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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서도 인기…美 햄버거 체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영희’ [이슈픽]

    시위서도 인기…美 햄버거 체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영희’ [이슈픽]

    동물보호활동가, 비인도적 소 도축 반대 시위‘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따라 한 시위 눈길‘영희’ 인형 등장에 시민들 일제히 사진 촬영멕시코, 홍콩, 호주 각국서 ‘영희’ 속속 등장동물 권리 보호 활동가들이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앞에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놀이를 모방한 시위를 벌였다고 1일(현지시간) ABC방송이 보도했다. 오징어 게임의 높은 사회적 관심을 시위 현장에서 사용해 주목도를 높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거대 술래 로봇 인형 ‘영희’의 인기는 멕시코, 홍콩, 호주, 태국 등 각국에서 식을 줄 몰랐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활동가들은 햄버거 체인 ‘인앤아웃’(In-N-Out)이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소를 도축하는 가공시설로부터 소고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녹색 운동복에 하얀색 소머리 탈을 쓰거나 분홍색 복장에 모형총을 든 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매장 앞 거리에서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따라 한 시위를 이어갔다. 또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거대 인형인 ‘영희’도 동원했다. 영희는 ‘오징어 게임’의 첫 번째 게임에서 등장하는데 게임 규칙을 지키지 않는 참가자들을 무참하게 감지해 죽이는 잔혹 인형으로 그려진다. 이 영희 인형이 등장하자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멈춰 서서 일제히 스마트폰으로 영희 인형과 시위 현장을 촬영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장식 축산 농장 운영이 중단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멕시코 ‘망자의날’ 축제서도 ‘영희’ 우뚝영희랑 사진 찍으려 수백명 긴 줄 앞서 멕시코 ‘망자의 날’ 전날이자 핼러윈 데이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코요아칸 광장에서도 거대 인형 로봇 ‘영희’는 축제의 중심에 섰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영희가 우뚝 섰다. 실제 드라마 속 인형 로봇처럼 고개가 180도로 돌아가고 눈에 빨간 불도 들어오는 이 거대 영희는 넷플릭스 멕시코가 망자의 날을 앞두고 29일부터 3일간 깜짝 전시한 것이다. 넷플릭스 멕시코는 페이스북에 인형 제작 과정 영상을 올리며 팬들을 초대했고, 코요아칸 광장엔 영희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 수백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줄 앞부분에 선 가족에게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취재진이 묻자 51분이 지나고 있는 손목 타이머를 가리켰다. 차례가 오면 게임 진행요원 복장을 한 이들의 안내를 받아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넷플릭스가 마련한 기념품을 받아 갔다. 광장엔 ‘오징어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이들도 많았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광장 안에서만 30명가량 목격했다. 거대한 영희 인형은 코요아칸 외에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도 지난 30일 등장했다. 이곳에서도 100여 명의 팬이 줄을 서서 인증샷을 남겼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호주서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오징어 게임’ 체험장 1만명 다녀가 호주에서도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이 서큘러키에서 갑자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낭낭한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4.5m 높이와 3t 무게의 술래 로봇 인형 ‘영희’의 머리가 빙 돌자 찬물을 끼얹은 듯 참가자들의 동작이 일제히 멈췄다. 그러자 ‘오징어 게임’의 스산한 음악이 깔리며 분홍색 제복의 진행 요원에 의해 적발된 탈락자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호주 넷플릭스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시드니 하버에 설치한 ‘오징어 게임’ 체험장에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다녀가는 등 현지인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오후 체험장 입구에는 참가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을 제시하고 QR 코드를 확인했다.대다수 참가자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입장을 기다리면서도 드라마에서 본 ‘영희’ 인형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체험한 후 영희 인형 앞으로 다가가 진행 요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느라 북적였다. 이들은 깜짝 놀라거나 두려움에 떠는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드라마의 살벌한 분위기를 재현하며 시드니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을 즐겼다. ‘오징어 게임’의 열성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로라(24)씨는 “이 드라마는 욕심 많은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어린 시절 즐기던 순진한 게임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역설을 담은 특이한 작품”이라면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게임에 나오는 로봇 인형을 실제로 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고 했다.홍콩·태국 핼러윈 행사서도 ‘영희’ 지난달 31일 홍콩에서도 시민들이 ‘오징어 게임’ 등장 캐릭터로 분장한 채 핼러윈 데이 축제를 즐겼다. 홍콩 시민들은 영희 인형을 둘러싸고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사진을 찍으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밤 홍콩 최대 유흥가 란콰이펑의 클럽들이 연 핼러윈 파티를 “‘오징어게임’ 분장을 한 이들이 점령했다”고 전했다. 또 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는 핼러윈 행사로 ‘오징어 게임’의 술래 복장을 한 소녀가 손님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기도 했다. 바닥에는 사람들의 핏자국을 연상시키는 등 오징어 게임 속 장면을 유사하게 만들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스퀘어에서 뉴욕한인회 주최로 열린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서도 온종일 ‘오징어 게임’ 팬들과 현지 주민들이 몰려들어 드라마 속 게임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광장 전체가 참가 희망자들로 꽉 찼고, 폐막 예정 시간인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줄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소 1만 명에서 많게는 2∼3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하이라이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달고나 뽑기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었다. 달고나 뽑기는 미리 준비한 300명분이 초반에 동이 나 게임이 중단됐으나 1시간이 넘게 뉴오커들이 자리를 뜨지 않아 현장에서 즉석에서 제작해 달고나 게임을 추가 진행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는 남녀노소가 온종일 줄을 서서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넷플릭스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1억 3200만명 오징어 게임 봤다“253억 제작비, 가치 1조… 41배↑” ‘오징어 게임’은 사회에서 루저로 그려진 456명의 참가자들이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 오영수,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등이 출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첫선을 보인 이후 총 94개국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을 2분 이상 시청한 사람은 작품 공개 23일 만에 1억 3200만명에 달했다. 넷플릭스 총 구독자 수가 2억 900만명인 점에 비췄을 때 현재까지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이 시리즈를 본 셈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 중 89%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봤다. 시청자 중 66%에 해당하는 8700만명은 첫 공개 후 23일 안에 마지막 9화까지 ‘정주행’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공개한 넷플릭스 추산 ‘오징어 게임’의 ‘임팩트 밸류’(impact value)는 8억 9110만 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140만 달러(약 253억원)였다. 회당 28억원 꼴이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이 253억원을 제작비로 투자하고 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다른 작품들보다 ‘효율성’ 지표에서 41.7배가 뛰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15일 ‘오징어 게임- 한국 드라마 중독의 증가(The rise of Korean drama addiction)’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드라마를 집중 조명한 뒤 “BTS, 블랙핑크는 음악계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고, ‘기생충’, ‘미나리’는 오스카를 거머쥐어 할리우드를 뒤집어 놨다”면서 “오징어 게임의 치솟은 인기는 수년째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신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 웨딩드레스도 안입고 10분 기자회견으로 끝난 일본 공주 결혼식

