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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렐류드와 달콤한 재즈속으로

    프렐류드와 달콤한 재즈속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재즈 밴드로 성장하고 있는 5인조 밴드 프렐류드(Prelude)가 밸런타인데이 콘서트를 연다. 13일 오후 7시, 14일 오후 4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두 차례 공연을 펼친다. 콘서트 제목은 우디 앨런 영화의 테마곡이자, 지난해 11월 발매한 4집에 타이틀곡으로 실었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Everyone Says I Love You)’다. 프렐류드는 2003년 미국 보스턴에서 버클리 음대 출신의 고희안(피아노), 찰스 리, 리처드 로, 최원석(이상 색소폰), 에이브러햄 라그리마스 주니어(드럼), 최진배(베이스) 등이 뭉쳐 6인조로 출발했다. 최원석이 빠지며 3집부터 5인조가 됐고, 최근 찰스 리가 솔로 활동과 학업을 위해 탈퇴한 뒤에는 미국 뉴올리언스대 출신 김지석이 가세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국에 있는 에이브러햄 대신 한웅원이 드럼을 맡는다. 프렐류드는 2007년 국내 최고 재즈 축제인 자라섬재즈페스티벌과 2008년 서울재즈페스티벌 등의 무대에도 섰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아시아-아메리칸 재즈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프렐류드에게 이번 밸런타인데이 공연은 의미가 남다르다. 4집 발표 뒤 처음으로 갖는 단독 공연이자, 새로운 라인업으로 진행하는 첫 번째 정기 공연이기 때문이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에 삽입됐던 ‘탱고 아파시오나도(Tango Apasionado)’ 등 4집 수록곡을 비롯해 3집에 담겼던 영화 ‘원스’의 테마곡 ‘폴링 슬로리(Falling Slowly)’,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테마곡 ‘메리 고 라운드 오브 라이프’ 등을 연주한다. 4만 4000원. (02)412-0512.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역대 최대 디지털케이블TV쇼

    역대 최대 디지털케이블TV쇼

    케이블 TV 출범 15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디지털케이블TV쇼’가 열린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길종섭)가 주최하는 디지털케이블TV쇼가 다음달 3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것. 올해 7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열린다. 그동안 1~4회는 제주도에서, 5회는 부산에서, 6회는 대전에서 개최됐다. 국내외 100여개 방송 통신 관련 회사에서 340여개 전시관을 꾸려 3차원(3D) 입체영상 TV, 홈네트워크 등 케이블 TV와 관련한 첨단 기술과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3000명 이상의 관계자와 1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업계는 이번 행사가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열리는 만큼 시청자 참여도 크게 늘어나 명실상부한 ‘국민 TV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른 3D TV를 비롯해 디지털케이블 TV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은 일반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특설무대에서는 3일 앙드레김 패션쇼와 m.net 콘서트가 열린다. 이튿날에는 롯데홈쇼핑 생방송과 성인가요채널 아이넷에서 콘서트를 연다. 5일 저녁에는 연예병사 이벤트, 6일에는 비보이 댄스 공연과 게임 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케이블TV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소비자와 사회공헌 방향, 케이블TV 디지털 전환, 국내외 방송통신 신규 비즈모델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콘퍼런스도 열린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홈페이지(www.kctashow.com) 참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만화 비평’ 연간지로 부활

    최근 몇 년 새 맥이 끊긴 만화비평지가 다시 부활했다. 상명대 만화디지털콘텐츠학부가 펴낸 연간지 ‘만화비평’ 창간호가 반가운 이유다. 한국 만화 100년을 점검하는 특집으로 구성됐고, 저평가 받는 만화에 대한 사회 인식과 만화의 교육적 가치, 학교 만화 교육 등의 내용을 담은 창간호에는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창석 만화평론가, 김창남 대중문화평론가, 백무현 서울신문 화백 등 2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1980년대 만화운동을 펼쳤고, ‘농사짓는 만화가’로 널리 알려진 장진영 상명대 교수가 책임편집을 맡았다. 만화 평론은 꾸준히 유지돼 왔지만 만화 비평을 위한 독립적인 매체는 드물었다. 1987년 ‘만화와 시대1’이 반짝 출현했다가 사라졌고, 2003년에 ‘계간만화’가 등장해 8호까지 나오다가 중단됐다. 장 교수는 “오랫동안 만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때문에 만화에 무슨 비평이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주목받는 대중예술 영역으로서 당연히 비평이 있어야 한다. 요즘 만화를 수익성과 부가가치 창출 등으로만 주목하는데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매체로서 그 의미와 작용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만화 전공 학과가 만들어진 게 벌써 20년이다. 많은 졸업자들이 만화계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학원 과정도 있어서 연구 역량도 꽤 축적됐다. 대학이라는 안정적인 공간과 연구 역량이 있기 때문에 지속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여건에 따라 일년에 두 차례 발간도 고려하고 있다.” 겨우 3개뿐이지만 광고를 따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웃는 정 교수는 창간호가 한국 만화 100년에 대한 평가에 치중하다 보니 무거운 글로 채워졌다고 아쉬워했다. 앞으로는 독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내용도 싣고, 상명대에 국한되지 않는 공개 편집위원회를 꾸려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도 담겠다고 했다. “문학 하면, 무엇인가 배울 만한 것이 있다는 인식이 있다. 그런데 만화에는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식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없다. 작가 의식이 있기는 하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만화가들이 충분한 현실 인식을 갖출 때 만화는 예술이 된다. ‘만화비평’이 만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만화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박석환 한국 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비즈니스팀 수석은 “최근의 만화 비평은 짧은 리뷰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론 비평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지닌 ‘만화비평’이 규모 있는 의제를 설정하고 방향성을 개진하는 본격적인 비평의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꺼벙이’ 만화가 길창덕씨 별세

