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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회 서울광고대상-대상] SK, 2017 OK! SK 캠페인

    [제23회 서울광고대상-대상] SK, 2017 OK! SK 캠페인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국·내외의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SK의 주요 경영 화두는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적 가치 창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함을 의미합니다.올해 OK!SK 광고의 슬로건인 ‘함께, 행복하도록’은 이러한 SK의 경영 화두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SK의 핵심 성장 사업인 ‘반도체(소재)’, ‘바이오·제약’, ‘인공지능’, ‘ICT’ 등을 소재로 기업의 이해관계자 외에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이번 광고의 또 다른 특징은 서로 이질적인 두 가지 이미지를 조합하여 새로운 세계를 표현하는 ‘콜라주(Collage) 기법’을 활용한 것입니다. 임팩트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라는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추구 의지가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K는 ‘손 위에 올려진 알약에서 보이는 또 다른 우주’,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인공지능 로봇과 바둑을 두고 있는 할아버지’, ‘쭉 뻗은 도로 위의 전기차와 하늘의 떠 있는 아름다운 지구’와 같은 차별적 이미지를 통해 ‘신약’, ‘인공지능’, ‘미래 에너지’ 사업이 만들어가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SK주식회사는 앞으로도 OK!SK 광고를 통해 참신한 기법의 크리에이티브를 시도함으로써 고객과 함께 성장해 가는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차별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대상의 영광을 준 서울신문 독자 여러분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KAIST 다음달 1일 AI(인공지능) 축구 월드컵 연다

    KAIST 다음달 1일 AI(인공지능) 축구 월드컵 연다

    AI(인공지능) 축구 월드컵 결선이 다음달 1일 오후 1시 30분부터 대전 유성구 KAIST 내 KI빌딩 퓨전홀에서 열린다. KAIST 공과대학은 29일 축구, 경기해설, 기자 등 3개 종목의 AI 축구 월드컵을 연다며 이 같이 밝혔다. KAIST는 요즘 뜨거운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이 국가성장 엔진창출의 기회임을 알리기 위해 이 대회를 여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AI 축구는 로봇 5대가 사람의 조정 없이 겨루는 게임이다. AI 경기해설은 경기를 분석 해설하고, AI 기자는 경기결과를 기사화하는 작업을 통해 평가 받는다. AI 축구는 KAIST, 성균관대, 한양대 등 18개 팀이 참가한다. AI 경기해설과 AI 기자는 대학과 기업 등에서 각각 4개 팀이 나선다. AI 축구 상금은 우승팀 1000만원, 준우승팀 500만원, 공동 3위 2개팀 각각 150만원이 주어진다. AI 경기해설 우승팀은 200만원, AI 기자 우승팀은 100만원이 제공된다. 대회조직위원장인 김종환 공과대학장은 “내년 7월에는 AI 월드컵을 국제대회로 크게 확대해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文정부 ‘낙태죄 개정’ 필요성 사실상 제기

    공론화 과정 입법부 역할 당부 청와대가 26일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재개하는 한편 낙태죄 폐지 논란과 관련한 사회적·법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힘으로써 해묵은 논쟁은 이제 ‘공론의 장’으로 옮겨 가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낙태죄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5년 전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린 만큼 정부가 개폐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헌재 심리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공론화되는 과정에 맡긴 셈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민청원 답변에서 “형법상 ‘낙태’라는 용어의 부정적 함의를 고려해 모자보건법상 ‘임신중절’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밝혔다. 법조·종교·여성계 등에서 쏟아져나올 논쟁들의 휘발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면서 2012년 헌재 결정 당시 합헌·위헌 주장의 근거를 소개했다. 헌재는 2012년 낙태죄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했지만 4대4로 팽팽했다. 위헌 결정이 나오려면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에 ‘합헌’이 유지됐다. 당시 합헌 의견을 보면 ‘사익인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해 크지 않고, 태아도 성장 상태와 관계없이 생명권의 주체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며 태아의 생명권을 강조했다. 반면 위헌 의견은 ‘임신 초기 자발적 임신중절까지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자기결정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했다. 조 수석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하나만 택해야 하는 제로섬으로는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 둘 다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화두’를 던지면서 소모적 논쟁을 경계했다. “‘태아 대 여성’, ‘전면금지 대 전면허용’ 등의 대립 구도를 넘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는 조 수석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어떤 낙태인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입법부의 역할도 당부했다. 조 수석은 “입법부에서도 고민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의 합법화 여부도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인 터라 정치권의 논의도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한 것은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정도다. 당시 문 대통령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수능 연기 지지 국민께 감사…소수자 배려가 미래 희망”

    “수능 연기 지지 국민께 감사…소수자 배려가 미래 희망”

    文대통령, 포항여고 수험생들과 대화 “포항 학생 안전·불공정 우려해 결정” 지진 피해 아파트·이재민 대피소 찾아 “이주 최선…고가 가재도구 지원 검토” 자원봉사자 격려… ‘밥차’서 함께 점심 죽도시장 방문해 과메기 16박스 구입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 이후) 정말 고마웠던 것은 나머지 학생, 학부모들이 불평할 만했는데도 연기를 지지하고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도 보내 주셨던 것”이라며 “이런 국민 마음속에 희망이 있고 소수자를 함께 배려하는 게 미래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진 발생 이후 9일 만에 경북 포항을 찾은 문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고3 학생들과 이재민,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고충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포항여고를 방문해 고3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능 시험을 변경하면 굉장히 큰 혼란이 생겨나고 많은 분이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지만, (전체 수험생의) 1%가 채 안 되지만 (포항)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안전’과 ‘공정성 회복’이란 현 정부의 국정 화두가 수능 연기 결정의 배경임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아기 돌 반지까지 다 모아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서해안 유류 피해가 생겼을 때도 추운 겨울에 바위와 자갈을 다 닦아내는 자원봉사로 피해를 이겨 냈다”며 “포항이 고통을 받으니 많은 의연금을 모으고 많은 자원봉사자가 수고하고 아픔을 나누려는 게 아주 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동료였던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과 함께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붕괴 우려가 제기된 북구 대성아파트도 방문했다. 주민들을 만나 “소파나 냉장고라든지 값비싼 것들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면서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가 주택 파손 보상만 있고 가재도구에 대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웅 포항부시장에게 “주민들이 자의로 재건축하는 것과 안전에 문제가 생겨 재건축하는 것은 다를 것”이라며 “포항시가 잘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어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을 찾아 시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진작 와 보고 싶었으나 총리가 현장 상황을 지휘하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사회부총리 등 부처가 열심히 뛰고 있어서 초기 수습 과정이 지난 후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이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진단을 해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이주할 집을 마련해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주택을 재건축해야 할 경우 임시거주시설이 필요한데 기존 (머무르는 기간인) 6개월은 너무 짧으니 건축이 완성될 때까지 머무르게 해 달라는 건의도 타당한 만큼 이 부분도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액상화 부분도 중앙정부가 함께 얼마나 위험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체육관 밖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밥차’로 가서 밥과 시금치무침, 고등어조림 등을 배식받고 체육관 옆 비닐 천막에 들어가 자원봉사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입주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 휴먼시아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이불세트 등을 선물했다.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죽도시장을 방문해 특산물인 과메기 16박스를 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과학 기술·인프라·인재 ‘3박자’… 대전 ‘4차 산업혁명 특별시’

