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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투기·오페라·록밴드 공연… 영화관에서 느긋하게 감상을

    ‘영화관에서 영화만 본다는 생각은 버려라?’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를 중심으로 영화와 다른 장르 문화의 결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의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에 머물렀다면 최근 들어서는 스포츠, 콘서트, 공연, 책, 패션 등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멀티플렉스가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현재 포화 상태에 도달한 탓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 관객들을 불러들이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6일 극장가에 따르면 CGV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점, 강변점 등 5곳에서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입식 격투기 대회 ‘K-1 그랑프리 파이널’을 생중계했다. 초대형·고화질 스크린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지난 가을 CGV는 국내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경기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CGV 측은 “월드컵 축구 경기 등을 상영한 적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벤트 차원이었다.”며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스포츠를 영화관용 유료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관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게 낯선 경험이라 초기에는 관객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메가박스는 지난 9월부터 서울 코엑스점 M관에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링컨센터 무대에 오른 최신 오페라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주말에 하루 한번씩 상영한다. ‘라보엠’과 ‘나비부인’에 이어 현재 ‘토스카’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내년 7월까지 한 달 단위로 새 작품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메가박스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공연을 저렴한 비용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는 책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 아름다운 책 인터뷰’ 행사를 열고 서울 건대입구점 등 전국 20곳에서 작은 도서관 성격의 ‘무비&북스토리’를 운영 중이다. 서울 영등포점을 새로 단장하면서 안내로봇 ‘시로미’를 배치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정평 난 서울 사당동의 씨너스 이수는 지난 7월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록 밴드 ‘퀸’의 1981년 캐나다 몬트리올 공연 실황을 스크린에 걸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라이브 공연 실황 개봉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사지 표지에 유머카툰 싣는 외국 부러워”

    “시사지 표지에 유머카툰 싣는 외국 부러워”

    “대개 아이디어란 어떤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죠. 하지만 카툰에서의 아이디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독특합니다. 카툰에서는 그만큼 모든 물리학 법칙을 무시한 무한 상상이 가능합니다.” 한국 카툰의 대부 사이로(69·본명 이용명) 작가의 작품집 ‘꿈꾸는 선’(파란미디어 펴냄)이 나왔다. 만화책이 숱하게 넘쳐나지만 한 칸 안에 철학과 인생, 웃음, 해학을 담는 카툰 작품집은 흔하지 않은 터라 더욱 반갑다. 그의 작품집은 이번이 7번째로 2003년 ‘사이로의 여행기’ 이후 6년 만이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해 약 50년 동안 1만점이 넘는 작품을 그린 것에 견주면 작품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 한 번 게재된 카툰은 대부분 책으로 묶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는 국내 풍토 탓이 크다. 흔히 카툰하면 신문에 연재되는 만평을 떠올리지만, 정통 카툰인 유머 카툰과는 다른 것이라고 사이로 작가는 선을 그었다. “시사 카툰은 소재가 뉴스이고 현실에 있는 비유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유머 카툰은 사람이 구름 위에서 낚시하는 식의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은유와 상상력으로 유머를 일으킵니다.” 시사 만평이나 ‘광수 생각’ 같은 여러 칸 작품도 카툰으로 여기는 추세라 넓은 의미에서 카툰은 활성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유머 카툰은 외려 발표할 매체가 없어져 전시회나 작품집으로 팬들과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사이로 작가의 설명이다. “1990년대 초반 각종 스포츠지에서 유머 카툰을 앞다퉈 실었던 시절이 너무 짧았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법대(한양대) 출신인 그가 카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취미로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신문사에 독자투고를 했는데 ‘덜컥’ 채택되는 바람에 카툰 투고를 아르바이트로 삼게 됐다. 1965년 잡지 ‘아리랑’의 신인 만화상에 당선되며 정식 데뷔를 했다. “카툰 작가의 길은 항상 어려웠지만 후회는 없고, 요즘도 책상 앞에 앉으면 가슴이 설렌다.”는 그는 이번 작품집에 여백, 자연, 서정을 주제로 한 약 300편을 담았다. 특유의 간략한 선 처리와 독특한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시처럼 우리 정서를 압축해 전달하는 카툰과 친해지는 비결을 “순간적으로 보고 즐기기보다 조금 더 생각하기”라고 설명하는 그에게 유머 카툰이 발전하려면 어떻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시사주간지들은 시사만평보다 유머 카툰을 많이 실어요. 미국 ‘뉴요커’는 표지에 유머 카툰을 게재하죠. 우리는 유머 카툰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 같아요. 발표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났으면 정말 바랄 게 없습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도시는 끝없이 팽창하는데… 소외받는 지역사회의 희망찾기

    일본 혼슈 지방 이와테현의 도노시. 1997년 지역 주민 6명이 힘을 모아 곤들매기·산천어를 낚는 1박2일짜리 프로그램, 사슴이나 멧돼지 가면을 쓰고 전통 춤을 배워보는 7박8일짜리 프로그램, 숯굽기를 체험하는 9박10일짜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기획은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연히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후에도 이따금 일손 돕기를 하려고 마을을 찾았고, 도노시 지역이 마음에 들어 땅을 구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도시와 농산어촌의 함께 살기를 위한 ‘그린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도·농이 함께 잘사는 해법 찾아야 다나카 미쓰루 일본 농촌개발리서치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수학여행 때 농업체험에 참여한 학생의 눈 속에서 교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의욕을 느낀 담임교사가 놀라기도 하고, 2박3일의 농업·농촌 체험을 끝내는 이촌식에서는 매년 수용농가 사람들과 부둥켜안고 울며 이별하는 학생들이 있다. 농산어촌 체험이 사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시골을 잃고 농산어촌과의 연결이 없어진 까닭도 있다. 농산어촌의 자연이나 생활 체험이 도시 사람들의 마음에 생긴 공허함을 메워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10권으로 예정된 희망제작소 뿌리총서 6~8권 ‘소호와 함께 마을 만들기’(시바타 이쿠오 지음, 서현진 옮김), ‘그린투어리즘’(다나카 미쓰루 등 지음, 권희주 옮김), ‘스마트 커뮤니티’(호소노 스케히로 지음, 권윤경 옮김, 이상 아르케 펴냄)가 잇따라 나왔다. 뿌리총서는 끝없이 팽창하는 대도시에 견줘 소외 받고 있는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본, 유럽, 미국의 전략과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시리즈다. 우리에게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 지 등을 알려주는 지침서로 볼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세 권은 각각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가능해진 소규모 자영업, 농산어촌 체험, 행정기관과 주민, 대학, 기업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자립 공동체를 주제로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는 방법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주민 창의성 바탕 건강한 지역사회로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익숙한 개념이라 뿌리총서에 특별한 것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독자들도 있을 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발간사에서 “주민의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주민자치운동으로 전개해야 할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자칫 주민은 들러리가 되고 지방자치단체와 용역회사들이 대신 만들어 주는 ‘살기 좋아 보이는 지역 만들기’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뿌리총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내세워 전국적으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부분을 던져준다. 호소노 스케히로 일본 추오대학 교수는 ‘스마트 커뮤니티’에서 “정부에 의존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우선되야 한다. ‘행정기관 대 주민’의 대립구도에서도 의식적으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과 관 모두 ‘우선은 파트너십’이라는 생각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권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앨범 200만장 불티… 노력하면 행복 따라와”

