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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더 높은 사과 따려면 학문간 융합 필요”

    “동등한 자세로 파트너들을 보지 않는 수직적 구조를 가진 한국의 대기업들은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로 수많은 연합군을 만들어낸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앞에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융합의 첫 단계는 소프트웨어 업체든 하청업체든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서 쳐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기업들, 상대와 동등한 시각 가져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주최로 열린 ‘기초과학연구 포럼’에 기조연사로 나서 “3차원의 세계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개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고 이것이 바로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융합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유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전공이나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봤지만, 이제는 세상과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풀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이 때문에 기초학문보다는 응용학문이나 산업현장에서 직접 상업과 연관이 되는 연구가 융합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기 쉬운 사과는 이미 다 땄다.”고도 했다. 또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사과를 따기 위해서는 전통학문의 접근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상대방이 사과를 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서서히 학문 간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융합의 아이콘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등 4가지 요소와 이를 묶는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아이폰을 국내 대기업들이 손에 쥐는 기계로만 생각하고 ‘좀 더 빠르고, 좀 더 성능 좋고, 좀 더 값싼’ 휴대전화로 대항하다가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겼다는 것이다. ●한국, 수평적 시각·균형감각 배워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 ‘아웃라이어’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 등 새롭게 조망받고 있는 형태의 석학 역시 융합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안 원장은 “중동지역에 근무하던 기자의 시각으로 월스트리트를 지켜본 프리드먼이나 경영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마케팅을 살펴본 글래드웰은 여러 가지 분야를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들”이라며 “반면 한국에서는 이 같은 사람들은 양쪽 어느 곳에서 속하지 못하며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융합이 한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으로는 ‘수평적 시각’과 ‘균형감각’을 꼽았다. 안 원장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인용, “진정한 균형감각은 양극단의 정확한 한가운데가 아니라, 양극단을 오고 가면서 두 가지 선택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최적점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치권 복지전쟁 2라운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선택적 복지’를,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각각 외치면서 내년 총선, 대선의 화두로 떠오른 복지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1승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2라운드에서도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장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번 무상급식 논쟁으로 촉발된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진다고 판단, 절대 질 수 없다며 복지정책 점검과 홍보강화 대책에 착수했다. 기선제압을 위한 힘겨루기는 벌써부터 치열하다. 여야는 오 시장이 사퇴하기 무섭게 상대방의 복지 정책의 허점을 찔러대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상 급식·보육·의료 및 반값 등록금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당의 ‘3+1’ 무상복지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는 무모한 얘기로 국가재정은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라면서 “무상복지에 투입하는 돈은 30~40대의 노후자금으로, 30~40대는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택, 의료와 같이 예측 불가능하고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선택적 복지를 비판하며 보편적 복지가 대세임을 거듭 강조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민생이 이념공세를 이기고, 복지가 토건주의를 이겼다.”면서 “보편적 복지는 이미 시대의 흐름이 됐고,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전략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회의에 앞서 당내 보편적복지특위 회의에도 참석해 격려하기도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대 보수, 복지 대 반복지라는 선명한 대결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면서 “이는 총선과 대선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포스코, 아이디어 장터 분기마다 열어

    포스코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생발전’의 하나로 오는 10월 6일부터 매분기 한 번씩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사고팔 수 있는 오프라인 시장인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사업가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것이다. 포스코는 사업성이 우수할 것으로 판단되는 아이디어에 대해 비즈니스 인큐베이팅과 엔젤투자를 병행한다. 참가희망자는 9월 22일까지 관련 홈페이지(www.onoffmix.com)에 아이디어를 올려 채택되면 사업화 가능성을 진단받을 수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Mr. 애플’ 몽상·배짱·도전으로 썩어가는 사과 명품으로 바꿨다

