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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 매각 ‘지분 30%+블록딜’ 유력

    우리은행 매각 ‘지분 30%+블록딜’ 유력

    올해 금융계의 최대 화두는 14년째 정부가 주인인 우리은행 매각이 꼽힌다. 3전 4기 도전 끝에 성공적으로 매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분리 매각 방침에 따라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14개 계열사 가운데 지방은행·증권 계열을 포함해 8개사의 새 주인이 정해졌다. 남은 것은 우리은행계열 6개사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6일 “오는 3월 공자위 회의에서 (우리은행) 매각 시기와 방식이 정해지고, 늦어도 4~5월에 매각 공고가 붙을 것으로 본다”면서 “공고 이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기까지 6개월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새 주인은 연말쯤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우리은행 매각 방식은 안갯속이다. 이르면 다음 달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한 뒤 매각한다는 밑그림만 나왔다. 매각 방식과 관련해 한두 달의 여론 수렴을 거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매각 시나리오’도 많지 않다. 지난 세 차례의 매각 실패가 매각 방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과 정치권의 입김 등을 고려치 않고 정부의 ‘희망사항’대로 매각을 진행했고 흥행에 참패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주인이 손님의 의중을 생각지 않고 가장 비싸게, 빠르게, 그리고 주변 상권까지 감안해 팔겠다고 나섰으니 손님이 손 털고 나간 꼴이 됐다. 그렇다고 시장 여건이 예전보다 뚜렷하게 나아지지도 않았다. 정치권의 입김은 여전하고 큰 손도 늘지 않았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잠재 손님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우리은행 인수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방은행·증권 계열을 분리해 몸집을 줄인 것은 호재로 볼 수 있다. 그래도 몸값만 6조원에 육박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 방식은 ▲지분 전량(56.97%) 매각 ▲지분 50%+1주 매각 ▲지분 30% 매각 ▲지분 10% 안팎의 블록딜 ▲국민주 모집 등이다. 이 가운데 국민주 방식은 가장 실현성이 낮아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6월 “우리은행을 주인 없는 은행으로 만들 생각이 없다”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지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조는 현재진행형으로,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드는 국민주 방식을 배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지분 전량 매각과 ‘지분 50%+1주’ 매각은 정부가 가장 원하는 방식이지만, 세 차례의 실패에서 보듯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 큰 손들의 입질을 사전에 담보하지 않으면 내년에 또 매각 공고를 내야 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먹튀’ 론스타의 영향으로 국민과 정치권이 꺼려 하는 국내외 사모펀드(PEF)도 배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자리를 넘길 수 있는 지분 30% 매각과 10% 안팎의 지분 매각을 연계한 조합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교보생명도 매각 방식이 이렇게 진행된다면 다른 투자자와 함께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우리은행 지분 외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주고 인수할 주체가 국내에 없다”면서 “매각 가격의 10% 남짓인 경영권 프리미엄에 매달리다가 매각 시기만 또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 “北지도자 만날 용의… 회담 위한 회담 안 돼”

    [박대통령 신년회견] “北지도자 만날 용의… 회담 위한 회담 안 돼”

    6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남북관계의 핵심 화두는 ‘북한의 핵 포기’였다. 박 대통령이 통일 시대의 핵심 장벽을 북핵으로 꼽은 건 이를 남북협력과 포괄적으로 연계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핵능력의 고도화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불가’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이 남북 경협 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만큼 조기에 5·24 대북제재 조치가 해제되거나 유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이 지난해 무산됐던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다시 제안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남북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풀 물꼬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오는 10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자고 공식 제의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 재개로 첫걸음을 잘 떼어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 내 ‘통일 무용론’이나 ‘통일 회의론’에 대해서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한마디로 반박했다. 2015년 한반도 분단 70년을 앞두고 국정운영 핵심 과제로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위협, 핵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 가야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비전이나 적극적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북핵 문제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로 요구한 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구상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구상대로 북한 당국과 주민을 분리 대응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남북 간 교류협력을 통해 통일이 되면 ‘대박’이지만 남북 대결 속에 북한의 붕괴로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통일은 ‘쪽박’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를 언제든 만날 수 있지만 회담을 위한 회담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를 회담 성과로 상정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남북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악화 이유로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역사 도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무라야마 담화, 고노 담화를 기초로 쭉 이어져 온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한국은 그렇게 가려고 하는데 (일본 측에서) 그것을 부정하는 언행이 나오니까 양국 협력 환경이 자꾸 깨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특정 시기를 못 박기보다는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역사 인식에 대한 일본의 근본적 태도 변화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대해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엔저 쇼크] 엔고때 웃던 간판기업들 대처방안은

    [엔저 쇼크] 엔고때 웃던 간판기업들 대처방안은

    새해 벽두부터 엔저(円低)가 화두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우리나라 수출 전반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벌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까지 새어 나오고 있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엔·달러 환율이 현재와 같은 105엔으로 절하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화 가치가 115엔까지 떨어지면 전체 수출은 무려 4.0%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철강,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정보기술(IT) 등 수출 주력 업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했다. 우려는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선 최근 국내 산업의 수출을 이끌었던 현대·기아차가 엔저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업체는 벌써 엔저를 이용한 마케팅전을 펼친다. 이미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캠리의 무이자할부 기간을 연장(12개월→13개월)하는가 하면, 전기차인 프리우스 플러그인(PHEV) 모델 가격도 약 2000달러 내렸다. 닛산도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을 최대 10%까지 낮췄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역시 엔저 후폭풍과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 등으로 올 들어 주가가 5%나 급락했다. 전기전자, 석유화학, 조선업계 등 수출 기업이 예외 없이 엔화 약세의 영향을 입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같은 442억 달러(약 46조 4000억원)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엔저는 과거에도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05년 1분기부터 2007년 1분기까지 2년간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최대 760엔대까지 내려가면서 당시 우리 기업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여파는 전체 산업에 걸쳐 나타났다. 2004년 6.75%를 기록했던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5.86%로 떨어진 데 이어, 2006년 5.24%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수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년 사이 반 토막 났다. 2004년 8.23%에서 2005년 5.62%로 급락한 데 이어, 2006년엔 4.90%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엔화가 내리막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이미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12%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엔고 덕에 호황을 누려 온 업계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업체 임원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당장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연구·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를 못한 게 현 상황을 불러온 이유 중 하나”라면서 “호시절 체질 개선을 못한 점에 있어서는 기업도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법은 다름 아닌 일본에 있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5년 이상 슈퍼 엔고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일본의 선도 기업은 꾸준히 제품 기술력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여 ‘제2의 도약’을 준비했다.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은 환율 탓을 하겠지만 결국 책임론에서 기업도 자유롭지는 못하다”며 “환율은 늘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 주력 수출품을 완전한 하이테크로 만들어 경쟁력을 갖춰야 했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도 “반도체나 휴대전화 부문은 한국의 높은 기술 경쟁력으로 인해 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하다시피 할 정도인 만큼 비교적 엔저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 3~4년 전 가격이 좋았을 때만 생각하지 말고 기업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 분석] 박대통령 첫 기자회견… 집권 2년차 구상은

