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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문무일, 전두환 기소 보류 지시했다

    [단독] 문무일, 전두환 기소 보류 지시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 수사 당시 “증거 보완 후 기소하라” 전화 지검 4개월 이상 기소 미뤄져 檢 “추후 핵심증거 찾아 기소”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부당 지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검찰 수뇌부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전두환(87)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소의견을 낸 광주지검(지검장 양부남 검사장) 수사팀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증거 보완을 지시하면서 기소가 4개월 이상 미뤄졌다는 것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수사팀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이라고 자신의 회고록에서 비난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말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기소의견을 밝혔지만 검찰 수뇌부가 증거보완을 지시하면서 미뤄졌다. 특히 문 총장은 지난 3월 초 수사 검사에게 업무용 전화를 걸어 기소를 미룰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2명을 수사 중인 상태에서 전 전 대통령까지 기소하는 데 부담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광주지검은 지난 3일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대검이 지난 1일 전 전 대통령의 기소를 승인했는데 당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대검 간부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고검장·검사장 회의체를 거쳐 결정하라던 문 총장의 지시에 반발한 날이기도 하다. 수사단 단장은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맡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두 차례 증거보완을 지시한 덕분에 ‘군중들이 해산하지 않으면 헬기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고, 실제로 총이 발사됐을 때 엄청난 분노가 일어났다’고 적힌 미국 대사관 비밀전문이라는 핵심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프랑스나 일본 등 다른 대사관에도 비슷한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고, 명예훼손 전문연구관의 법리검토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대사관 비밀전문은 헬기 사격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지난 2월에 자료를 확보해 핵심적인 기소 요건을 갖춘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법원에서 재판부 합의과정을 설명하지 않듯이 검찰 내 지휘과정을 설명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문무일의 대검, 전두환 기소 보류 지시 부적절 논란

    [단독]문무일의 대검, 전두환 기소 보류 지시 부적절 논란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자 명예훼손증거 보완 지시하며 기소 넉달 이상 미뤄져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부당 지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검찰 수뇌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전두환(87)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소의견을 낸 광주지검(지검장 양부남 검사장) 수사팀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증거 보완을 지시하면서 기소가 4개월 이상 미뤄졌다는 것이다.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수사팀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이라고 자신의 회고록에서 비난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말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기소의견을 밝혔지만 검찰 수뇌부가 증거보완을 지시하면서 미뤄졌다. 특히 문 총장은 지난 3월 초 수사 검사에게 업무용 전화를 걸어 기소를 미룰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2명을 수사 중인 상태에서 전 전 대통령까지 기소하는 데 부담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광주지검은 지난 3일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대검이 지난 1일 전 전 대통령의 기소를 승인했는데 당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대검 간부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고검장·검사장 회의체를 거쳐 결정하라던 문 총장의 지시에 반발한 날이기도 하다. 수사단 단장은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맡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두 차례 증거보완을 지시한 덕분에 ‘군중들이 해산하지 않으면 헬기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고, 실제로 총이 발사됐을 때 엄청난 분노가 일어났다’고 적힌 미국 대사관 비밀전문이라는 핵심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프랑스나 일본 등 다른 대사관에도 비슷한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고, 명예훼손 전문연구관의 법리검토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대사관 비밀전문은 헬기 사격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지난 2월에 자료를 확보해 핵심적인 기소 요건을 갖춘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법원에서 재판부 합의과정을 설명하지 않듯이 검찰 내 지휘과정을 설명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여론과 법치 사이… 원칙 없는 줄타기가 빚어낸 참사