    ‘Mr. 애플’ 몽상·배짱·도전으로 썩어가는 사과 명품으로 바꿨다

    “늘 갈구하고 겸손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 2005년 검은 예복 차림의 중년 신사가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단에 섰다. 세상 밖으로 나갈 청년들에게 그가 던진 화두는 ‘결핍’과 ‘창의력’이었다. 스티브 잡스(56).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대학 중퇴자. 심지어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암 투병 중인 이 사내는 늘 배고팠다. 빈 곳을 채우려 완벽함을 좇았다. ‘지구상 최고의 최고경영자(CEO)’로 칭송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결핍과 몽상의 결합… 혁신적 제품으로 “잡스가 위대한 건 천재여서가 아니다.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배짱 덕이다.”(잡스 전기 작가 앨런 더치만) 잡스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몽상’과 ‘배짱’이다. 늘 꿈꿨고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쉼없이 도전했다. 스물한 살 되던 1976년 선배이자 엔지니어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립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잡스의 학력은 리즈대 한 학기를 마치고 중퇴한 것이 전부였지만 선불교 등 종교에 심취했고 인문학에 몰두하면서 얻은 직관과 몽상가적 기질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잡스의 상상력과 워즈니악의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개인용 컴퓨터(PC) ‘애플 Ⅱ’는 대히트였다. 4년 만에 100만대가 팔리며 ‘애플 제국’의 탄생을 알렸고, 순식간에 정보기술(IT) 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직관을 앞세운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이 문제가 됐다. 잡스는 자신이 영입한 또 다른 경영진과의 마찰이 깊어졌고 결국 권력 다툼 끝에 ‘사표’를 냈다. 첫 시련이었다. ●어떤 위기도 짊어지는 ‘배짱’… 애플 제국을 만들다 “애플에서 해고당한 일은 최고의 사건이었다. 성공에 대한 부담 없이 창의적 시기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졸업연설 중) 잡스는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중압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업에 도전했다. 컴퓨터그래픽 업체(CG)인 픽사가 디즈니와 손잡고 만든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성공을 시작으로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잡스를 잃은 ‘사과’(애플)는 걷잡을 수 없이 썩어갔다. 결국 애플은 잡스 소유의 PC업체 ‘넥스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의 신’을 다시 불러들인다. 13년 만의 복귀. 명예회복을 벼르던 잡스는 “연봉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한다.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고집한 잡스지만 ‘창의적 DNA’에서 나오는 제품은 너무나 혁신적이었다. ‘승부사’ 잡스는 개발자가 만든 제품 중 ‘소비자가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직관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감성의 옷을 입혀 시장에 내놓았다. ‘디지털 음악의 혁명을 이뤘다.’는 음악재생기 ‘아이팟’(2001년)과 터치폰 방식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아이폰’(2007년), PC의 몰락을 이끈 태블릿PC ‘아이패드’(2010년) 등 잡스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은 여지없이 히트했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애플은 잡스 취임 뒤 10여년 만에 세계 시가총액 1위(3372억 달러·약 364조원) 기업이 됐다. ●재발 암 이식 간에 전이?… 건강 악화된 듯 하지만 잡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2003년 췌장암이 발병한 것. 치료를 위해 사임 전까지 세 차례 병가를 내면서도 ‘아이패드 2’ 등 신제품 발표회에는 꼭 자신이 직접 나섰다. 하지만 ‘오뚝이’ 잡스에게도 병마는 의지만으로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웠던 듯하다. 그는 24일(현지시간)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잡스에게 건강 문제가 생겼다면 ‘아일렛 세포 신경내분비계 종양’이 재발하고, 2009년 이식한 간으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잡스가 앓고 있는 종양은 재발할 경우 장기 이식의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1월 병가 이후 주주총회 등에서 꾸준히 CEO 승계안이 논의된 데다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키로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CEO직 승계에 따른 혼란을 줄이려고 적절한 승계 시점을 찾았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국진·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내년 총선·대선 여야 무차별적 ‘복지 포퓰리즘’ 우려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내년 총선·대선 여야 무차별적 ‘복지 포퓰리즘’ 우려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결과를 보지 못한 채 끝남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간 무차별적 복지 경쟁이 펼쳐질 공산이 한층 커졌다. ‘보편적 복지’를 앞세운 민주당의 복지 공세에 한나라당이 맞불을 놓을 경우 복지 이슈는 향후 각종 선거전의 뜨거운 화두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자칫 ‘복지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됐지만 표심을 얻을 수 있다면 영혼까지 팔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복지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실제로도 민주당은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복지 인프라 확대 기반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무상급식·보육·의료와 반값등록금, 주거복지, 비정규직 대책 등을 포괄하는 ‘3+3’ 보편적 복지정책을 내년 총선과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박선숙 홍보전략본부장은 “민생의 요구로서 복지를 확대하고 확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서울 시민의 뜻을 받들어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복지 공세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복지 경쟁에서 밀리면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참패를 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내에서 복지 정책의 방향과 폭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복지 추구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복지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준표 대표는 주민투표 종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서민 대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친서민 정책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앞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학등록금 인하에 이어 무상보육론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방침을 뒷바침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공생 발전’도 복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의 관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주민투표가 거부와 참여로 나뉨으로써 공개 투표화됐는데 이는 총선이나 대선과는 성격이 다른 주민투표의 자체적인 한계를 보인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주제로, 어느 진영에서 주민투표를 제기해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진보적 유권자들이 애초에 투표를 거부한 상황에서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건 것이 보수적인 유권자를 결집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겠지만 중도 부동층에게는 그다지 호소력이 없었다.”면서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이번 투표 결과는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 주는 함의가 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與 늑장발동·野 거부운동 ‘합작’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與 늑장발동·野 거부운동 ‘합작’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정치권의 ‘대책 없는 복지 경쟁’을 막아내지 않으면 망국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오세훈 시장의 타협 없는 소신에서 시작됐다. 그는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장직까지 걸면서 시민들에게 진정성을 호소했다. ●33.3% 넘기기 애초부터 무리 그러나 민주당은 주민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하고 투표 거부 운동에 나섰다. 연일 이번 투표가 오 시장의 대권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 시장을 거세게 공격했다. 한나라당조차 초기엔 “이겨도 고민, 져도 고민인 투표를 왜 하느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면서 뒤늦게 당력을 집중시켰지만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투표율 33.3%를 넘기기란 애당초 무리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역대 재보선 투표율도 40% 안팎이다. 지난 4월 27일 치러진 서울 중구청장 재·보궐선거 투표율도 31.4%에 불과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의 능동적인 투표거부 운동도 투표율 미달에 주효했다. 민주당 구청장들이 대다수인 서울시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구청장이 있는 일부 구는 투표소 주변에 주차단속요원을 집중 배치하거나 투표 관리인들이 점심시간 등에 자리를 비우는 등 교묘하게 투표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공휴일 아니고… 수해도 영향” 손원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교수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복지는 중요한 선거 화두였고, 내년 선거 화두도 복지가 될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를 거부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재보궐 선거나 주민투표가 원래 투표율이 낮은 데다 정기적인 총선처럼 공휴일도 아니고, 수해가 난 것도 투표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광삼·강주리기자 hisam@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갑과 을이 함께 사는 세상

