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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서울 港/육철수 논설위원

    한강은 오래 전부터 교통로·수송로·군사요충지 역할을 해왔다. 인천(제물포)에서 서울(한양)을 지나 내륙 깊숙한 곳의 충주까지 이어지는 한강 뱃길에 수많은 나루(津)가 발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에 있던 10여개의 나루는 사람과 상품의 집산지였고 시장이 번성했던 곳이다. 광나루(廣津)·노들나루(梁津)·양화나루(楊花津) 등은 지금도 지명이 남아 있다. 지금은 서울이 내륙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나루를 중심으로 현대식 다리가 건설되기 전에는 항구도시였던 셈이다. 서울시가 지난 2008년 3월에 내놓은 ‘한강 프로젝트’사업은 한강의 옛 기능을 살리고 도시경관을 새로 꾸며 서울을 수상도시 이미지로 바꿔보자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다리마다 형형색색의 조명을 비추고 한강변의 경관을 자연과 조화시켜 밤이나 낮이나 시민의 여가공간 및 관광지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인천 경서동에서 서울 개화동까지 18㎞에 이르는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사업과 여의도에 관광항구(서울항)를 건설하려는 계획도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아라뱃길이 예정대로 내년에 완공되면 4000~5000t급 선박이 다닐 수 있어 서울항 건설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항에는 37만㎡ 규모의 접안시설을 지어 120~150인승 크루즈선이 드나들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 착공해서 2012년 상반기에 완공한단다. 아라뱃길을 통해 서·남해안 관광지를 연결하고 중국 동부 연안도시까지 관광권으로 삼겠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항 사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정쟁에 휩싸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쪽에서 대운하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위장사업이라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6500t급 크루즈선 1척을 댈 수 있는 접안시설을 만들어 봤자 일본, 중국의 해상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도 경제성이 낮은 데다 습지와 밤섬 등 자연경관의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오해를 산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서울항을 무역항으로 개발토록 하는 항만법시행령을 의결해 놓고 닷새 동안 쉬쉬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 않아서 발표를 미뤘다는 해명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서울시가 항구를 관광용으로만 쓴다고 강변해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발표하면 될 일을 공연히 숨겨서 말썽이다. 해볼 만한 개발사업마저 ‘삽질’로 폄하되고 환경문제에 발목이 잡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10 호암상’ 시상식

    ‘2010 호암상’ 시상식

    ‘2010 호암상’ 시상식이 열린 1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 안내자가 노벨재단의 특별상 수상 순서를 알리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단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좌중이 가볍게 술렁였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처음 대외적인 공식 행사에 참석한 데다 이현재 호암재단 이사장 대신 직접 상을 수여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행사 도우미에게 상패를 전달받은 이건희 회장은 이윽고 미카엘 술만 노벨재단 사무총장에게 상패를 건넸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서로 오가는 미소 속에 지난 1995년부터 교류를 맺어온 노벨재단과 호암재단 사이의 돈독한 관계가 묻어났다. 호암재단은 이날 이건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0 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유룡 KAIST 특훈교수 등 개인 4명과 노벨재단 등 단체 2곳에 호암상을 수여했다. 부문별로는 ▲과학상 유룡(54) 교수 ▲공학상 이평세(51) UC버클리대 교수 ▲의학상 윌리엄 한(45) 하버드 의대 교수 ▲예술상 연극인 장민호(85)씨 ▲사회봉사상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특별상 노벨재단 등이다. 수상자들은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50돈쭝)을 부상으로 받았다. 특히 노벨재단은 호암상 제정 20주년을 맞아 세계 과학 및 문학, 문화의 발전과 인류평화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호암재단과 폭넓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점 등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받았다. 미카엘 술만 노벨재단 사무총장은 “노벨재단이 특별상을 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이 국제 과학계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뤄온 동안 호암상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혜택을 주는 중요한 인류 업적들을 평가하고 격려해 왔다.”고 화답했다. 유룡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나노 다공성물질 합성분야를 개척해 대체에너지 연구에 기여한 점을, 이평세 교수는 고감도 바이오 측정의 기반을 마련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윌리엄 한 교수는 암 발생의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밝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장민호씨는 국립극단 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연극예술 분야 발전에 기여한 업적으로 수상했다. 월드비전은 전 세계 50개국에서 지역개발사업과 긴급구호사업을 펼치는 등 국제적 차원의 인류복지 증진에 기여해 온 업적을 평가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건희 회장과 정운찬 국무총리, 이한동·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현구 대통령 과학기술특보, 김상주 학술원 회장 등 각계 인사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연극 리뷰] ‘타인의 고통’

