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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IPO 제동·반독점 지침… 플랫폼 영역 중점 규제하나

    中, IPO 제동·반독점 지침… 플랫폼 영역 중점 규제하나

    중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마이(蟻·Ant)그룹 기업공개(IPO)를 전격 무산시킨 데 이어 인터넷 플랫폼 반독점 규제 지침을 공표하고 텅쉰(騰訊·Tencent)그룹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정책의 수립과 집행 전반을 총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까지 만든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19일 밤 국가시장감독총국(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의 건의에 따라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그러면서 “반부정경쟁 업무의 지도·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쟁질서 문제를 효율적으로 연구·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시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석회의는 반독점·반부정경쟁 주무 기구인 시장감독총국과 인터넷판공실,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민정부, 교육부,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광전총국(언론담당) 등 모두 17개 부처로 구성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무원이 ‘반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한 사례를 볼 때 중국 정부의 빅테크에 대한 견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연석회의에 모두 17개 정부 부처가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움직임이 하루이틀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안부는 빅테크들이 해외 불법 온라인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1년 넘게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감독총국 “기업들 합법 경영 유도” 반독점·반부정경쟁 업무는 그간 시장감독총국이 주로 맡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중국인의 모든 생활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규제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대부분 부처를 망라한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을 출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반부정경쟁이 반드시 플랫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연석회의의 주요 감독 대상이 빅테크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국무원과 시장감독총국이 최근 빈번하게 부정경쟁 방지에 관한 문건을 생산하고 있는데 인터넷과 신경제 영역이 중점 대상”이라고 밝혔다. 시장감독총국은 앞서 지난달 9일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감독총국은 이 규제 지침을 통해 유관 부처가 협력해 올해 안에 경쟁 질서가 자리잡힌 플랫폼 경제를 이끄는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인터넷 영역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부정경쟁 등 위법 행위를 색출해 기업들의 합법 경영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지침에는 민감한 고객 자료를 공유하거나 담합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해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을 반독점 행위로 간주하는 등 다양한 규제 계획이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단속이 앞으로 얼마나 가혹할 것인지, 왜 지금 이런 결정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며 “이 규제 초안은 모든 생활 영역으로 자신의 제국을 확대했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전 회장 등 기술 기업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 정부에 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텅쉰·메이퇀뎬핑(美團點評)·징둥(京東)닷컴 등 플랫폼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4대 빅테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4대 빅테크의 시가총액은 플랫폼 규제 지침이 나온 지난달 9일부터 20일까지 무려 1조 4955억 홍콩달러(약 216조원) 규모가 감소했다. 알리바바는 텅쉰과 함께 중국 인터넷 생태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59%에 이르고 2위 징둥닷컴도 26%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다. 음식배달 시장에서는 메이퇀뎬핑이 65%, 알리바바그룹 계열 어러머(餓了)가 27%를 차지하고 있다. 텅쉰의 웨이신(微信·Wechat·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자는 12억명에 이른다. 어린아이와 노인을 빼면 전 중국인이 사용하는 셈이다. 텅쉰은 징둥닷컴, 전자상거래 3위 핀둬둬(多多)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선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가 8억명, 마이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가 7억명의 이용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빅4’는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공산당 일당체제를 위협할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른 상황이다.●빅테크 사업 환경 근본적 변화 관측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게임이나 가짜 상품의 온라인 판매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일시적 단속을 벌이기는 했지만 빅테크가 새로운 사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을 사실상 방치·묵인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빅테크의 자유롭던 사업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이 ‘플랫폼 반독점 지침’에서 빅테크의 소유·지배구조까지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지분 관계 없이 계약만으로 빅테크에 경영권을 행사해 온 페이퍼컴퍼니인 ‘가변이익실체’(VIE)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빅테크는 VIE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독점 심사를 피해 왔다. 문어발식 확장이 가능했던 이유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VIE 구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단속한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VIE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M&A 때도 독점 심사를 받도록 했다.●AI 활용 맞춤형 서비스 정보 공개 요구 빅테크의 시장 지배적 행위들도 적극 규제한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선 텅쉰의 웨이신즈푸를, 텅쉰과 협업 관계인 징둥닷컴에선 즈푸바오를 받지 않는 ‘거래 차별’, 납품업체에 한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이선일’(二選一) 등이 앞으로 금지된다. 중국 당국은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독점적 행위로 분류하고 이 같은 정보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각 업체의 경쟁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웡콕호이 홍콩 APS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는 3~4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길 바라지 않는다. 테크 기업 1000개를 키우길 원한다”고 밝혔다.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마윈 전 회장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도발적 어조로 정면 비판한 뒤에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일 마윈을 전격 소환해 공개 질책했고 급기야 마이그룹의 IPO 절차가 상장을 불과 이틀 앞둔 3일 전격 중단되는 충격적인 사태로 벌어졌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는 사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빅테크 규제의 당위성으로 독점 폐해를 내세운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캠프에서 “페이스북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시로 도마에 오른다. 그러나 중국의 빅테크 길들이기는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커져 가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두려워해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올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소셜미디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텅쉰이 운영하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언론의 자유를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 까닭이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커 중국 당국이 원하는 만큼 규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스의 브렌든 에이헌 CIO는 “중국 정부가 다른 기업을 대안으로 키운다 해도 빅테크를 하루아침에 대체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 ‘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조슈아 웡 징역 13.5개월

