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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4차 산업혁명 향해 질주하는 일본의 리더십/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4차 산업혁명 향해 질주하는 일본의 리더십/이석우 도쿄 특파원

    도쿄의 대표적 쇼핑가 긴자 거리는 요사이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평일 낮에도 줄을 서서 걷는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내국인 숫자도 부쩍 증가세다. 활기찬 긴자는 기지개 켜는 일본 경제를 상징한다.경제 수치들도 이런 추세를 보여준다. 올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5% 증가하면서 5분기 연속 성장세다. 올 3월까지 지난 1년 동안 경상수지 흑자도 20조 1990엔(약 200조 2226억원)으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무역수지도 32개월째 흑자다. 실업률은 2.8%대를 밑돌며 23년 만에 최저 상태다. 지가도 꿈틀댄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 상업지는 올 1월 공시지가 기준으로 전년도보다 평균 3.3% 올라 4년 연속 상승세다. 1㎡당 5050만엔(약 5억원)인 긴자 4초메의 ‘야마노악기 긴자본점’은 1년 새 25.9% 올랐다. 대규모 재개발이 불붙은 오사카 도톤보리는 같은 기간 41.3%나 뛰었다. 2012년 아베 신조의 총리 재취임으로 시작된 경기회복 국면은 53개월째라는 전후 3번째 장기 회복세를 기록했다. 회복하는 경제 뒤에는 단단한 경제 체력이 있지만, ‘아베노믹스’라는 정치적 리더십이 이를 움직이는 직접적인 추동력이다. 아베의 경제 정책을 일컬은 아베노믹스는 경제 정책을 넘어 정치적 리더십으로 작동하며, ‘잃어버린 20년’의 무기력증에서 일본인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래 비전과 기대를 통해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확산시켰고, 1억 2000만명을 자극했다.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제2의 1964년 도쿄올림픽으로 만들자”면서 일본인을 흔들어대고 있다. 1964년 올림픽은 일본이 가파른 성장기로, 선진국 대열에 들게 한 계기였다. 아베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향한 성장 전략과 화두를 쏟아내며, 일본 열도를 미래를 향해 ‘리셋’(조정)중이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시켜 ‘슈퍼스마트사회’를 실현해 보자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신산업구조비전’을 마련 중인 경제산업성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해 2018년 내 법체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강점인 제조업과 신산업을 결합시키며 신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노동관행의 근본적인 변화를 겨냥한 ‘인공지능시대의 노동개혁안’을 내놓고, 관련법 개정을 계획 중이다. 패러다임을 바꿔 시대적 변화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과거 제조업시대의 성공에 취해 1990년대부터 시작된 정보화와 세계화에 안일하게 대처하다 뒤처졌다는 뼈저린 반성과 결의가 깔렸다. 일본은 지난 실패를 통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혁신임을 배웠고, 그 교훈의 실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인들에 대한 잇단 특혜 제공 추문 속에서도, 아베 지지율이 50%대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지도력과 무관치 않다. 얼마나 과감하게 한계 상황 속 좀비 기업들을 도태시키고, 혁신을 이뤄 새 영역을 개척해 나갈지가 국가의 흥망을 결정하게 됐고, 4차 산업혁명은 그런 혁신 시대의 주요한 장을 이룬다. 방향성을 제시하며, 그를 위한 고통 감내의 공감대도 마련해 나가는 등 여러 요소가 갖춰질 때야만 4차 산업혁명의 틀과 제도가 작동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미래를 향한 여러 분야의 정치적 리더십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In&Out]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그 성공의 조건/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In&Out]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그 성공의 조건/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이에 항명하는 당시 검찰 조직을 달래기 위해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를 했다. 당시 고졸 출신 대통령에게 ‘학번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던 오만방자한 엘리트 초임 검사의 질문을 시작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품고 국민 위에 군림하던 정치검찰은 조금도 개혁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이명박 정권 초기에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존재유무가 불확실한 이른바 ‘논두렁 시계 사건’을 언론에 흘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모두 수사 대상이 되면서 노 전 대통령은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면서 운명을 달리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검찰은 스스로 자정 노력을 다짐하며 ‘셀프 개혁’을 외쳤으나 그 이후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을 필두로 넥슨의 김정주 대표와 진경준 전 검사장 및 홍만표 전 부장검사,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검은 비리 등 상상조차 불가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일까지 불거지면서 이제는 더이상 검찰의 자정 노력이나 자체 개혁을 기대할 수 없고 검찰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권한을 조정하거나 검찰을 견제할 제3의 독립기관을 두어야 한다는 검찰 개혁 실질 필요론이 새로운 화두로 대두됐다. 이 와중에 지난달 21일 이영렬(부산고검 차장)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대구고검 차장)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10명이 서울 서초동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70만~100만원에 이르는 돈 봉투를 서로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격려금의 성격과 함께 이른바 눈먼 돈으로 불리는 특수활동비의 존재 이유 등에 대해 논란이 뜨거워졌고 검찰이 과연 개혁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에 소위 ‘돈 봉투 만찬’ 사건을 철저히 감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로 대검이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이 최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는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감찰 속도가 너무 더디고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비난도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감찰반은 이 사건의 ‘범행 현장’인 식당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면서 식당 주인의 권유로 식사를 하기도 했다. 감찰반은 수사와 달리 압수수색 등 강제적인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식당 관계자의 협조를 얻기 위해 불가피한 처사였다고 변명하지만, 현장 조사를 하러 간 식당에서 사건 관계자에게 식사 권유를 받고 이에 응했다는 것만으로도 검찰 수사의 부적절성이 지적된다. 과연 검찰에게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 등을 가지고 있는 비대하고 독보적인 권력기관이다. 대한민국이 검찰에 이와 같은 막강한 권력을 몰아주었던 이유는 검찰이 가지는 공익적 기능과 인권존중의 정신을 전제로 그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검찰 조직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수십 년 동안 권력의 핵심으로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약자에게는 강하게, 강자에게는 약한 방식으로 처세하며 공생해 왔다. 오늘날 검찰 현실은 더이상 그와 같은 권력 독점을 허락하지 않게 됐다. 비검찰 출신 민정수석과 민정비서관 등을 임명함으로써 대통령과 국민이 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더이상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 들지 말라. 이제는 개혁만이 살길이다.
  • ‘인권 개선’ 주문받은 경찰 “뿌리까지 인권의식 함양

