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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티아고 도착 李대통령 “칠레와 FTA 현대화 추진한다”

    산티아고 도착 李대통령 “칠레와 FTA 현대화 추진한다”

    칠레 공식 방문에 나선 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FTA 개정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EFE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경제는 디지털 무역, 인공지능(AI), 청정기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탄소 중립 전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최초로 2004년 칠레와 FTA를 체결한 이후 시간이 흐른 만큼 이 협정이 시대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한·칠레 양국이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개하고, 협정 현대화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며, 회복력 있는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FTA 현대화가 “단순히 무역 규범을 개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을 지원하며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노동 기준 및 성평등 등의 분야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FTA 현대화에 대해) 확신을 갖는 이유는 한·칠레 관계가 어느 한 국가에 의존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1962년 수교 이후 한국과 칠레는 상호 신뢰와 공동의 가치, 그리고 60여년에 걸쳐 공고히 다져진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우정을 쌓아왔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칠레 방문 기간 양국이 광물 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목표는 핵심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며 “칠레가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및 구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안정적인 수요와 첨단 산업 기반을 갖춘 국가”라며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인프라, 방위 산업, 공공안전 및 해양 안전 등 양국의 ‘상호 보완적인 강점’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8년에 양국이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칠레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칠레 방문을 앞둔 전날 엑스(X)에 “대한민국이 최초 FTA를 체결한 나라가 칠레일 만큼 칠레는 대한민국에 가깝고 중요한 나라”라며 “카스트 대통령님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창립 50년 맞은 한길사언론사 해직 뒤 준비 없이 시작송건호 첫 책 이후 3500권 펴내리영희 ‘우상과 이성’ 필화 겪어문공부 불려 가고 판금 조치도돌이켜 본 출판 반세기90년대 ‘로마인 이야기’ 등 출간대형 인문·역사 시리즈 잇따라사상가 함석헌 선생 책 좋아해‘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행복감인간답게 만드는 책책 읽기는 성찰·관용 정신 길러팔릴까 고민하는 상황이 고통교육, 에세이·토론으로 바꿔야공공재 책·책방 체계적 지원을‘한 권의 책은 한 시대의 정신과 사상입니다. 한 권의 책이 인간의 삶을 반듯하게 세웁니다.’ 파주출판도시 한길사 사옥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장이다. 건물 출입구 바닥에 새겨진 이 글은 김언호(81) 대표가 쓴 것이다. 더하거나 뺄 것 없는 정갈하고, 옹골찬 문장 안에 한국 출판계의 거목과 국내 대표 출판사가 지나온 궤적과 지향점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올해로 한길사는 사람 나이로 치면 지천명(知天命)인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자유언론수호투쟁을 펼치다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김 대표는 1976년 출판사 문을 열었다. 이듬해 ‘오늘의 사상신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한길사의 책은 3500권이 넘는다. 책 만드는 일뿐 아니라 출판 생태계 조성과 문화예술 운동에 남긴 발자취 또한 뚜렷하다. 출판인으로 살아온 반세기는 어땠을까.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이 지니는 가치와 출판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김 대표를 파주 출판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5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한 책이 있나. “지난 3월 출간한 ‘백범 강산에 눕다’를 포함해 몇 가지 중요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백범 강산에 눕다’는 언론인 출신 임순만 작가가 김구 선생의 일생을 소설로 재구성한 책이다. 유네스코가 백범 탄생 150주년을 맞아 ‘김구의 해’로 공식 지정한 해에 출판돼 더욱 뜻깊다. 하반기에 나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책도 의미가 크다. 1974년 결성돼 50년 넘게 이어 온 한국 천주교의 위대한 집단지성을 한 권으로 정리한 기념비적인 기록물이 될 것이다. 인문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의 200번째 책도 곧 나온다. 생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존 벨라미 포스터가 쓴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라는 책이다. 1996년에 1권 ‘관념의 모험’으로 시작된 한길그레이트북스도 올해로 출간 30년이 됐다.” -직접 쓴 책도 나온다고 들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를 정리해 900쪽 안팎의 5권짜리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격동의 세월을 온몸으로 겪은 출판인으로서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기록인 동시에 한국 출판계의 시대정신과 고민을 담은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9월 출간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처음 출판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출판사 등록부터 했다고. “기자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할 정도로 언론인을 천직으로 여겼는데 신문사에서 해고되고 나니 막막했다. 일 년쯤 고민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성탄 전날인 12월 24일에 출판사 등록을 했다. 출판이 신문보다 오히려 더 본격적인 언론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책 없이 출판사부터 차렸다. 당시 책 한 권 조판비가 30만원 정도였는데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손을 벌렸다. 그렇게 출판한 첫 책이 송건호의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다.” -한길사의 출발은 ‘오늘의 사상신서’ 총서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리의 시대정신을 담는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총서 제목은 미국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신문 연재 칼럼 ‘오늘과 내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에 이어 고은의 ‘역사와 더불어 비애와 더불어’, 리영희의 ‘우상과 이성’ 등을 출간했다.” -필화 사건, 판금 조치 등 험한 일도 많이 겪었다. “리영희 선생이 ‘우상과 이성’으로 필화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른 것을 비롯해 당시 우리가 낸 책 상당수가 판금됐다. 1979년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 나왔을 때도 문공부에 불려 갔고, 책도 판금 조치됐다. 험난한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1980년대는 누구나 손에 책을 들고 다니는 ‘위대한 책의 시대’였다.” -90년대 들어 대형 인문·역사 시리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70~80년대가 우리의 사상, 주체적인 인문사회과학 이론과 민족사에 집중했던 시기라면 90년대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인류 역사의 보편적인 고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상을 집대성한 ‘한길그레이트북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가 그렇게 나온 역작들이다. 우리 역사를 쉽게 풀어낸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22권), 중국 근현대사를 인물 중심으로 엮은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10권)도 완간까지 10~15년씩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낸 3500여권 중에서 가장 아끼는 책을 꼽는다면. “우리말, 우리글을 가장 잘 구사한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책을 가장 좋아한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등 한길사에서 출간한 책이 80여권이다. 나는 ‘사상계’ 세대다. 고등학생 때 밑줄 그어가며 읽은 그 책들이 내 사상과 철학의 뿌리다. 학창 시절 강연마다 쫓아다닐 정도로 존경했던 그의 책을 우리 출판사에서 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내 일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분도 함 선생이다.” -책 출판의 최우선 원칙은 무엇인가. “첫 독자인 내가 설득되는 내용이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의미 있고, 좋은 글이면 출판한다. 진보냐 보수냐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 내용 자체가 정의롭고, 도덕적이며, 민주적인지가 기준이다. 지식인·작가는 권력자나 가진 자가 아니라 약한 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 한길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책들을 만들어 왔다고 자부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만드는 지침서가 책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런 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책 만드는 일을 넘어 인문·사회과학·역사 강좌 등 교육에도 힘을 기울였는데. “애초부터 출판사는 ‘열린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85년 안암동에 50~60명이 들어가는 교실을 만들어 강좌를 시작했다. 우리끼리는 민립(民立)대학이라고 불렀다. 한길사 10주년인 1986년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식인 대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해인사에서 젊은 연구자 대회도 기획했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한길역사기행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파주출판도시, 예술마을 헤이리 조성에도 앞장섰다. “80년대부터 ‘책의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출판인들과 합심해 출판도시를 구상했다. 2002년에 파주로 이사했다. ‘책의 도시’라는 개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실험이다. 출판과 예술, 공동체를 결합한 모델로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헤이리예술마을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시대에 책이 점점 더 외면받고 있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 책의 본령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깊이 있는 성찰이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에 매여 성찰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볼거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 무엇도 책을 따라올 수는 없다. 책 읽기는 선택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적 필수 조건이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인파가 몰리고, 책을 유행 아이템처럼 활용하는 ‘텍스트 힙’ 현상 등은 어떻게 보나. “책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어렵거나 두꺼운 인문학 서적들은 쳐다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그레이트북스도 초판 1000부 판매하기가 어렵다. 책이 좋으면 무조건 내야 하는데, 팔릴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럽다. 50년간 출판업을 해 오면서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다.” -책을 읽는 사람과 사회는 무엇이 다른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만이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책을 안 읽고 주장만 하니 평화가 어려운 것이다. 평화도 결국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사회는 정신과 사상을 일으켜 세운다. 그런 사회가 아름답고, 정의로운 사회다.” -독서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최근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독서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일 년에 40~50권씩은 읽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을 스마트폰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시험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에세이와 토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독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은 저자가 만드는 것도, 출판사가 만드는 것도 아니다. 저자, 출판사, 독자가 어깨동무하듯 수평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책이다. 그래서 독자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 -평소 서점 지원과 도서관 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책은 공공재다. 서점 역시 공공성을 가진 공간인 만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점지원법을 만들어야 한다. 전주시는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값의 20%를 지원해 준다. 전국적으로 이런 지원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 뒷골목에 작은 책방 1000개가 생기면 일자리도 그만큼 늘어난다. 도서관도 건물만 지을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선정한 양서를 많이 채워 넣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좋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반세기 출판 인생의 소회가 궁금하다. “나름으로 할 만큼은 했다고 보지만 좋은 책을 더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50년이나 해 온 일인데 왜 여전히 힘든지 모르겠다. 양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책의 본질과 기능 자체는 예전과 똑같다. 요즘도 어디를 가나 한길사 독자를 만난다. 그게 큰 격려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한다. 더 좋은 책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항상 하게 된다.” ●김언호 대표는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해직된 뒤 1976년 한길사를 설립했다. 한국출판인회의를 창설해 1·2대 회장을 역임했다. 파주출판도시와 예술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하는 데 앞장섰다. ‘책의 탄생’, ‘책의 공화국에서’, ‘세계서점기행’, ‘그해 봄날’, ‘서재 탐험’ 등을 저술했다. 이순녀 수석 논설위원
  • “하방 지지선 5700~6000 전망… 반등 모먼트는 여전히 빅테크”