    웨딩드레스도 안입고 10분 기자회견으로 끝난 일본 공주 결혼식

    대학에서 평민인 고무로 게이를 만난지 9년 만에 일본 마코 공주가 26일 10분간의 기자회견으로 결혼식을 끝냈다. 도쿄의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코(30) 공주는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으며, 자신의 남편에 대해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마코 공주는 남편에게 존칭어를 쓰며 “게이상은 형언할 수 없는 가치의 사람이며, 우리에게 결혼은 우리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고무로 역시 “마코를 사랑한다. 우리는 한번 살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머니와 어머니의 전 남자친구 사이에 벌어진 금융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고무로의 어머니가 아들의 대학교육을 위해 전 남자친구에게 400만엔(약 4000만원)을 빚진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결혼으로 마코 공주는 더 이상 일본 왕실 사람이 아닌, 평민이 되었다. 이달 초 일본 왕실 측은 마코 공주가 결혼을 반대하는 여론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호텔을 빌리는 비용도 마코 공주 부부가 직접 부담했다.두 사람은 신혼 살림을 고무로가 뉴욕의 로펌에 취직한 관계로 미국 뉴욕에서 시작하게 된다. 마코 공주는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우리 사회가 서로를 지지하고 돕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최근 도쿄에서는 저주받은 결혼을 중단하라며 마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마코 공주의 결혼 반대 여론으로 인해 결혼 및 출산, 아기용품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993년 일본 나루히토 황태자가 역시 평민이었던 마사코와 결혼했을 때는 일본 전체 혼인율이 9.8%나 증가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반대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본 왕실은 여성에게 승계 권한이 없어 마코 공주가 떠나면서, 17명만이 남게됐다. 이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의 직위를 승계 가능한 이는 단지 3명이며, 마코 공주의 남동생인 15살 히사히토 왕자가 첫번째 왕위 승계자다. 나루히토 일왕은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만을 두고 있다. 템플대의 히로미 무라카미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일본 왕실의 미래를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 일본 정권은 남성으로만 왕위를 지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 홍콩 ‘톈안먼 시위 추모상’ 철거될 듯…중국의 ‘기록 말살’ 시작

    홍콩 ‘톈안먼 시위 추모상’ 철거될 듯…중국의 ‘기록 말살’ 시작

    홍콩이 6·4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 철거를 명령했다. 당국이 톈안먼 시위의 기록을 말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홍콩 공영방송 RTHK는 1997년부터 홍콩대 캠퍼스 내에 자리했던 ‘수치의 기둥’이 곧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으로 덴마크 예술가가 제작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에 기증한 작품이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해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행사를 진행해온 단체로 ‘수치의 기둥’ 세정식을 연례 행사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당국은 지련회의 홈페이지와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의 운영도 중단시키고 지련회가 30여 년 축적해온 역사적 자료에 대한 접근도 모두 차단했다. 지련회는 결국 당국의 탄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말 해산했다. 지련회는 지난달 9일 홍콩 국가안전유지법(국가보안법)의 국가정권 전복선도죄 혐의로 기소를 당하면서 발이 묶였다. 전날에는 초우항텅 부주석 등 지련회 간부 4명이 체포되면서 사실상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당시 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지련회에 톈안먼 유혈사태로 이어진 중국 민주화 시위가 ‘반혁명 폭란’이기에 희생자 추모가 이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통보했다. 지련회가 해산한 상황에서, 지련회가 기증받고 관리해 온 ‘수치의 기둥’ 역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홍콩 당국은 지련회가 내건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등의 목표와 ‘수치의 기둥’ 등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판단한다며 경고해왔고, 이에 따라 ‘수치의 기둥’도 곧 철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 빈과일보 대표 등 저명 인사들이 체포돼 중형 위기에 처하거나, 많은 야당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해외로 망명했다. 지련회와 마찬가지로 당국의 외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해산하는 단체도 잇따라 나옴에 따라 홍콩의 범민주 진영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군부에 맞서 3중고 신음 미얀마… 보안법 서슬에 ‘재갈’ 물린 홍콩

    군부에 맞서 3중고 신음 미얀마… 보안법 서슬에 ‘재갈’ 물린 홍콩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국제 뉴스가 양극화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중국,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인도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나라의 뉴스는 이해관계가 없는 한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미군이 완전철수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뒤늦게 지정학적 파장과 인권 상황 악화 우려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아직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 2월 이후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 저항이 계속되는 미얀마와 국가보안법 시행 2년째인 홍콩에 대한 관심은 많이 줄었다. 인도적 지원 못지않게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중요하다. ●유엔은 군부도 민주 진영도 대표성 인정 안 해 9월 유엔 총회에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던 미얀마 군부의 시도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전복된 민주 정부에서 임명된 미얀마 대사가 현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요구하는 연설도 없었다. 군부든, 민주 진영이든 어느 쪽이 궁극적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미얀마를 대표하게 될지, 그 결정은 미뤄졌다. 대신 이번 유엔 총회 기간 중 쿠데타 이후 심각하게 악화한 미얀마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보고서가 발표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유엔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27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의 연설이 취소됐다. 그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인물이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중재로 초 모 툰 대사가 총회에서 연설을 취소하는 대신 ‘일단’ 유엔 대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세 나라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9개국으로 구성된 올해 유엔 총회 자격심사위원회 위원국이다. 자격심사위는 오는 11월 회의를 열고 미얀마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11월 회의에서도 결정이 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유엔 총회는 지난 6월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고 무기 유입 차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93개 회원국 가운데 표결에 참여한 156개국 중 119개국이 찬성했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36개국은 기권했다. 군부와 관계를 튼 중국과 러시아 등은 미얀마 대사직을 공석으로 둘 것을 대안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례가 없고 군부에 비판적인 국제 여론이 우세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심사위가 가능한 한 결정을 미루며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얀마 상황 끔찍… 놔두면 최악 내전 치달아” 하지만 미얀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군부는 지난 2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쿠데타가 성공하면서 비상통치를 1년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말을 바꿔 비상통치를 2023년 8월까지 1년 6개월 연장하고 민 아웅 훌라잉 군부 총사령관이 ‘임시정부’ 총리직을 맡았다고 발표했다. 정권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군부와 군부 통치에 반대하는 민주진영 간 무력 충돌이 악화하고 있다. 군부가 월등하게 우세한 무기로 무차별 공격에 나서면서 민간인 피해자가 급증하고 난민만 23만여명이 발생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가 지난 23일 발표한 미얀마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7월 중순까지 민간인 1120명이 숨지고 8000여명이 체포됐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120명이 구금 중 숨졌다고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연설과 성명을 통해 “미얀마 상황은 매우 끔찍하고 비극적”이라며 “국제사회는 너무 늦기 전에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갈등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그냥 놔두면 최악의 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얀마는 현재 정정 불안뿐 아니라 가난과 코로나19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코로나와 쿠데타 이후 사회 경제적 시스템 붕괴로 약 100만명이 실직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미얀마에 대한 긴급 인도적 지원에 나섰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현재까지 목표 규모의 46%만 확보돼 국제사회의 지원이 시급하다.●외국인도 보안법 적용… 英, 反中 국민에 주의보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 3개월 만에 중국에 반대하는 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 반중 목소리조차 사라졌다. 홍콩에서는 2019년 6월 9일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100만명 시위를 시작으로 반중 시위가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그해 11월 지방선거(구의회)에서 야당이 압승한 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지자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법 이행 이후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사람 등 140여명이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보안법을 피해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다수가 외국으로 나갔다. 당국의 압박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자진 해산하는 시민단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5일 홍콩 민주 진영의 상징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까지 드디어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결성된 지련회는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공원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지련회 대표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고, 다른 관계자들도 보안법상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결국 두 손을 들었다. 31년 역사의 홍콩 최대 노동단체인 홍콩직공회연맹과 중국인권변호사 지원 단체 등 지금까지 10여개 민주진영 단체가 자진 해산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가 전했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6월 24일 폐간했고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은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 등 외국 언론들은 아시아 취재본부를 홍콩에서 서울 등으로 옮기고 있다. 영국 외교부는 최근 홍콩보안법을 비판하고 반중 인권활동을 해 온 자국민에게 각별히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홍콩보안법이 외국인에게도 적용돼 홍콩 및 중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을 체결한 국가를 여행할 때 특히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민주화 시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대학에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계속 허용될지 주목된다. ●처벌 확대 움직임… 대학도 학문·표현 자유 우려 야당 정치인이 설 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중국이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원칙으로 선거제를 바꾼 뒤 지난 19일 실시된 선거인단 선거에서 친중 후보가 당선인의 99.7%를 차지했다. 야권 인사는 선거인단 1500명 중 1명뿐. 홍콩 행정장관을 뽑고 입법회(의회) 의원 40명을 선정하는 선거인단이 친중 인사로만 채워지고, 출마자는 홍콩보안법 위반 여부 심사를 거쳐야 해 오는 12월 입법회 선거에 나서겠다는 야당 후보가 없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출마 지원자가 없어 선거에 참여할지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 보안법의 처벌 대상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8월 말부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대신 “국가 안보에 반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 사전심의 기준 개정 논의 과정에서 처음 등장한 이 표현이 앞으로 교육과 예술, 인터넷 규제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미국의 중국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홍콩을 되찾아오면서 2047년까지 홍콩에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인정하기로 했던 중국의 약속은 오간 데 없고 홍콩이 빠르게 중국화하고 있다.
  • “홍콩에 대한 미국의 102가지 개입” 중국 사례 나열…보복 다짐