    과학 기술·인프라·인재 ‘3박자’… 대전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에 사는 20대 회사원 A씨는 아침에 일어나 없는 줄 알았던 사과가 냉장고에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냉장고가 A씨의 식습관을 분석해 떨어지기 전 알아서 주문, 저장해 놓은 것이다. A씨는 오늘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도 하지 않았다. 첨단 장비가 날씨를 파악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옷차림을 내놨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은 번듯한 정장 차림을 화상으로 보여 줬다. 그대로 옷을 입었고, 만족스러웠다. 밖으로 나서자 집 앞에 차가 스스로 대기하고 있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은 미래의 일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알파고’가 상징적으로 보여 준 인공지능(AI)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등이 등장해 최첨단 지능정보 시대를 열고 있다.1·2·3차 산업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낯설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 농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침투하는 현상임에도 낯선 것은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 용어가 처음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국내에서 이 부분 선두 주자로 꼽힌다. 시가 국내 최고의 과학 인프라와 인재풀을 보유한 대덕특구를 밑거름으로 가장 앞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보다 빠르다. WEF는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준비 지수를 25위로 매겼다. 미국(5위), 일본(12위)에 한참 뒤처진다. 대전시의 행보가 크게 주목받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전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연미 대전시 4차산업태스크포스(TF) 계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자치단체에서 대전시 추진 과정을 알기 위해 찾거나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민간업체들이 우리와 손잡을 부분이 있는지 문의하는 등 주목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김 계장은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면 하루가 25시간으로 늘어난 것처럼 여유가 생겨 이른바 ‘저녁 있는 삶’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대덕특구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시는 지난 1월 초 권선택 전 시장이 “요즘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데 우리도 이에 대비하고 여기에서 먹거리를 찾자”고 밝히며 이 분야에 본격 착수했다. 시는 그다음 달부터 임시로 ‘4차산업혁명TF팀’을 진행했다. 권 전 시장은 “대전은 대덕특구와 과학벨트 등 최고 수준의 과학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최적지”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권 시장이 지난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이재관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이 사업을 이어받게 됐다. 대덕특구에는 43개 정부출연 및 민간연구소가 있다. 40여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발전한 특구는 전국 최대 규모다. 대전은 1600여개 기업뿐 아니라 175개 연구소기업 중 절반 정도가 있고, 특허등록 건수만 25만여건에 이른다. 연구개발비도 7조 5000억원이 넘는다. 석·박사급 우수 인력은 3만여명으로 수도권을 빼면 이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다.같은 특구인 부산, 광주, 대구, 전북을 모든 면에서 압도한다. 첨단 과학이 기반인 4차 산업혁명 성공을 위한 최고의 조건이다. 게다가 대전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다. 신동·둔곡지구 370만㎡에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선다.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 동위원소 빔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엑스포과학공원에는 국내외 인재들이 모여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지어진다. 주변 세종·충남 천안·충북 청주는 과학벨트 거점지구의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기능지구’여서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되자 육성계획 발표 문 대통령도 지난 4월 후보 시절 “과학수도 대전을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만들겠다. 또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고 공약했다. 대전시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대덕특구 등의 4차 산업혁명 연구 성과를 상품화하고, 중앙정부 정책과 발맞춰 국가는 물론 대전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AI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AI 캠퍼스를 설립하고 청년 창업을 뒷받침하는 ‘스타트업 타운’을 조성한다. 산업용 무인기 산업 허브도시로도 키운다. 이미 대전에는 국내 무인기 완성품 제조업체의 30%가 입주해 있다. ‘IoT 빌리지’를 건설하고 4차 산업혁명 체험관도 짓는다. 국방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육성하는 산업단지는 부지가 정해졌다. 2021년까지 유성구 외삼·안산동 일대 1347㎡에 조성된다. 대전엔 인근 삼군본부 등 한국군의 핵심 시설이 다수 자리잡고 있다. 국제박람회도 열어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대전 과학 관련 최고 대학과 기관도 동참 대전시는 일찌감치 4차 산업혁명 추진에 나서 진척이 매우 빠르다. 지난 6월 8일 시청에서 ‘4차 산업혁명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선포식에서는 드론과 가상현실 영상게임 등을 개발하는 지역 15개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부스를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이날 국내 최고 과학 인재 양성 대학인 KAIST와 4차 산업혁명 실증화 플랫폼 구축 협약도 체결했다. 이튿날에는 충남대 등 지역 19개 대학 및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등 23개 기관과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육성 결의문을 채택해 힘을 하나로 모았다. 지난 7월 1일 시에 ‘4차산업혁명TF’를 신설했고, 같은 달 31일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둘 다 전국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가 지난달 11일에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비교해도 무척 빠른 속도다. 대전시장과 KAIST 총장이 공동 위원장이고 경제계, 학계, 시민단체 등 모두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대전이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성공 방식을 만들고 주도하자”고 주장했다. 지난 8월 16일 국회 토론회도 열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WEF “시대 변화 중심이 될 대전의 노력 지지” 이어 지난 8일 대전시청에서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과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 추동력을 얻기 위해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과 상호 협력한다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 국회 포럼은 지난해 6월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만들었다. 슈바프 회장도 지난 15일 대전시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글로벌미래협의회에 참석한 신 총장을 통해 “대한민국의 40년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 온 대전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WEF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나아가려는 대전의 변화와 노력을 지지하고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계장은 “정부에서 이달 중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다음달에는 세부계획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 분야 인재와 인프라가 전국 최고인 대전을 4차 산업혁명의 롤모델로 집중 육성하면 다른 도시에 비해 돈이 덜 들면서 진척이 빠르고 전국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관 시장 권한대행은 “내년에는 대전의 4차 산업혁명 사업이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정책 반영과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분권광장] 지방분권은 시대정신이자 소명/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분권광장] 지방분권은 시대정신이자 소명/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지방분권이 화두다! 1960년대 헐벗고 굶주렸던 우리나라가 중앙집권 발전 전략에 따른 선택·집중으로 이룬 눈부신 경제발전을 실패라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이제 중앙집권 전략만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도권 중심 국가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낡은 제도와 관행으로 지방은 후순위,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고용정보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30년 내 243개 자치단체 중 37%(85곳)가 소멸된다. 우리 경제도 2006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으나 그 이후 11년째 3만 달러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총인구의 49.5%가 밀집된 수도권 과밀 현상도 지속될 것이다. 정부 주도의 획일적 기준·지침에 따른 공공서비스로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지역주민의 요구와 기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지방정부는 조직권·입법권·재정권의 핵심 부분을 중앙정부에 통제받고 있고, 중앙이 우월하게 인식되는 문화는 여전히 지방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있으나 지방자치는 실종됐고 지역민은 있으나 지방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중앙집권, 수도권 중심 국가경영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중앙 집중에 따른 비효율과 불합리를 청산해 지방·지역민으로부터 국가 경쟁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제2회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지방분권 추진을 위한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했다.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란 비전으로 지방분권 개헌을 골자로 하는 5대 분야 30개 추진과제를 내놨다. 국회에서도 내년 3월 중 헌법개정안을 발의해 5월 의결을 거쳐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로 매듭짓겠다고 한다. 빠듯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지방분권 개헌을 이룰 절호의 기회다. 지방분권이 정권 의지에 따라 시민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일만은 아니다. 시민들도 우리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주인 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방분권이 일자리로 이어지고 실정에 맞는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는 등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분권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금 대구는 산업구조의 대전환 시기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대구에서 육성한 미래형 자동차, 물, 의료,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등 친환경 첨단산업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중앙에 집중된 의사결정과 재원분배로는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유연하고 강력한 지방분권 체제로 지방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적인 대응방법이다. 지방분권이 바탕이 돼야 지방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받을 수 있다. 더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당장 해야 한다. 개헌 전이라도 지방분권에 저해되는 법령들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 또 지방분권은 반드시 균형발전과 함께 조화를 이뤄 가야 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함께 가야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 대구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났다.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운동 등이 발생한 애국과 충절의 도시다. 이런 위대한 시민정신을 이어받아 대구는 앞으로도 지방분권 운동 선두에 서 있을 것이다. 이제 지방분권은 피할 수 없는 우리시대의 소명이자, 정신이다.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 역사의 길에 지역과 이념을 넘어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나라다운 나라 꿈꾼 촛불정신… 정치는 아직도 구태 머물러”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나라다운 나라 꿈꾼 촛불정신… 정치는 아직도 구태 머물러”