    “앨범 200만장 불티… 노력하면 행복 따라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부수적인 행복들도 따라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전 보일(48) 열풍이 불고 있다. 볼품 없는 외모를 지닌 그는 지난 4월 영국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빼어난 노래 솜씨를 과시하며 신데렐라가 됐다. 지난달 말 발매된 공식 데뷔 앨범은 일주일 만에 200만장이 팔려나갔다. 보일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말도 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꿈이었는데 프로 가수가 되고 앨범도 내는 등 앞으로 음악으로 사람들을 계속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정말 기쁘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했을 때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삽입된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을 부른 까닭에 대해서는 “오래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 이 뮤지컬을 봤기 때문에 노래와 메시지가 더욱 와 닿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꿈을 이룬 원동력을 묻자 “살아계실 때부터, 그리고 하늘나라에 있는 지금도 계속 응원해 주고 있는 어머니 덕분”이라고 답했다. 외모 지상주의를 깼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지금 나를 보고 달라졌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예전보다 나아진 내 모습이 기쁘다.”고 흐뭇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에 관해 많이 알지 못해 아쉽다.”는 보일은 “한국에도 언젠가는 꼭 가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고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KBS 무료 다채널방송 추진 논란

    KBS 무료 다채널방송 추진 논란

    김인규 KBS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무료 다채널 방송 서비스(MMS) 계획인 ‘케이 뷰 플랜’을 밝힌 것과 관련해 케이블TV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MMS까지 하게 되면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은 존폐 위기에 직면하고 정부의 방송 균형 발전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MMS는 할당된 주파수를 여러 개로 쪼개 한 방송사가 복수 채널을 방송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아날로그 방송 시스템에서 지상파는 할당된 주파수 대역 안에서 1개 채널만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로 전환되면 채널 1개당 6㎒씩 주파수를 할당받더라도 기본적으로 내보내야 하는 고화질(HD) 채널을 압축시키면 나머지 여유 대역이 생긴다. 이를 활용해 표준화질(SD) 채널 2~3개를 추가로 운영할 수도 있다. 기본 채널은 현행과 같은 종합편성을, 나머지는 뉴스나 드라마, 스포츠 등의 전문 채널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케이블TV 업계는 “공영방송 KBS가 경영개선을 위해 수신료 인상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의 채널 수를 늘려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적절치 못하다.”고 성토했다. 또 “MMS 도입으로 생겨나는 신규 채널이 마치 지상파 방송사의 재산인양 당연시하는 자세가 문제”라면서 “디지털화로 생기는 신규 채널은 국민의 재산이므로 이에 대한 활용은 국민적 합의 내지 동의를 거쳐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면에는 유료방송시장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가장 크게 자리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서울지역 케이블TV 가입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케이블TV 시청자들은 홈쇼핑을 제외하면 드라마, 스포츠, 음악 등 케이블 채널에서 재전송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 권익 등을 감안해 MMS 방침을 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어떤 결론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엑소시스트 손색없는 명장면 만들고 싶어”

    “공포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의 명장면에 손색없는 장면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위’, ‘폰’, ‘아파트’ 등을 통해 공포영화 전문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안병기 감독은 3일 미국 할리우드 진출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미국 제작사 임프린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그는 이날 서울 신문로 미로스페이스에서 ‘할리우드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그가 2002년 발표해 260만 관객을 동원했던 ‘폰’이 리메이크 대상 작품이다. 임프린트는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뱀파이어 청춘물 ‘트와일라잇’에 이어 속편인 ‘뉴문’으로 올해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할리우드 차세대 제작사다. 앞서 국내 영화가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맺은 경우는 20편 정도. 극장 개봉까지 이어진 경우는 ‘시월애(할리우드 개봉명 ‘레이크 하우스’), ‘거울 속으로’(‘미러’), ‘장화, 홍련’(‘안나와 알렉스’) 3편에 불과하다.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앞선 작품들과 ‘폰’이 다른 점은 원작 감독이 직접 연출한다는 것이다. 안 감독은 “국내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때 성과가 미약했던 것은 장르적인 문제였던 것 같다.”면서 “공포영화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할리우드 불문율이 있는데 이번 작품이 좋은 결과를 얻어야 우리 영화인들이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002년의 휴대전화와 요즘의 휴대전화는 엄청나게 달라졌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더욱 공포스러운 장치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원작은 적은 예산으로 찍기 위해 시나리오에 담긴 드라마 요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제작비가 충분해 드라마가 충실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하지원(원작 ‘폰’의 여주인공)의 카메오 출연 여부다. 안 감독은 “(네티즌들의 추측과 달리)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하면서도 “국내 여배우의 출연을 제작사 쪽에 요청해 놓았다.”며 여운을 남겼다. 자리를 함께 한 마크 모건 임프린트 대표는 “리메이크 작업을 원작 감독이 아닌 다른 감독에게 맡기면 원작의 맛과 수준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안 감독이 천재적인 창의성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제작비 1000만달러를 투입해 2011년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인 ‘폰’은 영어 시나리오에 미국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촬영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리뷰] 리메이크 日애니 ‘에반게리온-파’