    ‘강원랜드 수사단’과 닮은꼴인 ‘성추행 조사단’ 혹평이 갈등 촉발 전문자문단 가동도 반발 부채질 지난 2월 초 출범했던 검찰 내 2개의 조사·수사단이 최근 검찰 내분을 촉발시키는 주재료가 되고 있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 뒤 구성된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과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의 수사외압 의혹 폭로 뒤 구성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먼저 해단한 성추행 조사단이 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혹평이 강원랜드 수사단과 검찰 수뇌부 간 갈등을 키우는 촉매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16일 검찰 안팎에서 나왔다. 두 조사·수사단은 방송에 출연한 평검사 폭로에 힘입어 꾸려졌고,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를 의혹 정점에 두고 있단 점에서 태생적으로 닮은꼴이다. 또 둘 다 수사 초기 법무부나 검찰청을 압수수색하며 빠르게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성추행 조사단은 출범 3주쯤 뒤인 2월 26일 안태근 전 검사장을 소환조사했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지난달 27일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했다. 문제는 안 전 검사장과 권 의원에 대한 구속·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성추행 조사단은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지난달 9일 보고했고, 문 총장 지시에 따라 안 전 검사장 처벌 안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 수사심의위는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됐다. 결국 안 전 검사장을 불구속 기소한 채 해단한 조사단엔 ‘셀프수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같은 여론 흐름과 다르게 검찰 수뇌부에선 비전문가 집단인 수사심의위를 가동시킨 탓에 안 전 검사장을 무리하게 기소, 법치주의가 흔들리게 됐다는 자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성추행 조사단 해단 뒤 검찰 간부에 대한 사법 처리 수순에 들어간 강원랜드 수사단에 대검 수뇌부는 전문자문단(가칭) 구성을 지시했다. 전문자문단은 변호사 4명과 대학교수 3명으로 구성됐다. 7명 모두 10년 이상 법조계 실무 경력을 지녔다. 당초 문 총장은 고검장·검사장으로 구성된 회의체를 통한 의사결정 방식을 수사단에 제안했지만, 양 수사단장이 반대했다. 이를 수용해 문 총장이 다시 구성한 수사단 중 대검 추천이 5명, 수사단 추천이 2명이다.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한 뒤 검찰 수뇌부는 “검찰총장의 정상적 지휘권 발동을 외압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결국 여론과 법치 사이에서의 원칙 없는 줄타기, 다루기 거북한 사건이 불거지면 검찰총장이 손을 떼고 검사장 책임하에 ‘외주화’한 최근의 세태가 검찰 내분으로 이어진 형국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운호 뒷돈’ 김수천 前부장판사 징역5년 확정

    ‘정운호 뒷돈’ 김수천 前부장판사 징역5년 확정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수천(59·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장판사가 상고를 취하해 파기환송심에서 선고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15일 대법원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23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김 전 부장판사가 지난달 13일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김 전 부장판사는 2014∼2015년 정 전 대표가 연루된 원정 도박 사건과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해 주는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총 1억 8124만원에 달하는 차량과 현금·수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김 전 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에게 받은 1000만원은 특가법상 알선수재인 동시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1000만원을 받았을 때는 본인의 직무에 대한 대가란 점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뇌물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수사 지휘권 뭐기에… 2005년 “檢 중립” 항변 김종빈 전 총장 사퇴

    중수부 폐지 추진 한상대 전 총장 2012년 내부 반발 부딪쳐 퇴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논란이 문무일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찰 수뇌부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 과거 검란(檢亂) 사태를 연상시키는 측면도 있다. 검찰 역사를 보면 수사 외압 의혹, 수사지휘권 행사 논란은 총장 낙마로 이어지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불구속 수사 지휘를 장고 끝에 수용한 뒤 사표를 낸 김종빈 전 총장이 대표적이다. 수사지휘권은 검사를 지휘하는 권한으로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천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게는 사실상 사문화됐던 수사지휘권을 사상 최초로 발동했고, 김 전 총장은 특정 사건 처리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인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 어렵다고 항변하며 사퇴했다. 내부 반발 때문에 임기를 못 채운 총장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준규 전 총장은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를 한 달 앞둔 채 퇴임했다. 2012년후임 한상대 전 총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의 개혁안을 밀어붙이다 당시 최재경 중수부장을 비롯한 내부 반발에 부딪힌 끝에 퇴진했다. 중수부 폐지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 간 갈등이 불거졌었다. 역대 검란에서 수뇌부와 반발하는 검사들 간 입장 차가 분명했지만, 이번 강원랜드 수사팀과 수뇌부 간 갈등은 수사방향 조율 과정에서 촉발된 양상이다. 해석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수사팀은 “공언과 다르게 문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고 주장했지만, 대검 측은 “문 총장은 재수사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고, 수사를 마친 뒤 보고를 받고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수뇌부에 대한 기소,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문 총장이 결정한 바도 없다고 대검 측은 부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당 권석창 의원직 상실

    한국당 권석창 의원직 상실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석창(51·충북 제천·단양)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의 지역구인 제천·단양에서도 다음달 13일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면서 재보선 지역은 8곳으로 확정됐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11일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권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4∼8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새누리당 총선 후보 경선에 대비하기 위해 지인 김모씨를 통해 입당원서 100여장을 받는 등 경선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2014년 10월∼2015년 5월까지 선거구민 등에게 64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와 지지자에게 불법정치자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았다. 권 의원은 199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 국토해양부 광역도시철도과장 등을 거쳐 2015년 9월 익산국토관리청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한 뒤 2016년 4·13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회의원 사퇴 시한을 하루 남기고 대법원 판결이 결정돼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뜻하지 않은 판결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게 돼 송구하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문형표 1심 유죄 판결은 엘리엇 유리… 이재용 무죄는 한국정부 유리