    “숙의 민주주의 과정 긍정적…대통령 리더십 의존은 문제” ‘촛불 혁명’이 일어난 지 1주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됐다.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 정신’은 과연 제대로 구현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가장 일선에서 국민을 접하는 풀뿌리 지방자치단체장들로부터 민심의 현주소를 들어보고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서울의 6개 자치구 구청장이 특별 좌담에 참여했다. 자치단체장 6명이 한자리에 모여 시국에 대해 토론한 것은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좌담은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김상연 서울신문 사회2부장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촛불과 문재인 정부 6개월 평가, 적폐 청산, 북핵과 한반도 국제정세 등의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구청장들은 지난해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정신’은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와 나라다운 나라를 구현해달라는 요구로 정의했다.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와 공공성 강화라는 염원이 촛불에 녹아 있다는 분석도 곁들여졌다. 촛불시위 당시 성숙하고 자제력 있는 시민의식을 보여준 국민은 이제 자치의 역량을 의심받지 않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6개월간 사회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진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정치 분야에서는 여전히 촛불민심을 따라가지 못하고 구태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해서는 숙의·참여 민주주의를 통한 갈등 해결 사례 등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너무 대통령 한 사람의 리더십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쓴소리도 제기했다.→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지 1년이 됐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됐다. 당시의 촛불민심이 정치권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고 보나.-이성: 국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랫말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였다. 이를 토대로 촛불민심을 총체적으로 요약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극히 민주주의적이지 않았던 사례, 요즘 말하는 적폐들에 대한 분노와 법률주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전방위적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권을 보면 ‘아직도’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이창우: 1년 전 광화문에서 온 국민이 요구했던 목소리는 딱 하나였던 것 같다. ‘이게 나라냐’다. 우리는 나라다운 나라의 주인이자 국민이고 싶다는 주권의식이 바로 촛불민심이다. 국민의 힘으로,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국가권력까지 교체하는 힘을 보여줬는데 국회에서는 여전히 권력 투쟁을 일삼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 결과 보고서와 관련해 야당에서 장관을 임명하면 예산안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자체가 국민들에게 국회는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장관 후보자 검증과 예산안 처리는 별도 사안이다. 국회에서 사안마다 타당성 조사를 거쳐 확정하는데, 장관과 예산안이 무슨 연관이 있나.-김영배: 삶의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이 지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이 더 피폐해지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는 새 정부가 그만큼 기대도 받고 있고 무거운 짐도 지고 있다. 최근 한 행사에서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만났다. 올레길이 10년이 됐다고 하더라. 외환위기 10년 후인 2007년 올레가 시작됐고 이후 10년 만에 720만명이 걸었다고 한다. 왜 올레가 그렇게 각광을 받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전에는 ‘빨리빨리’ 속도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며 자기 삶에 대해 원천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뭘까, 어떤 게 행복한 삶일까, 이런 것들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으려 하는 거다. 이것이 지난해 촛불에 녹아 있는 것 같다. 큰 틀의 방향성에 대해 사람들이 묻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은 이제 그런 사람들의 삶과 생활, 인생의 방향, 이런 것에 대해 천착해야 되는데, 아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차성수: 광화문광장에서 터져 나온 ‘이게 나라냐’는 말 속에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불만, 민주주의 복원에 대한 염원 등이 전반적으로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공공성 쇠퇴’를 지적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공공영역이라고 하는 것이 외환위기 이후 거의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정부 시절에는 작동하려고 애는 썼는데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는 작동 자체가 아예 되지 않고 있다. 공공성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각자의 삶이 황폐해진 게 ‘이게 나라냐’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즉, 그 말 속에는 공공성을 복원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 있는 것이다. 내 삶을 바꾸는 걸로 공공성을 복원해 달라, 이명박 정부 이후 신자유주의나 시장에 의해 압도당했던, 또는 대기업에 의해 압도당했던 것들을 회복시켜 달라는 게 촛불민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민선 5기부터 지방정부에서 공공성 복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해오고 있다. 무상급식, 마을공동체 사업, 사회적경제 사업 등을 이끌어 왔다. 문재인 정부도 공공성 복원을 짊어져야 할 가장 큰 짐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돌봄 문제, 건강 문제, 주거개선 문제 등 삶을 바꾸는 것들을 화두로 제시하고,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시켰다고 본다. 공공성 복원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데, 문제는 이것을 구현하는 방법이 교과서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사회적 세력과 정치적 세력 간에 협치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앙정부 공무원들과 관료들, 정치인들이 지난 9년 동안 솔직히 공공성 복원 기능을 전부 상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복원하는 게 더더욱 어렵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고, 현 정부의 책임도 막중하지만 현실적으로 풀어나가기에는 쉽지 않다. -이성: 촛불혁명 당시 광화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제일 큰 원인이긴 하지만 또 다른 요인도 작용한 것 같다. 바로 오랫동안 쌓였던 분노다. 권력이든 돈이든 가진 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그들 중심으로 사회를 바꿔가는 행태,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관료, 갑질, 양극화 등 여러 분노가 오랫동안 국민들 가슴에 누적돼 있었다. 이런 분노가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온정적이고 배려하는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갈망으로 표출됐다고 본다.-정원오: 아주 뜻깊게 보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숙의민주주의 전형을 보여준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한 공론화위원회의 결정 방식이다. ‘숙의’(熟議), 말 그대로 깊이 생각하고 충분한 의논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 즉 숙의가 의사결정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를 보게 돼 인상적이었다. 촛불은 연령별, 세대별 등 사회 구성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정신을 담고 있다. 그중에는 국민을 무시하는, 불통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정권에 대한 저항 정신도 내포돼 있다. 이것은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와 관련해 촛불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는 원전 반대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결론은 원전을 계속 짓는 방향으로 났다. 결정 과정에 국민들이 주인이 돼 참여했기에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이것이 바로 촛불정신이 반영된 결정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참여’에 대한 갈망을, 말 그대로 ‘타는 목마름’으로 분출했지만 그걸 담을 수 있는 제도적 그릇이 없었다. 지금 필요한 건 다른 게 아니다. 촛불정신을 제도적으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마련해야 한다. 그 단초는 참여민주주의를 보여준 공론화위원회에서 찾을 수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촛불정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개헌을 통해 국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대의제에 대한 보완책을 담아내야 한다.-김우영: 광화문 촛불 당시 전경차를 부수거나 폭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을 시민들 스스로 제지했다. 차벽에 붙은 스티커도 직접 다 뜯어내고 의경·전경들까지 자식처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단의 지혜를 발휘하며 평화적 시위의 전범을 보여줬다. 위대한 대중만큼 뛰어난 지도자는 없다는 점,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자치의 기술로 나라를 이끌어갈 때가 왔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한 게 지난번 촛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새 정부가 자치분권 개헌을 중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건 아주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치의 기술 핵심은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여러 변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그 변화 이후 대부분 우리 삶의 문제를 정치 세력에게 위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망이 커지고 기대가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계속 답보 상태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답보 상태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우리가 누구에게 기대거나 의지하지 않고, 마을 단위에서 우리의 삶의 문제를 직접 토론하고 결정하면 정부는 그 결정 내용에 대해 지원해 주는 진정한 의미의 마을자치, 분권시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간 협상, 사회 대타협을 통해 개헌을 이끌어내 자치의 기술에 기반을 둔 마을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렸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평가해 달라. 대통령에게 직언한다는 자세로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이창우: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게 나라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치유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의 상호 신뢰, 이것이 국가 최고지도자로부터 구현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차성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있고, 국민 지지도도 높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소통을 몸소 실천하는 등 총론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집권한 뒤 바로 국정 운영에 들어간 짧은 기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앞으로 국민들 삶을 바꾸는 각론적 정책 과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너무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대가 크기에 당연한 듯한데 걱정되는 부분이다. 앞서 얘기한 공론화위원회는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참여와 결과의 투명성, 모든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형식은 다를지라도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김우영: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자연현상을 의미하지만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 때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데도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은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었다. 북핵, 트럼프발 위기 국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등 여러 악조건이 겹쳤는데, 인사라든가 정권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서도 상당히 슬기롭게 대처하고 안정감 있게 해결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위기에 강한 정부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 대통령도 국민 속 한 사람이라는 걸 확실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식판 들고 직원들과 함께 밥 먹는 모습에, 대통령과 나란히 사진 찍을 때, 대통령이 아이들을 만나 무릎 꿇고 앉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환호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통령도 국민 속 한 사람이라는 것을 심어주고 있는 데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로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70%라는 높은 지지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영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민주주의는 절차로서의 민주주의와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 양 측면이 있다. 사실 절차로서의 민주주의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그동안 여러 사안을 대통령 리더십을 중심으로 이끌어온 것 같다. 참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앞으로 민생과 관련된 여러 난제들이 닥칠 텐데, 상당히 걱정된다. 인수위가 없어 발생하는 한계인 듯하다. 인수위 기간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대통령은 인수위 두 달 동안 모든 참모들과 함께 오롯이 국정을 준비할 수 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아주 무겁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리더십은 탁월한 반면 참모가 보이지 않는 아쉬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원오: 인수위 기간도 없이 온갖 어려운 국면에서 출범했지만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초창기를 성공적으로 보낸 것 같다. 북핵을 비롯한 여러 가지 외교적인 문제, 경제 문제 등과 관련, 총론을 잘 잡고 각론도 잘 맞춰 가면서 해결해 나가고 있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제 자치구인 성동구 마장동주민센터에 왔을 때 지방자치와 관련해 연방제에 준하는 분권을 하겠다고 최초로 선언했다. 국정과제로도 채택되고 신뢰 있게 진행돼 기대가 크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더 길게 감싸준다…더 따뜻하게 즐긴다