    ‘인권 개선’ 주문받은 경찰 “뿌리까지 인권의식 함양

    앞으로 시위현장에 살수차, 차벽 등 물리적 진압장치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26일 부산경찰청에서 부산청과 공동으로 ‘경찰, 인권을 만나다’를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고 밝혔다.이대형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이날 워크?에서 “경찰서 단위까지 인권위원회를 구성해 뿌리까지 인권의식이 함양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와 법령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인권 침해 소지가 없는지 모니터링하는 제도 도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회 현장에 살수차, 차벽 무배치 원칙과 집회 주최 측의 자율적인 운영 방안도 적극 검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성 인권위원장은 “정권 교체와 더불어 경찰과 검찰 간 수사권 조정 문제가 뜨거운 화두로 대두한 가운데 전제 조건으로 경찰의 인권 문제가 중요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영범 부산청장은 “인권은 경찰이 양보할 수 없는 지향점이고 국민 신뢰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어진 비공개 워크숍에서 서보학 경희대 교수는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제언’을, 김진혁 경남대 교수는 ‘사회적 약자와 인권’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날 워크?은 27일 열릴 예정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찰청 업무보고를 앞두고 경찰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허 청장을 비롯해 인권담당 경찰관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경찰의 인권 문제 개선을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의 전제 조건으로 규정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고교학점제 성공, 교사 역량 뒷받침돼야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1호로 불리는 ‘고교학점제’가 최근 교육계 화두입니다.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설계해 듣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학생은 학년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고, 정해진 졸업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장을 받습니다. 수업이 없거나 좀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다른 학교로 가서 수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일정과 세부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인천교육청 등을 중심으로 벌써 공론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12개 학교를 거점으로 예체능, 인문, 과학, 어학 분야 선택 과목을 개설하는 등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시범운영하는 인천교육청은 이를 더 확대할 방침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예 고교학점제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제안하기 위한 별도 팀을 지난 23일 발족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다른 공약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학생들이 서로 다른 과목을 듣는 상황에서 일제고사 형태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킵니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장기적으로 자격 고사화하는 것도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뜻입니다. 교실과 학교의 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 대입을 위해 ‘올인’하는 외국어고와 자사고, 국제고는 걸림돌입니다. 학생들이 제각각 선호하는 수업을 듣는데 중간·기말고사 같은 상대평가 방식은 의미가 없습니다. 고교 내신을 수행평가와 성취평가제로 바꾸자는 것도 그래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방식은 일본식입니다. 국가가 만든 교육과정 속에서 같은 교육을 받고, 동일한 시험으로 평가돼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 SAT를 본뜬 수능과 학생부종합 제도의 모태가 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됐습니다. 우리나라 고교-대입 체제에 대해 ‘교육과정은 일본식인데 시험은 미국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이유입니다. 미래의 인재를 키운다는 면에서 교육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게 맞습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도 학습 자율성 측면에서 시도해볼 만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전제가 돼야 할 것은 교사의 역량입니다. ‘오로지 수능’이라는 목표와 오지선다형 객관식 시험을 지양해야 합니다. 학생 평가도 논술형이거나 수행평가로 합니다. 지금까지 국가가 정한 교과목을 가르치고, 수능 대비 수업을 하던 우리 교사들은 이제 학생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수업을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말로 학생들이 바뀌길 원한다면 교사들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gjkim@seoul.co.kr
  • 文대통령, 평창·가계부채 직접 챙겨…참모들이 놓친 현안 꼼꼼하게 지적

    “평창올림픽 성공 방안 강구” 지시 전북 잼보리 유치 문제 먼저 거론 다음 회의 때 가계빚 토론하기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첫 ‘수석·보좌관 회의’(수보 회의)는 1시간 20여분 동안 주요 현안 점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참모진이 놓친 현안까지 지적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대해 각별히 신경 썼다. 이를 반영하듯 수보 회의를 진행한 테이블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이 놓여 있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다는 점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연상 지어 떠올린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대변인은 “평창올림픽의 차질 없는 개최를 위해 추진 공정, 예산 확보, (경기장 등의) 사후 활용 방안 등 전반적인 문제를 점검해 성공적 대회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평창올림픽에 북한선수단 초청 추진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 박 대변인은 “오늘 그 부분은 특별히 언급 없었다. 국민 관심을 고조시켜 성공적 대회에 이르게 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더 논의해서 결정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세계 잼보리 대회 유치 문제도 먼저 거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참모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라북도가 2023년 세계 잼보리 대회 유치 경쟁 중이고 오는 8월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 문제를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보고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해서 처음 이 문제의 중요함을 알게 됐다”면서 “문 대통령이 경쟁국인 폴란드에서 대통령도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는 잼보리 대회 유치 경쟁도 잘 안 알려진 데다가 전라북도만 움직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 공백으로 부족했던 유치 노력을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방법을 강구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도 먼저 언급했다. 김수현 사회수석이 경제동향을 보고했고 내용에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보고를 들은 문 대통령이 되레 ‘화두’를 던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이 일반 경제 지표는 좋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청년실업과 양극화 상황은 안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문 대통령이 이를 다 들은 뒤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면서 다음 회의 때 이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정기획위 “국민 86% 검찰개혁 위해 공수처 필요하다고 생각”