    “하방 지지선 5700~6000 전망… 반등 모먼트는 여전히 빅테크”

    코스피 잔혹한 7월미중발 반도체 쇼크에 역대급 급락업황 우려보다 “더 떨어질라” 투매레버리지·반대매매 덮쳐 낙폭 키워또 휩쓸려 던지기보다는 관망 필요V자? U자? 시장 회복될까AI·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낙관적빅테크 투자 확대 이어갈지 변수반등 무게 두면서 속도엔 엇갈려 변동성 고려 우량주 분할 매수를 코스피가 7월 들어 역대급 월간 낙폭(31.8%)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의 추격과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겹치면서 반도체주가 무너졌고,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급락이 기업 실적이나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여서라기보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한꺼번에 주식을 내다 판 ‘패닉셀(공포 매도)’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큰 흐름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지금은 공포에 휩쓸려 주식을 팔기보다 미국 빅테크 실적을 지켜본 뒤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이 29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8곳을 긴급 설문한 결과,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 하단을 대체로 5600 ~6000선으로 제시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600선을,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700~5800선을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꼽았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과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000선 안팎을 사실상 바닥권으로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가 5300선 아래로 내려가긴 했지만 이미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빠져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센터장들이 가장 많이 꼽은 7월 폭락 원인은 반도체였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 논란과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증설 기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날 SK하이닉스 실적이 기대를 밑돈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이들은 이런 재료만으로 최근 급락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AI 투자 자체가 중단된 것도 아니고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는 신호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 리서치센터장은 “AI 수요와 인프라 투자라는 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 팔면서 주가가 더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신 팀장도 “AI 사이클이 바뀐 것은 없는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흔들린 것은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인만큼 두 종목이 급락하자 지수 전체도 함께 무너졌다. 센터장들은 그동안 반도체주가 많이 올랐던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양지환 센터장은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청산, 프로그램 매매, 반대매매까지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스닥 역시 기업 실적보다 유동성 악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반도체로 개인 자금이 쏠리면서 다른 종목의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고, 거래대금 감소와 신용융자 반대매매까지 겹치며 낙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놓고는 회복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이종형 센터장과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U자형 또는 완만한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유종우 센터장도 단기 반등 이후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양 센터장은 “이번 급락은 투자심리와 매도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나타난 만큼 반등도 비교적 빠를 수 있다”며 급락 뒤 빠르게 회복하는 ‘V자형 반등’을 예상했다. 장기 침체를 전망한 전문가는 사실상 없었다. 센터장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어지는 미국 빅테크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이상 현지시간 29일), 아마존(30일) 등 AI 투자를 이끄는 기업들이 앞으로도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갈지, 또 그 과정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보려면 결국 이들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는 미국 빅테크의 실적과 투자 계획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빅테크가 AI 투자 확대 방침을 유지하면 국내 반도체 수요도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대로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시장 불안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의견이 거의 일치했다. 지금은 공포에 휩쓸려 팔기보다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성급하게 손절하기보다 반등을 기다리고, 현금을 가진 투자자는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우량주를 중심으로 조금씩 나눠 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우량주를 나눠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ETF나 신용거래처럼 변동성을 키우는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점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 반도체주 폭락 부른 中 DUV… 생산업체 주주는 국유기업 2곳

    중국이 액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제조에 착수했다는 소식으로 글로벌 반도체주를 출렁이게 한 업체는 중국 국영기업 ‘아이성나(愛晟納) 전자기술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성나가 노광장비 스타트업 ‘유량성’과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장비’(SMEE)의 핵심 인력을 흡수해 DUV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량성은 화웨이의 지원을 받는 장비 제조업체 사이캐리어의 계열사다. 2023년 8월 설립된 아이성나의 등록 서류상 주주는 국유기업인 ‘상하이일렉트릭홀딩스’와 ‘상하이인터내셔널트러스트’ 두 곳뿐이다. 공식 홈페이지조차 없을 정도로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D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핵심 장비다. 액침 DUV 노광장비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로, 투영 렌즈와 실리콘 웨이퍼 사이에 수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 건식 시스템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DUV 시장은 네덜란드 ASML이 주도해 왔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성나의 액침 DUV 노광장비는 ASML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뒤처진 상태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가 빠르게 진전됐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지난해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 쇼크’가 이제 일상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발 기술 충격이 특정 기업의 돌발 변수를 넘어 AI·반도체·장비 전반에서 반복되는 새로운 시장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AI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거세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키미(Kimi) K3’를 계기로 중국의 AI 기술 굴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서민 위로한 96년 향토기업… ‘부산과의 상생’ 깊어진다