    더 길게 감싸준다…더 따뜻하게 즐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롱패딩’ 열풍이 거세다. 기존의 롱패딩이 주로 무릎을 덮는 기장을 의미했다면 지난해에는 소위 ‘벤치다운’이라고 부르는 발목까지 닿을 정도의 긴 패딩이 등장했다. 벤치다운이란 본래 운동선수나 감독, 코치 등이 경기 중 팀 벤치에 앉아 있을 때 입는 패딩을 의미한다. 장시간 야외에서 경기를 관람해야 하기 때문에 온몸을 덮을 정도의 긴 기장으로 보온성을 극대화했다. 최근에는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들이 야외촬영 중간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패딩을 입고 있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개되면서 더욱 대중화됐다.특히 올겨울에는 예년보다 길고 혹독한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사람들이 일찌감치 월동 준비에 나서면서 롱패딩도 벌써부터 완판 행렬에 들어가고 있다. 업체들도 저마다 물량과 종류를 확대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레스터 벤치파카’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돌입하면서 주문량이 급증해 예약 물량만 7800장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측은 현재 4차 추가 주문을 통해 물량 수급에 나서 모두 21만장을 공급할 예정이다. 캐주얼 브랜드 ‘NBA’도 지난달 출시한 ‘파이널 벤치다운’의 판매량이 4주 만에 4.4배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올겨울 롱패딩 물량을 전년 대비 8배 확대하고, 종류도 대폭 늘렸다. ‘라푸마’는 패딩 물량을 전년 대비 10% 늘렸으며, ‘노스페이스’도 롱패딩 품목 수를 지난해 2개에서 올해 8개로 확장했다.긴 기장과 큰 사이즈를 의미하는 ‘엑스트라롱’과 ‘오버핏’이 패션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벤치다운이 더욱 길고 커진 것이 특징이다. 마치 침낭이나 담요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것과 같은 디자인으로 보온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최근 패션업계의 트렌드인 ‘보더리스’(연령, 성별, 스타일 등에 제한이 없는 디자인) 기조와도 부합한다. 김동억 ‘다이나핏’ 마케팅 팀장은 “통상 롱패딩은 남성 기준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80㎝ 내외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에는 110~125㎝까지 기장이 길어졌다”면서 “기장이 길고 품이 넉넉하다 보니 아예 성별의 구분을 없앤 남녀 공용 모델을 출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최근 남녀 공용 벤치다운 ‘스테롤 롱 다운재킷’을 출시했다.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발열안감과 축열안감을 동시에 사용해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했다.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도 남녀 공용 ‘벤치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넉넉한 크기로 몸 전체를 감싸 주는 데다 허리선이 들어가지 않고 일자로 떨어지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다.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활동이 편리하며, 보폭 조절이 가능하도록 좌우 밑단에 지퍼를 부착해 편의성을 높였다.롱패딩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패딩의 가격대는 외려 내려갔다. 최근 몇 년 동안 고가의 전문 등산용 패딩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벤치다운과 같이 극도로 긴 패딩은 디자인의 특성상 특수한 전문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보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뿐더러 10~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러한 가격 정책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및 스포츠 전문 브랜드에서는 20만~3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롱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캐주얼 브랜드와 SPA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10만원대의 저렴한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해 남성용 롱패딩을 처음으로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여성용 롱패딩 ‘심리스 다운 롱코트’를 추가로 선보였다. 압착 접착 방식으로 겉감의 봉제선을 없애는 기술을 적용해 외부로부터 비바람이 들어가는 것을 막은 것이 특징이다. 봉제선 사이로 충전재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슬림한 디자인으로 출근 복장으로도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다. ‘탑텐’도 겉면을 코팅 처리한 소재와 프리미엄 오리털 충전재, 이중 여밈으로 보온성을 높인 ‘폴라리스 롱패딩’을 선보였다. 우진호 아이더 상품기획 총괄부장은 “벤치다운은 패딩 안에 두껍게 옷을 껴입는 사람부터 겨울에도 두툼한 니트보다 간단한 복장으로 멋을 내고 싶은 사람까지 두루 편하게 착용할 수 있어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AI 합종연횡… ‘플랫폼 선점’ 불붙었다