    국정기획위 “국민 86% 검찰개혁 위해 공수처 필요하다고 생각”

    박범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위원장이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통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박 위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법무부 업무보고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우리 검찰이 권력에 유착하지 않았다면, 초기에 국정농단 사건을 파악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발휘했다면, 오늘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결정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6%가 공수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이번 정부 들어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할 일이 경제·정치·언론 개혁보다도 검찰·경찰 개혁이라는 의견이 더 높았다고 소개했다.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는 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박균택 검찰국장, 윤웅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법무부와 대검 소속 고위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지난해 시민단체가 국정농단 사건을 고발했음에도 검찰이 한 달 동안 수사에 미온적이었으며, 대대적 언론보도 이후에도 법무장관은 박 대통령이 수사를 받지 않는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는 말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 위반을 지적했다. 그는 또 “새 정부의 검찰 개혁 화두는 검찰과 정부를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가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런 의견을 밝히면서 새 정부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공수처 설치 법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이 법안은 공수처를 독립기구로 설치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 행위 또는 관련 범죄 등에 관한 수사를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들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엊그제가 소만(小滿)이었다. 햇볕이 풍부하고 식물은 꽃을 피우니 만물이 생명력으로 가득 찬다는 24절기 중 하나다. 들판의 보리가 누렇게 익어 수확하면 곧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결실과 희망의 두 가지 뜻도 담고 있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인생이 소만 정도만 차도 무릇 행복한 삶이라고 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감지되는 국정의 기운이 소만과 일치하는 느낌이 들어 화두로 삼아 보았다. 보리 수확은 촛불 시위에 의한 국민 행동의 결실로 비유되고, 모내기는 국민과 소통하는 데 공을 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으로 보인다. 정치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대한 국민적 자존감이 소만처럼 채워지는 느낌이다. 56년 전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조국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국민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세계인들을 향해 그는 미국이 그들을 위해 무엇을 베풀 것인지 묻지 말고, 모두 함께 손잡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능동적인 국민, 참여하고 행동하는 국민의 역할을 제시했고, 국가 간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 민주주의를 추구한 메시지다. 그의 이상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표로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한국은 탄핵 정국에서 새 정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케네디 대통령이 제시했던 이상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세계에 민주주의의 모범을 일깨웠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면 세계인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에게 소만의 기운과 같은 충만감을 맛보도록 해 주는 것이다. 우선 개인이든 사회든 ‘자아존중감’(이하 자존감)이 높은 체질로 개선해야 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는 소중한 사람이며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을 말한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정체성도 뚜렷하고 대인 관계에서도 원만하게 소통한다. 개인에게 자존감은 합리적이고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며, 부정적인 경험을 할 경우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의 자존감은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성향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그동안 국민이 상실했던 개인적, 사회적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정치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는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존감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변화와 혁신, 도전과 성취, 참여와 리더십, 위기극복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높은가 낮은가에 따라 사회는 이 같은 동력을 성취할 수도 상실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자존감 높은 사회를 만드는 데 언론과 미디어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다시 케네디 대통령의 지혜를 빌려 본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신문기자로 활동하고, 당시 국제 정세를 좌우하던 포츠담회담을 직접 취재한 바 있어 언론 감각을 잘 갖춘 대통령이었다. 그의 언론관은 오늘 한국의 언론과 미디어가 배워야 할 점을 시사하고 있어 인용해 보기로 한다. “토론과 비판 없이는 행정부와 국가는 성공할 수 없다. 헌법이 언론을 보호하는 이유는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고 깨우침을 주며, 진실을 반영하고 위험과 기회를 사실대로 기술하고, 당면한 위기와 선택을 지적해 줌으로써 여론을 이끌고 조성하며 필요할 때는 분노하게 할 수도 있는 언론이 되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 사회의 토론장으로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로서 역할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언론이 정권과 자본의 눈치를 보면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국민은 자존감을 잃었다. 새 정부는 언론의 비판을 받게 되더라도 달게 받아들이고 불쾌하게 여기지 말자. 언론으로 정권을 홍보하며 언론을 장악하면 민심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선대의 전철을 밟지 말자. 케네디가 역설한 언론 본연의 토론과 비판 기능을 존중한다면 국민은 건강한 민주 사회에 살고 있다는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권력과 언론은 열린 광장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 국민 자존감이 충만하도록 체질 개선을 해 보자.
  • “촛불혁명이 보여준 公共·無我 미학… 쓸모없는 ‘나’와 ‘남’ 구분짓기 해법“

