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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통신] 속옷을 적시는 가랑비처럼

    전지현과 정우성, 이성재가 주연했던 영화 ‘데이지’가 홍콩에서 시사회를 갖던 지난 4월,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내외신 기자들의 틈에 끼어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을 때였다. 망원렌즈가 달린 막강한 카메라를 들고 휴대용 사다리에 올라 여유 있게 촬영을 하던 홍콩 유명 일간지 명보 기자가 현장에서 몇 번 마주친 기억을 되살려 필자에게 반가운 인사를 해왔다. 상의할 일이 있으니 취재 마치고 잠깐만 남아달라며 부탁을 해왔다. 그 많던 기자들이 썰물 빠지듯 다 나간 뒤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의 가십을 주로 다루는 주간지 기자를 대동하고 그가 나타났다. 오늘같이 취재가 어려운 날 자기네와 같이 협력해 사진교환이나 정보를 교환하면 일이 수월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야 물론 나도 바라는 바이지만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사진이 어떤 게 있을까? 그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 중 홍콩에 공개되지 않은 사진을 구해달라고 했다. 특히 파파라치나 독자들이 몰래 포착한 사진일수록 좋다며 이에 대한 조건으로 홍콩 연예인들의 기막힌 사진들을 제공해 주겠다고 제의해 왔다. 사실 아시아는 물론 태평양을 건너 멀리 할리우드까지 이름을 떨치던 홍콩영화가 쇠퇴기를 맞이한 지금 한국에서는 더 이상 홍콩 연예인들이 주요 관심사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연예인들의 사진과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을 맞교환한다는 자체는 꽤나 어리석은 거래이며, 게다가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해가며 찍어온 사진을 홍콩사람들에게 팔아넘기기엔 내 양심이 허락지 않는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들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전화를 걸어와 새로 등장한 한류스타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거래가 될 만한 사진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애원을 해온다. 이제는 맞거래가 아닌, 사진 값을 두둑이 지불하겠다는 조건으로. 물론 이들의 말을 들어줄 수는 없지만 한국 연예인들에 대해 이렇게 강한 집착을 보이며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그들이 사뭇 고맙기만 하다. 드라마 ‘대장금’에 열광하던 1년 전의 홍콩과 지금의 홍콩에서 피부로 느끼는 한류의 열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그 때의 한류가 마천루가 즐비한 홍콩의 도심을 휘젓는 강한 바람이었다면 오늘의 한류는 홍콩인들의 속옷을 부지불식간에 적셔주는 가랑비이다. 한류라는 가랑비에 젖은 홍콩인들은 세계를 주름잡는 박지성을 아시아의 영웅이라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들의 손에 들려졌던 일본제 휴대전화는 어느새 한국 상품으로 바뀌어져 있다. 또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밤늦게까지 학원에 앉아 한국어는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를 배워가는 이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홍콩에서의 한류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홍콩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든 것처럼 전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인들의 속옷을 흠뻑 적셔줄 수 있는 한류가 되기를 바란다. 권윤희 위클리홍콩 홍콩교민신문 대표
  • 칸 황금종려상 ‘보리밭에 부는 바람’

    |파리 함혜리특파원|신(新) 사실주의의 기수로 꼽히는 영국 감독 켄 로치의 영화 ‘보리밭에 부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이 28일 폐막한 제5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경쟁부문 20편중 최고 영예를 차지한 로치 감독의 ‘보리밭에 부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 투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인 홍콩의 왕자웨이 감독은 이날 오후 열린 시상식에서 9명 심사위원진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로치 감독은 ‘레이닝 스톤’(1993)과 ‘비망록’(1990)으로 심사위원상,‘스위트 식스틴’(2002)으로 시나리오상을 각각 받기도 했으나 황금종려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치 감독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노동자의 현실과 독립투쟁에 주목해온 현실참여적 좌파 감독으로 꼽힌다. 영화제 기간의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이라크전 등 오늘날 분쟁들에 교훈을 주는 영화”라 이번 작품을 소개하고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이라크전은 불법전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옥스퍼드대학 졸업 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텔레비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회주의 성향의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의 국영탄광 무더기 폐쇄조치가 내려지자 탄광촌의 실직 노동자를 그린 ‘레이닝 스톤’을 발표했고, 미국의 남미 불법체류 노동자 문제를 다룬 ‘빵과 장미’를 내놓았다.2001년 선보인 ‘내비게이터’는 영국 열차충돌 참사의 원인으로 논란이 됐던 영국 철도회사 민영화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한편 남우주연상은 프랑스 감독 라시브 부샤레브의 ‘토착민’에 출연한 자멜 데부제 등 북아프리카계 배우 5명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도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볼베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페넬로페 크루즈 등 6명이 공동으로 받았다. 주요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황금종려상 보리밭에 부는 바람(켄 로치·영국) ▲심사위원대상 플랑드르(브뤼노 뒤몽·프랑스) ▲심사위원상 붉은 길(안드레아 아널드·영국) ▲감독상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바벨’ 감독·멕시코) ▲각본상 볼베르(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lotus@seoul.co.kr
  • 태극전사 출사표 및 G조 전력 분석

