과 책임 그리고, 상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가 높은 사람보다 오래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경직적인 연공급(年功給) 체계의 불공정성을 시정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원청-하도급,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비노조 간 처우가 다른 불공정성도 없애야 한다. 공정한 노사관계의 기틀을 제공할 근로시간면제제도와 복수노조제도의 연착륙, 성과를 높이고 일자리를 더하는 생산적 노사문화의 확산에도 주력하겠다. ●7만 일자리 2차 프로젝트 곧 발표 →최근 발표한 ‘2020 국가고용전략’ 가운데 기간제법 상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간 적용 예외대상 추가를 놓고 노동계에서는 우려가 많은데. -이번 국가고용전략은 일자리 창출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고용규제를 합리화한다는 취지다. 구인도 어렵고 기업 운용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신설기업에 기간제한을 연장한다든지, 용역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청소나 경비 업무의 경우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없다. 좀 더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예외로 인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간주)에 따라 사내 하도급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떤 대책이 있는가. -지난 7월 22일 현대자동차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불법파견 형태로 운영되는 사내하청 관행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사내 하도급이 불법파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제조업 중심으로 사내하도급 실태점검을 실시 중이다. 자동차, 전자 등 5개 업종 29개 사업장에 대해 실태점검 중이다. 하지만 최근 금속노조 등 일부 사업장에서 실태 조사를 거부하는 등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불법파견으로 드러날 경우 법에 따라 조치하되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원청사업주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지도하겠다. 내년 초까지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보호하는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겠다. →우리사회의 경직적인 연공서열의 임금체계에 대한 개선방향은. -‘연공급 임금체계’는 1960~70년대 공업화와 고도성장 시대를 반영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열심히 일한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고 근무 연한대로만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 체제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100인 이상 사업장 중 61.8%가 연봉제를, 36.5%가 성과 배분제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성과와 연동된 임금체계로의 개선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 ●내년 시행 복수노조제 정착 노력 →최근 2012년까지 7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향후 추가계획은. -7만 1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목표 가운데 20%(1만 4000명)는 공공부문에서, 나머지 80%(5만 7000명)는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질 계획이다. 앞으로 발표될 2차 프로젝트에서는 일자리 나누기,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 증진, 고용정보와 서비스 등 인프라 강화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럼 신규 일자리 고용 형태에 대한 우려가 많다. 고용률이 낮고 청년실업이 줄어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없다는 것인데. -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근로조건도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화’와 ‘일자리 창출’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틀 내에서 추진하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확대할 것이다.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등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증원이 필요한 분야와 의료서비스 등 국민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분야를 위주로 증원할 계획이다. →최근 KEC 사태처럼 타임 오프제에 대한 갈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타임오프제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은. -일부에서의 노사갈등이나 이면합의는 있지만 10월말 현재 도입률이 79.5%에 달한다. 이중 법정 한도를 준수한 사업장이 97.2%에 이르는 등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노조 활동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노조운영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기능이 강화되는 노사문화 선진화의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 점검시 이면합의나 탈법적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다. →내년에 시행되는 복수노조에 대해 현재 정부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만큼 정착 과정에서 일부 혼란은 예상되지만 노조법 개정 후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까지 모두 마무리하였다. 세부 매뉴얼이 준비되는 대로 내년 초부터 노사를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화시켜 빠른 시일내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하겠다. →내년 고용전망과 사업계획은. -내년은 경기회복과 경제성장 지속 등으로 실업률은 3.5%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취업자수 증가도 연평균 20만명 내외에 달해 노동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청년 및 취업애로계층의 취업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노사관계는 내년 7월 1일 복수노조 제도 시행을 둘러싸고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에는 고용친화, 지역주도, 시장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청년 및 저소득층 등 취업취약계층별 취업지원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담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CEO 칼럼] 기업이 공헌과 공존을 말하다/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CEO 칼럼] 기업이 공헌과 공존을 말하다/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

    컨설팅회사 액센추어와 UNGC(United Nations Global Compact)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766명 중 93%가 ‘지속 가능성’을 향후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요소로 생각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녹색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요즘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 경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경제적 이슈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경영 활동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추구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존재 기반 자체는 사회에 있다. 결국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다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로부터 얼마나 존경받는가도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서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 시점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들이는 비용은 단순한 기부가 아닌,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투자다. 일본 기업에 가장 먼저 사회책임경영을 도입한 아리마 도시오 후지제록스 전 회장이 “사회책임경영에 관심을 두지 않는 기업은 수백t의 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경영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에 대해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매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통합적,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존슨앤드존슨의 임직원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건강과 어린이, 교육,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봉사자들의 모습은 제품에 대한 강한 신뢰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들이 존슨앤드존슨의 제품을 대대손손 사용하게끔 만든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화케미칼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공헌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사회복지와 문화예술, 환경보전 등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또 그에 맞는 평가도 병행하고 있다. 기부금 모금 제도인 ‘매칭그랜트’와 임직원 자원봉사의 경우 참여율이 90%에 달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한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결실의 하나가 지난해 여름 열렸던 카페 ‘하이천사’ 개업식이다. 이 카페의 직원은 모두 장애인들로, 한화케미칼 임직원 봉사자들과 함께 1년 6개월 정도 바리스타 전문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처음에는 서툰 발음과 어색한 손길에 당황해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노력과 전문가로서의 실력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이천사는 앞으로도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손으로 직접 운영되며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스스로를 키워 나갈 것이다. 미국의 유명 카드회사인 아멕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자체가 똑똑한 비즈니스”라고 했다.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도달한 한국의 기업들은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기업의 이미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눈은 매서워졌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위한 눈속임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Company(기업)’라는 단어 속에는 ‘Com(함께)’과 ‘Pan(빵)’이라는 포르투갈 어원이 들어 있다. 기업이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빵을 나눠 먹게 하는 데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매출액을 늘리고 더 많은 재화를 수출하기만 해서 훌륭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기업은 통찰력을 갖고 미래를 대비하며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더불어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이제 공헌이 아닌 공존을 위한 숙제라 할 것이다.