    [뉴스 분석] 박대통령 첫 기자회견… 집권 2년차 구상은

    18분짜리 모두 발언은 경제로 시작해 통일·북핵 문제를 거쳐 구체적인 민생고 해결 방안으로 끝을 맺었다.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여 준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년간의 꾸준한 여론조사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진다. 경제와 일자리, 북핵과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다른 문제는 40여분간 진행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이 설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남북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풀어낼 물꼬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모두 발언의 절반 이상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한 경제기초 확립,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의 혁신, 내수의 활성화, 국민행복과 5대 불안 해소 방안 등으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는 단어의 언급 횟수에서도 확인된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에 국정 운영의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부었다면, 올해부터는 경제 체질을 본격적으로 고치겠다는 ‘미래 경제 청사진’을 발표한 것이다. 회견에서 언급한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의 청사진은 ‘474 비전’으로 회자되며 현 정부 경제정책의 주된 화두가 될 전망이다. 퇴임 1년 전까지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인 공약 브랜드였던 ‘747공약’(7% 경제성장률·국민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강국)과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날 공공기관 개혁 등 비정상적인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이 같은 ‘경제 몰입’은 일정한 사회적 갈등과 마찰을 수반할 개연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의 첫머리를 ‘비정상의 정상화’로 시작하면서 대표적 대상으로 공공부문을 거론했다. 게다가 “철도개혁을 시작으로 공공부문의 정상화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그 첫 대상을 적시했다. 지난 연말 ‘가까스로’ 미봉된 뜨거운 감자를 새해 벽두에 먼저 꺼내 들며 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야권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어내지 못한 야권은 “특검, 무능 장관 교체 문제 등 주요 이슈에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없었고 변명과 반박만 있었다”는 민주당의 성토를 시작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집권 2년차 ‘경제와의 씨름, 비정상과의 싸움’을 본격 선언한 박 대통령에게 야권과의 대결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용어 클릭] ■비정상의 정상화 각 분야에 관행처럼 굳어진 잘못된 것들을 법과 원칙에 입각해 바로잡자는 취지의 표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처음 언급한 뒤 국무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 [박대통령 신년회견] “불법 떼쓰기에 원칙 대응했는데 소통 안 된다고 하면 잘못”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소통’을 화두로 던졌다. ‘불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소통과 관련해 많은 얘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 모두가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박 대통령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나,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타협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면서 “과거에 불법으로 떼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가 법을 지키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소통론’을 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부족한 점은 있지만 그동안 국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고 해명했다. 틈나는 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전국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만나고 목소리를 들었다는 얘기다. 15년 전 사망한 딸의 사인을 규명해 달라는 부친의 민원을 15년 만에 해결한 것도 민원을 중시한 결과였다는 사례도 들었다. 그러면서 특정한 방식의 소통에는 거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누차 말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이어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생각해 봤다”면서 “제가 어떤 분들도 못 만날 이유가 없고 앞으로 소통에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 파업 등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소통에 대해 이처럼 자세하게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처음이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에게 진정한 소통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국민적 갈등이 많이 남는 회견이었다”고 말했다고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이 전했다. 윤 의원은 “불통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정작 국민이 듣고 싶고 원하는 말은 한마디도 안 한 채 모두 건너뛴 회견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교과서로 배워야 하고, 이념적 편향도 있어선 안 된다”면서 “일부 교과서에 불법 방북 처벌을 탄압으로 표현하고, 독일 통일을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시론] 지방선거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지방선거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누리당이 특별시·광역시의 기초의회 폐지, 자치단체장의 3선 불허 등을 제안함으로써 지방자치제도 개혁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그동안 정치권이 주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만을 놓고 갑론을박을 해서 매우 유감이었는데 새누리당이 현행 자치제도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 사실 기초의회 폐지는 2009년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었으나 2010년 일부 야당 의원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입법에 실패했다. 그동안 기초의회가 유명무실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도의 경우 도시, 농촌, 어촌 등이 있어서 기초의회가 지역 특성에 적합한 자치를 추구하지만 특별시·광역시의 경우 기초자치단위의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기초의회를 별도로 두지 않고 광역의회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따라서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대신 광역의회의 의원 수를 늘려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제안한 광역-기초단체장의 3선 불허 방침은 단체장이 최장 12년까지 재임하는 경우 개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막강해져 권력 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나온 방안이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현행 직선제가 많은 문제점(낮은 투표율, 선행기호 후보의 높은 당선 확률로 인한 ‘로또식’ 선거, 후보 난립, 잦은 선거비리, 보수-진보단체의 선거 개입으로 인한 교육현장의 정치화 등)을 안고 있어서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시도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미리 선언하는 동반후보제, 임명제, 직선제 중에서 시·도 광역의회가 선택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이러한 지방자치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해 민주당은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는 술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과연 정당공천제 폐지가 올바른 개혁 방안인가. 비록 정당공천 폐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높고, 또 대선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을 훼손하면서 폐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2003년 헌재가 정당표방 금지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은 기초의회선거에서 정당의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정당공천을 폐지하는 경우 유권자들이 기초의회 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1번과 2번 후보를 여당과 야당 후보로 간주하여 1, 2번 후보의 당선 확률이 매우 높은 ‘로또식’ 선거가 되기 때문에 심각한 대표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동일정당에서 수많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또 정당표방제를 악용하는 다양한 선거운동 방식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정당공천제의 폐해가 있다면 공천제를 개선해야지 이를 폐기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다. 그리고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경우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근거가 없어지므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기초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 2006년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도입 후 여성의원 비율이 5%에서 14%까지 증가하였으나 30%가 넘는 유럽에 비해 여전히 적은 편인데 이것마저 줄어들게 된다. 기초의회의 경우 육아, 교육, 복지 등이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여성의원이 많이 필요하므로 오히려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서 여성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대선 공약을 지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지만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은 더 높은 정치적 가치이므로 정당공천제는 유지돼야 한다. 그리고 여야는 지방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지방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공소시효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적어도 5년으로 늘리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지방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이 왜곡된 보도나 편파성 여론조사를 발표하여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언론과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 [신년 인터뷰] “궤도위 달리다 내려갈 순 없어… 시정 안착시킨 후 재야로 갈 것”

