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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을 위하여 순교자 기리며 평화 기원하며…사랑이 옵니다

    청년을 위하여 순교자 기리며 평화 기원하며…사랑이 옵니다

    ‘1282년 만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 이유로 사퇴해 세계인의 관심 속에 지난해 3월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의 사도’로 불린다. 취임 이후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천명, 사제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고함치는 교황. 취임 후 단 두 차례만 해외 순방길에 나섰던 그는 왜 한국을 택했을까. 오는 14∼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한국천주교와 정부의 초청으로 성사된 세계적인 사건이다. 당연히 종교인과 정치인 신분 방한이란 양면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한은 종교적 목적, 즉 사목 방문의 비중이 크다. 4박5일간의 빡빡한 일정만 봐도 방한 첫날 청와대 방문을 빼곤 아시아청년대회와 한국 초기순교자 124위 시복식, 순교 성지 방문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와 청년, 순교의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되는 셈이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가 거듭 강조한 대로 교황 방한의 주 목적은 대전과 충청 지역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가다. 8월은 잘 알려진 대로 바티칸의 바캉스 시즌이다. 교황이 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아시아 한국을 택한 데 세계 천주교의 이목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더구나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평소 아시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관심은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에서 위축된 천주교의 위상 때문이다. 특히 청년들의 무관심이 큰 문제로 대두된 실정이다. 여기에 지구상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의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다. 평화와 화해를 줄곧 천명하고 실천하는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주목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교황은 취임 이후 ‘한국은 아시아의 창이 돼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남겼다. 그래서 방한 마지막 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할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중 강론을 통해 발표할 메시지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소탈과 파격의 행보로 주목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년들을 향해서도 “도전하고 두려움을 떨치라”며 희망과 파격의 메시지를 쏟아낸다. 세상의 불의와 부정, 시류에 대항할 것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번 방한의 주 목적을 청년대회로 삼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교황은 방한 중 청년 대표들과 두 차례 만나는 것을 비롯해 대회 폐막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또 한 번 세계 청년들에게 선 굵은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국 천주교는 외래 선교사의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공동체를 태동시킨 독특한 역사를 갖는다. 목숨까지 바쳐 가며 신앙을 지켜낸 순교자는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103위 순교자의 시성식을 위해 한국에 도착한 뒤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이라고 외쳤던 일화는 세계 천주교가 한국의 천주교를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케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한 중 그 순교자를 향한 존중과 배려의 행보를 이어 간다. 광화문 시복식을 직접 주례하고 순교 성지를 잇따라 찾아갈 예정이다. ‘순교의 땅’과 맞물려 한국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도 교황 방문의 주요한 요소로 꼽힌다. 유럽 성당에서 신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교세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한국 천주교는 ‘이상하리만큼’ 교세의 성장을 과시한다. 천주교 신도가 총인구의 10.4%를 넘어섰고 교황청에 보내는 분담금도 아시아 최고임을 한국 천주교는 공공연하게 말한다. 교황의 방한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화두는 역시 낮은 자세와 소통이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배려의 만남은 여러 차례 있을 전망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자 면담도 들어 있다. 그런 한켠에선 교황의 위상이며 행사에 치우친 이른바 ‘교황 마케팅’에 대한 우려도 불거진다. 교황청은 여러 차례 ‘교황의 메시지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 그래서 12억 천주교 신자들의 영적 최고지도자이자 세계인의 정신적 지도자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이후 한국 천주교가 할 일은 많아 보인다. 한국 천주교는 분명히 긴장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잊힐 권리, 악플을 받지 않을 권리/이애경 작가·작사가

    [문화마당] 잊힐 권리, 악플을 받지 않을 권리/이애경 작가·작사가

    아파트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15층에 머물러 있던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면서 지하 1층에 도달했다. 버튼을 눌러 문을 닫고 올라가는데 1층에서 멈췄다. 문이 열리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학생이 주문받은 치킨을 들고 들어와 “아이 XX 짜증 나”라고 욕을 했다. 엘리베이터 안에 그 배달원을 제외하고 나밖에 없으니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왜 내가 뭘 잘못했나?’가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고, ‘설마 나한테 하는 소리인가?’ 등의 생각이 스쳤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지하까지 갔다가 올라오느라 시간이 지체된 게 짜증 났고, 그게 엉겁결에 내 탓이 되어버려 간접적으로 화풀이를 하는 모양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조금 화가 났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고단하지만 기쁘게 돌아오는 퇴근길이었는데 그의 한마디가 내 기분마저 상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나 또한 ‘짜증 나게’ 만들어버렸다. 말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짧은 순간 짧은 한마디에 사람의 기분을 이렇게 흔들어버리니 말이다. 나를 향해 직접 던진 욕이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영향을 주는데 자신을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달린 악플이나 욕설을 읽는 당사자는 어떤 마음이 들까. 특히 연예인을 향한 도를 넘는 악플은 치명적이다. 악플을 보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심리가 어디 그런가.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어떤 행위나 상황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거나 흘러 흘러 듣는 게 전부였지만 지금은 인터넷만 열면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처음에는 악플에 대항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으며 속으로 삭였지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자살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더 이상 참지 않고 악플러들을 고소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럼에도 매일 생산되는 뉴스와 이슈에 따라 여전히 악플은 쏟아지고 있다. 이슈가 뜨거우면 악플도 끓어오른다. 구글이 위키피디아의 링크를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잊힐 권리’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 기록된 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에서 지우고 싶은 정보가 있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부정적인 과거의 사건, 정보, 이미지 등이 인터넷에 남아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 부정적인 정보들에 대해서 잊힐 권리가 주장되는 것처럼, 우리들에게는 인신공격적인 악플을 받지 않고 비방하는 글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 또한 존재한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인신공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나마 말이야 뱉고 나면 사라진다고 하지만 글은 다르다. 어딘가에 기록되면 평생 쫓아다닌다. 나중에 지우고 싶은 정보가 될 것 같은 것들을 애초부터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훗날 자신이 쓴 악의적인 글, 댓글들을 모두 찾아 지우는 수고를 하거나 혹은 지워달라고 요청을 하기 전에 말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라는 말을 곰곰이 되새겨본다면 이토록 전쟁터 같은 인터넷 세상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 [길섶에서] 선업(善業)/구본영 논설실장

    얼마 전 고령화 시대라는 요즘 기준으로는 너무 일찍 세상을 뜬 어느 선배를 조문했다. 썰렁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가는 뜻밖에도 문상객들로 붐볐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조문객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정승이 죽으면 개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는 옛 속담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래서 인과응보를 강조하는 불가(佛家)에서 쓰는 ‘선업신공’이란 말이 생각났다. ‘착한 일은 많이 하면 행운이 따르게 된다’는 뜻이다. 고인과는 저마다 다른 인연을 갖고 있을, 수많은 추모객들을 보며 틀린 화두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내세를 믿지 않은 사람들로선 이 각박한 세상을 살다가 죽은 뒤에 극락에 가는 게 무슨 소용이 닿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세를 중시하는 유교에서도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고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도와주는 이웃이 있다’는 뜻인, 논어의 한 구절이다. 문득 친구들의 십시일반의 도움을 받아 병마를 딛고 사업에서 재기한 한 지인의 최근 사례가 떠올라 혼자 고개를 주억거렸다. 구본영 논설실장 kby7@seoul.co.kr
  • 인류 멸망시킬 최대 위협은 ‘핵무기? 인공지능?’