  • 예치금 1조2000억 실제 錢主 누구냐

    예치금 1조2000억 실제 錢主 누구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제시한 자금조달 내역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을 재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1조 2000억원대 자금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자금 내역 중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명의로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1조 2000억원의 출처가 화두다. 시장에선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조달 내역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혼란이 일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추후 매매계약서 체결 때 반영할 뿐 전면 재검토는 없다.”는 입장이다. 예치금의 주인이 누구든지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현대증권 노조의 ‘투기자본 개입설’이 궁금증을 증폭했다. 현대그룹은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매각주간사에 공식 요청했다. 소문의 배후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한 것이다. 앞서 현대그룹은 독일 M+W 그룹의 투자 유치가 불발에 그친 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이 돈은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이 은행에 예치한 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성격과 출처에 의혹이 제기됐다. 재계 17위(공기업과 오너 없는 기업 제외)의 현대그룹이 해외에 거액의 자금을 예치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로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던 때였다. 금융권에선 “자금을 예치했다는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자산이 3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뒤가 안 맞는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현대증권 노조도 “1조 2000억원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그룹과 지분계약을 한 넥스젠 캐피털로부터 빌린 돈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투기자본인 넥스젠과 옵션계약을 했다면 현대그룹에 매우 불리한 조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넥스젠은 2002년 코스닥 기업의 지분율을 갑자기 늘리는 등 공격적 투자를 해 왔다.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론스타처럼 이익만 바라보고 이면계약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나티시스 은행 계열로 알려진 넥스젠은 현대그룹과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계약을 맺고 있다. 우호세력인 셈이다. 지난 9월 말에는 현대그룹으로부터 의결권이 제한된 현대상선 자사주 457만주 가운데 90만주를 사들였다. 의결권이 제한된 자사주가 제3자에게 넘어가면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점을 감안, 경영권 방어의 성격이 짙다. 현대상선은 그룹 지배구조상 몸통에 해당하며 넥스젠은 상선 지분을 621만주(4.34%)나 갖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추측에 근거한 현대증권 노조의 주장은 입찰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계좌가 분명하며 아울러 정당하고 적법한 자금”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선 현대그룹이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빌려온 7000억원대 자금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모기업인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겪는 데다 동양종금증권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로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 현대그룹이 조달했다는 현금성 자산 1조~1조 5000억원도 현재로선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세한 내역은 비밀유지확약서에 따라 내년 1분기 주식매매 계약서 체결 완료 뒤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김민희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아프리카 경제개척과 문화 R&D 투자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프리카 경제개척과 문화 R&D 투자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요즈음 아프리카가 경제정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모양이다. 이제 세계화의 시대 속에 살면서 세계의 어느 곳이든 우리가 상대하지 않는 곳이 없고 우리 교민들이 없는 곳이 없지만, 우리가 세계의 다른 나라를 보는 눈은 아직도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그 사람들의 삶이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 경제인들도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시장을 개척하면서 많은 시행착오의 에피소드들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 거대한 대륙으로서 아프리카를 개척하는 데는 그동안의 해외개발의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시장을 개척할 때 경제대국답게 문화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벽을 낮게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G20 서울정상회의 정신에도 보이듯이 이제 세계의 나라들이 유아독존으로 살아가던 시대는 지났다. 세계의 나라들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손해 보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바탕은 상호 문화적인 이해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 문화의 이해야말로 우리의 해외 경제개발의 장기적인 효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근래 세계 각지를 통합적으로 연구하는 지역학들이 많이 성장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주요한 관심은 정치와 경제의 영역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지역에 대한 연구가 아니면 지원받기도 어렵다. 미국 유수 대학들에서 한국학이 개설되어 운영되는 예를 본다면, 우리의 유수한 대학들에서도 이제는 세계 각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할 수 있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세계의 어떠한 지역에 대해서도 적어도 하나의 연구소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양에서 다른 문화에 대한 연구는 이미 수세기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애초에 식민지 정책의 하나로서 문화와 자연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지만, 각국의 해외전략의 원천적인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선진 제국들은 엄청난 규모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오늘날 전 세계의 어느 곳이든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들락거리며 과학과 문화를 연구하고 그 정보를 쌓아왔다. 필자도 탄자니아 국립박물관에서 연구하던 중에 일본어로 표기된 유물 주머니를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었는데, 우리가 겨우 고고학을 시작하던 시기인 20세기 중엽에 일본 고고학자들이 그곳에서 발굴하여 남긴 유물들이었다. 아마도 우리가 지금까지 아프리카 문화연구에 투자한 연구비는 미미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선진국의 문화 전문가들이 조사연구를 하지만 우리의 사정은 거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여행기와 선교사의 체험기에 의존하여 해외문화를 이해하는 단계에서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문화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외문화 이해의 깊이를 더하지 않으면 공동번영이라는 명제는 구두선이 될 수 있다. 세계 민족의 삶과 정신을 이해하지 않고서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살 수 있겠는가. 해외의 문화연구가 국가적인 자산이 되려면 몇 가지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 지역문화연구는 우리나라의 세계정보 구축이라는 원대한 차원에서 장기적인 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현실적인 수요와 관계없더라도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연구에서도 다양한 문화정보가 수집되기 때문에 문화정보의 분류와 분석 체계가 미국과 같이 제도적으로 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각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공유체제를 개발하여 정보의 효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연구자나 필요한 사람들이 이러한 자료들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 연구자가 각 지역의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투자하지 않으면 효과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선진강국이 되려면 세계문화 연구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우리에겐 아프리카를 우리의 공동번영 파트너로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화연구 정책이 필요하다.