    서민 위로한 96년 향토기업… ‘부산과의 상생’ 깊어진다

    부산 최초로 민간공익재단 세우고대학생 장학금·무료급식 사업 앞장거대 자본·시장 한파에 생존 위협“신제품 소주 ‘釜山’으로 지역 활력” 지역 사회와의 동행을 기업의 본질이자 숙명으로 여기는 곳이 있다. 96년간 부산의 굽이진 골목길과 서민의 고단한 일상을 묵묵히 위로하며 지켜온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그 주인공이다. 대선주조는 100년 가까이 지역 사회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얻은 이익에 대한 환원을 향토기업 책무로 여겨왔다. 그 상생 철학의 결실이 2005년 부산 최초 민간 공익재단으로 설립된 ‘대선공익재단’이다. 재단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지역 사회복지사를 후원하고 대학생 장학금 지원 및 소외이웃을 위한 무료 급식 사업을 전개해 왔다. 대선주조의 부산을 향한 애정은 최근 지역 사회 환원을 목표로 선보인 신제품 소주 ‘釜山’(부산)에 응집되어 있다. ‘釜山’은 거대 자본과 침체된 시장 환경에 맞서기 위한 대선주조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제품명에 숨겨진 까다로운 조건과 기업의 자부심이다.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역명만을 단독으로 상품명에 사용하려면 ‘식품 등의 표시기준 및 원산지 표시법’ 고시에 따라 해당 지역에 온전한 생산 및 제조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식품 업계에서는 주로 순창고추장, 보성녹차 등 명사를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지역명만을 단독 상품명으로 내건 사례는 이례적이다. 부산에 확고한 제조 기반을 둔 대선주조는 조건을 완벽히 충족해 ‘釜山’이라는 명칭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침체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 제품은 제품 패키지 역시 지역명에 걸맞은 품격을 시각화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바탕 위에, 역동적이고 힘 있는 붓글씨체로 제품명을 새겨 넣어 부산이 가진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과 정통성을 표현했다. 특히 라벨 좌측에는 ‘메이드 인 부산’(made in busan)이라는 문구를 명시, 부산의 자부심으로 만든 향토 제품임을 어필했다. 대선주조 측은 “신제품은 단순히 술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팔고 함께 나누고 함께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향토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상생과 환원의 약속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대형 주류업체의 독과점이 나날이 심화하면서 그로 인해 만들어진 막대한 자본력과 촘촘한 전국구 유통망을 앞세운 대기업의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인 마케팅 공세가 지역 소주 브랜드 숨통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독과점에 대한 법적 규제마저 부재한 상황에서 전국 모든 지역 제조사가 극심한 경영난과 생존 위기를 겪고 있어 ‘무너져가는 지역 경제’를 지켜내기 위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향토기업이 겪고 있는 자본 격차는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공시 기준 수도권 대형 주류사인 하이트진로가 한 해 동안 쏟아부은 연간 광고선전비는 무려 184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연간 광고선전비 역시 126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만 대선주조 연간 매출액(600억원)의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향토기업이 대기업 물량 공세와 마케팅에 물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가깝다. 융단폭격과도 같은 수도권 주류기업의 자본 압박 속에서 지방 소주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추락하며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대선주조는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지역 내 시장 점유율 30% 정도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으나 다른 지역의 상황은 참담하다. 한라산(제주), 보해양조(전남광주), 금복주(대구경북) 등 각 지역 경제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던 대표적인 향토 소주 브랜드 점유율이 10%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 늪과 회식 문화의 쇠퇴, 그리고 젊은 층의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면서 주류 소비의 근간이자 서민 경제의 근간인 동네 상권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5만 2302곳이던 전국 동네 주점은 올해 2만 8178곳으로 줄었다. 불과 8년 새 무려 46.1%에 달하는 2만 4124곳의 동네 술집이 폐업한 것이다. 단 1년 사이인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도 2998곳이 문을 닫으며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주점 수 붕괴는 주류 소비량 하락으로 직결됐다. 2024년 주류 전체 출고량은 수입분 포함 351만 6230㎘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이는 2년 연속 하락한 수치다. 특히 서민의 술인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은 84만 4250㎘에서 81만 5712㎘로 3.4%나 줄어들며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력 소비층인 20대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이 전년도 15.4%에서 9.7%로 5.7%포인트나 곤두박질쳤다. 이는 현재의 위기가 일시적인 불황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구조적인 소비 변화임을 시사한다. 주류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향토 소주 제조사가 붕괴될 경우 곧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축소와 막대한 자본의 무분별한 수도권 유출로 직결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향토기업 쇠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국가적 최대 난제인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핵심적인 뇌관이자 구조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홍성 대선주조 대표는 “지방 소멸과 동네 상권 붕괴 속에서 대선주조가 꺼내든 신제품 ‘釜山’은 거대 자본에 맞서 지역을 수호하기 위한 배수진이자 부산 시민을 향한 간절한 호소”라며 “‘釜山’을 통해 지역 환원과 상생을 이어가고 지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100년 향토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데스크 시각] 폭염은 오늘도 약자를 노린다