    [신년 인터뷰] “궤도위 달리다 내려갈 순 없어… 시정 안착시킨 후 재야로 갈 것”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새해 첫 인터뷰에서도 대권 및 6·4 지방선거에 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협력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2014년 화두는 역시 선거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시장의 업무수행 평가는 49.6%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재신임도 비율은 34.2%에 불과해 지지하지 않겠다는 53.8%보다 낮았다.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들과 10% 포인트의 차이도 안 났습니다. 만약 시민들이 지금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하는 일을 제대로 안다면 더 높은 지지도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대항마로 거론되는데 누굴 더 위협적이라 생각하는지. -진짜 선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저에게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은 기존 정치를 바꾸라는 것입니다. 선거 때가 되어서야 뭘 내세우려고 후다닥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이 제가 하는 실무 행정의 연장이라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단 하루, 단 한 시간이라도 서울시 일에 올인하면 그게 다 쌓여서 평가받는 것이지, 뭘 위해 따로 무슨 일을 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고 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분이 해야죠. 얼마든지 나오셔도 됩니다. 서울시장은 무조건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정치적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치적 분석이나 전략 같은 분야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시대, 우리 서울, 우리 시민분들이 바라는 시정, 정책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 이외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는 6·4 지방선거의 쟁점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쭉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뭔가 한 건 터뜨려서 환심을 사고 당선되는 풍토가 아니라 정책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하며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 보는 시장이 선택됐으면 합니다. 지방선거도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 선거가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합니다. 디테일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창조적인 것들을 꿈꾸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당적이 민주당인데 낮은 지지율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으로부터 얻을 것만 생각하지 않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꼭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에도 제가 모범을 잘 보이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7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지지할 건가. -난 대선 얘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시장 재선을 꿈꾸면서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시장으로 올인할 것입니다.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기본 도리입니다. 불출마는 이미 관훈클럽 토론 때 얘기했습니다. 시장 선거도 지금 어찌 될지 모를 판인데, 시장 선거를 보장해 줄 사람이 있습니까. →그럼 차차기를 생각 중인지. -처음부터 계속 말했지만, 서울시장은 막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왜 자꾸 서울시정은 안 돌아보고 다음 단계만 쳐다보는지. 난 그렇게 마음이 쉽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정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입니까. 뉴욕시장을 보세요, 블룸버그가 10여년 반듯하게 해놓고 또 다른 시대가 오니까 다른 시장이 취임해서 다른 과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순환 발전하는 것입니다. 재선을 생각한 게 시장 2년 8개월하고 관두는 건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금 막 궤도 위를 달리고 있는데 내려갈 순 없지 않습니까. 이걸 어느 정도 안착시키고 나서 또 어느 정도 지나면 새로운 상상력과 비전을 가진 후임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럼 난 또 재야로 가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못했던 알프스나 히말라야 트레킹도 하고 말입니다…. →요즘 젊은 층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유행인데, 대자보를 쓴다면. -대자보는 기본적으로 자기 표현 수단이 없는, 많은 힘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알려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신문 인터뷰까지 하자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대자보를 필요로 하겠습니까. 다만,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아프도록 내버려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행정이 그리 못 해드린 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열심히 반성문을 써야 합니다. →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참여하고 관여할 생각 없습니다.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제가 걸어온 길을 잘 보십시오. 검사,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등등. 이런 것들이 선례가 될 것입니다. 참여연대를 하다 보니 시민사회에 뭔가 든든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싶어 아름다운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삶 속에서 뭔가 나눔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또 아름다운가게를 생각했습니다. 계획적이라기보다는 그 순간 내가 천착하고 열중하고 고민한 것들이 쌓이다 보니 그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펼쳐졌습니다. 서울시장은 막중한 자리입니다. 인구 1000만명이면 이미 한 나라 아니겠습니까. 이 일 잘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글쎄요, 제 생각은 대선이나 총선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지방선거는 과도하게 정치화돼 있습니다. 물론 비난받을 때 민주당이 비빌 언덕이 되어주긴 합니다. 그런데 내가 하는 건 행정입니다. 행정엔 그런 게 없습니다. 하는 일의 99%가 행정인데 선거에서는 웬 정당 타령이 그렇게 많은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안철수 의원과는 자주 만나는지. -연락한 지 제법 오래됐습니다. 다들 바쁘니까요. 안 의원도 결국은 기존의 정치에 대한 혁신, 이런 것을 고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이고, 과거의 정치로부터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고 있는 배는 서로 달라도 방향은 같지 않겠습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공감대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선거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제 소망은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약속은. -선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렇게들 급할 게 뭐가 있습니까. →새해 소망을 사자성어로 정리하면. -신년사에 이미 말했습니다. 이통안민(以通安民). 소통으로 시민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또 하나 꼽자면, 올해가 청마의 해니까 시민들을 잘 모시고 가는 마부가 되겠습니다. →지난 시정을 자평한다면. -(허허허…) 내가 매겨서 누가 믿겠습니까. 정책하는 입장에서는 모두가 자랑스럽고, 또 완벽한 것은 세상에 없으니 모두가 또 아쉽습니다. 지하철 9호선 문제, 세빛둥둥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스마트카드, 가든파이브 등이 정리됐습니다. (전임 시장으로부터)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미래를 향한 3기 도시철도, 2030플랜, 서울복지 기준선, 서울도시 100년 선언 같은 것들입니다. 그간 서울엔 건설만 있었지 건축은 없었습니다. 100년 도시 선언, 발주방식, 턴키방식 금지, 공공건축가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건축 분야에서는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사업으로 3조 2000억원을 아끼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올빼미 버스 운영, 부채 감축 등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경전철 계획은 선거 선심성으로 오해를 받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것, 교통 소외지역을 막아야 하는 것은 시장의 책무입니다. 서울시의 재정 능력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선심성이라는 말은 절대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꼽았는데. -디자인플라자에 2만㎡(약 6000평)에 달하는 오픈마켓과 각종 비즈스트리트가 들어섭니다. 젊은 디자이너들 즉 해외에서 뜨는 K-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외형은 변함이 없지만 내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서울 전체의 디자인과 패션 산업뿐 아니라 컨벤션과 관광산업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스마트폰으로 가전기기 조작 삼성 ‘스마트홈’· LG ‘홈챗’ 첫선

