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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국제경쟁력 최고로 키울 것”

    “대우조선 국제경쟁력 최고로 키울 것”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이 내실경영을 통해 안정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 사장은 4일 경남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사장 취임식에서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최고의 국제경쟁력을 가진 영속기업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옥포조선소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전략화두로 ‘호시우행’(虎視牛行)을 선정했다. 호랑이의 눈처럼 전략적 결정은 매섭고 신중하게 내리되, 일단 실행하면 좌우를 살피지 않고 소처럼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는 뜻이다. 고 사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기술전문인력 우대와 적극 육성 ▲주력사업의 내실과 안정 ▲성장동력에 대한 선택과 집중 ▲신뢰 열정 문화의 재현 등 4가지 회사운영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각 조직의 업무전문성 강화와 성과 극대화를 위해 기술·생산·사업·재무·성장동력·경영혁신 등 6총괄 2실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주요 총괄조직들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책임경영을 실시하기 위한 조치다. 고 사장은 또 고졸 신입사원을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설립한 자체 교육기관인 중공업사관학교의 교육 과정을 더욱 심화하고, 이곳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돼 고졸 신화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진영논리보다 인물 보고 찍으라는 말 옳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전남대 특강에서 4·11 총선 참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첫째, 진영 논리에 빠져서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분들이 아니라 국익을 생각하신 분들이 있다면 그분을 뽑는 게 맞다. 둘째, 자꾸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적임자다. 셋째, 증오·대립·분노보다 온건하고 따뜻한 분들이 있다. 인격이 훨씬 성숙하신 분을 뽑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조직화된 소수 이익단체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인물 위주로 투표권을 행사하라는 얘기다. 오늘날 젊은 층의 ‘멘토’로 존경받고 있는 안 원장로서는 적절한 화두를 던진 것으로 이해한다. 안 원장의 지적처럼 현재 우리 정치권은 지역적으로 분화된 잘못된 정치지형에 편승해 분열과 대립을 부추겨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박탈감과 증오심만 자극한다. 그러다 보니 진영 논리에 갇혀 후보자 개개인의 역량이나 인품은 뒷전으로 밀린다. 몇몇 정치인이 잘못된 정치지형을 타파하기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으나 진영의 파고를 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이를 바로잡는 길은 깨어 있는 시민의식밖에 없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오염된 젊은 층이 떨치고 일어서야 한다. 중앙당 위주의 과잉정치,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말을 들어보면 인격을 알 수 있다.’는 조언은 유권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편지나 전언(傳言) 등의 방식으로 불쑥 내뱉는 안 원장의 ‘정치 마케팅’에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애매모호한 행보로 ‘몸값’을 올리려는 기회주의적인 처신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앞으로 원칙과 기본을 환기시키는 선으로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치권도 안 원장의 발언을 아전인수 식으로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
  •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지난달 30일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각 부문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의 현황을 검토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사는 공통세션과 부문세션으로 나눠 공통세션에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기금 조성 방안’과 ‘문화산업 세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부문세션에서는 유통구조 개선, 대중문화 진흥, 규제 개선을 주제로 해 발제와 토론을 했다. 이날의 논의는 각 분야 전문가와 산업종사자들이 참여한 만큼 현안이 무엇이고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 말하자면 현재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토로하는 자리였다. 이날 하나같이 지적한 사항은 ‘표준계약서’ 문제였다. 표준계약서가 산업부문 간 편차는 있으나,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표준계약서는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고, 나아가 산업의 동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영화계에서 최고은 작가, 대중음악에서 달빛요정 이진원씨의 죽음 등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안타까운 희생과 고통을 목격했던 터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표준계약서의 도입과 시행은 절실한 바였다. 문제는 산업주체들이 표준계약서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가이고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상생, 동반성장, 공정성, 정의 같은 용어들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러한 용어들이 우리 사회를 규정한다는 것은 대립과 갈등, 성장과실의 편재, 불공정 현상으로 인한 좌절과 분노가 크다는 의미이다. 체제의 유지,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함께 살아간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생태계는 유기적인 순환체여서 어느 한쪽이 작동하지 않으면 그 여파가 다른 쪽에도 미치게 되고, 결국 생태계의 공멸을 가져온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대중문화예술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것은 산업종사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의 행보이다. 특히 법이나 제도 등 시스템에 관한 내용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비전, 의지, 그리고 조정능력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발전과 퇴행에서 매우 중요한 인자일 수밖에 없다. 표준계약서의 약관화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예술인복지법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 진흥기금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 문화산업 세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국세청과 긴밀한 논의와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처럼 정부 부처와의 사이에서 대중문화예술산업에 대해 정책적 조율을 할 수 있는 당사자는 문화부가 될 수밖에 없고, 문화부에 관련 산업의 현안과 의제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산업주체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산연의 존재는 의미하는 바 크다. 문산연은 2009년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게임, 만화, 공연, 연예 등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모든 단체들이 한데 모여 결성한 협의체로,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및 현안 공유와 현안에 대한 공동대처 등을 통해 문화민주주의 발전과 문화향수 증대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문산연은 관련 단체 간 정보교류 및 의제를 형성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1월 31일 발표한 문산연의 성명서는 이 협의체의 활동 내용을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 성명서에서 문산연은 만화, UCC, 게임 등 문화산업이 학교폭력을 조장하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산연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뿐만 아니라 시급히 연구능력을 확충해야 한다. 연구역량의 확충은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의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으며,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시론] 불확실한 중국 정치개혁의 진로/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시론] 불확실한 중국 정치개혁의 진로/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정치개혁이 화두가 되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의 공작(국정)보고에서 정치개혁을 포함해 곳곳에서 개혁이란 단어를 60여 차례 언급했다. 특히 그는 전인대 폐막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이 없으면 경제개혁이 없다는 과거 발언에 한발 앞서 “정치개혁이 없으면 문화대혁명과 같은 비극이 다시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원 총리의 발언은 당내 정치개혁 논쟁을 일으키고자 한 의도가 보였다. 그가 표방하는 정치개혁은 법에 의한 민주적 선거, 민주적 정책결정, 관리·감독을 실행하고 인민의 알 권리, 참여권, 의사표현과 감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원 총리의 줄기찬 언급에도 당 중앙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지도자들이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 즉 공산당의 영도를 전제로 한 수직적 민주주의 노선을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국가와 사회의 사상, 정치, 조직에 대한 영도권을 갖는다. 어떠한 사회세력도 영도조직에 도전할 수 없다. 권력 교체는 당내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국민의 선택에 의한 권력교체는 인정하지 않는다. 문화대혁명은 공산당 파괴를 겨냥했다. 이 점에서 원 총리의 경고에는 정치개혁이 없으면 문화대혁명 때처럼 공산당 조직이 홍위병이나 혁명적 대중, 인민해방군의 연합세력에 의해 초법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암시되어 있다. 문화대혁명은 당내의 자본주의 성향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질서정연한 정풍운동으로 시작되었으나 급기야 극좌 폭력운동으로 확대되었다. 당 중앙의 노선투쟁이 권력투쟁으로 비화해 중앙 및 지방 당과 정부를 마비시켰다. 최근 신좌파로 알려진 충칭시 당 서기 보시라이 정치국 위원의 실각은 시장 만능주의의 비판과 연관된 부패척결의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보 서기는 마오 시절의 홍색노래를 부르며 조직범죄 척결운동(창홍타흑)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면서 초법적 강압수단을 통해 기업가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반대파를 숙청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일부의 지방간부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 사건은 당 중앙의 노선투쟁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종결되었다. 하지만 원 총리의 정치개혁 필요성에 대한 경고가 중국 사회주의체제의 미래에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보시라이의 실각 파동과 맞물려 인민해방군의 통수권 논쟁도 일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공산당의 영도를 받아 온 인민해방군을 국가 기구의 편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해방군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급기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사설을 통해 “군대를 비당, 비정치화, 국가화하는 것은 잘못된 관점으로 결코 막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당 중앙의 입장에서는 문화대혁명이나 톈안먼사태와 같은 국란에 군대의 정치적 중립은 용인할 수 없기 때문에 군에 대한 당권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중국(북한 포함)의 직업군인들에게는 정치공작과 생산대의 역할이 현대전을 수행해야 하는 전투대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와 불만이 남아 있다. 사영기업과 외자기업 모두 공산당 통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유일한 곳은 구현향진(區縣鄕鎭)의 기층 인민대표이다. 대표는 호구(호적)를 가진 주민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산당의 추천을 받지 않는 독립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당선되었다. 이 기층 인민대표는 해당 지방의 행정을 감시·감독하는 권한을 가진다. 독립후보의 증가는 관료의 전횡과 부패 척결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지방 행정의 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미래 중국의 정치개혁은 공산당의 시민세력에 대한 권한 배분의 의지에 달렸다. 개혁 또한 당 주도하에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 [여야 공약 해부] 10대 어젠다별 새누리·민주 공약 비교분석