    [박명재 세상 추임새] 갑과 을이 함께 사는 세상

    인간은 타인과의 상호활동과 작용·접촉을 통하여 살아가며 여기서 사회생활이 이루어지고 사회관계가 형성된다. 영국의 헨리 메인이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신분적 관계에서 벗어나 계약적 사회로 바뀌면서, 우리 각자는 생활과 사회 각 영역에서 갑(甲)과 을(乙)의 관계를 맺고 일명 갑과 을의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흔히 통상적 관념은 당사자 관계에 있어서 갑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을, 을은 열등적 지위에서 갑에게 예속되거나 추종해야 하는 약자적 입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요즈음 30년이 넘는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 민간인 신분으로 바뀐 후 부쩍 사회관계에 있어서 이 갑과 을의 관계라는 화두를 자주 떠올린다. 나의 과거와 현재는 갑인가 을인가 하는 물음과 함께 갑과 을로 살아가는 세상살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혜는 무엇인가를 곱씹으며 천착하게 된다. 갑과 을에 대한 첫번째 생각은 이 세상에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영고성쇠가 있고 변화무쌍한 현대사회에서 어느 누가 영원히 변치 않는 독점적, 우월적 지위에서 갑의 위치를 누리고 살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을 갑과 을이라 생각하여 환희하거나 실의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간직해야 할 진리이다. 갑의 지위도, 을의 위치도 솔로몬이 갈파했던 “이것 역시 곧 지나가는 인간사·세상살이의 한때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그 성격과 기준·구분이 분명하지 않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와 국민, 공무원과 민원인, 수요자와 공급자, 국회의원과 선거 구민, 은행과 소비자, 학교와 학생의 경우 도대체 어느 쪽이 갑이고 어느 쪽이 을인가? 계약관계에 있어서 갑은 먼저 기준이 되는 자, 중요하고 우선시되는 자로서 계약관계의 주도권을 쥔 자를 말하지만, 사회관계에 있어서 갑과 을은 그 대칭관계가 분명치 않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선거가 있을 때 분명 국민은 갑의 위치를 실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달라지고, 수요자는 공급자에 비해 분명 갑의 위치이지만 독점과 품귀현상이 일어나면 금방 을의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완전한 갑도, 완전한 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갑과 을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이 갑과 을이 대척·갈등하지 아니하고 어떻게 서로 공존·공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먼저 갑과 을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과 인식, 좀 더 나아가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세상에는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존재할 수 없고 완전한 갑도, 완전한 을도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기본인식을 갖는 것이 갑으로 살든, 을로 살든 꼭 필요하고 현명한 지혜라고 생각한다. 갑과 을은 결코 상호 대치관계나, 일방적인 주종관계나, 또 강자와 약자의 약육강식 관계가 아니라 갑은 을이 있으므로, 을은 또한 갑이 있으므로 존재하는 상호의존적 관계인 동시에 서로의 계약과 활동이 영위되는 상호 활동적 관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 기업과 사회활동의 동반자로서 함께 공생·공영하겠다는 동반성장의 정신, 그리고 서로가 종속이나 일방적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적 보완관계라는 파트너십의 문화가 자리잡을 때 우리사회는 보다 밝고 정의롭고 조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성역처럼 갑과 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비롯, 각 부문에 걸쳐 갑과 을의 부당한 계약관계를 어느 정도 정부가 개입하여 공존·공영의 제도적 관계로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메시지이다. 내가 강자인 갑이라는 우쭐한 생각도, 내가 약자인 을이라는 움츠린 생각도 둘 다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과 지혜가 아니다.
  • [사설] 민심 새겨 복지를 새롭게 고민하라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표가 투표함을 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개표 요건인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해 개표 절차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2011년 서울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식판전쟁’이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투표 정국이 걱정스러울 만큼 왜곡된 모습으로 전개된 데다 여야와 보수·진보단체 등으로 양분된 찬반 진영이 선거판을 엉뚱하게 키워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이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정쟁을 확대 재생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모두 서울 시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복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투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다. 한쪽이 얻고, 다른 쪽이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바람직한 학교 급식 방식을 서울시민에게 물어서 결론을 얻기 위해 서울시가 발의한 것이다. 여러 복지 정책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런 정책 투표이자 지역 투표가 정치 투표, 전국 투표 양상으로 왜곡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오세훈 시장의 책임이 크다. 정책 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워 본질을 흐렸다. 서울 시민들은 이번 투표를 앞두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서울시 살림이란 지역 문제에 국한된 것인지, 국가 재정이란 나랏일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경계가 애매모호했다. 그 출발점은 오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소통 부재다. 양측은 결국 정답 없는 문제를 서울 시민에게 내던지고 답을 강요한 셈이다. 정치권은 정략적인 접근으로 왜곡을 더 키웠다. 주민투표에 중앙당이 개입한 것도, 총력전을 편 것도 방법론에서는 위험한 시도였다. 모두가 편 가르기를 반성하고, 복지 논쟁을 정상의 궤도로 되돌려 놓아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의 경우 서울에서 전체 선거인의 18.1%를, 유효 투표 수의 39%를 얻어 압승했다. 이번 투표에 응한 유권자 대다수가 서울시안에 찬성 입장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지지는 결코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은 패배로, 야당은 승리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은 무리한 발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이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부풀리는 것도 서울 시민의 민심을 꿰뚫어 보지는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오 시장의 사퇴와 관련된 ‘꼼수’를 부리려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 역시 서울시정과 정국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번 투표를 계기로 복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화두로 굳어졌다. 과열된 투표 정국은 역설적으로 온 국민이 복지에 관심을 쏟게 만들었다. 정치권에는 내년 총선·대선 전략으로 포기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슈가 됐다. 국민의 뜻은 서울 시민의 표심을 통해 표출됐다. 국리민복이라는 국정의 큰 틀에서 복지정책을 펴라고 엄중히 주문했다. 한나라당이 반(反)복지를 하자는 것도 아니며, 민주당이 재정파탄 복지를 바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정쟁용 복지가 아니라 재정건전성 복지, 미래형 복지를 진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하길 바란다.
  • “經協 매개로 북한 이끌어내 동북아 평화보장 지렛대로”

    “經協 매개로 북한 이끌어내 동북아 평화보장 지렛대로”