    [연극 리뷰] ‘타인의 고통’

    연극이라기보다 대자보에 가깝다. 다음달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무대에 오르는 ‘타인의 고통’(김재엽 연출, 드림플레이 제작) 얘기다. 연극은 2009년 1월20일 발생한 ‘용산 참사’를 다룬다. ‘외부 극렬세력이 개입한 도시게릴라 난동사건’으로 보는 이나 ‘할 줄 아는 거라곤 주먹질밖에 없는 이명박 정권의 패악질’로 보는 이 모두에게 이 연극은 불편할 것 같다. 그냥 내달려서다. 용산 참사 20년 뒤인 2029년. 남북통일은 이뤄졌고 덕분에 부동산 투기 바람은 평양, 개성, 금강산으로 옮겨붙었다. 뉴타운 바람을 타고 용산에 들어선 최첨단 아파트 ‘스카이 팰리스’ 로열층에 강성현-민지은 부부가 이사오면서 얘기는 시작된다. 첫 회를 보면 마지막 회를 짐작할 수 있는 TV 통속드라마마냥 인물은 전형적이고 구도는 도식적이다. ‘미쿡’(연극 맥락에서 ‘미쿡’은 미국이다)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장관님 외동아들 강성현은 먹물든 부르주아이고, 오뚝이 인생을 살아온 민지은은 현실적 처세를 중시한다. 다리 절뚝대는 아파트 관리인 박일두는 예전 용산 참사 생존자이고, 강성현의 둘째아이 소원이가 급사한 사건을 수사하러 온 형사 이정하는 박일두 친구의 아들이다. 이들의 얽히고 설킨 사연이, 하필이면 강성현의 아들 도원이를 통해, 그것도 꿈을 매개체로 해서 드러난다는 것도 전형적이다. 구도가 이리 짜이다보니 몇몇 대사는 거의 관객을 상대로 한 아지프로(Agitprop·선전선동)에 가깝다. 무대를 별 다른 장식 없이 텅빈 공간으로 둔 것도 “딱 내 말만 들어.”라는 압력같다. 강성현의 전공이 하필 문화인류학인 이유는 인디언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인디언 원어로 ‘타슝가 위트코’) 얘기를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크레이지 호스는 1860~70년대 백인들의 인디언 사냥에 맞서 싸운 대추장이다. 항복하면 주거지를 주겠다는 약속을 믿었으나 끝내 백인들의 배신으로 살해당하는 인물이다. 용산 참사 피해자는 결국 크레이지 호스와 똑같다는 얘기다. 강성현이 아버지 후광으로 국립 개성대학 정교수 자리를 꿰찰 뻔했다는 설정은 통일 이후 북한주민들 역시 땅을 빼앗기는 인디언이 되리라는, 그래서 문화인류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미개종족으로 전락하리라는 암시다. 그런데, 수준 떨어지는 작품이라고만 하기엔 영 개운치 않다. 연극 제목 ‘타인의 고통’은 미국의 지성(知性) 수전 손택이 쓴 책 제목이기도 하다. 수전은 책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신문·방송 같은 미디어 이미지로만 소비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결국 연극은 “용산 사태 보도를 보면서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분노했던 너, 그런데 지금도 용산 참사를 기억하고 해결책을 찾아보고 있니?”라는 되물음이다. 연극 자체의 불편함 보다 더한 불편함을 안기기, 작품이 노린 의도였던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방선거 D-5] 서울시장 군소후보 3인 유세 동행 르포

