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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 모임’ 노무현 정신 잇는다

    ‘7+8 모임’ 노무현 정신 잇는다

    “이 나라는 분열 때문에 망한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통합시키고 싶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달여 뒤 핵심 참모들에게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다. 2001년 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은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과 함께 전북 무주에서 경선 발대식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려울 때 신의를 지키는 의리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 친노(親) 진영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오는 23일 추모제 행사를 전후로 향후 진로에 대한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당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도원결의다. 가치 연합체적 성격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 정당과 집단은 다르지만 지역주의 극복, 통합, 양극화 해소 등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는 데 공동 보조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이는 집권 프로그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비전2030’을 정치 담론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 대표자급 7인(한명숙, 이해찬, 문재인,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유시민)과 ‘이강철, 이병완, 천호선, 전해철, 백원우, 홍영표, 이용섭, 문성근’ 등 실질적 구심 역할을 할 8인이 모이는 이른바 ‘7+8’ 테이블이 모색되고 있다. 21일 시민주권 운영위원회와 추모제 전날인 22일 밤 봉하마을 회동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의 공과를 가리는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집권 경험이 있는 세력의 역할은 국정 운영의 공과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과 정책 경쟁이 가능한 세력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운명’이라는 책을 통해 참여정부 5년을 되돌아본다. 미래발전연구원과 학자 출신들이 최근 학술회 등을 통해 공과 정리 작업에 나선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일각에서는 친노 구청장 출신들이 지방자치 관련 책을 출간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구상이 무르익으면 내년 총선에서 실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화두가 ‘통합’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민주당 친노 관계자는 “16대 대선 때 정몽준 후보와 전화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한 것도 야권의 연대가 절실하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돌아봤다. 당장 야권 연대 방안에 대한 합의점은 없다. 다만 연대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세력 간 통합이 요원한 상황에서 ‘시민’의 힘으로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 이사장과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그 그림 속 예수는 기이하더라

    그 그림 속 예수는 기이하더라

    필리핀 작가인데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강하다. 작품 주제도 성경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필리핀이 미국에 앞서 스페인의 지배를 오래 받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북미적이라기보다 남미적이었다.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필리핀 작가 제럴딘 하비엘(41)의 ‘태초에’(In The Beginning…)전이 열린다. 성경에서 모티프를 따온 작품들을 주로 선보인다. 가령 대조적인 두 쌍의 그림이 내걸린 작품 제목은 ‘선과 악’이다. 거칠게 불타오르는 듯 나무를 묘사한 그림 3점은 ‘십자가형’이다. 예수와 두 도둑이 동시에 십자가형을 당하는 고전 작품에서 따왔다. 대신 그의 작품에서는 인물 자리를 새가 차지하고 있다. 십자가형에 들어간 것도 사람 대신 새를 수놓은 것이고 ‘마지막 만찬’은 칠면조나 닭 같은 것을 수놓아 만들어 뒀다. 여성들의 수놓는 행위가 일종의 기도와 비슷한 것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아포칼립스’는 전체 전시 작품을 관통하는 그로테스크한 맛의 결정체다. 종말을 드러낸 작품인데 탁한 핏빛이 전체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쓰러진 인물이 올려다보는 시점이 기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동남아에 불고 있다는 한류를 화두 삼아 농담했더니 마침 좋아하는 한국 영화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란다. 어째 작품 취향과 통한다. 하비엘은 한국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품이 추정가의 4배가 넘는 20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작가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는 경매에 무덤덤하다. “좋았다기보다 무서웠다.”고 한다. 광풍에 휩쓸리는 기분이었단다. 필리핀에서는 우리나라 같은 갤러리 시스템이 제대로 없어서 경매가 과열되는 양상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하간 인기 작가이다 보니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도 이미 다 팔린 상태다. 필리핀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신작들을 한국에서 전시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전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동남아나 일본 컬렉터들이 몰려들어 이미 ‘찜’했단다. (02)723-61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글로벌 화두는 반테러(Counter-Terrorism)이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중동·북아프리카 소요사태 등을 계기로 테러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반테러 등 국제적 난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가 19일 개막됐다.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G20 국회의장 회의에는 국회의장 참가국 14개국를 비롯, 모두 26개국이 참여했다. ‘안전한 세계, 더 나은 미래’를 구호로 내걸고, ‘공동 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의장국 대표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인류는 글로벌 자연재해, 빈곤과 테러, 원자력의 안정적 관리 등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 모두 지혜를 다해 보다 나은 세계, 보다 나은 미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각국 의장들은 글로벌 테러의 ‘아이콘’이었던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반테러를 위한 공조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스페인 상원의장은 “유엔의 ‘글로벌 대테러 전략’에 기초한 효율적인 국제공조를 전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존 스탠리 영국 하원의원은 반테러를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28개 회원국 의회 간 공조 체제를 소개하면서 “폭넓은 정책 공조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는 무기·군사기술 수출에 대한 국제적인 통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알렉산드르 토르신 러시아 상원부의장은 “빈라덴 사살로 테러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테러를 양산할 수도 있다.”면서 양자 간 또는 국제기구 차원에서 공조 필요성을 제안했다.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도 “민주주의가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테러에 관한 종합적 협약이 있다면 국제사회는 통합된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흐멧 알리 터키 국회의장은 “알 카에다 테러로 이슬람이 타격을 받았고, 반 이슬람 감정과 문명 간 갈등은 더 많은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슬람과 테러를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서는 또 일본 원전사태와 북아프리카 지역 소요 등 전 세계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각국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됐다. 개발도상국 발전전략으로는 각국 의회가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회복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재확인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미국 하원의원은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50년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공동 번영을 위해 타국의 경험을 배우고 그것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 폐막하는 서울 회의에서는 ‘반테러’와 ‘안전한 세상’ 등을 위한 세계 주요국 의회의 의지와 노력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최고의 판로 보장하겠다”