    만화 ‘꺼벙이’(그림)와 ‘순악질 여사’로 유명한 원로 만화가 길창덕씨가 30일 오후 1시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81세. 1930년 1월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길 화백은 1955년 잡지 ‘야담과 실화’에 ‘허서방’을 발표하면서 만화계에 데뷔했으며 어린이 만화 잡지의 전성기였던 1960~70년대에 명랑만화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코주부’로 유명한 만화가 김용환(1912~1998)의 그림과 일본 만화 등을 통해 독학으로 만화를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부터 만화왕국과 소년중앙에 연재한 ‘꺼벙이’와 1971년부터 여성중앙에 연재한 ‘순악질 여사’가 대표작으로 단순한 그림체와 유쾌한 내용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머리에는 커다란 땜통 자국이 있고 콧물을 훌쩍이는 꺼벙이는 온갖 말썽을 부리면서 독자들을 웃기고 울린 ‘국민 남동생’이었고, 일자 눈썹의 순악질 여사는 억척스럽고 강인한 ‘대한민국 아줌마’를 대변해 사랑받았다. 개그맨 김미화가 열연해 인기를 얻었던 캐릭터가 바로 순악질 여사다. 이 밖에 길 화백은 ‘꺼벙이와 꺼실이’ ‘재동이’ ‘순악질 남편’ ‘돌석이’ ‘고집세’ ‘온달 일등병’ 등을 내놓으며 왕성하게 활동했으나 1997년 폐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고 나서는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유족으로는 딸 혜정, 혜연, 혜경씨와 사위 최준호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 등이 있다. 빈소는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일 오전 8시, 장지는 대전 현충원이다. (031)382-5004.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동양철학, 그 속에서 길을 찾다] 공자가 신화를 멸시했다고?

    일본 만화가 도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건볼’이라는 작품이 있다. 중국 신화에 크게 기대고 있는 신화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을 모티브로 삼았던 작품이다. 일본과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초반에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드래건볼을 모으러 다니던 손오공은 한 마을에서 나쁜 짓을 일삼는 토끼단을 혼내준다. 그리고는 여의봉을 길게 늘려 토끼 두목을 달에 두고 온다. 토끼 두목은 달나라에서 방아를 찧는다. 익숙한 모습이다. 달나라에 사는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는다는 것은 어릴적 할머니의 팔을 배고 누워 듣던 우리의 전래 동화가 아니었나. 중국의 신화 학자 위안커(袁珂·1916∼2001)가 지은 ‘중국신화사’(전 2권, 김선자·이유진·홍윤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보면, 중국인들은 원래 두꺼비가 달에 살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중국 고서 ‘회남자’에는 불사약을 훔쳐 달로 도망간 항아가 두꺼비로 변해 달의 정령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나라 ‘오경통의’에서는 달에는 토끼와 두꺼비가 있다고 했다가, 진나라 ‘의천문’에는 토끼만 언급된다. 이렇듯 ‘중국신화사’는 동아시아 신화 또는 전설의 원형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위안커는 문화대혁명 등 굴곡진 중국 현대사를 겪으면서도 중국 신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학자다. 그의 연구 덕택에 그리스·로마 신화에 견줘 상대적으로 빈곤하다고 여겨지는 중국 신화, 나아가 동아시아 신화가 풍성해졌다. ‘중국신화전설’ ‘중국신화대사전’과 함께 위안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중국신화사’는 온갖 문헌을 뒤져 신화와 관련한 자료를 찾고 풀이한 학술 서적에 가깝다. 그래서 독자들이 읽기에는 벅찬 부분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네 신화 및 전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우렁각시를 떠올리게 하는 백수소녀 설화와 오감 설화, 선녀와 나무꾼과 연결되는 동영 설화와 칠선녀 설화, 견우·직녀 설화와 판박이인 우랑·직녀 등이 그렇다. 유교의 시조로서 신화를 멸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공자를, 위안커는 원래 신화에 흥미를 느끼고 전파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점도 흥미롭다. 옮긴이들이 10여년간 중국을 답사하며 직접 찍은, 신화의 흔적이 담긴 사진 180여컷에 친절한 해설을 곁들였다. 원서에는 없는 것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돕는다. 위안커가 ‘중국신화사’에서 그동안 배척당한 소수민족 신화에 관심을 기울인 점도 주목된다. 53개 소수민족의 500여편 신화를 수집해 주제별로 분류해 공통의 모티브와 신화적 상상을 찾는다. 하지만 중국 고대 신화가 소수민족의 구전 신화에 영향을 줬다는 식의 한족 중심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게 한계다. 동북공정 논란을 생각했을 때 비판적인 책 읽기가 필요한 대목이다. 각권 3만 2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모니 ‘아바타’ 꺾었다… 개봉첫날 9만관객 동원