    ‘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조슈아 웡 징역 13.5개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24)이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았다. 그와 함께 재판을 받은 아그네스 차우(23)와 이반 램(26)도 각각 10개월형과 7개월형에 처해졌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이날 데모시스토당 간부 출신 3명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이들의 변호사는 “세 사람이 나이가 어리고 시위 도중 어떠한 폭력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이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 행정력을 방해하고 낭비하게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한 점을 참작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조직·가담·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홍콩 시민 수천 명이 본부를 둘러싸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강하게 항의했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본부 벽을 훼손하고 감시 카메라를 부쉈다. 지난해 7개월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 가운데 가장 격렬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웡은 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내 앞에 놓인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나는 버틸 것”이라면서 “힘내자”라고 외쳤다. 차우는 선고가 내려지자 불안감이 밀려든 듯 눈물을 터뜨렸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인정한 뒤 구류 처분을 받아 수감됐다. 당시 차우는 기자들에게 “불법집회 참여 선동 혐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무죄를 주장해 온 웡과 램도 “차우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징역형 선고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인정해 형량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웡은 교도소에서 자필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세 차례 체포됐지만 이번처럼 고통스러운 적은 없었다”면서 “수많은 활동가들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웡은 15세 때인 2011년 학생 단체 ‘학민사조’를 설립해 민주주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을 이끌어 미국 타임지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이들의 수감으로 홍콩 민주화운동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웡은 이번 재판 외에도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불법집회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차우 역시 지난 8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유죄가 확정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에 징역 13.5개월 선고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에 징역 13.5개월 선고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조슈아 웡(24)과 그의 동료 아그네스 차우(23), 이반 램(26) 등 3명에게 결국 징역형이 내려졌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이날 조슈아 웡에게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했다. 아그네스 차우는 불법집회 선동·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 이반 램은 불법집회 선동 혐의로 징역 7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홍콩 데모시스토당 간부 출신인 이들 3명은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해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본부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규모 불법시위의 조직해 가담하고 선동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가해 앞서 있었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한 데 대해 항의했다. 웡은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웡을 비롯해 세 사람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지난 6월 통과되자마자 해산된 데모시스토당 소속으로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주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다 가져도 좋으니 아이만 둬라” 홍콩 SNS스타, 현상금 3억 걸었다

    “다 가져도 좋으니 아이만 둬라” 홍콩 SNS스타, 현상금 3억 걸었다

    5억원 털린 홍콩 SNS스타현상금 3억원 걸고 도둑 잡는다 홍콩 뷰티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크라이 소(25)가 집에 강도가 침입해 총 360만 홍콩달러(약 5억원) 상당의 물품을 훔쳐 달아나자 목격자를 찾기 위해 현상금 20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를 내걸었다는 소식이 1일 전해졌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소는 홍콩에서 화장품 회사를 운영 중인 뷰티 인플루언서다. 그는 자신의 SNS에 자주 고가의 시계, 명품 가방 등 사진을 올리며 부를 과시하 바 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쯤 크라이 소 집에 3명의 도둑이 들었다. 당시 소는 침실에서 자고 있었고 가사도우미(45)는 소의 6개월 된 아기와 거실에 있었다. 초인종이 울리자 가사도우미는 문을 열었고, 이때 칼을 든 3명의 강도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소는 “뭐든지 가져도 좋으니 아이는 내버려 둬라”고 소리쳤다. 강도들은 소와 가사도우미, 아이까지 테이프로 묶은 뒤 방에 가두었다. 이들이 떠난 직후 소는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이 바로 출동했지만, 범인들은 모든 물건을 여행용 짐가방에 넣어 달아난 뒤였다. 경찰은 도단당한 물건이 명품 가방 10개, 시계 7개, 노트북, 핸드폰 2개 등 도난 물품이 360만 홍콩달러(5억원)어치라고 발표했다. 용의자 3명은 40~50세 사이의 중국인으로 추정되며, 모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경찰은 CCTV 동영상에서 이들 3명이 아파트 중에서 주민이 살고 있지 않은 집 한 곳의 출입카드를 이용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소는 “이 강도들은 여자와 아이들만 털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생후 6개월 된 사내아이를 때리다니 얼마나 뻔뻔스러운가”라고 말했다. 소는 강도를 잡기 위해 현상금 20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원)를 내걸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CCTV 동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엎친 데 덮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위기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2년 8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닭이 감염될 경우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일 만큼 무서운 가축 질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어제 전북 정읍의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위기 경보 단계를 즉각 ‘심각’으로 높이고 확산 방지를 위한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사실상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어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의 가금 사육농가는 모두 5700곳에 이른다. 지난 2분기 현재 이들이 사육하는 닭은 산란계와 육계를 합쳐 1억 8576만 마리 남짓이다. 오리도 93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피해는 크다. 발생 농가 3㎞ 이내 사육농가 6곳의 닭과 오리 39만 2000마리를 긴급 살처분했고, 반경 10㎞ 이내 사육농가 68곳에는 30일 동안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오리는 닭보다 고병원성 AI에 덜 치명적이라지만 야생조류의 바이러스를 닭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단 고병원성 AI에 감염되면 닭과 같은 운명이 될 수밖에 없다. 고병원성 AI는 시베리아를 비롯한 북쪽지역에서 날아온 철새를 따라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고병원성 AI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그럴수록 사육농가들은 방역당국의 지침을 철저하게 따라 더이상의 전파를 막아야 한다. 아직 국내에 고병원성 AI의 인체 감염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홍콩과 네덜란드 베트남 태국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된 만큼 우리도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고병원성 AI는 철새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발생국에서 오염된 축산물이 유입되면서 감염될 수도 있다. 일반인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반입 금지 축산물을 국내에 들여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캐리 람 “美제재로 현금 집에 쌓아둬” 홍콩 시민 “매월 어떻게 전달?”

    캐리 람 “美제재로 현금 집에 쌓아둬” 홍콩 시민 “매월 어떻게 전달?”