    사할린 가스관 연결, 시베리아 횡단 철도 등을 골자로 한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방안은 지난 참여정부 동북아시대위원회에서 마련했던 동북아경제공동체방안의 일부다. 당시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할린에 진출한 석유 메이저들이 가스관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직간접적으로 의사타진도 이뤄졌었다.”면서 경협사업의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을 동북아 지역사회로 이끌어 내고 동북아 지역 평화와 안보를 보장받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협의를 잘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북아경제공동체안 2006년 첫 보고 →동북아시대위원회의 구상은 무엇이었나. -큰 화두는 가스, 원유, 전력, 철도 분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동북아 사회로 이끌어 낸다는 것이었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실무적으로 깊이 검토해 보라는 지시가 있었다. 아이디어를 상당히 세밀하게 다듬은 수준까지 갔으나, 북한 핵문제가 악화되고 남·북·러 간의 협력이 어려워 실제 진척까지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경제협력은 어느 정도까지 추진됐었나. -철도연결은 러시아 철도공사와 코레일이 자주 회동을 가졌었다. 천연가스 사업은 가스공사가 사할린에서 연간 150만t을 들여오기로 하는 성과도 있었다. 당시 사할린에 진출한 다국적 석유 메이저들이 관심이 많았다. 특정 회사와는 직간접적으로 의사타진도 했다. 복합 물류사업은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철도와 해상물류를 연결하는 복합물류 사업은 부산항~나진항을 러시아·유럽 철도망과 잇는다는 구상이었다. 대규모 물류, 해운회사가 참여하는 1차 컨소시엄까지도 구성됐었다. ●北은 中의존 벗고 러는 존재감 회복 →남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사업이 잘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만성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은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우리는 안보 레버리지가 생기는 것이다. 협력사업에는 항상 대화와 실무 접촉이 일어나야 하고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기능적으로 신뢰가 쌓이면 북한이 도발을 일으키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협력사업을 많이 하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도 보장이 되고, 남북한에도 여러 측면에서 이득이 된다. ●북·러는 합의… 남북 대화만 남아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면 러시아를 잡는 게 방법이다. 러시아도 북한을 잡음으로써 동북아 지역에서 소련 붕괴 후 잃었던 존재감을 다시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는 나진항에도 깊은 전략적 필요성을 갖고 있다. 러시아 접경지역인 하산과 북한 나진 사이에는 철도가 연결돼 있다. 중국이 나진에 도로와 철도를 놓는다는 것은 러시아가 수수방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는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의에 초청할 수도 있다. 중국을 적절히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 →남·북·러 경제협력사업이 잘되려면? -수행원 명단에 강석주, 김계관이 있다는 것은 6자회담과 핵문제의 앞날에 대해 더불어 얘기하자는 뜻이다. 가스관 사업이 잘되려면 이런 것들(핵문제 등)이 패키지로 묶여서 풀려야 한다. 지난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원론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고 본다. 북한과 러시아도 합의를 했으니 이제 남은 건 남북이 대화를 잘 해서 이 문제를 실무차원에서 협의하는 것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新베트남 기행] 박물관들의 화두는 ‘독립·저항’ 하지만 건물은 中·佛 형식 일색

    [新베트남 기행] 박물관들의 화두는 ‘독립·저항’ 하지만 건물은 中·佛 형식 일색

    해외여행을 가면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으로 박물관을 꼽는다. 박물관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한 공간이어서 한 곳에서 역사와 문화를 일별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국립박물관의 전시는 그 나라가 국민과 외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모은 극히 의도된 연출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베트남 여행에서 필자는 ‘보여주고’ 싶은 역사와 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현실의 간극을 재어 보았다. ●거리엔 식민지 역사 고스란히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는 시가지풍경에서 프랑스식 건물이 의외로 많았다. 하노이시내와 시내를 벗어나 할롱베이로 가는 길가에는 2, 3층의 프랑스식 주택이 이어져 있다. 창문 앞에 베란다를 마련하고 베란다 양쪽에는 상단에 장식을 입힌 기둥을 세우고 지붕에는 삼각 첨탑을 올린 주택이다. 베란다 주택은 비나 햇볕에서 건물을 보호하고 무더위와 습기에 적응하는 열대 건축양식이면서 동시에 인도, 싱가포르, 홍콩에도 널리 세워졌던 콜로니얼 건축양식이기도 하다. 북부지역에는 프랑스풍 주택이 많았던 반면 중국식 주택은 적었다. 프랑스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지 않았던 하노이를 중심으로 하는 북부베트남에 왜 중국양식의 주택보다 프랑스풍의 주택이 많은가? 이러한 의문은 중부와 남부 베트남과 비교하면 더욱 강해진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우옌 왕조의 근거지였던 중부베트남의 후에나 호이안에도 서구식 주택이 많이 보이나 보다 단순화된 스타일이다. 그런데 프랑스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은 호찌민 시에는 프랑스풍 민간주택은 상대적으로 가장 적게 보였다. 현재의 주택양식에서 보자면 베트남은 유교와 한자, 조공체제를 근거로 한 동아시아세계의 일원으로서의 ‘월남’과는 거리가 멀다. 동아시아로서 월남의 역사는 박물관에 있다. 베트남의 역사는 북으로는 항거하고 남으로는 팽창하며, 중국 쪽에는 왕이라고 굽히나 주변국에는 황제라고 위세 부리는 ‘북거남진 외왕내제’(北拒南進 外王內帝)의 8자로 압축할 수 있다. 하노이 역사박물관에는 토기 등 고대의 발굴품, 불상, 도교사원, 발굴선박, 한문으로 된 고서, 나전칠기, 벽화, 병풍, 조각 등이 대체로 시대 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전시품은 중화문명화의 과정을 밟았던 베트남의 역사를 보여준다. 박물관에서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민족의 독립에 관한 대형 역사화였다. 1, 2층에 몽골 침략을 저지한 역사화와 1945년 9월 2일 독립선언의 역사화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실물을 전시하며 말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데, 굳이 대형역사화를 내걸어야 할 필요를 느낄 정도로 역사화 자체에 박물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그 의도란 중국에 저항한 역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겠다. 원나라 침략을 저지한 역사화는 호찌민의 역사박물관에도 입구에 대형 조각화로 내걸렸을 만큼 중국대륙에 대한 저항 역사는 베트남인의 대중적 역사인식에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몽골 침략 저지 대형역사화 전시 그러나 하노이 박물관의 전시에는 프랑스가 지배한 60여년 식민지의 역사는 소략하고, 수탈이나 착취를 강조하는 전시보다는 독립투사의 사진이 걸린 정도다. 일본의 5년 지배에 관한 전시도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프랑스와 미국과 싸운 1, 2차 인도차이나 전쟁도 역사박물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프랑스풍의 주택이 많은 점을 이러한 박물관의 전시에 비추어 보면, 프랑스에 지배받은 역사를 수탈과 착취 혹은 차별의 역사로 기억하기보다는 서구문명의 세례를 일찍 받은 점을 역사적 자산으로 삼는 인식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노이의 건물들은 대개 1975년 이후의 것으로 짐작된다. 미군의 잦은 폭격으로 전통적인 시가지가 온전하게 남았을 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 집을 지을 때 주택의 모델을 남부베트남의 프랑스풍에서 구한 것은 당시 문화대혁명의 회오리에 빠져있던 중국보다는 역사 속에 새겨진 프랑스문화에 대한 선망이 우선되었고 도이머이 이후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 선망은 더욱 주택 신축에 강하게 투사되었을 법하다. 열대가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이듯이, 열대의 베트남은 문화적 다양성을 품고 있다. 열대의 정글은 인간의 이동을 어렵게 만들고 따라서 국가적 통일성보다는 지역문화에 강한 독자성을 띠게 한다. 베트남의 역사에서 왕조의 이합집산이 거듭된 배후에는 고유한 지역문화를 바탕으로 한 토착세력이 있었다. 종족이라는 혈연적 유대가 사회조직의 바탕이고 사투리가 발달한 것은 그 증거의 하나이다. 지역문화의 대표적인 존재는 참파 문화이다. 2~17세기에 걸쳐 베트남 중남부에 존재했던 참파 왕국의 문화는 하노이 박물관에서도, 호찌민 박물관에서도 일정한 전시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발전 후 건물에 ‘선진국 선망’ 반영 호이안의 역사마을은 1990년대 이후 옛날 건물을 복구하여 마을을 재조성하고, 옛 건물이 수많은 화랑과 상점을 이루면서 여기저기 산재한 작은 박물관으로도 활용되었다. 1층 입구는 그림을 파는 화랑이면서 1층 안쪽과 2층을 박물관 전시실로 꾸몄다. 건물과 전시실이 역사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화랑이나 상점의 역할을 겸한 것이다. 웅장한 대형 박물관은 관람객을 쉽사리 지치게 만드나, 지척에 산재한 작고 아담한 박물관은 구경꾼이 자신의 시선으로 유물에 말 걸기가 수월하다. 후에의 궁궐에는 복구하지 않은 루문과 건물이 탈색되거나 혹은 반쯤 허물어진 그대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세월의 상처를 실감시키는 탈색되고 허물어진 유적이야말로 훌륭한 역사 교재였다. 글 사진 하세봉 한국해양대학교 박물관장
  • [관가 포커스] ‘오락가락’ 환경부 정책