    AI 합종연횡… ‘플랫폼 선점’ 불붙었다

    LG, 네이버 플랫폼 ‘클로바’ 탑재…음악·검색 제공 첨단 스피커 출시 삼성, 카카오와 AI ‘전방위 협력’ 구글, 내년 ‘CES 2018’ 첫 참가 아마존·MS는 자사 AI 연동 합의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소프트웨어 기업과 하드웨어 기업 간 ‘이종(異種) 협력’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자사 AI 서비스를 다른 기업의 가전·모바일 등 AI 기기와 연동시키거나 공유하는 등 전략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생존의 화두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융·복합이 그만큼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뜻이다. LG전자는 19일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 ‘씽큐 허브’를 선보였다. 두 회사가 올 초 AI 사업에서 손을 잡은 뒤 내놓은 첫 성과물이다. LG전자의 AI 플랫폼 씽큐 허브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제어 및 날씨, 일정 관리에 국한됐다면, 새로운 AI 스피커는 음악, 교통·지역·생활정보, 번역, 뉴스, 검색, 팟캐스트 등 클로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현실로 구현해 낸다. 앞서 지난 9월 삼성전자도 인터넷 기업 카카오와 각각 개발해 온 AI 플랫폼 ‘빅스비’와 ‘카카오아이’를 서로 연동시켜 운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GS건설 등 다른 산업군으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휴대전화, 반도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사업을 종합적으로 벌이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서 미래산업 플랫폼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AI의 선봉장인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구글은 장비업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9월 대만 휴대전화 제조사 HTC의 기술 사용권을 11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쇼 ‘CES 2018’에도 참가한다. 업계는 구글의 역대 첫 CES 참가를 하드웨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으로 보고 있다. 거대 유통기업 아마존과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8월 각각의 AI 엔진 ‘알렉사’와 ‘코타나’를 연동시키는 데 합의했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앞세워 AI 스피커는 물론 스마트폰, 자동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랙티카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 4000만 달러에서 2025년 368억 달러로 10년 새 60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이종 간 제휴 협력의 확산에 대해 “IT 기업들이 플랫폼 공유와 개방으로 연합 세력을 형성해 글로벌 주도권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체관람가’ 전도연 주연 단편영화 19일 공개 “해석력 탁월”

    ‘전체관람가’ 전도연 주연 단편영화 19일 공개 “해석력 탁월”

    배우 전도연 주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전체관람가’ 임필성 감독의 영화가 공개된다.오는 19일 밤 방송되는 JTBC ‘전체관람가’에서는 지난 주 박광현 감독에 이어 다섯 번째로 임필성 감독의 단편영화가 공개된다. 영화 ‘마담뺑덕’, ‘남극일기’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로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보여준 임필성 감독은 ‘전체관람가’를 통해 파격적인 가족 스릴러 영화를 공개한다. 이번 영화는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웰메이드 단편영화. 전도연 주연의 ‘보금자리’는 하우스푸어를 소재로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한 아이를 입양한 가족에게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임감독은 “한국 사회에서 화두가 되는 게 ‘집’ 문제다. 실제로 몇 년 전 보금자리 주택의 청약 순위를 높게 받으려면 세 자녀 이상의 가구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집을 분양받기 위해 아이를 입양 후 파양하는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라고 말하며 실제 사회 문제를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 출연에 흔쾌히 응해준 전도연에 대해 “원래 알던 사이지만, 실제로 일을 같이 해보니까 왜 ‘칸의 여왕’하는지 알겠더라”며, “작품에 대한 해석력이 탁월하고, 연기 역시 너무 좋았다. 전도연 씨가 영화에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 작품을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 본 관객단은 “장르가 파격적이다”, “곡성의 집에 안주인이 된 칸의 여왕”,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충분한 영화” 등의 호평을 남겼다. 또한 ‘보금자리’를 관람한 영화감독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상영이 끝난 후 “엔딩 컷이 너무 좋다”, “전도연의 절제되고 차분한 연기가 너무 좋았다”, “임필성 감독이 만든 영화 중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영화같다”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결말에 대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시너지가 더해진 임필성 감독의 ‘보금자리’는 11월 19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전체관람가’에서 전격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수능 연기’는 文대통령 아이디어…참모들 “미처 생각 못해봤다”

    ‘수능 연기’는 文대통령 아이디어…참모들 “미처 생각 못해봤다”