  • 2010 日프로야구 양리그 MVP ‘와다’ 잔치

    2010 日프로야구 양리그 MVP ‘와다’ 잔치

    2010 일본프로야구 양리그 MVP는 모두 와다가 차지했다. 센트럴리그는 와다 카즈히로(주니치), 퍼시픽리그는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통상적으로 정규시즌 우승팀에서 수상자가 나왔던 전례대로 올 시즌 역시 변함이 없었다. 와다 카즈히로(이하 카즈히로)는 주니치 이적 3년만에 자신의 첫 MVP, 그리고 와다 츠요시(이하 츠요시)는 지난해 부진(4승)에서 부활하며 리그 다승왕(17승)을 차지한 것이 컸다. 사회인야구 고베 철강의 강타자 출신인 카즈히로는 1997년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카즈히로에게 있어 1군 주전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일. 바로 세이부가 자랑하는 명포수 이토 츠토무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규정타석을 채운 것도 입단 6년째인 2002년에 가서야 가능했다. 이해 새 감독으로 취임한 이하라 하루키의 권유로 외야수로 돌아선 카즈히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듯 그야말로 발군의 기량을 뽑내기 시작한다. 지명타자와 외야를 번갈아 맡아보며 타율 .319 홈런33개, 81타점으로 지명타자 부문 베스트나인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3년부터 완전히 외야수로 정착한 카즈히로는 세이부 강타선의 한축을 담당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시작한다. 카즈히로가 일본의 내로라 하는 선수들에 비해 국내에선 인지도가 낮은 것은 국제대회를 통해 만날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물론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회에 참가하긴 했지만 아테네 올림픽은 한국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WBC때는 주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카즈히로는 일본의 우타자들중 가장 정교한 타격솜씨를 갖춘 타자다. 최근 9시즌동안 3할 이상만 8시즌, 25홈런을 6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까지 겸비한 선수다. 4,000타수를 기준으로 현역 선수들중 카즈히로보다 통산 타율(타율 .316)이 높은 우타자는 없다. 우타자로만 한정한다면 역대 6위에 해당될 정도다. 카즈히로는 2007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해 주니치(보상선수 오카모토 신야)로 이적해와 올 시즌 타율 .339(4위) 37홈런(4위) 93타점(5위) 장타율 .624(1위)으로 팀을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한 츠요시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선수다. 야구 명문인 와세다 대학시절부터 이름을 날렸던 츠요시는 2003년 퍼시픽리그 신인왕(14승 5패, 8완봉)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츠요시의 주가가 올라간 것은 이해 한신 타이거즈와의 일본시리즈에서다. 당시 츠요시는 마지막 7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완투승을 올렸는데 신인이 일본시리즈에서 완투승을 거둔 것은 일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츠요시는 특유의 투구폼으로 투구시 공을 최대한 감추고 던지는게 특징인 선수로 140km 초중반의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슬라이더,포크볼,서클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제구력 역시 수준급이 넘는다. 좌완 특유의 아웃코스 핀포인트를 공략하는 제구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 하지만 츠요시는 프로데뷔 후 5년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최근 2년동안 부진에 빠지며 제몫을 못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에서 한국전 선발로 등판하기도 했지만 그해는 단 8승(8패)에 머물며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첫경기 완봉승(오릭스전)을 거두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하는가 했지만 5월 말에 찾아온 팔꿈치 부상으로 장기결장 하며 단 4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렇기에 올 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소프트뱅크의 최대 화두는 츠요시의 부활투 여부에 있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대대로 올해 츠요시는 리그 다승 공동 1위(17승 8패,평균자책점 3.14)에 오르며 팀을 7년만에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고 베스트나인과 리그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조계종 국제선센터 돌아보니…탁한 도심 속 자신을 비우는 선방

    조계종 국제선센터 돌아보니…탁한 도심 속 자신을 비우는 선방

    ‘선방’(禪房)이란 말 그대로 참선하는 방이다. 또 ‘선방’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깊은 산속의 인적 없는 곳에 앉아 참선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얼마든지 ‘나홀로’ 참선을 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은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중학교 바로 앞에 자리잡은 국제선센터 (주지 현조 스님) 큰법당에서 선센터 공식 개원식을 가졌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원로의원 정무 스님 등 불교계 인사, 신도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은 “선센터는 한국정신문화와 한국전통문화의 세계화라는 서원으로 설립됐으며 선 수행의 정수인 간화선(看話禪·화두를 근거로 참선하는 수행법)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한국불교의 문화와 전통, 가치관을 전달함으로써 전 세계인이 올바른 삶의 방식을 지향하고 소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선센터는 ‘한국 불교의 세계화’의 기치를 내걸고 조계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으로, 한국불교 고유의 수행전통인 간화선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토·일요일에는 무료로 체험을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도심 속의 선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개원식 행사가 있던 날 선센터 안팎을 돌아봤다. 학교와 아파트단지 주변에 세워진 선센터는 경북 경주의 황룡사 9층탑을 연상케 했다. 총면적 2110㎡(638평)에 들어선 지하 3층, 지상 7층 건물(연면적 1만 600㎡·3206평) 모습이 그러했다. 일반적으로 봐 왔던 산사의 선방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가까이 다가가자 전통과 현대양식이 가미된 건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선센터 관계자는 “신라 때 지은 경주 황룡사 9층 목탑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건물”이라며 “국제적 교류가 활발했던 신라 불교처럼 전 세계의 종교와 수행 문화를 알리는 장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건축 설계는 강원도 인제의 만해마을, 전남 담양 정토사 무량수전 등을 작업했던 선(禪)건축가 국민대 김개천 교수가 맡았다. 1층 입구에는 영어로 ‘나우 앤드 히어’(Now and Here)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바로 옆에 ‘바로 지금 여기, 지금 이 순간 깨어 있으라’라는 해석이 붙어 있다. 이는 간화선의 핵심 가르침을 뜻한다. 선센터의 큰법당은 2층에 마련돼 있다. 많게는 1000명까지 들어앉아 기도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7층에는 선센터의 핵심시설인 선방이 있다. 