    [지방선거 D-5] 서울시장 군소후보 3인 유세 동행 르포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대 민주당 한명숙 후보의 양강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당세가 약하고 선거자금도 빠듯한 군소후보들이 믿을 수 있는 건 두 다리와 목청뿐이다. 26~27일 유세 현장에서 만난 자유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미래연대 석종현 후보는 공약을 알리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느라 벌새처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 지난 26일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 지 후보는 좀체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한 집도 거르지 않고 찾아가는 일명 ‘저인망식 유세’ 때문이었다. 옆에서 손목시계를 힐끔거리던 참모는 애가 탔다. “빨리빨리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다음 일정이 수두룩한데…” 지 후보는 아랑곳 않고 한약방과 노점상을 구석구석 오가며 상인들의 손을 잡고 인사했다. 그는 “인지도가 뒤처지는 상황에서 왔다 갔다는 시늉만 할 수는 없다.”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만나 눈을 맞춰야 한다.”고 초조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 후보는 지상욱이라는 본명보다 ‘심은하 남편’으로 더 유명하다. 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부인도 같이 나오면 찍어주겠다.”며 관심을 보였다. 영화배우 심은하씨가 적극 선거운동을 펼치면 지지율 자릿수가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 후보는 부인의 ‘후광’을 과감히 포기했다. 그는 “제 정치 철학과 비전으로 이기고 싶다.”고 했다. 대신 심씨는 ‘그림자 내조’를 택했다. 잦은 연설로 목이 아픈 지 후보를 위해 매일 새벽 오미자차와 레몬꿀차를 보냉병에 담아 들려보낸다.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 유세현장을 매일 찾는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째, 지 후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채소를 팔던 노점상의 한 노파는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을 위해서 이제 젊은 사람이 큰 일을 해야 한다.”며 한 표를 약속했다. 27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함께 종로, 신촌, 용산 등을 누비며 유세 연설을 한 지 후보는 “200년만에 가장 젊은 총리를 탄생시킨 영국처럼 노회한 정치인 대신 참신하고 깨끗한 후보인 저를 뽑아달라.”면서 “‘북풍’, ‘노풍’과 같은 정치싸움 대신 ‘행복풍’을 전달해 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 노 후보의 하루는 오전 7시30분쯤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시작됐다. 대부분 대학생들로 이뤄진 선거운동원과 함께 나온 그는 출근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정치 구호보다는 “반갑습니다.”“노회찬입니다.” 등 일상적인 인사로 시민들을 맞이한 그는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아침 인사 내내 특유의 친근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그을린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지만 좀처럼 지지율 상승의 기회가 보이지 않기 때문. 그런 그가 확실한 기회로 생각하는 것은 TV토론이다. 노 후보의 토론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지난 12일 MBC 100분토론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예정된 토론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후보는 시민들과의 스킨십에 더 초점을 두고 움직였다. 낮 12시쯤 직장인들이 밀집해 있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점심 번개유세’를 가졌다. ‘번개유세’는 노 후보가 직접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과 약속을 잡고 함께 만나는 모임이다. 평소 이동 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한다는 노 후보는 팔로워(follower·메시지 수신자)가 5만여명에 달한다. 오후 3시쯤 SK브로드밴드 노조를 방문했던 노 후보는 이어 방화동 방화사거리에서 다시 시민들과 만났다. 이후 노 후보는 영등포역, 신도림역 인근에서 퇴근 인사 및 집중 거리 유세를 펼치고 오후 8시쯤에야 하루 일정을 끝마쳤다. ●미래연합 석종현 후보 석 후보도 여느 때처럼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오전 8시30분부터 지하철 여의도역과 홍대입구역에서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후에는 불공정한 언론 보도를 시정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오후 9시까지 목동·신정·화곡역 주변을 돌며 유세활동을 펼친 뒤 숨가쁜 하루를 마감했다. 강병철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방한 美학자들의 한국 경제·인구정책 조언

    방한 美학자들의 한국 경제·인구정책 조언

    ■ “남북관계 부정적 상황은 일시적” 토머스 로버트슨 와튼스쿨 학장 “남북관계가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상황에 봉착했지만 앞으로 해결되는 상황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2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토머스 로버트슨 미국 와튼스쿨 학장은 천안함 사태가 한국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예전에도 (남북 긴장 국면의)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 금융위기에 월스트리트의 책임이 크고, 그렇다면 월스트리트에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와튼스쿨도 책임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와서다. 더욱이 로버트슨 학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부당한 마케팅의 해악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윤리경영학으로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적극적인 설명과 이해를 구했다. 로버트슨 학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그 이전의 어떤 강의교재도 그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윤리에 대한 민감성을 키워야 할 때”라며 “지시, 명령에 따랐던 예전과 달리 요즘의 리더십은 공감과 협조인데 여기에는 결국 성실하고 솔직한 경영윤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와튼스쿨도 교과과정을 개편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런 흐름이 정부의 역할 증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로버트슨 학장은 “국가의 개입을 늘리는 쪽보다는 새로운 효율적 방법을 찾는 쪽으로 결국 (논의의 방향이)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제2의 리먼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유럽 상황은 리먼사태와 같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유럽사태는 정부, 재정정책, 유럽통화동맹 등과 엮여 있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어떤 면에서 보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가족제도 강화가 저출산 해법” 필립 모건 전 미국 인구학회장 국내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대가족 제도의 강화가 꼽혔다. 적절한 이민 및 정착 정책이 앞으로 인구정책의 중요 요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필립 모건(전 미국 인구학회장) 듀크대 교수는 2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통계청이 개최한 ‘저출산·인구정책 세미나’에서 “세대 간 동거를 강화·권장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저출산과 고령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는 정서적 부양과 보살핌을 받고 자식들은 자녀 양육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 일본 사회를 연구할 때 경험을 들어 “시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 며느리는 풀타임 직업을 갖는 경향이 강했다.”며 부모가 양육을 도와주기 때문에 자녀 수도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모건 교수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에게는 학업을 마친 뒤 좋은 직장을 얻고 첫째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등 출산율 제고를 막는 일련의 ‘장애물’들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첫아이를 낳아 잘 키우려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해 둘째 아이 갖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보편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건 교수는 둘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에게 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젊은 여성의 노후생활 안정과 현재의 출산을 연계할 수 있으며 정책 비용은 은퇴 시점인 수십년 뒤 발생하지만, 출산증대 효과는 즉각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당 수준의 이민이 없다면 현재의 인구수준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적절한 이민·정착 프로그램이 인구정책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패륜아 2제