    “Again 2002! 16강 넘어 4강까지 간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새달 10일 개막할 2006독일월드컵을 향해 출항할 23인 태극전사들의 필승에 대한 의지와 신념은 바위처럼 단단하기만 하다.1차 목표는 16강 진출. 토고와 프랑스, 그리고 스위스 등 조별리그에서 만날 상대들은 분명 ‘난적’들이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비기기 작전은 없다.3전 전승으로 16강 티켓을 움켜쥐겠다.”는 각오와 함성은 너나 없이 똑같다. 더욱이 23인 가운데 10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짜릿한 ‘4강맛’을 본 선수들.4년전의 ‘신화’를 딛고 또 다른 ‘라인강의 기적’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들은 마지막 준비까지 마쳤다. 한 몸뚱이가 돼 뛰고 구르고, 굵은 땀방울로 훈련장을 적셨다.4강 신화는 또 일궈질 수 있을까.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한 23명 태극전사들의 입을 통해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조별리그에서 만날 3개국의 현재 전력 분석은 물론 ‘12번째 선수’인 붉은악마가 펼칠 뜨거운 응원전까지 미리 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딕 아드보카트 감독(59) 1947년 9월27일/네덜란드/네덜란드대표팀 감독,PSV 에인트호벤 감독, 레인저스FC 감독, 보루시아MG 감독, 아랍에미리트(UAE) 감독 ▶오는 6월 또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 모든 가능성은 우리에게도 열려 있다. 우리 선수들은 2002한·일월드컵의 경험과 잉글랜드, 독일 등 선진리그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강해져 있다.16강 진출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8강 진출도 1차 고지일 뿐이다.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 감독직은 커다란 도전이다. 한국팀을 맡은 이유는 도전할 수 있다는 점 하나 때문이다. 도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이루겠다. 한국 선수들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는다. ●정기동 GK코치(45) 1961년 5월13일/청주/1990이탈리아월드컵 국가대표,1992∼2002년 포항스틸러스 골키퍼 코치,2004년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 ▶골키퍼는 체력보다 순발력이나 안정적인 볼 캐칭이 우선이다. 부상이 있지 않는 한 이운재가 계속 주전을 맡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드보카트 감독께서 나이는 고려하지 말고 월드컵 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추천하라고 지시했다. 새로 뽑힌 김용대가 김영광과 이운재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유럽 빅리그에서 통할 한국 골키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운재(33·GK·수원 삼성) 1973년 4월26일/충북 청주/청주상고-경희대/182㎝ 88㎏/A 매치 데뷔 1994년 3월 미국전·94경기 83실점/월드컵 2회 출전(1994,2002년)/K-리그 228경기 240실점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어느덧 고참이 됐다. 대표팀 주장이 되고 나서 맞는 첫 월드컵인 만큼 2002년 히딩크호 시절 못지않게 팀원들간 단합과 투지를 북돋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 이제 세번째 월드컵이고, 경험이나 순발력, 노련미 등 모든 면에서 자신있다. 일단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항상 긴장된 생각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최종 목표는 월드컵을 품에 안고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다. ●핌 베어벡 수석코치(50) 1956년 3월12일/네덜란드/스파르타 로테르담 코치 겸 감독대행,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코치 겸 감독대행 FC그로닝겐 감독, 일본 J2리그 NTT오미야 감독, 한·일월드컵 한국대표팀 수석코치,PSV 에인트호벤 2 군 감독,UAE대표팀 수석코치 ▶4년 전에 비해 시간이 썩 많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열린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서로 의사소통을 잘하고 있는 점이 2002년과 달라진 점이다. 그 때에는 홍명보 코치가 수비를 리드하면서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다른 상황이어서 새로운 실험을 하게 됐다. 독일월드컵에 가면 ‘4강’을 일궈냈던 당시 홈에서 받았던 한국팬들의 성원이 그리울 것이다. ●홍명보 코치(37) 1969년 2월12일/포항제철-J리그 가시와 레이솔-미국 LA 갤럭시/A매치 135경기 9득점/1994,95,97년 세계올스타, 한·일월드컵 브론즈볼 수상,FIFA 선정 월드컵 올스타 ▶2002년에 견줘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잘 준비해 가고 있다.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가 행운의 산물이 아님을 증명하겠다. 독일월드컵에서 우리가 16강 이상을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나는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주는 편이고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을 시시때때로 들려주고 있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백은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수비와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수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조직력이 중요하다. 많이 발전했고, 남아있는 시간 동안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압신 고트비 코치(42) 1964년 2월8일/미국/한·일월드컵 국가대표팀 기술분석관,2004년 LA갤럭시 수석코치, 독일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기술분석관 ▶한국 축구를 믿는다.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직을 또 수락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사력을 다한다. 강한 단결력을 과시하는 건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큰 장점이 될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더 좋아졌고, 베테랑들은 경험을 더 쌓았다는 점에서 현재 대표팀의 전력은 2002년 멤버보다 더 낫다. 한ㆍ일월드컵의 4강 진출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김영광(23·GK·전남 드래곤즈) 1983년 6월28일/전남 고흥/광양제철고-한려대/185㎝ 80㎏/A매치 데뷔 2004년 2월 오만전·5경기 2실점/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71 경기 1도움 75실점/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 ▶일단 16강에 들면 태극전사 특유의 신바람으로 무난하게 8강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주전으로 뽑히면 내가 앞장서겠다. 해외전지훈련 때는 욕심만 앞서다 보니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나서게 됐고, 그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지면서 플레이도 좋지 못했다. 초심으로 돌아갔다.‘리틀 칸’이란 말은 이제 듣기도 싫다. 기본에 충실하고 당당하게 명 골키퍼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겠다. ●김용대(27·GK·성남 일화) 1979년 10월11일/경남 밀양/거제고-연세대/189㎝ 83㎏/A매치 데뷔 2000년 4월 라오스전·15경기 5실점/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111 경기 142실점/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 ▶2002년 막판에 탈락했던 응어리가 한 번에 풀렸다.(이)운재 형이 있어서 주전은 아니겠지만 이제 독일에 가면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숙소생활을 계속해 왔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훈련을 해서 몸 상태는 최상이다. 출장 기회가 온다면 승리를 꼭 지켜내도록 하겠다. ●설기현(27·FW·울버햄프턴) 1979년 1월8일/강원 정선/강릉상고-광운대/184㎝ 73㎏/A매치 데뷔 2000년 1월 뉴질랜드전·64경기 12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05∼06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2경기 4골 4도움/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 동점골 ▶건강하고 역동적인 활약을 펼칠 자신이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본선진출팀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몸싸움과 체력에는 항상 자신감이 있지만 경기를 뛰다 보면 부족한 것을 느끼기도 한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월드컵에 문제없도록 하겠다. 아드보카트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영표(29·DF·토트넘 훗스퍼) 1977년 4월23일/강원도 홍천/안양공고-건국대/176㎝ 68㎏/A매치 데뷔 1999년 6월 코리안컵 멕시코전·82경기 5득점/월드컵 출전 1회(2002년)/2006 프리미어리그 31경기 1도움/한·일월드컵 2도움(포르투갈전, 이탈리아전) ▶2002년의 성과를 재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지금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친다. 국내선수들이 지난 해외전훈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모든 면에서 4년 전보다 낫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지금 상태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김두현(24·MF·성남 일화) 1982년 7월14일/경기 동두천/통진종고/175㎝ 73㎏/A매치 데뷔 2003년 4월 일본전·31경기 5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134경기 13골 14도움/2002 아시안게임 대표,2004 아테네올림픽 대표 ▶내 역할은 애초에 마음먹었던 대로 준비하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뿐이다.(박)지성이 형이 80분을 뛰고 내가 10분을 뛴다고 해도 그 10분 동안 골을 넣을 수도 있고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해결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호(22·MF·울산 현대) 1984년 10월22일/서울/중동중-중동고/182㎝ 76㎏/A매치 데뷔 2005년 10월21일 이란전·10경기 0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81경기 4골 5도움/김남일의 뒤를 이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급성장 ▶설레기도 하지만 아직 실감은 안 난다. 대표팀 전지훈련에서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나처럼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을 잘 따르고 한 발짝 더 뛴다면 다시 한 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감독님이 미드필드에서 압박하고, 떨어지는 볼에 대해 준비하라고 매번 주문하신다. 좀 더 거칠게 하라는 얘기로 새겨 듣겠다. 대표팀 첫 경기에선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 나서는 월드컵에서 뭔가를 건지겠다. ●김상식(30·DF·성남 일화) 1976년 12월17일/전남 해남/경남공고-대구대/184㎝ 72㎏/A매치 데뷔 2000년 5월 유고전·38경기 2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247 경기 13골 11도움/2000년 올림픽 및 아시안컵 대표 ▶어느 위치든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의 기량 보여주겠다. 소속팀에선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포백수비의 필요성 때문에 대표팀에 발탁이 됐다. 그러나 원래 포지션으로 뛸 기회가 온다면 실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어쨌든 센터백이든 수비형 미드필더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내가 꿈에서 바라던 것이 현실로 이뤄졌다.2002년 당시에 못지않은 축구로 국민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다. ●조원희(23·DF·수원 삼성) 1983년 4월17일/서울/배재중-배재고/177㎝ 73㎏/A매치 데뷔 2005년 10월 이란전·12경기 1득점/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86경기 2골 1도움/2005년 10월 이란전 A매치 데뷔골 ▶설레고 긴장된다. 부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름대로 자신감도 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 무엇보다 월드컵에 나갈 수 있어 영광이고 대표팀 명단에 들어 행복하다. 존경하는 (송)종국이 형과 함께 나란히 명단에도 들고 월드컵에도 함께 나갈 수 있어 더욱 좋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로 경쟁을 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형들과 하나로 뭉쳐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 ●이을용(31·MF·트라브존스포르) 1975년 9월8일/강원도 태백/강릉상고-단국대/176㎝ 69㎏/A매 치 데뷔 1999년 3월 친선경기 브라질전·45경기 2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2006 터키 슈퍼리그 28경기 1골 2도움/한·일월드컵 3∼4위전 프리킥 동점골,2002년 월드컵대표팀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진출(터키) ▶스위스보다 한국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다. 프랑스와 한국이 16강에 갈 것이라는 전망을 터키 현지에서 들었다. 프랑스에 대해서도 한국이 절대적으로 밀릴 상대는 아니다. ●정경호(26·FW·광주 상무) 1980년 5월22일/강원 삼척/강릉상고-울산대/179㎝ 71㎏/A매치 데뷔 2003년9월 오만전·40경기 6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89경기 13골 6도움/2004 올림픽 대표,2004 아시안컵 대표 ▶토고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많고, 결정적인 상황도 많이 만들어내는 팀이다. 절대 만만히 볼 팀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자신있다. 토고의 뒷공간을 노리겠다. 다들 2002년에 4강에 들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말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김진규(21·DF·주빌로 이와타) 1985년 2월16일/경북 안동/안동고/183㎝ 83㎏/A매치 데뷔 2004년 7월 트리니다드토바고전·21경기 3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26경기 2골 1도움/2003ㆍ2005년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 대표,2004 아시안컵 대표 ▶어린 나이에 너무 큰 기회가 주어져서 기분이 좋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안으로 삭이겠다. 선배들이 다 잘해주기 때문에 형들 말을 잘 들으면서 주전 경쟁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안정환(30·FW·뒤스부르크) 1976년 1월27일/경기 파주/서울기계공고-아주대/177㎝ 73㎏/ A매치 데뷔 1997년 4월 중국전·58경기 15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K-리그 8 7경기 44골/한·일월드컵 미국전 동점골 및 이탈리아전 골든골,2004아시안컵 대표 (이)동국이 빠져 내 반쪽을 잃어버린 것 같다. 함께 나서지 못해 너무 아쉽다. 둘이서 서로 잘 해 보자며 많은 대화를 나눴었다. 그러나 동국이 몫까지 분명히 해 내겠다. 팀을 옮긴 뒤 뒤스부르크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게 약점이 돼 엔트리 포함 여부가 불투명했고, 아드보카트 감독님으로부터 실망스럽다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한 번 잡은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 독일월드컵에선 기필코 원정 무승의 한을 풀겠다. 또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을 노리는 개인적인 바람도 이루고 싶다. ●조재진(25·FW·시미즈S펄스) 1981년 7월9일/경기 파주/대신고/185㎝ 81㎏/A매치 데뷔 2003년 6월 우루과이전·18경기 4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47경기 4골 3도움 /2006 J-리그 12경기 8골 2도움/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 ▶정환이 형이 좋은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겠다. 그러나 주전 경쟁에서는 자신 있다. 골을 넣을 준비도 돼 있다. ●최진철(35·DF·전북 현대) 1971년 3월26일/전남 진도/오현고-숭실대/187㎝ 77㎏/A매치 데뷔 1997년 8월 브라질전·60경기 4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K-리그 288경기 27골 11도움/2004아시안컵 대표, 독일월드컵대표팀 가운데 가장 최고령 ▶‘4강신화’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나는 물론 젊은 선수들이 뭔가 이루려고 적극 노력하고 있다.16강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내 자신도 90분간 우리 대표팀은 물론 젊은 상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뛸 수 있다. 수비에서 골을 안 먹으면서 공격에도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 ●김남일(29·MF·수원 삼성) 1977년 4월23일/인천/부평고-한양대/180㎝ 68㎏/A매치 데뷔 1998년 12월 베트남전·64경기 2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K-리그 129경기 8골 9도움 ▶TV를 보면 정말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느껴지지만 아직은 담담하다. 대표팀의 강점은 무엇보다 경험이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의 수가 2002년보다 훨씬 많다. 빅리그에서 뛰는 박지성, 이영표 등 동료들에게 든든한 무게감이 느껴진다.2002년 대표팀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팀 분위기도 훨씬 활기차고, 도전적인 부분도 긍정적이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책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동진(24·DF·FC서울) 1982년 1월29일/경기도 동두천/안양공고/183㎝ 74㎏/A매치 데뷔 2003년 12월 동아시아대회 홍콩전·33경기 2득점/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119경기 13골 6도움/2002년 아테네올림픽 그리스전 선제골 ▶마지막 준비까지 철저히 마쳐 국민들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겠다. 축구 인생에서 그야말로 꿈이었던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주영(21·FW·FC서울) 1985년 7월10일/대구/청구고-고려대/182㎝ 74㎏/A매치 데뷔 2005년 6월 우즈베키스탄전·16경기 5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43경기 23골 5도움/2003ㆍ2005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 대표,2004 아시아축구연맹(AFC) 청소년(U-20)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 및 득점왕,2005 K-리그 신인상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어 좋다. 감독님의 말처럼 더 보여줘야 하며 부족한 것도, 그리고 배울 것도 많다. 남은 기간 채워 나가겠다.재미있게 훈련하고 준비하겠다.1분이라도 뛰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처음 나서는 월드컵이니만큼 이제까지 인정받았던 내 능력을 후회없이 발휘하겠다. ●박지성(25·MF·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81년 2월25일/서울/수원공고-명지대/175㎝ 72㎏/A매치 데뷔 2000년 4월 라오스전·58경기 5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05∼06 프리미어리그 34경기 1골 6도움/2000ㆍ2004 아시안컵 대표,2000 올림픽 대표,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결승골, 국내선수로 프리미어리그 첫 진출 ▶한국과 프랑스가 16강에 진출할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개인적인 목표나 포부는 없다. 팀 목표가 16강인 만큼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마음의 준비는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 이미 했다. 긴장은 좀 되지만 준비는 다 돼 있다. 어느 포지션이나 자신있고 경기장에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훈련기간이 한·일월드컵때 보다 짧지만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동일한 조건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김영철(30·DF·성남 일화) 1976년 6월30일/인천/부평고-건국대/183㎝ 81㎏/A매치 데뷔 1997년 6월 가나전·9경기 1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256경기 5도움/2002 아시안게임 대표,2005 K-리그 수비수 베스트 11선정 ▶벤치만 지키는 신세로 전락하진 않겠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독일행이 결정돼 마음도 가뿐하다. 남은 건 어떻게 이기느냐다. 첫 상대인 토고의 평가전을 지켜보며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폈다. 탄력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힘도 좋았다. 특히 올루파데는 드리블이 좋고 빨라 아데바요르와 호흡을 맞추면 상당히 위협적일 것이다.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다. 단 1분이라도 뛰는 것, 골을 먹지 않고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프랑스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이천수(25·FW·울산 현대) 1981년 7월9일/인천/부평고-고려대/172㎝ 64㎏/A매치 데뷔 2000년 4월 라오스전·60경기 7골/월드컵 출전 1회(2002년)/K-리그 62경기 25골 21도움/2000ㆍ2004 올림픽 대표,2000 아시안컵 대표,2002 K-리그 신인상,2002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신인,2005 K-리그 최우수선수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어려서 그런지 뭣도 모르고 패기 하나만으로 경기에서 열심히 뛰었을 뿐인데 지금은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준비가 많이 됐다. 지금은 당당하다. 포지션 경쟁에서 쉽게 지지는 않겠다. 전지훈련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분명한 내 입지를 다지고 싶다. 공격수인 내게는 골을 넣어야 할 책임이 있다. 프리킥, 슈팅 등 모든 걸 준비하고 있다.16강은 물론 4강까지 간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다. ●백지훈(21·MF·FC서울) 1985년 2월28일/경남 사천/풍기중-안동고/175㎝ 67㎏/A매치 데뷔 2005년 8월7일 동아시안게임 일본전·11경기 0골/월드컵 출전 없음/K-리그 12경기 0골/2005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주전 활약 ▶훌륭한 선배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 나이가 어려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 대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패기와 투지가 있다.‘베스트 11’도 충분히 자신있다. 최종 엔트리에 막상 내 이름이 들어가게 되니 나뿐만 아니라 가족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4강 이상이 내 목표이고 그렇게 될 것이다. 가장 기대되는 경기는 스위스전이다.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했을 때 스위스에 져 16강이 좌절됐었는데 이번에는 크게 이기고 싶다. ●송종국(27·DF·수원 삼성) 1979년 2월20일/충북 단양/배재고-연세대/177㎝ 73㎏/A매치 데뷔 2000년 6월 LG컵 이란 4개국대회 마케도니아전·50경기 3득점/월드컵 출전 1회(2002년)/K-리그 75경기 5골 2도움/2002년 자황컵 체육대상 남자최우수상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표팀 합류 이후 몸은 거의 100% 가까이 만들어졌다. 전지훈련에 뽑히고도 부상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차라리 약이 됐다. 신뢰해 준 아드보카트 감독님, 그리고 소속팀 차범근 감독님에게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다.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한류 지속되려면’ 전문가 제언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한류 지속되려면’ 전문가 제언