    인류 멸망시킬 최대 위협은 ‘핵무기? 인공지능?’

    만약 인류가 멸망한다면 이를 야기할 최대의 위협은 무엇일까? 마치 철학적인 화두와 같은 이 질문에 대한 의견이 엘론 머스크의 입을 통해 나왔다. 지난 3일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진 머스크(42) 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AI(인공지능)가 잠재적으로 핵무기 보다 위험하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끌고있다. 잘 알려진대로 머스크 회장은 미국 전기자동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CEO도 맡고있는 IT계의 거물이다. 그가 이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라는 책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이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영국의 유명 과학철학자인 옥스퍼드 대학 닉 보스트롬 인류미래연구소장이 저술한 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점점 발달해 인간보다 똑똑해져 결국에는 인류를 지배할 수 있다는 내용을 피력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인류미래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와 맥을 같이한다. 이 보고서에는 인류가 전염병이나 소행성 충돌, 핵전쟁 등에도 큰 위협을 받을 수도 있지만 멸망할 수준은 아니라고 적고있다. 그 대신 연구소는 인공지능의 발달을 인류를 멸종시킬 최대의 위협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회장의 이 트윗은 곧 수천건 이상 리트윗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에 회장은 “인류가 슈퍼인텔리전스를 위한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점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재차 적었다.   앞서 머스크 회장은 비슷한 내용의 주장을 인터뷰에서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6월 머스크 회장은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터미네이터 영화같은 끔찍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머스크 회장의 인공지능에 대한 잦은 언급은 올해들어 세계 IT 공룡들이 이 분야에 투자를 급속히 늘리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 지난 1월 구글은 영국 신생 AI 회사 ‘딥마인드’를 4억 달러(약 4100억원)에 사들였으며 머스크 회장 역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미국 AI 회사 ‘비카리우스’에 4천만 달러(약 41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말뫼의 눈물’ 이후 12년/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말뫼의 눈물’ 이후 12년/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노후 소득보장 분야에서 재정적·사회적인 측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국가가 스웨덴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환경변화를 연금제도에 자동으로 연동시킨 안정장치를 도입해서다. 이러한 안정장치를 1999년에 도입했으니 벌써 15년이나 지났다. 필자의 연구분야가 소득보장이다 보니, 자동안정장치를 확보한 스웨덴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여름 스웨덴 말뫼에 가 본 것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기상이변 속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도시 말뫼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다. 덴마크 코펜하겐공항에서 외레순 대교를 건너는 기차를 타면 스웨덴 말뫼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직접 기차를 타보니 바다 위에 놓인 다리와 해협 사이에 건설된 풍력 발전소가 눈길을 끈다. 인구 30만명의 도시 말뫼의 이른 아침은 너무나 평온했다. 날씨에 적응하기 어려운 겨울철과 달리 쾌적한 7월의 날씨가 말뫼에 대한 인상을 더욱 좋게 한 것 같다. 최근 들어 말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도시가 친환경을 모토로 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우리에게는 ‘말뫼의 눈물’로 인해 관심이 더 커진 것 같다. 2002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된 ‘코쿰스’(Kockums)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실리던 장면을 생중계하던 스웨덴 국영방송에서 나왔던 말이 ‘말뫼의 눈물’이다. 쇠락한 도시 말뫼에 대한 자괴감이었을 것이다. 한때 스웨덴의 대표 조선도시였던 말뫼, 한국 등 신흥 조선강국에 경쟁력을 상실한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스웨덴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음에도 말뫼의 조선업은 되살아나지 못했다. 이후 말뫼는 ‘죽음의 도시’라는 오명을 썼다.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뫼는 버려진 해안공장지대를 생태주거단지로 바꾸는 도시재생계획을 세웠다. 에너지원을 물, 바람, 풍력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다. 전기공급은 발트해의 풍력발전단지로, 난방용 에너지는 지열로 생산한다. 아파트 벽과 주차장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고, 음식물 쓰레기는 차량용 바이오 가스로 재생된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죽음의 도시가 살아나니 말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이 시대적 화두가 된 세상이다 보니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말뫼를 대표로 하는 스웨덴의 산업 구조조정 경험과 친환경을 모토로 한 지속 가능성 추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성 측면에서 그러한 것 같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폐쇄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산업 구조조정 실패 경험 이후 스웨덴 정부는 확고한 원칙을 수립했다. 특정 분야의 산업경쟁력이 약화하였을 때 회생 가능성 여부를 평가하고 나서,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정부가 절대로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다. 회생 불가능한 사업장 또는 산업을 정리하는 대신, 없어지는 사업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재교육을 통해 다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한다.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힘들지라도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의 고용주와 근로자도 정부의 구조조정에 동의한다고 한다. 원래 일자리보다는 못할지라도 재교육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어서다. 정부의 확고한 원칙 유지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말뫼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및 산업구조 조정 경험 외에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말뫼라는 도시가 제공하는 분위기였다. 새로 짓는 건물 하나하나를 기존의 도시 환경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건축과정,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모습들, 말뫼 기차역 벽면을 연속적으로 지나가는 동영상이 제공하는 창의성이 특히 그러했다. 이 중 가장 부러웠던 것이 맑은 하늘과 공기, 그 속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야생 동물의 모습이었다.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 우리의 뿌연 하늘, 뿌연 하늘처럼 찌푸린 얼굴이 많은 우리 사회, 이러한 분위기에서 우리와 우리 후손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환경문제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한 사회구축을 위한 깊은 고민들이 있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12년 전 ‘말뫼의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서다.
  • 심봉사·심청 그리고 귀신들…원본 다 버린 판소리 심청가