입구에 ‘금차선원’(今此禪院)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금차’(今此)는 ‘바로 여기’란 뜻이다. 다른 층의 공간도 대부분 그러했지만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시원한 공간에다, 문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의 고요함은 선방의 느낌을 더해준다. 선방 한가운데에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처음 선불교를 전파한 달마조사의 큰 그림이 걸려 있다. 여기에서는 현재 참선 수행반 회원 96명이 정진 중이다. 지난 1일 고우 큰스님을 초청해 선원개원 법문을 들은 데 이어 24~30일에는 안국선원 수불 스님을 초청한 6박7일 코스의 간화선 집중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센터 5층에는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2~3인용 9실, 여러 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대중방 3실 등으로 구성됐다. 4층에는 한국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관이 준비돼 있다. 선센터의 월 회비는 10만원이다. 회원이 되면 수행공간을 이용하고, 수행지도를 받을 수 있다. 주말에는 종교에 관계 없이 모든 이에게 무료로 문을 열어 누구나 와서 선방을 명상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센터는 주지 스님을 비롯해 금차선원 원장 효담 스님, 숭산 스님 아래에서 출가한 폴란드 출신 국제국장인 원통 스님 등 스님 7명과 직원 7명이 운영한다. 외국인을 위한 자원봉사자들도 참가하고 있다. (02)2650-2200.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낙동강사업권 회수] 낙동강 골칫거리 떠안은 정부

    정부가 경남도의 대행사업권을 인수하면서 13개 대행사업 구간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경남도의 대행사업권과 함께 경남도가 직면해왔던 다양한 문제들을 16일 자정부터 떠안게 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동강 15공구(김해시 한림면)와 7~10공구(김해시 상동면) 일대에선 지난 8월 58만㎥가량의 불법 산업폐기물들이 발견됐다. 취수장에서 불과 2㎞가량 떨어져 섣부른 공사 재개는 자칫 취수원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부산 시민의 절반이 넘는 202만명이 인근 취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폐기물의 양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경남도는 불법폐기물의 출처와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이어왔다. 경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폐시멘트로 추정되는 회색빛 흙과 폐비닐 등이 다량으로 묻혀 있지만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불법매립 사실을 인지하고도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때 폐기물들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 측은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폐기물 매립사실 자체도 몰랐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장 부산지방국토청은 폐기물 처리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일부 현장 관계자들은 낙동강 대행공구의 미뤄진 보상문제가 앞으로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 내다봤다. 경남도 위탁현장의 한 관계자는 “주변 경작지나 토지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못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공사 추진 과정에서 쏟아진 민원 해결도 숙제다. 도로 사용과 소음, 분진 등의 민원이 쏟아지면서 시행업체들은 살수차를 동원하는 등 민원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방시대]남해안 신재생 에너지 지원과 녹색성장/이상천 경남대 나노공학 교수

    [지방시대]남해안 신재생 에너지 지원과 녹색성장/이상천 경남대 나노공학 교수

    세계는 녹색성장과 신재생 에너지에 사명을 걸고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주에 끝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많은 토론 주제 가운데 녹색성장과 녹색에너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그동안 선진국에서는 자연채광을 조명에너지 저감 및 시(視) 환경 성능 개선용, 기타 건강 및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자연을 그대로 살린 기술을 일반에게까지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로서의 가치 이외에 건강과 환경개선 등 웰빙 차원에서도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면서 자연채광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소, 대학, 기업체 등에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광섬유를 전송장치로 하는 태양광 채광 조명 시스템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광섬유를 적용하고 태양추적 장치를 장착한 선진그룹인 일본의 라포레 엔지니어링(Lafore Engineering), 스웨덴의 파란스 솔라 라이팅(Parans solar lighting), 미국의 선라이트 다이렉트(Sunlight direct)등이 대표적인 그룹으로 자연 채광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산·학·연에서도 국내 기술로 개발된 태양광 조명장치로, 덕트나 광섬유를 이용하여 태양광을 지하 및 주택 내로 유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자연 채광상품의 가격이나 실용성 면에서 기술적 수준이 낮아 자연채광의 보급이 다른 선진국보다 늦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태양의 위치 변화에 따른 조명 시간이 짧고 효율이 낮아 태양빛이 강한 국가에 비해 그 효율성에 대한 시비가 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일조량과 태양 빛이 강한 남해안은 태양광 에너지사업이 우리나라에서도 효율적으로 가능한 곳으로 볼 수 있다. 국내외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 태양광 분야는 아직 전기발생을 위한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투자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사실 조명이나 열을 이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태양에너지는 그중에서도 1% 미만의 매우 적은 양이다. 특히 남해안을 끼고 있는 경상남도에서는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지방 발전의 화두로 삼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하여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남해안을 기반으로 문화와 지역 사업을 연계 발전시키고자 계획한 남해안 개발 사업은 자연 경관이 수려한 이점과 풍부한 태양광 등 많은 장점이 있는 지역사업으로, 그 핵심에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남해안은 녹색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이 주어진 곳으로, 이미 국가 기계 산업단지로서의 명성을 갖고 있는 창원산업단지와 어울려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산업의 중심 도시로도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지자체는 지역적인 강점을 파악하여 그 지역에 맞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여 국가적인 녹색성장의 균형을 서로 맞춘다면, 국가의 미래 녹색성장의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대한 민국이 주도적인 녹색선진국으로 가는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한다.