    |도쿄 김미경특파원|일본에서 만난 한류 관계자들은 일본 시장을 의식하기보다는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양질의 한국적 콘텐츠 생산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제언을 정리했다. NHK 오가와 준코(사진 오른쪽) 수석PD는 “한국에서 통한 드라마라면 해외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서 “한류를 앞세워 일본 시장의 반응을 의식하거나 일본에 팔기 위해 합작할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를 잘 만들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류잡지를 내는 아리스글로벌 손덕기 사장은 “한류 스타만 따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면서 “‘비와 함께 하는 도자기 만들기’‘최지우와 함께 하는 김치 담그기’‘박용하와 배우는 한국어’ 등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KBS재팬 신춘범 방송부장은 “지난해 이후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줄었는데 드라마 촬영지 코스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와 가볼 만한 명소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문화 종합백화점인 코리아플라자의 염철호 차장은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반짝 흥행했던 홍콩 붐이 콘텐츠 가격만 올라가고 흥행은 되지 않아 사라졌는데, 그같은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MX 손일형 사장은 “한류가 돈이 된다고 하니 질이 떨어지는 콘텐츠와 매력 없는 사람들까지 왔다갔다하면서 수준을 낮추고 있다.”면서 “한·일 합작, 일본 현지촬영도 좋지만 일본에 맞는 콘텐츠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NHK 자회사 ‘MICO’의 마루다 도모코(왼쪽) 부부장은 “한국시장은 일본 프로그램을 방영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커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개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리스글로벌 손 사장도 “한국 내 일류도 커져 상호 교류해야 ‘윈윈’할 수 있다.”면서 “일본 유명 가수가 한국에서 공연하면 일본인 팬들이 와서 절반 이상 자리를 메울 것이며, 우리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플라자 염 차장은 “한국 배우가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처럼 우리도 일본 톱스타를 기용, 투자하고 교류해야 상호 이해를 높이고 한류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IMX 손 사장은 “우리 것을 수출하려면 남의 것도 받아들여야 아시아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한국 것만 팔 것이 아니라 일본 것도 사고 중국·타이완·태국 등 다양한 아시아권 콘텐츠와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제 공습 시작이다”