    [관가 포커스] ‘오락가락’ 환경부 정책

    요즘 환경부의 화두는 소속 기관장 인선과 본부 국·과장들의 인사 이동이다. 한라산과 오동도 관리권 국가 환수 문제도 뜨거운 이슈가 됐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장(1급)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인 자리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달째 계속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기관인 환경과학원장 자리는 관례적으로 내부에서 승진 또는 전보 발령돼 왔다. 하지만 특정 외부 인사(P교수)가 낙하산으로 내려온다는 소문이 나면서 과학원은 물론 환경부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내부 승진을 기대했던 당사자들은 물론 직원들조차 “환경부가 자기 몫까지 빼앗겨서야 되겠느냐.”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정 인사 앉히기 위한 수순? 1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낙점된 인사를 환경과학원 수장에 앉히기 위해 ‘개방직위’로 관련 법까지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P교수는 정부 타 기관 공모에도 원서를 냈다가 탈락된 인물로 ‘운하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직원들은 “안 되면 말지 굳이 법까지 바꿔가며 특정 인물을 앉히려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어쨌든 계속 늘어지는 인사 때문에 수군대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부 스스로 국민적 신뢰 훼손 이 외에 국립공원 관리 환수권과 관련해서도 줏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가 국립공원 관리업무 일원화를 위해 한라산 관리업무를 국가에 환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청와대 참모와 한나라당이 대통령에게 건의해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정부와 제주도가 득 될 것 없는 사안에 헛심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이뤄진 조치다. 결국 환경부는 한 달 넘게 제주도 현지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부산을 떨었는데 헛발질만 해댄 셈이다. 환경단체의 한 간부는 “중앙정부 정책이 지방정부 논리에 의해 ‘왔다 갔다’ 하는 모양새가 우습다.”면서 “정부가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처사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른 환경부가 어떻게 이미지를 만회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박형준 靑사회특보 “15代 때처럼 거물·신인 영입해야 산다”