    1995년 7월 13일, 미국 시카고의 낮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다. 체감온도가 52도에 이르자 낡은 아파트는 가마처럼 달아올랐다. 사흘째 체감온도 38도를 넘기자 사람들은 견뎌내지 못했다. 구급차는 부족했고, 병상이 가득 찬 병원은 환자를 받지 못했다. 불과 일주일 새 739명이 숨졌다. 가혹한 날씨가 전부였을까.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부검소에 이어 사망자들이 살던 곳을 살폈다. 삶과 죽음을 가른 ‘사회적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밝히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에어컨조차 변변치 않은 비좁은 아파트였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친구나 가족과는 연락이 끊긴 늙고 가난한 1인가구가 많았다. “수백명이 잠긴 문과 닫힌 창문 너머 남들이 잘 찾지 않는 후덥지근하고 통풍이 안 되는 사적인 공간에 갇혀 홀로 숨을 거두었다.”(클라이넨버그 ‘폭염사회’ 중) 폭염은 소리 없이 다가왔고, 고립된 삶을 앗아갔다. 클라이넨버그는 시카고의 비극이 자연재해가 아닌 고립과 빈곤, 무관심이 결합된 사회적 참사라고 설명한다. 폭염은 평등하지 않았으며 차별적으로 가혹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더뎌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올여름이 가장 시원하다’는 역설적인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야외 노동이 불가피한 건설노동자와 배달기사, 농민과 공동체와 교류가 드문 쪽방촌 주민,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이번 여름은 혹독하다. 6월에 1만명 이상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유럽 소식을 무감각하게 흘려 넘겼지만, 장마 이후 폭염이 엄습하자 국내 상황도 심상치 않다. 행정안전부는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질환자가 1500명에 육박하고, 9명(27일 기준)이 숨졌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죽음도 감안해야 한다. 온열질환 죽음을 증명하려면 사망 전후 직장(直腸)의 온도를 재야 하는데 홀몸노인들은 늦게 발견되는 일이 잦다. 문제는 폭염이 갈수록 길고 거칠어진다는 점이다. 1973~1982년에는 8월 중순이면 폭염이 끝났지만 2016~2025년에는 8월 중하순으로 늦어졌다. 올여름 전국 열대야 일수는 7.8일로 1973년 이래 가장 많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도 대응에 나섰다. 취약계층에 냉방기기를 전달하고, 야외노동이 불가피한 이들과 쪽방촌 주민을 위한 무더위쉼터, 저소득 고령층을 위한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그러나 고립된 이들에게 여름은 여전히 위태롭다. 서울의 1인가구 비율은 39.9%(2024년)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가장 높다. 1인가구 중 70세 이상이 19.8%다. 이들은 일상적 교류가 적을뿐더러 사회안전망을 빠져나가기 쉽다. 희생을 줄이려면 클라이넨버그가 했던 것처럼 ‘사회적 부검’(social autopsy)이 필요한 까닭이다. 1995년 참사 이후 시카고 당국은 희생자들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꼼꼼하게 살폈다. 조사 결과 인종, 연령, 빈곤율이 죽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대응체계를 바꿨다. 덕분에 1999년 다시 폭염이 닥쳤을 때 사망자는 110명으로 줄었다. 우리는 어떤가. 2012년 폭염을 겪고서 질병관리본부에서 ‘폭염피해백서’를 만들었지만, 지속되지 못했다. 2018년 최악의 폭염으로 백서가 부활했지만, 이듬해 폭염이 시들하고 팬데믹이 닥치면서 흐지부지됐다. 단순히 몇 명이 쓰러졌다고 업데이트하는 식으론 한계가 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폭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는지 직업과 평균소득, 가족관계, 동거인과 에어컨 유무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폭염은 불가항력적일지 몰라도 시스템이 있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역학 조사의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사망자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문제를 인지하고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이다. 시간이 많지는 않다. ‘일상의 위기’가 된 폭염은 오늘도 약자들을 노린다. 임일영 사회2부장
  • 은평 수색8구역 재개발 변경 승인… 올해 착공 ‘탄력’

    서울 은평구는 수색동 16-2번지 일대 ‘수색8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인가하고 30일 고시한다고 29일 밝혔다. 변경안은 지난해 12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거쳐 확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구는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소형 평형을 추가 확보해 고령 조합원과 무허가 건물 소유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수색8구역(2만 9884㎡)은 애초 7개 동 578가구(지하 2층~지상 22층)에서 8개 동 620가구(지하 3층~지상 29층)로 확대된다. 경의중앙선 수색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이 가까운 교통 중심지로 업무·상업·문화가 집적된 상암생활권 인프라를 갖췄다. 설계에 인근에 있는 봉산 지형을 반영해 친환경 주거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수색·증산재정비촉진계획에 따라 공공문화체육시설인 ‘은평종합사회복지관’과 ‘미래형 공공도서관’도 들어선다. 입주민은 물론 인근 주민을 위한 복지·문화·교육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지와 가까운 수색변전소 지중화 공사가 마무리되면 수색·증산 재정비촉진지구 전체의 인프라 개선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구는 올해 하반기 착공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미경 구청장은 “수색8구역은 주거 환경 개선과 함께 복지관, 도서관 등 공공기반시설이 어우러진 주거 단지로 조성될 것”이라며 “수색·증산 뉴타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주민들의 주거 복지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센 술’ 대명사였던 소주, 무한 저도주 경쟁… 마지노선은 어디?

    ‘센 술’ 대명사였던 소주, 무한 저도주 경쟁… 마지노선은 어디?

    회식 자리에서 술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시대가 됐다. 특히 취하기보다 분위기를 즐기는 ‘소버 라이프’(Sober Life)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도 맞물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9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센 술’의 대명사였던 소주의 저도화 열풍이 다른 주류에 비해 거세다. 소주 알코올 도수는 1970년대엔 무려 30도에 달했다. 이후 1990년대 25도로, 2000년대 들어 20도로, 2021년엔 제로 슈거 트렌드 열풍과 함께 16.5도 소주가 등장했다. 저도주화 속도는 가팔라져 최근 몇 달 사이 15.7도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도주 비밀은 첨가제에 있다”고 말한다. 주정 역할을 대신하는 첨가제는 ‘알싸함’ 같은 소주 본연의 풍미를 담당한다. 여기에 ‘달달함’을 책임지는 감미료까지 각각의 역할을 하는 첨가제가 투입된다. 첨가제로는 스테비아, 에리트리톨, 아미노산 등이 주로 쓰인다. 부드러운 소주 선호로 주정 원료도 달라졌다. 과거 보리쌀이 주였지만 지금은 쌀로 대체되고 있다. 저도주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일까. 현재 추세라면 15.7이란 숫자도 곧 깨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더 이상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첨가제 중 특히 감미료 가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주정이 최근 비싼 쌀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무한 저도주화 경쟁의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저도주 경쟁이 원가 상승에 따른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도수 낮추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주류 전문가는 “저도 소주라는 것을 단순하게 보면 주원료인 주정에 원수를 더 타면 된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소주 특유의 풍미는 사라지고 물맛만 남는다”며 “주정 대체 역할 재료로 값싼 첨가제가 개발될 수도 있겠지만 한동안은 15.7이라는 숫자에 머물 것”이라고 짚었다. 소주 업계 관계자는 “저도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하지만 주정을 덜 투입함에도 값비싼 첨가제 때문에 원가가 상승한다면 대기업이든 영세 지역 업체든 치명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술 소비량은 확연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주류 지출이 수년째 줄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소위 ‘빨뚜’(25도 이상 빨간 뚜껑 소주) 바람이 일고 있지만 음주 트렌드 변화라는 큰 파고에 ‘센 술’ 소주 시장은 힘겨운 상황이다.
  • 공선법에 막힌 지자체 회의 생중계

    민선 9기 출범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간부회의 온라인 생중계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에 제동이 걸렸다. ‘밀실행정 탈피’와 ‘주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선관위는 지자체가 매주 또는 매월 간부회의를 생중계할 경우 공선법 위반으로 판단한다. 간부회의 생중계를 분기별 1회로 제한하고 있는 홍보물 제공으로 보는 것이다. 공선법 제86조 제5항은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기타 활동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인쇄물·녹음·녹화물·기타의 선전물)은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배부·방송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일 180일 전부터는 완전 금지된다. 이에 유튜브로 간부회의 생중계를 추진했던 부산, 전북, 제주 등은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으로 우회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걸림돌이 많다. 시청 절차가 복잡해 시청률이 떨어지는 지자체 홈페이지 생방송도 선관위가 ‘알림 설정’을 제한해 시청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회의 내용도 공선법 위반이 없는지 일일이 따져봐야 한다. 간부회의 생중계 중에 업적과 성과를 전하거나 단체장 위주의 영상을 송출할 경우 법에 저촉된다는 게 선관위 해석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고 홍보하는 횟수에 제한이 없는데 지자체만 규제하는 것은 요즘 현실에 맞지 않다”며 “행정 투명성 확보가 목적인 것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건보 개편’ 회의 취소… 11년 전 백지화 재현되나