    “홍콩에 대한 미국의 102가지 개입” 중국 사례 나열…보복 다짐

    중국 외교부(MFA)가 홍콩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며 보복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공개한 ‘미국의 홍콩 문제 개입과 반중난항 세력 지원에 관한 팩트 시트’(Fact Sheet: U.S. Interference in Hong Kong Affairs and Support for Anti-China, Destabilizing Forces)에서 미국 개입 사례 102가지를 열거했다. 중국 외교부는 1. 홍콩 관련법 제정 등 내정 간섭 2. 홍콩 국가보안법 및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관련 결정을 방해하기 위한 제재 3. 홍콩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기 위해 홍콩특별행정구(HKSAR)와 홍콩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을 근거 없이 비난 4. 반중난항 세력 보호 및 지원으로 홍콩독립 옹호, 정치적 허위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플랫폼 제공, 사실을 왜곡하고 대중을 오도하는 범법자들의 행동을 정당화 5. 일부 국가와 공모하여 압력을 행사하고 동맹국과 협력하여 홍콩 문제에 간섭하고 공동성명 등의 수단으로 무책임한 발언 등 5개 범주로 묶어 미국의 개입 사례를 정리했다.요약본 첫머리에는 2019년 11월 27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민주주의법에 전격 서명한 사실이 담겼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반중난항’(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힘) 세력과 결탁해 중국과 홍콩 내정에 간섭했다고 규탄했다. 중국 외교부는 요약본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미국이 홍콩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기 위해 홍콩 경찰의 정당한 법징행 조치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는 근거로 2019년 6월 19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2019년 10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19년 10월 2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들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2019년 6월 19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주최한 조찬 회의에서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는 만중난항 세력이 저지른 극단주의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묵살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몰린 200만 명을 언급하며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주장했다. 폭도들에게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고 주장했다.미국이 반중난항 세력을 보호하고 지지했다는 근거로는 25가지 사례를 들었다. 중국 외교부는 2019년 3월 17일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이 미 하원 미·중 실무그룹 대표단이 앤슨 찬 전 정무사장, 민주화 운동 원로 마틴 리, 민주 활동가 조슈아 웡과 만나도록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들이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의 야권 후보 자격 박탈, 탈주범 조례 개정안, 홍콩의 정치발전 등 현안에 대해 미국과 논의했다고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6월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홍콩의 반중 매체 빈과일보 폐간에 대해 중국을 직접 비난한 사실도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미국의 근거 없는 비난’ 42번째 근거로 포함시켰다. 중국 외교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6월 24일 백악관 웹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빈과일보 폐간에 대해 홍콩과 전 세계 언론 자유에 슬픈 날이며 중국의 강화된 탄압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중국 외교부는 팩트 시트를 공개하면서 미국의 홍콩 문제 간섭에 대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시사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이고, 홍콩 문제는 순수 중국 내정”이라면서 “그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이 홍콩을 ‘카드’로 이용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파괴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 하는데, 이는 절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 주권을 존중하고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멈춰야 한다. 아울러 홍콩 문제에 대한 간섭, 홍콩 법치에 혼란을 조성하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는 “미국의 교활한 궤변은 케케묵고 무력한 것으로 세계인들에게 미국의 음흉한 속셈과 위선적인 모습을 더욱 똑똑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힘을 실었다. 특파원공서 대변인은 “미국은 홍콩을 혼란스럽게 하고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려는 계책을 빨리 포기하고 홍콩 문제에 개입하는 ‘검은손’을 거둬들이라.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려는 중화민족의 강철 의지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 “中, 지방 정부에 헝다 파산 대비 지시”

    “中, 지방 정부에 헝다 파산 대비 지시”

    중국 3대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23일로 예정됐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기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채권 이자 지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부도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중국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전날 쉬자인 회장 주재로 심야 간부 회의를 가졌다. 어떻게든 헝다가 쓰러지는 것을 막아 내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의 주가는 한때 30% 넘게 치솟았다. 전날 헝다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위안화 채권 보유 기관과 접촉해 2억 3200만 위안(약 425억원) 이자 상환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갚아야 할 해외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약 989억원)도 기한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헝다가 디폴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오는 29일에도 채권 이자 4750만 달러를 내야 하는 등 연말까지 6억 6800만 달러를 마련해야 한다. 헝다의 2대 주주인 화인부동산(차이니스 에스테이트)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95억 홍콩달러(약 1조 44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팔려는 것은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서다. 중앙 당국이 지방정부에 헝다의 파산 위기에 대비하고 후속 조처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헝다 사태로 야기될 대중들의 분노와 시위 등 사회적 파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별도 사법팀을 꾸리고,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도 완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헝다 파산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전 세계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헝다의 총부채 1조 9500억 위안(약 355조원)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달러 채권 규모가 200억 달러(약 24조원)에 불과해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도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직접적으로 (헝다 파산) 위험에 노출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래도 일각에서는 “리먼 사태 때도 월가에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떠들다가 사달이 나지 않았냐”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한다. 로이터통신은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자인 헝다는 문어발식 기업 확장으로 중국 경제와 너무나 심하게 얽혀 있다. 전 산업 분야에 ‘연쇄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평했다.
  • 상처받고 방황하는… 완벽하고 싶었던 그들, 그래도 괜찮다는 위로

    상처받고 방황하는… 완벽하고 싶었던 그들, 그래도 괜찮다는 위로

    완벽한 생애/조해진 지음/창비/176쪽 1만 4000원 인생을 살다 보면 신념을 지키려 해도 흔들리고, 진심 어린 사랑을 해도 허무하게 끝날 때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할 만큼 성취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꾸준히 귀를 기울여 온 조해진 작가의 소설 ‘완벽한 생애’는 이처럼 상처받고 흔들리는 인물을 통해 우리 인생은 완벽할 수 있을까, 또는 완벽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각자 삶의 터전에서 도망치듯 떠난 세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모욕감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윤주는 제주에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친구 미정의 초청을 받고 제주로 갔다. 다시는 서울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영등포에 있는 자신의 방을 주거공유 사이트에 등록한다. 윤주의 방을 빌린 인물은 홍콩에서 온 시징이다. 시징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만났던 은철을 다시 만날 바람으로 영등포를 찾았다. 윤주와 시징은 친밀한 말을 담은 편지를 주고받고 각자 ‘타인의 방’에 머물며 숨겨 왔던 진심을 털어놓는다.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삶의 원동력을 잃은 인물들의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서로를 연동시켰다는 것이다. 시징은 은철과 헤어지면서 삶의 목표를 상실하지만, 윤주가 벗어나고 싶었던 영등포는 시징에게 유일한 희망의 장소다. 미정은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을 해 보겠다는 신념을 지녔었지만, 예전 인권법 재단에서 일할 때 도와줬던 성소수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그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법조인이 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미정은 제주에 머물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자신의 인생이 타인의 비웃음거리가 되자 무너진 윤주는 제주의 미정에게 가고, 시징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과 화해한다. 시징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홍콩의 자립을 위해 용기를 낸다. 삶이 힘들 때 도망친 곳은 낯선 곳이며, 무엇 하나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낯모르는 타인에게서 나를 도망치게 했던 과거의 그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고, 익숙한 일상에서는 기만이나 거짓으로 모른 척했던 진심을 낯선 공간에서는 제대로 마주할 기회가 있다. 윤주가 시징에게 보낸 편지 구절 “우리는 모두 여행자라고, 이 행성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이라고요”(151쪽)는 결국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없으며 생애가 완벽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회적 고통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도 엿보인다. 각각의 인물들은 비정규직의 소외감(윤주), 제주 신공항 건설을 비롯한 난개발 문제(미정), 중국의 내정 간섭에 반발하는 홍콩의 암울한 현실(시징) 등 시대의 흐름 속 불가피한 아픔을 겪는다. 소설은 이렇게 각자가 지난 상처들을 담담히 그려 내면서도 삶을 마주할 용기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신념을 따르고 사랑에 진심일수록 상처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생애는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으며, 완벽해지려고 고투하는 과정 속에서 완성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또한 자신의 생애 속 장면을 때론 아름답게 기억하기도 하고, 망각하기도 한다. 가끔 주저앉아 숨을 돌릴 때나, 완벽하게 살 수 없음을 깨닫고 좌절할 때 이 책은 ‘괜찮다’고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듯하다.
  • [책꽂이]