    심봉사·심청 그리고 귀신들…원본 다 버린 판소리 심청가

    ‘판소리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불교음악, 궁중음악 등 우리 음악을 재료로 만든 창작곡으로 월드뮤직 시장에서 주목받아 온 연주단체 ‘비빙’이 판소리 심청가를 재해석하는 실험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13~17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리는 ‘피-避-P 프로젝트’다. 전통음악의 정형화된 연주 관행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식과 연주법을 찾아온 비빙은 우리 음악이 지닌 고유의 결과 질감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창작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난 그룹이다. 무용, 영상 등 다른 장르와 조화하며 동시대 예술로서 국악 공연의 방향을 제시해 온 이들은 이번 무대에서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꺼내 관객에게 펼쳐 놓는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전날부터 빠지는 순간까지의 극적인 장면이다. 연출을 맡은 장영규 비빙 음악감독(대표)은 “ 이번 작품은 심 봉사, 심청, 귀신 등 세 등장인물에만 초점을 맞춰 원본은 다 버리고 새로운 작창을 선보일 것”이라며 “딸을 죽음으로 내몬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심 봉사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청 등 ‘피하고 싶은 상황’에 놓인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전통 판소리로 재해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은 불교음악과 불교 전통무용, 영상을 한 무대에 담은 불교음악 프로젝트 ‘이(理)와 사(事)’,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2가지 가면극을 활용한 가면극음악 프로젝트 ‘이면공작’(裏面工作), 궁중음악 프로젝트인 ‘첩첩’(疊疊)에 이은 비빙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1만~3만원. (02)708-5001.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명량’ 극장가 흥행 대첩… ‘아바타’ 넘을까

    ‘명량’ 극장가 흥행 대첩… ‘아바타’ 넘을까

    영화 ‘명량’이 연일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우며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명량’은 개봉 닷새 만인 3일 4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단 시간 기록이다.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보유한 외화 ‘아바타’(1330만명)의 8일, 국내 영화 최다 관객기록을 세운 ‘도둑들’(1298만명)의 10일보다 빠른 속도다. ‘명량’의 흥행 기세는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30일 역대 개봉일 최다 관객수인 68만명을 동원했고 개봉 나흘째인 2일에는 123만명을 돌파해 역대 일일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200만, 300만 돌파 역시 최단으로 ‘아바타’의 최다 관객 기록마저 갈아치울 기세다. ‘명량’이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는 중장년층 관객을 확실하게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흥행이 진행된 뒤 반응하던 중장년층 관객이 개봉 첫날부터 극장가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이순신 장군에 관한 폭넓은 정서적 공감대와 신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반포로의 메가박스 센트럴점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 어린 손자와 함께 온 할머니, 혼자 극장을 찾은 중년 남성 등이 많이 눈에 띄었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그동안 말과 글로만 봐 왔던 명량 대첩을 영상화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교육적 의미로, 젊은층에는 새로운 소재로, 중장년층에는 향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도 일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리더의 부재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임진왜란 당시 단 12척의 배로 왜선 330척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재조명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장수된 자의 도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대사가 깊은 울림을 줬다는 반응이 많다. 이 영화의 홍보대행사인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명량’은 기존의 흥행 영화들과 달리 일체의 코미디 코드 없이 정공법으로 승부했지만 영웅이 부재한 시대에 이를 갈구하는 대중 심리와 맞아떨어졌다”면서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 16강 탈락 등 심리적 좌절을 겪은 관객들이 명량해전이라는 승리한 역사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 특수도 한몫했다. 영화가 개봉된 지난달 30일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이후 줄곧 가마솥 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졌고 방학을 맞은 학생과 휴가철을 맞은 직장인이 극장에 몰리면서 전주에 비해 200만명의 관객이 더 늘었다.  총 18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명량’의 손익분기점은 600만명으로 이번주 중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이 열기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다. ‘명량’의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윤인호 팀장은 “관객 평점이나 좌석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고 관객층이 10~20대부터 중장년층 등 가족 관객으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어 장기 흥행의 발판은 충분히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7·30 재보선 후폭풍-힘 받은 靑·여권] 경제 살리기·국가 혁신 본격 드라이브… 黨·政·靑 공조도 강화

    [7·30 재보선 후폭풍-힘 받은 靑·여권] 경제 살리기·국가 혁신 본격 드라이브… 黨·政·靑 공조도 강화

    “국민 여러분께서 선택하신 뜻을 무겁고 소중하게 받들겠다. 경제를 반드시 살리고, 국가 혁신을 이루라는 엄중한 명령으로 듣고 이를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 특정 후보의 당선 소감일 법하지만 7·30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31일 청와대의 공식 반응이었다.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서면 브리핑을 내고 ‘선거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는 그간 ‘세월호 정국’에서 서둘러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계속되는 인사 실패 등으로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며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어려운 처지에서 얻은 이번 압승이 세월호 다음 단계로 나아갈 계단을 마련해 줬다고 청와대는 생각하고 있다. “막판 거듭되는 낙마 파동 속에서라도 최경환 경제팀을 출범시키고 경제 살리기를 사회에 화두로 내던진 것에 결과적으로 큰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여권의 한 인사는 진단했다. 청와대는 경제 살리기와 국가 개조 작업을 본격 가동하려 하고 있다. 2016년 총선까지 1년 8개월간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다는 점도 큰 기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의 아픔을 딛고 이제는 일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됐다고 본다. 국가 혁신과 경제 살리기 등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분발해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당·정·청 삼각 공조 체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능화·활성화되지 않은 당·정·청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간헐적으로 진행된 당정협의를 정례화하고 청와대 참모진의 참석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당·청 관계도 재정립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 없이도 압승을 일궈 냈고, ‘수평적 협력’을 당·청 관계의 목표로 제시한 김무성 당 대표가 여권 권력 지형의 전면에 나선 터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가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고, 수평적 당·청 협력 관계를 요구해 온 김 대표 체제가 안착하는 시점에 ‘최경환 효과’로 상징되는 2기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기대 등이 극대화된 호기를 이어 가겠다는 복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경제 활성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확인했다”며 당·정·청 관계 회복을 토대로 서민경제 살리기, 국가 대개조에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 혁신, 국가 혁신을 통해 민생 경제 살리기에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2기 경제팀이 발표한 내년 예산안의 확장적 편성,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정책의 입법화 등을 위해선 당·정·청 간 소통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 작업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당·정·청 협조 채널 가동이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위기의 소방관] (중)죽음과 마주한다