    박형준 靑사회특보 “15代 때처럼 거물·신인 영입해야 산다”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는 18일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핵심화두로 제시된 ‘공생발전’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글로벌 외교를 한 경험과 거기서 비롯된 통찰, 3년 반 동안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얻은 종합적인 인식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박 특보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생’이라는 표현도 이 대통령이 직접 말씀을 해서 그 말을 가지고 경축사를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생발전이 대기업 압박 아니냐고 하는데. -압박이라고 느끼지 말고 위기 속에서 대기업이 더 잘되기 위해서 어떻게 책임을 더 질까 하는 인식이 더 중요하다. 대기업 최고경영진 사이에서는 이런 인식이 상당히 확보됐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미흡하다. 대기업을 혼내고 중소기업을 위한 게 아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2000억원 사재 출연 발표는 사전 교감이 있었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점이 잘됐다. 정무수석을 할 때 정 전 대표와 자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상당히 그런 마음, 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정부가 감세 철회로 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아니다. 성장률을 높이려면 감세가 도움이 된다. 세원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세입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통령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나. -대통령이 가진 인식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말씀을)안 하고 있을 뿐이다. →투표가 6일 남았는데 전망은. -쉽지 않은 싸움인 것만은 틀림없다. 핵심은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하느냐, 전면적으로 하느냐가 아니다. 앞으로 나라의 정책 기조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다. 프레임(정책틀) 싸움이라고 본다. →만약 투표에서 지면 오 시장이 물러날 수도 있고 10월쯤 선거를 해야 하는데. -진퇴는 오 시장 개인의 거취 문제로 생각할 사안이 아니다. 시장은 혼자서 된 게 아니다. 여권 전체의 스케줄 및 전략과 맞아떨어져야 된다. 혼자 책임지고 할 건 아니다. →남북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이번에도 고민을 많이 하셨다. 전향적으로 풀어 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늘 대한민국이 일방적으로 베풀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뒤로 돌아가는 건 안 된다는 것이다.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관계를 새롭게 열 수 있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대일관계는. -넓고 큰 시야로 봐야지, 즉자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일이 미래를 향해 가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동북아와 세계에 이익을 주는 차원에서도 이를 악화시킬 장애물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우리 영토다. 대통령으로서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다. 독도는 열려 있다. 다만 (방문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 총선 전망은. -어렵다. 야권이 통합되면 특히 그렇다. 총선이 어려우면 대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 →부산·경남(PK)이 더 어렵다고 보나. -핵심적 지역이 수도권과 함께 부산·경남이 될 것이다. 부산·경남은 이전과 달리 텃밭이라고 보기 어려워 격전지가 될 가능성 높다. 지역주민의 여망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 얘기도 있는데. -내가 함부로 말할 건 아니다. 수치로 하는 건 논란만 일으킬 소지가 있다. →여권에선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의 공천 방식을 많이 얘기한다. -당시 민자당이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고, 두 가지 공천 개혁을 했다. 하나는 범여권의 거물 정치인을 영입했다. 이회창, 박찬종, 이수성씨 등이 그때 영입됐다. 국가지도자급의 무게감을 갖는 인물들이다. 또 개혁 성향의 정치 신인들도 대거 수도권에 배치했다. 그 결과 처음 수도권에서 여당이 이겼다. 그 정신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다만 당시는 제왕적 총재가 있어서 위로부터의 개혁이 완벽히 가능한 여건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력관계도 복잡하고, 누가 일방적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그만큼 지금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방식이 요구되는 것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영향력은. -잠재적 파괴력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 부산·경남이 무주공산 비슷한데, 이곳에 기반을 둔 야권의 지도자다. 그러나 대선 지형은 총선 이후에 새롭게 짜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으로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앞서 있다. 박 전 대표의 장점은 핵심 지지층이 견고하다는 것이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과는 다르다는 말인가. -대세론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이 전 총재보다는 상당히 견조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당장 흔들릴 요인도 없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이후 관계개선은. -그 얘기는 하지 말자(손사래). 뻔한 얘기로, 괜한 오해만…. 뭐 잘되고 있다. 채널은 다 있다. →대통령이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인사에 있어서 분명히 국민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청문회 제도 하에서 인재풀이라는 게 좁을 수밖에 없다. 5년 단임제 하에서 인사를 탕평으로 하라고 자꾸 얘기하는데,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로 대선 때 기여한 사람 다 자르고 하라는데 쉬운 일인가. 대통령은 누구와도 대화하는 스타일이다. 대통령 자신이 귀를 막고 있거나 닫힌 사람은 절대 아니다. →여권에서 동남권 신공항 얘기를 다시 하는데.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영남권에서는 한번 속았다는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을 포기한 건 정치적 유불리를 배제한 결정이었다. 김성수·윤설영기자 sskim@seoul.co.kr
  • [공생의 해법] ‘대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 국회 공청회 지상중계

    [공생의 해법] ‘대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 국회 공청회 지상중계

    →“모시기가 왜 이리 어렵습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십니까.” -“예.” →“국회는 국민을 대표합니다. 왜 국회를 무시하고 능멸하는 태도로 일관합니까.” -“저는….” →“전경련 문건에 ‘반기업 성향의 민주당 당사에서 침묵시위를 해보자. 양극화 5적을 말해 보자’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무시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밉니까.” -“하여튼 그런 일이 신문에 나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드립니다.”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주최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서 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사이에 오간 문답이다. 지경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공청회를 단단히 별러 왔다. 지난 6월 29일에 열렸던 1차 공청회에 허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은 물론 주무 장관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불참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에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가 여론이 들끓자 17일 급히 되돌아와 정오쯤 공청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생발전’이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이날 공청회를 뜨거운 관심 속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과 대기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예상보다 매섭지는 않았다.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어떻게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를 놓고 벌이는 토론이 주류를 이뤘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사전에 “너무 심하게 대기업을 몰아세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정책 질의에 집중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과 경제단체장, 장관, 전문가 등 공청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상생’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났다. 의원들은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했고, 재계는 자율적인 조정을 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어느 한쪽이 잘된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원하는 데 대기업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대·중소기업 간 다양한 형태의 협력관계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입장은 달랐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은 불합리한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설정, 불공정 거래 개선을 원하는데, 중소기업의 힘만으로 안 되니 정부나 국회가 조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과 대기업의 온도 차도 드러났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과 허창수 회장의 문답이다. →“대기업은 고환율과 감세 정책으로 성장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은 늘어만 갑니다.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확산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생발전’을 외칠 때까지 왜 자율적으로 시정하지 못했습니까.” -“(대기업들도) 대단히 많이 노력했습니다. 일부 잘못된 사람들 때문에 (그런 정서가) 확대재생산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K리그 축구선수들의 승부 조작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는 대기업에 징벌적 과세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허 회장은 일부 수긍했다. →“승부 조작에 개입한 K리그 선수들이 영구 제명된 것 아시죠.” -“압니다. 저도 구단주입니다.”(허 회장은 FC서울 구단주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배제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보는데 동의합니까.” -“모든 기업이 그런 게 아니라 일부 회사 때문에 욕을 먹고 있습니다. 법으로 페널티를 충분히 줘야죠.” 허 회장은 법인세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과 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이 “전경련이 나서서 (정부에) 감세 철회를 요구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의하자 “법인세 감세로 (기업의) 투자가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원들이 “기업 투자가 늘었다면 일자리 역시 늘었어야 한다.”고 반문하자 허 회장은 “제가 갖고 있는 자료로는 지난해 30대 그룹 고용이 106만명으로 2009년에 비해 9만명 이상 증가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정 의원이 “정부는 앞으로도 법인세 2%를 감세하겠다고 한다. 추가 감세에 대해 재계에서 ‘절박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허 회장이 지난 6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한 것을 질책했다. 이에 허 회장은 “우리 회사(GS그룹) 임직원 자녀의 등록금은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 임직원들까지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썼다. →“회장으로 계신 GS그룹은 금성이 모태죠.” -“네.” →“금성이 만든 제품을 사랑했지만, 고장도 자주 났습니다.” -“허허허.(웃음)” →“일제를 써도 되는데 금성을 쓴 것은 애국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젠 재벌들이 국민을 위해 보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창구·이재연기자 window2@seoul.co.kr
  • “재정건전성 강화 위해 내년 예산 엄격히 검토”