    대개 오래전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다시 만드는 것을 리메이크라고 한다. 다른 나라 작품을 들여와 다시 만들 때는 원작과의 시차가 상당히 줄어들기도 하지만 원작의 잔상이 사라지기 전이라면 리메이크를 하지 않는 게 보통. 그런데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불과 10여년 만에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3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파(破)’(이하 파)는 그래서 주목된다. 1995년 26부작 TV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세컨드 임팩트’로 불리는 대재앙 뒤 정체불명의 괴물체 ‘사도’의 연이은 습격으로 위기에 몰린 인류가 생체 병기 ‘에바’를 개발해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1997년 극장판 2편이 제작될 만큼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번에 한국에 상륙한 ‘파’는 4부작으로 예정된 신(新) 극장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에반게리온에 익숙한 팬이라면,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품고 극장을 찾을 것이다. TV시리즈 1~6부를 그대로 압축했던 전작 ‘서(序)’가 공개됐을 때도 이러한 의문은 좀체 가시지 않았다. 비주얼적인 측면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는 달랐다. 기존 구조를 해체하고 다시 배치하며 신선함을 준다. 특히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캐릭터 마리가 중·후반에 무게감을 드러내며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심한 소년이었던 주인공 신지에게서 적극적인 분위기가 묻어나는 등 캐릭터 성격과 비중이 조금씩 달라진 부분도 있다. 에바의 폭주가 아닌 변신 장면도 흥미롭다. 평형 세계의 또 다른 이(異)공간에서 펼쳐지는 에반게리온을 보는 느낌도 있어, 원작에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라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원작자이자 시리즈 총감독인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에반게리온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극장용 영화로서의 재미를 담았다.”고 말했지만, ‘파’를 통해 에반게리온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다소 버거울 수 있다. 놓칠 수 있는 부분들도 수두룩하다. 애니메이션임에도 인간 소외와 ‘관계’, 종교적인 세계관 등을 담아냈던 원작 색깔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일본 애니메이션, 그것도 로봇 애니메이션이 던져주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사도와 에바의 대결, 특히 핵폭탄처럼 낙하하는 제7사도를 물리치기 위해 에바 3대가 동시에 제3 신도쿄 시내를 내달리는 장면 등은 압권이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에 자리를 뜨면 신극장판 세 번째 작품인 ‘큐(Q)’에 대한, 짧지만 인상 깊은 예고편을 놓칠 수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올 연말 퓨전국악으로 액땜하실라우?”

    “올 연말 퓨전국악으로 액땜하실라우?”

    “올해 마지막 액땜을 아나야에게 맡겨주세요.” 올해 초 돌풍을 일으켰던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하며 대중에게 성큼 다가선 퓨전국악그룹 아나야가 단독 공연을 갖는다. 15~16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홀과 23일 서울 시흥동 금나래 아트홀에서 열리는 ‘액땜하실라우’를 통해서다. 아나야는 봉산탈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먹중이 다른 먹중을 부르며 ‘시작하자.’, ‘모여라.’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아나야는 1990년대 초중반 ‘청계천 8가’ 등으로 대학가를 뜨겁게 달궜던 록밴드 ‘천지인’의 베이시스트 허훈과 드러머 장석원, 서울대 국악과 출신 민소윤이 주축이 돼 2005년 결성됐다. 현재 허훈이 기타, 장석원이 타악, 민소윤이 대금·가야금을 맡고 있다. 최윤영(국악 보컬), 배주희(가요 보컬), 박종일(랩·비트박스)이 힘을 보태 6인조를 이뤘다. 지난해 초 첫 번째 앨범 ‘송인’을 발표했던 이들은 잇따르는 초청 공연과 라이브 무대를 통해 실력을 갈고닦으며 현대적인 흥을 선사해 왔다. 최근 월드뮤직을 표방하는 국악 또는 전통 음악 그룹들이 젊은 감각의 풍물이나 국악 연주에 치중하는 것에 견줘 아나야는 전통 음악 가운데 민요와 판소리, 굿소리 등 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금과 가야금, 기타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악기 반주에 한복 차림의 소리꾼,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친 래퍼가 함께 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아나야의 음악을 이해하기 쉬울 듯. 허훈은 “민요 등 노래를 중심으로 삼은 까닭은 가장 한국적인 언어이며 가장 강한 한국적인 냄새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0분간 이어지는 이번 공연에는 ‘송인’, ‘서우제’ 등 아나야의 대표곡과 신곡들이 어우러진다. ‘워낭소리’에 삽입됐던 ‘따북네’와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국악방송 주최) 수상곡인 ‘기원’도 빠질 수 없다. ‘워낭소리’ 영상을 배경삼아 연주를 하는 대목이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년 만에 다시 갖는 단독 공연을 앞두고 아나야 멤버들은 “아나야가 성장해 오면서 음악적인 아픔들이 있었는데 이번 공연은 아나야의 지난 세월을 정리해 보고 아나야를 몰랐던 음악팬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만 3000원. 1544-0132.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마더’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제30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마더’는 2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 조명상 등 3관왕에 오르며 최다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은 대종상 감독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에서도 감독상을 받았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명민과 하지원은 남녀 주연상을 휩쓸었다. 진구(마더)는 남우조연상을, 김해숙(박쥐)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똥파리’의 양익준은 신인남우상을 받았고, 김꽃비(똥파리)와 박보영(과속스캔들)은 신인여우상을 공동 수상했다. 지난 9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장진영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인기스타상은 이병헌, 하정우, 하지원, 최강희가 받았다. 다음은 수상자 목록(괄호 안은 작품명) ▲신인감독상 강형철(과속스캔들) ▲촬영상 박현철(국가대표) ▲조명상 최철수·박동순(마더) ▲음악상=조영욱(박쥐) ▲미술상 조화성·최현석(그림자살인) ▲기술상 한스울릭·장성호·김희동(해운대) ▲각본상 이용주(불신지옥) ▲단편영화상 김한결(구경) ▲최다관객상 해운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브리티시 걸스의 힘은 독특한 개성·보컬”

    “브리티시 걸스의 힘은 독특한 개성·보컬”