    “최고의 판로 보장하겠다”

    “이마트 간편가정식 덕분에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편견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협력회사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를 늘리겠습니다.” 19일 이마트가 경기 곤지암 리조트에서 협력회사 CEO급 임원을 대상으로 연 동반성장 아카데미. 첫 강연자로 나선 최병렬 이마트 대표와 60여개 협력업체 임원들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협력회사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첫 아카데미로 이들의 경영 능력 강화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최 대표는 “진정한 동반성장을 위해 최고의 판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협력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 동반성장”이라며 협력사에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최우수 상품에 대해 매장 진열에서 좋은 자리를 확보해주는 한편 우수 협력사들이 포장지 자체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최 대표에 이어 고광수 ‘락앤락’ 영업상무가 나와 중소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들려줬으며,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대표의 21세기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강연이 이어졌다. 최근 경영 화두로 떠오른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의 연설과 모바일혁명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김중태 정보통신문화원 원장의 강연이 뒤를 이었다. 참석자들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강연을 들을 수 있어 무척 흡족해했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신세계도 26일 백화점 협력회사 CEO급 임원 30명을 대상으로 같은 과정으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마트와 신세계는 이번 아카데미를 포함해 사이버 MBA 교육과 우수 협력회사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비재 박람회 해외 연수 기회 제공 등 협력회사 교육에 2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설] 연기금 주주권 행사 투명·독립성이 관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국민연금 산하에 ‘의결권소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한다. 명망 있는 전문가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자금 운용과 의결권 행사를 민간자산운용사에 맡기면 ‘관치’(官治)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이 의장이 조건부 찬성으로 급선회한 셈이다. 곽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가 대기업 위주의 과점체제와 수직계열화 확대로 경제 전체의 창의력과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연기금 주주권 행사를 통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계와 보수적인 시민단체 등이 ‘대기업 길들이기’ ‘연기금 사회주의’라며 강력 반발하자 청와대는 ‘곽 위원장 개인적인 소신’이라며 선을 긋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연기금 의결권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연기금 운용은 수익성과 안전성 못지않게 투명성과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국민연금 시행 초창기인 노태우 정부 시절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연기금을 투입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도 나 몰라라 하는 관료들의 행태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곽 위원장은 시대의 화두인 ‘동반성장’과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연기금 운용이 다시 정부 정책의 종속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여권은 노후자금을 맡긴 국민에게 우선 연기금 주주권 행사의 정당성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러자면 투명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한다. 실추된 신뢰부터 되찾으라는 얘기다. 정부는 돌아선 민심을 붙들기 위해 대기업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편법 상속이나 납품가 후려치기 등 잘못된 악습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감시는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기금을 주인 없는 쌈짓돈쯤으로 여기는 유전인자가 남아 있지 않은지 먼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 하안거 결제 맞은 상원사 용문선원장 의정스님

    하안거 결제 맞은 상원사 용문선원장 의정스님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지만 그 행복은 대부분 잠깐의 가시적인 만족에 머물게 마련입니다. 완전한 행복은 인격을 완성해 마음의 평화를 온전하게 누릴 때 가능하고 가장 빠른 인격 완성의 길은 바로 수행입니다.” 불기 2555년 여름철 스님들의 집단 수행인 하안거 결제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 경기도 양평 상원사 용문선원에서 만난 선원장 의정 스님. 스님은 많은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고 수행에 나서지만 잘못된 길로 빠져들기 일쑤라며 바른 마음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안거의 의미는 생사의 미망에서 벗어나 큰 깨달음(大覺)을 얻는 데 있다.”는 스님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안거 수행을 지키고 있는 한국의 선불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선 문화혁명 이후 사라졌던 안거문화가 서서히 부활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교육 위주이긴 하지만 안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의정 스님은 스님들의 집단 수행인 안거가 고행의 방식으로만 여겨지는 것이 잘못이고 일반인들의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지금 흔한 수행방식과 지도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은 산중에 들어앉아 수행하는 스님들을 보고 일단 수행은 어렵고 고생스러운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동아시아 선불교의 전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방식은 분명히 생활선이지요. 앉아서도, 서서도, 걸어다닐 때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수행방식입니다.” “세계적으로 불교의 선(禪)이 인류 문명의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스님은 한국불교와 스님, 신도들의 수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서 한국의 간화선을 배우고 체험하려 몰려드는 현상을 가벼이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지난해 11월 한국불교사상 처음으로 한국 불교 풍토에 맞는 수행 규율인 ‘선원청규’를 탄생시켰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스님들의 생활방식도 가파르게 변화는 만큼 합리적인 수행 규율을 만들 필요가 있고 스님이 지도하는 용문선원부터 그 ‘선원청규’를 우선 실천하고 있단다. “한국의 선불교가 행하는 안거는 비단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스님들만의 수행이 아닙니다. 마음만 갖추면 모든 이들이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마음공부로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스님은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수행을 위해선 반드시 좋은 선지식과 스승을 찾아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책을 보고 매스컴을 통해 따라하는 수행은 잘못된 길로 빠지기 십상입니다. 마음 길을 찾는 수억만 가지의 방식이 있지만 역시 최상의 지름길은 먼저 이루고 노력한 스승을 찾는 것입니다.” 한편 이번 하안거에는 용문선원에서 14명의 수좌(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스님)가 결제에 참여한 것을 비롯,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200명의 수좌 스님이 3개월간 참선 정진을 계속한다. 글 사진 양평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배우 안내상 “망가져도 인정받는 시트콤에서 놀고 싶다”

    배우 안내상 “망가져도 인정받는 시트콤에서 놀고 싶다”