    ‘건보 개편’ 회의 취소… 11년 전 백지화 재현되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하려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가 취소됐다. 개편안이 사전에 알려진 뒤 보험료 인상 논란이 번지자 정부가 부담을 느껴 논의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회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아 개편이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당초 30일 건정심에서 논의할 예정이던 ‘건강보험 보장 혁신 방안’ 등 안건은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논의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편안의 취지보다 가입자의 부담 증가가 부각되면서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 건정심은 8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내년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시작되고 지역·필수의료 투자도 확대된다. 정부가 부과체계 개편에 나선 것도 불어날 지출에 대비해 수입 기반을 넓히고 소득 비례 부담 원칙에서 벗어난 부과 기준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료 상한 때문에 월급 1억 3000만원인 직장인과 10억원인 직장인이 같은 보험료를 낸다. 이자·배당 등 월급 외 소득에는 연 2000만원까지 보험료를 매기지 않고, 최저보험료는 26년 전 정한 최저보수 월 28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지난 23일 건정심 소위원회에 보고된 개편안에는 초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본인 부담 보험료 상한을 월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높이고 월급 외 소득 공제액을 1000만원으로 줄이는 방안, 최저보험료를 최저임금과 연계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이에 따른 추가 보험료 수입은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개편안이 알려지자 ‘직장인의 유리지갑을 턴다’, ‘서민의 보험료를 올린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여론의 반발로 개편 작업이 흔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15년에도 월급 외 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와 고소득 피부양자의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낮추려 했지만 발표 하루 전 백지화했다. 개편안은 2년간 표류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2017년 3월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에는 재정 여건이 더 빠듯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 투자를 반영하면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5조 2000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누적 준비금은 2029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정심 논의는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 단계로, 실제 개편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보험료 인상 반발을 감수하고 후속 절차에 나서지 못하면 2015년의 표류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단독] 20억 한 채는 종부세 안 낸다… 기본공제 12억 →14억 상향

    [단독] 20억 한 채는 종부세 안 낸다… 기본공제 12억 →14억 상향

    다주택 양도세 한시 감면도 추진중과 유예 재개 대신 조건부 완화지방 이주 땐 양도세 혜택도 검토‘은퇴 1주택자’ 종부세 유예 확대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이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은퇴한 고령 1주택자가 집을 팔 때까지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미뤄주는 요건을 완화하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사하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방안도 도입될 전망이다. ‘보유세 강화’ 기조 속에서 집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여 주고 투기 의사가 없는 다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를 위한 ‘퇴로’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9일 세제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초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1주택자 종부세 기본 공제액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2억원 높이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분을 고려한 조치다. 시세로는 약 17억 4000만원에서 20억 3000만원 수준으로 상향된다. 적어도 20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사람까지는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종부세 기본공제 완화는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상향함에 따라 늘어나는 세 부담을 완충하려는 목적도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 거론된 ‘양도세 중과 면제 재개’ 방안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미 종료된 중과 유예를 되돌리는 것은 과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보다는 조건부 완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정부는 또 은퇴한 1주택 고령자에 대해 종부세 납부를 주택 처분 시까지 유예하는 ‘과세 이연’의 연령과 소득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종부세가 강화되면 은퇴자들이 현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납부 유예가 활성화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매도하고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세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이 세 부담 강화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기류가 번졌다. 이에 정부도 국민의 부담을 일부 줄이는 ‘퇴로책’도 함께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이재명 정부는 집값을 잡으려고 부동산 세제를 운영하지 않는다. 거래 정상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며 보유세 강화가 ‘증세’가 아닌 ‘정상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에서 세제개편안 당정협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된다. 이때 정부안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 “2년 전 이혼” 고백 고지용…아들 편지에 단서 있었다

    “2년 전 이혼” 고백 고지용…아들 편지에 단서 있었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 고지용이 의사인 아내 허양임과 2년 전 이혼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밝힌 가운데 이들의 과거 소셜미디어(SNS) 게시물도 재조명받고 있다. 29일 두 사람의 이혼이 알려지며 허양임이 최근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한 아들 승재군의 편지가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편지에는 “엄마 저 뉴질랜드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엄마도 혼자 밥 잘 챙겨 먹고, 병원 일도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스키 캠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는 엄마랑 둘이 꼭 같이 와요. 훈련 잘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갈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허양임은 “스키캠프 보내줘서 고맙다는 말에 마음이 뭉클. 다치지 말고, 잘 먹고, 잘 자고 돌아와”라며 “엄마도 여기서 우리 둘 자리 잘 지키고 있을게”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당시에는 평범한 모자의 대화로 여겨졌지만, 승재 군이 편지에서 아빠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이 “엄마랑 둘이”라고 적고 허양임 역시 “우리 둘 자리”라고 화답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SNS에서도 두 사람의 변화가 엿보인다. 고지용의 인스타그램에는 현재까지도 허양임, 승재 군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다수 남아 있다. 이혼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 별다른 게시물 정리 없이 가족과의 추억을 그대로 간직해 온 모습이다. 반면 허양임의 SNS에는 최근 승재군과 함께한 일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개인 일상과 승재군과의 여행 사진 등을 꾸준히 공유해왔으며, 세 가족이 함께한 사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 고지용은 지난 2013년 허양임과 결혼해 슬하에 2014년생 아들 승재군을 뒀다. 이들 가족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지용과 허양임은 2024년 이혼하며 11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했다. 아들 승재군의 양육권은 허양임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단독] 형소법 개정안, 검사 피의자 면담에 ‘변호인 참여 의무화’ 신설

    [단독] 형소법 개정안, 검사 피의자 면담에 ‘변호인 참여 의무화’ 신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검사가 피의자를 면담할 때 변호인의 조력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신문이 확보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수정안 조문대비표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법안심사1소위 대안에 없던 변호인 조력 조항 두 개가 추가됐다.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구속영장 신청을 심사하기 위해 피의자를 면담하는 경우(제201조 제8항)와 공소제기 여부 결정 등을 위한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피의자 의견을 청취하는 경우(제245조의13 제5항)에 각각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번에 통과한 개정안은 보완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대신 검사가 피의자를 대면할 수 있는 절차를 뒀다. 검사는 공소제기·재수사요구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사건관계인·전문가·사법경찰관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 있다. 사실관계 확인과 고소인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변호인 조력 조항은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면담·의견청취에 적용되며, 같은 조항에 규정된 고소인 면담에는 별도의 변호인 조력 규정을 두지 않았다. 변호인 조력 조항은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다뤄졌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명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정 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다만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서도 면담·의견청취 등 별도 절차를 통해 검사가 피의자를 대면하는 통로를 남겨둬 해당 절차의 성격과 운용 범위를 두고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개정안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국민의힘 표결 불참 속에 통과했으며,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아들이 팬티에 꽂혀서”…7세 子 성추행 논란에 부모 해명 ‘공분’ [이슈픽]