    “재정건전성 강화 위해 내년 예산 엄격히 검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재정건전성을 위해 내년 예산을 엄격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해 “이번 사태는 사회 전반적으로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보약과 같다.”며 “내년 예산도 재정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엄격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므로 각 부처에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균형재정을 2013년에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복지 공약을 쏟아내는 정치권과 재정 당국인 재정부의 충돌이 더욱 표면화될 전망이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공생발전을 화두로 제시한 것에 대해 “각 부처가 공생발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생발전을 위한 정책 과제는 사회 여러 부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한두 부처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며 “모든 부처가 열린 자세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며 사회 각 분야가 공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민간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회에 계류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법, 항공법 개정을 전제로 정부가 보유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의 일부를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정부가 100% 소유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지분 49%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은 상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아차 노사 사회공헌 새 모범

    기아차 노사가 극적으로 2차 임금협상안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1차 임금협상안이 부결되면서 자칫 노사 갈등이 불거지는 듯했으나 노사가 마라톤협상 끝에 2차 합의에 성공하면서 한층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차 협상안은 ‘임금 줄다리기’란 관행에서 벗어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근로복지 향상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밤샘 논의를 거친 끝에 17일 새벽 극적으로 2차 잠정 임금협상안을 도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아차 노사의 2차 협상안은 1차 임금협상안에 ▲교통사고 유자녀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50억원 조성 ▲추석 연휴 휴무 1일 ▲재직 중 사망 조합원 유자녀에 대한 고교 장학금 지원 등이 추가됐다. 기아차 노사가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사회공헌기금을 쾌척하는 데에 합의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50억원의 사회조성기금은 교통사고 유자녀(소년소녀가장)에게 앞으로 10년에 걸쳐 특별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동반성장 화두와 맞물려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협력업체 근로 조건에 대해서도 원청사인 기아차 노사가 앞장서서 사내 협력사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또 근로복지 환경 개선 방안도 진전됐다. 추석 연휴에 특별휴가 1일을 실시하고, 10년 이상 재직 중 사망한 조합원 유자녀에게 매년 100만원의 고교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가 협상안에 합의하면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성도 커졌다. 이는 노사 모두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데에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18일 부재자투표에 이어 19일 주·야간조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공정거래 확립이 최우선 과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주창한 ‘공생발전’이 공정사회에 이어 제2의 화두로 떠올랐다. 각계 전문가들은 ‘공생’의 의미와 그에 대한 평가를 언급하면서 지속 가능한 실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공생’은 부익부 빈익빈 등 현재 나타나는 문제 중 몇 가지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다.”며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고, 어떤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느냐의 큰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의 트리클다운(정부가 투자증대 등으로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경기 전체가 부양된다는 이론)이 약해졌는데, ‘공생발전’은 트리클다운을 꾀할 수 있는 화두다.”라면서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회통합과 경제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완전 폐지, 금산분리 대폭 완화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재벌정책을 많이 폈는데, 그 결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다.”며 “늦긴 했지만 바람직한 변화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의 분위기를 확산하는 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단순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균형 잡힌 국가발전 모델을 세우는 건 당연하다.”며 “문제는 각론”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교육, 경제 등 부문별 전략을 세운 뒤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공생발전을 추진할 종합적인 싱크탱크와 각 부문별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 교수는 “향후 복지나 친서민 정책이 더 강화되고, 경제 정책도 공정거래 쪽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 사람들의 행동 변화, 실제 효과 등을 고려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생발전의 제1 과제로 ‘공정거래 확립’을 꼽았다. 권영준 교수는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총제를 부활시켜야 하고, 공정거래 차원에서는 담합이나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내부자 거래 등 공정거래를 해치는 행태를 보다 강한 잣대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권 출범 때 세금감면, 규제완화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했는데 그에 대한 정리도 없는 데다 정권 초기의 기치와 다른 개념을 내놔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지금의 영국 캐머런 정부는 보수당의 뼈대인 구(舊)토리주의적 요소를 상대적으로 강조하는데도 이런 소동이 난 겁니다. 이건 꼭 캐머런 정부 탓만은 아닙니다. 그 이전 노동당 정부는 좌파임에도 대처리즘의 토대 위에서 움직였다는 점, 그 대처리즘은 영국 보수당의 지적 기반이자 전통인 구토리주의를 무너뜨렸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수주의의 구원투수로 여겨지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실은 영국 보수주의의 파괴자라는 얘기다. 한동안 인구에 회자됐던 ‘제3의 길’도 대처리즘의 변형에 불과하며, 이게 ‘영국 폭동’의 원인(遠因)이라는 설명이다. 고세훈(56)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의 주장이다. ‘국가와 복지’, ‘영국노동당사’ 등 영국 정치경제사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그를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고 교수가 영국과 복지라는 화두를 틀어쥐게 된 것은 영국이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이자 복지국가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극좌로 흘러가지 않은 노동당의 전통이 한가지 원인이었다. 또 한 가지 요인은 기득권 층의 양심적 후퇴, 혹은 묵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이건 완전 사회주의 법안이잖아.”라고 투덜대면서도 국유화 법안에 서명한 총리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헛소리’쯤으로 치부한 존 케인스(1883~1946) 역시 적자재정 편성을 통한 완전고용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유럽 위기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균형재정을 얘기하는 한국 보수와 다른 면모다. 고 교수는 영국 보수당 역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 모리스 해럴드 맥밀런(1894~1986)을 꼽았다. “귀족 출신 보수주의자였지만 2차대전 직후 집권한 애틀리 노동당 정부에서 전 산업의 20%를 국유화한 정책을 단 하나도 뒤집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계급으로 찢긴 두개의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여야 한다는 원 네이션 토리즘(One Nation Toryism) 전통을 지켜낸 것이지요.” ●“한국 보수, 공동체보다 이해관계 몰두” 보수주의자가 왜 그랬을까. 계급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시장주의는 보수주의자의 적이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계급’이라는 용어 자체를 가장 경멸하는 이들이 이른바 보수입니다. 