    “집에 현금을 쌓아놓고 있어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7일 밤 현지 방송에 출연해 “월급을 현금으로 받고 있다. 매일 모든 일에 현금을 쓰고 있다”면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때문에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그의 연봉은 520만 홍콩달러(약 7억 4000만원)로 전 세계 정부 지도자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맞서 람 장관 등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에게 제재를 가했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람 장관이 홍콩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억압한 데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람 장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지난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네 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도 람 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불공정하지만 (자신에겐) 영예로운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는 이날 트위터에 “람 장관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은행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심지어 중국 국영은행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고 적었다. 람 장관의 하소연은 홍콩 민주화를 열망하며 보안법에 반년 가까이 맞서온 민주화 진영에 새로운 궁금증을 품게 했다. 과연 어떻게 홍콩 정부가 람 장관의 집에 매달 40만 홍콩달러(약 5700만원)의 월급을 현금으로 전달하는지다. 크리스 청이란 활동가가 이런 의문을 트위터에 제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가전계의 뉴페이스’…이색 가전들이 몰려온다

    ‘가전계의 뉴페이스’…이색 가전들이 몰려온다

    이색 가전들이 몰려오고 있다. 탈모 치료기, 식물 재배기, 전자식 마스크, 신발 관리기 등 가전계의 ‘뉴 페이스’들이 속속 시장에 출격하고 있는 것이다. 유용하다면 다소 값이 나가는 기기에도 아낌 없이 투자하는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이 기술력과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점도 이색 가전이 봇물을 이루는 데 영향을 미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색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LG전자다. 대표적인 ‘신 가전’인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출시해 홈런을 쳤던 LG전자는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해 수제 맥주 제조기 출시행사에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면 기존에 없던 제품이 나와야 한다. 5~10년 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에 걸맞은 제품을 먼저 내놓겠다”라고 했던 것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최근에는 미용 관련 가전을 잇따라 내놨다. LG전자는 최근 눈가 전용 관리 미용 기기인 ‘LG 프라엘 아이케어’를 출시했다. 마치 선글라스처럼 착용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눈 주변 피부의 톤과 탄력, 다크서클, 눈밑 지방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준다. 또한 LG전자는 최근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인 ‘LG 프라엘 메디헤어‘도 출시했다. 머리에 착용하는 헬멧 형태다. 이 제품은 ‘저출력 레이저 치료’(LLLT) 방식을 활용해 광원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모발 뿌리를 둘러싼 모낭 세포의 대사를 활성화해 모발의 성장을 돕는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연간 4조원으로 추산되는 탈모 시장을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코로나19에 맞춰 전자식 마스크도 출시했다.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마스크 형태로 된 일종의 공기 청정기다. 마스크에 소형 팬과 호흡 감지 센서, 충전 배터리가 탑재됐다. 교체할 수 있는 헤파필터 2개가 적용돼 먼지와 비말을 차단할 수 있다. 동시에 소형 팬과 호흡 감지 센서를 이용해 숨쉬기가 편하도록 했다. 현재 홍콩, 대만, 이라크, 두바이 등에 선출시했다. 국내에선 전자 제품이 아닌 ‘의약 외품’으로 신청해 현재 식약처 심사를 받고 있다.소비자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제품도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LG전자의 수제 맥주 제조기인 ‘LG홈브루’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출시한 ‘LG홈브루’(출고가 399만원)가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있자 핵심 기능만 추려 원가를 낮춘 100만원대 제품을 내놨다.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은 뒤 간단한 조작만 거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한 번에 해결해준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7일 선보인 ‘삼성 비스포크 큐브’는 1인용 소형 냉장고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40㎝가량 되는 정육각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5~18도까지 온도 설정이 가능해 와인이나 맥주 혹은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등 각각 품목에 가장 적당한 온도에 맞춰 보관할 수 있다.삼성전자는 신발을 관리해주는 ‘슈 드레서’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구두나 운동화를 넣어두면 습기와 냄새를 제거하고 소독까지 해준다. 세탁이 용이하지 않은 신발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식물재배기는 여러 회사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교원이 ‘웰스팜’이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장 먼저 진출했고 LG전자, 삼성전자, SK매직 등도 뒤이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에 이른 전통 가전을 대신해 ‘신 가전’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를 기대하며 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다음 타깃은 사법부…‘노란 판사’ 흔드는 홍콩 친중파

    다음 타깃은 사법부…‘노란 판사’ 흔드는 홍콩 친중파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서에 계란을 던진 30대 남성이 21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너무 지나친 판결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홍콩 사법부 내 기류가 지난 6월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치안판사는 해당 판결을 내리며 “계란이 살상무기는 아니지만, 이를 경찰서에 던지는 행위는 공권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중국의 홍콩 민주화 운동 진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후 홍콩 법원이 내린 가장 강력한 결정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홍콩 법관들은 민주화 시위대에 비교적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노란 판사’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를 상징하는 색이 노란색인 점에 빚댄 표현이었다. 최근 홍콩 고등법원은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민원을 제대로 구제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며 독립적인 기관이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사용이나 위법 행위를 조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친중파들에게 이같은 ‘노란 판사’들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의 한 논설위원은 “사법부가 정치적 판결을 내려서는 안되는데, 홍콩의 대다수 사람들은 일부 판사들이 야권의 ‘범죄자’들에 대해 정치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보안법 시행과 함께 민주화 진영에 대한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 독립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야당 입법의원(국회의원) 4명이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데 이어 범민주진영 의원들이 이에 전원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하며 사실상 입법부는 행정부 견제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입법부 말살에 이은 친중파의 다음 타깃은 사법부가 되고 있다. 장샤오밍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은 “홍콩 사법부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홍콩 사회의 가치에는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앞에 ‘애국주의’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법부 압박 발언을 하기도 했다. CNN은 “홍콩 정부는 사법부에 민주화세력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최근 홍콩 내 몇몇 정치 사건에 개입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민주화 진영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불법집회 조직·선동·가담 혐의 등으로 최근 수감돼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옥중서신에서 “자신과 동료들이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홍콩의 민주화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 회복 후 다른 유형 재감염 발견