    엘리엇 “권력형 부패 인한 합병 피해” 재판 결과 지렛대 삼아 손해배상 요구 정부, ISD 중재 대상 부합하는지 검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적폐 청산 수사·재판 결과를 지렛대 삼아 한국 정부에 6700억 달러(약 72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같은 정부 안에서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권력형 비리를 입증해 내야 하고, 법무부는 배상 책임을 질 만큼 당시 합병에 미국계 투자자 배제 의도가 불법성이 짙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서다. 검찰과 정부가 각각 국익 추구를 위해 상반된 논거를 채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단 얘기다. 법무부가 11일 공개한 중재의향서에 엘리엇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의 실명을 적었다. 이들의 권력형 부패 범죄 때문에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결정을 내려 합병에 반대하던 삼성물산 주주인 엘리엇은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엘리엇은 또 “합병은 한 한국인 투자자 집단에 특혜를 주고 엘리엇과 같이 환영받지 못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겐 피해를 주고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을 삼성 그룹 3세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그 수혜자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지목한 검찰·특검의 논리를 떠올리면, 엘리엇이 지목한 ‘한 한국인 투자자 집단’은 삼성 총수 일가로 유추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엘리엇 간 국제분쟁이 진행된다면 검찰·특검의 기소를 수용해 유죄 선고를 한 재판 결과는 엘리엇이, 검찰·특검 기소를 기각한 재판 결과는 우리 정부 측에 유리하게 동원될 여지가 생긴다. 지금까지 나온 하급심을 보면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을 합병에 찬성하게 한 혐의로 유죄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삼성 승계를 부정청탁한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 전 장관등의 유죄 판결은 엘리엇에, 이 부회장 등의 무죄 부분은 우리 정부에 유리한 근거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 사법부 판단을 투자자·국가 소송(ISD) 청구 근거로 쓰는 것은 엘리엇의 일방 주장에 불과할 뿐 ‘정부 정책 변화로 손해를 입을 때’라고 규정한 ISD 중재 청구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이 함께 대응책 모색에 나선 가운데 정부 관계자는 “엘리엇 주장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ISD) 제소 대상이 되는지 관할권 문제 등을 검토하고 엘리엇의 배상액 산출 근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엘리엇과의 협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엘리엇은 의향서 접수 90일 뒤인 7월 11일 이후 ICISD에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권력 눈치 보기?… 드루킹에 속타는 검·경

    김의원 보좌관 거취도 결론 못 내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부담” 시선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원 김동원(49·필명 드루킹)씨와 김경수 민주당 의원 측 간 교류·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한 탓에 검·경이 정권 실세 수사를 기피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다시 커졌다. 수사 초기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김 의원 연루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검·경의 수사기피 의혹이 끊이지 않아 왔다. 김 의원을 밤샘 조사한 지 사흘째인 7일에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김 의원을 입건할지, 김씨가 운영한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씨의 신병 확보를 시도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검찰이 계좌·통신조회 영장을 기각해 김 의원 통화내역도 확보하지 못한 채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인지, 경찰이 지난 4일 김 의원으로부터 확보한 진술 대부분은 김 의원이 국회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공모를 문 대통령 지지 단체 중 한 곳으로 생각해 홍보용 기사의 ‘기사인터넷주소’(URL)를 보냈고, 경공모가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댓글조작에 연루됐는지 미처 몰랐다’는 게 김 의원 진술이다. 드루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한대로 경공모 회원인 도모(61) 변호사를 청와대에 추천한 이유를 김 의원은 ‘이력이 적합했다’고 설명했고, 보좌관 한씨가 경공모 측에서 5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지난 3월 드루킹의 협박 문자를 받은 뒤에야 거래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경찰은 22시간 고강도 조사였다고 강조했지만, 이처럼 공개된 진술은 김 의원에게 면죄부로 작용할 법한 내용 일색이다. 특히 김 의원이 도 변호사를 청와대에 순수한 의도로 소개했다고 경찰이 무게를 실은 대목은 수사 의지 축소 신호로 읽혔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보좌관 한씨에 대해 뇌물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던 수사팀의 기세가 꺾이면서다. 수사팀이 ‘뇌물죄’를 언급할 당시엔 한씨가 경공모에서 500만원의 ‘대가’를 취하고 김 의원이 인사 ‘청탁’을 들어준 범행 구조가 연상됐었다. 정작 김 의원 측 소환 뒤 한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결정마저 지지부진하자, 경찰 내부에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부담되긴 할 것”이란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사팀은 인사청탁 관련 수사 대신 형사재판 중인 김씨의 댓글조작 증거 보강 수사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 기사와 관련해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그간 알려진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한 정황을 이날 새롭게 밝힌 게 대표 사례다. 이 같은 경찰 행보는 경공모의 네이버 업무방해 혐의를 법정에서 입증할 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역으로 김씨의 적극적인 조작 활동상이 추가로 드러날수록 그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댓글조작을 했는지, 어떻게 댓글과 한씨에게 건넨 돈을 빌미로 김 의원을 협박할 생각을 했는지 의혹도 더 커지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무·검찰 性비위 130건 재감사한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를 계기로 출범한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최근 5년 동안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 발생한 성비위 감찰 사건 130건에 대해 실지감사를 벌인다고 7일 밝혔다. 사건 처리 과정이 적절했는지 다시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사건은 검찰 내 성비위 감찰 50건, 법무부와 산하 기관 내 감찰 80건이다. 대책위는 박은정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합류한 지난주부터 130건의 감찰 기록을 검토하는 중이다. 외부인은 감찰 기록을 볼 권한이 없어 대책위 소속 부장검사 등이 주축이 돼 감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대책위는 검찰 내 감찰 사건 50건부터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졌는지, 징계 수위가 적절했는지, 피해자 보호에 허점이 있었는지 등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나아가 당시 감찰라인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 정황이 있었는지도 감사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앞서 대책위의 권인숙 위원장은 지난달 4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법무부와 검찰의 성비위 사건 100여건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지감사 결과 사건 처리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대책위는 후속 조치 방안을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성희롱·성범죄 사건을 직접 조사할 권한을 갖지 않으며 법무부 장관에게 대책 마련 등을 권고할 수만 있다. 한편 인사혁신처의 ‘2012년 이후 성비위로 인한 부처별 징계 현황’에 따르면 법무부와 대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실제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34건이었다. 징계 사유는 성매매(6건)와 성폭력(11건), 성희롱(17건) 등이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과거의 빚 갚아 진실의 문 연다