    ‘미션 임파서블3’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속편 화제작들로 날이 지샐 것 같다. 우선 ‘미션’의 개봉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을 18일엔 올해 최고의 할리우드 화제작 ‘다빈치 코드’가 선보인다. 댄 브라운의 세계적 인기소설 원작에다 연기파 배우 톰 행크스가 주연해 기대치가 하늘을 찌른다. 상영을 앞두고 기독교계의 반발이 있긴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셈. 책과 달리 영화는 압축적일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영화 내내 차고 넘칠 기독교적 모티프를 우리 관객들이 어떻게 소화해낼지가 지금으로서는 더 미지수이다. 6월에는 ‘엑스맨 3’가 대기하고 있다. 평범한 인간과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돌연변이간의 관계를 그리는 ‘엑스맨’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돌연변이라는 SF적 상상력에 기대어 사회의 소수자(마이너리티)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마니아층이 탄탄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어 7월에는 ‘슈퍼맨 리턴즈’가 기다린다.1978년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에 이은 것이니 근 30년만의 속편. 재미있는 점은 ‘엑스맨1·2’를 연출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슈퍼맨 리턴즈’를 맡았고,‘슈퍼맨 리턴즈’ 감독으로 내정됐던 브랫 라트너가 ‘엑스맨3’를 연출했다는 사실이다. 영웅 영화의 흥미포인트는 악역에 있는 법. 속편에서 악역 렉스 루터는 케빈 스페이시가 맡았다. 이외에도 조니 뎁의 ‘캐리비언의 해적 2’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속편이 대기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일 개봉 미션 임파서블3 1편은 스릴러,2편은 스타일,3편은…그냥 액션? 비록 망토도 없고 거미줄도 못 뽑는다지만, 이젠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쯤과는 맞짱을 뜰 수 있을 듯한 이단 헌트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미션 임파서블3’(Mission Impossible Ⅲ)가 3일 개봉했다. 1편(1996년)에서 이단이 헬기 폭발을 이용해 앞서 달리던 KTX(영화에서는 물론 영국의 특급열차)로 휙하니 날아가 척하니 달라붙어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스릴러적인 이야기 구조 때문이었다.‘내 편인 줄 알았던 저 놈이 바로 적이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이단(톰 크루즈)의 추적과정이었다. 이 때문에 액션장면보다 이단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팀장 짐 펠프스(존 보이트)와 한 카페에서 만나 대화하는 장면이 절정이었다. 다시 한번 이단을 속이기 위해 짐은 필사적으로 거짓말하고, 이단은 겉으로는 완전히 속는 척하지만 머릿속으로는 퍼즐맞추기를 통해 바로 짐이 배신자임을 깨닫는다. 이런 탄탄한 스토리를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감각적으로 연출해냈다. 이에 비해 ‘영웅본색’으로 각인된 오우삼(미국명 존 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심을 모았던 2편(2000년)은 실패작으로 꼽힌다. 흥행결과는 1편보다 나았다지만, 악평이란 악평은 다 들어야 했다. 음모와 배신을 축으로 한 복잡한 계산은 사라지고, 이단에게 너무 심취한 영화였다. 마치 ‘이단 숭배’라도 하듯 과장된 스타일만 넘쳐났다.‘킬링 타임용으로 딱’이라는 평가는 그나마 오우삼식 액션에 많은 점수를 준 후한 평가였다. 그러나 10여년 전 이미 홍콩 누아르를 졸업한 관객들에게,80년대말∼90년대초에 유행했던 액션을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은 곤욕임에 분명했다. 비록 할리우드 자본 덕에 화면의 질감은 엄청 좋아졌지만. 한마디로 ‘미션 임파서블3’는 2편에서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1편으로 되돌아 가려는 듯하다. 불거지는 조직내부의 갈등과 이로 인해 누가 적인지 모를 희뿌연한 상황이 이야기의 뼈대다. 여기에다 두가지를 덧붙였다.1편에서는 주무대가 유럽에 그쳤지만 3편은 2000억원대라는 제작비를 과시라도 하듯,‘유럽+미국’에다 중국 상하이까지 등장시켜 덩치를 더 키웠다. 또 이단의 약혼자를 등장시켜 초인의 인간적인 면도 부각시키려 했다. 어느덧 고참이 된 이단 헌트는 이제 현장에서 손 뗐다. 후배 교육이나 하면서 약혼한 연인 줄리아(미셸 모나간)와 행복한 가정을 꾸릴 꿈도 꾼다. 그러나 암거래상 오웬(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에게 요원 한명이 납치당하고, 이 요원을 구출하기 위해 이단은 다시 작전에 투입된다. 구출작전은 성공하지만 후배요원은 죽고, 치밀한 작전 끝에 바티칸에서 오웬을 붙잡지만 정체불명의 미사일 공격으로 놓치고 만다. 이어지는 작전 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본부와 미묘한 관계에 빠지는 이단. 여기에다 오웬은 줄리아를 납치, 이단에게 본부의 정보와 맞교환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이단은 1편 때처럼 다시 한번 교묘한 양다리 걸치기를 해야 한다. 다만, 이제 미국에 적이라할 만한 것들이 없어진 시대상황을 반영해선지,‘비밀공작원들의 명단보호’라는 공적인 임무가 1편의 목표였다면,3편에서 ‘약혼녀를 구해야 한다.’는 사적인 목표가 약간 앞서 있다. 문제는 1편으로 되돌아 간 듯한 3편이,1편만큼의 호응을 불러낼까다. 일단 모든 대사를 지우면 더 없이 성공적이다. 페사피크만 다리 위에서, 상하이 고층 빌딩 사이에서 벌이는 휘황찬란한 액션이나,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 연기를 모두 소화해낸 톰 크루즈 모두 눈길을 끌 만하다. 그러나 스릴러적인 이야기 구조를 생각한다면 고개는 갸우뚱한다. 사실 10년 동안 부풀어오른 관객들의 기대치를 생각하면,1편을 넘어서라는 요구 자체가 ‘임파서블 미션’일 지 모르겠다. 이 미션을 영화는 어떻게 돌파할까. 그 유명한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이 울릴 때는 바로 지금이다. 배우 김윤진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TV드라마 ‘로스트’의 연출자 JJ 에이브람스가 감독을 맡았다.15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亞여성 뽀얀얼굴 집착 한국드라마도 한 요인”

    태국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가수 판야 분춘은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그녀의 얼굴을 쳐다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특히 아이들은 “귀신이다!”라고 외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일 분춘처럼 얼굴을 하얗게 해주는 미백크림을 바른 아시아 여성들이 백변종과 같은 치유할 수 없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춘은 여성잡지와 TV광고를 보고 불법으로 생산된 미백크림 ‘스리 데이즈’를 잡화점에서 1달러에 샀다. 화장품을 바르자 가려웠지만 피부색이 눈에 띄게 환해졌기 때문에 계속 발랐다. 식당에서 받는 팁도 많아졌다. 하지만 두달 뒤 얼굴은 분홍빛의 흰색과 어두운 갈색이 뒤섞여 얼룩덜룩하게 바뀌고 말았다.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 여성 40%가 피부색을 하얗게 만들어 준다는 화장품을 약국이나 슈퍼마켓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보도했다. 미백에 대한 집착은 얼굴뿐만이 아니다. 겨드랑이에 바르는 미백 크림과 갈색 부위를 표백하는 ‘분홍 젖꼭지’ 로션도 있다. 피부과 의사들은 피부 잡티를 없애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히드로퀴논 성분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현상에도 사용되는 물질인 히드로퀴논은 쥐에 백혈병을 유발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아시아 여성의 미백에 대한 집착은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면서 피부색이 하얀 배우가 동양적인 미의 상징이 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손자병법’ 배워라