    [여야 공약 해부] 10대 어젠다별 새누리·민주 공약 비교분석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1일 19대 총선에 제시한 ‘총선 메니페스토 10대 어젠다’와 여야의 정책 공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성장보다는 분배 등의 경제 민주화와 복지 개선 등을 핵심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서 새누리당은 현행 정책 기조의 부작용 보완 및 개선에 우선순위를, 민주당은 구조적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1순위 어젠다로 제시한 ‘서민 경제 활성화 및 물가 안정’ 부문에 있어서 양당은 모두 가계 부채 및 주거비 경감 등에 역점을 뒀다. 대표적인 것이 ‘반값 등록금’이다. 그러나 양당의 실질적인 경감 방안은 차이를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해 등록금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적극적 재정 투입을 통해 등록금 부담액을 현재의 50%로 줄인다는 입장이다. ●전월세상한제, 한시도입 vs 상시도입 ‘교육+주거’ 부담 경감을 위한 소요 재원은 새누리당이 13조 5437억원을, 민주당이 19조 4000억원을 제시했다. 새누리당은 2018년까지 임대주택 120만 가구 건설로 공공 임대 비율을 10~12%, 민주당은 15%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월세 상한제의 한시적 도입을, 민주당은 상시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 새누리당은 청년 창업 활성화에, 민주당은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대기업의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등 세대별 일자리 나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년 창업이 확산될 수 있는 엔젤투자 활성화 등 창업 생태계 구축을 우선시하고 민주당은 공공기관 등 300명 이상 사업체의 3% 추가 고용 의무 등 제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양극화 해소 및 복지 확대 부문에서 새누리당은 ‘선별적 복지’를,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0~5세 보육비 및 양육수당 지원에 24조 6070억원, 의료비 경감 12조 8436억원 등을 소요 재원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무상급식·보육·의료 등 보편적 복지 공약에 연평균 32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 개혁을 통한 복지 재원 등의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비정규직, 상여금 등 지급 vs 구조개혁 남북관계 활성화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산가족 문제와 북한이탈주민 정착 내실화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를 해제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등 기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간 합의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뒀다. 노동 문제는 접근법에서부터 차이를 보였다. 양당 모두 비정규직 차별 개선을 공약했으나 새누리당은 정규직에 지급되는 상여금, 복리후생, 인센티브를 비정규직에게 동일하게 지급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정규직 대비 임금의 80% 상승 등 구조 개혁을 우선시하고 있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인간 본성 ‘귀차니즘’ 경제학 공식 통할까