    ■ 본드흡입 신고한 어머니 살해 출소 일주일만에 범행 경기 시흥경찰서는 26일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작은아들 손모(4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씨는 상습적으로 본드를 흡입한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해 교도소에서 1년여 복역하고 출소한 지 일주일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쯤 시흥시 매화동 모 아파트 김모(74·여)씨의 집에서 김씨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큰아들(50)이 발견해 신고했다. 김씨는 얼굴 부위가 흉기에 수차례 찔렸다. 이웃주민은 “24일 밤 11시쯤 김씨 집에서 심하게 다투는 소리와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최근 작은아들 출소 후 불안해했다는 가족과 이웃 진술과 집안에 침입이나 뒤진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작은아들 손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했다. 손씨는 지난해 5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17일 출소하는 등 중학생 때부터 같은 혐의로 20년 가까이 교도소를 들락거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밤 도둑 잡고보니 아들이네 출소 1개월만에 범행 집에 도둑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으나 범인이 신고인의 아들로 밝혀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6일 새벽 아버지 집에 침입해 현금과 카드 등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김모(3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오전 1시쯤 부산 사상구 아버지 집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안방에서 현금 20만원과 현금카드를 훔쳐 인근 은행에서 23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는 이를 모르고 있다가 은행에서 통장정리를 하다 돈이 인출된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은행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피의자의 얼굴을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교도소에서 절도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석가탄신일 기념주화 판매

    ㈜화동양행은 석가탄신일을 기념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석굴암을 새긴 기념주화를 예약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앞면에는 석굴암 본존불상이, 뒷면에는 불교 의례에서 사용되는 행운의 상징물 흰소라고둥(Dungkar)과 연꽃이 새겨져 있다. 금화는 84만 7000원, 은화는 12만원이다. (02)3471-4586.
  • “말이 말 타네”… 유쾌한 이미지 뒤집기

    “말이 말 타네”… 유쾌한 이미지 뒤집기

    돌에게 너는 돌이 아니라고 가르치거나 시를 강의하고, 배에게 바다가 없다고 말한다. 진짜 돌과 배를 앞에 놓고 전직 국어교사와 지구과학 교사가 진지하게 강의를 한다. 이 과정을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 ‘정지용의 시를 배운 돌’ 등의 제목을 달아 설치 및 비디오 작품으로 만들었다. ●회화·비디오 등 폭넓은 매체 사용 회화, 드로잉, 비디오, 설치 등 폭넓은 매체를 사용하는 김범(47)의 작업에 대해 “상대방을 비정상이라고 공격하여 자신의 불합리함을 감추는 극단적 사회 논리에 완강하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정도련 뉴욕현대미술관(MoMA) 큐레이터는 설명했다. 김범의 신작 20여점과 미발표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8월1일까지 서울 화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웃음 유발하는 서글픈 유머 요즘 유행어로 “헐~!”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의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낄낄낄’ 웃음이 새어나오게 된다. ‘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이란 작품은 돌, 세제, 주전자, 살충제 등이 의자에 앉아 칠판을 바라보며 작가 김범의 영상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 ‘볼거리’란 영상 작품은 치타가 영양을 쫓는 영상을 인터넷에서 구해 반대로 영양이 치타를 쫓는 것처럼 새로 편집했다. ‘말 타는 말’은 제목 그대로 말이 말을 타고 달리는 영상이다. 기존의 관계와 이미지를 뒤집어 보는 유머를 통해 다른 현실 속의 자신을 가정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20일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돌에게 어떤 의미가 담기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1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받기도 한 김범의 작품은 지난해 미국 휴스턴 미술관 등에서 열린 국외 전시에서 호평받았으며 내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레드캣 갤러리와 클리블랜드 미술관 전시가 예정돼 있다. ●작품아이디어와 제작과정 자체가 예술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조각한 고(故) 김세중 교수와 김남조 시인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글을 쓰는 데도 탁월하다. 작가가 직접 쓴 단편소설 ‘눈치’도 전시회장에서 만날 수 있다. ‘눈치’라는 가상의 개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중간중간 작가의 삽화가 있지만 정작 개 그림은 없다. 묘사만으로 개를 소개하는 소설 ‘눈치’는 현실에서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생각하게끔 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꽃남배우 김범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작가 김범은 우리나라 ‘개념 미술’의 역사를 일군 대표주자다. 개념 미술은 작품 아이디어와 제작 과정 자체를 예술이라고 여기는 조류다. 돌처럼 사소하며 평범하고 ‘썰렁한’ 사물을 재료 삼아 서글픈 유머로 삶을 해부하는 김범의 작품은 이미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불가해한 삶을 바라보는 눈을 일깨워주는 덕분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선정 큐레이터는 “김범은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이미지의 다른 실재를 바라보게 한다.”며 “허구적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은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3-8945.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NTN포토] 이인혜, 출판기념회 열어~