    코로나 회복 후 다른 유형 재감염 발견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보고됐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성문우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완치 뒤 재양성 판정을 받은 국내 환자 6명을 연구해 이 중 1명에게서 재감염 사실을 확인해 국제학술지 ‘임상 감염병’에 게재했다. 재감염된 이 환자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 후 회복했다가 4월 초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조사 결과 처음에는 ‘V형 유형 바이러스에, 두 번째는 ‘G형’에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아미노산의 변화에 따라 7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V형은 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유행했고, G형은 유럽에서 들어와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후 재감염이 발생한 사례”라며 “감염으로 생성된 중화항체가 다른 유형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역당국 역시 지난 9월 국내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일부 변이를 하면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아 감기·독감처럼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팀이 코로나19 치료 후 퇴원한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중 4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을, 1명은 우울감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타인을 감염시킬 것과 이웃에게 차별받을 것, 사생활이 공개될 것을 두려워했다. 연구팀은 “2015년 메르스, 앞서 홍콩의 사스 때도 감염자를 가해자로 낙인찍는 차별이 있었다”며 “이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 지속 여부는 환자에 대한 사회와 공동체의 인식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선 중국

    중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마이(螞蟻·Ant)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전격 무산시킨데 이어 인터넷 플랫폼 반독점 규제 지침 공표하고 텅쉰(騰訊·Tencent)그룹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정책의 수립과 집행 전반을 총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까지 만든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9일 밤 국가시장감독총국(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의 건의에 따라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그러면서 “반부정경쟁 업무의 지도·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쟁질서 문제를 효율적으로 연구·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시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석회의는 반독점 및 반부정경쟁 주무 기구인 시장감독총국과 인터넷판공실,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민정부, 교육부,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광전총국(언론 담당) 등 모두 17개 부처로 구성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무원이 ‘반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한 사례를 볼 때 중국 정부의 빅테크에 대한 견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연석회의에 모두 17개 정부 부처가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움직임이 하루이틀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안부는 빅테크들이 해외 불법 온라인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1년 넘게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독점 및 반부정경쟁 업무는 그간 시장감독총국이 주로 맡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중국인의 모든 생활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규제 사각을 없애기 위해 대부분 부처를 망라한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을 출범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반부정경쟁이 반드시 플랫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연석회의의 주요 감독 대상이 빅테크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국무원과 시장감독총국이 최근 빈번하게 부정경쟁 방지에 관한 문건을 생산해내고 있는데 인터넷과 신경제 영역이 중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시장감독총국은 앞서 9일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감독총국은 이 규제 지침을 통해 유관 부처가 협력해 올해 안에 경쟁 질서가 자리잡힌 플랫폼 경제를 이끄는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인터넷 영역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부정경쟁 등 위법 행위를 색출해 기업들의 합법 경영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침에는 민감한 고객 자료를 공유하거나 담합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해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을 반독점 행위로 간주하는 등 다양한 규제 계획에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단속이 앞으로 얼마나 가혹할 것인지, 왜 지금 이런 결정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며 “이 규제 초안은 모드 생활 영역으로 자신의 제국을 확대했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전 회장 등 기술 기업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 정부에 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텅쉰·메이퇀뎬핑(美團點評)·징둥(京東)닷컴 등 플랫폼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4대 빅테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4대 빅테크의 시가총액은 플랫폼 규제 지침이 나온 9일부터 20일까지 무려 1조 4955억 홍콩달러(약 216조원) 규모가 감소했다. 알리바바는 텅쉰과 함께 중국 인터넷 생태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59%에 이르고 2위 징둥닷컴도 26%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다. 음식배달 시장에서는 메이퇀뎬핑이 65%, 알리바바그룹 계열 어러머(餓了麽)가 27%를 차지하고 있다. 텅쉰의 웨이신(微信·Wechat·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자는 12억 명에 이른다. 어린아이와 노인 빼면 전 중국인 사용하는 셈이다. 텅쉰은 징둥닷컴, 전자상거래 3위 핀둬둬(拼多多)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선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가 8억 명, 마이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가 7억 명의 이용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빅4’는 경제는 물론 정치적·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공산당 일당체제를 위협할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른 상황이다.중국 정부는 그동안 게임이나 가짜 상품의 온라인 판매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일시적 단속을 벌이기는 했지만 빅테크가 새로운 사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을 사실상 방치·묵인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빅테크의 자유롭던 사업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이 ‘플랫폼 반독점 지침’에서 빅테크의 소유·지배구조까지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지분관계 없이 계약만으로 빅테크에 경영권을 행사해온 페이퍼컴퍼니인 ‘가변이익실체’(VIE)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빅테크는 VIE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독점 심사를 피해왔다. 문어발식 확장이 가능했던 이유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VIE 구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단속한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VIE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M&A 때도 독점 심사를 받도록 했다. 빅테크의 시장 지배적 행위들도 적극 규제한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선 텅쉰의 웨이신즈푸를, 텅쉰과 협업관계인 징둥닷컴에선 즈푸바오를 받지 않는 ‘거래 차별’, 납품업체에 한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이선일’(二選一) 등이 앞으로 금지된다. 중국 당국은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독점적 행위로 분류하고 이 같은 정보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각 업체의 경쟁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웡콕호이 홍콩 APS자산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는 3~4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길 바라지 않는다. 테크 기업 1000개를 키우길 원한다”고 설명했다.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마윈 전 회장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도발적 어조로 정면 비판한 뒤에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일 마윈을 전격 소환해 공개 질책했고 급기야 마이그룹의 IPO 절차가 상장 불과 이틀 앞둔 3일 전격 중단되는 충격적인 사태로 벌어졌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는 사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빅테크 규제의 당위성으로 독점 폐해를 내세운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캠프에서 “페이스북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시로 도마에 오른다. 그러나 중국의 빅테크 길들이기는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커져가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두려워해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올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소셜미디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텅쉰이 운영하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중국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언론의 자유를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 까닭이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커 중국 당국이 원하는 만큼 규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스의 브렌든 에이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가 다른 기업을 대안으로 키운다 해도 빅테크를 하루아침에 대체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재계 블로그] 창업 뛰어드는 네이버·카카오 출신들