    [위기의 소방관] (중)죽음과 마주한다

    화재 진압 및 사고 현장에서 하루 평균 302명(2013년 기준)의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관. 그러나 막상 그들은 지난 5년간 한 해 평균 5.8명이 일선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잃었다. 죽음과 마주하고 일하는 대가로 받는 한달 20여만원의 돈(위험근무수당 5만원, 화재진화수당 8만원, 구조구급활동비 10만원)으로는 국가에서 지급하지 않는 소방장갑을 스스로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당한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해야 하는 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30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모두 35명이다. 특히 이달에만 제주도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강수철 소방령, 헬기 사고로 순직한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5명 등 모두 6명이 순직했다. 업무 도중 부상을 당한 경우도 2011년 355명, 2012년 285명, 2013년 291명으로 한 해 평균 325.2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화재 진압(22.8%)이나 구급(22.6%), 구조(10.3%)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중경상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들이 신체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급박하고 위험한 근무 환경 탓도 있지만 인력 부족과 노후화된 장비도 한몫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24시간을 근무하고 24시간을 쉬는 ‘2교대 근무’의 위험성은 계속해서 제기돼 왔지만 소방관들은 2012년에야 3교대 근무를 시작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3교대 때 필요한 인력은 5만 4969명이지만 현 교대 인원은 3만 1500명에 머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 세종,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932명(전체 교대 근무 인원의 3%)이 여전히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김모(33) 소방교는 “화재나 구조 상황이 생겨 일손이 달리면 비번인 동료들도 현장으로 출동한다”며 “소방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항상 비상벨에 대비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며칠 전 제주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강수철 소방령도 쉬는 날에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그럼에도 소방관들을 지켜주는 진압·보호장비(차량 등 제외)의 노후율은 평균 22.8%로 지난해(12.5%)보다 두 배 가까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화복은 43.5%가 노후된 상태고 보조마스크(보유율 70.7%)와 방화두건(88.7%)은 수량 확보마저 미흡한 상태다. 또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는 고가차와 펌프차는 4대 가운데 1대가 내구연한이 지났을 정도로 교체가 규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방 장비 보강과 인력 충원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나눠서 예산을 부담하는 탓에 지역별 편차도 크다.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소방관들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상 소방관 치료를 위한 소방전문병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실질적인 개선 움직임은 없다. 다만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2007년부터 업무 중 부상을 입은 소방관은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반드시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공무상 요양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이 때문에 직접적으로 입은 부상이 아닌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나 무거운 산소통 등 35~40㎏의 장비를 메고 부상자를 나르느라 생긴 허리 디스크 등을 업무상 부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소방관 A씨는 화재 진압을 하면서 유독가스와 유해물질 등에 자주 노출돼 혈액세포의 수가 줄어드는 병에 걸렸다가 항소심에서야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13년간 소방관으로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고 8개월 만에 숨진 B씨의 유족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는 “전국 소방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64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B씨가 47시간 초과근무한 것만으로 병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이모(38) 소방위는 “직접적으로 입은 큰 부상이 아니면 개인 돈으로 병원을 가는 대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세월호법 처리 못한 여야 모두가 패자다

    오늘 수도권 6곳 등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정국 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여야의 총력전이 펼쳐진 가운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15개 선거구 대부분을 나눠 갖는 구도 속에서 정의당이 1석을 추가할지 여부가 지켜볼 대목이다. 경제 살리기를 화두로 꺼내 든 새누리당과 세월호 심판론으로 맞선 새정치연합은 선거기간 내내 난전을 벌였다. 이에 맞춰 표심 또한 2기 내각 인선 파동과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 선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게 출렁거렸고, 이에 따른 승패의 기준점도 왔다갔다를 반복했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노린 여야의 엄살까지 얹어지다 보니 대체 15석 중 몇 석을 건져야 승리를 말할 수 있는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이다. 산술적으로야 과반인 8곳 이상을 이기면 승리라 하겠으나 여야의 텃밭인 영남 2곳, 호남 4곳을 뺀 9곳의 승패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선거가 끝나도 ‘내가 이겼느니, 네가 졌느니’하는 논란이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한마디로 어느 정당이 압승을 거두지 않는 한 6·4 지방선거 때처럼 어정쩡한 승부와 여야의 견강부회식 해석이 눈에 빤히 보이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어떠하든 이번 재·보선은 여야 모두 패자임을 확인시켜준 선거로 보는 것이 민심을 충실히 반영한 분석일 것이다. 여야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가 아니라 어느 쪽을 더 심판하고 덜 심판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인 선거인 까닭이다. 실제로 6·4 지방선거 이후 국민들은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 대해 마음을 거둬들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볼 때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6·4 지방선거 직후 47%에서 지난주 40%로 떨어졌다. 반면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3%에서 50%로 늘었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42%에서 41%로 옆걸음쳤고, 새정치연합은 30%에서 26%로 떨어졌다. 정치의 3대 축 가운데 누가 더 국민들의 불신을 받느냐를 다투는 상황인 터에 여야 누구든 승리를 운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표심을 얻겠다고 다투는 선거를 맞아서도 여야가 국회에서 벌이는 행태는 더운 날씨만큼이나 국민을 답답하게 한다. 처리 시한인 어제까지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지 못했다. 특별검사 추천 주체와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드잡이만 거듭했다.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한 민생경제법안만도 70여건이 쌓여 있건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공직부패 근절을 위한 ‘김영란법’도 언제 처리될지 기약이 없다. 선거는 오늘 끝나겠으나 승자는 없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입법으로 승부를 가리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 [광역단체장 인터뷰] 5선의 40대 기수… 소장파 이끌며 ‘할 말 하는’ 정치인

    남경필(49) 경기지사는 새누리당 내에서 ‘소장파·쇄신파’로 통하는 정치인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47세의 나이로 5선(경기 수원병)에 성공했다. 남 지사는 14~15대 의원을 지낸 고(故) 남평우 전 의원의 큰아들로 1965년 경기 용인에서 태어났다. 이후 수원 팔달구에서 줄곧 살았다. 아버지가 경인일보·경남여객 사주였던 까닭에 성장 환경은 비교적 유복했다.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뒤 경인일보에 입사해 3년간 사회부·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이어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98년 아버지의 갑작스런 별세로 미국에서 귀국, 그해 7월 아버지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33세의 나이로 15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총재 비서실 부실장, 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경기도당위원장, 최고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 ‘새정치수요모임’ 등의 결성을 주도하며 ‘할 말은 하는’ 정치인으로 인식됐다. 2012년 19대 국회 들어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 그해 연말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국가모델연구모임 대표,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장 등을 맡았다. 남 지사는 몇 해 전부터 당 원내대표가 되길 희망해 왔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인물난이 극심해지자 중진 차출론이 제기됐고 남 의원이 경기지사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의 설득 끝에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남 의원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0.87% 포인트(4만 3157표) 차 신승을 거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나에서 우리로-공동체 의식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나에서 우리로-공동체 의식