    영국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돌풍이 거세다. 해외언론은 이를 두고 1960~70년대 영국 비틀스 등이 미국 음악시장을 점령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영국 침공)에 빗대 ‘브리티시 걸스(Girls) 인베이전’이라고 부른다. ●와인하우스·더피 등 음악성·대중성 겸비 미국 여성 가수들이 대중성 확보에 주력하는 ‘아이돌’ 스타일인 것과 달리, 영국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영국 음악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는 평이다. 빼어난 가창력과 창작 능력이 최대 무기다. 지난해 미국 대중음악상 가운데 하나인 그래미를 점령한 에이미 와인하우스, 신인 가운데 전 세계 음반 판매량 1위(2008년)를 차지한 더피,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던 리오나 루이스 등이 그 대표 주자들이다. 영국 여성 싱어송라이터 계보를 잇는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팔로마 페이스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적을 떠나 전반적으로 여성 아티스트의 힘이 커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면서 “에니 레녹스 등 영국 출신 여성 아티스트들은 예전부터 눈부시게 활약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영국 여성가수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 인기요인을 재차 묻자 “독특한 개성과 보컬”을 들었다. 무대 위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페이스는 언더그라운드 재즈 보컬, 마술사 보조, 무용수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평론가들이 올해 등장한 여가수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뮤지션으로 꼽기도 했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개봉하는 히스 레저의 유작이자 테리 길리엄 감독 작품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에 조연으로 출연한 신인 배우이기도 하다. 정규 음악 수업을 받지 않았지만,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 클럽 무대에서 인기를 끌며 공식 데뷔하게 된 페이스는 “워낙 여러가지 일을 해 음악, 문학, 영화, 연극, 패션 등이 함께 거론되지만 지금 가장 기본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팔로마 페이스 “박찬욱의 올드보이에 감명” 1940~50년대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는 그는 “무대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 에니 레녹스, 비요크, 그레이스 존스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양아버지가 중국인이라 기본적으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고 특히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동양 영화를 좋아한다고. 가장 존경하는 영화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박찬욱 감독을 꼽은 그녀는 “‘올드보이’를 감명 깊게 봤지만, 사실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한다.”면서 “아시아 가운데 일본만 가봤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국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다.”고 전했다. 성시권 음악평론가는 “과거 영국 싱어송라이터들은 포크, 정통 팝, 발라드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빌보드 차트나 클럽 문화 영향 속에 전 세계적으로 대세인 솔 등 흑인음악 요소들을 적극 받아들여 더욱 인기”라고 분석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에지있는 스토리로 할리우드 공략해야”

    “에지있는 스토리로 할리우드 공략해야”

    “한국 영화는 스토리나 콘셉트, 아이디어에 있어서 에지가 있다. (미국 할리우드에 비해 열세인) 자본력으로 승부하기 보다 (강점인) 스토리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의 ‘파워 엘리트’인 지니 한 파라마운트 픽처스 수석 부사장은 1일 “한국 영화의 미래는 밝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융합형콘텐츠 산업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영화를) 할리우드가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만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계다. 9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갔다. 그렇다고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은 아니다. 남가주대학(USC) 비즈니스 마케팅 박사 출신이다. 영화사 드림웍스의 컨설팅을 맡았다가 경영진의 영입 제안을 받고 아예 할리우드에 뛰어들었다. ‘워 오브 더 월드’, ‘뮌헨’, ‘캐치 미 이프 유 캔’, ‘뷰티풀 마인드’, ‘슈렉2’ 등이 그가 마케팅과 배급을 주도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곽경택 감독의 ‘태풍’을 국내 블록버스터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 배급망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 부사장은 “액션 영화나 현대적인 영화는 할리우드를 공략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했을 때 규모에서 따라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게 하는 작품이 외려 다가서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갖는 비중은 작지만, ‘와호장룡’ 같은 크로스오버 요소가 있는 작품은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미국 영화학교(필름 스쿨)에서 교재(커리큘럼)로 활용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폭력적인 ‘올드보이’가 해피엔딩 등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구조에서 벗어나며 그동안 미국 영화가 보여주지 못한 부분들을 담아내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건드릴 때 놀라거나 감탄한다.”며 “잘 모르는 역사, 새로운 문화로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헌, 정지훈(비) 등 한국 배우들의 잇단 할리우드 진출과 관련해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배우들은 쿵후 등 무술을 하는 파이터나 닌자 같은 액션 캐릭터로 어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감정을 전달하는 진정한 연기 캐릭터도 맡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로 만나는 한국의 다섯 도시

    영화로 만나는 한국의 다섯 도시

    전 세계가 영화를 통해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과 도시를 만난다. 해외 위성방송인 아리랑국제방송과 영화평론가 오동진이 대표로 있는 디앤디미디어가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 ‘영화, 한국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단순하게 풍광만 화면에 담는 수준이 아니라 내러티브가 있는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더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배창호·윤태용·문승욱·김성호·전계수 등 국내 감독 다섯 명이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배 감독은 제주를, 윤 감독은 서울을, 문 감독은 인천을, 김 감독은 부산을, 전 감독은 춘천을 배경으로 다섯 가지 시선과 색깔로 한국의 미를 담아냈다.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등으로 1980년대 흥행 감독이었다가 최근 작가주의의 길로 들어선 배 감독은 ‘여행’, ‘방학’, ‘외출’이라는 옴니버스 3부작을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소년, 천국에 가다’로 화제를 모았던 윤 감독은 ‘서울’을 통해 영화 제작 현장을 소재로 대도시의 구석구석을 훑는다. 특히 이 작품에는 가수 박지윤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폴란드 국립영화학교 출신으로 ‘나비’, ‘로망스’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문 감독은 ‘시티 오브 크레인’에서 인천을 다룬다. 실제 이주노동자가 출연하는 등 이주노동자의 애환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거울속으로’를 통해 장편 데뷔를 했고 ‘황금시대’, ‘판타스틱 자살 소동’ 등의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했던 김 감독은 ‘그녀에게’에서 갈매기 도시 부산에 자신만의 판타지 색채를 입혔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전 감독은 ‘뭘 또 그렇게까지’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다루며 춘천의 미를 보여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연말 자선공연 롱런 비결은?