    [커버스토리] 과거의 빚 갚아 진실의 문 연다

    세월호·위안부 합의·블랙리스트 이어 김근태 고문·용산참사 등 21건 조사 제도 개선 강화·인식 바로잡기 나서문재인 정부가 ‘과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가범죄 진상규명 및 과거사 청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다. 취임 며칠 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족 김소영씨를 감싸 안을 때부터 지난달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유족 김을생 할머니 손을 맞잡기까지 문 대통령은 국가범죄 피해자들을 직접 위로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세월호 침몰 원인, 국정 교과서 도입 논란 등 전 정권 시절 사건에 대한 검증과 보완도 정부 부처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정으로 봇물을 이루다 지난 9년 동안의 보수정권 체제에서 주춤했던 과거사 청산 작업이 다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경찰청, 국방부, 사법부 순으로 이뤄진 과거사 사과 행렬에서 비껴 서 있던 검찰은 지난해 창설 69년 만에 처음으로 과거사를 사과했다. 피해 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통한 비극적 역사의 종언까지 과거사 청산을 이번 정부 내에 완결해야 한다는 기대감을 키운 장면이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조사위원회는 김근태 고문은폐 사건 등 11건을 본조사 대상으로, 장자연리스트 은폐 의혹 등 5건을 사전조사 대상 사건으로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과거사 청산은 현재의 인식을 바꾼다. 2005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사법부 사상 첫 과거사 사과 2년 뒤 ‘사법살인’이라고 불리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 선고 이후 과거 판결에서 사형을 선고했던 대법원 판사들과 홀로 사형반대 소수의견을 낸 이일규 전 대법원 판사가 재평가받은 게 대표적이다. 검찰 과거사위의 본조사 대상 사건 중 김근태 고문은폐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은 검찰이 강압·과잉수사에 나선 사건인 반면 형제복지원 사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신한금융 관련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 등은 검찰의 수사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사건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처벌했던 약촌오거리 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등은 검찰의 수사능력에 의문을 품게 만든 수사 사례로 구분된다. 경찰 역시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5대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8월 발족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권고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용산 화재 참사, 평택 쌍용차 파업,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밀양 송전탑 건설 등이다. 조사팀은 현재 백남기 농민 사망, 용산 참사, 쌍용차 파업 등 3개 사건에서 빚어진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우선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통상협력과장 명수현 ■경기도 △자치행정국 세정과장 이종돈△경제실 산업정책과장 노태종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 이태한 ■부산항만공사 ◇1급 승진△정책기획부 오세안△건설기획부 전찬규 ■한국전기연구원 △시험부원장 김맹현 ■조선대학교 △총무관리부처장 홍희만△인사혁신부처장 류언웅△학사운영팀장 박호신△취업경력개발팀장 윤순정△교원인사팀장 구승림△연구진흥팀장 김영묵△중앙도서관 부관장 조진태△법과대학 교학팀장 기홍상△총무팀장 김권수△입학팀장 박준영△홍보팀장 양효술△국제협력팀장 임병춘 ■충남대학교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준비단장 윤환중△기획조정실장 김지연△물류관리과장 손기원△세종충남대병원 개원준비단 개원준비과장 안명진
  • “안심번호 결함” 낙천후보 줄소송