    [NTN포토] 이인혜, 출판기념회 열어~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초미니’ 이인혜, 밝은 미소로 입장~

    [NTN포토] ‘초미니’ 이인혜, 밝은 미소로 입장~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입장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이인혜, ‘꿈이 무엇이든 열심히 하세요!’

    [NTN포토] 이인혜, ‘꿈이 무엇이든 열심히 하세요!’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이인혜 “어릴적 사진 예쁘죠?”

    [NTN포토] 이인혜 “어릴적 사진 예쁘죠?”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이인혜, 어린시절 ‘표준전과’ 모델 사진 공개

    [NTN포토] 이인혜, 어린시절 ‘표준전과’ 모델 사진 공개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이인혜 “저 성형 수술 안했어요”

    [NTN포토] 이인혜 “저 성형 수술 안했어요”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인혜 “엄친딸 되려면 나처럼 공부하세요”

    이인혜 “엄친딸 되려면 나처럼 공부하세요”

    ’엄친딸’ 이인혜가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공개했다. 배우 이인혜는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의 한 갤러리에서 저서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회를 가졌다. 지난 6개월간 공부 비법책 출간을 준비해 온 이인혜는 고등학교 내신 1등급, 고려대학교 수시 합격,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연예계의 대표 ‘엄친딸’이다. 이날 이인혜는 “공부에 관한 책을 출간하는 자리라 무척 떨리지만 온 힘을 다해 쓴 책인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인혜는 이 책에서 동일한 시간에 더 큰 능률을 얻는 비법과 자투리 시간 활용으로 목표를 이루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또 자신의 성격에 맞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 적용하는 ‘공부 스타일링’비법 또한 알려줄 예정이다. 한편 대학 교수 겸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인혜는 현재 오는 6월 19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주말 드라마 ‘전우’를 촬영 중이다.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TN포토] 이인혜, ‘나 책 읽는 여자야!’

    [NTN포토] 이인혜, ‘나 책 읽는 여자야!’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20일 오전 혜화동 갤러리 이앙에서 열린 ‘이인혜의 꿈이 무엇이든 공부가 기본이다!’ 출간기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이인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인혜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며 연예계 ‘엄친딸’로 알려졌으며, 현재 고려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방송연예탤런트학부의 겸임교수로 임용되면서 최연소 연예인 교수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누가 떠오르는가… 쉿! 그 입 다물라