    인간 본성 ‘귀차니즘’ 경제학 공식 통할까

    최신 경제·경영 이론에 흥미있다면 ‘넛지’(Nudge), ‘휴리스틱’(Heuristic),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같은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통해 인간 한계에 대한 재미있는 통찰을 전달해준다. 기름값을 예로 들 수 있다. 기름값이 치솟자 한때 정부는 ‘으름장’을 놨다. 장관이란 사람이 회계사 자격증이 있으니 기름값 원가 내역을 직접 검증해 보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쉽게 말해 원가를 분석해 보고 정유사 사장들 불러다 ‘조인트 좀 까겠다’는 얘긴데, 이 정권이 시대가 변한 줄 모르는 구닥다리라 힐난받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조금 세련된 방식으로는 ‘넛지’를 꼽을 수 있다. 욱해서 남의 집 장부를 들춰 보는 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이니 그 대신 팔꿈치로 쿡쿡 찔러 살살 꾀어내 보자는 것이다.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소비자의 비교 선택이 기름값을 싸게 하리라는 복음이다. 자, 그럼 이제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주유소로 몰려갔던가. 하여 교활한 거대 정유사들은 마침내 소비자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가.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았다. 이 기사를 읽는 당신도 지난 1년간 주유소에서 쓴 카드 결제 내역을 꺼내 기억을 되살려보라. 그때그때 가장 싼 주유소를 찾아 거기까지 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한 뒤 최적의 주유소를 골라 갔던 것이 몇 번이나 되는가. 아마 대개는 동네, 회사 혹은 자주 다니는 도로가에서 비교적 싸다고 인식되거나 혹은 화끈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주유소에 가지 않았던가. 뭐 이 정도면 됐지, 생각하지 않았던가. 넛지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이런 게을러터진 소비자를 봤나!’<서울신문 3월 2일 자 1면 ‘더 뛰고 더 비싼 서울 기름값, 공범은 소비자’> 하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그런데 그게 사람이다. 사람은 모든 정보를 취합, 분석한 뒤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대개는 적당하게 타협한다. 인간은 누구나 ‘인지적 편안함’을 추구하는 휴리스틱한, 그러니까 상식적인 수준의 어림짐작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쉽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일일이 하나하나 다 따져 가며 살기에 우리는 너무 게! 으! 르! 다! 동시에 귀! 찮! 다! 바꿔 말해 경제학이 수많은 공식과 모델을 만들어내는 토대로 쓰는 ‘무차별적 개인’과 ‘완전경쟁시장에서의 수요·공급곡선’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똑같이 이기적이고 똑같이 합리적이면서 비슷한 선호를 지닌 개인 따윈 없고,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나 전광석화처럼 직장을 갈아치우고 가격 대비 성능을 순식간에 계산해 내면서 상품을 선택하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작게는 펀드·보험처럼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각종 금융상품 설계와 뭐가 뭔지 도통 모를 각종 요금 체계가 바로 사람들의 이런 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크게는 합리적인 개인이 이기적 선택으로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경제학의 전제가 허황된 소리라는 것이다. 이쯤이면 1970년대 ‘휴리스틱’ 개념을 만들어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꼽히며 동시에 심리학자임에도 2002년 왜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김영사 펴냄)은 저자가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대중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바로 경제학으로 돌진하진 않는다. 나 스스로가 ‘나’라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의식하고 추론하는 자아’, 즉 ‘리즈닝 셀프’(Reasoning Self)라는 것이 얼마나 허술한지 세밀히 짚어 나간다. 점화효과(Priming Effect), 틀짓기(Framing Effect),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가용성 폭포(Availability Cascade), 매몰비용 오류(Sunk-cost Fallacy) 같은 심리학 용어들이 흥미로운 실험 결과와 함께 자세히 설명돼 있다. 저자 말마따나 사실 이런 내용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동네 할머니들”이 다 아는 것들이다. 끝내 아니라고 버티는 이들은 경제학자다. 4장 ‘선택’(Choices)에서부터는 경제학을 슬슬 입에 올리기 시작한다. 1970년대 초 어느 경제학자의 논문에서 “경제이론의 행위 주체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며 취향에 변화가 없다.”는 구절을 읽고서는 “동료 경제학자가 내 연구실 바로 옆 건물에 있었는데 나는 우리의 지식 세계가 그처럼 심오한 차이를 갖고 있다는 걸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대목, 그 뒤 5년간 연구를 거쳐 내놓은 논문 ‘전망이론-위험상황에서의 의사결정 분석’을 심리학 학술지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계량경제학 학술지인 ‘이코노메트리카’에 발표했고 이 논문이 자기 논문 가운데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고 있다는 얘기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자유’와 ‘시장’이 지닌 강력한 상징성 때문인지 본격적으로 비판에 나서진 않는다. 주류 경제학과 행동경제학 간 논쟁을 직접적으로 다룬다거나 시카고학파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낸다든가 하지 않는다. 심리학 그 자체에만 치중한다. 베스트셀러 ‘넛지’(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펴냄)를 통해 행동경제학을 널리 알린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결정들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제도가 이끌어주는 자유주의적 가부장주의의 입장을 옹호한다.”고만 언급한다. 탈러가 일명 넛지팀으로 불리는 영국 정부의 행동통찰팀 자문관에 선임된 것을 두고도 “자유주의적 가부장주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이 전반적인 정치 분야에 두루 매력적이라는 점”이라면서 “넛지는 건전한 심리학”이라고만 해뒀다. 경제학적인 구체적 정책 처방보다 심리학자로서 휴리스틱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더 방점을 찍는 태도로 읽힌다. 원제는 ‘싱킹 패스트 앤드 슬로’(Thinking fast and slow). 빨리 생각하는 것은 직관을, 느리게 생각하는 것은 이성을 뜻한다. 이성은 꽤 똑똑하고 쓸만하지만 행동이 굼뜬 게으름뱅이인 데다 쉽게 피로해지는 허약 체질이다. 정책 설계에는 인간에 대한 이런 이해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성과 논리만 갖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곱씹어볼 화두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근혜 “광주를 믿겠습니다”… 한명숙 “강원은 속았습니다”

    박근혜 “광주를 믿겠습니다”… 한명숙 “강원은 속았습니다”

    ●전국 불모지 훑은 박 위원장… 키워드는 민생과 발전 “이정현 후보가 어르신 여러분들을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은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30일 야권의 아성인 광주를 찾았다. 광주 서구을의 이정현 후보와 서구갑 성용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오후 1시 10분쯤 박 위원장이 광주 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 도착하자, 500여명의 취재진과 인파가 몰렸다. 호남 지역의 특성상 박 위원장의 등장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70대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가 “이정현 의원 팬입니다. 이정현 의원 국회로 보내야죠.”라고 말하자, 다른 할아버지들이 “이정현! 이정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 어르신이 책임지시고…. 믿겠습니다.”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복지관 2층의 서예교실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 70대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가 “대구 출신 이한구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걸 보니 기업, 정부, 기타 단체 빚이 1700조원이 넘는다. 이걸 태어나지도 않은 후손들한테 넘겨주면 되겠느냐.”고 묻자, 박 위원장은 “후손들에게 넘겨주면 안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광주뿐 아니라 역시 새누리당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전주와 제주, 그리고 대전과 청주·음성도 찾았다. 모두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현역 의원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들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을의 이정현 후보가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어 새누리당 측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오전 방문한 제주 노형로터리 합동유세장에서 박 위원장은 500여명의 인파 앞에서 제주갑 현경대 후보와 서귀포 강지용 후보를 지원했다. 박 위원장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지금 큰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 문제도 이념으로 접근한다면 제주에도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생과 안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든 곳은 대전역 광장이었다. 대전역 광장에는 박 위원장의 지원유세를 구경하기 위해 1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대전에는 한명의 우리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없었다.”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한 번 일하고 싶으니, 기회를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주 서부시장에서는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려야 하고, 전북의 발전에 기폭제가 되는 것이 새만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또 충북 청주 성안길 합동 유세에 참여하고 음성 금왕시장을 방문해 충청권 민심을 살핀 뒤,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은 31일 젊은 세대들이 넘치는 홍대 앞 등 서울 북부 지역과 경기 동·북부 지역 유세에 나선 뒤, 1일에는 다시 부산·경남 지역의 ‘야권 바람’ 차단을 위한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대전·음성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野道 순례 나선 한 대표… 키워드는 변화와 심판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지방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강원도는 홀대받았습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선택해 주십시오.”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한명숙 대표의 목소리가 30일 강원도 횡성군 횡성재래시장 앞 로터리에 쩌렁쩌렁 울렸지만 박수와 환호 소리는 작았다. 더 정확히는 박수를 치고 환호할 유권자가 많지 않았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고 난 뒤 여권의 텃밭이었던 강원도는 ‘야도’(野道)가 됐지만, 최근의 강원 민심은 야당에 대해서도 여당에 대해서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곳이다. 시장 주변에서 작은 철물점을 하는 정대환(55)씨는 “지역 경기가 너무 나빠져 시장에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래”라며 “여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지역발전 공약은 지키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삼삼오오 모여 한 대표를 보고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하고 똑똑하다.”고 한마디씩 던지던 주민들은 한 대표가 조일현 후보 지지 유세 도중 ‘횡성’을 ‘홍성’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연발하자 “홍성은 어디 있는 데냐, 말로만 공약한다.”고 금세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횡성재래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하며 “시장이 너무 한산해 마음이 씁쓸하네요. 장사가 잘돼야 할 텐데…”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횡성에 오니 사람들이 모두 한숨에 젖어 있는 것 같다.”며 “(새누리당에)한번 속은 것으로 충분하다. 두번 속으면 축산도 무너지고 강원도의 경제도 무너진다.”고 이명박 정부의 ‘지역홀대론’을 꺼내들었다. 안봉진 후보가 출마한 춘천에서는 ‘안보와 평화’를 화두에 올렸다. 이어 가는 곳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이 힘들어지면서 강원도의 상권이 무너졌다. 남북화해협력을 무너뜨린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지 않으면 강원도의 서민경제는 일어날 수 없다.”고 새누리당의 ‘이념공세’에 역공을 가했다. 기세를 몰아 한 대표는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노령연금을 2017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인(연금 수급 전 3년간 월평균 소득액의) 10%까지 인상한다는 복지공약을 발표했다. 또 새누리당을 겨냥해 “박근혜 위원장이 가장 기본적인 기초노령연금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은 ‘박근혜 복지는 가짜복지’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원주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가 무산된 점을 거론하며 원주 혁신도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평창군 ‘평창하리장’에서 열린 김원창 후보 지원유세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월 지사직을 상실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갑작스러운 등장이었지만 주민들은 한 대표보다 더 반기며 악수와 포옹을 청해 이 전 지사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 전 지사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횡성·평창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북유럽식 가구 디자인전 풍성