    [책꽂이]

    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김봉렬 지음, 플레져미디어 펴냄) 건축인문학자인 저자가 서울신문에 2년간 연재한 ‘김봉렬과 함께하는 건축 시간여행’을 보완해 책으로 펴냈다. 고창 고인돌 유적에서부터 군위 사유원까지 2500년간 각 시대를 대표해 온 건축물 속에 담겨 있는 정치문화사회사를 풀어낸다. 320쪽. 2만 2000원.SF 연대기(셰릴 빈트·마크 볼드 지음, 송경아 옮김, 허블 펴냄) 미디어와 영화 전문가인 저자들이 SF 장르의 개념과 역사를 집대성했다.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3년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 계획이나 2017년 텍사스주 낙태 규제 법안 반대 시위에 SF 작가들이 미친 영향 등을 분석했다. 492쪽. 1만 7000원.집에 갇힌 나라, 동아시아와 중국(김수현·진미윤 지음, 오월의봄 펴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설계자인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일본 등의 부동산 실태를 조명했다. 집값 급등은 동아시아 공동 문제로 ‘부동산에 대한 평등주의’가 원인이라고 분석한 저자는 세제, 개발이익 환수제도를 규범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76쪽. 2만 2000원.헤어지자고 했을 뿐입니다(이주연·이정환 지음, 오마이북 펴냄) 기자의 시각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사귀던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 108명의 사례를 판결문을 통해 분석했다. 가해 남성들은 수시로 피해 여성들의 삶을 폭력으로 짓밟았고, 피해 여성들은 사소한 언쟁 때문에 살해당한 경우가 많아 공권력의 책무가 크다고 강조한다. 280쪽. 1만 5000원.수술, 마지막 선택(강구정 지음, 공존 펴냄) 30여년간 수술을 해 온 외과의사가 현장에서 생생하게 들려주는 수술에 대한 이야기. 수술은 ‘불완전한 기술’이자 ‘최후의 선택’이라는 저자는 허리 통증, 인공 관절, 간 이식, 대장암 예방, 외과의사의 실수 등 대중의 궁금증을 쉽게 풀어쓰고 독자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447쪽. 2만원.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김이설 외 5인 지음, 은행나무 펴냄) 김이설, 김혜나, 박생강, 박주영, 정지향, 최정화 등 작가 여섯 명이 ‘요가’를 주제로 펴낸 테마 소설집. ‘요가하는 여자’, ‘가만히 바라보면’ 등 각각의 작품에선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요가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일을 통해 가족과 내면의 평화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236쪽. 1만 4000원.
  • 헝다 파산 시그널…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터지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산시장 거품을 억제하고자 돈줄을 죄면서 대표적 부동산 재벌인 헝다(에버그란데)의 파산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대마불사 신화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부동산 기업들의 부도가 금융기관 도산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을 흔드는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아파트 건설 분야 1~2위를 다투는 헝다는 미국계 투자은행 훌리한 로키 등을 그룹 재무고문으로 위촉했다. 홀리한 로키는 리먼브러더스와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헝다가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해 ‘구조조정 전문가’와 손을 잡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도 14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헝다를 점검할 회계·법률 전문가팀을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헝다의 파산을 염두에 둔 조치로,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사례가 될 것으로 매체는 분석했다. 헝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총부채는 1조 9700억 위안(약 354조원)에 달한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만 2400억 위안으로 회사의 현금 보유액(868억 위안)의 두 배가 넘는다. 부동산 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으로 보고 대출로 땅을 사 아파트를 지어 파는 차입 경영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헝다의 지난달 주택 판매 계약액은 380억 8000만 위안으로, 6월(716억 3000만 위안)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헝다가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소비자들이 아파트 구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중국 전역의 헝다 사무실에서는 주식과 채권을 샀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과 아파트를 분양받은 구매자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헝다의 도산으로 자금을 대준 은행까지 차례로 무너지는 ‘헝다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우려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6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헝다의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블랙록과 스위스 UBS, 프랑스 아문디 등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도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가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에서 시작됐다”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미중 정상 7개월만에 ‘깜짝’ 통화…“양국 관계 올바른 궤도로”

    미중 정상 7개월만에 ‘깜짝’ 통화…“양국 관계 올바른 궤도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개월 만에 ‘깜짝’ 전화통화를 갖고 미중갈등 현안을 논의했다.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책임론, 대만·홍콩 문제 등으로 냉각기를 맞은 두 나라의 갈등을 완화하고 미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미국의 이익이 집중되는 분야와 반대로 미국의 이익과 가치가 분산되는 분야를 두고 광범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두 가지 의제 집합에 대해 모두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관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이번 논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을 책임감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 등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며 “두 정상이 경쟁이 분쟁으로 바뀌지 않도록 양국의 책임감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도 10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타전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길 원한다. 미중관계를 정상 궤도로 회복시키고 싶다”며 “기후변화 등 중요 문제에 있어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공동 인식을 달성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올리는데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정상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산과 물이 겹겹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길이 없을 것 같았는데, 버드나무가 무성하고 꽃이 만발하니 또 하나의 마을이 있더라”(山重水复疑无路,柳暗花明又一村)는 중국 고대 시가를 인용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상치 않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자는 뜻이다. 끝으로 그는 “서로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하는 가운데 양국 관계부처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방역, 경제 회복 등에 대한 조정과 협력을 추진하자”고 말했다.양국 정상의 전화는 올해 2월 11일 바이든이 미 대통령 취임 21일 만에 시 주석과 유선으로 대화를 나눈지 7개월 만이다. CBS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격해지면서 중국의 고위관리들이 미국의 당사자들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풀고자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양국 간 소통이 차단된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갈등’에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 간 연락망을 열어두자는 취지로 대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친분을 여러 차례 과시했다. 지난 2월 CBS 인터뷰에서 “부통령 시절에 통역만 두고 24시간동안 개인적 만남을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다시 시 주석의 손아귀로 들어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역시 ‘반중’이 국시가 된 자국 여론을 의식해 대중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월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양국의 첫 고위급 외교관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를 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은 연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무력으로 대만을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두고도 미중은 협력을 위한 대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오는 10월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두 나라 지도자가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 주석이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화상 참석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와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두 번째 전화통화를 가진 것은 대면회담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보도했다. 미 조지타운 대학의 아시아 전문가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고문이었던 에반 메데이로스는 “1차 전화통화 이후 7개월이 지났다. 미중 모두에게 힘든 7개월이었다”며 “두 정상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간 탈레반 정권 출범 이후 미중이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이 생긴 만큼 미중이 제한적이나마 손을 잡을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두 번째 통화를 가지면서 조만간 직접 대면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FT는 전망했다.
  • 인도·대만 이어 아프간까지… ‘세 개의 전선’ 펼친 中