    누가 떠오르는가… 쉿! 그 입 다물라

    짐[朕]. 중국 진시황제가 황제를 지칭하는 1인칭 대명사로 정한 단어다. 뜯어볼수록 절묘한 선택이다. 짐의 원래 뜻은 ‘징후’나 ‘조짐’. 언제 어디서든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나 실체는 쉬이 드러내지 않는, 최고권력의 속성을 함축하고 있다. 권력이란 거기서 풍기는 미묘한 아우라다. 따라서 연극 ‘리 회장 시해사건(큰 사진)’을 말하려면, ‘징후’나 ‘조짐’만으로 얘기해야 한다. 극 중 대사 몇 개만 보면 감은 퍼뜩 온다. 리 회장이 둘째 아들 리정현 상무를 질타한다. “재경부고 청와대고 그것들 다 내 돈 먹고 큰 놈들이야. 첨부터 길을 잘 들여놓아야 해. 전직 관료 나부랭이들 관리하는 거 앞으로 리 상무가 맡으라고.” ‘블루노트 사건’이 터지자 맏아들 리정렴이 리 회장을 비난한다. “온 세상이 다 압니다. 후계구도 만드느라 회사 주식 불법으로 증여한 거, 수시로 엄청난 정치자금 지원한 거, 그거 감추느라 기하급수의 돈봉투 돌리는 거. 온 나라가, 아니 온 세계가 다 압니다.” 블루노트 사건을 청와대가 화끈하게 무마해준 뒤 기분이 흡족해진 리 회장이 말한다. “그 놈의 민주화가 늘 걸림돌이었는데 이번엔 그 민주화가 우릴 살리는구만.” ●법률 자문까지 받아 민감한 대목 3~4곳 삭제 머리에 이름 하나 번쩍 떠오르는가. 쉿! 그 입 다물라. 짐은 절대 발설되어서는 안 되는 ‘조짐’ 혹은 ‘징후’니까. 이 작품은 김광림(작은 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쓰고 연출했다. 맞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연극 ‘날 보러와요’를 만든 그 사람이다. ‘리 회장 시해사건’은 변호사 법률자문까지 받아 민감한 대목 3~4곳을 삭제하고 올린 공연이다. 김 교수를 ‘추궁’했다. 눙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실과 지나치게 깊게 얽히면 연극적으로 손해 아닙니까. -(웃으면서) 그런 거 아니에요. 모티프는 벽초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 양반편에서 따왔어요. 전 주인을 몰락시킨 라이벌 양반집에 하인으로 들어가 신임을 얻은 뒤 복수하는 어느 하인 얘기예요. 너무 재밌어서 3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고, 양반 간 경쟁이나 양반과 하인의 수직적 관계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비서 진숙경이라는 캐릭터가 떠올랐어요. 그러다 재벌가 얘기가 된 겁니다. →극 중 ‘블루노트 사건’은 뭐라 하실 겁니까. 딱 무슨 파일 사건 같은데요. -그것도 미국 어느 주에서 위락시설 지으면서 생겼던 실제 사건에서 따온 겁니다. 그 사건에 ‘블루노트’라는 것이 실제 등장해요. 우리나라는 너무 좁다 보니 조금만 비슷해도 직접적으로 대입되는 것 같아요. →블루노트 사건 뒤 리 회장이 그 유명한 독수독과론을 읊는데도요? -나라가 좁다 보니 다 그 얘기처럼 보이는 것 뿐이라니까요. 하하. (탁 하면 척 하고 알아먹으라는 듯) 그리고 그건 뭐… 다 아는 얘긴데 별달리 특별하달 수 있을까요. →그러면, 법률자문 끝에 지웠다는 내용을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그건…, 법에 걸려서 안 될 겁니다. 이미 지운 건데. 하하하. →리 회장을 지나치게 악마화한 거 아닙니까. 많이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아서 피똥이나 싸대는 존재로 그려지고. -그 설정도 임꺽정에서 따온 거에요. 그러니 홍명희가 대단한 선생이죠. 동서고금을 통틀어 큰 재산, 큰 권력에는 항상 문제가 있어왔습니다. 부와 권력이란 게 속성상 그리 아름답지 않잖아요. →그러면 제목은 왜 ‘살해’가 아닌 ‘시해’인가요. -그 사람들 입장이에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재벌가 사람과 접촉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시해라고 생각할 겁니다. 후련한 직설화법과 함께, 연출과 무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 전통 연희의 현대적 해석을 지향하는 극단 우투리의 작품답게 큰 춤판이 두어번 벌어지는데, 여기 나오는 동작은 ‘양주별산대’와 ‘한국무용 제동작 24가지’를 응용한 것이다. 춤만 익히는 데 하루 8시간씩, 석 달간 연습했단다. 그래도 김 교수는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보니 안무가의 요구를 100% 소화해내지 못했다.”며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작품 중간에 큰 춤판… 조주선 명창의 판소리 곁들여 서울연극제 기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공연(5~9일) 때는 아예 사각형 무대를 만들어 마당놀이처럼 만들었다. 그러나 오는 19일부터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으로 옮겨 다음달 6일까지 관객과 다시 만날 때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공간 등의 문제로 평면 무대로 바뀌게 됐다.”며 김 교수는 아쉬워한다. 이 바람에 배우들의 무대 등장과 동선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배우들로서는 두 번 준비하는 셈이 됐다. 극 사이사이 4계절에 빗대 인생무상을 노래하는 판소리의 주인공은 조주선 명창이다. 극은 비슷한 장면과 대사가 반복되면서 약간씩 살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관객들의 기억과 기대감을 자극해 가며 극의 긴장도를 끌어올리는 기법이 흥미롭다. 또 한 가지 얘깃거리는 리 회장으로 나오는 배우가 세풍(稅風) 사건의 주역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라는 점. 경기고 연극반 출신 연극인 모임인 화동연우회 소속으로 캐스팅됐다. 예술 한번 하려다 아버지에게 뺨 맞고 늙어서야 뒤늦게 무대에 올랐다는데, 연기가 능청스럽다. (02)3272-233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방선거 D-16] 경기지사 선거캠프 가보니