    북유럽식 가구 디자인전 풍성

    봄을 맞아 모던한 느낌이 강한 가구디자인전이 풍성하다. 가구전의 화두는 북유럽식의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디자인들이다. 경기도 안산 초지동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은 4월 3일부터 6월 10일까지 ‘선의 아름다움 - 현대가구의 시작’전을 연다. 미국에서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을 벌인 구스타프 스티클리,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대표주자 한스 베그너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 150여점을 선보인다. 4000원. (031)481-7032. 4월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핀란드 디자인’ 전도 꼭 한번 챙겨볼 만하다. 디자인이 강조되면서 지나치게 비싸다는 편견이 존재하는데, 이 전시는 그 고정관념을 깨준다. 도끼, 쟁기, 삽까지 가져다 놨다. 1만 2000원. (02)580-1300. 5월 9일까지 서울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센터 KF문화센터갤러리에서 열리는 ‘노르딕 데이:일상 속의 북유럽 디자인’ 전도 참고해볼 법하다. 북유럽 디자이너, 건축가, 현대미술 작가의 협업을 중심으로, 주거 디자인이나 공공 디자인 등이 눈길을 끈다. (02)2151-651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수륙양용 산불진화 항공기 첫선

    수륙양용 산불진화 항공기 첫선

    경남도는 29일 산불 진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산불 진화용 수륙양용 항공기(CL215)를 캐나다에서 들여와 산불이 많이 일어나는 봄·가을·겨울에 운용한다고 밝혔다. 임차로 들여온 이 항공기는 산불 진화를 위해 저속, 저공의 기동성과 짧은 이륙 거리를 가진 쌍발 수륙양용으로 캐나다에서 개발됐다.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CL215 항공기는 적외선 원·근거리 단파 감지장치가 설치돼 있어 야간 비행을 할 수 있다. 체공 시간이 4시간 이상, 최고 속도가 시속 347㎞로 경남도내 모든 지역에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일반 헬기(3000ℓ)보다 휠씬 많은 5400ℓ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지상에서 30m까지의 낮은 고도와 강풍에서도 비행할 수 있다. 산악 지형 비행에 적합하도록 선회각이 크고 최고 시속(347㎞)과 최소 시속(127㎞)의 속도비가 커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정교하고 정확하게 불을 뿌려 주야간 가리지 않고 초기에 산불을 끌 수 있다. 헬기는 화재 진압의 핵심인 화두(火頭·불의 머리 부분) 진입을 할 수 없지만 이 항공기는 가능하다고 도는 밝혔다. 도는 중·대형 임차 헬기 6대와 이번에 도입하는 항공기 1대를 도내 7개 권역에 배치·운용한다. CL215 항공기는 지난 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화물선에 실려 28일 울산시 온산항에 도착했다. 앞으로 사천공항에 계류하면서 봄(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45일)과 가을 및 겨울(11월 18일부터 다음 해 1월 31일까지 75일)에 모두 120일간 산불 방지 및 진화를 위해 운용된다. 경남에서는 올해 4건의 산불이 일어나 0.43㏊의 산림이 불탔다. 지난해에는 53건의 산불이 일어나 58㏊의 산림이 불탔다. 도는 지난해 일어난 도내 산불 가운데 낮에 일어나 밤까지 이어진 것은 11%인 6건에 지나지 않지만 피해 면적은 전체 76%인 44㏊로 파악돼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 진화와 야간 진화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기고] 스마트 대한민국과 빅데이터/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기고] 스마트 대한민국과 빅데이터/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흔히 ‘숲과 나무를 함께 봐야 한다.’고 하지만 숲과 나무를 한꺼번에 보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숲을 보려면 적당한 거리에서 전체 모습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나무를 보려면 가까이 다가가 세부적 변화 양상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흐름을 정확히 읽고 판단하려면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탁월함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각은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요구된다. 그 결정에 따라 국가의 융성과 쇠락이 좌우되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정부는 숲과 나무의 상호보완적 관점을 양립해야 하는 중요한 집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국정 운영은 단기정책의 수립과 현안의 신속한 해결에만 치중됐던 아쉬움이 있다. 21세기는 한마디로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이다. 단지 내일이 아닌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국가발전전략 중 하나는 최근에 화두가 된 빅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기술(IT)의 일상화가 실현되는 스마트시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대규모 데이터가 급속하게 축적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의미 있는 사회현상을 읽어내고 중요 사안의 발생 가능성을 미리 추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선진적 국가정책을 수립하는 데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는 국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낭비요소를 절감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유럽연합(EU)은 비용 절감, 오류에 따른 손실 감소, 세수 증대 등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활용에 따른 비용 효과가 220조~440조원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미국은 국립보건원 사이트를 통한 알약 검색 정보를 활용하는 ‘필박스(pillbox) 프로젝트’만으로도 연간 약 560억원을, 독일은 연방 노동기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고용으로 3년간 약 15조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발전전략은 세계 일류국가 진입의 설계도가 될 수 있다. 현안에 치중된 단기적 국정 운영이 사회 문제와 어려움에 대한 일시적 해결에 그치는 것이었다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기법에 기반을 둔 장기적 관점의 국가발전전략은 사회 전체를 발전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총선과 대선이 차례로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기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하여 방향성 있는 바통을 차기정부에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차기정부 국정을 새롭게 준비하는 측에서는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이 그 이후의 50년을 좌우한다는 믿음으로 구체적 실천방안을 갖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청사진이 단지 장밋빛 미래만을 그려낸 사상누각에 불과해서는 안 된다. 한 단계 긴 호흡으로 널리 그리고 멀리 보는 혜안, 나아가 그 혜안을 빛나게 해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기반의 국가발전전략 수립만이 스마트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줄 굳건한 초석이 될 것이다.
  • [공생발전 특집] 협력사 이웃과 함께 착한기업 전성시대