    연말 자선공연 롱런 비결은?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 자선 공연들이 잇달아 열린다. 자선공연은 1회성 공연이 대부분이지만 ‘롱런’(장기공연) 작품도 여럿 있어 주목된다. ‘뜻’도 살리면서 관객의 ‘예술성’ 눈높이를 맞춘 것이 장수비결로 꼽힌다. 30일 문화계에 따르면 성인발달장애인의 자활 기금 마련을 위한 조이콘서트가 오는 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았다. ‘기쁨터’가 주관한다. 장애아를 키우는 가족들이 사회에서 아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어머니들의 모임이 모태다. 공연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해마다 2000만~30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장애인 보호센터 등에 기부하고 있다. 가수 유열이 10년째 사회를 맡고 있고, 기타리스트 이병우·김의철, 피아니스트 이루마, 가수 김광진·서영은·윤선애, 까리따스 중창단, 기쁨터 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김미경 기쁨터 부모회 대표는 “순수한 목적을 가진 자원 봉사자들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 같다.”면서 “신종 플루 때문에 걱정이 크지만 항상 안될 것이라는 걱정 속에서도 기금을 모아 기부하게 되는 기적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그럴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1만~3만원. (031)977-9055. 복권위원회 기금의 지원을 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예술과 함께하는 희망나눔 콘서트’도 12월 한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 희망을 나누는 이 콘서트는 최근 6년 동안 매년 1000회 이상의 자선 공연을 일년 내내 꾸려왔다. 경기가 좋지 않은 올해에는 특별히 연말에 대대적인 자선 공연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노동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난치병환자와 가족, 노인 등 문화 향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진행하는 콘서트다. 전유성, 정은아, 정관용씨가 사회를 맡고 가수 강산에, 마임계를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 고재경, 일본의 비눗방울 아저씨 오쿠다 마사시, 성악으로 코믹한 동요와 가곡을 선보이는 클래식 중창단 ‘얌모얌모 콘서트앙상블’, 트로트를 부르는 성악가밴드 ‘씨플러스’ 등 한·일 예술가들이 교차 출연한다. 6일 서울 구로 아트밸리를 시작으로, 13일 전남 해남 문화예술회관, 19일 천안 시민문화회관, 20일 경북 청도 모계고등학교, 23일 경기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27일 춘천 한림대학교 등에서 차례로 열린다. (02)3141-4751. 클래식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의 음악회-러브 바이러스Ⅱ’는 5년째 해마다 소아암어린이와 불우이웃을 돕는 음악회를 해 오고 있는 소프라노 고진영과 지휘자 서희태 부부의 자선 공연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 환아, 희귀병 환아, 재활원생을 위해 사용된다. 3만원. (02)591-0308. 1992년 시작된 ‘사랑의 플루트 콘서트’도 장수 자선공연이다. 르노삼성자동차 후원을 받아 배재영 동국대 교수의 ‘사랑의 플루트 콰이어’가 해마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초청해 공연한다. 29일 이뤄진 올해 공연은 세계적인 거장 막상스 라뤼 등이 출연했으며, 수익금은 중증 장애인 복지기관인 ‘신망애 복지타운’에 전달했다. 배 교수는 “자선공연이지만 출연진 등 수준높은 작품성에 각별히 신경쓴 것이 성년(18년) 공연을 맞게 된 힘”이라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받지 못해 죽어가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지원하기 위한 색다른 자선공연도 열린다. 국제백신연구소가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자경 지휘로 여는 콘서트다. 올해 처음 열리지만 앞으로 꾸준히 같은 내용의 콘서트를 열겠다는 게 백신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3만 3000~11만원. (02)3487-0678. 홍지민 이은주 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 배트맨의 귀환

    배트맨의 귀환

    ‘배트맨, 돌아오다.’ ‘허쉬’를 시작으로 ‘다크 나이트 리턴즈’, ‘악마의 십자가’, ‘이어 원’ 등 배트맨 시리즈의 걸작들을 출간해온 세미콜론이 ‘배트맨:다크 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이규원 옮김)을 펴냈다. 미국에서 2001년 공개된 이 작품은 ‘배트맨:다크 나이트 리턴즈’(1986), ‘이어 원’(1988)에 이어 프랭크 밀러가 그린 배트맨 3부작 가운데 완결편이다. 프랭크 밀러는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끈 ‘신시티’와 ‘300’의 원작자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 만화의 대가. 프랭크 밀러는 배트맨의 원작자는 아니지만 배트맨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 법질서와 복수심, 그리고 선과 악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어두운 현대 영웅으로 변신시켰다. 이후 미국 만화에 등장하는 슈퍼 영웅들이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인간적인 갈등을 겪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바뀌는 등 히어로 만화 판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번 작품은 내용상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속편 격. 배트맨이 가짜 장례식을 치르고 사라진 3년 뒤 이야기다.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강력한 경찰력이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 미국 대통령은 슈퍼맨의 맞수였던 렉스 루터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가상의 존재. 배트맨은 캐리 켈리, 배트 보이즈 부대와 함께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 배트맨 곁에 그동안 수난을 겪던 DC 코믹스의 영웅들이 모여들고, 렉스 루터의 계략으로 어쩔 수 없이 정부에 복종하는 슈퍼맨, 원더우먼, 캡틴 마블 등과 대결을 벌이게 되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외계 침입자들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탄생한 슈퍼 히어로 연합 ‘저스티스 리그’의 내전으로도 볼 수 있는 셈. 프랭크 밀러는 판타지 액션이라는 비현실적인 장르에 정치권력과 미디어, 대중문화, 컴퓨터로 인해 가능해진 가상세계에 대한 풍자와 성찰을 녹이며 작품의 격을 높이고 있다. 실제 미국 뉴스 앵커나 토크쇼 진행자, 정치인들을 패러디하며 재미를 보태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낯선 인물들일 수 있으나 번역자가 충실하게 해설을 달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플래시가 “유니폼이 예전과는 다르다.”며 투덜대는 등 노회한 슈퍼 히어로들이 보여주는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2만 2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해외 빅밴드 몰려온다