    “촛불혁명이 보여준 公共·無我 미학… 쓸모없는 ‘나’와 ‘남’ 구분짓기 해법“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조세션 대담 “지난해 겨울 촛불혁명의 평화 속에서 구현된 공공(公共)과 무아(無我)의 미학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해답 없는 나와 타자의 문제에 대한 사유에도 답을 줄 겁니다.”(고은 시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나와 타자의 경계는 사실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죽음이 도처에 널리고 체르노빌의 방사능진이 사나흘 뒤 아프리카 상공을 나는 세상에서 우리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죠.”(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고은 시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현실세계와 문학 속 ‘우리와 타자’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린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조세션에서다.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이웃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력한 타자가 즐비하고 내부에는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인에게 특히 절실한 화두”라고 운을 떼며 세 발제자에게 ‘우리와 타자’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고은 시인은 “옛 소련이 망하면서 ‘전체주의로서 우리라는 건 끝났으니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 했는데 이후 우리는 ‘강한 나’를 지향하게 됐다”고 세태를 진단했다. 시인은 “이런 경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나’가 악화되고 강화되면서 오늘날 일본, 중국, 미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으로 굳어졌다”며 “인류의 많은 고민과 설계에도 국가를 넘어 전 세계에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야만의 상태가 계속되고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고통과 소외를 불러올 때 ‘나’와 ‘타자’에 대한 구분 짓기는 쓸모없는 명분이 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예비치도 고은 시인과 교감을 이뤘다. 그는 “기술이 우리를 앞질러 가고 대재앙을 낳으면서 우리가 쌓아 올린 문화가 낡은 궤짝과 같다는 생각에 가끔 절망하곤 한다”며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우리 지식의 범주를 벗어난 사건과 새로운 세상이 열린 만큼, 이런 문제들에 대답할 여력이 부족한 우리는 나와 타인에 경계를 두지 말고 평화롭게 공존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우창 교수는 “세계화의 시대에 여러 문화가 사회 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삶의 테두리에서 여러 차이를 승화하고 지향해야 문명의 진정한 진전과 인간 삶의 융성이 가능해진다”며 “이 과정에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지만 그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은 인간 생존의 성스러움과 신비에 대한 느낌”이라고 조언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기업 文정부 경영키워드는 ‘동반성장 강화’

    위드미, 우수 점주 정규직 채용 등이익 공유 ‘상생경영’ 확대 잇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이 발빠르게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3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과 협약성 체결하고 모두 108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중소 협력 회사와의 상생경영 강화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동반성장펀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두 은행에 정기예금 형식으로 돈을 예치해 생기는 약 72억원의 이자로 재원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50개의 중소 협력사가 해당 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을 때 1.16~1.4%의 금리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패션업계의 불황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마트위드미도 업계 최초로 우수 가맹점주를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가맹점 경영주들은 신규점 개점 지원, 신규점 관리, 사내 교육 업무 등 점포 운영관리 노하우를 본사 직원 및 다른 경영주들과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점포는 계속 운영하되 채용 시 기존 점포운영 기간을 근속 연수로 인정받고 종합검진, 학자금 지원 등 본사 직원과 똑같은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받는다.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는 “그동안 이마트위드미가 강조해 온 상생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도 자회사를 신설하고 하청 대리점 직원 약 52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24일부터 25일까지 1박 2일 동안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중소 파트너사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힐링캠프’를 진행한다. 중소 파트너사 영업담당자 50명과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영업본부 담당자 10명이 참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동반성장 자체는 많은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중요성을 인식해 오고 있어 새로운 경영 전략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상생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이를 더욱 강조하는 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4차산업株가 핫이슈라는데… 투자하긴 쉽지 않네요

    4차산업株가 핫이슈라는데… 투자하긴 쉽지 않네요

    국내는 실적 연계·사업 구체화 불명확 핵심은 AI 기술 … ‘무늬만 4차’ 가려야“4차 산업혁명주(株)를 찾아라.” 요즘 증권가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일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유망하다며 투자를 권한다. 애플·구글·아마존 등 4차 산업혁명주가 고공행진 중이고, 문재인 정부도 4차 산업혁명 적극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융·복합이라는 4차 산업혁명 특성상 수십개의 주식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무늬만 4차 산업혁명주에 현혹되지 말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KB증권은 19일 ‘4차 산업혁명: 늦지 않았다, 지속적인 관심 필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빅이슈”라면서 “개인이 미국 등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삼성증권도 이날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지난 수년간 글로벌 인수합병(M&A)이 많이 증가했는데, 대부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지금이 선도주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기”라고 밝혔다. 앞서 키움증권과 SK증권 등도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4차 산업혁명주의 도약을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선 4차 산업혁명주가 선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스마트카 개발에 나선 애플 주가는 올 들어 31.6%나 상승했다. 구글(19.5%)과 아마존(27.8%), 페이스북(28.3%), 테슬라(46.5%) 등의 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같은 기간 나스닥(12.5%)과 S&P500(5.7%)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올 들어 연달아 사상 최고가 경신에 성공한 미국 증시 랠리는 사실상 4차 산업혁명주가 이끌고 있다.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악몽이 아직 남아 있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IT 버블 붕괴는) 기초체력과 실적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식들이 몰락한 것”이라면서 “지금의 4차 산업혁명 기업들은 매출 증가와 함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첨단 산업의 핵심부품인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AI 개발에 적극적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기업으로 꼽힌다. 이 밖에 빅데이터·핀테크·스마트카·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고 실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 요소는 AI인 만큼 다른 분야보다 이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바지할 수 있는 기업을 주목하는 게 좋다”며 “솔직히 국내에선 4차 산업혁명 기업이라고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은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고] 연구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을/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기고] 연구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을/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제4차 산업혁명이 초미의 화두다. 기계, 디지털, 바이오 기술이 융합한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다. 기술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방식,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이 바뀐다. 뒷받침하는 산업양태도, 일자리 모습도 달라질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무·관리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9세기 인간은 더럽고 위험한 일을 기계에 넘겼고, 20세기에는 단순한 반복작업을 넘겼다. 이제는 의사결정까지 넘기려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새로운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연구개발(R&D)의 역할에 답이 있다. R&D의 주된 기능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creation)이다. 원리 이해든, 적용 가능한 기술이든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만들어 낸다. 이 지식이 소비자에게 도달해 가치(value)를 만들어 내는 모든 과정 또한 R&D의 역할이다. 더 좋은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R&D의 순기능이 있다. 이것이 우리가 연구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다. 연구를 혁신해야 한다. 연구 자체가 산업이 될 수 있다. 연구산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네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연구장비산업 활성화다. 1901년부터 2009년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을 보자. 총 304건 중 61건(20%), 수상자 539명 중 91명(17%)이 새로운 분석장비와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장비가 단순히 R&D의 수단이 아니라, 대상이자 목적이 되어야 한다. 기술개발을 넘어 연구장비의 유지, 보수, 운용 모두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이다. 둘째는 주문연구산업이다. 미래는 나 홀로 모든 걸 혁신할 수 없다. 한 대의 자동차에 2만개의 부품이 필요하듯 연구도 마찬가지다. 가치사슬의 빈 곳을 채우는 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 연구전문기업이 필요하다. 이미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마이다스IT는 포스코건설 사내벤처로 시작해 2000년 분사했다. 이미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 세계 최장 사장교인 ‘수통대교’ 설계에 참여했다. 600여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한 건설 엔지니어링 SW 분야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셋째는 연구관리산업이다. 미래산업을 지향하는 R&D를 위해서는 기술이 가치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 가치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수요를 예측하고 기술에 앞서 쓰일 곳을 설계해야 한다. 이것은 R&D 전 과정을 관리하는 기초가 된다. 기획부터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것이 전달될 때까지, R&D는 연구관리산업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넷째, 연구신산업 발굴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기술이 기존 산업과 접목되면 새로운 산업 프레임이 만들어진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가 이런 프레임을 거쳐 신산업이 된다. 신약 개발을 위한 AI 주문연구기업, 스마트 분석장비기업 등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직업과 일자리가 생겨난다. 새로운 것이 또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플랫폼이 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연구산업으로 대응하자. 연구산업을 통해 정부 R&D에 새 활력을 불어넣자. 키워드는 기존에 없던 새로움이다. R&D를 혁신하는 연구산업,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이다.
  • 검열의 시대를 만나다