    [공생발전 특집] 협력사 이웃과 함께 착한기업 전성시대

    이제 자본주의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 전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회의에 찬 물음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직에서 물러나 사회운동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는 “그렇지 않다.”고 확답했다. 그의 확신은 어느 정도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느냐에 인류의 진보가 결정되는 만큼 새로운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에서 나왔다. ‘창조적 자본주의’ 또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불리는 그의 화두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시대정신을 따르려는 기업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이른바 ‘착한기업 신드롬’이다. 이윤 추구라는 전통적 가치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소명이자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토대라는 정서가 경제위기를 계기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공생발전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기업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소비자들이 일단 특정 기업에 나쁜 인식을 갖게 되면 그 어떤 기술혁신과 실적 개선으로도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기업도 주변과 더불어 살아야 할 확실한 목표가 생긴 것이다. 소비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사는 기업의 장기발전을 위해 이 같은 흐름은 일시적 유행이나 단순한 이미지 개선 차원을 넘어 기업의 명운을 결정할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국제표준 ‘ISO 26000’ 등에 명시돼 있을 만큼 시장의 표준으로 인식된다. 이에 기업들은 중소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책임을 역설하는 중이다. 연말연시 취약계층을 위한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소외계층의 자립 기반을 다지기 위한 그룹 내 전담조직 출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사회적기업도 잇따라 돛을 올렸다. 돈 잘버는 착한기업이 과연 우리 사회에서도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화두는 역시 복지정책인 듯하다. 정당 스스로의 계산으로도 매년 수십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복지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 대책은 애매하다. 고소득층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올리고 금융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등 부자들에게 좀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최대수준이라도 1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음직스러운 재원 대책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정도의 세수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소득세가 비록 분배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세목임은 분명하지만, 고소득자 해외 유출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탈세도 부추길 수 있다. 작년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5년 12월 이후 착수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이 45.6%에 달하였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율이 인상되면, 탈세의 유인은 더 커질 수 있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려는 사람들의 불만도 쌓일 수밖에 없다. 세법이 개정되면 납세자들은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를 ‘납세협력비용’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조세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1000원을 납부하는 데 각각 75원과 55원의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한다. 납세협력비용은 세제가 복잡할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증세가 이루어지면 납세자들은 추가적인 세금에 더하여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명시적인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 그 이전에 이미 정해진 세금부터 제대로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원을 양성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납세자들의 납세협력비용도 더 줄여 주어야 한다. 정책효과를 다 거둔 것으로 판단되는 각종 세금 감면제도도 그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고소득계층에 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율 체계에서 소득공제는 당연히 고소득층에 보다 높은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 입장에서도 마치 징벌적으로 더 높은 세율을 얻어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득공제를 줄이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도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상당한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그 다음 단계로 증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세를 위해서도 단계가 있다. 국민에 대한 설득이 먼저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증세는 그 실현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실현된다고 해도 기대하는 세수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조세연구원은 서울의 모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각기 다른 수준의 소득을 지급하고 자신의 소득과 정해진 세율에 따라 결정된 세금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후 무작위로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하여 실제소득과 신고소득이 다를 경우, 납부세금에 더하여 가산세를 부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소득에 따른 세금만 납부하는 것으로 실험을 종료하여 실험참가자들의 보수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세율결정방식이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세율이 투표로 결정된 경우 독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었을 때보다 소득탈루율과 세금의 과소 납부 비율이 각각 7.5% 포인트, 17%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납세자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더니 탈세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현재의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리고 증세를 택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 [포커스 人] 최범수 신한금융 따뜻한금융추진위원장

    [포커스 人] 최범수 신한금융 따뜻한금융추진위원장

    올해 금융권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따뜻함’이다. 내세우는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핵심은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하자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추진위원회까지 만들었다. 최범수(56) 따뜻한금융추진위원장(신한지주 부사장)을 26일 만났다. ●70대 고객에 20년짜리 채권 팔아서야… →도대체 따뜻한 금융이 뭔가. -10여년 전 은행원들이 손수레를 끌고 거리로 나가 동전을 바꿔줬을 때, 일각에서는 ‘망신스럽다’고 개탄했다. 지금은 어떤가. 찾아가는 서비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나. 그걸 좀 더 손에 잡히는 개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게 따뜻한 금융이다. →수수료를 깎아주고 대출금리도 낮춰주면 금방 손에 잡힐 것 같은데. -하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금융 하면 금리 깎아주는 것만 연상한다. 물론 그것도 있지만 근본은 모든 사고의 중심을 고객에게 놓는 것이다. 예컨대 상품을 팔 때 이게 저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인가 철저히 따져보는 것이다. 그러면 할아버지에게 고위험 펀드를 팔아 재판 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비 올 때 우산 뺏는 은행 하면 고객들은 신한과 하나를 맨 먼저 떠올린다. -부인하지 않겠다. 후발주자로서 예전엔 솔직히 돈이 되는 것만 생각했다. 당시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주입시킨 얘기도 ‘내 돈이라면 빌려주겠나’를 자문하라는 거였다. 덕분에 불과 20년 만에 견실한 은행으로 컸지만 차갑다는 평도 들어야 했다. 이제는 돈이 되더라도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지 한번 더 생각하라고 주문한다. 은행 이익과 고객 이익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따뜻한 금융이다. →상품도 그에 맞춰 재분류한다던데.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권유하려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70대 고객에게 20년짜리 만기 채권을 팔아서야 되겠나. 연령, 성, 소득, 투자성향 등 특성별로 세부 군(群)을 만들어 그에 맞는 상품을 줄긋기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따뜻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바로 퇴출한다. ●금융상품 판매 가이드라인 만들 것 →여기서도 퇴출인가(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외환위기 때 금감위 구조개혁기획단의 핵심멤버로 금융권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된다). -(웃음)생각해 보면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은 게 외환위기 때가 아니었나 싶다. 비가 오기 전에 충분히 경고하고 알려주는 게 따뜻한 금융이다. →성과평가(KPI)에도 반영한다는데 또 하나의 실적 경쟁 아닌가. 일선현장에서는 ‘따금’(따뜻한 금융의 줄임말)을 ‘따끔’이라고도 발음하던데. -안 하던 걸 하려니 불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새 평가지표와 분류표가 나오면 개념이 잡힐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금 탓하지 마라 다 투자하는 거다