    [지방선거 D-16] 경기지사 선거캠프 가보니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의 경기지사 단일 후보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확정되면서 경기도가 6·2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현 지사인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견고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노풍’까지 뒤에 업은 ‘유풍’이 만만치 않다. 김 후보, 유 후보 모두 날카롭고 치밀한 논리로 무장한 ‘독설가’라는 점도 유권자들의 흥미를 끈다. ‘창과 방패’가 아니라 ‘창과 창’의 싸움이다. 김 후보와 유 후보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방선거를 17일 앞둔 16일 두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아 선거 준비 상황과 ‘필승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김문수 후보 소통·실천 중시 “발로 뛴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 자리잡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의 선거사무소. 일요일이지만 아침 8시부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주재로 전략회의가 시작됐다. 현 지사인 데다, 거대 여당의 후보란 점을 감안하면 조직력이나 자금력에 있어 상대 후보보다 월등히 앞설 것 같은데 캠프는 생각보다 단출하고 차분했다. 자기 관리에 엄격하다는 김 후보의 성격이 캠프에 그대로 반영된 듯했다. <현장>이날은 김 후보가 ‘집 나온 지’ 9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8일 부인과 함께 공관에서 나왔다. 지사로서의 직무만 정지됐을 뿐 직위는 유지되기 때문에 공관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김 후보는 ‘24박25일의 민박버라이어티’를 선언했다. 이후로는 장애인 생활시설, 대학 기숙사 등 매일 다른 곳에서 하룻밤씩 묵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캠프의 선거전략 역시 철저히 발로 뛴다는 것이다. 원칙이 유권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누라는 것이다. 유시민 후보가 온라인을 공략하는 것과 대비되는 전략이기도 하다. 또 김 후보가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어 직능 부문에 탄탄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는 점도 현장도정, 현장선거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책임감>4년 동안 도정을 이끌어온 현 지사답게 정책·공약 마련에 있어서도 책임성과 실현가능성을 강조한다. 선거 때 표심을 얻기 위한 헛공약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초기 공약 개발단계에서부터 31개 시·군 단체장 후보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논의했고, 정책협약식도 맺고 있다. 도정의 연속성 차원에서도 ‘재선은 필수’라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김문수 사단’이라고 불리는 김 후보의 ‘정치적 동지’들이다. 김 후보의 보좌관 출신인 차 의원이 캠프를 이끄는 좌장이고 지근거리에서 김 후보를 오랫동안 보좌해온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 안병도 부천 오정 당협위원장, 노영수 전 비서실장, 일간지 정치부장 출신의 이상호 언론팀장 등이 전략, 여론, 홍보 등을 맡고 있다. 그 외 캠프 구성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다. 자발적으로 돕겠다는 손길은 후원금으로도 이어진다. 별다른 모금 활동이나 이벤트도 없이 후원계좌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을 뿐인데 벌써 1억 6000여만원이나 모였다. 2006년 지방선거 때 후원금 한도를 20억원이나 초과해 모금했던 ‘저력’이 아직도 여전하다. <도덕성>김 후보 쪽도 유 후보가 강적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오히려 “잘 만났다.”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여태껏 유 후보에게 밀렸던 다른 보수 인사들의 약점이었던 도덕성에 있어서 전혀 흠잡힐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골프도 전혀 칠 줄 몰라서 대신 주말마다 택시를 운전하며 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다녔을 정도”라면서 “18차례에 걸쳐 26개 시·군에서 약 3000㎞를 운전했는데, 바로 이런 현장 지향형 도정이 김 후보에게 재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유시민 후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게시판을 가득 채운 노란 메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국민들의 이기심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실수 하지 않을 겁니다.’라는 숙연한 내용에서부터 ‘옵화(오빠)를 도청에 가두기 위해!’라는 장난끼 가득한 내용까지 모두 유 후보의 팬들이 써준 응원메시지다. <자유>유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영감(靈感)이 넘친다는 것이다. ‘유시민 펀드’ 등으로 입증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자유분방한 사고는 바로 캠프를 이끄는 근원적인 힘이다. 모든 의사소통은 수평적으로 이뤄진다. 본부장이 직접 실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를 현실화하기까지 많아봤자 두 단계밖에 거치지 않고, 큰 틀을 정할 때는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누기 때문에 사실상 ‘단칼’에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특히 유 후보 캠프는 프로젝트팀 형식으로 움직인다. 누가 어떤 일을 한다고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이 하나 정해지면 그 일에 적임자인 이들이 한 개의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식이다. 기동성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합>이번 선거는 유 후보가 ‘주군’ 없이 치르는 첫 선거이자 그동안 임한 선거 중에 가장 큰 규모로, 정치적 자립을 의미하기도 한다. 야4당의 단일화 후보로서 어깨도 무겁다.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극적인 승리를 했을 때는 민주당의 ‘당심’이 유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단일화 이후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지지율이 5~8%까지 ‘동반상승’하고, 기초 단위에서의 단일화 논의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자 민주당도 충격에서 벗어나 ‘MB심판’을 기치로 다시 단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두 차례 재·보궐 선거에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유 후보를 적극 지원할 태세다. 현재 야4당은 캠프를 두 개 본부로 나눠 1본부는 각 당의 조직을 통합하고, 2본부는 경선 과정에서 유 후보 캠프를 주도했던 정책·공보·온라인 부문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캠프의 총괄본부장은 문태룡 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임찬규 전 청와대 행정관이 맡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유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지역조직 확보 등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온라인 공간에서 유 후보의 입지는 누구보다 확고하다. 유시민펀드도, 경선 선거인단 모집도 모두 유 후보만이 가능한 ‘온라인 앵벌이’였다. 지난 15일부터는 온라인으로 후원금도 모으고 있는데, 불과 하루 만에 1억 7000여만원이나 모였다. 캠프 관계자는 “4대강 사업 대신 실개천 살리기, 사회서비스 부문 일자리 30만개 창출,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 만들기 등 현 정권 및 도정의 실정을 메울 수 있는 대표공약들을 내세워 승리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정적인 한국관객… 기대 커요”