    스마트폰으로 가전기기 조작 삼성 ‘스마트홈’· LG ‘홈챗’ 첫선

    집안 온도나 조명을 퇴근길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미리 조절하고, TV를 보다가 리모컨에 대고 ‘굿나잇’(Good Night)이라고 말하면 TV 등 가전제품들이 동시에 꺼지고 조명은 서서히 꺼진다. 해외출장 중이더라도 집안 가전제품에 내장된 카메라로 집안 환경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조절한다. 먼 미래에나 가능했을 법한 일들이 올 상반기 중 상용화를 통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리는 소비자가전쇼(2014 CES)에서는 삼성·LG 등 세계 굴지의 전자회사들이 매년 격전을 벌였던 TV 외에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의 연동기술을 놓고도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삼성 스마트홈’ 사업을 상반기에 본격화하기로 하고 이번 CES를 통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일종의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가전기기·스마트폰·갤럭시 기어(스마트 손목시계)를 묶어 통합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안 모든 기기를 한곳에서 제어·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우선 모든 삼성 제품에 적용하고 향후 다른 업체 제품까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적용 영역도 출입통제·에너지·건강·친환경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은 “지난해 중반 사내 역량을 총결집한 ‘스마트홈 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삼성 스마트홈이 소비자 일상생활에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했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교감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공개된 LG전자의 홈챗(HomeChat)도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3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있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LINE)으로 집안 가전제품의 원격 제어·모니터링·콘텐츠 공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홈챗을 통해 영어나 한국어로 “로보킹, 청소는 언제 했어?”라고 물으면 로보킹이 “오늘 아침 10시부터 11시까지 지그재그 모드로 청소를 완료했어요”라고 대답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차례로 냉장고·세탁기·오븐·로보킹 등 스마트가전에 ‘홈챗’ 서비스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매년 CES의 주연이었던 TV부문에서 초대형 울트라고화질(UHD) TV가 화두로 등극했다. 세계 TV 시장이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UHD TV 시장만큼은 급성장(지난해 190만대→올해 1270만대·디스플레이서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각각 110, 105인치 곡면 UHD TV를 나란히 공개하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특히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105인치 초대형에서부터 98, 84, 79, 65, 55인치는 물론, 중형인 49인치까지 다양한 UHD TV 라인업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선진적인 소통 방법

    [이태동 鐘樓에서] 선진적인 소통 방법

    우리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뜻하지 않았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대선 불복종 논란으로 너무나 지루한 갈등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금 “태양은 지지 않고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되었던 어둡고 긴 터널과도 같은 2013년 묵은 해는 흘러가고 2014년 청마(靑馬)의 해가 밝았다. 운명적으로 역사 발전은 변증법적으로 이루어지게 만들어졌다고 말하지만, 이념 간의 갈등이 상호간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넘어 나아가지 못하고 질시와 반목으로 가득 찬 파과적인 대결의 국면으로만 치닫게 된다면, 역사는 발전은커녕 공멸하는 대재난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국민 통합은 물론 여야 간의 적대적인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소통의 문제가 새해 벽두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절박한 시대적인 요구 사항의 화두(話頭)로 등장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지닌 뜻을 정확히 이해함은 물론 진정성 있는 소통 방법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바르게 정립시켜야 할 것이다. 소통은 자신의 의사를 단순히 상대방에게 알리거나 전달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에 서로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화합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인 회담이나 타협을 위한 논의에 있어 서로가 자기의 주장을 상대방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 회담이나 담판은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의 경우와 같이 당혹스럽고 비극적인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통”이라는 비판의 소리를 계속 높여왔다. 지난해 9월에 있었던 여야 3자 회담 후에도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불통 때문에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고 비난했지만,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소통을 위해 준비해 간 것도 ‘여우와 두루미’가 마련한 음식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여론이었다. 야당이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상황을 왜곡해서 비판의 소리를 높인다면, 그것은 소통의 방법이 아니라 폭력이다. 야당은 비판을 그들이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의무로 생각하겠지만 새로이 탄생한 정부로 하여금 적어도 얼마간 일을 할 기회를 주고 비판을 해야 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여야 어느 진영에 속해 있든 국정을 논의하는 과정에 있어서 상대방은 무너뜨려야 할 증오의 대상인 적이 아니라 변증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소통의 “파트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지난 한 해 동안의 이러한 일들은 일어나지 말아야 했다. 비판은 누구나 하기 쉽지만 올바른 비판을 하기는 어렵다. 영국의 위대한 비평가 매튜 아널드가 저적했듯이 올바른 비평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쉽다고 말하겠지만, 그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사물을 바로 보려는 진정한 욕망은 “사심 없는 마음”과 ”유연성“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상대편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요구해놓고 불통이라고 비난하며 장외(場外)로 나가 군중을 선동, 그 힘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기 위해 촛불 시위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후진적인 소통의 방법이라는 것을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화를 적게 한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유연성을 좀 더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다. 새해에는 분열의 덫에서 벗어나 통합을 위한 선진적인 소통의 광장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마련되어 결실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씨줄날줄] 팝콘 브레인/정기홍 논설위원