    #1 표가 걸린 정치권에서는 아직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지만, 시대의 화두인 복지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느 정도의 증세가 불가피하다. 아니, 지금도 세금투성이인데 또 세금을 내라고? 2009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된다. 한국의 소득세율은 17.2%로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낮다.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은 두 번째로 낮다. #2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록펠러 가문의 적자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 언론재벌 테드 터너, 빌 게이츠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의 공통점은? 조시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 정부가 추진한 상속세 폐지 정책 반대 운동을 벌였다. 잠자코 있으면 엄청난 돈을 아낄 수 있던 이들은 “세금을 사회에 투자하겠다.”고 생각했다.세금폭탄 피해자 대신 사회에 대한 적극적 투자자를 택한 것이다. #3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보편적 복지냐, 잔여적 복지냐 하는 논쟁이 뜨겁다. 잔여적 복지란 복지혜택이 돈 없고 불쌍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장 의료보험부터 잔여적 복지식으로 개편해 보면 어떨까. 미국을 참고할 법하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지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메디케어(Medicare)와 빈민층을 위한 메디케이드(Medicaid)가 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미국의 출산비용은 병원비만 2000만원이다. 감기에만 걸려도 15만원이다. 결국 문제는 세금을 어떻게 더 많이 걷을 것이냐보다, 그 돈을 사회에 대한 투자라는 목적에 맞게 얼마나 더 제대로 운용하느냐다. ‘사회적 감수성을 키우는 시민 교과서’(전국사회교사모임 지음, 살림 프렌즈 펴냄)에 담긴 내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추진하는 ‘선생님 저자되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 7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고 넘어갔어야 할 이 내용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많으니 난감하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롯데슈퍼 채소값 ‘가락시장 수준’으로 낮춘다

    롯데슈퍼가 채소 등 주요 신선식품을 1년 내내 20% 할인해 판매한다. 롯데슈퍼는 21일부터 식탁에 자주 올라 실질적으로 물가상승을 체감케 하는 품목 20개를 정해 연중 20% 할인한다고 19일 밝혔다. 할인 적용 대상은 두부, 계란, 시금치, 콩나물, 대파, 무, 마늘, 오이, 배추, 양파, 풋고추, 감자, 고구마, 당근, 상추, 깻잎, 양배추, 애호박, 새송이버섯, 참느타리버섯 등 20개 품목이다. 이들 품목은 300여종의 야채 전체 품목 중 매출 구성비가 40%를 웃돌 정도로 소비자가 많이 찾는 것들로 실질적으로 밥상물가를 좌우한다. 롯데슈퍼는 최근 채소 가격 안정이 소매점의 주요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 측은 “할인된 가격은 대형마트나 SSM 대비 15~20% 저렴하며, 서울 가락도매시장의 소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은 공산품과는 달리 가격의 등락 폭이 크다. 특히 채소는 강수량, 기온 등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다른 상품군에 비해 큰 편이다. 롯데슈퍼는 이에 따라 상시 할인을 유지하기 위해 4개월 전부터 유통단계 축소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계약재배, 산지 직구매, 전용농장 확대 등을 통해 기존 5단계이던 유통구조를 생산자→롯데슈퍼→소비자 3단계로 축소해 10% 정도 원가를 절감했다. 여기에 2차 포장을 없애 인건비와 포장재에 드는 비용을 줄여 원가를 5% 더 낮출 수 있었다. 롯데슈퍼 야채팀 하동열 팀장은 “서울 가락도매시장을 비롯해 주요 할인점과 SSM의 판매 가격을 매주 조사한다.”며 “20개 상품 중 매주 2~3가지 품목은 가락시장의 소매가격 수준으로, 나머지 품목은 경쟁 할인점과 SSM 대비 15~20% 저렴한 수준을 연중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향후 청과, 수산, 축산 등 다른 신선식품으로까지 할인정책을 넓히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CEO 칼럼]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문화/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CEO 칼럼]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문화/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생존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상생’의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 상생은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으로 표현된다. 나무는 제 몸을 태워 불을 일으키며, 불은 만물을 태워 흙으로 돌려보내고, 흙에서 쇠가 나오며, 쇠는 광천수의 원천이고, 물은 나무를 자라게 한다. 그리고 다시 나무는 불을 일으킨다는 이 과정은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상생의 톱니바퀴’를 제대로 돌게 하는 일이다. 이윤을 적극적으로 사회에 환원해 우리 사회와 시민을 윤택하게 만들고 이러한 노력이 다시 기업의 이윤으로 돌아오게 된다. 곧 기업이 영속해 나갈 수 있는 거름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가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주코티공원에서 청년 실업자들이 미국 금융권의 부패와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부(富)의 편중과 금융권의 과욕 등 자본주의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은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로 나타났으며, 이에 동조하는 시위의 불길은 캐나다, 유럽,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번졌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듯 올해 다보스 포럼에선 자본주의의 위기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극단적인 양극화에 대한 반성이 고개를 들었고 인간에 초점을 맞춘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일어났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아나톨 칼레츠키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자본주의 4.0’이라 명명했다. 양극화로 인한 첨예한 대립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골목상권을 두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구멍가게가 맞서고, 재벌 빵집과 동네 작은 빵집이 갈등을 빚었다. 재벌 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만큼 키워온 주역이라는 데 이의는 없다. 정부의 도움이 있었지만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부족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비도덕적인 경영 행위로 스스로 위신을 깎아먹었다. 최근 반(反) 기업 정서가 유례없이 높다. 이러한 정서의 저변에는 이윤창출만을 우선시해 돈이 되는 곳이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문어발식’ 무한확장이 자리 잡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시장을 손쉽게 독식하며 작은 기업과 서민들을 소외시켜 국민감정 악화를 부른 것이다. 강원랜드의 경영방침 중 하나가 ‘지역에는 활력을’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환경, 인권, 지배구조,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참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말할 수 있다.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개별 기업이 처한 현실과 환경에 따라 중요성은 달라질 수 있다. 강원랜드에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며, 이런 점에 착안해 경영방침이 정해졌다. 상생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세련된 전략이라 할 것이다. 남을 밟고 일어서는 것보다 남과 함께 일어서고, 그 과정을 통해 기업의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고 모범적인 전략이다. 이것이 우리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지역과 함께한다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 되고, 기업이념이 돼야 한다. 강원랜드뿐 아니라 국내 모든 기업들이 앞다퉈 ‘상생’을 화두로 삼고 지역과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더 통 큰 상생경영’으로 사회를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비추는 데 기업들이 앞장섰으면 한다.
  • 무용 초짜들 춤사위로 삶을 바꾸다