    여죄수들이 ‘나비족’의 장기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여자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영화 ‘하모니’는 개봉 첫날인 28일 하루 동안 9만 753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근소한 차이지만 나비족이 등장하는 ‘아바타’(9만 5637명)를 꺾었다. 미국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지난달 17일 개봉한 이래 일일 관객 집계에서 2위로 내려앉은 것은 처음이다. 상영관 수는 하모니 373개, 아바타 365개로 별 차이가 없다. 하모니는 수감 중에 아이를 낳은 주인공 김윤진을 비롯해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여죄수들이 교도소에서 합창단을 결성해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료 시사회를 포함해 누적 관객 수는 10만 3196명. 하모니가 주말(29~31일)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면 그동안 ‘2012’, ‘닌자어쌔신’, ‘모범시민’, ‘뉴문’, ‘아바타’ 등 외화에 계속 밀렸던 한국영화가 12주 만에 정상을 탈환하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울고싶어라’ 이남이 폐암으로 숨져

    [부고] ‘울고싶어라’ 이남이 폐암으로 숨져

    1980년대를 풍미한 밴드 ‘사랑과 평화’ 출신으로 ‘울고 싶어라’를 불러 큰 사랑을 받았던 이남이(본명 이창남)씨가 29일 오후 2시14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62세. 고인은 지난해 11월 말 폐암 선고를 받은 뒤 강원도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투병 2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1974년 그룹 ‘신중현과 엽전들’에서 베이스로 데뷔했으며, 1988년 사랑과 평화 재기 앨범이었던 3집에서 ‘울고 싶어라’를 직접 작사·작곡하고 불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중절모와 동그란 안경, 콧수염을 트레이드마크 삼아 솔로 활동을 펼쳤다. 1991년 솔로 3집까지 발표한 고인은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의형제를 맺은 중광 스님, 작가 이외수씨와의 인연으로 2000년 춘천에 자리를 잡았다. 군부대, 교도소, 노인복지회관 등 주로 지역무대에서 공연을 겸한 봉사 활동을 펼쳤다. 빈소는 춘천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희씨와 두 딸이 있다. 한편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고인은 투병생활 내내 병문안을 온 지인들에게 흡연의 중독성과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딸 단비씨는 “‘담배는 끊기가 어려우니 아예 배우지 말라.’고 한 말씀이 아직 귓전에 맴돈다.”고 밝혔다. 고인은 평소 하루에 2갑 이상의 담배를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다. 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고인의 생전행보는 이씨와 같은 나이로 작고한 코미디계의 황제 고 이주일씨를 연상케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송강호·강동원 주연 ‘의형제’ 신기록행진 ‘아바타’ 잡을까