    文대통령 “원전·석유화학 시설은 낡은 배관까지 살피라”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소집한 포항 지진 관련 긴급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의 최대 화두는 ‘수능’이었다. 한 회의 참석자가 “이날 논의한 내용 중 90%가 수능 이야기였다”고 할 정도로 청와대 참모들은 다음날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어떻게 하면 차질없이 치를 것인지를 두고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책을 숙의했다. 그때 참모들의 열띤 토의를 지켜보던 문 대통령이 수능 자체를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예정된 일정대로 차질없이 수능을 치를 방법만 고민하던 참모들은 대통령이 제시한 파격적인 아이디어에 당혹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끝난 수석·보좌관회의는 수능을 연기하면 더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예정대로 수능을 치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시로 포항 현지에 내려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포항 지역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14개 학교를 점검한 결과 수능을 치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 문 대통령에게 수능 연기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현장의 판단을 수용해 수능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수능 시작 12시간 전 내려진 연기 결정이 없었다면 포항 지역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치는 도중 여진이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포항 지역에선 15일 오후 2시 29분 발생한 본진 이후 16일 오후 8시까지 총 49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특히, 수능을 연기하지 않았다면 한창 수능 국어영역 시험이 치러지고 있을 시간인 오전 9시 2분에 비교적 강한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수능 예정일이었던 16일에도 여진이 이어지자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참모들 선에서는 수능 연기는 한 번도 상정해보지 않았는데 대통령께서 수능 연기를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진의 특성상 본진 때 충격을 받고 나면 여진에도 피해가 올 수 있다”며 “최근 지진은 여진도 강진으로 오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번 경주 지진 이후 원전이나 석유류·화학제품을 다루는 시설들이 내진 보완을 했다고 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제대로 된 것인지, 특히 낡은 배관 구조까지 잘 된 것인지도 세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발생 안내 문자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경주 지진을 양산 집에서 경험했는데 그때는 문자가 와도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내용이 없었다”며 “이번에 문자 메시지가 잘 조처됐다고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보완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수능 연기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나 지진 피해대책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을 보면서 참모로서 약간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한국 사회의 국민병인 과로 문제를 심층 취재·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지난 6월 20일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총 7회, 26편의 기사를 내보냈다.과로사 판단기준의 문제점부터 일 중독자가 된 직장인들의 애환, ‘꿈의 직장’인 공무원의 과로,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 특례업종까지 총망라했다. 국내 노동자들의 장시간 근로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룬 기존의 보도와 차별점을 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 작은 변화도 있었다. 지난 10월 12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신문 보도를 인용하며 ‘유족들의 입증 책임’에 대해 지적했고,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회사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하겠다”고 제도 변화를 약속했다. 서울시 국감에서는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무원 과로사 문제를 언급,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책 마련 약속을 이끌어 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과로사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은 여전하다. “왜 죽을 때까지 일을 하느냐, 그냥 그만두면 되지”라는 온라인 기사의 댓글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로를 부추기는 노동환경보다 개인에게 칼날을 겨눈 가해자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인간에게 내재된 능력 중 하나가 공감(共感)이라고 한다. ‘공감’은 아파하는 사람들을 연민이나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의 아픈 감정에 그냥 머무르며 시스템의 문제에 눈을 돌릴 수는 없을까.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건 단순히 ‘김부장’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선가 퀭한 눈으로 늦은 밤까지 사무실과 현장을 지키는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자 했다.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이 존재한다.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56만명의 이주노동자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특별기획팀은 정부가 약속한 대책의 실행 여부를 주시하고 과로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다룰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아직은 미미한 파급 효과/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4차 산업혁명, 아직은 미미한 파급 효과/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37개 국가 중 중국보다 한 계단 높은 26위에 자리매김했다. 2007년 11위를 정점으로 10년째 국가경쟁력이 하락하는 사이에 중국은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던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정유, 조선과 같은 중후장대산업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둔화됐다. 최근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ICT, 자동차, 정유, 조선 중 우리나라는 ICT 산업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부가가치(GVA)에서 IC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국가 평균(5.5%)의 두 배 수준인 10.7%로 OECD 국가 가운데 ICT 산업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ICT 제품 수출 규모는 전체 7%를 차지하는 세계 4위 수준이다. 한국 내 ICT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은 1970년 4.3%에 불과했으나 2016년엔 26.0%에 다다랐다. 특정 산업이 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나타내는 전·후방 연쇄효과(Linkage effect)의 경우 2009년을 기점으로 중국과 역전됐다. 특히 완제품을 공급하는 전방 연쇄효과보다는 부품을 수요하는 후방 연쇄효과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보고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ICT 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은 79.3%로, 전체 제조업 평균(18.7%)의 4배를 넘는다. 주요 경쟁국인 일본(2014년 기준 30.7%)의 배 이상 수준이다. 특히 ICT 기업의 해외 부품 생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시장 개척, 제조비용 절감 등의 목적으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됐다. 2010년 이후에는 디스플레이나 휴대전화 조립, 가공 등과 관련된 일자리가 해외로 많이 진출하면서 최종 제품의 생산 비중은 크게 차이 나지 않더라도 고용 부문이 많이 줄었다. 우리나라 ICT 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11년 76.3%, 2012년 81.7%, 2013년 80.6%, 2014년 79.2%, 2015년 79.3% 등 70~80%대이지만, 일본은 20~30%대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탓에 산업공동화 현상을 초래해 국내의 지방 제조 기반 약화, 산업구조 단순화, 양질의 일자리 부족 현상 심화 등으로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해외 생산 확대는 내수 부진과 직결된다. 해외 생산거점의 제조 비용이 국내보다 크게 낮고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 여건도 개선되면서 ICT 제조 기반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대기업 핵심 부품의 해외 생산이 본격화된 2012년 이후 ICT 기업의 국내 투자 활력도 대체로 둔화됐다. 핵심 부품의 해외 생산으로 인한 산업공동화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현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들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기,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이 근간이 됐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조차도 타 산업에 대한 정보 효익을 가질 수 있는 효율성 분석에서 이미 2004년부터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지표는 심각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의한 착시현상으로,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장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발휘하고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하려면 먼저 영세한 소프트웨어 기업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한시적 세금공제 정책이 요구된다. 둘째,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외국계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산업 진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 셋째, 소프트웨어의 연구개발을 통한 브랜드화를 도모해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넷째, 해외에 거주하는 재능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가와 국내 외국인 전문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 文 “北, 대화의 장으로”… 북핵 ‘평화적 해결’ 국제공조 촉구

    文 “北, 대화의 장으로”… 북핵 ‘평화적 해결’ 국제공조 촉구

    1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잇따라 열린 아세안+3(한·중·일)과 아·태 지역의 최상위 전략 포럼인 제12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아세안+3 회의에선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이 채택됐다.문재인 대통령은 EAS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지역적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모든 외교적 수단을 사용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방식으로 완전한 핵 폐기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북핵 해법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이 우리에게 와서 대화하자고 할 때까지 밀어붙여야 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아베 총리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북한에 대한) ‘모든 옵션이 다 테이블에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당사국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비군사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과 아세안 간 남중국해 행동규칙의 조속한 타결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앞서 제20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중·일 3국 협력의 정상화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역설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물론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이 참석한 정상회의에선 동아시아 공동체 번영 추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마닐라 선언’이 채택된다. 문 대통령은 “20년 전 우리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맞은 절박함으로 공동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이제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고 돌보는 협력체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금융위기를 극복한 연대의 힘으로 평화와 번영, 발전의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만들어 내자”고 제안했다. 아세안+3에서도 북핵 관련 발언들이 쏟아졌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일관되고 확고하게 북핵에 반대한다. 유엔 결의에 대해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밤 마닐라 마카티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및 인접국 동포 300여명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끝낸 문 대통령은 15일 귀국길에 오른다. 마닐라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자치광장] 평창으로 가는 첫 관문, 청량리역/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평창으로 가는 첫 관문, 청량리역/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내년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에서 열린다. 3번의 도전 끝에 쟁취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30년 전 88서울올림픽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상대적으로 발전에서 소외됐던 강원도 지역경제의 활성화, 아시아 동계스포츠 중심국가로의 도약 등이 그것이다.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관련해 가장 큰 화두는 교통이다. 평창올림픽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림픽 지원을 위한 교통 인프라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오는 12월 서울~강릉 KTX 열차(이하 경강선)가 본격 운행한다. 그 중심에 청량리가 있다. 현재 경강선의 출발역 중 한 곳으로 정해진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강릉에 가면 6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경강선 KTX를 타면 1시간대에 갈 수 있다. 그야말로 교통혁명이다. 이와 함께 청량리 교통 호재가 여기저기서 주목받고 있다. 지하철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ITX, 새롭게 개통될 경강선 KTX 등 각종 철도망이 연결돼 있다. 특히 분당선이 왕십리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돼 내년 8월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60여개 노선이 지나는 버스환승센터도 있다. 사통팔달 뚫려 있는 만큼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계성이 좋아 평창으로 접근성이 좋다. 경강선 KTX가 평창올림픽만을 바라보고 개통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동고속도로 축을 통과할 뿐만 아니라 영동지역과 수도권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결국 평창올림픽 이후의 노선 운영계획이 관건인데 출발역, 운행횟수 등의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4조원이나 투입된 고속철도 개통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청량리역과 서울역 가운데 주 출발역 설정에 관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청량리역 일대는 사당역에 이어 두 번째로 유동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시내 주요 지점과의 접근성이 좋다. 분당선 개통 시 강남권으로 20분 내 진입할 수 있다. 서울 동북부 교통의 중심지로서 서울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측면도 크다. 경강선 KTX가 적자 덩어리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올림픽 이후의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출발역 배분에 따른 교통 수요량의 추이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노선계획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평창의 산물로서 이를 이용하는 이용객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열차로 거듭났으면 한다. 평창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청량리역이 서울과 평창을 오가는 관문으로서 그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손님맞이 역할을 잘해 나가길 바란다.
  • [기고] 인재가 생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기고] 인재가 생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다보스포럼 설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 박사는 저서 ‘4차 산업혁명’에서 수십 년 내에 다양한 산업 분야와 직군에서 기술혁신이 노동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런 변화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3D프린팅 등 혁신적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 앞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금융과 IT, 인공지능과 바이오처럼 산업 간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파괴적 혁신이 기업들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이끌어 나갈 창의적 과학기술 인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만을 갖고 활약하는 전통적 인재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융합적·도전적 인재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인재 육성 모델도 발 빠르게 변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고민을 담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인재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과학기술인의 4차 산업혁명 역량 확충과 세상 연결 강화’라는 비전과 9대 추진 전략이 담겨 있다. 우선 미래인재 육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 일자리 예측, 현장 수요 등을 반영한 미래 인재상을 도출하고 필요 역량을 제시, 인재 육성 모델을 개발한다. ‘정규 교육 후 사회진출’이란 일방향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을 혁신해 경력 전환과 자기주도적 단계별 교육이 가능한 커리어트랙 개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안식년에 해당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타 분야를 체험케 하는 ‘두뇌순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사회 진출 이후에도 끊임없이 역량을 개발하고 경력을 전환할 수 있는 인재 육성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금융, 기술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국가R&D 역량을 국방력 확보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기술사 제도를 개선해 고급엔지니어를 늘려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인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위해 우수 이공계 인재와 기존에 소외됐던 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실험실 안전 관리 체계를 정보화, 지능화한다. 과학기술인 간 소통 강화를 통해 협업과 융합을 활성화하고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 관심이나 사회적 파장이 큰 이슈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참여를 확대하고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활용해 국민과의 소통을 늘려 감으로써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전파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생활밀착형 과학문화를 확산하고 과학관의 전시 콘텐츠를 강화해 국민의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이런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산업계, 연구계, 학계를 비롯한 일반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당면 과제다. 이제 우리 모두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때다.
  • 그녀의 의미있는 변주