    까까머리 중학생 때부터 신부(神父)를 꿈꿨다. 하지만 시대의 공기는 신학도(연세대 신학과 84학번)를 놓아두지 않았다. “신앙의 또 다른 표현방식”이란 생각으로 운동권에 투신했다. 졸업 뒤 부산의 한 철강공장에 위장취업했다. 그런데 막상 겪게 된 노동 현장은 머릿속의 그림과는 달랐다. 위장취업은 3개월로 끝났다. 술에 절어 방황하는 날이 길어졌다. 어느 순간 웃으면서 살고 싶었다. 선배가 연극을 권했다. 그러다 ‘공연예술아카데미’(문예진흥원이 운영했던 공연·예술 인력 양성과정)를 찾았다. 난생 처음 독백이란 걸 했다. “가슴속 응어리를 내뱉는 쾌감”을 느꼈다. 뒤늦게 인생의 돌파구를 찾았다. ●설렘과 실망이 교차한 첫 주연 영화 거의 20년이 흘렀다. 지난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안내상(47)을 만났다. 1997년 장선우 감독의 ‘나쁜영화’에 행려 역할로 장편영화에 데뷔한 뒤 14년 만에 첫 주연작 ‘회초리’(19일 개봉)의 개봉을 앞둔 그는 “연기 외적으로 (인터뷰 등으로) 바빠 본 건 처음이라 어색하고 쑥스럽다.”며 멋쩍게 웃었다. 영화 ‘회초리’는 사고뭉치들을 재교육하는 예절학당의 꼬마 훈장 송이(진지희)가 친아버지 두열(안내상)을 교육생으로 만나면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서 막장 인생을 살아온 두열이 뒤늦게 딸의 존재를 알고 개과천선한다는 이야기다. 뻔하지만 감동을 줄 수도 있는 소재다. 그런데 영화는 관객의 눈물샘이 촉촉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빨리 울라고 보챈다. 완성된 영화에 만족하는지 물었다. 잠시 말을 삼켰다. 안내상은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면서 “송이와 내가 친해지는 과정이 편집에서 사라지니까 관객 입장에선 ‘웬 급침해짐?’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란 게 철저한 계산이 없으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면서 “편집이란 게 참…”이라며 아쉬워했다. ●연기파 배우의 산실, 한양레퍼토리로 서른을 코앞에 두고 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연기를 시작한 늦깎이는 한번 맛본 연기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무작정 공연예술아카데미 은사인 최형인(62) 한양대 교수를 찾아갔다. 최 교수가 1992년 만든 한양레퍼토리는 권해효(46), 유오성(45), 이문식(44) 등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이 주축이었다. 한양대 출신이 아니면 발붙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최 교수는 그를 선뜻 받아들였다. 안내상은 “연기란 끊임없이 ‘이 뭐꼬’란 화두를 찾아가는 과정이란 걸 이때 알게 됐다.”면서 “내 속의 부질없는 것들을 하나씩 벗어던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틈틈이 영화도 찍었다. 연세대 출신 영화 지망생이 모여 만든 ‘노란문 연구소’에서 곧잘 어울렸던 대학 후배 봉준호 감독의 단편 데뷔작 ‘백색인’(1994)에도 출연했다. 안내상은 “모 검색 사이트에 ‘백색인’이 내 데뷔작으로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손가락 잘린 범인으로 몇 초 나온 게 전부”라면서 웃었다. 봉 감독과는 특별한 인연인데 장편 영화에서 작업할 기회는 없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보고는 싶은데 너무 잘돼서 감히 연락을 못 하는 엄청난 후배가 됐다.”면서 “배우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작업하는 건 몰라도 인맥이나 학연으로 엮이는 건 싫다.”고 말했다. 10여년 동안 연극판(‘춘풍의처’ ‘지하철 1호선’ ‘라이어’)과 영화현장(‘말아톤’ ‘음란서생’)에서 연기력은 인정받았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와는 무관했다. 그가 처음 존재감을 드러낸 건 40대 중반에 찍은 KBS 8부작 사극 ‘한성별곡’(2007)에서 다층적인 정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면서다. 그때 처음 팬이 생겼단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건 SBS ‘조강지처클럽’(2007)이다. 철없고, 무능력한 데다 때로는 ‘진상’에 가까운 오버 연기로 시청자의 뇌리에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안내상은 “족보에 없는 연기를 한다고 방송국 윗선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배역 안에서 노는 게 가장 편하고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 이어 영화 ‘회초리’까지, 비슷한 이미지가 복제되는 부담은 없을까. “‘조강지처클럽’ 이후 찌질이 역할이 엄청나게 들어왔는데 다양한 이미지의 배우가 되기 위해 거절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아예 더 놀아 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왕 망가져서가 아니라 망가질 때 편하고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돼서다. 시트콤처럼 망가짐이 공인된 장르에서 나를 쏟아붓고 싶다.” ●“언젠간 대학로 연극판으로 돌아간다” TV와 영화, 연극을 부지런히 오간 그에게 가장 편한 무대는 어떤 곳일까. 그는 “리허설의 살아 있는 냄새 때문에 연기가 좋지만, 빨리 찍기에 급급한 TV는 인간적인 기쁨을 느끼기 어려워 추구하고 싶은 공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 배우, 스태프와 현장에서 뒹굴면서 깨달음(혹은 좌절)을 맛보는 게 살아가는 이유란 점에서 영화를 가장 사랑한다.”면서 “연극도 좋은데 극단 소속으로 할 때와 기획작품(안내상은 2009년 ‘민들레 바람 되어’로 8년 만에 무대에 섰다)에 참여하는 건 좀 달랐다.”고 말했다. 늦깎이 배우의 꿈은 뭘까. 그는 “궁극적으로는 대학로에 소극장을 하나 짓고 좋아하는 선후배와 신나게 공연을 올리며 살고 싶다.”면서 “필요한 경비만 마련되면 빨리 탈출하고 싶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범야권 ‘민주화’ 기치 아래 뭉치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31주기, 5·2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6·10항쟁 24주기. 범야권 진영이 5~6월 ‘민주화’ 일정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있다. 2012년 정치적 격변기에 대비, 여권엔 정체성 차별화로 맞서는 한편 내부에선 진보개혁 진영의 과제를 추스르는 중이다. 보수 진영의 5·16 재평가 움직임을 ‘쿠데타’, ‘민주주의 후퇴’로 규정하며 진보진영의 단결을 강조한다. 정체성 다지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16쿠데타를 재평가한다는 명목으로 군사독재를 합리화하는 것은 우리를 또 한번 가슴 아프게 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5·16쿠데타는 현 정권 정체성의 핵심이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민주당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야권의 화두는 ‘연대연합’(통합)이다. 야권 관계자들은 “진보개혁 진영은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공동 경험했다. 복지와 평화 등의 가치를 함께 품고 있다.”며 재결집을 다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광주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 31주기 기념식에 참석한다. 당내 진보개혁 모임도 광주를 찾는다. 손 대표는 17일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희망대장정을 재개한다. 이번에는 ‘정의’가 주제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18~23일 도보로 광주~부산~마산을 잇는 민주화 항쟁 현장을 찾는다. 다음 달 초쯤이면 야권의 대통합 물살이 빨라진다. 민주당의 야권 대통합 구상이 공식 제안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오는 26일 제6차 진보통합 연석회의에서 진보 대통합 논의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중국의 신무기 ‘희토류’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해역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면서 벌어진 중·일 영유권 분쟁. 그 분쟁서 일본 정부가 사흘 만에 백기투항을 한 건 다름 아닌 희토류 때문이었다. 중국이 꺼내든 ‘대일 희토류 수출중단’ 카드.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장을 석방하며 맥없이 물러섰다. 희토류가 무엇이기에 일본은 그 굴욕을 감수했을까. 지구상에 아주 작은 양이 존재하는 17개 희귀 원소의 통칭인 희토류. 첨단산업, 녹색기술, 신무기 개발에 필수자원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30.9%를 중국이 차지하며 생산량의 97%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이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희토류 수입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지난해의 ‘센카쿠’ 사태는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무시무시한 칼날로 기록된다. ‘희토류 자원전쟁’(김동환 지음, 미래의창 펴냄)은 ‘산업 비타민’ 희토류를 노골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실태를 파헤친 책이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 20년 전 남순강화(南巡講話)에서 덩샤오핑의 호언. 저자는 그 호언이 허사가 아님을 강조한다. 중국은 센카쿠 사태 이후 희토류 수출쿼터를 11.4% 줄일 것을 공표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희토류 광산이 운집한 장시(江西)성 소재 11개 희토류 광산을 정부가 직접 관리·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희토류가 무시할 수 없는 중국의 자원이요, 가공할 무기임을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이외의 나라들은 희토류의 정치·외교·군사·산업 무기화에 대처할 무기가 있을까. 저자는 바로 그점에서 우려를 드러낸다. 일찍부터 희토류의 가치에 눈떠 무기화에 공을 들였던 중국과는 달리 대부분의 나라들은 그 인식과 대응에서 한참 멀다고 저자는 말한다. 뒤늦게 희토류 광산개발을 통한 대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특히 지금 중국이 밀어붙이는 자원민족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더 집요하고 원대하다고 말한다. 많은 서방국가들이 지적하는 희토류 가격 인상과 그로 인한 국가 경쟁력 입지의 상향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지구촌의 화두인 녹색산업의 최고 입지 선점을 통한 세계의 제패, 바로 그것이다. 1만 2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中 전통문학 소재로 명맥” “韓 문학적 풍요는 허상”