    휴대전화 제조사인 노키아가 스마트폰 중독증후군 사례들을 내놓은 적이 있다. 스마트폰을 하루 16시간 동안 150번 들여다보는가 하면 열에 일곱은 울리지 않는 단말기에서 진동이나 벨소리를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이른바 ‘유령진동 증후군’이다. 수면 중에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심지어 공포감까지 갖게 되는 ‘노모포비아’ 현상의 단면들이다. 스마트폰 신조어는 더 있다. 지적 능력은 갖췄지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응력이 떨어지는 ‘아스퍼거 증후군’, 옥수수 튀김 팝콘이 곧바로 튀어오르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즉각적이고 강한 신호에만 반응을 보이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도 그런 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뇌의 피로도를 높여 기억력 감퇴 등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에게 깜빡이는 불빛에 맞춰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도록 했더니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의 뇌를 연구해 봤더니, 좌우 뇌 활동의 불균형으로 시각과 청각반응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았다는 결과도 있다. 뇌 기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생각과 인지, 예측과 행동을 지시하는 우측 뇌의 기능이 지극히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신년 벽두에 ‘스마트폰 감옥’에서 탈출하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첨단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한 독을 빼자는 ‘디지털 디톡스’가 금주와 금연, 살빼기와 더불어 화두로 등장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밀려 뒤편으로 밀려난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한편, 탈진한 뇌를 쉬게 하자는 것이다. 디지털 금식 혹은 단식운동인 셈이다. ‘잃어버린’ 2G(2세대)폰을 손에 다시 쥐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책을 든 승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요약해 메모하고, 인물 등의 관계도를 그리는 등 좀 더 깊고 길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움직임이다. 미국 CNN 방송은 ‘팝콘 브레인 퇴치법’으로 스마트폰 내려놓고 최소 2분간 창밖 응시하기, 업무가 끝난 오후 6~9시 온라인에서 해방된 자유시간 갖기, 문자와 메일 대신 전화걸기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아날로그적인 것과의 조화로운 교류만이 첨단 스마트 시대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역설적인 뜻이 담겼다. ‘역사는 아(我) 비아(非我) 간 투쟁’이라는 명제는 비단 역사이론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올해 금융권의 최고 화두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민영화 성공 여부다.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자회사들은 이미 매각이 이뤄졌다. ‘몸통’인 우리은행까지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금융권의 판세는 크게 변하게 된다.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 품에 안게 되면 자산규모 300조원 안팎의 고만고만한 금융지주 각축전에 거대 공룡이 출현하게 되고, 교보생명 등 비(非)은행 금융그룹이 가져가게 되면 새로운 이종(異種) 라이벌이 탄생하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올 한 해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지주 회장들을 차례로 만나 새해 전략을 들어본다. 지난해 금융업계에서 연말 시상식이 열렸다면 최고 스타상은 단연 임종룡(55)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KB금융이라는 거함과 맞붙어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알짜 매물을 품에 안는 ‘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은 임 회장은 지난 3일 “우리의 인수합병(M&A)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도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올해 외부기관으로부터 대대적인 조직 진단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내부로부터의 큰 변화도 예고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축하할 일이지만 그 바람에 우리아비바생명 등 경쟁력 없는 군식구까지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 얘기가 나도는데. -(그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투증권이 우리에게 와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저주가 현실화될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인정해주는, 대단히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그리고 증권업황이 가장 안 좋을 때가 증권사 몸값이 가장 쌀 때 아닌가.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끼워팔기가 없는 대우, 현대, 동양 등 알짜 증권사 단독 매물이 줄줄이 나와 있다. 그래서 KB금융이 인수전에 지고도 웃고 있다고 하는데. -대우증권 등이 먼저 (시장에) 나왔다면 취사선택이 가능했겠지만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매물을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나온 매물을 확실히 잡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우투증권은 곧바로 NH농협증권과 합병할 것인가, 아니면 당분간 두 회사 체제로 가져갈 것인가. -3월 말 본실사와 매각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밝히겠다. 궁극적으로는 합쳐야 하지 않겠나(당장 합병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수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수용하나. -우투증권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섞여 있다. 모두 정규직으로 하긴 어렵다. →우리은행 인수에도 관심이 있나. -전혀 없다. →그럼 이제 다른 M&A는 없는 것인가. -비은행 분야는 M&A를 계속할 것이다. M&A는 기업이 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다. 신한, 하나금융을 봐라. 모두 M&A로 지금의 지위에 올랐다. (보험이든 증권이든) 시장에서 잘하는 놈을 추가 인수할 생각이다. →우투증권 인수로 자산 규모가 255조원에서 290조원으로 껑충 뛰면서 외형적으로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슷한 선상에 서게 됐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농협은 ‘뱅커 DNA’(은행원 유전자)가 없어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냉소도 여전하다. -아프지만 일정 부분 맞는 얘기다. 농협금융은 오랫동안 농협이라는 우산 아래서 편히 지내온 측면이 있다. 오죽하면 은행이 아니라 쌀집이라는 냉소까지 나왔겠는가. 우리 조직원들은 야성을 더 키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투증권 인수는 농협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KB금융이라는 엄청 센 놈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고, 시장의 1등은 어떻게 해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 가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다른 금융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농협의 DNA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다. →DNA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 진단을 대대적으로 받아볼 생각이다. 우리는 금융사이면서도 리스크 중시 문화가 왜 부족한지, 채우려면 뭘 해야 하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진단받고 처방전을 놓을 작정이다. →전임 신동규 회장도 임 회장 못지않게 의욕을 갖고 취임했지만 1년도 안 돼 “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농협 브랜드 사용료 등 사사건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부딪쳤는데. -브랜드 사용료는 당연히 내야 한다고 본다. 농협금융의 존재를 있게 해준 게 누군가. 농민이고 농협 아닌가. 농협중앙회도 브랜드 사용료 지급기준을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줘 우리의 운신 폭을 키워줬다. 실적이 좋으면 좀 더 내고 안 좋으면 덜 낼 수 있다. 덕분에 작년에는 4400억원을 냈지만 올해는 3000억원대로 줄게 됐다. →‘제갈종룡’(제갈공명+임종룡)이 된 건가. -하하. 그건 아니고….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본다. →장관(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내고 지주 회장이 됐다. 큰 그림을 그리다가 답답하지 않은가. -수치 스트레스가 커서 답답할 겨를이 없다. 금융사는 매일 매달 성적표가 나오니…. 한편으론 (개선 노력이) 바로바로 확인돼 보람도 크다. 국가정책은 타이밍 포착과 사전 정지작업이 중요한데 금융사는 신속성이 중요하더라. 의사결정을 빨리 해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나. -말 잘 못하면 한은에 혼난다(웃음). 분명한 것은 경제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합심한다는 모양새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더 살려야 한다. 안미현 전문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감사원, 공기업 방만경영 고강도 감사

    감사원이 공기업에 대한 고강도 감사에 나선다. 기획재정부가 방만경영 논란을 부르는 공기업에 대한 자산매각 압력을 가하는 데 이어 감사원도 매스를 대면서 공공부문 개혁이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총 30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감사준비팀을 구성했다. 주무 부서인 공공기관감사국은 물론이고 산업금융감사국과 국토해양감사국에서 인원을 차출하는 등 총동원 체제를 구축했다. 준비팀은 현재 담당 분야별로 3∼4개로 조를 나눠 기존 감사 자료나 언론 보도, 정부 통계 등 자료 수집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감사 대상은 한국전력 등 산업·자원 공기업은 물론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건설 공기업 등을 망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공부문 감사는 시급성에 따라 1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감사를 진행하던 ‘기관운영감사’ 방식이 아니라 대상 공공기관 전체를 동시에 감사하는 ‘특정감사’라는 공세적 형태로 진행된다. 전방위적 감사에서 비위행위나 부실경영 등에 대한 사실이 드러나면 검찰 고발을 통해 신속히 공공기관 개혁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결과를 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기관장에게도 퇴진 등 엄중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찬현 감사원장은 신년사에서 “반복되는 지적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불합리한 관행이 더이상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근절하기 위한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초 황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라든가 부조리라든가, 공직의 기강 해이라든가 하는 부분에 대해 확실히 바로잡고, 그렇게 돼야만 방만경영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재부는 지난달 중순 ‘공기업 정상화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같은 달 31일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가이드라인까지 신속하게 제시하면서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만성 적자 공기업들에 무차별적으로 자산 매각을 주문하면서 ‘졸속 민영화’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사원 역시 자칫 무리하게 되면 황 원장이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성이 ‘코드 감사’라는 비판에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의 눈] 실화와 영화 사이/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실화와 영화 사이/이은주 문화부 기자