    무용 초짜들 춤사위로 삶을 바꾸다

    “자~, 팔을 조금 더 들면 좋겠어요. 아~, 신난다, 라는 느낌으로!” 안무가의 목소리에 맞춰 무용수 23명이 팔을 허우적거리고, 무릎을 꿇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꼬물거린다. 한 무리는 아주 천천히 공간을 돌아다니며 팔을 들었다가 귀를 막았다가 뿔을 만들어냈다가…. 하나하나 느린 동작으로 보는 이까지 숨죽여 집중하게 만든다. 지난 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지하 연습실. 매주 월·수·금요일 밤 이곳의 불은 자정까지 환하다. LG아트센터·두 댄스 씨어터의 공동기획 공연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이하 ‘…프로메테우스의 불’) 준비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무용수 23명의 몸 상태는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반박자 늦게 움직이고, 어떤 이는 동작이 틀리자 겸연쩍어한다. 전문무용수였다면 다소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주부, 교사, 의사 등 무용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기에 “그래도 대단하다.”라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완성도도 꽤 높다. 이 현장은 최근 무용계의 화두가 된 커뮤니티 댄스(Community Dance)의 일부분이다. 커뮤니티 댄스는 춤을 매개로 정체성을 찾거나 일종의 치료요법으로도 활용하는 폭넓은 무용 활동을 일컫는다. 공연으로 확장되는 일도 많다. 안무가 안은미씨는 지난달 서울 국제고 학생 22명과 ‘사심 없는 땐쓰’를 올렸고, 지난해 할머니들과 춤사위를 펼친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열었다. 충무아트홀도 지역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춤추는 꽃중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는 8월 말 공연을 계획 중이다. 커뮤니티 댄스의 핵심은 무용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에서 2인무를 하는 교사 이건학(33·과천외국어고)씨는 “현대무용 공연이라고는 지난해에 처음 본 ‘초짜’이지만 춤추는 이 시간이 즐겁다.”면서 이제는 공연이 끝나면 허전해서 어쩌나 걱정이란다. 증권사 중개인인 이은지(28·서울 신도림)씨는 “몸을 쓰는 직업이 아니라서 감각을 이용해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들을 동경해 왔다. 몸이 유연하지 않아 뻐근하고 멍투성이지만 직접 하면서 만족감을 얻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무용수로 참가한 일반인은 작품에 신선한 아이디어도 불어넣는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에서도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는 장면 속 모든 동작을 참가자들이 만들어냈다. “내가 듣고 보던 것, 또는 보지 못하게 되면서 더 발달하는 감각 등 기억하고 싶은 추억과 새로 만들어 내야 하는 기능들을 모두 함께 몸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이런 과정이 커뮤니티 댄스에서 중요한 것이죠.” 안무가 정영두(38·두 댄스 씨어터 대표)씨의 말이다. 그는 “주변사람들이 무용을 하는 모습을 보고 예술을 접하는 시선에 변화가 있다면 그 역시 커뮤니티 댄스가 갖는 효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은 오는 28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두 댄스 씨어터는 이 작품을 토대로 오는 11월 17~18일 신작을 선보일 예정. 이번 공연이 작품 개발단계를 미리 만나는 자리가 되는 셈이다. 무료 공연으로, LG아트센터 회원가입을 하면 신청할 수 있다. (02)2005-011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소리친다고 침묵한다고 민주주의가 옵니까 !

    소리친다고 침묵한다고 민주주의가 옵니까 !

    황제 법학자, 나치즘을 옹호한 극우 법학자라 불리는 카를 슈미트(1888~1985)를 ‘급진 정치사상가’로 되불러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몇 해 전 “예외상태에 대해 결정하는 사람이 주권자다”라는 명제로 상징되는 슈미트 결단주의 사상의 핵심 ‘정치신학’(그린비 펴냄)이 나온 데 이어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상황’(카를 슈미트 지음, 나종석 옮김, 길 펴냄)이 번역되어 나왔다. 원본은 1923년 출간됐다. 경제사에 대해 언급하는 많은 책들이 이 시기를 경이롭게 다룬다. 1차세계대전 패배 이후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독일이 신음하던 시기라서다. 물가가 어찌나 팍팍 오르는지 시장에서 빵 하나 사는데 수백억 마르크를 들고 가야 하고, 어찌나 잽싸게 오르는지 맥주집에 들어가 가격을 확인하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나오는데 이미 인상된 가격표가 새로 붙어 있더라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는 때다. 슈미트가 절망한 것은 어려운 상황 때문이 아니다. 이겨낼 수 있다는 전망이 보이지 않아서다. 이 험악한 상황 속에서도 독일 의회는 오직 공개적 토론에 의한 합의라는, 공허한 자유주의적 이상에 매달려 있어서다. 슈미트는 자유로운 토론을 아무런 결론으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영원한 대화”라 부르며 비웃는다. 의회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은 정치적 낭만주의, 무기력한 나르시시즘쯤으로 여긴다. 해서 슈미트는 책 초반부에서 당대 의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지금 읽어봐도 간담이 서늘할 정도다. “모든 공적인 업무가 정당과 그 추종자의 강탈과 타협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정치는 엘리트가 하는 일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거리가 멀고 상당히 비천한 계층의 사람들이 하는 꽤 천한 일이 되었다는 상황을 의회주의가 이미 초래했다.” “오늘날 인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결정은 더 이상 공개 연설과 반대 연설을 통해 확보된 상이한 의견들의 균형의 결과도 아니고 의회에서의 토론의 결과도 아니다.” “정당이나 정당연합의 소위원회와 최소인원에 의한 위원회가 폐쇄된 방 뒤에서 은밀히 결정을 내리고, 대자본가 이익단체의 대표자들이 최소인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처리하는 것은 수백만명의 일상생활과 운명에 대해 아마 정치적 결정보다 훨씬 중요할 것이다.” “마침내 사회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신문과 정당과 자본 사이의 결합을 인식하게 되었고, 정치는 단지 경제적 실제의 그림자로서만 취급하게 됐다.” 그렇다고 이 책 자체에서는 나중에 드러나게 될 나치즘에 대한 지지의 징후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자유주의적 의회를 비판한 초반부에 이어 볼셰비즘과 파시즘을 차례로 검토하는데, 오히려 파시즘을 더 가혹하게 비판한다. 슈미트는 볼셰비즘이나 파시즘 같은 어처구니없는 대안들이 활개 치도록 내버려둘 것이냐, 한가하게 토론이나 하자고 말할 때냐고 되묻는 쪽에 가깝다. 슈미트는 이후 영원한 대화에 빠져 있는 의회 대신 강력하고 권위적인 대통령제를 지지하게 된다. 그 대통령직을 총통으로 바꿔 낼름 차지한 것이 히틀러였다. 이는 바이마르공화국 헌법 기초작업에 참여한 막스 베버(1864~1920)와도 비교해 봄 직하다. 베버 역시 독일정치의 혼란상을 겪으면서 1919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통해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따르는 머신(강한 결속력을 가진 당파적 추종자들)을 대안으로 내걸었다. 만약 베버가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히틀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슈미트와 같았을까, 달랐을까. 슈미트를 두고 “베버 전통을 계승한 사회철학자”라는 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번 곱씹어 볼 문제다. 슈미트는 원래 보수주의의 대부로 꼽힌다. 나치즘에 복무한 이력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에 참여한 헌법학자 한태연·갈봉근이 슈미트주의자로 꼽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을 화두로 붙잡은 급진좌파 사상가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의회에 대한 그의 강력한 비판은 정기적으로 선거해서 지도자 뽑고 있으니 우리도 어쨌든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나르시시즘을 깨부수어 주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우리와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다.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환멸’을 내세운 권위주의적 대통령을 겪고 있어서다. 묘하게도 결과는 역설적이다. 정치를 혐오하는 국민들이 정치에 거리두는 대통령을 뽑았음에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버렸다. 말 그대로 ‘정치적인 것의 귀환’이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고] 미래 한국전장에서 고려할 요소들/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기고] 미래 한국전장에서 고려할 요소들/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현역연구위원