그런데 투표나 정책 선택에 있어서 가장 계급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다름 아닌 그들입니다. 이게 영국과 한국 보수의 차이점입니다. 영국 보수는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관심이 있지만, 한국 보수는 오직 이해관계에 대한 동물적 감각뿐이지요.” 한국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복지 논의에 대해 고 교수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강력한 보수주의 전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처가 영국 보수주의를 파괴했다는 주장도 이 대목에서 나온다. 대처는 보수주의 대신 시장주의를 택했다. 여기에는 역설적이게도 당내 민주화 문제가 겹쳐져 있다. 원래 보수당 당수는 귀족 출신에 10~20년간 원내 정치 경험을 쌓은 이들 가운데 당 원로들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이가 추대된다. 식료품집 둘째딸이 보수당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전통의 붕괴 덕분이다. 고 교수는 “전통적인 보수당 정치에서 대처가 일종의 외부자(outsider)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덕분에 대처가 보수당의 오랜 전통인 원 네이션 토리즘을 무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진보진영 강령 대중적 언 어로 순화해야”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물었다. 폭력혁명보다 의회민주주의를 신뢰한 노동당의 전략에 대해 당내 좌익그룹들은 극심하게 반발, 탈당하기도 했다. 스웨덴 사민당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계급 국제연대 대신 ‘국민의 집’ 구호를 내걸었을 때 사민당 내 좌익그룹 25%가 탈당했다. “정체성과 관련해 진보진영이 강력한 원칙을 천명하되, 강령이나 원칙을 조금 더 순화된 언어로, 대중적인 언어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회민주주의 국면에서 일반 국민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일각의 ‘종북 논란’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어차피 자연적으로 소멸될 얘기인데 너무 과대평가됐어요. 정말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할 원칙은 다른 것들인데….” 때문에 고 교수는 ‘인물로 보는 영국 노동당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리처드 토니(1880~1962) 같은 이가 있어요. 노동당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가인데 이 사람은 평생 평당원으로 지냅니다. 말년에 노동당에서 공로를 인정해 작위를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이 사람 대답이 걸작이에요. ‘내가 노동당에 무슨 해를 끼쳤기에 이러십니까’ 했답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1980년대에 일부 선보이기도 했는데, 토니가 남긴 책 3부작 번역과 인물평전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고 싶다는 얘기다. 그런데 너무 교과서적이지 않을까. “다들 권력의지를 얘기하는데 교과서적 얘기도 있어야지요. 권력의지가 있되 거기에 압도되지 않을 시각과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대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해요.” 그러면서도 한 마디 덧붙인다. “알고 지내는 정치인 몇몇에게 ‘당대에 살려고 하지 마라. 밀알이 돼라’라고 했더니 ‘모든 정치인은 당대를 산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시장 “낙인감 방지법 처리 왜 미루나” 민주 “투표 자신없으니 괜한 법 들먹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친정’인 한나라당 여의도당사를 찾았다. 파란색 넥타이를 맨 오 시장은 9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오랜만에 당사를 찾은 오 시장의 첫 화두는 일명 ‘낙인감 방지법’으로 불리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서둘러 달라는 요청이었다. 개정안은 학부모의 경제력이 학교에 알려져 급식아동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가 학교 대신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가 급식비를 포함한 교육비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입만 열면 낙인감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는 정당이 법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정치권이 천문학적 규모의 무상복지를 쏟아내고 있는 이때, 국회에서는 부자복지, 세금복지가 아니고서도 해결 가능한 제도 개선안이 관심조차 받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이 열심히 도와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애써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의 투표를 치른다는 것에 대한 부담과 어떤 결과가 나오든 총선에 미칠 영향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지역 의원들을 삼삼오오 만나 식사를 하며 지원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박근혜 전 대표가 자활과 자립을 강조했다는 소식에 오 시장은 화색을 띠며 “꼭 필요한 시점에 꼭 필요한 말씀을 해 줬다.”고 반가워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말씀이 제 생각과 맥락을 같이한다. 복지에 대한 문제점을 잘 알고 파악한 상태에서 나온 가장 바람직한 언급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표와 큰 틀에서 복지 철학을 같이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친박 진영의 더딘 움직임에 자극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 시장은 투표결과에 따른 시장직 연계에 대해서는 “당내 분위기는 만약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주민투표 결과가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돼서 혹시라도 사퇴하게 되는 경우, 보궐선거에서 승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바탕으로 너무 큰 모험이 아닌가 하며 만류하는 입장도 있다.”면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의 “투표율 25% 미만이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같이의 가치’ 전면으로… 시장경제 새 방향 제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집권 4년차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공생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격차를 확대하는 발전이 아니라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 돼야 하며,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이 돼야 한다. 또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공생발전”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녹색성장(2008년), 친서민 중도실용주의(2009년), 공정사회(2010년) 등 이전에 나왔던 광복절 핵심 화두와 비교할 때 다소 모호한 개념이다. 최근 강조해 온 ‘상생’이 주로 기업 등 경제 분야의 영역에만 머문다면, ‘공생발전’은 경제,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외연이 더 확대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공생발전은 영문 번역 그대로 ‘생태계형 발전’이라고 말하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밝혔다. 생태계에서 어떤 특정 개체가 크게 늘거나 줄어들면 생태계가 파괴되듯이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발전’(공생발전)하려면 평형과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기업만 커지고 중소기업이 잘못되면 ‘기업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결국 대기업도 망하게 되고, 부유층만 잘살고 중산층이 어려워지면 사회도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시대인식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생발전의 개념이 나오게 된 것은 무한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와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복지국가 모델 등 양대 축이 모두 한계를 보이며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가치체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무한경쟁만을 강요하는 시장경제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소득과 빈부격차가 확대됐고, 일자리 없는 성장 등을 극복할 필요성은 커졌다. 또 복지국가 모델도 유럽국가의 예에서 잘 알수 있듯 결국 재정투입으로 인한 글로벌 재정위기를 초래하는 등 한계를 드러낸 게 사실이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대로 탐욕경영이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이 모두 공생발전의 예에 포함된다. 정치 분야 역시 ‘일국중심정치’에서 ‘글로벌 민주주의’로, ‘이념의 정치’에서 ‘생활의 정치’로 바뀌는 것들이 해당된다. 김두우 수석은 “공생발전은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향하며, 이념 대립, 학력차별, 인종차별, 문화차별 등 구시대적 편견을 지양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공생발전은 이명박 정부의 비전이 진화하고 외연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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