    검열의 시대를 만나다

    1980년대 최고 인기만화 ‘아기공룡둘리’가 사전 심의에 걸린 적이 있다. 둘리가 어른 고길동에게 반말을 한다는 게 이유였다. 남북 분단 현실을 다룬 허영만의 ‘오! 한강’은 인공기가 등장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 정도는 약과다. 김종래의 ‘삼팔선’은 국군의 후퇴 장면을 그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빨간 색연필이 그어졌다. 길창덕의 명랑 만화 ‘0점 동자’는 제목이 저속하다며 연재가 조기 종료됐다. 이상무의 ‘비둘기 합창’은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모여 자는 장면이 지적당했고, 이현세는 우리 고대 신화를 다룬 필생의 역작 ‘천국의 신화’를 그리다가 음란물로 기소당해 6년간 법정에 서서 고통을 받으며 창작 의지가 꺾이기도 했다.우리 문화계 전반이 엄혹한 시간을 건너오며 창작의 자유를 옥죄는 검열을 겪었지만 특히 만화가 가장 큰 피해자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창작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한국 만화 검열의 역사를 돌아보는 기획전 ‘빼앗긴 창작의 자유’가 18일부터 7월 9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다. 현재 만화계는 일부 웹툰의 선정성, 폭력성 논란과 관련해 창작의 자유가 어디까지인지 새로운 화두에 휩싸여 있는 터라 더 주목되는 전시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억압에도 시사 만화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사회 풍자와 해학을 담아내던 우리 만화는 해방 뒤 활짝 만개했지만 1960년대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부침을 겪어야 했다. 심의필 도장을 받아야 작품을 낼 수 있는 사전 심의(검열)가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만화계 자율 심의로 출발했으나 1967년 만화가 사회 6대 악으로 규정되며 정부 산하 아동만화윤리위원회가 생겨났고, 훗날 도서잡지윤리위로 합쳐지며 창작자들을 짓눌렀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만화책 화형식도 열리곤 했다. 사전 심의는 1990년대 후반 없어졌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생겨나며 만화가들에게 자기 검열의 굴레를 덧씌웠다. 기획전은 검열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살펴보며 당대의 사회 정치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검열의 시간’과 시사 만화와 대중 만화의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검열 사례를 만날 수 있는 ‘빼앗긴 창작의 자유’의 두 섹션으로 구성된다. 이두호, 허영만, 이희재, 장태산, 황미나 등 우리 만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검열의 추억을 털어놓는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학 성폭력 실태 영상으로 알린다

    대학 성폭력 실태 영상으로 알린다

    여성가족부는 대학 내 성폭력 등을 근절하기 위해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손잡고 영상물 3편을 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학가를 둘러싼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대학 내 성폭력 실태를 다룬 폭력예방 영상물을 제작한 것은 처음이다.영상물은 20일부터 매주 토요일 0시 25분 ‘평등채널e’에서 차례로 방송될 예정이다. 각 5분씩 음성 해설 없이 자막·음향 효과만으로 구성됐다. 1부 ‘있지만 없다’에서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엠티(MT)에서 발생하는 강제추행과 단체대화방 성희롱 등 대학가 성폭력을 다뤘다. ‘가해자는 있지만 피해자는 없다’를 축약한 제목에서 범죄는 발생하지만 그동안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왔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어떻게 폭력을 허용하는 문화를 수용해왔으며, 민감성을 잃어 가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문제인식 등을 화두로 던진다. 2부 ‘은밀한 공범들’에서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당사자의 동의·인지 없이 배포되는 음란물)와 몰카 등 사이버 성폭력, 3부 ‘어떤 징후’에서는 사랑·집착으로 오인되는 스토킹 문제를 들춰보고 각각 근절을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여가부는 오는 9월 성매매 추방주간과 11~12월 폭력 추방주간에 성매매, 가정폭력, 성희롱을 주제로 한 폭력 예방 영상물 3편을 더 제작·방송할 계획이다. 방송된 영상은 여가부 홈페이지(www.mogef.go.kr)에서 다운로드받아 언제 어디서든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슈퍼리치가 주목해야 할 ‘그랑파사쥬’ 6월 분양