    인도·대만 이어 아프간까지… ‘세 개의 전선’ 펼친 中

    중국이 미국 등 서구세계의 압박에 맞서고자 인접국을 상대로 동시에 세 개의 전선을 펼치는 모양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티베트에서 인도군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중국군 폭격기도 연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던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접수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을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6일 인민해방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티베트에서 펼친 군사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보병과 포병, 특수작전부대는 고도 4700m 산악 지역에서 인도 정찰기와 흡사한 드론을 격추하고 적의 지휘 본부도 미사일로 타격했다. 적군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인민해방군 출신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히말라야 산맥을 두고 국경 분쟁을 벌이는 인도군”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해 5월 군인 250명이 라다크에서 난투극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틀간 이어진 투석전으로 양측 군인 11명이 다쳤다. 다음달 15일 순찰을 하던 인도 병력이 좁은 산등성이에서 중국군과 마주쳐 싸움이 다시 시작돼 20여명이 숨졌다. 이후 두 나라는 극한의 대치를 이어 가고 있다. SCMP는 “중국은 인도의 거대한 시장이 필요하다”며 “이번 훈련은 인도 측에 ‘실제 전쟁을 감행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가 참여한 중국 견제 협의체) 등을 끌어들여 분쟁을 키우지 말라’는 경고의 뜻”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군은 대만도 위협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군 군용기 19대가 대만 남서부 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H6 폭격기 4대와 J16전투기 10대, SU30 전투기 4대, Y8 전자교란기 1대 등이다. 이 가운데 H6 폭격기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과 대만군의 전력 격차를 보여 주기 위한 일상적 훈련”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밀착해 독립을 추구하려는 대만에 고통을 주려는 의도다. 이에 미군 정찰기도 같은 날 대만 ADIZ에 정찰기를 진입시켜 맞대응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군이 아프간 주둔 미군이 쓰던 바그람 기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8일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뉴스)에 따르면 중국 군 당국은 향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ETIM의 테러 위험을 차단하고자 바그람 기지에 병력과 지원인력 등을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US뉴스는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처럼) 기지를 통째로 장악하지 않고 탈레반 정권의 초청에 따라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을 파견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바그람 기지 진출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고 아프간에서 미국을 대신해 ‘질서 수호자’ 역할을 하는 핵심 교두보다. 현실화된다면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미중 간 전략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中 ‘EU 맏형’ 獨총선에 촉각… “누가 돼도 메르켈보다 강경”

    中 ‘EU 맏형’ 獨총선에 촉각… “누가 돼도 메르켈보다 강경”

    여론조사서 사민당 1위… 정권교체 유력‘대중 유화책 비판’ 녹색당과 연정도 우려與 승리해도 기술 이전 등 강경책 불가피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전 세계로 퍼진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려야 하는 중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방 세계 지도자 가운데 자국에 가장 우호적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6일 치러지는 총선을 끝으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새 총리가 누가 돼도 지금보다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퍼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ARD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권자 13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이 25%의 지지율로 집권 기독민주(CDU)·기독사회(CSU) 연합을 5% 포인트 앞섰다. ‘길거리 정당’으로 폄하되던 녹색당이 16%로 3위를 차지했다. 메르켈 총리에게 당권을 넘겨받은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 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가 판세를 뒤집고자 분투하지만 현재로서는 정권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선거에서 사민당이 승리하면 정책 기조가 비슷한 녹색당과의 연정이 확실시된다. 중국은 이 대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녹색당은 메르켈 총리의 대중국 유화 정책을 비판해 왔다. 홍콩 민주화 시위대 탄압과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 문제에 최소한의 언급만 내놓으며 지난해 말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포괄적 투자협정(CAI) 체결을 주도했다는 이유다. 기민당이 승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임인 라셰트는 2005년 11월부터 15년 넘게 집권한 ‘최장수 총리’ 메르켈의 정책을 대부분 계승하겠지만, 중국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기업 인수나 기술 이전 등을 두고 보다 엄격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중국 전문가 노아 바킨은 “메르켈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레드라인’(한계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다음 총리는 중국을 더 거칠게 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메르켈 총리는 중국이 ‘무역을 통한 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민주적 가치를 흡수할 것으로 봤다. 같은 이유로 러시아에 대해서도 ‘현대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EU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면 유럽 다른 나라들의 분위기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이번 독일 총선에서 반중이 핵심 이슈는 아니라는 점이다. SCMP는 “독일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기후 보호와 이민자 문제, 코로나19 대유행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대중국 정책은 국내 현안에 밀려 있다”고 전했다.
  • 휴어기 끝낸 중국어선 다시 남중국해로…싹쓸이·환경파괴 우려

    휴어기 끝낸 중국어선 다시 남중국해로…싹쓸이·환경파괴 우려

    중국 어선이 속속 남중국해로 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하 SCMP)에 따르면 16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정했던 올해 휴어기가 종료됨에 따라 중국어선들이 조업을 재개했다. 중국은 어족 자원과 해양 생태계를 보호한다며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일부에 일방적으로 휴어기를 설정했다. 올해 휴어기는 5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였다. 휴어기가 끝나자마자 광둥성 양장은 물론 푸젠성, 하이난성 항구에 정박해 있던 중국어선들이 남중국해로 출항했다. SCMP는 하이난성 싼야시 항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400여 척도 본격 조업에 나섰다고 싼야데일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어민들은 만선의 꿈에 부풀어 있다. 트롤선박 선장과 선원들은 이번 출항을 위해 석달 반 휴어기 동안 항구에서 어선 정비와 재보급에 집중했다. 지난 시즌 만족할 만한 어업 성과를 거뒀다는 싼야시 어민 쉬에 하일리는 “하반기에도 만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수백 척씩 한꺼번에 몰려다니며 싹쓸이 조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어선의 출항과 동시에 남중국해에도 긴장이 감돈다. 중국은 2018년 기준 전 세계 오징어 어획량의 70%에 달하는 52만t을 잡아들였다. 올해는 인공위성 위치추적과 영상 모니터링, 빅데이터 관리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통제를 하고 있다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지만, 주변국 어민들과의 어업 분쟁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대해 중국 남중국해연구원 천샹먀오 연구원은 중국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타국 어민간 충돌을 우려하지 않는다. 어민들은 수년간 암묵적인 합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파괴도 걱정이다. 미국 인공지능 개발업체 시뮬래리티가 지난달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6년부터 5년간 중국어선이 남중국해에 버린 오물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어선이 떼지어 정박하며 막대한 양의 인분과 오폐수를 쏟아낸 탓에 남중국해 수역 생태계는 회복 불능에 가까울 정도의 재앙을 맞았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시뮬래리티 측은 “남중국해 스플래리티 군도 내 ‘유니언 뱅크’라고 알려진 고리 모양의 산호초도 중국 어선 236척이 정박하는 동안 온갖 오폐수와 쓰레기로 뒤덮였다”고 밝힌 바 있다.‘해상민병대’ 의혹도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해상민병대는 사회주의 중국 건국 초, 국민당군의 공격을 막으면서 연안 조업과 해군력 열세를 보강하는 수단으로 설립됐다. 민간어선으로 위장하고는 있지만, 정규군에서 훈련을 받고 군인과 같은 봉급 및 연금 혜택을 받는 준(準)해군이다. 물자운반, 해상 시위 등 군사적 활동은 물론 해군, 해경의 정보원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조업에 매진하기 때문에 상대국 입장에선 섣불리 군사적 대응에 나서기가 껄끄럽다. 중국이 해상민병대 존재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잘못 물리력을 행사했다간 민간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지난 3월 남중국해 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 휫선 산호초에 해상민병대가 탄 것으로 보이는 어선 220여 척이 몰려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필리핀 측은 “조업 활동 흔적도 전혀 없고 어민도 보이지 않는데, 밤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며 해상민병대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해상민병대가 항행 안전을 위협하고, 해양환경을 파괴한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 선박들이 풍랑을 피해 일시 피난한 것뿐이라 주장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국이 민간어선으로 가장한 해상민병대를 동원해 남중국해에서의 실효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다시 시작된 조업기, 중국 어선 수만 척은 숱한 우려와 의혹을 뒤로 하고 만선을 쫓아 출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무력 침공 시나리오까지… 中, 美 업은 대만 진짜 칠까