    1930년대 연합군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리델하트였다. 당시 영국 정부의 군사정책 자문관으로서 방어전의 우위를 강조한 그는 영국정부와 연합군의 전쟁준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조기 함락의 책임을 져야 했다. 일반적으로 공격을 하려면 그 전력이 방어전력보다 배 이상 우위여야 한다. 리델하트는 독일군이 연합군보다 배 이상 우위의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독일의 공격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연합군의 지상전력은 방어에 충분하며, 추가적인 지상전력 증강은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국방예산이 부족하던 영국 정부는 리델하트의 건의에 따라 지상군 증원을 등한시한 결과 독일군이 침공했을 때 프랑스의 조기 함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독일군은 전체 전력에서 프랑스군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주공격 지역에선 병력의 집중으로 프랑스군을 압도했다. 그 결과 프랑스 방어선은 쉽게 돌파되었을 뿐 아니라 파리까지 조기에 점령당했다. 최근 수년간 한국군 전력증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논리는 전력지수에 의한 전력비교다. 2차대전 전의 분위기와 같이, 위협국가와의 전체 전력지수를 비교하는 이 논리는 주공격 지역에 대한 전력 집중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걸프전 이후 공군력의 활약을 본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의 한국전쟁도 공군력에 의한 정밀타격만으로 지상군의 접촉 없이 전쟁을 종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한 전쟁은 어쩌면 모든 군인의 로망일지 모르지만, 한반도에서의 미래전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는 중동과 같은 사막지역이 아니어서 공군력의 역할이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적은 고정표적이 아닌 공격하는 이동표적이며, 아군과의 전선 종심이 짧아 충분히 타격하기엔 부족하다. 다시 말하면 공군의 결정적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시간과 공간이 너무 제한적이다. 전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한 안정화 작전처럼 해·공군의 역할이 미미할 뿐 아니라 주 교전이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미래의 한국전장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 지상군은 전체 전력지수에서도 열세이면서 전선의 간격을 허용할 수 없어서 균등 배치할 수밖에 없다. 우선 방어부터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적이 집중하는 지역에서는 전력비율의 큰 열세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한국 지상군은 적 전력의 집결을 조기에 파악하고 이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 예비대나 유휴전력을 타지역으로 신속히 기동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지상전에서는 병력의 절대적인 수도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방개혁이 지향하는 ‘육군 38만여명’은 전력의 대폭 증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 ‘대양해군’ ‘항공 우주군’의 구호 속에 한국 육군은 여전히 어려움을 안고 있다. 지상 작전의 실패는 공군과 해군력으로 만회할 수 없으며, 수도권 방어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군에 중요한 화두는 전력지수의 비교가 아니라 전략 및 전력 집중의 능력이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대양과 우주는 매력 있지만,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고 내실을 탄탄히 다진 후에 고려할 일이다.
  • 한명숙 “노무현의 꿈 해수부 부활”… ‘낙동강 전투’ 지원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 ‘낙동강벨트’ 지역에 출마한 문재인(사상) 상임고문, 문성근(북강서을) 최고위원 등 후보들이 일제히 야권 바람몰이에 나섰다. 전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부산 총선 지원에 대한 맞불 작전을 폈다. 한 대표와 낙동강벨트 후보들의 부산 공약을 관통하는 화두는 ‘노무현’이었다. 한 대표부터 문 최고위원, 박재호(남을) 후보, 이해성(중동) 후보 등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14일 부산항만공사 대회의실에서 “부산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지배한 20년은 잃어버린 20년이 됐다.”며 “부산 청년 40만명이 타지로 떠났고, 전국 7개 광역시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전락하는 등 새누리당 정권이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해체한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노 전 대통령의 꿈으로 그분이 부산 발전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모습이 어른거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해양수산부 부활 ▲북항 재개발 ▲해운·항만기업 본사 유치 추진 ▲선박금융사업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최고위원도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 동남권 신공항 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백지화됐고, 박 위원장은 남부권 신공항으로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은 부산의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박 위원장에 대해 “과거 유신체제에서의 민주주의 억압과 인권유린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상임고문은 전날에도 “박 위원장은 과거부터 유신체제를 단 한 번도 정면으로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었다. 이어 “박 위원장이 차기 정치지도자로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소신과 철학을 국민은 알아야 한다.”며 “박 위원장의 말은 피해는 유감이지만 당시 국가 권력은 정당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9개 지역민방 공동 초청토론회에서 “박 위원장이 2007년 제주도를 방문해 ‘안보나 경제보다도 주민 투표를 통해서라도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말을 바꿨다’며 계속 모르쇠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통합진보당에 민주당이 휘둘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는) 당장 있을 수 없으며 통일 이후에도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자주적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는 (통합진보당과) 궤를 달리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협상 내용이 바뀌어 국익이 없어진 이명박 정부의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폐기’까지 주장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통해 ‘재협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안동환·최지숙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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