    송강호·강동원 주연 ‘의형제’ 신기록행진 ‘아바타’ 잡을까

    지난달 중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한 뒤 국산 영화 점유율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5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30%대로 뚝 떨어졌다. 새해 들어 ‘용서는 없다’,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 ‘주유소 습격사건2’ 등 국산 영화들이 줄줄이 스크린에 걸렸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을 것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있다. 새달 4일 선보이는 ‘의형제’다. 2008년 ‘영화는 영화다’로 화려하게 데뷔한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송강호와 강동원이 앙상블을 이룬 것만으로도 일단 화제다. ‘의형제’의 강점과 한계를 ‘업(Up) & 다운(Down)’으로 각각 짚어 봤다. 116분. 15세 이상 관람가. <Up>롤러코스터 탄 듯한… 엄숙하고 긴장해야 할 것 같은 국가정보원인데 대공3팀장 한규(송강호)의 맛깔스러운 대사와 표정은 슬며시 미소 짓게 한다. 역시 ‘송강호표’ 연기다. 북에서 온 킬러 ‘그림자’가 남한에서 유행하는 춤을 춰보라고 하자 길라잡이로 나선 고정 간첩 지원(강동원)은 겸연쩍어하며 ‘서태지와아이들’의 회오리춤을 춘다. 미소는 곧 웃음으로 바뀐다. 긴장감을 놓자마자 이번에는 박진감 넘치는 아파트 총격전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골목길 차량 추격전이 이어진다. 압권이다. ‘이한영 사건’(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귀순한 처조카 이한영씨가 1997년 암살당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여겨지는 약 20분의 도입부는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키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해묵은 남북 갈등 소재를 꺼내들었으나,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이 풍자적으로 곁들여지며 고리타분하지가 않다. 관객들은 웃음과 감동, 액션을 삼박자로 완급을 조절하며 내달리는 롤러코스터에 몸을 실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작전 실패로 그림자를 놓친 한규는 국정원에서 쫓겨나고, 오해 탓에 배신자로 낙인찍힌 지원도 잠적한다. 6년 뒤 도망간 베트남 신부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흥신소 사장이 된 한규와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지원이 우연히 마주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은 첫눈에 상대를 알아보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업’한다. 한규는 지원을 미끼로 간첩단을 찾아내 인생 역전을 해보려는 속셈이다. 지원은 한규의 동태를 북쪽에 보고해 신뢰를 되찾으려는 계산이다. 시치미를 뚝 떼고, 서로 속고 속이는 ‘적과의 동침’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익숙한 재료들을 전혀 물리지 않게 요리해낸 장훈 감독은 송강호와 강동원의 매력을 200% 뽑아낸다. 송강호는 약삭빠른 속물 근성을 보이지만 실은 빈틈과 정이 많은 한규 역할에, 강동원은 냉정한 겉모습과 빼어난 무술 솜씨로 무장했지만 그 내면에 따뜻함과 아픔을 담고 있는 지원 역할에 생명력을 각각 실하게 불어넣는다. 이념 아래 적이었으나 그 그늘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하는 주인공들에게 가슴 뭉클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도 ‘간첩’일 것 같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Down>어디선가 본 듯한… 대중영화 별거 없다. 혼이 쏙 빠지는 장면으로 관객의 스트레스 날려주고 분위기 좀 느슨해진다 싶으면 찰지게 웃겨주면 된다. 마지막에 ‘짠한’ 장면 첨가해 주면 금상첨화다. 심오한 철학적 의미는 기대 안 한다. 대중들도 어려운 영화 찾아다니면 폼나는 거 알면서도 스트레스 더 쌓이니 대중영화 찾는 거다. 이런 면에서 ‘의형제’는 98%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영화란 게 진화가 없다면 또 허무하다. 고질적인 영화계의 문제점이 계속 반복돼도 짜증난다. 이게 관객들이 대중영화에 원하는 최소한의 하한선이다. 의형제는 이 하한선의 한계를 기웃거린다. 일단 내용이 식상하다.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과 전직 국정원 직원의 형제애, 체제를 이겨낸 이 사랑은 어디선가 많이 봤다. 남·북한군의 우정을 그린 ‘공동경비구역 JSA’가 그랬다. 2000년 이 영화는 무척 신선했다. 체제에 시름하는 ‘개인’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담아줬으니까. 하지만 의형제는 ‘공동’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해피 엔딩’이라는 사실뿐이다. 감정도 넘쳐난다. 때론 절제된 감성이 더 아련하다. 예컨대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이누도 잇신 감독)에서 쓰마부키 사토시가 여자와 담담히 이별하는 장면이 ‘선물’(오기환 감독)과 같은 시한부 영화보다 더 슬플 때가 있다. ‘절제’는 예술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다. 절제되지 않은 영화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영화의 후반부는 두 남성이 서로 의지한다는 제스처를 과도하게 내보낸다. 형제애가 나쁠 건 없지만 감정의 과잉이다. 더 세련된 표현법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마초이즘. 영화에 여자는 ‘아예’ 안 나온다. 이유는 딱 하나. 로맨스가 없기 때문이다. 의형제는 ‘남자의 로맨스 대상이 아니면 여배우는 설 자리가 없다.’는 영화계의 통설을 입증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될 듯하다. ‘마초적’이라고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장 감독은 억울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여배우를 왜 뺐을까.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편의’ 때문이었을까. 장 감독의 전작인 ‘영화는 영화다’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유감스럽다. 여배우들과 함께 힘이 넘치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인가. ‘부족한 2%’를 생각하면서 영화관을 나서는 발걸음이 다소 무거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설립 20일된 신생단체가 지원사업 대상?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최근 재공모 끝에 영상미디어센터 지원사업 대상자로 시민영상문화기구(시영)를,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대상자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영화계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새달 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다협은 광화문에 있는 독립영화전용관 미로스페이스를, 시영은 영상미디어센터를 각각 위탁운영하게 된다. 시영은 재공모 기간(15~21일)을 앞둔 지난 6일 만들어졌다. 설립한 지 20일도 안 돼 사업자로 뽑혔다. 숭실대 교수 등을 지냈고, 축구평론가로도 활동하는 장원재(43)씨가 대표다. 한다협은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만들어진 지 두 달 남짓 만에 사업자로 선정됐다.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했다는 최공재(39)씨가 올해 초 이사장이 됐다. 최씨는 시영의 이사로도 등재돼 있다. 앞서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영진위의 위탁을 받아 3년 동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8년 동안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를 운영했다. 지원사업이 지정위탁운영제에서 공모제로 바뀐 뒤 인디스페이스는 논란 속에 지난해 말 문을 닫았다. 미디액트 운영진은 새로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를 만들어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에 공모했지만 탈락했다. 당장 “8년 동안 전문성을 축적한 기존 운영진이 탈락하고, 관련 분야에 경험도 없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단체가 선정된 것은 비상식적이고 납득할 수 없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미디액트 운영진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관계자들은 27일 영진위 사옥 앞에서 즉각적인 사과와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디어 관련 단체 48곳이 뭉친 미디어행동도 “편협한 이념과 시장주의의 권력화가 어떤 식으로 미디어 공공성을 해체하고 시민의 미디어 권리를 침해하는가를 보여 주는 참사”라고 성토했다. 영진위 측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결정했을 것”이라면서 “선정되지 않은 쪽에서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심사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마더’ 영화기자가 뽑은 ‘올해의 영화상’ 2관왕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영화 담당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영화상’ 2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 부산일보 기자)는 2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제1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을 열고, 7개 부문에 대해 시상했다. 이 상은 지난 한 해 국내 영화계의 성과를 평가하고, 격려하기 위해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제정한 것으로 31개 회원사, 54명의 회원이 투표에 참여해 수상작과 수상자를 가렸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마더’가 차지했다. 이 작품에서 열연한 김혜자는 여자배우상을, ‘박쥐’의 송강호는 남자배우상을 받았다. 2009년 관객들에게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 영화나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발견상은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에게 돌아갔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영화인상은 지난해 5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가 선정됐다. 올해의 홍보인상은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가 수상했다. 영화인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뽑은 올해의 영화기자상은 ‘CJ 투자·배급·극장 독과점 폐해 심각’ 기사를 쓴 이재성 한겨레 기자가 선정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67년전 日야심, 세계잠수함 모델되다