    “아들이 팬티에 꽂혀서”…7세 子 성추행 논란에 부모 해명 ‘공분’ [이슈픽]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줄넘기학원에서 7세 남아가 5세·6세 여아들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판교 줄넘기학원 7세 성추행 및 부모 2차 가해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4일 처음 사건을 인지했다. 저녁에 딸을 씻기고 나오는데 6세 딸이 ‘줄넘기학원 오빠가 속바지를 입고 오지 말래’라고 말했다”며 “저는 그 말이 너무 이상해서 ‘그 오빠는 어떻게 네가 속바지를 입은 걸 안 거야? 혹시 치마를 들춰본 거야?’라고 물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게 시작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고, 아이가 내놓은 답변은 충격적이게도 ‘학원 오빠가 속바지랑 팬티를 들춰서 안을 봤고 만지기도 했다’였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모든 걸 다 말하기까지는 1~2시간 정도 소요됐다. 애한테 집요하게 물을 수도 없었고 너무 큰일이 맞지만 그런 인상을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지 않아 조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를 즉시 학원 측에 알리고 7세 아이 B군의 부모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학원 측은 “B군의 부모가 ‘만진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것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학원 측이 전달한 B군 어머니의 주장에 따르면 B군은 A씨의 딸들에게 ‘치마 들춰도 돼?’라고 물어봤고, ‘응’이라는 대답을 듣고 들춰봤다. 또한 B군의 어머니는 “누나가 있어서 누나랑 하던 장난을 한 것이다”, “A씨의 아이들이 기저귀를 찼나 안 찼나 확인하려고 했다” 등의 취지로 해명했다. 학원 측은 직접 통화를 원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B군 부모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 어린 사과를 하려는 거면 통화할 용의가 있고, 변명을 하려는 거면 통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그날 B군 부모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이후 A씨는 그날 벌어진 일에 대한 폐쇄회로(CC)TV 영상 2개를 학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A씨는 “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영상을 보기 전까진 7세의 장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며 “저희 아이를 구석으로 몰고 가 주변을 살피고 안을 들여다보고 손을 움직이고 충격 그 자체였다”고 토로했다. 다음날인 15일 A씨의 남편이 B군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A씨의 남편은 “두 딸을 B군과 마주치게 하고 싶지 않다. 2차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고 같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B군의 어머니는 “저희는 이사 못간다”고 답했다. 16일에는 B군의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그는 “아동 성문제 행동에는 1, 2, 3단계가 있는데 폭력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 아들은 2단계”라며 “충분히 교화가 가능한 정도라 이사까지 가진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한 ‘딸들을 만지기까지 했다는 말을 들었냐’고 묻자 “아들이 팬티에 꽂혀서 팬티를 보려는데 실수로 속바지랑 팬티가 같이 들춰진 것”이라며 “그게 들춰지는 과정에서 손이 살에 스칠 수 있지 않냐. 손가락을 삽입이라도 했겠냐”고 말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B군이 나온 CCTV를 다 확인해달라고 학원 측에 요청했고, 3일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거기에서 성추행 모습이 담긴 영상이 추가로 3건이 더 나왔다. 확보한 4일분의 영상에 2일, 총 5번의 성추행이 있었다”며 “상습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고소는 물론이고 민사를 포함한 모든 걸 할 생각”이라며 “공론화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유일한 방법이었다. 7세라서 법으로 다스릴 수 없다는 걸 B군 부모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잘못된 행동은 마땅히 비난 받아야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전했다.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경찰에 고소한 결과, 가해 아이가 7세이기 때문에 사건이 종결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22일 저녁 B군 측 변호사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영상 공개할 생각도 하고 있으니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5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저런 부모가 애를 키우면 어떻게 클까. 애가 없는 나도 손 떨린다”, “가해자 부모가 심각성을 인지 못하고 있다”, “내가 가해자 부모라면 자기 자식 위해서라도 이사할 것 같다”, “부모가 애를 성범죄자로 키우고 있다. 이번 기회에 호되게 혼내고 같이 사과하면서 나쁜 짓이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라며 B군 측 부모의 태도에 분노했다. 한편 B군의 부모도 지역 커뮤니티 당근 게시판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사건 초기 대응이 미숙해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상처를 드린 점을 사과한다”면서도 피해자 측이 주장하는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B군 부모는 자녀를 즉시 학원에서 퇴소시키고 전문기관 상담과 교육을 진행 중이며, 피해자 측과 이사 및 위자료 지급 등을 포함한 합의를 시도했지만 최종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줄넘기학원과 학교 등이 특정되면서 자녀의 신상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커졌고,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는 점을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의 잘못은 모두 부모의 몫”이라며 “7살 아이가 평생 성범죄자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현행법상 만 10세 미만 아동은 형사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다만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구체적인 책임 범위는 부모의 감독 정도와 사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게 된다. 양측의 합의가 최종 결렬된 만큼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와 책임 범위 등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 LG는 지금 변화의 계절...코칭스태프 보직 바꾸더니 4번타자도 타순 조정

    LG는 지금 변화의 계절...코칭스태프 보직 바꾸더니 4번타자도 타순 조정

    그야말로 변화의 연속이다. 가라앉는 흐름을 거꾸로 돌려놓기 위한 LG 트윈스의 사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LG는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잠실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폭발적인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문정빈을 4번타자로 전격 배치했다. 주로 4번타순에 배치됐던 문보경은 7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전날에는 코칭스태프 보직을 바꾸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염경엽 LG 감독의 소신까지 내려놓은 결정이었다. 염 감독은 “부진하다고 코칭스태프 보직을 바꿔서 잘 된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충격요법을 꺼내든 것은 그만큼 절실하게 변화가 필요했다는 방증이다. 그런 간절함이 닿았는지 LG는 키움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5-3으로 힘겹게 이겼다. 그 과정에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한 주인공이 바로 문정빈이다. 염 감독은 29일 키움전을 앞두고 “내 입으로 뱉아놓고도 코칭스태프 보직을 바꿨다. 말을 좀 줄여야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8연패를 하다보니 뭘 해도 안되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문정빈의 타격감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문보경이 상대 선발 하영민에게 좀 약한 편이기도 하다. 당분간은 문보경을 7번 타순에 둘 생각”이라고 타순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문정빈은 문보경, 송찬의, 이재원과 함께 LG의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할 기대주로 염 감독이 점찍은 재목이다. 염 감독은 “잠실구장이 넓어서 탄탄한 수비 중심의 야구로 코드를 잡았지만 역시 빅볼을 구사해야 야구가 재미있다”며 장타력을 갖춘 문보경, 송찬의, 이재원, 문정빈 등을 성장시키는 것이 감독의 몫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고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오지환 등 베테랑이 백업으로 빠져줘야 팀이 강해진다. 어린선수가 주전을 맡고 베테랑이 백업을 할 수 있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베테랑 주전 선수들이 어려워 하는데 어린 백업 선수들이 버텨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베테랑은 경험이 있으니 그런 상황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그것이 LG가 가야할 시스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한국인 왜 저래”…남의 나라서 웃통 벗고 ‘이상행동’ 50대男 체포 [이슈픽]