    2014년 새해 벽두부터 영화계는 첫 1000만 관객 영화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이다. 영화는 개봉 17일 만인 지난 4일 700만명을 돌파했고 이달 중 1000만 관객 동원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는 물론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보다도 빠른 속도다. ‘변호인’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81년 부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부림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제5공화국 당시 신군부는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 22명을 반국가단체 찬양 활동을 했다고 조작해 그들에게 비인간적인 구타와 고문을 가했다. 영화는 개봉 전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정치색을 뛰어넘어 불과 30여년 전에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일이 자행됐다는 사실에 대한 공분을 이끌어 내며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이처럼 실화의 힘은 때론 영화적 허구보다 더 강력하다. 특히 충무로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물은 흥행에 불패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실화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선호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도 영화 ‘숨바꼭질’은 ‘우리 집에 낯선 사람이 숨어 살고 있다’는 모티브가 실화에서 비롯된 것이 알려지며 스타 캐스팅 없이도 흥행에 성공했고, 국내 3대 미결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 사건은 각각 영화 ‘살인의 추억’, ‘아이들’, ‘그놈 목소리’로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을 거뒀다. 올해도 용산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법정 영화 ‘소수의견’과 삼성반도체 노동자로 근무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하는 등 실화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국내에서 실화 영화가 흥행이 잘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이 허구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작가의 상상력이 따라잡지 못할 만큼 더 영화 같은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사회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철도 민영화를 둘러싼 갈등, 밀양 송전탑 사태 등으로 인해 안녕하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또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학가의 ‘안녕들 하십니까’ 파문은 답답한 현실에 대한 작은 외침이었고 이런 분위기에서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국가와 국민, 민주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관객의 응답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사회를 비추는 작지만 강력한 거울이고, 관객들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대해 공감하고 그 속에서 겪은 심리적 고통에 대해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아직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불합리한 사회문제들을 언젠가 고스란히 스크린에서 만나볼지도 모를 일이다. 2014년에는 관객의 재평가가 필요할 만큼 충격적이고 억울한 사건이 그만 발생했으면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 안녕하지 못한 사회… 허기진 ‘공통의 것’

    안녕하지 못한 사회… 허기진 ‘공통의 것’

    공통체/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지음/정남영·윤영광 옮김/사월의책/600쪽/2만 8000원 22일에 걸친 철도노조의 최장기 파업과 오는 11일 예고된 의사들의 총파업. 국민 불편과 경제에 큰 주름을 남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의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이다.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논란 속에서 철도노조와 의사들은 파업이란 비슷한 카드를 비슷한 시기에 꺼내들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철도 민영화의 포석으로 받아들였고, 의사들은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에 대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멀리 터키에선 문화유산인 게지공원 일원에 복합 쇼핑몰을 짓기 위한 개발업자들의 움직임에 반발해 대규모 재건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또 브라질에선 대중교통인 버스의 요금 인상 반대집회가 불거졌다. 아랍의 봄과 월스트리트 점거운동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이유에서 촉발된 것이다. 배경에는 형식적이나마 사회 공공재의 사유화 반대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다중’은 물, 토지, 철도, 의료, 미디어, 금융과 같은 공통의 것을 사유화하는 데 반대하고 민주적 관리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사회관계의 네트워크 같은 ‘공통적 관계’까지 포함된다. 세계적 정치 사상가인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네그리(왼쪽)와 미국 듀크대 문학부 교수인 마이클 하트(오른쪽)는 이 같은 상황을 놓고 독일의 사회학자 에리히 프롬처럼 “소유냐 존재냐?”고 되묻는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쓴 책인 ‘공통체’(commonwealth)에선 현재 처해 있거나 또는 앞으로 부딪혀야 할 삶의 본질에 대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우리들은 “안녕하십니까”라며 삶의 화두인 ‘안녕’을 묻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 시대가 안녕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에선 비정규직 노동자와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 넘쳐나고 중산층이 몰락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소수의 기업과 금융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윤이 있는 곳이라면 전 지구를 넘나들며 개인의 행복을 빨아들이는 신자유주의적 자본과 금융이 문제인지, 아니면 복지국가의 실패 내지는 미완의 복지가 문제인지 되묻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란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이들은 ‘공화국’, ‘근대성’, ‘자본’이란 현대 사회의 배경이 된 세 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지난한 탐구의 과정은 공공성을 다시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들이 공동체가 아닌 ‘공통체’를 다시 들고 나온 이유다. 자본주의 체제는 15세기 인클로저 운동과 함께 ‘공유지’(the commons)를 사유화하면서 출발했고 당시 공통적인 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삶을 뜻하던 단어 ‘공통체’는 국가를 의미하는 말로 개념이 변질됐다. 국가와 자본이 ‘공통체’를 파괴한 장본인이기에 역사의 역설이 빚어진 셈이다. 네그리와 하트는 언어와 몸짓, 토지와 철도, 지식과 정보 등이 공통적이지 않다면 일상생활이나 노동현장에서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거나 소통하는 사회적 삶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신자유주의건 사민주의적 복지국가건 문제의 근원에는 사유화와 잇닿은 ‘소유’가 있다고 본다. 그 가운데서도 공통의 것에 대한 사유화는 모두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자본의 사적인 지배 못지않게 국가의 공적 통제에 맞서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사유화의 반대는 국유화가 아니라는 뜻이며, 자본주의 못지않은 사회주의의 천편일률적 틀을 들춰낸다. 책은 ‘제국 3부작’의 최종편이다. 제국(2000년), 다중(2004년)에 이은 역작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란 공통적인 것을 사유화하려 했던 시도와 다름없다고 단언하며,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계속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들은 다중의 민주적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대안이라고 본다. 공통적인 것을 공유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책은 ‘제3의 길’을 표방하는 듯하지만 실은 공산주의 2.0에 가깝다. 대학 전공서적처럼 어려운 개념들로 가득 찬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아이젠 없이 겨울산을 오르는 것처럼 벅차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무엇 WHAT?(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미시사 ‘대구’(Cod), ‘소금’(Salt)의 저자인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 마크 쿨란스키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으로만 이뤄진 책을 내놨다. 끝없이 답변을 갈망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하며 공자, 플라톤, 셰익스피어, 데카르트, 헤밍웨이 등 세계역사 속 철학자와 작가들의 저술을 꼼꼼히 살핀 뒤 인생의 핵심을 다룬 질문 20개를 추렸다. ‘어떻게 시작할까?’ ‘얼마나 많을까?’ ‘어떻게?’ ‘왜?’ ‘어디?’ ‘이게 불운한 건가?’ 등의 질문을 화두로 꺼낸 뒤 해답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삶을 성찰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예컨대 ‘어떻게?’ 섹션에서는 ‘나는 꿀벌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소제목으로 인간 삶의 근본 의미를 짚어보는 식이다. 질문들은 결국 모두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200쪽. 1만 2000원. 기후 문화(하랄트 벨처 외 지음, 모명숙 옮김, 성균관대출판부 펴냄) 오늘날 지구촌의 공통 의제 가운데 하나인 기후변화. 오랫동안 이는 기상·해양·빙하학자들이 고민해야 할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예측하지 못했던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는 일은 과학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과제라고 단언한다. 이를테면 높아지는 기온, 녹아가는 대륙 빙하, 북쪽으로 확산되는 말라리아 감염 등에 대한 자연과학의 평가가 정치적이고 공격적인 활동무대에서 토론될 경우에는 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책과 해결책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고 결국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404쪽. 3만원. 동양적 마음의 탄생(문석윤 지음, 글항아리 펴냄) 자연과 인간의 경계는 몸이 만들어 낸다. 그 몸을 비로소 ‘나’로 인식하고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인간 존재를 묻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져 과학자와 철학자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유한다. ‘마음’에 대한 논쟁 역시 동아시아에서 3000년 이상 계속됐다. 책은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마음’의 개념, ‘심’(心)을 집중적으로 풀어낸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기록인 갑골문에 드러난 ‘심’(으로 추정되는 글자)에서 드러난 심장과 마음의 해석부터 맹자의 심학, 한대의 음양오행론, 조선 성리학, 실학과 성호학파 등 시대적 학문 속에서 찾아낸 ‘심’을 두루 살핀다. 444쪽. 1만 8000원. 각설하고,(김민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시인들의 따끈따끈한 시의 속살을 가장 먼저 만지는’ 출판사 편집자이자 등단 15년차 시인인 김민정의 첫 산문집. 그의 말투처럼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 속에 세상에 예민한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감성이 새겨진 글 1000여편이 실렸다. 지난 14년간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것으로 시, 사람, 사랑에 관한 기록이자 무심히 스쳐갈 법한 일상의 진실한 순간을 포획한 전리품들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를 지닌 시인답게 산문 속에는 선후배, 동료 문인들도 한데 어우러져 있다. 평화가 깃든 고 박완서 작가의 집을 부러워했던 그는 작가의 부음을 들었을 때 그의 집을 떠올린다. ‘선생님은 꽁꽁 언 땅을 열고 누구도 열어볼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집을 찾으셨다. 누군들 가장 나종 지니인 집이 그러지 아니할까.’ 세상을 등진 신현정 시인을 떠올리면서는 다시 시를 생각한다. 264쪽. 1만 2000원.
  • 곡면·초고선명·스마트 홈 ‘C-E-S전쟁’