    그녀의 의미있는 변주

    “‘미옥’에는 현정과 김 여사, 웨이 등 아름다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지켜 주려 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나와요. 그러한 끈끈한 여자들의 연대에 조금 더 힘이 실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요. 누아르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라고 해서 총질이나 칼질이 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배우 김혜수(47)와의 이번 인터뷰에서는 ‘여성들의 연대’라는 단어가 유독 자주 등장했다. 그는 9일 개봉한 여성 원톱 액션 누아르 ‘미옥’(감독 이안규)에서 연예인 못지않게 유명한 강남의 대형 뷰티살롱 원장 현정을 연기한다. 겉으로만 그렇다는 거고, 실제로는 암흑가 조직의 2인자다. 조직을 위해서라면 어떤 음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위로는 조직의 합법화를 바라는 보스 김 회장(최무성), 옆에는 자신을 연모하는 동생뻘 행동대장 상훈(이선균)이 있다. 문제는 그녀가 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 악덕 검사 대식(이희준)과 숨겨 둔 아들 주환(김민석)의 등장으로 그녀의 욕망은 끝을 알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영역 넓히는 여성 캐릭터의 시도 응원” ‘미옥’은 시선에 따라서는 모성애가 진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김혜수는 “여성 캐릭터 작품이라면 엄마를 제외하면 할 이야기가 없나, 그런 생각을 한다”며 다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관계의 어긋남과 오해로 인한 욕망의 충돌, 그리고 복수 등 전형적인 누아르의 장점과 미덕이 느껴지는 시나리오였어요. 개인적으론 모든 것을 떠나고 버리고 끊어 내고 싶어 하는 현정의 욕망에 끌렸죠. 하지만 그 욕망의 대전제가 모성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아이를 위해 현정이 희생하는 게 아니라 현정의 선택에 아이가 들어온 거죠.”현정처럼 배우 김혜수도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떠나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그건 무엇인가 통쾌한 감정이 담긴 표현인 것 같고요. 그보다는 내가 잘하고 있나, 이것밖에 안 되나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어요. 배우도 직업을 가진 여느 성인들과 마찬가지예요. 일을 하며 고민이 없을 수 없죠. 그게 한동안 무겁게 다가오기도, 부지불식간에 올라오기도 해요. 그럼에도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고, 남들 모르게 혼자 무너져 좌절할 때도 있어요.” 그러고 보니 ‘굿바이 싱글’에서처럼 부드러운 캐릭터도 있었지만 ‘도둑들’, ‘차이나타운’, ‘시그널’(드라마), ‘미옥’까지 최근 작품 중에는 거친 캐릭터가 많았다. 김혜수는 의도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앞서 이런 것을 했으니 이번엔 다른 것을 해 보자 이렇게 계획하지는 않아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작품이라도 시나리오는 끝까지 읽죠. 꽉 짜여 있어도 안 끌리는 작품이 있고, 미진한 것 같아도 마음이 가는 작품이 있죠. 결국 끌리는 것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액션보다 감정 표출 장면서 카타르시스” 여성 주인공의 극한 액션을 앞세운 샬리즈 시어런의 ‘아토믹 블론드’나 김옥빈의 ‘악녀’가 먼저 개봉한 때문인지 ‘미옥’에서의 액션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버스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이 깃든 누아르다. 걱정했던 것에 비해 무난하게 소화해 냈다고 자평하는 김혜수에게 가장 흡족했던 장면을 꼽아 달라고 하니 주먹을 쓰지 않는 장면을 골랐다. “피우던 담배를 던지며 검사에게 ‘×× ×× ×××’라고 욕하는 장면이 있어요. 현정이라면 그 감정선에서 충분히 그럴 만하죠. 그런데 그 장면이 여성들에게 쾌감을 주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여성 스태프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여성분들이 자신의 감정을 실제로 그렇게 표출하는 순간이 드물어 그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는 것 같아요.” 최근 한국 영화에서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긍정했다. 물론 ‘미옥’도 그중 하나다. “엄청난 변화는 아니지만 그런 시도들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해요. ‘미씽’도 인상적이었고, ‘용순’도 정말 잘 봤어요. 영역을 넓혀 다른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좋은 시도죠. 시도에 그치지 않고 그 작품을 화두로 더 이야기하게 되는 성과도 있었어요. 꾸준히 응원해야 한다고 봐요.” 인터뷰를 하며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질문. 결론적으로 ‘미옥’은 여성 누아르일까, 그냥 누아르일까. 김혜수는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노코멘트할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稅 언급 안한 DJ→盧 종부세→MB 부자감세→朴 말로만 “증세없다”

    [커버스토리] 稅 언급 안한 DJ→盧 종부세→MB 부자감세→朴 말로만 “증세없다”