    미국을 방문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손자병법’을 선물할 계획이다. 후 주석은 시애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20일 워싱턴에 도착,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날 때 ‘부전이굴(不戰而屈·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의 지혜 등을 가르치는 손자병법을 전달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될 손자병법은 국무원 신문판공실 외문(外文)국에서 펴낸 실크 정장본이다. 한 소식통은 후 주석이 방미에 앞서 부시 대통령과 미국 관리들을 위한 선물로 여러 질의 손자병법 서적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각 세트는 영문, 중문 2가지 버전으로 돼 있다. 중문판본은 비단에 보라색 명주로 글이 일일이 수놓아져 있고 영문본은 비단에 인쇄된 것이다. 후 주석은 또 부시 대통령과의 백악관 환영행사에 할리우드에서 활동중인 중국배우 장쯔이(章子怡)를 특별 게스트로 대동할 예정이다.홍콩 연합뉴스
  • 영화처럼 살다 간 ‘한국영화 큰 별’

    영화처럼 살다 간 ‘한국영화 큰 별’

    11일 80세의 일기로 타계한 신상옥 감독의 삶은 그가 남긴 75편의 영화 만큼이나 극적이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한국영화계를 이끈 그는 톱배우 최은희씨와의 결혼, 납북과 탈북 등 한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았다. 전후 혼란기의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감독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세계를 일궈냈다. 김광주 원작 ‘양공주’를 영화화한 데뷔작 ‘악야’를 통해 추악한 현실을 고발했던 감독은 이후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한 ‘무영탑’(1957) ‘동심초’(1959)에서부터 ‘돌아온 사나이’‘로맨스 빠빠’(1960) 등 대중성과 사회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1953년 영화계 간판스타였던 최은희씨와의 결혼으로 그는 대중의 집중적 관심을 받았다.‘성춘향’‘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연산군’ 등 민족정서가 깃든 작품들로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감독으로서의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는 1960년대.‘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당시 드물게 일본과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다. 영화제작 시스템의 기초를 다진 주역으로도 그는 한국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메운다.1963년 안양촬영소를 인수해 66년 당시 국내 최대 영화사인 신필름을 설립,1970년까지 운영하며 숱한 작품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의 운명은 더이상 순탄치 않았다.1978년 최은희씨가 홍콩에서 납북된 뒤 그 역시 6개월만에 납북돼 86년 탈북하기까지 8년여를 북한에 억류됐다. 그의 영화 마니아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적 목적으로 강제납북된 감독은 그곳에서 김 위원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신필름영화촬영소를 운영하며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소금’‘불가사리’‘심청전’(1985) 등을 제작했다.‘소금’으로 최은희씨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돌아오지 않는 밀사’로 신 감독은 체코 카를로비바리영화제 감독상을 각각 받기도 했다. 그의 영화열정은 탈북 이후 2001년까지 미국에 머무는 동안에도 변함없었다.KAL기 폭파사건을 그린 ‘마유미’(1990),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을 다룬 ‘증발’(1994) 등을 발표했다.2002년 치매노인 문제를 다룬 신구 주연의 ‘겨울이야기’를 75번째 작품으로 찍었으나, 미공개 유작으로 남았다. 2003년 안양신필름영화아카데미를 설립하고 동아방송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는 등 말년에도 후배양성과 한국영화 발전에 변함없는 애정을 쏟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6년 함경북도 청진 출생 ●45년 일본 도쿄 미술전문학교 졸업 ●51년 영화예술협회 설립 ●52년 영화 ‘악야(惡夜)´로 감독 데뷔 ●53년 최은희씨와 결혼 ●55∼76년 ‘춘희´ ‘로맨스 빠빠´ ‘성춘향´ ‘연산군´ 등 수십편의 영화 감독 및 제작. 대종상, 아시아영화제, 스테즈영화제(스페인) 등에서 수상 ●78년 최은희씨와 함께 납북. 북한에서 ‘탈출기´ ‘돌아오지 않는 밀사´ ‘불가사리´ 등 제작 ●86년 탈북 ●9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2000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장 ●2002년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장 ●2003년 안양 신필름 아카데미 이사장 ●2004년 동아방송대 석좌교수
  • 영화감독 신상옥씨 별세

    영화감독 신상옥씨 별세

    한국영화계의 거목 신상옥 감독이 11일 오후 11시39분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80세. 신 감독은 2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은 뒤 통원치료를 받아오다 건강이 악화돼 보름 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1926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고려영화협회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1952년 영화 ‘악야’(惡夜)로 감독 데뷔한 이후 ‘성춘향’‘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상록수’‘연산군’‘빨간 마후라’ 등 화제작들을 남겼다.1978년 홍콩에서 강제납북돼 86년 극적으로 탈북하기까지 8년을 북한에 머물기도 했다. 유족은 1950∼70년대 톱배우였던 부인 최은희씨와 아들 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 거주)씨, 딸 명희·승리씨 등 2남2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02)2072-2091. 한편 정부는 12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시 며예시민은 누가 어떤 혜택 받나

    서울시 명예시민에는 누가 위촉되고, 어떤 혜택을 받을까. 미국 슈퍼볼의 영웅인 한국계 미국인 하인스 워드가 ‘서울 명예시민’에 위촉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3일 서울시에 따르면 워드는 1958년 첫 명예 시민증이 수여된 이래 538번째 명예시민으로 위촉돼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4일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명예시민증은 시 발전에 기여한 서울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명예시민증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해 위촉하거나, 시장이 서울을 방문한 외국 귀빈에게 수여한다. ●워드는 538번째 명예시민 명예시민은 대부분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스포츠계 인사가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것은 드물어 월드컵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2002년)과 88서울올림픽때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한 재일교포 박주리(1995년)씨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주요 인사는 홍콩의 액션스타 성룡(1999년)과 영화 007의 주연배우로 유명한 로저 무어(2001년)를 비롯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폴란드의 요셉 롯블라트(2001년), 리눅스 프로그램 개발자인 리누스 토발즈(2002년),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2004년), 트라이안 바셰스쿠 루마니아 대통령(2005년) 등이 있다. 올해는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1919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1948년 작고)의 아들로 일제 강점기때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87),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3명이 받았다. ●65세이상은 지하철 무료 명예시민에게는 명예시민증과 메달이 수여되며 ‘명예시민증 수여 조례’에 따라 서울시민에 준하는 행정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시립미술관과 역사박물관,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에 무료 입장을 할 수 있으며,65세 이상은 지하철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등 주요 행사에도 VIP로 초청을 받는다. 시 관계자는 “명예시민증은 지난 1958년 6월 서울에 거주했던 미국인 마커스 W 슈바켄에게 ‘공로시민증’을 수여하면서 시작됐다.”면서 “그 뒤 1972년 ‘명예시민증’으로 명칭이 바뀐 이래 시 발전에 공로가 큰 서울거주 외국인과 서울을 방문한 외국 귀빈에게 수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장국영, 그를 다시 만난다

    장국영. 영화 팬들은 그의 어떤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까. 자신을 속여왔던 형에 대한 배신감에 사로잡혀 분노를 터뜨리던 젊은 형사(영웅본색·1986), 귀신과 애절한 사랑을 나누던 순진한 청년 서생(천녀유혼·1987), 갓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숨지던 형사(영웅본색2·1987), 속옷 차림으로 맘보춤을 추던 아비(아비정전·1990), 아찔한 미모를 자랑했던 경극 배우(패왕별희·1993)…. 2003년 4월1일 거짓말 같은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다. 한창 빛나던 시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국내외 팬들은 만우절 장난으로 알았을 정도였다. 지금 살아있다면 나이는 지천명.1976년 홍콩 음악 콘테스트에서 2등으로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고,78년부터 영화배우로 입문했다. 연기자로서는 적룡, 주윤발과 함께 ‘영웅본색’에 나오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어 왕조현과 호흡을 맞춘 ‘천녀유혼’은 그를 탄탄대로를 달리게 했다.‘당년정(當年情)’,‘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 등 그가 부른 주제곡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에서 가수로서도 성공을 일궜다. 당시 국내 모 초콜릿 CF에 이영애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홍콩 영화 열풍은 금세 잦아들었지만 장국영은 도약했다.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와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해피투게더’(1997) 등으로 세계에서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그를 다시 만난다.EBS가 장국영 3주기를 맞이해 31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되는 프로그램 ‘시네마천국’의 ‘광대를 위하여’ 코너를 추모 특집으로 꾸몄다. 아시아 슈퍼스타로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넘나들었던 장국영의 연기 인생을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되짚어본다. 채널 스토리온에서는 새달 1일 밤 12시부터 ‘영웅본색’ 1,2편을 연속 방영한다. 또 12일 새벽 1시에는 양조위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동성애 연기를 펼쳤던 ‘해피투게더’가 시청자들을 찾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자유항 홍콩 꾸냥 호스테스