    곡면·초고선명·스마트 홈 ‘C-E-S전쟁’

    전세계 전자·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최신 흐름을 만날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비롯해 3200개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해마다 14만~15만명이 몰려드는 CES는 한 해 전자·정보기술(IT) 업계의 풍향계 역할을 담당하는 데다, 조만간 일반매장에 등장할 각종 첨단 신제품을 미리 점칠 수 있어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한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3200여개 기업은 첨단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며 기선제압에 나선다. 올해 CES의 관전 포인트를 ‘C’, ‘E’, ‘S’ 3개의 알파벳으로 짚어봤다. 3일 행사를 주최하는 전미소비자가전협회(CEA)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CES의 화두는 ▲곡면 디자인(Curved design) ▲한결 정교하고 생생한 초고선명 화면(Elaboration) ▲스마트 홈(Smart home) 등이다. 먼저 지난해 일부 시제품에만 적용됐던, 화면이 휜 스마트폰과 TV 등 이른바 곡면(curved) 제품이 전시장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은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구부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좀 더 기술이 발전하면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고 종이처럼 말 수도 있다. 삼성과 LG전자는 해외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자 이번 CES에서 화면이 휘어진 채 고정된 곡면 TV에서 한발 더 나아가 리모컨으로 TV 화면의 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Variable) TV’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결 생생하고 실감나는 천연색 디스플레이를 뜻하는 일래버레이션(Elaboration) 기술은 전시의 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 초고화질(UHD) 지상파 방송이 시작되고 UHD TV 확산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콘텐츠 문제가 해결되면서 UHD TV의 급성장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하이센스와 하이얼 등은 풀HD TV 대비 해상도가 4배 높은 UHD TV를 일제히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105인치 곡면 UHD TV를 공개한다고 밝힌 상태다. 좀 더 똑똑한(Smart) 생활 가전을 미리 만나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전시에는 스마트폰과 시계에 이어 각종 가전에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적용한 제품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사물인터넷이 구현되면, 가정 내 각종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냉장고·세탁기·오븐·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홈챗’(HomeChat) 서비스를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과 동작인식 기능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 TV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권 새해 화두 ‘소비자 보호·리스크 관리’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신년사에서 밝힌 새해 경영의 화두는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다. 금융기관들은 저금리 저성장을 올해 경영 환경의 기본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신상품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에 맞는 신상품 개발이 고객 확보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 회사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 외에도 계열사 간 합종연횡을 통한 상품 개발이 활발해지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까지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에서 분리,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맞춰 금융사들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숭고한 미션을 가지고 있다”면서 “본업이란 먼저 시대 흐름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목표 달성을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고객의 자산을 잘 운용해서 불려주는 것도 금융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사의 생명은 곧 고객으로, 고객을 잃으면 존립 기반을 잃게 된다”면서 “올해 그룹의 민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소셜 미디어와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행동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은 이미 업종 구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더욱 나타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정책금융인 KDB산은금융이 대표적이다. 홍기택 산은금융 회장은 “STX 구조조정 등은 수익 및 리스크 관리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면서 “계열 전담 심사체계 구축, 관리대상계열 제도 활용 등을 통해 계열 기업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재무안전성 제고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규 대출에 대한 관리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우량자산 위주의 신규 대출 취급과 기업·소호여신 등 잠재적 위험자산에 대한 선제적 관리, 건전한 여신 문화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건전성을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상시적인 위기 상황에 치밀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면서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나무가 강풍에 견딜 수 있듯이 평소 위기관리 능력을 배양한다면 농협금융의 기본적인 생존력이 강화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져 나온 증권업계는 고객 확보가 더욱 절박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모든 의사결정은 고객보호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답은 고객중심 경영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현상황 위기’ 의식… 혁신으로 돌파 주문