    무력 침공 시나리오까지… 中, 美 업은 대만 진짜 칠까

    최근 중국이 대만 인근 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감행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침입해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외신들을 중심으로 ‘전쟁 가능성’이 대두된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 보고서를 인용해 “지금 (대만과 중국은) 전쟁 직전의 상황”이라며 “과거 장제스·마오쩌둥 시절보다 무력충돌 위험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에서는 대만과의 평화 통일을 설득하고자 내놨던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논리가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로 무너지자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 무력으로 합병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이 나온다. 대만도 중국의 무력침공에 대비해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무기 수입을 늘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참전해야 하는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대만 문제가 동아시아 평화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트럼프 집권 이후 증폭된 중국의 대만 위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누구라도 중국을 압박하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한 지난달 1일.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발간하는 월간지 함선지식은 ‘통일전쟁의 서막, 대(對)대만 연합 화력 공격 삼부곡’이라는 기사와 동영상을 올렸다. 잡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공격 시나리오를 3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1단계는 ‘둥펑16’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쏟아부어 공항과 레이더, 대공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것이다. 2단계는 ‘잉지91’과 같은 순항미사일로 군사기지와 통신시설, 군함을 부순다. 3단계는 함포 사격으로 인민해방군 대만 상륙의 방해물을 제거한다. 매체는 “우리는 ‘대만의 독립 시도가 결국 막다른 길에 이를 뿐’이라는 점을 단호히 경고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 기사는 해당 매체의 자의적 관점의 보도일 뿐 인민해방군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국 언론을 체제 선동의 도구로 여기는 중국에서 이런 민감한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과 대만에 대한 으름장이라는 해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군 공군이 대만 ADIZ에 대규모로 진입하고 항공모함 ‘랴오닝’이 대만을 순회하는 등 일련의 행보를 두고 “대만보다는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제 ‘중국의 대만 침공’(china attack taiwan)은 구글만 검색해도 관련 기사가 수백건 쏟아질 만큼 개연성 있는 가설이 됐다. 대만해협 긴장이 이렇게 커진 것은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중국 압박을 위해 ‘대만 카드’를 꺼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를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의 취임 축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단교 이후 최고위급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찾았다.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과의 협력 수위를 더욱 높였다. 대만관계법 제정 기념일에 전직 미 의회 및 국무부·국방부 인사들의 대만 방문을 허가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 주요 7개국(G7)·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공동선언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시했다. 이때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불사’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사실 중국과 대만의 군사력은 비교 자체가 무색할 만큼 차이가 크다. 대만의 대중 정책을 관장하는 대륙위원회의 전직 위원 알렉산더 황은 SCMP에 “중국군이 규모는 대만의 100배, 국방비는 25배 많다”며 “대만이 얼마나 많은 군사력을 확보해야 전략적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토로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국방부가 지금까지 18차례나 워게임(전쟁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중국은 늘 대만을 월등한 전력 차로 압도했다”고 보도했다.●“中군사력, 대만 100배… 전투경험 美에 밀려” 그러나 대만의 뒤에는 ‘세계 최강’ 미국이 있다. 아직 중국이 미국과 일대일로 맞붙기는 무리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중국 복무 군인 가운데 일부 나이 든 장군을 빼면 실제 전투 경험이 없다”며 “이는 중국군이 (실전 경험이 풍부한 미군에 비해) 현실적이고 복잡한 환경에서 훈련받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기에는 정량적 계측이 불가능한 변수가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 수호’라는 이름으로 자국 병사들의 희생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20년간 이어 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스스로 포기했다. 미군 2400여명이 숨지는 등 인적·물적 피해가 커지자 전쟁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이다. 군사력 열세에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다. 중국이 한국전쟁 때처럼 인민해방군 수십만명의 피해를 불사한다면 미국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은 “우리나라 같은 제3자가 볼 때 중국의 대만 침공이 무모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아편전쟁(1842년) 이후 외세에 의해 분열된 영토를 완전히 회복한다’는 상징성이 크다”며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아낼 수 있을까.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미 군사매체 디펜스뉴스는 미국이 전력화가 되지 않은 인공지능(AI) 탑재 전투 드론까지 모두 활용해야 중국의 공격을 간신히 격퇴할 수 있었다는 최근 워게임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SCMP에 “인민해방군은 대만과의 전쟁에서 미 해군 진입을 막아낼 방법만 수십년을 연구했다”며 “중국의 항공모함들과 미사일들이 미 항모 전단이 대만해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강력한 방패’를 구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해군학교 전 교관인 뤼리스도 “미군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를 공격하고자 항공모함 6대를 전개했는데, 지금의 인민해방군은 당시 이라크군보다 강하다”며 “미 해·공군 전력의 80%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19년 기준 미국의 중대형 항모가 11척임을 감안하면 최소 8~9척은 대만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의 명운을 걸고 맞서야 승부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디펜스뉴스는 이를 고대 그리스 고사인 ‘피로스왕의 승리’로 표현했다. 미국이 어렵게나마 이길 수 있겠지만 감당하기 힘든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상처 뿐인 영광’이다.●“전쟁 땐 전방위 제재에 20여년 고난의 행군”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당장 전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중국은 내년 2월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른다. 올림픽을 열면서 전쟁도 시작한다면 중국은 세계 역사 교과서에 길이 남을 오점을 각오해야 한다. 서구세계의 전방위 제재로 향후 20~30년간 ‘고난의 행군’도 예상된다. 더 디플로맷은 “전쟁이 발발하면 양안(중국과 대만) 모두 대량살상무기로 상대편 경제권을 파탄 낼 것”이라며 “인민해방군이 힘의 우위를 내세워 침공에 나서자고 해도 (경제 타격을 우려한) 시 주석 등 당 지도부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취할 전략적 선택도 따져 봐야 한다. 베이징에서 만난 군사 소식통은 “중국이 대만을 확보하면 미국은 이를 보복하고자 남중국해 내 중국 인공섬들을 폭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을 얻더라도 동남아 제해권을 뺏기게 돼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중국 공산당 100년을 보며/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중국 공산당 100년을 보며/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중국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이 창설 100년을 맞았다. 수만 명의 중국인들이 톈안먼광장에 운집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가올 10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위의 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의 국가목표를 선언했다. 굶주림이 없는 오늘의 중국을 만든 것은 지난 100년 중국 공산당의 치적이라고 중국 민족주의를 한껏 치켜올렸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근원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다. 자본가 계급은 돈을 더 많이 버는 반면에 근로자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노동착취를 당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가 서구에 퍼졌고 영국 등 서구 민주주의 국가는 노동자 계급의 정치참여와 풍부한 복지정책으로 오늘날의 사회민주주의 형태를 지닌 국가들로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갈등을 해결하며 복지국가로 올라섰다. 이에 비해 중국 공산주의는 서양의 노동자 혁명이 아니고 농민이 기반이 되는 ‘중국식 공산주의’라고 특별하게 구별하려 한다. 1921년 7월 1일 창립된 중국 공산당은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함으로써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선포한다. 한때는 극심한 빈곤도 있었으나 오늘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계기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했고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가 보면 한국의 고급 아파트와 같은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풍요로움을 볼 수 있다. 특히 시진핑은 중국이 미국을 대적할 수 있을 만큼 강대국이 됐다고 선전하고 이 모든 것은 중국 공산당의 업적이라 자화자찬하며 중국 민족의 우위성을 주입하고 있다. 중국 민족주의로 전 국민이 뭉쳐야 한다는 자긍심을 불어넣고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과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산당 일당지배의 특징은 엄청난 돈을 집중투자하며 다른 나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일당지배라서 결정력이 빨라 중요한 경제정책의 실현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중국의 대외정책은 일대일로라 하여 중국 내륙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방향과 남중국해, 인도양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 경로에 속한 나라에 투자하며 영향력을 높여 가는 것이다. 2019년 호주 동부 브리즈번의 퀸스대에서 홍콩의 민주화에 대한 시위가 있었는데 중국 민족주의자라는 사람들의 폭압적인 반대 데모 탓에 호주에서의 반중국 감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퀸스대에는 약 1만명의 중국 유학생이 있는데 이들이 내는 등록금은 대학재정의 20%를 차지하니 수입에 목마른 호주의 대학들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서울 소재 큰 대학이 수천 명의 중국 유학생이 내는 수업료에 대학재정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니 지방의 소규모 대학은 중국 유학생 없이는 문을 닫을 형편이다. 문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세계의 여러 나라와 선의적으로 협력하고 선한 가치를 공유하려 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의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시 주석의 공산당 창립 100년 기념 연설에는 근대화에 늦은 중국이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영국에 100년이나 조차당하고 외국의 침략에 유린된 근대역사에 대한 한이 녹아 있다. 중국 사람들을 아편중독자로 내몬 영국의 아편전쟁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잘못된 전쟁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 주석은 아편전쟁이나 외세의 침략과 같은 과거역사가 절대로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남중국해 지배를 겨냥해 해군력을 크게 증강시키고 있다. 해군력이 특히 취약했기 때문에 서구 제국주의에 유린당했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크고 작은 역사적 아픔이 있다. 그래서 스리랑카, 헝가리 등 국력이 약한 나라뿐 아니라 호주, 일본, 한국도 강성해지는 중국을 두려워한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한국과 일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군사적으로는 한미동맹을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미국과 군사적으로 일체화해 하나로 움직인다. 중국 공산당은 과거 역사에 집착하지 말고 세계와 친밀하고 공생하는 미래 100년의 국가 목표를 세워야 여타의 나라들로부터 존경받게 되고 중국 국민들에게도 이로운 일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농업·건설 등 11개 외 모두 개방… 中, 홍콩 지우고 하이난 띄운다