    [재계 블로그] 창업 뛰어드는 네이버·카카오 출신들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들이 둥지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모두 근무했던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가 창업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처럼 대박을 노리는 이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전장에 뛰어드는 것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인공지능(AI) 연구조직 클로바 사내법인을 이끌었던 김성훈(홍콩과기대 교수) 전 책임리더는 최근 AI 컨설팅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를 창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학회 등에서 우수 논문상을 4회 수상하며 ‘AI 석학’으로 꼽힌 김 대표는 2017년부터 네이버 AI 개발을 총괄한 ‘거물’이다. 업스테이지는 김 대표 이외에 네이버에서 비주얼 AI를 총괄한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모델팀 리더였던 박은정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막강한 진용을 갖추며 국내 첫 ‘AI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에서 CTO와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낸 송창현 대표도 지난해 초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창업해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총 4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카카오 재직 당시 가사도우미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기획하다가 2017년 팀원 5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청소연구소’라는 플랫폼을 출시해 60만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인 ‘어메이즈 VR’의 이승준 대표,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오리진’의 조항수 대표, 통화 내용을 문자 대화로 바꿔 주는 ‘리턴제로’ 이참솔 대표도 모두 카카오 출신이다.네이버·카카오 출신들이 든든한 울타리를 등지고 도전에 나서는 데는 당근마켓의 성공이 큰 자극이 됐다.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는 카카오 재직 시절 사내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7월 ‘판교장터’를 창업했다. 이웃 주민과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식을 택해 사기 피해 가능성을 낮춰 기존 강자였던 ‘중고나라’와 차별화했고 같은 해 10월부터 이를 전국으로 확장해 당근마켓을 만들었다. 현재는 앱 월간 순이용자가 지난 10월 기준 1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당근마켓, 생활연구소 등은 구성원들이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등 사내문화나 경영철학도 카카오 등을 닮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에는 내로라하는 실력자가 많다. 회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좀더 자유롭게 구현하려는 이들의 도전이 스타트업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네이버·카카오 출신들 ‘제2의 당근마켓’ 꿈꾸며 창업 도전장

    네이버·카카오 출신들 ‘제2의 당근마켓’ 꿈꾸며 창업 도전장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들이 둥지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모두 근무했던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가 창업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처럼 대박을 노리는 이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전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인공지능(AI) 연구조직 클로바 사내법인을 이끌었던 김성훈(홍콩과기대 교수) 전 책임리더는 최근 AI 컨설팅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를 창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학회 등에서 우수 논문상을 4회 수상하며 ‘AI 석학’으로 꼽힌 김 대표는 2017년부터 네이버 AI 개발을 총괄한 ‘거물’이다. 업스테이지는 김 대표 이외에 네이버에서 비주얼 AI를 총괄한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모델팀 리더였던 박은정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막강한 진용을 갖추며 국내 첫 ‘AI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노리고 있다.네이버에서 CTO와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낸 송창현 대표도 지난해 초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창업해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총 4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카카오 재직 당시 가사도우미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기획하다가 2017년 팀원 5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청소연구소’라는 플랫폼을 출시해 60만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인 ‘어메이즈 VR’의 이승준 대표,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오리진’의 조항수 대표, 통화 내용을 문자 대화로 바꿔 주는 ‘리턴제로’ 이참솔 대표도 모두 카카오 출신이다.네이버·카카오 출신들이 든든한 울타리를 등지고 도전에 나서는 데는 당근마켓의 성공이 큰 자극이 됐다.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는 카카오 재직 시절 사내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7월 ‘판교장터’를 창업했다. 이웃 주민과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식을 택해 사기 피해 가능성을 낮춰 기존 강자였던 ‘중고나라’와 차별화했고 같은 해 10월부터 이를 전국으로 확장해 당근마켓을 만들었다. 현재는 앱 월간 순이용자가 지난 10월 기준 1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당근마켓, 생활연구소 등은 구성원들이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등 사내문화나 경영철학도 카카오 등을 닮았다는 평가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에는 내로라하는 실력자가 많다. 회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좀더 자유롭게 구현하려는 이들의 도전이 스타트업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빠가 만든 화장품’ 줄리아루피, ‘아토피 치유 학교’ 문의초 도원분교와 업무협약