    잠수항모라는 게 있다. 잠수함과 항공모함을 합친 개념으로 보면 된다. 전투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라니 좀 뜬금없어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때 실제로 등장했다. 미국의 원자폭탄, 독일의 V-2 로켓과 함께 시대를 초월한 무기로 꼽혔다.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회심의 비밀병기로 잠수항모를 만들었다. 진주만 공습 이후 야마모토 이소로쿠 일본 해군 제독은 잠수함의 은밀성과 항공모함의 화력을 결합시켜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 핵심이 바로 잠수항모 I-400이었다. 1943년 초 일본은 I-400 제작에 돌입했다. 당시 철과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던 탓에 18척 제작이 계획됐다. 일본은 화학병기를 탑재할 궁리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야마모토 제독이 숨지며 잠수항모 제작 규모는 9척까지 줄어든다. 1944년 말 드디어 첫 I-400이 완성됐다. 전체 길이가 122m로 현재 미 해군의 주력인 LA급 원자력 잠수함보다 5m 길다. 수중 배수량은 6500t. 31m의 격납고엔 전투기 3정을 탑재할 수 있었다. 잠수함 역사상 가장 큰 140㎜포 1문과 대공화기 4기, 어뢰발사장치 8개도 장착했다. I-400과 후속 모델 I-401은 파나마 운하를 파괴하기 위해 출항한다. 그러나 잠수항모들이 공격을 감행하기 전에 일본은 항복 선언을 하고 만다. 종전 뒤 미국은 I-400등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같은 승전국이었던 소련이 첨단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1946년 5월 진주만 인근 해역에 잠수항모들을 침몰시킨다. 재미있는 것은 1950년대 이후 이 잠수항모를 빼닮은 미군 잠수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전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29일 밤 12시 ‘일본의 비밀무기, 잠수항모 I-400’을 방송한다. 역사 전문가 3명이 뭉쳐 2차 대전 뒤 세계 잠수함의 모델이 된 이 비밀병기를 파헤친다. I-400 승무원과 미국 참전 군인들의 증언도 곁들여진다. 지난해 1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탐사팀과 하와이 해저탐사연구소는 하와이 남쪽 해저 920m 지점에서 I-401을 찾아내기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제2 봉준호·박찬옥 나올까