    농업·건설 등 11개 외 모두 개방… 中, 홍콩 지우고 하이난 띄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을 ‘제2의 홍콩’으로 키우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시행하며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자 미국은 홍콩에 대한 특혜를 줄이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는데, 이에 홍콩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기지를 만들어 판세를 뒤집으려는 게 시 주석의 구상이다. 2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국경 간 서비스 무역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했다. 해외 사업자에 대해 농업과 건설, 통신, 교육 등 11개 규제 분야를 적시했다. 네거티브 리스트는 당국이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을 뺀 나머지를 모두 허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허가한 것 외에 나머지를 다 제한하는 ‘포지티브 리스트’보다 개방 효과가 크다. 이번 조치로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외국 기업들도 중국 업체들과 동등한 시장 접근 권한을 갖는다. 중국이 국경 간 서비스 무역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하이난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네거티브 리스트가 서비스 분야의 시장 접근 문턱을 낮추고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며 “개방성과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자평했다. 하이난은 중국 개혁개방 초기부터 경제특구로 운영됐고 2018년에는 자유무역시험구(FTZ)로 지정됐다. 이때만 해도 포화 상태에 달한 홍콩의 무역 기능 일부를 분담시키려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2019년부터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고 반중 정서가 강해지자 중국 최고지도부는 홍콩의 미래를 다시 그렸다. 홍콩의 금융 및 자본시장 기능을 광둥성 선전으로, 무역 기능을 하이난으로 옮길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제정한 직후인 지난해 6월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곧바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하이난 지역 전체를 중국을 대표하는 무역 허브로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발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밝히자 ‘홍콩 같은 자유무역항을 새로 짓겠다’며 맞선 것이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전략적 결정”임을 강조했다. ‘홍콩을 죽이더라도 미국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은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육성해도 마약이나 성매매, 도박 등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 최근 류츠구이 하이난성 당서기는 “하이난은 중국 특색사회주의 자유무역항”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거나 사회주의 이념을 파괴하려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카지노나 경마장 등이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선을 그은 것이다.
  • 中 물난리 취재하던 외신기자, 성난 군중에 봉변당할 뻔

    中 물난리 취재하던 외신기자, 성난 군중에 봉변당할 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물난리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기자가 적대적인 군중에 둘러싸여 취재를 방해받고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 의혹을 보도해 중국 정부와 갈등 중인 영국 BBC의 기자로 오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입은 기자는 독일 방송국 소속으로, 그는 “만약 정말 BBC 기자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독일 기자, 물난리 취재하다 현지 주민에 가로막혀26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마티아스 베링거 기자는 지난 24일 물난리가 난 중국 허난성 정저우 시내에서 수해 와 관련해 촬영을 하다가 성난 군중에 둘러싸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11개의 트윗을 올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LA타임스 앨리스 수 특파원과 함께 물난리 피해가 컸던 쇼핑센터 인근으로 취재를 나갔던 베링거 기자는 “여성 2명이 다가오더니 한 명은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고, 다른 한 명은 내 모습을 계속 촬영해 그 의도를 의심케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대부분 중년으로 보이는 대략 10명의 남자들이 몰려들었고, 자신들의 신원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내게 촬영이 불법이라고 말했다”면서 “내가 못 알아듣는 척하며 현장을 떠나려 하자 한 사람이 길을 막아섰고, 그래서 나도 그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은 내게 ‘로빈 브랜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이냐“고 물었고, 나를 밀치면서 ‘나쁜놈’, ‘중국에 먹칠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한 사람은 내 휴대전화를 잡아채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이 중국에 대해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훈계하던 한 중년 남성은 베링거 기자가 “인터뷰를 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좋다”고 답했다가 기자가 카메라를 꺼내들자 “안 된다. 난 당신이 싫다”며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했다. BBC의 중국 비판 기사에 中-英 갈등 심화 군중이 지목한 로빈 브랜트는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이다. 지난 2월 영국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된다는 이유로 중국 CGTN 방송의 면허를 취소하자, 중국은 BBC월드뉴스가 의도적으로 중국에 먹칠을 했다면서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다. 3월에는 CGTN에 ‘홍콩 시위 관련 5건의 방송에서 중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수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미 올해 초 BBC가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은폐 의혹과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 문제 등을 통해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었다. 이후 중국에서도 BBC 월드뉴스의 방송이 금지됐고, 홍콩에서도 중계가 중단됐다. “중국에서 꺼져!”…독일 기자 “中 언론환경 매우 두렵다”베링거 기자는 “결국 처음에 내게 말을 건 여성이 군중을 진정시켰고, 내가 브랜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군중도 조용해졌다. 일부는 내게 사과했다”면서 “중국 관영매체와 국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BBC뉴스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웨이보에는 내게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만약 정말 그(브랜트)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중국의 언론 환경은 매우 두렵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동행했던 앨리스 수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그들은 ‘여기는 중국이야. 중국에서 꺼져!’라고 소리를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정저우에서 이 같은 적대감과 맞닥뜨린 외국 기자는 우리뿐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 이준석이 걱정하는 홍콩인들에 일본 오키나와 새 이주지로 부상