    ‘아빠가 만든 화장품’ 줄리아루피, ‘아토피 치유 학교’ 문의초 도원분교와 업무협약

    줄리아루피 오경환 대표가 청주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와 함께 아토피 학생들의 피부 케어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선다. 친환경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줄리아루피는 아토피 치유완화 학교로 알려진 청주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이하 도원분교)와 아토피 사례연구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학생들의 상황에 맞는 사례연구와 맞춤 케어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청주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이하 도원분교)는 학교주변의 자연환경과 지역자원을 연계해 ‘아토피 학교’라는 특색을 살려 지난 2010년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에코-그린(ECO-GREEN)’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피부 개선을 위해 노력하며 환경성 질환 완화 및 치유 시범학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곳이다. 줄리아루피 오경환 대표는 평소 아토피 자녀로 고민하는 부모들과 소통하며 이 학교를 알게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전교생에게 자사 제품을 지원함으로써 아토피 등 피부질환이 있는 학생들의 상황에 맞는 사례연구와 맞춤 케어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보다 안정되게 치료받으며 뛰어놀 수 있는 ‘수피아’라는 이름의 숲운동장을 조성했으며, 지난 7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메시지와 함께 티셔츠를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 줄리아루피에서 출시되는 제품은 자연에서 얻은 식물 추출물이 사용된 천연 화장품이다. 특허 받은 독자 기술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피부보호 및 피부장벽 강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민감성 피부 아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줄리아루피 오경환 대표는 “앞으로 도원분교와 함께 지속적인 연구와 후원을 통해 피부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과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줄리아루피 제품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기내쇼핑몰인 ‘아시아나샵’에 입점되며 국내선 기내지에도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홍콩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신세계면세점에도 입점하는 등 국내 및 해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업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난에도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과 바티칸 사이에 하나씩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처음으로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가톨릭 추기경도 “중국 정부가 바티칸과의 합의를 무기 삼아 가톨릭 교회를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작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중국 내 위구르족이 “박해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는 책에서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 사례를 전하며 “나는 종종 로힝야족과 위구르족, 야지디족의 고통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있다. 민족종교를 믿는 야지디족은 극단적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제거 대상이 됐다. 위구르족도 중국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 넘게 수용소에 구금됐다고 알려졌다. 그간 교황은 로힝야족과 야지디족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위구르족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중국 인권탄압 현실에 눈을 감았다”며 위구르족 박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종교 전문가들은 그간 바티칸이 2018년 9월 중국과 체결한 주교 임명 합의안을 연장하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본다. 이 합의는 중국 정부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신 교황청은 중국이 직접 임명한 주교(7명)를 공인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9월 양측의 동의로 기한이 연장됐다. 시간을 번 교황이 조금씩이나마 중국에 대한 비판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주교 출신으로 세계적 민주화 운동가인 요셉 젠 추기경도 이날 인도 방송매체 위온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합의’는 바티칸이 중국에 놀아난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을 주교로 제안해 지명했다. 그러나 2년 전 합의로 모든 것이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독신 생활을 하지 않는 ‘함량 미달’ 성직자도 주교로 임명했고, 이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당국 승인을 받지 않은 지하교회를 찾아 “교황도 우리에게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대놓고 지하교회 해체를 종용한다는 것이다. 젠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중국 공산당을 비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가톨릭은 관영 천주교애국회(730만명)와 지하교회(1000만명 이상 추정)로 나뉘어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로 종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아”

    中 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난에도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과 바티칸 사이에 하나씩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처음으로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가톨릭 추기경도 “중국 정부가 바티칸과의 합의를 무기 삼아 가톨릭 교회를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작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중국 내 위구르족이 “박해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는 책에서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 사례를 전하며 “나는 종종 로힝야족과 위구르족, 야지디족의 고통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있다. 민족종교를 믿는 야지디족은 극단적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제거 대상이 됐다. 위구르족도 중국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 넘게 수용소에 구금됐다고 알려졌다. 그간 교황은 로힝야족과 야지디족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위구르족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중국 인권탄압 현실에 눈을 감았다”며 위구르족 박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종교 전문가들은 그간 바티칸이 2018년 9월 중국과 체결한 주교 임명 합의안을 연장하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본다. 이 합의는 중국 정부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신 교황청은 중국이 직접 임명한 주교(7명)를 공인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9월 양측의 동의로 기한이 연장됐다. 시간을 번 교황이 조금씩이나마 중국에 대한 비판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주교 출신으로 세계적 민주화 운동가인 요셉 젠 추기경도 이날 인도 방송매체 위온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합의’는 바티칸이 중국에 놀아난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을 주교로 제안해 지명했다. 그러나 2년 전 합의로 모든 것이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독신 생활을 하지 않는 ‘함량 미달’ 성직자도 주교로 임명했고, 이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당국 승인을 받지 않은 지하교회를 찾아 “교황도 우리에게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대놓고 지하교회 해체를 종용한다는 것이다. 젠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중국 공산당을 비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가톨릭은 관영 천주교애국회(730만명)와 지하교회(1000만명 이상 추정)로 나뉘어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로 종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홍콩 인권운동가 방탄소년단에 감사표한 이유

    홍콩 인권운동가 방탄소년단에 감사표한 이유

    5년 전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이끌고 있는 홍콩의 인권운동가 조슈아 웡이 한국의 방탄소년단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조슈아 웡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노란 우산을 들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사진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들은 방탄소년단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웡의 트위터에 네티즌들은 “홍콩 인권운동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든다는 것은 중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뜻과 마찬가지인데 방탄소년단은 대단하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의견에 중국 정부가 반일운동과 반미운동을 벌여도 중국인의 아이폰 구매와 같은 소비가 끊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반박도 있었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인 위버스를 통해 판매하는 생수의 이름을 ‘비워터’(be water)라고 지었는데 이 역시 홍콩 시위의 구호 가운데 하나다. 한 홍콩 네티즌은 중국 공산당이 진실은 제대로 판별하지 않고 홍콩 시위와 관련된 것은 무조건 공격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며 우연이든 아니든 방탄소년단이 노란 우산을 들고 홍콩 시위 슬로건을 생수 이름으로 한 것에 대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지 댓글 하나당 5마오(약 90원)를 받는다고 해서 ‘우마오’라고 불리는 중국 공산당 댓글 부대를 비판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한·미 우호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중국 내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미국에 맞서 한국을 도왔다는 이른바 ‘항미원조’ 정신을 내세우며 방탄소년단이 중국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보도했던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이후 한국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논란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 “우리 화났다”… 호주방송은 “벌레·머리카락 먹는 중국인”

    中 “우리 화났다”… 호주방송은 “벌레·머리카락 먹는 중국인”