  •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민주주의는 군부를 향한 민중의 분노가 탄압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돌아옵니다. 수치 여사의 귀환으로 그때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5)의 석방 소식이 들려온 지난 13일 미얀마 출신 내툰나잉(41)은 경기도 부천의 사무실에서 맘껏 울었다.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좋은 ‘희망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여사의 석방으로 버마 민주화세력이 다시 구심점을 얻었다.”면서 “수치 여사가 칠순을 맞기 전인 앞으로 5년이 버마 민주화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치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붙였고, 미얀마보다 ‘버마’라는 옛 국명을 자주 썼다. 내툰나잉은 “수치 여사가 얼어붙은 정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 관측은 버마 내 그의 절대적 입지를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화의 캐스팅보트는 100여개 소수민족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슬 퍼런 군부에 맞서려면 민족을 뛰어넘어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지도자는 수치뿐이라고 했다. ●수치 첫 행보는 정치보다 민심 그는 수치가 14일 대중연설에서 ‘소통’을 첫 화두로 던진 데 대해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부정선거 의혹 조사 등 쟁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넓혀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부적인 현안은 모두 실무자에 맡긴 채 ‘시민 끌어안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내 소식통 가운데 군부세력의 3분의 2가 이미 수치 여사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렸다고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분열된 힘을 잘 엮을 수 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얀마 경제상황의 악화로 민심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민주화세력에게는 큰 기회다. 하루 두 끼 식사를 챙겨 먹으면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고 서민 대부분은 한 끼로 허기를 간신히 달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군정의 무능에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겹쳐 생긴 참혹한 결과다. 그는 “처벌이 무서워 말을 하고 있지 못할 뿐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은 국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가 미얀마 국민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이유로 ‘나라를 위한 진정성’을 꼽았다. 1999년 남편인 영국인 마이클 아리스가 임종 직전 수치와의 만남을 원했으나 재입국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미얀마 국민 하루 한끼로 달래 그는 “대통령이 직접 수치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힌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달리 미얀마에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한국은 외교통상부 명의의 짧은 논평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고 서운함을 드러낸 뒤 “군부독재를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다가선 ‘선배국가’로서 버마 국민에게 큰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 직후인 1994년 정치탄압을 피하기 위해 미얀마를 떠났던 그는 16년을 한국땅에서 살고 있다. 주물 공장 등을 돌며 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아가면서도 한국 내 미얀마인들끼리 매월 100여만원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인사들에게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200명가량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CEO 칼럼] 장수기업에서 배운다/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CEO 칼럼] 장수기업에서 배운다/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필자가 대표로 있는 대한통운이 15일로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대한통운은 1930년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로 시작했다. 그해 창립되어 조선미곡창고와 함께 근대 물류산업을 이끌었던 조선운송을 1962년 흡수 합병하고 1963년 대한통운으로 이름을 바꾼 이래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 대한상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10년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80년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기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장수기업들에서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실현하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긴장을 유지해 왔으며, 고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유형으로는 본업에 충실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한우물을 파온 기업이거나 시대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 기업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기업의 장수는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단지 오래된 기업이란 뜻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버티며 수많은 도전에 맞서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강한 체질과 기업문화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된다. 최근 창립 80주년을 맞아 편찬한 대한통운 80년사를 보면 장수기업의 사풍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 눈에 띈다. 1966년 10월 1일 대한통운은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할 가치를 ‘통운인의 신조’라는 이름으로 제정해 선포했다. 여기에 “고객만이 회사의 발전을 기약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를 하자.”고 고객서비스를 강조하는 항목이 있다. 또 “화물은 소리없는 고객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정중히 다루자.”는 항목도 있다. 44년 전 이미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함을 회사의 공식적인 행동가치로 선포한 것이다. “유통기술을 개선해 사회발전에 기여하자.” “운송은 경제 발전의 기반” “업계와의 융화 협조에 솔선수범하자.” “질서를 지키며 사회에 공헌하자.” 등의 항목에서는 경제성장과 물류산업 발전에 노력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음을 짐작케 한다. 또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내용은 지금 업계의 화두인 글로벌화를 이미 추구해 왔음을 알 수 있으며, 실제로 1960년대 이미 베트남, 미국, 일본 등에 진출해 활약했다. 이 밖에도 “노사협조 정신을 신조로 하자.” “회사발전은 직원과 그 가족에게 달려 있다.”는 내용도 있는데, 노사화합의 중요성은 물론 기업의 성장이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가정의 행복과 함께한다는 공동체 정신을 중요시했음도 알 수 있다. 