    ‘전통 가치의 붕괴, 문학 형식의 파괴’ ‘근대문학의 위기’라는 홍역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겪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시인, 소설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1~12일 ‘전통과 현대, 디지털 시대의 문학’을 주제로 중국 시안(西安)에서 열린 제5차 한·중 작가회의에 참석한 소설가 자핑와(賈平凹), 장웨이(張煒), 시인 옌안(閻安) 등 중국 작가 40여명과 소설가 김주영, 성석제, 은희경, 시인 김기택, 장석남 등 한국 작가 24명은 서로의 시와 소설을 낭독하고, 문학의 길을 걷는 즐거움과 힘겨움을 나눴다. 특히 이들은 중국문학과 한국문학이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문학의 위기’라는 화두를 놓고 열띤 논의를 진행했다. 소설가 자핑와는 “변화의 시기 작가의 사명은 오로지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작가들이 각자 문학의 동질성과 상이성을 분명히 확인할 때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데 방법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중국 문단에서는 기존 전통 문학의 성과와 가치, 의의가 부정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큰 데 반해 한국 문단에서는 상업적인 문학의 범람으로 부풀려진 외형을 더욱 경계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기조발제에 나선 문학평론가인 양러성(楊樂生·48) 시베이대(西北大) 문과대 교수는 “중국의 현대 문학이 소설의 이념뿐 아니라 창작 기법까지 서양 소설의 영향을 받으면서 전통문학과 단절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중국의 전통문학은 형식은 바뀌었을지언정 그 주제와 소재는 현대문학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기’ ‘수호지’ ‘묵자’ ‘장자’ ‘유림외사’(儒林外史) 등이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서사는 마오둔(茅盾), 자핑와, 모옌(莫言) 등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오생근(65) 서울대 불문과 교수는 “한창 얘기하다가 이제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버린 듯한 ‘문학의 위기’라는 문제의식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양국 작가들이 실증적으로 검토해 볼 때”라고 말을 뗐다. 오 교수는 “문학의 양적 팽창과 상업적 문학 풍토의 과잉이 문학정신의 실종을 낳고 궁극적으로 문학을 죽음의 상태로 몰고 간다고 볼 수 있다.”면서 “모든 문학적 풍요로움은 허상에 불과하며 대중의 감상성과 속악한 취향에 영합하는 현실을 부정할 때 비로소 문학의 제 역할찾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안(중국)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거리 좁혀가는 孫 - 친노