    해외 빅밴드 몰려온다

    갖가지 록 페스티벌이 지난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었다면, 이번 연말연시는 거물 밴드들이 잇따라 내한해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한국 음악 팬과 직접 대면하는 밴드들이 수두룩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밴드’로 꼽히는 건스 앤 로지스(GNR)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새달 13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GNR가 한국을 찾는 것은 결성 24년 만에 처음이다. GNR는 한때 트레이시 건스와 LA건스를 만들었던 액슬 로즈(보컬)를 중심으로 라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슬래시(기타), 이지 스트래들린(기타), 더프 매케이건(베이스), 스티븐 애들러(드럼)가 뭉쳐 1985년 결성됐다. 1987년 데뷔 앨범 ‘애피타이트 포 디스트럭션’을 통해 ‘웰컴 투 더 정글’, ‘패러다이스 시티’, ‘스위트 차일드 오 마인’ 등을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드러머를 바꾸고 키보디스트 디지 리드를 영입해 1991년 내놓은 두 장짜리 앨범 ‘유즈 유어 일루전’에서는 ’돈트 크라이’와 ‘노벰버 레인’, 영화 ‘터미네이터2’ 주제가 ‘유 쿠드 비 마인’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GNR는 단숨에 최고 밴드의 자리에 올랐다. 음악 팬들의 가슴을 자극하는 발라드도 빼어났지만, 정통 하드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며 세계를 주름잡았던 GNR는 그러나, 1993년 이후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가며 깊은 잠에 빠졌다. GNR가 다시 꿈틀댄 것은 지난해. 로즈가 새로운 멤버들로 새 GNR를 꾸려 신작 ‘차이니스 데모크라시’를 발표했던 것. 1993년 리메이크 앨범 ‘스파게티 인시던트’ 이후 무려 15년 만이었다. 아쉽게도 로즈와 슬래시의 콤비 플레이를 맛볼 수 없지만, 록 공연에서는 보기 드물게 외국 스태프만 70명이 입국하고, 무게가 70t에 달하는 장비가 공수될 예정이라 벌써부터 역대 외국 밴드 내한 공연 가운데 최고 공연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설의 그루브 황제’ 미국 펑크(Funk)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WF)가 뒤를 잇는다. 17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들 역시 결성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1971년 데뷔한 EWF는 아프리카, 라틴, 디스코, 펑키, 솔, 리듬 앤드 블루스, 재즈 리듬까지 총망라하며 혁신적이면서도 빈틈이 없는 사운드로 지구 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겨운 음악을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셉템버’, ‘부기 원더랜드’, ‘애프터 더 러브 해즈 곤’, ‘레츠 그루브’ 등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명곡. 미국의 양대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 10회, 아메리칸뮤직어워드 4회 수상에 빛나는 EWF는 흑인 음악의 선구자, 음악의 교과서로 추앙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9000만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새해 첫 순서는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깊이 있는 노랫말로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브리티시록의 간판인 뮤즈의 몫이다. 새해 1월7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밴드인 만큼, 이번 방문은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다. 매튜 벨라미(기타·보컬), 크리스 볼첸홈(베이스), 도미니크 하워드(드럼) 등 3인조로 결성된 뮤즈는 1999년 앨범 ‘쇼비즈’로 데뷔할 당시 라디오 헤드의 ‘짝퉁’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2003년 3집 ‘앱솔루션’이 대성공을 거두며 아우라를 가진 밴드로 거듭났다. 2006년 4집 ‘블랙 홀스&레블레이션스’는 발매 일주일 만에 전 세계에 110만장 가까이 팔려나갔고, 지난 9월 발매한 새 앨범 ‘더 리지스턴스’도 현재까지 140만장이 판매됐다. 뮤즈는 국내에도 충성도가 높은 골수팬들이 상당히 많은 편. 팬들이 ‘1-2-1-3’ 박수를 치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스타라이트’, 국내 휴대전화 광고에 삽입된 ‘타임 이즈 러닝 아웃’, 영화 ‘트와일라잇’에 삽입된 ‘슈퍼매시브 블랙홀’ 등 대표곡을 연주하며 장엄하고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새해 1월18일 오후 8시에는 네오 펑크(Punk)의 맏형 그린데이가 역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서 국내 팬들을 열광시킬 예정이다. 역시 첫 내한 공연이다. 빌리 조 암스트롱(보컬·기타), 마이크 던트(베이스), 트레 쿨(드럼) 등 3인조로 꾸려진 그린데이는 1994년 메이저 데뷔 앨범이자 통산 3집인 ‘두키’로 세계 대중 음악의 흐름을 바꿨다. 얼터너티브 록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바스켓 케이스’, ‘웬 아이 컴어라운드’ 등을 히트시키며 1970년 대 이후 펑크 붐을 다시 일으킨 것. 이른바 네오 펑크 시대를 열며 국내 인디 록 신의 태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예전 성공에 견줄 만한 작품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004년 미국 부시 행정부를 꼬집는 7집 ‘아메리칸 이디엇’이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록 앨범으로 선정되고 전세계적으로 1500만장이 팔리는 등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 5월 5년 만에 발표한 신작 ‘트웬티퍼스트 센추리 브레이크 다운’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거장 故유현목, 그가 본 한국사회의 뒷면

    거장 故유현목, 그가 본 한국사회의 뒷면

    한국 리얼리즘의 거장 고(故) 유현목 감독의 특별전이 열린다. 새달 1일부터 9일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다. 지난 6월 세상을 뜬 유 감독은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묘사와 이념적 갈등에 대한 깊은 성찰, 신과 인간에 대한 실존적인 문제를 파고들며 신상옥·김기영·이만희 감독과 함께 196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한국전쟁 뒤 어두운 사회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절망을 기록해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정점으로 꼽히는 ‘오발탄’(1961)을 비롯, 고(故) 박경리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김약국의 딸들’(1963), 광복 뒤 북녘 농촌에서 일어난 참상을 다룬 ‘카인의 후예’(1968), 중산층 지식인들의 공허한 내면과 부조리를 다룬 ‘막차로 온 손님들’(1967), 분단의 아픔을 한국적 정서로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장마’(1970) 등 주요 작품 8편이 하루 두 차례씩 번갈아가며 상영된다. 4일 ‘김약국의 딸들’ 상영 뒤에는 김영진 명지대 교수가 ‘유현목 작가론’ 강좌를, 6일 ‘장마’ 상영 뒤에는 정재형 동국대 교수가 ‘유현목의 영화미학’ 강좌를, 9일 ‘오발탄’ 상영 뒤에는 변재란 순천향대 교수가 ‘유현목의 영화와 서울 도시의 공간’ 강좌를 각각 연다. 자세한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 (www.cinematheque.seoul.kr) 참고. 4000~6000원. (02)741-9782.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초록색 외계인 그들이 돌아왔다