    제2 봉준호·박찬옥 나올까

    ‘괴물’의 봉준호 감독,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 ‘스캔들’의 이재용 감독, ‘타짜’의 최동훈 감독…. 이들의 공통점은? 영화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파주’의 박찬옥 감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들이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새달 4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홍대앞 상상마당에서 ‘2010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제’(www.kafafilm.com)를 연다. 영화가 바이러스처럼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감기와 영화의 합성어인 ‘인필름엔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정규과정 26기가 만든 실습작품 35편과 장편제작연구과정 2기가 만든 작품 4편, 해외초청작 2편 등 총 41편이 나온다. 이 가운데 ‘나는 곤경에 처했다’(소상민 감독), ‘너와 나의 21세기’(류형기 감독), ‘로망은 없다’(박재옥·홍은지 감독), ‘여자없는 세상’(송재윤 감독) 등은 지난해 11월 극장에도 걸렸던 작품들이다. 영상원은 26일 닷새 일정으로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2010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www.kartsfilm.com)를 시작했다. 올해 12회째인 영화제는 ‘롤링’(Rolling)을 부제로 달았다. 롤링은 카메라가 돌고 있다는 뜻이다. 재학생과 졸업생 작품 52편을 상영한다. 영상원 교수들과 박찬옥 감독, 최찬규 촬영감독이 꼽은 추천작은 30일 집중 상영된다. 김진영의 ‘나를 믿어줘’, 한정국의 ‘보험금 지급 연산법’을 비롯한 10편이다. 한예종과 중국 북경전영학원 학생 40여명이 중국에서 한달간 함께 만든 ‘모멘트’도 관심 대상. 시나리오 전공자들이 준비한 시나리오 발표회는 29일 상상마당 인근 클럽 무대륙에서 열린다.두 영화제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SES 슈·농구선수 임효성 결혼

    걸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29)와 동갑내기 프로농구 선수 임효성(인천 전자랜드)이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날짜는 일단 오는 4월11일로 잡혔다. 다만, 임효성의 소속팀 전자랜드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어 날짜가 조정될 수도 있다는 게 지인들의 얘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리뷰]‘식객-김치전쟁’

    [영화리뷰]‘식객-김치전쟁’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 관저에서 만찬을 갖는다. 세계 여러 곳을 장기간 순방하고 있는 한국 대통령이 입맛이 없어하자 일본 총리는 김치와 불고기를 대접한다. 한국 대통령은 맛있다며 흐뭇해한다. 그런데 일본 총리는 일본의 대표음식인 ‘기무치’와 ‘야키니쿠’라고 소개하며 뒤통수를 친다. 이 같은 장면으로 민족 감정을 은근히 건드리고 시작하는 ‘식객-김치전쟁’은 그런데, 음식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어머니에 대한 영화다. 2007년 영화 ‘식객’ 2008년 드라마 ‘식객’에 견줘, “맛을 느끼는 것은 혀끝이 아니라 가슴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세상의 모든 어머니 숫자와 동일하다.”는 원작자 허영만 화백의 말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허 화백도 만화 ‘식객’에 해외 입양됐다가 어머니가 건네준 쌀맛을 찾아온 미군, 어머니가 해주던 부대찌개 맛을 잊지 못하는 세계적인 석학, 어머니가 쪄주던 고구마 맛을 느끼고는 참회하는 사형수 등 어머니의 맛에 얽힌 에피소드를 자주 등장시킨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백이면 백, 감동을 전달한다. ‘식객-김치전쟁’도 마찬가지. 모두 세 명의 어머니를 등장시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어머니는 한순간 실수로 사람을 죽인 뒤 도망다니는 아들 여상(성지루)을 둔 여상모(김영옥)다. 여상은 어머니의 밥맛을 잊지 못해 늦은 밤 어머니의 허름한 식당을 찾고, 어머니는 정성스레 상을 차리지만, 여상은 한술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경찰에 체포된다. 주인공 성찬(진구)과 친어머니 성찬모(추자현)의 사연도 절절하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자신의 장애가 아들에게 해가 될까봐 눈물을 머금고 성찬을 수향(이보희)에게 맡긴다. 이때 얻은 트라우마는 성찬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된다. 유명한 전통음식점 춘양각의 여주인 수향에게는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천재 요리사로 성장한 딸 장은(김정은)이 있다. 장은에게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기생집 딸이라고 놀림을 당하며 자라난 상처가 있다. 그래서 장은은 지우고 싶은 기억의 상징인 춘양각을 없애려고 하는데, 이것이 가장 큰 갈등의 축이 된다. 만화 원화를 활용한 오프닝 크레디트가 새콤하고, 백 가지가 넘는 수많은 김치들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요리 대결이나 갈등 해소 과정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맛이 더할 나위 없이 진하기 때문에 다른 맛들은 다소 싱겁게 느껴진다. 진구의 선한 연기는 안정적이지만 무게가 부족하고, 냉철하고 무표정한 김정은의 모습은 어색하다. 모든 갈등이 해소된 뒤 환하게 웃는 김정은이 아직은 더 익숙한 듯. 전체 관람가. 28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40년 넘은 ‘스콜피언스’ 해체 왜