    ‘현상황 위기’ 의식… 혁신으로 돌파 주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삼성에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한 것은 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사활을 건 특허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끊임없이 추격받는 선두 사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삼성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 삼성의 미래에 대해 장고를 거듭한 이 회장이 해외 체류 54일 만에 돌아와 던진 화두는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는 ‘혁신’이란 명제다. 이는 20여년 전인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일갈한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의 재판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삼성 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 정보기술(IT) 계열사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 회장이 신경영 20년간 ‘제자리걸음인 사업’과 ‘부진한 사업’을 거론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 1600억원(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기(11.0%↓), 삼성SDI(66.3%↓)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주력사인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대했던 증권사들이 지난달과 이달 초 앞다퉈 10조원 미만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췄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성장성 둔화는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라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적은 9조 2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5.9%(지난해 3분기)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역시 애플 등 경쟁사들의 맹추격으로 판매량이 주춤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전 세계 최대 판매 1~2위를 각각 아이폰5S와 아이폰5에 내줬다. 2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중국 시장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 애플이 새해부터 중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차이나모바일에도 아이폰5S·5C를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진단대로 미래의 불안요소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어려운 여건을 타개할 방책으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이는 삼성의 미래를 담보할 신사업과 신시장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키우고 도전과 창조의 문화를 가꾸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 회장은 ‘인재=삼성의 미래’라는 사실을 다시 부각시켰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불교의 체험수행 큰 매력… ‘나’를 바른생활로 이끌어”

    “불교의 체험수행 큰 매력… ‘나’를 바른생활로 이끌어”

    서강대에서 종교학(불교학)을 가르치고 있는 캐나다 출신 푸른 눈의 사제 서명원(본명 베르나르 스네칼·61) 신부는 한국 종교계에선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다. 프랑스에서 의과대학을 중퇴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뒤 한국에 파견돼 25년째 한국에 살면서 20여년간 성철 스님의 선사상 연구에 천착해 사는 신부. 그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과 열반 20주년을 맞아 지난 연말 펴낸 ‘가야산 호랑이의 체취를 맡았다-퇴옹성철, 이 뭣고’(서강대출판부)가 새해 벽두 불교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이른 아침 서강대 사제관에서 서 신부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출간된 책은 어떤 의미를 갖나. -그동안 연구해 온 성철 스님의 선 사상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정리했다. 환갑을 맞아 성철 스님과의 인연을 되새긴 결산이기도 하다. 돈오돈수·돈오점수를 포함해 성철 스님의 핵심 선 사상을 무조건의 신봉 대상이 아닌 시대적 산물의 하나로 보자는 개인적인 소견을 담은 게 특징이다. →서명원 신부에게 불교는 무엇인가. -많은 불교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사성제를 요체로 여긴다. 생로병사의 이치를 제대로 알기 위한 체험으로서의 수행에 큰 매력을 느낀다. 교리와 수행에 빠져들수록 나를 더 바른 생활로 이끄는 종교라는 생각이 갈수록 더해진다. →간화선 위주의 한국불교를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1700년 역사를 갖는 한국불교는 수행전통을 온전히 지켜 왔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선시대 억불숭유와 일제시대의 한국불교 이용, 이승만 기독교 정권을 거치며 다양성을 잃었다. 티베트 불교가 다양한 수행과 관점으로 서양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오로지 화두참구의 간화선에 매몰되는 식이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수회 신부로 서강대에서 불교학을 강의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25년간 한국에 살았지만 그런 측면에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오래전 선종하신 예수회 한국관구장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들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내가 택한 사명과 소임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불교에 천착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은 없나. -수없이 많이 겪었다. 지금은 모두 정리됐다.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나는 나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인 것 같다. 불교 신자든 기독교 신자든 모두 한 우물에 빠져 있는 존재일 뿐이다. 종교인이 내가 우물 안 개구리임을 알고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삶과 신행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낳는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참 역할은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해 통일을 위한 조화의 매개일 것이다. 갈라진 한국사회의 통일은 남북통일의 지름길일 수 있다. 무엇보다 종교계 리더들이 많은 사람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공동선을 찾기 위해 더 고심해야 한다. 종교계가 거꾸로 사회 간극과 분열의 틈을 더 벌려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어떻게 보나. -어떤 사회와 조직이건 다양한 견해와 주장이 상존할 수 있다. 천주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국미사를 열었던 사제단의 ‘박 대통령 퇴진’ 요구가 한국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 불교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주장과 생각은 상대적이다. 자기 양심에 입각한 주장과 요구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한국 종교계를 전망한다면. -설날 아침이라고 해서 지난해의 모든 것이 말소될 수는 없다.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올해도 많은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고 종교계 또한 그것들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종교계가,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나와 내 종교가 최고’라는 협심을 걷어내고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먼저 길러야 할 것이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공직인사 쇄신으로 새 각오 다질 때다

    공직 쇄신이 갑오년 벽두 정치권과 관가(官街)를 아우르는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국무총리실의 1급 공무원 10명 전원이 사직서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미 지난해 말이다. 일괄 사표가 총리실에 그치지 않는 것은 물론 쇄신 대상이 1급 공무원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가세했다. 해가 바뀌면서 개각과 청와대 참모 교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인사 쇄신론이 고개를 들면서 구체적 대상자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선거 당시를 훨씬 웃도는 높은 지지율로 국민적 기대를 모으며 의욕적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국민의 여망에 충실히 부응했느냐는 물음에는 자신 있는 답변을 내놓기란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출범 2년차를 맞아 새로운 추진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정부에서 쇄신론이 나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공직 인사 쇄신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라고 할 만큼 쇄신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부가 흔히 쓰는 충격요법이다. 역대 정부도 예외를 찾기 어려울 만큼 국정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인사로 분위기를 바꾸곤 했다. 따라서 정치적 의도가 실릴 수밖에 없는 인사 쇄신에는 문제점도 따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직사회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을 넘어선 복지안동(伏地眼動)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철도 파업을 장관들이 남의 일 보듯한다”고 질책하는 상황은 분명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쇄신론이 나오자 ‘청와대가 결정한 것을 장관이 전달하는 시스템에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을 수 있느냐’는 반발도 없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이 어떠하든 국정 과제를 정치적 목표로 치부하며 내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밀쳐놓는 공직자를 용인하는 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쇄신이라면 그 범위는 넓을수록 좋다. 쇄신 대상은 소문에만 그치지 말고 2급 공무원 이하로 과감히 폭을 넓혀야 한다. 공직 사회가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교체도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쇄신의 범위를 개각으로 확장할 것인지는 상당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 차출의 의미만 부각되는 개각이라면 국민이 체감하는 쇄신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공직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재연된다면 국정의 답보 상태는 장기화 가능성마저 있다. 인사는 소문이 나는 순간부터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인사설이 떠도는 동안 정부 조직 전체가 손을 놓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쇄신 분위기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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