    거리 좁혀가는 孫 - 친노

    2007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경선에 불리하다고 탈당하는 사람은 정치인 자격이 없다. 보따리 장수같이 정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보따리 장수’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가리킨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당시 손 전 지사는 “정치평론은 그만하고 민생에만 전념해 주길 바란다. 무능한 진보는 바로 노 대통령”이라고 맞받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친노 진영의 구원은 이처럼 켜켜이 쌓인 지층과 같았다. 그러나 4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정치 세력은 서서히 거리를 좁혀 가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와 4·27 재·보선을 넘으면서다. 손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전략적 지지를 받은 것, 재·보선 분당 출마로 부자와 서민의 대결 구도에 정면도전한 것을 ‘노무현 정신’으로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호남당을 탈피해 전국 정당을 모색하는 시도도 마찬가지다 . 12일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 사진전이 열린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손 대표는 한 장의 사진 앞에 섰다. 시장통에서 장기를 두는 한 중년 남성 곁에 앉아 노 전 대통령이 훈수를 두는 사진이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시회를 통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었던 정치인 노무현의 꿈과 가치를 돌아보자.”고 말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바로 노무현의 가치”라고 화답했다. 2008년 1월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통합민주당 대표로 어색하게 만난 이후 오랜만에 온기를 나눈 자리였다. 최근 친노 진영은 ‘친노를 넘어서’라는 화두를 붙들고 있다. 지도자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국한하면 “지도자를 잃은 마당에 다음 지도자는 노무현 정신을 이어 가는 사람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친노 측이 비판적 학자그룹과 함께 ‘노무현 정신’의 계승점과 보완점을 정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노 핵심 관계자는 “손 대표가 정책적으로 동반성장과 균형발전을 이어 가고, 통합과 연대 과정에서 기꺼이 내던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길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대통령 “北 부정적 반응 여러가지로 해석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남북관계에서는 북한의 부정적 반응도 여러 가지로 해석해야 하며,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에 초청한다고 했는데 그 뒤 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식은 없었다. 소식이 빨리 오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어떤 반응이라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면서 “부정적으로 나왔다고 해서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베를린 제안’과 관련한 남북 실무 접촉 가능성에 대해 “실무적 접촉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북한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새롭게 제시한 화두이고 내년 핵안보회의까지 시간도 많이 남은 만큼 향후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를 입증하면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 대통령을 ‘역도’로 지칭하면서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 역시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북침야망을 실현해 보려는 가소로운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코펜하겐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親盧 “친노를 넘어서자”

    지난 2005년 여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라는 책을 건넸다. ‘대연정’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노 전 대통령은 “왜 우리가(정치권이) 이렇게 싸워야 하나. 다수당에 총리를 주자. 기득권을 버려야 정치 문화가 발전한다.”고 했다. 참모들은 반발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얼마 후 열린우리당 당원들 앞으로 ‘지역구도 등 정치구조 개혁을 위한 제안’이라는 편지글을 써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연정’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친노(親盧) 세력의 진로 모색이 본격화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친노를 넘어서’가 화두다. 독자적 정치세력화보다 진보개혁 진영의 기반을 만들고 야권의 연대 흐름에서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요즘 복수의 친노 관계자들은 6년 전 노 전 대통령이 밝힌 ‘연대’의 가치를 자주 입에 올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에 맞춰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추모 학술토론회에서도 야권 연대(통합)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주를 이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들어 피땀 흘려 이룬 민주주의가 퇴행했다.”면서 “이제 진보개혁 진영이 연대와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노를 넘어서야 한다’는 문제 의식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 맺었던 정치적 관계에 따라 친노로 불리면 안 된다. 더 커지고 넓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가 주도해 설립한 ‘더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는 ‘친노’ 주류가 아닌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맞았다. 백원우 의원을 중심으로 구상됐던 민주당 내 친노 모임은 별도 블록화하지 않고 당내 진보개혁 모임의 구성원으로 결합했다. 문 이사장은 오는 23일 전후로 참여정부 5년사를 정리한 ‘운명’이라는 책을 출간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핵심 관계자는 “문 이사장은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갖고 있고 사회 상층부보다 기층부에서 영향력이 큰 존재”라며 ‘문재인 역할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CEO 칼럼]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진정한 의미/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CEO 칼럼]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진정한 의미/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추운 겨울날 등산하던 친구 둘이 길을 잃었다. 둘은 길을 찾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등산객 한명을 발견한다. 한 친구는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남을 챙길 겨를이 있느냐.’며 홀로 발길을 재촉했고, 다른 친구는 ‘그래도 함께 살아야지.’라며 조난자를 등에 업고 길을 나섰다. 불행히도 앞서 간 친구는 동사했다. 그러나 조난자를 업은 친구는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가까스로 구조됐다. 극단적인 일화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려와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비슷한 의미의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가 ‘상생’이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함께 잘살아 보자는 이야기다. 지역 간 격차 해소, 노사 화합,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이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상생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 핵심이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업에 지속가능 경영의 기회를 열어주기도 한다. 최근 나눔문화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행한 ‘2009년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2009년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지출 비용은 2008년에 비해 22.8% 증가한 2조 6517억원에 달했다. 각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국민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에 사회공헌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공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그 책임을 완수할 수 있는 핵심가치가 바로 사회공헌인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식경제부와 함께 가스시설 취약계층, 국민기초생활수급자 9만여 가구와 사회복지시설 3300여곳에 159억원을 투입해 가스시설 무료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 사각지대를 살핌으로써 국가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하겠다는 두 가지 목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공사 이전 대상 지역인 충북 음성·진천 지역, 경남 거제 다포마을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1사1촌 농촌사랑 봉사활동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또 ‘워밍업 코리아’라는 독자적인 사회공헌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을 돌며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사축제를 열어 장애아동, 다문화가정 아동 등이 함께하는 어울림의 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의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기업과 수혜자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단발성 이벤트로 그칠 게 아니라 꾸준하게 이어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진정성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금전을 떠나 기관의 재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마음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 석가모니의 가르침 중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게 있다. 무재칠시는 재물이 없더라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를 말한다. 자비로운 얼굴로 대하기(和顔施), 좋은 말로 대하기(言施),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기(心施), 호의적인 눈빛으로 대하기(眼施), 일로써 도와주기(身施), 자리를 내어주기(座施), 나그네에게 잠자리를 마련해주기(房舍施)다. 사회공헌 문화의 정착을 위해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고사가 아닐까 싶다. 단지 불쌍한 사람을 금전적으로 돕는다는 식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을 갖고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했을 때 비로소 사회공헌,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돌아온 박근혜 당분간 신중한 행보?