개척 정신도 느껴진다. 택배사업은 1990년대 초 시작했지만, 이미 1962년에 오늘날의 택배와 같은 ‘미스터 미창’이라는 택급화물 서비스를 출시했고, 1964년 개인 이사물 사업도 시작했다. 또 회사와 가정, 회사와 고객 간의 소통을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사보인 ‘조운’을 1937년에 발간하기도 했다. 장수기업은 문자 그대로 보면 평균 연령 이상 존재하는 기업이다. 더 깊이 의미를 짚어본다면, 그저 명맥을 이어온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뤄온 기업이 될 것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무려 5만 개에 이르고, 중국도 1600개 이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장수기업들이 많을수록 국가의 경쟁력도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세기를 넘어 성장하는 기업을 키우는 게 기업가의 꿈이자 모든 기업의 지향점일 것이다. 탁월한 전문 노하우를 보유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 경쟁력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두터운 신뢰를 받은 기업이 한국에서도 세기를 넘어서는 장수기업으로 많이 생겨나기를 기원해 본다. 올해로 창립 229년을 맞은 일본 다케다제약이나 211년된 미국 JP모건 같은 기업들이 우리나라에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司正·대포폰·예산안… 與·野·檢 ‘물고 물린 전쟁’ 점화

    司正·대포폰·예산안… 與·野·檢 ‘물고 물린 전쟁’ 점화

    연말 정국이 심상치 않다. G20 서울 정상회의 아래로 잠복했던 정치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려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연말 예산 국회에 현안이 집중·증폭되는 한국 정치의 특수상황과 맞물려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될 전망이다. 게다가 누적된 각 이슈들은 저마다 강력한 휘발성을 보유하고 있다.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에 대한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이미 검찰-국회의 대결구도로 상황이 진전돼있다. 검찰은 중단없는 수사를 거듭 천명했고, 정치권도 의원 몇명은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직원이 연루된 ‘대포폰’ 문제는 여권내에서도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등도 녹록지 않은 이슈다. 특히 UAE 파병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마저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총대를 멘 개헌 문제는 당초부터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로 논의가 미뤄져 있었다. 여당은 1차적으로 ‘감세’ 문제로 충돌하면서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청와대가 G20 서울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3당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 불참키로 하는 등 날선 대립각을 예고하고 있다. 4대강 예산 등은 불안정한 여야 관계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 이처럼 연말 정국은 이슈는 중첩돼 있고 갈등은 여-여, 여-야, 국회-검찰 등으로 얽히고설킨 상태다. 작용과 반작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그런 만큼 정치의 각 주체들은 저마다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금명간 장관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국방·통일부가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문화·지경부 등에 대한 추가 인사는 예산 국회가 끝나는 대로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문제외에도 청와대는 경기회복에 대해서도 크게 고민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곧 웃목으로 번질 것이라고 한 지가 한참이다.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와 여권 주류로서는 일단 ‘인사와 ‘검찰수사’ ‘경제 회생’ 등으로 정국을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을 화두로 국회 정치개혁특위 등을 가동하면서 정치개혁을 주도해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정국을 끌고 가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어젠다를 찾기 위해 학계, 언론계 등의 폭넓은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김성수·이지운기자 sskim@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국립중앙박물관 아침 11시 콘서트-‘홀로 된다는 것’ 변진섭 미니콘서트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 메인 오디토리엄. 2만원. 1544-1555. ●2010 맥 인디뮤직 페스티벌(노브레인 나티 트랜스픽션 피아 내귀에도청장치 와이낫 고고스타 등 출연) 19일 오후 7시, 20일 오후 4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3만원. (02)3274-8600.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 ‘어느새’ 장필순 16~18일 오후 8시 ‘마법의 성’ 김광진 19일 오후 8시, 20일 오후 6시, 21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 5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07회 정기연주회 : 등단음악회 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세종음악콩쿠르를 통해 발굴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 임평용 지휘. 최광일(피리), 심재날(대금) 등 출연. 1만 5000원. (02)399-1721.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러시아 거장의 밤-피아니스트 바딤 루덴코 리사이틀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등. 3만~15만원. (02)461-6712. ●2000-2010 금호아트홀 하이라이트-미리암 프리드 & 조너선 비스2 19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암 프리드와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두 번째 시리즈. 소나타 3, 8, 9번 연주 예정. 8000~3만원. (02)6303-7700. 연극·뮤지컬 ●연극 ‘너의 왼손’ 16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중동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건을 통해 한국사의 아픔을 다룬 최용훈 연출의 3부작 가운데 2편. (02)758-2000. 1만 5000~2만 5000원. ●연극 ‘우리말고 또 누가 우리와 같은 말을 했을까’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다윈의 거북이’, ‘하얀 앵두’ 등의 김동현 연출이 시도하는 작품으로 별다른 서사구조 없이 말을 화두 삼아 공연을 진행한다. 2만~2만 5000원. (02)3668-0007. ●연극 ‘글렌게리 글렌로스’ 18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의 작가 데이비드 마메트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경쟁을 내세워 비인간화되어 가는 사회를 그렸다. 전석 1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 12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동아시아 8개국 현대미술가 23인이 펼쳐 보이는 다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 (02)580-1300. ●5인5색전 24일까지 경기 마북동 장욱진가옥. 곽훈, 김인중, 김차섭, 오경환, 최욱경 등 장욱진 화백에게 그림을 배운 화가 5명의 그룹전. (031)283-1911. ●함명수전 23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털실로 수놓은 듯한 독특한 질감의 붓질로 빌딩숲과 골목길 등 도시 풍경을 그려온 작가의 신작 10여점. (02)730-7818.