    초록색 외계인 그들이 돌아왔다

    인간 피부 밑에 가려진 초록색 파충류 외계인…. 탐욕스럽게 쥐를 꿀꺽 삼키던 충격적인 장면…. 1980년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V’가 새롭게 돌아왔다. 수년 전부터 새로운 ‘V’에 대한 온갖 이야기가 떠돌다가 지난 3일 미국에서 시험본(파일럿)이 마침내 방영된 것. 방송사인 ABC는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에 일단 13개 에피소드를 의뢰했다고 한다. 올해 안에 에피소드 4개가 공개되며 나머지는 내년 제작·방영될 예정이다. 원작자 케네스 존슨은 오리지널 시리즈의 20년 뒤를 다룬 소설을 썼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으나, 결국 리메이크 형식이 됐다. 존슨이 시나리오에는 관여하고 있으나 프로듀서에서는 빠졌고, 외계인에게 납치됐다가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SF물 ‘4400’을 만든 스캇 피터스가 프로듀서로 영입된 점이 눈에 띈다. ‘V’는 평화로운 일상에 미지의 존재가 찾아오자 패닉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린 파일럿 방영 때 1400만명을 TV 앞에 앉히며 시청률 상위권을 꿰차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18~49세 사이 전체 시청률에 있어서는 전체 미국 드라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오바마 정부와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V’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화제다. 최근 옛 명성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리메이크작 ‘바이오닉 우먼’(소머즈)과 ‘나이트 라이더’(전격제트작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 시리즈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큰 골격에선 차이가 없다. 평화를 가장해 지구에 온 파충류 외계인들에 맞서 지구인들이 저항군을 결성해 맞선다는 설정은 그대로다. 외계인들이 오래전부터 지구인 사이에 숨어서 침략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하고 있었고, 이를 눈치챈 일부 지구인과 외계인 탈주자들이 미약하지만 저항하고 있었다는 점은 다소 변화된 설정. 캐릭터들도 완전하게 교체됐지만, 옛 캐릭터들의 잔상이 남아 있는 부분도 많다. 승리(Victory)를 상징했던 ‘V’는 방문자(Visitor)를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핵심 캐릭터인 외계인 지도자 애나 역은 모레나 바카린이 연기하고 있으나, 제인 배들러가 맡았던 오리지널 시리즈의 다이애나와 같은 카리스마는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진보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힘입은 메카닉 디자인도 단순함을 넘어 그로데스크한 면모를 드러낸다. 귀에 익숙한 주제 음악이 등장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V’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지 아직은 미지수. 2, 3회 방영 때 상위권을 지켰지만 시청률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워너 브러더스가 ‘V’를 장기 시리즈로 만들기 위해 제작을 잠시 늦추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 홀린 ‘들소리’ 국내무대 선다

    세계 홀린 ‘들소리’ 국내무대 선다

    지난달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월드뮤직 시장인 월드뮤직엑스포(워멕스) 공식 쇼케이스에 국내 최초로 초청돼 기립박수를 받은 한국형 월드뮤직그룹 들소리가 같은 작품으로 국내에서 정식 공연을 연다. 이 땅의 모든 무명씨를 위한 콘서트 ‘루터 블리셋을 위한 비나리’다. 오는 27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 극장에서 펼쳐진다. 루터 블리셋은 한 흑인 축구선수의 이름. 1994년부터 유럽에서 수백명의 예술가와 사회운동가들이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작품이나 운동을 할 때 공식·비공식적으로 이 이름을 사용했고, 수많은 익명성을 대변하는 얼굴 없는 혁명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생생한 음(音)과 박(拍)을 온몸으로 꿈꾸는 젊은이들과 지난날의 고뇌를 딛고 남은 날의 무대와 판을 갈망하는 명인들이 함께 하는 이번 들소리 공연도 루터 블리셋, 즉 무명씨들의 공연이나 다름없다. 올해 창단 25년을 맞은 들소리가 세계 월드 뮤직의 심장부에서 갈채를 받았던 ‘월드 비트 비나리’를 선보인다. 전통축원 의식인 비나리를 바탕으로 기악과 멜로디, 보컬을 입힌 들소리의 창작 레퍼토리이다. 7~8명의 무명씨들이 올라 세계 월드뮤직팬들의 심장을 두드렸던 공연을 그대로 재현한다. 들소리의 공연에 앞서 한때는 무명씨였으나 지금은 유명씨들이 먼저 무대에 오른다. 각 분야 명인들이 젊은 예인들을 격려하고 기를 전달하는 무대가 이루어진다. 중요 무형문화재 68호로 연극, 발레 등 장르와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영남춤의 종손’ 하용부가 밀양백중놀이의 백미인 오북춤을 선보인다. ‘기타의 구도자’로 불리며 우리 소리와 끊임없이 소통해온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전통악기인 비파와 기타를 결합해 직접 제작한 ‘비타’를 들고 무대에 오른다. 명창 김소희의 딸이자 판소리계 신데렐라로 이름을 날리다가 홀연히 모습을 감췄고, 20여년이 흐른 뒤 전통적인 창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과 감성으로 돌아온 김소연의 공연도 놓칠 수 없는 순간이다. 들소리 기획팀 조성원은 “이름 속에서 나오는 편견이나 잣대에서 벗어나 이름이 있든 없든 예술에 대한 갈망을 강조하는 축원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만~3만원. (02)744-6800.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백두산·압록강·두만강·지리산… 한동안 노래 캐러 여기저기 다녔어요”

    “백두산·압록강·두만강·지리산… 한동안 노래 캐러 여기저기 다녔어요”