    돌아온 박근혜 당분간 신중한 행보?

    여권의 ‘새판 짜기’가 가시화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언제부터 전면에 나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연합해 친이(친이명박)계 주류 후보를 탈락시킨 만큼 박 전 대표의 행보가 당의 진로를 좌우할 수 있다. 친박계는 일단 현 상황이 친박계의 득세나 주도권 장악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한다. 위기에 몰린 친이계를 자극해 또 다른 계파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당권에 욕심낸다는 인상을 줄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박계는 당분간 계파색을 자제한 채 소장파와 함께 쇄신을 화두로 연합전선을 펼 가능성이 크다. 한 친박 의원은 “누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면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권력투쟁의 기회로 삼는다는 느낌을 주면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신중한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 방문을 마치고 8일 귀국한 그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황우여·이주영 의원이 각각 선출된 것과 관련, “축하드리고 국민 뜻에 부응해서 잘 하시길 바란다.”고만 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그리스를 방문 중이던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친박 진영은 이를 “총선 정국이 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꾸려질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 같은 시간표가 박 전 대표의 심사숙고 끝에 나왔기 때문에 당내 정치환경이 변했다고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장기집권을 비극으로 마무리한 통치자, 그가 남기고 간 혼돈을 빚처럼 안고 출발한 1980년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꽃 한 송이 피워 내지 못한 ‘서울의 봄’, 군부의 등장과 광주항쟁, 넥타이부대까지 불러낸 민주화운동…. 대학에는 절망과 분노가 타올랐고 시위와 분신이 이어졌다. 그 격랑 속을 살았던 사람들은 그 시절을 박제시켜 벽장 속에 감춰두고 싶어 한다. 그렇게 화석화된 ‘80년대’를 꺼내들고 씻김굿을 한판 펼치자는 이가 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매진 펴냄)을 낸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이 책을 세상에 던짐으로써 자발적 치매라는 고치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은 1980년대 대학생들의 궤적을 기록한 ‘학생운동에 대한 보고서’다. 그 시대를 몸으로 부딪쳤던 구술자들의 입을 통해 당시 대학생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99년에 출간했다가 12년 만에 방대한 보론(補論)을 덧붙여 새로 출간했다. 김 교수가 책을 새로 내놓으면서 화두로 삼은 것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초판은 역사적 리얼리티의 복원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80년대가 왜 상처로 남았고 다시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되새김질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80년대는 비도덕적이고 반국가적인 패륜아의 역사’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는 데서 찾는다. 바로 대한민국 건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아비를 부정했던 불경스러운 아들·형제들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80년대를 증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분명한 답을 내놓는다. “증언하지 않으면 망각되거나 왜곡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를 역사의 한 페이지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대들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듣기’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사회의 지향점을 성찰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운동권’이었지만 학생운동이 갖고 있었던 문제점에 대해서도 뼈아픈 지적을 한다. “학생운동이 소멸하게 된 외부적 요인은 군부정권의 퇴장이나 노골적인 폭력의 약화 등이겠지요. 더 큰 원인은 학생조직의 내부적 문제였습니다. 조직의 비대화, 대중을 소외시킨 엘리트주의, 분파와 갈등이 균열을 불렀습니다.” 유행처럼 정치권으로 몰려들었던 소위 ‘386세대’에 대해서도 “목적을 위해서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마저 부정한 사람들”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1980년대를 천착해 온 그에게 2010년대 대학생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80년대에는 광주항쟁 같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실들을 현대사의 비극 정도로 인식할 뿐 ‘자기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향한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면서 자신의 존재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질 여지가 약해진 것이지요.” 그의 바람은 자신의 텍스트들이 80년대의 트라우마를 읽는 창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대들이 이 책이나 비슷한 연구서를 보면서 끝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언젠가 트라우마는 깨질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이들이 잊고싶어 하는 ‘과거’를 낱낱이 전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는 단초를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 [열린세상] 삶의 가치와 초심/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삶의 가치와 초심/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삶이란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여정을 말한다. 이 여정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 스스로 우주로부터 올 때 가지고 온 기운, 즉 하고자 하는 욕심을 자기 생애에 구체화하고 갈무리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삶의 가치라는 나무는 그 뿌리에 해당하는 ‘처음에 먹은 마음’의 일관성에 따라 평가되는데,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고 외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연유한다. 그렇다면 어떤 초심이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이 되는 것일까? 답을 내리기 전에 우선 삶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띠는 12개로 이루어져서 태어난 해의 띠(甲子)는 다섯 번째인 60년 만에 돌아온다. 그런데 12개의 띠가 다섯번 반복되는 일생 가운데 두번 24년은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60년에서 24년을 빼고 남는 36년이 자기 스스로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진정한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초년은 24년에 12년을 더한 36세까지, 중년은 36세에 12년을 더한 48세까지, 말년은 49세부터 60세까지의 12년을 일컫는다. 인생 36년은 여기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고 다시 위·아래 같은 파장으로 맞물려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36년과 자식의 36년을 합산한 108년이 개인의 일생이다. 이것이 108번뇌의 근원이다. 개인의 삶 속에는 부모와 자식의 인생이 녹아 있다. 주역(周易)의 63번째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요, 마지막 64번째 괘는 화수미제(火水未濟)로 되어 있다. 63번째 괘는 사람이 자기 의지를 갖고 세웠던 뜻을 이루었다(물로 불을 끄니 이루어진다)는 뜻이고, 64번째 괘는 다시 새로운 목표를 정하여 앞으로 나아가니 반대로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불이 물 위에서 겉도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주역은 삶을 우주의 삼라만상과 맞물려 이루고 또 이루어져 변하는 생멸(生滅) 속에서 처음과 끝이 없이 한 몸으로 순환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이를 교묘하게 마지막 괘에 엇박자로 배치해 설명한다.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섬으로 유배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죄라고 했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을 반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은 언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서로의 존재와 역할을 인식하고 구성원으로서 동질감을 갖고 활동하면서 이루어진다. 사회적 활동은 자기가 아닌 그 구성원에 의하여 평가되고, 결과는 이름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뼈 빠지게 살고, 죽도록 열심히 살아도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후회하는 삶이 되는 까닭은, 노력은 있으되 결코 바르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먹고 사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부모와 자식 그리고 구성원들의 입장까지 이해하고 베풀며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에 올 때 가지고 온 처음의 기운, 초심이다. 이 기운을 일관되게 유지·사용하는 것이 바르게 사는 길이며 가치 있는 삶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요즈음 화두는 단연코 권력의 힘이 너무 일방적으로 가고, 기업은 현금을 쌓아놓고도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할 투자에 관심이 없으며, 가진 자들은 문을 걸어잠근 채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그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몰두하는 작태들에 대한 비판이다. 이런 양태가 무척 걱정되는 이유는 삶의 모습이 자기중심적으로 기울고 편을 갈라 싸우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욕심을 채우고자 하며 세상살이의 질곡 역시 여기에 종속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권력과 명예, 돈에 대한 욕심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것을 바르게 다루느냐이다. 다시 말해 권력은 강제하고 통치하기 위한 힘이 아니라 백성의 천심(天心)을 얻기 위한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하고, 돈은 많이 벌어서 이웃과 나누어 부유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드는 수단으로 써야 하며, 가진 자의 닫혀 있는 문은 초심으로 돌아가 상생의 마음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올바른 욕심으로 살아야 후손들에게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지 말할 수 있다.
  • [차 한잔 하실까요] 이성 구로구청장