    2017년 부동산 관련 투자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지속되던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풍이 잦아들고 수익형 부동산으로 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상가투자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아파트와 달리 임대료를 통해 단기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동시에 가치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상가투자 대상으로는 대규모 복합상가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소비형태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시간과 돈을 소비함에 있어 보수적이다. 이에 따라 쇼핑을 할 때에도 한 번 움직일 때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집약된 공간을 선호한다. 이왕이면 밥도 먹고, 쇼핑도 하고, 전시회도 볼 수 있는 공간이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이 이동시간 및 비용을 추가로 들이는 것보다 편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단일 상가나 일반 단지 내 상가보다 집객 효과가 뛰어나고 오래 머무르는 만큼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더불어 타 상가와 차별화 포인트가 분명한 상가를 투자할 것을 권장한다. 복합상가가 단순히 쇼핑공간을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 발전함에 따라 차별화된 컨셉을 갖출 경우 고객의 관심을 유발해 고객흡입력이 더욱 강해지고 지역 명소로 발전가능성도 높아 집객효과는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복합상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구의 ‘타임스퀘어’ 경기 성남시 ‘판교 아비뉴프랑’은 각각 뉴욕타임스퀘어와 프랑스 파리를 테마로 내∙외관을 차별화해 집객 및 체류효과를 높여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모이기 쉽고, 머물기 좋아 높은 수익률 기대… 이 가운데 오는 6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차별화된 테마의 대규모 복합상가가 분양할 예정이라 상가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라면 눈 여겨 볼만 하다. 바로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 12-1블록, 11-1블록에 들어서는 ‘그랑파사쥬’가 주인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이 상가는 연면적 약 9만5천㎡(구, 약 2만9천평)의 대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프랑스 테마설계에 걸맞게 내부를 꾸며 고객을 유인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일단, 프랑스 각 지역의 유명 광장과 거리를 테마로 쇼핑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차별화했다. 여기에 최근 쇼핑트렌드인 스트리트형 설계에 프렌치 건축양식의 하나인 돔형 천정을 도입해 쾌적성과 가시성을 배가시켰다. 대형 앵커테넌트를 확보한 점도 집객효과를 높이는 강점이다. 앵커테넌트란 집객효과가 뛰어난 입주업체를 일컫는 용어로 대규모 할인점, SSM, 영화관, 대형서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앵커테넌트는 상가나 상권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앵커테넌트 확보의 유무에 따라 상가 전체의 활성화가 좌우될 수 있다. 이 가운데 ‘그랑파사쥬’는 앵커테넌트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멀티플렉스(CGV)의 입점이 확정되어 있고, 대형서점, SSM, 키즈파크 등도 입점 예정이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향후 상가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입지 역시 뛰어나다. ‘그랑파사쥬’는 미사강변도시의 중심상업지구에 자리잡아 기본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2018년 개통 예정)과 바로 맞붙어 있어 상업시설로의 수요흡수가 유리하다. 특히 지하철역 출구와 직접 연결될 예정이라 접근성은 더욱 좋다. 단지 바로 옆으로 수변공원이 위치한 망월천과 미사리 경정장, 가야공원 캠핑장, 검단산 등도 가까이 있어 이들 지역의 이용객까지 수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 서울 강동권을 아우르는 광역 수요 확보도 용이하다. 한편, 그랑파사쥬는 오는 6월 초 분양홍보관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멍때리기’가 뇌를 자유롭게 하리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멍때리기’가 뇌를 자유롭게 하리라

    꿈은 꾸라고 있는 법이다.철없던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신부나 수녀, 목사, 승려 같은 성직자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해 봤다. 철이 한참 든 뒤인 대학 졸업 무렵이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때는 대기업 서너곳 중 하나를 골라서 취업했다는 좋은 시절은 흘러간 옛 이야기가 돼 버린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 시기였다. 타락한 세속적 인간이 거룩한 성직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금세 마음을 고쳐 먹었지만 말이다. 막연한 미련 때문이었을까. 휴가 때면 가끔 산사를 찾기도 했다. 하나의 화두를 들고 잡념을 끊는 참선에도 참여했지만 내내 졸거나 끊임없는 잡생각으로 주지 스님의 죽비가 계속 어깨 위로 떨어졌다. 승려가 됐더라면 어깨가 남아나지 않을 뻔했다. 정신 차리라고 죽비로 많이 맞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사를 다녀오면 머릿속이 개운한 느낌이었다. 최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이런 참선이나 ‘멍때리기’ ‘명상’으로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도록 ‘디폴트 모드’로 만들어 주는 것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디지털 경제미디어 ‘쿼츠’ 지난 8일자에도 미국 스탠퍼드대 자비·이타심 연구교육센터 에마 세페라 과학분과장이 쓴 ‘창의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지나치게 바쁜 것’이라는 분석 기사가 실렸다. 열심히 일하는데도 창의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뇌가 휴식 없이 필요 이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 뇌과학과 연구진이 ‘심리학 연감’에 발표한 논문이나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실험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쉼 없이 일에 몰두할 때가 아닌 공상에 잠기거나 딴짓을 하는 등 뇌가 여유를 가질 때 나온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학사에서도 ‘여유’가 놀라운 발명이나 발견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개념을 발견하고 옷도 입지 않은 채 ‘유레카’라고 외치며 거리를 뛰어다녔다는 얘기나 19세기 유기화학자 프리드리히 케쿨레가 꿈속에서 벤젠 고리 구조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20세기 전자기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니콜라 테슬라도 1881년 연구를 잠시 쉬고 여행을 갔다가 교류 전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인터넷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에 현대인들은 정보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밥 먹으러 가는 것, 옷 사는 것 같은 일상의 사소한 문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결정장애’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지나친 정보 과잉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렇지만 요즘 흔히 얘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반짝거리는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 이럴 때 ‘멍때리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 한국당 초선 43명 “당 근본 쇄신을”… 의총선 “지도부 물러나야”