    [문화계 블로그] 40년 넘은 ‘스콜피언스’ 해체 왜

    “가장 화려할 때 마침표를 찍고 싶다.” 40년이 넘도록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살아 있는 전설’로 군림하던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스콜피언스가 최근 해체를 선언<서울신문 1월25일자 29면>했다.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에 서정적인 멜로디의 기타 사운드로 ‘올웨이스 섬 웨어’, ‘홀리데이’, ‘스틸 러빙 유’ 등 수많은 히트곡을 이어가고 있는 밴드라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이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음반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 팔렸다. 명(名)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와 울리히 로스를 배출한 밴드도 이들이다. 1989년 11월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때 스콜피언스의 히트곡 ‘윈드 오브 체인지’가 울려퍼지던 장면은 아직도 전 세계인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루돌프 쉥커(62·기타), 클라우스 마이네(62·보컬), 마티아스 얍스(55·기타) 등 핵심 멤버 3명의 나이를 고려하면 해체 선언은, 그럴 법 하다. 하지만 그동안 멤버 간 불화도 없었고, 최근에도 전성기에 버금가는 라이브 연주실력을 과시해온 스콜피언스인지라 해체 선택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언제나 오늘이고 싶다.”고 버릇처럼 읊조리던 루돌프 쉥커의 말에서 해체 배경을 짐작할 따름이다. 박수받을 때 떠나고 싶고, 마지막 순간을 멋진 모습으로 장식하고 싶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1965년 결성된 스콜피언스가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공식 해체배경은 이렇다. “최근 몇 달 동안 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즐거웠고, 우리 작품이 정말 박력 있고, 창의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음악에 대해 변함없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동의했다. 우리는 지금껏 녹음했던 것 가운데 최고의 앨범으로 활동을 끝내려고 한다.” 쉥커는 “처음 밴드를 시작했을 때 많은 바람들이 있었다. 꿈꿔왔던 것 이상을 이뤘다는 게 놀랍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스콜피언스가 당장 해체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앨범 ‘스팅 인 더 테일’(Sting in the Tail)을 다음달 19일 발표한 뒤 5월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3년 동안 5대륙을 돌며 작별을 고한다. 우리나라 팬들도 이들의 마지막 순간에 직접 박수를 보낼 수 있을지는 미정이다. 스콜피언스는 2001년과 2007년 내한공연을 가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난해 한국영화 6편 ‘톱10’ 진입

    지난해 한국영화 6편 ‘톱10’ 진입

    지난해 국내 영화 시장 매출액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서울신문 1월5일자 1·21면>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5일 ‘2009 한국 영화산업 보고서’를 내고 전체 극장 입장권 매출액이 1조 928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전년(9794억원)보다 11.6%나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07년 9918억원을 뛰어넘었다. 전체 극장 관객수는 1억 5679만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1억 5088만명에 견줘 4% 늘어난 것으로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관객수는 2007년(1억 5877만명)이 최고였다. 지난해 한국영화(방화) 관객수는 7647만명으로 전년 대비 20.3% 늘었다. 매출액도 5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2.1%에서 2009년 48.8%로 크게 올라섰지만 50% 벽은 넘어서지 못했다. 그래도 전체 흥행순위(관객수 기준) 톱10에 1위 ‘해운대’를 비롯해 무려 6편이 진입했다. 투자수익률은 명암이 갈렸다. 50%가 넘는 수익률을 내며 대박을 터트린 영화가 8편이나 됐지만 전체 138편의 평균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19.6%에 그쳤다. 대부분은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영진위 측은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회복됐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2009년을 요약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논두렁밭두렁’ 김은광씨 별세

    1970~80년대 사랑받은 통기타 듀오 ‘논두렁밭두렁’의 김은광씨가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57세. 논두렁밭두렁은 1973년 김은광·박문영으로 이뤄진 남성 듀오로 데뷔했으나, 이후 김씨의 아내인 윤설희씨를 영입하고 1978년 발표한 ‘다락방’과 ‘영상’이 인기를 끌며 가요계의 대표적인 부부 듀오로 사랑받았다. 이들 부부는 2000년부터 해체된 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는 그룹홈 ‘별빛 내리는 마을’을 운영하며 봉사 활동을 했다. 김씨는 지난해 대장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서울·경기·인천 지역 아동 그룹홈 후원을 위한 ‘7080 행복나눔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소외 어린이를 위한 자선 활동에 힘을 쏟았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 유족으로는 아내 윤씨와 세 딸이 있다. (02)3010-2266.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졸리 - 피트 커플 5년만에 결별

    졸리 - 피트 커플 5년만에 결별

    할리우드의 대표 커플로 꼽히던 브래드 피트(47)와 앤절리나 졸리(35)가 5년 만에 결별한다. 24일 영국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 미국 연예전문지 US매거진 등에 따르면 졸리와 피트는 지난달 초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를 찾아 재산 분배와 양육권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해 이달 초 결별 합의 서류에 서명했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결별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산은 절반씩 나눠 갖고, 여섯 명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공동 양육권을 갖되 주로 졸리가 키우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를 함께 찍으면서 사귀기 시작했던 이들 커플은 5년 만에 헤어지게 됐다. 당시 피트는 4년 반 동안 함께 살았던 제니퍼 애니스턴과 이혼한 뒤 졸리와 결합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용산참사 1주기… 만화·그림책으로