    호주가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발원지 국제 조사를 요구하며 불거진 두 나라의 갈등이 이제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중국이 ‘신냉전’ 상황에서 미국 대신 동맹국인 호주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7일 호주 캔버라 주재 중국대사관은 현지 매체들을 불러 호주 측 반중 사례 14가지를 적시해 전달했다. 대사관 측은 호주가 감염병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한 것과 중국 정보기술(IT)업체 화웨이가 호주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은 조치, 호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에 비판적 발언을 이어 가는 상황 등을 문제 삼았다. 중국대사관 측은 “호주가 중국의 (전반적인) 인권 문제뿐 아니라 홍콩·대만·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도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 공산당이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핵심 이해관계”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심지어 한 중국 외교관은 “중국은 화가 났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고자 하면 중국은 진짜로 적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상공회의소가 마련한 화상 회의에서 “중국과의 긴장은 호주가 그저 (중국보다 힘이 약한) 호주라는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호주의 양보를 전제로 한 요구에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호주 측에 “중국을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호주 장관들의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실제로 사이먼 버밍엄 호주 무역장관은 중국이 호주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화를 요구했지만 수개월째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 간 감정싸움이 격해지자 어린이 채널 방송 내용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호주 공영 ABC방송이 교육용 프로그램에서 중국인들이 곤충이나 쥐, 머리카락 등을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을 내보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인종 차별적 행위”라며 프로그램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실제로 중국에서 메뚜기 등을 식용으로 쓰지 않았느냐”며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두 나라 간 불화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4월이다.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책임론’을 꺼내 들었는데, 모리슨 총리가 이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곧바로 청징예 중국 대사가 “중국인들이 왜 호주산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경고하며 충돌이 본격화됐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홍콩 민주화상징 결국 수감…불법집회 선동 혐의

    홍콩 민주화상징 결국 수감…불법집회 선동 혐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24)이 결국 구류 처분을 받아 수감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23일 공판을 위해 출석한 웡과 아그네스 차우(23), 이반 램(26) 등 전 데모시스토당 멤버 3명에게 구류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완차이 지역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조직·가담·선동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달 2일 선고에서 최고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차우가 법정 출두 전 기자들에게 “불법집회 참여 선동 혐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무죄를 주장해 온 웡과 램도 “차우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인정해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웡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집회에도 참가해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웡은 법원에서 나오며 “모두 버티자. 힘내자!”라고 외쳤다. 램도 송환법 폐지 등 시위대의 ‘5대 요구안’을 상징하는 손동작을 보여줬다. 법원 밖에서는 10여명의 지지자들이 범민주 진영 구호를 외치며 이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웡은 이날 법정 앞에서 “당국은 내가 감옥에 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투옥도, 피선거권 박탈도, 어떠한 다른 독단적인 권력도 우리의 활동을 멈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조종하는” 사법체계에 세상이 주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협박 동영상의 ‘IS 소년’ 미국 돌아와 일년 “달콤한 위안”

    트럼프 협박 동영상의 ‘IS 소년’ 미국 돌아와 일년 “달콤한 위안”