    자유항 홍콩 꾸냥 호스테스

    <홍콩=申禹植(신우식)특파원> 동양의 眞珠(진주)니, 세계의 3대美港(미항)이니 백만「달러」짜리 夜景(야경)이니,「홍콩」에 항용 갖다 붙이는 말씀들. 그러나 술과 美女에 관해서도「방콕」, 臺北(대북)과 더불어「동남아 3大」라는 冠頭語(관두어)가 붙는 놀기 좋은 곳이다. 놀기 좋다고는 하지만 거기에는「영국신사」적인 질서가 우선은 요구되고 있다. 그 하나가 술과 美女의「2權分立(2권분립)」이다.「나이트•클럽」에서는 술과 음식과「쇼」뿐「호스테스」는 없고, 「볼•룸」에 가서야만 비로소 美女와 더불어 춤출 수 있는 그런 민주방식이다.「방콕」의 불야성속에서 타오른 불꽃이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홍콩」의「걸•헌트」-역시 즐겁다. 「코리어•하우스」서 만난 서울의 아가씨 첫날밤, 오랜 항공기 여행, 더위속의 강행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쳤음인지 한국적 분위기속에 발길이 옮겨졌다. 九龍(구룡)쪽「카나본」路(로)에 있는「코리어•하우스」(漢字(한자)로는 梨花園(이화원))-.「홍콩」엔 모두 여덟개의 한국음식점이 있지만 이 집만이「레스토랑•앤드•나이트•클럽」. 치마 저고리입은 한국 아가씨가 30명, 한국 춤, 노래등「프로어•쇼」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브랜디」와 육계장을 한국식으로 마시고 먹었다. 옆에 앉은 여자는 宋(송). 『옥류장에 좀 있었어요…』까지는 좋았는데 아무개 아느냐, 아무개 잘 있느냐 그 사람 술 버릇이 어떻다…나오는덴 그만 질겁. 맛있게 먹은 육계장이 어떻게 되기전에 일어서자, 여기까지 와서 宋언니를 괴롭힐 것 까지는 없지 않으냐. 밤도 제법 깊어가는데 거리엔 미국水兵(수병)들이 설친다. 술과 여자가 함께 있는「호스테스•바」가 그들의「스트레스」해소OP. 「홍콩」쪽의 灣仔(만자), 九龍쪽의 尖沙嘴(첨사취) 부근에 즐비한 이들「바」엔「酒吧(주파)」란 간판이 붙어있다. 월남전 경기가 이 酒吧(주파)「붐」을 가져와 요즘도 나날이 간판이 늘어간다는 얘기. 九龍쪽 渡船場(도선장)께 있는「레인보우」란 간판 달린곳에 쑥 들어가봤다. 이건 서울의 변두리「바」가 무색한 모습. 앉았다. 중국복의「호스테스」가 왔다. 이름은 李 靑이란다. 자유중국의 인기 여배우의 이름과 꼭 같은데 그렇게 잘 생긴 편은 아니다. 맥주를 시켰다. 여기서도「산•미규엘」이 잘 팔린다. 작은것 한 병에 4「홍콩•달러」. 通貨(통화)환율은 美貨(미화) 1「달러」가 6「홍콩•달러」. 부둣가 싸구려 술집에는 바가지 전문의 아가씨가 그녀도 술을 시켰다. 내가 잔을 비우니까 또 시킨다. 슬쩍 그녀의 잔을 코에다가 대봤다. 영락없는「사이공•티」. 한 잔 8「홍콩•달러」짜리가 자꾸만 쌓여간다. 손님보다 두배나 비싼 술값을 속사포로 계산 하는 것. 어물 어물 하다보면 60「홍콩•달러」(美貨10달러)는 쉽게 오른다. 안되겠다. 쿡 찔러 보았다. 새벽 2시까지는 곤란하다는 것. 아직 2시간이나 남았다. 『容個多少錢(용개다소전)?』(얼마 줘?)-직설적으로 흥정에 들어 갔다. 그녀는 웃었다. 무슨 뜻일까. 손가락 두개를 가리켰다. 2백「홍콩•달러」면 3x6=18에다가, 이크 30「달러」가 넘지 않나.「방콕」에서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홍콩」의 酒吧(주파)를 조심하라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 동안에도 US NAVY는 열심히 進水式(진수식)을 향해 나가고 있었지만. 『我明天再來(아명천재래)』(내일 또 올께) 그만이다. 다음날은 영국신사가 되기로 했다. 역시「볼•룸」과 「나이트•클럽」. 순서는「볼•룸」부터.「舞廳(무청)」이라고(하기야 이발관도 이발廳이니까)쓴다. 대소 50개소나 있다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크다는 九龍쪽의「東方舞廳(동방무청)」엘 들어갔다. 「보이」가「메뉴」를 들고 왔다. 또 바가지를 씌우려나. 그러나 자세히 보니 이건아니다. 음식「메뉴」아닌 人事(인사)「카드」다. 1백명도 넘는 아가씨의 명단. 漢字, 영어의 이름옆에 어느나라 말을 할 수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죽 훑어보았다. 陳明華(진명화, Chan Ming Wha)라, 회화는 영어와 국어(北京語(북경어)). 그 이름앞에「체크」했다. 明華가 왔다. 키도 크다. 매혹적인 長衫(장삼)이 눈부시다. 이름은 알겠다. 나이는 26, 학력은 大卒(대졸)이라고만 한마디. 『어서 오세요』『성함은?』『「홍콩」엔 언제?』-물론 술은 없으니까,「주스」와 수박씨뿐.「可口可樂」(코카콜라)을 마시면서 開會辭(개회사)에 15분은 지났을까.『잠깐 실례합니다』다. 딴자리로. 그러나 화날 일은 아니다. 「홍콩」의 舞廳엔 들어가는 어귀에 1시간에 얼마라는 팻말이 붙어 있게 마련. 그러나 그 1시간을 60분으로 알았다가는 큰 일. 보통 15분~20분. 明華도 그래서「실례」. 그 1시간에 1급이면 보통 5•5「홍콩•달러」-어떤데는 7, 8 HK「달러」에서 아랫동네로 내려가면 2HK「달러」까지 있다. 15분짜리 한시간 두시간이 지났을까. 明華가 왔다. 大卒이니만큼 상당히 유식한 체한다. 한국에도「오페라」가 있느냐 따위로「차이니스•오페라」(이른바 京劇(경극))를 자랑한다. 점잖은 것 좋아하네. 하지만 춤은 출 수 없으니. 3, 4류 舞廳(이름도「舞院(무원)」으로 바뀌지만)에선 발로 춤을 추는게 아니라 앉아서(또는 왔다 갔다 발만 움직이면서) 손가락춤(?) 을 춘다. 컴컴한「아베크」용 자리에 앉아서들 야단이지 춤추는「홀」은 비어있게 마련인 그런 곳. 이런 舞院에서는 앉자 마자 갖다 주는 차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춤 끝에 지친 손을 씻는 것. 하지만 여기는 그런 舞院이 아니라 舞廳이다.「발춤」은 출 수 없고 미안하지만 절충안을 내 놓았다. 약간의 손가락 춤 교환이라는. 子正넘어 아가씨와 나와 다시 나이트•클럽을 거쳐 그럭저럭 시간이 흘렀다. 5•5HK「달러」곱하기 6이 됐고 어느새 子正(자정). 어떻게 뜻이 통했다. 舞廳은 새벽 한시까지니까, 그녀의 한시간 값을 또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한 시간을 60분으로 잡았다가는 큰 실수, 5시간으로 계산해서 5•5HK「달러」x5. 하룻밤「데이트」의 보수 2백 HK「달러」를 살짝 약속하고는 함께 나왔다. 다음 순서는「나이트•클럽」(夜總會(야총회))이다. 「호스테스」가 없이 먹고 마시는 것. 우리 같은 그렇고 그런 사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없이 푸짐하게 廣東料理(광동요리)를 먹기도 한다. 무대에선 한국의 꼬마들「식스•코인즈」가 열연하고 있다. 이「나이트•클럽」의 간판은 九龍쪽의 「오세니아」. 오늘의「테이블•차지」는 (「쇼」에 따라 다르다)3HK「달러」. 그리고 술값 요리값 89HK「달러」. 새벽 2시5분전에 함께 나왔다. 明華도 미안했던지 비싼「호텔」아닌「게스트•하우스」 (招待所(초대소)란 간판)로 가자는 고마운(?)제의. 하루 저녁 방값 80HK「달러」. 그녀는 초저녁에 교양이 있었지만「베드」에선 또한 거기에 어울리는 교양이 있었다. 한국의 어떤 아가씨들 처럼 깡패가 되기는 커녕 아주 종이 돼 주었다. 당신에게 바친 몸이라나. 赤線(적선), 靑線(청선)지대는 잠깐이면 20HK「달러」지만 여러가지로 침을 뱉을 일이므로 아예 접근을 않았다. 하지만 Please do not spit!의팻말 그대로 침을 함부로 뱉었다가는 벌금 5백 HK「달러」-조심할 일. [ 선데이서울 69년 7/27 제2권 30호 통권 제44호 ]
  • 무협다큐, 본고장 中에 역수출