    #1. 2008년 2월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문을 연 청년 공동체 ‘빈집’. 3명의 백수가 가정집을 임대해 게스트하우스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 주택 6채와 텃밭, 문화 공간인 ‘빈가게’, 은행 ‘빙고’, 학습 장소 ‘빈연구소’를 아우르는 30여명 규모의 생활 공간으로 성장했다. 장기 투숙객으로 불리는 구성원들은 ‘살구’ ‘들깨’ 등의 가명을 쓰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원하는 만큼 머물다 떠나 간다. 자치회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운영되는 이곳에선 ‘내 것, 네 것을 따지지 않고 공유하기’ ‘환경, 생태에 관심 갖기’ 등 암묵적인 규칙도 존재한다. “음식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다 보면 어느새 고민과 추억을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2.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성미산마을’은 우리나라 공동체 운동의 산실로 불린다. 1994년 1월, 20여 가구의 젊은 부부들이 공동 육아를 위해 모인 뒤 지금은 8000여 가구 2만여명 규모의 협동조합으로 규모가 커졌다. 마을극장과 마을축제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하지만 출범 20년째를 맞으며 구성원의 다양화라는 고민도 떠안고 있다. 마을을 기웃거리던 20~30대의 미혼 젊은이들이 “우리가 놀 곳이 아니다”라며 이내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3인의 전문가 마을살이를 말하다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살맛 나는 ‘공동체’란 무엇일까. 주민들이 힘을 합쳐 관계망을 형성하는 ‘마을살이’(마을공동체 운동)는 세월호 사건 이후 흔들리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 가치관을 되살릴 해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와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경제학 박사, 성미산 공동체 운동을 이끈 유창복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에게 우리 시대 공동체 운동과 지향점에 대해 들었다. →왜 공동체가 화두인가. -유창복(이하 유):시대가 험하니 공동체나 마을이 화두가 됐다. 결혼을 미루고 홀로 살아가는 젊은이가 늘고 결혼해도 아이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아 출산을 포기한다. 노인을 돌볼 가정과 사회의 배려도 한참 부족하다. 가족이 제구실을 못 하니 허덕이면서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 이런 점에서 마을공동체는 매력적이다. 함께 모여 수다를 떨며 외로움을 덜 수 있다. 일종의 호혜적 생활관계망이다. →‘마을살이’에 대해 말해 달라. -유:지난 2월 생활고로 목숨을 끊은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와 정치권이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공언했다. 하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주변에 하소연할 곳이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서로 부대끼며 고민해야 한다. 마을살이는 가족의 재구성을 촉진하는 희망이다.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혈연 공동체가 강조된다. -김서중(이하 김):혈연에 기반한 자연 공동체로의 회귀라는 환상은 위험하다. 종종 형식논리에 얽매여 (전체주의처럼)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쪽으로 흐르곤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적 방식의 공동체, 그것이 추구할 목표다. →공동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작용도 커진다. -김:국가와 같은 큰 공동체에선 다수결을 적용해 소수 의견을 배제하곤 한다. 소수의 희생을 ‘숭고함’으로 포장하는 허위의식도 드러난다. 사실 공동체 내의 갈등 표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석훈(이하 우):우리 사회의 공동체 운동은 진행 속도는 빠르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다. 궤도에 올라 안착한다면 협동조합 등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부족한 청년층의 일자리까지 자급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나 국가 주도의 일방적인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공동체 운동이 절실하다. →성미산 공동체 운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우:모범적이지만 정형화된 틀에 갇혔다. 구성원 가운데 큰 부자도 없고 가난한 이도 없다. 자녀를 둔 중산층 부부나 신혼부부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누군가 (비용을) 더 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 강북 지역에선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20대 청년들에게 개방적이지 않아 외톨이로 만들기 쉽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영역을 갖도록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유:성미산 운동은 공동 육아라는 주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했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정부가 해결하기 힘든 과제를 풀어 왔다. 지금 이곳 공동체를 놓고 성공과 실패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돼 돌아와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보면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공동체란 무엇인가. -김: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해하며 살아가는 ‘관계의 조건’이다.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이 자기 방어력을 상실한 현대사회에서 일종의 보호막이 된다. -우:경제적 매개 없이 공동체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조합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큰돈 들이지 않고 일자리를 만들고 조합을 기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 의식이 강조되면 자연스럽게 주민자치, 풀뿌리민주주의로 발전한다. -유: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의 역할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면서 스스로 알아서 해 보자는 자각으로 연결됐다. 과도한 역할을 서로 요구하지 않고 주민 스스로 적절히 알아서 일을 나누면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해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화 多樂房] 다큐멘터리 ‘숲의 전설’

    [영화 多樂房] 다큐멘터리 ‘숲의 전설’

    간혹 내용과 상관없이 한 장의 강렬한 영화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아 영화관으로 걸음을 인도하는 경우가 있다. 핀란드 청정림의 생태를 담은 ‘숲의 전설’ 포스터는 자연 다큐멘터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해 왔던 필자까지도 망설임 없이 시사회로 이끌었을 만큼 강렬하다. 옹골찬 새의 눈과 부리를 중심으로 몇몇 출연 동물들이 모자이크된 포스터 이미지는 야생 본연의 카리스마를 내뿜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더위에 지친 도시인의 심신을 치유해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개미부터 맹수, 맹금에 이르기까지 생명력으로 가득한 핀란드의 신령한 숲은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숲의 전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숲의 탄생 및 각종 생물들에 대한 설화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다. 때문에 내레이션을 통한 스토리텔링과 편집의 묘(妙)는 보이되, 다큐의 오랜 화두인 조작이나 속임수 따위는 별로 여지가 없을 만큼 동식물의 단편적 이미지들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작품의 진정성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과 신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장장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카메라에 담아낸 대자연의 기록은 웬만한 픽션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또한 장엄한 숲의 사계를 관조하고 있노라면 철학자가 된 듯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충만한 깨달음이 인다. 한시도 멈추지 않는 숲의 분주한 움직임은 작은 톱니바퀴들이 맞물리며 돌아가듯 생태계를 작동시키고, 이것은 인간계를 포함하는 우주의 질서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즉각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역시 야생 동물들의 클로즈업 샷이다. 이 영화에는 다람쥐, 올빼미, 딱따구리, 사슴, 호랑이, 곰 등 동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단골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스크린에 꽉 찬 동물들의 얼굴은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그림으로 만나왔던 동물들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이 그다지 과장되거나 미화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아기 호랑이 두 마리가 뒹굴며 놀다가 나란히 카메라 방향을 응시하는 장면은 인간의 묘사로는 부족한 뭉클함과 경이로움을 전달한다. 먹고, 자고, 생육하는 것 외에는 여유롭기만 한 그들의 미니멀한 일상에서 우리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진정한 행복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숲의 전설’은 북유럽 신화와 민담을 통해 나무와 동물을 섬겼던 고대인들의 행위가 토테미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고대인들은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진리를 집단적 신앙으로 봉인했던 것이다. 숲과 대비되는 문명의 이미지나 환경파괴에 대한 쓴소리는 하나도 없지만, 고대인의 지혜와 단절된 현실이 떠올라 각성할 수밖에 없었다. 짜릿한 여름철 블록버스터들이 입맛에 맞지 않는 관객들, 휴가도 못 떠난 바쁜 직장인들과 북유럽의 대자연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힐링 무비다. 24일 개봉. 전체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정기홍의 시시콜콜] 소방공무원 국가직化의 전제들