    3년 전 열 살 때 이슬람 국가(IS)의 선전 동영상에 등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영토에서의 테러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던 미국 소년이 있었다. 매슈(13)란 이름만 알려진 소년은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에 이끌려 시리아로 건너갔다가 2018년 미군에 의해 구출돼 미국 아버지 집에 돌아와 일년 정도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 매슈는 23일 영국 BBC의 파노라마와 미국 공영방송 PBS의 프론트라인에서 방영하는 인터뷰를 통해 집에 돌아와 “달콤한 위안”을 느낀다고 털어놓으며 “과거 일들이 있었고, 이제 나는 그것들을 뒤에 뒀다. 너무 어려서 난 정말로 그게 어떤 일인지 이해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치유하고 적응하는 데 카운셀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의붓아버지 무사 엘하사니는 2017년 여름 드론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고 사망했고, 어머니 서맨사 샐리는 테러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이달 초 6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는 미국인 가족이 터키의 시리아 국경 도시 산리우파를 통해 시리아 영토로 진입한 것은 2015년 4월이었다. IS가 수도로 선포한 라까에서 엘하사니는 군사 훈련을 받은 뒤 저격수가 됐다. 당시 여덟 살이었던 매슈는 집에 대한 기억을 또렷이 해냈다. “라까에 처음 들어가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아주 시끄러웠고 매일 총성이 들렸다. 한번은 멀리에서 폭발음이 들렸는데 우리는 별반 걱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2017년 초 서맨사는 미국에 있는 자매에게 가족들이 탈출할 수 있게 돈을 보내달라고 간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매슈 동영상들이 첨부돼 있었다. 한 동영상에는 엘하사니가 매슈에게 자살폭탄 조끼를 채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의붓아버지가 꾸민 대로 미국인 구조자가 오면 반기는 척 껴안은 뒤 폭탄 버튼은 눌러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었다. 다른 동영상은 의붓아버지가 1분 안에 매슈가 AK 47 소총을 장전하도록 재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같은 해 8월부터 라까에 미군 주도의 공습이 시작돼 이웃 주택이 완전히 붕괴돼 자갈과 흙먼지를 뒤집어 쓴 적도 있다고 했다. IS 수뇌부는 여전히 승리한다고 장담하면서 매슈가 저항을 부추기도록 선전 동영상을 찍게 했다.매슈가 외어서 반복한 메시지는 이런 것이었다. ‘트럼프는 유대인의 꼭두각시다. 알라는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했고,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패배를 약속했다. 이 전투는 라까나 모술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땅에서 끝날 것이다. 그러니 준비하라, 이제 싸움은 막 시작됐을 뿐이다.’ 그는 동영상 제작에 협조하지 않았으면 의붓아버지가 엄청 화를 냈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했다. 의붓아버지가 점점 정신줄을 놓아 정서적으로 불안해졌다고 했다. 얼마 안돼 엘하사니가 폭사하자 “난 기뻤다. 사람이 죽었으니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랬다. 우리 모두는 기뻐서 울 정도였다”고 했다. 서맨사는 자신과 네 자녀를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브로커에게 건넬 돈이 있었다. 트럭 뒤쪽 술통에 매슈를 숨겨 IS 검문소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쿠르드족이 통제하던 구역에 이르러 구금 캠프에 들어갔다. 2017년 겨울이었는데 파노라마 제작진이 처음 서맨사를 만난 곳이었다. 새 남편에 속았을 뿐이며 라까에 도착하자마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야지디족 10대 소녀 둘을 노예로 부렸는데 남편이 둘을 정기적으로 성폭행했다고 했다. 남편의 “바보 같은 모험”을 지지하긴 했지만 자신은 IS에 가입해 지지하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제작진은 조금 다른 얘기를 발견했다. 알하사니가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을 떠나기 몇달 전부터 이미 IS 사상에 경도돼 IS 선전물을 여러 차례 시청했다고 했다. 서맨사의 친구들은 남편이 성전에 참여하겠다고 자신에게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서맨사는 홍콩에 여러 차례 여행을 가 3만 달러의 현금과 금뭉치를 은행에 개설한 금고에 보관했다.그녀는 여러 차례 검찰 진술을 바꿨으며 결국 형량을 줄이기 위해 테러 자금을 지원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종신형 선고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아들에게 자살 조끼를 입히거나 AK 소총 장전을 하게 하는 과정에 그녀는 옆에서 거들었던 점에 놀라워했다. 또 남편이 IS에 가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남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협력했다고 책임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미국에 돌아오니 어떠냐는 질문에 매슈는 “종일 꼭 끼는 옷과 양말, 신발을 끼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제 벗어버리니 좋고 뜨거운 욕조에 들어가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심정이다. 내가 느끼는 것이 그런 기분이다. 달콤한 위안처럼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솽스이’에는 있고 ‘빼빼로데이’에는 없는 것/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솽스이’에는 있고 ‘빼빼로데이’에는 없는 것/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세계 최대 쇼핑 축제가 된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를 취재하고자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를 찾았다. 11일 0시가 되자 미디어센터에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으로 전 세계 주문 현황이 물밀듯 쏟아졌다. 알리바바가 이번 솽스이 기간으로 정한 1~11일 매출은 4982억 위안(약 83조원). 같은 기간 경쟁사인 징둥도 2715억 위안을 팔았다. 두 업체의 11일간 거래액이 130조원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온라인 매출액에 맞먹는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11월 11일은 ‘광군제’(빛나는 독신자들의 명절)로 불렸다. 2009년 알리바바가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자’며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첫 번째 행사에서 52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열두 번째인 올해는 그때에 비해 1만배 가까이 커졌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10여년 전 취재차 들른 항저우는 중국의 평범한 지방 도시였다. 이번에 간 항저우는 도심만 보면 홍콩·싱가포르와 차이가 없었다. 이 도시의 고속성장이 알리바바 덕분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솽스이 행사에서 기자가 인상 깊게 본 것은 저소득 계층에 대한 배려였다. 오지나 소수민족 자치구에서 이름 없는 장인들이 만드는 수제품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판로를 얻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있었다. 좋은 기업 하나가 국가 전체에 어떤 순기능을 하는지 보여 준다. 사실 11월 11일 행사의 원조는 우리나라의 ‘빼빼로데이’다. 1990년대 초 부산 지역 여학생들 사이에서 ‘빼빼하게 되라’며 다이어트 격려차 막대과자를 주고받은 것에서 유래했다. 롯데제과가 이를 발 빠르게 이용했다. 빼빼로 연 매출(약 1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이날 나오고 군대에도 가장 많은 소포가 이 시기에 도착한다. 롯데는 이날 하루로 ‘대박’을 쳤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다. 11·11 축제는 한국이 중국보다 20년가량 앞서 기획했지만 우리는 중국과 달리 지금도 특정 기업의 전유물로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롯데의 상술에 놀아나고 있다”며 빼빼로데이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나라의 차이는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중국의 ‘인구발’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확장성’에 대한 두 기업의 관점이 달라서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알리바바는 ‘솔로 축제’를 시작으로 해마다 새로운 개념을 더해 외연을 넓혔다.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누구나 이날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어떤 종류의 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 행사는 경쟁업체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정부까지 참여하는 날이 됐다. 알리바바의 확장성이 솽스이를 춘제·국경절 등과 함께 국가 경제 지표를 확인하는 행사로 탈바꿈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통 플랫폼만 놓고 보면 롯데도 알리바바 못지않다. 백화점과 마트, 온라인 쇼핑몰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럼에도 빼빼로데이를 ‘젊은이들에게 자사 과자를 파는 날’로만 규정한 것이 개념의 확장을 막은 것 같다. 요즘 국내 유통업체들이 ‘11·11’을 겨냥해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중국 솽스이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 빼빼로데이와는 큰 관계가 없다. 만약 롯데가 빼빼로데이를 ‘(모든 종류의) 사랑을 전달하는 날’로 개념을 확장하고 이날을 활용하려는 누구와도 손잡았다면 어땠을까. 이날 하루만이라도 롯데의 플랫폼을 통해 라이벌 행사인 ‘가래떡데이’와 협업하고 사회적기업 제품이나 공정무역 상품 등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양품도 대폭 할인해 내놓는 식으로 말이다. 빼빼로데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바꾸고 ‘의미와 재미를 더한 우리나라만의 상생 축제’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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