    [차 한잔 하실까요] 이성 구로구청장

    “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브라스 거리를 예로 들며 광화문 길 한가운데 광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성(55) 구로구청장은 3일 이렇게 말하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광화문광장 사업이 추진됐지만 광장을 교보문고 쪽으로 낼 것인지,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낼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29년간 서울시에서 ‘잘나가던’ 그는 2000년 휴직계를 내고 홀연 세계 일주 배낭여행을 떠났다.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을 털었다. 그는 이미 국장급인 시정개혁단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고시 동기들보다 4년이나 빠른 승진 코스를 밟은 터였다. ●2000년 휴직 가족과 45개국 여행 이 구청장은 세계 일주를 결심한 까닭에 대해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했다.”고 되뇌었다. 이어 “휴가도 없이 새벽에 별 보고 출근해 자정 넘어 별 보고 퇴근하는 생활을 너무 오래했다.”며 “언젠가는 1년 365일 중 359일 출근했다.”고 덧붙였다. 설날과 추석, 경조사를 제외하곤 매일 출근했다는 것이다. 비행기 출발 직후 아버지가 숨지자 “내가 탄 비행기는 ‘홍콩행’이 아니라 ‘불효행’이었다.”고 털어놓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고, 이듬해 어머니까지 숨을 거두자 여행을 중단할까 고민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24시간 어딜 가도 늘 가족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전우애와 같은 감정이 생기지요. 처음엔 각자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갈등도 빚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들 사이에 절대로 깨지지 않는 신뢰와 사랑이 꽃핍니다.” 이런 이유로 부인과 중3이던 장남 등 아들 둘에다 처조카까지 데리고 한국을 떠난 그는 스페인에서 렌터카를 도둑맞아 고생하고, 오랜 여행 탓에 너덜너덜해진 여권을 지니고 있다가 싱가포르에서 강제출국을 당하기도 했다. 돈을 아끼느라 여행자숙소를 전전했고, 감자와 밀가루를 구입해 끼니를 때웠단다. 이렇게 45개국 200여개 도시를 돌았다. 이 무렵 얻은 별명이 ‘길 위의 가족’이었다. 하지만 세계 일주가 개인적인 감상만 남겨준 것은 아니다. 도시행정가인 그의 눈에 선진도시의 모습이 잡혔다. 자신이 만들 도시의 그림을 늘 머릿속에 채웠다. 이 구청장은 “가장 좋은 도시는 걷는 게 편한 곳”이라면서 “그런 도시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투자)이 모인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파리 시민의 평균 보행거리가 서울시민의 2.5배다. 거리에 예술이 널렸으며, 보행하는 게 즐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구청장 복귀후 육교철거 ‘파격’ 1년 뒤 싱가포르를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친 뒤 귀국, 구로 부구청장으로 일하던 2002년 그는 육교 철거를 단행했다. 서울시 최초였다. 당시만 해도 육교 하나 더 설치해 달라는 게 중요한 민원일 정도여서 가히 파격적이었다. 이 구청장은 “육교는 장애인, 노인 등 보행 약자들이 이용할 수 없는 데다 보행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역시 서울시 최초로 장난감 도서관을 만든 것도 선진 도시에서 얻은 영감 덕분이다. 주변에선 이런 이 구청장을 “늘 사물에 대해 진지하고 학구적으로 임하는 자세에서 가문의 이력이 묻어나온다.”고 말한다. 퇴계 이황의 18대 후손인 그의 선친은 한학자 운강 이창섭 선생이다. 서울시 감사관을 끝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 도전한 그는 가장 큰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 주민들이 실제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교육 등에 치우친 그럴듯한 프로그램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관급공사에 구민이 취업할 수 있도록 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했고, 민간 건설업체와도 MOU 교환에 나서 올해만 구민 650명을 취업하도록 이끌었다. 신도림동에 호텔, 백화점 등을 갖출 복합단지 건설회사로부터 완공 후 일자리 500개를 약속받은 게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은 “연내 1800~2000명이 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취업자 수를 별도로 특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기획통으로 불리는 그가 낸 아이디어는 또 있다. 노숙인에게 끼니보다 자활의지를 심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최근 노숙인 축구단을 창설했다. 타인의 선처에만 기대던 그들은 스스로 회의를 열고 “잘해 보자.”며 의지를 불태웠다. 구로구는 일자리 창출 사업에 노숙인들을 우선 배치해 완전 자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5명을 공공근로에 채용했다. 이 구청장은 “이제 희망의 싹을 틔웠다. 자긍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매우 큰 변화”라며 웃었다. 글 사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 화두는 ‘소수자’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 화두는 ‘소수자’