    이준석이 걱정하는 홍콩인들에 일본 오키나와 새 이주지로 부상

    2020년 홍콩의 민주주의를 인정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모호해지고 대신 중국 공산당 정부가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섬을 옥죄는 ‘국가안전법’이 제정되면서 홍콩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홍콩에서 비행기로 2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일본 오키나와가 홍콩인들의 새로운 이주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2019년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홍콩인들이 많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홍콩인들에게 영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일본 오키나와가 부상하게 된 것은 일본의 투자 및 비즈니스 비자 프로그램 덕이다. 홍콩인들이 오키나와에서 홈스테이 같은 비즈니스를 열고 3~6달이면 5년 뒤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과정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일본의 비자 프로그램은 영국 여권이 없는 홍콩인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가구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이층집의 가격은 4500만엔(약 4억 7000만원)이다. 12명의 사람이 묵을 수 있으며, 면적은 3700여㎡(약 1100평) 정도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임대료는 10% 정도 떨어졌지만, 집값은 되려 상승했다. 오키나와 나하시에 집을 산 한 홍콩인은 일본이 코로나때문에 비자 발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여전히 아직 홍콩에 발이 묶여 있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오키나와 부동산을 찾았고,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경쟁이 심한 홍콩 교육체제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지 않다는 바람도 있다. 한편 이 국민의힘 대표는 싱하이밍 중국 대사를 만나 홍콩 인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는 발언을 했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자치권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데 있어 문재인 정부가 미국보다 부드러운 어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변언론은 이 대표에게 ‘지식 없는 정치인’ ‘인터넷 연에인’ 등으로 맹공격했다.
  • 퓰리처상 수상 로이터 사진기자 아프간서 탈레반 취재 중 피살

    퓰리처상 수상 로이터 사진기자 아프간서 탈레반 취재 중 피살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이터 통신 소속 사진기자 대니시 시디퀴가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살됐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아프간군에 따르면 시디퀴는 이날 파키스탄과 가까운 아프간 지역에서 정부군과 무장 반군 탈레반의 충돌을 취재하던 중 피살됐다. 아프간 특수부대가 남부 칸다하르주의 스픽볼닥에서 주요 지역을 다시 장악하기 위해 탈레반과 교전했는데, 이 과정에서 탈레반의 십자포화에 시디퀴와 아프간군 장교 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디퀴는 2018년 미얀마 로힝야족의 난민 위기를 담은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이터 사진팀 중 한 명이다. 2010년부터 로이터에서 일하며 아프간 전쟁, 로힝야족 사태, 홍콩 시위, 네팔 지진 현장 등을 누볐다. 그는 지난주 초부터 칸다하르주에서 아프간 특수부대와 함께 움직이며 전투 현장을 취재했는데 앞서 이날 오전 교전 소식을 전하며 자신의 팔이 포탄 파편으로 부상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비극에 로이터의 마이클 프리덴버그 사장과 알렉산드라 갈로니 편집장은 성명으로 “우리는 지역 당국과 협조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시급히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디퀴에 대해 “뛰어난 기자로 헌신적인 남편이자 아빠였고 많은 사랑을 받은 동료였다”며 애도했다.
  •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관심사 공유하는 이미지·영상 세대추구하는 가치 실현에 적극적 행보앞으로 어떻게 세상 물들일지 주목 해외에서도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사회 전반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기술에 친숙하며 텍스트보다 이미지, 영상에 더 친숙한 세대로 상대방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는 데 익숙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며,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각종 사회현상을 읽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서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물들일지 주목되는 이유다.●평등·자유·연대 강조하는 36세 최연소 총리 “저는 36세 총리이자 세 살배기 딸의 엄마입니다. 제게 중요한 가치는 평등, 자유, 세계적 연대입니다. 이것들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죠. 환경문제와 생태적 지속 가능성도 제겐 매우 중요합니다.” 언뜻 보면 여느 인권단체의 안내 문구 같은 이 글은 핀란드를 이끄는 산나 마린(36) 총리의 공식 홈페이지 소개다. 마린 총리는 2019년 임명 당시 세계 최연소라는 타이틀로도 잘 알려졌는데, 남성 일색의 세계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인 마린 총리는 당내에서도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스스로 동성 부부 밑에서 자라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례로서 복지국가의 혜택을 더 넓히려 한다. 스무살 때부터 정당에서 일하며 인권과 평등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내세웠고, 총리 취임 이후엔 관련 정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핀란드의 ‘프라이드 마치’(성소수자 행진)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적극 옹호했고, 각종 인터뷰에선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차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낸다.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번도 내 나이나 성별을 장애물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를 떠올렸고, 그게 유권자의 신뢰를 얻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혼식 역시 소박하게 치렀다. 마린 총리는 취임 이후인 지난해 동갑내기 배우자 마르쿠스 라이쾨넨과 결혼했다. 18살 무렵 처음 만난 둘은 오랫동안 동거했고, 어린 딸까지 낳아 키우고 있었다. 총리의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식을 올렸는데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하객은 극소수만 참여했다. 핀란드 국민이 마린 총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일반적인 정치인과 다르게 권위를 벗어던지고, 특권 의식을 멀리하며, 여느 ‘워킹맘’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잡지 보그는 마린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이자 페미니스트 환경 운동가”라고 표현하며 “그는 아마도 인스타그램에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게시하거나, 페이스북에 파스타 소스 요리법을 올리는 유일한 총리일 것”이라며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젊은 창업자가 만든 앱에 날개 달아준 개미들 MZ세대는 글로벌 기업 생태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미국의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끈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창업자 블래드 테네브(34)와 바이주 바트(36)가 한 예다. 미 스탠퍼드대 동문인 이들은 거대 증권업계에 대한 반발 시위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 증권사는 주식 거래에 약 10달러 정도 의 수수료를 받는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그 수수료로 거대 증권사와 업계 관계자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구조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이들은 2013년 사용자에게 수수료 없는 주식 매매를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만들었다. 로빈후드 고객은 계좌를 등록할 때 돈을 내지 않고,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때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회사는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되돌려 준 중세 영국의 의적 ‘로빈후드’의 21세기 버전이다. 서비스의 혁신에 젊은층은 열광했고, 로빈후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현재 로빈후드의 고객 계좌 수는 3100만개가 넘고, 미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9억 5900만 달러(약 1조 900억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무려 245% 급증한 수치로 기업공개(IPO) 절차까지 밟고 있다. 다만 잦은 시스템 중단과 허위 정보 제공 등으로 이용자의 원성을 사고,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7000만 달러의 벌금(배상금 포함)을 부과받은 점 등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앱을 ‘띄운’ 2030세대 주 고객 역시 주목할 만하다. 로빈후드는 손쉬운 인터페이스로 젊은 ‘개미 투자자’(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은데, 이들의 활약은 지난 1월 게임스톱 사태에서 두드러졌다. 당시 기관 주도 대규모 공매도에 큰 불만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집단 매수하며 증시를 뒤흔들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젊은 세대였다. 이들은 간편한 주식 중개 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기존 체제에도 반기를 든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하는 10대의 비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높다”며 “여름 임시직에서 일하든, 투자하든, 용돈을 쓰든 10대는 경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의 경제관념이 과거에 비해 진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반정부 시위에선 온라인 해시태그 강조 MZ세대는 시위 문화도 바꿨다. 홍콩 ‘우산혁명’의 대표적인 활동가 조슈아 웡(25)과 아그네스 차우(25)는 고등학생 때부터 홍콩의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2014년 홍콩에선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 시민들이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탄을 막아섰다. 이 중심에 있었던 웡과 차우는 학생단체 ‘학민사조’ 주최자로 조직적 시위에 나섰고, 이후 네이선 로(28)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만들고 반중 노선을 주장해 왔다. 반중 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이들의 리더십과 학생운동은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웡은 2015년 포천지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7년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됐다. 차우 역시 지난해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홍콩에서 시작한 MZ세대의 민주화 운동은 태국, 미얀마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태국 반정부 시위 현장에는 노란색 고무보트 ‘러버덕’이 등장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물대포를 막기 위해 러버덕을 동원했는데, 노란색이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색이라는 것 때문에 저항의 상징이 됐다. 지난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이후 적극적으로 반군부 항의 시위를 열고 현지 상황을 온라인으로 전하는 이들의 대다수도 MZ세대다. 이들은 과거 군부 독재에 대항해 열린 민주화 시위와 달리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독재에 저항하며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영화 ‘헝거게임’에 나온 세 손가락 경례다.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의 청년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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