    자유한국당은 16일 국회에서 5·9 대선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계파 충돌의 불씨’로 여겨졌던 탈당파 복당 문제는 ‘통합·화합론’으로 봉합했다. 대신 ‘현 지도부 용퇴론’이 새로운 갈등의 화두로 떠올랐다. 초선 의원 43명(김현아 의원 제외)은 의총장 단상으로 나와 “이번 대선에서 영남 지역의 득표율은 절반으로 추락했고, 20~30대는 등을 돌렸다”면서 “파부침주(破釜沈舟·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뜻)의 결기로 당의 근본적 쇄신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계파 패권주의, 선수 우선주의 배격 ▲젊은 리더 발굴·육성 ▲복당·징계 문제 거론 반대 ▲당내 분파·분열 책임자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탈당파 복당 문제 통합론으로 봉합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행태는 일방적 지시와 독주의 연속”이라면서 “눈앞의 인기만 좇는 남미식 좌파 포퓰리즘 국정 운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합리적이고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흠·윤상현 “새 지도부 구성을” 그러나 비공개 의총에서 옛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하면서 ‘화해 무드’는 이내 깨졌다. 김태흠 의원은 “의제가 잘못됐다. 반성하는 자리만 돼선 안 되고, 새로운 지도부가 대여·대정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면서 “대선이 끝나고 국가 운영 시스템이 바뀌고 여야도 바뀌었으니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를 열게 해 주는 것이 정도”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정 권한대행은 “선거 끝나면 대개 나오는 이야기”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당권 도전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부 초선 사이 홍준표 추대론 나와 이런 가운데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구(舊)보수주의 잔재들이 설치는 당으로 방치하게 되면 한국 보수 우파의 적통 정당은 정치판에서 사라지고 좌파들의 천국이 된다”고 적으며 한국당을 향한 ‘훈수 정치’를 계속했다. 홍 전 지사는 “이념적 지향점, 지도부, 정신, 자세까지 바꾸어야 한다. 10년 집권으로 관료화된 당의 조직도 전투적인 야당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는 홍 전 지사와 정 권한대행의 이런 불협화음을 당권 ‘샅바싸움’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만연해 있다. 일부 초선 의원 사이에선 ‘홍준표 추대론’도 나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수남 검찰총장 퇴임 “검찰 개혁, 국민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돼야”

    김수남 검찰총장 퇴임 “검찰 개혁, 국민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돼야”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김수남(57·사법연수원 16기) 총장이 화두로 떠오른 ‘검찰 개혁’에 대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면서 “검찰도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김 총장은 15일 낮 3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검찰 개혁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지금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면서 “우리 검찰도 국민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그동안 잘못된 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스스로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조를 포함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에 폭넓게 귀를 기울이고, 형사사법체계의 국제적 추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올바른 방향의 검찰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총장은 “여러분께 많은 과제만 남기게 돼 무겁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류시화 시인의 시 ‘소금’을 인용해 “우리 검찰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비록 저는 떠나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중차대한 임무가 우리 검찰에 주어져 있다”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의 요체는 원칙, 절제, 그리고 청렴이다. 원칙은 지키되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고, 구성원 모두가 청렴을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2015년 12월 2일 제4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1일까지이지만 그는 새 정부 출범 하루 만인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사표를 15일 자로 수리했다. 김 총장이 물러남에 따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검찰 개혁론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에 기용했다. 조 수석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추진 등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을 예고한 상태다. 김 총장의 후임 인선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법무장관의 임명 제청, 국회 청문회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칼퇴’했다가… ‘킬’?

    [커버스토리] ‘칼퇴’했다가… ‘킬’?