  •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1990년 015B 객원 보컬로 ‘텅빈 거리에서’를 부르며 데뷔했다. 20년이 흘렀다. 국내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못나 보일 정도로 솔직, 섬세하고 복고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그의 발라드는 일가(一家)를 이룬 지 오래. 언제부터인가 예능 늦둥이로도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는 냉정한 심사위원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그가 최근 12집 ‘행보’(行步)를 내놨다. 그에게 음악이란 매달 한곡씩 발표…‘월간 윤종신’프로젝트 4월부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형태로 발표했던 노래들과 10~12월에 해당하는 신곡을 모았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종신(41)을 만났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스타’ 방식으로 화두를 던져봤다. “윤종신에게 음악이란?” 열정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목적 없이 떠돌던 20대 초반 얻어걸리듯 데뷔하게 됐고, 운좋게 일이 풀렸다고 돌이켰다. 그러는 사이 음악은 스며들듯 직업이 됐고 갈수록 재미있어졌단다. “되돌아보면 저는 정말 못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한 청년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음악은 삶의 이정표가 됐습니다.” 올해 음악 행보는 파격적이다. 매달 한 곡씩 새 노래를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 그는 “임상 실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때 그때 느꼈던 감정으로 팬들과 실시간 소통을 해보려고 했다. 앨범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일종의 돌파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는 냉정했다. 아직 흡족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매달 싱글을 낼 때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았어요. 마니아들이 주로 들었죠. 이런 노래엔 이런 반응이 오는구나, 모집단을 상대로 조용한 실험을 한 셈이죠. 앨범은 보다 넓은 팬층을 겨냥한 거예요. 윤종신이 음악을 갖고 어떻게 재미있게 사는지 조금 더 지켜봐 주면 좋겠네요.” 아이돌 그룹에 편향된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견을 드러냈다. 아이돌 음악을 무조건 배격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모든 계열 음악 가운데 가장 노력했기에 얻은 결과라는 주장이다. “아이돌 때문에 다른 장르가 피해를 입는다는 식의 생각은 금물이에요. 물론 치우친 것은 문제죠. 아이돌 역사를 10년 정도로 치면 이제 밸런스를 맞춰야 할 시기가 됐어요.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1위,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그 다음인 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음악 시장의 모습이죠.” 작곡가 윤종신으로서는 최근까지 히트곡을 냈지만, 가수 윤종신으로서는 히트곡이 뜸해진 것 같다고 했더니 씨익 웃는다. “인정해요. 2001년 ‘팥빙수’ 뒤로는 없었던 것 같네요. 이번 앨범에서 한 번 해볼게요. 기대해 주세요.” 다음 달 31일 송구영신 콘서트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갖는다. 대형 공연장 콘서트는 거의 10년 만이라며 벌써부터 신난 모습이다. 예능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 발을 들이민 게 2003년이니 벌써 7년이다. “두 분야에서 모두 우뚝 서고 싶다.”며 음악의 윤종신도, 예능의 윤종신도 모두 자신의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악과 예능을 병행하고 있다는, 나름의 프런티어라는 자부심도 은근히 묻어났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노래만큼 재미있는 일이에요. 예능 이미지가 강해지자, 제 발라드를 좋아했던 분들이 일부는 등을 돌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초조해하지 않았어요. 늘 내재된 실력과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으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죠. 요즘 팬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에게 예능이란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 당해요” 조만간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그에게 분유값 이야기를 슬쩍 농담으로 꺼내봤다. “예능을 하니 벌이도 컸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단순히 돈을 버는 도구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전문적인 곳이에요. 예능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닙니다.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당해요.” 예능을 만만하게 보는 경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종신은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를 통해 음악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그가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인생의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더라고요. 제가 불합격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흘리던 그 눈물을 보며 대충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슈스케 때문에 오히려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가수 지망생들의 평균적인 창법을 알았고, 선호하는 노래 장르와 스타일을 알게 됐다. 그렇게 마음 속에 쌓아 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나다는 자랑이다. 슈스케의 최대 수확으로 음악계가 민심을 알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비슷비슷한 음악이 넘쳐나는 요즘 조금은 다른 음악, 오디오에 충실한 음악에 대한 갈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는 것. 그에게 슈스케란 “가수 지망생들 보며 더 공부하게 됐어요” 긍정적인 신호는 슈스케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홍익대라는 공간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처음엔 정신만 있었고, 음악은 투박하고 퀄리티가 떨어졌지만 지금은 주류 무대에서도 곧바로 통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많아졌다며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을 예로 들었다. “슈스케 톱11에 통기타를 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포함될지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요즘 통기타를 들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너무 설레요. 폭풍전야의 느낌이에요. 왠지 서태지 같은 파워풀한 친구가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슈스케 출신일수도, 홍대 출신일 수도 있죠. 대중음악이 엔터테인먼트의 꽃이었던 1990년대 초반 같은 음악의 시대, 음악의 봄날이 조만간, 반드시 돌아온다고 확신합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홈런 뒤 하이파이브 금지

    홈런 뒤 하이파이브 금지