    처음에는 깨닫지 못했는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집에서는 작업이 안 되고 산에 가야 일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흔히 영감이 떠오른다고 할까.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문득 전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노래를 만든다는 표현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캔다고 했다. 심마니가 산삼이나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처럼, 그는 노래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른다고 했다. 회사원이 출근하듯 주중에 적어도 3일은 산에 오른다. 산이 직장인 셈. 물론 노래가 널려 있는 것은 아니다. 수십번은 올라야 한 곡을 캐는 행운을 맛볼까 말까 한다. 그의 음악은 포크이지만, 자신의 음악을 ‘타래’라고 이름 지었다. 박자를 탄다의 ‘타’와 노래의 ‘래’를 가져왔다. 자신의 이름 앞에 무엇을 붙이자면 노래를 만드는 사람, 작곡자가 아니라 ‘타래 마니’가 딱 맞는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홀로 아리랑’, ‘터’, ‘개똥벌레’, ‘여울목’, ‘조율’ 등을 세상에 선물했던 한돌(본명 이흥건·56)이 새 앨범 ‘한돌 타래 566-그냥 가는 길’을 내놨다. 세번째 타래 모음 ‘내 나라는 공사중’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최근 경기 고양 아람누리 극장에서 만난 한돌은 서두를 이유가 없어 미루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노래를 부르는 쪽보다 만드는 것을 즐겨하다 보니 1년마다 한번씩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었죠. 노래가 모아져도 불러줄 가수를 찾기가 시기적으로 안 맞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음 기회로 미루고 미루던 게 이렇게 오랜 세월이 될지 저도 몰랐어요.” ●이산가족·입양 등 ‘우리네 정서’ 담아 현실적인 이유도 크다고 했다. 음반 시장이 시들어 이전과는 달리 음반사 제의도 들어오지 않았고, 홀로 준비하려고 하면 현실적인 무게가 어깨를 눌렀다. 앨범 안 내느냐는 핀잔을 듣고 나서야 세월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에 내게 된 것은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줬기 때문입니다. ‘모았으니 (앨범을)내라, 안 내면 반칙이야?’라고 하는 거죠. 최근 6개월 동안 서둘렀더니 올해를 넘기지는 않았네요.” 그 오랜 세월 동안 게으름이란 세균이 퍼지고, 오만해지고 마음이 마비됐던 황폐화 시기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1994년부터 백두산, 압록강, 두만강을 돌아다녔다. 통일이 되면 남북이 함께 부를 아리랑을 캐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하나도 캐지 못했다. “당시에는 원인을 몰랐어요. 지나 놓고 나니 마음이 황폐화됐다는 것을 알았죠. 그것도 모르고 10년 동안 지내다가 깨닫고 나서는 낙이 없었습니다.” 서서히 기운을 차리게 된 것은 공연을 하면서부터다. 주변에서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공연을 권유했던 것. 그래서 1991년 서울 대학로 학전 소극장 개관 공연 이후 무려 14년 만에 단독 공연을 열었다. 2006년에도 무대에 섰고, 지난해에는 일본 6개 도시를 돌았다. “예약하고 이런 일이 서툴러 굼떴더니 연말 공연장 예약이 꽉 차 올해는 힘들겠지만, 2005년 이후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공연을 한 셈이죠. 황폐기를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옛날처럼 기운이 돌아왔으니 저는 다시 행복한 사람이 됐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한다. ‘저 사람은 변하지 않았구나.’하는 느낌을 주는 음악가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기도 하다. 이전과 달라진 점을 굳이 꼽자면 예전에는 생각없이 노래를 발표했는데 지금은 한곡 한곡 확인하고 다시 살피는 등 굉장히 조심스러워졌다는 것. “건강에 보탬을 주려고 약초를 캤는데 변질된 것도 모르고 먹으면 해가 되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노래라고 무조건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순 우리말로 쓴 노랫말, 고즈넉하면서도 푸근하고 담백한 가락으로 마치 동요처럼 우리네 정서를 어루만지는 노래들이 새 앨범에서도 여전하다. 모두 11곡이다. 이전 앨범이 한 가지 주제에 연관된 노래들을 묶었다면, 이번에는 많은 주제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근차근 캐왔던 노래들을 골고루 모았기 때문. 독도를, 사라져가는 학교를, 북쪽에 있는 아버지의 고향을, 이산가족을, 입양아 문제를,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을 노래한다. 그 가운데 통일 뒤 우리 모습을 노래한 ‘한뫼줄기’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지리산에 올랐다가 8년 만에 캐낸 노래입니다. 황폐기에 바람이 이런 노래를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에 올랐던 것 같아요. 마음을 비우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다시 노래를 캐기 시작했죠. 힘든 시기를 딛고 처음으로 캐내 7년을 다듬은 노래가 ‘한뫼줄기’입니다.” ●“기회 닿으면 공연 자주 할 생각” 한뫼줄기는 백두대간을 순우리말로 바꾼 것. 마음을 아름답게 만드는 우리 말에 대한 사랑은 이처럼 여전히 빛난다. 앨범 제목의 566은 훈민정음이 창제된 뒤 흐른 세월을 뜻한다고. “제가 대단한 애국자는 아니지만, 한글이 영어에 눌리고, 파괴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우리 정서가 무너지고 있는 셈이죠. 적어도 제 영역에서 (한글을) 지켜보고자 하는데 다른 영역에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수색역을 ‘물빛역’이라고 부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그가 30여년 동안 캐낸 노래는 불과 120곡 정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도 많지 않다. 공연도 겨우 다섯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그와 그의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옛날에는 노래만 캐러 돌아다니고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존재하는 것인데 그런 걸 몰랐죠. 앞으로는 자주 나타나려고 해요. 기회가 닿으면 공연도 하고 발표하지 않는 노래도 다듬어서 꺼내놓는 게 팬들에 대한 보답이자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철이 들었나봐요.” 글·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래퍼 김진표 음악활동 재개

    인기 듀오 ‘패닉’ 출신의 래퍼 김진표(32)가 긴 외도를 끝내고 뮤지션으로 음악 활동을 재개한다. 3년째 케이블 채널 tvN의 생방송 연예뉴스 프로그램 ‘이뉴스’를 진행하던 김진표가 20일 방송을 끝으로 진행자에서 물러나는 것. 김진표는 2007년 1월부터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생방송으로 ‘이뉴스’를 진행해 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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