    법원에 공천 무효 가처분 몰려 전문가 “시스템 불완전 가능성” ‘여론조사 업체에선 발신했는데 선거인단 휴대전화엔 수신되지 않는 먹통 조사, 자동응답시스템(ARS) 응답 도중 뚝 끊긴 무효표, 당초 예정 인원의 곱절 이상 실시된 여론조사….’ 6·13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치러진 ‘안심번호 ARS 여론조사’를 둘러싼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결함 지적에도 불구하고 ARS 조사 결과에 따라 공천이 가려지자 일부 낙천자는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중앙당을 관할하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는 3일까지 각 당을 상대로 공천무효를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16건 접수됐다. 이 중 4건 이상이 안심번호 여론조사 과정의 문제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심번호란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번호마다 ‘0503’으로 시작되게 부여한 여론조사용 번호를 말한다. 성(姓), 성별, 연령을 제외하고 정치성향 같은 개인정보가 감춰지는 장점 때문에 2016년 총선부터 당내 공천에 안심번호 여론조사가 폭넓게 활용됐다. 하지만 ‘공천이 곧 당선’이란 믿음이 여전한 텃밭 지역을 중심으로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문제 삼아 경선에 불복하는 낙천자가 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는 전화 수신이 안 돼 선거인단의 75% 이상이 조사에서 배제돼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북 영천에서는 특정 선거인단에게만 미리 약정한 세 차례를 넘겨 빈번하게 통화 시도가 이뤄졌고, 경북 영주에선 특정 질문을 뺀 조사가 진행됐다. 또 전북 임실·남원에서는 700명을 조사하기로 한 뒤 1200~1900명까지 대상을 늘린 사례도 나왔다. 이에 낙천자들은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인단 수가 적은 기초단체 선거에선 지구당이 제한적인 단서만으로도 안심번호의 실제 주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론조사 업체들과 정당은 조작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기계적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일부 인정하는 등 안심번호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있다.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RS 후보 선출은 아직 시스템적으로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당이 후보를 여론조사로 선출하는 것이 맞는지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특정 질문 뺀 채 조사…전화 수신 안돼 선거인단 75% 배제

    특정 질문 뺀 채 조사…전화 수신 안돼 선거인단 75% 배제

    ARS 응답도중 뚝 끊긴 무효표 당초 표본의 2배 넘게 여론조사 약정 통화시도 횟수 넘겨 전화도 정치권 “당내 주류에 유리한 경선”6·13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떨어진 낙천자들이 ‘안심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에 불만을 드러내며 여론조사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거나 법원에 여론조사 전자 자료에 대한 보전 신청을 하고 있다. 장대진 경북 안동시장 예비후보는 3일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고발장을 냈다고 밝히며 “책임당원 6011명 전원을 상대로 ARS 조사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실제 1261명만 전화를 받았고 75% 이상이 조사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사일에 선거사무소에서 함께 전화를 기다리던 60여명 중 50여명이 벨소리도 못 들은 채 경선 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을 보면 선거에 임한 1261명은 주로 상대 후보 지지자들일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경선 여론조사를 담당한 A사 측은 “조작은 없었다”며 선거인단 전원에게 약 40초씩 이어진 발신 기록을 제시했지만, 장 예비후보 측은 수신 기록이 없는 선거인단 스마트폰 통화 기록을 반대 증거로 확보했다. 장 예비후보 측은 또 “여론조사할 때 쓰는 장비로 전화를 걸 때엔 최소 45초 이상 발신이 이어져야 수신기 벨이 울린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A사는 왜 40초 만에 발신을 끊었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승호 전북 남원시장 예비후보는 “당초 안심번호 선거인단을 700명 선에서 끊어 조사하기로 했는데 최종적으로 1903명을 조사했다”면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전북도당 측은 “700명은 조사 신뢰도 확보를 위한 최소 조건일 뿐 선거인단 2만 1000명에게 총 다섯 차례 ARS 통화를 시도한다는 규칙을 따르다 응답자 수가 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일 서울남부지법은 윤 예비후보가 청구한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심리를 진행하던 중 민주당 측에 여론조사 관련 전산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했다. 여론조사 업체들은 안심번호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결과를 조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정치인은 “선거인단 규모가 작고 책임당원 위주로 진행되는 선거에서는 희귀한 성, 성별, 연령만으로도 안심번호 주인을 구별할 수 있고 실제 선별 작업에 나서는 선거 캠프도 있다”면서 “당원 정보가 더 많은 주류 계파라면 안심번호 주인을 찾기가 좀더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과거에도 기독교인 후보에게 불리하도록 일요일 오전에 ARS 조사를 진행하는 등 여론조사 경선 과정에서 편법이 자행됐던 게 사실”이라면서 “조사 중 전화가 끊겨 무효표가 되는 등의 문제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제기됐지만 검증이나 개선책 마련 없이 그대로 덮였다”고 밝혔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원 선거를 막겠다고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편을 선거인단에 끌어들이려는 동원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기술적 한계, 공정성 시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참고 자료로 써야지 경선 당락을 주도할 근거로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김경수 보좌관 ‘드루킹측 500만원’ 수차례 거절 정황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동원(49·필명 드루킹)씨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김경수(50)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한모씨가 금품을 주겠다는 드루킹 측의 제안을 수차례에 걸쳐 거절하다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채권·채무 관계라는 드루킹 측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드루킹과 한 보좌관 간에 인사청탁 등에 대한 사전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사정당국과 민주당에 따르면 김 의원의 보좌관인 한씨가 지난해 9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김모(49·필명 성원)씨로부터 500만원의 현금을 받기 전에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품을 주겠다는 제안을 수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지난달 15일 김 의원에게 한 보좌관의 금품수수 사실을 알리며 협박성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한 보좌관은 이 돈을 드루킹 구속 직후인 지난달 26일 돌려줬다. 드루킹 측은 그동안 한 보좌관이 받은 돈이 개인적인 채권·채무 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명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채권·채무 관계라면 드루킹 측이 처음 돈을 전달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정당국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한 보좌관에 전달된 돈을 인사청탁을 위한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돈이 오갔고, 변호사들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하는 일이 진행됐다”면서 “김 의원이 몰랐더라도 최소한 한 보좌관은 드루킹과 사전 협의를 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보좌관이 김 의원과의 인연을 이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보좌관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경남도지사로 출마했던 김 의원의 캠프에서 일했다. 20대 총선 당시에도 김 의원을 도왔다. 특히 지난 21일 김 의원이 “한 보좌관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확인한 뒤 사표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이날 현재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국회 인사명령을 확인한 결과 한 보좌관의 면직을 담은 인사명령은 없었다. 또 국회 내부망인 국회인적관리시스템에도 이날까지 한 보좌관은 여전히 김 의원실에서 일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회 관계자는 “만일 면직처리가 됐다면 늦어도 다음날까지는 시스템에서 이름이 지워진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박미경의 사진 산문] 사진, ‘고흐’에 빚지다