    ‘무협 다큐로 무협의 본고장 중국을 공략하다.’ 무협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말할 때 아무래도 중국이나 홍콩, 타이완 등을 종가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신필 김용을 비롯해 양우생, 와룡생, 고룡 등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신무협 소설의 거목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또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호금전, 장철 감독 등은 무협 영화의 거장으로 홍콩은 물론 세계 영화계 후학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젠 홍콩 무협 스타들이 할리우드로 진출하고 있고, 무협을 소재로 한 영화가 미국 영화 관객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무협이 만화나 소설 작품으로 창작되며 인기 마니아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지난 60∼70년대 ‘반짝’ 떴던 시기를 제외하곤 국내 창작 영상물이 등장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홍콩 무협액션 영화의 맥을 짚어보는 국내 기획물이 중국으로 역수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블TV무협액션채널 ABO를 운영하고 있는 ㈜DCN 미디어는 베이징 동양가업문화전파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최대 국영방송인 CCTV와 3부작 다큐멘터리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의 중국 내 방영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무당파 개파조사로 무당검법과 태극권 등을 창시했다고 알려진 장삼봉 진인의 ‘이유극강’(以柔克剛·원래는 노자가 했던 말이다)에서 따온 프로그램 제목도 재미있다. 중국 홍콩 미국 등 현지를 직접 방문해 국내외 영화계·학계 등 전문가 50여 명과 인터뷰했고, 무협 영화 제작 현장을 담았다. 또 할리우드까지 입성한 중국 무협액션의 현주소와 한국영화에 미친 영향까지 심도 있게 다룬다.호금전, 장철, 이소룡, 성룡, 서극, 오우삼 등 무협 영화의 저명한 감독과 배우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할리우드 영화와 대조적인 흐름을 이어온 무협액션물과 홍콩 누아르에 관한 철학과 미학을 분석한다. 방송위원회가 2004년부터 추진해온 ‘방송채널사용업자(PP)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이 결실을 맺은 열매 가운데 하나다. 제작기금 1억원을 지원받아 1년 동안 제작됐고, 국내에서는 4월 말 ABO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류통신] 한국어 배우기 열풍

    5년 전 어느 날, 홍콩친구 한 명이 한국어를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며 필자를 찾아와 한국의 환경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온 적이 있었다. 일본 문화가 깊숙이 뿌리내린 홍콩에서 느닷없이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친구의 의도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아 그 이유를 물었다. 한국의 운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겠단다. 지금 홍콩의 쇼핑몰이나 식당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머지않아 한국 노래로 바뀌고, 한국의 문화가 홍콩을 지배하리라는 것을 믿겠다는 것이다. 2년 후, 그 친구가 고시공부하듯 한국어를 공부하고 홍콩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의 위상은 눈에 띄게 높아져 있었고, 한국의 운에 자기 인생을 건 이 친구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높은 연봉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홍콩은 지금 그 친구의 예상대로 대형 쇼핑몰이나 음식점에서 한국 가요가 흘러나오고 있고, 일본 음반들이 가득했던 음반매장도 한국 음반들로 바뀌어져 있으며, 침사초이 쇼윈도에는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건너온 옷들이 즐비하다. 또 홍콩 RTHK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한류가 거세지면서 홍콩인들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지난가을부터 일본어 강좌를 폐지하고, 홍콩의 인기가수 용조아와 임현제를 한국어 홍보대사로 내세워 ‘대한풍(大韓風)’이라는 한국어 강좌를 시작했다. 이 같은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의 폭발적 반응과 함께 홍콩의 각 대학과 문화센터에서도 강좌 개설이 잇따르고, 교민이 운영하는 사설 한국문화원도 설립돼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갈증을 느끼는 현지인들에게 부족하나마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폭되고 있지만 이들의 목마름을 말끔히 해소시켜 줄만한 시설이나 여건은 아직까지도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류 열풍이 한국 문화의 해외 보급을 확산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문화센터를 정부가 적극 나서서 설치해 운영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한국문화를 제대로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권윤희 위클리홍콩 교민신문 대표
  • 영화 ‘데이지’를 감독한 홍콩의 류웨이장 방한 인터뷰

    영화 ‘데이지’를 감독한 홍콩의 류웨이장 방한 인터뷰

    ‘무간도’ 시리즈를 기억하는지. 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홍콩 누아르 영화를 ‘무간도’로 벌떡 일으켜 세운 류웨이장(46)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 ‘데이지’로 한국을 찾았다. 영화사에 따르면,‘무간도’ 성공 이래 수많은 시나리오들이 날아들었을 때 꿈쩍도 않던 그가 ‘데이지’는 시나리오만 받아들고는 오케이 사인을 보냈단다. 왜 그랬을까. “한국영화 시장을 제대로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에는 아픈 기억도 있다.“당시 무간도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리라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는 30만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엽기적인 그녀’ 같은 영화는 10배 이상의 관객이 모였죠. 도대체 한국영화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더구나 ‘데이지’의 시나리오는,‘무간도’를 굴복시킨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썼다. 류 감독으로서는 호랑이 굴에 제대로 뛰어든 셈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이 뭐라 평가할지에 대해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다. 기자가 인터뷰당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소문이 실감났다. 사실 최근 ‘범아시아프로젝트’라는 거창한 꼬리표를 단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평단에서나 흥행에서나 참패의 연속이었다.‘데이지’는 다른 영화와 달리 한국 감독의 시나리오에, 한국의 정상급 배우들이 뭉쳤으니, 한국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까 더 궁금할 만도 했다. 그럼에도 실패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는 듯했다. 스토리 라인이 약하다는 말에는 “나는 아직도 한국 영화시장을 배우는 중”이라고 가볍게 받아넘긴다. 한발 더 나아가 범아시아프로젝트 영화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고까지 얘기한다.“‘무극’만 해도 그 덕분에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중국과 미국쪽에 확실히 각인됐습니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과만으로 단순하게 따지기보다는 앞으로 계속될 새로운 시도, 실패하면서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쭉 계속될 범아시아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보자는 얘기다. 류 감독은 다만 ‘데이지’를 ‘속이 텅텅 빈 멜로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내비쳤다.“멜로라기보다는 긴장감이 강한 드라마거든요. 남성적인 드라마예요. 물론 ‘무간도’에 비해 템포와 리듬이 느려서 멜로로 비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리고 하나하나의 상징에도 눈길을 달라고 말했다.“곽 감독의 영화나 시나리오에서 좋은 점은 뭔가를 제시하면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밑에 다양한 의미를 깔아둔다는 거예요. 이번 영화에서는 그게 ‘데이지’라는 꽃이고요.” 참,‘무간도’ 팬이라면 눈뿐 아니라 귀도 무척이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작 ‘이니셜D’에서도 심장박동 같은 힙합음악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작업 방식을 물었더니 “음악에 맞춘 편집”을 답으로 내놨다.“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장면과 음악을 연결시킵니다. 촬영 들어가기 전 2주 동안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음악만 들어요. 촬영이 끝나고 편집할 때도 그 음악에 맞춥니다. 그런 다음 음악가에게 의뢰하죠. 이런 느낌이 날 수 있는 곡으로 달라고.” 이번 영화에서도 쌉싸름한 클래식곡이 제법 된다. 장면장면과 음악을 맞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한류 통신] 일방적 문화 전파땐 ‘반쪽’ 전락