    [정기홍의 시시콜콜] 소방공무원 국가직化의 전제들

    광역단체에 소속된 4만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논란이 첨예해지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1인 릴레이 시위에 이어 세월호 사고 수습 소방 헬기가 광주에서 추락해 5명이 순직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소방관의 인력·장비 부족 등 열악한 근무환경과 지자체별로 다른 수당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어, 최근엔 소방단체들이 ‘119’를 본뜬 119개의 요구안도 내놓았다. 안전이 최대 화두가 된 마당에 논의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과 맞물리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성난 요구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는 국가직으로 바뀌면 연 3조원의 예산이 추가된다며 불가 입장이다. 소방업무의 핵심인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은 지방 사무이고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주요 이유다. 교육자치와 자치경찰제 도입 등 지방분권과 자치강화 추세에 역행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상당수 국가도 소방 사무는 지자체에 속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방공무원과 야당의 주장은 다소 다르다. 국가직으로 전환돼도 4200억원의 추가 예산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아니라도 소방 업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의 소방업무는 지자체로 이관된 1992년과 달리 재난이 대형화하고 종류도 많아졌다. 이 시간에도 소방관들은 사고현장에서 화염 등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헬기 추락 합동분향소에서 총리 앞에 무릎을 꿇고 “소방관을 외면하지 말라”는 소방 공무원의 말이 어찌 가볍게 보이겠나. 국가직화가 국민 안전을 보다 더 돌보게 된다면 마다할 일은 아니다.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세부 개선안을 내놓길 바란다. 방화복 등 개인 안전장구 지급과 지자체별 수당 차이 해소 등 처우 개선책이 그런 것이다. 나아가 국가직화가 안 되면 그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금은 안 되지만 어느 시점에 고려할 수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접근 방식이 유연해져야 한다. 이래야 정부조직법 등 굵직한 법적·제도적 사안이 후속으로 논의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방문제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에 자유롭지 못하다. 중앙정부는 지방사무라는 이유로, 지자체는 적은 예산을 이유로 소방분야를 홀대해 왔다. 지자체는 안전관련 특별교부금을 제멋대로 전용했다. 이 문제가 ‘소방직발(發)’ 사회갈등으로 옮아가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계원예술대, 2014 전문대학 EXPO 직업체험관 ‘성료’

    계원예술대, 2014 전문대학 EXPO 직업체험관 ‘성료’

    전문대학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4 전문대학 엑스포에는 3일간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전문대학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이번 엑스포는 국내 79개 전문대학 105개 직업체험관의 경쟁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알찬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계원예술대학교는 엑스포 개최 일자가 방학기간임을 고려해 대학진학연령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진로 지도를 하는 선생님까지 하나의 체험이 아닌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부스를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계원예대는 이번 엑스포에서 관람객의 눈높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체험관과 상담관을 운영했다. 체험관은 △전시디자인과 : 전시디자이너 체험(Pop-Up exhibition) △사진예술과 : 포토제닉 체험 △산업디자인과 : 산업디자이너 체험(Product Designer) 등 3개학과의 형태로 꾸며 각 학과의 전문직업을 미리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며, 대학진학연령의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입학상담을 진행하였다. 또한 계원예술대학교는 참가하는 학과 뿐만 아니라 대학 전체 구성원(교수, 직원, 학생)에게도 다른 대학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의견 교류의 장을 열었다. 2014 전문대학 엑스포에서는 기업체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전문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을 진행해 개인이 꿈꾸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제2회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은 “전문대학 교육의 화두는 창조경제에 걸맞은 인재양성”이라며, “전문대학 엑스포를 통해 전문대학과 교육수요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엑스포는 형식적인 각 대학, 학과 소개에서 끝났던 지난해와 다르게 다음 세대의 미래 전문대학을 체험할 수 있는 특성화된 학과와 직업체험형 콘텐츠로 구성돼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면세품 단속 실적 1년 만에 두배 왜?

    면세품 단속 실적 1년 만에 두배 왜?