    박정희·노태우·노무현, 증세 카드 꺼내 김영삼·박근혜, 예산 절감 강조 감세 성향 전두환·이명박 “법인세 인하로 내수 진작” 노무현만 정권 후기에 직설적 증세 강조역대 대통령의 연설문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세금에 관한 한 전두환·이명박, 김영삼·박근혜,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이 닮은꼴이다.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더불어 증세를 시도했다. 세 사람을 빼고는 모두 감세 성향이 명확했다.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중에는 세금과 관련해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세금은 정권에 민감한 주제였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출 구조조정’은 새로운 카드가 아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주문한 단골 레퍼토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4년 1월 연두 기자회견에서 “소비 절약에는 정부가 앞장을 서야 되겠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에 세출 예산서에 약 500억원을 절감하여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만성적으로 팽창되어 온 예산구조를 영점 기준에 의하여 재점검하겠다”(1982년 10월 4일)고 했다. 고통 분담과 근검절약을 가장 강조한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1993년 3월 19일 신경제 관련 특별담화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모두 고통을 분담해 주십시오. 정부가 앞장서겠습니다. 청와대 예산을 먼저 줄이겠습니다. 각종 행사는 물론 청와대의 식탁까지도 낭비요소를 철저히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작고 생산적인 정부가 되겠습니다. 올해는 공무원 봉급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정원도 늘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제11차 라디오연설에서 “10% 예산 절약을 목표로 정부 조직도 줄이고 씀씀이도 더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증세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7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약재원 마련을 위해) 요즘 증세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국민세금을 거둘 것부터 생각하지 말라. 먼저 최대한 낭비를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등의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50년에 걸친 ‘허리띠 졸라매기’는 돈 쓸 곳은 많은데 세금 인상은 피하려는 정권의 태도에서 나온 면피성 성격이 강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정권이 바뀌어도 매번 세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정신개혁운동 측면으로 접근하곤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1월 18일 신년연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정 소장은 말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를 해 보아도 세금을 올리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껴 쓰고 다른 예산을 깎아서 쓰라고 합니다. (중략) 그러나 이러한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됩니다”라며 증세 문제를 꺼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부터 감세를 국정 기조로 내세웠다. 다른 대통령들도 대부분 ‘세금 인하’를 약속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10월 4일 시정연설에서 “법인세·소득세 감세와 긴축예산”을 강조했다.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분은 국채를 발행해 메우겠다고 했다. 국채 발행은 나랏빚 증가로 이어진다.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 전 대통령도 26년 뒤 시정연설에서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 세계는 지금 ‘낮은 세율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율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설문을 보면 마치 한 사람이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박근혜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담뱃값 인상,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 등 다양한 증세 정책을 폈다. 하지만 정작 박 전 대통령 자신은 기회 있을 때마다 증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해야 될 일을 안 하고 빚을 줄이는 노력을 외면하면서 국민한테 세금을 걷으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염치가 없는 일”(2015년 5월 12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이라고 질타했을 정도다. 임기 초반과 후반 조세정책의 큰 그림이 달라지는 것도 역대 정권에서 자주 발견되는 공통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에는 금융실명제와 불로소득 환수를 강조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예산 절감과 정부인력 감축 등에 더 무게를 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반기엔 감세와 규제 완화에 각별히 힘을 쏟았지만 ‘부자 감세’ 논란을 의식한 듯 후반기엔 감세 언급을 눈에 띄게 자제했다. 대신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2011년 1월 3일 신년연설에서 “보편복지는 곧 부자복지이며 이는 재정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한 데서 보듯 재정 건전성을 강조함으로써 빗발치는 복지 확대 요구를 무마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일하게 세금에 대한 소신을 직설적으로 제시했다. 다른 대통령들이 대체로 임기 초반에는 공평과세와 재분배를 말하다가 후반기엔 조세 감면이나 예산 절감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임기 초 “기업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과감히 고쳐나가고 금융·세제 면에서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2003년 6월 30일)이라던 노 전 대통령은 오히려 후반기에 “탈세 방지와 예산 절감만으로는 일자리와 복지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 등을 통해 국민적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던진 화두는 공론장에 제대로 오르지 못했고 반대층의 조롱과 반발만 샀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이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커버스토리] 朴 복지 없는 증세→全 감세→盧 부동산 증세→YS 절약 강조

    [커버스토리] 朴 복지 없는 증세→全 감세→盧 부동산 증세→YS 절약 강조

    여야가 세금을 놓고 맞붙었다.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을 놓고 여당은 “성장의 밑거름”이라며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을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야당은 “글로벌 추세 역주행”이라며 결사 저지를 외치고 있다. 정부가 테이블 위에 올리지 않은 부동산 보유세를 둘러싸고도 공방이 치열하다. 새해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심사하는 이맘때쯤이면 해마다 벌어지는 풍경이지만 올해는 9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의 첫해라서 외곽 훈수전도 뜨겁다.증세와 감세의 정치학은 1960년대 박정희 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3일 서울신문이 역대 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박정희·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각기 다른 이유에서 증세를 주장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열정적으로 세수 증대에 몰두했다. 국세청을 만들고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등 조세행정 현대화도 추진했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가 추진했던 조세정책은 ‘복지 없는 증세’였다.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도 소홀히 했다. 공감대를 얻지 못한 증세는 정권 폭압의 상징으로 변모했다. 1971년 대선에서 김대중 야당 후보는 감세를 약속했고, 1979년 부마항쟁 때는 세무서가 불탔다. 결국 박정희 정부는 감세로 방향을 틀었다. 전두환 정부도 감세 기조를 이어 갔다. 증세 국면이 다시 열린 것은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면서다. 민주화 열기와 부동산 거품 등에 대응하기 위해 노태우 정부는 부동산세제 등 증세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저항이 큰 근로소득세는 여전히 감세 기조를 유지했다. ‘제한적인 증세’였던 셈이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태우 정부가 3당 합당 전까지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 주택 100만호 건설 등 내수 진작을 통한 성장과 소비의 선순환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증세를 가장 직설적으로 꺼내든 정권은 노무현 정부다. 출발은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에 있었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 좋았다. 동력이 떨어지는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이 불쑥 화두를 던진 것이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지 증세 필요성을 인식했으면서도 증세 구상이 종합부동산세에 머물렀다”고 아쉬워했다. 문재인 정부는 ‘핀셋증세’로 돌아왔다. 재벌그룹과 슈퍼리치의 세금(법인세, 소득세)만 올리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내놓은 상태다. 보수 진영은 ‘부자 증세’라며, 진보 진영은 ‘보편 증세’ 논의를 시작하자며 쟁점화를 벼르고 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지지 기반 확대와 사회적 합의 도출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조양호 또 영장기각, 검경 갈등 고조…경찰 “납득할 수가 없다”

    조양호 또 영장기각, 검경 갈등 고조…경찰 “납득할 수가 없다”

    30억원대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또다시 청구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검찰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들자 경찰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고 “조 회장이 자택공사 계약, 진행, 비용처리 등 모든 과정에 대해 보고받았다는 것을 밝혔는데 그 이상의 소명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지난달 16일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반려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조 회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2013년 5월∼2014년 1월 공사비용 65억∼70억원 가운데 약 30억원을 개인 돈이 아닌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영장을 돌려보내면서는 ‘보완수사 지휘’를 언급했다. 통상 이는 ‘어떤 부분에 대한 혐의 소명이 부족하니 보완하라’는 취지로, 조건을 충족해 영장을 재신청하면 법원에 청구할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보완수사 언급 없이 ‘영장 기각’이라는 표현을 썼다.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는 횟수에는 제한이 없지만, 검찰의 이같은 입장은 사실상 불구속 수사 지휘라는 것이 검경 안팎의 해석이다. 검찰은 조 회장 자택공사비 일부가 회삿돈으로 충당됐다는 사실을 조 회장이 알았거나 보고받았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관련자 모두 이같은 사실을 부인해 직접 진술이 없고, 정황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경찰청장까지 나서 “혐의를 충분히 입증했다”며 자신을 보인 사안이었고, 한 차례 보완수사까지 거친 다음이라 경찰은 상당한 불만을 나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뇌물이나 배임 사건에서는 대부분 양쪽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정황증거 중심으로 수사하는 일이 흔하다”며 “조 회장이 공사 과정을 일일이 보고받았다는 등 증거가 확실해 영장 불청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사실상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만큼 경찰이 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자칫 검찰을 상대로 오기를 부리는 듯 비칠 수 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 화두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과거 부장검사 친형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포함해 영장을 7차례나 반려한 일이 재차 거론되는 등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체제에 대한 불만이 다시 터져나올 분위기다. 조 회장 변호인단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전관 변호사들이 포진해 현재 검찰 수사라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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