    용산참사 1주기… 만화·그림책으로

    누구는 도심의 테러리스트라고 손가락질했다. 누구는 열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단란한 가정에서 소박한 행복을 꿈꾸던, 그저 보통 사람이며 우리의 이웃이었을 뿐이다. 용산 참사 1주기를 되돌아 보는 만화책 ‘내가 살던 용산’과 그림책 ‘파란집’이 보리출판사를 통해 나란히 출간됐다. ‘내가 살던 용산’에는 지난해 1월20일 숨진 고(故) 윤용헌·한대성·양회성·이상림·이성수씨 등 용산 철거민 5명의 삶을 보듬은 작품 5편과 참사가 일어난 당일 상황을 재구성한 작품 1편이 실려 있다. 김성희·김수박·김홍모·신성식·앙꼬·유승하 등 만화 작가 6명이 힘을 모았다. 만화가들은 감옥에 갇힌 철거민들을 면회하고, 참사 유가족들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각종 책과 영상, 현장 취재로 사실성을 높였다. 김홍모 작가가 그린 ‘망루’의 마지막 네 페이지에서 철거민들이, 고인들이 꿈꾸던 삶을 들여다 보노라면 그 삶이 너무나 평범한 탓에 가슴이 더욱 시려온다. ‘이렇게 오손도손 행복하게….’ 만화가들은 입을 모아 “유가족들을 만나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목소리와 표정이었다.”면서 “우리가 모두 그렇듯 유가족들이 집으로 돌아가 일상의 피로와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살던 용산’의 판매수익금은 유가족들에게 기부된다. 1만 1000원. 이승현 작가가 그린 그림책 ‘파란집’은 들어가는 글, 나오는 글을 빼면 정말 그림만 있다. 아무런 설명이 없는 민중 판화 형식의 그림만으로도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파란집은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던 공간을 상징한다. 수없이 많던 파란집들은 그러나, 무자비한 강제 철거와 재개발에 밀려 점점 줄어들고, 망루가 되고, 결국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그림을 가득 메우던 검은 연기가 걷히면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아파트 공화국이다. 재개발이 용산 철거민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들어가는 글에서 단단한 시멘트 보도블록을 비집고 간신히 돋아나던 파란 잎사귀는, 나오는 글에서 보도블록에 균열을 일으키는 노란 민들레 꽃으로 자라난다. “떠나지 못한 영혼과 남겨진 자의 눈물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하는 이 작가는 희망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살던 용산’이나 ‘파란집’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치고는 무거운 이야기들이다. 이와 관련, 이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발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산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98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바타 ‘1000 -1000클럽’ 가입?

    아바타 ‘1000 -1000클럽’ 가입?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차원 입체영상(3D) 대작 ‘아바타’가 국내 영화 시장 사상 처음으로 ‘1000만-1000억원 클럽’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오전 4시30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아바타’는 관객 1014만 1416명을 동원했다. 국내 개봉 외화 가운데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아바타’가 처음이다. 개봉 38일 만의 대기록이다. 앞서 1000만 고지를 넘어선 경우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1301만명),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1230만명),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1139만명),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1108만명) 등 국산 영화 5편뿐이었다. ‘아바타’는 국산 영화와 외국 영화를 합쳐 관객 동원에서는 역대 6위이지만 흥행 수입에서는 이미 1위에 올라 있다. 이날까지 898억 6383만원을 기록해 ‘해운대’가 보유했던 역대 최고 매출액(810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2D 상영보다 관람료가 최고 2배 비싼 3D 상영 덕택이다. ‘아바타’ 흥행 수입의 약 40%는 3D 상영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바타’는 여전히 예매 점유율 7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어 설날 연휴를 앞두고 경쟁작이 등장하기 전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아바타’가 ‘괴물’의 관객 동원 기록은 깨기 힘들겠지만, 흥행 수입 1000억원이 가능한 1200만명까지는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격적인 영상 혁명에 익숙한 이야기를 가미한 ‘아바타’가 국내에서 외화는 죽었다 깨어나도 1000만명을 넘을 수 없다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렸기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영화 시장에서 1000만명 동원은 ‘보고 또 보고’ 신드롬이 필요한데, 앞서 국산 영화들이 이야기의 힘으로 이를 이뤘지만 ‘아바타’는 기술적인 혁신으로 이뤄냈다. 매출에도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할리우드 규모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기술에 의지하는 블록버스터가 다수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기술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아바타’ 정도의 기술적인 새로움을 보여주는 작품이 얼마나 자주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할리우드에 견줘 컴퓨터그래픽 수준이 낮았던 ‘해운대’가 흥행한 것은 한국적인 감수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3D도 중요하지만 스토리텔링에서 국산 영화가 갖고 있던 강점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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