    올여름 휴가 때 263만명이 외국 여행을 다녀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 당국은 면세 한도(400달러·약 41만원)를 넘는 명품 등 고가품 집중단속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수 확보’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화두에 맞춘 조치이지만, 입국장에 들어선 여행객들은 26년째 400달러에 묶인 면세 한도에 불만이 많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 한도를 넘어선 물품을 사오다가 공항에서 적발돼 30%의 가산세를 낸 건수는 지난해 6만 894건이었다. 한 해 전인 2012년(9만 287건)보다 32.6% 급감한 수치로 2008년(1489건) 이후 계속 증가하던 추세가 갑자기 꺾인 것이다. 반면 면세 한도 위반으로 거둬들인 가산세는 2012년 11억 970만원에서 지난해 21억 2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무슨 이유일까.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수 확보를 위해 관세 당국도 면세 위반 휴대품 적발을 통한 징세 목표액을 늘려 잡았고 고가품 위주로 단속했다”고 설명했다. 주류·화장품 등 면세 한도를 살짝 넘는 ‘잔챙이’보다는 명품 핸드백·시계 등을 조준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 한도 등을 넘어 강제 보관조치된 물품 중 핸드백 등 유명 상표 제품은 8만 1612개로 주류, 화장품 등보다 훨씬 많았다. 인천공항 등의 관세 요원들은 주로 서유럽 등 명품 쇼핑이 활발한 지역을 다녀오는 여행객의 카드 사용 내역을 수시로 감시하고, 엑스레이 투시기 등을 이용해 가방에 꼭꼭 숨겨 온 고가품을 적발한다. 면세품 단속을 위한 임의 검사는 입국자 중 2~3%를 대상으로 시행하는데 휴가철에는 하루 평균 입국자 수가 평소보다 많아 검사 대상도 늘어난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불만은 쌓이고 있다. 20년 넘게 400달러에 묶인 면세 한도가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해외 여행객 면세 한도는 1988년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랐고, 1996년 면세 한도액의 단위를 원화에서 달러로 바꾸면서 당시 환율에 맞게 400달러로 조정했다. 26년째 400달러가 유지되고 있다. 여행객과 재계의 불만이 커지자 올해 초 ‘규제 개혁’을 국정 화두로 내건 정부는 면세 한도 상향을 ‘신중 검토’ 과제로 정하고 논의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을 통해 여행객 면세 한도를 현행 400달러로 유지하는 안과 600달러(약 62만원)로 인상하는 안, 900달러(93만원)로 인상하는 안 등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 여론조사와 관계 부처 논의를 거쳐 결론 내려 경제부총리가 다음달 ‘2014년 세법 개정안’을 내놓을 때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중개업소 문 두드리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중개업소 문 두드리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주택거래는 물론 방문 고객도 뜸했었는데 중개업소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새 내각이 추진하는 주택시장 규제 완화가 거래 증가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부가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와 2주택자 전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철회하면서 주택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거래량 증가는 물론 가격 회복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했다. 20일 서울 강남·서초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 밀집지역 부동산중개업소.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 문을 열었다. 문을 닫은 업소도 휴대전화를 연결, 손님들의 상담을 받아주고 있다. 중개업자들의 화두는 LTV·DTI 완화와 2주택자 전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 철회에 따른 주택시장 전망이었다. 중개업자들은 LTV·DTI 완화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서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서울은 투기 우려가 짙다는 이유로 LTV와 DTI가 모두 50%만 적용됐다. 그러나 주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이번에 각각 70%와 60%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LTV 비율은 은행의 경우 수도권 50%, 지방은 60%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70% 이내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금융권·지역별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LTV 규제 비율을 70%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에서 4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LTV를 50% 적용하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이 최대 2억원이었지만 LTV가 70%로 조정되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2억 8000만원으로 늘어난다. DTI는 소득과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비율이다. 현재 서울은 50%, 수도권은 60%로 묶였고 지방은 DTI 규제를 받지 않는다. 서울에서 연수입 5000만원인 직장인은 총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500만원을 넘을 경우 대출받을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직업이나 향후 소득증가 등을 예상, DTI 비율을 60%로 완화할 방침이다. 서초구 반포동 중앙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폭등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출 규모가 늘어난다는 정부 방침에 당장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대출 한도에 걸려 집을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LTV·DTI 규제 완화 자체만으로 주택시장 활성화 시그널이 돼서 주택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움직임은 재건축 시장에서 눈에 띈다. 당장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서초·반포·개포동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는 호가가 오르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72㎡ 아파트는 LTV·DTI 규제 완화와 2주택자 전세과세 방침 철회 이후 부르는 값이 12억원으로 최근 5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서울 잠실5단지 76㎡도 호가가 2000만원 정도 뛰었다. 신반포 6차 아파트 106㎡는 호가가 11억원 정도로 최근 5000만원 정도 올랐다. 여기에 2주택자 전세임대소득 과세 방침 철회도 주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자는 2주택 전세과세 방침 이후 집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이 다시 매물을 회수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주택 보유자들도 애초부터 무리한 정책이었다며 반겼다. 분당에서 만난 김병철씨는 “은행 융자와 전세 보증금을 안고 집을 한 채 더 구입해 세를 놓고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예상 투자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세보증금을 모두 과세대상으로 보려는 자체가 무리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주택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방침 철회로 다주택보유자들이 당장 주택 구매에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전·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의 주택 거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학가, 지하철역 주변, 공단밀집 지역 등 임차 수요가 많고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곳에서는 주택거래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완화 조치가 당장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심은솔 미레에셋 애널리스트는 “새 내각의 주택시장 규제완화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기존 주택 담보 대출 확대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광역버스 입석금지/문소영 논설위원

    경기 분당, 수원 등에서 서울로 출근해야 할 직장인들은 지난 16일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길게 줄을 선 채 발을 동동거려야만 했다. 늦어도 오전 8시에는 자신의 베드타운을 떠나는 빨간색 직행좌석버스(광역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는데, 광역버스들이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달려버린 탓이다. 이날은 국토교통부에서 고속화도로로 운행하는 광역버스에 좌석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한다고 약속한 날이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안전이 화두로 떠오르자 국토부는 입석으로 고속도로를 마구 질주하던 광역버스를 떠올리고, ‘시민의 안전이 먼저’라며 7월 16일 시행할 것을 발표했다. 혼란은 17일에도 이어졌다. 도로교통법 39, 67조에 따르면 광역버스가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를 지날 때는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하도록 규정해 놓았으니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뉴저지 주에서 뉴욕으로 버스로 출퇴근하는 한 교포는 월간 이용권 등을 끊어서 광역버스를 타는데 철저하게 좌석제를 지킨다. 영국은 외곽과 런던을 연결하는 광역교통으로 철도망을 활용해 버스 좌석제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문제는 전면 좌석제의 현실성이다. 좌석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혼란을 예상한 국토부가 준비한 것은 수도권 직행좌석버스(광역버스) 62개 노선에 대해 모두 200여대의 버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거나, 각 노선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조치였다. 현재 광역버스 노선은 112개로 200여대의 버스를 투입했다는 의미는 산술적으로 1개의 노선에 2~3대의 차를 더 배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출근시간대 광역버스가 콩나물시루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감당이다. 오는 8월까지 시범기간을 갖는다는데 여름방학이라 9월 초까지 대학생들의 승차 수요가 빠져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면 경기에 사는 회사원들은 연속 지각을 하거나, 종점까지 갔다가 버스를 타는 ‘U턴 출근’을 해야 한다. 시간낭비와 버스비 이중 부담 등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수도권 출근자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뉴스가 추가됐다. 국토부가 버스연합회의 요금인상 요구를 수용해 최소 500원에서 최대 1000원 인상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구 분산 정책으로 1990년대 분당, 일산, 산본 등에 베드타운 수준의 신도시를 건설할 때 이런 소동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관광버스의 추가 투입뿐만 아니라 2층 버스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도시가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니라 자급자족도시로 전환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은 어려울 것 같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다시 뛰는 한국경제] 삼성물산, 선진시장 진출 등 내실 있는 성장