    가려운 등 긁어 주듯… 이것만은 살뜰히 챙겨 주세요 공무원들은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바람을 갖고 있을까.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에 원하는 바를 직접 들어 봤다. 이들은 새 대통령이 일자리 정책과 교육 정책 등 미래 세대를 위한 대안 마련에 누구보다 앞장서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또한 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과 공무원 자기계발 확대, ‘칼퇴근법’ 시행 등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법을 기대했다.많은 공무원들은 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일자리 문제를 챙기고자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를 만들기로 한 것을 환영하며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오길 바랐다. 새 정부의 사활이 걸린 핵심 정책인 만큼 단순한 재정 지원 수준의 대책을 넘어 ‘어떻게 하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까’를 근본적으로 고민해 처방을 찾아 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경훈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장은 “그간 나온 일자리 대책이 대부분 실패한 이유는 전문가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지 못하다 보니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면서 “새 대통령은 공공 일자리뿐 아니라 질 좋은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교육개혁 등 미래세대 위한 정책 꼭 성공을”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제대로 된 교육 정책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유재정 서울교육청 장학사는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 가운데 고교생이 직접 수업을 설계해 듣는 ‘고교 학점제’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것인 만큼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면서 “새 대통령의 교육 공약 상당수가 진보 진영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진보 교육감이 다수인) 현 지방 교육청과의 관계도 좋아져 양측 간 갈등도 줄어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금융위원회 소속 한 과장은 “더이상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환경과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비정규직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근로환경,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대기환경, 성범죄와 아동 관련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는 사회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전했다. 공무원들은 서울과 과천 등에 남아 있는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 미래창조과학부 사무관은 “세종시 이전 대상 부처가 어딘지 명확히 밝히지 않다 보니 주택 구입이나 자녀 교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무원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현실과 부딪치며 살아야 하는 ‘생활인’인 만큼 새 정부에서 최대한 빨리 청사 이전 로드맵을 마련해 혼란을 줄여 달라”고 말했다. 법무부 소속 사무관도 “남아 있는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내려보내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 투명하게 알려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부처 소속 한 고위 공무원은 보다 넓은 자기 계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공직자로 20년 넘게 일했지만 제대로 된 재교육 기회를 접해 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예를 들어 사무관(5급)에서 서기관(4급)으로 승진하거나 서기관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할 경우 반드시 역량평가를 거쳐야 하지만 현 시스템에서는 이런 자질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며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법무부 소속 한 부이사관도 문 대통령이 제시한 ‘칼퇴근법’에 대한 세부안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민원인이 자주 드나드는 부처나 부서에서는 퇴근 시간이 됐다고 해도 칼퇴근이 불가능한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더 세심히 챙겨 달라는 주문이었다. 한 경찰 간부는 현 국가정보원 국내 파트를 경찰로 이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처럼) 특정인을 사찰하거나 사설 정보지(찌라시) 내용을 취합하는 수준의 활동에 머문다면 그야말로 인력 낭비일 수밖에 없다”면서 “국정원의 국내 정보 분야를 경찰이 맡아 전문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면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새 대통령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도 있었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문 대통령에게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인사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들어선 모든 정권에서 자신을 도운 이들에 대한 ‘논공행상’ 차원에서 장·차관 인사를 단행하다 보니 정부 효율은 늘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을 대거 발탁해 이제부터라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 “참여정부 시절 과오 반복 안 했으면…” 정부세종청사의 한 고위공무원은 공직사회에 이른바 ‘혁신’이 화두가 된 것이 참여정부 때라고 기억했다. 그는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던 공직사회를 바꿔 보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도는 좋았지만, 혁신의 정확한 의미와 적용 범위를 알지 못한 채 역할과 운영 방식이 전혀 다른 정부와 민간을 무리하게 같이 놓고 비교하다 보니 당초 의도와 달리 다양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정부는 서비스를 다양화할수록 더 많은 세금을 써야 한다. 다양한 서비스보다는 정해진 예산 한도에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서비스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 대통령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용준 미래부 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지난 3월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출범식에 참석해 공무원 노조 가입 범위를 확대하고 현행 성과평가 제도를 없애겠다던 약속을 반드시 지켜 달라”면서 “(과거 모든 대통령들처럼) 공약을 뒤집거나 모른 척하지 않고 모든 정책을 투명하게 처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부처종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길섶에서] 화투 대화/박홍기 수석논설위원

    50을 넘어선 또래들이 만났다. 소주잔을 기울리던 중 한 친구가 자식과의 대화를 화제로 꺼냈다. 아들딸과 “몇 분이나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몇 분씩이나 몇 초면 끝.” “대화는 무슨, 말에 대한 반응이지.” 한마디씩은 한 것 같다. “군대가기 전에는 1분, 갔다 와서는 3분”이라는 친구는 요즘만 같으면 만족이란다. 화두를 던진 친구가 “애들과 화투를 쳐 본 적이 있느냐”고 했다. 다들 의아해했다. 컴퓨터 게임에 빠지고,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자식들과 시간을 갖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는 것이다. 토요일마다 저녁식사 뒤 한 시간가량 화투를 쳤다. 화투가 뭔지도 모르는 애들에게 짝 맞추기부터 족보까지 하나하나 알려줬다. 동전도 한 움큼씩 나눴다. 놀이도 뭔가 걸지 않으면 재미를 못 느낄까 봐서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실력도 늘었다. 상대의 패도 읽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들의 얘기까지 미주알고주알 꺼내놨다. 한참 지난 뒤엔 “이번 주, 하지 않나요”라고 묻곤 했다. 2년 전쯤 일이다. 추억이란다. 자식과의 대화, 걱정이 없어졌다고 했다. 듣는 내내 쉽지 않은 일이다 싶었다. 박홍기 수석논설위원
  • 서울시의회-국회 입법사무처 상호협력업무협약 체결

    서울시의회-국회 입법사무처 상호협력업무협약 체결

    서울시의회(양준욱 의장)는 국회의 핵심적 의정지원 기구이자 Think-Tank인 국회입법조사처(이내영 처장)와 2017년 5월 11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울시의회사무처는 의원 및 위원회의 적극적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의회 정책 역량 강화를 통해 선진의회상을 구현하고자 서울시 주요현안 및 정책에 대한 중립적․전문적 의정지원 서비스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이때에 국회입법조사처와 서울특별시의회가 중앙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위하여 양 기관이 상호 업무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지방의회 최초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은 양 기관 주요사안에 관한 공동연구 및 세미나 개최, 발간물 및 정책자료 등 정보의 교환, 전문성 강화와 이해 증진을 위한 인적 교류, 그 밖에 상호 교류·협력 증진 프로그램 운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의회와 국회입법조사처 양 기관간 미래지향적인 상호협력이 중앙과 지방의 의회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임은 물론, 국회와 서울시의회가 새로운 협치와 소통의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매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날 협약식에는 이내영 국회입법조사처장을 비롯한 국회 관계자와 서울시의회 양준욱 의장, 조규영 부의장, 김진수 부의장, 김선갑 운영위원장등 서울시의회사무처 관계자가 함께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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