    [박미경의 사진 산문] 사진, ‘고흐’에 빚지다

    책에 인쇄할 그림의 원화를 보기 위해 직접 그 그림이 있는 해외의 미술관을 찾아간 ‘인쇄업자’가 있을까? 해외엔 있는지 몰라도 국내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과 ‘크뢸러 뮐러 미술관’,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 등 고흐의 원화 그림이 있는 해외 유명 미술관들을 직접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이름 또한 본명인지 의심스럽게도 ‘유화’라고 했다.“딸을 낳으니까, 아이 손을 잡고 세계 유명 미술관들을 다니며 그곳의 그림들을 모두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교과서를 포함해 그동안 보아 온 미술책 속의 그림들은 원작의 느낌과 너무 달랐다. ‘고흐’의 ‘해바라기’를 감상하기보다는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라는 그림의 정보를 얻는 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어릴 때나 성인이 된 지금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책은 걸어다니는 전시장’이라는데, 왜 그런 ‘원화 같은 그림’이 담긴 미술책이 세상에 나오지 않는 걸까. 책은 반드시 인쇄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인쇄에는 종이와 잉크, 출력, 인쇄방식 등 정해진 조건이 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그 조건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스물아홉 살에 고급인쇄를 전문으로 하던 인쇄회사를 그만두었다. 생업으로 하는 인쇄 일과 나란히 ‘미술책’ 인쇄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비싼 인쇄기를 살 형편이 안 돼 하루 8시간씩 임대해 테스트를 했다.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테스트를 멈추지는 않았다. 종이, 잉크, 분판, 출력, 인쇄원리를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각각의 특성이 서로에게 미치는 연관성을 연구하고 실험하며 인쇄기를 임대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멀다 않고 다녔다. 5년여가 지나자 드디어 ‘원화 같은 그림’이 인쇄용지로 그의 손에 들려졌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성공은 무려 23가지의 컬러를 사용해 얻어진 것이었다. 컬러가 많이 사용될수록 인쇄 단가가 올라가므로 컬러 수를 줄여야 했는데, 그림 재현보다 더 힘들었다. 애초에 ‘딸’ 같은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미술책을 만들고자 한 일이었다. 책 가격이 비싸서는 안 됐다. 말로는 한 줄짜리 쉬운 문장이지만, 그것을 이루기까지 꼬박 10년의 세월이 더 걸렸다. 지난해 15년 동안 테스트한 포트폴리오와 미술책 샘플을 들고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고향인 네덜란드로 향했다. “이곳에는 전 세계로부터 수많은 미술책과 아트상품을 만든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런 품질의 책도 이런 가격의 책도 본 적이 없다.” 유화의 미술책에 대한 반 고흐 미술관의 이야기다. 샘플을 실물로 만들어 오라는 주문과 함께 네덜란드의 두 고흐 미술관으로부터 고흐 작품들의 원화 데이터를 받아서 돌아왔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요새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미술책 ‘갤러리북, 반 고흐’다. 일일이 원작들을 보면서 기존 미술책에 실린 작품들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인쇄로 재현한 23점의 고흐 그림이 정말이지 ‘그림처럼’ 수록돼 있다. 이제 그가 ‘고흐’ 미술책을 만들어 낸 노하우와 열정으로 사진집들을 인쇄하기 시작했다. 사진가 김홍희의 ‘선류’, 김흥구의 ‘좀녜’, 성남훈의 ‘연화지정’ ‘패’, 윤길중의 ‘큰 법당’, 임채욱의 ‘백운산장’ 그리고 ‘갤러리북, 반 고흐’를 직접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인쇄 장인’ 유화로부터 우리나라 시각예술 인쇄의 변곡점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 대법, 2015년 ‘유죄’ 2심 파기 환송… 선거법 위반 놓고 5년간 반전 거듭