    “열정적인 한국관객… 기대 커요”

    “한국 관객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입니다. 그래서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영국의 유명 교향악단인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이리 벨로흘라베크가 14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BC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이 자리에는 오케스트라의 매니저인 폴 휴즈와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피아니스트 지용이 함께했다. 벨로흘라베크는 “동아시아 투어의 첫 방문지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다.”면서 “한국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한국 관객들의 높은 문화적 소양을 알 수 있었다. 좋은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폴 휴즈도 “우리 오케스트라가 무척 환영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특유의 소리를 잘 알아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15일 서울 둔촌동 올림픽 공원에서 ‘파크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시도한다. 정식 공연장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개방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다. 7000여명의 관객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벨로흘라베크는 “실외 공연이라 우리 오케스트라 특유의 음향과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염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선한 경험이라 긴장보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 지용은 “한국에서 첫 협주곡 연주인데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무척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식 공연을 펼친다. 이날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는 김지연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기품이 넘치는 곡이다. 기교적으로 어렵지만 모든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사랑하는 곡”이라면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곡인 만큼 이 작품 특유의 서정성을 살려 연주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EU, 회원국 예산 직접 손본다

    유럽연합(EU)이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계기로 회원국의 재정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회원국의 예산안 수립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정부가 정부 예산안을 자국 의회에 제출하기 전에 EU 사무국에 제출해 ‘동등한 평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재정부실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고 AP통신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당장 내년 예산안부터 이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U 집행위는 이를 통해 회원국들이 서로 각국의 정부 재정정책을 비교 검토하고, 유럽연합 재무장관이 각 회원국들과 예산편성을 조율하게 된다. EU 집행위의 회원국 예산 조율이 본격화하게 될 경우 EU는 유로화를 통한 통화동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부 재정정책까지도 공유하는 ‘경제동맹’ 수준까지 다가서게 된다. 집행위는 이 같은 재정공조방안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결속력을 높이고 회원국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회원국은 국내경제뿐 아니라 유럽연합 전체를 함께 고려하면서 일관된 재정정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재정위기는 외국의 예산문제가 얼마나 거대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 줬다.”며 회원국 의회가 이 방안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11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유로존 국가간 예산 공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이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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