    “한국인 왜 저래”…남의 나라서 웃통 벗고 ‘이상행동’ 50대男 체포 [이슈픽]

    태국 방콕 도심 한복판에서 웃통을 벗은 채 도로에 들어가 차량 통행을 막고 교통정리를 하던 50대 한국인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태국에서 수년간 체류 허가 기간을 넘겨 불법 체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더타이거와 채널7 등에 따르면 51세 한국인 A씨는 지난 24일 방콕 번화가인 통로 지역 소이 통로 15 도로 한가운데에서 차량을 향해 손짓하며 교통경찰처럼 진행 방향을 지시했다. 당시 A씨는 상의를 벗은 채 검은색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도로 위를 오갔다. 운전자들은 A씨를 피해 속도를 줄이며 운행했고 일시적인 차량 정체가 발생했지만, 충돌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A씨가 차량을 향해 수신호를 보내다 도로변 교통콘에 걸려 있던 흰 셔츠를 꺼내 입은 뒤 인도로 걸어가는 모습도 담겼다.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경찰은 이튿날인 25일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인근 호텔에 머물고 있었으며, 태국 체류 허가 기간을 넘긴 채 수년간 현지에 머물러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과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은 A씨가 평소 인근 식당 등에서 단정한 차림으로 자주 목격됐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도로 한복판에서 차량 통행을 통제한 행동은 매우 위험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약물 사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를 체류 기간 초과 혐의로 구금했으며, 관련 법적 절차를 마치는 대로 한국으로 추방할 방침이다.
  • 보험료 인상 반발에 멈춘 건보 개편…11년 전 백지화 되풀이되나

    보험료 인상 반발에 멈춘 건보 개편…11년 전 백지화 되풀이되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하려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가 취소됐다. 개편안이 사전에 알려진 뒤 보험료 인상 논란이 번지자 정부가 부담을 느껴 논의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회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아 개편이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당초 30일 건정심에서 논의할 예정이던 ‘건강보험 보장 혁신 방안’ 등 안건은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논의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편안의 취지보다 가입자의 부담 증가가 부각되면서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 건정심은 8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내년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시작되고 지역·필수의료 투자도 확대된다. 정부가 부과체계 개편에 나선 것도 불어날 지출에 대비해 수입 기반을 넓히고 소득 비례 부담 원칙에서 벗어난 부과 기준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료 상한 때문에 월급 1억 3000만원인 직장인과 10억원인 직장인이 같은 보험료를 낸다. 이자·배당 등 월급 외 소득에는 연 2000만원까지 보험료를 매기지 않고, 최저보험료는 26년 전 정한 최저보수 월 28만원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23일 건정심 소위원회에 보고된 개편안은 초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본인 부담 보험료 상한을 월 459만원에서 612만원으로 높이고 월급 외 소득 공제액을 1000만원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최저보험료를 최저임금과 연계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에 따른 추가 보험료 수입은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개편안이 알려지자 ‘직장인 유리지갑을 턴다’, ‘서민 보험료를 올린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여론 반발로 개편이 흔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15년에도 월급 외 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와 고소득 피부양자의 부담을 늘리고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낮추려 했지만 발표 하루 전 백지화했다. 개편안은 2년간 표류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2017년 3월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에는 재정 여건도 더 빠듯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 투자를 반영하면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5조 2000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누적 준비금은 2029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정심 논의는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 단계로, 실제 개편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보험료 인상 반발을 감수하고 후속 절차에 나서지 못하면 2015년의 표류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조선인 학살 부른 괴담 또 나왔다…日강진에 “외국인이 방화” [핫이슈]

    조선인 학살 부른 괴담 또 나왔다…日강진에 “외국인이 방화” [핫이슈]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7.1의 지진 직후 “외국인이 불을 질렀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103년 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부른 방화 유언비어와 닮은 혐오성 거짓 정보가 대형 재난을 틈타 다시 등장한 것이다. 2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와 스레드에는 지진 발생 뒤 외국인이 화재를 일으켰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를 뒷받침할 사진이나 당국 발표는 없었다. 지난 28일 오후 일본 규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의 대형 쇼핑몰 일부가 무너졌다. 현지 당국은 가스 누출에 따른 폭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지만 SNS에서는 별다른 근거 없이 외국인의 방화로 몰아가는 주장이 확산했다. 지진은 구마모토현 일대의 건물과 도로를 무너뜨리고 교통·통신망에도 피해를 줬다. 거짓 구조 요청도 실제 구조 작업에 혼선을 줄 위험을 키웠다. X에는 “살려 달라. 산 채로 매몰됐다”는 글과 함께 구조를 요청하는 주소가 게시됐다. 해당 글은 30만 회 넘게 조회됐지만 확인 결과 게시물에 적힌 주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작성 계정은 이후 정지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방송사 보도처럼 꾸민 가짜 영상도 유튜브에서 수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일부 이용자는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당시 촬영한 쇼핑몰 영상을 이번 지진 현장인 것처럼 다시 유포했다. 지진을 사전에 예측했다는 주장과 인공지진 음모론도 뒤따랐다. 지도와 함께 지진 발생 장소를 맞혔다고 주장한 게시물은 조회 수 340만 회를 넘겼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 지진의 발생 시각과 장소, 규모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입소문 대신 AI…더 빠르고 정교해진 재난 괴담 일본에서는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자극적인 허위 정보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는 “동물원에서 사자가 탈출했다”는 거짓 게시물이 퍼졌다. 게시자는 해외에서 촬영한 사자 사진을 구마모토 시내 모습처럼 꾸몄고, 동물원에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때도 허위 구조 요청이 잇따랐다. 구조 당국이 존재하지 않는 주소를 확인하느라 인력과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에는 기존 영상 재활용에 AI로 제작한 가짜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허위정보의 형태가 한층 정교해졌다. 특히 ‘외국인 방화설’은 단순한 장난이나 조회 수 노리기를 넘어선다. 재난의 원인을 사회적 소수자에게 돌려 혐오와 폭력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팩트체크센터의 후루타 다이스케 편집장은 자극적인 정보를 접하면 공공기관 발표나 언론 보도로 진위를 확인하고 불확실한 내용은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지 언론과 구조 당국도 거짓 신고와 유언비어가 실제 구조·구호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3년 전에도 “조선인이 불 질렀다” 이번 외국인 방화설은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에서 확산한 유언비어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에서는 “조선인이 불을 질렀다”, “우물에 독을 풀었다”, “폭동을 일으킨다”는 거짓말이 퍼졌다. 경찰과 군인, 일본인 자경단은 이를 구실로 조선인들을 색출해 살해했다. 외모나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로 중국인과 조선인으로 오인받은 일본인도 희생됐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조선인 희생자가 최대 약 6000명에 이른다는 추산도 제시한다. AP통신은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다룬 보도에서 근거 없는 소문에 따라 경찰과 자경단 등이 수천 명의 조선인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관동대지진 당시에는 입소문과 전단, 신문이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 이번에는 SNS 알고리즘과 생성형 AI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순식간에 수백만 명에게 전달한다. 전파 수단은 달라졌지만 재난의 책임을 외국인에게 돌리는 방식은 103년 전과 다르지 않다. 실제 폭력으로 번지기 전에 거짓 정보를 차단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 손끝에서 어긋난 실력 [으른들의 미술사]