    홈런 친 타자들은 으레 1, 3루 주루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걸로 기쁨을 표현하고 나눈다. 익숙히 봐 왔던 장면이다. 그런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이런 장면을 볼 수 없다. 타자가 베이스를 통과할 때 동료나 코치와 접촉하면 안 된다. 타자가 그동안 해오던 대로 하이파이브를 하면 감독에게 즉시 경고를 준다. 경고 이후에도 접촉이 반복되면 감독을 퇴장시킨다. 팀에 벌금도 매길 수 있다. 일면 특이하고 황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게 정석이다. 홈런 타구가 넘어가도 홈 플레이트를 밟기 전까지는 인플레이 상황이다. 타자는 코치나 다른 선수와 접촉하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12일 “홈런 뒤 코치와 접촉금지는 국제 규정에 엄연히 있는 내용이다. 이번에는 철저히 지키기로 각 팀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 경기다. 규정에 충실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측면에서 경기 종료 뒤 상대 선수단과 악수와 인사를 안 해도 벌금을 물린다. 이것도 강제규정이 있다. 이 관계자는 “4년 전 도하에서 참패한 우리 대표팀이 그냥 경기장에서 나가 버리는 바람에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러면 벌금을 문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도입됐던 승부치기도 다시 적용한다. 올해 프로야구 최대 화두였던 ‘12초룰’은 광저우에서도 볼 수 있다. 베이스에 주자가 없을 때 투수는 12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광저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메르켈 “개인적으로 좋은 일 있으시길”

    메르켈 “개인적으로 좋은 일 있으시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4년 만에 만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메르켈 총리의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뒤 단독 면담을 가졌다. 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메르켈 총리 쪽에서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0여분 정도 이뤄진 면담에서는 주로 통일이 화두가 됐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한반도 통일의 좋은 성과가 있길 기대하고 예의 주시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 있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와 메르켈 총리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야당 대표를 지냈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0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처음 만난 뒤 서한 등을 주고받으며 교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4년 만에 뵙게 됐는데 반가웠고, 수여식 때에도 한국이 통일되길 바란다면서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해 감사했다.”면서 “통일에 있어서는 독일이 선배니까 많은 지지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면담에서는 박 전 대표가 “한반도의 남북 구성원이 7000만”이라고 소개하자 메르켈 총리도 “동서독 인구도 7000만이다. 공통점이 많다.”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에게 전통 수저 세트를 선물했고, 메르켈 총리는 “한국 문화를 아는 데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 내용을 직접 소개했다. 평소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거나 짤막한 대답만 했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메르켈은 야당 대표에서 총리가 됐는데 박 전 대표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웃음만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기고] G20 국가역량 세계진출의 호기/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기고] G20 국가역량 세계진출의 호기/조춘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수출과 고용 확대, 국가 브랜드 상승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적게는 21조원(삼성경제연구소), 많게는 31조원(무역협회)으로 추정된다는 ‘서울 G20 정상회의’가 드디어 열린다. 이 회의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존 G8만으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탄생했다. 그리고 신흥 아시아국가로서는 최초로 우리나라가 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큰 영예이자 경사이다. G20 회원국들의 인구를 합치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2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은 전 세계의 85%에 육박하며, 글로벌 교역량의 80%가 G20 국가에서 나온다. 따라서 세계 경제와 정치를 좌우할 힘이 서울로 몰리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는 운명공동체이자, 세계 시장은 하나’라는 대의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개발도상국가들과 후진국에도 기회 균등을 제공하면서 막힘 없는 무역과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정치적 민주화와 복지사회 건설 등 여러 면에서 높게 평가 받아온 한국이 G20 의장국이란 위상과 겹쳐져 국제사회에서 발전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G20 정상회의 슬로건은 ‘위기를 넘어 다 함께 성장을’이다. 핵심의제는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과 국제적 불균형 해소 등 현 상황에서 세계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는 논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기후변화와 에너지 등 환경이슈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비롯,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화두가 이미 각국의 주요 정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라는 세계인의 공통과제는 범국가적 공조가 요구되는 사안이어서 G20국가들의 장기적 공동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신흥국가와 개도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초래되는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지구촌의 과제가 되었다. 따라서 무역장벽을 낮춰 선진국과 신흥국가들의 동반성장을 논의하는 속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환율문제 등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의제를 놓고 조율과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서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역사적 과제는 세계경제가 당면한 불황과 침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대처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집행절차까지 이끌어내는 것이다. 의장국으로서 국제경제의 기득권 세력이라 할 수 있는 G7 국가와 중국·인도를 비롯한 신흥세력 간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고, 국제금융기구의 획기적 개혁을 주도하는 등 국가 간 교량역할을 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다. 물론,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모든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특히 수차례 기후변화협약과 국제회의를 통해서도 쉽사리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환경이슈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서울회의를 통해 차후에라도 논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의장국으로서 우리의 역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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