    [한류 통신] 일방적 문화 전파땐 ‘반쪽’ 전락

    지난 90년대 후반 중화권에서 불씨를 지핀 한류가 그들에 의해 여러 민족이 사는 이곳까지 넘어온 것이 말레이시아에서의 한류의 시작이었다.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이곳 화교들은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이나 VCD로 출시된 것들을 해적판으로 구입하여 공중파 방송도 타기 전에 이미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방송가에서는 ‘겨울연가’ 이후 ‘대장금’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드라마 방송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이민 2세에 의해 퍼진 한류가 이제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인들에게도 아시아적 가치를 되묻는 계기를 만들며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찻잔 속 폭풍일지 모른다. 일본, 중국, 타이완, 태국처럼 그 열기가 뜨겁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성장 초기 단계인데도 우리들은 이슬람권에 한류가 시작되었다고 겉으로만 성급하게 평가하는 것은 장밋빛 전망일지 모른다. 대중문화에서 비롯된 한류가 한국의 상품과 문화 그리고 관광 산업에 소비욕구와 호감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가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도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유라시안 같은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사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가까운 아시아 국가에서 통했으니 이 곳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고 자칫 경박하고 일방통행적 한류로 역풍을 만들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뒷받침하듯 한국 가수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곡 자체의 경쟁력은 중국이나 홍콩 말레이 음악보다도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한국학을 개설 운영 중인 쿠알라룸푸르의 말라야 국립대학교의 한국학 학생 지원은 매년 20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기 다른 민족의 문화적 특성을 무시한 채 그저 가수나 배우들의 얼굴이나 팔다 보면 결국 일방적인 문화 전파로 머지 않아 한류는 이곳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이곳 문화 정책과 트렌드를 꿰뚫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상호 문화 교류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지원과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에서의 한류는 반쪽짜리 한류로 끝이 날 가능성도 있다. 서규원 말레이시아 국립 말라야 대학 한국어 강사
  • ‘글로벌 미래에셋’

    ‘글로벌 미래에셋’

    미래에셋증권이 7∼8일 일반인 공모를 통해 15일 증시에 상장된다. 미래에셋증권·캐피탈·생명 등 9개 미래에셋 계열사 중 첫 증시 상장이다. 공모 청약 첫날인 7일 경쟁률이 15.5대 1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베트남과 중국 등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영업을 확충, 투자은행(IB)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 이를 통해 인도와 중국에 투자하고 계열사들을 통해 해외투자상품을 파는 등 금융그룹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금융시장의 ‘관심주’ 미래에셋 미래에셋은 자산관리분야의 높은 인지도 덕에 빠른 속도로 주식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 계열 운용사 3사가 지난 3일 현재 주식형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2005년 성장형 주식펀드를 운용한 28개 운용사의 수익률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위, 미래에셋투신운용이 3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8위 등 3사가 모두 10위권에 들었다. 일부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연 70∼80%를 기록하면서 적립식 펀드의 상당부분을 빨아들였다. 지난해 4월 인수한 생명보험사는 변액보험을 주력상품으로 선정, 이를 통해 각종 펀드를 팔고 있다. 서울 압구정·역삼·광화문 등 인구밀집지역에 금융플라자를 설치, 다양한 금융상품을 파는 생명보험의 ‘파격’ 영업도 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9월 생보사 최초로 일반공모로 유상증자를 실시, 소액주주가 25.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주 6일 근무가 기본 미래에셋의 빠른 성장에는 ‘인재의 힘’이 가장 크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다른 회사보다 운용역에게 많은 권한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데려왔고 인재를 키우는 일에도 관심이 있다.”며 “대학생 500여명에게 장학금을 줘 외국에서 금융을 배우게 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 직원 대부분은 일요일에 근무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일요 근무가 강제규정은 아니지만 월요일 장이 열리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 해 일요 근무가 일상화돼 있다.”고 밝혔다. 가끔 일요일 오후에 출근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번개’회의도 열린다. 운용역들에게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금주령도 내려진다. 미래에셋증권의 박현주 회장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시장을 봐서는 안된다.”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지나친 쏠림, 스스로의 방어체계는… 주식시장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보고서를 들고 가장 먼저 줄을 서는 곳이 미래에셋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특정 주식을 사들인 기관이 애널리스트를 압박,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도록 하는 게 아니라 애널리스트가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발굴, 이를 자신의 증권사를 통해 사들이도록 한다는 이야기다. 미래에셋 운용사들이 사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 다른 운용사들도 따라 사는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 중소형주에 있어 미래에셋의 가격지배력이 형성된 셈이다. 미래에셋을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박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곱씹고 비아냥거리지만 회사 경영에 있어 ‘대단하다.’고 평가한다. 미수금 증가가 올해 주식시장 급락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박 회장의 언급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미수금은 업계 2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이나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자사주 공모를 통해 임직원들이 부(富)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한다. 성장주 중심으로 운용하던 미래에셋의 펀드들이 주식시장 침체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증권업계의 시각은 더 싸늘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앞으로도 주식시장이 좋을 거라는 낙관론을 펴는데 그만큼 주식에 많이 물려 있어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류 통신] 최지우 주연 ‘윤무곡’의 성공비결

    세계 속의 한류를 현지에서 전하는 ‘한류통신’ 연재를 시작합니다. 한류가 해외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현지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생생하게 전하게 됩니다. 한류통신의 연재는 일본 도쿄에서 아지키 미치코 도쿄신문 방송예능부 기자, 중국 상하이에서 쑨커즈 푸단대학 교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서규원 국립 마라대학교 한국어강사, 홍콩에서 로사 권 위클리홍콩 발행인 등이 맡습니다. 최지우 등 한국의 스타를 기용한 일본 최초의 연속드라마 ‘윤무곡-론도’(TBS 매주 일요일 밤 9시)가 분투 중이다. 첫회 시청률은 20.0%.1월에 시작한 연속 드라마 중에서는 ‘서유기’(29.2%)에 이어 2위다. 한국과 달라서 드라마 빙하기 시대인 일본에서는 인기 절정의 배우 기무라 다쿠야(기무타쿠)가 주연을 해도 겨우 30%를 넘길 정도이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어릴 적 서울에서 거대 마피아 ‘센쿠(神狗)’에 의해 경찰관인 아버지가 살해된 쇼우(다케노우치 유타카)는 복수를 위해 목숨 걸고 스파이로서 ‘센쿠’에 잠입하는 경찰 수사관. 한편 조직에 의해 부친이 실종된 유나(최지우)는 병석의 동생 유니(이정현)를 데리고 일본에 가서 아버지가 하던 한국요리점을 재개한다. 셴쿠와 경찰의 싸움 속에서 쇼우와 유나의 러브스토리와 이국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자매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사람들의 교류를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달콤한 러브스토리 일색이었던 기존의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와는 선을 긋는다는 점이다. 인상적인 것은 쇼우가 동생뻘인 히데로부터 ‘오빠’로 불리는 장면. 한국인이라면 “그것은 오빠가 아니라 형이다.”라고 할 터이지만 이것이 제작자의 계산된 연출이다. 일본에서는 아저씨의 캐릭터를 가진 여자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처럼, 보통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과 쇼우를 구별해 특별한 존재의 의미로 ‘오빠’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 한류 붐이면서도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는 적었다. 공동제작 드라마에 관계했던 일본의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 직전까지 드라마를 만드는 한국의 다이내믹함은 부럽지만, 일본에서는 무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일본 제작자에게는 일본에서는 이미 과거의 유물에 지나지 않은 모티브를 자주 쓰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한국이라는 것만으로도 일본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점에서 한·일 합작 드라마는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오빠’의 에피소드는 언어, 문화의 충돌을 겪어온 스태프이기 때문에 나온 발상인지 모른다. 연출자 우에다 히로키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들이 만들 수 있다. 아픈 데를 만지는 기획이 아니라 솔직한 관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을 하자.”고 홈페이지에 썼다. 한·일 사이에 놓인 골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동안의 실패를 거름삼아 도전하는 그 용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아지키 미치코 도쿄신문 기자
  • 뮤지컬 마니아 대구로!

    뮤지컬 마니아 대구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공연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에서 2일부터 3월말까지 뮤지컬 축제가 열린다. 내년 봄 제1회 국제뮤지컬축제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프레 뮤지컬 축제는 홍콩 배우 막문위 주연의 ‘렌트’가 개막작으로 공연되고, 조승우 출연의 ‘지킬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최신 흥행대작인 ‘프로듀서스’가 잇따라 공연된다. 송승환의 난타 군단이 준비한 어린이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과 가족 뮤지컬 ‘캐츠포에버’, 버블 퍼포먼스 뮤지컬인 ‘팬양의 버블쇼’ 등이 준비돼 있다. 부대행사로는 3월27일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뮤지컬 시상식이 열려 남녀주연상과 남녀조연상, 최고스타상, 인기상, 신인상, 최고작품상 등 8개 부문에 걸친 시상이 펼쳐진다. 이밖에 뮤지컬 배우를 직접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는 토크쇼 ‘뮤지컬 히어로와 함께’, 무대 뒤편의 궁금증을 풀어줄 ‘백스테이지 체험’,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나도 뮤지컬 스타’ 등이 열린다. 황재찬 문화체육국장은 “이번 프레뮤지컬 축제를 통해 뮤지컬 도시 대구의 가능성을 가늠해보고 내년부터 매년 국제뮤지컬 축제를 열어 뮤지컬을 대구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www.dimf.or.kr)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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