    음악극이란 낯선 장르를 축제의 형식으로 대중화한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가 어느새 10회째를 맞았다. 폐막작으로 예정됐던 러시아 유리 류비모프의 ‘마라와 사드’가 방사능 피해를 우려한 극단 측의 결정으로 취소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아쉬움을 달랠 작품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오는 10일 개막해 28일까지 계속된다. ●장애인극단 ‘빵만으론’ 개막작 홍승찬(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이론과 교수) 예술감독은 “올 축제의 포커스는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라면서 “‘빵만으론 안 돼요’나 ‘욕망의 파편’은 물론, 장애인과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화합시키는 창구로서 문화 예술의 정책 방안을 토론하는 국제심포지엄 등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축제의 화두는 ‘마이너러티’(소수자)로 모아진다. 개막작으로 장애인 극단 이스라엘 날라갓의 ‘빵만으론 안 돼요’가 선정됐다. 지난해 영국 런던국제연극제에 초청돼 선풍을 일으켰고, 내년 미국 장기 공연을 앞두고 있다. 날라갓 단원들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이중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한 작품을 준비하려면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케리 앤드루 런던국제연극제 공연 기획 담당자는 “감정을 자극하는 독특한 공연”이라면서 “누구에게나 희망과 꿈이 있으며 간절히 원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성애자·장님 등의 사랑 얘기도 지난해 아비뇽페스티벌에서 감각적인 미학으로 주목받았던 프랑스 도아되 극단의 화제작 ‘욕망의 파편’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동성애자 아들과 아버지, 그들을 걱정하는 집사,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장님 등 4명의 인물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판타지 요소를 곁들여 표현했다. 창작 판소리로 유럽을 공략하는 서울대 국악과 출신 소리꾼 이자람(32)은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억척 어멈과 자식들’을 소재로 한 ‘억척가’를 선보인다. 이자람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재창작한 창작 판소리 ‘사천가’로 지난해 폴란드 콘탁국제연극제 등에 초청되어 반향을 일으켰다. 공연 일정은 축제(www.umtf.or.kr) 홈페이지나 사무국(031-828-5895~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숏숏숏 프로젝트 ‘애정만세’

    ‘숏숏숏’은 국내 단편영화 활성화를 위해 전주국제영화제가 2007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단편영화 프로젝트다. 올해는 ‘사랑’을 화두로 독립영화계의 스타 양익준 감독과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두편을 묶은 제목은 ‘애정만세’. 양 감독의 ‘미성년’은 어른인 척하지만 그러지 못한 30대 진철과 가끔 어른같아 보이지만 아직 ‘고삐리’인 민정의 얘기다. 우연히 하룻밤을 함께 보낸 둘은 캔맥주와 짬뽕을 먹으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진철은 민정을 좋아하던 남학생의 신고로 경찰에 끌려가게 된다. 2008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똥파리’ 이후 양익준의 귀환이다. 거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똥파리’를 떠올린다면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양 감독은 지난달 29일 전주국제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똥파리’ 이전에 만든 중단편들은 모두 사랑이야기”라고 말했다. 남성 판타지를 영화화한 마초적인 작품이란 비판도 있다. 30대 남자와 여고생의 해피엔딩에 초점을 맞춘 시각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조건의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얘기했을 뿐이다. 다만 남자가 30대이고 여자는 고3이었던 게다. 그나저나 영화를 보고 나면 짬뽕이 생각나는 건 분명하다. 부지영 감독의 ‘산정호수의 맛’은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순임의 사랑 얘기다. 지난가을 산정호수에서 있었던 회사 야유회에서 2인 3각 경기를 함께한 연하남 준영과의 추억을 순임은 고이 간직한다. 한겨울 산정호수를 홀로 찾아간 순임은 온몸으로 추억을 복기한다. 부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9)로 주목받은 데 이어 올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시선 너머’ 중 ‘니마’를 연출했다. 공통점은 주변부에 놓인 이들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다. 어쩌면 순임은 평범한 여자다.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새 어그부츠를 신고 외출한다. 남자에게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전화를 해놓고는 수줍어 말을 못 잇는다. 그런데 순임이 신은 어그부츠는 고교생 딸의 물건. 좋아하는 연하남은 전형적인 ‘어장관리형’이다. 상처는 순임의 몫이다. 부 감독은 “사랑이나 멜로를 생각해 봤을 때, 딱히 젊은 연인들이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낭만적 사랑의 변방에 있는 사람들이 더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6월 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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