    대법, 2015년 ‘유죄’ 2심 파기 환송… 선거법 위반 놓고 5년간 반전 거듭

    2012 대선 앞두고 정치 댓글 지난해 파기환송심 판단 확정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대법원이 19일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확정 선고하기까지 원 전 원장은 약 5년여 동안 재판을 받았다. 1·2·3심에 이어 파기환송심, 재상고심까지 다섯 차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정구속과 보석 석방이 반복됐다. 재판 도중 개인비리 혐의가 적발돼 별도의 재판을 받기도 했다.원 전 원장은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을 동원해 당시 여권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돕고 야권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폄훼하는 정치 댓글을 지시한 혐의로 2013년 6월 기소됐다. 이후 원 전 원장은 사법부에서 운용하는 재판 제도의 거의 전부를 경험했고, 심급별로 형량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국정원 직원의 정치 활동을 처벌하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5개 재판부 모두 일관되게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원 전 원장의 범행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심급별로 판단이 엇갈렸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1심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원 전 원장은 풀려났지만, 2심에선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2015년 2월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의 실형을 선고한 뒤 원 전 원장을 법정구속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진행된 상고심은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원 전 원장을 석방한 데 이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 전 원장의 선거 개입 혐의를 입증할 일부 디지털 자료의 증거 능력을 재판단하기 위한 전원합의체 회부였는데, 법조계에서는 일부 증거 능력을 재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전체 사건에 대한 유무죄 판단 없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파기환송심의 결론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해 8월에 나왔다. 파기환송심에선 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국정원 내에 구성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원 전 원장의 선거 개입 여부를 입증할 추가 증거를 찾아내 법원에 제출한 결과 항소심보다 형량이 늘었다. 이어 대법원은 이날 파기환송심 형량 그대로 사건을 확정했다. 첫 번째 상고심 때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서 재상고심 때는 김명수 대법원장으로 사법부의 수장도 바뀌어 있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자격 없어… 대법 “편입학 과정에 하자” 파기 환송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자격 없어… 대법 “편입학 과정에 하자” 파기 환송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형 교회인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오정현(62)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합동)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을 충분히 갖췄는지에 대해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대법원 1부(주심 김신)는 김모씨 등 이 교회 신도 9명이 “오 목사에게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를 맡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예장합동 동서울노회와 오 목사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 보냈다고 16일 밝혔다.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오 목사가 사랑의 교회 목사를 못 맡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장로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오 목사가 국내 예장합동 교단 목사 자격을 제대로 갖췄는지가 쟁점이었다. 오 목사는 1986년 미국 장로교 교단 한인서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2002년 총신대 신학대학원 연구과정 3학년에 편입해 졸업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동서울노회는 2003년 강도사(일종의 목회자 면허) 고시에 합격한 오 목사에게 인허를 내준 뒤 그를 사랑의 교회 목사로 위임했다. 이에 김씨 등은 오 목사가 교단의 규정을 어겨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헌법은 목사의 자격 요건으로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총회에서 시행하는 강도사고시에 합격해 1년 이상 교역에 종사한 후 노회고시에 합격해 목사 안수를 받은 자’로 한정하고 있다. 또 한국 외 지역의 목사가 교단 목사로 교역하려면 신학교에서 2년 이상 수업한 후 총회 강도사고시에 합격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1, 2심은 오 목사를 목사로 위임한 노회의 결의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오 목사의 학적부를 보면 미국 장로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경력이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 “이 경력 기재 없이 편입했다면 오 목사는 목사가 아니라 목사 후보생 자격으로 편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목사는 2003년 8월 사랑의 교회 초대 담임목사인 고 옥한흠 목사에 이어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2013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일부 신도를 중심으로 오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격이 없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사랑의교회 측은 ‘성도님들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은 예장합동 총회의 성직 취득 제도와 헌법, 총회신학원의 다양한 교육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서울고법의 심리 과정에서 이 점을 한층 더 소상히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 임기 1년 남기고 사의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장인종(55·연수원 18기) 법무부 감찰관이 잔여 임기를 1년 가까이 앞둔 상태에서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탈검찰화 일환으로 새 정부 들어 임용된 판사 출신 이용구(54·23기) 법무실장이 장 감찰관에게 사임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적절한 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12일 “장 감찰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으로 2009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던 장 감찰관은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로 있다가 2015년 3월 감찰관에 임용됐다. 장 감찰관의 첫 번째 임기는 지난해 3월까지였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뒤 법무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내년 3월까지 연임이 결정됐다. 장 감찰관이 사표를 내기 전인 지난달 28일 법무부는 감찰관 자리를 비검사 출신에게 개방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었다. 검찰 내에선 법무부 탈검찰화의 취지 전반에 공감하면서도, 임기제인 감찰관을 사실상 찍어 내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탈검찰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휴대전화 통신요금 원가 공개된다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통신요금 원가 산정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1년 참여연대가 “통신 서비스는 국민의 생활 필수재이므로 원가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7년 만이다. 2005~2011년 이통3사의 2·3세대(G) 서비스 요금을 대상으로 삼은 판결이지만, 통신비 산정 자료를 국민의 알권리 대상으로 대법원이 명시한 데 의미가 있다. 승소 판결에 힘입어 원고 참여연대는 요즘 쓰는 요금제인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 원가 자료 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12일 참여연대가 통신요금 원가 산정 근거자료를 공개하라며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청구한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판결에 따라 미래부는 2005~2011년 이통3사의 영업보고서, 요금산정 근거자료를 비롯해 이용약관 인가신청 때 통신사가 제출한 서류 등을 공개해야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의 눈] 개혁 필요성 스스로 증명한 檢/홍희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개혁 필요성 스스로 증명한 檢/홍희경 사회부 기자