    손끝에서 어긋난 실력 [으른들의 미술사]

    ●완벽한 장면 속의 오류 ‘씨름도’는 조선 후기 풍속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역동적인 인물 배치와 생생한 표정 묘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화면 중앙의 씨름꾼들이 막 힘을 겨루는 결정적 순간을 그리고 있고, 주변 인물들은 저마다의 자세로 긴장과 흥분을 보여준다. 모두가 숨죽이며 중앙의 씨름꾼들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한 사람만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바로 엿장수다. 김홍도는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에 엿장수라는 익살스러운 요소를 배치하여 장면에 여유와 해학을 더한다. 긴장과 여유, 해학이 넘쳐나는 이 장면은 얼핏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하다. 그러나 시선을 천천히 주변부로 옮기면, 이 완성된 듯한 세계에 미묘한 균열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중심이 아니라, 가장 조용한 자리, 즉 오른편 아래에 앉아 있는 한 인물의 손에서 시작된다. ●어긋난 손 오른편 아래 두 인물 가운데 왼편 인물은 몸을 약간 뒤로 기댄 채 한 손으로 땅을 짚고 있다. 문제는 그 손의 방향과 손가락 구조가 이상하다는 거다. 손목의 꺾임과 손가락의 배열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어긋나 있다. 오른팔에 왼손이 붙은 듯한 이상한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왼팔에 오른손이 붙은 듯 반대편 손 모습도 어색하다. 또 이웃한 인물의 손도 마찬가지다. 마치 급하게 덧붙여진 듯한 이 손은 화면 전체의 치밀한 구조와 대비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눈을 비비게 만든다. 김홍도와 같은 대가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어긋남 때문에 우리는 이 그림이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순간을 붙잡으려는 시도’였음을 깨닫게 된다. 김홍도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분위기를 살리는 데 집중하느라 손가락처럼 작은 디테일은 간략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씨름 장면은 매우 역동적이라, 손이 비틀리거나 힘이 들어간 모습이 강조된다. 이 과정에서 손가락이 실제보다 짧거나 겹쳐 보이거나 비정상적인 각도로 왜곡되었을 것이다. ●불완전함이 남긴 온기 이 작은 실수는 오히려 그림에 생기를 부여한다. 완벽하게 계산된 구도 속 인물들은 때로 살아 있는 인간이라기보다 정지된 형식에 가깝다. 그러나 이 어색한 손 하나는, 그들이 실제로 숨 쉬고 움직이던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중심의 승부가 아닌 주변에 있는 손의 실수는 그림 전체에 인간적인 온기를 스며들게 한다. 김홍도는 완벽을 목표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남겨진 이 작은 어긋남 덕분에 우리는 이 작품을 더욱 깊이 기억하려 한다. 결국 이 오류는 순간을 붙잡으려 했던 손의 떨림이고, 삶의 속도를 따라잡으려 했던 시선의 흔들림이다. 씨름판의 긴장, 구경꾼의 열기, 흙먼지의 냄새까지 모두 담아내려 했던 화가는 결국 한 장면 속에 ‘완벽한 질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실’을 남겼다. 그 모든 것이 그 작은 ‘흠’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잘못 그려진 손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급박함 속에서 태어난, 누구나 하는 실수에 가깝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고, 김홍도도 실수할 수 있다. 결국 그 손은 틀린 것이 아니라, 김홍도가 남긴 가장 솔직하고 인간적인 흔적이다. 그래야 ‘저세상 예술가’가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았던 국민화가로 느껴진다.
  • 트럼프, ‘쌍펀치’ 맞나…“이란이 中 방공미사일 몰래 들여오는 ‘비밀 루트’” 공개 [밀리터리+]

    트럼프, ‘쌍펀치’ 맞나…“이란이 中 방공미사일 몰래 들여오는 ‘비밀 루트’” 공개 [밀리터리+]

    이란이 몇 주 내로 중국에서 최대 400기 규모의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맨패즈) 1차 인도분을 도입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주변국들의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최근 QW-12·FN-16 등 중국제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 구매가 포함된 6000만~7000만 달러(한화 약 860억~1010억원) 규모의 거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중국 수도 베이징에 모회사를 둔 홍콩 기업 ‘중칭 바오상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와 체결됐다. 해당 기업은 이란과 중국 무기 제조업체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QW-12·FN-16은 저고도 비행 항공기, 헬리콥터, 드론 등을 방어하기 위해 설계된 어깨견착식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체계다. 기동성이 뛰어나며 운용에 필요한 인원이 적기 때문에 군사 시설, 에너지 인프라 등 민감 시설 주변에 신속히 배치할 수 있다. 성능 떨어지는 중국산 무기, 왜 도입했나이란이 도입할 예정인 QW-12의 경우 최신 치엔웨이(QW) 계열 무기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드론과 저고도 목표물에 대해서는 충분한 방어 능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최근 전쟁에서 이란이 대규모 드론과 순항미사일, 저고도 침투 무인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점을 고려하면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최첨단 성능보다는 수량과 분산 배치에 중점을 둔 선택인 셈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저고도 침투 무인기와 정밀유도무기를 적극 활용하면서 이란의 단거리 방공망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이란은 첨단 장거리 방공체계보다 즉시 운용 가능한 휴대용 방공무기를 대량 확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경제난으로 최신 장거리 방공체계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이란으로서는 부족한 저고도 방공망을 단기간에 보강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중재국 파키스탄, 이란에 무기 지원 도왔나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 기간 서방 언론들은 중국이 제3국 경유 등의 방법을 동원해 대이란 무기 수출을 비밀리에 시도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란 무기 수출을 멈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공식적으로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이란에 무기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서방 소식통 2명은 로이터에 “이란은 중국산 무기와 민간·군사 이중용도 품목을 보다 은밀하게 이동시키고 차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육로 활용 방안도 모색해 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과 중국 측은 제재와 해상 차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에서 출발한 뒤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으로 운송하는 경로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은 초기 물량이 이 경로를 이용해 전달될 예정이라고 전했지만, 파키스탄을 통과하는 과정이 항공편인지 육상 운송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파키스탄 입장은?파키스탄은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종전 협정을 위한 중재국으로 활동해 왔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키스탄은 중재국으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그동안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모두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방공미사일이 파키스탄을 경유해 이란으로 전달됐다는 의혹은 파키스탄이 중립적 중재자이면서 동시에 한쪽의 군사력 증강을 도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더불어 해당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과의 관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파키스탄이 미국의 대이란 압박 정책을 우회하는 통로로 인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이란의 방공망을 약화하기 위해 수개월간 공습을 이어왔는데, 이란이 중국산 휴대용 방공미사일을 대량 확보하면 미군과 이스라엘 공군의 저고도 항공기와 드론 운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중국과 파키스탄은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보도는 완전히 근거가 없다”며 “중국은 평화를 증진하고 분쟁을 끝내는 데 일관되게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군공보국(ISPR)도 “중국에서 이란으로 방공 무기를 공급하는 데 파키스탄이 관여했다는 추측은 완전히 날조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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