    [다시 뛰는 한국경제] 삼성물산, 선진시장 진출 등 내실 있는 성장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외형 성장을 실현한다.” 지난해 해외수주 13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건설 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삼성물산의 올해 경영 화두는 내실 있는 성장이다. 글로벌시장과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시장과 상품 다변화를 통해 해외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해외시장에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메가 프로젝트 수주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올해 전체 수주에서 해외사업 비중을 8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 전체 수주 22조원, 이 중 해외수주 18조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시장의 다각화 역시 핵심 전략이다. 지금까지 몽골과 홍콩·모로코·호주 등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삼성물산은 올해도 기존의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북아프리카 알제리를 비롯해 영국 등 선진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양질의 프로젝트를 많이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초고층과 발전 플랜트 등 핵심 상품의 경우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지역주의 탈피 위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지역주의 탈피 위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19대 국회 후반기의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서울신문 창간 110주년을 맞아 16일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이뤄진 특별 인터뷰에서 “지역주의·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승자 독식인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66회 제헌절인 이날도 국회 경내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고 있었다. 국회 선진화법 아래 여야가 합의의 혜안으로 난제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신임 정 의장 앞에는 세월호 사태 이후 사분오열된 대한민국의 사회통합·지역통합까지 껴안아야 할 막중한 과제도 펼쳐져 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이후 지역화합, 여야화합을 위한 남다른 의지가 느껴진다. -동서화합과 관련해선 의장이 따로 할 수 있는 몫이 없다. 다만 제가 평소 생각했던 게 인사탕평이다. 의장 재량권으로 할 수 있는 인사가 많지는 않지만 영남권보다는 호남·충청 등 최소한 제가 생각하는 탕평책으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광주에 살고 계신 광주문화재단 김성 사무처장(최근 의장실 소속 정책수석비서관에 내정)에게도 제가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관계도 야를 51%, 여를 49% 배려하면서 야를 좀 더 우대하자는 생각이다. 늘 화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발전의 지체에 지역구 문제도 끼어 있다.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동안 영호남 지역감정의 골을 없애자고 노력해 왔는데 한계가 있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도 중·대선거구제로 개혁해야 한다. 현재 소선거구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중·대선거구제로 석패율을 도입하면 예컨대 호남 지역에도 새누리당을 대표할 의원이 생겨 여론 호도도 막을 수 있고 동서 국민 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개헌과는 관계없다. 관련법을 바꾸면 된다. →의장직을 걸고서라도 추진할 생각인가. -추진할 동력이 있어야 된다. 의장이 할 수 있는 건 기회 있을 때마다 화두를 던져서 (의원) 동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야 대표와도 만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독려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회 개헌추진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관심이 많았다. 개헌에 관한 입장은. -이제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책임지고 끌고 가는 게 어려워진 세상이다. 분권형 개헌을 해야 된다.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해 통일, 외교안보를 담당하되 내치는 분리해야 맞다. 다만 차차기 대선인 20대 대통령 임기(2023년)부터 적용하는 게 맞다.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권력구조를 논의하는 데 제척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양원제와 부통령제가 포함되어야 한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북쪽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남쪽 사람이 부통령이 되는 식으로 권력을 셰어해야(나눠야) 한다. 양원제는 서울의 인구 과밀화가 심한 만큼 북한 양강도, 남한 전라·경상도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의 비례를 맞춰 줘야 하기 때문이다. →곧 국회 차원의 태스크포스(TF) 논의가 있나.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만간 분권형 개헌안을 대표발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스레 국회 논의가 시작되고 필요하다면 의장 산하 자문기구도 만들겠다. 앞서 19대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이 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통해 논의한 결과물도 상당히 좋다. →추진 중인 남북국회회담에 대한 구상은. -의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남북국회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3%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까지 했으니 남북 의회가 먼저 비정치적인 이슈들, 나무 심기, 인도주의적인 병원 건설 등에 대한 관심 분위기를 조성하면 된다. 카운터 파트너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과 우선 직접 만나고 그다음에 의제 설정을 하는 식이다. →북한의 초청이 온다면 직접 방북할 생각인가. -정부와 2인 3각 하듯 함께 시간 여유를 갖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 독단적으로 나서서 될 일은 아니다. 또 남한에서 불쑥 제안했는데 저 쪽에서 ‘노’(No)하면 김샐 뿐 아니라 일도 어려워진다. 만약 북측이 나에게 남북국회회담과 관련해 회의 제안을 해 온다면 제일 먼저 박 대통령과 상의해서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개정 목소리가 높은데. -선진화법의 가장 큰 문제는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려다 아예 식물국회를 만든 국회마비법이라는 점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이다. 동물국회도 식물국회도 아닌 정상국회로 가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과반수 의결인데 이를 ‘3분의2 이상 찬성’조항으로 만들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이다. 5선 이상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원로협의체를 통해 여야 쟁점 사안을 대화타협으로 해결하는 방안 등도 강구 중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계파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의장님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나는 전 국민을 위하는 ‘친대한민국계’다. 그리고 의장으로서 당적을 이탈한 사람이라 계파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 사실 계파정치는 벌써 없어져야 되는 부분이다. 계파라고 해서 옛날처럼 완장 차고 설치면 본인은 물론 당에도, 나라에도 해롭다. 국회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하듯 당 안에서도 서로 대화·타협을 통해 끌고 가는 게 맞다. ‘우리 편이니 좋고, 남의 편이니 싫고’ 이런 식으로 재단하는 것은 후진 정치다. →취임 직후 박 대통령과의 핫라인 개통이 화제가 됐다. 국회 수장으로서 대통령과 소통은 자주 하나. -의장의 소통 중 가장 중요한 게 국민과의 소통이다. (명함을 꺼내 보여주면서) 내가 최초로 의장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를 넣었다. 국회를 주말 개방하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몸이 무거워서 현장을 다 다닐 수가 없으니 내가 대신 역할을 해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 (국민과의) 소통으로 연결하겠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국회 청문회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아스팔트 길이 아니라 흙탕물 길을 걸어왔다. 우리 모두 바짓가랑이에 흙탕물이 묻었는데 서로 욕해 봤자 오십보 백보다. 깨끗한 바닥을 손으로 쓸어보면 먼지가 없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다 보이기 마련이다. 청와대가 먼저 인사 검증을 잘해야 하지만, 명백한 범법행위를 제외하고 지금 잣대로 옛날 행위를 평가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좋지 않다. 이런 기조에서 정책은 공개, 개인신상은 비공개로 검증하되 여야 간사가 사후에 언론에 공개하고 철저히 브리핑하고 답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임기 내 의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첫째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 둘째, 물질 중심 가치관에서 물질·정신이 균형을 이루는 가치관의 사회로 바꾸고 싶다. 인명경시와 안전불감증이 없는 건강사회다. 세째, 통일에 기여하는 의장이 됐으면 좋겠다. 통일이 되려면 넬슨 만델라식의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 대담 오일만 정치부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정의화 국회의장은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의 5선 의원으로 2008년 11월엔 영호남 화합 및 교류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 최초로 광주 명예시민에 추대됐다. ▲경남 창원(66) ▲부산대 의대 ▲봉생병원 원장 ▲국회 재경위원장 ▲한나라당 원내수석부총무·인재영입위원장·세종시특위위원장 ▲15∼19대 국회의원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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