    여의도에선 동쪽과 서쪽이 확 다르다. 국회를 낀 서여의도엔 정치인이, 동여의도엔 금융인이 활보한다. 선거철이 시작되면 서여의도가 미어터진다. 이후 컷오프, 경선, 본선이 진행될수록 한산해진다. 서여의도에서 패했다고 이웃한 동여의도를 찾진 않는다. 아예 서강대교가 안보이는 곳으로 패자들은 자취를 감춘다. 2007년 대선 때 이 불문율이 잠시 깨졌다. ‘경선이 곧 본선’이라던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이겼지만 많은 친박(박근혜)계와 일부 친노(노무현)계는 멀리 가지 못하고 동여의도를 배회했다. 그 때 아지트 삼던 고깃집이 몇 년 뒤 서여의도에 낸 분점을 보며 2007년 대선의 함수를 다시 셈한 기억도 있다. 그 동여의도 고깃집에 모인 이들은 자신들이 검찰발 낭보를 기다리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얘기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인 MB가 BBK 주가조작 사건 피의자임을 검찰이 명확하게 규명해 준다면 대선 판은 새로 짜질 것이라고 곱씹었다. 도덕성 검증을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경제 대통령’이란 구호에 미혹된 대중 때문이었는지, MB 주변에 생길 열 가지 이권 중 하나만 챙기면 그만이라고 작심한 파워엘리트 때문이었는지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선명한 사실은 11년 전 대선일 전후까지 이어진 수사 끝에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지난 세월 MB의 보호막이 됐다는 것이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번복할 때까지 차명재산을 증언할 새로운 영상 자료도, 번복된 증언도 과거 검찰·사법이 쳐놓은 보호막을 뚫고 MB에게 닿지 못했다. 지난 9일 MB는 구속기소됐다. 16개 혐의 중 7개가 차명재산과 관련됐다. MB를 구속하며 검찰은 “일찍 밝혔다면 대통령 당선 무효가 되는 중대한 혐의”라며 ‘유레카’를 외쳤지만 과거 일찍 밝히지 못해 무혐의 처분한 것도 검찰, 11년 만에 과거 처분을 번복한 것도 검찰인 사정 앞에서 기자가 찾은 ‘유레카’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이다. 기소하거나 무혐의 처분할 권한, 수사에 경제·여론·정치적 파장·사회적 안정을 반영하거나 무시할 권한, 수사를 계속 하거나 끝내버릴 권한을 한 국가 기관이 견제 없이 독점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떠올렸다. 검찰이 4번째 전직 대통령 기소란 개가를 올린 날에 말이다.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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